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유머해학방

김삿갓의 하룻밤 풋사랑

淸潭 2019. 9. 30. 09:50

김삿갓의 하룻밤 풋사랑 김삿갓이 일생을 죽장망혜(竹杖芒鞋, 대나무 지팽이와 짚신)로 세상을 유람 하다가 단천(端川)고을에서 우연히 한 처녀를 만나 처녀의 집에서 하룻밤을 유(留)하게 되었다. 비록 초라한 과객에 불과 했지만, 미모의 처녀는 김 삿갓의 출중한 외모와 글 재주에 반해서 김삿갓과 결혼을 약속하고 첫날 밤을 맞이 하였다. 즐기고 난 김 삿갓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 녀가 처녀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난기 심한 김 삿갓이 이를 그냥 지나 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김삿갓은 "그녀가 처녀가 아닌 것 같다"라는 시를 읊었고, 그 처녀는 답시(答詩) 를 읊었다. 그런데 이 답시야 말로 김삿갓의 시를 능가하는 명시(名詩)였다. 毛深內闊(모심내활) 必過他人(필과타인) "털이 깊고 그 안이 넓어 허전하니, 반드시 딴 사람이 먼저 지나 갔으리라." 그 처녀의 답시(答詩) 溪邊楊柳不雨長 (계변양류불우장) 後園黃栗不蜂坼 (후원황률불봉탁) "개울가 버들은 비가 오지 않아도 저절로 자라고, 뒷마당의 알 밤은벌이 쏘지 않아도 벌어 지도다." 누가 이겼을까요? 궁굼 하네요! 사진 / Blue Gull / 마대산 김삿갓 유적지
방랑시인 김삿갓 / 김용임

'글,문학 > 유머해학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계일보야. 한사람도 안잡어갔는데 연행자가 생기냐?  (0) 2019.10.06
천국 가는 길  (0) 2019.10.05
밥줄의 대결  (0) 2019.09.24
마누라 길들이기  (0) 2019.09.17
추석에 뜨는 시사 유머  (0) 2019.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