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에 나는 꿈꾸었노라 / 하이네
그 옛날에 나는 꿈꾸었노라,
불타는 사랑을,
아리따운 머리채를,
뮈르테 관목과 레제테 꽃나무를,
달콤한 입술,
쓰디쓴 말씨를,
암담한 노래의 슬픈 곡조를.
그 꿈은 벌써
퇴색해서 사라져 버렸네.
꿈속의
고운 자태도 흔적이 없네.
지난날 뜨거운 사랑을
부드러운 가락에 쏟았던
노래만이 남았네.
버림받은 노래여,
너도 가거라.
사라져 버린 꿈을 찾아라.
그래서 행여
그 꿈을 찾거들랑 말 전해다오
덧없는 그림자에
덧없는 한숨을 보낸다고..
Hide and Seek 1873
꽃이 하고픈 말 / 하이네
새벽녘 숲에서 꺾은 제비꽃
이른 아침 그대에게 보내 드리리
황혼 무렵 꺾은 장미꽃도
저녁에 그대에게 갖다 드리리
그대는 아는가
낮에는 진실하고
밤에는 사랑해 달라는
그 예쁜 꽃들이 하고픈 말을..
Hide and Seek 1873
아름다운 봄이 찾아와 / 하이네
아름다운 봄이 찾아와
온갖 꽃망울들이 피어날 때에
내 가슴속에도
사랑이 움텄네.
아름다운 봄이 찾아와
온갖 새들이 지저귈 때
그리운 그대에게
불타는 사랑을 고백했지..
on the Lawn 1874
(그림: Berthe Morisot /목가적인 풍경)
로렐라이 (The Lorelei) / 하이네
이토록 슬픈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난 모르오!
옛날부터 전해오는 이야기 하나
내 마음에서 떠나지 않아요
바람은 차고 날은 저물어
라인강은 조용히 흘러가오.
저녁 햇살에
산 마루가 빛나오.
그 위에 놀라운 모습으로
아릿다운 처녀가 앉아 있오.
그녀의 금 장신구가 번쩍이고
그녀는 금발을 빗질하오.
황금의 빗으로 빗질하며
노래를 부른다오!
경이롭고 마력적인 멜로디가
거기 담겨져 있소.
작은 배를 탄 뱃사공
노래소리에 거친 비애에 사로잡히오.
그는 암초에는 눈을 두지 않고
높이 산 위 쪽만 바라보오.
드디어는 뱃사공과 배를
물결이 삼켜버릴 것으로 나는 믿소!
로렐라이가 그녀의 노래로
그렇게 했던 것처럼
♣ 하이네 Heine, Heinrich / 독일 / 1797~1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