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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漢詩 作品(출생년도 순)-제8부

淸潭 2019. 6. 2. 07:46


우리나라 漢詩 作品(출생년도 순)-8

生年 姓名(生年沒年)諡號 本貫 벼슬 著書

 

1544 離幻 松雲 四溟堂 惟政 任應奎(15441610)慈通弘濟尊者 豊川  56

사명당 유정

過善竹橋 선죽교를 지나며1

山川如昨市朝移 산천은 옛 같은데 저자는 바껴 어제작

玉樹歌殘問幾時 옥수가 사라진지 얼마나 됐나 ※옥수곡: 풍류곡조

落日古城春草裏 해 저문 옛 성터에 봄풀 속에서 속리

祗今惟有鄭公碑 오늘 공경 오죽이 鄭文忠 비석 ※鄭夢周 공경할지

 

題降仙亭(제강선정) 강선정에 붙여2

三峽客歸去(삼협객귀거) 세 골짝에 길손 돌아가

龍臺生遠愁(용대생원수) 용의 대에 먼 시름 일어

靑山雲色暮(청산운색모) 푸른 산에 구름 빛 어둑

丹穴水聲幽(단혈수성유) 붉은 굴에 물소리 그윽 구멍혈

 

贈行脚僧(증행각승) 행각승에게3

爾從江海來(이종강해래) 네가 좇으니 강 바다서 와

還從江海去(환종강해거) 다시 따르니 강 바다로 가

江海路迢迢(강해로초초) 강 바다 길은 멀고멀어서 멀초

重逢又何處(중봉우하처) 다시 만날 곳 어디가 될까

 

浮碧樓用李翰林韻(부벽루용이한림운) 부벽루에서 이한림의 운으로4

三國去如鴻(삼국거여홍) 세 나라 지나 기러기같이

麒麟秋草沒(기린추초몰) 한때 기린은 가을 풀 묻혀 麒麟閣:功臣

長江萬古流(장강만고류) 기나긴 강물 만고를 흘러

一片孤舟月(일편고주월) 한 조각 외론 배인지 달은

 

靑鶴洞秋坐(청학동추좌) 청학동의 가을에 앉아5

西風吹動雨初歇(서풍취동우초헐) 서풍이 불자 비는 처음 그쳐 쉴헐

萬里長空無片雲(만리장공무편운) 만 리 긴 하늘 구름 한 점 없다

虛室尸居觀衆妙(허실시거관중묘) 빈 방 꼼짝 안 해 뭇 묘함 보여

天香桂子落紛紛(천향계자락분분) 하늘 향 달빛 어지럽게 떨쳐

 

萬瀑洞(만폭동) 만폭동6

此是人間白玉京(차시인간백옥경) 이건 바로 인간에 하얀 옥경이

琉璃洞府衆香城(유리동부중향성) 유리동의 관청에 뭇 향기 성이

飛流萬瀑千峰雪(비류만폭천봉설) 날아 흘러 만 폭포 천봉우리 눈

長嘯一聲天地驚(장소일성천지경) 긴 휘파람 한 소리 하늘땅 놀라

 

酬李公求語(수이공구어) 이공이 한마디 구해 답하며7

懸崖峭壁無棲泊(현애초벽무서박) 깎아 걸린 벼랑 벽 발댈 데 없어

捨命忘形進不疑(사명망형진불의) 버려 잊고 목숨 몸 믿고 나아가

更向劍鋒飜一轉(갱향검봉번일전) 다시 칼끝 위에서 한 번 뒤집어

始知空劫已前時(시지공겁이전시) 비로소 아는 텅 빔 이미 눈앞 때

 

過邙山(과망산) 북망산을 지나며8

太華山前多少塚(태화산전다소총) 태화산 산 앞에는 무덤 얼마나

洛陽城裏古今人(낙양성리고금인) 낙양성 성에 살던 옛 이제 사람

可憐不學長生術(가련불학장생술) 가여워라 못 배워 오래 사는 꾀

杳杳空成松下塵(묘묘공성송하진) 아득히 비워버린 솔 아래 티끌

 

歸鄕(귀향) 고향에 돌아와9

十五離家三十四(십오이가삼십사) 열다섯에 집 떠나 서른네 살에

長川依舊水西來(장천의구수서래) 긴 냇물 옛날 같아 물은 서녘서

橋東岸千條柳(시교동안천조류) 감 다리 동쪽언덕 천 가지 버들

强半山僧去後栽(강반산승거후재) 거의 반은 중 되어 떠난 뒤 심겨

 

一夜聯床話(일야련상화) 밤 하나 이어 상에 이야기 잇달련

鶴峰秋晩時(학봉추만시) 학의 봉우리 가을 늦은 때

重逢又何日(중봉우하일) 다시 만나면 또 어느 날이

世事杳難期(세사묘난기) 세상일 어둑 맺기 어려워 어두울묘

 

己丑橫罹逆獄(기축횡리역옥) 기축년에 뜻밖에 역옥에 걸려-四溟大師10

蛾嵋山頂鹿(아미산정록) 아미산이라 꼭대기 사슴

擒下就轅門(금하취원문) 사로잡혀서 군문에 왔네 끌채원

解網放還去(해망방환거) 그물을 풀어 놓아 달아나

千山萬樹雲(천산만수운) 모든 산 구름 모든 나무에

 

題降仙亭2(제강선정2) 강선정에 쓰다-四溟大師11

白首關河夜(백수관하야) 하얀 머리에 변방 물가 밤

傷心遠客愁(상심원객수) 다친 마음에 먼 길손 시름

相思無限意(상사무한의) 서로 생각에 끝없는 뜻이

明月獨登樓(명월독등루) 밝은 달 아래 홀로 누 올라

 

次鄭子韻(차정자운) 정자의 운을 빌어-四溟大師12

歲晏迷歸路(세안미귀로) 해는 늦은데 갈 길을 잃어 늦을안

行狀問鄭公(행장문정공) 가는 길 글을 정공께 물어

鐘山杳天末(종산묘천말) 종산은 아득 하늘 먼 끝에

衰鬢又秋風(쇠빈우추풍) 여윈 귀밑 털 가을바람에

 

贈靈雲長老(증령운장로) 영운 장로에게 주며-四溟大師13

千魔萬難看如幻(천마만난간여환) 많은 마귀 어려움 허깨비로 봬 변할환

直似灘頭撤轉船(직사탄두철전선) 같기는 여울머리 배 거둬 돌림 거둘철

呑透金剛竝栗(탄투금강병률답) 삼켜 뚫어 쇠굳음 함께 밤 꺼내 낫답

方知父母未生前(방지부모미생전) 바로 알아 어버이 낳기도 앞서

 

贈浮休子(증부휴자) 부휴자에게-四溟大師14

別傳敎外眞消息(별전교외진소식) 달리 준 가르침 밖 참다운 소식

專義須還古丈夫(전의수환고장부) 오롯이 뜻 꼭 돌려 옛 사내장부

後五百年誰繼此(후오백년수계차) 다음에 오백년을 뉘 이를 이어

拈花一脈落嗚呼(념화일맥락오호) 꽃 집어 한 이어짐 아하 소리를拈華示衆

 

贈成秀才(증성수재) 성수재에게-四溟大師15

天寒歲暮峽中村(천한세모협중촌) 날 추워 해 저물어 골짝 속 마을 골짜기협

籬落蕭蕭掩竹門(리락소소엄죽문) 저만치 울 쓸쓸해 대 가린 문이

高臥北窓閑夢破(고와북창한몽파) 높이 누워 북창에 느긋한 꿈 깨

任地風雪亂黃昏(임지풍설난황혼) 맡은 땅 눈바람에 어스름 엉망

 

東林寺秋夕夜半(동림사추석야반) 동림사 추석날 밤에-四溟大師16

東林月出白猿啼(동림월출백원제) 동림사에 달이 떠 원숭이 울어 울제

丹桂淸霜夜色凄(단계청상야색처) 붉은 계수 무서리 밤 빛깔 쓸쓸

獨倚香臺鐘鼓靜(독의향대종고정) 홀로 기대 향대에 종에 북 고요

天風吹棄見禽棲(천풍취기견금서) 하늘 바람 불어가 새둥지 보여 버릴기

 

次樂天堂(차락천당) 낙천당 운으로-四溟大師17

不慍人間人不知(불온인간인부지) 아니 성내 세상에 남이 몰라도 성낼온

豈愁軒冕到吾遲(기수헌면도오지) 어찌 시름 큰 벼슬 내게 더뎌서 면류관면

樂夫天命稱君子(낙부천명칭군자) 즐기는 이 하늘 명 군자라 하지

伯玉何須四十非(백옥하수사십비) 거백옥 어찌해 꼭 마흔에 잘못

 

贈洛陽士(증낙양사) 낙양 선비에게-四溟大師18

春愁無禁閉南關(춘수무금폐남관) 봄 시름 그침 없어 남쪽 문 닫아

佳節悤悤欲已闌(가절총총욕이란) 좋은 철 바삐 바빠 막혀 그치려

霽後終南開晩眺(제후종남개만조) 비 갠 뒤에 종남산 열린 저묾 봐

落花芳草滿長安(낙화방초만장안) 지는 꽃 꽃다운 풀 장안에 가득

 

鳴沙行(명사행) 명사로 가면서-四溟大師19

細雨鳴沙三月時(세우명사삼월시) 보슬비 모래 울려 삼월인 때에

杏花零落客思歸(행화영락객사귀) 살구꽃 떨어져서 길손 갈 생각

鄕關猶隔一千里(향관유격일천리) 고향 땅 아직 멀어 천리 길 너머

愁見河橋靑柳絲(수견하교청류사) 시름겨워 강다리 푸른 버들 솜

 

過溟洲(과명주) 명주를 지나며-四溟大師20

離山三日到江陵(이산삼일도강릉) 산을 떠나 사흘을 강릉에 닿아

逆旅寥寥半夜燈(역여요요반야등) 나그네 길 쓸쓸해 한밤에 등불

故國千年多少恨(고국천년다소한) 고향 나라 천년에 얼마나 한이

水雲寒雪倚樓僧(수운한설의루승) 물구름 차가운 눈 누 기댄 스님

 

山中(산중) 산 속-四溟大師21

柴門終日獨徘徊(시문종일독배회) 사립문에 하루 내 혼자 노닐어

秋雨寒煙首屢回(추우한연수루회) 가을비에 찬 연기 머리 위 돌아

只尺相思不相見(지척상사불상견) 가까워 서로 생각 서로 못 만나

暮雲孤鳥倦飛來(모운고조권비래) 저문 구름 외론 새 지쳐 날아와

 

秋軒夜坐(추헌야좌) 가을 집 밤에 앉아-四溟大師22

獨坐無眠羈思長(독좌무면기사장) 홀로 앉아 잠 없어 길 생각 길어 굴레기

數螢流影度西廊(수형유영도서랑) 반디 몇 흐른 그늘 서쪽 회랑을

崇山月出秋天遠(숭산월출추천원) 숭산에 달이 떠서 가을 먼 하늘

一夜歸心鬢已霜(일야귀심빈이상) 밤 하나 돌아갈 맘 귀밑털 서리

 

贈白蓮僧二1(증백련승이1) 백련암 스님에게-四溟大師23

秋深南渡下黃葉(추심남도하황엽) 가을 깊어 남쪽건너 지는 누런 잎

別路霜華已滿衣(별로상화이만의) 헤어진 길 서리꽃이 이미 옷 가득

此去蓬山一千里(차거봉산일천리) 여기 떠나 봉래산은 일천리 길이

碧雲何處更追隨(벽운하처갱추수) 푸른 구름 어느 곳을 다시 쫓을까

 

贈白蓮僧二2(증백련승이2) 백련암 스님에게-四溟大師24

節過重陽雁影高(절과중양안영고) 철 지난 중양절엔 기러기 높아

霜楓昨夜入麻袍(상풍작야입마포) 지난 밤 단풍 서리 삼 옷에 들어

客行更覺江東遠(객행갱각강동원) 나그네 가며 느껴 강동 쪽 멀어

海上靑山夢憶勞(해상청산몽억로) 바다 위로 푸른 산 꿈 생각 지쳐

 

贈圓長老(증원장로) 원 장로에게-四溟大師25

巖畔雲松巖下泉(암반운송암하천) 바위 곁 해 구름 솔 바위 아래 샘

焚香洗鉢過蕭然(분향세발과소연) 향 살라 바루 씻어 깨끗이 살아

十年不下香爐頂(십년불하향로정) 십년을 안 내려와 향로 봉우리

石塔靜看秋水篇(석탑정간추수편) 돌탑을 가만히 봐 가을물 글을

 

降仙亭(강선정) 강선정-四溟大師26

江源西出峽門開(강원서출협문개) 강 근원 서쪽 나서 골짝 문 열려

千樹村邊斷岸廻(천수촌변단안회) 일천 나무 시골 가 벼랑을 돌아

中有高臺三百尺(중유고대삼백척) 가운데로 높은 루 삼백 자 길이

月明時見羽人來(월명시견우인래) 달 밝아 때론 보여 신선 내림이

 

宿般若寺(숙반야사) 반야사에 묵으며-四溟大師27

古寺秋晴黃葉多(고사추청황엽다) 옛 절에 가을 개여 누런 잎 많아

月臨靑壁散棲鴉(월림청벽산서아) 달 오른 푸른 벽에 까마귀 흩여

澄潮煙盡淨如練(징조연진정여련) 맑은 물결 안개 개 맑기가 비단

夜半寒鐘落玉波(야반한종락옥파) 깊은 밤 차가운 종 옥 물결 떨쳐

 

淸平寺西洞(청평사서동) 청평사 서쪽 골-四溟大師28

華表鶴廻天路遠(화표학회천로원) 무덤 앞 학 돌아와 하늘 길 멀어

靑山如昨客初歸(청산여작객초귀) 푸른 산 어제처럼 길손 처음 와

淸流白石照明月(청류백석조명월) 맑은 흐름 흰 돌에 밝은 달 비춰

一夜空攀靑桂枝(일야공반청계지) 밤 하나 하늘 올라 푸른 계수에

 

別松庵(별송암) 송암과 헤어지며-四溟大師29

去歲春風三月時(거세춘풍삼월시) 지난해도 봄바람 삼월 봄일 때

一回相見語相思(일회상견어상사) 한번 둘러 서로 봐 말로는 그려

如今又向南天遠(여금우향남천원) 이제처럼 또 바래 남쪽은 멀어

依舊垂楊生綠綠(의구수양생록록) 예대로 수양버들 푸릇푸릇 나

 

出峽憩江花石(출협게강화석) 골짝을 나와 강 꽃 돌에서 쉬며-四溟大師30

橫塘石路日初斜(횡당석로일초사) 못을 질러 돌길에 해 처음 기웃

春水微茫生綠波(춘수미망생록파) 봄물은 살짝 아득 푸른 물결로

回指金仙是何處(회지금선시하처) 둘러 손짓 금 신선 바로 어딘지

碧峰千疊五雲多(벽봉천첩오운다) 푸른 봉 천의 겹침 오색구름에

 

鹿門長川別門下諸公(녹문장천별문하제공)

녹문장천에서 문하의 여러 공과 헤어지며-四溟大師31

山到西江路亦分(산도서강로역분) 산이 이른 서강엔 길 또한 갈려

楊花愁殺別離魂(양화수살별리혼) 버들 꽃 시름 없애 헤어지는 맘

日斜獨出瞿塘峽(일사독출구당협) 해 비껴 혼자 나와 구당협 골짝

回首千峰萬樹雲(회수천봉만수운) 고개 돌려 모든 봉 모든 숲 구름

 

眞歇臺(진헐대) 진헐대-四溟大師32

濕雲散盡山如沐(습운산진산여목) 젖은 구름 다 걷혀 산은 멱 감아

白玉芙蓉千萬峯(백옥부용천만봉) 하얀 옥 연꽃 같은 천만 봉우리

獨坐翻疑生羽翼(독좌번의생우익) 홀로 앉아 홀딱 써 깃 날개 돋아

扶搖萬里御冷風(부요만리어랭풍) 잡아채니 만 리를 찬바람 부려

 

十王洞(십왕동) 시왕동-四溟大師33

王子何年築此城(왕자하년축차성) 왕자는 어느 해에 이 성을 쌓아

玉峰依舊老蓂靈(옥봉의구로명령) 옥 봉은 옛 그대로 늙은 명협 풀 명협명

鳳凰一去無消息(봉황일거무소식) 봉황은 한번 떠나 소식이 없어

金井千秋瑤草生(금정천추요초생) 금 우물 천년이면 옥의 풀 돋아

 

寄春州刺史(기춘주자사) 춘주자사에게-四溟大師34

遙望春城雁不來(요망춘성안불래) 멀리서본 봄날 성 기러기 안 와

幾番風雨暗書灰(기번풍우암서회) 몇 번을 비바람에 몰래 책 태워

只今獨坐舡潭上(지금독좌강담상) 이제 막 혼자 앉아 배는 물올라

空憶當時勸酒杯(공억당시권주배) 괜한 생각 그때에 술잔 주던 일

 

宿佛頂庵(숙불정암) 불정암에 묵으며-四溟大師35

琪樹瑤袋桂影秋(기수요대계영추) 옥 나무 옥의 자루 달 그늘 가을北斗七星

蓬上宿客思悠悠(봉상숙객사유유) 봉래 올라 묵는 손 생각이 아득

西風一夜露華冷(서풍일야로화랭) 서쪽바람 온 밤을 이슬 꽃 찬 데

玉磬數聲人猗樓(옥경수성인) 옥 경쇠 몇 소리에 사람 루 기대

 

過西都1(과서도1) 서도를 지나며-四溟大師36

國破山河王氣殘(국파산하왕기잔) 나라 깨져 산과 강 왕기는 여려

天孫何處白雲間(천손하처백운간) 하늘 자손 어디에 흰 구름 사이

只今宮漏秋鐘歇(지금궁루추종헐) 이제야 궁 물시계 가을 종 쉬어

千古月明江水寒(천고월명강수한) 오랜 옛 달은 밝아 강물은 추워

 

過西都2(과서도2) 서도를 지나며-四溟大師37

淸流壁下古今路(청류벽하고금로) 맑은 흐름 벽 아래 옛 이제 길이

靑草夕陽人去來(청초석양인거래) 푸른 풀 저무는 볕 사람 오고가

欲問千秋興廢事(욕문천추흥폐사) 물으려 천년의 날 흥망의 일을

白雲橋畔夜花開(백운교반야화개) 백운교 다리 가에 밤에 꽃 피어

 

過西都3(과서도3) 서도를 지나며-四溟大師38

落月孤雲渺南國(낙월고운묘남국) 지는 달 외론 구름 남녘땅 아득

羈愁獨上望鄕臺(기수독상망향대) 길 시름 홀로 올라 망향대 높이

秋風黃葉不歸去(추풍황엽불귀거) 가을바람 누런 잎 못 돌아가니

空館夜聞寒雨來(공관야문한우래) 빈 객사 밤을 들어 찬비가 내려

 

登香爐峯(등향로봉) 향로봉에 올라-四溟大師39

山接白頭天杳杳(산접백두천묘묘) 산은 붙어 백두에 하늘은 가물

水連靑海路茫茫(수연청해로망망) 물은 이어 청해로 물길이 아득

大鵬備盡西南闊(대붕비진서남활) 대붕이 갖춤 다해 서남은 트여

何處山河是帝鄕(하처산하시제향) 어디쯤에 산하가 하느님 고향

 

集句1(집구1) 글귀를 모아-四溟大師40

山圍故國周遭在(산위고국주조재) 산이 두른 고향땅 에워싸였고

陵谷依然世自移(능곡의연세자이) 언덕 골짝 기대서 세상 옮아가

玉輩昇天人已遠(옥배승천인이원) 옥 수레 하늘 올라 사람 멀어져 玉輦

只今唯有鷓鴣飛(지금유유자고비) 다만 이제 오죽이 자고새 날아

 

集句2(집구2) 글귀를 모아-四溟大師41

日暮東風春草綠(일모동풍춘초록) 해 저물어 봄바람 봄풀은 푸릇

杖藜徐步立芳洲(장려서보립방주) 지팡이 설설 걸어 꽃 물가에 서

閣中帝子今何在(각중제자금하재) 큰 집 속 임금 아들 이젠 어디에

汀月寒生古石樓(정월한생고석루) 물가에 달 차가워 옛 돌 누대에

 

山居集句四1(산거집구사1) 산에 살며 글귀 모아 4-四溟大師42

無媒經路章蕭蕭(무매경로장소소) 이끎 없어 지날 길 글마저 쓸쓸

門掩空庭思寂廖(문엄공정사적료) 문 닫힌 빈 뜰에서 생각 고요해

百鳥不來春又過(백조불래춘우과) 온갖 새 아니 와도 봄은 또 지나

庵前時有白雲朝(암전시유백운조) 암자 앞 때론 있어 흰 구름 아침

 

山居集句四2(산거집구사2) 산에 살며 글귀 모아 4-四溟大師43

閉門春盡綠煙消(폐문춘진록연소) 문 닫아 봄은 다해 푸름 사라져

眞性如空不動搖(진성여공부동요) 참 바탕 텅 빔 같아 아니 흔들려

世出世間俱打了(세출세간구타료) 세상 나와 세상을 함께 다 떨쳐

那知今夕與明朝(나지금석여명조) 어찌 알아 오늘밤 내일 아침을

 

山居集句四3(산거집구사3) 산에 살며 글귀 모아 4-四溟大師44

白雲何計是生涯(백운하계시생애) 흰 구름 어찌 꾀해 한 삶이라며

朝抱陳編至日斜(조포진편지일사) 아침에 쥔 낡은 책 해질 때까지

門外啼鵑天寂寂(문외제견천적적) 문 밖 우는 두견이 날은 고요해

東風吹落刺桐花(동풍취락자동화) 봄바람 불어 지네 엄나무 꽃이

 

山居集句四4(산거집구사4) 산에 살며 글귀 모아 4-四溟大師45

近思丙子重陽日(근사병자중양일) 생각해본 병자년 중양절 날짜

寒雨獨登浮碧樓(한우독등부벽루) 찬비에 혼자 올라 부벽루 누각

今夕又經長慶路(금석우경장경로) 오늘 저녁 또 지나 장경로 길을

黃花依舊去年秋(황화의구거년추) 국화꽃 옛 그대로 지난해 가을

 

別松庵陪尊祖西行(별송암배존조서행)

송암이 존조를 모시고 서쪽 감에 헤어지며-四溟大師46

別路寒松日欲斜(별로한송일욕사) 떠나는 길 차운 솔 해는 기울려

碧雲殘雪有啼鴉(벽운잔설유제아) 푸른 구름 남은 눈 까마귀 울음

西行想渡浿江水(서행상도패강수) 서쪽 가 건널 생각 패강 강물을

落盡春風處處花(낙진춘풍처처화) 다 떨어져 봄바람 여기저기 꽃

 

過咸陽(과함양) 함양을 지나며-四溟大師47

眼中如昨舊山河(안중여작구산하) 눈에 듦 어제 같아 오랜 옛 산하

蔓草寒煙不見家(만초한연불견가) 덩굴 풀 차운 연기 집은 아니 봬

立馬早霜城下路(입마조상성하로) 말 세운 이른 서리 성 아래 길을

凍雲枯木有啼鴉(동운고목유제아) 언 구름 마른 나무 까마귀 울어

 

奉全羅防禦使元長浦(봉전라방어사원장포)

전라 방어사 원장포에게 드리며-四溟大師48

百歲三分已二分(백세삼분이이분) 백년을 셋 나누어 이미 둘 지나

袛今行止更如雲(저금행지갱여운) 이제야 가고 멎음 구름과 같아 속적삼저 마침지

何時高臥崇山室(하시고와숭산실) 언제면 높이 누워 숭산의 방에

鷄唳猿啼半夜聞(계려원제반야문) 학 원숭이 울어서 한밤에 듣네 울려

 

在南原驛(재남원역) 남원 역에서-四溟大師49

碧油幢幕夜凄凄(벽유당막야처처) 푸름 매끈 기 장막 밤은 쓸쓸해 기당

刁斗無聲月欲低(조두무성월욕저) 바라 징 소리 없어 달은 지려해 바라조

壯志未酬驚歲晏(장지미수경세안) 씩씩한 뜻 못 갚아 해 늦어 놀라 늦을안

手持雄劒聽莎鷄(수지웅검청사계) 손에 쥔 묵직한 칼 베짱이 소리

 

嶺南金烏下臥病憶雲中寸調(영남금오하와병억운중촌조)

영남 금오산 아래 앓아누운 운중 촌조를 생각하며-四溟大師50

一從恩譴度流沙(일종은견도류사) 한 쫓음 베풂 혼냄 흐름을 건너 꾸짖을견

望盡三年鬢已華(망진삼년빈이화) 바라기 다한 삼년 귀밑털 희어

怊悵東湖去時路(초창동호거시로) 슬펐구나 동호로 떠날 때 길은

春風依舊長新莎(춘풍의구장신사) 봄바람 옛날처럼 새 잔디 자라

 

