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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엘료의 에세이 ‘일곱가지 대죄’(seven deadly sins)] 5

淸潭 2007. 4. 26. 17:16

[코엘료의 에세이 ‘일곱가지 대죄’(seven deadly sins)]

 

[5] 분노

 

불멸의 영혼 깨달으면 싸움은 불가능


‘분노’는 라틴어 ‘Ira’에서 온 여성 명사입니다. 성마름, 노여움, 분개, 복수심을 뜻하는 말이지요. 가톨릭교회는 “분노는 단지 타인을 향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스스로 마음에 증오의 씨를 뿌린 우리 자신에게도 분노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대개 자살로 끝이 난다. 우리는 단죄와 형벌이 신에 귀속된 것임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사막교부들의 금언

사하라 사막의 예배당에 함께 기거하던 두 현자가 어느 날 담소를 나누었답니다. 한 현자가 말했습니다.

“우리 싸움 한판 합시다. 이렇게 고립된 생활을 하니 인류에게서 점점 멀어지는 것 같소. 싸움이라도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끝내 인간을 괴롭히는 정념들을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게 될 것이오.”

“어떻게 싸움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뭐, 이렇게 해봅시다. 내가 이 벽돌을 여기 가운데에다가 놓을 테니 당신은 벽돌이 당신 것이라고 말하시오. 그러면 내가 아니다, 이 벽돌은 내 것이라고 반박하겠소. 이렇게 옥신각신하다 보면 결국 싸우게 될 것 아니겠소.”

그래서 두 현자는 그렇게 했습니다. 그러다 싸우는 방법을 모르겠다던 현자가 말했습니다.

“우리 이 일로 시간 낭비하지 맙시다. 이 벽돌은 당신이 가지시오. 싸움은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었습니다. 우리에게 불멸의 영혼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싸움은 불가능합니다.”

◆과학적 연구

재니스 윌리엄스(Janice Williams)라는 분은 45세에서 64세까지의 연령대에 속한 남녀 13,000명의 행동을 연구한 결과, 심하게 화를 내고 또 걸핏하면 짜증을 내는 사람들이 역경에 빠졌을 때 좀 더 차분하게 대처하는 사람들보다 심장마비에 걸릴 확률이 세 배나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그 이유는 매번 화를 낼 때마다 아드레날린이 혈액 속에 추가로 방출되기 때문이랍니다. 아드레날린 농도가 강해지면 심박수가 증가하는 동시에 혈관이 좁아져 혈압이 높아지고, 이런 증상이 반복되다 보면 일반적으로 심장마비와 관련된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하나는 심장이 뛰는 속도가 변하게 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동맥에 쌓인 지방이 갑자기 팽창하게 되는 것입니다. (발론 G. J.의 책 ‘부정적인 감정, 화와 증오’)

◆‘도덕경’의 가르침

도덕경은 이렇게 가르칩니다. “모든 무기는 악의 도구이다. 따라서 현명한 군주라면 절대로 그러한 도구를 사용해선 안 되며,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때에만 사용해야 한다. 군주가 가치를 두는 것은 고요함과 평안이다. 군주에게 무력(武力)으로 얻은 승리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도덕경은 군주의 분노가 살육을 부를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이 무력은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그가 다른 사람들을 죽이는 일을 즐긴다는 뜻이다. 살육을 즐기는 사람이 제국을 다스리게 해서는 안 된다. 누군가의 힘을 꺾고 싶으면 먼저 상대의 힘을 북돋아야 하고, 때려눕히고 싶으면 먼저 일으켜야 하며, 빼앗고자 한다면 먼저 선물을 주어야 한다. 이것이 이른바 사물을 꿰뚫는 통찰력이다. 이리하면, 약자가 강자를 이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