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漢詩 作品(출생년도 순)-제7부
生年 字 號 姓名(生年∼沒年)諡號 本貫 벼슬 著書
1537 伯由 大笑軒 趙宗道(1537∼1597)忠毅 咸安 大笑軒集 12
대소헌 조종도 曺植의 문하생, 삼장사
詠蝸牛(영와우) 달팽이를 읊어 ※先生八歲作-趙宗道1
遇陰之天出(우음지천출) 그늘 만나니 그저 나오지
遇陽之天縮(우양지천축) 볕을 만나선 그냥 쫄아서
有家常負行(유가상부행) 집이 있어서 늘 지고 다녀
有角不能觸(유각불능촉) 뿔이 있어도 받지를 못해
題遠志堂(제원지당) 원지당에 ※西厓柳先生江亭 在安東河隈-趙宗道2
遠志何能遠(원지하능원) 멀리 뜻을 둬 어찌 멀다해
當歸猶未歸(당귀유미귀) 마땅 돌아가 아직 아니 가
層氷寒雪裏(층빙한설리) 켜켜 얼음이 찬 눈 속에서
唯見釣魚歸(유견조어귀) 오직 보기는 고기 낚아 가
山陰縣次洪童子韻(산음현차홍동자운) 산음현 홍동자 운으로-趙宗道3
衰翁病怯寒(쇠옹병겁한) 앓아 여윈 늙은이 추위가 겁나
不敢俯流丹(불감부류단) 아니 어째 굽어봐 흐르는 붉음
暢飮羅帷裏(창음라유리) 펼쳐놓고 마시니 비단 휘장 속
寧知月照欄(녕지월조란) 어찌 알아 달이야 난간 비춘들
山陰縣次洪童子韻(산음현차홍동자운) 산음현 홍동자 운으로 ※郭存齋-趙宗道4
兩岸楓光赤(량안풍광적) 양 언덕 단풍 빛이 발개서
江心秋桂丹(강심추계단) 강물 가운데 가을 달 붉어
飄然一夜興(표연일야흥) 나부끼면서 밤 하나 흥에
擬上玉京欄(의상옥경란) 올라온 건지 하늘 서울에
贈權章仲(증권장중) 권장중에게 ※權好文(1532~1587)자 章仲 호 松巖-趙宗道5
十載花山面(십재화산면) 십년을 마주 꽃 산 쳐다봐
洛下一夜情(락하일야정) 낙동강 내려 밤 하나 정이
宦思終無賴(환사종무뢰) 벼슬 생각해 끝내 안 기대
不如松巖亭(불여송암정) 같지 않으니 솔 바위 정자
無題(무제) 무제-趙宗道6
湖上鳴琴酒一壺(호상명금주일호) 호수 위 거문고에 술이 한 병이
壺傾酒盡典琴沽(호경주진전금고) 병 기울여 술 다해 거문고 잡혀
醉來身在羲皇上(취래신재희황상) 술 취하니 몸 있어 복희 임금님
不獨無絃琴亦無(부독무현금역무) 아니 어찌 줄 없어 거문고 없어
次玄蘇韻(차현소운) 현소의 운으로-趙宗道7
宗道其名字伯由(종도기명자백유) 으뜸 道 이름이요 字 하길 맏이까닭
醒無思慮醉無愁(성무사려취무수) 술 깨니 생각 없어 취하니 시름없어
有時吐氣虹霓直(유시토기홍예직) 때 있어 기운 밝혀 무지개 곧게 펴고
萬丈光輝翳斗牛(만장광휘예두우) 만 길에 빛은 빛나 가리니 북두 견우
與權章仲諸公泛舟廬江(여권장중제공범주려강)
권호문과 여럿이 여강에 배를 띄워 ※赤壁賦(蘇軾 1082년) 1578년42세-趙宗道8
生晩雖違壬戌秋(생만수위임술추) 늦게 나서 어긋나 임술년 가을
戊寅猶自泛仙舟(무인유자범선주) 무인년 외려 절로 신선 배 띄워
垂趐如輪無道士(수혈여륜무도사) 나아가 수레 같이 도사 없이도
淸風明月水空流(청풍명월수공류) 맑은 바람 밝은 달 물 하늘 흘러
次河太易韻(차하태이운) 하태이의 운으로 ※太易 河受一(1553~1612)-趙宗道9
生平慣識酒杯傾(생평관식주배경) 한 삶에 알아 지내 술잔 기울여
只喜堂中嘉客盈(지희당중가객영) 기쁘긴 집 가운데 멋진 손 가득
爲問久藏新釀否(위문구장신양부) 물으니 오래 재워 새로 빚었나
及時須漉甕頭淸(급시수록옹두청) 때 이르니 꼭 걸러 독 머리 맑아 거를록
次李都事汝實 惟諴(차리도사여실 유함) 이여실 도사 운으로 놀자며-趙宗道10
無狀由來鼎餗傾(무상유래정속경) 꼴 없기 때문이란 솥 안에 놓여 죽속
懶將欹器量虛盈(라장의기량허영) 나른해 기운 그릇 비어 채움에 아의
歸田豈在蓴鱸興(귀전기재순로흥) 돌아갈 밭 어딘가 순채 농어 흥 순채순 농어로
莫道秋風一樣淸(막도추풍일양청) 말마라 가을바람 늘 같이 맑아
次河進士太初(차하진사태초) 하태초 진사 운으로 ※太初 河天一(1558~1591)-趙宗道11
風塵廿載强爲官(풍진입재강위관) 바람티끌 스무 해 억지로 벼슬
好事於吾天所慳(호사어오천소간) 좋은 일 나로서야 하늘 아낀바 아낄간
一身四縣逢三黜(일신사현봉삼출) 한 몸에 네 고을을 세 번 내쫓겨
心上雖間跡未閒(심상수간적미한) 마음엔 비록 겨를 쫓을 틈 없어
近來頗得衰年味(근래파득쇠년미) 요즘 와 자못 얻어 여윈 나이 맛
獨坐江郊管水雲(독좌강교관수운) 혼자앉아 강 들판 대롱 물구름
雲水無情難託契(운수무정난탁계) 구름에 물 정 없어 못 맡길 맺음
不妨心事託諸君(불방심사탁제군) 안 거리껴 마음 일 여럿에 맡겨
次孫禮甲(차손례갑) 손예갑의 운으로-趙宗道12
麗日遲遲春滿城(려일지지춘만성) 고운 날 더뎌 느릿 봄 가득한 성
雨餘芽甲已生生(우여아갑이생생) 비는 남아 싹이 터 이미 돋아나
期期醉語三行笑(기기취어삼행소) 바래 만나 취한 말 세 마디 웃음
草草行裝一橐輕(초초행장일탁경) 단출 빠른 길 차림 달랑 한 전대 전대탁
細酌淺斟豪客興(세작천짐호객흥) 가늘게 얕게 딸아 멋진 손 흥이 술따를짐
殘燈蠹卷腐儒情(잔등두권부유정) 남긴 등 좀먹은 책 썩은 선비 뜻 좀두
促打蹇驢到華館(촉타건려도화관) 어서 쳐 저는 나귀 멋진 객사로 절건 나귀려
淸罇相對噢梅馨(청준상대오매형) 맑은 술병 마주해 슬픈 매화 향 슬퍼할오 향기형
1537 彰卿 玉峰 白光勳(1537∼1582) 海美 玉峰集 옥봉 백광훈 45
弘慶寺 홍경사1
秋草前朝寺 가을 풀밭 앞 왕조 커다란 절터
殘碑學士文 비석조각 학사들 훌륭한 문장
千年有流水 천년을 지냈으니 흐르는 물에
落日見歸雲 해 떨어져 보이네 떠가는 구름
富春別墅 봄날의 외딴 농막 농막서
夕陽湖上亭 저녁볕 호수 비춰 정자에 올라
春光在湖草 봄날 빛은 머무네 호수가 풀에
明月山前榭 밝은 달이 떠오른 산기슭 정자 정자사
花陰看更好 꽃그늘 바라보니 새롭게 좋아
自寶林下西溪(자보림하서계) 보림에서 서계로 내려가며-白光勳2
月意晴雲裏(월의청운리) 달이 뜻함은 갠 구름 속에
江聲醉騎邊(강성취기변) 강물소리는 취해 탄 이 곁
不嫌村路近(불혐촌로근) 싫지는 않아 마을 가까워
深樹有啼鵑(심수유제견) 깊은 나무에 두견새 울어
寶林寺贈別(보림사증별) 보림사에서 헤어지며 주다-白光勳3
握手寺樓春(악수사루춘) 손을 맞잡은 절 누대 봄날
相送無言裏(상송무언리) 서로 보내니 말없는 속에
白日在靑天(백일재청천) 밝은 해 있어 푸른 하늘에
平生寸心是(평생촌심시) 평생 살면서 다진 마음이
雙溪園(쌍계원) 쌍계원-白光勳4
好在庭前樹(호재정전수) 좋게 있구나 뜰 앞에 나무
花開又一來(화개우일래) 꽃이 피니 또 한번 찾았네
山翁酒應熟(산옹주응숙) 산에 늙은이 술 익었으면
共醉月中杯(공취월중배) 함께 취하세 달 뜬 술잔에
醉題金仲皓衣(취제김중호의) 취하여 옷에 쓰다-白光勳5
以我月日後(이아월일후) 나로선 달도 날도 나중인지라
視君呼作兄(시군호작형) 그대 보면 불러야 형님이라며
千金不惜醉(천금불석취) 천금을 안 아껴서 취해도보고
一笑是平生(일소시평생) 한 번 웃어 이것이 평생 삶이라
哀淨源(애정원) 슬픔의 근원-白光勳6
落日寒溪曲(낙일한계곡) 지는 해 차게 시내 굽이에
山背雪後村(산배설후촌) 산을 등지고 눈 내린 마을
生離已自苦(생리이자고) 살아서 헤짐 절로 괴로워
死別復何言(사별부하언) 죽어 떨어져 다시 뭘 말해
題鶴林寺墨竹(제학림사묵죽) 학림사 묵죽에-白光勳7
地闊江南野(지활강남야) 땅은 넓어서 강남의 들판
隨村自滿園(수촌자만원) 마을을 따라 가득한 뜰에
徑思尋舊路(경사심구로) 지난 길 생각 옛길을 찾아
何處是柴門(하처시시문) 어디가 바로 사립문인지
題鶴林寺墨竹(제학림사묵죽) 학림사 묵죽에-白光勳8
迸地誰禁汝(병지수금여) 땅에 솟아나 누가 널 금해
連天儘任君(련천진임군) 하늘에 닿아 그대 멋대로
淸標足醫俗(청표족의속) 맑음 나타내 속됨 고칠 만
培植看仍雲(배식간잉운) 북돋아 자라 후손을 보리 ※仍孫 雲孫
題鶴林寺墨竹(제학림사묵죽) 학림사 묵죽에-白光勳9
地瘐根從露(지유근종로) 땅이 메말라 뿌리 드러나
年多葉已空(년다엽이공) 해 묵어 잎은 이미 다 비어
如逢臺裏客(여봉대리객) 만난 듯싶어 누대 나그네
猶可柱成龍(유가주성룡) 마치 되겠네 용이 될 기둥
哭蘇澳(곡소오) 울어 소오에-白光勳10
去歲西歸路(거세서귀로) 지난 해 서쪽으로 돌아가던 길
君家葛院邊(군가갈원변) 그대 집은 갈원역 곁에 있었지
那知今日淚(나지금일루) 어찌 알아 오늘날 눈물 흘리나
寂寞洒新阡(적막쇄신천) 고요 쓸쓸 눈물로 새 무덤길에
漫興1(만흥1) 절로 흥 일어-白光勳11
二月江南雨(이월강남우) 이월 강남에 비가 내려서
郊扉日日陰(교비일일음) 성 밖 사립문 날마다 흐려
靑苔掩人迹(청태엄인적) 푸른 이끼에 사람 길 가려
芳樹怯花心(방수겁화심) 향기론 나무 꽃 피움 겁내
戲鴨池塘滿(희압지당만) 오리는 놀아 연못에 가득
歸鴻關塞深(귀홍관새심) 기러기 가니 변방 깊숙이
客遊偏悵望(객유편창망) 길손 떠돌아 슬피 바라봐
獨對暮山吟(독대모산음) 홀로 마주해 저문 산 읊어
漫興2(만흥2) 절로 흥 일어-白光勳12
欲說春來事(욕설춘래사) 말해볼거나 봄이 온 일을
柴門昨夜雨(시문작야우) 사립문에는 어젯밤 비에
閒雲度峰影(한운도봉영) 한가한 구름 산에 그림자
好鳥隔林聲(호조격림성) 정다운 새들 숲 건너 울어
客去水邊坐(객거수변좌) 나그네 되어 물가에 앉아
夢廻花裏行(몽회화이행) 꿈에 돌아와 꽃 속을 걸어
仍聞新酒熟(잉개신숙주) 이에 풍기니 새로 술 익어
瘦婦自知情(수부자지정) 여윈 아내는 내 뜻 알아서
贈思峻上人(증사준상인) 증사준상인-白光勳13
智異雙溪勝(지리쌍계승) 지리산에 쌍계사 빼어나 좋고
金剛萬瀑奇(금강만폭기) 금강산 만폭동은 야릇하다네
名山身未到(명산신미도) 이름난 산 이 몸이 아니 이르고
每賦送僧詩(매부송승시) 자주 지어 스님을 보내는 시만
寄鄭兄景綏(기정형경수) 정경수에게 부치며-白光勳14
綠楊未成線(녹양미성선) 푸른 버들 아직은 아니 늘어져
池閣鎖餘寒(지각쇄여한) 못가 누각 닫히어 추위가 남아
日出花間鳥(일출화간조) 해가 뜨니 꽃 사이 새 날아 들어
相思淸夢闌(상사청몽란) 서로 생각 맑은 꿈 가로막으려
憶孤竹(억고죽) 외로운 대나무를 생각하며-白光勳15
門外草如積(문외초여적) 문밖에 풀은 더미로 쌓여
鏡中顔已凋(경중안이조) 거울 속 얼굴 이미 시들어
那堪秋風夜(나감추풍야) 어찌 견디랴 가을밤 바람
復此雨聲朝(부차우성조) 이곳은 다시 아침 빗소리
影在時相弔(영재시상조) 모습 때때로 서로 궁금해
情來每獨謠(정래매독요) 그리움마다 혼자 노래를
猶憐孤枕夢(유련고침몽) 되레 가여워 홀로 꿈자리
不道海山遙(부도해산요) 말하지 마라 산 바다 아득
竹籬(죽리) 대나무 울타리-白光勳16
愛竹防侵竹(애죽방침죽) 대나무를 아껴서 대나무 지켜
還將竹作籬(환장죽작리) 되레 하려 대나무 울타리 지어
短從山映戶(단종산영호) 짧기 따라 산이란 집을 비추고
疎任水通池(소임수통지) 드문 하면 물로서 못에 통하게
護暖梅兼絶(호난매겸절) 따뜻함 지켜 그만 매화 아울러
留陰雪一奇(유음설일기) 그늘지어 남은 눈 한번 기이해
兒孫如滿眼(아손여만안) 아들손자 한가득 눈에 채우니
恣意爲君爲(자의위군위) 내 멋대로 여기어 군자가 되네
過龍湖(과용호) 용호를 지나며-白光勳17
岸上誰家碧樹村(안상수가벽수촌) 언덕 위에 누구네 푸른 나무로
釣船無纜在籬根(조선무람재리근) 고깃배 닻줄 없이 울타리 매여
輕霞一抹山開處(경하일말산개처) 옅은 안개 발리니 산이 열린 곳
留住殘陽照掩門(류주잔양조엄문) 머물러 남은 볕이 닫힌 문 비춰
洛中別友(낙중별우) 서울서 벗과 헤어져-白光勳18
長安相送處(장안상송처) 오래 편하길 서로 보낸 곳 長安 洛陽
無語贈君歸(무어증군귀) 말없이 보내 그대 돌아가
却向江南望(각향강남망) 도리어 향해 강남 땅 바래
靑山又落暉(청산우낙휘) 푸른 산에는 또 해가 진다
綾陽北亭(능양북정) 능양의 북쪽 정자-白光勳19
長堤日晩少人行(장제일만소인행) 긴 둑에 날 저물어 사람 드물어
楊柳靑靑江水聲(양류청청강수성) 버들은 푸릇푸릇 강물소리만
爲是昔年別離地(위시석년별리지) 이리 되니 지난해 헤어지는 땅
不緣別離亦多情(불연별리역다정) 헤어짐 아니라도 또한 많은 정
松京有感(송경유감) 송악에서 느껴-白光勳20
五百年間瞥眼春(오백년간별안춘) 오백년 지나감이 눈 깜짝 봄날
繁華無處覓遺塵(번화무처멱유진) 꽃피움 간 데 없이 남긴 자취만
傷心二十橋頭月(상심이십교두월) 마음 아픈 이십교 다리머리 달
留照悠悠行路人(유조유유행로인) 남아 비춰 아련히 길가는 이에
夫餘有感(부여유감) 부여에서 느껴-白光勳21
靑山重疊碧江流(청산중첩벽강류) 푸른 산 겹겹 쌓여 푸른 강 흘러
不是金宮卽玉樓(불시금궁즉옥루) 이 아닌가 궁궐이 아니 옥 누각
全盛只今無問處(전성지금무문처) 한창 때 다만 이제 물을 데 없어
月明潮落倚孤舟(월명조락의고주) 달 밝아 조수 밀려 외론 배 실려
寄友(기우) 벗에게 부쳐-白光勳22
江水東流去(강수동류거) 강물은 흘러 동쪽을 가고
東流無歇時(동류무헐시) 동으로 흘러 쉬지를 않아
綿綿憶君恩(면면억군은) 이어 떠올라 그대 베풀음
日夜海西涯(일야해서애) 밤낮 바다로 서쪽 물가에
弘慶寺(홍경사) 홍경사-白光勳23
秋草前朝寺(추초전조사) 가을 풀에 앞 왕조 고려 홍경사
殘碑學士文(잔비학사문) 깨진 비석 선비들 글귀만 남아
千年有流水(천년유류수) 천년이 흘렀는데 물은 흐르고
落日見歸雲(낙일견귀운) 지는 해 바라보니 구름 돌아가
寄文舜擧(기문순거) 문순거에게 부치며-白光勳24
無紙亦無筆(무지역무필) 종이는 없어 붓도 없으니
寫懷山竹枝(사회산죽지) 마음을 옮겨 산에 대 가지
君來不敢望(군래불감망) 그대 오기를 어째 못 바래
此日勝常時(차일승상시) 이런 날 낫지 보통 때보다
題徐上舍別業(제서상사별업) 제서상사별업-白光勳25
樹竹藏村塢(수죽장촌오) 대를 심어 감추니 마을에 둑을
溪山是客遊(계산시객유) 시내 산을 나그네 돌아서 다녀
春風吹綠酒(춘풍취록주) 봄바람이 불어서 푸른 술잔에
落日重淹留(낙일중엄류) 지는 해에 다시금 머물러 있네
留別雙溪翁(유별쌍계옹) 유별쌍계옹-白光勳26
山翁惜別處(산옹석별처) 산에 늙은이 아깝게 떠나
步出雪中門(보출설중문) 걸어 나오니 눈 가운데 문
歸路時回首(귀로시회수) 돌아가는 길 고개 돌릴 때
梅花已隔村(매화이격촌) 매화는 이미 마을과 멀어
汭上路醉後(예상로취후) 예상로취후 물굽이예-白光勳27
醉眠江上石(취면강상석) 취해 잠들어 강 위 바위서
日落遠峯陰(일락원봉음) 해는 져 멀리 봉우리 어둑
獨鳥前灘過(독조전탄과) 외로운 새는 앞 여울 넘어
沉沉烟雨林(침침연우림) 빠져서 잠겨 안개비 숲에
陵霄臺下聞笛(능소대하문적) 능소대 아래 피리소리 들으며-白光勳28
夕陽江上笛(석양강상적) 저녁볕 강물 위로 피리소리가
細雨渡江人(세우도강인) 가랑비에 건너는 강물에 사람
餘響杳無處(여향묘무처) 남긴 울림 아득해 머문 곳 없어
江花樹樹春(강화수수춘) 강 꽃이 나무마다 봄이로구나
新居得石井(신거득석정) 신거득석정-白光勳29
古石苔成縫(고석태성봉) 오랜 돌에 이끼는 꿰매 덮었고
寒泉一臼深(한천일구심) 차가운 샘 한 구멍 깊기도 하다
淸明自如許(청명자여허) 맑고 밝기 저절로 받아들인 듯
照我十年心(조아십년심) 나를 비춰 열 해를 마음과 같이
寄梁天維(기양천유) 양천유에게-白光勳30
昨日南山飮(작일남산음) 어제는 남산에서 술 마시느라
君詩醉未酬(군시취미수) 그대 시엔 취해서 갚지도 못해
覺來花在手(각래화재수) 깨어 보니 꽃잎이 손에 쥐었네
蛺蝶伴人愁(협접반인수) 호랑나비 벗하여 시름하느라
寄梁天維(기양천유) 양천유에게-白光勳31
