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인곡당(법장스님)

[야단법석] 여성의 미덕

淸潭 2008. 3. 2. 22:42

여성의 미덕

 

세상에 어떤 아름다운 꽃보다 여성의 미소는 더 신비롭게 아름답고 세상에 어떤 향기로운 향보다 여성의 부드러운 언어는 우리 곁에 더욱 진하게 남습니다.
여성 자신이 수행을 잘해서 자비로운 성품으로 지키는 가정은 항상 웃음꽃이 만발하고 가족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게 될 것이며, 지혜로운 여성이 사회의 지도자로서 그 역할을 하게 될 때 우리 사회는 더욱 윤택하고 믿음이 있는 평화로운 사회가 이룩될 것입니다.
오늘날 국가경제가 여러 모로 어려움에 봉착되자 군(郡)에서 여성대회 및 경제 살리기 실천대법회의 장을 마련한 것도 경제난국을 헤쳐나가는 데는 누구보다도 우선 여성들의 각오와 신념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군민들의 생각이 모여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국가 경제의 기본이 개인과 가정에서 비롯되므로 가정 경제의 주도자인 대다수의 여성에 따라 국가 경제가 좌우된다는 것은 아무리 주장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인 것입니다.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는 우선 아내가 알뜰한 살림살이를 해야 한다는 것이 초기경전인 아함경(阿含經)에도 나와 있습니다.
아함경을 통해 말씀드리자면, 부처님께서 아내가 남편에게 해야 할 도리로 첫째는 가사를 잘 돌보며, 둘째는 다정하게 대하고, 셋째는 성실해야 하며, 넷째는 낭비하지 말아야 하고, 다섯째는 모든 일을 익숙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 당시에 스님들께서는 옷(가사) 한 벌을 가지고 어떻게 고쳐 입으셨느냐 하면 헌 옷으로는, 웃옷을 만들고, 낡은 웃옷으로는 속옷을 만들고, 낡은 속옷으로는 요를 만들고, 낡은 요로는 깔개를 만들고, 낡은 깔개로는 발 닦는 수건을 만들고, 낡은 발 닦는 수건은 잘게 썰어 흙에 섞어서 벽을 바르거나 앉을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지금도 올곧은 승려들은 시주물을 아끼는 정신으로 근검 절약을 미덕으로 삼고 정진합니다.
한 가정을 장애 없이 건사하고, 또는 장애가 와도 잘 이겨내기 위해서는 주부가 항상 준비를 하면서 살림을 하여야 하는데 분야에 따라서 어떻게 배분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가 있습니다.
부처님 당시에 사업을 하려고 하는 ‘시가알라’라는 청년이 부처님께 수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여쭈었고, 부처님께서 시가알라에게 방법을 제시해주셨는데 오늘날에도 귀담아 듣고 실천한다면 매우 유익한 부처님 말씀이기에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사업자는 수입의 4분의 1은 운영비로 쓰고 4분의 2는 사업에 투자하며, 나머지 4분의 1은 유사시를 대비하여 저축을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가정 경제를 운영하는 주부님들께서는 꼭 기억하셔서 실천하시길 바랍니다.
지금 우리 나라는 총체적으로 경제위기에 봉착하여 국가의 경제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으니 여성들이 앞장서서 이제부터라도 계획적이고 발전적인 국가의 경제를 이끌어 가시기 바랍니다. 또 여성들이 가정경제를 운영해 감에 있어서 어려울 때일수록 베푸는 마음을 내어서 복의 씨앗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하였으면 합니다.
세상에 “우환이 도둑이다”라는 말과 “베푸는 집에는 우환이 담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깊이 생각해보면 진정한 부자가 되는 길은 벌고 아끼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베푸는 데에도 있습니다. “선을 이기는 악은 없다”고 덕을 쌓다 보면 복락이 점점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주위에 있는 어려운 분들에게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도움을 주어서 모든 사람이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국가를 만들어 가야겠습니다. 지금 당장엔 어려워도 미래에 대한 희망과 신념이 있는 사회는 평온하게 발전될 수 있지만 희망이 없는 사회는 절망의 어둠 속에서 혼란과 부패로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가진 자가 없는 자에게 베푸는 것은 함께 살아가는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만 가지 복의 열매가 맺게 되는 보시(베풂)라는 씨앗이 자꾸 뿌려져야 합니다.
부처님 당시에 목건련 스님과 핀돌라 스님께서 구두쇠로 소문난 난다 여인을 제도하시기 위해서 직접 그 집에 가신 적이 있었습니다. 때는 마침 점심이었는데 마당에 서 계신 스님들께 난다 여인은 공연히 화를 내며 “여기서는 아예 음식을 얻어갈 생각을 마시오.” 하고는 점심을 차려 스님들은 외면한 채 자기 식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스님들께서 끝까지 서 계시자 마지못해 거지에게 동냥하듯이 공양을 조금 드리니 스님들께서 “여인이여! 나는 음식을 얻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니오. 부처님의 설법을 들려주기 위해서 온 것이오.”라고 하시며 음식은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난다 여인이 무슨 설법인지 궁금해서 여쭈니 스님께서는 ‘부자가 되는 법’이라 하셨습니다. 부자가 되고 싶은 난다 여인이 가르침을 청하자 핀돌라 스님께서는 “욕심으로 가득 찬 나머지 남에게 동정할 줄도 모르고 베풀 줄도 모르는 이 불쌍한 여인이여! 여인의 마음을 열어주지 않으면 여인은 인색함의 결과로 많은 재산을 잃고 고통을 받게 되므로 설법하리니 여인이 내게 바친 음식을 보라.”라고 하셨습니다.
스님의 말씀을 듣고 난다 여인이 음식을 보니 불꽃에 타고 있는 것으로 보여서 깜짝 놀라 어찌할 줄을 모르고 떨고 서 있자 핀돌라 스님께서 이르시길 “여인이여! 그대의 마음 속에 있는 탐욕이 바로 이 음식의 불꽃과 같느니라. 이 탐욕의 불을 끄지 않는다면 음식에 붙은 불꽃이 그대 몸과 마음을 태워 재가 되게 할 것이니,

