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회(感懷) / 김시습(金時習)
四十三年事已非 / 43년의 일이 이미 다 글렀나니 /
此身全與壯心違 / 이 몸은 전혀 컸던 뜻과 어긋났네 /
神魚九變騰千里 / 신어는 아홉 번 변해 천 리를 나는데 /
大鳥三年欲一蜚 / 큰 새는 3년에 한 번 날려 한다 /
洗耳更尋東澗水 / 귀를 씻으려 다시 동쪽 개울 물을 찾고 /
療飢薄采北山薇 / 주림을 달래려 북쪽 산의 고사리를 캐었네 /
從今𨺗覺歸歟處 / 지금부터 돌아갈 곳을 비로소 깨달았나니 /
雪竹霜筠老可依 / 눈 속의 대나무와 서릿발의 죽순은 늙어서 의지할 만하여라 /
[주-D001] 큰 새는 …… 한다 : 춘추 시대 초(楚)나라의 장왕이 왕이 된 지 3년이 되어도 아무런 정치도 하지 아니 하므로 그 신하가 왕에게, “어느 곳에 큰 새가 있는데 3년 동안을 날지 아니하니 어찌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하니, 왕이 대답하기를, “3년을 날지 않았어도 날면 하늘에 닿도록 크게 날 것이니, 좀 기다려 보아라.” 하고, 다시 정치를 잘하여 나라를 훌륭하게 만들었다.
ⓒ 한국고전번역원 | 김달진 (역) |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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