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관동별곡〔關東別曲〕

淸潭 2020. 2. 23. 20:40

관동별곡〔關東別曲〕


바다 천 겹, 산 만 겹, 관동의 별경 / 海千重 山萬疊 關東別境
푸른 수레 막, 붉은 연꽃 막, 병마영의 영주 / 碧油幢 紅蓮幕 兵馬營主
옥대ㆍ기울인 일산, 검은 창ㆍ붉은 깃발, 명사의 길 / 玉帶傾蓋 黑槊紅旗 鳴沙路
아, 순찰하는 광경 어떠한가! / 爲 巡察景幾何如
북방의 백성과 사물, 의를 앙모하여 풍화를 따르네 / 朔方民物 慕義趨風
아, 왕의 교화가 중흥하는 광경 어떠한가! / 爲 王化中興景幾何如

학성 동쪽의 원수대와 천도ㆍ국도 / 鶴城東 元帥臺 穿島國島
삼신산 옮기고 십주를 이동해 놓은 금오의 정상 / 轉三山 移十洲 金鼇頂上
자줏빛 안개 개고, 붉은 이내 걷히며, 바람 풍랑 고요하니 / 收紫霧 卷紅嵐 風恬浪靜
아, 누대에 올라 푸른 바다 바라보는 광경 어떠한가! / 爲 登望滄溟景幾何如
계수나무 노와 목란주, 기생들 노래와 피리 소리 / 桂棹蘭舟 紅粉歌吹
아, 두루 방문하는 광경 어떠한가! / 爲 歷訪景幾何如

총석정, 금란굴, 기괴한 바위들 / 叢石亭 金幱窟 奇巖怪石
뒤집어진 바위, 사선봉, 푸른 이끼 낀 옛 빗돌 / 顚倒巖 四仙峯 蒼苔古碣
아야발 바위, 돌바위, 특이한 모양 / 我也足 石巖回 殊形異狀
아, 세상 천지에 이러한 경관 없도다! / 爲 四海天下無豆舍叱多
옥비녀와 진주 신 삼천의 무리 / 玉簪珠履 三千徒客
아, 또 오실 것이 언제인가! / 爲 又來悉何奴日是古

삼일포, 사선정, 기이한 경관과 모습 / 三日浦 四仙亭 奇觀異迹
미륵당, 안상의 모래섬, 서른여섯 봉우리 / 彌勒堂 安祥渚 三十六峯
밤은 깊고 물결은 출렁이는데 소나무 끝에 걸린 조각달 / 夜深深 波瀲瀲 松梢片月
아, 고운 모습 나와 비슷하구나! / 爲 古溫貌我隱伊西爲乎伊多
술랑 무리의 붉은 여섯 글자 / 述郞徒矣 六字丹書
아,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여전히 선명하구나! / 爲 萬古千秋 尙分明

선유담, 영랑호, 신비하게 맑은 골짜기 속 / 仙遊潭 永郞湖 神淸洞裏
녹색 연잎 덮인 섬, 푸른 구슬 두른 산, 십 리의 바람과 이내 / 綠荷洲 靑瑤嶂 風煙十里
향기 은은하고 푸른빛 짙은데 유리 같은 수면에 / 香冉冉 翠霏霏 琉璃水面
아, 배 띄운 광경 어떠한가! / 爲 泛舟景幾何如
순챗국과 농어회 희디흰 실과 같은데 / 蓴羹鱸膾 銀絲雪縷
아, 양젖은 그 무엇 하리오! / 爲 羊酪 豈勿參爲里古

설악의 동쪽, 낙산의 서쪽, 양양의 풍경 / 雪嶽東 洛山西 襄陽風景
강선정, 상운정, 남북으로 바라보고 / 降仙亭 祥雲亭 南北相望
자줏빛 봉황 타고 붉은 난새 모는 아름다운 신선 / 騎紫鳳 駕紅鸞 佳麗神仙
아, 붉은 현 다투어 연주하는 광경 어떠한가! / 爲 爭弄朱絃景幾何如
고양의 술꾼들이여, 습가지의 객관에서 / 高陽酒徒 習家池館
아, 사계절 노닐어 봅시다! / 爲 四節遊伊沙伊多

삼한의 예의, 천고의 풍류, 임영의 옛 읍 / 三韓禮義 千古風流 臨瀛古邑
경포대, 한송정, 밝은 달과 맑은 바람 / 鏡浦臺 寒松亭 明月淸風
해당화 핀 길, 연꽃 뜬 못, 봄가을 좋은 철에 / 海棠路 菡萏池 春秋佳節
아, 노닐며 완상하는 광경 어떠한가! / 爲 遊賞景何如爲尼伊古
등명루 위에서 오경 종 친 뒤 / 燈明樓上 五更鍾後
아, 해 뜨는 광경 어떠한가! / 爲 日出景幾何如

오십천, 죽서루, 서촌의 팔경 / 五十川 竹西樓 西村八景
취운루, 월송정, 십 리의 청송 / 翠雲樓 越松亭 十里靑松
옥피리 불고 요금 뜯으며 청아한 노래에 천천히 춤추니 / 吹玉篴 弄瑤琴 淸歌緩舞
아, 훌륭한 손님 맞이하고 보내는 광경 어떠한가! / 爲 迎送佳賓 景何如
망사정 가 만 리의 푸른 파도 / 望槎亭上 滄波萬里
아, 갈매기 반갑구나! / 爲 鷗伊鳥 蘇甲豆斜羅

강 십 리, 벼랑 천 층, 병풍처럼 두르고 거울처럼 맑네 / 江十里 壁千層 屛圍鏡澈
바람바위에 기대고 물구멍 내려다보며 비룡의 꼭대기에 올라 / 倚風巖 臨水穴 飛龍頂上
녹의주 기울이니 우뚝한 얼음 봉우리에 유월의 맑은 바람 불어 / 傾綠蟻 聳氷峯 六月淸風
아, 피서하는 광경 어떠한가! / 爲 避暑景幾何如
주진촌의 세계, 무릉도원의 풍물 / 朱陳家世 武陵風物
아, 아들과 자손에게 이어지는 광경 어떠한가! / 爲 傳子傳孫景幾何如


근재집(謹齋集)안축(安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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