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漢詩 作品(출생년도 순)-제11부
生年 字 號 姓名(生年∼沒年)諡號 本貫 벼슬 著書
1708 惠寰 李用休(1708∼1782) 驪州 惠寰詩集 혜환 이용휴 성호 이익의 조카 3
送申使君光洙之任漣川 사군 신광수를 연천임지로 보내며1
世俗有恒言 사람 세상에 늘 있는 말이란 게
文人無所用 글을 하는 이 쓸모가 없다하네
公爲一洗之 공이 하시게 이를 씻어 주시게 씻을세
使知文人重 알게 해야지 글하는 이 무겁게
題美人戱嬰圖(제미인희영도) 미인이 아이 달래는 그림에 부쳐-李用休2
玉指尖頭擧示之(옥지첨두거시지) 옥 손가락 끝머리 들어 보이니
銅錢兩箇貫靑絲(동전량개관청사) 구리돈을 두 낱을 푸른 실에 꿰
買飴買餠隨兒願(매이매병수아원) 엿 사먹어 떡을 사 아이 맘 따라
更勿啼呼惱阿彌(갱물제호뇌아미) 다신 마 울며불며 어미 괴로워
有感(유감) 느낌 있어-李用休3
松林穿盡路三丫(송림천진로삼아) 솔숲을 뚫어 다돼 길이 세 갈래 가장귀아
立馬坡邊訪李家(입마파변방리가) 말 세워 고개 곁에 이씨 집 찾아
田夫擧鋤東北指(전부거서동북지) 밭 사내 호미 든 손 동북 가리켜
鵲巢村裏露榴花(작소촌리로류화) 까치집 마을 안에 석류꽃 보여
1710 朴泰郁(?~?)박태욱 1
149 文殊寺 문수사에서 朴泰郁(?~?)18세기초
秋風紅樹晩 추풍홍수만 갈바람 늦어 붉은 나무에 늦가을 단풍
客子坐禪樓 객자좌선루 나그네 앉아 선방다락에 길손 앉은 루
列峀奔如浪 열수분여랑 겹겹산 달려 물결과 같이 줄선 산 물결
孤庵穩似舟 고암온사주 외로운 암자 배처럼 느긋 암자 느긋 배
1712 聖淵 石北 申光洙(1712∼1775) 高靈 浮海錄 72
석북 신광수 신숙주 후손 윤두서의 사위
還家感賦 집에 돌아와서1
半歲秦京客 반년 해를 서울서 나그네하다 벼이름진
還家懷抱新 집에 오니 품은 뜻 새로워짐이 품을회 안을포
依然候門子 문에 아이 기다림 그대로인데 물을후
不復下機人 베틀 아내 내려옴 다시없어라
有恨同貧賤 가난만을 같이 한 한은 있어도
無情隔鬼神 삶과 죽음 갈리어 뜻이 없음에
虛帷一哭罷 빈 휘장에 한번을 울고 그치니 휘장유 방면할파
廓落暮年身 나이 든 이 몸마저 쳐지게 하네 둘레곽
驪江節婦家五解1(여강절부가오해1) 여강 열녀 집안의 다섯 노래-申光洙2
驪州獨柳家(여주독류가) 여주고을에 외딴 버들 집
昨聞哭夫聲(작문곡부성) 어제 들으니 아낙 곡소리
今朝哭聲絶(금조곡성절) 오늘 아침엔 울음이 끊겨
疋婦易捐生(匹부이연생) 한사람 아낙 쉽게 삶 버려
驪江節婦家五解2(여강절부가오해2) 여강 열녀 집안의 다섯 노래-申光洙3
無兒可祭君(무아가제군) 아이 없으니 임 제사지낼
妾生何所望(첩생하소망) 첩이 살아서 무슨 바램이
君死有妻葬(군사유처장) 임이 죽으니 처 있어 장사
妾死有兄葬(첩사유형장) 첩이 죽으면 형 있어 장사
驪江節婦家五解3(여강절부가오해3) 여강 열녀 집안의 다섯 노래-申光洙4
今日旣卒哭(금일기졸곡) 오늘로 이미 곡을 마치니
魂魄下從夫(혼백하종부) 넋은 내려가 임을 따르리
地中千載人(지중천재인) 땅 아래에서 천년 살 사람
袛得三月狐(저득삼월호) 속적삼 얻어 삼월 여우로 속적삼저
驪江節婦家五解4(여강절부가오해4) 여강 열녀 집안의 다섯 노래-申光洙5
妾在一身輕(첩재일신경) 첩에 있어선 한 몸 가벼워
妾去三綱重(첩거삼강중) 첩이 떠남은 삼강 무거워
三綱一身持(삼강일신지) 삼강오륜을 이한 몸 지녀
泰山小於塚(태산소어총) 태산은 작아 무덤보다도
驪江節婦家五解5(여강절부가오해5) 여강 열녀 집안의 다섯 노래-申光洙6
驢之水不絶(여지수부절) 여강 강물은 끊이지 않아
驢之山不磨(여지산불마) 여강에 산은 닳지도 않아
此是鄭氏葬(차시정씨장) 바로여기에 정씨 묻혀서
行者聽我歌(행자청아가) 길을 가는 이 듣게 내 노래
別天寶山僧(별천보산승) 천보산 스님과 헤어지며-申光洙7
天寶峰頭雲(천보봉두운) 천보산 마루 꼭대기 구름
自生還自滅(자생환자멸) 저절로 피어 절로 사라져
欲問西來意(욕문서래의) 물으려 함은 서녘서 온 뜻
吾師無可說(오사무가설) 우리 스님은 이를 말 없데
山石(산석) 산에 있는 돌-申光洙8
孤煙發茅屋(고연발모옥) 외로운 연기 띳집에 올라
山犬吠蕭蕭(산견폐소소) 산에 개 짖어 쓸쓸하여서
遙遠楓林下(요원풍림하) 아득히 멀리 단풍 숲 아래
暮歸隣舍樵(모귀린사초) 저묾에 오는 이웃 나무꾼
美人圖1(미인도1) 미인도-申光洙9
裙子淺靑色(군자천청색) 치맛자락은 엷은 푸른빛 치마군
不用染深紅(불용염심홍) 아니 물들여 짙은 붉음은
嫌君見窮袴(혐군견궁고) 그대 싫을까 바지 다볼까 바지고
未敢舞春風(미감무춘풍) 아니 함부로 봄바람 춤춰
美人圖2(미인도2) 미인도-申光洙10
巖頭紫繡鞋(암두자수혜) 바위 머리에 보라빛 수 신
裙底見一足(군저견일족) 치마 밑으로 발 하나 보여
解登歌舞筵(해등가무연) 풀어서 오른 노래 춤 자리
蹋死人心曲(답사인심곡) 밟아 죽이네 사람 맘 굽이 밟을답
人圖3(미인도3) 미인도-申光洙11
桃花扇底半面身(도화선저반면신) 복사꽃 부채아래 얼굴 반 몸에
自是嬌多解惜春(자시교다해석춘) 저만 이리 예뻐도 아쉽기 봄이
盡日無言心內事(진일무언심내사) 날을 다해 말없이 마음속 일에
不知怊悵爲何人(부지초창위하인) 알지 못해 슬퍼해 누구를 위해
人圖4(미인도4) 미인도-申光洙12
墻外杏花斜一枝(장외행화사일지) 담 바깥에 살구꽃 한 가지 기웃
春心約莫畏人知(춘심약막외인지) 봄날 맘 맺음 없이 남알까 싶어
無端步立春風下(무단보립춘풍하) 무던히 걷다 서는 봄바람 아래
却似西廂待月時(각사서상대월시) 물린 듯 서쪽곁채 달맞이할 때
曉起入船(효기입선) 새벽에 일어나 배에 들다-申光洙13
灘聲月色使人愁(탄성월색사인수) 여울소리 달빛이 시름겹게 해
一夜江邊堪白頭(일야강변감백두) 하룻밤 강가에서 견딘 흰머리
鷄後風來艄行舟(계후풍래소행주) 닭 운 뒤 바람 불어 가는 배 찾아 고물소
垂楊籬下解行舟(수양리하해행주) 늘인 버들 울밑에 가는 배 알아
憶京春(억경춘) 서울의 봄을 떠올리며-申光洙14
紅杏初飛北岳村(홍행초비북악촌) 홍 살구꽃 첫 날려 북악에 마을
辛夷欲發孟家園(신이욕발맹가원) 흰 목련 피겠구나 맹가네 동산
驪江寒食東歸客(여강한식동귀객) 여강으로 한식날 동녘 온 길손
啼鳥聲中獨閉門(제조성중독폐문) 우는 새 소리 속에 홀로 문 닫아
十灘(이십탄) 이십탄-申光洙45
東風吹水作輕寒(동풍취수작경한) 봄바람 물에 불어 물 살짝 차게
百丈牽登二十灘(백장견등이십탄) 백 길을 끌어올라 이십탄 여울
一樹驪州江上柳(일수려주강상류) 한 그루 여주고을 강 위에 버들
煙波日暮渺然看(연파일모묘연간) 안개물결 해 저녁 아득히 보여
水岸小屋(수안소옥) 물가 언덕 작은 집-申光洙16
垂柳人家水岸邊(수류인가수안변) 늘인 버들 사람 집 물가 언덕 가
柴門開向菜花田(시문개향채화전) 사립문 열려 바래 채마꽃 밭을
主翁驅雀黃梁席(주옹구작황粱석) 늙은 임자 몬 참새 메조 멍석에
靑犬來登石上眠(청견래등석상면) 푸른 개 와서 올라 돌 위에서 자
萬柳堤値雨(만류제치우) 만류제에서 비를 만나-申光洙17
江東萬柳綠如春(강동만류록여춘) 강 동쪽 많은 버들 푸름 봄 같이
官渡攀條客恨新(관도반조객한신) 나루터 버들 잡아 길손 한 새록
地近巫山多暮雨(지근무산다모우) 땅 가까이 무산에 저녁 비 잦아
降仙樓下夢何人(강선루하몽하인) 강선루 누각아래 어떤 이 꿈꿔
曉發海州(효발해주) 새벽에 해주를 떠나며-申光洙18
霜曉開門畵角聲(상효개문화각성) 서리새벽 문 여니 뿔피리 소리
出觀高月滿江城(출관고월만강성) 나가 보니 높은 달 강가 성 가득
首陽山色猶殘雪(수양산색유잔설) 수양산 산 빛깔은 여태 남은 눈
前路蒼茫信馬行(전로창망신마행) 앞길에 푸름 아득 말을 믿어 가
渡浿江(도패강) 대동강을 건너며-申光洙19
樓臺隔水更依依(누대격수갱의의) 누대는 물 건너에 다시 아련히
南浦靑山半夕暈(남포청산반석훈) 남포의 푸른 산은 반이 저녁 빛 무리훈
行入長林漸不見(행입장림점불견) 걸어 든 기다란 숲 차츰 아니 봬
多情如別美人歸(다정여별미인귀) 정 많아 떠났어도 미인 돌아와
折菊(절국) 국화를 꺾으며-申光洙20
南山秋宿故人家(남산추숙고인가) 남산서 가을 묵어 오랜 벗 집에
折得歸時黃菊花(절득귀시황국화) 꺾으니 돌아올 때 국화 노란 꽃
肩輿緩入楓林去(견여완입풍림거) 어깨수레 느릿 든 단풍 숲 떠나
笑向驪江白鳥誇(소향려강백조과) 웃으며 여강 보니 고니 자랑해
途中(광주도중) 광주 가는 길에-申光洙21
蒼藤一路怪禽飛(창등일로괴금비) 우거진 등 길 하나 야릇 새 날고
十里人家數處稀(십리인가수처희) 십 리길에 사람 집 몇몇 곳 드문
日暮荳花山下徑(일모두화산하경) 날 저물어 동부꽃 산 아래 길에 콩두
靑裙少婦摘禾歸(청군소부적화귀) 청치마 젊은 아낙 벼 베고 온다
神勒寺(귀신륵사) 신륵사에 돌아와-申光洙22
綠江春可染人衣(녹강춘가염인의) 푸른 강 봄이라서 사람 옷에 물
江上鴛鴦相逐飛(강상원앙상축비) 강 위로 원앙새는 쫓아서 날아
向晩聞鍾神勒寺(향만문종신륵사) 저물며 들리는 종 신륵사 절에
樓頭楊柳解船歸(누두양류해선귀) 누대머리 버들엔 배 풀어 간다
降仙樓(별강선루) 강선루를 떠나며-申光洙23
仙梯惆愴下遲遲(선제추창하지지) 슬픈 신선 사다리 천천히 내려
玉笛朱欄更一吹(옥적주란갱일취) 옥피리 붉은 난간 또 한 번 불어
碧水丹崖千里夢(벽수단애천리몽) 푸른 물 붉은 벼랑 천리 먼 꿈에
歸來明月滿樓時(귀래명월만루시) 돌아오니 밝은 달 누대 채운 때
紇骨城(흘골성) 흘골성 ※졸본성-申光洙24
麟馬天孫不可逢(인마천손불가봉) 기린 말 하늘 자손 만날 수 없어
石城秋碧水溶溶(석성추벽수용용) 석성에 가을 푸름 물은 출렁여
