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고시십구수(古詩十九首)

淸潭 2020. 2. 24. 11:48

고시십구수(古詩十九首)

 

고시(古詩)는 중국 고전시(古典詩)의 명칭으로 통한다. 이는 시대에 따른 명칭과, 시체(詩体)에 다른 명칭 등으로 2가지의 의미를 가진다. 시대에 따른 명칭으로는 육조시대(北魏華北統一439년부터 가 중국을 재통일하는 589년까지)의 위(:220- 265).(:265- 420)이전의 시를 말하고 시체(詩体)로는 당(618-907)에 들어 근체시(近体詩)가 성립하고부터는 그 성립이전의 시()를 말한다.

 

여기에 소개하는 19수의 시는 漢代기원전202220에 작시한 일련의 작자미상(作者未詳)의 오언시(五言詩)이다. 차례로 19수를 소개한다.

 

이 시들은 아직 소개되어 있지 않아 부족한대로 우선 원시(原詩)의 내용을 알리는 목적으로 한 것임으로 좋은 의견을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

 

古詩十九首之 第一首

 

行行重行行: 이별의 시古詩十九首之其一

 

行行重行行(행행중행행)/가고, 가고 또 가고 가시네.

與君生別離(여군생별리)/당신과 함께 살다가 이별하여

 

相去萬餘裏(상거만여리)/서로 떨어져 만 여리네.

各在天一涯(각재천일애)/서로가 하늘 끝자락에 있음에야!

 

道路阻且長(도로조차장)/길은 험하고 멀어

會面安可知(회면안가지)/만날 수 있을 까 알 수 없구나.

 

胡馬依北風(호마의북풍)/호마는 북풍을 타고 달리고

越鳥巣南枝(월조소남지)/월조는 남쪽 가지에 둥지를 튼다.

 

[단어풀이]

会面만나다

胡馬. 越鳥북방의 말, 남방의 새(함께 쓰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생각)

 

[해설]

당신은 행군을 하고 또 하고 계시겠군요. 그런 당신과 살아서 이별하여 지금까지 일만 리나 사이에 두고 떨어져버리고 말았군요.

우리들이 떨어져 있는 길은 험하고 멀기만 합니다. 만날 수 있을까 어떨까 생각하면 슬퍼집니다. 호마(胡馬:예전에, 중국 북방이나 동북방 등지에서 나던 말)는 북풍을 타고 달리고, 월조(越鳥:고향을 잊지 못함의 비유)는 남국의 나뭇가지에 둥지를 튼다고 하였다. , 몸은 전장에서 말로 행군하고 있는데, 당신의 마음은 나를 향하고 있을 것이라는 여성의 상상을 나타내고 있다.

 

相去日已遠(상거일이원)/서로 떨어져 있는 날이 길어가고

衣帶日已緩(의대일이완)/나의 허리띠는 날마다 느슨해지네.

 

浮雲蔽白日(부운폐백일)/뜬 구름은 밝은 태양을 가로 막고

遊子不顧返(유자불고반)/떠난 사람은 돌아오지 못하네.

 

思君令人老(사군령인로)/임을 그리워하면서 늙어갈 것인데

歳月忽已晩(세월홀이만)/세월은 홀연히 지나갑니다.

 

棄捐勿複道(기연물부도)/돌아올거나 기대는 마음 그만두고

努力加餐飯(노력가찬반)/이제 찬반을 더하고 노력하여야겠다.

 

[단어풀이]

白日남편의 마음을 비유한 것

浮雲뜬 구름. 혹여 다른 여자를 비유한 것일까?

遊子여행객(남편:

棄捐버리는 것

加餐飯상대에게 식사를 권하는 것

 

[해설]

멀리 떨어져 있기 일월이 지나 나의 몸은 야위고 말라간다. 뜬 구름은 햇볕을 가리고 당신은 (전장에서)돌아올 수 없겠군요.

당신을 생각하면 슬픈 생각 속에서 저는 늙어만 간다. 세월은 흘러 저는 일층 늙어만 가고 있다. 하지만 이제 푸념일랑 그만두고자 한다. 억지로라도 음식을 취하고 건강을 찾아 당신을 만날 날을 고대할 것이다.

 

[후기]

古詩十九首第一에 있는 이 노래는 남편의 원행(전장)을 생각하는 아내의 노래라고 생각된다. 첫 행에 行行重行行시작하고, 계속하여 與君生別離라는 구절로 보아 남편은 전쟁에 달려 나가 행군을 계속하는 것을 나타내는데 그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이별의 비애를 강하게 전하고 있다.

 

후단에는 슬픔을 이기지 못한 아내의 간절한 심정이 담겨 있다. 努力加餐飯의 부분은 제대로 식사를 취하여 건강을 지켜나가 주기를 바란다는 남편에게 부탁하는 말이라고도 생각되지만 아내가 스스로 자신을 향하여 말을 걸어 다짐한다는 것이 더욱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

 

古詩十九首之 第二首

 

青青河畔草: 불우한 여심의 시古詩十九首之其二

 

青青河畔草(청청하반초)/푸르고 싱그러운 호반의 풀

鬱鬱園中柳(울울원중유)/울창하고 무성한 정원의 버드나무

 

盈盈樓上女(영영루상여)/아름답고 예쁜 누각위의 여성

皎皎當窗庸(교교당창용)/창가에 기댄 희고 아름다운 모습

 

娥娥紅粉妝(아아홍분장)/단아하고 정갈하게 화장하였구나.

纖纖出素手(섬섬출소수)/가늘고 예쁜 섬섬옥수 내밀고 있네.

 

昔為娼家女(석위창가녀)/옛날에는 창가의 여인이었지만

今為蕩子婦(금위탕자부)/지금은 탕자의 부인이 되었네.

 

蕩子行不歸(탕자행불귀)/탕자의 행방은 돌아오지 않아 알 수 없고

空床難獨守(공상난독수)/빈 침상을 혼자 지키기가 어렵구나.

 

[단어풀이]

青河畔艸=五行思想에서 으로 男女性行為가 격렬한 모습을 나타내는 말이다

=무성함. 는 여성의 유연하고 간드러진 모습을 상징한다.

皎皎=살결이 희고 빛이 나는 모양, 섹시한 모습 

窓牅=창가에 기대어 선 모습 

娥娥=여자의 아름다운 자태. 嫦娥를 연상한 것으로 보임, 嫦娥는 배신당한 사랑의 원한을 노래한 옛 신화에 비유한 노래에 나오는 인물. 

倡家=유각

蕩子=방탕한 남자. 귀공자인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해설]

이 시는 난봉꾼에게 몸을 바친 기녀가 불행한 결혼을 해서 남자의 부인이 되어 혼자 쓸쓸한 밤을 지키는 동정의 시이다.

호반의 수초는 싱그럽고 푸르다. 정원 중의 버드나무는 울창한데 아름다운 여성이 누각의 위에 앉아 순백의 자태를 창가에 가대고 있다(*鬱鬱鬱蒼을 뜻하고盈盈은 아름다움, 皎皎는 색이 희고 아름다음, 娥娥는 예쁘고 아름다움을 뜻함)

아름답게 화장한 모습으로 가늘고 흰 손, 옛날은 창가(娼家)의 여자였든가? 지금은 탕자(蕩子)의 처로 있다. 여인은 그 탕자의 행방도 알지 못한 상태에서 혼자서 잠들기 어렵다는 것을 나타낸다.

옛날 창가(娼家)의 여인이었으나 지금은 탕자(蕩子)의 여인이 되었으나 이제는 버려진 신세가 되어 적막함을 참아내지 못하는 상태의 여심을 노래하고 있다.

 

[후기]

첫 구절의青青河畔草부터 여섯째구절의 纖纖出素手까지 두 자를 겹친 수법은 이 시의 기교가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

..............................................................................

古詩十九首之 第三首

 

青青陵上柏: 인생무상를 노래한 시古詩十九首之其三

 

青青陵上柏(청청육상백)/푸르고 무성한 언덕위의 측백나무  

磊磊澗中石(뇌뢰간중석)/겹겹이 쌓여 있는 산간의 돌  

 

人生天地間(인생천지간)/인생이 천지사이에 사는 것은   

忽如遠行客(홀연원행간)/홀연히 멀리 떠나는 여객과 같다.  

 

斗酒相娯樂(두주상오락)/한말 술로 서로 나누면서 즐기면  

聊厚不為薄(료후불위박)/애오라지 충분하고 부족함이 없도다.  

 

驅車策駑馬(구치책노마)/느린 말을 채찍질 하여   

遊戲宛與洛(유희완여낙)/남양과 낙양에서 놀리라.  

 

洛中何鬱鬱(낙중하울울)/낙양의 시내는 어찌 이리 화려한가?  

冠帶自相索(관대자상색)/의관과 속띠를 메고 서로 가고 오는구나.  

長衢羅夾巷(장구나협항)/길고 큰 길과 좁은 길이 사이를 있는데  

王侯多第宅(왕후다제택)/왕과 제후의 저택이 많고도 많도다.  

 

兩宮遙相望(양궁요상망)/양 궁전이 사로 사이 두고 바라보고 

雙闕百餘尺(쌍궐배여척)/양 궁전 누대는 높이가 100여척구나.  

 

極宴心意娯(극연심의오)/연회를 마음껏 즐기면   

戚戚何所迫(척척하고박)/근심걱정이 어찌 가까이 오겠는가? 

 

[단어풀이]

=높은 언덕(高丘)

=측백나무(상록수) 

=뢰석(굴러와서 쌍인 돌무더기) 

-산골짜기 물 

駑馬=발리 느린 말

宛與洛=중국 하남성 南陽宛県洛陽

=번성한 상태

冠帯=의관속대(衣冠束帯), 귀족관료인(貴族官僚人)

自相索=항상 서로 방문하고 만나는 일. 서로 우왕좌왕 오가는 모습

長衢=길고 큰 대로, 四方으로 통하는 도시의 대로

=나열, 연속하여 나란히

第宅=저택 

両宮=漢代에는 洛陽에 남북에 있었던 両宮. 七里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했다

双闕=궁문의 좌우에 있는 높은 누각

戚戚=근심 걱정과 슬픔 

何所迫=어떻게 몸 가까이 닥아 올 수 있을 까? 

 

[해설]

푸르고 무성한 언덕위에 측백나무가 있고, 구르고 굴러 온 계곡의 돌, 자연은 항상 이와 같이 변함없이 영원한 것이다. 그러나 천지간에 인생은 무상하여 멀리 떠나온 여객이 홀연히 사라져 가버린 것과 같이 허무하다.

 

아쉽지만 한말의 술을 벗과 술잔을 기울이고 즐기는 것으로, 그렇다면 그런대로 충분한 것이고 부족한 것도 없다. 발이 둔한 말이지만 채찍을 가하여 가마를 달리어, 장안의 길과 낙양의 수도에서 즐기고 싶은 마음을 노래한다.

 

이 화려한 도시의 가로는 마치 꽃의 도시처럼 화려하다. 衣冠束帯姿를 한 양반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동서남북의 대로에 소로를 규칙적으로 연결하고 그곳에는 왕과 제후의 저택들이 들어 서 있다.

