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숭총림의 가풍은 무상입니다. 상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단순하고 간단한 가풍이지만, 상을 깰 때 바로 깨달음과 지혜의 문이 열리게 됩니다.”
원담 대종사의 문도대표인 수좌 설정 스님은 덕숭총림의 가풍을 ‘무상’이라고 소개하며 “경허 선사와 만공 선사에 이어 원담 대종사께서도 그 가풍을 잇고 전하셨다”고 원담 대종사의 가풍을 전했다. 설정 스님은 또 “상에 집착하지 않는 무상을 가풍으로 삼기에 다비식 이후에도 사리를 취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그래왔듯, 원담 대종사의 사리 역시 따로 수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사리를 수습하지 않는 전통과 관련 “예전에 만공 스님은 사리를 취하는 놈은 마구니라고까지 했다”고 옛 선사들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설정 스님은 또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는 가르침도 이어졌기에 큰스님께서도 항상 젊은 수좌들과 함께 밭을 일구며 ‘선농일치’사상을 실천하셨다”고 대종사의 일상 수행을 회고했다.
대종사는 낮에 일하고 새벽에 정진하는 총림의 수행풍토를 전승하면서 후학들에게 늘 발심을 강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설정 스님은 이에 대해 “큰스님의 지도방법은 발심을 하도록 하는 것이었다”며 “특히 참선은 발심이 중요하기 때문에 순간순간 발심해야 한다는 점을 후학들에게 강조하셨다”고 대종사의 가르침을 설명했다.
덕숭총림을 대표하는 수좌이기도 한 설정 스님은 원담 대종사의 수행과 관련 “큰스님께서는 전월사에서 만공 선사를 시봉하며 수행할 때 뜰 앞 돌에 앉아 좌선하기를 즐겨하셨는데, 그곳에서 자주 삼매에 들었다”며 “겨울 어느 날 평상시처럼 그곳에서 수행하던 중 삼매에 들었는데, 눈이 내려 몸을 덮는 것조차 모를 정도였다”고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스님은 또 대종사는 그렇게 수행하고 일심으로 참구하며 본분사에 충실해 일찍이 17세에 도를 얻었고, 만공 스님도 크게 기뻐하셨다고 총림에 전해지는 대종사의 수행일화를 전했다.
설정 스님은 또 “큰스님께서 그토록 사랑하고 아끼시던 법장 스님이 입적했을 때도 소식을 전해 듣고는 ‘모든 게 인연의 소치’라며 담담해 하셨었다”면서 “마음을 깨치지 못하면 경계의 종노릇을 할 뿐이라면서 경계에 끄달리지 말 것을 강조하셨다”고 대종사의 경계법문을 전했다.
예산 수덕사=심정섭 기자 sjs88@beopb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