空將玉笛橫江去(공장옥적횡강거) 괜히 하려 옥피리 강 질러 떠나
吹遍巫山十二峰(취편무산십이봉) 불며 두루 무산을 열두 봉우리
泛舟(범주) 배를 띄워-申光洙25
凌波舞歇下紅欄(능파무헐하홍란) 물결 넘는 춤 마쳐 붉은 난간 밑
峽水靑靑泛木蘭(협수청청범목란) 골짝 물 푸릇푸릇 목란배 띄워
二十峰前吹玉笛(이십봉전취옥적) 스무 봉 봉우리 앞 옥피리 부니
白雲秋色滿江寒(백운추색만강한) 흰 구름 가을빛깔 강 가득 차와
舟下平壤(주하평양) 배로 평양에 내려가-申光洙26
秋風一別降仙樓(추풍일별강선루) 가을바람 한 갈래 강선루 내려
峽水如天倒碧流(협수여천도벽류) 골짝 물 하늘같아 푸름에 흘러
片帆飛廻三百里(편범비회삼백리) 쪽배는 날아돌아 삼백 리 길을
牡丹峰色到船頭(모란봉색도선두) 모란봉 봉우리 깔 뱃머리 닿아
錦江亭夜別(금강정야별) 금강정에서 밤에 헤어지며-申光洙27
行人更上錦江亭(행인갱상금강정) 갈사람 다시 오른 금강정에는
月色紅欄似有情(월색홍란사유정) 달빛에 붉은 난간 마치 정 있어
北斗七星橫已半(북두칠성횡이반) 북두칠성 일곱 별 이미 반 누워
不歸何事到鷄鳴(불귀하사도계명) 안 돌아가 무슨 일 닭 울음 닿나
寒碧堂十二曲1(한벽당십이곡1) 한벽당 열두 가락-申光洙28
今日不留來日至(금일불류래일지) 오늘이 안 머물러 내일이 오고
來日又去花滿地(내일우거화만지) 내일이 또 떠나가 꽃이 땅 가득
人生幾何非百年(인생기하비백년) 사람 삶 얼마인가 백년이 안 돼
寒碧堂中每日醉(한벽당중매일취) 한벽당 집 가운데 날마다 취해
寒碧堂十二曲2(한벽당십이곡2) 한벽당 열두 가락-申光洙29
全羅使道上營新(전라사도상영신) 전라도 감사 되어 영 오름 새로
寒碧堂中別看春(한벽당중별간춘) 한벽당 집 가운데 따로 봄맞이
借問敎坊誰第一(차문교방수제일) 묻느니 교방에서 뉘 가장 예뻐
錦屛紅燭夜來人(금병홍촉야래인) 비단병풍 붉은 초 밤에 온 사람
寒碧堂十二曲3(한벽당십이곡3) 한벽당 열두 가락-申光洙30
全州兒女學男裝(전주아녀학남장) 전주고을 아녀자 사내 꾸밈을
寒碧堂中劍舞長(한벽당중검무장) 한벽당 집 가운데 칼춤을 잘해
轉到溜漓看不見(전도류리간불견) 굴러 닿아 빛 흘러 봐도 안 보여
滿堂回首氣如霜(만당회수기여상) 집 가득 고개 돌려 기운 서릿발
寒碧堂十二曲4(한벽당십이곡4) 한벽당 열두 가락-申光洙31
春城聯袂踏輕埃(춘성련몌답경애) 봄날 성 소매 맞대 밟아 가볍게 티끌애
寒碧堂中習樂回(한벽당중습악회) 한벽당 집 가운데 음악 익혀가
齊唱完山新別曲(제창완산신별곡) 같이 불러 완산 땅 신별곡 노래
判官來日壽筵開(판관내일수연개) 판관나리 오는 날 환갑잔치에
寒碧堂十二曲5(한벽당십이곡5) 한벽당 열두 가락-申光洙32
輭色紅綾時體宜(연색홍릉시체의) 연한 빛 붉은 비단 때론 몸 맞아 연할연 비단릉
裁成裙樣學京師(재성군양학경사) 지어진 치마모양 서울서 배워
綺筵催上多羞澀(기연최상다수삽) 비단 자리 열린 위 하도 부끄러 비단기 떫을삽
寒碧堂中對舞遲(한벽당중대무지) 한벽당 집 가운데 마주 춤 더뎌
寒碧堂十二曲6(한벽당십이곡6) 한벽당 열두 가락-申光洙33
寒碧堂中各官行(한벽당중각관행) 한벽당 집 가운데 관마다 행사
現身依例帖子呈(현신의례첩자정) 몸 드러내 예 따라 첩자를 드려
花押着成紅踏印(화압착성홍답인) 수결에 붙인 이룸 붉게 누른 인 누를압
錢文三兩作人情(전문삼량작인정) 엽전 돈 석량으로 사람 정 맺어
寒碧堂十二曲7(한벽당십이곡7) 한벽당 열두 가락-申光洙34
寒碧堂中夜宴歸(한벽당중야연귀) 한벽당 집 가운데 밤잔치 오니
松都估客到多時(송도고객도다시) 송도의 개성상인 온지가 오래 값고
又被案前催入直(우피안전최입직) 또 하게해 책상 앞 입직 닦달을
背人燈下著羅衣(배인등하착라의) 사람 등져 등불 밑 비단옷 입어
寒碧堂十二曲8(한벽당십이곡8) 한벽당 열두 가락-申光洙35
寒山白苧梨花白(한산백저이화백) 차운 산 하얀 모시 배꽃에 희고 모시저
削作雙針衫袖窄(삭작쌍침삼수착) 깎아 지어 쌍 바늘 옷소매 솔아 좁을착
寒碧堂中五月時(한벽당중오월시) 한벽당 집 가운데 오월의 때에
風多力弱不堪着(풍다력약불감착) 바람 많고 힘 여려 못 견뎌 입어
寒碧堂十二曲9(한벽당십이곡9) 한벽당 열두 가락-申光洙36
二十衙客面如玉(이십아객면여옥) 스무 살 관아 손님 얼굴 옥 같아
奪取銀Ꟃ多戱劇(탈취은차다희극) 빼앗기니 은비녀 장난질 너무
寒碧堂中不肯歸(한벽당중불긍귀) 한벽당 집 가운데 아니 돌아가
滿堂明月要人宿(만당명월요인숙) 집을 채운 밝은 달 꼭 사람 묵어
寒碧堂十二曲10(한벽당십이곡10) 한벽당 열두 가락-申光洙37
中營令監夾袖綠(중영령감협수록) 중군 병영 영감님 녹색 동달이 낄협 소매수
寒碧堂中賭雙陸(한벽당중도쌍륙) 한벽당 집 가운데 雙六놀이를 걸도
少年豪氣勝文官(소년호기승문관) 젊은 나이 한껏 기 문관을 이겨
抛擲粧刀百金直(포척장도백금직) 던져주니 꾸민 칼 백금 값 바로 던질포척
寒碧堂十二曲11(한벽당십이곡11) 한벽당 열두 가락-申光洙38
寒碧堂前曲曲水(한벽당전곡곡수) 한벽당 집 앞에는 굽이굽이 물
欄干臨照如花人(난간림조여화인) 난간에 나서 비친 꽃 같은 사람
無端打起鴛鴦隊(무단타기원앙대) 무단히 때려 일어 원앙새 무리
賺得使君回首嗔(잠득사군회수진) 속였으니 사신을 돌아봐 성내 속일잠 성낼진
寒碧堂十二曲12(한벽당십이곡12) 한벽당 열두 가락-申光洙39
寒碧堂中罷宴曲(한벽당중파연곡) 한벽당 집 가운데 잔치 끝 가락
黃花亭北春草綠(황화정북춘초록) 황화정 정자북쪽 봄풀이 푸릇
此地年年多別離(차지년년다별리) 이 땅에는 해마다 헤어짐 많아
送君迎君日不足(송군영군일부족) 그대 보내 맞으니 날이 모자라
赴洛途中(부락도중) 서울 가는 길에-申光洙40
明月行人滿地霜(명월행인만지상) 밝은 달 길가는 이 땅 가득 서리
靑山開處見東方(청산개처견동방) 푸른 산 열린 곳에 동녘이 보여
鷄聲聽盡楊州路(계성청진양주로) 닭 울음 다 들리는 양주 고을 길
應不鳴鐘入漢陽(응불명종입한양) 아니 울린 종 맞춰 한양 땅 들어
望達磨山(망달마산) 달마산 바라보며-申光洙41
船頭忽見達磨山(선두홀견달마산) 뱃머리 문득 보여 달마산이라
今日知吾始北還(금일지오시북환) 오늘날에 날 알아 북쪽엘 간다
鞍馬莫言三倍道(안마막언삼배도) 안장 말 말을 마라 세 곱의 길이
此身登陸是人間(차신등륙시인간) 이 몸이 뭍에 올라 바로 인간이
楸子島前洋望漢拏山(추자도전양망한라산) 추자도 앞에서 한라산을 바라며-申光洙42
萬里南征始北還(만리남정시북환) 만 리를 남쪽엘 가 처음 북엘 가
滄波遠望漢拏山(창파원망한라산) 푸른 물결 멀리 봐 한라산에를
美人相送孤舟處(미인상송고주처) 고운 이 서로 보내 외론 배 뜬 곳
煙雨蒼蒼一宿間(연우창창일숙간) 안개비 푸릇푸릇 하루 묵는 새
至半洋望漢拏山(지반양망한라산) 바다 가운데서 한라산을 바라보며-申光洙43
靑靑天水有無間(청청천수유무간) 푸른 푸름 하늘 물 있고 없는 새
使者孤舟向百蠻(사자고주향백만) 맡은 이 외로운 배 백 만 땅으로
一片白雲南極外(일편백운남극외) 한 조각 흰 구름이 남쪽 끝 밖에
艄工道是漢拏山(소공도시한라산) 고물 사공 이리 말 한라산이라 고물소
入都門(입도문) 도성 문에 들어서며-申光洙44
春初亭前落帆催(춘초정전락범최) 춘초정 정자 앞에 돛 내려 라며
船頭騎馬雨中來(선두기마우중래) 뱃머리에 말 타고 빗속을 온다
三年綠水靑山事(삼년록수청산사) 삼년을 푸르른 물 푸른 산 일이
一入都門滿面埃(일입도문만면애) 한번 든 도성 문에 낯 가득 먼지
峽口所見(협구소견) 골짝어귀에서 본 바-申光洙45
靑裙女出木花田(청군여출목화전) 푸른 치마 아낙네 목화밭 나서
見客回身立路邊(견객회신입로변) 길손 보자 몸 돌려 길섶에 서네
白犬遠隨黃犬去(백견원수황견거) 삽살이 멀리 좇아 누렁이 가고
雙還却走主人前(쌍환각주주인전) 둘 다시 되레 달려 임자 앞으로
降仙樓二首1(강선루이수1) 강선루-申光洙46
秋水新生細瀫紋(추수신생세곡문) 가을물 새로 일어 가는 물무늬 강이름곡
薜蘿飛雨近斜曛(벽라비우근사훈) 넌출은 비에 날려 비낀 해 곁에 승검초벽
英雄故國空聞笛(영웅고국공문적) 영웅의 오랜 나라 피리 헛들려
神女高樓只有雲(신녀고루지유운) 신녀에 높은 누각 구름만 있어
白鳥雙雙隨棹去(백조쌍쌍수도거) 고니는 짝을 지어 노 따라 떠나
靑山點點隔江分(청산점점격강분) 푸른 산 점점 찍혀 강 너머 갈려
欄干坐到黃昏月(난간좌도황혼월) 난간에 앉아 닿아 어스름의 달
一遣天涯恨緖紛(일견천애한서분) 한번 보낸 하늘 끝 한 맺힘 얽혀
降仙樓二首2(강선루이수2) 강선루-申光洙47
歌舞留人十二欄(가무류인십이란) 노래 춤에 머문 이 열두 난간에
巫山隔水捲簾看(무산격수권렴간) 무산은 물 너머에 발 걷고 바래
何年帝子吹簫去(하년제자취소거) 어느 해 임금 아들 피리 불며가
煙雨高樓盡日寒(연우고루진일한) 안개 비 높은 누각 날 다해 추워
宿二水村(숙이수촌) 이수촌에 묵으며-申光洙48
杳然江氣夕(묘연강기석) 아득한 것이 강 기운 저녁
宿處數家隣(숙처수가린) 묵어 갈 곳은 몇몇 집 이웃
明月靑山郡(명월청산군) 밝은 달 아래 푸른 산 고을
孤舟寒食人(고주한식인) 외로운 배엔 한식날 사람
風煙入鄕夢(풍연입향몽) 바람에 연기 고향에 든 꿈
楊柳憶京春(양류억경춘) 버들에 생각 서울의 봄이
自笑滄波裏(자소창파리) 스스로 웃어 푸른 물결 속
年年來往頻(년년래왕빈) 해마다 잦아 오고가는 일
江川(강천) 강 시내-申光洙49
日暮多灘峽(일모다탄협) 해 저녁 많은 여울골짜기 여울탄
回舟意轉孤(회주의전고) 배돌려 뜻은 외로움으로
淡濃山欲變(담농산욕변) 옅었다 짙어 산은 바꾸려
蒼遠水如無(창원수여무) 푸르고 멀어 물은 없는 듯
亂石搜潛蟹(난석수잠해) 어지러운 돌 숨은 게 찾아 찾을수