 

이 번화가에는 마음 가는 데까지 주연과 환락을 즐긴다면 인생의 근심과 슬픔이 어찌 몸 가까이 닥아 올 것인가 하고 인생을 즐겁게 살기를 노래한 듯하다.

 

[후기]

산간촌락에서 나와 도시사람들의 현실세계에 몸이 이끌려 향락과 야심 속에서 근심걱정을 지우려고 한다. 최후의 일구인 戚戚(척척), 인생의 근심걱정이야 말로 이 시의 기조이다. 인생은 무상하지만 그것을 슬퍼하기보다 운명에 맡기고 잠시 행락을 즐기자는 의미를 가지는 시다.

..............................................................

古詩十九首之 第四首

 

今日良宴會: 친구의 출세를 바라는 시古詩十九首其四

 

今日良宴會(금일양연회)/오늘의 이 같은 좋은 연회 

歡樂難具陳(환락난구진)/환락을 자세히 말하기 어렵네. 

 

彈箏奮逸響(탄쟁분일향)/쟁을 퉁기는 소리 들으면

新聲妙入神(신성묘입신)/새로운 소리 기묘하여 신의 경지에 이른 듯하고.

 

令德唱高言(영덕창고언)/높은 덕을 가진 자가 노래를 하면

識曲聽其真(식곡청기진)/곡을 만든 자는 그 진의를 자연히 알 수 있다.

 

齊心同所願(제심동소원)/마음을 단정히 하여 같은 곳을 바라보지만 

含意倶未申(함의구미신)/품은 뜻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는구나.

 

人生寄一世(인생기일세)/인생이 한 평생을 사는 것은

奄忽若飆塵(엄홀약표진)/홀연히 바람에 날리는 먼지와 같다.

 

何不策高足(하불책고족)/어찌하여 자기의 높은 뜻을 발휘하지 못하고

先據要路津(선거요로진)/우선 요로의 사람에게 의존하지 못하는가?

 

無為守貧賤(무위수빈천)/어찌 빈천을 뚫지 못하고

坎可長苦辛(감가장고신)/고통을 길게 가지고 가려 하는 것인가?

 

[단어풀이]

=13줄의 현금(十三絃琴)

逸響=우수한 음향

妙入神=영묘한 신비성을 느끼는 영역에 이름. 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우수한 

令徳=선한 덕을 쌓은 인품. 유자(儒者)의 인격

高言=공덕을 쌓은 것이 시로 노래되는 우수한 가사 

奄忽=갑자기 사라짐 

飆塵=바람에 날리는 먼지. 는 폭풍 또는 회오리바람

高足=발이 빠른 말 바꾸어 말하면 재능을 말함 

要路津=要路는 권력자. 대단한 지위에 있는 사람. 고관대작

=위치가 위에 있는 장소. 출세에 이용할 수 있는 사람 

轗軻=가마가 나가기 괴로운 일. 일이 제대로 풀리지 못하는 상태. 불우함을 뜻함 

 

[해설]

이 시는 지음지기(知音知己)의 좋은 친구가 즐거운 연회를 베풀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노래한다. 한편 짧은 인생에 서로 존경받을 만한 인물이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잃고 극빈하고 궁핍한 생활을 하는 친구의 모습을 애석하게 생각하고 개탄하는 시이다.

 

오늘의 이 연회에 참석하여 그 환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연회의 분위기를 자세히 알 수 있다. 무대 위에서 퉁기는 13현금의 아름다운 소리를 들으면 이 곡의 묘미는 인간이 퉁기는 소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덕이 높은 사람이 아름다운 가사를 읊으면 곡을 짓는 사람은 그 참뜻을 알게 되듯이. 금일의 연회는 그와 같이 서로 마음이 통하는 좋은 친구만 모여 있다. 소위 모두 같은 마음의 사람으로 그 이상도 같지만 그 뜻은 좀처럼 사실대로 나타내 말하지 아니한다.

 

사람이 이 세상에 사는 것은 바람에 날리는 한갓 먼지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졸지에 바람에 날려 사라지는 것과 같은 처지인데

 

어째서 자신이 가지는 재능을 발휘하고 져 우선 요로에 있는 이곳 지인에게 도움을 구하지 않는 것일까? 식자는 부끄러운 부탁 같은 것은 하지 아니하고 빈천을 이겨내면서 불우한 대로 언제까지나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출세한 친구와 바르고 착하고 실력이 있지만 자존심으로 친구에게 청탁할 염두를 내지 못하는 소심한 친구를 탓하고 있기도 하다.

 

[후기]

이 시는 지음지기(知音知己)의 친구들이 즐거운 연회에서 서로 감동하지만 출세하지 못한 친구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긴다는 내용인 듯하다. 짧은 인생사, 미진과 같은 인생사에서 실력 있는 존경받는 인물이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궁핍하고 비천하게 사는 것을 개탄하는 시로 보인다.

...........................................................................

古詩十九首之 第五首

 

西北有高樓: 여인의 고독함을 읊은 시(古詩十九首之其五)

 

西北有高樓(서북유고루)/저 집 서북쪽에 높은 망루가 있구나,

上與浮雲齊(상여부운제)/올라보면 위가 뜬구름만큼 높디높다.

 

交疏結綺窗(교소결기창)/짜서 새긴 꽃무늬 아름다운 비단 창

阿閣三重階(아각삼중계)/큰 전각에 삼층 망대가 있구나.

 

上有弦歌聲(상유현가성)/위에서 가야금 타고 노랫소리 들려오는데

音響一何悲(음향일하비)/소리의 울림이 어쩜 저리 슬프게 들릴꼬.

 

誰能為此曲(수능위차곡)/누가 이렇듯 능숙하게 곡을 만들었는지

無乃杞梁妻(무내기량처)/제나라의 기양의 처 (맹강여) 아니라면

 

清商隨風發(청상수풍발)/음악소리 가을바람 타고 울리는데

中曲正徘徊(중곡정배회)/곡 중은 일률적이다가 끈길 듯 변한다.

 

一彈再三嘆(일탄재삼탄)/한번 퉁기고 다시 3번 탄식 하니

慷慨有餘哀(강개유여애)/북받쳐 원통해 더욱 슬퍼하는 모습

 

不惜歌者苦(불석가자고)/노래하는 사람 고통은 애석해 하지 아니하니

但傷知音希(단산지음회)/곡의 참뜻 알아주는 사람 없음을 슬퍼하는 구나

 

願為雙鴻鵠(원위쌍홍곡)/한 쌍의 홍곡이라도 되고 싶은 것일까

奮翅起高飛(분시기고비)/한껏 날개를 펼쳐 하늘 높이 날고 싶은 것이겠지

 

[단어풀이]

綺窗 格子窓성기게 짜 맞추어 색채의 무늬를 음각한 문틀에 채색된 비단을 늘어뜨린 창, 부잣집의 창접(娼妾)의 방의 비단창문

阿閣 사방이 트여 있고 지붕이 있는 높고 큰 전각

杞梁妻 ()나라의 기량식(杞梁殖)의 처가 남편이 전사한 것을 슬퍼하여 성 밑에서 통곡했다. 7일 만에 성벽이 무너져 내려 아버지와 남편과 아들을 잃은 슬픔을 가야금으로 연주하여 불렀다고 한다. 노래가 끝나자 강에 몸을 던져 죽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열여전)에 맹강여(孟姜女)는 제나라의 기량(杞梁)의 처: 만리장성의 인부였던 남편이 가혹한 노동으로 죽었다는 것을 알고 맹강여(孟姜女)가 통곡하자 만리장성이 무너졌다는 고사 .

일반적으로 맹강여(孟姜女)와 기량(杞梁)은 부부이고기량의 처(杞梁妻)라 함은 맹강여(孟姜女)을 나타낸다.

清商: ()()()()()5움의 제2, 가여금과 피리의 조화로 깨끗한 음조로 가을의 슬픔을 노래함. 위나라 문제(魏文帝) 『연가행燕歌行』「援琴鳴絃發清商短歌微吟不能長」(가야금의 현을 울려 청상(清商)의 소리를 내는 단가(短歌) 미음(微吟:약한 소리)를 내고 길지 않은 음향

徘徊 (1)목적 없이 어정어정 걸어 다니는 모습 밤거리를 --한다(2)갈등으로부터 도피, 정신병, 치매 등으로 무의식적으로 목적 없이 걸어 다니는 것, 여기서는 가야금 등을 타면서 소리를 무의식적으로 울리는 것.

鴻鵠: 큰 기러기와 고니, 큰 인물(人物)을 비유(比喩譬喩)한 말로도 쓰인다.

知音: 자기 자신이 연주하는 가야금의 연주를 잘 알아주는 친구를 말함. 백아(伯牙)는 가야금이 능숙하였는데, 종자기(鍾子期:중국 춘추 시대 초나라 사람(?~?). 당시 거문고의 명인이었던 백아(伯牙)의 친구로서, 백아의 거문고 소리를 잘 알아들었다고 한다. 그가 죽자 백아는 자기의 음악을 이해하여 주는 이가 없음을 한탄하여 거문고 줄을 끊고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고 한다)가 그가 타는 가야금의 음으로서 마음을 알아차린다는 말, 바꾸어 말하면 자신을 이해해 주는 지인(知人)列子湯問에 나오는 말.

 

[해설]

저 부잣집에는 서북쪽에 높은 망루가 있구나, 망루에 올라보면 위에는 부운과 같은 높이로 높고 높구나.

 

짜서 새겨 넣은 꽃무늬의 아름다운 비단 창으로 꾸미고, 사방이 트인 망대가 있는 삼층 건물이다.

 

그 위에 슬쟁(瑟筝=가야금 비슷한 타악기)을 타고 노랫소리가 들려오는데 그 소리의 울림이 어쩐지 슬프게 들리지 않는가?

 

누구 이렇듯 능숙하게 곡을 만들었을까? 저것이야 말로 저 곡의 주인, 제나라의 기양의 처 맹강여같은 사람일까?

 

거문고와 피리소리 조화롭게 맑은 음조로 가을의 슬픈 곡이 바람을 타고 울리는데 곡 중에는 일률적으로 이어가다가 또한 끈 길듯 가늘어져 높낮이가 있다.

 

한번 타면 다시 3번이나 한탄한다. 울어도 또 울어도 슬픔을 다할 수 없는 모양이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몸이 괴로움을 애석해 하지만, 노래속의 참뜻을 알아서 듣는 사람이 없어 더욱 슬픈 것이다.

 

바라건대 한 쌍의 홍곡(큰 기러기와 고니라는 뜻으로, , 큰 인물(人物)을 비유(比喩譬喩)한 말)이라도 되고 싶은 것인가, 날개를 펴 높은 하늘을 날고 싶은 것이겠지.

 

[후기]

부귀한 집에 시집온 사람(2의 부인으로)이 규방으로 놀러오는 사람도 벗도 없어 극한의 고독으로 음악에 의존하는 마음의 속내를 나타낸다. 자기의 음악을 통해 괴로움을 알아주는 사람을 구하려는 뜻을 읊은 시이다.

..............................................................................

 

古詩十九首之 第六首

 

涉江采芙蓉: 부부간의 애정을 노래한 시(古詩十九首之其六)

 

涉江采芙蓉(섭강채부용)/강물을 건너 연꽃을 따고 싶은데

蘭澤多芳草(난택다방초)/난초 무성하고 호수에는 향기로운 풀꽃들이 피어있다.

