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훼손은 문화에 대한 무지의 소치”
유홍준 문화재청장, “관통도 결코 안 돼”
18일 현장 방문 민관협의체 구성 제안도
“서산 보원사지를 관통하는 가야산 순환도로 건설은 결코 있을 수 없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의 어조는 단호하고도 강경했다. 유 청장은 4월 18일 보원사지와 마애삼존불 등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야산 순환도로 건설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송전철탑 건설 등 가야산 환경훼손 문제 해결을 위해 문화재청 주관의 민관협의체 구성도 제안했다.
보원사지 발굴현장을 찾은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마애삼존불에서 시작해 보원사지를 관통하고 남연군묘로 이어지는 가야산 순환도로 건설 계획은 문화와 환경에 대한 인식 부재가 낳은 무지의 소치”라며 “보원사지를 관통하는 도로 건설을 허가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유 청장의 이 같은 발언은 가야산 순환도로 건설 계획과 관련 문화재청의 공식입장을 재확인 것으로, 문화재청은 지난 1월 ‘가야산 순환도로 건설 재검토’를 충남도청에 통보한바 있다.
그러나 충남도청 한 관계자는 이날 유 청장에게 “총 10km의 순환도로 공사구간 중 문화재보호구역인 2.8km 구간에서만 공사를 보류한 상태”라며 “나머지 구간에서는 공사를 진행한다는 것이 충남도청의 입장”이라며 공사 강행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유 청장은 “충남도청이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여 순환도로 건설을 유보시킨 것으로 알고 있었다”면서 “필요하다면 이완구 충남도지사를 만나 가야산 순환도로를 재고시키겠다”며 가야산 순환도로 건설 반대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유 청장은 또 송전철탑 건설 공사 현장을 직접 방문, 한 달째 천막농성 중인 개심사 주지 선광 스님을 위로했다. 송전철탑 건설 계획을 철회시켜 달라는 선광 스님의 당부에 대해 유 청장은 “문화재청이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곳이 아님을 이해해 달라”며 “송전철탑의 경우 환경부와 산업자원부의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유 청장은 이어 “확인한 바로는 한국전력공사가 전문가를 동원해 송전철탑의 위치를 문화재청과 환경부 등이 관여할 수 없는 곳에 설계했다”며 “최소한의 보호 장치인 법망을 교묘히 피해 송전철탑의 위치를 설계하는 것은 결국 근시안적인 이윤 추구를 위해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무지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유 청장은 그러나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토론을 통해 대안을 마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가야산 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유 청장은 “이치범 환경부장관과 조속한 시일 내에 가야산 개발을 둘러싼 종합적인 사업 검토가 다시 이뤄지도록 자리를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서산=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898호 [2007-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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