輕橈逐去鳧(경요축거부) 가벼운 노에 오리 쫓겨 가 꺾일요
吾行與秋色(오행여추색) 우리 가느니 가을빛 함께
渾是楚江圖(혼시초강도) 이 온통 그림 초나라 강물
江月軒(강월헌) 강월헌-申光洙50
懶翁樓坐處(나옹루좌처) 게으른 노인 누에 앉은 곳 게으를나
江氣上樓寒(강기상루한) 강 기운 올라 누각은 추워
瞑來雙檜立(명래쌍회립) 날 어두워와 쌍 회나무 서 눈감을명
吹息九龍蟠(취식구룡반) 숨을 내 뿜어 아홉 용 서려 서릴반
船語生孤火(선어생고화) 배에 말소리 외론 어화 켜
僧鍾度遠灘(승종도원탄) 절에 종소리 먼 여울 건너
禪宮空色意(선궁공색의) 선방의 궁궐 공과 색의 뜻
多在泬㵳看(다재혈료간) 많이 있으니 비어 맑게 봬 내뿜을혈 물맑을료
杜陵夜發月中渡新倉(두릉야발월중도신창)
두릉에서 밤에 떠나 달빛에 신창을 건너-申光洙51
月下南州遠(월하남주원) 달 아래 멀리 남쪽 고을이
鷄聲十里長(계성십리장) 닭 울음 오래 십리나 멀어
繫船江寂寂(계선강적적) 배를 매놓아 강은 고요해
立馬野蒼蒼(입마야창창) 말을 세워둬 들판 우거져
少歇楓根石(소헐풍근석) 조금을 쉬어 단풍 아래 돌
微聞荻上霜(미문적상상) 살며시 들어 갈대 위 서리 물억새적
翻翻搖櫓去(번번요로거) 뒤척 뒤척여 노를 저어 가
驚起宿鴛鴦(경기숙원앙) 놀라 일어나 자던 원앙새
自嶺下暮向萬頃(자령하모향만경) 고개 아래 저묾에 만경을 바래-申光洙52
平楚茫茫北(평초망망북) 너른 땅 숲은 아득한 북녘 모형초
煙生是杜陵(연생시두릉) 연기 피어나 바로 두릉이 팥배나무두
深秋臨水鷺(심추림수로) 깊은 가을날 물 곁에 백로 해오라기로
落日過橋僧(낙일과교승) 지는 해 스님 다리를 지나
籬落懸匏蔓(이락현포만) 울타리 떨렁 박 덩굴 걸려
陂塘設蟹罾(피당설해증) 비탈에 못엔 게 그물 쳐져 어망증
南州時序晩(남주시서만) 남쪽 고을에 철은 때늦어
歸思暮遙增(귀사모요증) 돌아갈 생각 저녁 더 멀어
夫餘懷古(부여회고) 부여의 옛날을 품어-申光洙53
平楚浮山出(평초부산출) 너른 땅 숲에 뜬 산이 솟아
荒城半月斜(황성반월사) 거친 성에는 반달이 비껴
行人悲故國(행인비고국) 길을 가는 이 옛 나라 슬퍼
啼鳥惜餘花(제조석여화) 우는 새마저 남은 꽃 아껴
都督猶傳塚(도독유전총) 도독은 여태 무덤을 남겨
君王自棄家(군왕자기가) 임금은 저만 나라를 버려
興亡萬古事(흥망만고사) 일어나 잃어 오랜 옛날 일
春色又天涯(춘색우천애) 봄날 빛깔도 하늘 끝 멀리
四月雨(사월우) 사월에 오는 비-申光洙54
四月移秧雨(사월이앙우) 사월 초여름 모를 내는 비 ※小滿 芒種
深村宿處驚(심촌숙처경) 깊은 마을에 자는 곳 놀라
八方均一潤(팔방균일윤) 온데 모든데 고루 쭉 적셔
終夜有餘聲(종야유여성) 밤을 다해서 남직한 소리
赤地哀前歲(적지애전세) 붉게 마른 땅 슬픈 지난해
玄雲降上誠(현운항상성) 검은 먹구름 정성에 내려
君王倚鳩杖(군왕의구장) 임금님 짚어 내림 지팡이
聽或到天明(청혹도천명) 어쩌면 들어 날 밝음까지
春愁(춘수) 봄날의 시름-申光洙55
地深明月浦(지심명월포) 땅은 깊어도 밝은 달 갯가
春暗綠橙城(춘암록등성) 봄날 어두움 푸른 등자 성 등자나무등
官妓能調馬(관기능조마) 관에 기생은 말을 잘 타고 고를조
船人不畏鯨(선인불외경) 뱃사람 고래 아니 두려워 두려워할외
文章風土記(문장풍토기) 글 문장 적어 바람과 흙을
花鳥月朝評(화조월조평) 꽃과 새 따져 달에 아침에
知海防營將(지해방영장) 바다를 아는 지켜 사는 이
時來慰客情(시래위객정) 때론 찾아와 길손 맘 달래 위로할위
發蘇安島(발소안도) 소안도를 떠나며-申光洙56
長風一千里(장풍일천리) 기다란 바람 천리에 뻗혀
極目水如藍(극목수여람) 눈에 꽉 차는 쪽빛 같은 물
日月行無外(일월행무외) 해와 달 돌아 없는 밖에서
鯤鵬力盡南(곤붕력진남) 곤이 붕새는 힘써 남쪽 가 곤이곤 붕새붕
蓬瀛元此地(봉영원차지) 봉래와 영주 바로 이런 땅 바다영 ※三神山
秦漢昔空談(진한석공담) 진 한나라는 옛날 괜한 말
嶽頂春分夕(악정춘분석) 큰 산 꼭대기 춘분날 저녁
明星手可探(명성수가탐) 밝은 별들을 손으로 찾아 찾을탐
珍山峽行(진산협행) 진산 골짝을 지나며-申光洙57
客路回回盡(객로회회진) 나그네 길은 돌아 다 돌아
林開小見天(임개소견천) 숲 열려 하늘 조금씩 보여
午鳩千疊墇(오구천첩장) 한낮 비둘기 일 천 겹 막혀 비둘기구 막을장
春雨數家田(춘우수가전) 봄비는 내려 몇몇 집 밭에
兒問靑魚價(아문청어가) 아이는 물어 청어의 값을
翁憂白骨錢(옹우백골전) 늙은이 걱정 뼈 묻을 돈을
生涯與官令(생애여관령) 사람 사느니 관에서 시킴
何地不可憐(하지불가련) 어느 땅인들 아니 불쌍해
題李山人幽居(제이산인유거) 이산인 숨어 살아-申光洙58
處士誅茅僻(처사주모벽) 머무른 선비 띠를 베 외져
山居愜所聞(산거협소문) 산에 살아서 듣는바 같아 쾌할협
春籬通筒溜(춘리통통류) 봄에 울타리 대 홈통 물이 방울져떨어질류
朝俓布松雲(조경포송운) 아침 오솔길 솔 구름 깔려
好僕能動力(호복능동력) 좋은 아랫것 힘 쓸 줄 알아 종복
癡兒已誦文(치아이송문) 어리숙 아이 이미 글을 외 어리석을치 욀송
百年知此足(백년지차족) 백년 삶 알아 이런 넉넉함
多事愧吾君(다사괴오군) 많은 일 미안 우리 그대에
設卜(설복) 점을 놓아-申光洙59
開卦疎簾下(개괘소렴하) 점괘를 풀어 성긴 발 아래
焚香小雨中(분향소우중) 향불을 살라 가랑비 속에
總綠多疾病(총록다질병) 모두 푸른데 하도 아파서
非欲問窮通(비욕문궁통) 아니 물으려 막힘 뚫림을
衣食猶豐歲(의식유풍세) 입고 먹기는 외려 잘된 해
詩書幸古風(시서행고풍) 시에 글에는 다행 옛 기풍
行藏元自卜(행장원자복) 행해 물러남 스스로 점쳐
四十衆人同(사십중인동) 나이 마흔에 뭇사람 같아
中年(중년) 중년-申光洙60
陋巷存吾道(누항존오도) 좁다란 골목 내 길이 있어
中年識世情(중년식세정) 중년 나이에 세상 뜻 알아
孤燈宜夜讀(고등의야독) 외로운 등불 밤이면 읽어
細雨試春耕(세우시춘경) 보슬비에도 봄갈이 해봐
交際猶多事(교제유다사) 가까운 사귐 외려 많은 일
文章不用名(문장불용명) 글을 지음에 이름 아니 써
向來何衰衰(향래하쇠쇠) 바래 오면서 어찌 여위어
行止問君平(행지문군평) 가고 멎음을 군평에 물어 ※君平 嚴遵 前漢 蜀郡 成都사람
暮投靖安(모투정안) 저물어 정안에 들어-申光洙61
山雪蕭條夕(산설소조석) 산에는 눈에 쓸쓸한 저녁
行人與鳥歸(행인여조귀) 길을 가는 이 새 함께 온다
寒溪頻曲折(한계빈곡절) 차가운 시내 하도 굽이져
古木梢依俙(고목초의희) 오랜 나무 끝 어슴푸레해 나무끝초 비슷할희
村戶秋租盡(촌호추조진) 마을 집에는 가을 세 다 내
盤餐夜味稀(반찬야미희) 밥상 먹거리 밤엔 맛 적어 먹을찬
主翁頗好意(주옹파호의) 임자 늙은이 자못 좋은 뜻
扶杖送柴扉(부장송시비) 지팡이 짚고 사립문 보내
詩人(시인) 시인-申光洙62
曲口桃花發(곡구도화발) 구비 어귀에 복사꽃 활짝
南隣照眼明(남린조안명) 남쪽 이웃에 비춰 눈 밝아
詩人隨意往(시인수의왕) 시를 짓는 이 뜻 따라 가고
春鳥得時鳴(춘조득시명) 봄날에 새는 때 맞춰 울어
世路年年改(세로년년개) 세상살이 길 해마다 고쳐
天機日日生(천기일일생) 하늘의 기틀 나날이 낳아
晩風吹白髮(만풍취백발) 저물어 바람 흰머리 불어
川上不勝情(천상불승정) 시냇물 위로 뜻을 못 이겨
盡日(진일) 날을 다해서-申光洙63
盡日茅茨靜(진일모자정) 날 다해 띳집 지붕은 고요 가시나무자
飛花滿四隣(비화만사린) 날리는 꽃에 온 이웃 가득
雨中鷄抱子(우중계포자) 비 내림 속에 닭은 알 품고
籬下犬嘷人(리하견호인) 울 아래 개는 사람에 짖어 짖을호
山邑俗還古(산읍속환고) 산 고을 풍속 오히려 옛날
田家道不貧(전가도불빈) 시골집 도리 아니 가난해
機心吾已息(기심오이식) 꾸미는 마음 내 이미 그쳐
生事鹿門春(생사록문춘) 사는 일에는 사슴 문에 봄
寄文初(기문초) 문초에게-申光洙64
愛弟隨慈母(애제수자모) 아끼는 아우 어머님 따라
外家爲客多(외가위객다) 외갓집에서 꽤나 나그네
白雲孤自居(백운고자거) 흰 구름 홀로 절로 머물러
芳草歇如何(방초헐여하) 꽃다운 풀은 그쳐 어쩌나 쉴헐
別覺詩情損(별각시정손) 달리 깨달아 시의 뜻 덜어
病憐春色過(병련춘색과) 앓아 아까워 봄날 빛 지나
亦知君念我(역지군염아) 또한 알아서 그대 내 생각
幽夢到中阿(유몽도중아) 그윽한 꿈에 맞게 닿아서
新居春日(신거춘일) 새로 머문 봄날-申光洙65
結廬人境外(결려인경외) 오두막 지어 사람 사는 밖 오두막집려
春日獨徘徊(춘일독배회) 봄날에 홀로 거닐어 놀아
坐石孤雲起(좌석고운기) 돌에 앉으니 한 점 구름이
移花細雨來(이화세우래) 꽃에다 옮겨 가랑비 내려
道心隨地得(도심수지득) 도의 마음은 땅 따라 얻어
生事逐時開(생사축시개) 살면서 일은 때 쫓아 열려
鷗驚西溪上(구경서계상) 갈매기 놀라 서쪽 시내 위
終年兩不猜(종년양불시) 죽도록 둘은 샘하지 않아 샘할시
春日途中(춘일도중) 봄날 길을 가며-申光洙66
處處催農事(처처최농사) 곳곳 서둘러 농사짓는 일
江南穀雨晴(강남곡우청) 강물 남쪽엔 곡우 비 개여
日斜村鼓急(일사촌고급) 해는 저물어 마을 북 빨라
春暖野雲生(춘난야운생) 봄날은 따뜻 들 구름 일어
掠水飛花片(약수비화편) 물을 스치니 날리는 꽃잎 노략질할략
連空百鳥聲(연공백조성) 하늘을 이어 온갖 새소리
行人眼自醉(행인안자취) 길 가는 이 눈 저절로 취해
暫夢洛陽城(잠몽낙양성) 잠깐 꿈을 꿔 낙양의 성을
野老(야로) 들에 늙은이-申光洙67
野老時相見(야로시상견) 들에 늙은이 때론 서로 봐
簾前送始回(염전송시회) 발 앞에 보내 비로소 돌려
讀書松子落(독서송자락) 글을 읽는데 솔방울 떨쳐
多病菊花開(다병국화개) 병이 많아도 국화꽃 피어
