불교이야기/禪이야기

공에 빠지는 경계

淸潭 2010. 5. 4. 10:27

공에 빠지는 경계

"참선하는 데 의정이 일어나지 않으면

자기 심신과 바깥 세계를모두 공(空)으로 돌리고,

텅 비어 아무 매일 곳도 의지할 곳도 없는 경지에 다다라,

자기 심신이 있는 것도 세계가 있는 것도 보이지 않고,

안팎을 구분할 수 없이 모든 것이 공이 된다"라고 하는 이가 있다.

 

여기서 이런 경지가 바로 선(禪)이라 여기면서

'이렇게 공(空)해질 수 있으면 그것이 바로 부처'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앉아도 길을 가도 다 공이어서 오고감이 모두 공이다.

행주좌와(行住坐臥) 언제나 마치 허공 속에서 하는 듯하게되니

이것은 생명심이지 선은 아니다.

 

집착하지 않는 경우는 완공(頑空;斷滅空의 허물)에 빠져

캄캄무지하게 되고, 집착하면 바로 마(魔)가 되어버리는데,

자기 스스로는 확철대오하는 방편을 얻었다고 착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그 공이 참선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납자라면 의정을 일으키고 화두를 마치 하늘을

찌를 듯한 칼인 양 생각하여 그 칼날에 부딪치는 사람은

목숨을 읽어버린다고 여겨야 한다.

 

만약 이와같이 하지 않으면 설사 공하여져서

한생각도 일어나지 않는 경지를 얻었다 해도

그것은 다만 '텅 비어 인식이 없는 상태'일 뿐

완전한 공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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