一庭晴雨長新苔(일정청우장신태) 뜰 하나 비는 개여 새 이끼 자라
泥墜書床乳燕回(니추서상유연회) 진흙 떨궈 책상에 새끼 제비에
閑思悠悠却惆悵(한사유유각추창) 생각 겨를 아련해 되레 슬퍼져
綠陰終日待君來(녹음종일대군래) 푸른 그늘 하루 내 그대 오기를
有贈(유증) 유증-白光勳32
江南采蓮女(강남채연녀) 강에 남쪽에 연 따는 여인
江水拍山流(강수박산류) 강물 흘러서 산을 쳐 때려
蓮短未出水(연단미출수) 연 줄기 짧아 물을 못나와
棹歌春政愁(도가춘정수) 노 젖는 노래 봄 일에 시름
龍江別成甫(용강별성보) 용강 별성포-白光勳33
千里奈君別(천리내군별) 천리 길 어찌 그대를 보내
起看中夜行(기간중야행) 일어나 본다 한 밤에 가니
孤舟去已遠(고주거이원) 외로운 배는 떠나서 멀고
月落寒江鳴(월락한강명) 달은 떨어져 찬 강에 울어
介山(개산) 산에서-白光勳34
秋山雨過夕陽明(추산우과석양명) 가을 산에 비 지나 저녁볕 밝아
亂水交流引獨行(난수교류인독행) 물 쏟아 섞여 흘러 가는 이 끌어
岸上數村疏樹裡(안상수촌소수리) 언덕 위 몇몇 마을 성긴 나무 속
寂無人語有蟬聲(적무인어유선성) 고요해 사람 없어 매미소리만
徐君受第(서군수제) 서군수제-白光勳35
西出松坊舊路疑(서출송방구로의) 솔 고을 서쪽 나와 옛길 헷갈려
古梧新柳問人知(고오신류문인지) 오랜 오동 새 버들 물어서 알아
秋風無限江南思(추풍무한강남사) 가을바람 끝없어 강남 생각에
半壁靑燈一水詩(반벽청등일首시) 벽 반쯤 푸른 등불 한줄 물의 시
龍門春望(용문춘망) 봄날의 바램 ※望浦亭八景5-白光勳36
日日軒窓似有期(일일헌창사유기) 날마다 창에 기대 바램 있는 듯
捲簾時早下廉遲(권렴시조하렴지) 발을 걷기 때 일러 내리긴 더뎌
春風正在山頭寺(춘풍정재산두사) 봄바람 한창일 때 산머리 절에
花外歸僧自不知(화외귀승자부지) 꽃 너머 가는 스님 스스로 몰라
三叉松月(삼차송월) 셋 갈린 강 소나무 달 ※望浦亭八景7-白光勳37
手持一卷蘂珠篇(수지일권예주편) 손에 잡은 책 한 권 예주편이라 ※蘂珠篇:도가경전
讀罷空壇伴鶴眠(독파공단반학면) 읽고 나서 빈 단에 학 벗해 잠을
驚起中宵滿身影(경기중소만신영) 놀라 깨니 한 밤에 몸 가득 달빛
冷霞飛盡月流天(냉하비진월류천) 찬 이내 날려 없어 하늘 달 흘러
※驪州 驪江가에 있는 노직盧稙(1536-1587)의 望浦亭
※望浦亭八景: 稅野農家 香村牧笛 婆城暮嵐 鎭浦朝烟 龍門春望 金沙秋晩 三叉松月 一抹溪雲
卽事贈僧(즉사증승) 스님에게-白光勳38
歸心日夜建溪南(귀심일야건계남) 돌아갈 마음 밤낮 건계 남쪽에
舊疾逢春更不堪(구질봉춘갱불감) 묵은 병 봄을 만나 더욱 못 견뎌
偶見山僧話新夢(우견산승화신몽) 뜻밖에 스님 만나 새론 꿈 얘기
野梅香裏到西菴(야매향리도서암) 들매화 향기 속에 암자에 닿아
春後(춘후) 봄이 지나니-白光勳39
春去無如病客何(춘거무여병객하) 봄 가니 같음 없어 병든 이 어째
出門時少閉門多(출문시소폐문다) 문을 나선 때 적고 문 닫음 많아
杜鵑恐有繫華戀(두견공유계화련) 두견새 아마 있나 매여 꽃 그려
啼在靑山未落花(제재청산미낙화) 울고 있어 푸른 산 아니 진 꽃에
寒川灘(한천탄) 한천 여울-白光勳40
寒川灘上水如藍(한천탄상수여람) 한천탄 여울 위에 물빛 쪽빛에
兩石巖西雪滿潭(양석암서설만담) 양석암 서쪽에는 눈 가득 못이
明月不逢騎鶴侶(명월불봉기학려) 밝은 달 못 만나니 학 탄 짝지를
夜深鳴笛下江南(야심명적하강남) 밤 깊어 피리 울려 강남 내려가
宋高宗(송고종) 송나라 고종(1127∼1162)-白光勳41
痛飮黃龍計亦疎(통음황룡계역소) 황룡부 술만 마셔 꾀 또한 뜸해
廷臣爭議拜穹廬(정신쟁의배궁려) 조정 신하 다투니 오랑캐 섬겨
江南自有全身地(강남자유전신지) 장강 남쪽 있어서 온몸 지킬 땅
河北空傳半臂書(하북공전반비서) 황하 북쪽 헛되이 반 토막 밀서
巴山夜話(파산야화) 파산의 밤 이야기-白光勳42
何處離君苦憶君(하처리군고억군) 어디서 그대 헤져 그대 그리나
巴山秋雨夜深聞(파산추우야심문) 파산에 가을비를 밤 깊이 들어
那知共話西窓燭(나지공화서창촉) 어찌 알아 얘기로 서창에 등불
古寺殘鍾又曉雲(고사잔종우효운) 옛 절에 종소리만 또 새벽 구름
有懷(유회) 품음이 있어-白光勳43
窓前獨起天將嘵(창전독기천장효) 창 앞에 혼자 깨니 날 새려하고
山外日沈啼子規(산외일침제자규) 산 너머 해는 져서 두견새 울어
知去爾陵三百里(지거이릉삼백리) 떠남 알아 네 무덤 삼백 리 인지
夢中眉目勝相思(몽중미목승상사) 꿈속에 얼굴모습 생각보다도
別家(별가) 집을 떠나서-白光勳44
浮生自苦百年間(부생자고백년간) 덧없는 삶 괴로움 백 년 동안이
說與妻兒各好顔(설여처아각호안) 처자와 함께 얘기 다 좋은 얼굴
却到金陵城下望(각도금릉성하망) 금릉에 닿아 멎어 성 아래 굽어
白雲猶在九峰山(백운유재구봉산) 흰 구름만 맴돌아 아홉 봉 산이
回鄕(회향) 시골에 돌아와서-白光勳45
江海茫茫路幾千(강해망망로기천) 강 바다 아득한데 길은 몇 천리
歸來隣山故依然(귀래린산고의연) 돌아오는 이웃 산 옛날과 같아
兒童恠我客顔改(아동괴아객안개) 아이들 날 잘 몰라 나그네 얼굴
異地光陰日抵年(이지광음일저년) 다른 땅에 세월은 하루가 한 해
1537 靈老 松潭 宋枏壽(1537∼1626) 恩津 檢身要訣 송담 송상수 1
松潭偶吟 송담에서 우연히 읊음 깊을담1
石嶺春猶早 바위고개엔 봄이 아직 이르고
沙村雪未消 모래마을엔 눈이 아니 녹았다
鳥投溪外樹 새 숨어드니 시내 너머 나무로
人斷柳邊橋 사람 발 끊겨 버들가 다리에는
野老偏愛國 들에 늙은이 나라걱정 치우쳐
山戎久據遼 산에 오랑캐 요동 버팀 오랜데 되융 의거할거 멀요
西征健兒盡 서쪽 친다며 젊은이 다 떠나니 칠정 튼튼할건
閭巷日蕭條 마을거리는 날이 가며 쓸쓸해 이문여 거리항
1538 士純 鶴峯 金誠一(1538∼1593) 義城 鶴峯集 학봉 김성일 41
矗石樓 촉석루 ※진주에 있는 누각 우거질촉1
矗石樓中三壯士 촉석루 누각 안에 세 장사 있어 씩씩할장
一盃笑指長江水 한 잔술에 웃으며 남강 물 보네 잔배
長江萬古流滔滔 긴 강은 오랜 만고 흘러넘치니 물넘칠도
波不渴兮魂不死 물결 아니 마르리 넋이 죽으랴 목마를갈 넋혼
※삼장사: 金誠一 趙宗道 李魯 / 黃進 金千鎰 崔慶會
劍歌(검가) 칼의 노래-金誠一2
劍歌歌正苦(검가가정고) 칼의 노래 부르니 정말 괴로워 退溪의 문인
衰颯壯士顔(쇠삽장사안) 여위어 바람소리 장사 얼굴에 바람소리삽
出門欲何適(출문욕하적) 문을 나서 어디로 가려하는가
門前行路難(문전항노난) 문 앞에 가야할 길 어렵기만 해
殘菊(잔국) 시들은 국화-金誠一3
不分河陽樹(불분하양수) 아니 나뉘니 하양 땅 나무
偏憐楚澤枝(편련초택지) 쏠려 가여워 초택 못 가지
相看意不盡(상간의부진) 서로 보면서 뜻을 다 못해
歲暮更含悲(세모갱함비) 저무는 해에 또 슬픔 담아
雙關河(쌍관하) 쌍관하에서-金誠一4
異俗殊音喚莫譍(이속수음환막응) 딴 풍속 다른 소리 불러 답 없어 응할응
客窓相對耿孤燈(객창상대경고등) 나그네 창 마주해 외론 등 빛나
曉來殘雪融成雨(효래잔설융성우) 새벽 오니 남은 눈 녹아 비가 돼
二月溪痕欲上冰(이월계흔욕상빙) 이월에 개울 자국 얼음 오르려
舟行(주행) 배로 가니-金誠一5
日落風輕鷁路賒(일락풍경익로사) 해 떨렁 바람 살랑 뱃길은 아득 새이름익
滿江煙浪舞靑羅(만강연낭무청라) 강 가득 안개 물결 비단 푸른 춤
蘭槳桂棹凌空碧(난장계도릉공벽) 목란 삿대 계수 노 하늘 푸름 쳐 상앗대장
浩浩如憑八月槎(호호여빙팔월사) 넓디넓어 기댄 듯 팔월의 뗏목 나무벨사
端午日宣醞有感(단오일선온유감) 단옷날 술 빚어 베풂에-金誠一6
一千年運屬河淸(일천년운속하청) 일천 년을 흐를 운 맑아질 황하 ※百年河淸
聖主深恩叶鹿鳴(성주심은협록명) 성인 임금 큰 베풂 녹명 노래로 화합할협
誰識屈原沈汨日(수식굴원침골일) 누가 알아 굴원이 물에 빠진 날 빠질골
詞臣無事醉霞觥(사신무사취하굉) 글 신하 일이 없어 노을 술 취해 뿔잔굉
競渡日有感(경도일유감) 다퉈 물을 건너는 날 느낌이 있어-金誠一7
愁陰漠漠漲遙空(수음막막창요공) 시름구름 아련히 먼 하늘 넘쳐 불을창
水國初生舶趠風(수국초생박탁풍) 물나라 처음 살아 먼 바람 배대 멀탁
遙想楚江人競渡(요상초강인경도) 아득히 초나라 강 다퉈 건너기
竹枝聲斷暮雲中(죽지성단모운중) 죽지가 소리 끊겨 저문 구름 속
無題二首2(무제이수2) 무제-金誠一8
江城五月落梅風(강성오월락매풍) 강에 고을 오월에 꽃 떨친 바람
一曲漁歌煙水中(일곡어가연수중) 한 가락 어부노래 안개 물 안에
忽憶去年南去日(홀억거년남거일) 문득 생각 지난해 남쪽에 간 날
蒲帆百丈劃靑空(포범백장획청공) 부들 돛 백 장 길이 푸른 하늘에 그을획
陶山梧竹滿庭(도산오죽만정) 도산에 오죽 가득한 뜰-金誠一9
幽貞門掩暮雲邊(유정문엄모운변) 그윽 곧음 문 닫아 저묾 구름 곁
庭畔無人月滿天(정반무인월만천) 뜰 두둑 사람 없이 달 가득 하늘
千仞鳳凰何處去(천인봉황하처거) 천 길 높이 봉황새 어디로 가고
碧梧靑竹自年年(벽오청죽자년년) 벽오동에 푸른 대 저만 해마다
暮春(모춘) 늦은 봄-金誠一10
鶴駕山前分路日(학가산전분로일) 학가산 산 앞에서 길이 나뉜 날
兩人心事只相知(량인심사지상지) 두 사람 마음에 일 서로 알기만
如今老大俱無用(여금로대구무용) 오늘처럼 다 늙어 갖춰 씀 없어
羞向孱顔話舊時(수향잔안화구시) 부끄럼 여윈 얼굴 지난 때 얘기
敬次退溪先生韻(경차퇴계선생운) 퇴계선생 운을 받들어-金誠一11
落珮歸田與俗辭(낙패귀전여속사) 벼슬 놓고 들에 가 세상 말 함께
任他浮世笑全癡(임타부세소전치) 남들 맡겨 뜬세상 바보라 웃어
高僧振錫來相訪(고승진석래상방) 큰 스님 석장 떨쳐 서로 찾아와
燕子日長初夏時(연자일장초하시) 제비새끼 날로 커 초여름 때라
敬次退溪先生韻1(경차퇴계선생운1) 퇴계선생 운을 받들어-金誠一12
風淸月白淡無眠(풍청월백담무면) 바람 맑고 달 희니 묽어 잠 없어
立地眞成換骨仙(입지진성환골선) 선 채로 참됨 이뤄 몸 바꿔 신선
虛幌夜深人復靜(허황야심인부정) 빈 장막 밤이 깊어 사람도 가만 휘장황
一般幽意在鳴川(일반유의재명천) 매한가지 숨는 뜻 내 울림 있어
敬次退溪先生韻2(경차퇴계선생운2) 퇴계선생 운을 받들어-金誠一13
派別東西失本源(파별동서실본원) 갈래 나눠 동서로 본 바탕 잃어
紛紛末路學非眞(분분말로학비진) 어지러운 끝에 길 아닌 참 배워
紫陽不遇延平老(자양불우연평로) 주자라도 못 만나 연평 노인을
幾把身心奉刹塵(기파신심봉찰진) 몇 줌의 몸과 마음 티끌 받들어 절찰
龍灣感興(용만감흥) 용만에서 느낌이 일어-金誠一14
薄暮投邊鎭(박모투변진) 엷은 저묾에 변경 진 묵어
龍灣雪意驕(룡만설의교) 용만 땅에는 눈 날려 뽐내
箕封行已盡(기봉항이진) 기자 세운 땅 가기 이미 다
遼塞望還遙(료새망환요) 요동 성채는 바래 더 아득
萬里心猶壯(만리심유장) 만 리에 마음 오히려 꿋꿋
三杯興亦饒(삼배흥역요) 석 잔 술 흥이 또한 넉넉해
中宵撫長劍(중소무장검) 한밤 매만져 기다란 칼을
紫氣直衝霄(자기직충소) 붉은 기 곧장 하늘을 찔러
佇福院途中遇雪(저복원도중우설) 저복원 가는 길에 눈을 만나-金誠一15
大野何曼曼(대야하만만) 큰 들은 어찌 길게도 끌어 끌만
北行行路難(북행행로난) 북쪽 가는 길 갈 길 어려워
顚風欺客袂(전풍기객몌) 꼭대기바람 소매를 잡고
急雪撲征鞍(급설박정안) 서둘러 눈은 안장을 후려 칠박 안장안
許國寸心壯(허국촌심장) 나라에 바쳐 쪽 마음 씩씩
思親雙涕潸(사친쌍체산) 어버이 그려 두 눈물 흘러 눈물체 눈물흐를산
分明千里夢(분명천리몽) 뚜렷이 밝아 천리 길 꿈에
昨夜到鄕山(작야도향산) 간밤에 닿아 고향마을 산
感興1(감흥1) 흥이 일어-金誠一16
哲人已云亡(철인이운망) 밝은 이 이미 잃어버렸대
嘆息將何依(탄식장하의) 에고 앞으로 무엇에 기대
茫茫出門去(망망출문거) 아득아득해 문 나서 떠나
擿埴迷所歸(적식미소귀) 진흙을 들춰 돌아감 헤매 들출적 찰흙식
歸來調玉琴(귀래조옥금) 돌아와 골라 옥의 거문고
絃絶不勝悲(현절불승비) 줄은 끊어져 슬픔 못 이겨
空餘寒水月(공여한수월) 비어 남아서 찬 물에 달이
千載留淸輝(천재류청휘) 천 년 머물러 말갛게 빛나
感興2(감흥2) 흥이 일어-金誠一17
混沌死已久(혼돈사이구) 혼돈 죽은 지 이미 오래라 어두울돈
邈矣羲皇春(막의희황춘) 멀기도 하지 복희임금 때 멀막
眞源日凋喪(진원일조상) 참 근원 날로 시들어 죽어
薄俗無由淳(박속무유순) 엷은 삶 살아 도타움 없어
至人秉大勻(지인병대균) 이른 이 잡아 커다란 밑틀 적을균
萬化從此新(만화종차신) 온갖 됨 좇아 이런 새로움
轉移諒非難(전이량비난) 옮아 옮겨 참 어렵지 않아 믿을량
此道誰與陳(차도수여진) 이러한 도리 뉘 함께 펼쳐
過先儒舊館有感(과선유구관유감) 앞 선비 묵던 옛 객사를 지나며-金誠一18
先儒留館地(선유류관지) 먼저 선비들 머물던 객사
十載偶來經(십재우래경) 열 해에 뜻밖 와서는 거쳐
寂寞河南座(적막하남좌) 고요에 쓸쓸 하남의 자리
荒涼茂叔庭(황량무숙정) 거칠어 썰렁 무숙의 뜰이
無從陪杖屨(무종배장구) 좇을 길 없어 모셔 짚어 끎 쌓아올릴배 신구
何處見儀刑(하처견의형) 어디서 뵙나 거동 다스림
獨有西牆木(독유서장목) 홀로 있으니 서쪽 담 나무
依然翠滿扃(의연취만경) 기대니 푸름 문에 가득히 빗장경
九月雨雹(구월우박) 구월에 우박이-金誠一19
逐雨輕珠散(축우경주산) 비에 쫓겨서 구슬이 흩여
隨風萬玉斜(수풍만옥사) 바람 따라서 만 개 옥 비껴
撲林驚落葉(박림경락엽) 숲을 때리니 놀라 잎 떨쳐 칠발
入野打餘禾(입야타여화) 들에 들어서 남은 벼 떨궈
虛閣聲聲碎(허각성성쇄) 빈 누각으로 소리 울려 깨 부술쇄
殘荷淅淅多(잔하석석다) 시든 연꽃에 일렁 일어 꽤 쌀일석
東湖秋已暮(동호추이모) 동호에 가을 이미 저묾에
蜥蝪爾堪嗟(석척이감차) 도마뱀 너는 감탄할만해 도마뱀석척 蜥蜴 땅거미탕 蝪
記所見(기소견) 본대로 적어-金誠一20
靑蘋生颶氣(청빈생구기) 푸른 마름에 큰 바람 일어 구풍구
雲物忽殊姿(운물홀수자) 구름 만물 꼴 문득 딴 모습
明滅遠山色(명멸원산색) 밝다 꺼져가 먼 산 빛깔이
分披高樹枝(분피고수지) 나뉘어 헤쳐 큰 나무 가지
玉麻初散郭(옥마초산곽) 옥 삼대 처음 성곽에 흩여
日脚又穿池(일각우천지) 햇살은 또한 연못을 뚫어
萬變終歸寂(만변종귀적) 온갖 바뀜 끝 고요로 돌려
玄機杳莫知(현기묘막지) 까마득 기틀 아득해 몰라
無題二首1(무제이수1) 무제-金誠一21
恩許仍淸暇(은허잉청가) 베풀어 받아 맑은 겨를이 ※賜暇讀書
來偸分外閒(내투분외한) 훔쳐내오니 분수 밖 느긋 훔칠투
蘋風生極浦(빈풍생극포) 마름바람 나 끝에 갯가에
梅雨洗前巒(매우세전만) 매화 비 씻어 앞산 봉우리
擊楫空明裏(격즙공명리) 노 저어 때려 비어 밝은 속
披襟積翠間(피금적취간) 옷깃을 헤쳐 쌓인 숲 사이
留連多勝事(류련다승사) 머물러 이어 한껏 빼난 일
觴詠不知還(상영부지환) 잔 들어 읊어 돌아감 몰라
送尹尙中卓然赴京二首2(송윤상중탁연부경이수2)상중 윤탁연이 서울에 부임함에 보내며-金誠一22
客路經遼野(객로경료야) 나그네 길에 요동 들 지나
偏令志士悲(편령지사비) 치우친 시킴 뜻한 이 슬퍼
閭山賀氏墓(려산하씨묘) 여산에 있어 하씨 무덤이
孤竹伯夷祠(고죽백이사) 고죽성에는 백이 사당이
霽月無邊照(제월무변조) 개여 밝은 달 가없이 비춰
淸風不盡吹(청풍부진취) 맑은 바람은 불어 못 다해
晚生空好古(만생공호고) 늦게 나 괜히 옛날 좋아해
千里有餘思(천리유여사) 천리에 있어 남는 생각이
退溪先生挽詞1(퇴계선생만사1) 퇴계선생 만사-金誠一23
斯文天未喪(사문천미상) 이 글에 하늘 아니 버려서
