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의고(擬古) 6수 / 신흠(申欽)

淸潭 2025. 2. 1. 09:50

의고(擬古) 6 / 신흠(申欽)

상촌선생집 제6 / ()○오언고시(五言古詩) 118

 

부상의 오색 누에고치로써 / 扶桑五色繭

무녀가 찬란하게 베를 짜되 / 燦爛女襄

금박으로 응룡의 서린 모양 넣고 / 金泥蟠應龍

밝게 구장을 모두 갖추어서 / 昭哉備九章

재단하여 조일포을 만드노니 / 裁爲朝日袍

이 제도가 황제에게서 비롯됐거늘 / 此制肇軒皇

나양이 장보를 해괴하게 여겨 / 裸壤駭章甫

큰길 가에 내다 버리도다 / 棄捐衢路傍

 

()

모사는 시든 풀을 수놓고 / 蝥絲繡凋草

개똥벌레는 성긴 장막에 엉기며 / 宵行點踈幌

북두성 자루는 이미 서쪽으로 둘렀고 / 招搖已西柄

은하는 희미하게 남쪽으로 쳐들었으며 / 星漢迷南仰

초승달은 높은 봉우리에 걸려있고 / 初月掛高岫

옷깃 적시는 이슬은 시원도 한데 / 濡襟零露爽

덧없는 인생 근심과 어울리어 / 浮生與憂俱

홀로 이렇게 길이 한탄하노라 / 獨此長悵惘

 

()

고기 중엔 바다를 나는 요가 있고 / 魚有飛海

새 중에는 회수에 빠지는 작이 있으며 / 禽有沈淮爵

별은 떨어져서 돌이 되고 / 天星隕爲石

썩은 풀에는 개똥불이 반짝이며 / 糞草螢灼灼

계수나무 꽃은 열매를 못 맺고 / 桂花不能實

북두 자루는 잔질을 하지 못하도다 / 斗杓不能酌

마음이 걱정되어 노래를 하노니 / 心憂歌且謠

이 회포를 누구에게 의탁할꼬 / 此懷知誰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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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을 심으려거든 난초를 심고 / 藝草當藝蘭

나무를 키우려거든 대를 키우며 / 養樹當養竹

새를 기르려거든 학을 기르고 / 畜禽當畜鶴

보배를 간직하려면 옥을 간직해야지 / 種寶當種玉

세상과 어긋남 속에 세월 저물어가는데 / 差池歲月晩

시름 속에 외로이 지내면서 / 端憂坐幽獨

가서 현주의 지초를 꺾어 오니 / 去斲玄洲芝

푸른 삼수의 꽃 반짝반짝 빛나네 / 煌煌三秀綠

 

()

상이는 무늬가 이미 닳아졌고 / 商彝繡已澁

하정은 먼지가 또한 끼었는지라 / 夏鼎塵亦蒙

옛 기물을 다시 보배로 안 여기고 / 古器不復珍

진흙 속에 방치해 버리도다 / 棄置泥沙中

황종은 황소 귀를 해괴하게 여기고 / 黃鍾駭牛耳

백벽은 고기 눈을 부끄러이 여기네 / 白璧羞魚目

아 거듭 말하기도 어려우니 / 嗟嗟難重陳

그대 위해 노래 한 곡 부르노라 / 爲君歌一曲

 

()

장상사를 부르지 말고 / 莫唱長相思

우선 완가행이나 부르자꾸나 / 且唱緩歌行

서로 생각함은 견딜 수가 없거니와 / 相思不可耐

느즈러이 노래함은 마음을 기쁘게 하네 / 緩歌聊怡情

천오는 바닷물을 맘대로 옮기고 / 天吳移海水

옥녀는 웃어서 번개를 일으킨다오 / 玉女笑作霆

나에게 천년조가 있으니 / 我有千年調

그대는 시험삼아 한 번 들어보소 / 請君試一聽

 

[-D001] 부상(扶桑) :

동해(東海) 가운데 있다는 신수(神樹)의 이름. 여기가 곧 해가 뜨는 곳이기도 하다.

[-D002] 무녀() :

별 이름. 이 별은 여수(女宿)로서 포백(布帛)을 맡았다고 한다.

[-D003] 응룡(應龍) :

날개가 달린 용을 말한다.

[-D004] 구장(九章) :

천자가 입는 옷의 아홉 가지 문양(紋樣)을 말한다.

[-D005] 조일포(朝日袍) :

천자가 청정(聽政)하는 날에 입는 옷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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