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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 높은 아버지, 불면증 어머니… 어떤 병 숨어있을까?

淸潭 2008. 9. 7. 21:51

혈당 높은 아버지, 불면증 어머니… 어떤 병 숨어있을까?

심장 아프도록 기침… 폐질환 전조증상
당뇨, 혈당치 100㎎/dL 이하로 낮춰야
근거 없는 병 걱정… '건강염려증'
초기 티눈, 콩알만큼 커졌으면 빨리 제거해야

 

 

# 61세 토목 기사 김경태씨 

 

■50세쯤부터 기침이 잦아졌다. 담배도 피우지 않고 감기에도 걸리지 않는데 계절에 상관없이 한번 기침을 하면 3~4분 쉬지 않고 심장이 아프도록 기침을 한다.

>> 전문의 처방_ 현재 기침을 하면서 토하거나 피가 나오는 상황은 아니지만 이런 증상은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한(COPD), 폐렴, 폐암 등의 전조증상일 수 있으므로 서둘러 검진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비흡연자라고 무조건 호흡기계 질환을 안심해선 안 된다. 일 하는 곳이 공사장이면 먼지가 많아 호흡기에 나쁘므로 평소 물을 많이 마시고, 깨끗이 씻는 습관이 중요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잔기침이 나거나, 마른기침을 호소하는 것은 우리 몸의 호흡기를 보호하는 정상적인 현상이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40대 후반부터 '똥배(복부비만)'가 나왔고, 4년 전 85㎏까지 나갔을 때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지금은 키 164㎝, 몸무게 78㎏, 허리둘레 36인치다. 몸무게를 줄이면서 혈당 수치가 낮아졌는데 당뇨병 약을 꼭 먹어야 하나?

>> 전문의 처방_ 의학적으로 허리둘레가 36인치 이상이면 복부비만이다. 4년 전 혈액검사 과정에서 당뇨병(공복혈당 126㎎/dL) 진단을 받은 후 식이요법 등으로 현재 106㎎/dL까지 낮췄지만, 이 수치도 당뇨병 위험에 턱걸이 한 수치다. 꼭 약으로 치료하는 것을 권하고 싶지는 않으며, 생활습관 개선으로 혈당수치와 체중을 빼야 한다. 혈당치를 100㎎/dL 이하로 낮춰야 하는데, 치료제 복용보다 식생활 개선이 우선 과제다. 짜게 많이 먹는 습관을 '싱겁고 적당히' 먹도록 바꾸고, 걷기 운동을 하루 30분 이상 추천하고 싶다. 체중도 5㎏ 이상 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한달 전 어머님이 위암으로 돌아가셨다. 위암도 유전된다는 말을 듣고 걱정이 돼 위 내시경 검사까지 받아봤다. 정말 위암이 유전되는 경우도 있나?

>> 전문의 처방_ 유전인자도 암의 원인이지만 식습관이 더 중요하다. 다행히도 식습관이 규칙적이고 좋아서 위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규칙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길 권한다. 위 내시경 검사는 1년에 1회가 적당하다. 자녀들에게도 40세를 전후해 내시경 검사를 받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대대로 집안에 대머리는 없었는데, 2~3년 전부터 머리 가운데 쪽부터 빠지더니 지금은 가운데가 텅 빈 느낌이다. 이마 쪽이 아니어서 크게 표가 나지는 않지만 자꾸 신경이 쓰여 발모제를 바르고 있다.

>> 전문의 처방_ 머리카락에 윤기가 없고 모근(毛根)도 가늘어진 상태지만 61세라는 연령을 생각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전문 치료를 받을 단계는 아니며, 큰 부작용이 없으면 발모제는 계속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 탈모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 두피 혈행(血行)을 원활히 하는 두피 마사지를 권하고 싶다. 햇빛이 따가운 날에는 모자를 써서 자외선으로부터 두피를 보호하는 것도 좋다.

■코골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특히 코를 골다가 갑자기 숨을 쉬지 않는 경우가 많아 가족들이 걱정을 한다. 코골이 수술을 받아야 할 상태인가?

>> 전문의 처방_ 수술까지 생각해볼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수면 중 코와 입을 통한 공기의 출입 등을 검사하는 수면다원검사를 받아서 정확한 진단을 해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코에서 목에 이르는 상기도(上氣道)가 좁아져 숨쉬기가 힘들어지고 이 과정에서 기도 부위가 막혀 무호흡 증상이 생기는 것처럼 보인다. 만약 수면 중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증상이 1시간에 5회 이상, 7시간 동안 30회 이상 있으면 수면 무호흡증에 해당된다. 가장 큰 원인은 체중 때문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체중부터 줄이고, 그래도 안되면 수술 등 다른 치료법을 고려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법이 달라질 수 있는데 수술비용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100만~150만원 정도다.

■주말부부여서 기회가 적지만, 부부관계는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5~6년 전부터 힘과 만족도가 예전 같지 않다. 발기부전 치료제를 먹어보는 것도 좋을까?

>> 전문의 처방_ 우리나라 60대 남성의 대다수가 발기가 되지 않아 성생활을 접고 있는데 아직도 부부관계를 하고 있다니 복 받은 분이다. 그러나 4년 전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면 발기부전이 생길 수 있으므로 혈당 관리가 꼭 필요하다. 또 현장관리 업무상 스트레스가 많을 수 있는데, 극심한 스트레스는 발기에 악영향을 끼치므로 조심해야 한다. 아직은 발기부전 치료제가 없어도 될 것 같다. 운동을 더 많이 할 것을 권하고 싶다.