間氣鍾眞儒(간기종진유) 사이에 기운 참 선비 담아
統緖傳閩洛(통서전민락) 줄기 실마리 정자 주자로
淵源接泗洙(연원접사수) 큰 못 비롯 샘 공자에 닿아
卷舒時義大(권서시의대) 말아서 펼쳐 때 옳음 키워
獻替廟謨紆(헌체묘모우) 바쳐서 바꿔 조정 꾀 둘러
敎雨添東海(교우첨동해) 가르침의 비 동해에 보태
民彝賴不渝(민이뢰불투) 백성 떳떳함 아니 달라져 달라질투
退溪先生挽詞2(퇴계선생만사2) 퇴계선생 만사-金誠一24
喬嶽崩何遽(교악붕하거) 높은 산 무너짐이 어찌 갑자기
儒林失所宗(유림실소종) 선비들 잃어버려 으뜸 되는 이
天時關否泰(천시관비태) 하늘의 때 걸리어 막힘 틔움에 ※周易卦
世道屬汚隆(세도속오륭) 세상 도리 엮여서 더러움 큼에
豈止私吾哭(개지사오곡) 어찌 그쳐 혼자서 우리 울음을
終深爲國恫(종심위국통) 끝내 깊어 맘 아파 나라 위해서 상심할통
洛江流不舍(낙강류불사) 낙동강은 흘러서 아니 머물러
源派更誰窮(원파갱수궁) 근원 갈래 다시 또 누가 다하랴
燈花(등화) 등잔 불꽃-金誠一25
綴玉與排粟(철옥여배속) 옥을 꿰매며 좁쌀알 밀쳐 꿰맬철 조속
中宵隨意成(중소수의성) 한밤에 이뤄 뜻하는 대로
光生忠愍燭(광생충민촉) 빛을 내 정성 걱정의 촛불 근심할민 忠愍
紅壓退之檠(홍압퇴지경) 붉게 누르며 등걸이 물려 도지개경 退之
誰識看花妙(수식간화묘) 누가 알건가 꽃 보며 야릇
難窮造物情(난궁조물정) 다함 어려워 조물주 마음
向人能報喜(향인능보희) 사람 보면서 기쁨 알려줘
不獨占陰晴(부독점음청) 혼자 아니니 흐림 갬 차지
奉送仲氏守一還(봉송중씨수일환) 둘째 형 수일이 고향 돌아감을 보내며-金誠一26
漢水去悠悠(한수거유유) 한강물 흘러 아득하기도
離情不自由(리정부자유) 헤어지는 정 뜻대로 안 돼
行隨江路遠(행수강로원) 가며 따르니 강 길은 멀어
心逐嶺雲浮(심축령운부) 마음 쫓으니 고개 구름 떠
萬里思親淚(만리사친루) 만 리서 눈물 어버이 그려
三杯惜別愁(삼배석별수) 석 잔술 설움 떠나는 시름
渡頭人散盡(도두인산진) 나루터머리 사람 다 흩여
斜日獨登樓(사일독등루) 기우는 해에 혼자 누 올라
豐潤縣雨中(풍윤현우중) 풍윤현에 비 내리는데-金誠一27
天公似欲妒餘暉(천공사욕투여휘) 하느님 하려는 듯 남는 빛 샘해 투기할투 빛휘
小雨廉纖向晚飛(소우렴섬향만비) 가랑비 가늘어도 늦도록 날아
細打花枝紅撲地(세타화지홍박지) 살짝 때린 꽃가지 붉음 땅에 져 칠박
輕沾柳絮白黏衣(경첨류서백점의) 살랑 적신 버들 솜 옷 희게 묻어 찰질점
一春物色行將盡(일춘물색행장진) 한 봄날 온갖 빛깔 가며 다 하려
千里征人尙未歸(천리정인상미귀) 천리 가는 나그네 아직 아니 가
明發更愁泥路滑(명발갱수니로골) 밝아 떠나 또 시름 진흙길 미끌
黃昏無語倚郵扉(황혼무어의우비) 어스름에 말없이 역문에 기대 역참우
遼東城(요동성) 요동성-金誠一28
懷遠門前擡遠眸(회원문전대원모) 멀리 품어 문 앞에 멀리 눈 들어 들대 눈동자모
千山一半夕陽收(천산일반석양수) 천의 산에 한 반은 저녁볕 거둬
隋唐戰伐乾坤老(수당전벌건곤로) 수 당나라 싸워 쳐 여윈 하늘땅 칠벌
漢魏紛爭歲月悠(한위분쟁세월유) 한 위나라 막 다퉈 아득한 세월
遼鶴獨悲人物變(료학독비인물변) 요동 학 홀로 슬퍼 사람 바뀜에
居民豈識古今愁(거민개식고금수) 사는 백성 어찌 앎 옛 이제 시름
逄公管子曾爲客(방공관자증위객) 방공 관자 일찍이 나그네 되어 막을방
欲問仙舟何處求(욕문선주하처구) 물으려는 신선 배 어디서 찾나
奉送伯氏克一出宰星山(봉송백씨극일출재성산)큰형 극일이 성산 수령으로 감에 받들어 보내며-金誠一29
熊轓皁蓋出東城(웅번조개출동성) 곰 막이 덮개수레 동쪽 성 나서 수레바람막이번
南望家山指日行(남망가산지일행) 남쪽 보며 고향 산 해 가리켜 가
奉檄偏知毛義喜(봉격편지모의희) 격문 받듦 알아서 모의의 기쁨 격문격 ※毛義奉檄
彈琴慣領海雲情(탄금관령해운정) 가야금 타 하던 일 해운의 뜻이 ※崔致遠
一區民物歸洪造(일구민물귀홍조) 한 땅 안에 백성들 크게 지어 가
百里絃歌入太平(백리현가입태평) 백 리에 악기 노래 태평에 들어
川谷至今開白鹿(천곡지금개백록) 시내 골짝 이제껏 흰 사슴 열려 ※백록동서원
更將心學闡誠明(갱장심학천성명) 다시금 마음 배움 참 밝음 열어 열천
偶吟(우음) 떠올라 읊다-金誠一30
出處亦何常(출처역하상) 나온 곳 또한 어찌 늘 같아
卷舒雲無心(권서운무심) 말려 펴지는 맘 없는 구름
抱病歸故山(포병귀고산) 병을 안고서 고향 돌아와
倦飛憐野禽(권비련야금) 날다 지치니 가여운 들새
南窓夏景長(남창하경장) 남쪽 창으로 여름 볕 길고
北塢松桂深(북오송계심) 북쪽 언덕에 솔숲 깊어져
塵機坐消歇(진기좌소헐) 세상티끌 틀 앉아서 삭여
何者爲升沈(하자위승침) 어떤 걸 해서 오르고 빠져
雖無耦耕人(수무우경인) 비록 없으니 함께 밭갈 이
至樂吾獨尋(지락오독심) 다다른 즐김 나 홀로 찾아
時從鹿豕遊(시종록시유) 때론 쫓아가 사슴 돼지를
相對開幽襟(상대개유금) 서로 마주해 속마음 열어
雨後遊山莊(우후유산장) 비 내린 뒤에 산장에 놀며-金誠一31
久雨見天日(구우견천일) 오래 내린 비 하늘 해를 봐
曳杖投山園(예장투산원) 지팡이 끌며 산 뜰에 들어
溪雲尙含滋(계운상함자) 골짝에 구름 아직 머금어
露葉風飜飜(로엽풍번번) 이슬 젖은 잎 바람에 날려
靑山忽入望(청산홀입망) 푸른 산 문득 들어가 바래
妙意終難言(묘의종난언) 야릇 뜻 끝내 말로는 못해
惜無同聲子(석무동성자) 아쉽기 없어 한 소리할 이
獨往傷吟魂(독왕상음혼) 혼자 가서는 아파 읊는 맘
日暮還空廬(일모환공려) 날은 저물어 돌아온 빈 집
新月滿柴門(신월만시문) 새로 초승달 사립문 가득
問歸雁(문귀안) 돌아가는 기러기에 물어-金誠一32
嗷嗷彼鳴雁(오오피명안) 울어 시끄러 저기 기러기 시끄러울오
往來何數數(왕래하삭삭) 오고 가기를 어찌 자주해
昨日飛燕雲(작일비연운) 어제 낮 날아 연나라 구름
今晨叫楚月(금신규초월) 올 아침 울어 초나라 달에
天長地又闊(천장지우활) 하늘은 멀어 땅 또한 넓어 ※天長地久
何處有棲息(하처유서식) 어디에 있어 깃들어 사나
莫倚口中蘆(막의구중로) 기대지 마라 입에 문 갈대 갈대로
恐爾罹矰繳(공이리증격) 두렵기 너는 걱정 줄 화살 근심리 주살증 주살줄격
稻粱亦何慕(도량역하모) 벼 낟알 또한 어찌 그리워
身肥禍不測(신비화불측) 몸이 살져서 재앙 못 헤니
何如丹穴鳳(하여단혈봉) 어떨까 단혈 봉황새라서
隱見隨世德(은현수세덕) 숨고 나타나 세상 덕 따라
歸雁答(귀안답) 돌아가는 기러기 답을 하니-金誠一33
物性無南北(물성무남북) 만물 바탕에 남과 북 없고
動息隨天時(동식수천시) 움직임 쉼에 하늘 때 따라
天時自不爽(천시자불상) 하늘 때 절로 아니 시원해
去留亦何疑(거류역하의) 가던 멎던 또 어찌 못 믿어
隆冬集炎州(륭동집염주) 엄청난 겨울 더운 땅 모여
陽德長熙熙(양덕장희희) 볕의 덕 오래 빛으로 빛나
盛夏浴瀚海(성하욕한해) 무더운 여름 찬 바다 물질 넓고큰모양한
涼風日颸颸(량풍일시시) 서늘한 바람 날마다 솔솔 선선한바람시
蘆或備不虞(로혹비불우) 갈대 어쩌면 갖춰 안 걱정 헤아릴우
稻取充其飢(도취충기기) 낟알을 얻어 그 주림 채워
肯學名利人(긍학명리인) 배워야 옳아 이름 이끗 이
見幾尙遲遲(견기상지지) 낌새 보아선 오히려 늦어
龍灣別席(용만별석) 용만에서 헤어지는 자리-金誠一34
三杯撫長劍(삼배무장검) 석 잔술 마셔 긴 칼 잡고서
萬里渡龍灣(만리도룡만) 만 리 길 건넬 용만 물굽이
丈夫早許國(장부조허국) 대장부 일찍 나라에 바쳐
肯爲兒女顔(긍위아녀안) 어찌 지으랴 애 아낙 얼굴
長風吹客袂(장풍취객몌) 긴 바람 불어 길손 소매에
落日低西關(낙일저서관) 해는 떨어져 서문에 나직
驪駒忽在路(려구홀재로) 검은 말 언제 길에 나왔고
僕夫催征鞍(복부최정안) 마부 서둘러 길 떠날 안장 안장안
臨行重回首(림행중회수) 가기 대어서 또 고개 돌려
白雲千萬山(백운천만산) 흰 구름 온 데 모든 산마다
再遊洗心臺(재유세심대) 세심대에 다시 가서-金誠一35
人世少適韻(인세소적운) 사람세상 적으니 꼭 맞는 멋이
出門何所歸(출문하소귀) 문을 나서 어느 곳 돌아갈거나
城西足幽賞(성서족유상) 성에 서쪽 넉넉해 그윽해 보기
有臺連翠微(유대련취미) 누대 있어 이어져 푸른 산기운
喚我二三子(환아이삼자) 나를 찾아 부르는 두세 명 벗에
散策爭學晩(산책쟁학만) 거닐며 배움 다퉈 늦어진 저녁
壺天隔九衢(호천격구구) 별천지 따로 있어 아홉 거리와 병호 ※壺中天地
一塵淸不飛(일진청불비) 티끌 하나 맑아서 날리지 않아
松陰護雲關(송음호운관) 소나무 그늘 감싸 구름이 끼여
竹影侵煙扉(죽영침연비) 대나무 그림자는 연기 문 들어
巖泉淨可洗(암천정가세) 바위샘물 깨끗해 씻을 만하고
澗草留芳菲(간초류방비) 산골짝 풀 머물러 꽃향기 엷게 엷을비
東南望不極(동남망불극) 동남쪽 바라보니 끝 있지 않아
萬象森甸畿(만상삼전기) 온갖 꼴에 들어차 서울둘레 땅 경기전기
天風吹好雨(천풍취호우) 하늘 바람 불어서 좋다는 비가
嵐翠生林霏(람취생림비) 이내 푸름 피어나 숲에 떠올라 눈펄펄내릴비
樓臺漸明滅(누대점명멸) 누대 모습 조금씩 가물거리고
河岳乍依俙(하악사의희) 강에 산이 잠깐 새 흐릿해간다 잠깐사 비슷할희
悠然起遐想(유연기하상) 아득하게 일어나 멀리 생각이 멀하
造次息塵機(조차식진기) 잠시나마 사라져 티끌세상 틀 熄꺼질식
回頭望天外(회두망천외) 고개 돌려 바라봐 하늘 밖에를
白雲政依依(백운정의의) 흰 구름 다스리니 아른아른해
忽憶某水丘(홀억모수구) 갑자기 떠올리니 아무 물 언덕
喟然心有違(위연심유위) 한숨 겨워 마음에 어김이 있어 한숨위
城市暫偸閒(성시잠투한) 성에 저자 때 조금 느긋함 훔쳐
此身猶塵鞿(차신유진기) 이 몸마저 오히려 세상에 얽혀 재갈기
何如故園中(하여고원중) 어찌해 오랜 고향 동산 가운데
遯世人事稀(둔세인사희) 세상 숨어 사람일 드물어 없어 달아날둔
一官本非樂(일관본비락) 어느 벼슬 본디에 즐김 아니니
局束終何希(국속종하희) 판에 묶여 끝끝내 어찌 바랄까
拄笏嗒無言(주홀탑무언) 홀 떠받쳐 멍하니 말함이 없어 떠받칠주 홀홀 멍할탑
坐被山靈譏(좌피산령기) 앉혀 놓은 산신령 나무라는지 나무랄기
題詩寄我友(제시기아우) 시를 지어 부치니 내게 벗이라
庶幾知昨非(서기지작비) 거의 다 알았으니 지난날 잘못
漢水有歸舟(한수유귀주) 한강물엔 있어서 돌아갈 배가
何日拂塵衣(하일불진의) 어느 날 떨어내나 티끌의 옷을 떨불
送尹尙中卓然赴京二首1(송윤상중탁연부경이수1)상중 윤탁연이 서울에 부임함에 보내며-金誠一36
西郊夏月末(서교하월말) 서쪽으로 성 밖은 여름철 끝에
南陸飛炎曦(남륙비염희) 남쪽 땅 날아가는 불타는 햇빛 햇빛희
驕陽政可畏(교양정가외) 뽐내는 해 바루니 두려워할 만
遊子欲何之(유자욕하지) 나그네는 어디로 가려 하는가
燕山望不極(연산망불극) 연나라 산 바라봐 다하지 않고
遼水浩無涯(료수호무애) 요하 물은 넓어서 가이없어라
悠悠涉長途(유유섭장도) 멀고멀어 건너니 머나먼 길에 건널섭
去去車載脂(거거거재지) 가고 가는 수레엔 비계를 실어
專對責已重(전대책이중) 오롯이 맞이 맡아 이미 무거워
獨賢非所辭(독현비소사) 혼자서만 어질어 아니 물릴 바
馳書別知舊(치서별지구) 내달은 글 떠나니 아는 오랜 벗
一言願相貽(일언원상이) 한마디 말 바라니 서로 남기길 끼칠이
我雖辱新知(아수욕신지) 내 비록 욕을 보여 새로 알면서
神交已昔時(신교이석시) 마음으로 사귐은 이미 접때에
送君萬里行(송군만리행) 그대를 보내는데 만 리를 가니
恥爲兒女悲(치위아녀비) 부끄러움 되었네 애 아낙 슬픔
抽思持贈君(추사지증군) 떠오른 생각 지녀 그대에 보내 뺄추 보낼증
非獨慰遠離(비독위원리) 홀로 아님 달래니 멀리 떠남에 위로할위
禮樂久崩缺(예악구붕결) 예절음악 오래니 무너져빠져 무너질붕 이지러질결
世道嗟日卑(세도차일비) 세상도리 탓하니 날로 낮아져
中原足文獻(중원족문헌) 중원 땅은 넉넉해 글로 된 자료
取徵良在玆(취징량재자) 부름 얻어 좋으니 여기 있어서
觀周倘有請(관주당유청) 살펴 둘러 어쩌면 드릴 말 있어 혹시당
請觀三代儀(청관삼대의) 보여 달라 해보게 삼대 의례를
歸來佐太平(귀래좌태평) 돌아와서 도우니 태평성대를 도울좌
一一陳良規(일일진량규) 하나하나 펴놓아 좋은 법규를
積德今百年(적덕금백년) 덕 쌓아서 이제는 백 년이 되니
興化屬休期(흥화속휴기) 일으켜 바꿔 맺어 아름다운 때
終令魯一變(종령로일변) 끝내 시켜 노나라 한 번 바꿔서
文物歸雍煕(문물귀옹희) 지어 만듦 돌리니 따뜻이 빛나 누그러질옹
使乎復使乎(사호부사호) 시킴이여 또다시 시켜줌이여
勉勉宜職思(면면의직사) 힘써 힘써 마땅히 할 일 생각해
男兒慕壯遊(남아모장유) 사나이면 그려야 씩씩한 놀이
桑弧志已奇(상호지이기) 뽕나무 활 뜻함은 이미 뛰어나
寧爲小丈夫(녕위소장부) 어찌되어 어려서 대장부 되어
局促甘羈縻(국촉감기미) 판 서둘러 달갑게 굴레 얽매어 재촉할촉 굴레기 고삐미
今君步大方(금군보대방) 오늘 그대 걸음은 커다란 발길
意氣傾華夷(의기경화이) 뜻한 기운 기우려 중국 한국에 ※中華 東夷
忠君與顯親(충군여현친) 충성하고 더불어 부모 드러내
次第將有施(차제장유시) 차례차례 앞으로 베풂이 있어
伊我守埳井(이아수감정) 이런 나는 지키니 우물 구덩이 구덩이감 ※井底之蛙
適適終何爲(적적종하위) 가며가며 마침내 무엇을 하랴
猶將待刀頭(유장대도두) 외려 앞에 기다림 칼머리라니
問禮君可師(문례군가사) 예를 물어 그대에 스승이리니
我所思四首1(아소사사수1) 내가 생각하는 바-金誠一37
我所思兮在何許(아소사혜재하허) 내 생각 하는바는 어디쯤 있어
華山之陽漢水涘(화산지양한수사) 화산에 볕 나는 쪽 한수 강 물가 물가사
五雲宮闕起天中(오운궁궐기천중) 오색구름 궁궐이 하늘 복판에
玉皇高拱層城裏(옥황고공층성리) 하느님 높이 앉아 높은 성안에 두손맞잡을공
憶我初爲香案吏(억아초위향안리) 날 생각해 처음 돼 향 받든 관리
天語洋洋如在耳(천어양양여재이) 하늘말씀 넘쳐서 귓가 맴돌아
觀周此日走原隰(관주차일주원습) 살펴 둘러 이 날에 언덕 뻘 달려 진펄습
一別美人千萬里(일별미인천만리) 한번 떠나 고운이 천리만리에
賢勞孰非分內事(현로숙비분내사) 어짊 힘써 뉘 아니 나뉘어 난 일
戀闕寸心猶莫已(련궐촌심유막이) 대궐 그린 작은 맘 여태 안 그쳐
征衣何日換朝衣(정의하일환조의) 나그네 옷 어느 날 조복을 입어 바꿀환
再拜天庭瞻日軌(재배천정첨일궤) 거듭 절에 대궐 뜰 하늘 우러러 볼첨 길궤
我所思四首2(아소사사수2) 내가 생각하는 바-金誠一38
我所思兮在何許(아소사혜재하허) 내 생각 하는바는 어디쯤 있어
嶺南之鄕洛東水(영남지향낙동수) 재 남쪽 시골에 땅 낙동강 물이
靈椿光景忽已暮(영춘광경홀이모) 참죽나무 빛에 볕 언뜻 저물어 참죽나무춘
遊子愛日情何已(유자애일정하이) 떠도는 이 해 아껴 정 어찌 그쳐
身縻寸祿不能去(신미촌록불능거) 몸 얽맨 낮은 벼슬 떠날 수 없어 고삐미
望雲幾年心如燬(망운기년심여훼) 구름 바래 몇 해를 마음 태우듯 불훼
此來消息轉茫然(차래소식전망연) 여기 오니 소식이 되레 아득해
地闊天長弦與矢(지활천장현여시) 땅 넓고 하늘 멀어 활에 화살이 시위현
雖將公義且自寬(수장공의차자관) 비록 해 다함께 뜻 스스로 달래 너그러울관
思之不覺淚盈視(사지불각루영시) 생각하니 못 느껴 눈물이 가려
征衣何日換萊衣(정의하일환래의) 나그네 옷 어느 날 신선 옷 입어 명아주래
春酒一獻三千禩(춘주일헌삼천사) 봄 술로 한 잔 올려 삼천 년 빌어 제사사
我所思四首3(아소사사수3) 내가 생각하는 바-金誠一39
我所思兮在何許(아소사혜재하허) 내 생각 하는바는 어디쯤 있어