巢許非高士(소허비고사) 소부 허유는 아니 높은 이
夔龍接儁才(기룡접준재) 기와 용 만나 뛰어난 재주 외발짐승기 준걸준
腐儒無一事(부유무일사) 썩은 선비로 일 하나 없어
耕鑿十年來(경착십년래) 갈고 뚫어서 열 해를 왔소 밭갈경 뚫을착
幽居(유거) 그윽이 살며-申光洙68
曲口宜初夏(곡구의초하) 구비 어귀에 초여름 옳아
嚶嚶黃鳥聞(앵앵황조문) 앵앵 들리니 꾀꼬리 소리 새소리앵
靑林常欲雨(청림상욕우) 푸른 숲엔 늘 비가 내리려
素璧不勝雲(소벽불승운) 바탕 둥근 옥 구름 못 이겨 하늘에 구름 떠
漸就桑麻事(점취상마사) 차츰 나아가 뽕일 삼일이
新成子弟文(신성자제문) 새로이 이뤄 아이 글공부
桃花曾不種(도화증부종) 복사꽃 일찍 아니 심으니
非是絶人群(비시절인군) 아니 이렇게 사람들 끊겨
訪月溪樵客不遇(방월계초객불우) 월계를 찾아 나무꾼을 못 만나-申光洙69
樵夫本住月溪西(초부본주월계서) 나무꾼 본디 살기 월계 서쪽에
朝趁南風渡月溪(조진남풍도월계) 아침에 남풍 따라 월계를 건너 좇을진
繫石柴船空到客(계석시선공도객) 돌에 매인 나뭇배 괜히 온 손님
無煙蘿屋獨留妻(무연라옥독류처) 연기 없는 넝쿨 집 아내만 남아
滄江一路尋何處(창강일로심하처) 차가운 강 길 하나 어디서 찾나
嵐雨千峰望盡迷(남우천봉망진미) 남기 비 천 봉우리 바래 다 헤매
且詠蒹蕸回棹去(차영겸하회도거) 이제 읊어 갈대꽃 배 돌려 떠나 노도
爲君磯上掃苔題(위군기상소태제) 그대 위해 물가 위 이끼에 시를 물가기
泛湖(범호) 호수에 배 띄워-申光洙70
驪湖秀色似西湖(려호수색사서호) 여호에 빼난 물빛 서호와 같아
淡蕩春風吹綠蒲(담탕춘풍취록포) 묽어 흩여 봄바람 부들에 불어
雲際塔連三國遠(운제탑련삼국원) 구름 곁 탑은 이어 삼국이 멀어
雨中人度二陵孤(우중인도이릉고) 빗속에 사람 건너 이릉 외로이
中流畵楫天空濶(중류화즙천공활) 흐름 속에 그림배 하늘은 넓어 노즙
北渚靑山寺有無(북저청산사유무) 북쪽 물가 푸른 산 절 있나 없나
安得結茅煙水上(안득결모연수상) 어찌해 띳집 엮어 연기 낀 물위
尋僧放鶴學林逋(심승방학학림포) 스님 찾아 학 놓아 임포를 배워
※林逋(967~1028)북송 杭州 錢唐사람 자는 君復 시호는 和靖先生 西湖에 은거 梅妻鶴子
日月島舟中(일월도주중) 일월도 가는 배 안에서-申光洙71
歸舟三宿海雲間(귀주삼숙해운간) 배에서 사흘 묵어 바다 구름 속
千里訛言一日還(천리와언일일환) 천리 길 그릇된 말 하루면 온다 그릇될와
復恐風濤作戱劇(부공풍도작희극) 두려움 바람물결 장난질 심해
何論水土損容顔(하론수토손용안) 어찌 따져 물과 흙 얼굴을 헤쳐
南漂幸不琉球國(남표행불류구국) 남쪽 떠돎 다행히 유구로 안 가 떠돌표 오끼나와
北渡重輕日月山(북도중경일월산) 북을 건너 가벼이 일월산 지나 무게 가볍게
莞島如鳥漸如馬(완도여조점여마) 완도 섬 새 같다가 차츰 말 같아
艄工未雨急躋攀(소공미우급제반) 사공은 비 안 올 때 서둘러 몰아 고물소 오를제
寄浿妓松娘(기패기송낭) 평양 기생 송낭에게-申光洙72
巫山曾不作因緣(무산증불작인연) 무산엔 미처 못 해 인연을 맺기
別後前遊細可憐(별후전유세가련) 헤어진 뒤 옛 놀이 조금 아쉬워
綺席偸分藏果篋(기석투분장과협) 비단자리 슬 나눠 감춰진 장막 비단기
紅裙笑蕩採菱船(홍군소탕채릉선) 붉은 치마 막 웃어 마름 캐던 배 마름릉
關河楚國今千里(관하초국금천리) 변방 물가 초나라 이제는 천리
煙月楊州又一年(연월양주우일년) 안개에 달 양주 땅 또 한 해 지나
浮碧練光歌舞地(부벽련광가무지) 부벽루 연광정은 노래 춤의 땅
玉人能憶舊詩仙(옥인능억구시선) 옥 같은 이 기억해 옛날 시선을
1712 百順 順菴 安鼎福(1712∼1791)文肅 廣州 東史綱目 臨官政要 27
순암 안정복 李瀷을 스승으로 經學과 史學에 뛰어난 남인
雲山吟(운산음) 구름 산을 읊어-安鼎福1
白雲有起滅(백운유기멸) 흰 구름 있어 일다 사라져
靑山無改時(청산무개시) 푸른 산 없어 고치는 때가
變遷非所貴(변천비소귀) 바꿔 옮기기 아니 높일 바
特立斯爲奇(특립사위기) 우뚝 서 이리 빼어남 삼아
夢作(몽작) 꿈에서 지어-安鼎福2
異端非我道(이단비아도) 달리 바름은 우리 길 아니
經訓卽余田(경훈즉여전) 경전 풀이야 바로 내 논밭 ※訓詁學
格致工成後(격치공성후) 맞게 이르니 공부 된 다음 ※格物致知 工夫
方能語聖賢(방능어성현) 마침 잘해서 성현을 말해
題科體東人賦冊面(제과체동인부책면) 과체 동인부 책면에 제하며-安鼎福3
田間有一婦(전간유일부) 밭 사이 있어 한 아낙네가
鬢髮任天眞(빈발임천진) 살쩍머리털 타고난 대로
隨俗買丹粉(수속매단분) 세상 따르려 붉은 분을 사
翻爲識者嗔(번위식자진) 뒤집어 여겨 아는 이 성내
仲秋望日詠退之一年明月今宵多爲韻成七絶1(중추망일영퇴지일년명월금소다위운성칠절)
추석날 한유의 한 해 밝은 달 오늘 밤 많아 운으로 절구 일곱을 읊어-安鼎福4
節序臨高秋(절서림고추) 철 매겨 닿아 높다란 가을
西風吹慄慄(서풍취률률) 서쪽 바람이 불어 오싹해 두려워할률
桂魄推上山(계백추상산) 계수의 넋을 밀어 올린 산 ※달
頓覺精神一(돈각정신일) 조아려 알아 마음 얼 한결 조아릴돈
仲秋望日詠退之一年明月今宵多爲韻成七絶2(중추망일영퇴지일년명월금소다위운성칠절)
추석날 한유의 한 해 밝은 달 오늘 밤 많아 운으로 절구 일곱을 읊어-安鼎福5
玉露飛丹闕(옥로비단궐) 옥 이슬 날려 붉은 대궐에
金丸走素天(금환주소천) 금 탄환 달려 하얀 하늘을
可憐今夜興(가련금야흥) 아까울 수가 오늘밤에 흥
歲歲又年年(세세우년년) 해면 해마다 또 다른 해에
仲秋望日詠退之一年明月今宵多爲韻成七絶3(중추망일영퇴지일년명월금소다위운성칠절)
추석날 한유의 한 해 밝은 달 오늘 밤 많아 운으로 절구 일곱을 읊어-安鼎福6
峽中秋氣滿(협중추기만) 골짝 가운데 가을기운 차
山月十分淸(산월십분청) 산에 달에도 한껏 맑음이
玉斧何年琢(옥부하년탁) 옥의 도끼로 어느 해 찍어
金精此夜明(금정차야명) 금의 알맹이 이 밤도 밝아
仲秋望日詠退之一年明月今宵多爲韻成七絶4(중추망일영퇴지일년명월금소다위운성칠절)
추석날 한유의 한 해 밝은 달 오늘 밤 많아 운으로 절구 일곱을 읊어-安鼎福7
萬壑風聲緊(만학풍성긴) 모든 골짜기 바람소리로
千峰雪色滑(천봉설색활) 모든 봉우리 눈빛에 미끈
一雙何處鴈(일쌍하처안) 기러기 한 쌍 어디 기러기
相對舞溪月(상대무계월) 서로 마주해 춤 춰 시내 달
仲秋望日詠退之一年明月今宵多爲韻成七絶5(중추망일영퇴지일년명월금소다위운성칠절)
추석날 한유의 한 해 밝은 달 오늘 밤 많아 운으로 절구 일곱을 읊어-安鼎福8
霽月當空白(제월당공백) 개인 달 맡아 하늘에 밝아
連天冷氣侵(련천랭기침) 맺혀진 하늘 찬 기운 들어
淸光來幾世(청광래기세) 말간 빛 냄이 언제 세상에
聞道古如今(문도고여금) 도를 들으니 이제 같은 옛
仲秋望日詠退之一年明月今宵多爲韻成七絶6(중추망일영퇴지일년명월금소다위운성칠절)
추석날 한유의 한 해 밝은 달 오늘 밤 많아 운으로 절구 일곱을 읊어-安鼎福9
桂魄流依舊(계백류의구) 달의 넋 흘러 옛날 그대로
天香何處飄(천향하처표) 하늘 향기는 어디 휘몰아
乘槎欲一問(승사욕일문) 뗏목을 타러 한번 물음에
先鶴唳淸宵(선학려청소) 앞서간 학이 울어 맑은 밤
仲秋望日詠退之一年明月今宵多爲韻成七絶7(중추망일영퇴지일년명월금소다위운성칠절)
추석날 한유의 한 해 밝은 달 오늘 밤 많아 운으로 절구 일곱을 읊어-安鼎福10
對月時傾酒(대월시경주) 달 맞아 때론 술잔 기울여
吟詩且狂歌(음시차광가) 시 읊어 또한 미치게 노래
世間靑紫客(세간청자객) 세상에 있는 벼슬아치들
較此不爲多(교차불위다) 이리 견주지 하도 아니해
感懷(감회) 느낌 품어-安鼎福11
漢山南麓一茅亭(한산남록일모정) 한산의 남쪽 기슭 띠 정자 하나
霜髮居然七十齡(상발거연칠십령) 서리 머리 사느니 나이 일흔이
欲罷不能家國事(욕파불능가국사) 그치려도 안 되니 나라 일이라
將休難捨聖賢經(장휴난사성현경) 쉬려하나 못 버려 성현의 경전
良謀未遂排雲計(량모미수배운계) 좋은 꾀 아니 미쳐 구름 밀칠 꾀
大道終如隔壁聽(대도종여격벽청) 큰 도리 끝난 듯이 벽 너머 들려
自笑龍鍾成濩落(자소룡종성확락) 혼자 웃어 늙어 병 버려짐 이뤄
晩飧宵寢鍊吾形(만손소침련오형) 늦은 저녁 밤에 잠 내 꼴을 챙겨
感懷2(감회2) 느낌 품어-安鼎福12
白首窮經雖有語(백수궁경수유어) 흰머리 경전공부 비록 말 있어
老來衰病力難强(로래쇠병력난강) 늙어 와 여위어 병 힘세게 못써
不如捨置身邊事(불여사치신변사) 아니 같아 버려둬 몸을 둔 일을
隨處提惺戒勿忘(수처제醒계물망) 곳에 따라 일깨워 잊지 말라며
敬次望湖亭盆梅韻(경차망호정분매운) 삼가 망호정 분매의 운을 빌어-安鼎福13
地回一陽處(지회일양처) 땅은 돌아서 볕 하나 멎어
天放數枝梅(천방수지매) 하늘 놓으니 몇 떨기 매화
不借東風力(불차동풍력) 아니 빌리니 봄바람 힘을
却先百卉開(각선백훼개) 아서라 먼저 온갖 풀 피어
梁園同雪去(량원동설거) 양원 뜰에는 눈 함께 떠나
殷鼎和塩來(은정화염래) 은나라 솥은 소금 되어 와
肯作桃李樹(긍작도리수) 옳다 만들어 복사 오얏 꽃
妬春更月猜(투춘갱월시) 봄을 시샘해 달을 시샘해
題望湖亭盆梔(제망호정분치) 망호정의 치자나무 분재-安鼎福14
一樹禪花伴草堂(일수선화반초당) 한 그루 치자 꽃이 초가집 곁에
羞將桃李鬪春光(수장도리투춘광) 드리려 복사 오얏 봄빛을 다퉈
秋來露重群芳歇(추래로중군방헐) 가을 돼 이슬 거듭 뭇 꽃들 다해
獨自靑靑保晩香(독자청청보만향) 저 혼자 푸릇푸릇 늦 향기 지켜
山居好(산거호) 산에 삶이 좋아서-安鼎福15
山人每說山居好(산인매설산거호) 산에 사람 늘 말해 산에 삶 좋아
始信山居好無窮(시신산거호무궁) 처음 믿어 산에 삶 더없이 좋아
