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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검찰수사보다 사기꾼 말 믿으라는 異色 촛불시위

淸潭 2007. 12. 6. 18:56
[사설]검찰수사보다 사기꾼 말 믿으라는 촛불시위

 


대선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이명박 후보의 최대 뇌관으로 꼽혔던 ‘BBK 의혹’은 어제 발표된 검찰수사 결과 모두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제기돼 정책 선거를 실종시키고,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에게 ‘스페어 후보론’의 빌미까지 제공했던 의혹 치고는 ‘깜도 안 되는’ 의혹임이 확인된 것이다.

이른바 BBK 사건은 2002년 금융감독원의 고발로 검찰이 수사를 벌여 김경준 씨를 기소중지 조치하고 미국에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할 때 이미 윤곽이 드러났다. 이 후보가 횡령과 주가조작의 공범이었다면 김 씨가 도피한 상황에서 5000여 명의 피해자가 가만있지 않았을 것이고, 서울시장 선거 때나 재임 중 문제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검찰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정치권 양쪽으로부터 동시에 압박을 받았다. BBK에 매달리는 대통합민주신당은 물론 한나라당까지 집단으로 검찰 청사를 방문해 시위를 벌였다. 일부 언론은 ‘피의자 가족’의 발언을 중계방송하는 듯한 보도로 의혹을 부풀렸다.

검찰은 이런 압력을 받으면서도 엄정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시한()에 쫓기면서도 역외()펀드를 오간 BBK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고, ㈜다스의 9년치 장부를 뒤졌으며 관련자를 광범위하게 조사했다. 온 국민과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어서 검찰로서도 진실 규명 말고는 다른 선택이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전임 정상명, 현직 임채진 총장 모두 노무현 대통령한테서 임명장을 받았다.

수사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그제 흘러나온 김 씨의 메모는 마지막까지 사기 범행을 은폐하려는 속임수였다. 수사의 모든 과정을 녹화한 검찰이 319억 원 횡령에다 문서 위조를 밥 먹듯이 해 온 피의자를 상대로 “이명박 쪽이 풀리게 하면 (구형을) 3년으로 맞춰 주겠다”고 회유했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 그런데도 정동영, 이회창 후보 진영은 이런 피의자의 메모를 근거로 검찰수사의 공신력()을 문제 삼고 있다. 이야말로 구시대적 정치공작 행태다.

신당이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검찰수사를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벌이고 특검을 발의한 것은 BBK의 진실과 관계없이 선동과 흑색선전으로 선거 판을 휘저어 보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 후보를 고발해 대선 판에 검찰 수사를 끌어들이더니, 이제는 촛불시위로 법치()를 흔들고 있다. 이런 검찰 흔들기에 지난날 대법관을 지내고 ‘법()대로’라고 불렸던 이회창 후보까지 동조하다니, 코미디가 따로 없다. 국민이 그토록 우습게 보인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