鶺鴒之原荊樹林(척령지원형수림) 할미새 들 언덕에 가시나무 숲 할미새척령
生分一體如手足(생분일체여수족) 나서 나뉜 한 몸에 손발과 같아
坐必同席行連襟(좌필동석행련금) 앉아 꼭 같이 자리 갈 땐 나란히
怡怡一堂樂且湛(이이일당락차담) 기뻐하니 한 집에 즐기고 즐겨 즐길담
豈知離別愁人心(개지리별수인심) 어찌 알아 헤어져 시름하는 맘
四方遊宦忽異鄕(사방유환홀이향) 온 데로 떠돈 벼슬 얼핏 다른 땅 벼슬환
風雨幾憶聯床吟(풍우기억련상음) 비바람 몇 번 생각 떠올라 읊어
此行行役又萬里(차행행역우만리) 이 발길 수자리 가 또 만 리 길이
孤鴈失序雲千岑(고안실서운천잠) 외기러기 줄 잃어 온 산 구름에 봉우리잠
征衣何日換姜被(정의하일환강피) 나그네 옷 어느 날 강굉 이불이 이불피 ※姜肱
兄弟旣洽歡娛深(형제기흡환오심) 형제로 이미 반겨 기뻐 즐겨 푹 윤택하게할흡
我所思四首4(아소사사수4) 내가 생각하는 바-金誠一40
我所思兮在何許(아소사혜재하허) 내 생각 하는바는 어디쯤 있어
鶴峯之麓岐山陰(학봉지록기산음) 학봉우리 기슭에 기산 그늘 쪽 산기슭록
山中誰伴鹿與麋(산중수반록여미) 산 속에 누가 짝해 사슴과 노루 큰사슴미
室中何有書與琴(실중하유서여금) 방 안엔 무엇 있나 책에 거문고
負郭有田牛可耕(부곽유전우가경) 성곽 곁에 밭 있어 소는 밭 갈고
臨水有亭詩可吟(림수유정시가음) 물가엔 정자 있어 시 읊을 수도
胡爲形役久不歸(호위형역구불귀) 어찌해 수자리 꼴 오래 못 가나
兩鬢坐受風霜侵(량빈좌수풍상침) 두 쪽 살쩍 받으니 바람서리 쳐
迷途已遠悔何晚(미도이원회하만) 헤맨 길 이미 멀리 뉘우쳐 늦어
東望此日思難斟(동망차일사난짐) 동쪽 바란 이 날에 생각 못 쫓아 술따를짐
征衣何日換荷衣(정의하일환하의) 나그네 옷 어느 날 연잎 옷 입어
浩歌歸臥煙霞岑(호가귀와연하잠) 한껏 노래 돌아가 노을 낀 산에
大陵河(대릉하) 대릉하-金誠一41
陵河之水去悠悠(능하지수거유유) 대릉하에 강물은 아득히 흘러
馳波日域無停流(치파일역무정류) 물결 달려 동녘엘 안 쉬고 흘러 달릴치
河邊行客首西路(하변행객수서로) 강가를 가는 길손 머린 서쪽 길
渡頭落日思綢繆(도두락일사주무) 나루머리 지는 해 생각에 얽혀 얽힐주 얽을무
歸心長與水東注(귀심장여수동주) 돌아갈 맘 길어서 물은 동으로 물댈주
王事有程難自由(왕사유정난자유) 나랏일 해옴 있어 저대로 못해
芳洲杜若采盈掬(방주두약채영국) 꽃다운 섬 두약 풀 한 움큼 뜯어 움킬국
欲贈美人關河脩(욕증미인관하수) 주려하는 고운이 관하는 멀어
年華苒苒可柰何(년화염염가내하) 세월 빛나 덧없어 어찌할 수가 풀우거질염
寄懷天末空夷猶(기회천말공이유) 마음 붙인 하늘 끝 괜히 머뭇대
1538 德純 月蓬 柳永吉(1538∼1601) 全州 月蓬集 월봉 유영길 6
舂杵女 방아 찧는 아가씨 찧을용 공이저1
玉杵高低弱臂輕 옥공이 오르내려 여린 팔뚝에 팔비
羅衫時擧雪膚呈 비단적삼 걷으니 하얀 피부가 적삼삼 살갗부
蟾宮慣擣長生藥 달 궁궐 찧어오던 오래 사는 약 두꺼비섬 찧을도
謫下人間手法成 인간에 귀양 와서 솜씨 보이려 귀양갈적
蠶婦(잠부) 누에치는 아낙-柳永吉2
侯家爭解製羅衣(후가쟁해제라의) 높은 댁 다퉈 알아 비단옷 짓기
舞向春風競落暉(무향춘풍경락휘) 춤을 따라 봄바람 지는 해 겨뤄
野婦自嗟肌尙露(야부자차기상로) 시골 아낙 저만 탓 살에 이슬이
天寒倚壁只空機(천한의벽지공기) 날씨 차 기댄 벽에 다만 빈 베틀
次矗石樓韻(차촉석루운) 촉석루의 운을 빌어-柳永吉3
玉窓雲暖小桃嚬(옥창운난소도빈) 옥의 창 구름 따뜻 복사꽃 찡긋 찡그릴빈
惆愴江梅已送春(추창강매이송춘) 서글퍼 강에 매화 이미 봄 보내
畵舸晩移芳洲洎(화가만이방주계) 그림배 저묾 옮겨 꽃 물가 떠가 큰배가 물부을계
白鷗爭拂鏡中人(백구쟁불경중인) 갈매기 다퉈 떨려 거울 속 사람
贈洪長淵迪(증홍장연적) 장연 홍적에게 주며 ※長淵縣監 洪迪(1549~1591)-柳永吉4
天街明月舊時同(천가명월구시동) 서울거리 밝은 달 옛날 같은데
人世如何事易空(인세여하사이공) 사람세상 어쩌나 일 쉽게 비어
秋半玉堂庭戶冷(추반옥당정호랭) 가을 깊어 옥의 집 뜰에 문 썰렁
紅蘭無數墮西風(홍란무수타서풍) 붉은 난초 못 세어 서풍에 떨쳐
南州東閣(남주동각) 남쪽 고을 동쪽 집에-柳永吉5
麥熟南州雨未休(맥숙남주우미휴) 보리 익는 남쪽 고을 비 아니 그쳐
綠槐門巷澗爭流(녹괴문항간쟁류) 푸른 느티 마을 거리 골 다퉈 흘러
山僧去後午窓靜(산승거후오창정) 산에 스님 떠난 다음 한낮 창 고요
夢落烟波隨白鷗(몽락연파수백구) 꿈을 떨쳐 안개 물결 갈매기 따라
福泉寺(복천사) 복천사에서-柳永吉6
落葉鳴廊夜雨懸(낙엽명랑야우현) 지는 잎 울린 행랑 밤비 매달려
佛燈明滅客無眠(불등명멸객무면) 부처 등 밝혀 꺼져 길손 잠 없어
仙山一躡傷遲暮(선산일섭상지모) 신선 산 한 번 밟아 저묾에 다쳐 밟을섭
烏帽欺人二十年(오모기인이십년) 숨은 선비 날 속여 스무 해라네
1538 灝源 覺齋 河沆(1538∼1590) 晋州 覺齋集 각재 하항 曺植의 문인 12
德川吟(덕천음) 덕천을 읊어-河沆1
赤葉驚秋色(적엽경추색) 붉은 잎 놀라 가을빛깔에
靑眸喜舊容(청모희구용) 푸른 눈동자 옛 얼굴 반겨
五人談笑處(오인담소처) 다섯 이 얘기 웃어 나눈 곳
不覺夕陽紅(불각석양홍) 알지를 못해 저녁볕 빨개
文巖飮話(문암음화) 문암에서 마시며 이야기-河沆2
一杯復一杯(일배부일배) 술을 한 잔해 다시 또 한 잔
靑眼阻懷開(청안조회개) 반길 눈 감겨 뜨고 싶었지
願餘瓮底酒(원여옹저주) 바래 남겨서 독 바닥 술은
留待後人來(류대후인래) 남아 기다려 뒷사람 오길
次古詩(차고시) 옛 시의 운을 빌어-河沆3
欲仕治天下(욕사치천하) 벼슬하렴은 누리 다스림
吾民已得堯(오민이득요) 우리 백성에 이미 얻은 요
箕山眞樂在(기산진락재) 기산에 참된 즐김이 있어 ※堯임금때 巢父 許由 숨은 산
何必聽簫韶(하필청소소) 어찌 꼭 들어 소소 음악을 ※虞舜의 樂名 韶箭과 같다
南庭石(남정석) 남정석-河沆4
堅白豈傷頑(견백기상완) 굳고 희어서 무딤에 다쳐
通明多見變(통명다견변) 뚫려 밝은데 바뀜 많이 봐
齒齒在南庭(치치재남정) 삐쭉 삐쭉이 남쪽 뜰 박혀
不改西川面(불개서천면) 아니 고치니 서쪽 시내론
遊石亭二首1(유석정이수1) 유석정-河沆5
水語大牛興(수어대우흥) 물이 말을 해 큰 소 흥겨워 물이 뭐라나 큰 소 흥나게
松吟石亭風(송음석정풍) 소나무 읊어 돌 정자 바람 솔이 읊어대 돌 정자 바람
云云人不識(운운인불식) 무어라 말해 사람 못 알아 이러 저러쿵 남들 못 알아
淸意自相通(청의자상통) 맑은 뜻 절로 서로들 통해 말간 맛이야 저들 다 알아
遊石亭二首2(유석정이수2) 유석정-河沆6
偶然成勝會(우연성승회) 뜻밖 이루니 빼어난 모임
相逐七人同(상축칠인동) 서로 쫓아서 일곱이 같이
不須愁日暝(불수수일명) 아니 꼭 캄캄 시름에 나날
淸月上天中(청월상천중) 말간 달 뜨니 하늘 가운데
梧桐(오동) 오동나무-河沆7
報秋古齋北(보추고재북) 가을을 알려 오랜 집 북쪽
蒼蒼明月陰(창창명월음) 푸르고 푸른 밝은 달 그늘
民慍久未解(민온구미해) 백성 성냄에 오래 안 풀려
肯作南薰琴(긍작남훈금) 기꺼이 지어 향긋 거문고
途中吟(도중음) 길을 가며 읊어-河沆8
不前鞭病馬(부전편병마) 나가지 않아 병든 말 채찍
善退叱頑童(선퇴질완동) 잘도 물러나 무딘 애 꾸중
去去前程暝(거거전정명) 가고 가는데 앞에 길 어둑
金烏欲歛紅(금오욕감홍) 황금 까마귀 붉음을 바래 바랄감 ※太陽
新安途中(신안도중) 신안으로 가는 길에-河沆9
橋白龍生水(교백룡생수) 다리는 하얘 용이 오를 물
崖斑虎下山(애반호하산) 벼랑 얼룩져 범 내려올 산
踏龍跨虎去(답룡과호거) 용을 밟고서 범을 타고 가
斜日赤東巒(사일적동만) 기운 해 붉어 동쪽 봉우리
還覺齋(환각재) 각재로 돌아와-河沆10
春山待主人(춘산대주인) 봄에는 산이 임자 기다려
百里歸來晩(백리귀래만) 백 리의 길에 돌아옴 늦어
山鳥隔林啼(산조격림제) 산에 새 울어 수풀 너머서
不知時事亂(부지시사란) 몰라 때에 일 어지러워서
住鶴亭贈河性源(주학정증하성원) 주학정에서 하성원에게-河沆11
住鶴亭無鶴(주학정무학) 주학정 정자 학 머묾 없어
白雲空被被(백운공피피) 흰 구름 괜히 하늘을 덮어
故人送故人(고인송고인) 오랜 옛사람 오랜 이 보내
濺松無盡淚(천송무진루) 흩어 뿌린 솔 다 없는 눈물 흩뿌릴천
復題嚴惠寺(부제엄혜사) 엄혜사에서 다시 짓다-河沆12
寺黏蒼崖曲(사점창애곡) 절은 착 붙어 푸른 굽 벼랑 찰질점
塵寰隔一江(진환격일강) 티끌세상은 강 하나 너머
高吟巖上月(고음암상월) 높이도 읊어 바위 위에 달
天與我爲雙(천여아위쌍) 하늘 더불어 나와 짝이 돼
1539 嘉運 孤竹 崔慶昌(1539∼1583) 海州 孤竹遺稿 고죽 최경창 3
山齋 산의 집1
古郡無城郭 옛 고을에 없으니 둘러싼 성곽
山齋有樹林 산집에 있는 것은 나무에 수풀 재계할재
蕭條人吏散 쓸쓸히 사람벼슬 흩어져버려 벼슬아치리
隔水搗寒砧 물 건너 다듬이질 차가운 찧음 찧을도 다듬잇돌침
贈洪娘詩(증홍랑시) ※洪娘 : 함남홍원의 관기 고죽 최경창의 연인2
相看脈脈贈幽蘭(상간맥맥증유란) 서로 보아 잇달아 난초를 보내
此去天涯幾日還(차거천애기일환) 이 떠남 하늘 멀어 언제 돌아와
莫唱咸關舊時曲(막창함관구시곡) 부르진 마 함관령 옛날 노래를
至今雲雨暗靑山(지금운우암청산) 이제껏 운우의 정 청산은 몰라
翻方曲(번방곡) ※홍랑의 시조를 최경창이 한역3
折柳寄與千里人(절양유기여천리) 버들 꺾어 보내니 천리 길 임께
人爲試向庭前種(인위시향정전종) 해보고 바라소서 뜰 앞에 심어
須知一夜生新葉(수지일야생신엽) 어찌 알아 하루 밤 새 잎이 나면
憔悴愁眉是妾身(초췌수미시첩신) 시름에 여윈 얼굴 바로 첩의 몸
※홍랑이 고죽에게 보낸 시조
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님의 손에
자시는 창 밖에 심어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잎 곳 나거든 날인가 여기소서
1539 益之 蓀谷 李達(1539∼1618(1609)) 新平 蓀谷詩集 93
손곡 이달 허균의 스승
佛日庵(贈因雲釋) 불일암(증 인운석)
寺在白雲中 흰 구름 가운데에 절이 있는데
白雲僧不掃 스님은 흰 구름을 쓸지를 않아 쓸소
客來門始開 손이 오자 비로소 문이 열리네
萬壑松花老 온 골짜기 날리는 송홧가루에 골학
詠畫(영화) 그림을 읊어1
積雪滿山逕(적설만산경) 쌓인 눈에 가득한 산속 좁은 길
蕭蕭林葉飛(소소림엽비) 쓸쓸하게 숲에는 나뭇잎 날아
渠家在何處(거가재하처) 사는 집이 있을 터 어느 곳인지 도랑거
日暮擔樵歸(일모담초귀) 해 지니 나뭇짐에 돌아 오구나 멜담
詠畫2(영화2) 그림을 읊어2
卦着錦囊去(괘착금낭거) 걸어놓고 떠나네 비단 주머니 주머니낭
童子隨山翁(동자수산옹) 아이가 따라가네 산 속 늙은이
微涼起林葉(미량기림엽) 서늘함 조금 일어 숲에 나뭇잎
滿山風景中(만산풍경중) 산 가득한 바람 볕 풍경가운데
詠畫3(영화3) 그림을 읊어3
船頭下魚罾(선두하어증) 뱃머리에 내리니 물고기어망 어망증
舡尾櫓激石(강미로격석) 배꼬리 노를 저어 돌에 부딪혀 배강 노노
不知日早晩(부지일조만) 알지 못해 날이란 이르고 늦음
江煙沈翠壁(강연침취벽) 강 안개 자욱하여 푸른 절벽에
詠畫4(영화4) 그림을 읊어4
江樹濃陰合(강수농음합) 강가 나무 짙어져 그늘을 더해
騎驢江上行(기려강상행) 나귀 타고 강 따라 걸어올라가 나귀려
漁舟向何處(어주향하처) 고깃배 나아감은 어느 곳인지
日暮風浪生(일모풍랑생) 해는 져서 물결이 일렁이는데
詠畫5(영화5) 그림을 읊어5
新霜昨夜重(신상작야중) 새 서리 어젯밤에 많이도 내려
木落江水寒(목락강수한) 낙엽 지고 강물도 차가워졌네
舟人望秋色(주인망추색) 사공도 바라보네 가을의 빛깔
持楫下危灘(지즙하위탄) 노를 저어 내려와 거센 여울을 노즙 여울탄
詠畫6(영화6) 그림을 읊어6
雪壓茅簷竹(설압모첨죽) 눈에 눌린 초가집 처마 대나무 처마첨
人稀村逕微(인희촌경미) 사람 드문 마을에 시골길 숨어 소로경
定是詩人住(정시시인주) 반드시 시하는 이 살고 있으리
天寒不啓扉(천한불계비) 날씨 추워 못 열어 사립문 닫혀 문짝비
畫鶴(화학) 학을 그리다7
獨鶴望遙空(독학망요공) 외로운 학 바라봐 멀리 하늘을
夜寒拳一足(야한권일족) 밤이 추워 들었네 한쪽의 발을
西風苦竹䕺(서풍고죽총) 서쪽바람 괴로워 대나무 숲은
滿身秋露滴(만신추로적) 몸 가득 가을이슬 방울이 맺혀
送人(송인) 사람을 보내며8
五月櫻桃熟(오월앵도숙) 오월에는 앵두가 익어만 가고
千山蜀魄啼(천산촉백제) 모든 산에 두견새 울어도 댄다
送君空有淚(송군공유루) 그대 보내 멍하니 눈물이 흘러
芳草又萋萋(방초우처처) 꽃다운 풀은 곳곳 우거졌는데
別意(별의) 다른 뜻9
恨結丁香樹(한결정향수) 한이 서려 맺히니 정향의 나무
塵生翡翠裙(진생비취군) 티끌 속에 나오니 비취색 치마
願爲江上石(원위강상석) 바래어 되었으니 강 위에 돌로
日日望夫君(일일망부군) 날마다 바라느니 당신 그대를
錦江(금강) 금강10
一樹棠梨葉(일수당리엽) 한 그루 팥배나무 나무 이파리
風吹落滿庭(풍취낙만정) 바람 불어 떨어져 뜰에 가득해
明朝錦江水(명조금강수) 내일 아침 금강에 강물에서는
愁對暮山靑(수대모산청) 시름겨워 마주해 저문 푸른 산
楓岳晴雲(풍악청운) 금강산에 갠 구름11
蒼蒼谷口山(창창곡구산) 푸르고 푸른 골짝 산골짝마다
上有靑楓樹(상유청풍수) 올라보니 있으니 푸른 단풍 숲
有時起晴雲(유시기청운) 때가 있어 이느니 갠 하늘구름
忽作山頭雨(홀작산두우) 문득 지어 산머리 비를 뿌리네
平沙曉月(평사효월) 너른 모래 새벽달12
山月照溪沙(산월조계사) 산에 뜬달 비추어 개울의 모래
曙色明如素(서색명여소) 날 새는 빛 밝히니 흰 비단 같애
不復有人行(불부유인행) 다시없이 있으니 다니는 사람
獨有聯拳鷺(독유련권로) 오직 있는 외다리 해오라기만
尋伽倻山(심가야산) 가야산을 찾아서13
中天笙鶴下秋霄(중천생학하추소) 하늘서 신선 학이 내려온 가을
千載孤雲已寂寥(천재고운이적요) 천년을 외론구름 이미 고요해
明月洞門流水在(명월동문류수재) 달 밝은 고을어귀 흐르는 물에
不知何處武陵橋(부지하처무릉교) 알지 못해 어디가 무릉 다린지
病中(병중) 아픈 가운데14
花時人病閉門深(화시인병폐문심) 꽃피는 때 병으로 문 닫아 깊어
強折花枝對酒吟(강절화지대주음) 억지 꺾어 꽃가지 술에 시 읊어
惆悵流光夢中過(추창유광몽중과) 슬픔은 흐른 세월 꿈같이 지나
賞春無復少年心(상춘무부소년심) 봄 즐겨 다시없어 소년의 마음
平調四時詞1(평조사시사1) 평조사시사15
門巷淸明燕子來(문항청명연자래) 거리는 청명절로 제비 날아와
綠楊如霧掩樓臺(녹양여무엄누대) 푸른 버들 안개에 누대를 가려
同隨女伴鞦韆下(동수녀반추천하) 따르는 시녀 함께 그네아래서
更向花間鬪草廻(갱향화간투초회) 다시 향해 꽃 사이 풀싸움 했지
平調四時詞2(평조사시사2) 평조사시사16
五色絲針倦繡窠(오색사침권수과) 다섯 빛깔 실 바늘 수놓기 겨워
玉階新發石榴花(옥계신발석류화) 고운섬돌 새로 핀 석류꽃이라
銀牀氷簟無餘事(은상빙점무여사) 은 평상 찬 삿자리 다른 일 없어
盡日南園蛺蝶多(진일남원협접다) 하루 내 남쪽 동산 나비가 많아
平調四時詞3(평조사시사3) 평조사시사17
金井梧桐下玉䦨(금정오동하옥란) 우물가 오동나무 아래 옥난간
琵琶絃緊不堪彈(비파현긴불감탄) 비파줄 팽팽하여 못 견뎌 퉁겨
欲將寶鏡均新黛(욕장보경균신대) 거울보고 그리려 새로 눈썹을