癸未秋關西途中1(계미추관서도중1) 계미년 가을 관서로 가는 길에-四溟大師51

黃雲塞下本無春(황운새하본무춘) 누런 구름 변방 밑 본디 봄 없나

桃柳應知別處新(도류응지별처신) 복사 버들 알아서 딴 곳서 새록

雙鯉不來花又落(쌍리불래화우락) 편지글은 아니 와 꽃은 또 지고

暮山回首泣孤臣(모산회수읍고신) 저문 산 고개 돌려 우는 외론 이

 

癸未秋關西途中2(계미추관서도중2) 계미년 가을 관서로 가는 길에-四溟大師52

黃葉蕭蕭廣陵道(황엽소소광릉도) 누런 잎이 쓸쓸해 광릉의 길에

夜來風雨滿江津(야래풍우만강진) 밤이 오니 비바람 강나루 가득

孤舟獨繫西湖柳(고주독계서호류) 외론 배 홀로 매여 서호 버들에

泣向關山憶遠人(읍향관산억원인) 울며 관산 쳐다봐 먼 사람 생각

 

癸未秋關西途中3(계미추관서도중3) 계미년 가을 관서로 가는 길에-四溟大師53

塞外孤身夢裏逢(새외고신몽리봉) 변방 밖 외로운 몸 꿈에서 만나

同遊澤畔語從容(동유택반어종용) 같이 놀며 못가서 살며시 말해

覺來依舊關山遠(각래의구관산원) 깨어오며 그대로 관산은 멀어

悄悄無言聽曙鐘(초초무언청서종) 시름하여 말없이 새벽 종 들어

 

送昱山人還海西(송욱산인환해서) 욱산인이 해서로 돌아가 보내며-四溟大師54

沓盡天南吳楚間(답진천남오초간) 다 밟아 하늘 남쪽 오에 초나라

逢春還鄕海西山(봉춘환향해서산) 봄 만나 시골 가니 바다서쪽 산

落花啼鳥東風裏(낙화제조동풍리) 지는 꽃 우는 새는 봄바람 속에

知子香爐獨掩關(지자향로독엄관) 자네 알아 향로에 홀로 닫은 문

 

贈白蓮寺和尙(증백련사화상) 백련사 스님에게-泗溟堂55

佳節年年客中過(가절년년객중과) 좋은 철을 해마다 나그네로 가

故山花謠夢携(고산화요몽휴공) 고향 산 꽃노래에 꿈에 지팡이

會遊到處有芳草(회유도처유방초) 모여 놀아 이른 곳 꽃다운 풀이

此日來時迷舊蹤(차일래시미구종) 이날에야 오는 때 옛 자취 몰라

塞上羈愁猶亂緖(새상기수유란서) 변방을 떠돈 시름 어지러운 맘

鏡中衰鬢匕成蓮(경중쇠빈비성련) 거울 속 쇤 귀밑털 연밥이 되어

天涯迢不歸去(천애초체불귀거) 하늘 끝 바다 멀리 아니 돌아가

坐聽白蓮精舍鐘(좌청백련정사종) 앉아 들어 백련사 절집 종소리

 

奉錦溪沈明府(봉금계심명부) 금계 심명부에게-泗溟堂56

當時一別漢東寺(당시일별한동사) 그때에 한 헤어짐 서울 동쪽 절

空悲歲徂靑眼稀(공비세조청안희) 괜한 슬픔 세월 가 반길 이 드문

隨緣江海無定所(수연강해무정소) 맺음 따라 강 바다 놓인데 없어

轉蓬復此西南飛(전봉부차서남비) 굴러 흩어 또 여기 서남을 날아

知音賴有沈休文(지음뢰유심휴문) 알아줄 이 힘입어 심휴문 있어

八月南渡瀟湘浦(팔월남도소상포) 팔월에 남쪽 건너 소상포 물가

相看切切語相思(상간절절어상사) 서로 보며 끊어져 서로 그리워

上房數夜同淸晤(상방수야동청오) 윗방서 몇 날밤을 함께 밝혔네 밝을오

天涯佳節近重陽(천애가절근중양) 하늘 끝 좋은 철에 중양 가까워

零露瀼瀼荷欲老(영로양양하욕로) 이슬져 많은 이슬 연꽃 시들려 이슬많을양

平明却有故山思(평명각유고산사) 먼동이 터 도리어 고향 산 생각

獨望白雲山外路(독망백운산외로) 혼자 바래 흰 구름 산 넘어 길을

 

1544 汝式 重峯 趙憲(1544~1592)文烈 白川 중봉 조헌  1

聞赦到摩天嶺 문사도마천령 풀려남 들어 마천령 닿아 趙憲(1544~1592)

北闕君恩重 북궐군은중 북궐에 임금 베풂 무거워 임금 베풂 커

南州母病深 남주모병심 남녘 어머니 앓이 깊어가 엄마 병 깊어

摩天有歸日 마천유귀일 하늘 닿으며 되돌아간 날 재 너머 온 날

感淚自盈衿 감루자영금 느끼며 눈물 옷깃 다 적셔 눈물 다 젖어

 

1544 士眞 淸溪 梁大撲(15441592)忠壯 南原 淸溪集 청계 양대박  1

送李益之向南原 이익지를 남원으로 보내며

春來無日不思家 봄이 오니 집 생각 안 할 날 없어

家在龍城蓼水涯 집 있는 곳 용성은 여뀌 난 물가 여뀌료 물가애

松逕幾寒孤鶴夢 솔숲 길 추웠으되 외론 학 꿈을 소로경

竹窓應折早梅花 대밭 창 꺾었을 터 이른 매화꽃 꺾을절

殊方作客別懷惡 다른 땅에 객이 돼 딴 마음 나빠

岐路送君芳草多 갈린 길 그대 보내 꽃 풀도 많아 갈림길기

從此橫岡遮望眼 이 따라 언덕 놓여 바라봄 막혀 언덕강 막을차

關河不盡暮雲 변방에 강 끝없어 구름 아득해 아득할사

 

1545 汝諧 李舜臣(15451598)忠武 德水 亂中日記 충무공 이순신  5

閑山島夜吟 한산섬 밤에1

水國秋光暮 물의 나라 가을빛 저물어감에

驚寒雁陣高 추위 놀란 기러기 줄지어 난다 놀랄경 줄진

憂心轉輾夜 마음시름 뒤척여 잠 못 드는 밤 구를전전

殘月照弓刀 조각달이 비치니 활과 칼이라

 

陣中吟 진중에서2

天步西門遠 임금행차 서문에 멀어져가고

東宮北地危 동궁세자 북녘 땅 아찔하기만

孤臣憂國日 외로운 신 나날이 나라걱정에

壯士樹勳時 장정사내 공훈을 세워야 할 때 씩씩할장 공훈

誓海魚龍動 바다에 다짐하니 어룡이 꿈틀 맹세할서

盟山草木知 산에다 맹세하니 초목도 알아 맹세할맹

雙夷如盡滅 오랑캐 쓸어내듯 없애버리면 멸망할멸

雖死不爲辭 비록 내 죽더라도 물리지 않지

 

無題(무제) 제목 없이 -李舜臣(난중일기 乙未年1595 10 20)3

蕭蕭風雨夜(소소풍우야) 비바람 내려 쌀쌀한 밤에

耿耿不寐時(경경불매시) 걱정 아물대 잠 못 자는 때

懷痛如(회통여최담) 아픔을 품어 쓸개 눌린 듯

傷心似割肌(상심사할기) 마음을 다쳐 살이 베인 듯

山河猶帶慘(산하유대참) 강산은 마치 끔찍함 둘러

魚鳥亦吟悲(어조역음비) 물고기 새도 슬퍼서 앓아

國有蒼黃勢(국유창황세) 나라에 뻗쳐 퍼릇 누릇함

人無任轉危(인무임전위) 제대로 돌릴 사람이 없어

恢復思諸葛(회복사제갈) 갖춰 돌려내 제갈량 바래

長驅慕子儀(장구모자의) 멀리 내달려 곽자의 그려

經年防備策(경년방비책) 해를 지내며 막을 꾀 마련

今作聖君欺(금작성군기) 이제 지으니 임금만 속여

 

 

無題(무제) 제목 없이 -李舜臣(난중일기 1595 10 20)4

不讀龍韜過半生(부독용도과반생) 병서를 아니 읽고 삶의 반 지내

時危無路展葵誠(시위무로전규성) 때는 아찔 길 없어 정성 펴 바래

峩冠曾此治鉛槧(아관증차치연참) 일찍이 높은 갓에 글을 잡다가

大劍如今事戰爭(대검여금사전쟁) 이제같이 큰 칼로 싸우는 일에

墟落晩烟人下淚(허락만연인하루) 마을 터 저녁연기 사람 눈물 나

轅門曉角客傷情(원문효각객상정) 진영 문 새벽 깨워 손님 맘 아파

凱歌他日還山急(개가타일환산급) 딴 날에 이겨 노래 돌아감 바빠

肯向燕然勒姓名(긍향연연륵성명) 나아가 재빠르게 성 이름 채워

 

無題(무제) 제목 없이 -李舜臣(난중일기 1595 10 20)5

北來消息杳無因(북래소식묘무인) 북쪽서 오는 소식 뭐 없어 아득

白髮孤臣恨不辰(백발고신한불신) 흰머리 외론 신하 때 아냐 탓해

袖裡有韜摧勁敵(수리유도최경적) 소매 속에 감춘 칼 억센 적 꺾어

胸中無策濟生民(흉중무책제생민) 가슴속 갖춤 없어 백성 살릴 꾀

乾坤黯黲霜凝甲(건곤암참상응갑) 하늘땅 어두컴컴 서리 핀 갑옷

關海腥血浥塵(관해성전혈읍진) 바다 진 비릿노릿 피 어린 티끌

待得華陽歸馬後(대득화양귀마후) 기다린 볕바른 땅 말 풀어 놓고

幅巾還作枕溪人(폭건환작침계인) 두건 써 돌아가선 시내 누운 이

 

1545 應吉 村隱 劉希慶(1545∼1636) 江華 村隱 集喪禮抄  26

촌은 유희경 천인신분 朴淳에게 唐詩 배움 白大鵬 함께 風月香徒 모임

登正陽寺天逸臺(등정양사천일대) 정양사 천일대를 오르며-劉希慶1

暫過正陽寺(잠과정양사) 잠시 지나다 정양사 들러

仍登天逸臺(잉등천일대) 이에 올라서 천일대 서니

亂山千萬疊(란산천만첩) 어지러운 산 천만 봉 겹쳐

摠是玉屛開(총시옥병개) 모두 이렇게 옥 병풍 펼쳐

 

敬次松川梁公應鼎韻(경차송천양공응정운)

송천 양응정의 운을 받들어 빌어-劉希慶2

懶倚松根石(나의송근석) 쳐져 기대니 솔뿌리 바위

漁竿漾碧川(어간양벽천) 낚싯대 놓여 푸른 내 출렁 장대간 출렁거릴양

東風吹雨過(동풍취우과) 봄바람 불어 비에 지나가

花落草芊芊(화락초천천) 꽃은 떨어져 풀은 우거져 풀무성할천

 

廣州東軒(광주동헌) 광주동헌-劉希慶3

旅館無人問(여관무인문) 객사에 없어 사람 물음이

虛簷但鳥聲(허첨단조성) 빈 처마에는 새소리만이

故園何處是(고원하처시) 고향 동산은 어디가 맞나

雲外數峯靑(운외수봉청) 구름 밖 몇몇 봉우리 푸름

 

黃岡雨夜(황강우야) 누런 언덕에 비 내리는 밤-劉希慶4

寂寂齊安館(적적제안관) 고요하기도 제안관 집이

孤燈照不眠(고등조불면) 외로운 등불 비춰 잠 못 자

江南夜來雨(강남야래우) 강남땅에는 밤에 비 내려

應濕釣魚船(응습조어선) 맞아 축축해 고기 낚는 배

 

途中(도중) 길을 가며-劉希慶5

萬里關河路(만리관하로) 만 리 변방에 강가 길 따라

三秋病客身(삼추병객신) 석 달 가을을 병든 나그네

天涯一片月(천애일편월) 하늘 끝 멀리 한 조각 달이

應照故鄕人(응조고향인) 맞춰 비추랴 고향사람을

 

寒碧樓(한벽루) 한벽루-劉希慶6

雪月爭輝夜(설월쟁휘야) 눈과 달 다퉈 빛나 밝은 밤

騷人不寐時(소인불매시) 시 짓는 사람 잠 못 드는 때

江山無限景(강산무한경) 강에 산에는 끝이 없는 볕

都付五言詩(도부오언시) 서울로 부쳐 다섯 글자 시

 

贈癸娘1(증계랑1) 계랑에게 주며-劉希慶7

我有一仙藥(아유일선약) 내게 있으니 신선 약 하나

能醫玉頰嚬(능의옥협빈) 넉넉히 고쳐 얼굴 찡그림嚬蹙

深藏錦囊裏(심장금낭리) 깊이 감춰둔 비단 주머니 주머니낭 불알낭

欲與有情人(욕여유정인) 주려함이니(함께 하려고) 정든 이 있어(정이 든 사람)

 

贈癸娘(증계랑) 계랑에게 주며梅窓 李桂生(1573∼1610)-劉希慶8

曾聞南國癸娘名(증문남국계낭명) 일찍 들어 남쪽나라 계랑 이름을

詩韻歌詞動洛城(시운가사동락성) 시 글 지어 노래 말이 서울에 울려

今日相看眞面目(금일상간진면목) 오늘날에 서로 보니 참된 모습이

却疑神女下三淸(각의신녀하삼청) 아니 이런 선녀 내림 삼청궁에서

 

戱贈癸娘(희증계랑) 계랑에게 주며 놀려梅窓 李桂生(1573∼1610)-劉希慶9

柳花紅艶暫時春(유화홍염잠시춘) 버들 꽃에 붉음 곱게 짤막한 봄날

撻隨難醫玉頰嚬(달수난의옥협빈) 매질로야 못 고치니 옥 뺨 찡그림

神女不堪孤枕冷(신녀불감고침랭) 선녀라도 못 견디지 썰렁 홀로 잠

巫山雲雨下來頻(무산운우하래빈) 무산신녀 운우 정을 자주 나누세

 

懷桂娘(회계랑) 계랑을 그리며-劉希慶10

娘家在浪州(낭가재랑주) 낭자의 집은 낭주에 있고

我家住京口(아가주경구) 우리 집 살아 서울어귀에

相思不相見(상사불상견) 서로가 그려 서로 못 만나

腸斷梧桐雨(장단오동우) 애가 끊기게 오동에 비가

 

四季花(사계화) 사철 꽃-劉希慶11

亂後無佳玩(란후무가완) 난리 뒤 없어 좋은 놀이가

移來四季花(이래사계화) 옮아 왔으니 사철 피는 꽃

碧桃與紅杏(벽도여홍행) 푸른 복사꽃 붉은 살구 꽃

只是一春華(지시일춘화) 다만 이렇게 봄날을 꽃에

 

山中秋夜(산중추야) 산 속의 가을 밤-劉希慶12

白露下秋空(백로하추공) 흰 이슬 내려 가을 하늘에

山中桂花發(산중계화발) 산에 가운데 계수 꽃 피워

折得最高枝(절득최고지) 꺾으니 가장 높은 가지를

歸來伴明月(귀래반명월) 돌아와 짝해 밝은 달이랑

 

中興洞(중흥동) 중흥동-劉希慶13

夜宿淸猿寺(야숙청원사) 밤에 묵으니 청원사 절에

朝遊碧洞霞(조유벽동하) 아침에 놀아 푸른 골 노을

武陵知不遠(무릉지불원) 무릉의 도원 알아 안 멀어武陵桃源

流水泛桃花(류수범도화) 흐르는 물에 복사꽃이 떠

 

漁村(어촌) 어촌-劉希慶14

孤舟移泊釣磯邊(고주이박조기변) 외로운 배 옮겨 대 낚시터 곁에 물가기

漁戶踈籬隔翠烟(어호소리격취연) 어부의 집 성긴 울 너머 낀 푸름

斜日半山紅(사일반산홍잠수) 비낀 해 산에 반이 붉게 물들어 담글잠

白鷗來往鏡中天(백구래왕경중천) 흰 갈매기 오고가 거울 속 하늘

 

箕城(기성) 평양성-劉希慶15

天涯邂逅若爲情(천애해후약위정) 하늘 끝 뜻밖 만남 정이 된다면

此地繁華是舊京(차지번화시구경) 이 땅은 많은 빛남 바로 옛 서울

惆悵一生能幾許(추창일생능기허) 슬퍼함 한 삶 살며 몇 번이 되나

年年長作遠遊行(년년장작원유행) 해마다 멀리 지어 멀리 놀러가

 

上完平府院君(상완평부원군) 완평부원군 이원익에게 올리며-劉希慶16

山下蕭條屋數間(산하소조옥수간) 산 아래 쓸쓸하게 집이 몇몇 칸

隔溪松影落簷端(격계송영락첨단) 시내너머 솔 그늘 처마 끝에 져

十年黃閣經綸手(십년황각경륜수) 열 해를 의정부에 다스리던 손

還把醫書閉戶看(환파의서폐호간) 되레 쥔 낫우는 책 문 닫고 본다

 

佛頂別徐佐郞(불정대별서좌랑) 불정대에서 서좌랑과 헤어지며-劉希慶17

有客淸秋跨大鵬(유객청추과대붕) 나그네 맑은 가을 대붕에 걸터

飄然直上碧雲層(표연직상벽운층) 휘몰아 곧게 올라 푸른 구름 켜

一旬踏盡金剛界(일순답진금강계) 열흘을 다 밟아서 금강의 땅에

還向東溟過(환향동명과울릉) 다시 봐 동해바다 울릉을 지나

 

息影亭(식영정) 식영정에서-劉希慶18

無等山前息影亭(무등산전식영정) 무등산 산 앞에는 식영정 있어

池邊細草喚愁生(지변세초환수생) 못가에 가다란 풀 불러 시름 나

溪雲釀雨能欺月(계운양우능기월) 시내구름 비 빚어 달을 속이나

却梅窓一夜明(감각매창일야명) 덜어 멎어 매화 창 밤 하나 밝아

 

憶淸風溪(억청풍계) 청풍계를 떠올리며-劉希慶19

淸風溪與洗心臺(청풍계여세심대) 청풍계 시내 함께 세심대 얹혀

秋月春風幾往來(추월춘풍기왕래) 가을 달 봄바람은 몇 번을 오가

多病邇來心亦懶(다병이래심역라) 많은 병 요즘 오며 맘마저 나른

每逢佳節首空回(매봉가절수공회) 늘 만나는 좋은 철 고개만 돌려

 

寧國洞(영국동) 영국동-劉希慶20

空林夕氣翠霏霏(공림석기취비비) 빈숲에 저녁 기운 푸른 빛 자욱

一壑泉聲遶石扉(일학천성요석비) 온 골짝 샘물소리 돌 문짝 둘러 두를요

山雨乍收苔逕滑(산우사수태경활) 산에 비 잠깐 거둬 이끼 길 미끌

木蓮花裏醉扶歸(목련화리취부귀) 목련꽃 꽃 속에서 취해 들려와 도울부

 

江亭次成雙泉韻(강정차성쌍천운) 강정에서 성쌍천의 운을 빌어-劉希慶21

嫩綠門前柳(눈록문전류) 어린 푸름이 문 앞 버들에

微凉檻外風(미량함외풍) 살짝 쌀쌀함 난간 밖 바람

乾坤分上下(건곤분상하) 하늘에 땅은 나눠 위아래

日月見西東(일월견서동) 해와 달이란 동서쪽 보여

萬象孤吟裏(만상고음리) 온갖 본뜸이 홀로 읊는 속

千山一望中(천산일망중) 모든 산 한눈 바램 가운데

漁樵生計足(어초생계족) 어부 나무꾼 삶 꾀함 넉넉

愧我枕流翁(괴아침류옹) 부끄러운 난 자며 보낸 이

 

雪中賞梅(설중상매) 눈 속에서 매화꽃을 보며-劉希慶22

何人訪我叩柴扉(하인방아고시비) 어떤 이 나를 찾아 사립 두드려

籬落寥寥亂雪飛(리락요요란설비) 울에 지니 쓸쓸해 눈 마구 날려

獨對寒梅吟詠足(독대한매음영족) 혼자 마주 찬 매화 시 읊기 넉넉

老夫棲息此中宜(노부서식차중의) 늙은 사내 멎어 쉼 이 안에 마땅

 

次沖莫齋韻示諸友(차충막재운시제우) 충막재운으로 여러 벗에게 보이며-劉希慶23

吾家形勝勝君家(오가형승승군가) 우리 집 모습 빼나 그대 집보다

竹塢松壇又菊花(죽오송단우국화) 대 언덕 소나무 뜰 더해 국화꽃

從古炎凉隨節變(종고염량수절변) 예부터 덥고 서늘 철 따라 바꿔

任他衰世路岐多(임타쇠세로기다) 저리 맡겨 막 세상 길 갈림 많아

 

感懷(감회) 감회-劉希慶24

碧空雲盡月輪孤(벽공운진월륜고) 파란하늘 구름 없이 달만 둥글해

虛閣支夜坐勞(허각지이야좌로) 빈 누각에 턱을 괴고 앉아지친 밤

同里故人多不賤(동리고인다불천) 같은 마을 오랜 벗들 많이 안 천해

此身何事困泥途(차신하사곤니도) 이내몸은 무슨 일에 흙탕길 헤매

 

月溪(월계) 월계-劉希慶25

山含雨氣水生煙(산함우기수생연) 산 머금은 비올낌새 물안개 일어

靑草湖邊白鷺眠(청초호변백로면) 푸르른 풀 호숫가에 백로는 잠을

路入海棠花下轉(노입해당화하전) 길에 들어 바다찔레 꽃 아래 돌아

滿枝香雪落揮鞭(만지향설락휘편) 가지 가득 하얀 향기 채찍에 떨쳐

 

扈衛新溪縣聞捷報喜而賦之(호위신계현문첩보희이부지) 승전의 소식을 듣고-劉希慶26

鳳駕駐新溪(봉가주신계) 임금수레 머물러 신계고을에

仍聞報捷書(잉문보첩서) 이에 거듭 알리니 이겼다는 글狀啓

追兵三萬未(추병삼만미) 쫓는 군사 삼만이 아니 되는데

新馘九千餘(신괵구천여) 새로이 목을 베니 구천 명 남짓

洛下人還集(낙하인환집) 서울 떠난 사람들 다시금 모여

南中賊漸疎(남중적점소) 남녘에 꼬인 도둑 차츰 드물어

中興應不遠(중흥응불원) 일으킬 날 맞을 날 멀지 않아서

喜淚自沾裾(희루자첨거) 기쁜 눈물 주루룩 옷자락 적셔

 

1547 公勵 梧里 李元翼(1547~1634)文忠 全州 오리 이원익  1

贈家奴順目 증가노순목 집종 순목에게 주며 李元翼(1547~1634)

鷺梁春水野 노량춘수야 노량건널 때 봄들녘 봄물 노량 들 봄물

洪峽夏雲天 홍협하운천 홍천 골짝엔 여름날 구름 홍천 골 여름

跋涉來尋再 발섭래심재 넘고 건너서 찾아옴 거듭 밟아 와 거듭

多渠繼父賢 다거계부현 꽤 이어받아 아비 어짊을 아비 참 닮아

 

1548 希元 沙溪 金長生(15481631)文元 光山 家禮輯覽 사계 김장생  1

伽山逢尹正卿 가야산에서 윤정경을 만나

邂逅伽倻山 뜻함 없이 만나니 가야산에서 만날해후 절가 땅이름야

行裝帶雨痕 꾸린 차림 비 맞아 자국이 남아 꾸밀장 띠대 흉터흔

相逢方一笑 서로 만나 보고는 한번 웃고서

相對却忘言 서로 마주 멎어서 말을 잊었네

 

1549 子順 白湖 林悌(15491587) 羅州 花史 백호 임제  2

無語別(閨怨) 말없이 헤어짐(규원)1

十五越溪女 열다섯 넘은 소녀 시냇가에서 넘을월

羞人無語別 남들이 부끄러워 말없이 작별 바칠수

歸來掩重門 돌아와선 덧문을 닫아걸고서 가릴엄

泣向梨花月 울면서 바라보네 배꽃에 달을 울읍

 

浿江歌 패강의 노래2

浿江兒女踏春陽 봄날 볕을 밟으니 패강아가씨 강이름패 밟을답

江上垂楊正斷腸 강위로 늘인 버들 정말 애끊어 버들양 창자장

無限煙絲若可織 끝없는 아지랑이 짤 수 있다면 실사 짤직

爲君裁作舞衣裳 그대 위해 지으리 나부낄 옷을 마를재 춤출무

 