 

采之欲遺誰(채수욕견수)/저 꽃을 따서 누구에게 주려는 걸가,

所思在遠道(소사재원도)/나의 사랑하는 사람 먼 길에 있는데.

 

還顧望舊鄉(환고망구향)/돌이켜 고향 쪽을 바라보니,

長路漫浩浩(장로만호호)/끝도 없이 길고 넓은 길 아득하다.

 

同心而離居(동심이리거)/같은 마음 두 사람 떨어져 지내고 있으니,

憂傷以終老(우상이종노)/근심 걱정이 쌓이고 종래는 늙어가겠지.

 

[단어풀이]

芙蓉: 蓮花. 楚辞離騒에서 芰荷以爲衣兮集芙蓉以爲裳」(芰荷(바늘꽃과에 속하는 한해살이의 수초)로 옷으로 만들어 입고, 芙蓉(연꽃)을 모아 (바지, 치마)로 한다라 하여 고결(高潔)하고 고고(孤高)히 살아가는 군자의 모습을 비유한 꽃

: 매년 꽃을 피우는 다년초이다.  강변(河原)과 연못()가 등 수변(水辺)에 자주 자생하는 다년초

還顧: 旋願. 回敵과 같음. 머리()를 돌려 바라봄

浩浩 넓고 넓은

 

[해설]

강물을 건너서 연꽃을 따려는데 난초가 무성한 호수가 있고, 향기로운 많은 화초가 피어있다.

 

그 꽃을 따서 누구에게 주려는 결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멀리 있는데.

 

뒤돌아서 고향 쪽을 바라보니 끝도 없이 멀고 넓은 길이 이어져 보인다.

 

서로 사모하는 같은 마음의 두 사람이지만 떨어져 멀리 지내고 있다. 종래 근심과 슬픔이 쌓여 늙어가는 구나,

 

[후기]

향기로운 꽃을 따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는 것은 남녀, 부부간에 허다한 일인데 이 시도 남녀가 서로 사랑하는 애정을 읊은 시다.

......................................................................

 

古詩十九首之 第七首

 

明月皎夜光: 銀河 별을 빌려 입신출세하여 의리를 잃은 옛 친구를 꾸짖는 시(古詩十九首之其七)

 

明月皎夜光(명월교야광)/8월대보름의 달은 밝게 빛나고

促織鳴東壁(촉직명동벽)/귀뚜라미가 동쪽 서재 벽 밑에서 울고 있다

 

玉衡指孟冬(옥형지맹동)/북두칠성의 손잡이에 해당하는 다섯째별은 초겨울을 가리키고

眾星何歷歷(라성하역력)/하늘의 뭇별은 찬란히 비춘다.

 

白露沾野草(백로점야초)/맑은 이슬의 계절 이슬이 들판의 초목을 적시고

時節忽復易(시절홀복역)/시절은 거침없이 가을로 바뀌어 간다.

 

秋蟬鳴樹間(추선명수간)/가을 매미는 다시 나무속에서 울고 있는데

玄鳥逝安適(현조서안적)/ 제비는 원래대로 돌아갔다.

 

昔我同門友(석아동문우)/옛 동문들도 계절이 변화하는 것 같이,

高舉振六翮(고거진육핵)/지금 출세하여 행세께나 하고 살아간다.

 

不念攜手好(불념휴수호)/동문들은 이미 손잡고 의리로 사귀었던 일은 잊어버리고

棄我如遺跡(기아여유적)/우리들을 길에 남겨진 발자국처럼 버리고 떠나갔다.

 

南箕北有鬥(남기유문투)/8월의 밤하늘 남에는 뭇별(箕星), 북에는 북두성(北斗星)이 있다

牽牛不負軛(맥우불부맥)/견우성이라 해도 마차를 끄는 멍에가 걸려있지 않는 것은 아니다.

 

良無盤石固(양무반석고)/진실로 반석과 같은 견고한 의리가 없다면,

虛名復何益(허명복하익)/친구라는 허명만으로는 어찌 도움이 될까?

 

[단어풀이]

促織(촉직) 귀뚜라미

東壁(동벽) 동쪽 서제의 벽. 서쪽 창은 안방의 창.

玉衡(옥형) 북두칠성(北斗七星)의 제5(第五星). 두병(斗柄:국자형태를 한 북두칠성의 손잡이에 해당하는 3개의 별)에 해당한다. 玉衡孟冬斗柄이 가리키는 방위가 초동(初冬)의 달에 해당한다는 의미.

 「북두칠성(北斗七星) 중앙의 별옥형성(玉衡星)과 견우성(牽牛星). ()은 북두칠성(北斗七星)의 재5(第五星). 이야(爾雅)에 성기(星紀)는 두숙(斗宿)과 견우성(牽牛星)이라 한다.

 

衡紀無淹度晷運倐如催白露園滋菊秋風落庭槐

肅肅莎雞羽烈烈寒螿啼夕陰結空幕霄月皓中閨

 

爾雅: 중국(中國)에서 가장 오래 된 3권으로 된 자서(字書). 시경(詩經)』 『서경(書經)()의 문자(文字)를 추려 19편으로 나누고, 자의(字義)를 전국(戰國)ㆍ진한대(秦漢代)의 용어(用語)로 해설(解說)한 것임. 기원전(紀元前) 2세기(世紀) 무렵에 주공이 지은 것이라고 전()해지는 것임. 송 대에는 경서(經書)로 됨. 주석(註釋)한 책은 많으며 십삼경주소본(十三經注疏本)11. ()나라 때의 이아의소(爾雅義疏)20권은 가장 뛰어난 주석서(註釋書)

歴歴 분명한 모습, 이나 행렬

秋蟬(추매) 매미.(매미선).

玄鳥(현조) 제비.(갈서)

六翮(육핵) 날개 죽지. 날개는 6매로 각 날개마다 강한 죽지가 통해있다. 따라서 6(六新)은 우익(羽翼=날개)를 의미함. 의역으로 날개를 폐고 행세하고 지냄을 의미함. ()은 날개 핵. ()

遺跡 뒤에 남겨진 발자국. 뒤돌아볼 가치가 없음을 의미,(이끌휴)

南箕 뭇별. (의 본자)

(: 멍에 맥) 소의 머리에 씌워 마차를 끌게 하는 연결 재.

 

[해설]

중추(中秋)의 달은 교교히 밝게 빛나고 귀뚜라미가 동쪽 서재 벽 밑에서 울고 있다. 북두칠성의 표주박의 손잡이에 하당하는 옥형성(玉衡星)은 초겨울의 방향을 가리키고, 못별이 행렬을 이루어 빛나고 있다.

 

맑은 이슬의 계절이 돌아와 들풀을 적시고, 시절은 흘러 홀연히 가을을 지나고 있다. 가을 매미는 아직 숲속에서 울고 있는데 제비는 이제 어딘가로 돌아가고 말았다.

 

옛날 같은 동문인 친구도 세월이 지나 지금은 출세하여 날개를 펼치듯 바라는 대로 이루었는데, 동문인 그들은 지난 날 손을 맞잡고 우정을 나누었던 것 잊어버리고 말았는지 나를 길에 남겨 논 발자국만큼이나 버리고 말았다.

 

8월의 밤하늘의 남쪽에 기성(箕星)이 있고 북에는 북두성이 있는데, (箕星)와 두(斗星)라고 해도 그것은 이름뿐 실제로 함께 연결되어 알지 못하고 있다. 牽牛星도 마찬가지 마차를 끌 연결목이 걸려있지 않다.

 

실로 과거에 아무리 친한 죽마고우 동문이라 해도 반석 같은 견고한 진심이 없으면 친구라는 허명만 있을 뿐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

 

[후기]

사람관계란 아무리 우정을 쌓았더라도 세월이 지나 신분이 달라지든가 바꾸어지면 옛날의 정리를 기억하지 않는다. 아무리 큰 도움을 받았더라도 신분이 바뀌어 자기에게 불리하다는 생각이 들면 조금도 옛날의 은혜를 돌아보지 않는 의리 없는 인간의 속내는 1,5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

 

古詩十九首之 第八首

 

冉冉孤生竹: 결혼약속을 한 채로 돌아오지 않는 남자를 손꼽아 기다리는 신세가 된 여인, 만남이 늦어지는 것을 가슴 아파하는 여심을 노래함 (古詩十九首之其八)

 

冉冉孤生竹(염염고생죽)/연약하고 외롭게 살아가는 한그루 대나무

結根泰山阿(결근태산아)/태산의 언덕 땅속깊이에 뿌리 내리려고.

 

與君為新婚(여군위신혼)/당신과 처음 혼인하게 되었는데

兔絲附女蘿(토사부여라)/토사가 여라에게 얽힌 형상이네

 

菟絲生有時(토사생유시)/토사라는 풀도 살아가는 시절이 있듯이

夫婦會有宜부부회유의)/부부가 서로 만나는 것도 마땅한 시기가 있는 법

 

千里遠結婚(천리워결혼)/당신과는 아득히 먼 천릿길 떨어져 결혼을 하게 되었건만

悠悠隔山陂(유유격산피)/우린 멀고 아득히 떨어져 우리 사이 수많은 산판이 막혀있네.

 

思君令人老(군사령인노)/당신생각에 이제 몸 늙고 쇠약 해 가는 것 느끼는데

軒車來何遲(헌차래하지)/오겠다는 마차는 오기가 어찌 이리 더딘 것인지요,

 

傷彼蕙蘭花(상피자란화)/혜란화도 마음이 아픈지

含英揚光輝(함영양광휘)/피운 꽃 아름다운 모습 속으로 숨기고 있는데.

 

過時而不采(과시이불채)/누구도 저 꽃 꺾지 않고 그대로 세월만을 지나면

將隨秋草萎(장수추초위)/진정 이대로 가을 풀로 시들고 말 것이겠지요.

 

君亮執高節(군량집고절)/당신이 고귀한 절조를 굳게 지키신다고 하시면

賤妾亦何為(천첩역하위)/소첩도 언제까지나 기다릴 수밖에는 없겠지요.

 

[단어풀이]

冉冉(염염): 점차 나아가는 모습, 향로와 같은 모습, 연약함을 이름, 나긋나긋하고 연약한 모습

(언덕 아):  산의 굽이(山隈=구비 외). 산들이 굽이굽이 돌아가는 산자락

兔絲(菟絲=토사)여라(女蘿): 모두 蔓草(만초: 덩굴이 뻗는 풀), 나무에 달라붙은 것을 여라(女羅)라 하고 풀()에 얽히어 사는 것을 토사(兔絲)라고 한다.

山陂(산피): 산비탈. 산판(山阪).

軒車 대부이상(大夫以上)이 타는 마차. 끌채(/끌채 원)가 위로 향하여 앞쪽이 높게 되어 있다.

(). (): 모두 향이 있는 풀, 부인 스스로를 이름.

蕙蘭花:난초의 하나. 잎은 난초보다 길고 뻣뻣하며, 꽃은 늦은 봄에 한 줄기에 열 개 가량씩 핀다. 꽃의 빛깔은 조금 부옇고 향기는 난초보다 못하다.