捲上珠簾怯早寒(권상주렴겁조한) 구슬발 걷어 올려 이른 추위가
平調四時詞4(평조사시사4) 평조사시사18
錦幕圍香寶獸危(금막위향보수위) 비단 휘장 두른 향 향로는 높아
曉粧臨鏡澁臙脂(효장임경삽연지) 새벽 화장 거울 앞 연지가 굳어
繡籠鸚鵡嫌寒重(수롱앵무혐한중) 비단 조롱 앵무새 추위가 싫어
猶向簾間覓侍兒(유향렴간멱시아) 발 사이만 보면서 돌볼 이 찾아
挽南格庵(만남격암) 남격암의 만사19
鸞馭飄然弱水津(난어표연약수진) 난새 타고 표연히 약수나루를
君平簾下更何人(군평렴하갱하인) 엄군평 발을 내려 다시 누군가
床東弟子收遺草(상동제자수유초) 사위 제자 거두니 남겨진 원고
玉洞桃花萬樹春(옥동도화만수춘) 옥동에 복사꽃은 수만 그루 봄
祭塚謠 무덤제사 노래 무덤총 노래요20
白犬前行黃犬隨 하얀 개 앞서가니 누런 개 따라
野田草際塚纍纍 들밭에 풀 사이로 무덤은 얽혀 사이제 맬루
老翁祭罷田間道 늙은이 제사 마쳐 밭둑길 걸어 그칠파
日暮醉歸扶小兒 해지고 취한 걸음 아이 붙들어 도울부
芳林驛(방림역) 방림역-李達21
西陽下溪橋(서양하계교) 서녘 해 떨어지는 시내에 다리
落葉滿秋逕(낙엽만추경) 떨어진 잎 가득한 가을 좁은 길
蕭蕭客行孤(소소객행고) 쓸쓸히도 나그네 갈 길 외로워
馬渡寒溪影(마도한계영) 말로 건너 차가운 시내 그림자
舟上(주상) 배 위에서-李達22
前望峽中路(전망협중로) 앞을 바래 협곡 속 나있는 길을
回看江上樓(회간강상루) 돌아보니 강 위로 누각에 올라
纔分咫尺地(재분지척지) 겨우 알아 가까이 자리한 땅을
已似夢中遊(이사몽중유) 이미 마치 꿈길을 노닐고 있어
新店秋砧(신점추침) 신점추침-李達23
秋禾刈山田(추화예산전) 가을나락 벤다네 산골 밭에도
草店依雲巘(초점의운헌) 초가주막 붙어서 구름 봉우리 봉우리헌
翁姑事夜砧(옹고사야침) 할아비와 할미는 밤에 방아일 다듬잇돌침
月下聲近遠(월하성근원) 달 아래 나는 소리 가깝고 멀어
舞鶴暮嵐(무학모람) 춤추는 학의 저녁 산기운-李達24
似靄還非靄(사애환비애) 아지랑이 같더니 아지랑이 아니야
如煙不是煙(여연불시연) 연기인가 했는데 연기도 아니라네
每看山日夕(매간산일석) 볼 때마다 산에는 해는 져 저녁이면
空翠滿山前(공취만산전) 텅 비어 푸른 기운 가득해 산 앞으로
渡龍津(도룡진) 용 나루를 건너며-李達25
秋江水急下龍津(추강수급하룡진) 가을 강물 빨라서 용 나루 흘러
津吏停舟笑更嗔(진리정주소갱진) 나루사공 배 세워 웃다 성을 내
京洛旅游成底事(경낙여유성저사) 서울에를 가 놀아 무슨 일 이뤄
十年來往布衣人(십년래왕포의인) 십년을 오가면서 베옷 입고서
移家怨(이가원) 이사하는 원성-李達26
老翁負鼎林間去(노옹부정림간거) 할아비 솥을 지고 숲 사이 떠나
老婦携兒不得隨(노부휴아부득수) 할미는 애 이끌어 못 따라붙어
逢人却說移家苦(봉인각설이가고) 사람 만나 하는 말 집 옮겨 힘듦
六載從軍父子離(육재종군부자리) 여섯 해 군을 쫓아 부자간 헤져
效崔國輔體四時(효최국보체사시) 최국보체 사시를 본받아 李達27
曉色珊瑚薦(효색산호천) 새벽의 빛깔 산호 빛 자리
春寒翡翠簾(춘한비취렴) 봄날의 추위 비취빛 발에
歸來百花裏(귀래백화리) 돌아왔으니 온갖 꽃 속에
香露滿衣霑(향로만의점) 향기론 이슬 옷 가득 젖어
效崔國輔體四時2(효최국보체사시2) 최국보체 사시를 본받아-李達28
露濕薔薇架(노습장미가) 이슬로 촉촉 장미 울타리
香凝豈蔲花(향응기구화) 향기 어리어 어찌 두구 꽃 두구구
銀床夏日永(은상하일영) 은 평상에서 여름날 길어
金井索浮瓜(금정색부과) 금 우물에는 뜬 참외 찾아
效崔國輔體四時3(효최국보체사시3) 최국보체 사시를 본받아-李達29
玉階露氣寒(옥계로기한) 대궐 옥섬돌 이슬 찬 기운
金閣疏螢度(금각소형도) 궁전 금 전각 반딧불 다녀
靜夜闃無人(정야격무인) 고요한 밤에 사람이 없어 고요할격
梧桐滴淸露(오동적청로) 오동나무엔 말간 이슬져
次栗谷韻(차율곡운) 율곡의 운을 빌려-李達30
宿鷺下秋沙(숙로하추사) 잘 백로 내려 가을 모래밭
晩蟬鳴江樹(만선명강수) 늦 매미 울어 강가 나무에
歸舟白蘋風(귀주백빈풍) 돌아오는 배 흰 마름 바람
夢落西潭雨(몽락서담우) 꿈에 떨어져 서쪽 못에 비
戲題主人壁(희제주인벽) 놀리려 주인의 벽에 적다-李達31
秋月照洞房(추월조동방) 가을 달 비춰 신랑각시방 ※洞房華燭
秋虫啼近壁(추충제근벽) 갈 벌레 울어 벽이 가까워
神女下陽臺(신녀하양대) 신녀 내려와 볕 난 누대에 ※雲雨之情
行雲杳無跡(행운묘무적) 가는 구름은 자취도 없어
畫1(화1) 그림-李達32
何處鳴楖客(하처명즐객) 어디서 나나 박물장수는 빗즐
山陰載酒船(산음재주선) 산 뒤로 그늘 술 실은 배가
無人識賀老(무인식하로) 알 사람 없어 늙은이 달래
家在鏡湖邊(가재경호변) 집이 있으니 거울 호숫가
上柳西坰(상류서경) 류서경에게 올리며-李達33
遙空日下山(요공일하산) 멀리 하늘에 해는 산에 져
曠野沈沈樹(광야침침수) 휑한 들에는 침침한 나무
每在別離間(매재별리간) 언제나 있기 헤져 떨어져
令人嘆不遇(령인탄불우) 사람 탓하게 만나지 못해
題畫1-1(제화1-1) 그림에 제하며-李達34
翁婦相欣欣(옹부상흔흔) 늙은이 아내 서로 기뻐해
春來事耕作(춘래사경작) 봄 오니 일이 갈고 뿌리기
高車駟馬人(고거사마인) 높은 수레에 말 넷 끄는 이
誰識田家樂(수식전가락) 누가 알 텐가 농가 즐거움
題畫1-2(제화1-2) 그림에 제하며-李達35
采樵山澗中(채초산간중) 캐고 나무해 산골짝에서
息肩山邊石(식견산변석) 짐을 내려놔 산기슭 돌에
遙遙望家山(요요망가산) 아득히 바래 고향의 산을
不知山日夕(부지산일석) 알지를 못해 산에 해 짐을
逢金爾玉別(봉김이옥별) 김이옥을 만나 헤어지며-李達36
曲巷逶迤盡(곡항위이진) 굽은 골목길 구불구불해 구불구불갈위 비스듬할이
柴門古縣傍(시문고현방) 사립문 하나 오랜 고을 곁
相逢何草草(상봉하초초) 서로 만나니 어찌 뻣뻣해
話別已西陽(화별이서양) 떠난다 말에 이미 서쪽 볕
次韻2(차운2) 운을 빌어-李達37
處困常歡若(처곤상환약) 괴롬에 멎어 늘 기쁜 듯이
居貧每晏如(거빈매안여) 가난에 살아 늘 편한 듯이
東風寒食淚(동풍한식루) 봄바람에도 한식날 눈물
不覺滿衣裾(불각만의거) 미처 못 알아 옷자락 가득
贈人1-1(증인1-1) 사람에게 주며-李達38
倦客黃岡路(권객황강로) 지친 나그네 누런 언덕길
端陽負令辰(단양부령신) 바른 볕에서 좋은 날 가져
相逢草草別(상봉초초별) 서로 만나선 서둘러 헤져
俱是亂離人(구시란이인) 이 모두 난에 떠나는 사람 ※壬辰倭亂
贈人1-2(증인1-2) 사람에게 주며-李達39
遠靄鳥邊白(원애조변백) 멀리 안개에 새 곁은 희고 아지랑이애
遙岺雲外靑(요령운외청) 멀찍한 고개 구름 밖 푸름 재령
干戈國南徼(간과국남요) 싸움에 돌아 나라 남쪽엔 구할요 ※壬辰倭亂
欲語淚先零(욕어루선령) 말을 하자니 눈물 먼저 뚝
題畫帖(제화첩) 그림첩에 제하며-李達40
陰崖古驛存(음애고역존) 응달의 벼랑 옛 역이 있어
行人夜投宿(행인야투숙) 가는 나그네 밤에 묵어가
犬吠白雲中(견폐백운중) 개는 짖어대 흰 구름 속에
童子下山谷(동자하산곡) 아이 내려와 산에 골짜기
次尹恕中韻(차윤서중운) 윤서중의 운을 빌어-李達41
京洛旅遊客(경락려유객) 서울 다니며 노는 나그네
雲山何處家(운산하처가) 구름이 낀 산 집은 어디에
疏煙生竹逕(소연생죽경) 성글은 안개 대숲 길을 내
細雨落藤花(세우락등화) 가랑비 지니 등나무 꽃에
題金養松畫帖(제김양송화첩) 김양송의 그림첩에 제하며-李達42
一行兩行雁(일행량행안) 한 줄로 두 줄 기러기 날아
萬點千點山(만점천점산) 만점에 천점 산에 봉우리
三江七澤外(삼강칠택외) 세 줄기 강물 일곱 못 바깥
洞庭瀟湘間(동정소상간) 동정호에서 소상강 사이
鐥淵村燈(선연촌등) 선연 마을 불빛-李達43
喬木翳荊楱(교목예형주) 높다란 나무 가시를 가려
隔水村燈小(격수촌등소) 물 너머 마을 등불 작아져
秋機及催科(추기급최과) 가을 이르니 세금 닦달해
不知山月曉(부지산월효) 알지 못했네 산에 달 환해
蓮塘夜雨(연당야우) 연꽃 연못에 밤비가 내려-李達44
夜雨漲秋池(야우창추지) 밤비 불어나 가을 연못에
秋荷太多死(추하태다사) 가을날 연꽃 너무나 죽어
蕭蕭葉上聲(소소엽상성) 우수수 쓸쓸 잎 위에 소리
驚起䲶鴦睡(경기원앙수) 놀라 일어나 원앙 졸다가
南山冬柏(남산동백) 남산의 겨울 잣나무-李達45
雪裏披雲錦(설리피운금) 눈 속을 헤쳐 구름 비단을 나눌피
煙中傳艶粧(연중전염장) 안개 속 알려 곱게 꾸밈을 고울염
何如松柏樹(하여송백수) 어떠함인가 솔 잣나무가
獨立傲氷霜(독립오빙상) 홀로 서 뻐겨 서리 얼음에 ※傲霜孤節(菊花)
雙亭納涼(쌍정납량) 두 정자 시원함이-李達46
雙樹濃陰合(쌍수농음합) 두 그루 나무 짙은 그늘을
開襟納遠風(개금납원풍) 소매 걷으니 먼 바람 들여
誰知當曙客(수지당서객) 뉘 알아 마침 아침 나그네 새벽서
揮汗路岐中(휘한로기중) 땀 흘려 길에 갈림길에서 휘두를휘 땀한
暮浦歸帆(모포귀범) 저문 갯가에 돌아오는 배-李達47
浦口帆歸穩(포구범귀온) 갯가 어귀에 돛배 돌아와
江中水不波(강중수불파) 강물 가운데 물결 안 일어
須從安處泊(수종안처박) 꼭 좇아 배 대 안전한 곳에
山外夜風多(산외야풍다) 산에 바깥은 밤바람 꽤나
嘉林(가림) 아름다운 숲-李達48
山近夕陰重(산근석음중) 산이 가까워 밤 그늘 짙어
日西秋氣悲(일서추기비) 해는 서산에 가을날 슬퍼
明朝百濟路(명조백제로) 밝을 아침엔 백제 가는 길
回首是相思(회수시상사) 고개 돌려선 서로가 생각
登驛樓(등역루) 역루에 올라-李達49
一片秋天月(일편추천월) 한 조각 반달 가을 하늘 달
中宵生遠愁(중소생원수) 밤을 맞아서 나는 먼 시름
江南有孤客(강남유고객) 강남 땅 있어 외론 나그네
休照驛邊樓(휴조역변루) 비추진 마라 역 곁에 누각
江陵別李禮長之京(강릉별이예장지경) 강릉서 서울 가는 이예장를 보내며-李達50
桐花夜煙落(동화야연락) 오동 꽃 밤에 안개에 지고
海樹春雲空(해수춘운공) 바닷가 나무 봄 구름 비워
芳草一杯別(방초일배별) 꽃다운 풀에 술 한 잔 헤져
相逢京洛中(상봉경락중) 서로 만남은 서울서 하지
回舟(회주) 뱃머리 돌려-李達51
病鷺下秋沙(병로하추사) 병든 백로 내려와 가을 모래에
晩蟬鳴江樹(만선명강수) 철 늦은 매미 울어 강가 나무에
回舟白蘋風(회주백빈풍) 뱃머리를 돌리니 흰 마름 바람
夢落西潭雨(몽락서담우) 꿈에도 서쪽 연못 비가 내린다
題畫2-1(제화2-1) 그림에 제하여-李達52
古木葉已盡(고목엽이진) 오랜 나무에 잎은 이미 져
山村秋水空(산촌추수공) 산마을인데 가을 물 비어
艤船人獨宿(의선인독숙) 배 대고 사람 혼자서 묵어 배댈의
風浪夕陽中(풍랑석양중) 바람 물결은 저녁볕 속에
題畫2-2(제화2-2) 그림에 제하여-李達53
老樹梅花發(로수매화발) 늙은 나무는 매화꽃 피워
風鳴脩竹林(풍명수죽림) 바람은 울려 뻗은 대숲에
山人踏雪至(산인답설지) 산에 사는 이 눈 밟아 닿아
詩句自長吟(시구자장음) 시 구절 혼자 한참을 읊어
題畫2-3(제화2-3) 그림에 제하여-李達54
山洞春雲煖(산동춘운난) 산에 골짜기 봄 구름 따뜻
山闌春日遲(산란춘일지) 산으로 막혀 봄날은 더뎌 가로막을란
時傾竹下酌(시경죽하작) 때는 기울어 대 아래 한잔
同去看花枝(동거간화지) 함께 가자고 꽃가지 보러
題畫2-4(제화2-4) 그림에 제하여-李達55
騎驢渡橋去(기려도교거) 나귀 타고서 다리 건너가
葉落秋山空(엽락추산공) 잎 떨어지니 가을 산 휑해
不知日早晩(부지일조만) 알지 못해서 해 이름 늦음
煙嵐飛瀑中(연람비폭중) 안개 산 남기 폭포 속 날려
畫梅(화매) 매화나무를 그리다-李達56
擁腫古槎在(옹종고사재) 옹이 혹 박힌 오랜 가지에 부스럼종 나무벨사
寒香知是梅(한향지시매) 차가운 향기 매화라 알아
前宵霜雪裏(전소상설리) 지난 밤 내린 눈서리 속에
尙有一枝開(상유일지개) 오히려 남아 한 가지 피움
畫竹(화죽) 대나무를 그리다-李達57
脩竹半身折(수죽반신절) 길쭉 대나무 몸 반이 꺾여
疏枝生老根(소지생로근) 엉성한 가지 늙은 뿌리에
從前煙雨裏(종전연우리) 앞서 따라서 안개비 속에
幾箇長兒孫(기개장아손) 몇몇 대나무 자란 새끼들
感懷(감회) 감회-李達58
城闕參差甲第連(성궐참치갑제연) 성문 궁궐 들쭉날쭉 큰 집 줄지어
五侯歌管沸雲煙(오후가관비운연) 다섯 제후 노래 음악 구름 들끓어 끓을비
沛陵橋上騎驢客(패릉교상기려객) 파릉교 다리 위에 나귀 탄 길손 늪패
不獨襄陽孟浩然(불독양양맹호연) 아니 혼자 양양 땅 맹호연이랴
感懷2(감회2) 감회-李達59
好爵高官處處烽(호작고관처처봉) 좋은 벼슬 높은 자리 곳곳서 봉화
車如流水馬如龍(거여류수마여룡) 수레 같기 흐르는 물 말은 같기 용
長安陌上空回頭(장안맥상공회두) 서울거리 길 위에서 헛 머리 돌려
咫尺君門隔九重(지척군문격구중) 가까이에 그대 집 문 아홉 겹 너머
落花(낙화) 낙화-李達60
惆愴深紅更淺紅(추창심홍갱천홍) 짙은 붉음 슬퍼서 다시 옅어져
一時零落小庭中(일시영락소정중) 한 때에 떨어지니 작은 뜨락에
不如留著靑苔上(불여류저청태상) 머물러 붙지 못해 푸른 이끼 위
猶勝風吹西復東(유승풍취서부동) 바람 불어 낫구나 동쪽 서쪽을
悼亡(도망) 망자를 슬퍼함-李達61
羅幃香盡鏡生塵(라위향진경생진) 비단장막 향 다해 거울 먼지 나
門掩桃李寂寞春(문엄도리적막춘) 문 가린 복사 오얏 쓸쓸한 봄이
依舊小樓明月在(의구소루명월재) 예처럼 작은 누각 밝은 달뜨나
不知誰是掩簾人(부지수시엄렴인) 알지 못해 누군지 발에 가린 이
贈林龜城(증임귀성) 임귀성에게 드림-李達62
頻年作客衣還弊(빈년작객의환폐) 잦은 해 나그네 돼 옷은 다 헤져
數月離家帶有餘(수월리가대유여) 몇 달을 집을 떠나 허리띠 남아
誰憐范叔寒如此(수련범숙한여차) 뉘 돌봐 범숙이라 이처럼 추워
自笑蘇秦困不歸(자소소진곤불귀) 절로 웃어 소진이 못 돌아감을
拾穗謠(습수요) 이삭 줍는 노래-李達63
田間拾穗村童語(전간습수촌동어) 논에서 이삭 줍는 시골 아이 말
盡日東西不滿筐(진일동서불만광) 날 다해 여기저기 광주리 안 차
今歲刈禾人亦巧(금세예화인역교) 올해는 벼 베는 이 또한 알뜰해
盡收遺穗上官倉(진수유수상관창) 다 주워 남긴 이삭 고을에 바쳐
題畫3-1(제화3-1) 그림에 붙여-李達64
寒林煙暝鷺絲飛(한림연명로사비) 추운 숲 안개 어둑 해오라기 줄지어
江上漁家掩竹扉(강상어가엄죽비) 강 위에 어부네 집 닫혀있는 대 사립
斜日斷橋人去盡(사일단교인거진) 비낀 해 끊긴 다리 사람 떠남 다하고
亂山空翠滴霏微(란산공취적비미) 흩인 산 하늘 푸릇 빗방울 가만 내려
題畫3-2(제화3-2) 그림에 붙여-李達65
綠楊閉戶是誰家(녹양폐호시수가) 푸른 버들 닫힌 문 바로 누구 집
半出紅樓映斷霞(반출홍루영단하) 반쯤 나온 붉은 루 끊긴 놀 비춰
無賴流鶯啼盡日(무뢰류앵제진일) 온데 흘러 꾀꼬리 울어 날 다해
晩晴門巷落花多(만청문항락화다) 늦게 갠 문의 골목 진 꽃잎 많아
題畫3-3(제화3-3) 그림에 붙여-李達66
霜落天南雁呌群(상락천남안규군) 서리 내린 하늘남쪽 기러기 떼로 울고
荻花風起雪紛紛(적화풍기설분분) 갈대꽃에 바람 일어 눈은 펄펄 내린다
一行飛過瀟湘岸(일행비과소상안) 한 무리가 날아 지나 소상강에 언덕을
半落汀洲半入雲(반락정주반입운) 반은 내려 물가 섬에 반은 들어 구름에
題畫3-4(제화3-4) 그림에 붙여-李達67
寒林葉脫見禽棲(한림엽탈견금서) 추운 숲 잎 떨어져 새둥지 보여
度一溪橋又一溪(도일계교우일계) 건너니 시내다리 또 한 시내를
滿袖山風踏殘雪(만수산풍답잔설) 소매 가득 산바람 남은 눈 밟아
數竿斜日石峯西(수간사일석봉서) 몇 줄기 비낀 햇살 돌산 서쪽서 장대간