1549 晦夫 西坰 柳根(15491627)文靖 晉州 西坰集 서경 유근  19

題畵障 벽에 걸린 그림에 가로막을장1

日暖花歟錦 햇살이 따뜻하여 꽃밭은 비단 따뜻할난

風輕柳拂絲 바람은 살랑거려 버들가진 실 떨불

尋訪應有意 찾아보아 맞이해 뜻이 떠올라 찾을심방

童子抱琴隨 아이는 따라나서 거문고 안고

 

過天磨山三首(과천마산삼수) 천마산을 지나며-柳根2

丙子曾遊地(병자증유지) 병자년 일찍 와서 놀던 땅

今垂四十霜(금수사십상) 이젠 드리워 마흔의 나이

飛流畫難似(비류화난사) 날아 흘러서 닮게 못 그려

誰識倒銀潢(수식도은황) 누가 알 런지 은하 거꾸로 웅덩이황銀河水

 

再逐天仙過(재축천선과) 다시 쫓으니 천선대 지나

分明指顧間(분명지고간) 나눠 밝히며 가리켜 찾아

當時花盡落(당시화진락) 그때의 꽃은 모두 떨어져

今日對秋山(금일대추산) 오늘에 마주 가을날 산을

 

知足聞名久(지족문명구) 넉넉함 알아 이름나 오래

朝來見雪峯(조래견설봉) 아침에 와선 눈 봉우리 봐

吾衰自笑省(오쇠자소성) 내 늙어 살펴 스스로 웃어

不必待鳴鍾(불필대명종) 아니 꼭 갖춰 종이 울리길

 

風竹(풍죽) 풍죽-柳根3

松枝遇風折(송지우풍절) 솔가지 꺾여 바람을 만나

竹樹隨風亞(죽수수풍아) 대나무 숙여 바람 따라서

等是傲霜姿(등시오상자) 이 같은 모습 서리는 깔봐

淸標孰高下(청표숙고하) 맑음 내걸어 무슨 높낮이 

 

閑居詠物(한거영물) 느긋이 살며 만물을 읊어-柳根4

赤木連香葉(적목련향엽) 붉은 나무는 향 잎이 이어

黃楊倚杜沖(황양의두충) 누런 버들은 두충에 기대

高標今寂寞(고표금적막) 높은 나무 끝 이제 쓸쓸해

留待雪霜中(류대설상중) 남아 기다려 눈서리 속에

 

不記題1(불기제1) 제목 안 적고-柳根5

曾聞中隱洞(증문중은동) 일찍이 들어 중은동 골짝

眞似太行盤(진사태행) 참으로 닮아 태행반 바위

山月猶相照(산월유상조) 산에는 달이 여태껏 비춰

林僧秪獨看(림승독간) 숲에 스님만 홀로 바라봐

 

寒食書懷(한식서회) 한식날 마음을 적어-柳根6

垂老還佳節(수로환가절) 드리운 늙음 되레 좋은 철

離鄕自白頭(리향자백두) 고향을 떠나 절로 흰머리

松楸長在目(송추장재목) 선산에 무덤 오래도 눈에

關塞獨憑樓(관새독빙루) 변방에 혼자 누대에 기대

 

順興饋訥魚(순흥궤눌어) 순흥에서 눌어를 보내옴에-柳根7

訥魚來自外孫家(눌어래자외손가) 눌어를 보내오니 외손 집에서

却憶孤山歸意多(각억고산귀의다) 되레 생각 외론 산 돌아가고파

臺下白沙灘正急(대하백사탄정급) 누대아래 흰모래 여울 참 빨라

紅顋應趁杏花磨(홍시응진행화마) 붉은 뺨 으레 좇아 살구꽃 발라

 

甲子三月十八夜在舟中(갑자삼월십팔야재주중) 갑자 삼월 십팔일 밤 배안에서-柳根8

輕舟吹角沂龍灘(경주취각기룡탄) 가벼운 배 뿔 불어 기룡탄 여울

潮滿風驅不覺難(조만풍구불각난) 밀물 차 바람몰아 어려움 몰라

獨夜孤臣瞻玉宇(독야고신첨옥우) 홀로 밤 외론신하 옥의 집 바래

明朝佳氣何金鑾(명조가기하금란) 밝은 아침 좋은 기 어찌 금방울

 

次韻寄松雲老禪(차운기송운로선) 송운 노스님에게 부치며라는 시를 빌어-柳根9

憶曾湖寺問高僧(억증호사문고승) 생각 일찍 호수 절 스님께 물어

雨後微鍾度廣陵(우후미종도광릉) 비 뒤 작은 종소리 큰 언덕지나

惆悵緇塵衣化盡(추창치진의화진) 슬프다 세상티끌 옷 돼 사라져

毗盧何日去同登(비로하일거동등) 비로봉 어느 날에 가 함께 올라

 

寄申應敎欽(기신응교흠) 응교 신흠에게-柳根10

旅泊淹留瘴海天(여박엄류장해천) 나그네 멎어 머묾 습한 바다 날

亂離人事日蕭然(난리인사일소연) 어지러운 사람 일 날로 쓸쓸해

仍懷綺陌奔馳日(잉회기맥분치일) 품으니 비단 거리 내달린 나날

白馬驕嘶不受鞭(백마교시불수편) 하얀 말 뽐내 울어 채찍 안 맞아

 

九州之外大羅天(구주지외대라천) 온 세상 바깥에는 커다란 하늘

不死長生信然(불사장생거신연) 안 죽어 오래 살아 어찌 믿으랴

漢帝金盤何突兀(한제금반하돌올) 한나라 임금 쟁반 뭘로 수북해

秦時海石謾勞鞭(진시해석만로편) 진나라 때 바다 돌 속아 채찍질

 

贈玄翁申敬叔(증현옹신경숙) 현옹 신경숙에게-柳根11

燕京迢遞惜相違(연경초체석상위) 연경으로 먼 바꿈 아뿔사 어긋

咫尺終南翰札稀(지척종남한찰희) 가까이에 종남산 편지 드물어

何日東還投紱去(하일동환투불거) 어느 날 동쪽 돌려 벼슬 놓고 가 인끈불

石潭晴月閉松扉(석담청월폐송비) 돌못에 해맑은 달 솔 문짝 닫혀

 

卽事(즉사) 바로 지어-柳根12

火燒荒原雨洗痕(화소황원우세흔) 불살라 거친 들판 비에 씻긴 터 흉터흔

數家籬落不成村(수가리락불성촌) 몇몇 집 울타리 쳐 마을 못 이뤄

春回獨樹煙光薄(춘회독수연광박) 봄 되니 홀로 나무 안개 빛 엷어

日落前山野色昏(일락전산야색혼) 해 지는 앞산에는 들 빛깔 어둑

 

出山記懷(출산기회) 산을 나와 마음을 적다-柳根13

七日相隨不賦詩(칠일상수불부시) 일곱 날 서로 따라 시를 못 짓고

出山應記在山時(출산응기재산시) 산 나와 으레 적어 산에 있을 때

正陽明月圓通雨(정양명월원통우) 정월달 밝은 달에 두루 꿰 비가

岳色泉聲繞夢思(악색천성요몽사) 큰 산 빛 샘물소리 꿈 둘러 생각

 

憶鶴林(억학림) 학림을 생각하며-柳根14

鶴林曾上侍中臺(학림증상시중대) 학림에 일찍 올라 시중대 서니

碧海風煙滿袖回(벽해풍연만수회) 푸른 바다 바람기 소매 차 돌아

最是白頭遺恨在(최시백두유한재) 이 가장 흰머리에 남은 한 있어

鏡湖淸夢隔塵埃(경호청몽격진애) 거울호수 맑은 꿈 티끌을 넘어

 

奉贈柳川(봉증류천) 유천께 드리며-柳根15

書來春去期相訪(서래춘거기상방) 소식 오고 봄 가니 서로 찾기를

却笑韶華不肯歸(각소소화불긍귀) 되레 웃어 봄볕 빛 아니 가려해

桃萼漸紅梨雪爛(도악점홍리설란) 복사꽃 차츰 붉어 배 흰꽃 고와 꽃받침악

寂寥微雨掩柴扉(적요미우엄시비) 고요 쓸쓸 보슬비 사립문 가려

 

書贈印堅上人(서증인견상인) 인견스님에게 써 드리며-柳根16

僧從天柱雨中來(승종천주우중래) 스님 좇아 하늘기둥 비속에 오니

碧眼重逢一笑開(벽안중봉일소개) 푸른 눈을 다시 만나 한 웃음 피어

遙想靈源花未落(요상령원화미락) 아득 생각 마음속엔 꽃 아니 져서

若爲飛上望高臺(약위비상망고대) 할 것 같아 날아올라 높은 루 바래

 

贈吳參議靖朝天(증오참의정조천) 오정 참의가 입궐함에 보내며-柳根17

承顔數日亦天恩(승안수일역천은) 받든 얼굴 며칠은 하늘의 베풂

暫出西關不足言(잠출서관부족언) 잠깐 온 서쪽 변경 말할 것 못돼

別後相望易惆悵(별후상망이추창) 헤진 뒤 서로바래 쉬이 슬퍼져

一春花柳掩柴門(일춘화류엄시문) 봄 하나 꽃에 버들 사립문 가려

 

次贈隣人李倬(차증린인이탁) 이웃사람 이탁에게 주다를 빌어-柳根18

麻浦之東藥峴西(마포지동약현서) 마포나루 동쪽에 낙현의 서쪽

兩家門巷柳陰迷(량가문항류음미) 두 집안 대문골목 버들그늘로

傷心亂後俱灰燼(상심란후구회신) 마음 아픈 난리 뒤 모두 타던 재

古樹無花鳥自啼(고수무화조자제) 오랜 나무 꽃 없이 새 혼자 울어

 

題神光寺(제신광사) 신광사-柳根19

入洞初聞鍾磬響(입동초문종경향) 골짝 들어 첫 들림 종 경쇠울림

過橋猶見殿樓開(과교유견전루개) 다리지나 외려 봐 전각누각을

雲扃霧戶何曾鎖(운경무호하증쇄) 구름 빗장 안개 문 어찌 닫았나

宦子塵蹤自不來(환자진종자불래) 벼슬아치 티끌 길 스스로 안 와

 

1549 子順 白湖 林悌(1549~1587) 羅州 백호 임제  3

戱題 희제 놀자며 지음 林悌(1549~1587)1

日暮銀橋逈 일모은교형 해가 저물어 먼 은빛 다리 해 져 은하수

閑愁客裡多 한수객리다 느긋한 시름 나그네 꽤나 길손 꽤 느긋

靑樓人不見 청루인불견 멋진 술집은 사람 아니 봐 술집 남 안 봐

雨濕石榴花 우습석류화 비에 젖어서 석류에 꽃이 젖은 석류 꽃

 

留別成而顯 유별성이현 성이현을 두고 떠나며 林悌(1549~1587)2

出言世爲狂 출언세위광 말을 꺼내니 다들 미쳤대 말해 미쳤대

緘口世云癡 함구세운치 입을 다물면 일러 멍청해 입 닫아 바보

所以掉頭去 소이도두거 그러니 가지 고개저어며 고개 저어 가

豈無知者知 기무지자지 어찌 없을까 알아줄 이 앎 왜 없어 알 이

 

山寺 산사 산속에 절 林悌(1549~1587)3

半夜林僧宿 반야림승숙 한밤에 숲에 스님 묵으니 한밤 숲에 자

重雲濕草衣 중운습초의 겹겹 구름에 풀 옷을 적셔 구름 옷 적셔

岩扉開晩日 암비개만일 바위 사립문 날 늦게 열어 바위 문 늦어

棲鳥始驚飛 서조시경비 깃든 새 놀라 비로소 날아 깃든 새 놀래

 

1549 太古 養齋 洪迪(15491591) 南陽 荷衣集 양재 홍적  1

暮春 늦은 봄

草深窮巷客來稀 풀 깊어 막힌 거리 손이 드물어 드물희

鳥啼聲中午枕依 새 울어 소리 속에 낮잠에 든다 울제

茶罷小窓無個事 차 마셔 창문가엔 딴 일이 없고 방면할파

落花高下不齊飛 꽃은 져 높은데서 날려 어수선

 

1550 李玉峯(?~1592) 玉峰集(한시32) 옥봉 이씨 趙媛 소실  1

閨情 규정 아낙의 마음 李玉峯(?~1592)

有約來何晩 유약래하만 맺어 오시기 어찌 늦나요 온다며 안 와

庭梅欲謝時 정매욕사시 뜰에 매화꽃 지려하는 때 뜰 매화 지려

忽聞枝上鵲 홀문지상작 얼핏 들리니 가지 위 까치 언뜻 까치에

虛畵鏡中眉 허화경중미 괜스레 그려 거울 속 눈썹 거울 봐 그려

 

1551 美叔 荷谷 (15511588) 陽川 荷谷集  1

하곡 허봉 허난설헌의 오빠 허균의 형

謫中送朴甥 귀양지에서 박생질을 보내며 귀양갈적 생질생

爾去向庭闈 너는 떠나 뜰 있는 대궐 문으로 너이 대궐작은문위

余還掩舊扉 나는 돌려 가려진 헌 문짝 안을 나여 문짝비

重逢難自料 다시 만남 어려워 헤아려보니

一別更誰依 한번 헤져 다시는 누굴 기댈까 의지할의

北闕春雲滿 북쪽 대궐 봄 구름 한 가득인데 대궐궐

西山夕照微 서녘 산에 저녁 빛 가늘어진다 작을미

當筵欲忍淚 마땅히 대자리에 눈물 참으려 대자리연 참을인 눈물루

不覺已沾衣 못 알아 이미 벌써 눈물진 옷을 더할첨

 

1552 宣祖 (155215671608)昭敬 穆陵 全州 선조임금 14  1

龍灣書事 용만관에서 ※의주 물굽이만

國事蒼黃日 나랏일 허둥지둥 날이면 날을 푸를창

誰能郭李忠 누가 하랴 곽재우 이순신 충성

去邠存大計 서울 떠나 남으니 커다란 꾀가 나라이름빈

恢復仗諸公 다시 가서 기대야 여러 공들께 넓을회 무기장

痛哭關山月 관문 산에 달 보며 아프게 울고 울곡

傷心鴨水風 압록강 바람 맞아 마음 다치네 오리압

朝臣今日後 조정의 신하들도 오늘 뒤로는

寧復更西東 어찌해 돌이키랴 다시 동서로

 

1552 君遇 安夢得(1552?) 廣州 안몽득  1

萬壽亭 만수정

三層樓上三行粉 삼층의 누각 위에 세 줄의 기생 층층 가루분

萬壽亭邊萬壽盃 만수정 정자 가엔 만수 축하 잔 잔배

今日莫言今日暮 오늘이라 말마라 오늘 저물어 저물모

年年今日此筵開 해마다 오늘 되니 이 잔치 열지 대자리연

 

1552 季綬 忘憂堂 郭再祐(1552∼1617)忠翼 玄風 망우당 곽재우  15

在伽倻次石川韻(재가야차석천운) 가야산에서 석천의 운으로-廓再祐1

莫不苦長夜(막불고장야) 없잖아 괴롬 기나긴 밤엔

誰令日未曛(수령일미훈) 누가 할거나 해 안 저물게

欲看天地鏡(욕간천지경) 보려고 하니 온 누리 거울

須自絶塵紛(수자절진분) 모쪼록 끊어 티끌 날림은

 

歸江亭(귀강정) 강가 정자 돌아와-廓再祐2

誤落塵埃中(오락진애중) 잘못 떨어져 티끌 세상에

三千垂白髮(삼천수백발) 삼천 길 길이 백발 드리워

秋風野菊香(추풍야국향) 가을바람에 들국화 향내

策馬歸江月(책마귀강월) 말에 채찍질 강 달 돌아와

 

詠懷1-1(영회1-1) 내 마음을 읊다-廓再祐3

平生慕節義(평생모절의) 한 삶 살면서 옳음을 그려

今日類山僧(금일류산승) 오늘날 마치 산에 스님이

絶粒無飢(절립무기갈) 끊은 알곡에 배도 안 고파

心空息自凝(심공식자응) 마음 비우니 내 엉김 그쳐

 

詠懷1-2(영회1-2) 내 마음을 읊다-廓再祐4

心田無草穢(심전무초예) 마음 밭에는 풀 거칢 없고

性地絶塵棲(성지절진서) 바탕 땅에는 티끌 삶 끊겨

夜靜月明處(야정월명처) 밤은 고요해 달이 밝은 곳

一聲山鳥啼(일성산조제) 한 마디 소리 산새 울어서

 

詠懷1-3(영회1-3) 내 마음을 읊다-廓再祐5

儒家明性理(유가명성리) 유가 밝히니 바탕 이치를

釋氏打頑空(석씨타완공) 불가 부수니 꽉 막힘 텅 빔

不識神仙術(불식신선술) 알지 못하는 신선 꾀부림

金丹頃刻成(금단경각성) 금단 신선 약 짧은 때 이뤄

 

詠懷2(영회2) 내 마음을 읊다-廓再祐6

辭榮棄祿臥雲山(사영기록와운산) 영예 물려 녹 버려 누운 구름 산

謝事忘憂身自閑(사사망우신자한) 일 두고 걱정 잊어 몸이야 느긋

莫言今古無仙子(막언금고무선자) 말을 마라 옛 이제 신선 없다고

只在吾心一悟間(지재오심일오간) 다만 있지 내 맘에 한 깨침 사이

 

次成以道韻(차성이도운) 성이도의 운으로-廓再祐7

欝欝靑松立石岡(울울청송립석강) 우거진 푸른 솔이 돌 언덕에 서

淸宵獨寤起彷徨(청소독오기방황) 맑은 밤에 홀로 깨 일어나 걸어

山窓靜寂無塵事(산창정적무진사) 산에 창문 고요해 티끌 일 없어

只玩蒼傲雪霜(지완창염오설상) 다만 놀려 센 수염 눈서리 깔봐

 

贈李完平元翼(증리완평원익) 완평 이원익에게-廓再祐8

心同何害迹相殊(심동하해적상수) 마음 같아 어찌 해 자취 끊으랴

城市喧囂山靜孤(성시훤효산정고) 성 저자 시끌벅적 산엔 고요만

此心湛然無彼此(차심담연무피차) 이런 마음 즐기니 너 내가 없어

一天明月照氷壺(일천명월조빙호) 한 하늘에 밝은 달 내 마음 비춰

 

下伽倻(하가야) 가야산을 내려오며-廓再祐9

山中寥寂勝塵間(산중요적승진간) 산 가운데 고요함 속세에 나아

靜裏乾坤合做仙(정리건곤합주선) 고요 속에 하늘땅 신선 됨 맞아

從他訛語驚人耳(종타와어경인이) 그를 따라 잘못 말 사람 놀랠 뿐

回首伽倻獨悵然(회수가야독창연) 돌아보는 가야산 홀로 슬퍼져

 

秋夜泛舟(추야범주) 가을밤에 배 띄워-廓再祐10

風輕露白月明秋(풍경로백월명추) 바람 살랑 이슬 흰 달 밝은 가을

雖縱杯觴心自收(수종배상심자수) 비록 내리 잔질해 마음 절로 놔

弟兄妹群孫姪(제형자매군손질) 형 동생 언니 아우 손자 조카들

都載翩翩一棄舟(도재편편일기주) 모두 싣고 나부껴 잎 하나 배에一葉舟

 

有召命(유소명) 부르심 있어-廓再祐11

九載休糧絶鼎煙(구재휴량절정연) 구년을 멎은 양식 솥 연기 끊겨

如何恩命降從天(여하은명강종천) 어찌해 베푼 시킴 하늘서 내려

安身恐負君臣義(안신공부군신의) 몸 편해 두려운 짐 군신의 의리

濟世難爲羽化仙(제세난위우화선) 세상 건짐 어려워 신선됨보다

 

江舍偶吟1-1(강사우음1-1) 강가 집에서 뜻밖에 읊다-廓再祐12

巖間犬吠知聲應(암간견폐지성응) 바위사이 개 짖어 알아서 짖어

水裏鷗飛見影孤(수리구비견영고) 물에 나는 갈매기 보며 외로워

江湖閑適無塵事(강호한적무진사) 강 호수 느긋함에 티끌 일 없어

月夜磯邊酒一壺(월야기변주일호) 달밤에 물가 터에 술이 한 병이 물가기

 

江舍偶吟1-2(강사우음1-2) 강가 집에서 뜻밖에 읊다-廓再祐13

下有長江上有山(하유장강상유산) 아래 있어 긴 강물 위엔 산 있어

忘憂一舍在其間(망우일사재기간) 걱정 잊자 집 하나 그 사이 있어 堂號

忘憂仙子忘憂臥(망우선자망우와) 망우 불려 신선이 일 잊고 누워

明月淸風相對閑(명월청풍상대한) 밝은 달 맑은 바람 서로들 느긋

 

江舍偶吟2-1(강사우음2-1) 강가 집에서 뜻밖에 읊다-廓再祐14

朋友憐吾絶火煙(붕우련오절화연) 벗들은 내 가여워 불 연기 끊어

共成衡宇洛江邊(공성형우락강변) 함께 지은 오두막 낙동강 가에

無飢只在啗松葉(무기지재담송엽) 주림 없이 있느니 솔잎을 먹어 먹일담

惟憑飮玉泉(불갈유빙음옥천) 안 말라 오직 기대 옥 샘물 마셔

守靜彈琴心澹澹(수정탄금심담담) 고요히 거문고 타 마음은 맑아

杜窓調息意淵淵(두창조식의연연) 창 닫고 숨을 골라 뜻함 깊어져

百年過盡亡羊後(백년과진망양후) 백년이 다지나가 양을 잃은 뒤

笑我還應稱我仙(소아환응칭아선) 날 비웃어 되레 참 날 일러 신선

 

退居琵琶山 비파산에 물러나 살며15

朋友憐吾絶火烟 친구는 날 가련타 불 땜이 끊겨 벗붕

共成衡宇洛江邊 함께 지은 오두막 낙동강 가에 저울대형

無饑只在啖松葉 주림 없이 있으니 솔잎을 먹어 주릴기 먹을담

不渴惟憑飮玉泉 갈증 없이 기대니 옥 샘물 마셔 기댈빙

守靜彈琴心淡淡 고요해 거문고로 마음이 담담 거문고금

杜窓調息意淵淵 창 닫고 숨 고르니 뜻은 가득해 못연

百年過盡亡羊後 백년이 다 지나도 잃어버린 뒤 多岐亡羊

笑我還應稱我仙 날 비웃다 돌아서 나더러 신선

 

1553 思勿 泰村 高尙顔(1553∼1623) 開城 泰村集  11

태촌 고상안 農家月令歌 작자일 것으로 추측

草洞山居(초동산거) 풀 난 골 산에 살며-高尙顔1

草洞幽而深(초동유이심) 풀이 난 골짝 그윽이 깊어

端宜遯世客(단의둔세객) 바르고 마땅 세상 벗은 이 달아날둔

居然托晩趣(거연탁만취) 머물러 살아 저녁 멋 열어 밀탁

今日我泉石(금일아천석) 오늘날 나는 자연에 매여泉石膏肓

 

秋夜(추야) 가을밤-高尙顔2

老去病相侵(로거병상침) 늙어가느라 병 서로 들어

中宵恨益深(중소한익심) 밤을 지나며 한 더욱 깊어

夢回眠不得(몽회면부득) 꿈에 맴돌아 잠을 못 들어

亂耳草蟲吟(란이초충음) 귀에 시끄러 풀벌레 울어

 

牧童(목동) 목동-高尙顔3

天地雖云廣(천지수운광) 하늘땅 비록 넓다고 해도

尙憂藏處難(상우장처난) 오히려 걱정 어디라 감춰

何如牛背上(하여우배상) 어떠하든지 소 등에 올라

閒適此心寬(한적차심관) 느긋이 가지 이 마음 넓어

 

野興(야흥) 들에 살아 흥겨움-高尙顔4

門前稻熟堪爲飯(문전도숙감위반) 문 앞에는 벼 익어 밥이 될 만해

舍後綿開可作衣(사후면개가작의) 집 뒤에 목화 피니 옷 지을 만큼

午睡正甘風榻上(오수정감풍탑상) 낮에 잠 정말 달아 바람 평상 위

兒童忽報打魚歸(아동홀보타어귀) 아이가 문득 알려 고기 잡아 와

 

七月見梨花(칠월견리화) 칠월에 배꽃을 보고-高尙顔5

秋日開花兩三枝(추일개화량삼지) 가을날 꽃이 피니 두어 가지에

雖花無子亦堪悲(수화무자역감비) 비록 꽃 열매 없어 슬픔은 견뎌

殘粧不及靑春色(잔장불급청춘색) 남은 꾸밈 못 미쳐 푸른 봄 빛깔

恰似孀婆再嫁時(흡사상파재가시) 마치 꼭 과부 할미 또 시집 갈 때

 

