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세상사는 이야기

남편들의 명절일기

淸潭 2007. 2. 23. 14:08
 

남편들의 명절일기


    마누라가 그날인감 / 신경질이 늘어나네

     엄처시하 매여사는 / 이내팔자 기구하다

     벽에걸린 달력보니 / 어이쿠야 명절이네

     마누라야 니만되나 / 눈치보는 나도되다

    짐싸면서 투덜되는 / 당신보면 괴롭구나

    아내들은 육체노동 / 가장들은 마음고생

    전부치고 고기굽는 / 당신처지 부럽구나

     화투치고 술마셔도 / 좌불안석 당신곁에

    시엄마와 얘기해도 / 야단맞나 속이철렁

     시누하고 마주봐도 / 싸움났나 속이덜컹

     그리힘이 든다하면 / 다음부터 내가하마

    당신하고 시댁식구 / 온천가라 내가한다

    눈치코치 살폈더니 / 눈째지고 코피났네

     쌍시옷을 연발해도 / 당신낯에 침뱉기다

    욕을해도 명절가고 / 웃고해도 세월간다

     

    속편하게 보여지는 / 직장얘기 들어보게

     직장에서 더러븐꼴 / 속속들이 밝혀봄세

     새파란게 상사라고 / 반말거리 예사하고

     영업실적 나쁘다고 / 결재서류 날라가네

     봉급쟁이 오장육부 / 시꺼멓게 다탄다네

     존심눌러 꾹꾹참다 / 눈을치켜 떠보자니

     짤라삐까 지방갈래 / 막말마구 하는구나

     쉬바쉬바 욕나와도 / 아부웃음 지어야지

     내자리에 돌아와서 / 담배뻑뻑 피워대니

    주위동료 안됐는지 / 소주한잔 하자하네

     

    술에취해 실려온날 / 그날낮에 벌어졌네

     내일은꼭 사표낸다 / 이새끼야 잘살아라

     사직서를 주머니에 / 꼭꼭써서 간직했네

    해장국을 끓여주며 / 학원비를 걱정하는

     당신얼굴 쳐다보며 / 사직서를 찢었다네

     눈물펑펑 쏟으면서 / 변소에서 찢었다네

    당신없고 자식없음 / 내가말라 이라겠노

     어릴적꿈 장군이요 / 주위기대 컸었다네

     마누라야 잘난서방 / 직장에서 이래산다

     일년하고 열두달을 / 이런꼴로 살아간다

    당신또한 돈번다꼬 / 생색마라 이말이가

    당신이야 그만두면 / 기댈언덕 내아이가

    나는명색 가장인데 / 기댈데가 어디있노

    무슨죄를 지었관대 / 이고통을 받고사노

    내생에는 태어나면 / 여자로서 살고싶다

     

     
    엄마옆에 있으면서 / 모든것을 잊고싶다

    욕잘하는 김부장도 / 짜른다는 박이사도

    한국남자 사십대의 / 세계최고 사망율도

    직장생활 더러버서 / 당장고마 둘라케도

    받은월급 쥐꼬리라 / 장사밑천 모자라고

     컴퓨터도 모르지요 / 영어또한 모르니까

    꼼짝달싹 할수있나 / 발을땅에 띨수있나

     잘난이사 잘난상무 / 외국가서 휴가보내

     

    내휴가는 엄마옆에 / 어리광을 피우는거

     돈안들지 잘해주지 / 부러울게 뭐가있노

    엄마무릎 베고자는 / 나를보고 질투하나

     친정가면 어떡하노 / 입장바꿔 생각하소

     친정엄마 하녀처럼 / 이리저리 부려먹고

     밥먹으면 팍퍼져서 / 커피다오 후식다오

     올케라고 죄지었나 / 간섭에다 잔소리에

     식사마련 설거지에 / 시집온게 원통하다

     오죽하면 더미울까 / 말린다는 시누이가

     

    애키울땐 육아핑계 / 매일같이 친정가도

    피곤하다 힘이든다 / 시댁에는 몇번갔노

    친정식구 생일이면 / 이리저리 부산떨고

    시댁식구 생일에는 / 전화한통 달랑하네

     육아비용 준다면서 / 친정엄마 퍼준고는

    월급적다 못살겠다 / 더벌어라 닥달이네

     걸핏하면 친정식구 / 모이자고 야단치곤

    어쩌다가 시댁가면 / 오만인상 찌푸리네

     

    노는날은 잠만잔다 / 천둥번개 야단이네

     애교육만 장땡이고 / 신랑건강 생각않나

    가정위해 살아가니 / 돈만버는 기계취급

     구박받는 며느리도 / 성질못된 시누되네

    명절휴가 끝나면은 / 인자부터 당신세상

     자네친구 전화하고 / 친정동생 전화하네

     친정엄마 보고픈면 / 전광석화 달려가네

     애들공부 핑계대고 / 학원가고 학교가고

     엊그제도 학부형계 / 저녁먹고 노래방에

     시간없다 나는뭐꼬 / 꼼짝달싹 못하겠네

     

    월급날이 되었다고 / 돈을한푼 만져보나

     사고싶은 물건보고 / 팍팍산적 있었는가

    술집가서 돈낼때도 / 신발끈만 매고싶고

    출세당당 친구들이 / 전화해도 가기싫다

    젊을때는 힘있으니 / 몸으로도 때우지만

     나이들면 체력달려 / 요리저리 요령핀다

    몸이조금 아파오면 / 걱정된다 죽을병이

     아프다고 힘이들까 / 죽는다고 무서울까

    자식아내 살아가는 / 유산재산 걱정이지

    생명보험 들라하면 / 돈액수가 눈에번쩍

     

    쉬고싶다 쉬고싶다 / 일주일만 쉬고싶다

     마누라야 우지마라 / 속상하다 울지마라

    남편신세 처량타고 / 눈물콧물 내지마라

     당신건강 새끼건강 / 그기내가 바라는거

     힘들어도 참아봐라 / 술상본다 불평마라

     시누하고 시동생이 / 당신자랑 침마른다

     시어머니 섭섭해도 / 잠시잠깐 참아봐라

    동서들이 미워뵈도 / 형님노릇 쉬운일가

     모로가도 사흘가고 / 도로가도 사흘간다

     

    힘에지쳐 짜증나면 / 신랑얼굴 쳐다보고

     피곤해서 깜빡하면 / 연애할때 기억해라

     부모들이 사신다고 / 천년만년 사실쏘냐

    부모에게 베푼만큼 / 자식들이 돌려주니

    콩심은데 콩이나네 / 효도해야 효도받네

    마누라야 고맙구나 / 자네정말 착하구나

    자네조금 참았더니 / 온집안에 칭찬자자

    당신얼굴 밝게하니 / 보름달이 따로없다

                           

                          시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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