今日山居何事好(금일산거하사호) 오늘날 산에 살아 무슨 일 좋아
世間名利耳專聾(세간명리이전롱) 세상에 이름 이끗 하나 안 들려
次南公瑞韻(차남공서운) 남공서의 운을 빌어-安鼎福16
我本樗櫟材(아본저력재) 내 본디 재주 몹쓸 나무라 가죽나무저 상수리나무력
癰腫在巖谷(옹종재암곡) 옹이 부스럼 바윗골 살아 악창옹 부스럼종
君是松桂質(군시송계질) 그대는 바로 솔 계수 바탕
不有一尺曲(불유일척곡) 있지를 않아 한 자 굽은 데
臭味偶相合(취미우상합) 냄새 맛 뜻밖 서로 맞아서
往往來茅屋(왕왕래모옥) 이따금 오니 띳집을 찾아
高談軼靑冥(고담질청명) 높다란 얘기 밤낮 번갈아 번갈아질
顚倒任闔闢(전도임합벽) 엎어 뒤집어 열고 닫음에
豈合老林泉(기합로림천) 어찌 붙어서 숲 샘에 늙어
名宜被草木(명의피초목) 이름 마땅히 풀 나무 미쳐
儒者重席珍(유자중석진) 선비 무거움 자리한 보배
修德堪比玉(수덕감비옥) 닦은 덕 견뎌 옥에 견주어
嗟嗟競末流(차차경말류) 쯧쯧 다투기 끝에 붙은 이
本性日喪斲(본성일상착) 본바탕 날로 깎여 잃어서
軒冕誇鄕廬(헌면과향려) 높은 벼슬해 뽐내 시골서
勢位凌宗族(세위릉종족) 힘 뻗친 자리 깔봐 집안을
何異貧家女(하이빈가녀) 어찌 다르랴 가난한 아낙
屑屑爭甁粟(설설쟁병속) 부스럭 가루 조 한줌 다퉈 가루설
所貴守吾拙(소귀수오졸) 높이 받들 바 내 서툶 지켜
萬事無不足(만사무부족) 모든 일에서 모자람 없어
次尹景和韻(차윤경화운) 윤경화의 운을 빌어-安鼎福17
谷裏誰知有國香(곡리수지유국향) 골짝 안에 뉘 알아 나라 향 있어
蔚蕤莖葉照朱光(울유경엽조주광) 우거진 줄기 잎에 비친 붉은 빛
風來馥郁掀書幄(풍래복욱흔서악) 바람 와 향기 물씬 치켜든 서재 치켜들흔
似與幽人不果忘(사여유인불과망) 마치 함께 숨은 이 그리 못 잊어
讀大學(독대학) 대학을 읽고-安鼎福18
讀罷曾書夜已窮(독파증서야이궁) 다 읽고 이에 적어 밤 이미 깊어
殘燈明滅影搖紅(잔등명멸영요홍) 남은 등불 깜박여 그림자 흔들
三更色動千山月(삼경색동천산월) 삼경 한밤 빛 움직 온 산에 달빛
萬木聲傳一壑風(만목성전일학풍) 모든 나무 소리 내 한 골짝 바람
世上浮名渾似夢(세상부명혼사몽) 세상에 떠돈 이름 꿈처럼 흐릿
箇中眞味孰能通(개중진미숙능통) 이 속에 참다운 맛 누가 꿰뚫어
勸君更討危微義(권군갱토위미의) 그대더러 또 따져 숨은 뜻 위태
意到誠時覺有功(의도성시각유공) 뜻 닿아 쌓일 때면 공 있음 알아
省吾來留數旬及歸口號五言短律二首以贈1(성오래류수순급귀구호오언단률이수이증1)
성오 와서 몇십 일 있다가 돌아감에 오언 단율 두 수를 지어주다-安鼎福19
讀書破萬卷(독서파만권) 책을 읽어서 만 권 깨뜨려
下筆若有神(하필약유신) 붓을 써내려 신명이 난 듯
古人不虛語(고인불허어) 옛 사람 말해 빈말 아니니
此語經歷親(차어경력친) 이런 말 몸소 겪어 지내와
夜寐人定後(야매인정후) 밤에 잠듦은 남들 잔 뒤에
朝起及淸晨(조기급청신) 아침 일어남 맑은 첫새벽
孜孜几案間(자자궤안간) 힘쓰고 힘써 책상자리서
日新又日新(일신우일신) 날로 새롭게 날로 새로워
省吾來留數旬及歸口號五言短律二首以贈2(성오래류수순급귀구호오언단률이수이증2)
성오 와서 몇십 일 있다가 돌아감에 오언 단율 두 수를 지어주다-安鼎福20
爲學在日用(위학재일용) 배움 됨 있어 날마다 씀에
此外儘悠悠(차외진유유) 이 밖의 다함 멀어 아득해
欲至萬丈峰(욕지만장봉) 이르려 하는 만 길 봉우리
先自足下由(선자족하유) 먼저 발아래 내딛음부터
古人貴實行(고인귀실행) 옛 사람 높여 알찬 행함을
沈嚜耻言浮(침묵치언부) 거짓은 빠져 부끄런 말 떠 거짓묵
朝晝當不忘(조주당불망) 아침에 낮에 안 잊어 마땅
造次於是求(조차어시구) 잠시 일지라 이에 찾아야
記夢(기몽) 꿈을 더듬어-安鼎福21
人心操舍本由中(인심조사본유중) 사람마음 쥐어짜 본디 속에서
動處端宜猛着工(동처단의맹착공) 움직일 곳 발라서 마구 붙어서
一步一言先自驗(일보일언선자험) 한 걸음 한 마디 말 먼저 저 해봐
存存不已味無窮(존존불이미무궁) 지켜 있어 안 그쳐 맛이 끝없어
詠史1(영사1) 劉琨(유곤) 유곤 (271~318)西晉 中山 魏昌사람 자는 越石-安鼎福22
昔時賈謐門前客(석시가밀문전객) 옛날에 가밀 집에 문 앞 나그네
今日王倫幕裡賓(금일왕륜막리빈) 오늘날엔 왕륜의 막 안의 손님
始識浮華難濟事(시식부화난제사) 처음 알아 떠돈 빛 못 건질 일이
祖生終是不羈人(조생종시불기인) 조생은 끝내 이리 아니 떠돌 이
詠史2(영사2) 郭璞(곽박) 곽박 (276~324)晋 자는 景純-安鼎福23
京郭當年以易名(경곽당년이역명) 경방 곽증 그해에 주역 이름나
指凶示吉妙難形(지흉시길묘난형) 가리켜 길흉 보여 야릇 힘든 꼴
如何不識潛龍義(여하불식잠룡의) 어찌해 아니 알아 숨는 용의 뜻
任運頹心保此生(임운퇴심보차생) 운 맡긴 무너진 맘 이 삶을 지켜
詠史3(영사3) 王導(왕도) 왕도 (276~339)東晉 琅邪 臨沂사람 자는 茂弘-安鼎福24
茂弘雅望足經時(무홍아망족경시) 무홍의 멋진 바램 때 지냄 넉넉
江左夷吾有口碑(강좌이오유구비) 강 왼쪽 이오라며 입 있어 말해 管仲(?~BC645)
濟難雖無旋轉術(제난수무선전술) 난세 건짐 없었지 돌려놓을 꾀
一心三世繫安危(일심삼세계안위) 한 마음 세 임금에 안위는 매어
詠史4(영사4) 溫嶠(온교) 온교 晉나라 때 左長史와 太尉를 지냄-安鼎福25
侯色承顔似老萊(후색승안사로래) 빛 살펴 얼굴 받듦 노래자 같아 春秋末 楚 隱者
如何更忍絶 來(여하갱인절거래) 어찌해 다시 차마 옷깃 잘라 와
枕戈當勵氷膽志(침과당려빙담지) 창 베개 힘씀 마땅 굳게 뜻 지녀
不用區區玉鏡臺(부용구구옥경대) 아니 써 낱낱 나눠 옥의 거울대 ※결혼예물
感懷1(감회1) 느낌 품어-安鼎福26
工夫散誕不成章(공부산탄불성장) 공부 흩여 멋대로 글 이룸 못해
八十光陰病裡忙(팔십광음병리망) 여든 해 세월 흐름 앓다가 바빠
惜寸素心猶未已(석촌소심유미이) 짬을 아낀 늘 마음 외려 안 그쳐
窓前日影坐商量(창전일영좌상량) 창 앞에 해 그림자 앉아 생각해
自警(자경) 스스로 경계함-安鼎福27
人說家難天下易(인설가난천하이) 남들 말 집 어려워 천하야 쉬워
須從難處驗工夫(수종난처험공부) 꼭 쫓아 어려운 곳 겪어야 공부
張公忍字還多事(장공인자환다사) 장공의 참을 인자 되레 많은 일
孝悌行來忍亦無(효제행래인역무) 섬겨 받듦 해오면 참을 게 없어
1712 舜民 旅庵 申景濬(1712∼1781) 高靈 旅庵集 山經表 21
여암 신경준 실학자 지리학 개척 한글의 과학적 연구
別友人(별우인) 벗과 헤어지며-申景濬1
漢水去澐澐(한수거운운) 한강물 흘러 큰 물결 일어 큰물결일운
南山在其側(남산재기측) 남산 있으니 그렇게 곁에
手折崇蘭枝(수절숭란지) 손에 꺾이어 높여 난초로
相送城東角(상송성동각) 서로 보내니 성 동쪽 한쪽
望故鄕(망고향) 고향을 그리며-申景濬2
征馬徊徨僕夫倦(정마회황복부권) 말을 타 어정대니 종 녀석 지쳐
偶登高巒睨故鄕(우등고만예고향) 뜻밖 오른 높은 뫼 고향을 엿봐 흘겨볼예
遠山一半晴嵐捲(원산일반청람권) 멀리 산에 반쯤은 갠 기운 걷혀
歷歷桑梓映夕陽(력력상재영석양) 뚜렷하게 뽕 가래 저녁볕 비쳐
小蟲十章(소충십장) -申景濬 庚子 1780
蛙(와) 개구리-申景濬3
羣呼競唱野塘流(군호경창야당류) 떼 불러 노래 겨뤄 들못 떠나가
皤腹彭亨錦襖頭(파복팽형금오두) 배 볼록 가득 불려 비단 옷 머리 흰모양파 웃옷오
汲汲終宵如不及(급급종소여불급) 당겨 바빠 밤 끝내 아니 미치듯
緣何日出一齊休(연하일출일제휴) 어찌 맺어 해 솟아 다함께 그쳐
螢(형) 개똥벌레-申景濬4
初謂流星落屋東(초위류성락옥동) 처음 일러 별똥별 집 동쪽 떨쳐
更疑柳絮泛輕風(갱의류서범경풍) 다시 갸웃 버들 솜 바람 살짝 떠
太陽杳杳西歸後(태양묘묘서귀후) 해는 져 어둠 아득 서쪽 떠난 뒤
欲補餘光起草中(욕보여광기초중) 덧대려 남겨진 빛 풀 사이 일어
蟻(의) 개미-申景濬5
九闕崔嵬一竅深(구궐최외일규심) 겹 대궐 가장 높아 한 구멍 깊어 ※九重宮闕
邦畿恢拓老槐林(방기회척로괴림) 서울 경기 넓히니 늙은 느티 숲
美甘不似蜂王積(미감불사봉왕적) 멋진 맛 아니 같아 여왕벌 쌓음
能使臣民保古今(능사신민보고금) 하게 해 신하백성 옛 이제 지켜
蟬(선) 매미-申景濬6
風枝露葉永相依(풍지로엽영상의) 바람 가지 이슬 잎 오래 서로 해
吟哢不知姸日遲(음롱부지연일지) 읊어 울어 몰라서 고운 해 더뎌
遠挹高風人不見(원읍고풍인불견) 먼 움킴 높은 바람 사람 아니 봬
徘徊樹底立移時(배회수저립이시) 어정거린 나무 밑 섰다 옮길 때
蛬(공) 귀뚜라미-申景濬7
喞喞寒聲動九秋(즐즐한성동구추) 두근거려 찬 소리 구월 가을에 두근거릴즐
屛妻孤客一時愁(병처고객일시수) 가린 아내 외론 손 한때 시름에
苦吟何事棲空壁(고음하사서공벽) 괴론 읊음 무슨 일 깃들은 빈 벽
試看蜻蜓碧落遊(시간청정벽락유) 지켜 봐 귀뚜라미 하늘서 놀아
蛛(주) 거미-申景濬8
腹裏經綸似爾稀(복리경륜사이희) 뱃속에 다스릴 꾀 너 같기 없어
遊絲碧落勢如飛(유사벽락세여비) 아지랑이 하늘에 힘 뻗침 날듯
網羅處處彌山海(망라처처미산해) 그물 치니 곳곳에 두루 산 바다
莫道微蟲喜設機(막도미충희설기) 말마라 작은 벌레 즐겨 놓은 틀
蝶(접) 나비-申景濬9
春於粉翅許香緣(춘어분시허향연) 봄이 와 나비 날개 향 맺음 시켜
乍在枝頭忽向天(사재지두홀향천) 잠깐을 가지머리 문득 하늘로
野紫山紅看已盡(야자산홍간이진) 들엔 울긋 산 불긋 봐 이미 다해
海棠何處號神仙(해당하처호신선) 해당화 어디에서 신선을 불러
蠅(승) 파리-申景濬10
愛爾人無憎爾多(애이인무증이다) 널 아낀 사람 없어 넌 미움 많아
歐公仁厚亦云嗟(구공인후역운차) 구공은 두턴 어짊 또한 탄식 말 ※歐陽脩?