竹頭菴(죽두암) 죽두암-李達68
鏡浦湖邊人不行(경포호변인불행) 경포호 호수 가에 사람 안 다녀
江門橋上月初生(강문교상월초생) 강에 문 다리 위에 달이 떠올라
僧窓夜冷客無睡(승창야랭객무수) 절 방 창 밤 썰렁해 나그네 못 자
蘋末西風來雁聲(빈말서풍래안성) 개구리밥 끝 서풍 기러기 소리
山行關外作(산행관외작) 관외를 산행하면서 짓다-李達69
近水疏籬紅杏花(근수소리홍행화) 가까운 물 성긴 울 붉은 살구꽃
掩門垂柳兩三家(엄문수류량삼가) 닫힌 문 늘인 버들 두어 집 있어
溪橋處處連芳草(계교처처련방초) 시내다리 곳곳에 이은 꽃 풀이
山路無人日自斜(산로무인일자사) 산길엔 사람 없어 해 혼자 기웃
成佛庵(성불암) 성불암-李達70
西峯庵子近中天(서봉암자근중천) 서쪽 봉 암자 곁은 하늘 한복판
雲竇泠泠落遠泉(운두령령락원천) 구름 물길 차갑게 먼 샘에 떨쳐 구멍두
半夜懸燈客不寐(반야현등객불매) 한밤에 걸린 등불 나그네 못 자
老僧鳴磬禮金仙(로승명경례금선) 노스님 경쇠 울려 부처님 뵙네
江陵書事(강릉서사) 강릉서사-李達71
三月江陵花滿枝(삼월강릉화만지) 삼월에 강릉 땅은 꽃 가득 가지
折花還有去年悲(절화환유거년비) 꽃 꺾으니 생겨나 지난해 슬픔
傷心莫問東流水(상심막문동류수) 마음 다쳐 묻지 마 동쪽 흐를 물
日夜悠悠無歇時(일야유유무헐시) 낮밤을 멀리멀리 그칠 때 없어 쉴헐
撲棗謠(박조요) 대추 따는 노래-李達72
隣家小兒來撲棗(린가소아래박조) 이웃집 작은 아이 대추 털러와
老翁出門驅少兒(로옹출문구소아) 늙은이 문을 나와 아이 몰아내
小兒還向老翁道(소아환향로옹도) 아이들 되레 빤히 노인께 일러
不及明年棗熟時(불급명년조숙시) 아니 닿지 오는 해 대추 익을 때
附崔孤竹(부최고죽) 최고죽에게-李達73
碧落迢迢鸞路長(벽락초초란로장) 푸른 하늘 아득해 수레 길 멀어 멀초
天風吹送桂花香(천풍취송계화향) 하늘 바람 불어와 계수 꽃향기
玉簫歸去瑤壇上(옥소귀거요단상) 옥피리 돌아가니 신선 집 위로
羅襪寒深一寸霜(라말한심일촌상) 비단버선 찬 깊이 한 자 서리가 버선말
出塞曲1(출새곡1) 변방의 노래-李達74
虜中傳出左賢王(로중전출좌현왕) 적진 속 나옴 알려 좌현왕이라
塞馬如雲殺氣黃(새마여운살기황) 변방 말 구름같이 살기로 깔려
已近居延山下獵(이근거연산하렵) 이미 거연 가까워 산기슭 사냥
磧西煙火照天光(적서연화조천광) 모래 서쪽 연기 불 비춘 하늘빛 서덜적
出塞曲2(출새곡2) 변방의 노래-李達75
都尉分軍夜斫營(도위분군야작영) 도위는 군사 나눠 밤 진영 치고
漢家金鼓動邊城(한가금고동변성) 한나라 징과 북이 변방 성 울려
朝來更聽降胡說(조래갱청항호설) 아침 와 다시 들어 잡힌 호인 말
西下陰山有伏兵(서하음산유복병) 서쪽 아래 산그늘 복병 있다네
出塞曲3(출새곡3) 변방의 노래-李達76
寒塞年年不見春(한새년년불견춘) 추운 변방 해마다 봄은 아니 봬
朔河飛雪壓黃塵(삭하비설압황진) 북녘 강 날리는 눈 황사를 눌러
單于新寇雲中戍(선우신구운중수) 단칸의 새로 쳐듦 구름 속 지켜 ※單干
夜鑿城門召募頻(야착성문소모빈) 밤에 열어 성문을 불러옴 잦아 뚫을착
襄陽曲(양양곡) 양양곡-李達77
平湖日落大堤西(평호일락대제서) 너른 호수 해는 져 큰 둑의 서쪽
花下遊人醉欲迷(화하유인취욕미) 꽃 아래 노니는 이 취해 헤매려
更出敎坊南畔路(갱출교방남반로) 다시 나서 교방에 남쪽 두둑 길 동네방
家家門巷白銅鞮(가가문항백동제) 집집이 골목거리 백동 가죽신 가죽신제
刈麥謠(예맥요) 보리 베는 노래-李達78
田家少婦無夜食(전가소부무야식) 농삿집 젊은 아낙 밤참이 없어
雨中刈麥林中歸(우중예맥림중귀) 빗속에 보리 베고 숲속 돌아와
生薪帶濕煙不起(생신대습연불기) 생 땔감 두루 축축 연기 안 일어
入門兒女啼牽衣(입문아녀제견의) 문에 드니 아이들 울어 매달려
錦衣曲(금의곡) 금의곡-李達79
鴛鴦機上紫花錦(원앙기상자화금) 원앙새 베틀 올려 보라 꽃 비단
剪下金刀作舞衣(전하금도작무의) 잘라내려 가위로 춤옷을 지어
更向春風歌扇底(갱향춘풍가선저) 다시 보며 봄바람 부채 밑 노래
却愁身化彩雲飛(각수신화채운비) 시름 물린 몸 되어 빛 구름 날아
拜新月(배신월) 초승달에 절하며-李達80
深閨女兒年十五(심규녀아년십오) 깊은 규방 여자애 나이 열다섯
拜月堂前人不知(배월당전인부지) 달에 절 방 앞에서 남들은 몰라
風吹羅帶默無語(풍취라대묵무어) 바람 불어 띈 비단 가만 말없이
下階手折庭花枝(하계수절정화지) 섬돌 내려 꺾으니 뜰에 꽃가지
長信宮四時詞1(장신궁사시사1) 장신궁 사시사-李達81
別院無人楊柳齊(별원무인양류제) 집 따로 사람 없어 버들 가지런
早衙初散戟門西(조아초산극문서) 이른 아침 첫 흩임 극문의 서쪽 마을아 창극
畫梁東角雙飛燕(화량동각쌍비연) 그림 들보 동쪽 끝 제비 짝 날아
依舊春風覓故棲(의구춘풍멱고서) 옛날처럼 봄바람 옛 둥지 찾아
長信宮四時詞2(장신궁사시사2) 장신궁 사시사-李達82
龍輿新幸建章宮(용여신행건장궁) 임금수레 새로 가 건장궁으로
十部笙歌後苑中(십부생가후원중) 십부의 생황소리 후원 가운데
深院綠苔人不見(심원록태인불견) 깊은 집 푸른 이끼 사람은 안 봬
石榴花映曲闌東(석류화영곡란동) 석류꽃이 비치는 굽 난간 동쪽
長信宮四時詞3(장신궁사시사3) 장신궁 사시사-李達83
玉蟲銷盡暗缸花(옥충소진암항화) 옥 벌레 다 사라져 어둔 그릇 꽃
六曲金屛倚彩霞(육곡금병의채하) 여섯 쪽 금빛 병풍 기댄 빛 노을
一夜西宮風雨急(일야서궁풍우급) 밤 하나 서쪽 궁궐 비바람 몹시
滿庭紅葉曉來多(만정홍엽효래다) 뜰 가득 붉은 잎이 새벽 와 한껏
長信宮四時詞4(장신궁사시사4) 장신궁 사시사-李達84
苑樹寒鴉凍不飛(원수한아동불비) 동산 숲 찬 까마귀 얼어 못 날아
玉爐添炷篆煙霏(옥로첨주전연비) 옥 향로 향을 보태 긴 연기 모락 심지주 전자전
君王早御通明殿(군왕조어통명전) 임금은 일찍 나서 통명전으로 ※昌慶宮의 正殿
宮女催呼進尙衣(궁녀최호진상의) 궁녀들 불러 닦달 내시 나아가
靈谷尋春(영곡심춘) 영곡에서 봄을 찾아-李達85
東峯雲氣沈翠微(동봉운기침취미) 동쪽 봉 구름기운 푸름에 빠져
澗道竹杖尋芳菲(간도죽장심방비) 골짝 길 대 지팡이 꽃향기 찾아 엷을비
深林幾處早花發(심림기처조화발) 깊은 숲 몇몇 곳에 이른 꽃 피어
時有山蜂來撲衣(시유산峰래박의) 때있어 산봉우리 와서 옷 헤쳐 칠박
三日浦(삼일포) 삼일포 ※강원도 고성군 삼일포리-李達86
平湖解纜忽中流(평호해람홀중류) 너른 호수 닻 들어 갑자기 흘러 닻줄람
一水縈回白鷺洲(일수영회백로주) 한줄 물 얽혀 돌아 백로 모래섬 얽힐영
三十六峯九十曲(삼십륙봉구십곡) 서른여섯 봉우리 아흔 물굽이
不知何處四仙遊(부지하처사선유) 알지 못해 어딘지 네 신선 놀이
※四仙 : 永郞 述郞 安祥 南郞
鍾城道中(종성도중) 종성 가는 길에-李達87
玉門關外雪漫山(옥문관외설만산) 옥문관 관문 밖은 눈 날리는 산
月照沙河亂磧間(월조사하란적간) 달 비친 모래강물 어지런 여울
何處悲歌鳴遠戍(하처비가명원수) 어딘가 슬픈 노래 먼 진영 울려
夜深遊騎射鵰還(야심유기사조환) 밤 깊이 말 타고가 수리 잡아와 수리조
磨天嶺(마천령) 마천령-李達88
四十之年鬢若絲(사십지년빈약사) 마흔 되는 나이에 귀밑털 실로
向人羞道是男兒(향인수도시남아) 남에겐 부끄런 말 바로 사내라
何時掛劍天山木(하시괘검천산목) 어느 때 칼 매달아 천산에 나무
虜酒千鍾飮月支(노주천종음월지) 호인의 술 천 사발 월지를 마셔
題甓寺(제벽사) 제벽사-李達89
驪江三月孤舟還(여강삼월고주환) 여강에 삼월 달에 외론 배돌려
家在西潭雲水間(가재서담운수간) 집 있는 서쪽 못은 구름 물 사이
煙生蘋渚鳥投樹(연생빈저조투수) 안개 핀 물풀물가 새 깃든 나무
花發石臺僧掩關(화발석대승엄관) 꽃이 핀 돌 돈대에 스님 문 닫아
宿洞宮(숙동궁) 동궁에서 묵으며-李達90
風泉響落秋山空(풍천향락추산공) 바람 샘 울림 떨침 가을 산 비어
石門月出疏鍾後(석문월출소종후) 돌문에 달 떠올라 성긴 종 뒤로
道人讀罷黃庭經(도인독파황정경) 도 닦는 이 다 읽어 황정경 경전 ※魏晉 道敎經典
夜掃天壇拜北斗(야소천단배북두) 밤에 쓸어 하늘 단 북두에 절을
西江漫興(서강만흥) 서강에서 흥 일어-李達91
江橋酒幔晩風斜(강교주만만풍사) 강다리 주막 깃발 저녁 바람에 막만
一樹映籬紅杏花(일수영리홍행화) 한 나무 울에 비친 붉은 살구꽃
昨夜西潭菱子熟(작야서담릉자숙) 어젯밤 서쪽 못에 마름이 익어 마름릉
女郞時唱浪淘沙(여랑시창랑도사) 아가씨 때론 불러 낭도사 노래 일도
采蓮曲(채련곡) 채련곡-李達92
蓮葉參差蓮子多(연엽참치련자다) 연잎이 들쭉날쭉 연밥은 많아
蓮花相間女郞歌(연화상간녀랑가) 연꽃에 서로사이 아가씨 노래
來時約伴橫塘口(내시약반횡당구) 올 때를 맺은 짝은 못 어귀 질러 못당
辛苦移舟逆上波(신고이주역상파) 힘들여 배를 옮겨 물결 거슬러
送別柳摠戎(송별류총융) 류총융을 보내며-李達93
金河氷合雪糢糊(금하빙합설모호) 은하수 매화 보태 눈으로 흐릿 ※氷魂: 매화
元帥巡邊備不虞(원수순변비불우) 원수는 변방 돌며 갖춰 안 걱정
何處胡笳鳴月裏(하처호가명월리) 어딘지 호인피리 달빛 속 울려
北風吹送小單于(북풍취송소선우) 북풍을 불려 보내 작은 호 왕이
紅蓮幕裏從遊客(홍련막리종유객) 붉은 연꽃 휘장 속 유객을 따라
白髮愁中何處家(백발수중하처가) 흰머리 시름 싸여 어느 곳 집에
杖劍轅門相送後(장검원문상송후) 칼 짚고 군문에서 서로 보낸 뒤 끌채원
獨歸山雪曉寒多(독귀산설효한다) 홀로오니 산에 눈 새벽 추위가
1539 汝受 鵝溪 綜南睡翁 李山海(1539∼1609)文忠 韓山 鵝溪遺稿 8
아계 이산해 목은 이색의 7대손 이지함의 조카 文章八家
栗(율) 밤-李山海1
一服生三子(일복생삼자) 한 배에 낳아 셋의 자식을
中者兩面平(중자량면평) 가운데 녀석 양면이 반반
秋來先後落(추래선후락) 가을 오면서 앞뒤 떨어져
難弟又難兄(난제우난형) 아우라 못해 형이라 못해
詠昭君1(영소군1) 소군을 노래하다-李山海2
三千粉黛鎖金門(삼천분대쇄금문) 삼천의 꾸민 궁녀 쇠문에 갇혀 눈썹먹대
咫尺無由拜至尊(지척무유배지존) 가까워 까닭 없어 임금을 뵙기
不是當年投異城(불시당년투이성) 아니 그리 그해에 낯선 땅 보냄
漢宮誰識有昭君(한궁수식유소군) 한 궁궐에 뉘 알까 소군 있음을
詠昭君2(영소군2) 소군을 노래하다-李山海3
世間恩愛元無定(세간은애원무정) 세상에 베풂 아낌 원래 안 놓여
未必氈城是異鄕(미필전성시이향) 꼭 아니 깔개 깐 성 낯선 땅이랴
何似深宮伴孤月(하사심궁반고월) 어찌해 깊은 궁궐 외론 달 짝해
一生難得近君王(일생난득근군왕) 한 삶에 어려워라 임금 가까이
卽事(즉사) 바로지어-李山海4
晩潮初長沒汀洲(만조초장몰정주) 저녁밀물 첫 밀림 모래섬 잠겨 물가정
島嶼微茫霧未收(도서미망무미수) 섬 섬들 작아 아득 안개 안 걷혀
白雨滿船歸棹急(백우만선귀도급) 하얗게 비 배 가득 노 젓기 바빠
數村門掩豆花秋(수촌문엄두화추) 몇몇 마을 문 닫혀 콩노굿 가을 콩꽃
暮山(모산) 저녁 산-李山海5
海天風定日沈霞(해천풍정일침하) 바다하늘 바람 자 해 빠져 노을
蒲葦洲邊夕露多(포위주변석로다) 부들갈대 섬 물가 밤이슬 많아
瘦馬倒鞭沙路逈(수마도편사로형) 여윈 말 채찍 갈겨 모랫길 멀어
夜深明月宿漁家(야심명월숙어가) 밤 깊어 밝은 달에 어촌 집 묵어
此翁(차옹) 이 늙은이-李山海6
花開日與野僧期(화개일여야승기) 꽃 피니 날 더불어 스님과 만나
花落經旬掩竹扉(화락경순엄죽비) 꽃 지니 열흘 지나 대사립 닫아
共說此翁眞可笑(공설차옹진가소) 모두 말 이 늙은이 참 우스워라
一年憂樂在花枝(일년우락재화지) 한 해의 걱정 즐김 꽃가지 달려
壯士怨(장사원) 장사의 원한-李山海7
嶺表有奇士(영표유기사) 영남서 나온 뛰어난 장사
壯勇百夫特(장용백부특) 씩씩함 날램 온 사내 돋봬
一朝海寇來(일조해구래) 어느 날 아침 왜적이 와도
安閑猶自若(안한유자약) 어찌 느긋해 외려 절론지
荊□不下機(형□불하기) 아내는 베틀 안 내려
老母在床席(노모재상석) 노모는 있어 잠자리 자리
出門但唾手(출문단타수) 문 나서 다만 손에 침 뱉어 침타
挺身恣馳突(정신자치돌) 몸 빼 마음껏 달려 무찔러 뺄정
一箭射巨酋(일전사거추) 살 하나 쏘아 우두머리 쳐 화살전
群醜自奔逐(군추자분축) 뭇 졸개 절로 내쫓겨 달려
公輸奪賊貨(공수탈적화) 관가로 보내 뺏은 적 재물
袖有斬賊馘(수유참적괵) 소매에 넣어 벤 적의 낯짝 벨괵
官長本無厭(관장본무염) 고을 원 본디 물림이 없어
所欲非貨足(소욕비화족) 바라는 바엔 재화 안 넉넉
居然逢彼怒(거연봉피노) 머물다 만나 저런 노여움
縛虎何太急(박호하태급) 묶인 호랑이 어찌 서둘러 묶을박
朝家重爪牙(조가중조아) 조정에서야 장수 무게 둬 손톱조 어금니아
胡爲輕殺戮(호위경살륙) 어찌하여서 가벼이 죽여 죽일륙
古來固如此(고래고여차) 예로부터 참 이와 같으니
含寃非爾獨(함원비이독) 원통함 품어 그대만 아냐
路傍寃(노방원) 길가의 원통함-李山海8
三人死路傍(삼인사로방) 세 사람 죽어 길에 곁에서
皆是流離子(개시류리자) 다들 이러니 흘러 떠돈 이
一爲烏鳶食(일위오연식) 하나는 되어 까막솔개 밥
過者不忍視(과자불인시) 지나는 사람 차마 못 보고
一爲肌民斫(일위기민작) 하나는 되니 주린 이 살 베 벨작
白骨無餘肉(백골무여육) 하얗게 뼈만 남은 살 없어
一爲凶賊頭(일위흉적두) 하나는 된 게 모진 놈 머리
函去賭黃甲(함거도황갑) 상자 넣어가 걸린 돈 꽤나
一死等是寃(일사등시원) 한번 죽음에 같기 원통함
淺深猶有異(천심유유이) 얕고 깊음은 어째 다른지
人鳥尙可活(인조상가활) 사람과 새를 오히려 살려
何如作凶醜(하여작흉추) 어찌 만들어 사나운 꼴을
1539 立之 簡易 崔岦(1539∼1612) 通川 簡易集 간이 최립 1
南江夜泛 남강에서 밤에 배를 띄우고 뜰범
自余來晉州 나로서 진주에를 오고 난 다음
移月始登舟 달 바뀌어 비로소 배에 오르네
適是新年飮 때맞춰 새해맞이 술 한잔 하니
渾歟少日遊 취하여 어린 시절 놀던 생각이 어조사여
笙歌依別渚 생황 불어 노래해 헤어진 물가 생황생 물가저
燈燭見高樓 촛불 등을 보느니 높은 누에서 촛불촉
合有神仙在 보태자면 자리해 신선과 같아
它人向我來 다른 사람 날 보러 오는 것이라 다를타
1540 肅夫 東岡 金宇顒(1540∼1601)文貞 義城 東岡集 동강 김우옹 2
與鄭仁弘絶交 정인홍과 절교하며 주다 ※來庵 鄭仁弘(1535∼1623)1
山人不可見 산에서 사는 사람 볼 수 없으니
山路黑如漆 산에 길 어둡기가 칠흑 같아서 옻칠
何以贈夫君 어쩌나 그대에게 보낼 것이란 보낼증
巖頭一片月 바위에 꼭대기에 한 조각달뿐 바위암 조각편
동강 김우옹 曺植의 문인2
與鄭仁弘絶交(여정인홍절교) 정인홍과 절교하며-金宇顒
山人不可見(산인불가견) 산에 사는 이 볼 수가 없어
山路黑如漆(산로흑여칠) 산에 산길이 어둡기 칠흑
何以贈夫君(하이증부군) 무얼 주겠소 어찌 그대께
巖頭一片月(암두일편월) 바위 머리엔 한 조각 달이
1540 季鷹 雲谷 宋翰弼(?∼?) 礪山 운곡 송한필 송익필의 동생 1
偶吟 우연히 읊다
花開昨夜雨 어제 밤 내린 비에 꽃이 피더니
花落今朝風 오늘아침 바람에 꽃이 지누나
可憐一春事 불쌍하다 할 건가 봄에 있는 일 불쌍히여길련
往來風雨中 왔다가 가버리니 비바람 속에
1541 興道 艮翁 洪可臣(1541~1615)文莊 南陽 간옹 홍가신 2
詠竹 영죽 대나무를 읊어 洪可臣(1541~1615)1
手種南墻竹 수종남장죽 손수 심으니 앞 담 대나무 담에 심은 대
今成數百竿 금성수백간 이젠 이루어 몇 백 줄기를 이젠 몇 백 돼
婆娑月庭影 파사월정영 사뭇 흔들려 달빛 그림자 달 뜰 일렁대