題從政圖(제종정도) 종정도에-高尙顔6

人世功名紙上爭(인세공명지상쟁) 사람세상 공 이름 종이 위 다퉈

宦道翻覆亦分明(환도번복역분명) 벼슬길 엎어 뒤쳐 또한 뚜렷해

黃粱未熟呼聲絶(황량미숙호성절) 메조곡식 안 익어 부름소리 뚝

恰似邯鄲一夢驚(흡사한단일몽경) 마치 꼭 한단 땅에 놀란 꿈 한번

 

臥病(와병) 앓아누워-高尙顔7

誰敎鬼起西南(수교귀역기서남) 누가 시켜 귀신을 서남에 불쑥 물여우역

再慍楓宸乙夜心(재온풍신을야심) 다시 성내 단풍 집 한밤 마음이 집신

沐浴孤臣徒彳亍(목욕고신도척촉) 감고 씻은 외론 신 걸어 절뚝여 자축거릴촉

不堪衰病苦相侵(불감쇠병고상침) 못 견디게 여윈 병 괴롬 서로 쳐 쇠할쇠

 

泊舟驪江(박주려강) 여강에 배를 대고-高尙顔8

萬頃蒼波萬斛船(만경창파만곡선) 더 넓은 푸른 물결 만 곡의 큰 배 휘곡

微瀾細起月娟娟(미란세기월연연) 잔물결 곱게 일어 달빛이 예뻐 물결란 예쁠연

不知煙寺藏何處(불지연사장하처) 알지 못해 연기 절 어디다 감춰

風送鍾聲到枕邊(풍송종성도침변) 바람 불어 종소리 베개 곁 닿아 베개침

 

觀物吟(관물음) 사물을 보며-高尙顔9

牛無上齒虎無角(우무상치호무각) 소엔 없어 송곳니 범은 뿔 없어

天道均齊付與宜(천도균제부여의) 하늘 도 고루나란 주어짐 마땅

因觀宦路升沈事(인관환로승침사) 해서 보니 벼슬길 오르내린 일

陟未皆歡黜未悲(척미개환출미비) 올라 다 아니 기뻐 쫓겨 안 슬퍼 오를척 물리칠출

 

安貧(안빈) 가난해도-高尙顔10

曾作邯鄲病裏身(증작한단병리신) 일찍 지어 한단 꿈 병든 몸으로

歸來着力學安貧(귀래착력학안빈) 돌아와서 힘 쏟아 안빈을 배워安貧樂道

此心無復求溫飽(차심무복구온포) 이 마음 돌림 없어 따뜻 배부름

糲飯鶉衣送一春(려반순의송일춘) 현미밥 누더기 옷 봄날 다 보내 메추라기순

 

家居二首2(가거이수2) 집에 살면서-高尙顔11

作吏雖云汚(작리수운오) 관리 되어서 비록 더러워

居家不救飢(거가불구기) 집에 머물러 주림 못 도와

囊空田早穡(낭공전조색) 주머니 비어 밭 일찍 거둬

屋漏席頻移(옥루석빈이) 집은 비가 새 자리 자주 봐

爲祿殊前日(위록수전일) 녹이 되어도 앞날과 달라

安貧政此時(안빈정차시) 느긋한 가난 이 때 다스려

除農更何事(제농갱하사) 농사 제치고 다시 뭘 하랴

學稼效樊遲(학가효번지) 농사 배워서 번지 본받아

 

1554 仲燮 灘隱 李霆(1554~1626) 全州 탄은 이정  1

次李達韻 차이달운 이달의 운을 빌어 李霆(1554~1626)

水綠廣陵津 수록광릉진 물은 푸르러 광릉에 나루 물 푸른 나루

花紅廣陵樹 화홍광릉수 꽃은 발그레 광릉에 나무 꽃 붉은 나무

行人十里程 행인십리정 가는 나그네 십리 가는 길 광릉 십리길

落日靑山雨 낙일청산우 떨어지는 해 푸른 산에 비 해 져 산에 비

 

1554 德晦 旅軒 張顯光(15541637) 仁同 易學圖說 여헌 장현광  2

亂後歸故山 난리 뒤 고향에 돌아와서1

不堪鄕國戀 못 견디게 그리워 고향산천이 견딜감 사모할연

千里策蹇驢 천리 길 나귀 몰아 절며 찾았네 절건 나귀려

節古春光滿 시절은 예와 같이 봄빛이 가득

人消境落虛 사람은 사라지니 마을은 비어 사라질소 빌허

山河風雨後 산이며 하천이며 비바람 친 뒤

日月晦塞餘 해도 달도 어두워 성채만 남아 그믐회 변방새

剝盡繁華跡 벗기어 다 없어져 번화한 자취 벗길박 많을번

渾如開闢初 흐릿해 하늘땅이 처음인 듯이 흐릴혼 열벽

 

丁巳冬夜宿友人家 정사동야숙우인가 정사년 겨울밤 벗님 집에 자며2

冬夜苦漫漫 동야고만만 겨울밤 괴롬 이어만 가고 겨울밤 괴롬

天地何遲曉 천지하지효 하늘땅 어찌 더디게 새나 어찌 더디 새

群鼠亂床邊 군서란상변 쥐 여럿 시끌 잠자리 곁에 자리 쥐 설쳐

宿客夢自少 숙객몽자소 묵은 손 꿈은 절로 달아나 자다 꿈을 깨

 

1554 君受 河偉量(1554~?) 江華 군수 하위량  1

紫霞洞 자하동 자하동에서 河偉量(1554~?)

松花金粉落 송화금분락 노란 솔에 꽃 금가루 내려 솔 꽃 금가루

春澗玉聲寒 춘간옥성한 봄날 골짝 물 옥 소리 오싹 봄물 옥 소리

盤石客來坐 반석객래좌 너럭바위는 길손 와 앉아 너른 돌 앉아

仙人舊有壇 선인구유단 신선들 오랜 자리가 있어 신선 옛 자취

 

1556 子常 弼雲 白沙 李恒福(1556∼1618)文忠 慶州 四禮訓蒙  37

백사 이항복 李齊賢 후손 죽마고우 李德馨 權慄 사위

寄申敬叔 신경숙에게 ※申欽(15661628)1

兩地俱爲放逐臣 둘이 처지 함께해 내어 쫓기니 함께구 쫓을축

中間消息各沾巾 사이 뜬 소식으로 따로 눈물을 사라질소 더할첨

淸平山下昭陽水 청평산 구비 돌아 소양강물은 밝을소

日夜西流到漢津 하루 밤 서쪽 흘러 서울 갈 텐데 나루진

 

山水圖1(산수도1) 산수그림-李恒福2

江虛月露明(강허월로명) 강이 비어서 달 뚜렷 밝아

夜久松杉寂(야구송삼적) 밤은 오래돼 솔 삼 숲 고요

漁人未歸來(어인미귀래) 고기 잡는 이 아니 돌아와

浪擊溪頭石(랑격계두석) 물결이 때려 시내머리 돌

 

山水圖2(산수도2) 산수그림-李恒福3

驢後小兒隨(려후소아수) 당나귀 뒤에 어린애 따라

驢前風日好(려전풍일호) 당나귀 앞엔 바람 볕 좋아

無人語所思(무인어소사) 생각을 말할 사람이 없어

獨自行長道(독자행장도) 혼자 저만이 먼 길을 가네

 

山水圖3(산수도3) 산수그림-李恒福4

落雁帶斜景(락안대사경) 내린 기러기 비낀 볕 띠고

雲濤浮遠空(운도부원공) 구름의 물결 먼 하늘에 떠

無心坐篷底(무심좌봉저) 맘 없이 앉아 봉창 아래에

何處是江東(하처시강동) 어디가 바로 강동 땅인가

 

咸原驛(함원역) 함원역에서-李恒福5

玄石山頭雪(현석산두설) 검은 돌산에 산마루 눈에

吹來驛路霜(취래역로상) 불어와 역에 길에 서리가

隨風迷大陸(수풍미대륙) 바람 따라서 온 땅을 헤매

寒日淡無光(한일담무광) 차가운 해는 묽어 빛 없이

 

坐夜(좌야) 밤에 앉아서-李恒福6

外物日千變(외물일천변) 밖에 것들은 날로 바뀌어

此心長寂寥(차심장적료) 이 마음 오래 고요 쓸쓸해

床頭燈烱烱(상두등경경) 책상머리에 등불은 빛나 빛날경

窓下雨蕭蕭(창하우소소) 창 아래 비는 내려 쓸쓸히

 

夜坐(야좌) 밤에 앉아서-李恒福7

終宵默坐算歸程(종소묵좌산귀정) 밤 다해 가만 앉아 오는 길 헤어

曉月窺人入戶明(효월규인입호명) 새벽달 사람 엿봐 문 들어 밝아

忽有孤鴻天外過(홀유고홍천외과) 갑자기 외기러기 하늘 밖 지나

來時應自漢陽城(래시응자한양성) 오는 때 으레 나서 한양성에서

 

江閣觀雨(강각관우) 강가 누각에서 비를 보며-李恒福8

雲間日脚漏靑蕪(운간일각루청무) 구름사이 햇발이 새어 푸른 풀

雲外靈珠一點孤(운외령주일점고) 구름 밖 신령구슬 한 점 외로이

風自遠峯來有響(풍자원봉래유향) 바람은 먼 봉우리 와서 울리어

朦朦吹雨過平湖(몽몽취우과평호) 하도 흠뻑 비 날려 너른 호수에 풍부할몽

 

棄婦(기부) 버림받은 아낙-李恒福9

天寒落日細煙生(천한락일세연생) 날은 춥고 해는 져 가는 연기나

白屋蕭蕭機杼鳴(백옥소소기저명) 하얀 집 쓸쓸한데 베틀 북 울려 북저

枕上鴛鴦若解語(침상원앙약해어) 베개머리 원앙은 말을 알아서

傅道妾分明(위교부도첩분명) 시켜하니 스승 도 첩의 일 밝혀

 

病後曉起(병후효기) 앓은 뒤 새벽에 일어나-李恒福10

落蕭蕭一犬鳴(리락소소일견명) 천궁 떨쳐 쓸쓸히 개 하나 짖어 천궁리

天河寥闊曙霜淸(천하요활서상청) 은하수 휑한 트임 새벽 흰서리 새벽서

貧家晝短夜多事(빈가주단야다사) 가난한 집 낮 짧아 밤에 많은 일

曉井月明聞語聲(효정월명문어성) 새벽우물 달 밝아 말소리 들려

 

寄申敬叔(기신경숙) 신경숙에게-李恒福11

兩地俱爲放逐臣(양지구위방축신) 둘 다 처지 함께해 내쳐 쫓긴 이

中間消息各沾巾(중간소식각첨건) 그사이 들린 소식 따로 적시어

淸平山下昭陽水(청평산하소양수) 청평산 산 아래로 소양강 물에

日夜西流到漢津(일야서류도한진) 낮밤을 서쪽 흘러 한강 나루로

申欽(1566∼1628) 본관 平山敬叔玄軒 象村 玄翁 放翁 시호 文貞

 

伽倻山中作(가야산중작) 가야산 가운데서 짓다-李恒福12

蒼然暮色來霜藤(창연모색래상등) 푸릇한 저묾의 빛 서리 등나무 등나무등

新月出林西日下(신월출림서일하) 새론 달 숲을 나와 서산 해는 져

問爾山中老樹精(문이산중로수정) 네게 물어 산속에 늙은 나무 넋

今宵應見孤雲過(금소응견고운과) 오늘 밤 으레 보여 고운 지나쳐孤雲 崔致遠

 

大丘道中(대구도중) 큰 언덕길에서-李恒福13

芳郊日煖新陽靜(방교일난신양정) 꽃다운 들 날 따뜻 새 볕에 고요

無數鶬恣意鳴(무수창경자의명) 셀 수없이 꾀꼬리 마음껏 울어

滿眼午慵和夢過(만안오용화몽과) 눈 가득 한낮 나른 꿈처럼 지나 게으를용

一林官路不分明(일림관로불분명) 숲 하나 벼슬길과 안 달라 보여

 

春日春遊(춘일춘유) 봄날 봄놀이-李恒福14

芳郊氣煖惠風徐(방교기난혜풍서) 꽃다운 들 날 따뜻 산들바람이

天朗衣輕體自舒(천랑의경체자서) 하늘 맑아 옷 가뿐 몸 절로 나른

縱蹇平原隨所往(종건평원수소왕) 놓아 절어 너른 들 가는바 따라 절건

杜鵑多處少(두견다처소주저) 진달래 많은 곳에 조금 머뭇대

 

三物吟1(삼물음1) 올빼미-李恒福15

側頭伺隙掠人飛(측두사극략인비) 머리 돌려 엿본 틈 날아 잡아채 엿볼사

飽滿盤天誰識汝(포만반천수식여) 배 채워 하늘 돌아 누가 널 알아

時同鸞鵠恣遊嬉(시동란곡자유희) 때함께 난새 고니 내켜 즐기기 고니곡

只是中心在腐鼠(지시중심재부서) 다만 옳기 마음 속 썩은 쥐에다

 

三物吟2(삼물음2) -李恒福16

廁鼠數驚社鼠疑(측서삭경사서의) 뒷간 쥐 자주 놀라 사당 쥐 몰라 자주삭

安身未若官倉嬉(안신미약관창희) 몸을 둠 같지 않아 관 곳집 즐김

志須滿腹更無事(지수만복갱무사) 뜻이야 배 채우기 달리 일없어

地塌天傾身始危(지탑천경신시위) 땅 꺼져 하늘 기웃 몸 처음 아슬 떨어질탑

 

三物吟3(삼물음3) 매미-李恒福17

只向涼霄飮秋露(지향량소음추로) 쏠리니 서늘 하늘 가을이슬에 하늘소

不同群鳥競高枝(부동군조경고지) 같지 않은 뭇 새와 높은 델 다퉈

傳語螳蜋莫追捕(전어당랑막추포) 말 듣게 버마재비 쫓아 잡지 마 사마귀당랑

人間何物不眞癡(인간하물부진치) 세상에 무엇인들 참 바보 아냐

 

雨中(우중) 비 내리는 가운데-李恒福18

終日簷床露脚垂(종일첨상로각수) 날다해 처마 평상 다리 걷고 서

薄雲籠樹雨如絲(박운롱수우여사) 얇은 구름 숲 감싸 비는 실처럼 대그릇롱

閒中未是都無事(한중미시도무사) 느긋함 아니 옳아 괜한 일 없이

養得新蕉過短籬(양득신초과단리) 길러내니 새 파초 짧은 울 높이

 

福泉寺東臺題僧軸(복천사동대제승축) 복천사 동대에서 승축에 짓다-李恒福19

林僧問我何爲者(림승문아하위자) 숲 스님 내게 물어 무얼 하냐고

我笑不膺僧改容(아소불응승개용) 나는 웃고 안 받아 스님 낯 고쳐

坐久中心忽有得(좌구중심홀유득) 오래 앉아 마음속 문득 얻음이

掀眉熟視天王峯(흔미숙시천왕봉) 눈썹 치켜 익히 봐 천왕봉우리 치켜들흔

 

端午思先墓(단오사선묘) 단옷날 선조 무덤을 생각하며-李恒福20

忠孝傳家及此身(충효전가급차신) 충효를 물린 집안 이 몸 이르러

爺孃常戒汝爲人(야양상계여위인) 어버이 늘 살펴라 너 사람 되라

龍荒是日天連海(룡황시일천련해) 용 거칠어 이 날에 하늘에 바다

每聽林烏哭令辰(매청림오곡령신) 늘 들어 숲 까마귀 울어 좋은 날

 

往心里瞻望都城有感(왕심리첨망도성유감) 왕심리에서 서울을 바라보며-李恒福21

一出都門萬事灰(일출도문만사회) 한 번 나온 도성 문 모든 일 흐릿

舊遊陳迹首重廻(구유진적수중회) 옛 놀이 묵은 자취 고개 또 돌려

浮天好在終南色(부천호재종남색) 하늘에 떠 좋기도 종남산 빛깔

佳氣葱蘢紫翠堆(가기총롱자취퇴) 고운 기운 푸름에 비취빛 쌓여 개여뀌롱

 

德山驛(덕산역) 덕산역에서-李恒福22

古驛荒涼雪壓籬(고역황량설압리) 오랜 역 거칢 썰렁 눈에 눌린 울

僕夫相伴夜啼飢(복부상반야제기) 일꾼들 서로 함께 굶어 밤 울음

騷家情景嘗應盡(소가정경상응진) 시인은 딱한 모습 일찍 다 맞아

天遣詩豪發妙思(천견시호발묘사) 하늘 보낸 시인도 야릇 생각나

 

二月初六日到北靑(이월초륙일도북청) 이월 육일 북청에 이르러-李恒福23

古堠松牌記北靑(고후송패기북청) 옛 봉화대 솔 팻말 적혀 북청이 봉화대후

板橋西畔少人迎(판교서반소인영) 널다리 서쪽 둔덕 적은 이 마중

群山定欲囚豪傑(군산정욕수호걸) 뭇 산에 놓아두려 호걸을 가둬

回望千峯鎖去程(회망천봉쇄거정) 돌아보니 일천 봉 갈 길을 막아 쇠사슬쇄

 

四月初二日霜降(사월초이일상강) 사월 초이튿날 서리가 내려-李恒福24

人事天時孰主張(인사천시숙주장) 사람 일 하늘의 때 누굴 내세워

征途搔盡鬢滄浪(정도소진빈창랑) 가는 길에 다 긁어 찬 물결 머리 긁을소

君王欲識蒼生事(군왕욕식창생사) 임금님 알고 싶은 만 백성의 일

四月光州有殞霜(사월광주유운상) 사월 달 광주고을 서리 내림이 죽을운

 

雨後巡邊(우후순변) 비 내린 뒤 변방을 돌아보며-李恒福25

雨後旌旗媚夕陽(우후정기미석양) 비 온 뒤에 깃발은 저녁볕 펄럭 아첨할미

萬條楊柳拂陂塘(만조양류불피당) 일만 가지 버들은 비탈 못 살랑 떨불

慙吾宦迹偏榮達(참오환적편영달) 부끄런 벼슬 밟음 치우친 피움

四十元戎鬢未蒼(사십원융빈미창) 마흔 살에 원수로 머리 안 늙어

 

述懷(술회) 회포를 적다-李恒福56

臣願封留足(신원봉류족) 신은 바랬지 봉해져 남길

人言坐事輕(인언좌사경) 남들 말하길 일 얽힘 적어

寧無樹爲屋(녕무수위옥) 어찌 없을까 집 지을 나무

不敢遠逃生(불감원도생) 아니 함부로 달아나 살아

守固窮猶泰(수고궁유태) 지킴 굳건해 막혀도 느긋

神安險亦平(신안험역평) 마음 놓이니 아슬 또 반듯

瑤琴絃久絶(요금현구절) 옥의 거문고 줄 오래 끊겨

亦恐有繁聲(역공유번성) 또한 두려움 많은 소리 내

 

辰日聚族小酌(신일취족소작) 생일에 모인 가족과 조촐한 술을-李恒福27

賤降茲辰吉(천강자신길) 나지막 내려 이 날은 좋아

荒郊竝二難(황교병이난) 거친 들에서 두 난리 겪어

徵歌如訪士(징가여방사) 불러서 노래 선비 찾듯이

度曲若循環(도곡약순환) 가락을 재니 돌고 도는 듯

群玉盈庭喜(군옥영정희) 무리 진 옥에 뜰 가득 기뻐

淸詩入座寒(청시입좌한) 말쑥한 시는 자리 들어 차

敍天倫樂事(서천륜락사) 하늘에 매겨 지켜 즐길 일 차례서

忘却在衡關(망각재형관) 잊어버리니 달려 매여서

 

不寐(불매) 잠을 못 이뤄-李恒福28

世亂疎儒術(세란소유술) 세상 어지러 선비 꾀 드문

時危忌太言(시위기태언) 때는 아슬 해 넘은 말 꺼려

不眠憂社稷(불면우사직) 잠을 아니 자 나라를 걱정 기장직

無力濟黎元(무력제려원) 힘이 없으니 백성 건져낼 검을려

草草新年夢(초초신년몽) 풀은 푸릇해 새해의 꿈이

蕭蕭古驛軒(소소고역헌) 쓸쓸하기도 오랜 역 수레

家鄕已千里(가향이천리) 고향집 마을 벌써 천리 길

誰肯問寒暄(수긍문한훤) 누가 옳다며 안부를 물어 따뜻할훤

 

對雨偶吟(대우우음) 비를 마주해 뜻밖에 읊어-李恒福29

衙罷仍憑几(아파잉빙궤) 관아 일 마쳐 안석에 기대 마을아 기댈빙

淸談到夕曛(청담도석훈) 말간 이야기 저녁 빛 닿아 석양빛훈

庭花受微雨(정화수미우) 뜰에는 꽃이 가랑비 맞아

岸樹入重雲(안수입중운) 언덕에 나무 겹구름 속에

過眼年遲暮(과안년지모) 눈을 스쳐가 더디 해 저묾

當前事糾紛(당전사규분) 맞닥뜨린 앞 일 얽혀 시끌 꼴규

征西多佐吏(정서다좌리) 서쪽 치는데 도운 이 많아 도울좌

深愧庾將軍(심괴유장군) 몹시 부끄러 유 장군에게 곳집유

 

苦雨(고우) 궂은비-李恒福30

苦雨連旬夜徹明(고우련순야철명) 궂은비 이은 열흘 밤새워 밝혀 통할철

曉庭雲物太縱橫(효정운물태종횡) 새벽 뜰 구름 안개 너무 끼어서

牀牀避漏人何限(상상피루인하한) 자리자리 새 옮겨 사람 어찌 끝

種種緣愁髮幾莖(종종연수발기경) 갖가지 드는 시름 머리 몇 줄기 줄기경

沙捲洑流穿竈入(사권보류천조입) 모래 틈 스며 흘러 부엌 쳐들어

蛙隨驚犬上墻鳴(와수경견상장명) 개구리에 놀란 개 담 올라 짖어

鍾城戰血今如海(종성전혈금여해) 종성에서 싸움 피 오늘 이 바다

天厭頑胡爲洗兵(천염완호위세병) 하늘 싫어 오랑캐 무기 젖게 해 완고할완

 

無題(무제) 무제-李恒福31

簾外遊塵映隙曛(렴외유진영극훈) 발 바깥 떠돈 먼지 햇살 틈 비춰 틈극

春情無賴對黃昏(춘정무뢰대황혼) 봄날 마음 못 달래 어스름 마주

王孫獵罷歸來晩(왕손렵파귀래만) 왕손이 사냥 끝내 돌아온 저녁

活火金壺麝酒溫(활화금호사주온) 타오른 불 금 술병 사향주 따뜻 병호 사향노루사

楚臺春夢未分明(초대춘몽미분명) 초 땅 누대 봄꿈은 아니 뚜렷해

雲雨猶堪惱半生(운우유감뇌반생) 운우 정 외려 견뎌 반 삶에 괴롬 괴로워할뇌

人世此歡應勝夢(인세차환응승몽) 사람세상 이 기쁨 꿈보다 나아

却嫌行樂不多情(각혐행락부다정) 되레 싫어 즐겨함 아니 정 많아

 

雨中偶吟(우중우음) 비 내리는 가운데-李恒福32

急雨鳴山攪客眠(급우명산교객면) 소나기 산을 울려 길손 잠 엉망 어지러울교

檻前屛壁忽蒼然(함전병벽홀창연) 난간 앞 병풍 벽이 문득 푸르러 우리함

雀因鬪粟翻階散(작인투속번계산) 참새는 좁쌀 다퉈 날아 섬돌에

蛛爲遮蜂結網懸(주위차봉결망현) 거미는 벌을 잡아 줄에 매달아

等把勝輸推物理(등파승수추물리) 기다려 낫게 옮겨 이치를 알아 잡을파 나를수

不將癡黠較機權(불장치힐교기권) 말아라 모름 약음 틀 잡힘 견줌 약을힐

年來自斷吾生久(년래자단오생구) 해는 와 절로 여겨 내 삶 오래로

行止非人況問天(행지비인황문천) 옴 멎음 사람 안 해 하늘 물으랴

 

歸途將訪甓寺天熱不果行(귀도장방벽사천열불과행)

돌아가는 길에 벽사를 찾으려다 날씨 더워 못 가보네-李恒福33

寺下長江江上山(사하장강강상산) 절 아래로 긴 강이 강 위로 산이

人間無路水漫漫(인간무로수만만) 사람세상 길 없어 물 넘실넘실

三朝老樹秋陰引(삼조로수추음인) 세 왕조 늙은 나무 가을그늘이

五月天風佛骨寒(오월천풍불골한) 오월 달 하늘 바람 부처 뼈 시려

飛閣捲簾圖畫裏(비각권렴도화리) 날듯 누각 발 걷어 그림 속인 듯

晴窓鳴磬雨花間(청창명경우화간) 갠 창에 풍경 울림 비는 꽃 사이

蒸炎挽斷東歸興(증염만단동귀흥) 찌는 더위 끊어내 동쪽 가는 흥 당길만

悵望雲邊碧數鬟(창망운변벽수환) 슬피 바래 구름 끝 몇몇 푸른 산 쪽찐머리환

 

