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건강,의학

갈대숲 사이로 바람도 쉬어가는 곳

淸潭 2007. 2. 1. 22:56
  • 갈대숲 사이로 바람도 쉬어가는 곳
  • 양재천을 따라 탄천 까지 걷기
    • 눈 덮인 산이나 겨울 바다는 부담스러운 분들, 도심에서 얌전한 추위를 만끽하며 걷고 싶은 분들께 강력 추천합니다. 양재천과 탄천 따라 걷다 보면, 차가운 공기 속에 은근하게 스며드는 따사로운 햇살, 그리고 두 발과 다리가 더 없이 편안한 길이 고맙기만 합니다. 고즈넉해서 걷기 좋고, 단정하게 정리돼 있어 인근 주민들에게 사시 사철 사랑 받는 곳이지요. 운이 좋으면 물 안개 속에 폭 파묻힐 수도 있답니다.

    • ▲ '길이 참 단정하다' 싶은 양재천 산책로. 갈대가 포근하다

    • :: 양재천 따라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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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 양재역~영동1교(1.1㎞/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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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 3호선 양재역 6번 출입구로 나와 차도를 따라 성남·양재IC 방향으로 걷다가 교육개발원 입구 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300m 가량 직진하면 영동 1교에 이른다. ‘플라넬’이라는 와인 레스토랑 앞에서 왼쪽으로 꺾어 영동 1교 아래로 이어지는 진입로를 따라 양재천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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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② 영동1교~영동2교(0.8㎞/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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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동1교 아래 산책길로 들어서 왼쪽 방향으로 100m쯤 가면 바로 낙차보를 만나게 된다. 낙차보(落差堡)는 하천의 물길에 낙차를 두어 흐르게 한 것으로, 자동차 소음에 시달렸던 귀를 시원하게 씻어준다. 따뜻한 날씨에 공연이 열린다면 참 낭만적일 듯한 수변 무대가 이어지고 어른 키보다 훨씬 높은 갈대숲이 하천을 따라 이어진다.

      ※ 하천을 따라 걷는 산책로 윗쪽, 영동1~6교에 이르는 도곡동·대치동 쪽 둑길(차로 옆)은 메타세콰이어 800여 그루가 장관을 이루는 가로수 길이다. 지금은 앙상한 가지뿐인데도 나름 근사하다. 잎이 무성할 때면 특히 직선코스인 영동2~4교의 메타세콰이어 길이 걷는 이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영동1~2교 구간에는 예쁜 카페들이 모여 있어 ‘양재천 카페길’이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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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③ 영동2교~영동4교(1.4㎞/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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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동2~6교에 이르는 양재천 산책로는 3단으로 구성돼 있다. 맨 윗길과 중간길은 우레탄을 깔아 놓아 푹신한 ‘걷기 전용도로’이며 하천 바로 옆길은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를 겸한 길이다. 길가 벤치에 앉아 겨울 햇살을 쬐고 있으면 시간이 멈춘 듯한 착각이 들 만큼 평화롭다. 영동4교 쪽으로 걷다 보면 ‘타워팰리스’ 등 고층 빌딩군의 스카이라인을 볼 수 있다. 밤에는 빌딩의 불빛 덕분에 좀 더 첨단적인 분위기의 야경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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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④ 영동4교~대치교(2.0㎞/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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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동4교를 지나면 오른편에 강남구청에서 운영하는 썰매장이 나온다. 여름에는 물놀이장으로 사용되는 곳이다. 썰매장은 초등학생용과 유아용으로 나뉘어 있다. 날씨가 따뜻하면 간혹 물바다가 되지만, 2월 말까지 개장한다. 썰매 대여료는 하루 300원. 곳곳에 양재천을 건너갈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만들어 놓았다.

       


    • :: 탄천 따라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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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⑤ 대치교~탄천교(3.1㎞/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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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치교를 지나면 양재천과 탄천과 합류하는 곳. 천변저습지를 중심으로 ‘양재천 생태학습장’이 조성되어 있다. 5~6월에는 식물과 조류, 물고기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또 물고기들이 산란과 번식을 위해 양재천 상류로 힘겹게 올라가는 길목인 ‘등용문’도 있다. 양재천과 탄천 합류지점(대치교를 지나 5분쯤 후에 나오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작은 다리를 건너면 탄천 길. 양재천이 주민 편의를 위해 다소 인공적으로 아름답게 꾸며졌다면, 생태계 보호 지역인 탄천은 산책로 외에는 하천 출입이 금지돼 있어 더 자연스럽다.

      ※ 탄천은 용인시 구성면 청덕리 남서쪽 계곡에서 발원해 한강에 유입되는 한강의 제1지류다. 조선시대 강원도 등지에서 한강을 통해 목재와 땔감을 싣고 와서 건너편 뚝섬에 부려놓고 숯을 만들었던 곳이라, 개천물이 검게 변했다고 해서 ‘숯내’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를 한자로 옮겨 놓은 것이 ‘탄천’(炭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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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⑥ 탄천교~수서역 (1.2㎞/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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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습지 위 갈대숲 사이로 300m 쯤 이어지는 나무데크 길을 걸으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광평교 오른쪽 연결로로 이어진 오르내리막은 우레탄이 깔린 경사로 겸 계단이어서 발로 디디는 느낌이 순하고 편안하다. 광평교에서 주공아파트를 왼쪽에 끼고 내려와 직진하면 수서역.

      ※ 탄천 길은 양재천 길에 비해 호젓하고 소박하다. 그런데 밤 안개는 더욱 매력적이다. 낮에는 따뜻하고, 밤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는 날이면 양재천·탄천 가에는 물안개가 피어 오른다. 양재천 밤 안개가 아기자기 하다면, 탄천의 밤 안개는 눈 앞이 흐려질 만큼 짙고 몽환적이다. 밤 안개 속을 꿈 꾸듯 걸어가는 기분도 독특하다.

    • ▲ 구불구불 나무 데크길이 이어지는 탄천길.

    • :: 알고가면 더 좋아요                             

      ● 총 걷는 거리: 약 9.6㎞

      ● 총 걷는 시간:
      2시간20분(쉬는 시간 포함 안함)

      ● 찾아가는 길:
      지하철 3호선 양재역 6번 출구

      ● 돌아오는 길:
      지하철 3호선·분당선 수서역

      ● 떠나기 전에: 화장실은 양재역과 수서역 뿐 아니라 걷는 길 곳곳에 있다. 이번 코스에 매점은 없다. 산책이 끝나는 지점인 수서역 6번 출구 인근 궁마을에 음식점들이 있다.

       

       

    • ▲ 주말걷기 양재천-탄천 산책 / Tagstory에 올라온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