牧民心書 / 丁若鏞
(老年 有情)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이 없으되
그대를 꽃으로 볼 일이로다.
털려고 들면 먼지없는 이 없고
덮으려고 들면 못덮을 허물 없으되
누구의 눈에 들기는 힘들어도
그 눈 밖에 나기는 한순간이더라.
귀가 얇은 자는 그 입 또한 가랑잎처럼 가볍고
귀가 두꺼운 자는 그 입 또한 바위처럼 무거운 법
생각이 깊은 자여! 그대는 남의 말을
내 말처럼 하리라.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 하고
넓음은 사람을 따르게 하고
깊음은 사람을 감동케 하니
마음이 아름다운 자여 !
그대 그 향기에 세상이 아름다워라.
나이가 들면서 눈이 침침한 것은
필요없는 작은 것은 보지 말고
필요한 큰 것만 보라는 것이며,
귀가 잘 안 들리는 것은
필요없는 작은 말은 듣지 말고
필요한 큰 말만 들으라는 것이고
이가 시린 것은 연한 음식만 먹고
소화불량 없게 하려 함이고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운 것은
매사에 조심하고 멀리 가지말라는 것이지요.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것은
멀리 있어도 나이 든 사람인 것을
알아보게 하기 위한 조물주의 배려랍니다.
정신이 깜박거리는 것은
살아온 세월을 다 기억하지 말라는 것이니...,
지나온 세월을 다 기억하면
아마도 머리가 핑하고 돌아버릴 거래요.
좋은 기억, 아름다운 추억만
기억하라는 것이랍니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