高節(고절): 마음을 다른 데로 두지 않고 독신을 지킨다는 뜻

: 시들 위

 

[해설]

연약하지만 질긴 한 그루의 대나무가 있어 태산의 기슭 한 곳에 뿌리를 내려 살아가려고 한다.

 

처음 당신과 결혼하게 되면 여라(女蘿: 칡과 같은 줄기 식물)인 당신에게 토사(兔絲)인 내가 서로 함께 엉켜 살기를 바랐다. 미미한 이런 토사(兔絲: 본인을 이름. 이끼 같은 식물)에게도 태어나는 시절이 있듯이 부부의 인연도 마땅한 시기가 있는 것이다.

 

당신은 천리만리 떨어져 계신데 혼인을 하게 되었다. 멀고 먼 곳 서로 떨어져 있고 사이에는 첩첩 산이 가로 막고 있다. 당신을 생각하니 몸과 마음이 늙어 가는 듯하다. 소첩을 맞을 마차의 소식은 늦고 늦는다.

 

저 혜란 화도 마음이 아픈지 꽃이 피기 시작하고 비록 꽃을 피운들 누구도 꺾지 않는다면 그대로 가을이 되어 이 꽃은 시들어 가고만 말 것이다.

당신이 고귀한 삶을 혼자 살기를 바란다면, 소첩도 언제까지나 당신을 기다릴 각오로 살아 갈 것이다.

 

왜 당신은 하루속히 저를 부를 마차를 보내지 않는 것이요? 만약 당신이 독신을 즐길 생각이시다면 나로서는 도리가 없겠지요.

 

[후기]

남자와 혼약하여 빨리 맺어지기를 원하는 것은 인지상정인데도, 좀처럼 그 뜻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런 긴 시간을 힘겹게 보내는 여자의 심정을 읊은 노래이다.

 

결혼을 약속한 채로 찾아오지 않는 무정한 사람을 기다리는 여자의 마음과 혼인이 늦어지는 것을 가슴아파하는 여심을 노래한 시다. 이 시도 어느 정도 출세한 남성이 여성을 버려두고 외롭게 두어 울리고 있다는 내용이다.

 

남녀관계는 천년이 지나도 이천년이 지나도 그리움과 애틋한 그런 관계인가? 지금은 남녀가 평등하다 하여 이런 형세는 사라진지 오래다. 그러나 이 시를 읽고 여자의 애틋한 마음이 울어나는 것은 각박한 세상에서도 남녀 간의 사랑이라는 단어는 영원히 남아 있을 것 같아서다.

...........................................................

 

古詩十九首之 第九首

 

庭中有奇樹:오랫동안 이별하여 있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시(古詩十九首之其九)

 

庭中有奇樹(정중유기수)/뜰에 진귀한 나무가 하나 있는데,

綠葉發華滋(록엽발화자)/녹색 잎들 사이 윤기 흐르는 꽃이 피어 있네.

 

攀條折其榮(반조절기영)/작은 가지를 휘어잡아 활짝 핀 꽃을 손으로 꺾어

將以遺所思(장이유소사)/이것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낼까 하도다.

 

馨香盈懷袖(성향영회수)/꽃향내는 나의 품에도 옷자락에도 가득 차 넘치는데,

路遠莫致之(로원막치지)/저 사람과는 길이 멀어 이 꽃을 보낼 수 없구나.

 

此物何足貴(차물하족귀)/이 꽃이 아무리 귀하다 해도

但感別經時(단감별경시)/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사랑하는 마음만 보낼 뿐이구나.

 

[단어풀이]

発華滋(발화자): 꽃이 아름다움을 뽐내는 모습. 윤택한 모습 

攀條(반조) () 아래에서 위의 것을 끌어내림,

: 활짝 핀 꽃

더위잡을 반 :가지 조

 

[해설]

뜰에 유난히 눈에 뛰는 나무가 있는데 푸른 잎 속에서 반짝이는 고운 꽃을 피우고 있다. 꽃 가지를 꺾어 이것을 당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고 싶다. 꽃향기가 온 몸에 베이는데 사랑하는 사람이 너무 멀리 있어 이 꽃을 보낼 수가 없다. 아무리 꽃이 귀하다 해도 서로 너무 멀리 있어 보낼 수 없으니 마음이 안타깝다.

 

[후기]

여인이 멀리 공직이나 전장에 나가 있는 남자를 그리워하는 노래이다. 아름답고 깨끗한 꽃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나 너무 멀리 있어 보내지 못하고 꽃 대신 자신의 사랑하는 간절한 마음을 보낸다고 한다. 여인이 사랑하는 남자에 대한 그리움을 애틋하게 시로 나타내고 있다.

............................................................

 

古詩十九首之 第十首

 

迢迢牽牛星:견우(牽牛)직녀(織女)의 두 별을 빌려 남녀의 사모하는 정을 서술한 시(古詩十九首之其十)

 

迢迢牽牛星(초초견우성)/은하를 사이에 두고 까마득 저쪽은 견우성이 있고

皎皎河漢女(교교하한여)/은하 이쪽에는 밝게 빛나는 직녀성이 있네.

 

纖纖擢素手(섬섬탁소수)/직녀는 아름답고 고운 흰 손으로 (베 짜는)북을 놀리고

札札弄機杼(찰찰롱기저)/사각 사각 소리를 내어 재빠르게 베를 짠다.

 

終日不成章(종일불성장)/종일 베를 짜지만 견우성 생각으로 좀처럼 성과는 없고

泣涕零如雨(읍체영여우)/눈물만 비 오듯 쏟아진다.

 

河漢清且淺(하한청차천)/은하는 맑고 수심 또한 얕은데도

相去復幾許(상거복기허)/서로 다시 만나기 얼마가 되었든가.

 

盈盈一水間(영영일수간)/찰랑찰랑 은하는 물길이 강물 되어

脈脈不得語(맥맥불득어)/말 한마디 없이 서로 바라만 볼 뿐이구나.

 

[단어풀이]

迢迢(초초): 멀고 먼

皎皎(교교): 밝게 빛남. 음력 6월말부터 7월이 되면 하늘의 은하가 확실히 보인다는 것을 말함.

河漢女(하한여): 하한(河漢)은 하늘의 강. ()는 직녀성(織女星), 베를 짜는 여자. 일 년에 한번을 정하여 견우성(牽牛星)과 하늘의 강(은하)에서 만난다.

天河銀河経河河漢銀漢雲漢星漢天津漠津 등은 모두 은하의 다른 이름으로 쓰인다. 詩経大雅棫樸倬彼雲漢爲章于天小雅大東등에 雲漢銀河天河라는 단어도 보인다.

() 뽑아내다. 소매를 걷어붙이다.

札札(찰찰) 베틀이 베를 짜는 소리. 사각사각.

機杼(기저) 베틀의 북. 씨실(緯糸)을 감은 타래를 넣은 기구. 이것을 좌우로 왕래하면서 베를 짠다.

 비단 베를 짜는 모습.

泣涕(읍체) 두 자 모두 눈물.

河漢(하한):남북(南北)으로 길게 보이는 은하계(銀河系)를 강으로 보고 하는 말

相去(상거): 멀리 떨어지다.

幾許(기허): 얼마쯤

盈盈(영영): 단어장 추가 물이 가득 차서 찰랑찰랑한 모양

脈脈(맥맥): 끊이지 않는 모양. 꼼짝하지 않고 바라봄

 

[해설]

하늘의 강(天川)를 사이에 두고 멀리 견우(彦星)와 백옥 같이 빛나는 직녀성(織姫星)이 있다. 직녀는 희고 고운 손을 놀려 사각사각 베를 짠다. 하루 종일 베를 짜도 성과가 별로 없다. 직녀(織姫)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른다.(迢迢는 아득히 먼, 皎皎는 희고 밝음, 河漢의 하늘에 있는 강)

 

하늘의 강(天川=은하수)은 푸르고 얕아 서로 떨어진 거리는 그리 멀지 않는데 물이 흐르는 강이 있어 서로 마주한 채로 있지만 말을 나눌 수 없다盈盈은 물이 가득히 찬 모습, 脈脈은 말없이 서로 바라봄

 

견우직녀(牽牛織女)의 전설은 이미 시경(詩経)에도 나와 있음으로 중국의 역사에서 오랜 기원을 가지고 있다. 전설의 원형은 취좌(鷲座=독수리자리/牽牛星와 금좌(琴座=거문고자리=織女라는 두 개의 별이 서로 마주한 채로 언제까지나 만나지 못하는 슬픔을 시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그것이 위진(魏晋:220~ 420)의 시대에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하늘의 강(천천=天川)에 까치가 일 년에 한번 다리를 놓아 두 사람이 서로 만날 수 있게 했다는 설화로 전화되었다. 그것이 칠석(七夕)의 절구로 이어져 금일의 칠석전설(七夕伝説)로 발전한 것이다.

이 시에는 견우직녀(牽牛織女)는 하늘의 강(天川)을 사이에 둔 채 만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아마 고대의 전설이 남아 전해져 시대에 따라 이 같이 불린 것으로 보인다.

 

[후기]

이 시는 특히 迢迢皎皎纖纖颯颯盈盈脈脈 등의 重音을 구사(駆使)함으로서 시()에 리듬을 타고 있는데 이것도 시경이래(詩経以来)의 고시(古代)의 전통을 이어온 것으로 보인다.

 

이 시는 고시19(古詩十九首)중에서 가장 인공적(人工的)으로 회자(膾炙)한 것이고 후세에 미친 영향도 큰 시다.

 

사랑하는 사람이 서로 인위적인 장벽으로 만나지 못하는 애타는 심정을 직녀 견우의 전설에 비유하여 노래한 시로 지금 읽어도 당시의 여심을 느낄 수 있다.

 

[칠석전설(七夕伝説)]

 

불교에서 전래하여 음력 715일은 백중일이 되었고 77일은 칠석날이 되었다. 여기에는 중국에서 전래 해온 직녀(織女) 견우(牽牛)의 전설이 있다.

 

칠석전설(七夕伝説)은 시초는 중국이다. 중국의 직녀(織女) 견우(牽牛)의 전설과 바느질을 잘 할 수 있도록 바라는 걸교전(乞巧奠: 칠석 날 밤에 여자들이 견우성과 직녀성에게 길쌈과 바느질을 잘 하게 해 달라고 재주를 비는 의식)의 행사가 서로 섞여 전해진 것이라고 한다.

 

직녀(織女)와 견우(牽牛)는 부부인데 일은 하지 않고 놀기만 하여 일 년에 한번만 만날 수 있도록 천제에 의하여 강제되었다한다. 이것은 유교적사상의 색채가 농후한 이야기로 보이기도 한다. 옛날 농민이 매일 ’ ‘하면서 매일을 일만 하는 농민을 불쌍히 여겨 하루정도 음식을 만들어 먹고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 중국의 후한(後漢:1C3C)에 만들어 진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음력 칠월 보름(715). 승려들이 재()를 설()하여 부처를 공양하는 날로, 큰 명절을 삼았다. 불교가 융성했던 신라ㆍ고려 시대에는 이날 일반인까지 참석하여 우란분회를 열었으나 조선 시대 이후로 사찰에서만 행하여진다. 근래는 민간에도 여러 과실과 음식을 마련하여 먹고 즐기기도 한다.

