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하다 여자 친구가 뽀뽀해서 사고 나면 …

운전하다 여자 친구가 뽀뽀해서 사고 나면 …

 

‘뽀뽀녀’가 치료비 40% 책임져야

 

교통사고가 났을 때 잘잘못을 따지다 보면 엉뚱한 결과가 나오기 일쑤다. 분명 상대방 잘못이 큰 것 같은데, 내 과실이 더 큰 경우도 있다. 헷갈리기 쉬운 이색 교통사고, 법원 판례를 통해 과실 비율을 알아봤다. 황병록 현대해상 자동차송무부장은 “구체적 과실 비율은 개별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리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뽀뽀녀’(25)는 으슥한 한강변에서 운전 중인 남자 친구의 볼을 만지고 키스를 했다. 남자 친구는 뽀뽀녀의 키스 공세에 대응하다 그만 운전대를 놓쳤고 차는 강으로 추락했다. 남자 친구는 멀쩡했지만, 뽀뽀녀는 전신 골절상을 입었다. 법원은 뽀뽀녀의 과실을 40%로 봤다. 보험사는 치료비의 60%만 부담하도록 했다. 뽀뽀녀가 운전을 방해한 데다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이유다. 　‘소변남’(51)은 송년 모임 후 주차된 차량 사이에서 소변을 봤다. 음주 운전 차량이 주차된 차량을 받는 통에 소변남은 다리가 부러지고 방광이 파열됐다. 법원은 소변남에게도 15%의 잘못이 있다고 판결했다. 추돌사고 위험이 큰 지역에서 잘 보이지도 않는 차량 사이의 좁은 공간에 서 있는 바람에 피해를 자초한 잘못이 있다는 것이다. 　‘신호녀’(38)는 사거리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신호를 어기고 뛰어든 앰뷸런스 차량과 충돌했다. 제때 비켜주지 않은 신호녀는 20~50%의 과실 책임을 물었다. 앰뷸런스도 50~80%의 책임을 져야 했다. 아무리 앰뷸런스가 긴급할 땐 신호를 무시할 수 있다지만, 진행 방향에 차량이 있을 때는 정지하는 등 안전 운행을 해야 한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음주남’(35)은 음주 운전 중 맞은편에서 중앙선을 갑자기 넘어온 차에 부딪혔다. 피해자지만 음주남은 30%의 책임을 져야 한다. 보통의 경우라면 중앙선 침범에 대비해 주의 운전을 할 의무가 없어 면책된다. 하지만 법원은 만취 상태의 음주남이 주의를 다하지 못해 피해를 키운 것으로 추정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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