重遊僧伽寺(중유승가사) 승가사에 다시 가서-李恒福34

重來不覺歲崢嶸(중래불각세쟁영) 거듭 옴 못 깨달아 해는 가팔라 가파를쟁영

吾輩三人昔此行(오배삼인석차행) 우리들 세 사람은 전에 이리 해

塔上古皇餘舊面(탑상고황여구면) 탑 위의 옛날 임금 낡은 낯 남겨

岸頭新燕作春聲(안두신연작춘성) 언덕 앞 새론 제비 봄 소리 지어

長安車馬地中殷(장안거마지중은) 장안에 수레 말은 땅에 우렁차

江漢波濤天外鳴(강한파도천외명) 강수 한수 물결쳐 하늘 밖 울려

白酒三杯拂衣去(백주삼배불의거) 막걸리 석 잔 마셔 옷 떨쳐 떠나

山僧只道老書生(산승지도로서생) 산에 스님 다만 말 늙은 서생이

 

靈巖途中(영암도중) 영암 가는 길에-李恒福35

昏昏走世未安足(혼혼주세미안족) 어두운 세상 달려 발 아니 편해

忽忽對山多厚顔(홀홀대산다후안) 갑자기 산을 마주 하도 낯 두껍

北望殷憂不可攬(북망은우불가람) 북녘 바래 큰 걱정 누를 수 없어 잡을람

南來疵政能刪(남래자정거능산) 남쪽 와서 정사 흠 어찌 없앨까 어찌거 깎을산

浮榮如酒醉千日(부영여주취천일) 뜬 들뜸 술과 같아 천 일을 취해

好鳥弄人鳴百般(호조롱인명백반) 좋은 새 사람 놀려 갖가지 울어

心與事違十八九(심여사위십팔구) 마음 함께 일 어긋 열에 덟아홉

時危深覺丈夫難(시위심각장부난) 때 아슬 깊이 깨쳐 사내 어려움

 

題朴淵圖(제박연도) 박연도에-李恒福36

靈湫隱隱深成臼(령추은은심성구) 영추는 숨어숨어 깊이 이룬 확 다할추 절구구

其下蒼屛如甕剖(기하창병여옹부) 그 아래 푸름 둘러 독을 쪼갠 듯 병풍병 독옹

飛潢一派殷遠空(비황일파은원공) 날랜 날림 한 가닥 먼 하늘 울려 웅덩이황

乾竇沈沈銀漢逗(건두침침은한두) 서북쪽 빠져 잠겨 은하 머물러 구멍두 머무를두

昔我尋眞三弟兄(석아심진삼제형) 옛날 우리 참 찾아 형제 셋이서 찾을심

與客一人爲四友(여객일인위사우) 나그네 한 사람과 넷이 벗이 돼

風騷話本落人間(풍소화본락인간) 바람 읊어 얘기 책 세상에 떨궈 떠들소

晴晝空堂雷雨吼(청주공당뢰우후) 갠 낮에 빈 집에서 우레 비 울어 울우

耦立松前巾屨同(우립송전건구동) 솔 앞에 나란히 서 두건 신 함께 짝우 신구

試問何者當時吾(시문하자당시오) 물어보니 어떤 이 그때에 나는

巢崖水鶴今無見(소애수학금무견) 벼랑둥지 물에 학 이제 안 보여 집소 벼랑애

來往靑田長幾雛(래왕청전장기추) 오가며 푸른 밭에 새끼 몇 길러 병아리추

 

從軍行(종군행) 군대를 따라-李恒福37

西湖轉粟當嚴冬(서호전속당엄동) 서호서 곡식 옮겨 한겨울 만나

萬民難給千夫膳(만민난급천부선) 만 백성이 못 대줘 천사람 식량 반찬선

師到南原拍馬廻(사도남원박마회) 군사 닿은 남원에 말을 쳐 돌려

賊衆猶屯求禮縣(적중유둔구례현) 적 무리 여태 진 쳐 구례현에서

萬竈貔霜滿野(만조비휴상만야) 모든 부엌 비휴라 서리 가득 들 부엌조 비휴비휴

天兵搜粟疲人泣(천병수속피인읍) 천자군 곡식 찾아 지친 이 울어 찾을수 지칠피

懸知本爲活我來(현지본위활아래) 걸려 알아 본디 옴 우리 살리려

不耐妻兒眼前急(불내처아안전급) 못 견뎌 아내아이 눈앞 다그침

沙塵捲地野微明(사진권지야미명) 모래먼지 땅 말아 들 밝음 숨겨

鐵騎千群曉(철기천군효별애) 철 기병 천의 무리 새벽 밀어 쳐 닦을별 칠애

師行千里日兼程(사행천리일겸정) 군대 행군 천리 길 날 함께 가니

石上斑斑馬蹄血(석상반반마제혈) 돌 위에 얼룩덜룩 말발굽 피가

曠野無煙風怒號(광야무연풍노호) 휑한 들 연기 안나 바람만 세차

將軍曉發哀笳咽(장군효발애가열) 장군은 새벽 나서 호가 목이 메

腥雲和雨撲人顔(성운화우박인안) 비늘구름 비 섞여 사람 낯 때려 비릴성 칠박

凍作征夫萬鬢雪(동작정부만빈설) 얼어붙어 군사들 머리털 눈에

 

1556 復元 五山 車天輅(1556~1615) 延安 오산 차천로  3

書畵板 서화판 그림에 적어 車天輅(1556~1615)1

積雪層峯色 적설층봉색 쌓인 눈으로 겹겹 봉 빛깔 쌓인 눈 산 빛

寒雲萬木陰 한운만목음 차가운 구름 나무 그늘져 찬 구름 그늘

斜陽石棧路 사양석잔로 비껴진 볕에 돌 비탈길이 돌길 비낀 볕

驢背獨歸心 려배독귀심 나귀 실려서 혼자 가는 맘 나귀 탄 마음

 

次春曉韻 차춘효운 춘효(봄 새벽)의 운을 빌어 車天輅(1556~1615)2

銀漢稀星沒 은한희성몰 미리내 숨어 별들 사라져 은하 별 드문

緗簾隙月斜 상렴극월사 누런 발 틈에 달이 기울어 발 틈 달 기웃

風來收宿霧 풍래수숙무 바람이 몰아 낀 안개 거둬 바람에 안개

鳥散落餘花 조산락여화 새는 흩으니 지고 남은 꽃 새는 꽃 흩어

 

江夜 강야 강에 밤 車天輅(1556~1615)3

夜靜魚登釣 야정어등조 밤이 고요해 물고기 낚여 밤 고요 낚시

波淺月滿舟 파천월만주 물결 나지막 달이 배 가득 물결 자 달빛

一聲南去雁 일성남거안 한 소리 질러 북녘 기러기 남녘 가 기럭

啼送海山秋 제송해산추 울며 보내는 바다 산 가을 가을 다 보내

 

1557 克精 斗巖 (1557∼1638) 咸安 斗巖集  18

두암 조방 漁溪 趙旅 玄孫

詠懷(영회) 품음을 읊어-1

事親當盡孝(사친당진효) 어버이 모셔 효 다함 마땅

爲國亦當忠(위국역당충) 나라 이바지 또한 충성을

嗟我俱無及(차아구무급) 아 난 도무지 미치지 못해

江湖恨不窮(강호한불궁) 강 호수의 한 아니 다다라

 

暮春(모춘) 늦은 봄-2

江花低欲落(강화저욕락) 강에 꽃 시들 떨어지려나

堤柳滿垂濱(제류만수빈) 둑 버들 가득 물가 드리워

淸波方浩蕩(청파방호탕) 푸른 물결 막 쓸려 흐트려

遙想浴沂人(요상욕기인) 아득 생각해 기수 멱 감기曾點

 

仲秋吟(중추음) 한가을을 읊어-3

波上鯉魚時躍(파상리어시약) 물결 위에 잉어는 때때로 뛰고

雲間鴻雁高飛(운간홍안고비) 구름사이 기러기 높이도 날아

江舍主人何事(강사주인하사) 강가 집에 임자는 무슨 일인지

臥看夕景朝暉(와간석경조휘) 누워 바래 저녁볕 아침 빛나길

 

漫興(만흥) 흥에 겨워-4

簾前淡雲微雨(렴전담운미우) 발 앞에 물긋 구름 살짝 보슬비

庭畔弱柳踈松(정반약류소송) 뜰 두둑 가늘 버들 성글 솔나무

無日不醉醇酒(무일불취순주) 날 없이 아니 취해 쌈박한 술에

有時徐行猗(유시서행의공) 때 있어 느릿 걸어 기댄 지팡이

 

題伴鷗亭壁(제반구정벽) 반구정 벽에-5

洛水之陽名勝區(락수지양명승구) 낙동강 볕드는 쪽 이름 난 땅에

君恩許我此間遊(군은허아차간유) 임금 베풂 내게 와 이런 데 놀아

塵囂不到閒翁耳(진효부도한옹이) 티끌 왁자 안 닿아 늙은 귀 느긋

疎雨三更夢伴鷗(소우삼경몽반구) 성근 비 한 밤에도 짝 갈매기 꿈

 

自述(자술) 스스로 말해-6

少而無聞老而述(소이무문로이술) 젊어서 들음 없어 늙어 말하랴

甘作林泉一棄物(감작림천일기물) 달게 지은 숲과 샘 버려진 한낱

何幸生逢堯舜世(하행생봉요순세) 어찌 바램 나 만나 요순의 세상

康衢耕鑿樂餘日(강구경착락여일) 태평 거리 갈고 파 남은 날 즐겨耕田 鑿井

 

哭三學士(곡삼학사) 삼학사를 슬퍼함洪翼漢 尹集 吳達濟-7

三仁志節不畏死(삼인지절불외사) 세 어짊 뜻함 곧아 죽음 안 꺼려

死亦何恨死於死(사역하한사어사) 죽음 또한 어찌 한 죽음에 죽어

死而能保千秋義(사이능보천추의) 죽어서 지켰으니 천년의 옳음

崇禎乾坤死不死(숭정건곤사불사) 바름 높인 하늘땅 죽어 안 죽어 毅宗 年號

 

謹次李丈獨村佶(근차이장독촌길) 삼가 독촌 이길 어른께-8

巖下長江巖上亭(암하장강암상정) 바위아래 긴 강물 바위 위 정자

洗心澡體任淸泠(세심조체임청령) 마음 씻어 몸 씻겨 맑음에 깨쳐 씻을조 깨우칠령

庭邊翠竹經風動(정변취죽경풍동) 뜰 가에 푸른 댓잎 바람에 떨려

戶外蒼葭白露橫(호외창가백로횡) 집밖에 푸른 갈대 흰 이슬 나려

勝地湖山須把酒(승지호산수파주) 빼어난 땅 호수 산 그야 술 들어

太平烟月喜休兵(태평연월희휴병) 태평성대 안개 달 기뻐 칼 놓아

陪遊此夜相談笑(배유차야상담소) 모셔 놀아 이 밤을 서로 웃어 말

不覺東天爛啓明(불각동천란계명) 몰랐지 동녘 하늘 훤히 날 샌 줄

 

附獨村佶(부독촌길) 독촌 이길의 시를 붙이니-李佶9

納納乾坤一草亭(납납건곤일초정) 들여 바친 하늘땅 한 초가 정자

長江渾結更淸泠(장강혼결갱청령) 긴 강물 온통 맺어 다시 맑아 깨

俯看金翻波躍(부간금인번파약) 굽어보니 금 은어 물에 펄떡여 물고기이름인

仰見風鳶接漢橫(앙견풍연접한횡) 우러러봐 소리개 은하수 닿아

肯向名場遭語穽(긍향명장조어정) 옳다 쳐 날릴 마당 상 치뤄 빠져

寧藏林壑避心兵(녕장림학피심병) 어찌 숨어 숲 골짝 마음 뜬 군사

白鷗爲伴忘機事(백구위반망기사) 흰 갈매기 벗하여 세상일 잊어

閒對花壇臥月明(한대화단와월명) 느긋 맞은 꽃 텃밭 누워 달 밝아

 

謹次李丈獨村佶(근차이장독촌길) 삼가 독촌 이길 어른께-10

不慕靑雲付笑除(불모청운부소제) 아니 그려 청운을 웃음 줌 덜어

忘機山水意何如(망기산수의하여) 세상 잊고 산수에 뜻 둠 어찌해

了無一點塵思想(료무일점진사상) 마쳐 없어 한 점도 티끌 생각이

刻訝身非烟火居(각아신비연화거) 새겨 맞아 몸 아니 불 때며 살아

 

附獨村佶(부독촌길) 독촌 이길의 시를 붙이니-李佶11

白沙蒼壁繞庭除(백사창벽요정제) 흰 모래 푸른 벼랑 뜰 섬돌 둘러

萬象森羅畵不如(만상삼라화불여) 삼라만상 모든 것 그려 안 같아

勝地待人寧久秘(승지대인녕구비) 빼난 땅 누굴 맞아 어찌 숨기랴

剪荊今日趙君居(전형금일조군거) 가시 베고 오늘날 조군이 살아

 

丁巳秋寒岡鄭先生作東萊溫井之行舟次斗巖鄭先生入宿于江村與諸公舟中相和

(정사추한강정선생작동래온정지행주차두암정선생입숙우강촌여제공주중상화) 정사년 가을

한강 정구선생이 동래 온천에 가는 배를 마련해 강촌에 오심에 여러 분과 더불어 배안에서 서로 어울려 읊다-12

岸下淸光岸上沙(안하청광안상사) 언덕아래 맑은 빛 언덕 위 모래

輕舟一葉遡流波(경주일엽소류파) 가벼운 배 잎 하나 물결 거슬러

棹歌互唱機心斷(도가호창기심단) 뱃노래 서로 불러 세상 맘 끊어

麗水佳山分內多(려수가산분내다) 고운 물 아름단 뫼 나뉜 속 많아

 

生辰丙寅日和裵汝信(생신병인일화배여신) 병인년 생일날 배여신에게 답하며-13

愧我林泉老去人(괴아림천로거인) 부끄런 난 숲 샘에 늙어가는 이

敢將盃酒樂諸人(감장배주락제인) 어째 하랴 술잔 술 즐길 여러분

壽先五福翁何有(수선오복옹하유) 오래 삶 첫째 오복 내 어찌 있어

只願華封祝聖人(지원화봉축성인) 다만 바램 꽃 돋움 성인께 빌어

 

附裵汝信韻(부배여신운) 배여신의 읊음을 붙이니-裵汝信14

稀見人間七十人(희견인간칠십인) 세상에 보기 드묾 나이 일흔 이

吾兄今日白頭人(오형금일백두인) 우리 형님 오늘로 흰머리 사람

子孫壽酌爭相獻(자손수작쟁상헌) 아들손자 장수 술 다투어 올려

當世宜稱享福人(당세의칭향복인) 맞은 때 일컬을 만 복 누린 사람

 

火旺城中和愚伏經世(화왕성중화우복경세) 창녕 화왕성에서 우복 정경세에게-15

城外腥塵漲滿地(성외성진창만지) 성 밖엔 비린 티끌 불어 채운 땅

吾人憤氣晝宵深(오인분기주소심) 우리들 성난 기운 낮밤을 깊어

書生何益兵間事(서생하익병간사) 글 선비 어찌 더욱 군대에서 일

都恃愚狂一箇心(도시우광일개심) 다들 믿어 못난 내 한낱 마음을어리석게 날뛰는

 

附鄭愚伏韻(부정우복운) 우복 정경세의 시를 붙이니-鄭經世16

愛君風度出於類(애군풍도출어류) 나라 아낀 모습이 남달리 빼나

留意斯文積力深(류의사문적력심) 뜻함 둔 이 유학에 쌓인 힘 깊어

子倚山知孝道(설자의산지효도) 아이 끌고 기댄 산 효도를 알아 손에들설

投身守堞識忠心(투신수첩식충심) 몸 바쳐 성 지켜내 충성을 알아 성가퀴첩

 

勉德勇 三首(면덕용 삼수) 조카 간송 임도에게 준 세 수의 시-17

喜汝勤學問(희여근학문) 너는 기쁘니 힘써 배움에

學問庶有進(학문서유진) 배움에 여럿 나아짐 있어

心傳孔孟書(심전공맹서) 마음에 알려 공자맹자 글

道在曾思傳(도재증사전) 도가 있으니 증자자사 책

勉汝惟篤信(면여유독신) 너는 힘써야 오직 믿기를

期斯實地踐(기사실지천) 유학에 맞춰 알차게 밟아

 

喜汝能孝悌(희여능효제) 너는 기쁘니 모시고 섬겨

孝悌出凡例(효제출범례) 모심과 섬김 무릇 본을 봐

孟曰事在邇(맹왈사재이) 맹자 이르길 일은 가까이

孔言無違禮(공언무위례) 공자 말씀에 예 어김없어

勉汝益謹信(면여익근신) 너는 힘써야 더욱 믿기를

庶至後人啓(서지후인계) 거의 이르러 뒷사람 일깨

 

喜汝勵廉恥(희여려렴치) 너는 기쁘니 염치에 힘써

廉恥是爲己(염치시위기) 부끄럼 지녀 저를 위한 것

恥本羞惡性(치본수오성) 부끄럼 본디 미워함 바탕

廉非倣於利(염비방어리) 지녀옴 아니 이끗 본뜸이

勉汝惟恐失(면여유공실) 너는 힘써야 오직 잃을까

踵跡君子履(종적군자리) 쫓아 밟으니 군자 발자취

 

戒于祿(계우록) 녹을 살펴라-18

人爵元從天爵至(인작원종천작지) 사람벼슬 따르니 하늘 벼슬에

夫子求之不待求(부자구지부대구) 공자는 이를 찾지 아니 기다려

何恨明時人莫薦(하한명시인막천) 어찌 탓해 밝은 때 남 알음 없어

只患吾身學未優(지환오신학미우) 다만 걱정 우리 몸 배움 아니 차

 

1557 德公 鹿門 洪慶臣(1557~1623) 南陽 녹문 홍경신  1

江行 강행 강 따라 가며 洪慶臣(1557~1623)

黃帽呼相語 황모호상어 뱃사공 불러 서로 얘기해 뱃사공 얘기

將船泊柳汀 장선박류정 이제 이 배를 버들 곁에 대 물가 배 대야

前頭惡灘在 전두악탄재 앞에 물머리 나쁜 여울이 앞 여울 나빠

未可月中行 미가월중행 아니 된다네 달밤에 가기 달밤에 못 가

 

1558 公造 蓮峯 李基卨(1558~1622) 延安 연봉 이기설  1

遣懷 견회 마음을 달래 李基卨(1558~1622)

外連宵雨 창외련소우 창 너머 밖엔 이어 밤비가 창밖에 밤비

庭邊木葉空 정변목엽공 뜰 가에 나무 잎 하나 없어 뜰 나무 휑해

騷人驚起晏 소인경기안 시 읊기 늦어 놀라 일어나 시인 놀라 깨

長嘯倚西風 장소의서풍 길게 휘파람 하늬바람에 긴 읊음 썰렁

 

1559 應文 於于堂 柳夢寅(15591623)義貞 高興 於于野談 어우당 유몽인  6

貧女 가난한 아낙1

貧女鳴梭淚滿 가난 아낙 북 울려 뺨 가득눈물 울명 북사 뺨시

寒衣初擬爲郞裁 추운 옷 처음 알아 낭군 옷 하려 헤아릴의 마를재

明朝裂與催租吏 밝은 아침 찢어줘 아전 등살에 찢을열 구실조

一吏纔歸一吏來 한 아전 겨우 보내 한 아전 오네 겨우재

 

伊川(이천) 이천에서-柳夢寅2

貧女鳴梭淚滿(빈녀명사루만시) 없는 아낙 실 울려 눈물 뺨 가득 북사

寒衣初擬爲郞裁(한의초의위랑재) 추위 옷 처음 짚어 님 입게 짜네

明朝裂與催租吏(명조렬여최조리) 밝은 아침 끊어줘 세내라 재촉

一吏纔歸一吏來(일리재귀일리래) 한 아전 겨우 돌려 딴 아전 오네

 

熟刀鳥(숙도조) 쏙독새-柳夢寅3

熟刀鳥          (숙도조) ````````````````쏙독새

聲篤篤          (성독독) ````````````````소리 내니 독독독독독

旣無刀更無机   (기무도갱무궤) ````이미 칼도 없는데 도마도 없이

終日篤篤割蘿蔔(종일독독할라복) 날 다해 독독독독 무우를 잘라

僧房有客來索飯(승방유객래색반) 절집에 손님 있어 와서 밥 찾아

刀机相薄聲相續(도궤상성상속) 칼도마 서로 때려 소리 이어서

山中鳥巧能學  (산중조교능학) `````산속에 새 예쁘게 잘도 배워서

是以鳴篤篤    (시이명독독) ``````````이렇게도 울리나 독독독독독

 

高枝鳥(고지조) 고지새-柳夢寅4

高枝鳥不肯栖高枝(고지조불긍서고지) 고지새 안 깃들어 높은 가지에

來食我朴枯脂     (래식아박고지) ````````날아와 먹는구나 내 집 박고지

朴枯脂甚無味     (박고지심무미) ````````박고지는 너무해 맛이 없는데

村童結羅遮其籬  (촌동결라차기리) `````시골아이 그물 쳐 그 울을 막아

高枝鳥應見罹     (고지조응견리) ```````고지새는 마땅히 걸려들겠네

何不奮飛上高枝  (하불분비상고지) `````왜 아니 떨쳐날아 높은 가지로

大樹深林從所之  (대수심림종소지) `````큰 나무 깊숙한 숲 쫓아 갈 곳에

 

書室(서실) 서실에서-柳夢寅5

張旭張芝不復生(장욱장지불부생) 장욱 장지 명필은 다시 안 나와

龍蛇動筆也誰驚(용사동필야수경) 용과 뱀 붓 움직여 또 누가 놀라

時將如意書空遍(시장여의서공편) 하려는 때 뜻대로 하늘 두루 써

一紙靑天字字明(일지청천자자명) 한 종이 푸른 하늘 글글이 뚜렷

 

詠梳(영소) -柳夢寅6

木梳梳了竹梳梳(목소소료죽소소) 얼레빗 빗어내고 참빗을 빗어

亂髮初分蝨自除(난발초분슬자제) 흐튼 머리 첫 빗음 이 절로 없애

安得大梳千萬尺(안득대소천만척) 어쩌면 커다란 빗 천만 자 되어

一歸黔首蝨無餘(일귀검수슬무여) 한 돌림 백성머리 이 남음 없어

 

1559 萬理 滄洲 車雲輅(15591637) 延安 滄洲集 창주 차운로 차천로의 아우  2

東屯八詠 동둔팔영1

楊花雪欲漫 버들 꽃 눈인 듯이 날리려 하고 질펀할만

桃花紅欲燒 복사꽃 붉은 것이 불붙은 듯해 사를소

繡作暮江圖 수놓아 지었으니 저문 강 그림 수수

天西餘落照 하늘의 서쪽에는 남은 해 비춰 비출조

 

浮山秋月 부산추월 부산의 가을 달 車雲輅(1559~1637)2

霜輕葉未苦 상경엽미고 서리 살며시 잎 아니 괴롬 잎 살짝 서리

夜靜風初歇 야정풍초헐 밤은 고요해 바람 잦아져 밤바람 고요

玉琴爲誰彈 옥금위수탄 아낀 거문고 뉘 듣게 타나 거문고 왜 타

空山對明月 공산대명월 휑한 산에서 밝은 달 맞아 빈산 밝은 달

 

1560 而遠 少陵 李尙毅(15601624)翼獻 驪興 少陵集 소릉 이상의  1

次韻酬任叔英 임숙영의 운을 빌어 ※임숙영(15761623)

已將身世人無何 이미 난 몸 세상에 사람 없을까

窮巷苔深斷客過 막힌 거리 묵혀서 길손 끊어져 거리항 이끼태

落盡小桃春寂寂 다 떨어진 복사꽃 봄은 고요해 고요할적

滿城風雨掩門多 성에 가득 비바람 많은 문 가려 가릴엄

 

1560 竹庵 許景胤(??) 竹庵逸集 죽암 허경윤 선조 때  1

山居 산에 살며

柴扉尨亂吠 사립문에 삽살개 몹시도 짖고 섶시 문짝비 짖을폐

窓外白雲迷 창밖에 흰 구름은 떠돌아 헤매 미혹할미

石徑人誰至 돌길에 사람이면 누군가 오나 지름길경

春林鳥自啼 봄 숲에 새만 홀로 우짖기만 해 울제

 