.....................................................................

 

古詩十九首之 第十一首

 

回車駕言邁: 뜻을 이루지 못하는 자신을 경계하고, 이름을 후세에 남기도록 자신을 독려하는 시(古詩十九首之其十一)

 

 

回車駕言邁(회거가언매)/마차 방향 돌려 정처 없이 나아가고 있자니

悠悠涉長道(유유보장도)/멀고도 먼 아득한 길 한없이 지나간다.

 

四顧何茫茫(사고하망망)/사방을 돌아보면 넓고 넓어 끝이 없는데

東風搖百草(동풍요백초)/동풍(춘풍)이 불어와 풀과 꽃을 흔들고 있다.(새해의 소식은 전한다)

 

所遇無故物(소우무고물)/마주치는 곳 보이는 건 옛날 내가 본 것 하나 없으니

焉得不速老(언득불속노)/어찌해서 늙어 가는 것 빠르지 않다고 말 할까? 

 

盛衰各有時(성쇠각유시)/인생에는 성하고 쇠하는 시기가 정해져 있기 마련인데

立身苦不早(입신고불조)/성공하여 세상에 이름을 올리는 것 늦어지니 괴롭구나.

 

奄忽隨物化(엄홀수물화)/만물은 홀연히 돌고 도는 섭리로 죽고 마는 법인데

榮名以為寶(영명이위보)/(죽기 전에 속히)명성과 명예를 드높이 올리고 싶구

 

[단어풀이]

廻車 마차가 가는 길을 잃어 돌아다니다. 암암리에 관직에 사임하고 돌아온다는 의미[1.(나이 많아서) 관직을 사직함. 2. 70세의 딴 이름]

돌아가다. 원래대로 돌아오다.

마차()에 타고 말을 당긴다. 마차에 타다.

駕言: ()은 조어(助字).

: 멍에 가

: 갈 매 가다. 지나가다.

悠悠(유유): 아득하게 먼 모양(模樣)  ②때가 오랜 모양(模樣)  ③침착(沈着)하고 여유(餘裕)가 있는 모양(模樣)  ④한가(閑暇)한 모양(模樣)  ⑤많은 모양(模樣)

경과하다. 통과한다.

長道먼 길. 인생의 노정을 의미.

四顧주변을 돌아보다. 사방.

東風(동풍): 五行思想에서 봄()

百草많은 풀과 꽃.

(나를 두고 죽어 사라졌다), 나는 이미 옛날의 내가 아니고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새롭게 태어나 바뀐 것이다.

所遇마주치는 곳의 사물. [動詞]형식으로 동사의 명사화.

故物옛날에 보아 익숙한 물건.

速老:진실로 나이 들고 말았다.

焉得어찌하여 ---라고 하겠는가? 어찌하여 --할까? 

焉得不이중부정으로 진실로, 완전히,  

不速빠르지 않다. 또한 다음 절구의 不早는 늦어져서, 뒤떨어져서, 만기(晩期). 시간적인 빠르고 늦음에 대한 시가를 나타낸다.

盛衰(성쇠)사물의 성쇠를 이르는 말, 東晉陶潛雜詩十二首其三榮華難久居盛衰不可量昔爲三春今作秋蓮房嚴霜結野草枯悴未遽央日月還復周我去不再陽眷眷往昔時憶此斷人腸。」라는 문장이 있고, 飮酒二十首其一衰榮無定在彼此更共之邵生瓜田中寧似東陵時寒暑有代謝人道毎如茲達人解其會逝將不復疑忽與一觴酒日夕歡相持。」라고 쓰이고 있다.

각각, 를 나타냄 

有時정해진 시기, 시운(時運)이 있다.

立身세상에 인정받아 영달을 누리는 일. 성공하여 이름을 올리는 일.  

괴롭다.  

不早:(시기적으로빠르지 않다. 만기(晩期)가 됨.

 

人生非金石(인생비금색)/사람은 태어나서 살아가는 것 금석같이 굳건한 것 아닌데, 豈能長壽考(기능장수고)/어찌하여 언제까지나 장수할 수 있기를 바랄까?

 

사람의 육체라는 것은 완강(頑健)한 것은 아니다.

人生사람이 살아가는 것. +構造. 東晉陶潛雜詩十二首其一人生無根蒂飄如陌上塵分散逐風轉此已非常身落地爲兄弟何必骨肉親得歡當作樂斗酒聚比鄰盛年不重來一日難再晨及時當勉勵歳月不待人。」  

:…이 아니다. 부정의 조사(否定助辞).

金石아주 강하다는 말의 비유적 표현. 陶潛飮酒 其十一客養千金躯臨化消其寶。」

 

사람은 태어나서부터 금석처럼 강한 것이 아니거늘, 어째서 언제까지나 오래 살 것으로 생각하는 것인가?

 

非金石(비금석): 사람은 생과 사가 있는 법, 금석같이 영구불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

豈能어찌 ---할 것인가?

영원히 길이길이.

壽考오래 삶, 장수(長寿) :「의 의미.

奄忽갑자기. 前漢李陵與蘇武詩』「良時不再至離別在須臾屏營衢路側執手野踟仰視浮雲馳奄忽互相踰。」 古詩十九首之四人生寄一世奄忽若飆塵。」古詩十九首之三靑靑陵上柏磊磊澗中石人生天地間忽如遠行客。」에 나온다.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는 구절이다.

隨物만물의 유전(流転)에 따라,

변화(変化), 사망(死亡)하는 것. 陶淵明歸去來兮辭』「已矣乎寓形宇内復幾時曷不委心任去留胡爲遑遑欲何之富貴非吾願帝鄕不可期懷良辰以孤往或植杖而耘登東皋以舒嘯臨淸流而賦詩聊乘化以歸盡樂夫天命復奚疑。」 飮酒其十一顏生稱爲仁榮公言有道屡空不獲年長飢至於老雖留身後名一生亦枯槁死去何所知稱心固爲好客養千金躯臨化消其寶裸葬何必惡人當解意表。」에 쓰였다.

 

홀연히 주위의 사물과 변하고 죽고 마는 것이기에, 그래서 후에 남는 영예와 명성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陶淵明은 이 명제(命題)에 대하여 천세(千載)로 이름을 남기는 데는 상관하지 않는다. (『己酉歳九月九日』「靡靡秋已夕淒淒風露交蔓草不復榮園木空自凋清氣澄餘滓杳然天界高哀蝉無留響叢雁鳴雲霄萬化相尋繹人生豈不勞從古皆有沒念之中心焦何以稱我情濁酒且自陶千載非所知聊以永今朝」)라고 하는데, 宋末文天祥에는過零丁洋에서 辛苦遭逢起一經干戈寥落四周星山河破碎風飄絮身世浮沈雨打萍惶恐灘頭説惶恐零丁洋裏歎零丁人生自古誰無死留取丹心照汗靑라고 답한다. 陶淵明自然体가 잘 전해진다.

榮名명성(名声). 명예(名誉). 陶淵明飮酒其十一顏生稱爲仁榮公言有道屡空不獲年長飢至於老雖留身後名一生亦枯槁死去何所知稱心固爲好客養千金躯臨化消其寶裸葬何必惡人當解意表。」에 있는 身後名에 해당할까? 

以爲로서가 되다.  

보물. 높은 위치. 신분이 고귀함.

 

[해설]

가는 목적도 없는데 갑자기 방향을 바꾸어 정처 없이 말을 끌어 아득히 만 길을 떠난다. 사방을 둘러보니 광야는 끝없이 펼쳐 있다. 춘풍이 불어 사방의 초화를 흔들고 있다. 여지저기서 만나는 곳과 만나는 것 모두가 낯설고 예전에 보던 것은 하나도 없다.

 

사람이 늙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진리이다. 인생에 번영과 쇠퇴는 항상 붙어 다니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빨리 입신출세하지 못하는 자신을 괴로워한다. 사람은 태어나서 살아가는 것이 금석처럼 견고하지 못해 영원히 살아갈 수 없다. 주위의 사물과 같이 홀연히 변하여 늙고 죽고 하는 것임으로 사람은 때를 맞아 후에 남길 명예와 명성을 쌓아야 한다는 것을 격려하고 있다.

 

[후기]

덧없는 인생의 도정에서 후에 남길 것이 무엇인가 질문을 던지는 시구이다. 전반은 자연의 상황을 인생과 비유하면서 노래하고, 후반은 인생 자체를 확실히 읊은 시이다. 도연명은 이 작품에서 강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인생무상을 노래하고 사람은 살아서는 이름을 높이도록 최선을 다하고 죽어서는 그 이름을 후세에 남겨야한다는 자신에 대한 격려와 자책을 담고 있는 내용의 시다.

....................................................

古詩十九首之 第十二首

 

東城高且長:세월이 빨리 흘러가는 것을 한탄하고, 행락을 즐기고자 하는 노래이다.(古詩十九首之其十二)

 

東城高且長(동성고차장)/동쪽 성벽은 높고 길어,

逶迤自相屬(위이자상속)/구불구불 계속해 간다.

 

回風動地起(회풍동지기)/회오리바람은 땅을 흔들 정도이고,

秋草萋已綠(추초처기록)/가을 풀은 아직은 여름의 진 푸른색이 그대로이다.

 

四時更變化(사시경변화)/그러나 사계절은 번갈아 변하고,

歲暮一何速(세모일하속)/세모가 닥치는 것도 참으로 빠르구나!

 

晨風懷苦心(신풍회고심)/버려진 신하는 괴로운 마음을 품고,

蟋蟀傷局促(실솔상국촉)/재능 있는 선비는 움츠려 기죽어 있다.

 

蕩滌放情志(탕척방정지)/나는 그런 생각 깨끗이 씻고 내 맘대로 살기를 원하노니

何為自結束(하위자결속)/그 무엇이 내 몸을 속박할 것 있겠는가!

 

燕趙多佳人(연조다가인)/연과 조나라에는 미인이 많기도 한데

美者顏如玉(미자안여옥)/미인의 얼굴은 옥같이 아름답다 구나.

 

被服羅裳衣(피복나상의)/비칠 듯 얇은 비단옷 두르고

當戶理清曲(당호리정곡)/문 앞에 기대 맑은 곡을 연주하니

 

音響一何悲(음향일하비)/그 음향이 하나하나 무슨 슬픔 있는지.

弦急知柱促(현굽지주촉)/ 현을 좁혀 소리를 빠르게도 높게도 한다.

 

馳情整巾帶(치정정건대)/이 소리를 듣고 만감이 교차하여 의장을 고쳐 매고,

沈吟聊躑躅(침음요척촉)/깊은 한숨 내쉬며 가는 길을 멈춘다.

 

思為雙飛燕(사위쌍비연)/한 쌍의 나는 제비가 되어,

銜泥巢君屋(함니소군옥)/진흙을 입에 물고 그대의 처마 밑에 살고 싶도다.

 

[단어풀이]

逶迤(위이): 꾸불꾸불 이어져 감 

萋已綠 (*우거질 처)는 풀이 자라 무성한 모양.

