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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엘료의 에세이 ‘일곱가지 대죄’(seven deadly sins)] 7

淸潭 2007. 4. 26. 17:32

[코엘료의 에세이 ‘일곱가지 대죄’(seven deadly sins)]

 

<7·끝> 나태

 

아침에 눈떠 할 일이 없다… 그곳이 바로 지옥!

 

7대 죄악 중 마지막인 ‘나태’는 라틴어 ‘Prigritia’에서 온 여성 명사입니다.

◆가톨릭의 가르침= 가톨릭교회는 움직이는 모든 생명체는 매일 땀 흘려서 빵을 벌어야 하고, 일신의 안일(安逸)과 당장의 결과만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나태는 육체적, 정신적 노력의 결핍에서 오며, 영혼을 타락시키고 결국 비탄과 우울에 빠지게 만든다는 것이죠.

◆고대의 우화= 후안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죽자마자 자신이 매우 아름다운 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꿈에서 그리던 안락함과 아름다움이었습니다. 그때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이 다가와서 말했습니다. “원하는 건 뭐든지 해도 됩니다. 무슨 음식이든 실컷 먹고 재미있고 즐겁게 지내세요.”

후안은 너무 기뻐서 그가 살았을 때 꿈꾸던 것들을 다 해봤습니다. 몇 년 동안 즐겁게 지내던 후안은 어느 날 하얀 옷을 입은 사람에게 말했습니다.

“이미 제가 하고 싶은 일은 다 했습니다. 이젠 약간의 일이 필요합니다. 내가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고 싶습니다.”

“미안합니다. 내가 당신에게 줄 수 없는 것이 딱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일입니다. 이곳엔 전혀 할 일이 없습니다.”

“영원히 지루하게 살라는 말입니까? 차라리 지옥에 가겠습니다.”

그러자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이 다가와서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했습니다.

“지금 당신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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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뤼겔의 회화‘게으름뱅이의 천국’. 가톨릭교회는‘나태’를“육체적·영성적 수고에 대한 염증”으로 풀이하고 있다.


◆나태의 사회학= “과도하게 일하는 사람과 일을 거부하는 사람은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반응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모든 인간이 겪는 자연스런 문제들로부터 도망치려 하고, 현실이나 삶에 본질적으로 수반되는 책임을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출처 ‘강박적으로 일하는 사람’·The compulsive worker, 옥스포드, 2001)

◆불교의 우화= 불교전통에서는 영혼의 깨우침을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 중 하나로 ‘나태’를 들면서 이것이 세 가지 방식으로 나타난다고 말합니다. 첫 번째는 편안함을 추구하는 나태로 항상 같은 곳에 머무는 것을 말합니다. 두 번째는 마음의 나태로 용기를 잃거나 자극이 없을 때이고, 마지막 무관심의 나태는 모든 일이 다 무의미하고, 우리 자신이 이미 이 세상의 일부가 아닌 상태를 말합니다.

◆작가의 말= 우리는 자신에게 묻곤 합니다. 영감은 어디에서 오는가? 인생의 즐거움은 어디에 있지? 비록 내가 원했던 곳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려고 노력했고, 가족을 부양했으며, 최선을 다해 올바르게 행동했으니까, 이 모든 노력이 가치 있는 것일까?

빛의 전사는 깨달음이 긴 과정이며, 원하는 곳에 도달하려면 명상과 노동을 균형 있게 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압니다. 도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집착하면 우리는 변할 수 없습니다.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우리의 질문 속에 나태와 냉담의 싹트고 있습니다.

모든 일을 잘 해냈지만 결과가 눈앞에 보이지 않는 것뿐입니다. 그러나 저는 분명 결과가 있다고 확신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면, 결과는 언젠가 분명히 나타날 것입니다.

모두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