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수필등,기타 글 922

대통령이 계속 부추기는 권투시합 / 김동길

대통령이 계속 부추기는 권투시합 문재인이 대통령으로 있는 오늘의 대한민국만큼 웃기는 나라가 지구상에 또 있을까. 법무부 산하 법무 검찰개혁위원회(개혁위)는 27일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이를 고검장들에게 분산시키는 권고안을 내놨는데 ‘허수아비’가 된 검찰총장은 ‘검찰 행정, 사무’만 담당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내가 보기에 윤석열과 추미애의 싸움을 계속 하게 만드는 것은 대통령 자신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윤석열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할 때 그에게 사령장을 주던 문재인의 표정을 나는 지금도 기억한다. 신임 검찰총장은 사법 전반에 걸쳐 부정부패와 잘못된 관습을 처리해 달라는 부탁이 그 표정에 담겨 있었다. 그런데 조국이라는 어느 대학의 교수 한 사람을 법무장관으로 임명하는 자체가 적폐의 하나이었는데도 그..

“사실을 사실대로 알아야한다

역사를 바꿀 수는 없다 어제 있었던 일들을 엮어 역사라고 한다. 한일합방이 강요되고 그 부끄러운 합방으로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 35년이라는 긴 세월을 그렇게 한심하게 살아야만 했다. 그러나 그것도 우리나라의 역사의 일부이다. 1945년의 해방도, 38선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국토의 분단도, 1945년 8.15 해방도, 38 이북의 러시아 군정 3년도, 38선 이남 미국의 군정 3년도 다 역사이다. 남과 북, 각기 정치 철학이 판이한 두 나라가 수립된 것도 역사이고 1950년에 터진 남북 간의 전쟁도 역사이다. 왜 전쟁을 하였는가? 김일성의 지시에 따라 인민군이 남침을 감행하였기 때문에 우리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은 것 아닌가. 세월은 사정없이 흘러 6.25 사변을 겪어보지 못한 한국인이 실상 엄청나게 많아..

미국의 몰락 7 - Aquitted but guilty

미국의 몰락 7 - Aquitted but guilty / 김동길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요새 자주 들고 다니는 신문지의 1면에 자기가 탄핵 당할 뻔 했으나 탄핵 당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유권자들에게 고시하는 장면이 나온 걸 보다가 문득 이런 영어 문구가 떠올라 제목을 삼았는데 옛날 학생이던 때 재미있게 읽은 단편의 제목이기도 하다. 만일 하늘의 도움이 있었다면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을 의회에 제출했을 때 미국 의회는 가결 되도록 했어야 마땅하다고 믿는다. 워터게이트로 대죄를 범한 닉슨은 탄핵 판결을 받기 전에 물러났기 때문에 그의 여죄를 추궁하는 일은 없지 않았는가. 미국 역사상 가장 논란이 많았던 희대의 형사 사건중 하나로 ‘O.J.Simpson 무죄 판결’이 있다. 전 미식축구 영웅 중 한 사람인 오 제..

미국의 몰락 6 –민주주의가 어려운 까닭

미국의 몰락 6 –민주주의가 어려운 까닭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를 표면에 내세우는 혁명들, 이를테면 1917년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이나 히틀러가 1934년 국가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총통의 자리에 오른 사실 등은 그런 혁명들의 직후에는 민주적 사회 질서가 곧바로 생길 수 없다는 사실을 혁명주체들이 알기 때문이다. 리비아의 카다피도 그런 지도자가 아니었는가. 그러나 그들 모두가 국민에게 자유는 하루도 허락하지 않았고 결국 독재자가 되고 말았으니 사실상 민주주의라는 것은 매우 어려운 정치 이념이다. 미국의 민주주의도 오늘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맞이하고 나서 현저하게 그 수준이 추락하고 있다. 사실상 민주주의는 지나치게 유능한 사람의 등장을 원치 않는다. 헌법에 대통령 중임에 관한 헌법상의 규제가 전혀 없던 때, 제2..

미국의 몰각-5 / 김동길

미국이 다시 미국이 될 수 있을까 미국의 건국 초기에는 독립을 감행한 13주가 뭉쳐야 된다는 주장을 가진 정당을 ‘Federalist Party’라 하였고 이를 반대하여 각 주의 주장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집단을 ‘Antifederallist Party’라고 불렀는데 그 두 정치 세력의 차이가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뒤에 여러 번 정당의 이름은 변했지만 Abraham Lincoln은 공화당의 후보로 대통령이 되었고 민주당의 후보 F.D.R (Franklin Delano Roosevelt)는 네 번이나 대통령에 출마하여 네 번이나 대통령이 되었으니 그가 네 번째 임기를 다 채웠으면 미국은 16년 동안 민주당의 통치하에 있었을 것이다. 미국 역사를 한평생 공부하면서도 미국의 정치가 오늘처럼..