1560 松亭 姜文弼(??) 晉州 송정 강문필  1

應製 응해서 지음 ※微行 중이던 宣祖임금

九入蓮池蓮未實 아홉 번 연꽃 못에 연밥은 못 따 ※科擧 연밥연

三登桂殿桂無花 세 번 오른 달 궁전 꽃은 없으니 큰집전

蹉跎未遂平生業 잘못 디뎌 못 이룬 평생을 할일 넘어질차 헛디딜타

白首功名統伍家 백수로 공명 얻어 군졸 거닐어 큰줄기통 대오오

 

1560 玉峰 李氏(?1592) 趙媛 소실 玉峰集(한시32) 옥봉 이씨  2

閨情 규방의 정1

有約來何晩 약속해 오시기가 어찌 늦나요 묶을약

庭梅落已多 뜰 매화 떨어져서 이미 많은데

忽聞枝上鵲 갑자기 들린 소리 가지 위 까치 까치작

虛畵鏡中眉 쓸데없이 그렸네 거울 안 눈썹 눈썹미

 

夢魂(贈雲江) 꿈에(운강에게 보냄)2

近來安否問如何 요즈음 안부 물어 어떠하신지 아닐부

月到紗窓妾恨多 달빛어린 깁 창문 한 많은 이 몸 깁사 첩첩

若使夢魂行有跡 꿈길에 오간자취 있게 했다면 자취적

門前石路半成沙 문 앞에 돌길마저 반은 모래 돼

 

1561 德翁 蘆溪 朴仁老(15611642) 密陽 陋巷詞 노계 박인로-10

戴勝吟 뻐꾸기소리 戴勝: 뻐꾸기 布穀1

午睡頻驚戴勝吟 낮잠에 자주 놀라 뻐꾸기소리 잘수 자주빈 놀랄경

如何偏促野人心 어찌해 일깨우나 들사람 마음 치우칠편 재촉할촉

啼彼洛陽華屋角 울어도 저기 서울 멋진 집 한쪽 울제

會人知有勸耕禽 사람 모아 알리지 밭 갈라 하고 권할권 밭갈경

 

卽事(즉사) 느낀 대로-朴仁老2

白鷺眠沙際(백로면사제) 백로는 잠자 모래밭 끝에

游魚戲碧波(유어희벽파) 물고기 놀려 푸른 물결을

貪看仍久坐(탐간잉구좌) 탐내 바라봐 오래 앉아서

斜日在山坡(사일재산파) 비낀 해 걸려 산에 비탈에

 

題崔上舍山亭(제최상사산정) 최상사의 산속 정자에-朴仁老3

事業千書卷(사업천서권) 해야 할일은 천 권 책읽기

生涯一釣竿(생애일조간) 살아가기는 한 벌 낚싯대

天慳眞樂地(천간진락지) 하늘이 아낀 참된 즐길 땅

高臥有餘閑(고와유여한) 높이 누우니 느긋함 남아

 

蘆洲幽居1(노주유거1) 노주에 숨어 살며-朴仁老4

蘿月穿茅屋(나월천모옥) 덩굴에 달은 초가를 뚫어

疏篁掃石壇(소황소석단) 성긴 대숲이 돌단을 쓸어

巷深人不到(항심인불도) 골목 깊숙해 사람 아니 와

山鳥去來閑(산조거래한) 멧새 한가해 오고 가고해

 

蘆洲幽居2(노주유거2) 노주에 숨어 살며-朴仁老5

重疊靑山下(중첩청산하) 겹겹 포개진 푸른 산 아래

臨溪卜數間(림계복수간) 시내 다가가 살만한 몇 칸

風淸經夏易(풍청경하이) 바람이 맑아 쉬 여름 보내

松碧送春難(송벽송춘난) 솔은 푸르러 어렵게 봄 나

 

贈崔上舍起南(증최상사기남) 상사 최기남에게-朴仁老6

不貴人所貴(불귀인소귀) 귀하지 않아 남에 귀한 바

不貪人所貪(불탐인소탐) 탐내지 않아 남들 탐낸 것

江山風與月(강산풍여월) 우리 강산에 바람과 달이

是我百年貪(시아백년탐) 이것을 나는 백년 탐하리

 

題德淵亭(제덕연정) 덕연정에 제하며-朴仁老7

牧笛寒塘外(목적한당외) 목동의 피리 찬 연못 바깥

漁歌斷岸頭(어가단안두) 뱃노래 소리 벼랑 가 머리

隨風聲入耳(수풍성입이) 바람에 따라 귀속에 들어

淸興政悠悠(청흥정유유) 맑은 흥 일어 다스림 오래

 

贈鄭公延吉(증정공연길) 정연길 공에게-朴仁老8

洞有明德洞(동유명덕동) 골짜기라고 명덕동 있어

山有九仞山(산유구인산) 산이란 있어 구인산이라

名山名洞裏(명산명동리) 이름난 산에 이름난 동네

高臥有餘閑(고와유여한) 높이 누우니 느긋함 남아

 

病中詠懷1(병중영회1) 병중에 마음을 읊다-朴仁老9

庭草新春色(정초신춘색) 뜨락에 풀에 새로운 봄빛

衰翁舊病辰(쇠옹구병신) 여윈 늙은이 묵은 병 나날

看渠交翠意(간거교취의) 도랑을 보니 푸른 뜻 섞여

長臥愧吾身(장와괴오신) 오래 누워서 내 몸 부끄러

 

病中詠懷2(병중영회2) 병중에 마음을 읊다-朴仁老10

白玉懷中蘊(백옥회중온) 하이얀 옥을 마음에 간직

寒氷屋裏淸(한빙옥리청) 차가운 얼음 집안서 맑아

氷玉渾相似(빙옥혼상사) 얼음 옥이 다 서로 닮아서

怡然共一生(이연공일생) 기쁘게 함께 한 삶을 살아

 

1562 一玉(1562∼1633)김제佛居村 震默祖師遺蹟攷(초의)  1

詩偈(시게) 노래-一玉 진묵 일옥1

天衾地席山爲枕(천금지석산위침) 하늘이불 땅은 요 산으론 베개

月燭雲屛海作樽(월촉운병해작준) 달 촛불 구름 병풍 바다는 술독

大醉居然仍起舞(대취거연잉기무) 크게 취해 사느니 일어나 춤춰

却嫌長袖掛崑崙(각혐장수괘곤륜) 되레 싫어 긴소매 곤륜산 걸림

 

1563 潤卿 芝峰 李晬光(15631628)文簡 全州 芝峯類說 지봉 이수광  2

途中 길을 가며 길도1

岸柳迎人舞 언덕버들 춤추니 사람을 맞아

林鶯和客吟 숲 꾀꼬리 읊으니 나그네 함께

雨晴山活態 비 개여 산 모습은 살아있는 듯

風暖草生心 바람 따뜻 풀잎도 돋아나오려

景入詩中畵 경치는 펼쳐지길 시 속의 그림

泉鳴譜外琴 샘물울림 악보 밖 거문고소리

路長行不盡 길은 멀어 갈 길이 다하지 않고

西日破遙岑 서녘 해는 부수어 먼데 봉우리 멀요 봉우리잠

 

古意 고의 옛 뜻 李睟光(1563~1628)2

妾似雨中花 첩사우중화 이내 꼴 같기 비 맞은 꽃이```난 꼭 빗속 꽃

郞如風後絮 랑여풍후서 마치 바람에 그대 버들 솜````님 딱 바람 솜

花好亦易衰 화호역이쇠 꽃이 좋아도 쉽게 이울어`````꽃 좋아 쉬 져

絮飛歸何處 서비귀하처 버들 솜 날아 어디로 가나````솜 날려 어딜

 

1563 景樊 蘭雪軒 許楚姬(15631589) 陽川 蘭雪軒集 허난설헌 허균의 누나  6

江南曲 강남곡1

人言江南樂 남은 말해 강남이 즐겁다 해도

我見江南愁 내가 보니 강남도 시름겹기만

年年沙浦口 해마다 모래밭에 갯가에서는

腸斷望歸舟 애끓어 바라보는 돌아오는 배

 

貧女吟 가난한 여인2

豈是乏容色 어찌 옳아 가난한 얼굴빛이란 가난할핍

工鍼復工織 바느질에 길쌈도 솜씨 있는데 침침

少小長寒門 어려 작아 자라길 가난한 집에

良媒不相識 좋은 매파 서로가 알지도 못해 중매매

 

不帶寒饑色 내색하지 않으니 추위 주린 빛 띠대 주릴기

盡日當窓織 날을 다해 마땅히 창가 베틀에

惟有父母憐 여기기에 어버이 안쓰럽기도 불쌍히여길련

四隣何曾識 모든 이웃 어찌 다 알 수 있으리 이웃린

 

夜久織未休 밤을 오래 베 짜기 멈춤이 없어

戞戞鳴寒機 찰칵찰칵 울리니 차가운 베틀 창알

機中一匹練 베틀에서 짜여 진 한 필의 비단 필필 익힐련

終作阿誰衣 마침내 지어지니 누구의 옷이 언덕아

 

手把金剪刀 손에 잡은 가위를 들고 있자니 잡을파 자를전

夜寒十指直 밤은 차 열 손가락 곱아서 꼿꼿

爲人作嫁衣 남을 위해 지으니 시집갈 옷을 시집갈가

年年還獨宿 해마다 돌아옴은 홀로 지새움

 

採蓮曲 연밥을 따며3

秋淨長湖碧玉流 가을 맑아 긴 호수 푸른 옥 흘러 깨끗할정

荷花深處繫蘭舟 연꽃 피어 깊은 곳 놀잇배 매여 맬계

逢郞隔水投蓮子 임을 만나 물 너머 연밥 던져서 연밥련

遙被人知半日羞 남에 알려 반나절 부끄러움만 멀요 이불피

 

無題(讖詩) 무제4

碧海浸瑤海(벽해침요해) 파란바다 잠기니 푸른 옥 바다

靑鸞倚彩鸞(청난의채난) 푸른 난새 기대니 빛 고운 난새

芙蓉三九朶(부용삼구타) 부용꽃 삼구 떨기 스물일곱이

紅墮月霜寒(홍타월상한) 붉게도 떨어지네 달 서리 차게

 

閨怨1(규원1) 규원5

錦帶羅裙積淚痕(금대라군적루흔) 비단 띠 비단치마 눈물 자욱이

一年芳草恨王孫(일년방초한왕손) 한해를 꽃다운 풀 왕손을 탓해

瑤箏彈盡江南曲(요쟁탄진강남곡) 옥 아쟁 타기 다해 강남곡으로

雨打梨花晝掩門(우타이화주엄문) 비를 맞은 배꽃에 문 닫힌 낮에

 

閨怨2(규원2) 규원6

月樓秋盡玉屛空(월루추진옥병공) 달 누각 가을 다해 옥 병풍 비어

霜打蘆洲下暮鴻(상타노주하모홍) 서리치는 갈대 섬 기러기 내려

瑤琵一彈人不見(요비일탄인불견) 옥 비파 한번 타나 사람은 안 봬

藕花零落野塘中(우화영락야당중) 연꽃은 시들어져 들에 연못에

 

1563 子賀 水色 許嫡(1563~1641) 陽川 수색 허적  4

途中作 도중작 길가다 지어 許嫡(1563~1641)1

日落西嶺邊 일락서령변 해는 떨어져 서쪽 재 너머```해 져 서쪽 재

月出東岑上 월출동잠상 달은 떠올라 동녘 봉우리````달 떠 동녘 산

垂鞭草逕中 수편초경중 채찍 드리워 풀 난길 가며```가만 풀길에

靜聽溪流響 정청계류향 가만히 들어 시냇물 울림````들어 냇물을

 

聽溪流響 청계류향 시냇물 소리 들어 許嫡(1563~1641)2

遊女鳴環珮 유녀명환패 노는 아가씨 노리개 울려````노리개 닭락

玲瓏水石間 영롱수석간 옥 소리 나니 바위사이 물```돌 틈 물 쟁쟁

騷人爲延佇 소인위연저 읊는 이 끌려 우두커니 서```읊는 이 멀뚱

終日不知還 종일부지환 날이 다가도 돌아감 몰라````날 다감 몰라

 

有所思 유소사 마음에 두니 許嫡(1563~1641)3

望君君已去 망군군이거 그대 바라니 그대 이미 가```바란 님 떠나

待君君不來 대군군불래 그대 기다려 그대 아니 와```님 바래 안 와

山齋秋月白 산재추월백 산에 집에는 가을 달 밝아```산에 가을 달

庭樹秋風哀 정수추풍애 뜰에 나무는 갈바람 슬퍼````뜰엔 갈바람

  

秋詞 추사 가을이야기 許嫡(1563~1641)4

落日照紅樹 낙일조홍수 지는 해 비춰 나무 발그레```지는 볕 빨개

玲瓏窓戶間 영롱창호간 옥빛이 나니 창문 사이로````아롱진 창문

幽人隱几臥 유인은궤와 묻힌 이 숨어 기대어 누워```숨은 이 기대

目送浮雲還 목송부운환 보며 보내니 뜬 구름 흘러```뜬 구름 보며

 

1564 行源 敬堂 張興孝(1564∼1634) 安東 敬堂集  5

경당 장흥효 金誠一 柳成龍 鄭逑에게서 사사

記夢(기몽) 꿈을 적다-張興孝1

萬萬千千古(만만천천고) 천년만년에 머나먼 옛날

年流水亦流(년류수역류) 해는 흐르고 물 또한 흘러

非惟斯二者(비유사이자) 아니 생각해 이러한 둘을

不語獨登樓(불어독등루) 아니 말하니 홀로 누 올라

 

題壁(제벽) 벽에 쓰다-張興孝2

懼爲福之基(구위복지기) 두려워함은 복의 터다짐

忽是禍之門(홀시화지문) 갑작스럼 곧 재앙 드는 문

毋忘敬肆間(무망경사간) 잊지를 마라 받듦과 내킴

聖狂從此分(성광종차분) 성스럼 미침 여기서 갈려

 

偶吟(우음) 뜻밖 읊음-張興孝3

觀瀾軒上望(관란헌상망) 물결 쳐다봐 집에 올라 봐

逝者正如斯(서자정여사) 가버리는 것 바로 이 같이

天理流行處(천리류행처) 하늘의 이치 흘러가는 곳

人心有事時(인심유사시) 사람마음에 일이 나는 때

 

偶吟2(우음2) 뜻밖 읊음-張興孝4

禽對花間語(금대화간어) 짐승 마주해 꽃 사이 얘기

風和日永時(풍화일영시) 바람 어울려 해 오래일 때

箇中眞意趣(개중진의취) 낱낱 가운데 참됨 뜻한 멋

料得少人知(료득소인지) 헤아려 얻음 아는 이 적어邵康節

 

示學者(시학자) 배우는 이에게 보이며-張興孝5

堯舜不待學(요순부대학) 요순 않으니 배움 갖춤을

生知允執中(생지윤집중) 나면서 알아 참 중용 지녀

大聖不可復(대성불가복) 큰 성인 못해 돌아올 줄을

要須愼九容(요수신구용) 찾아 반드시 아홉 꼴 삼가

九容 : 足容重 手容恭 目容端 口容止 聲容靜 頭容直 氣容肅 立容德 色容莊

 

1564 大而 鄭恢遠(1564?) 東萊 정회원  1

秋日詠懷 가을날 뜻을 읊어1

光陰忽忽歲將 세월은 훌쩍 지나 해도 지나려 타달거릴추

萬里愁獨依樓 만 리에 매인 시름 홀로 누대에 굴레기

鏡裏紅顔非昔日 거울 안 붉은 얼굴 옛날과 달라 예석

鬢邊華髮又今秋 구레나룻 머리칼 이제 또 가을 귀밑털빈 터럭발

寒蟬浥露求高樹 추운 매미 이슬 젖어 높은 나무로 매미선 젖을읍

旅鴈隨風落遠洲 기러기 떼 바람 따라 먼 섬에 앉아 섬주

怊悵幾年歸未得 슬프게도 몇 년을 못 돌아가니 슬플초창

故園松桂夢中幽 옛 동산 솔밭 달이 꿈속에 아련 계수나무계

 

1564 而立 淸隱 李尙信(15641610) 驪興 청은 이상신  1

次贈尹同知 윤동지에게

直廬深夜伴燈釭 오두막집 깊은 밤 함께 등불에 오두막집려 등잔강

無事誰家酒滿缸 일없이 어느 집에 술이 있으랴 항아리항

却憶故人西澗上 생각 접고 오랜 벗 개울을 올라 물리칠각

滿山風雪掩書窓 산 가득 휘날린 눈 책 창을 가려 가릴엄

 

1565 子安 雪蓑 南以恭(15651640) 宜寧 雪蓑集 설사 남이공  1

凌虛堂 능허당

玉人試弄江南曲 고운 이 연주하는 강남곡이라 희롱할롱

流水高山自在彈 흐르는 물 솟은 산 저절로 있어 탄알탄

塵海十年孤客耳 티끌바다 열 해에 외로운 손은

滿樓風寒露深寒 누각 가득 바람 차 이슬도 차워 다락루

 

1566 敬叔 象村 申欽(15661628)文貞 平山 野言 상촌 신흠)-164

 

旅燈 여관 등불-1

旅館殘燈夜 나그네 묵는 집에 등불 밝힌 밤 해칠잔

孤城細雨秋 외로운 옛 성에는 가을 가랑비 가늘세

思君意不盡 임을 그려 뜻함은 다함이 없어

千里大江流 천리를 커다란 강 흘러만 간다

 

次僧軸韻 스님의 운으로-2

躑躅花開亂燕飛 철쭉꽃 꽃이 피어 제비는 날아 머뭇거릴척촉

枯梧睡罷正忘機 거문고 베고 자다 정말 잊었나 마를고 잘수

僧來不作人間話 스님 와 하지 않는 세상살이 말

知我歸心在翠微 날 알아 마음 돌려 산에 있음을 ※翠微:

 

時運1(시운1) 시절 운수-申欽-3

旣佩我玦(기패아결) 이미 찼으니 내 패옥구슬 찰패 패옥결

辭此昌朝(사차창조) 이리 물러나 잘될 조정을

下澤款段(하택관단) 내린 베풂에 정성을 놓고 정성관

言稅于郊(언세우교) 말은 두어라 성 밖 들판에

桑梓彌望(상재미망) 고향의 집을 오래 바라니 가래나무재

聳壑(용학앙소) 솟은 산골짝 하늘로 올라 솟을용 오를앙

井有丹光(정유단광) 우물에 돌아 붉은 빛깔이

園有芝苗(원유지묘) 동산에 나니 영지 어린 싹

 

時運2(시운2) 시절 운수-申欽-4

杖策登原(장책등원) 지팡이 짚고 언덕에 올라

臨流斯濯(임류사탁) 물에 나아가 이렇게 씻어濯足

曠彼郊墟(광피교허) 휑하니 저래 들판 기슭이

盈我游矚(영아유촉) 채우니 나를 떠돌아 본다 볼촉

萬鍾匪(만종비풍) 일만 그릇에 아니 넘쳐도

一瓢亦足(일표역족) 표주박 하나 또한 넉넉해

從吾所好(종오소호) 나를 따르니 좋아하는바

之樂(공안지악) 공자에 안회 하던 음악을孔丘 顔回

 

時運3(시운3) 시절 운수-申欽-5

毖彼泉水(비피천수) 멀어도 저리 샘에 샘물이 삼갈비

惟魯之沂(유로지기) 생각해보니 노나라 기수 물이름기

安此田廬(안차전려) 느긋한 여기 밭에 오두막

如客得歸(여객득귀) 나그네라면 돌아가게 돼

雪月風花(설월풍화) 눈 오는 달에 바람에 꽃이

爲我發揮(위아발휘) 나를 위해서 피워 떨치나

今人與棄(금인여기) 오늘에 사람 더불어 버려

古人與追(고인여추) 옛날 사람을 좇아 따르리

 

時運4(시운4) 시절 운수-申欽-6

惟海之澨(유해지서) 바다 생각해 바닷가 땅에 물가서

卜我之廬(복아지려) 내가 살 데를 오두막집을 오두막집려

有水漪然(유수의연) 물이 있어서 물놀이처럼 물놀이의

有谷窈如(유곡요여) 골짝이 있어 그윽한 듯이 그윽할요

書堆于壁(서퇴우벽) 책을 쌓으니 벽에다 두고 언덕퇴

酒盈于壺(주영우호) 술을 채우니 병에다 담아 병호

良貴在身(양귀재신) 좋고 귀함을 몸에 지니니

誰其爭予(수기쟁여) 누가 그것에 나와 다투랴 나여

 

停雲1(정운1) 머무른 구름-申欽-7

烈烈其風(열렬기풍) 세찬 매서움 그런 바람에

曀曀其雨(에에기우) 구름이 끼여 그렇게 비가 음산할에

瞻彼同好(첨피동호) 저를 바라봐 함께 좋아서 볼첨

山河重阻(산하중조) 산에다 강이 겹쳐 험함이 험할조 막을저

我有絲桐(아유사동) 내게 있으니 거문고 악기 오동나무동

誰與共撫(수여공무) 누가 더불어 함께 누를까 어루만질무

日居月諸(일거월저) 해는 흐르고 달도 지나고

矯首以佇(교수이저) 머리 쳐들고 우두커니 서 바로잡을교 우두커니저

 

停雲2(정운2) 머무른 구름-申欽-8

惟風其烈(유풍기열) 오직 바람이 그리 매섭고

惟雨其濛(유우기몽) 오죽 비마저 그리 흐릿해

豈不爾思(기불이사) 어찌 않으랴 그대 생각을

漭彼湖江(망피호강) 넓어 저리도 호수에 강이 넓을망

載笑載歌(재소재가) 웃음을 실어 노래를 실어

悵望軒窓(창망헌창) 슬피 바라니 추녀에 창을

犧農旣遠(희농기원) 복희 신농씨 이미 멀어져

吾誰適從(오수적종) 내 누굴 좇아 따라야하나

 

停雲3(정운3) 머무른 구름-申欽-9

煌煌崇蘭(황황숭란) 밝게 빛나니 받드는 난초 빛날황

逢春則榮(봉춘즉영) 봄을 만나면 꽃을 피우지

此芳草(면차방초) 이리도 보아 꽃다운 풀을 향할면

亦有微情(역유미정) 또한 있으니 살며시 정이

薄言掇之(박언철지) 얄팍한 말로 이를 깎아내 엷을박 주울철

寄彼遠征(기피원정) 저들에 붙여 멀리 내치지

人之何爲(인지하위) 사람들 하니 어떻게 하랴

與憂俱生(여우구생) 더불어 걱정 함께 살아가 함께구

 

停雲4(정운4) 머무른 구름-申欽-10

條風旣暢(조풍기창) 동북쪽 바람 이미 불어 펴 펼창

木無醜柯(목무추가) 나무엔 없어 못 생긴 가지 자루가

群蠢俱動(군준구동) 뭇 꿈틀거림 함께 움직여 꿈틀거릴준

一氣同和(일기동화) 하나로 기운 같이 어울려

伊我有懷(이아유회) 저들과 나는 간직함 있어 저이

願言則多(원언즉다) 하고픈 말이 그리도 많아

酌彼樽醪(작피준료) 저리 술 딸아 동이 막걸리 따를작 막걸리료

惟醉無何(유취무하) 오죽 취함이 어떤지 몰라

 

慰禮城(위례성) 위례성-申欽-11

舊國自多感(구국자다감) 옛 나라 절로 많은 느낌이

東風慰禮墟(동풍위례허) 봄바람 불어 위례성 성터

興亡從古事(흥망종고사) 일어나 잃어 옛일에 따라

壘壁已全虛(루벽이전허) 성벽은 이미 모조리 비어 진루

 

菊馨(국형) 국화향기-申欽-12

擧世皆能種(거세개능종) 온 세상 다들 심을 수 있어

何如獨說陶(하여독설도) 어찌해 홀로 도연명 말만

始知陶與菊(시지도여국) 비로소 알아 도잠과 국화

馨德兩俱高(형덕량구고) 향기에 덕에 둘 함께 높아

 

詠懷(영회) 마음을 읊어-申欽-13

淚作竹間血(누작죽간혈) 눈물에 지어 대나무에 피

冤歸江上濤(원귀강상도) 원통함 돌려 강 위에 물결

悠悠千古恨(유유천고한) 멀어 아득한 천년 오랜 한

付與左徙騷(부여좌사소) 부쳐 주리니 굴원 이소곡 옮길사屈原 左道 離騷

 

晴窓軟談(청창연담) 갠 창가에서 부드럽게 이야기하며-申欽-14

未見聖人心(미견성인심) 아니 보이니 성인의 마음

焉知聖人事(언지성인사) 어찌 알아서 성인의 일을

安得洗心人(안득세심인) 어찌해 얻어 마음 씻은 이

與之論時義(여지론시의) 함께 더불어 때 옳음 따져

 

詠事(영사) 일을 읊어-申欽-15

昨日一相去(작일일상거) 어제 날 하루 한 재상 떠나

今日一相去(금일일상거) 오늘도 하루 한 재상 떠나

相去亦何關(상거역하관) 재상 떠나도 어찌 매이랴

但恐言路阻(단공언로조) 다만 두려움 말길이 막혀

 

