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淸潭 四首〕이익(李瀷)

淸潭 2023. 2. 20. 15:17

성호전집 제3 / () 이익(李瀷)

청담4수 〔淸潭 四首〕이익(李瀷)

 

시내 꽃 돌길 이끼 맘껏 보고 지나니 / 溪花磴蘚恣經行

흰 바위 맑은 물이 가슴에 들어온다 / 白石淸流愜素情

구곡가 시 중에 그 무엇과 비교하랴 / 九曲歌中誰較得

진중하게 생각하고 품평하지 말기를 / 請君珍重莫題評

 

예전에 중흥동을 노닐 때가 생각난다 / 念昔中興洞裏遊

시내 따라 오르내리며 맘껏 구경했었지 / 沿溪上下恣探搜

지금껏 청담 있다 내 믿지를 않았는데 / 至今未信淸潭在

늙은 얼굴 맑은 물에 비춰 보니 부끄럽다 / 羞殺蒼顔照碧流

 

올 땐 그리 급했는데 갈 땐 어이 더딘가 / 來何急急去何遲

산수와의 깊은 인연 지금껏 몰랐구나 / 山水緣深自不知

청교에서 친구와 술을 나눠 마신 뒤에 / 恰似靑郊酒後

이별 못내 슬퍼하는 그 마음과 흡사하다 / 故人相別不勝悲

 

홍씨 집안 정자가 물을 굽어보는 곳 / 洪家亭子俯淸瀾

말 달려 찾아와서 시원스레 바라본다 / 走馬來尋快意看

은빛 폭포 소란해 돌아갈 길 잃고서 / 銀瀑喧時迷去路

백운봉 아래에서 자꾸 서성거린다 / 白雲峯下重盤桓

 

[-D001] 청담(淸潭) :

《만기요람(萬機要覽)》 〈군정편(軍政篇) 북한산성(北漢山城)〉에 보면, 북한산성의 토지를 구역별로 나누어 군영에 배속시키고 있는데신둔(新屯), 청담, 서문하(西門下), 교현하(橋峴下)는 훈련도감(訓鍊都監)의 구역이다.”라는 말이 있는 것으로 보아 청담은 조선 시대 훈련도감에 소속된 북한산성 구역 내의 지명이라 판단된다. 그 지역에 맑은 못이 있어 그런 명칭이 붙여졌던 듯하다.

[-D002] 구곡가(九曲歌) …… 말기를 :

청담이 있는 이 지역은 바위가 희고 물이 맑아 구곡가에 나오는 어떤 풍경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곳이므로 섣불리 우열을 품평하지 말라는 말이다. 구곡가는 주희(朱熹)의 〈무이구곡가(武夷九曲歌), 퇴계(退溪) 이황(李滉)의 〈도산구곡가(陶山九曲歌),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고산구곡가(高山九曲歌)〉 등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D003] 중흥동(中興洞) :

북한산성의 중흥동 계곡을 말하는데, 일명 백운동(白雲洞) 계곡이라고도 한다. 지금의 중성문(中城門)을 지나면 나오는 계곡이 바로 그곳이다.

[-D004] 지금껏 …… 부끄럽다 :

청담의 물이 그렇게 맑다는 말을 지금까지 믿지 않았는데, 지금 와서 그곳에 얼굴을 비춰 보니 믿지 않았던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맑다는 말이다.

[-D005] 올 땐 …… 몰랐구나 :

청담을 찾아올 때에는 서둘러 왔으나 이곳의 산수가 정말 좋아서 가는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데, 성호 자신이 이렇게 이곳의 산수와 인연이 깊은 줄은 몰랐다는 말이다.

[-D006] :

교정고본 권3에는으로 되어 있다.

[-D007] :

퇴로본 권2에는로 되어 있다.

[-D008] 백운봉(白雲峯) :

북한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로 해발 836미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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