# 58세 주부 김향숙씨

 
■이마나 목 주름뿐 아니라 손과 발 주름도 최근 크게 늘어났다. 또 햇빛에 조금만 노출되면 벌겋게 달아오르고 반점이 생기기도 한다.

>> 전문의 처방_ 얼굴이나 목 주름은 58세 나이를 감안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굵게 패인 주름이 아니라 눈가, 입가 주위에 엷게 생기는 자연스런 노화로 인한 주름인데, 피부 탄력이 떨어져서 생긴 것이다. 다른 부위는 문제가 없지만 이마는 눈 위로 깊은 주름이 생기므로 보톡스 시술을 받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비용은 50만~80만원 정도다. 주름 예방을 위해 자외선 차단과 비타민류의 충분한 섭취를 권하고 싶다. 햇빛 노출 부위가 벌겋게 달아오르는 것은 햇빛 알레르기성 피부염 증상으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무턱대고 스테로이드가 함유된 연고를 바르지 말고, 원인을 명확히 파악한 후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평소 외출 시 긴 팔 옷을 입고, 자외선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6년 전 자궁근종 때문에 자궁 적출수술을 받았다. 그때부터 얼굴이 화끈거리고 불면증이 생겼다. 이놈의 갱년기는 언제나 끝이 나는 것일까?

>> 전문의 처방_ 갱년기 증상이 얼추 끝난 것 같다. 아마도 딸의 결혼, 남편과의 주말부부 생활, 아들 걱정, 시어머니 사망소식 등이 4~5년 사이 꾸준히 생기면서 심리적인 부담 때문에 나타나는 육체적 증상을 갱년기 증상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 호르몬 변화로 인한 갱년기 증상은 대강 끝이 난 것 같으므로 정신적·심리적인 문제에 대한 대처를 잘 하는 게 우선 과제일 것 같다.

■50세 이후부터 TV 건강 프로그램만 보면 다 내 병처럼 느껴진다. 아무 이상도 없는데 TV를 보고 그 다음날 암이나 뇌졸중이 의심돼 병원에 간 적도 있다. 의사가 "정상이다"고 말하면 그 병원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병원에 찾아가기도 한다.

>> 전문의 처방_ 전형적인 '건강염려증' 증세다. 자신이 병에 걸렸다고 근거 없이 걱정하는 것으로, 자주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고, 검사 결과 이상이 없어도 의사의 소견을 믿지 않는다. 이 분은 아직 중증은 아니지만, 이런 증상이 심해지면 인간관계, 직업, 사회생활이 힘들어질 수 있으므로 건강 과민반응을 자제해야 할 시기다.

■앉았다 일어서면 '어지럽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딸도 엄마를 닮아 빈혈이 있다. 철분제도 복용하고, 멸치도 꾸준히 먹는데 왜 개선이 되지 않을까?

>> 전문의 처방_ 얼굴, 입술, 잇몸, 눈 결막, 손톱 등 외견상으로는 문제가 되는 빈혈은 아닌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적혈구 양이나 수가 감소하고 헤모글로빈이 부족하면서 생기는 빈혈 증상인데 이 과정에서 뇌에 산소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지럽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하진 않지만 혈액검사를 통해 정밀검진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철분제를 정해진 양 이상 복용하면 담석증에 걸릴 수도 있으므로 과다 복용을 삼가야 한다.

 
■5년 전부터 양쪽 발에 콩알만한 티눈이 생기고, 새끼발가락 옆 뼈가 튀어나왔다. 1시간 이상 걷거나 등산을 하면 이것 때문에 통증이 심하고, 그것 때문에 운동하기도 꺼려지게 된다. 수술을 해야 할까?

>> 전문의 처방_ 족부클리닉을 방문해 빨리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다. 발이 불편하면 그때부터 없던 병도 생긴다. 발가락 관절염이 의심되는데 뼈가 튀어나와 통증을 느낄 정도면 피부 완충작용이 떨어지면서 걷기 힘들고, 무릎까지 아플 수 있다. 특히 통증 때문에 걷지 않으려는 버릇이 들면 살이 찌고, 대사질환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 우선 신발을 편안한 것으로 바꾸고, 튀어나온 부위에 패드를 대 완충작용을 해주는 게 좋다. 그래도 효과가 없다면 튀어나온 부위를 깎는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 비용은 150만원 정도다. 티눈도 콩알만하게 커졌다면 병원에 가서 신속히 제거해야 한다.

■몸에 좋다는 건강기능식품을 사재는 버릇이 있다. 공액리놀렌산, 오메가3, 글루코사민, 달맞이꽃, 종자유, 비타민제 등 현재 먹는 것만 7가지 정도 된다. 어디에 좋다는 것은 모두 관심이 가는데 이런 것들 다 먹어도 부작용은 없는 것인가?

>> 전문의 처방_ 건강기능식품은 약과 식품의 중간으로 보면 되는데 예방 효과도 있지만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특히 20년 전에 천식을 앓았던 적이 있다고 했는데 일부 비타민 제제는 호흡기와 폐, 기관지 등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복용 주의사항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무릎 관절염도 없는데 무조건 글루코사민을 먹는 것이 꼭 좋은지는 확신이 안 간다. 키 159㎝, 체중 49㎏인데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 공액리놀렌산도 굳이 복용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철분이 든 종합비타민 정도만 복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 같다. 

/ 정시욱 헬스조선 기자 suj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