壬辰亂後到平壤(임진란후도평양) 임진란 뒤에 평양에 와서-申欽-16

漠漠箕城草(막막기성초) 없이 아득한 평양성 풀로

春來動客愁(춘래동객수) 봄이 와 움칠 나그네 시름

繁華問無處(번화문무처) 시끌벅적대 물어 없는 곳

獨上仲宣樓(독상중선루) 홀로 오르니 중선루에를

 

旅燈(여등) 여관의 등불-申欽17

旅館殘燈夜(여관잔등야) 길손 머문 집 등불 깜박 밤

孤城細雨秋(고성세우추) 외로운 성에 가랑비 가을

思君意不盡(사군의부진) 그대 생각해 뜻을 못 다해

千里大江流(천리대강류) 천리 긴 강에 강물이 흘러

 

癸巳冬奉使西路牛峰途中作(계사동봉사서로우봉도중작)

계사년 겨울 서쪽 길 사신으로 우봉 가는 길에서-申欽-18

緖悠悠路正長(기서유유로정장) 나그네 마음 아득 길은 참 멀어

年年鞍馬滯殊方(년년안마체수방) 해마다 말을 타니 멎어 낯선 땅 막힐체

關河歲暮多氷雪(관하세모다빙설) 변방 강 해 저물어 많은 얼음 눈

瘦盡腰圍一半强(수진요위일반강) 다 여윈 허리둘레 한 반은 뻣뻣 파리할수

 

感春(감춘) 봄을 느껴-申欽-19

蜂唼花鬚燕唼泥(봉삽화수연삽니) 벌은 물어 꽃술을 제비 흙 물어 쪼아먹을삽

雨餘深院綠苔齊(우여심원록태제) 비 개여 깊은 뜨락 푸른 이끼로 가지런할제

春來無限傷心事(춘래무한상심사) 봄이 와 끝이 없어 마음 다칠 일

分付流鶯盡意啼(분부류앵진의제) 나눠 준 꾀꼴 흐름 뜻 다해 울어 줄부

 

感春贈人六首(감춘증인육수) 봄 느낌을 남에게 주며-申欽-20

役役街塵二十年(역역가진이십년) 힘쓰니 거리티끌 스무 해 보내

致君堯舜志徒然(치군요순지도연) 임금을 요순 되게 뜻은 헛되이

春禽格格如呼我(춘금격격여호아) 봄에 새 맞아 맞아 날 부르는 듯

胡不歸來雪滿顚(호불귀래설만전) 어찌 아니 돌아와 눈 가득 산에

 

大雪(대설) 큰 눈-申欽-21

塡壑埋山極目同(전학매산극목동) 골 메워 산을 묻어 눈 둔데 같아

瓊瑤世界水晶宮(경요세계수정궁) 옥빛 옥 세상경계 수정의 궁궐

人間畵史知無數(인간화사지무수) 사람세상 화가들 셀 수 없으나

難寫陰陽變化功(난사음양변화공) 못 베껴 그늘과 볕 바꾸는 일을

 

控江亭(공강정) 공강정에서-申欽-22

樓頭丹碧壓江明(루두단벽압강명) 누각 앞 불긋 푸릇 강 눌러 밝아丹靑

南浦歸撓動客情(남포귀요동객정) 남포로 가며 시끌 길손 맘 설레 어지러울요

眼底好詩君記取(안저호시군기취) 눈 아래 좋은 시를 그대 적어둬

落霞孤鶩有餘淸(락하고목유여청) 지는 놀 외론 오리 맑음이 남아 집오리목

 

元央曲(원앙곡) 원앙곡-申欽-23

飛來飛去兩鴛鴦(비래비거량원앙) 날아 와선 날아가 원앙 두 마리

共向荷花深處藏(공향하화심처장) 함께 바란 연꽃에 깊은데 숨어

何事橫塘浦口望(하사횡당포구망) 무슨 일 연못 질러 포구 바라봐

年年長是怨檀郞(년년장시원단랑) 해마다 이리 오래 단랑을 탓해

 

宮詞1(궁사1) 궁사-申欽-24

複道新連御苑斜(복도신련어원사) 복도에 새로 이어 임금님 뜰이

觚稜初日散彤霞(고릉초일산동하) 모서리 비로소 해 붉은 놀 흩여 술잔고 붉을동

春來漸覺稀封事(춘래점각희봉사) 봄 오니 차츰 알아 상소 일 드문

一豫何妨管歲華(일예하방관세화) 한 즐김 어찌 꺼려 때 맡아 빛나

 

宮詞2(궁사2) 궁사-申欽-25

未央前路接長門(미앙전로접장문) 미앙궁 앞에 길은 장문궁 닿아

牌字新題賜淑媛(패자신제사숙원) 패에 글자 새로 써 숙원 벼슬 줘內命婦 從四品

從此羊車不須引(종차양거불수인) 이로서 임금 수레 아니 꼭 끌어

夜來天語有殊恩(야래천어유수은) 밤 오니 임금 말씀 달리 베풂이

 

宮詞(궁사) 궁사-申欽-26

閒愁脈脈倦粧梳(한수맥맥권장소) 지겨워 시름 이어 지친 빗 꾸밈 빗소

花暗簾帷柳暗渠(화암렴유류암거) 꽃 몰래 발에 가려 버들 몰래 개

莫遣苔痕迷御道(막견태흔미어도) 하겐 마 이끼 자국 임금 길 헤매

至今猶記度金輿(지금유기도금여) 이제껏 외려 외어 건널 금수레 수레여

 

征婦詞1(정부사1) 아내의 노래-申欽-27

滿天霜色簾鉤(만천상색쇄렴구) 하늘 가득 서리 빛 발 고리 걸어

唱徹涼州曲未休(창철량주곡미휴) 불러 꿰 서늘한 섬 가락 안 그쳐

明月樓中人自老(명월루중인자로) 밝은 달 누각 속에 사람만 늙어

夢魂空記大刀頭(몽혼공기대도두) 꿈에 넋 괜히 적어 큰 칼 머리에

 

征婦詞2(정부사2) 아내의 노래-申欽-28

西興江上雨留人(서흥강상우류인) 서흥강 강 위에는 비에 남긴 이

半夜篝燈語笑親(반야구등어소친) 한밤에 호롱불에 붙어 웃음 말 배롱구

莫向東風誤歸約(막향동풍오귀약) 봄바람에 마소서 온다던 어김

畵橈先待小姑津(화요선대소고진) 그림배 앞 기다림 아낙 나루터 꺾일요

 

閨情(규정) 여자의 마음-申欽-29

侍女催呼薦玉盤(시녀최호천옥반) 다그쳐 시녀 불러 옥쟁반 올려

象床香歇夢初(상상향헐몽초란) 침상에 향기 멎어 꿈 처음 막혀 가로막을란

欄東却有春光別(란동각유춘광별) 난간 동쪽 도리어 봄날 빛 달라

百合花開露氣漙(백합화개로기단) 나리꽃 꽃이 피어 이슬에 흠뻑 이슬많을단

 

端川郡齋雪後贈沈使君伯晦1(단천군재설후증침사군백회1)

단천군 재실에서 눈 내린 뒤 사군 심백회에게 주며-申欽-30

密雪輕盈拂畵欄(밀설경영불화란) 함박눈 살폿 채워 그림 난간에

朔雲如墨海天寒(삭운여묵해천한) 찬 구름 먹물 같아 바다 날씨 차

風流最愛黨家事(풍류최애당가사) 놀이 멋 가장 아껴 마을 집 잔치

煖酌羔兒酒未(난작고아주미란) 데워 마셔 고아주 술 아니 막아 새끼양고

 

端川郡齋雪後贈沈使君伯晦2(단천군재설후증침사군백회2)

단천군 재실에서 눈 내린 뒤 사군 심백회에게 주며-申欽-31

點爐香篆占亭欄(점로향전점정란) 타는 화로 오랜 향 정 난간 차지

閣日輕陰釀晩寒(각일경음양만한) 가린 해 살짝 그늘 늦추위 빚어

驛使不來梅信歇(역사불래매신헐) 역에 사신 아니 와 매화꽃 없어

離情還與歲俱(리정환여세구란) 떠나는 맘 되레 줘 해 함께 막아

 

慶興府得見家信(경흥부득견가신) 경흥부에서 집 편지를 받아 봐-申欽-32

一秋沙塞阻音徽(일추사새조음휘) 한 가을 모래 변방 소식이 막혀 아름다울휘

十月龍庭見鴈歸(십월룡정견안귀) 시월엔 용의 뜰에 기러기 날아

無限相思關外夢(무한상사관외몽) 끝없어 서로 그려 변방 바깥 꿈

曉來和雨度金微(효래화우도금미) 새벽 오니 비 함께 금미산 넘어

 

題甲山厚峙嶺上莫恨之他洞(제갑산후치령상막한지타동)-33

갑산 후치령 위의 막한지타동에-申欽

傷心莫恨之他洞(상심막한지타동) 마음 다쳐 한마라 다른 땅 골짝

松檜陰陰白日沈(송회음음백일침) 솔 노송 나무그늘 한낮 해 잠겨

一百八盤君記取(일백팔반군기취) 일백 여덟 굽이를 그대 기억해

塞雲關雨自霑襟(새운관우자점금) 변방 관에 구름비 절로 옷 젖어 젖을점

   

重陽日雨到鐵山(중양일모우도철산) 중양절에 비 맞으며 철산에 가다-申欽-34

風雨重陽度塞門(풍우중양도새문) 비바람의 중양절 변방을 지나

海天鼙鼓正銷魂(해천비고정소혼) 바다하늘 북소리 정말 넋을 빼 작은북비 녹일소

烏蠻此去三千里(오만차거삼천리) 오만을 이리 떠나 삼천리 길을

環珮何時近帝閽(환패하시근제혼) 패옥 차고 어느 때 황제께 가나 문지기혼

 

舟中(주중) 배 안에서-申欽-35

客行何日到長安(객행하일도장안) 길손 걸어 어느 날 서울에 닿나

豺虎縱橫道里難(시호종횡도리난) 승냥이 범 들끓어 갈길 어려워 승냥이시

明月孤篷無限意(명월고봉무한의) 밝은 달 외론 배에 끝없는 뜻이 뜸봉

夜深風露遡危灘(야심풍로소위탄) 밤 깊어 바람이슬 여울 거슬러 거슬러올라갈소

 

雨後(우후) 비온 뒤에-申欽-36

雨歇閑庭草色齊(우헐한정초색제) 비 개인 고요한 뜰 풀빛 가지런 쉴헐

綠萍深處亂蛙啼(록평심처란와제) 부평초 짙은 곳에 개구리 시끌

無端亭午田園夢(무단정오전원몽) 까닭 없이 정자 낮 시골들에 꿈

正逐漁過故溪(정축어도과고계) 바로 좇아 고깃배 오랜 내 지나 거룻배도

 

林畔館戲贈宋仁叟(임반관희증송인수) 임반관에서 놀리며 송인수에게-申欽-37

煙雨濛濛纈晩霞(연우몽몽힐만하) 안개비 흐릿흐릿 저녁놀 주름 홀치기염색힐

東風十里柳絲斜(동풍십리류사사) 봄바람에 십리를 버들 실 날려

河陽一縣春無限(하양일현춘무한) 강 언덕에 한 고을 봄은 끝없어

偏愛階前荳(편애계전두구화) 아낌 쏠린 섬돌 앞 두구 꽃에를 치우칠편 두구구

 

百祥樓月夜(백상루월야) 백상루의 달밤-申欽-38

金波瑤海兩蒼茫(금파요해량창망) 금물결 옥의 바다 둘 다 푸르러 아득할망

沆瀣浮空夜未央(항해부공야미앙) 넓은 이슬 뜬 하늘 밤 아니 다해 넓을항 이슬기운해

欲就麻姑問眞訣(욕취마고문진결) 찾아가 마고할미 참 비결 물어

世間還有幾滄桑(세간환유기창상) 세상에 되레 있어 몇몇 바다 밭桑田碧海

 

朝望海門(조망해문) 아침에 바라본 바다어귀-申欽-39

草綠沙長洲渚幽(초록사장주저유) 풀 푸릇 모래 멀어 모래톱 그윽 물가저

乍憑江檻遣閒愁(사빙강함견한수) 잠깐 기댄 강 난간 틈을 내 시름 잠깐사

海門初日潮頭迅(해문초일조두신) 바다어귀 처음 해 물 밀림 빨라 빠를신

穩送龍驤萬斛舟(온송룡양만곡주) 가만 보낸 용양위 만 섬 큰 배를 머리들양

龍驤衛: 조선시대 중앙군사조직인 5위 가운데 하나 5위진법 체제에서 左翼 맡아 左衛

 

早秋遠眺(조추원조) 이른 가을 멀리 바래-申欽-40

曉來秋色集林皐(효래추색집림고) 새벽 와 가을빛깔 숲 모인 언덕 언덕고

雨洗遙岑氣勢豪(우세요잠기세호) 비 씻은 먼 봉우리 힘 뻗힘 대단

更有澄湖千萬頃(갱유징호천만경) 또 있어 맑은 호수 천만 이랑이

此間唯合着吾曹(차간유합착오조) 이 사이 오직 더해 우리들 붙어

 

登後阜(등후부) 뒷동산에 올라-申欽-41

沿江沙路細彎彎(연강사로세만만) 강을 따라 모랫길 구불구불해 굽을만

落日歸舟艤淺灣(락일귀주의천만) 해질녘 돌아온 배 물굽이 배대 배댈의

西去數峯靑一抹(서거수봉청일말) 서쪽 뻗은 몇몇 봉 푸름 한 번에 바를말

行人說是桂陽山(행인설시계양산) 지나는 이 말하니 계양산이라

 

村居卽事1(촌거즉사1) 시골에 살면서-申欽-42

柴門臨水稻花香(시문림수도화향) 사립문 물에 닿아 나락 꽃 향긋

始覺村居氣味長(시각촌거기미장) 비로소 안 시골 삶 멋진 맛 좋아

偶與老農談野事(우여로농담야사) 뜻밖에 늙은 농부 들일 이야기

不知山日已(부지산일이훈황) 아니 알아 산에 해 이미 어스름

 

村居卽事2(촌거즉사2) 시골에 살면서-申欽-43

蕙蘭爲佩芰荷衣(혜란위패기하의) 혜초 난초 지닌 패 마름 연잎 옷 세발마름기

迹混漁樵息世機(적혼어초식세기) 다니며 고기 나무 세상 잊은 틀 자취적 땔나무초

萬事不求溫飽外(만사불구온포외) 모든 일에 안 찾아 따뜻 배부름

小簷閒坐對朝暉(소첨한좌대조휘) 작은 처마 앉은 틈 아침 해 마주 빛휘

 

村居卽事3(촌거즉사3) 시골에 살면서-申欽-44

精舂玉粒供晨飯(정용옥립공신반) 곱게 찧은 옥 쌀알 들여 새벽밥 찧을용 알립

旋劈團臍備客羞(선벽단제비객수) 돌려 쪼개 뭉쳐서 손님 찬 마련 쪼갤벽 배꼽제

借問野翁何所事(차문야옹하소사) 물어봐 들 늙은이 무얼 하는지

本來無喜又無憂(본래무희우무우) 본디에 기쁨 없어 걱정도 없어

 

村居卽事4(촌거즉사4) 시골에 살면서-申欽-45

莫覓仙方覓睡方(막멱선방멱수방) 찾지 마라 신선술 잠잘 꾀 찾아 찾을멱

蒲團瓦枕竹匡牀(포단와침죽광상) 부들자리 질 베개 대나무 침대 바룰광

何須更作周公夢(하수갱작주공몽) 어찌 꼭 다시 지어 주공의 꿈을

夢到羲皇一味長(몽도희황일미장) 꿈꾸니 복희 황제 한 맛 더 나아 숨희

 

村居卽事5(촌거즉사5) 시골에 살면서-申欽-46

上池種荷荷萬柄(상지종하하만병) 웃 못엔 연을 심어 연이 만 자루

下池養魚魚千頭(하지양어어천두) 아래 못 고기 길러 고기 천 마리

野翁生計此足矣(야옹생계차족의) 들 늙은이 사는 꾀 이리 넉넉해

不須更要千戶侯(불수갱요천호후) 아니 꼭 다시 찾나 천호의 벼슬

 

見白沙書悼漢陰相國亡(견백사서도한음상국망) 한음 상국을 잃어 슬퍼하는 백사의

글을 보고白沙 李恒福(1556∼1618) 漢陰 李德馨(1561∼1613)-申欽-47

沙老歸田漢老亡(사로귀전한로망) 백사가 시골 가자 한음을 잃어

人間俯仰易滄桑(인간부앙역창상) 세상에 굽어 올려 뽕밭 바다 돼

終南病客愁無寐(종남병객수무매) 종남산 앓던 길손 시름 잠 못 자

風雪香燈坐夜長(풍설향등좌야장) 눈바람에 향 등불 앉은 밤 오래

 

峽裏(협리) 두메산골 속-申欽-48

峽裏生涯淡似僧(협리생애담사승) 골짝 속에 삶 살이 묽어 중처럼

向來愁疾轉侵陵(향래수질전침릉) 오면서 시름 앓이 언덕에 들어

柴扉寥落無人迹(시비요락무인적) 사립문 썰렁 떨렁 찾는 이 없어

隴樹蕭蕭野水氷(롱수소소야수빙) 고개나무 쓸쓸히 들에 물 얼어 고개이름롱

 

題歌詞後(제가사후) 노랫말을 읽고서-申欽-49

白首孤蹤寄薛蘿(백수고종기설라) 흰 머리 외론 발길 대쑥에 부쳐 맑은대쑥설 무라

傷心一曲浣溪莎(상심일곡완계사) 마음 아픈 한 가락 완계사 노래 빨완 향부자사

世間定有多情者(세간정유다정자) 세상에 놓여 있어 정 많은 것이

試向樽前且放歌(시향준전차방가) 나아가 술통 앞을 노래나 불러

 

甲寅上元(갑인상원) 갑인년 정월보름-申欽-50

上元佳節客黔山(상원가절객검산) 정월보름 좋은 철 검산 나그네 검을검

半夜孤懷鬂已斑(반야고회빈이반) 한밤에 외론 품음 머리 희끗해 살쩍빈 얼룩반

忽憶昔年燕市陌(홀억석년연시맥) 문득 생각 지난해 연경 거리에

萬家燈火市樓間(만가등화시루간) 모든 집 등불들로 저자 누각에

 

雨餘(우여) 비 내린 뒤에-申欽-51

雨餘簾幕透輕寒(우여렴막투경한) 비온 다음 발 가림 추위 설뚫어 통할투

軟柳嬌花未破顔(연류교화미파안) 엷은 버들 예쁜 꽃 아니 웃는 낯破顔大笑

倦倚屛山成悵望(권의병산성창망) 지쳐 기대 병풍 산 슬피 바램에 슬퍼할창

一年春恨鏡中看(일년춘한경중간) 한해의 봄날 탓을 거울 속에 봬

 

寄朴郞遊重興洞(기박랑유중흥동) 중흥동에 노는 박랑에게 부쳐-申欽

滿山紅葉九秋時(만산홍엽구추시) 산 가득 붉은 잎은 구월 가을 때

一十餘年費夢思(일십여년비몽사) 한 십년 남짓하게 보낸 꿈 생각 쓸비

最憶上方明月夜(최억상방명월야) 가장 그려 위로는 밝은 달뜬 밤

一聲淸磬出林遲(일성청경출림지) 한 소리 맑은 풍경 더디 뚫는 숲

 

題扇畫(제선화) 부채그림에-申欽-52

暮鼓晨鍾吾已老(모고신종오이로) 저녁에 북 새벽종 내 이미 늙어

芒鞋竹杖爾何閒(망혜죽장이하한) 짚신에 대지팡이 넌 어찌 느긋 신혜

平坡古樹蒼茫遠(평파고수창망원) 너른 둑 오랜 나무 아득히 멀어

興入孤鴻滅沒間(흥입고홍멸몰간) 흥겨워 외기러기 날아갈 때면

 

次金沙溪連山別業韻1(차금사계련산별업운1) 김 사계의 연산별업 운으로-申欽-53

投紱歸來結野亭(투불귀래결야정) 벼슬 던져 돌아와 들 정자 지어 인끈불

暮年生活是雙淸(모년생활시쌍청) 늙은 나이 살아감 둘 다 맑음이

從今不管人間事(종금불관인간사) 이제는 안 껴들어 사람세상 일

唯對村農校雨晴(유대촌농교우청) 오직 마주 시골 들 날씨나 살펴

沙溪 金長生(1548∼1631)

 

金沙溪連山別業韻2(차금사계련산별업운2) 김 사계의 연산별업 운으로-申欽-54

尋幽多上水心亭(심유다상수심정) 찾아 숨어 꽤 올라 물 위 정자에

雲影天光一樣淸(운영천광일양청) 구름 그늘 하늘빛 하나로 맑아

試棹小舟沙渚泊(시도소주사저박) 노 저어 작은 배를 모래톱 대니

映林疏雨未全晴(영림소우미전청) 숲에 비친 보슬비 아니 다 개어

 

寄昌期(기창기) 창기에게-申欽-55

靑嶂霏霏白雨連(청장비비백우련) 푸른 산 부슬부슬 가을비 이어 높고가파른산장

新秋物色倍茫然(신추물색배망연) 새 가을 만물 빛깔 곱절 아득함

高山遠客何時返(고산원객하시반) 높은 산 먼 나그네 언제 돌아가

秦樹嵩雲又一年(진수숭운우일년) 진 나무 숭산 구름 또 한해 지나 높을숭

 

粉紅芍藥口占(분홍작약구점) 분홍작약을 읊다-申欽-56

風前露下見精神(풍전로하견정신) 바람 앞 이슬아래 얼이 돋보여 함박꽃작

淺白輕紅朶朶均(천백경홍타타균) 옅은 흼 살짝 붉음 송이마다에 늘어질타

恰似華淸高宴罷(흡사화청고연파) 마치 같기 화청궁 큰 잔치 마쳐

娥眉淡掃夫人(아미담소괵부인) 미인눈썹 묽은 쓺 괵부인이라 나방아楊貴妃 언니

 

人有來賀余拜京兆尹者詩以言志(인유래하여배경조윤자시이언지)

내가 경조윤 된 것을 축하하여 시로써 마음을 말해-申欽-57

浮世功名不直錢(부세공명불직전) 뜬세상 이룬 이름 돈 되지 않아

侍郞京兆亦徒然(시랑경조역도연) 시랑벼슬 경조윤 또한 헛되이

何時湖海尋初服(하시호해심초복) 어느 때 호수바다 찾아 첫 입어

煙雨灣頭理釣船(연우만두리조선) 안개비 굽이어귀 낚싯배 손질

 

題西湖志後(제서호지후) 서호지 뒤에 부쳐-申欽-58

錢塘淸賞世間無(전당청상세간무) 전당호 맑은 즐김 세상에 없어 못당

南北高峯裏外湖(남북고봉리외호) 남에 북에 높은 봉 안팎은 호수

安得來生作湖長(안득래생작호장) 어찌해 오며 살아 호수 돼 오래

放遊如白又如蘇(방유여백우여소) 놓아 놀아 이태백 또는 소동파李白 蘇軾

 

過山村(과산촌) 산촌을 지나며-申欽-59

木麥花開豆實垂(목맥화개두실수) 메밀꽃이 피더니 콩 열려 주렁

緣墻瓜蔓已離披(연장과만이리피) 담 뻗은 오이넝쿨 이미 다 흩여 나눌피

門前客子欲投宿(문전객자욕투숙) 문 앞에 나그네는 묵으려는데

落日在山吠籬(락일재산방폐리) 지는 해 산에 걸려 울에 개 짖어 두터울방

 

謝仙源(사선원) 선원에게 사례하며-申欽-60

客從何處寄雙魚(객종하처기쌍어) 손님 오니 어디서 고기 둘 부쳐

中有故人天外書(중유고인천외서) 속에 있어 오랜 이 하늘 밖 편지

却算舊遊還悵望(각산구유환창망) 되레 세니 옛 놀이 외려 슬퍼져

菊花時節又離居(국화시절우리거) 국화꽃이 피는 철 또 헤져 살아

 

曉霜(효상) 새벽서리-申欽-61

井欄疏樹曉霜晞(정란소수효상희) 우물 곁 성긴 나무 새벽서리 마르고 마를희

簾外山光捲宿霏(렴외산광권숙비) 발 밖에 산에 빛은 묵은 안개 걷히어

玄嚥不知秋社近(현연부지추사근) 검은 제비 모르니 가을제사 가까움 삼킬연

畵梁東畔尙飛飛(화량동반상비비) 그림다리 동쪽 곁 아직도 날고 날아

 

