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七夕 / 무명자(無名子) 윤기(尹愭)

淸潭 2020. 1. 24. 19:02

칠석〔又記故事成長篇〕 또 고사를 적어 장편시를 지었다.

    
교교한 은하수 쏟아질 듯 맑고 / 皎皎河漢淸欲瀉
무성한 요초는 푸르러 탐스럽다 / 離離瑤草綠堪把
은하 서쪽에서 견우성이 삼성과 나오고 / 河西牽牛參俱出
은하 동쪽에서 직녀성이 저성 아래 뜨네 / 河東織女氐之下
유유한 강물에 가로막혀 서로 멀리 바라보니 / 一水脉脉遙相望
그 언제 적 벌을 받아 두 곳으로 나뉘었나 / 被譴何年兩分張
일 년에 한 번 만나라는 은혜가 감사하니 / 一年一度恩命侈
칠월 칠일이 아름다운 기약 그날이로다 / 七月七日佳期當
난새의 단선 펼쳐질 때 용봉이 수레 끌고 / 鸞扇開時龍鳳駕
무지개다리 선 곳에 까마귀 까치 바쁘다 / 虹橋成處烏鵲忙
바람은 백화향에 불고 달은 구미를 비추는데 / 風吹百和月九微
일곱 번 베틀에 올랐으나 비단 짜지 못했네 / 跂彼七襄不成章
세거우 개자 오동잎이 바람에 나부끼어 / 洗車雨晴桐葉飄
살랑이는 영명한 기운 이 날에 아름답네 / 翕歘靈氣玆辰良
구만리 창천에 이런 일 있는지 없는지 / 九萬層空事有無
사람들 올려보며 신기한 별빛 엿보네
/ 世人瞻仰候神光
술과 고기로 비는 것은 뛰어노는 아이들이요 / 酒炙祈請走兒童
바늘과 실로 기원하는 건 어여쁜 처녀들이라 / 針線拜乞紛女娘
비단으로 수를 놓은 누각은 높이가 백장이요 / 錦綵結樓高百丈
고운 노래 하늘에 퍼지니 맑은 상음 울리네
/ 妙曲通宵動淸商
마당에 마갈락을 깔아놓고 / 庭中鋪得磨喝樂
꽃과 과일과 성찬을 향기롭게 차렸네 / 花果餰餌羅馨香
달빛 아래 바늘 꿰어 기묘한 솜씨 자랑하고 / 銀針穿月誇奇巧
거미가 참외에 줄을 쳐서 상서로움 알리네 / 蟢子網瓜報吉祥
민가나 궁궐이나 풍속이 똑같고 / 白屋公宮習俗均
옥사니 금섭은 상상이 황당하네 / 玉梭金鑷想荒唐
고금에 이 일을 누가 진짜 보았기에 / 此事終古孰眞見
시인과 문사가 이토록 자세히 기록했나 / 詩人文士記頗詳
두보는 여기에 빗대 시집 못간 처녀 풍자하고 / 杜老托諷女未嫁
유종원은 모난 마음 둥글어지길 기원했지 / 柳子發願圓鑿方
견우성과 직녀성이 각각 헤어졌다가 / 河鼓天孫各分躔
다시 만나는 시기가 하필 늘 가을일까 / 會合何必秋爲常
선가에선 이날 신이한 일 많았으니 / 仙家是日多靈異
떼배 타고 하수의 근원 찾은 일뿐 아니네 / 不獨槎上尋源使
자진은 백학 타고 구산에서 생황 불었으며 / 子晉白鶴緱山笙
왕모의 파랑새가 승화전의 추녀에 앉았네 / 王母靑鳥承華觶
방평이 또한 오색의 용을 채찍질하고 가서 / 方平亦鞭五色龍
채경의 집에서 마고를 불러 함께 놀았다네 / 蔡經家中麻姑戱
호쾌한 선비 재주 있음을 자부하고는 / 豪士有才輒自負
세상을 오시하며 부끄러운 줄 몰랐네 / 傲弄塵世曾不愧
학륭은 배 드러내고 경전을 쬐었으며 / 郝隆便腹曝經笥
완함은 장대 끝에 쇠코잠방이 말렸네 / 阮咸長竿曬犢鼻
풍속 면치 못했지만 또한 탈속한 것이니 / 未能免俗亦脫俗
속인들이 보면 응당 침을 뱉겠지 / 俗人見之應唾棄
흰 기운 혁혁하고 아름답게 둥실둥실 / 白氣奕奕粧亭亭
붉은 치마 붉은 깃발로 누구의 집에 임하나 / 朱裳絳節臨誰庭
장생전 안에서 이별의 눈물 웃었고 / 長生殿裏笑別淚
채주의 자리에서 유성에 홀렸네 / 蔡州筵中幻流星
한당의 고사들은 비속하고 자잘하니 / 漢唐遺事揔鄙碎
화려하고 간들거리는 소인의 모습이라 / 曳月揚風小人態
장뢰 왕건 나은 이상은 기교만 부려 / 張王羅李詞徒巧
말의 조리 순순한 매옹만 못하다네 / 未若梅翁言不悖
군신과 부부는 이치가 한 가지라 / 君臣夫婦同一理
장부가 어긋남에 감개가 많아라
/ 丈夫齟齬多感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