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고(擬古) 6수 / 신흠(申欽)
상촌선생집 제6권 / 시(詩)○오언고시(五言古詩) 1백18수
부상의 오색 누에고치로써 / 扶桑五色繭
무녀가 찬란하게 베를 짜되 / 燦爛婺女襄
금박으로 응룡의 서린 모양 넣고 / 金泥蟠應龍
밝게 구장을 모두 갖추어서 / 昭哉備九章
재단하여 조일포을 만드노니 / 裁爲朝日袍
이 제도가 황제에게서 비롯됐거늘 / 此制肇軒皇
나양이 장보를 해괴하게 여겨 / 裸壤駭章甫
큰길 가에 내다 버리도다 / 棄捐衢路傍
이(二)
모사는 시든 풀을 수놓고 / 蝥絲繡凋草
개똥벌레는 성긴 장막에 엉기며 / 宵行點踈幌
북두성 자루는 이미 서쪽으로 둘렀고 / 招搖已西柄
은하는 희미하게 남쪽으로 쳐들었으며 / 星漢迷南仰
초승달은 높은 봉우리에 걸려있고 / 初月掛高岫
옷깃 적시는 이슬은 시원도 한데 / 濡襟零露爽
덧없는 인생 근심과 어울리어 / 浮生與憂俱
홀로 이렇게 길이 한탄하노라 / 獨此長悵惘
삼(三)
고기 중엔 바다를 나는 요가 있고 / 魚有飛海鰩
새 중에는 회수에 빠지는 작이 있으며 / 禽有沈淮爵
별은 떨어져서 돌이 되고 / 天星隕爲石
썩은 풀에는 개똥불이 반짝이며 / 糞草螢灼灼
계수나무 꽃은 열매를 못 맺고 / 桂花不能實
북두 자루는 잔질을 하지 못하도다 / 斗杓不能酌
마음이 걱정되어 노래를 하노니 / 心憂歌且謠
이 회포를 누구에게 의탁할꼬 / 此懷知誰托
사(四)
풀을 심으려거든 난초를 심고 / 藝草當藝蘭
나무를 키우려거든 대를 키우며 / 養樹當養竹
새를 기르려거든 학을 기르고 / 畜禽當畜鶴
보배를 간직하려면 옥을 간직해야지 / 種寶當種玉
세상과 어긋남 속에 세월 저물어가는데 / 差池歲月晩
시름 속에 외로이 지내면서 / 端憂坐幽獨
가서 현주의 지초를 꺾어 오니 / 去斲玄洲芝
푸른 삼수의 꽃 반짝반짝 빛나네 / 煌煌三秀綠
오(五)
상이는 무늬가 이미 닳아졌고 / 商彝繡已澁
하정은 먼지가 또한 끼었는지라 / 夏鼎塵亦蒙
옛 기물을 다시 보배로 안 여기고 / 古器不復珍
진흙 속에 방치해 버리도다 / 棄置泥沙中
황종은 황소 귀를 해괴하게 여기고 / 黃鍾駭牛耳
백벽은 고기 눈을 부끄러이 여기네 / 白璧羞魚目
아 거듭 말하기도 어려우니 / 嗟嗟難重陳
그대 위해 노래 한 곡 부르노라 / 爲君歌一曲
육(六)
장상사를 부르지 말고 / 莫唱長相思
우선 완가행이나 부르자꾸나 / 且唱緩歌行
서로 생각함은 견딜 수가 없거니와 / 相思不可耐
느즈러이 노래함은 마음을 기쁘게 하네 / 緩歌聊怡情
천오는 바닷물을 맘대로 옮기고 / 天吳移海水
옥녀는 웃어서 번개를 일으킨다오 / 玉女笑作霆
나에게 천년조가 있으니 / 我有千年調
그대는 시험삼아 한 번 들어보소 / 請君試一聽
[주-D001] 부상(扶桑) :
동해(東海) 가운데 있다는 신수(神樹)의 이름. 여기가 곧 해가 뜨는 곳이기도 하다.
[주-D002] 무녀(婺女) :
별 이름. 이 별은 여수(女宿)로서 포백(布帛)을 맡았다고 한다.
[주-D003] 응룡(應龍) :
날개가 달린 용을 말한다.
[주-D004] 구장(九章) :
천자가 입는 옷의 아홉 가지 문양(紋樣)을 말한다.
[주-D005] 조일포(朝日袍) :
천자가 청정(聽政)하는 날에 입는 옷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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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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