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빈 바랑

참선은 열린 마음(開心)의 지향

淸潭 2006. 11. 10. 18:25

 

참선은 열린 마음(開心)의 지향

 

참선은 곧 '본 마음·참 나'를 밝히는 작업이다. 본 마음·참 나는 어느 누구에게나 본래부터 갖추어져 있으며, 청정무구하여 일찍이 티끌세간 속에서도 물든 일이 없으며, 완전하다고 한다. 참선은 이러한 본 마음·참 나에 대한 확고한 인식 내지는 신심(信心)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이는 올바른 참선의 선결조건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서 비록 겉보기에는 좌선의 자세나 모습 혹은 생활선의 취지 등이 유사한 듯 보인다 해도 불교의 참선과 여타 종교의 명상법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사적(史的)인 관점에서 볼 때, 참선 대중화의 기반을 닦은 이는 육조혜능(638~713)스님이라고 할 수 있다. 육조스님은 결코 몸의 좌선을 강조하지도 않았으며, 마음으로 화두드는 것도 주창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본성을 바로 볼 것'見性(견성)'을 강조하였을 따름이었다. 선지식의 지도로써 단박에 자신의 본성을 되돌아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이것은 기존에 없던 것을 만들어낸다거나 부족한 것을 채워나가는 것이 아니고, 이미 갖추고 있는 것을 돌이켜 확인하면 되는 까닭에 '단박(頓)'인 것이다.


그것은 결코 특수한 시간에 특수한 장소에서 특이한 사람들만이 행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행할 수 있는 열린 참선이어야만 한다. 본 마음·참 나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든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본래 참선이란 일체의 형식과 방법에서 벗어나 있다고 볼 수 있다. 굳이 표현하자면 선지식의 지도와 자신의 열려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고나 할까, 하지만 그 선지식조차도 다분히 자신의 마음가짐 여하에 달려있다. 마음이 열려있는 이에게는 자연 그대로가 두두물물(頭頭物物)이 선지식 아님이 없을 것이나, 마음이 닫힌 사람 앞에는 비록 불·보살과 달마대사가 당장 나타난다 해도 크게 얻는 바가 없을 것이다.


문은 열기 위해서 닫는 것이다. 이제 비록 참선이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수행임을 밝혔다. 하지만 그것은 다만 원칙일 뿐이고, 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다시 일정한 방법이 필요하게 된다. 그것이 곧 몸의 좌선(坐禪)이며 마음의 화두 챙김(看話)인 것이다.


출처 : 조계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