令人憎愛皆由我(령인증애개유아) 사람에 미움 아낌 다 나로부터
不改營營奈爾何(불개영영내이하) 안 고쳐 꾸려가니 어찌 너 어째
蚊(문) 모기-申景濬11
鐵嘴如錐鬧晩風(철취여추료만풍) 쇠 부리 송곳 같아 늦바람 한껏
片時能得滿腔紅(편시능득만강홍) 조각 시간 얻으니 몸 가득 빨개 속빌강
可憐玉臂驚新濺(가련옥비경신천) 안타까이 옥의 팔 놀라 흩뿌려 흩뿌릴천
一點丹痕似守宮(일점단흔사수궁) 점 하나 붉은 자국 궁궐 지키듯
總吟(총음) 모두 읊어-申景濬12
鯤鵬誰說漆園前(곤붕수설칠원전) 곤이 붕새 뉘 말해 칠원 앞에서 ※漆園吏(莊子)
好大奇文載末年(호대기문재말년) 좋아 커 뛰어난 글 끝 무렵 실어
吾輩賦蟲何瑣細(오배부충하쇄세) 우리들 벌레 지어 어찌 자잘해 자질구레할쇄
一吟一笑破春眠(일음일소파춘면) 한 읊음 한 웃음에 봄잠을 깨네
漫步(만보) 거닐며-申景濬13
時時信脚出徘徊(시시신각출배회) 때때로 다리 믿어 나서 거닐어
山南水北去復歸(산남수북거복귀) 산에 남쪽 물 북쪽 떠나 돌아와
水北偶逐寒波流(수북우축한파류) 물 북쪽 뜻밖 쫓아 찬 물결 흘러
山南空望白雲飛(산남공망백운비) 산 남쪽 괜히 바래 흰 구름 날아
自笑漫浪却還來(자소만랑각환래) 저 웃어 물결 넘쳐 아니 다시와
寥落山家晝掩扉(요락산가주엄비) 쓸쓸해서 산에 집 낮에 닫힌 문
蘊眞亭八景(온진정팔경) 온진정의 팔경 ※순창-申景濬 己亥 1779
浪崗初月(랑강초월) 물결 언덕 초승달-申景濬14
新月姸姸下西嶺(신월연연하서령) 초승달은 곱고 고와 서쪽 재에 져
可憐相見卽相離(가련상견즉상리) 안타깝게 서로 보다 곧 서로 헤져
靑天碧海誰云遠(청천벽해수운원) 푸른 하늘 파란 바다 뉘 멀다 말해
明日歸來又此時(명일귀래우차시) 밝아올 날 돌아오지 또 이런 때가
薇嶺抹雲(미령말운) 고사리 고개 걷힌 구름-申景濬15
淡薄春雲橫碧峀(담박춘운횡벽수) 희끗 엷은 봄 구름 걸친 푸른 산
相看不厭倚東窓(상간불염의동창) 서로 바래 안 싫어 동녘 창 기대
晩來欲向何山去(만래욕향하산거) 늦어 오며 바라니 어찌 산 떠나
寒影依依半渡江(한영의의반도강) 찬 그림자 아련히 반쯤 강 건너
寶坪農謳(보평농구) 보배론 땅 농사 노래-申景濬16
一聲未了一聲起(일성미료일성기) 한 소리 아니 마쳐 한 소리 일어
十里烟郊處處歌(십리연교처처가) 십리에 연기 낀 들 곳곳서 노래
努力鋤功須趁節(노력서공수진절) 애써 힘써 호미일 꼭 철을 좇아
杏花初白綠蒲芽(행화초백록포아) 살구꽃 첫 하얀 꽃 푸른 부들 싹
聲湖漁笛(성호어적) 소리 호수 고기잡이피리-申景濬17
貫之以柳魚能幾(관지이류어능기) 꿰뚫으니 버들로 고기 해 거의
歸去猶堪詑細君(귀거유감이세군) 돌아가 외려 견뎌 그대를 속여 자랑할이
獨猗蓬牕橫短笛(독의봉창횡단적) 혼자 기대 배에 창 비낀 짧은 저
一竿明月是誰恩(일간명월시수은) 한 장대 밝은 달은 누가 베풀어
沙郊落鴈(사교락안) 모래들에 기러기 내려-申景濬18
半在靑天半在沙(반재청천반재사) 반 있어 푸른 하늘 반은 모래에
輕輕點點影婆娑(경경점점영파사) 가볍게도 점점이 그림자 파사
苔深水碧無湘瑟(태심수벽무상슬) 이끼 깊어 물 파래 상수 슬 없어 큰거문고슬
可占今宵穩睡過(가점금소온수과) 차지하니 오늘 밤 편한 잠을 자
五浦歸㠶(오포귀범) 다섯 갯가 돌아오는 돛-申景濬19
茅屋斜連脩竹裏(모옥사련수죽리) 띳집에 비껴 이어 뻗은 대 속에
歸㠶常趁暮烟浮(귀범상진모연부) 돌아온 돛 늘 좇아 저녁연기 떠
生平不作江南賈(생평부작강남가) 한 삶 살며 안 지어 강남 장사치
雨也不愁風不愁(우야불수풍불수) 비에도 아니 시름 바람 안 시름
白坡平霞(백파평하) 하얀 고개 너른 노을-申景濬20
流霞輕艶繞江岸(류하경염요강안) 놀 흐름 살짝 고와 강 언덕 감싸
染得朝暉生紫光(염득조휘생자광) 물들이니 아침빛 보랏빛이 나
羽斝酌來誰共飮(우가작래수공음) 깃 술잔 따르느니 뉘 함께 마셔
謫仙歸後一千霜(적선귀후일천상) 이태백 돌아간 뒤 일천의 서리
鳴岩芳草(명암방초) 울림바위 꽃다운 풀-申景濬21
山下淸溪溪上屋(산하청계계상옥) 산 아래로 푸른 시내 시내 위에 집
石如烏几草如茵(석여오궤초여인) 바윗돌은 까만 안석 풀은 깐 자리
携樽拈筆鳴琴客(휴준념필명금객) 술통 끌어 붓을 집어 금 울린 손님
烟淡風輕日暖辰(연담풍경일난신) 안개 살짝 바람 산들 해 따뜻한 날
1713 光之 豹菴 姜世晃(1713∼1791)憲靖 晉州 豹菴遺稿 표암 강세황 14
표암 강세황 시서화 三絶
路上有見 길에서 보고는1
凌波羅襪去翩翩 결 일어 비단버선 나부껴 떠나 버선말 빨리날편
一入重門便杳然 한번 들어 겹겹 문 사라져버려 어두울묘
惟有多情殘雪在 오죽이 뜻은 많아 눈 녹다남아 해칠준
屨痕留印短墻邊 발자국 디딤 머뭇 짧은 담가에 신구 흉터흔 담장
桃花圖(도화도) 복사꽃 그림-姜世晃2
今歲春寒甚(금세춘한심) 올해는 봄이 너무나 추워
桃花晩未開(도화만미개) 복사꽃 늦어 아니 피었네
從敎庭樹寂(종교정수적) 따라 고요해 뜰에 나무는
花向筆頭栽(화향필두재) 꽃을 바라니 붓 머리 피워
鳩杖(구장) 비둘기 지팡이-姜世晃3
杖上有一鳥(장상유일조) 지팡이 위에 비둘기 하나
不飛又不鳴(불비우불명) 날지도 못해 울지도 않아
身被白雪衣(신피백설의) 몸에 입으니 하얀 눈 옷을
如一東土喪(여일동토상) 하나로 같아 나라의 국상
林居秋景圖(임거추경도) 숲에 사는 가을정경-姜世晃4
樹屋依山僻(수옥의산벽) 나무사이 오두막 산 기대 외져
千林照水殷(천림조수은) 커다란 숲 비친 물 은은하기도
羨殺漁舟子(선살어주자) 부러워라 죽이게 고깃배 어부
攬盡好溪山(람진호계산) 손에 쥐기 다 했네 좋은 시내 산
竹圖(죽도) 대나무 그림-姜世晃5
疑帶簫簫雨(의대소소우) 둘러나는지 소리소리 비
仍生颯颯風(잉생삽삽풍) 거듭해 일어 바람소리가
渭川千畝翠(위천천무취) 위수 시내에 천 이랑 푸름
幼入小扇中(유입소선중) 그윽이 들어 작은 부채에
畵扇樓題畵詩1(화선루제화시1) 화선루 그림에 지어-前面圖-姜世晃6
橋樓獨臥起(교루독와기) 다리 누각에 누워 일어나
終朝面冠岳(종조면관악) 아침 다하게 관악산 바래
不是兩不厭(불시양불염) 둘이 아니니 싫지 않아서
別無他可樂(별무타가락) 달리 없어라 즐길 만 한건
畵扇樓題畵詩2(화선루제화시2) 화선루 그림에 지어-北眺圖-姜世晃7
僑居條已久(교거조이구) 따로 산지가 이미 오래라
尙有京城戀(상유경성련) 오히려 나니 서울 그리움
南山與三角(남산여삼각) 남산 더불어 삼각산이라
時登屋後見(시등옥후견) 때때로 올라 집 뒤를 본다
畵扇樓題畵詩3(화선루제화시3) 화선루 그림에 지어-東面圖-姜世晃8
小閣依翠柳(소각의취류) 작은 누각에 기댄 듯 버들
柳外雙池明(유외쌍지명) 버들 바깥 두 연못은 밝아
遠看山下村(원간산하촌) 멀리 보이는 산 아래 마을
澹澹炊煙生(담담취연생) 가만히 불 때 연기 피어나
畵扇樓題畵詩4(화선루제화시4) 화선루 그림에 지어-西面圖-姜世晃9
樓西何所有(누서하소유) 누각 서쪽에 무엇이 있나
粉牆葡萄架(분장포도가) 꾸며진 담엔 포도덩굴로
有時携杖登(유시휴장등) 때로는 올라 지팡이 짚고
逍遙栗林下(소요율림하) 거닐어보니 밤 숲 아래를
畵扇樓題畵詩5(화선루제화시5) 화선루 그림에 지어-側面圖-姜世晃10
晩外郊壓養病軀(만외교압양병구) 늙어선 들에 눌러 앓는 몸 돌봐
高樓縹緲俯銅湖(고루표묘부동호) 높은 누대 아득해 동정호 굽어
滄波一帶千株柳(창파일대천주류) 푸른 물결 쭉 둘러 천 그루 버들
宛是江南春意圖(완시강남춘의도) 이대로 강남이라 봄 뜻한 그림
西山(서산) 서산-姜世晃11
世外忽驚超穢累(세외홀경초예루) 세상 밖 문득 놀라 세상 누 벗어
眼中無處着塵氛(안중무처착진분) 눈에 하나 없으니 티끌 기 붙음
敢將詩畵形容得(감장시화형용득) 어찌 앞에 시 그림 꾸며 얻을까
癡坐橋頭送夕曛(치좌교두송석훈) 멍히 앉아 다리에 보낸 석양빛
孤竹城1(고죽성1) 고죽성-姜世晃12
山腰粉堞勢周遭(산요분첩세주조) 산허리 분 성가퀴 두루 뻗히고
灤水東來自作濠(란수동래자작호) 난하 물 동쪽 흘러 절로 해자 돼
皇帝行宮何壯麗(황제행궁하장려) 임금님 다닌 궁궐 얼마나 멋져
古賢遺像尙淸高(고현유상상청고) 옛 어짊 남긴 모습 오히려 나아
孤竹城2(고죽성2) 고죽성-姜世晃13
林開落照明雕檻(임개낙조명조함) 숲에 펼친 지는 빛 난간을 밝혀
岸曲澄波閣小舠(안곡징파각소도) 언덕 굽 맑은 물결 거룻배 멎어
向晩登車更回頭(향만등거갱회두) 늦게야 오른 수레 고개 또 돌려
緇塵多愧滿征袍(치진다괴만정포) 세속 티끌 부끄럼 가는 옷 가득
山響齋(산향재) 산향재-姜世晃14
隱隱幽巖曲曲泉(은은유암곡곡천) 숨겨 논 깊은 바위 굽이굽이 샘
石林茆屋兩三椽(석림묘옥양삼연) 돌에 수풀 띠 집에 두어 서까래
平生不盡江山興(평생부진강산흥) 한 삶 살며 다 못한 강산의 흥을
只是丹靑已可憐(지시단청이가련) 다만 이 단청 그림 가엽기만 해
1720 伯規 樊巖 蔡濟恭(1720∼1799)文肅 平康 樊巖集 번암 체재공 시서화 三絶 7
宿海山亭(숙해산정) 해산정에 묵으며-蔡濟恭1