留待主人還 유대주인환 머뭇 기다려 임자 오기를 임자 맞이돼
江村暮景 강촌모경 강마을 저묾 볕 洪可臣(1541~1615)2
江樹遠芊芊 강수원천천 강가에 나무 멀리 우거져 강 숲 우거져
江村生暮煙 강촌생모연 강마을 피어 저녁 안개가 강마을 안개
漁人獨罷釣 어인독파조 고기 잡는 이 혼자 일 마쳐 어부 일 마쳐
明月滿空船 명월만공선 밝은 달 가득 휑한 배 안에 배 가득 달빛
1542 而見 西厓 柳成龍(1542∼1607)文忠 豐山 懲毖錄 서애 유성룡 15
齋居有懷 집에 머물며 품은 뜻을1
細雨孤村暮 가랑비 외론 마을 날이 저물고
寒江落木秋 추운 강 낙엽나무 가을이 되어
壁重嵐翠積 벽 두꺼워 산기운 푸름이 쌓여 남기람
天遠雁聲流 하늘 멀리 기러기 소리 흐른다
學道無全力 배움 길에 힘 다해 배우지 않아
臨岐有晩愁 갈림길에 서서야 늦은 시름이 갈림길기
都將經濟業 모두들 하려하는 경세제민을
歸臥水雲陬 돌아와 누웠으니 물구름 한쪽 모퉁이추
江上送客(강상송객) 강 위에 손님 보내며-柳成龍2
沙邊楊柳繫行舟(사변양류계행주) 모랫가 버드나무 놀잇배 매여
日暮烟波漲緣洲(일모연파창연주) 날 저물어 물안개 섬 따라 자욱
無限客愁消不得(무한객수소부득) 끝없는 길손 시름 삭일 수 없어
更携尊酒上高樓(갱휴존주상고루) 다시 잡은 술잔 술 높은 루 올라
春日思家(춘일사가) 봄날에 집 생각이-柳成龍3
楚雲秦樹兩依依(초운진수량의의) 초땅 구름 진땅 숲 둘이 아물대
夢裏還家覺後非(몽리환가각후비) 꿈속에 돌아온 집 깨보니 아냐
湖水春來深幾尺(호수춘래심기척) 호수 물에 봄이 와 깊이 몇 잔가
棠花飄盡白鷗飛(당화표진백구비) 해당화 다 나부껴 갈매기 날아
贈僧(증승) 스님에게 주며-柳成龍4
此身猶復寄淵氷(차신유복기연빙) 이내 몸 외려 돌려 못에 얼음에
萬事元來不足憑(만사원래부족빙) 모든 일 원래부터 기댐 못 넉넉
病裏安心惟習靜(병리안심유습정) 앓다가 마음 편히 고요를 익혀
試將禪定較山僧(시장선정교산승) 해보려는 선에 듦 산 스님 견줘
秋思1(추사1) 가을생각-柳成龍5
端居意不適(단거의부적) 반듯이 살아 뜻 맞지 않아
遠思在關河(원사재관하) 멀리 생각은 먼 강에 있어
風雨夜來集(풍우야래집) 바람에 비는 밤에 불어와
滿庭黃葉多(만정황엽다) 뜰에 가득히 누런 잎 굴러
懷人旣輾轉(회인기전전) 품어온 사람 몸을 뒤척여 ※輾轉反側 輾轉不寐
況復抱沈痾(황부포침아) 하물며 다시 묵힌 병 안아 숙병아
百慮坐纏繞(백려좌전요) 온갖 걱정에 앉아 얽어 싸 얽힐전
心事日蹉跎(심사일차타) 마음에 일은 날로 어긋나 넘어질차 헛디딜타
寓興(우흥) 흥에 겨워-柳成龍6
靜思憐虛寂(정사련허적) 가만 생각해 비어 고요함
間身愛翠微(간신애취미) 세상에 몸 둬 푸른 산 아껴
霧深玄豹隱(무심현표은) 안개 짙어서 흑표범 숨겨
江晩白鷗稀(강만백구희) 강은 저물어 백구 드물어
散月千峯皓(산월천봉호) 흩뿌린 달빛 천의 봉 희고
驚霜萬葉飛(경상만엽비) 서리에 놀라 만의 잎 날려
鐘聲如有省(종성여유성) 종소리 마치 돌아 살피듯
三十六年非(삼십륙년비) 서른여섯 해 아니라하랴
陶山(도산) 도산-柳成龍7
忽忽流年瀉(홀홀류년사) 설렁설렁 해 쏟아져 흘러
悠悠舊迹虛(유유구적허) 아물아물 옛 자취는 비어
人文今寂寞(인문금적막) 사람 삶의 글 이제 쓸쓸해
天意竟何如(천의경하여) 하늘의 뜻은 끝내 어찌해
落日江波動(락일강파동) 지는 해 따라 강 물결 넘실
荒原古木疏(황원고목소) 거친 벌판엔 오랜 나무 몇
悲凉千古恨(비량천고한) 슬퍼 썰렁해 천년 옛 한을
俛仰秖成歔(면앙지성허) 숙여 올려 봐 흐느낌만이 마침지 흐느낄허
齋居有懷(재거유회) 집에 머물며-柳成龍8
細雨孤村暮(세우고촌모) 가랑비 외론 마을 날이 저물고
寒江落木秋(한강락목추) 추운 강 낙엽나무 가을이 되어
壁重嵐翠積(벽중람취적) 벽 두꺼워 산기운 푸름이 쌓여
天遠雁聲流(천원안성류) 하늘 멀리 기러기 소리 흐른다
學道無全力(학도무전력) 배움 길에 힘 다해 배우지 않아
臨岐有晩愁(임기유만수) 갈림길에 서서야 늦은 시름이
都將經濟業(도장경제업) 모두들 하려하는 경세제민을
歸臥水雲陬(귀와수운추) 돌아와 누웠으니 물구름 한쪽 모퉁이추
過彈琴臺有感(과탄금대유감) 탄금대를 지나며-柳成龍9
上流形勝此中探(상류형승차중탐) 윗 흐름 모습 빼남 이에서 찾아
山擁金城水繞藍(산옹금성수요람) 산에 안긴 쇠의 성 쪽빛 두른 물
興廢有時雙淚眼(흥폐유시쌍루안) 일어 그침 때있어 두 줄 눈물 눈
關津無賴一茅庵(관진무뢰일모암) 관문나루 힘없이 한 띳집 암자
還憐銳卒空輸萬(환련예졸공수만) 되레 불쌍 날랜 이 헛 보낸 만 명
坐使䧺都盡失三(좌사웅도진실삼) 앉아 시켜 큰 도읍 몽땅 잃은 셋
廊廟數年無寸效(랑묘수년무촌효) 행랑묘당 몇 해를 해논 게 없어
倚風料理只心慚(의풍료리지심참) 바람맞아 다스려 맘만 부끄러
豐山途中(풍산도중) 풍산 가는 길에-柳成龍10
花山東畔一回頭(화산동반일회두) 꽃의 산 동쪽두둑 한 번 돌아봐
雲日蒼茫樹木幽(운일창망수목유) 구름 낀 날 아득해 나무 그윽해
蔓草已能工結恨(만초이능공결한) 덩굴 풀 이미 되어 잘도 맺힌 한
澄江那得解消愁(징강나득해소수) 맑은 강 어찌 얻어 시름 없앨까
人間得喪元無定(인간득상원무정) 세상에 얻고 잃음 워낙 안 놓여
宇內形骸正若浮(우내형해정약부) 누리 안에 몸 이뤄 정말 떠돌듯
千古至人留一法(천고지인류일법) 오랜 옛 다다른 이 법 하나 남겨
只將身世倚虛舟(지장신세의허주) 다만 앞에 몸 두려 빈 배에 기대
婆娑城(파사성) 파사성-柳成龍11
婆娑城上草芊芊(파사성상초천천) 파사성 성 위에는 풀이 우거져 풀무성할천
婆娑城下水縈廻(파사성하수영회) 파사성 성 아래로 물 굽어 돌아
春風日日吹不斷(춘풍일일취불단) 봄바람은 날마다 불어 안 끊겨
落紅無數飛城隈(락홍무수비성외) 지는 붉음 수 없이 날린 성 굽이
道人神眼覷天奧(도인신안처천오) 도인의 신통한 눈 하늘 뜻 엿봐 엿볼처
一夜昆明生刦灰(일야곤명생劫회) 하룻밤 자손 밝아 세월 재 낳아
金剛百萬奉指揮(금강백만봉지휘) 금강역사 백만이 받들어 떨쳐
尺劍長嘯臨江臺(척검장소림강대) 짧은 칼 긴 휘파람 강 누대 앞에
宿淸風寒碧樓(숙청풍한벽루) 청풍 한벽루에 묵으며-柳成龍12
落月微微下遠村(락월미미하원촌) 지는 달 희끗희끗 먼 마을 내려
寒鴉飛盡秋江碧(한아비진추강벽) 찬 까마귀 다 날아 가을 강 파래
樓中宿客不成眠(루중숙객불성면) 누각에 묵은 길손 잠을 못 이뤄
一夜霜風聞落木(일야상풍문락목) 밤 하나 서리바람 지는 잎 들려
二年飄泊干戈際(이년표박간과제) 두 해를 떠돌아대 난리 난 사이
萬計悠悠頭雪白(만계유유두설백) 모든 꾀 아득하여 센머리 흰 눈
衰淚無端數行下(쇠루무단수행하) 찬 눈물 까닭 없이 몇 줄기 흘려
起向危欄瞻北極(기향위란첨북극) 일어나 아슬 난간 북녘 끝 바래
題西樓二首1(제서루이수1) 서루에 제하며-柳成龍13
貧賤人所厭(빈천인소염) 가난 깔보임 사람 싫은바
富貴人所求(부귀인소구) 가멸음 높임 다들 찾는바
悲歡與得喪(비환여득상) 슬픔과 기쁨 얻음과 잃음
擾擾不知休(요요부지휴) 어지럽혀서 그칠 줄 몰라
人生在世間(인생재세간) 사람 삶 살이 세상 사이에
大海一浮漚(대해일부구) 커다란 바다 뜬 거품 하나 담글구
百年能幾何(백년능기하) 백 년이라야 얼마나 되랴
萬事眞悠悠(만사진유유) 모든 일 참말 아득아득해
居然了塵妄(거연료진망) 가만히 살아 티 속됨 깨쳐
一笑倚西樓(일소의서루) 한 번 웃으니 서루 기대어
題西樓二首2(제서루이수2) 서루에 제하며-柳成龍14
西樓雖一間(서루수일간) 서루야 비록 한 칸이나마
亦足容吾膝(역족용오슬) 또한 넉넉해 내 무릎 놓기
上有一爐香(상유일로향) 위에는 놓여 향로가 하나
殘書數三帙(잔서수삼질) 남겨진 책이 두서너 묶음
平呑遠山影(평탄원산영) 널리 삼키니 먼 산 그림자
俯挹澄江色(부읍징강색) 굽어서 뜨니 맑은 강 빛깔
主人信貧窶(주인신빈구) 임자 참으로 가난하다며 가난할구
三旬九遇食(삼순구우식) 한 달 서른 날 아홉 끼 만나
獨愛北牕下(독애북창하) 홀로 아끼니 북녘 창 아래
淸風滿枕席(청풍만침석) 맑은 바람이 잠자리 가득
記夢(기몽) 꿈을 적다-柳成龍15
我生在今世(아생재금세) 나는 살아서 이 세상 있어
尙友在前昔(상우재전석) 높여 사귈 벗 앞에 옛날에
永懷千載人(영회천재인) 오래 품으니 천년의 사람
世遠不可覿(세원불가적) 세상 멀어서 볼 수가 없어 볼적
時來讀遺編(시래독유편) 때론 내려와 남긴 글 읽어
往往見心曲(왕왕견심곡) 이따금 봐와 마음 구비 쳐
玉盤薦明珠(옥반천명주) 옥쟁반 받쳐 맑은 구슬이
淵氷映新月(연빙영신월) 못에 얼음에 비친 초승달
讀罷三歎息(독파삼탄식) 읽기 마치며 세 번 한숨져
夜就東軒宿(야취동헌숙) 밤이 이르러 동헌에서 자
忽夢二三子(홀몽이삼자) 얼핏 꿈에서 두어 분이서
頎然入我室(기연입아실) 어엿이 들어 우리 집으로 헌걸찰기
顧我色敷腴(고아색부유) 날 돌아다봐 낯빛 환히 펴 펼부 아랫배살질유
一笑情脈脈(일소정맥맥) 한번 웃으니 정겨움 이어
定非平生親(정비평생친) 놓여 짐 아니 가까이 삶은
想像猶面目(상상유면목) 미뤄 생각해 외려 본 얼굴
覺坐獨沈吟(각좌독침음) 꿈 깨 일어나 혼자 읊으니
曉窓風雨急(효창풍우급) 새벽 창가엔 비바람 몹시
1542 習之 楓崖 安敏學(1542∼1601)文靖 廣州 楓崖集 풍애 안민학 11
期不至 이르지 않음을 기다리며1
莞城雨初歇 완성에 비 내림이 비로소 그쳐 왕골완 쉴헐
落山淡秋山 저문 산은 말갛게 가을의 산이 묽을담
佳期隔江浦 좋은 만남 떼놓는 강가의 포구 사이뜰격
望望水雲間 바라며 바라보는 물 구름 사이
贈友人(증우인) 벗에게-安敏學2
織作鴛鴦錦(직작원앙금) 짜서 지으니 원앙 비단이
裁爲鴛鴦衾(재위원앙금) 마름질 하니 원앙 이불로
空床秋夜永(공상추야영) 빈방 잠자리 가을밤 길어
何處是知音(하처시지음) 어디에 있나 알아줄 이는
送友之江南1(송우지강남1) 강남 가는 벗을 보내며-安敏學3
澤蘭新綠遍(택란신록편) 못에 난초에 새 푸름 두루
江杜晩香霏(강두만향비) 강 팥배나무 늦은 향 자욱
採贈江南客(채증강남객) 캐서 보내지 강남 나그네
悠悠多小思(유유다소사) 멀어 아득해 얼마간 생각
夜坐書懷1(야좌서회1) 밤에 앉아 회포를 적다-安敏學4
尖峯如束聳若窮(첨봉여속용약궁) 뾰족한 봉 묶인 양 다할 듯 솟아
迢遞神州信不通(초체신주신불통) 멀리 갈아 신주엔 편지 안 다녀
天外遠臣無處着(천외원신무처착) 하늘 밖 먼데 신하 부칠 곳 없어
中宵孤坐羡歸鴻(중소고좌이귀홍) 한밤에 홀로 앉아 부런 기러기
夜坐書懷2(야좌서회2) 밤에 앉아 회포를 적다-安敏學5
干戈滿地幾時休(간과만지기시휴) 싸움에 가득한 땅 몇 때나 그쳐
飄泊東西又見秋(표박동서우견추) 떠돌아 여기저기 또 가을 맞아
莫道消愁靑嶂月(막도소수청장월) 말마라 시름 삭임 푸른 산에 달
今宵見月更添愁(금소견월갱첨수) 오늘밤 달을 보니 더 더한 시름
夜雨書懷(야우서회) 밤비에 회포를 적다-安敏學6
零落殘魂去國遙(령락잔혼거국요) 내려 떨쳐 남긴 넋 나라 떠 아득
客窓寒雨夜蕭蕭(객창한우야소소) 나그네 창 차운 비 밤은 쓸쓸해
夢隨蝴蝶身千里(몽수호접신천리) 꿈 따라 나비 되니 몸은 천리에
飛入虞庭聽舜韶(비입우정청순소) 날아 든 우나라 뜰 순임금 음악
惜年華(석년화) 젊은 시절 아쉬워서-安敏學7
春盡花衰綠葉齊(춘진화쇠록엽제) 봄 다해 꽃 적어져 푸른 잎 다들
年光如夢使人迷(년광여몽사인미) 세월 빛나 꿈같아 사람 헤매게
流鸎隔樹空相語(유앵격수공상어) 꾀꼬리 나무너머 괜한 지저귐
滄海茫茫日又低(창해망망일우저) 푸른 바다 아득해 해 또 낮아져
春遊暮還(춘유모환) 봄놀이에서 저물어 돌아오다-安敏學8
公餘偶出城南路(공여우출성남로) 일 틈에 뜻밖 나서 성 남쪽 길에
芳草和煙綠溝圍(방초화연록구위) 꽃다운 풀 연기와 푸른 도랑을
緩步歸來山月上(완보귀래산월상) 느린 걸음 돌아와 산에 달 올라
一池花露襲春衣(일지화로습춘의) 연못 하나 꽃이슬 봄옷에 들어
無題(무제) 제목 없이-安敏學9
湖路漫漫接海天(호로만만접해천) 호수 길 넘실넘실 하늘에 바다
一秋消息兩茫然(일추소식량망연) 어느 가을 소식은 두 곳이 아득
歸夢覺來身在此(귀몽각래신재차) 돌아갈 꿈 깨보니 몸 여기 있어
屋樑殘月想婢娟(옥량잔월상비연) 집 대들보 남은 달 여종 예쁨이
題自溫臺上(제자온대상) 자온대에 올라-安敏學10
千尺奇岩聳翠屛(천척기암용취병) 천 자 높이 기암에 푸름 둘러쳐
登臨落日客魂醒(등림락일객혼성) 올라보니 지는 해 길손 넋 깨워
山光水色千何事(산광수색천하사) 산에 빛깔 물 때깔 무슨 일 천년
閱盡興亡一任靑(열진흥망일임청) 다 둘러봐 흥망을 푸름 내맡겨
有感偶題(유감우제) 느껴 뜻밖에 지어-安敏學11
村巷寥寥斷往還(촌항요요단왕환) 시골거리 쓸쓸해 끊인 오고감
蓬蒿沒逕雨昏山(봉호몰경우혼산) 다북쑥 길을 묻어 비에 어둔 산
干戈未死孤臣在(간과미사고신재) 싸움에 아니 죽어 외론 신하는
白首江南夢漢關(백수강남몽한관) 흰머리 강남땅에 서울을 꿈꿔
1542 景善 秋淵 禹性傳(1542∼1593)文康 端陽 理氣說 1
題春帖 춘첩 추연 우성전 이황의 문인
舊疾已隨殘臘盡 묵은 병 그침 따라 겨울도 다돼 납향랍
休祥還趁早春生 행운이 좇아오니 이른 봄 살아 아름다울휴 좇을진
眼如明鏡頭如漆 눈이란 환한 거울 머리는 까매 거울경 옻칠
最是人間第一榮 가장 맞아 사람에 으뜸의 꽃핌 꽃영
1543 景洪 石峯 韓濩(1543∼1605) 三和 書藝家 석봉 한호 1
後西江 서강 뒤에서
千頃澄波一鑑光 천 이랑 맑은 물결 거울 빛 한결 맑을징 거울감
曲欄斜倚賦滄浪 굽은 난간 기대어 창랑의 노래 난간란 비낄사
蒹葭兩岸西風急 갈대풀에 양 언덕 서풍이 빨라 갈대겸가
無數飛帆亂夕陽 수없이 돛은 날려 저녁볕 왁자 돛범
※滄浪歌 : 楚나라 屈原의 漁父辭
1543 道可 寒岡 鄭逑(1543∼1620)文穆 淸州 寒岡集 한강 정구 45
金宏弼의 외증손
武屹夜詠 밤에 읊어1
峰頭殘月點寒溪 산꼭대기 조각달 찬 시내 찍혀 해칠잔
獨坐無人夜氣凄 나 홀로 앉았으니 밤공기 썰렁 쓸쓸할처
爲謝親朋休理屐 미안하네 친한 벗 발길 끊어서 벗붕 나막신극
亂雲疊雪徑全迷 구름 어질 눈 겹겹 길을 다 몰라 지름길경
自省(자성) 스스로 돌아보며-鄭逑2
大丈夫心事(대장부심사) 사내대장부 마음 쓰는 일
白日與靑天(백일여청천) 밝은 해 함께 푸른 하늘이
磊落人皆見(뇌락인개견) 쌓여 커다람 사람 다 보니
光芒正凜然(광망정름연) 빛나는 햇살 정말 의젓해
曉起偶吟(효기우음) 새벽에 일어나-鄭逑3
夜宿松間屋(야숙송간옥) 밤을 묵으니 솔 사이 집에
晨興水上軒(신흥수상헌) 새벽 일어나 물 위에 집에
濤聲前後壯(도성전후장) 큰 물결 소리 앞뒤 우렁차
時向靜中聞(시향정중문) 때때로 언뜻 고요 속 들려
春帖(춘첩) 춘첩-鄭逑4
翁惟靜坐終日(옹유정좌종일) 늙은이 가만 앉아 날을 다해서
兒亦讀書自修(아역독서자수) 아이 따라 책 읽어 스스로 닦아
蔬食菜羹亦樂(소식채갱역락) 나물밥에 나물국 그래도 좋아 菜蔬 蔬菜
萬般此外何求(만반차외하구) 모두 실려 이밖에 무엇을 찾아
題檜淵草堂(제회연초당) 회연초당에-鄭逑5
小小山前小小家(소소산전소소가) 오목조목 산 앞에 옹기종기 집
滿園梅菊逐年加(만원매국축년가) 뜰 가득 매화국화 해마다 보태
更敎雲水粧如盡(경교운수장여진) 고쳐 시켜 구름 물 다하듯 꾸며
擧世生涯我最奢(거세생애아최사) 온 세상 사람살이 내 가장 나아 사치할사
檜淵偶吟(회연우음) 회연에서 읊다-鄭逑6
伽川於我有深緣(가천어아유심연) 가천시내 내게는 깊은 맺음이 절가
占得寒岡又檜淵(점득한강우회연) 차지해 한강언덕 또한 회연못 산등성이강