❊「」「는 서로 상통한다. 일설에 (쓸쓸할 처)와 같은 의미로 본다, 추초(秋草)에는 凄然하고 녹음이 쇠한 것을 동시에 나타낸다고 해석하기도 함.

옛사람이 노래한 晨風(신풍):쏙독새. 쏙독샛과의 새 이라는 시()에는 버려진 신하의 슬픔을 말하는 의미가 있다.蟋蟀(실솔):귀뚜라미의 시()에는 가지고 있는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마음을 괴로워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晨風 詩経秦夙中篇名康公賢臣을 버린 것을 비난한

[詩経秦風、』晨風

(빨라날 용)彼晨風(용피신풍)

鴥彼晨風鬱彼北林未見君子憂心欽欽如何如何忘我實多

山有苞櫟隰有六駮未見君子憂心靡樂如何如何忘我實多

(빨라날 용) 彼晨風(용피신풍)]

蟋蟀(실솔:귀뚜라미)詩経唐風蟋蟀篇名僖公(희공)의 검약이 지나친 것을 비웃는 지금 즐기지 못하면 세월은 빛같이 빨리 지나간다. 부지런하고 일만 하는 사람을 비웃는 내용이다.

 

[詩経唐風蟋蟀 

 

蟋蟀在堂歲聿其莫。 今我不樂日月其除

無已大康職思其居。 好樂無荒良士瞿瞿

蟋蟀在堂歲聿其逝。 今我不樂日月其邁

無已大康職思其外。 好樂無荒良士蹶蹶

蟋蟀在堂役車其休。 今我不樂日月其慆

無已大康職思其憂。 好樂無荒良士休休]

 

傷局促 蛙蜂(와봉:개구리와 벌)의 소리가 한해의 마지막을 알리는데 선비는 재능을 발휘하지 않고 움츠리고 있는 모습을 한탄하는 모습.

 

局促: 움추리고 얽매이다.

蕩滌(탕척) 죄명을 씻어 줌  ②더러운 것을 없애고 정()하게 함) 

燕趙(연조) 주말북방(周末北方)에 있던 두 나라로 지금의 하북성(河北省).

羅裳(나상) :얇고 가벼운 비단(緋緞)으로 지은 치마

柱促(주촉):가야금의 현을 지지하는 기둥을 움직여 현의 간격을 좁혀 가야금 소리를 높이 냄

巾帯 頭巾, 바지 끈. 몸차림을 고친다는 뜻.

躑躅(척촉): 철쭉나무. 철쭉과의 낙엽(落葉) 활엽(闊葉) 관목(灌木), 방황하다. 걸음을 멈추고 가지 않는 모양. 제자리걸음,

() 애오라지 료, 애오라지 요.

 

1. 애오라지(부족하나마 그대로) 2. 어조사(語助辭) 3. 귀가 울다(이명나다) 4. 힘입다 5. 편안하다(便安--) 6. 즐기다

 

머뭇거릴 척.1. 머뭇거리다 2. 땅 밟고 서다 3. 차다 4. 철쭉꽃 5. 발에 묻은 때

머뭇거릴 촉, 자취 탁.1. 머뭇거리다 2. 밟다 a. 자취(어떤 것이 남긴 표시나 자리) ()

 

[해설]

동쪽의 성벽은 높고 길고 구불구불 서로 연해 있다. 갑자기 바람이 불어 땅을 움직일 듯이 일고 간다. 가을 풀은 무성하여 푸르디푸르다. 하지만 계절이 돌고 돌아 이해의 마지막에 가까워온다.

 

옛사람이 불렀던 신풍(晨風)의 시에는 버림받은 신하가 고통에 쌓이고, 실솔(蟋蟀)의 시에는 자신을 지나치게 구속하는 것을 한탄하는 뜻이 담겨 있다. 이런 구속에서 벗어나서 자유롭게 살자하고 자기 자신을 속박하여 사는 것은 속절없는 짓이다.

 

()과 조()나라에는 미인이 많다고 하고 그 아름다움은 옥과 같다고 한다. 얇은 비단옷을 입고 창가에서 맑은 곡을 연주하면 이 소리에 슬픈 생각이 마음에 전해져 온다. 현의 세기가 넘쳐 거문고 줄이 끊어질 정도이다.

 

내 생각을 미인에게 보낼까 하고 의장을 고쳐 매고 정신을 빼앗긴 채로 잠시 미인의 앞에서 주저거린다. 바라는 바 함께 나는 제비가 되어 진흙을 입에 물고 그 집 처마 밑에 제비집을 짓고 싶은 것이다.

 

가을이 깊어 한해가 저물기 전에 슬픈 생활을 벗어나서 연조(燕趙)의 미인과 즐기면서 살고 싶은 그런 탕아(蕩児)의 멋대로의 생각을 노래한 것일까? 연조(燕趙)는 지금의 하북성(河北省)에 있는 지역인데 미인이 많았던 것일까?

 

신풍(晨風)은 원래 매 종류를 지칭하는데 시경진풍중의 일편(詩経秦風中一篇)의 제명(題名)이다. ()나라의 강공(康公)이 현신을 버린 것을 한탄한 시가이다. 실솔(蟋蟀)은 귀뚜라미를 의미하고 시경당풍중의 편명(詩経唐風中篇名)이기도 하다. 귀뚜라미의 소리가 한해의 끝을 의미하기도 하나 불운하여 재능을 펼치지 못하고 움츠리고 있는 선비를 한탄하는 의미가 있는 시이다.

 

[후기]

출세를 위해 도시에 나와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지만 뜻대로 안 되니 안타깝다. 이런 마음은 1,80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은 것이었을까? 좋은 신하도 버림받기도 하고 머리 좋은 선비도 출세하기 어려운 세상인데, 공부를 포기하고 탕아가 되어 짧은 인생을 줄기면서 살자고 노래하지만 설마 그럴 생각은 없고 탈선하려는 일시의 마음을 다잡는 경계의 노래이기도 하다.

..................................................................

 

古詩十九首之 第十三首

 

驅車上東門:인생무상을 말하고, 쓸데없이 오래살기를 바라기보다 현세의 쾌락을 즐기고 근심걱정을 잊고 자기 뜻대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古詩十九首之其十三).

 

驅車上東門(구차상동문)/마차를 달려 낙양의 상동문에 이르니,

遙望郭北墓(요망곽북묘)/멀리 성곽의 북쪽 북망산에 묘지가 바라보인다.

 

白楊何蕭蕭(백양하소소)/백양나무는 어째서 저리 쓸쓸히 슬프게 서 있는 것인가?

松柏夾廣路(송백협광로)/송백나무 묘지로 가는 길 양옆에 무성한데

 

下有陳死人(하유진사인)/저 땅속에는 옛날 죽은 사람 누워있고,

杳杳即長暮(묘묘즉장모)/어둡고 어두운 속에서 길고 긴 잠에 들어 있구나.

 

潛寐黃泉下(잠매황천하)/그들은 황천 국에 말없이 잠들어 있고,

千載永不寤(천재영불오)/천년이 지나도 깨어나지 못하는구나.

 

浩浩陰陽移(호호음양이)/사시사철 음양의 변화는 끝이 없이 지속되건만,

年命如朝露(년명여조로)/이 세상을 사는 사람 생명은 아침이슬과 같구나.

 

人生忽如寄(인생홀여기)인생은 홀연히 사라져 가고 마는 것,

壽無金石固(수무금석고)수명은 금석과 같이 불변한 것이 아니구나.

 

萬歲更相送(만세갱상송)/만년을 지내오는 사이 사람은 반드시 죽어 서로 헤어지는 구나.

賢聖莫能度(현성막능도)/아무리 성인 현인이라 해도 운명은 피해 갈 수 없는 것.

 

服食求神仙(복식구신선)/불노장생의 선약을 복용하고 장생하기를 바란다 해도,

多為藥所誤(다위약소오)/모든 사람들은 그 약 잘못 먹어 신체를 잃고 만다.

 

不如飲美酒(불여음미주)/그렇지 못 할 바에 생전에 맛있는 술과 좋은 의복을 입고,

被服紈與素(피복환여소)/하루하루 즐겁게 지내는 것은 어떠할까?

 

[단어풀이]

上東門: 낙양성문(洛陽城門)의 이름.

郭北: 낙양성(洛陽城), 북망산(北邙山).

白楊:  미루나무의 일종. 墓木으로 사용,

(): 쓸쓸할 소,

陳死人: 옛날 죽은 사람. 

杳杳(묘묘): 드러나지 않고 으슥함. 아득하고 그윽함. 나타나지 않아 알 수 없는 모양. 어둡다는 의미.

長暮(장모): 영구히 어두운 묘를 의미함.

陰陽移(음양이): 음기(陰気)와 양기(陽気)의 변이(変移). 사계절의 변화.

(잠 깰 오.): 1. 잠 깨다 2. 깨닫다, 각성하다(覺醒--) 3. 만나다 4.

(): 度越: 남보다 뛰어남. 넘어서 벗어나다.

服食(복식): 선약(仙薬)을 먹고, 선인(仙人)이 되는 기술. 도가(道家)의 양생법(養生法)

: 화려한 의복.

(흰 비단 환): 1. 흰 비단(緋緞) 2. 고운 비단(緋緞) 3. 명주(明紬: 명주실로 무늬 없이 짠 피륙) 4. 맺다 5. 포개지다

 

[해설]

마차를 달려 상동문에 이르는데 멀리 성곽의 북쪽에 묘지들이 보인다. 그곳에는 백양나무가 쓸쓸이 서 있다. 송백이 묘지로 가는 길가에 무성히 자라있다.

 

묘의 지하에는 죽은 자가 잠들어 어두운 묘혈(墓穴)에 누워 있을 것이다. 황천의 나라에서 계속 잠들어 눈을 뜨지 못한다.

 

음양사계(陰陽四季)는 변함이 없이 찾아오는데 사람의 생명은 아침이슬처럼 무상하다. 인생은 잠시 머물다가 사라지고 만다. 마치 잠시 머무는 숙소인 것처럼. 금석(金石)처럼 불변한 것이 절대 아니다.

 

고래로 지금까지 수백 년 사람들은 태어나서 서로 죽어 헤어진다. 아무리 성인군자라도 예외는 없다. 불사의 약을 구해도 효과는 없다. 그러니 좋은 술과 좋은 의복을 입고 짧은 인생을 즐기는 것만 한 것이 없지 않겠는가.

 

묘지에 잠들어 있는 자들에게 생각이 미치자 세월은 유구하나 인생은 유한한 것인데, 쓸데없이 장생을 바라느니보다 즐겁게 사는 것이 제일이라고 노래한다.

 

묘지의 쓸쓸함을 배양(白楊)과 송백(松柏)으로 상징하고 있다. 백양(白楊)은 중국북방에 많이 있는 미루나무과로 높이 자라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버드나무처럼 뒤집어지면 뒷면이 희게 보여서 붙여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송백(松柏)은 수명이 길어 묘지에 자주 심겨지는 나무이다.

