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름은(3) 위는 송병순이 이병철(李柄喆)에게 지어준 글이다. 이병철은 자가 희언(希彥)으로, 생몰연대 및 행적은 자세하지 않다. 다만 작자의 형 송병선(宋秉璿)의 『연재집(淵齋集)』 연보를 보면 송병선의 자질(子姪) 혹은 문인(門人)이라고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송병선을 중심으로 한 인맥 속에서 작자와도 비교적 가까운 관계였던 것으로 보인다. 작자는 먼저, 침묵을 극단적으로 지향하는 설선(薛瑄, 1389~1464)의 말을 제시한다. 그러나 곧 침묵으로만 일관하는 것은 불가(佛家)의 적멸(寂滅)에 가깝고, 말해야 할 때는 말하고 침묵해야 할 때는 침묵해야 한다며 설선의 말을 비판한다. 작자가 생각하는, 말과 침묵을 시의적절하게 가장 잘 구현하고 있는 대상은 하늘이다. 하늘은 평소에는 고요하지만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