미국의 몰락 4 - 흑백 분쟁에 가라앉는 미국 / 김동길

미국의 몰락 4 - 흑백 분쟁에 가라앉는 미국 오늘 미국 땅에 살고 있는 흑인은 전체 인구의 12%쯤 된다는데 그들의 조상은 거의 다 불행한 과정을 겪고 미국 땅에 발을 들여 놓았다고 볼 수 있다. 노예라는 신분을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노예가 해방되기 전까지는 노예가 낳은 아들딸은 그대로 노예가 될 수밖에 없었다. 남북전쟁을 겪으면서 노예는 해방이 되었지만 백인과 동등한 신분을 갖지는 못하였다. 때문에 정치에서도 많이 소외 되었고 시민으로서의 자유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다보니 마틴 루터 킹 목사 같은 지도자가 나타나 결국은 민권운동이 일어나게 되었고 이를 지지한 흑인들뿐만이 아니라 백인들도 수없이 많은 수난과 희생을 당해야만 했다. 미국은 흑백을 막론하고 다 동등한 민권을 보장받게 하는 헌..

미국의 몰락 3 - 흑인을 다 어찌할꼬 / 김동길

미국의 몰락 3 - 흑인을 다 어찌할꼬 토마스 제퍼슨이 독립선언문을 기초할 때 “만인은 다 동등하게 지음을 받았다(All men are created equal)”라는 한마디로 민주적 질서에 기본을 명시하였다. 그러나 스스로 노예를 여럿 소유했던 제퍼슨이 ‘만인은’이라고 했을 때 그 만인 속에 흑인 노예도 포함되어 있었는가. 백인과 흑인의 불평등은 남북 전쟁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미국이 하나의 나라 (One nation under God)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노예제도가 허용되는 주와 허용되지 않는 주가 같이 있을 수는 없었기 때문에 Union을 탈퇴한 남부의 주들은 북군의 공격 대상이 되었고 1863년에 있었던 ‘노예해방선언’은 그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선포된 것이 아니었겠는가. 대통령이 된 링컨은 ..

미국의 몰락 2 - 피부 빛깔이 문제인가 / 김동길

미국의 몰락 2 - 피부 빛깔이 문제인가 피부의 빛깔로 인종을 나눌 때 보통 백인, 흑인, 황인 등 세 종류를 얘기한다. 그러나 얼굴 빛깔이 문자 그대로 백색인 사람은 없다. 그런 얼굴은 옛날에 흔하던 폐병 말기 환자의 얼굴 같아 누구도 같이 있기를 원치 않을 것이다. 흑인들 중에서도 얼굴이 석탄 빛깔처럼 아주 까만 사람을 나도 본 적이 있다. 그러나 대개의 흑인은 그렇지 않다. 분류한다면 흑인에 속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CNN에서 일하는 던 레몬(Don Lemon)이나 의료전문가인 산 제이 굽타 (San Jay Gupta) 같은 사람들은 흑인으로 분류되긴 하겠지만 골격은 뛰어나게 잘 생겨서 못생긴 백인이나 황인이 시비를 걸기는 어렵다. 우리는 황인종으로 분류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피부색이 해바라기의..

미국의 몰락 1 / 김동길

미국의 몰락 1 ‘미국의 몰락’을 주제로 글을 한 편 쓴다는 것이 나로서는 다소 어색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나는 한평생 역사를 공부했고 역사라는 광범위한 주제 가운데서도 미국사를 주제로 줄곧 강의나 강연을 한 사람이어서 교직을 물러난 지 30년 가까운 오늘 내가 과연 미국 역사를 그런 각도에서 볼 수 있는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최근에 죠지 플로이드라는 흑인 청년이 백인 경찰관에 의하여 질식사 하는 과정을 TV로 목격한 미국 시민들이 밤마다 벌이는 시위가 미국의 안녕과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 또한 대낮 시위에 참여한 75세의 마틴 구지노라는 백인 노인이 경찰관에게 몇 마디 말을 걸었는데 경찰 두 사람이 그를 땅바닥에 밀쳐 넘어뜨리는 바람에 그는 콘크리트 바닥에 쓰러져 뇌진탕을 일으켰을 뿐 아..

이제야 분명히 알았다 / 김동길

이제야 분명히 알았다 1 젊어서 한때 조선독립운동에 직접 참여했다고 주장하는 김일성이 일본을 미워하는 까닭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가 북조선의 우두머리가 된 뒤에는 일제하에서 기득권을 누렸다고 짐작되는 사람들은 모조리 숙청하고 반일의 기치를 높이 들었다. 그러나 실상 그가 미 제국주의를 증오할만한 이유는 없었는데 소련을 지배하던 스탈린의 영향을 받아 미국에 맞서게 되면서 소련당국과 김일성 자신이 무력에 의한 한반도 적화통일을 협의한 뒤에는 미국에 대한 증오심을 더욱 키울 수밖에 없었다. 판단을 잘 못하여 1950년 6,25 사변을 일으킨 뒤 미국 때문에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면서 반미의 선봉장이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1968년 푸에블로(Pueblo)호 피랍사건이나 1976년 판문점도끼만행 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