暮倚海棠喚小船(모의해당환소선) 저묾 기댄 해당화 작은 배 불러
數家楡柳海雲冥(수가유류해운명) 몇몇 집 느릅 버들 바다구름에
鵬邊天去含吳楚(붕변천거함오초) 붕새 떠난 하늘 곁 오 초나라가
鼇頂樓飛抗月星(오정루비항월성) 자라머리 루 날아 달과 별 들어
蓬島靈氣風生腋(봉도영기풍생액) 봉래 섬 신령기운 겨드랑 바람
縣城空翠雨連汀(현성공취우련정) 고을 성 하늘 푸름 비 이은 물가
三珠咫尺鸞笙過(삼주지척란생과) 삼주수 가까운 곁 난 피리 지나 三珠樹
不用絃歌五夜聽(불용현가오야청) 안 써도 악기노래 밤 새워 들어
雨還月精寺(우환월정사) 빗속에 돌아본 월정사-蔡濟恭2
淋漓暮雨暗山椒(임리모우암산초) 젖어 스민 저녁 비 어둔 산 분디
霧裏巖肩更覺遙(무리암견갱각요) 안개 속 바위자락 언뜻 봬 멀어
幽澗水生知幾尺(유간수생지기척) 그윽 골짝 물 불어 몇 잔지 알아
來時不辨去時橋(내시불변거시교) 올 때는 아니 알아 갈 때 다리를
高城道中遇雨(고성도중우우) 고성으로 가다가 비를 만나-蔡濟恭3
積水冥濛天倒垂(적수명몽천도수) 쌓인 물 그윽 흐릿 하늘 쏟아져
海棠沙岸雨淋旗(해당사안우림기) 해당화 모래언덕 비 뿌린 깃발
汀鷗莫挽行人騎(정구막만행인기) 물 갈매기 잡지 마 말 탄 가는 이
南石書來怪我志(남석서래괴아지) 남석랑 글에 오니 내 뜻 못 믿어 四國仙
※4國仙: 永郞 述郞 南石郞 安祥郞
永郞湖(영랑호) 영랑호-蔡濟恭4
竝海雲屛曲曲奇(병해운병곡곡기) 바다 나란 구름 병풍 굽이굽이 뛰어나 潟湖
練痕飜動夕陽時(연흔번동석양시) 누인 흉터 엎어 꿈틀 저녁볕이 저물 때
仙軿漠漠來何日(선병막막래하일) 신선수레 아득하여 오려니 어느 날이 거마소리병
煙雨春波到處疑(연우춘파도처의) 안개비에 봄 물결에 가는 곳곳 모르리
鳴沙路中遺興(명사로중유흥) 모래 울린 길 가운데 흥이 남아서-蔡濟恭5
如畵如眞更絶奇(여화여진갱절기) 그림 같아 참 같아 다시 끝내줘 ※眞:肖像
乍晴乍雨巧相宜(사청사우교상의) 언뜻 개여 언뜻 비 예뻐 서로들
縈沙弱草煙無際(영사약초연무제) 모래 얽힌 여린 풀 안개 끝없어
滿地飛花馬不疑(만지비화마불의) 땅 가득 날리는 꽃 말마저 알아
蓬島書憑靑鳥歸(봉도서빙청조귀) 봉래 섬 글 보자면 푸른 새가 와
鏡湖詩許白鷗知(경호시허백구지) 거울 호수 시 되니 흰 갈매기 앎
鏡湖猶護燒丹竈(경호유호소단조) 경호에 외려 지켜 단사 불 부엌
楊子遺墟有所思(양자유허유소사) 양자강 남긴 터에 생각이 있어
宿洛山寺感吟(숙낙산사감음) 낙산사에 묵으며 느낌에 읊어-蔡濟恭6
黃昏百感倚禪樓(황혼백감의선루) 어스름 온갖 느낌 선루에 기대
奎宿茫茫海月留(규수망망해월류) 규수 별 아득 멀어 바다 달이 떠
當日靑蛾皆白髮(당일청아개백발) 그날에 젊은 미인 다들 흰머리
不知誰唱大堤謳(부지수창대제구) 알지 못해 뉘 불러 큰 둑의 노래
訪鏡浦(방경포) 경포대를 찾아서-蔡濟恭7
宮袍染盡五峯霞(궁포염진오봉하) 궁궐 옷 다 물들여 다섯 봉 노을
蓬島歸程竝海賖(봉도귀정병해사) 봉래 섬 돌아온 길 바다 곁 멀리
王事三淸繙竹簡(왕사삼청번죽간) 임금 일 삼청궁에 죽간 뒤적여
仙期終日倚桃花(선기종일의도화) 신선 맺어 날 다해 기댄 복사꽃
疎松馬首溶溶鏡(소송마수용용경) 성긴 솔에 말머리 흐르는 거울
細雨鷗邊淡淡沙(세우구변담담사) 가랑비 갈매기 곁 물 엷은 모래
待到抽簪來結社(대도추잠래결사) 기다려 비녀 뽑아 와서 살기를
應令道氣屬全家(응령도기속전가) 영 맞춰 도의 기운 온 집안 엮여
1724 漢師 耳溪 洪良浩(1724∼1802)文獻 豊山 大提學 이계 홍양호 2
天鷄 하늘 닭1
天鷄一聲 하늘 닭 한번 울어
天下鷄鳴 온 누리 닭이 우네
海色蒼蒼 바다 빛 새 파래서 푸를창
日出之光 해가 떠 빛이 나고
入表同明 드러나 함께 밝아 겉표
自我東方 우리의 동방에서
我獨先赫 우리만 먼저 빛남 붉을혁
地近扶桑 땅 가까이 부상이 ※扶桑: 해가 돋는 神木 도울부 뽕나무상
促織 촉직 베짱이 洪良浩(1724~1802)2
盡日林中響 진일림중향 날 다 가도록 숲속서 울려 온 낮 숲 울려
通宵枕底鳴 통소침저명 밤 다 새도록 베개 밑 울어 밤새 베개 밑
不知織多少 부지직다소 몰라 베 짜기 얼마나 한지 얼마나 짰나
長作弄梭聲 장작롱사성 오래 내느니 북 놀림 소리 한참 북 놀림
1730 林瑞珪(?∼?) 임서규 영조 때 1
月夜 달밤
琴罷雲侵壁 음악 그쳐 구름이 벽에 피어나 거문고금 그칠파
詩成月滿軒 시 이루니 걸린 달 추녀에 가득 추녀헌
夢回天已曙 꿈을 깨니 하늘은 벌써 새벽녘 새벽서
窓外衆禽喧 창밖에는 뭇 새들 지저귄다오 의젓할훤
1730 淸溪 申興暹(?∼?) 청계 신흥섬 정조 때 1
暮春 지는 봄
短短疎籬山下家 짤막짤막 트인 울 산 아래 집에 트일소 울타리리
松簷遲日鳥聲多 솔 처마 더딘 해에 새소리 시끌 처마첨 늦을지
無端昨夜前溪雨 까닭 없이 어제 밤 앞 시내 비로 바를단
落盡閒庭一樹花 다 떨군 한적한 뜰 꽃나무 하나
1734 永叔 近齋 朴胤源(1734~1799)文獻 潘南 근재 박윤원 1
松月樵歌 송월초가 소나무 달빛에 나무꾼의 노래 朴胤源(1734~1799)
茅屋炊烟歇 모옥취연헐 띳집에 안나 밥 짖는 연기 띳집 연기 뚝
日暮飛鳥還 일모비조환 해 저묾 새는 날아 돌아가 해 져 새 들어
樵客見明月 초객견명월 나무하는 이 밝은 달 보며 나무꾼 달 봐
長歌下靑山 장가하청산 긴 노래 푸른 산을 내려와 노래해 산길
1737 美仲 燕巖 朴趾源(1737∼1805) 潘南 熱河日記 연암 박지원 8
極寒 모진 추위1
北岳高戍削 북악산은 높아서 깎아질렀고 지킬수 깎을삭
南山松黑色 남산의 소나무는 검은 빛이라
隼過林木蕭 새매가 지나가자 숲나무 쓸쓸 새매준
鶴鳴昊天碧 학 울어 높은 하늘 푸름 속으로 하늘호
元朝對鏡 설날아침 거울을 보며2
忽然添得數莖鬚 갑자기 보태 붙은 몇 가닥수염 줄기경 수염수
全不加長六尺軀 그대로 더함 없는 여섯 자 키에 몸구
鏡裏顔容隨歲異 거울 속 얼굴 모습 해 따라 달라
穉心猶自去年吾 어린 마음 내게서 떠나버린 나 어릴치
映帶亭雜詠 山行(영대정잡영 산행) 산행 ※一作山耕 燕巖集 제4권-朴趾源3
叱牛聲出白雲邊(질우성출백운변) 소 모는 소리 질러 흰 구름 가에
危嶂鱗塍翠揷天(위장린승취삽천) 가파른 산 비늘 논 하늘을 갈아
牛女何須烏鵲渡(우녀하수오작도) 견우직녀 어찌 꼭 오작교 건너
銀河西畔月如船(은하서반월여선) 은하수 서쪽 물가 달이 배 인걸
映帶亭雜詠 燕巖憶先兄(연암억선형) 돌아가신 형을 그리며 ※燕巖集 제4권-朴趾源4
我兄顔髮曾誰似(아형안발증수사) 우리 형님 얼굴은 누굴 닮으니
每憶先君看我兄(매억선군간아형) 아버지 그리울 때 형을 보았네
今日思兄何處見(금일사형하처견) 이제는 형을 그려 어디서 보나
自將巾袂映溪行(자장건몌영계행) 스스로 옷매 만져 시내에 비춰
映帶亭雜詠 一鷺(일로) 한 마리 해오라기 ※一作道中乍晴 燕巖集 제4권-朴趾源5
一鷺踏柳根 (일로답류근) 한 마리 해오라기 버들 뿌리에
一鷺立水中 (일로립수중) 한 마리 해오라기 물 가운데 서
山腹深靑天黑色(산복심청천흑색) 산 중턱 푸름 깊어 하늘은 검어
無數白鷺飛飜空(무수백로비번공) 셀 수 없는 흰 백로 하늘을 날아
頑童騎牛亂溪水(완동기우란계수) 어린 아인 소 태워 콸콸 시냇물
隔溪飛上美人虹(격계비상미인홍) 시내 너머 나래 편 고운 무지개
映帶亭雜詠 田家(전가) 시골집 ※燕巖集 제4권-朴趾源6
翁老守雀坐南陂(옹로수작좌남피) 늙은이 참새 지켜 앉은 남쪽 둑
粟拖狗尾黃雀垂(속타구미황작수) 조 이삭 개꼬리에 노란 참새들
長男中男皆出田(장남중남개출전) 맏이 둘째 아들들 다 밭에 나가
田家盡日晝掩扉(전가진일주엄비) 농삿집 하루 내내 사립 닫힌 낮
鳶蹴鷄兒攫不得(연축계아확부득) 솔개 채려 병아리 움키질 못해
群鷄亂啼匏花籬(군계란제포화리) 닭 무리 울어 시끌 박꽃 울타리
小婦戴棬疑渡溪(소부대권의도계) 함지 인 젊은 아낙 내 건널 걱정
赤子黃犬相追隨(적자황견상추수) 벌거숭이 누렁이 쫓아 따른다
遼野曉行 요야효행 새벽에 요동벌을 가다가 朴趾源(1737~1805)7
遼野何時盡 요야하시진 요동들판은 언제면 다해 요동 언제 끝
一旬不見山 일순불견산 한 열흘 못 봐 산이라고는 열흘 산 못 봐
曉星飛馬首 효성비마수 샛별 달리는 말머리에 떠 샛별 말머리
朝日出田間 조일출전간 아침 해 돋아 밭 사이에서 해돋이 밭에
弼雲臺看杏花 필운대간행화 필운대에서 살구꽃을 보고 朴趾源(1737~1805)8
斜陽焂斂魂 사양숙렴혼 비낀 볕 얼른 넋을 거두어 해 져 넋 거둬
上明下幽靜 상명하유정 위에는 밝아 아랜 고즈넉 밝고 아늑해
花下千萬人 화하천만인 꽃잎 아래로 수많은 사람 꽃에 많은 이
衣鬚各自境 의수각자경 옷에다 나룻 나름 저마다 옷 나룻 나름
1738 如林 漢源 盧兢(1738~1790) 交河 한원 노긍 1
穉孫 치손 어린 손자 盧兢(1738~1790)
穉孫纔解步 치손재해보 어린손자 막 겨우 걸음마 손자 막 발 뗘
引我入瓜田 인아입과전 날 끌어 드니 참외밭에를 날 외밭으로
