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땜에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 많아 썼다”
사진=허영한기자 younghan@chosun.com
입력 : 2006.12.15 23:42 / 수정 : 2006.12.16 07:14
- 신상훈/개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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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잔칫상에 마우스와 돈, 연필, 실이 올랐다. 아빠가 말했다. “마우스를 잡으면 프로그래머가 되고, 돈을 잡으면 사업가가 될 거야.” 아들은 잔칫상에 올라가 헤집으며 난장판을 만들었다. “여보, 우리 아들이 대체 어떤 사람이 될까요.” 아빠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대통령이 될 것 같아. 노무현 대통령 같은….”
방송작가이자 개그맨 신상훈(43)씨가 ‘노무현 정권에서 1년 동안 살아남는 방법 69가지’(글로리아 북스)라는 유머책을 냈다. 노 대통령을 꼬집는 유머로만 300쪽 가까운 분량을 채웠다. 부제는 ‘총체적 국가 재난 상황 전국민 서바이벌 키트’. ‘쓸데없는 걸 암기해서 머리를 복잡하게 하라’ ‘보청기를 빼라’부터 ‘이민을 가라’같은 극약 처방까지 담겼다. 신씨는 “대통령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남은 임기 1년간 견디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노사모’를 ‘노무현을 찍었다가 사기당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소개한다.
신씨는 뜻밖에 진짜 ‘노사모’ 회원이다. 노 대통령이 2002년 여당 후보로 확정되기 훨씬 전에 가입한 열혈팬이라고 했다. 그를 ‘변화’를 이뤄낼 정치인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개그맨들을 이끌고 선거운동도 도왔고 촛불집회에도 나섰다. 그러나 대통령의 거듭되는 막말과 부동산 정책 실패 때문에 마음이 돌아섰다고 했다. “대통령은 반대에 부딪히면 더 독기 있게 밀고 나갑니다. 입을 닫고 들어야죠. 국민들이 모두 ‘예’라고 하는데 혼자 ‘아니요’라고 말하는 대통령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합니다.”
책에서 소개한 유머 100여 개 중 30~40%는 창작이고 나머지는 시중에 나도는 유머를 적당히 각색했다. 그의 창작이라는 ‘직장상사’란 유머는 이렇다.
노 대통령이 잠을 못 이루고 침대에서 뒤척이자 권양숙 여사가 무슨 고민이 있냐고 했다. “직장상사 때문에 잠을 못 자겠어.” 권 여사가 의아해했다. “아니, 당신에게 직장상사가 어디 있어요. 이 나라 대통령인데.” “그게 문제야. 나 대신 책임질 직장상사가 없어서 잠이 안 온다니까.”
한양대 연극영화과 출신인 신씨는 1986년 방송작가로 데뷔했고, 서울예술종합학교에서 개그와 코미디를 강의하는 교수이기도 하다. “남은 1년이라도 정치를 잘 하라는 뜻에서 쓴소리한 겁니다. 말씀을 가려서 하시라고요.” KBS 2 TV ‘폭소클럽 2’에 출연중인 신씨는 “설마 이런 책 썼다고 잘리진 않겠지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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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노무현 정권에서 1년동안 살아남는 방법 69가지'를 낸 신상훈씨/ 유석재기자
▲노정권에서 1년동안 살아남기(2)/ 유석재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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