次法洪上人軸中韻1(차법홍상인축중운1) 법홍스님 시축의 운을 빌어-申欽-62

紅塵何事苦棲棲(홍진하사고서서) 티끌세상 무슨 일 괴롭게 살아

蘿薛秋深舊路迷(라설추심구로미) 무 대쑥 가을 깊어 옛 길을 헤매

尙憶昔年相訪處(상억석년상방처) 아직 생각 지난해 서로 찾은 곳

一聲淸唄度前溪(일성청패도전계) 한소리 맑은 범패 앞 시내 건너 찬불패

 

次法洪上人軸中韻2(차법홍상인축중운2) 법홍스님 시축의 운을 빌어-申欽-63

禪居知在翠微顚(선거지재취미전) 닦는 삶 있음 알아 푸른 산 속에 꼭대기전

丈室多時慣借眠(장실다시관차면) 나지막 방 많은 때 잠 빌림 버릇

步出寺門雲滿壑(보출사문운만학) 걸어 나와 절 문을 구름 찬 골짝

東臺晴月向人圓(동대청월향인원) 동쪽 누대 갠 달이 사람 앞 둥글

 

次僧軸韻(차승축운) 스님 시축의 운을 빌어-申欽-64

躑躅花開亂燕飛(척촉화개난연비) 진달래 꽃이 피니 제비 막 날아

枯梧睡罷正忘機(고오수파정망기) 마른 오동 잠이 깨 정말 잊은 틀

僧來不作人間話(승래부작인간화) 스님 와서 말 않는 세상 이야기

知我歸心在翠微(지아귀심재취미) 날 알아 돌린 마음 산에 있음을

 

雨後坐軍器寺池閭(우후좌군기사지려) 비 내린 뒤 군기사 지려에 앉아-申欽-65

一雨中宵漲綠池(일우중소창록지) 한줄기 비 한 밤에 불어 푸른 못 불을창

荷花荷葉正參差(하화하엽정참치) 연꽃에다 연잎이 참 들쑥날쑥

鴛鴦定向花間宿(원앙정향화간숙) 원앙새 놓여 보며 꽃 사이에 자

分付西風且莫吹(분부서풍차막취) 나눠줘 서쪽 바람 불지를 마라

 

過鄭相國故宅(과정상국고댁) 정상국의 오랜 집을 지나며-申欽-66

橋斷墻頹草樹墟(교단장퇴초수허) 다리 끊겨 담 무너져 풀 나무 옛터 언덕허

路人云是相公居(로인운시상공거) 길에 사람 말이 바로 상공이 살아

當時全盛猶能記(당시전성유능기) 그때로선 한창일 때 외려 기억해

日日朱輪塞里閭(일일주륜새리려) 날이면 날 붉은 수레 마을 문 메워

 

卽事(즉사) 그 자리에서 바로-申欽-67

玉漏聲稀星漢微(옥루성희성한미) 물시계 소리 드문 은하수 흐릿

小堂幽絶意多違(소당유절의다위) 작은 집 그윽 끊겨 뜻 하도 어긋

西林風雨夜如漆(서림풍우야여칠) 서쪽 숲에 비바람 밤은 칠한 듯 옻칠

露草時看螢火飛(로초시간형화비) 이슬 풀 때론 보여 나는 반딧불

 

晩春(만춘) 늦은 봄-申欽-68

庭宇寥寥門晝關(정우요요문주관) 집안은 쓸쓸하여 낮에 문 닫아

葛巾烏几對靑山(갈건오궤대청산) 갈건에 검은 안석 푸른 산 마주 칡갈

桃花落盡春光歇(도화락진춘광헐) 복사꽃 다 떨어져 봄빛도 다해

蝶如何苦未閒(협접여하고미한) 나비는 어찌하여 괴롬 틈 없이 나비협

 

早朝(조조) 이른 아침에-申欽-69

鳳城霞色正微冥(봉성하색정미명) 봉성에 노을빛깔 조금 어두워 어두울명

阿馬翩翩趁曉星(아마편편진효성) 말몰이 빨랑빨랑 새벽별 좇아 좇을진

內裏定應宣召急(내리정응선소급) 궐 안에 놓여 으레 부름 서둘러

中官催鑰啓嚴扃(중관최약계엄경) 중관에 빗장 닦달 닫힌 문 열게 자물쇠약 빗장경

 

題壁1(제벽1) 벽에 쓰다-申欽-70

行年四十九年非(행년사십구년비) 해를 나기 마흔에 아홉 아닌가

始覺天機是道機(시각천기시도기) 첫 알음 타고난 틀 바로 도의 틀

脫盡世緣消盡累(탈진세연소진루) 다 벗어 세상 맺음 허물 다 없애

萬山紅綠掩重扉(만산홍록엄중비) 모든 산 불긋 푸릇 사립 겹 가려 가릴엄

 

題壁2(제벽2) 벽에 쓰다-申欽-71

池荷紅褪露翻叢(지하홍퇴로번총) 못 연꽃 붉음 바래 이슬에 떨기 바랠퇴

昨夜西風撼井桐(작야서풍감정동) 어젯밤 가을바람 우물 오동에 흔들감

禪客入秋無氣息(선객입추무기식) 도 닦는 이 든 가을 숨기운 없어

不曾三笑過溪東(부증삼소과계동) 아니 일찍 세 웃음 내를 건너서虎溪三笑

 

感事1(감사1) 일에 느끼어-申欽-72

椎埋何技亦興王(추매하기역흥왕) 때려 묻어 무슨 재주 또한 왕이 돼 몽치추

董賈無時事可傷(동가무시사가상) 중서 가의 때 못 만나 일에 다침이 동독할동 값가

小草在原霑雨露(소초재원점우로) 작은 풀은 들에 있어 비이슬 젖어 젖을점

長松臥壑困風霜(장송와학곤풍상) 기다란 솔 누운 골짝 바람서리에

董仲舒(BC176?~BC104) 중국 전한의 대표적 유학자

賈誼(BC200~BC168) 중국 前漢 文帝 때의 문인 학자로 洛陽출생

 

感事2(감사2) 일에 느끼어-申欽-73

顔如緇墨鬢如絲(안여치묵빈여사) 얼굴은 까만 먹물 머린 실처럼 검은비단치

衰相年來不可支(쇠상년래불가지) 늙는 꼴 해가 오며 받치질 못해

唯有此心同鐵石(유유차심동철석) 오직 있는 이 마음 쇠나 돌 같아

幾經鍛鍊未曾移(기경단련미증이) 몇 번한 달굼 불림 일찍 못 옮겨 쇠불릴단 불릴련

 

野服(야복) 야인 복장에-申欽-74

野服黃冠穩稱身(야복황관온칭신) 야인 옷에 노란 갓 잘 맞다할 몸

杖藜徐步上溪濱(장려서보상계빈) 청려 짚고 설 걸어 시냇가 올라 물가빈

村童莫問何如者(촌동막문하여자) 마을아이 묻지 마 어떤 이인지

曾是先朝八座臣(증시선조팔좌신) 일찍 바로 앞 왕조 여덟 자리 몸

 

小雨(소우) 이슬비-申欽-75

小雨初晴麥(소우초청맥롱분) 이슬비 처음 개어 보리 둑 나눠 언덕롱

鳴鳩乳燕正紛紛(명구유연정분분) 비둘기 새끼 제비 정말 어지러

山村長夏無來客(산촌장하무래객) 두메마을 긴 여름 오는 손 없어

閒倚東樓詠白雲(한의동루영백운) 느긋 기댄 동쪽 누 흰 구름 읊어

 

唐虞(당우) 요순임금-申欽-76

土階三等不誅茅(토계삼등부주모) 흙섬돌 셋 나누어 띠도 안 베어 벨주

蓂莢陰中日未哺(명협음중일미포) 달력 풀 그늘 속에 해 아니 먹혀 명협명 풀열매협

借問帝堯何所事(차문제요하소사) 묻고파 요임금은 일한 게 뭔지

至今人口誦唐虞(지금인구송당우) 이제껏 사람 입에 요순을 외니唐堯虞舜 人口膾炙

 

閱邵易有感(열소역유감) 소옹의 주역을 읽고-申欽-77

一倍乘之作一元(일배승지작일원) 한번 곱절 곱하여 일원을 지어 ※360×360=129600

興亡千古卽朝昏(흥망천고즉조혼) 일고 잃어 먼 오램 바로 아침 밤興亡盛衰

北窓淸晝忘言處(북창청주망언처) 북녘 창 말간 낮에 말을 잊은 곳

安得堯夫與討論(안득요부여토론) 어찌하면 소옹과 더불어 말해

邵雍(1011~1077) 邵康節 邵堯夫라고도 하며 象數學이론을 만듦

 

上巳(상사) 삼짇날음력 삼월삼일-申欽-78

章臺不作踏靑人(장대불작답청인) 장대에선 못 지어 푸름 밟는 이

湖海僑居又一春(호해교거우일춘) 호수바다 붙어삶 또 하나 봄을

試拓小窓煙景晩(시척소창연경만) 열어보니 작은 창 안개 볕 늦어 주울척

山花無數碧溪濱(산화무수벽계빈) 산에 꽃 셀 수 없어 푸른 시냇가

 

溪上(계상) 시내 위에서-申欽-79

折得山花溪上歸(절득산화계상귀) 꺾어들어 산에 꽃 시내 위 돌아

霏霏香霧濕人衣(비비향무습인의) 부슬부슬 향 안개 사람 옷 적셔

偶逢樵父尋厓去(우봉초부심애거) 뜻밖 만난 나무꾼 비탈 찾아 가

更約漁翁理釣磯(갱약어옹리조기) 다시 맺어 어부와 낚시터 손질 물가기

 

昭陽竹枝歌1(소양죽지가1) 소양죽지가-申欽-80

席破嶺頭日欲落(석파령두일욕락) 석파령 고개머리 해는 지려해

新淵江口行人稀(신연강구행인희) 신연강 강어귀에 걷는 이 드문

短檣輕亂波去(단장경예난파거) 짧은 돛 가벼운 노 막 물결 지나 돛대장 노예

遙指鳳凰臺下磯(요지봉황대하기) 먼 가리킴 봉황대 아래 낚시터

 

昭陽竹枝歌2(소양죽지가2) 소양죽지가-申欽-81

居人莫唱赧郞曲(거인막창난랑곡) 사는 이 부르지 마 낭군 부끄럼 얼굴붉힐난

游子此時空斷腸(유자차시공단장) 노는 그대 이런 때 괜한 애 끊어

一百八盤何處是(일백팔반하처시) 일백여덟 얽힌 곳 어디가 바로

鉤輈聲裏樹蒼蒼(구주성리수창창) 자고새 소리 속에 나무 푸르러 끌채주鉤輈格磔

 

昭陽竹枝歌3(소양죽지가3) 소양죽지가-申欽-82

水大已無橋下灘(수대이무교하탄) 물 불어 이미 없어 다리 밑 여울

雨昏不見淸平山(우혼불견청평산) 비에 어둑 안 보여 청평산이란

湖邊列店小如斗(호변열점소여두) 호숫가 줄선 가게 작기가 구기

半夜柴扉純浸灣(반야시비순침만) 한 밤을 사립문은 물굽이 담겨

 

世故1(세고1) 세상 일-申欽-83

世故何曾料(세고하증료) 세상 일 어찌 일찍 헤아려

巫咸不問寃(무함불문원) 무함 원통함 묻지도 못해

法深心反泰(법심심반태) 법은 깊어도 마음은 느긋

毁積骨猶存(훼적골유존) 헐뜯어 쌓아 뼈는 그대로

水落沙灘響(수락사탄향) 물이 떨어져 모래 여울에

霜晞木葉翻(상희목엽번) 서리 마르자 나뭇잎 엎어 마를희

餘生虫共蟄(여생충공칩) 남은 삶 함께 벌레와 숨어 숨을칩

萬事已無言(만사이무언) 모든 일 이미 말이 없어서

   

世故2(세고2) 세상 일-申欽-84

天意終何似(천의종하사) 하늘 뜻 끝내 무엇과 같아

孤臣抱至寃(고신포지원) 외로운 신하 다한 한 안아

古今時或變(고금시혹변) 옛 이제 때때 어쩌면 바꿔

宇宙理長存(우주리장존) 온 우주 이치 그대로 오래

作侯鯖護(치작후청호) 부끄럼 지어 오후정 감싸 청어청五侯鯖(요리이름)

休論骨相翻(휴론골상번) 따짐 말마라 골상 뒤집음手相 觀相 骨相 心相

香燈秋夜靜(향등추야정) 향긋한 등불 가을밤 고요

隱几正忘言(은궤정망언) 안석에 기대 정말 말 잊어

   

病後(병후) 앓고 난 다음-申欽-85

棄捐那足道(기연나족도) 버려 내놓아 어찌 말 다해 버릴연

隨分且溫存(수분차온존) 나뉨에 따라 또한 그대로

不願公候伯(불원공후백) 아니 바라니 공후백 벼슬五等爵:公侯伯子男

相依父子孫(상의부자손) 서로 힘이 돼 아버지 아들

菜翻埋步(채번섭매보) 풋 풀잎 엎어 신 묻힌 걸음 안창섭

砧急響江村(침급향강촌) 서둔 다듬이 강마을 울려 다듬잇돌침

倚杖疏林外(의장소림외) 지팡이 기대 성긴 숲 바깥

蒼茫月掛園(창망월괘원) 아득한 달이 동산에 걸려

   

秋夜(추야) 가을밤-申欽-86

嵐光侵戶冷(남광침호랭) 아지랑이 빛 문 들어 서늘 남기람

露氣濕林斑(노기습림반) 이슬지려고 숲 적셔 얼룩 얼룩반

書劍身同廢(서검신동폐) 책과 칼 함께 몸에서 멀어 폐할폐

漁樵跡已閑(어초적이한) 어부 나무꾼 이미 다님 뜸

夜從愁共永(야종수공영) 밤을 따라서 시름도 길어

秋與鴈俱還(추여안구환) 가을 더불어 기러기와 와

搖落亭臺靜(요락정대정) 흔들어 떨쳐 정자 고요해

寒蟾下碧灣(한섬하벽만) 차운 달 지는 푸른 물굽이 두꺼비섬

 

雨後坐草亭(우후좌초정) 비 온 뒤 초정에 앉아-申欽-87

峽裏逢連雨(협리봉련우) 골짝 속에서 이은 비 만나

初晴麗景新(초청려경신) 비로소 개니 고운 볕 새록

江平鷗出戱(강평구출희) 강은 넓어서 갈매기 놀고

山靜鹿來馴(산정록래순) 산이 고요해 사슴 길들어 길들순

草合誰開徑(초합수개경) 풀은 보태어 누가 길 열어

苔深欲上茵(태심욕상인) 이끼 짙어져 자리 오르려 자리인

僮兒翻解事(동아번해사) 아이는 번뜩 일을 알아서 아이동

把釣下溪濱(파조하계빈) 낚시 들고서 시냇가 내려 물가빈

 

僦屋二首1(추옥이수1) 집을 빌려서-申欽-88

僦屋來深洞(추옥래심동) 집 빌려 오니 깊은 골짜기 빌추

隣居只數家(린거지수가) 이웃에 살기 다만 몇 집이

疏籬依亂樹(소리의란수) 엉성한 울에 기댄 나무들

細澗接長河(세간접장하) 가다란 개울 긴 강에 닿아

故國無歸夢(고국무귀몽) 고향 돌아갈 꿈이 없어서

東風不見花(동풍불견화) 봄바람에도 꽃은 아니 봬

西林半夜雨(서림반야우) 서쪽 숲에는 한밤에 비가

斗覺鬢添華(두각빈첨화) 언뜻 깨달아 머리 보탠 꽃

   

僦屋二首2(추옥이수2) 집을 빌려서-申欽-89

耿耿燈遺燼(경경등유신) 깜박 깜박임 등불 남긴 불 빛날경 깜부기불신

浪浪雨未休(랑랑우미휴) 찰랑 찰랑대 비는 안 그쳐

五年離故國(오년리고국) 다섯 해 떠나 오랜 고향땅

白髮寄他州(백발기타주) 흰머리 되어 붙인 딴 고을

萬事惟孤墳(만사유고분) 모든 일 오직 외로운 무덤

全家共一舟(전가공일주) 온 가족 함께 하나의 배에

平生遂初賦(평생수초부) 한 삶을 살아 이른 첫 지음

愧殺海中鷗(괴쇄해중구) 부끄럼 너무 바다 갈매기 빠를쇄 

 

詠事二首1(영사이수1) 일을 읊어-申欽-90

淚洒壬辰歲(루쇄임진세) 눈물 뿌리니 임진년 난리 ※1592 27壬辰倭亂

魂驚癸丑年(혼경계축년) 넋도 놀라니 계축년 옥사 ※1613 48癸丑獄事

浮生有如此(부생유여차) 덧없는 삶이 이처럼 있어

不死又胡然(불사우호연) 아니 죽으니 또 어찌하나

脚氣春猶重(각기춘유중) 각기병 봄에 오히려 묵직

脾寒夜未眠(비한야미면) 배는 차가워 밤에 잠 못 자 지라비

殘釭空耿耿(잔강공경경) 남은 등잔불 괜히 깜박여 등잔강

伴我五更天(반아오경천) 나를 짝하니 오경의 밤이

   

詠事二首2(영사이수2) 일을 읊어-申欽-91

丙辰秋九月(병진추구월) 병진년의 해 구월 가을에 ※1616 51

名姓再書丹(명성재서단) 이름하고 성 다시 붉은 글

丁巳年人日(정사년인일) 정사년 인일 정월 초이레 ※1617 52

蒼黃又出關(창황우출관) 얼떨결 다시 관문을 나서

經來五寒暑(경래오한서) 거쳐 옴 다섯 추위와 더위

歷盡幾艱難(력진기간난) 겪어 다 지나 몇몇 어려움 어려울간

却笑餘生在(각소여생재) 도리어 웃어 남은 삶 있어

區區寄世間(구구기세간) 자잘하게도 붙은 세상에

   

挽李贊成直(만이찬성직언) 찬성 이직언을 슬퍼하며-申欽-92

自拔頹波裏(자발퇴파리) 스스로 빼니 부순 물결 속 뺄발 무너질퇴

孤醒衆醉中(고성중취중) 홀로 깨있어 취한 무리 속

險夷持素節(험이지소절) 아슬과 느긋 바탕을 지녀

獻納丹罄衷(헌납단경충) 바침과 거둠 속 비움 붉어 빌경

名協三尊達(명협삼존달) 이름에 맞아 셋 높임 닿고

家徒四壁空(가도사벽공) 집안의 무리 온 벽이 비어

餘生泣鳳髓(여생읍봉수) 남은 삶 울어 봉황의 깊음 골수수

何處挹淸風(하처읍청풍) 어디서 움켜 말간 바람을 뜰읍

李直彦(1545∼1628) 淸白吏 본관 全州 초명 時彦君美秋泉 시호 貞簡

 

江陰縣獨坐(강음현독좌) 강음현에 홀로 앉아-申欽-93

世道有如此(세도유여차) 세상 도리는 이같이 있어

天心知若何(천심지약하) 하늘마음은 어쩌면 알아

才雖慙報主(재수참보주) 재주라 하나 갚아 부끄럼 부끄러울참

國耳敢言家(국이감언가) 나라일진대 집안 말하랴

古縣人烟盡(고현인연진) 오랜 고을에 사람 낌 다해

空林鬼火多(공림귀화다) 빈숲에 자주 도깨비불이

危途無限意(위도무한의) 아슬한 길에 끝없는 뜻에

獨立望京華(독립망경화) 홀로 서서는 서울을 바래

   

排悶(배민) 걱정을 떨쳐내고-申欽-94

寂寞無人問(적막무인문) 고요 쓸쓸이 묻는 이 없어

支離有病吟(지리유병음) 따분하여서 앓는 읊음이

干戈雖自昔(간과수자석) 싸움은 비록 예부터 있어

喪亂少如今(상란소여금) 마구 잃음은 이처럼 없어

小草那宜出(소초나의출) 작은 풀 어찌 솟음 마땅해

長途已息心(장도이식심) 먼 길에 이미 마음을 앉혀

平生流水曲(평생류수곡) 한 삶 살면서 물 흐름 가락

愁絶伯牙琴(수절백아금) 시름에 끊어 백아 거문고

   

九日(구일) 중양절 날-申欽-95

連年從遠道(련년종원도) 해를 이어서 먼 길을 쫓아

明日更重陽(명일갱중양) 밝을 날 다시 중양절이라

佳節那宜客(가절나의객) 좋은 철 어찌 옳은 나그네

孤懷只望鄕(고회지망향) 외로운 마음 고향만 그려

村醪應已白(촌료응이백) 시골 막걸리 으레 다 희어 막걸리료

野菊亦能黃(야국역능황) 들국화 또한 되니 노랗게

尙憶昇平樂(상억승평악) 아직도 생각 좋은 날 즐겨 오를승

携壺上翠岡(휴호상취강) 술병 지니고 오른 푸른 산 산등성이강

   

送洪都事命元赴嶺北(송홍도사명원부령북)-96

영북에 부임하는 도사 홍명원을 보내며-申欽

遠別何時已(원별하시이) 멀리 헤어져 언제면 그쳐

勞歌鬢色催(로가빈색최) 힘들인 노래 머리 빛 희어

高才非世具(고재비세구) 높다란 재주 세상 안 갖춰

直道是身災(직도시신재) 곧이 말하니 곧 몸에 닥쳐

棧路雲中出(잔로운중출) 달아맨 길은 구름에 솟고 잔도잔

溟波天外來(명파천외래) 큰 바다 물결 하늘 밖서 와 어두울명

秋風已蕭瑟(추풍이소슬) 가을바람은 이미 쓸쓸해

莫上望鄕臺(막상망향대) 오르진 마라 망향대에는

洪命元(1573∼1623) 본관南陽樂夫海峯 함경도도사 3長德君子 해봉집

   

題軍器寺大廳(제군기사대청) 군기사의 대청에-申欽-97

那知闠裏(나지환궤리) 어찌 알리오 거리 성문 안 거리환 성시바깥문궤

有此地偏幽(유차지편유) 이렇게 있어 땅 쏠려 깊이

平把山川勢(평파산천세) 반반히 잡아 산천에 뻗쳐

淸涵草樹秋(청함초수추) 맑음이 담겨 풀 나무 가을

細香飄菡(세향표함담) 가녀린 향기 연꽃서 풍겨 연봉우리함담

微雨濕簾鉤(미우습렴구) 살짝 보슬비 발고리 적셔

老去少心賞(로거소심상) 늙어가 적이 마음껏 즐김

登臨聊散愁(등림료산수) 올라 이르니 한시름 흩어

   

送南狼川(송남랑천) 남 낭천을 보내며-申欽-98

邑僻還如寺(읍벽환여사) 고을 외져서 되레 절 같아

官閑正類僧(관한정류승) 벼슬 느긋해 스님을 닮아

不須虞簿領(불수우부령) 아니 꼭 걱정 문서에 할일

且去試飛昇(차거시비승) 앞으로 떠나 날아오르세

石髓春堪摘(석수춘감적) 석수는 봄에 딸만하기도 견딜감 딸적

黃精鼎可蒸(황정정가증) 황정은 솥에 찔 수도 있지 솥정 찔증

嗟吾苦何事(차오고하사) 아 내 괴로움 무슨 일하여

待漏日晨興(대루일신흥) 때 맞춰 날로 새벽 일어나

   

送仙源赴尙州(송선원부상주) 상주로 부임하는 선원을 보내며-申欽-99

把袂欲相送(파몌욕상송) 소매 잡고서 서로 보내려

勞歌殊未央(로가수미앙) 힘 드는 노래 달리 안 그쳐

交情重金石(교정중금석) 사귐의 마음 쇠와 돌 무게

別恨動參商(별한동참상) 헤어지는 한 삼상별 나기參星在西 商星在東 此出彼沒

沙伐遺墟古(사벌유허고) 사벌성으로 남은 터 오래

龍湫去路長(룡추거로장) 용추로 가니 길은 멀기도 다할추폭포 물줄기

白雲迷北望(백운미북망) 흰 구름 헤매 북녘 바라니

何處慰離情(하처위리정) 어디서 달래 떨어지는 정 위로할위

   

訪淸陰北第(방청음북제) 청음의 북쪽 집을 찾아淸陰 金尙憲(1570∼1652)-申欽-100

地爽豈受暑(지상기수서) 땅이 시원해 어찌 열 받아 시원할상

人高元出塵(인고원출진) 사람 높다래 티끌 벗어나

白雲分作洞(백운분작동) 흰 구름 나눠 골짝을 지어

丹壁與爲鄰(단벽여위린) 붉은 벼랑이 이웃을 하여

果熟堪留客(과숙감류객) 과일 익어서 손 남아 있고

壇除不用茵(단제불용인) 자리 말가니 깔개를 안 써 자리인

秋來霜葉裏(추래상엽리) 가을 들어서 서리 잎 속에

遲我叩門頻(지아고문빈) 느린 내 자주 문을 두드려 두드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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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