탐욕이 많은 여인이여!
베푸는 마음을 지녀라.
자신이 가장 잘났다고 생각하는 여인이여!
겸손한 마음을 지녀라.
성내는 마음이 많은 여인이여!
항상 참아야 한다는 생각을 마음에 간직하라
게으름이 많은 여인이여!
항상 마음과 행동을 갈고 닦아라
마음이 어지러운 여인이여!
항상 고요히 선정(禪定)에 들어야 한다
어리석은 여인이여!
그 마음에 지혜의 등불을 밝혀야 한다.”

라고 하시니 난다 여인은 진심으로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새롭게 태어나 스님의 가르침을 잘 받들었습니다.
제 생각으로 작은 재물이야 근검 절약하고 성실하게 노력하면 어느 정도는 목적한 만큼 모을 수 있지만 큰 재물은 전생부터 선업을 많이 쌓아야 하고 조상이 덕을 베풀고 본인이 평소 복을 짓고 성실하게 노력하며 정당하게 부를 축적해야 모아지는 것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려서부터 어머니로부터 “작은 부자는 손끝이 만들고 큰 부자는 하늘이 만든다”는 말씀을 듣고 자랐는데 지금 그 말씀을 생각해보면 손끝은 부지런하고 알뜰하게 살면서도 마음은 항상 후덕하게 쓰면서 이웃을 챙기며 함께 살아가라는 가르침이라 느낍니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정이 많고 부지런하기가 세계 제일의 민족인 만큼 지금 비록 처참한 환경에 있지만 온 국민, 특히 여성들이 행주대첩에서 행주치마에 돌을 날라서 나라를 지켰던 정신으로 다시 일어서서 국가경영에 앞장선다면 지금의 경제난국을 몇 년 내에 타파하게 될 것입니다. 부디 좌절하지 마시고 인내심을 가지고 불굴(不屈)의 정신으로 최선을 다하는 여성이 되시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끝으로 이 난국을 헤쳐나감에 무엇보다도 가정을 지켜나가는 인내가 필요하므로 우리 고장에서 태어나신 만해 한용운(卍海 韓龍雲) 스님께서 일제 강점기에 불교신문에 쓰신 ‘인내(忍耐)’라는 글의 일부분만을 소개하면서 이만 산승은 걸망을 챙겨서 다시 산으로 가려 하니 오늘까지 걱정 근심은 산으로 가는 제 걸망에 다 넣어주시고 가벼운 마음으로 가정으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만해 스님께서 말씀하시길

“인내라는 것은 참기 어려운 것, 혹은 참을 수 없는 것을 참는 것이니 그러고 보면 인내는 고통이다. (중략)
고통을 인내하지 못하는 유자비부(孺子鄙夫)야
어찌 감히 대사의 성공을 말하리오.
경작의 노(勞)를 인내치 못하는 농부가
어찌 수확을 기(期)하며
형설(螢雪)의 고(苦)를 인내치 못하는
사인(士人)이 어찌 학문을 대성하며
참담경영(慘憺經營) 혈혈한한(血血汗汗)을
인내치 못하는 기인(其人)이 어찌 국가 사회를
위하는 성공을 바라리오.”
하셨으니 고난의 이 시대에 다시금 그 가르침을 되새기며 경제난국을 지혜롭게 헤쳐나갑시다.

- 군 여성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