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세상사는 이야기

나는 행복한 여자다

淸潭 2007. 2. 9. 16:02
 

 

 

나는 행복한 여자다

겨우내 눈비맞고 세차한번 하지 않았으니 
내꼴도 꼴이 아니고 가게도 꼴이 말이 아니고 거기에 차를 보니 
내가 굴속을 드나들며 굴을 통째로 옮기고 다녔던 것이라 ..
한달에 한번만 청소를해도 괜찮을 것인데 
몇달만에 청소를 해야겠다하니까 
경비아저씨 왈 ~ 한달에 세번은 세차를 해야 한다나 ?
아이구 ~~~
내같은 사람만 있으면 아마도 세차장 굶어 죽을 것이라 ...
아저씨께서는 담배도 피지 않는데 
세번씩이나 할것이 있느냐 하니 그래도 냄새가 난데나 ?
아이구 그럼 내 차는 어떻단 말인가 ?
이삼분 거리에 있는 세차장에 차를 세우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점심시간이라고 직원들이 식사를 한다며 조금만 기다리면 해준다는 말과 함께 
여직원과 대화를 조곤 조곤 하는 사이에 
세차를 할려는 여자손님들이 세분이 더 들어오셨다 .
난 여직원과 내가 꽃가게를 하게된 동기를 얘기하는 가운데 
우리 작은 아이가 두살때 우울증이 아주 심해서 큰 아이가 돌봐주었었다는 
말과함께 다 자랐어도 지금도 사이가 좋다는 말과 
요즘은 가족들 밥도 제대로 차려주지 않고 내 몸 하나 편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며 
집안일은 아들과 딸이 주로 많이 하고 있지만  
아들은 세상에 엄마같은 사람 없다며 대단한 엄마로 알고 있다는 말을하고 있는데 
곁에서 내말을 조용히 듣고있던 내 나이와 똑 같다는 여자손님이 ...
지금 자기가 그렇게 심한 우울증을 알고 있다며 말을 꺼낸다 .
보기에는 그렇게 심한 상태는 아닌것 같아 보이는데...
자기는 강남 아파트 ~ 
그것도 들으면 누구나 입이  딱 벌어지는... 그런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여인... 
요즘은 밤마다 남편한테 자기를 제발 죽여 달라고 ..
어떻게 나를 죽여 달라고 애원을 한다며
때론 아파트 9층에서 베란다를 내려다 보고 있을때도 많아
자기가족들은 밤만되면 비상이라 모두들 잠을 편히 못 잔다고 ..
난 서른살에 우울증으로 사년동안을 신경정신과 약을 먹었다.
우울증에서 완전히 벗어나는데는 9년정도 걸렸다.
그분은 지금 사년되었단다.
나도 그땐 공무원인 남편이 출근하기 
무섭게 (핸드폰이 없었던 시절이었기에) 전화를 걸어
내가 죽겠으니 빨리 집으로오라고 ....
하루에도 집으로 ~ 사무실로 ~ 서너차례씩도 오갔다 
 집으로 들어오는 피곤에 지친 남편한테 
가슴을 눌러라 ~ 올라 앉아라 ~ 그러기를 반복했다 .
나의말에 그 여자분  장성한 아들한테 
가슴에 올라서라 앉아라를 반복하다가 
남편이 사십여키로가 넘는 멧돌을 사와서 
그것을 데워서 수건으로 감싸 
일하는 아주머니한테 가슴에 올려 놓아 달라고 
두세번 심호흡을 하고 내려 놓기를...  
한시간에 한번씩 반복으로 한달을 일하시더니 
도저히 이 집에서는 일을 못하시겠다며 그만 두었단다.
그것도 그러거니 아기를 업어 주는 것도 아니고 
사십오키로나 되는 돌덩이를 들어 올렸다 내렸다 ...
노예도 아니고 고문도 아니고 .. 이해가 되었다 
그때 남편한테 그렇게했던 나도 그 말을 들으니 웃음이 나왔다 
지금 이분은 얼마나 절박한지 ..
낮에는 몇십명을 거느리고 사업도 한다며 요즘은 소문을 듣고 
충남 어느병원으로 한달에 두번씩 내려가서 진료를 받지만 
죽여 달라는 증세는 아직도 호전 되지 않고 있다고 ... 
이번 새해 해맞이도 남편이 기분전환시켜 준다고 
해운대로 갔는데 
어느 순간에 자신이 바닷속으로 가슴이 차 오를때까지 
걸어 들어갔다며 
그걸 남편이 발견하여 끌어 잡아 당겨서 나왔단다.
때로는 자신이 하는 행동들이 우스워 
웃는 얼굴도 간간이 보이기에 
나보다도 증상은 약한편이라는 말을 했다 .
난 상대의 말하는 것도 줄거리를 알아듣지 못했고 
말할려고 하는 핵심줄거리도 정리를 하지 못했기에..
그분은 운전도 하고 다니는 것을 보면 
틀림없이 나을수 있다는 말을 해주었다 
더불어서 대추와 감초를 끓여서 
늘 곁에 가지고 다니며 마셔보라는
나의경험을 알려주고 
그동안 깨끗하게 세차된 차를 끌고 나오며 ....


내 비록`~ 서울도심 근교 강북에 ~ 조그만 집이어서 우리 네가족이 언제나 부대끼며 살아도~ 언제든지 큰소리로 떠들고 웃을 수 있고 ~ 가고싶은 산이 있어 산을 오르고 ~ 종업원없는 내 자그만 일터가 있고 ~ 가족들을 딱히 챙겨주지 못해도 끔찍하게 날 아껴주는 가족들이 있고 ~ 내가 가족들을 끔찍하게 사랑하므로 ~ 나는 정말 행복한 여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