白石淸川終日翫(백석청천종일완) 흰 바위 맑은 시내 하루 내 놀아 가지고놀완
世間何事入舟田(세간하사입주전) 세상에 무슨 일로 주전땅 들어
次金陜川昌一韻(차김합천창일운) 합천 김창일의 운을 빌어-鄭逑7
故人相見卽情親(고인상견즉정친) 오랜 벗 서로 보니 정에 가까워
燈下依然舊幅巾(등하의연구복건) 등불 아래 그대로 낡은 복건이
款款淸談風雨夕(관관청담풍우석) 정성껏 정을 나눠 비바람 저녁 정성관
滿盤春菜未爲貧(만반춘채미위빈) 소반 가득 봄나물 아니 가난해
無題(무제) 제목 없이-鄭逑8
月沈空谷初逢虎(월침공곡초봉호) 달빛 젖은 빈 골짝 처음 만난 범
風亂滄溟始泛槎(풍란창명시범사) 바람 치는 큰 바다 막 띄운 뗏목
萬事莫於平處說(만사막어평처설) 모든 일 이에 마라 만만하다 말
人生到此竟如何(인생도차경여하) 사람 삶 이리 닿아 마침내 어찌
歎時(탄시) 때를 탓하며-鄭逑9
內官三百外三千(내관삼백외삼천) 안에 벼슬 삼백 명 밖에 삼천 명
王事留心有幾人(왕사류심유기인) 나랏일에 마음 둠 몇 사람 있어
聖上憂勤勞夙夕(성상우근로숙석) 임금님 걱정 애써 아침 밤 힘써
群臣嬉戱醉昏晨(군신희희취혼신) 뭇 신하 즐겨 놀아 밤 새벽 취해 즐길희
武屹夜詠(무흘야영) 무흘서 밤에 읊어-鄭逑10
峰頭殘月點寒溪(봉두잔월점한계) 산마루에 남긴 달 찬 시내 찍혀
獨坐無人夜氣凄(독좌무인야기처) 혼자앉아 뉘 없어 밤공기 썰렁
爲謝親朋休理屐(위사친붕휴리극) 고맙다할 친한 벗 신 고침 마라 나막신극
亂雲疊雪徑全迷(난운첩설경전미) 먹구름 쌓인 눈에 길이 다 막혀
松山幽居(송산유거) 솔 산에 숨어 살며-鄭矩11
蓬蓽門前一老松(봉필문전일로송) 쑥에 콩에 문 앞엔 늙은 솔 하나 쑥봉 콩필
百年春雨養髯龍(백년춘우양염룡) 백년을 봄날 비에 수염 기른 용
暮天霜雪埋窮壑(모천상설매궁학) 저녁하늘 눈서리 묻어 막힌 골
看取亭亭特殊容(간취정정특수용) 봐 알아 우뚝 꼿꼿 달리한 모습
題晴暉堂(제청휘당) 청휘당에-鄭逑12
一宿垂堂意欲驕(일숙수당의욕교) 하룻밤 드리운 집 뜻함 뽐내려
更逢佳雨便宗朝(갱봉가우편종조) 다시 만난 좋은 비 나라가 편해
須臾日出雲收盡(수유일출운수진) 짧은 사이 해가 떠 구름 다 걷혀
綠樹晴暉映小橋(록수청휘영소교) 푸른 나무 갠 햇빛 작은 다리에
晴暉堂偶吟(청휘당우음) 청휘당에서 읊어-鄭逑13
倚軒嘯傲半褰衣(의헌소오반건의) 집 기대 읊어 뻐겨 옷 반쯤 걷어 출건
正是牛羊曰夕歸(정시우양왈석귀) 정말 이리 소와 양 저녁에 온대
階上疏篁新葉密(계상소황신엽밀) 섬돌 위 성긴 대숲 새 잎새 빼곡 대숲황
澗邊叢柳舊枝稀(간변총류구지희) 개울가 모인 버들 옛 가지 드문
魚于淵底無心躍(어우연저무심약) 물고기 못물 바닥 맘 없이 펄떡
鳶向天邊得意飛(연향천변득의비) 솔개 날아 하늘가 뜻 얻어 훨훨 솔개연
萬事此時都莫說(만사차시도막설) 모든 일에 이런 때 다 말을 말고
惟思陶子願無違(유사도자원무위) 오직 생각 질그릇 어김없기를
武屹九曲詩 무흘구곡시 무흘 아홉 굽이 시-鄭逑14
天下山誰最著靈 천하산수최저령 온 누리에 어디 산 가장 신령해
人間無似此幽淸 인간무사차유청 세상에는 없을 듯 이 그윽 맑기
紫陽況復曾棲息 자양황복증서식 자양선생 하물며 일찍 깃들어 ※朱子
萬古長流道德聲 만고장류도덕성 먼 옛날 오래 흘러 닦아둔 소리 武夷九曲
武屹 第一曲 鳳飛岩 봉비암 성주군 수륜리 신정리(회연서원뒷산)15
一曲灘頭泛釣船 일곡탄두범조선 첫 굽이 여울어귀 낚싯배 띄워
風絲繚繞夕陽川 풍사료요석양천 바람 두른 낚싯줄 저녁볕 시내
誰知損盡人間念 수지손진인간념 뉘 알까 덜어 없앤 세상에 생각
唯執檀槳拂晩煙 유집단장불만연 잡으니 박달 삿대 늦 안개 떨쳐
武屹 第二曲 寒岡臺 한강대 성주군 수륜면 수성리 (갓말 뒷산)16
二曲佳姝化作峰 이곡가주화작봉 둘째 굽이 예쁜이 봉우리 되어
春花秋葉靚粧容 춘화추엽정장용 봄꽃에 가을 잎에 곱게도 담아
當年若使靈均識 당년약사령균식 그 해에 어쩜 시켜 굴원을 알아 ※屈原
添却離騷說一重 첨각이소설일중 이소 글에 덧붙여 얘기 하나 더
武屹 第三曲 船巖 선암 배바위 성주군 금수면 무학리17
三曲誰藏此壑船 삼곡수장차학선 셋째 굽이 뉘 감춰 이 골짝에 배
夜無人負已千年 야무인부이천년 밤엔 없어 짐질 이 이미 천년이
大川病涉知何限 대천병섭지하한 큰 시내 못 건너가 어찌 끝 알아
用濟無由只自憐 용제무유지자련 건네 줄 까닭 없어 저만 애달파
武屹 第四曲 立巖 입암 선바위 성주군 금수면 영천리18
四曲雲收百尺巖 사곡운수백척암 넷째 굽이 구름 뒤 백 자 바위가
巖頭花草帶風鬖 암두화초대풍삼 바위머리 꽃핀 풀 바람 나부껴
箇中誰會淸如許 개중수회청여허 그 가운데 뉘 만나 맑아보란 듯
霽月天心影落潭 제월천심영락담 말간 달 하늘복판 못에다 담가
武屹 第五曲 舍印巖/捨印巖 사인암 성주군 금수면 영천리19
五曲淸潭幾許深 오곡청담기허심 다섯 굽이 맑은 못 얼마나 깊어
潭邊松竹自成林 담변송죽자성림 못가에 솔과 대는 절로 숲 이뤄
幅巾人坐高堂上 복건인좌고당상 복건 쓴 사람 앉아 높은 집 위에
講說人心與道心 강설인심여도심 사람마음 익힐 말 도 맞는 마음
武屹 第六曲 玉流洞 옥류동 김천시 증산면 유성리20
六曲茅茨枕短灣 육곡모자침단만 여섯 굽이 띳집에 물굽이 베고
世紛遮隔幾重關 세분차격기중관 세상 섞임 막아놔 몇 겹을 채워
高人一去今何處 고인일거금하처 드높은 이 훌쩍 가 이제 어디에
風月空餘萬古閑 풍월공여만고한 바람에 달 하늘에 먼 옛 느긋함
武屹 第七曲 滿月潭 만월담 김천시 증산면 평촌리21
七曲層巒遶石灘 칠곡층만요석탄 일곱 굽이 겹겹 산 돌 여울 둘러
風光又是未曾看 풍광우시미증간 바람에 빛 이 또한 일찍이 못 봐
山靈好事驚眠鶴 산령호사경면학 산신령 일 잘 벌려 자던 학 놀라
松露無端落面寒 송로무단락면한 솔 이슬 일도 없이 낯에 져 찹찹
武屹 第八曲 臥龍巖 와룡암 김천시 증산면 평촌리22
八曲披襟眼益開 팔곡피금안익개 여덟 굽이 깃 헤쳐 눈 활짝 열려
川流如去復如廻 천류여거복여회 냇물 흘러 떠나듯 다시 맴돌 듯
煙雲花鳥渾成趣 연운화조혼성취 안개구름 꽃에 새 멋들어져서
不管遊人來不來 불관유인래불래 놀이손님 누구든 오든 안 오든
武屹 第九曲 龍湫 용추 김천시 증산면 수도리23
九曲回頭更喟然 구곡회두갱위연 아홉 굽이 되돌려 다시 한숨 나
我心非爲好山川 아심비위호산천 내 마음 아니 삼아 산과 물 좋아
源頭自有難言妙 원두자유난언묘 샘 줄기 절로 있어 말 못해 야릇
捨此何須問別天 사차하수문별천 여길 버려 어딜 꼭 딴 곳을 물어
夙夜齋望倻山 숙야재망야산 숙야재에서 가야산 바라보며-鄭逑24
未出全身面 미출전신면 아니 나오니 오롯한 모습
微呈一角奇 미정일각기 살짝 나타내 한쪽 귀퉁이
方知造化意 방지조화의 마침 알았네 지어 된 뜻을
不欲露天機 불욕로천기 드러냄 않아 하늘 기틀은
題社倉新構 제사창신구 고을 곳집 새로 지으며-鄭逑25
小小生涯小小家 소소생애소소가 작디작은 한 삶에 좁디좁은 집
志存容膝更無加 지존용슬갱무가 뜻 있어 무릎 펴니 다시 뭘 더해
半生已熟茅茨下 반생이숙모자하 반쯤 삶 이미 익어 띳집 밑에서
瓦覆新居便覺奢 와복신거편각사 기와 이어 새론 삶 넘침을 느껴
自省 자성 스스로 살피며-鄭逑26
每恨悠悠遇一生 매한유유우일생 늘 탓해 걱정하니 한 삶을 만나
晨窓獨起感懷長 신창독기감회장 새벽녘에 홀로 깨 품은 뜻 오래
昭昭聖計皆吾戒 소소성계개오계 밝아 밝은 성인 꾀 다 나를 깨쳐
計自如今立脚剛 계자여금입각강 꾀하여 이제부턴 굳셈에 서리
次李玉山韻 차이옥산운 이 옥산의 운을 따서-鄭逑27
媿此長腰折 괴차장요절 이 부끄러움 늘 허리 꺾게
寧非爲斗粟 녕비위두속 어찌 잘못이 한말 곡식에
塵埃眛兩目 진애매량목 티끌먼지가 두 눈 어둡게
何日及初服 하일급초복 어느 날 미쳐 처음일 때에
別金東岡朴大菴 별김동강박대암 김동강 박대암과 헤어지며-鄭逑28
山中雲共賞 산중운공상 산에서 구름 함께 즐기고
梅下酒同傾 매하주동경 매화 아래서 술을 같이해
如何歡未洽 여하환미흡 어째 즐김에 못내 모자라
還惜別離情 환석별리정 되레 아쉬워 헤어지는 뜻
始卜海亭示同來諸君子 시복해정시동래제군자
관해정 지어 함께 온 여러분에게 보이며-鄭逑29
我欲爲亭近海灣 아욕위정근해만 내 정자 삼아보려 바다 가까이
坐中誰作蔡西山 좌중수작채서산 자리해 뉘 일으켜 채침이 되어
梔橘梅筠須早植 치귤매균수조식 치자 감귤 매화 대 꼭 일찍 심어
莫敎風雨六年間 막교풍우육년간 비바람 치게 마라 여섯 해 동안
※朱子(朱熹 1130~1200)의 제자 蔡沈(1167~1230)
戊午七月十二日酒席次門下諸生韻 무오칠월십이일주석차문하제생운
무오년 칠월 십이일 술자리에 여러 제자의 시에 붙여-鄭逑30
悲痛餘懷脉脉長 비통여회맥맥장 슬퍼 아파 남긴 뜻 잇달아 길어
諸賢何用叉開觴 제현하용차개상 그대들 무엇 하러 술자리 열어
只緣致慰非爲樂 지연치위비위락 다만 맺어 달래려 즐김 못 되나
多謝淸談也滿堂 다사청담야만당 한껏 편 맑은 얘기 집에 가득 차
昌山衙閣偶吟 二首 창산아각우은 이수 창녕관사에서 두 수를 읊음-鄭逑31
失計昌山事事非 실계창산사사비 꾀 잃어 창녕에서 일일이 잘못
思之百爾不如歸 사지백이불여귀 생각하니 온갖 일 떠남만 못해
夢魂不省處名縛 몽혼불성처명박 꿈엔들 못 살피니 맴 돌아 묶여
夜夜無端遶故磯 야야무단요고기 밤마다 하염없이 옛 물가 둘러
官府山林事豈同 관부산림사기동 벼슬일과 산에 숲 일 어찌 같아
勞勞役役簿書中 로로역역부서중 힘써 일 맡아 다뤄 장부 글 속에
民病未醫身病急 민병미의신병급 백성 앓이 못 낫아 이내 몸 앓아
何如歸臥北窓風 하여귀와북창풍 돌아가 어쩜 누워 북녘 창 바람
次趙明府伯玉瑗韻 二首 차조명부백옥원 운이수 명부 백옥 조원의 운을 딴 두 수-鄭逑32
寒梅圍屋水圍村 한매위옥수위촌 이른 매화 집 둘러 물 마을 둘러
松桂陰中獨掩關 송계음중독엄관 솔 계수 그늘 속에 홀로 문 닫아
茅簷霽日遙相對 모첨제일요상대 띳집처마 날 개어 먼데 마주봐
一片孤雲數疊山 일편고운수첩산 한 조각 외론 구름 몇몇 겹친 산
朱幡不意到窮村 주번불의도궁촌 붉은 깃발 뜻밖에 외진 마을 와
顚倒初開久閉關 전도초개구폐관 엎어 넘겨 첫 열림 오래 닫은 문
契闊幸承明府問 계활행승명부문 맺어 틔워 찾아줘 그대에 물어
尾邊流水水邊山 미변류수수변산 집 뒤로 흐르는 물 물가에 산이
題川谷書院 誠正堂 제천곡서원 성정당 천곡서원 성정당에-鄭逑33
舊長來尋新院成 구장래심신원성 옛 어른 찾아오니 새 서원 이뤄
却羞塵土滿衣纓 각수진토만의영 부끄럽게 티끌 흙 옷에 갓끈에
何年加遂投簪計 하년가수투잠계 어느 해 붙여 끝내 벼슬을 관둬
盡日晴窓閱古經 진일청창열고경 하루 내 갠 창가에 옛 경전 보게
平海風月樓仰次先祖文簡公圓齋先生韻 평해풍월루앙차선조문간공원재선생운
평해 풍월루에서 선조문간공 원재선생의 운을 우러러 따서-鄭逑34
古樓名風月 고루명풍월 오랜 다락집 이름 바람 달
其上鳳棲亭 기상봉서정 거기 위로는 봉황 깃든 정
嫩柳浮金色 눈류부금색 어린 버들잎 띄운 금 빛깔
疎筠奏玉聲 소균주옥성 성근 대나무 불러 옥 소리
夜憐新月白 야련신월백 밤엔 어여뻐 새론 달 밝아
朝挹遠山靑 조읍원산청 아침엔 뜨니 먼 산에 푸름
先祖會遊地 선조회유지 웃대 할아비 만나 놀던 땅
如陪杖履行 여배장리행 옆에 모신 듯 짚어 밟아가
以承旨入直次壁上同僚韻 이승지입직차벽상동료운
승지로 숙직 서며 벽 위 동료의 운을 따서-鄭逑35
壯志平生老未殘 장지평생로미잔 굳센 뜻 한 삶 살다 늙어 안 남아
新磨袖裏劍光寒 신마수리검광한 새로 갈아 소매 속 칼날 서릿발
不須凍死虛堂夜 불수동사허당야 아니 꼭 얼어 죽어 빈 집에 밤새
白日同瞻萬國安 백일동첨만국안 밝을 날 함께 보리 모든 나라 잘
甲申春帖 갑신춘첩 갑신년 봄에 바라며-鄭逑36
陽回地上天和發 양회지상천화발 볕뉘 돌아 땅위에 날씨 따뜻해
何發人間不共春 하발인간불공춘 어찌 피는 세상에 봄을 안 맞아
猶幸病夫無外事 유행병부무외사 되레 참 앓는 사내 다른 일 없어
閉門終日養吾眞 폐문종일양오진 문을 닫고 하루 다 내 참됨 키워
偶吟 우음 뜻밖에 읊음-鄭逑37
春山如錦水如藍 춘산여금수여람 봄 산은 비단 같아 물은 쪽처럼
風詠冠童共數三 풍영관동공수삼 바람 읊는 아이들 함께 셋이서
若會當時夫子歎 약회당시부자탄 어쩜 만나 그 때를 공자님 말씀
唐虞氣像許君參 당우기상허군참 요순임금 몸가짐 그대 끼워줘
贈李謹思 증이근사 이근사에게 주며-鄭逑38
萬事浮雲似 만사부운사 모든 일이란 뜬 구름 같아
晴空我本然 청공아본연 맑게 갠 하늘 내 바탕이라
身心同一養 신심동일양 몸과 마음을 하나로 길러
思慮莫牽連 사려막견련 생각해 어찌 이끌어 이어
偶吟 우음 뜻밖에 읊음-鄭逑39
心閑增道氣 심한증도기 마음 느긋해 더한 도 기운
忍事適災屯 인사적재둔 일마다 참아 화 만나 놓여
謹言終少禍 근언종소화 말을 삼가니 잘못됨 적어
節儉勝求人 절검승구인 아껴 그대로 남 찾지 않아
贈別金東岡 증별김동강 김동강과 헤어져 주며-鄭逑40
丹楓黃菊政相宜 단풍황국정상의 붉은 잎 노란국화 잘도 어울려
底事遊人賞此遲 저사유인상차지 웬일로 노는 사람 이리 늦게 봐
世道嶮巇山路坦 세도험희산로탄 세상길 삐뚤 아찔 산길 반반해
寄言須不負男兒 기언수불부남아 해줄 말 꼭 아닐까 사낼 저버려
次成川降仙樓韻 차성천강선루운 성천 강선루 운을 따서-鄭逑41
臨瀛會訪舊仙區 임영회방구선구 강릉에 모임 찾아 옛 신선의 땅
今日雲軿到此州 금일운병도차주 오늘날 구름 타고 이 고을 닿아
獨倚欄干仍獨睡 독의난간잉독수 홀로 기댄 나무 울 홀로 졸다가
任敎人道降仙樓 임교인도강선루 내켜 시켜 사람 길 강선루에서
泛舟洛東江分韻萬頃蒼波欲暮天得波字 범주낙동강분운만경창파욕모천득파자
낙동강에 배 띄워-鄭逑42
平生何事最爲多 평생하사최위다 한 삶에 무슨 일을 가장 많이 해
今日船遊亦可歌 금일선유역가가 오늘날 뱃놀이에 또한 노래해
邂逅良朋仍共醉 해후양붕잉공취 뜻밖 만남 좋은 벗 다함께 취해
斜陽倒影照平波 사양도영조평파 비낀 볕 그늘 엎어 비친 물결에
偶吟 우음 뜻밖에 읊음-鄭逑43
沂水冠童六七偕 기수관동육칠해 기수 물에 아이들 예닐곱 함께
聖師猶樂遠方來 성사유락원방래 공자님 외려 즐겨 멀리서 옴을
從來所得宜人共 종래소득의인공 내려오며 얻은바 사람 다함께
滿壑風光莫自猜 만학풍광막자시 골짝 가득 바람 빛 저만 샘 마라
無題二首 무제이수 제목 없이 두 수-鄭逑44
宰相家爲處士家 재상가위처사가 정승집이 바뀌어 선비집이 돼
在前爲儉在今華 재전위검재금화 앞서는 수수 했지 이젠 번듯해
却於華儉無心了 각어화검무심료 물려 번듯 수수함 마음에 안 둬
好向前楹臥日斜 호향전영와일사 바래 좋기 기둥 앞 해거름 누워
宰相家爲處士家 재상가위처사가 정승집이 바뀌어 선비집이 돼
也應人道更增華 야응인도경증화 마주한 사람 말이 고쳐 더 번듯
滿園種得梅花樹 만원종득매화수 뜰에 가득 심으니 매화꽃 나무
昭影參差竹外斜 소영참치죽외사 빛 그늘 들쭉날쭉 대밭 밖 기웃
偶吟 우음 뜻밖에 읊음-鄭逑45
期許平生古聖賢 기허평생고성현 만나보랴 한 삶에 옛 성인현인
此心昭若日中天 차심소약일중천 이 마음 밝기 같기 한낮에 하늘
如何昏質兼憂兩 여하혼질겸우량 어찌나 어둔 바탕 근심걱정 둘
虛負今將四十年 허부금장사십년 헛돼버려 이제 곧 마흔 나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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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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