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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혈당 측정, 당뇨병 개선에 효과 없다?

淸潭 2008. 9. 7. 21:59

자가 혈당 측정, 당뇨병 개선에 효과 없다?

영국서 환자 대상 연구결과 나와 논란
국내 전문가 "장기적 病 관리에 도움"

 
당뇨병 환자라면 하루 적어도 한번 이상 혈당을 측정해봐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를 위해 환자가 손가락 끝에서 피를 약간 내서 직접 혈당을 측정해볼 수 있는 자가혈당 측정기도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자가 혈당 측정이 당뇨병 개선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불안이나 우울증을 초래할 가능성까지 있다는 외국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4월호 영국의학저널(BMJ)에 실린 북아일랜드 앨트나젤빈병원 모리스 J. 오케인 박사팀의 논문에 따르면 인슐린 치료를 받지 않는 70세 이하 제2형 당뇨병 환자 18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1년 동안 자가 혈당 측정을 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의 당화 혈색소(당뇨병 조절 정도를 보는 기준)에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자가 혈당 측정을 한 그룹에서 우울함과 불안감이 5~6% 더 높게 나타났다.

같은 저널에 실린 옥스포드대 보건학과 주디트 사이먼 박사팀의 논문에 따르면 453명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자가 혈당 측정이 우울함과 불안감을 가져와 환자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 혈당 측정은 과연 효과가 없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자가 혈당 측정만 하고 혈당 관리를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다면 혈당 관리가 잘 안될 수 있겠지만, 자신의 혈당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당뇨병 관리의 첫걸음이란 사실은 분명하다"고 말한다.

자가 혈당 측정이 당뇨병의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는 이미 많이 나와 있다.

2006년 미국 내과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인슐린 치료를 받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 223명에게 6개월 동안 자가 혈당 측정을 하도록 한 결과, 당화 혈색소가 평균 0.45% 감소했다. 이를 혈당으로 환산하면 15mg/dL쯤 떨어진 것과 같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광원 교수는 "자가 혈당 측정을 할 때 불안이 증가한 것은 피를 뽑기 위해 손가락을 찌를 때 오는 통증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애당초 혈당이 많이 높지 않은 환자는 관리나 치료로 떨어뜨릴 수 있는 혈당치의 폭이 제한적인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혈당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을 기대한 경우 실망감 때문에 우울증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동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박종숙 교수는 "제2형 당뇨병은 제1형 당뇨병보다 혈당 변화에 덜 민감하긴 해도 자가 혈당 측정은 중요한 관리법"이라며 "자신의 혈당을 측정해 기록해두면, 당뇨병을 악화시킬 수 있는 생활습관을 개선시켜줘 장기적으로 합병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홍유미 헬스조선 인턴기자 cbmass4136@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