 

[후기]

시간은 없다고 누가 말했던가. 지나고 보면 허무한 것 밖에 보이는 것은 없다. 1,900년 전 한 무명의 시인도 그랬던 것이다. 77세인 정객도 이 시를 읽을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

 

古詩十九首之 第十四首

 

去者日以疏:가을이 되어 근심이 깊어가는 중에 먼 타향에서 옛 무덤을 바라보고 고향을 그리워하는 시(古詩十九首之其十四)

 

去者日以疏(거자일이소)/떠난 사람은 그날로 멀어지고,

生者日已親(생자일기친)/새로 만나는 사람은 그날로 친해진다.

 

出郭門直視(출각문직시)/성문을 나와 밖을 바라보니

但見丘與墳(단견구여분)/오직 보이는 건 구릉과 묘지뿐.

 

古墓犁為田(고묘리위전)/오래된 묘는 가래에 갈려 밭이 되고

松柏摧為薪(송백최위신)/송백은 잘려 장작이 되고 말았다.

 

白楊多悲風(백양다비풍)/백양나무는 쓸쓸한 추풍이 불어 닥치고

蕭蕭愁殺人(소소수살인)/소소한 소리를 내니 사람을 슬프게 하는 구나

 

思還故里閭(사환고리려)/고향땅 마을 그리운 생각이 미치나,

欲歸道無因(욕귀도무인)/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길이 없구나.

 

[단어풀이]

去者来者 : 문선(文選)에서 여러 주석이 있다. 去者, 来者을 말한다하기도 한다. 그러나 반드시 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좀 더 넓게 해석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일설은 과거(過去)와 장래(将来)의 의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郭門 성곽(城郭)의 문. ()은 도시의 사방을 둘러쳐진 성곽

 묘지(墓地_가 있는 구릉 분()은 흙으로 봉분을 만든 무덤. 토만분(土饅頭:무덤).

白楊 버드나무.

愁殺 ()은 일종의 접미어(接尾語)로 단지 정도(程度)(심도)를 나타낸 것이다. 用例, 忙殺, 恨殺, 悩殺 . (쓸쓸할 소)

里閭(리여): 중국(中国) 북위(北魏)의 지방행정제도. 戸籍整理租税徴収의 원활화를 目的으로, 五家一隣, 五隣一里, 五里一党하여 首長을 두고 관리했다. 486년부터 시행. 五家으로 하고 五隣라 한다. .

:마을 려

 

[해설]

헤어져 떠난 사람은 그날로 기억에서 사라지고 지금 만나는 사람은 하루 만에 친밀하게 되는 것이 세상이치이다.

 

지금 나는 성곽 밖에 나와 앞에 펼친 전방을 바라보니 눈에 들어오는 것은 구릉과 묘지뿐으로 이미 잊힌 사람들이다.

 

오래된 묘는 쓰레질로 갈려 밭이 되었고, 상록을 자랑하던 송백도 베어져서 장작으로 되고 말았다.

 

지금은 주변의 백양나무에 쓸쓸한 가을바람이 불어 닥치고, 스스하게 울어 사람을 더욱 슬프게 한다.

 

가을이 되면 부질없는 생각이 더하여 고향이 그리워진다. 돌아가고 싶어도 길은 멀고 세상은 어지러워 돌아갈 길을 찾기가 어렵다.

 

[후기]

요즘에 와서는 소위 글로벌 시대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 나가 외롭고 고된 날을 보내면서 고국과 고향을 그리워하면서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 고향이 그리워도 목표를 이루지 못하여 애태우는 사람도 있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당분간 고향을 잊은 채 지내는 사람들도 많다.

..............................................................

 

古詩十九首之 第十五首

 

    :생명은 너무 짧아 청춘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을 비유하고 세상의 어리석은 자를 조롱하는 시다.(古詩十九首之其十五)

 

    (생년불만백)/태어나 백년을 살지 못하는데

    (상회천재우)/항상 천년의 근심을 품고 있다.

 

    (주단고야장)/낮은 짧고 밤은 길어 괴로워하는데

    (하불병촉유)/어찌 촛불을 밝히고 밤을 낮처럼 즐기지 않으리.

 

    (위락당급시)/즐거움을 위해서는 바로 지금 하자꾸나.

    (하능대래자)/어찌 능히 내년을 기다릴 손가?

 

    (우자애석비)/ 어리석은 자는 쓰는 것을 아까워 하니

    (단위후세지)/ 오직 후세의 비웃음이 될 뿐이다

 

仙 人 王 子 喬(관인왕자교)/불노장생하는 선인인 왕자교와

難 可 蜿 等 期(난가완등기)/삶을 함께 같이 하기는 어려운 것을.

 

[해설]

태어나서 살아있기 백년도 미치지 못하는데 언제나 천년 앞일을 걱정한다.

 

낮은 짧고, 그리고 밤은 길어 괴로워한다면 어찌해서 촛대를 손에 잡고 놀지 않는 것일까(긴 밤에 놀지 않고 허무하게 보내고 있단 말인가)?

 

즐거운 일을 위해서는 시기를 놓치지 말고 놀 일인데 어째서 내년을 기다릴 수 있을까?

 

어리석은 자는 즐기는데 돈쓰기를 아까워하니 오직 후세의 웃음꺼리가 될 뿐이다.

 

불노 불사한다는 선인인 왕자교와 함께 수명을 같이하는 것은 불가한 것을.

 

[단어풀이]

王子喬:중국 주()나라의 선인(仙人). 이름은 진()이며 영왕(靈王)의 태자라고 한다. 흰 학을 타고 생황(笙簧)을 불면서 공중을 날았다고 한다.

.......................................................................

 

古詩十九首之 第十六首. 

 

凜凜歲云暮:멀리 떠나 있는 남편을 생각하는 아내의 시다. 꿈을 빌려 신혼의 추억을 서술하고 과거와 현재를 대조하여 시를 서술한다. 이 시도 상류사회의 모습이지만 궁기(宮妓), 관기(官妓)의 입장에서 픽션으로 묘사하고 있다(古詩十九首之其十六首)

 

凜凜歲云暮(늠늠세운모)/춥고 매서운 한해가 저물고,

螻蛄夕鳴悲(누고석명비)/귀뚜라미 저녁에 울어대니 슬퍼진다.

 

涼風率已厲(랑풍솔기려)/서늘하던 바람 돌연히 사납게 불어온다.

遊子寒無衣(유자한무의)/멀리 떠나 있는 사람은 추위에 입을 것도 없을 텐데

 

錦衾遺洛浦(금금유낙포)/'비단이불 낙포(낙양?)에 보내는 남편이 있다고 하였는데

同袍與我違(동포여아위)/같은 부부인데도 우리와는 다르구나.

 

獨宿累長夜(독숙누장야)/혼자 숙소에서 긴 밤을 보내시겠지

夢想見容輝(몽상견용휘)/드디어 남편의 용모를 꿈속에서 보는 구나.

 

良人惟古歡(양인추고환)/남편은 옛날의 생각에 기뻐하고

枉駕恵前綏(왕가혜전수)/마차를 끌고 맞으러 나에게 손잡이 건네준다.

 

願得常巧笑(원득상교소)/원한다면 언제나 좋은 웃음 웃어주고,

攜手同車歸(휴수동차귀)/손 붙잡고 같은 마차로 돌아가잔다.

 

 

既來不須臾(귀래불수유)/이미 동승했는가 하는 순간 이미 가시고 없네.

又不處重闈(우불처중위)/다시는 이 침실에서 함께 할 수 없고나.

 

亮無晨風翼(량무신풍익)/날이 밝자 아침바람타고 날개도 없이

焉能凌風飛(언능능풍비)/어찌 바람을 뚫고 날라 가셨단 말인가?

 

眄睞以適意(면래이적의)/이리저리 걸어보면 갈망하는 마음 잦아질까?

引領遙相睎(인령요상휘)/목을 빼어서 멀리 바라보기도 한다.

 

徒倚懷感傷(도의회감상)/문간에 기대서서는 그리워만 하는데,

垂涕沾雙扉(수체첨쌍비)/흐르는 눈물이 양쪽 문지방을 적시는 구나.

 

[해설]

매서운 추위 중에 세월이 흘러 이해도 저문다. 귀뚜라미가 저녁에 우는 서글픈 계절이 되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는데 당신은 이 추위에 입을 옷은 있기나 한 것입니까?

 

이미 당신은 신혼을 위해 낙포(낙양?)에 있는 나에게 비단이불을 보내주었습니다. 지금은 그 금침에 함께 잘 수가 없군요. 저는 혼자 자기 오랜 밤을 지내오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모처럼 꿈속에 당신의 얼굴을 본 것입니다.

 

꿈속에서 당신은 옛날 즐거웠던 추억을 찾아 낸 것입니까, 마차를 나에게 보내오고 나에게 마차에 타게 난간 줄을 건네주었습니다. 소원은 언제나 웃는 얼굴로 마주하여 손을 맞잡고 함께 마치를 타고 돌아가고 싶은 것입니다.

 

하지만 꿈은 바로 깨어나고 당신은 다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매의 날개도 없는 몸으로 바람을 이겨내고 당신은 공중을 날라 갈 수도 없었을 텐데.

 

하늘 저쪽 당신이 있는 쪽을 바라보고 목을 빼어 바라볼 뿐입니다. 이리저리 망설이면서 이곳에 기대서서 바라보는데 흐르는 눈물은 대문을 적실 정도입니다.

 

[단어풀이]

凛凛 한기가 피부을 에이는 하고 솔음이 돋는 모습

螻蛄 귀뚜라미의 일종

洛浦 낙수(洛水)의 입구, 여신용비(神女容妃)가 있는 곳. 용비(容妃)는 복의(伏義)로 낙수(洛水)에 익사하여 여신이 되었다고 한다. 낙포(洛浦)를 시에 등장시켜 용비(容妃)에 비유함.

, 낙포(洛浦)는 낙수(洛水)의 초입에 있는 강으로 복신(伏姫)이 여신(女神)이 된 곳이다. 부인은 자신을 그 여신에 비유하고 있다.

 

同袍 하나의 잠옷을 입는 사이, ()는 솜, 또는 긴 하의를 말한다.

重闈 여러 겹으로 된 문  ②깊고 그윽한 궁중(宮中)

柾駕 마차가 길을 돌고 돌아 일부러 내방하는 것.

前綏 ()는 마차를 탈 때 붙잡는 줄.

 

[후기]

멀리 떨어져 사는 남편을 생각하는 부인의 끝없는 사람의 감정을 노래한 것이다. 부인은 남편을 연모한 나머지 꿈속에서 남편을 만나고 꿈에 나타난 남편은 신혼 때의 추억을 생각해 내고 부인은 잠깐 동안 기뻐하지만 꿈은 바로 깨어나고 남편은 역시나 없다. 부인은 언제나처럼 남편이 있는 쪽을 바라보고 눈물만 흘릴 뿐이다.

.............................................................

 

古詩十九首之 第十七首.

 

孟冬寒氣至:빈집을 지키는 부인이 멀리 외출 중인 남편으로부터 편지를 받고 그리워하는 애정을 노래한 시다. 시의 내용은 남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여자의 애심이다(古詩十九首之其十七).

 

孟冬寒氣至(맹동한기지)/지독한 겨울추위가 찾아왔구나.

北風何慘栗(북풍하참담)/북풍은 어찌 이리 지독히 추운 것인가.

