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사(稼亭詞)
농상이 신정할 때에 이르면 / 詹農祥之晨正兮
구호가 서로 부르며 정답게 노래하나니 / 嚶九扈其和鳴
농기구 손에 들고 밭으로 나가면서 / 躬錢鏄以俱往兮
날마다 닭 소리와 함께 일어난다오 / 日與鷄而俱興
단비가 제때에 알맞게 내리면 / 甘雨至而及時兮
곡식 싹들이 푸릇푸릇 돋아나는데 / 嘉苗起而懷新
잡초를 제거하고 양곡을 세우노라면 / 乃芟蕪而立良兮
진창에서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흐뭇하다오 / 寧塗潦之勞吾身
곡식이 영글어서 한번 배불리 먹을 때까지는 / 竢堅實以一飽兮
아직도 가뭄과 홍수의 걱정이 있나니 / 猶有虞於乾溢
서징이 때에 맞아 어긋나지 않아야만 / 庶徵時而不忒兮
힘들게 노력한 공이 헛되지 않게 된다오 / 始不負其勤力
기장과 벼를 모두 거두어들인 뒤에야 / 黍稌坌其登場兮
추수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터 / 信秋成之可樂
반드시 열심히 수고한 뒤에야 얻는 법이니 / 必勞勩而後得兮
하루라도 일하지 않을 수 있으리오 / 可一日之不作
내가 옛날 시골집에 칩거할 적에 / 余昔偃於田廬兮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 맛보았는데 / 樂與苦其相參
어찌하여 쟁기를 버리고 인끈을 두르고서 / 何釋耒而紆綬兮
농부를 보며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었는고 / 視力田而有慙
치아와 두발이 모두 쇠한 늘그막에 와서 / 齒髮颯其衰莫兮
돌아가려 해도 돌아갈 곳이 없어라 / 蓋欲歸而無所
그대는 이제 몸 일으켜 세상의 쓰임이 되는 때에 / 子方興而致用兮
이렇게 빨리도 고향의 전원을 멀리 생각하시는가 / 遽遐思於農畝
농가 옆에 정자를 높이 우뚝 세운 것은 / 屹環堵之危亭兮
직접 농사지으며 살겠다는 결의일 터 / 期作勞以自營
숙수의 봉양을 하며 기쁘게 해 드리노라면 / 奉菽水而怡顔兮
커다란 창고가 가득 차서 넘칠 수도 있으리 / 或高廩之可盈
저 노농이 가진 지식보다도 / 彼老農之爲智兮
성인이 못한 것이 결코 아니었나니 / 非聖人之不如也
농사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생각하면 / 念民事之艱難兮
감히 무시하며 편히 지낼 수 없었기 때문이라네 / 不敢怠而逸居也
또 가정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 又爲之歌曰
동쪽 바다 저 토지는 / 東海之壖
그대가 농사짓는 곳 / 子所田兮
해 뜨면 일어나고 해 지면 쉬면서 / 出作入息
풍년의 즐거움을 장차 누리리라 / 樂有年兮
임금님의 힘이 아니고서야 / 非帝之力
어떻게 이 몸이 편안하리오 / 孰我安兮
우리를 다스리는 저 사람이여 / 彼君子兮
하는 일 없이 얻어먹지 않는도다 / 不素餐兮
구호가 서로 부르며 정답게 노래하나니 / 嚶九扈其和鳴
농기구 손에 들고 밭으로 나가면서 / 躬錢鏄以俱往兮
날마다 닭 소리와 함께 일어난다오 / 日與鷄而俱興
단비가 제때에 알맞게 내리면 / 甘雨至而及時兮
곡식 싹들이 푸릇푸릇 돋아나는데 / 嘉苗起而懷新
잡초를 제거하고 양곡을 세우노라면 / 乃芟蕪而立良兮
진창에서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흐뭇하다오 / 寧塗潦之勞吾身
곡식이 영글어서 한번 배불리 먹을 때까지는 / 竢堅實以一飽兮
아직도 가뭄과 홍수의 걱정이 있나니 / 猶有虞於乾溢
서징이 때에 맞아 어긋나지 않아야만 / 庶徵時而不忒兮
힘들게 노력한 공이 헛되지 않게 된다오 / 始不負其勤力
기장과 벼를 모두 거두어들인 뒤에야 / 黍稌坌其登場兮
추수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터 / 信秋成之可樂
반드시 열심히 수고한 뒤에야 얻는 법이니 / 必勞勩而後得兮
하루라도 일하지 않을 수 있으리오 / 可一日之不作
내가 옛날 시골집에 칩거할 적에 / 余昔偃於田廬兮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 맛보았는데 / 樂與苦其相參
어찌하여 쟁기를 버리고 인끈을 두르고서 / 何釋耒而紆綬兮
농부를 보며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었는고 / 視力田而有慙
치아와 두발이 모두 쇠한 늘그막에 와서 / 齒髮颯其衰莫兮
돌아가려 해도 돌아갈 곳이 없어라 / 蓋欲歸而無所
그대는 이제 몸 일으켜 세상의 쓰임이 되는 때에 / 子方興而致用兮
이렇게 빨리도 고향의 전원을 멀리 생각하시는가 / 遽遐思於農畝
농가 옆에 정자를 높이 우뚝 세운 것은 / 屹環堵之危亭兮
직접 농사지으며 살겠다는 결의일 터 / 期作勞以自營
숙수의 봉양을 하며 기쁘게 해 드리노라면 / 奉菽水而怡顔兮
커다란 창고가 가득 차서 넘칠 수도 있으리 / 或高廩之可盈
저 노농이 가진 지식보다도 / 彼老農之爲智兮
성인이 못한 것이 결코 아니었나니 / 非聖人之不如也
농사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생각하면 / 念民事之艱難兮
감히 무시하며 편히 지낼 수 없었기 때문이라네 / 不敢怠而逸居也
또 가정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 又爲之歌曰
동쪽 바다 저 토지는 / 東海之壖
그대가 농사짓는 곳 / 子所田兮
해 뜨면 일어나고 해 지면 쉬면서 / 出作入息
풍년의 즐거움을 장차 누리리라 / 樂有年兮
임금님의 힘이 아니고서야 / 非帝之力
어떻게 이 몸이 편안하리오 / 孰我安兮
우리를 다스리는 저 사람이여 / 彼君子兮
하는 일 없이 얻어먹지 않는도다 / 不素餐兮
사단(謝端)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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