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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엘료의 에세이 `일곱가지 대죄`(seven deadly sins)] 2

淸潭 2007. 4. 26. 16:55

[코엘료의 에세이 `일곱가지 대죄`(seven deadly sins)]

 

[2] 인색

 

 품에서 썩고 있는 보물을 꺼내십시오


‘인색’은 라틴어 ‘Avaritia’에서 온 여성 명사입니다. 돈에 대한 욕심, 인색함, 비열함에 대한 과도한 맹신을 뜻하는 말이지요. 인색을 가톨릭교회에서는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아홉 번째 계율(네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말라)과 열 번째 계율(네 이웃의 재물을 탐내지 말라)에 반하는 것이라고요. 인색은 쾌락 또는 소유에 관한 무절제한 성향입니다.

◆ 인색에 대한 우화

‘사막의 은자(隱者)’ 이야기가 있습니다.

“성자이시여.” 수련수사가 대수도원장에게 말했습니다. “제 가슴은 세상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차 있고, 제 영혼은 악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다음 단계는 무엇입니까?”

대수도원장이 수사에게 병자성사에 같이 가자고 말했습니다. 환자의 가족들을 위로한 대수도원장은 집 한구석에 여행 가방이 놓여 있는 것을 보고 물었습니다. “무엇이 들어 있습니까?”

“삼촌이 한 번도 입지 않았던 옷들이 들어 있습니다.” 환자의 조카가 대답했습니다. “삼촌은 그 옷들을 입을 적당한 때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샀지요. 하지만 가방 안에서 썩고 있습니다.”

“저 가방을 잊지 말거라.” 그곳을 떠나면서 대수도원장이 수련수사에게 말했습니다. “만약 네 마음에 영적인 보물을 간직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그것을 사용해라. 그렇지 않으면 그 보물들은 썩어 사라질 것이다.”

◆ 현대 문명의 인색

1997년에 저는 아시아의 경제 위기를 진단한 글을 읽었습니다.

‘브로커들은 세계가 변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며 사고 판다. 그들이 해야 할 것이라고는 더 많이 투자하고 자신들의 재산이 늘어나는 것을 지켜보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통화 문제(말레이시아)가 불러일으킨 해악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순식간에 5천억 달러의 통화가 사라졌다. 수년간 알뜰히 모아온 저축을 날리고 크나큰 희생을 감수해야 한 사람들에게 설명해야 할 시간이 왔을 때, 그들은 대답했다. “그것은 시장의 실패로 인한 것입니다.” 사실은 그들이 시장이었다.

◆ 유대교와 ‘도덕경’이 말하는 인색

수백 년 전, 랍비 모세 벤 마이몬은 하나님은 인간에게 죽음이라는 이름의 사자(使者)를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신의 영원한 섭리는 자신으로 하여금 인간의 건강을 돌보게 하는 것이라고요. 그는 기도했습니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사랑이 매 순간 나를 인도하게 하소서. 탐욕이나 권력에 대한 욕망, 혹은 인정 받고자 하는 욕망에 나의 눈이 멀지 않게 하시고, 인간이 존재하는 목적은 자신이 가진 것 가운데 최고의 것을 다른 사람에게 주기 위함임을 잊지 않게 하소서.’

‘도덕경’에는 ‘갖가지 색깔은 인간의 눈을 멀게 한다. 온갖 음악이 인간의 귀를 먹게 한다. 기름진 음식이 사람의 혀를 버려놓는다. 말 달리며 사냥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에 분노와 과격한 열정을 심어놓는다. 얻기 어려운 재화는 위험한 장애물을 낳기에 화를 초래한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 현자는 피상적인 것을 거부하고 심연 속으로 빠져드는 것을 좋아한다’ 라고 씌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