 

愁多知夜長(수다지야장)/근심걱정으로 울적하여 견딜 수 없는 긴 긴 밤

仰觀眾星列(앙관중성열)/밤하늘을 쳐다보니 별이 지천으로 열 지어 있다.

 

三五明月滿(삼오명월만)/십오야(三五)의 밝은 달은 만월이 되었는데

四五蟾兔缺(사소섬토결)/이십일(四夜五夜)이 되면 두꺼비가 옥토끼를 먹어 기울게 되겠지

 

客從遠方來(객종원방래)/멀리서 온 손님이

遺我一書劄(견아일서차)/나에게 한 장의 편지를 건네주었네.

 

上言長相思(상언장상사)/처음은 언제나 잊지 않겠다고 시작하여

下言久離別(하언구이별)/끝에는 이별이 길어지겠다고 쓰여 있다.

 

置書懷袖中(치서회수중)/나는 이 편지를 품속 고이 숨겨 지니고,

三歲字不滅(삼세자불멸)/삼년이 흘러도 한자도 잊어버리지 않았다.

 

一心抱區區(일심포구구)/마음속에는 한자 한자 남편을 그리워하는 여자의 여린 마음인데

懼君不識察(구군불식찰)/그것을 알아주지 못할까 걱정되어 견딜 수가 없도다.

 

[단어풀이]

蟾兔(섬토) 蟾蜍(섬여)王兎(옥토), 달 속에 있다는 금두꺼비와 옥토끼. 곧 달의 별칭. 고대 英雄翠妻恒()가 남편의 불사의 약을 훔쳐 먹고 달로 도망하여 뚜꺼비(蟾蜍)가 되었다는 설화准南子覧冥訓)와 옥토(玉兎)月中에 살고 있다는 伝説楚群天間도 있다.

涼蟾(량섬) 가을 달을 말한다. 속에는 轄蛤할합: 두꺼비 과있다고 상상했음으로 ()은 달()의 별칭으로 불린다.

蟾蜍(섬여) ()에 살고 있다는 두꺼비. 李白古朗月行에 달이 기우는 것은 두꺼비가 먹어치우기 때문이다라 한다.

素蛾娥娥 嫦娥 신화 중의 여성. 神話의 영웅인 羿()가 서방 끝 먼(西方極遠)땅에 존재하는 이상국서왕모(理想国西王母)의 나라 선녀에게 소원하여 얻은 불사의 영약을 그의 처인 상아(嫦娥)가 훔쳐 먹고 급히 몸이 가볍게 되어 월세계(月世界)까지 날라 올라 월희(月姫:달나라의 왕여)가 되었다. 이는 한()나라 사람 유란(劉安)淮南子覧冥訓에 등장한다. 또한 중국의 소설가 노신(魯迅:1881l936에 이 신화를 소설화 했던 취월羿月이라는 소설이 있다.

客従遠方来 「古楽府(고락부)飲馬長城窟行(음마장성굴행)客従遠方来遺我双鯉魚呼児烹鯉魚中有尺素書」(客遠方에서 와서나에게 잉어(双鯉魚)한 쌍을 주고, 아이를 불어 잉어(鯉魚)를 삶으려고 하는데, 안에()는 한 자 한편의 편지(尺素)가 있거늘에 유래한다. 편지를 이름.鯉魚尺素. 잉어()의 배속(腹中)에서 흰 모시베(白絹(=에 쓴 편지가 나타났다는 고사에 의함.

孟冬 초동(初冬十月)

惨憺(참담) 추위가 지독함을 나타냄.

区区 는 작게 나누어지는 것. 자세하고 공손한 여자의 마음을 뜻함. 자지의 애정을 겸손하게 나타내는 것.

 

[해설]

겨울의 초라고 생각되나 극한의 추위가 찾아왔다. 북풍과 함께 무서운 추위가 닥쳐오고 있는 것인지.

 

그립고 울적하여 견딜 수 없는 이런 긴 밤은 몸에 베여 있다. 문득 올려보니 하늘에는 수많은 별이 반짝인다.

 

달은 보름이 되어 낮 같이 밝아지고 십오야에는 만월이 되더니, 이십일에는 두꺼비에 먹혀 토끼도 사라지고 마침내 달은 기운다.

 

이러한 쓰라린 세월을 지내 온 어느 날 먼 곳에서 찾아온 손님이 나에게 한 장의 편지를 전해 주었다.

 

남편의 소식인데, 편지의 시초는 언제까지나 잊지 못한다고 시작하여 편지 끝에는 이별이 조금 길어지겠다.’고 쓰여 있다.

 

나는 이 편지를 품속에 고이 간직하고 몸에서 떨어뜨리지 않고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삼년이 지나도 한자도 상하지 않았다.

 

마음속에 오직 하나 있는 것은 남편을 사랑하는 여심의 세세하고 공손한 연정이다. 그것을 당신은 잘 알아주시지 않을까 두렵다는 것이다.

 

[후기]

도시에서 생활하는 현대인에게는 이런 감성적인 표현이 이상하게 느껴질까 걱정이다. 하늘도 없고 달도 없다. 오직 건물과 길과 사람이 있고 밤이 되면 어둠보다 밝은 불빛으로 사람의 정서를 두꺼비처럼 집어 먹고 있다.

......................................................................

 

古詩十九首之 第十八首.

 

客從遠方來:집에 있는 처가 멀리 여행길에 있는 남편으로부터 비단천을 받고 사모의 정을 나타낸 것이다. 남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시이다.(古詩十九首之其十八)

 

客從遠方來(객종원방래)손님이 멀리서 와서

遺我一端綺(유아일단기)나에게 한필(11m)의 비단을 건네주네.

 

相去萬餘里(상거만여리)서로 떨어져 만여 리

故人心尚爾(고인심상이)아직도 옛 마음 그대로 당신에게 있도다.

 

文彩雙鴛鴦(문채쌍원앙)문채는 한 쌍의 원앙새를 넣어

裁為合歡被(재위합환피)바느질하여 이불을 만들고 져.

 

著以長相思(저이장상사)잠옷에는 장상사를 하고

緣以結不解(연이결불해)끝자락에는 결불해를 하여 야물게 기워.

 

以膠投漆中(이교투칠중)아교로 옷칠 해 둔다면

誰能別離此(수능별리차). 누구가 감히 이를 떼어낼꼬?

 

[단어풀이]

一端 一反. 주대(周代)의 제도에서 布帛一丈八尺一端이었다.

 문능(文?), 능직비단.

文彩 문양, 짠 모양.

合歓被 부부함께 즐겨 쓰는 침구, 2매를 겹쳐 이은 것.

 중간에 무명을 채움.

長相思 솜의 연어(상상되는 말). 면면이 길게 계속한다는 의미.

結不解 실로 기워 떨어지지 않도록 함.

 

[해설]

멀리서 찾아 온 손님이 나에게 한단의 능직비단을 주었다.

 

남편으로부터 보내온 물건으로 그와 헤어져 만여 리이상 떨어져 있어 그 사람의 나에 대한 마음은 옛날 그대로인지 알지 못했다. 이 천에 다른 색깔로 짠 무늬는 원앙이다. 가장자리는결불해結不解의 실로 하여 튼튼히 연결하여 풀어지지 않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교를 칠해 옷칠 액 중에 넣어 둔다면 더 이상 누구도 뜯어낼 수 없는 것 같이 우리부부사이의 사랑도 이 같을 것이라고 읊었다.

.........................................................................

古詩十九首之 第十九首. 

 

明月何皎皎: 十九首第十八首, 十七首詩와 꼭 같이 집에 있는 처가 멀리 떠나 있는 남편을 생각하고 감상에 쌓인 사모의 정을 나타낸 시이다. 이 시 역시 남성의 입장에서 읊은 시이다(古詩十九首之其十九)

 

明月何皎皎(명월하교교)/밝은 달 어찌 저리 교교할꼬.

照我羅床緯(조아라상위)/나의 침대위 얇은 명주천 칸막이를 비추고 있네.

 

憂愁不能寐(우수불은매)/멀리 떠나 있는 남편을 생각하니 걱정되어 잠옷이루고

攬衣起徘徊(람의기배회)/옷자락 걷어 올려 주변을 배회하여 본다.

 

客行雖雲樂(행객수운락)/오직 여행하는 것 당신은 즐겁다 말하겠으나

不如早旋歸(불여조선귀)/하루빨리 돌아오는 것이 무엇에 견주리오.

 

出戶獨彷徨(출호독방황)/이런 생각에 밖으로 나와 방황하고 있을 뿐인데

愁思當告誰(수사당고유)/이런 쓸쓸한 마음 누구에게 말한다오.

 

引領還入房(인령환입방)/머리를 길게 뽑아 보고 되돌아서 방으로 들 수밖에 없구나.

淚下沾裳衣(루하첨상의)/눈물이 흘러 옷을 듬뿍 적시는 구나.

 

[단어풀이]

明月 秋八月

皎皎 희고 밝음 るいさま

羅床緯 얇은 명주로 된 침상의 현수막.

 

[해설]

어쩜 저렇게 밝은 달이 있을까? 내 침대위 얇은 장막을 비추고 있다.

나는 멀리 더나 있는 남편을 그리워 하며 걱정되어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옷을 바로 걷어 올리고 주변을 이리저리 가닐어 본다. 여행을 즐기는 당신은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나를 위해 빨리 집으로 오심이 좋으련만. 그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대문까지 나아가 혼자 이리 저리 거닐어 본다. 이런 쓸쓸한 마음을 누구에게 말해 보겠는가? 머리를 길게 뽑아 남편이 있는 곳을 바라보다가 얼른 몸을 돌려 방으로 들어가는데 눈물이 하염없이 떨어져 옷을 적신다.

 

[古詩十九首의 정리를 끝내고]

 

세계대백과사전에서古詩十九首를 언급하였는데 이를 그대로 옮기면,

 

<전략>--6세기의 시론서(詩論書)詩品에 의하면 육조(六朝)시대에는 고시(古詩)라고 불린 한대(漢代)의 오언시가 60수 가까이 존재한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작품은 문선(文選)권 이십구(巻二十九)에 수록되어 있는 고시 십구수(古詩十九首)이다. 이들의 시를 특히 우수한 작품이라는 인식은 상당히 일찍부터 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후략>--.

 

한 대(漢代)가 되자 민간의 가요(歌謡)중에서 오언(五言)의 형식이 지식인들에게 깊이 각인되어 오언시(五言詩)가 나타난다. 문선(文選)에 수록한 작자불명의 고시십구수(古詩十九首)는 오언시(五言詩)의 최고(最古)의 것에 속한다. 여기에 이르러 중국문학은 최초로 가요(歌謡)에서 떨어져 나와 자립한 시()가 성립되었다고 한다.

 

<2016.07.박정주(朴正柱)정리>

 

[출처] 고시십구수(古詩十九首)|작성자 jjoopark07

 

..................................................................................

.

 

 


'글,문학 > 漢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들을 곡하다. / 이산해  (0) 2020.02.28
며느리의 죽음을 곡함 / 이산해(李山海)   (0) 2020.02.28
관동별곡〔關東別曲〕  (0) 2020.02.23
가정사(稼亭詞)   (0) 2020.02.23
낙천정(樂天亭) / 김시찬  (0) 2020.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