指瓜引指口 지과인지구 참외 가리켜 입에 이끌어 가리켜 입에
食意已油然 식의이유연 먹고 싶은 뜻 거참 매끄레 먹고 싶단 말
1739 平叔 錦石 朴準源(1739∼1807)忠獻 潘南 錦石集 금석 박준원 4
看花 꽃을 보며1
世人看花色 세상사람 꽃을 봐 빛깔로 따져
吾獨看花氣 나 혼자 꽃을 봄에 숨결을 보지
此氣滿天地 이 숨결 가득채운 하늘과 땅에
吾亦一花卉 나 또한 한 떨기로 꽃과 풀이지 풀훼
泉雨閣 천우각 천우각에서 朴準源(1739~1807)2
看山忽高眠 간산홀고면 산을 봐 문득 높다란 잠자 산 봐 높은 잠
不覺山近人 불각산근인 아니 깨달아 사람 곁에 산 몰라 산 곁에
山風吹幾番 산풍취기번 산바람 불어 갈마듦 얼마 산바람 몇 번
松子落滿巾 송자락만건 솔방울 떨렁 두건 가득이 솔방울 가득
午睡 오수 낮잠 朴準源(1739~1807)3
前山雨纔歇 전산우재헐 앞산에 비가 겨우 그치어 앞산 비 그쳐
蒼翠映小閣 창취영소각 푸름 푸르러 집에 비쳐져 푸름 비친 집
幽人眠淸晝 유인면청주 숨은 이 잠자 말간 대낮에 숨은 이 낮잠
杏花時自落 행화시자락 살구꽃 때론 절로 떨어져 살구꽃 질 때
舟遲 주지 배가 더뎌 朴準源(1739~1807)4
舟疾儘爲快 주질진위쾌 배는 내달려 조금 빨라야 배 빨라 좋아
舟遲亦云好 주지역운호 배가 더뎌가 또한 좋다나 배 느려도 돼
靑山久不去 청산구불거 푸른 산 오래 아니 떠나가 푸른 산 안 가
使我忘煩惱 사아망번뇌 날더러 괴롬 시름 잊어라 내 시름 잊어
1741 懋官 炯庵 李德懋(1741∼1793) 全州 靑莊館全書 7
형암 이덕무 四家詩人(박제가 유득공 이서구 이덕무)
嬋娟洞 선연동 고울선 예쁠연1
嬋娟洞草賽羅裙 고운 골에 풀이나 비단치마지 굿할새 치마군
剩粉遺香暗古墳 남은 분 향기 남은 모를 옛무덤 남을잉 무덤분
現在紅娘休詑艶 살아있는 아가씨 자랑 말아라 자랑할이 고울염
此中無數舊如君 이 가운데 많이도 그대 같았지
형암 이덕무 四家詩人(박제가 유득공 이서구 이덕무)
端陽日集觀軒(단양일집관헌) 단오날 집관헌에서-李德懋2
的的榴花燒綠枝(적적류화소록지) 이글이글 석류꽃 가지를 살라
緗簾透影午暉移(상렴투영오휘이) 비단 발 비춘 그늘 낮 햇빛 옮겨
篆烟欲歇茶鳴沸(전연욕헐다명비) 꼬불 연기 마르려 차 끓어 울려
政是幽人讀畵時(정시유인독화시) 이거야 그윽한 이 그림 읽을 때
六月二十三日醉 육월이십삼일취 유월스무사흗날 술에 취해 李德懋(1741~1793)3
今年已過半 금년이과반 올해도 이미 반이나 지나 올해 반 지나
歎歎欲何爲 탄탄욕하위 탓해 투덜대 어찌 할거나 탓한들 뭣해
古俗其難見 고속기난견 예로 하던 일 보기 어려워 오랜 일 못 봐
吾生迺可知 오생내가지 우리 삶이란 이에 알거라 내 삶 알았네
七夕翌日 칠석익일 칠석 이튿날 李德懋(1741~1793)4
泅兒賽鳧兒 수아새부아 멱 감는 아이 오리와 다퉈 물놀이 아이
斛水斗泥爛 곡수두니瀾 둠벙 물 퍼니 진흙탕 일어 한쪽 흙탕물
蜻蜓弄頭翅 청정롱두시 잠자리 놀려 머리날개 짓 잠자리 날아
時掠出沒丱 시략출몰관 때론 스쳐가 나드는 머리 머리를 스쳐
憩栗下 게율하 밤나무 아래서 쉬다 李德懋(1741~1793)5
秋泉鳴歷膝 추천명력슬 가을 샘 울려 무릎을 지나 가을 샘 흘러
趺坐亂山中 부좌란산중 틀고 앉으니 어지런 산속 산속에 앉아
午飮晡來湧 오음포래용 낮에 마신 술 뒤늦게 올라 낮술 올라와
烘烘耳似楓 홍홍이사풍 달아오르니 귀 마치단풍 발그레 단풍
南山菊 남산국 남산의 국화 李德懋(1741~1793)6
菊花欹石底 국화의석저 국화꽃 기웃 바윗돌 밑에 돌 밑 국화꽃
枝折倒溪黃 지절도계황 꽃 꺾여 박혀 시내 노랗게 시내 노란 꽃
臨溪掬水飮 임계국수음 시냇가에 물 한 움큼 마셔 냇물 한 움큼
手香口亦香 수향구역향 손에 향내가 입 또한 향내 손에 입에 향
寒棲 한서 추운 집 李德懋(1741~1793)7
不識公卿名 불식공경명 아니 아느니 큰 벼슬 이름 벼슬 내 몰라
頗知圖書趣 파지도서취 자못 알아서 그림글 멋 맛 그림 글 알아
庭木如我心 정목여아심 뜰에 나무는 나 같은 마음 뜰 나무 마음
翼然淸風聚 익연청풍취 나부껴 모여 맑은 바람에 맑은 바람에
1742 廷藻 錦帶 李家煥(1742~1801) 驪州 금대 이가환 2
待月亭 대월정 대월정에서 李家煥(1742~1801) ※정자이름 弄月이었음1
可憐明月色 가련명월색 예쁘다하리 밝은 달 빛깔 어여쁜 달 빛
應解綺窓開 응해기창개 으레 알 터라 비단 창 열려 알아 창 열어
只在欄干曲 지재란간곡 다만 있기를 난간구비에 난간 구비에
徘徊不肯來 배회불긍래 서성거리며 오기 안 옳아 서성여 안 와
題紅葉 제홍엽 단풍잎에 쓰다/붉은 잎더러 李家煥(1742~1801)2
自憐菲薄質 자련비박질 저만 가엾다 엷은 바탕이 스스로 못나
開落一聽天 개락일청천 펼쳐 떨어져 하늘 내맡겨 폈다 져 못내
不學靑松樹 불학청송수 아니 배우니 푸른 소나무 푸른 솔 못 깨
空爭造化權 공쟁조화권 괜히 다투어 지어됨 가름 다퉈 못 말려
1748 惠風 冷齋 柳得恭(1748∼1807) 文化 渤海考 영재 유득공 北學派 44
送李時叔南歸 이시숙이 남쪽에 돌아감에 보내며1
連天草色晩 하늘 이어 풀빛에 늦은 저묾이 저물만
離別欲依依 헤어지네 기대고 기대려고 해
千里南歸客 천리 길 남쪽으로 돌아간다네
三韓一布衣 삼한 땅에 한 벌의 삼베옷으로 베포
春雲鴻雁杳 봄 구름에 기러기 떠나가지만 큰기러기홍 기러기안
湖水鯉魚肥 호수 물에 잉어는 살이 오르지 잉어리
滿地梨花白 땅 가득 배꽃피어 하얀빛인데
皆君去後飛 다 그대 떠난 다음 날리겠구나
二十一都懷古詩-檀君朝鮮(이십일도회고시-단군조선) 단군조선-柳得恭2
大同江水浸煙薰(대동강수침연훈) 대동강 강물에는 스민 연기 향
王儉城春似畫圖(왕검성춘사화도) 왕검성 성에 봄은 그림 그린 듯
萬里塗山來執玉(만리도산래집옥) 만리 먼 도산에서 옥 지녀옴에 ※하나라
佳兒尙憶解扶婁(가아상억해부루) 멋진 이 아직 그려 태자 해부루 ※2세단군
二十一都懷古詩-箕子朝鮮1(이십일도회고시-기자조선1) 기자조선-柳得恭3
兎山山色碧林沈(토산산색벽림침) 토산에 산 빛깔은 푸른 숲 빠져
翁巾仲裾草露侵(옹건중거초로침) 옹건에 긴 옷자락 풀 이슬 들어
猶似龍年奔卉寇(유사룡년분훼구) 마치 같기 임진년 왜구 쫓던 때
松風閑作管絃音(송풍한작관현음) 솔바람 느긋 지어 관과 줄 울림
二十一都懷古詩-箕子朝鮮2(이십일도회고시-기자조선2) 기자조선-柳得恭4
麂眼籬斜井字阡(궤안리사정자천) 노루 눈 울 비스듬 정자 꼴 두렁 큰노루궤 두렁천
一村桑柷望芊芊(일촌상축망천천) 한 마을 뽕나무 축 바래 우거져 악기이름축
誰知遼海蒼茫外(수지료해창망외) 누가 알아 먼 바다 아득한 바깥
耕種殷人七十田(경종은인칠십전) 갈아 심어 은나라 일흔의 밭에
二十一都懷古詩-衛滿朝鮮1(이십일도회고시-위만조선1) 위만조선-柳得恭5
魋結人來漢祖年(추결인래한조년) 북상투 튼 사람 와 한고조 때에 북상투추(퇴)
同時差擬趙龍川(동시차의조룡천) 같은 때 어긋 헤어 용천의 조타
箕王可恨無分別(기왕가한무분별) 기왕에 한이 되니 가림이 없어
塡補梟雄博士員(전보효웅박사원) 메워 줘 못된 영웅 박사 벼슬에
二十一都懷古詩-衛滿朝鮮2(이십일도회고시-위만조선2) 위만조선-柳得恭6
樂浪城外水悠悠(낙랑성외수유유) 낙랑성 성 밖으로 물은 아득히
誰識萩苴漢代侯(수식추저한대후) 누가 알아 추저후 한나라 제후
不及當年津吏婦(불급당년진리부) 아니 미쳐 그때의 나루터 아내 ※麗玉 霍里子高
箜篌一曲艶千秋(공후일곡염천추) 공후인 한 가락은 곱기가 천년 ※箜篌引
二十一都懷古詩-韓(이십일도회고시-한) 한-柳得恭7
當年枉信漢亡人(당년왕신한망인) 그때는 잘못 믿어 한을 버린 이
麥秀殷墟又一春(맥수은허우일춘) 보리 팬 은나라 터 또 하나 봄이 ※麥秀之嘆
可笑蒼黃浮海日(가소창황부해일) 우스워 허둥지둥 바다 떠돈 날
船頭猶載善花濱(선두유재선화빈) 뱃머리 외려 태워 좋은 꽃 물가 ※宮女
二十一都懷古詩-濊(이십일도회고시-예) 예-柳得恭8
大關嶺外大東洋(대관령외대동양) 대관령 재 너머로 큰 동쪽바다
蘂國山川蔭搏桑(예국산천음박상) 꽃술나라 산 시내 해 뜨는 그늘 ※扶桑
野老不知興廢事(야로부지흥폐사) 들 늙은이 모르니 흥해 망한 일
田間閑拾古銅章(전간한습고동장) 밭 사이 느긋 주워 옛날 구리 글
二十一都懷古詩-貊(이십일도회고시-맥) 맥-柳得恭9
昭陽江水接滄津(소양강수접창진) 소양강 강물에는 찬 나루 붙어
通道碑殘沒棘榛(통도비잔몰극진) 통도비 비석 깨져 가시덤불에
東史未窮班椽志(동사미궁반연지) 동사강목 못 다해 반고 한서를
堯時君命漢時臣(요시군명한시신) 요순 때 임금 명해 한나라 신하 ※彭吳
二十一都懷古詩-高句麗1(이십일도회고시-고구려1) 고구려-柳得恭10
弧矢橫行一九年(호시횡행일구년) 활 화살 질러 다녀 열아홉 해를
麒麟寶馬去朝天(기린보마거조천) 기린 말 보배론 말 하늘조회 가
千秋覇氣凉于水(천추패기량우수) 천년의 뚫을 기운 물보다 싸늘
墓裏消沈白玉鞭(묘리소침백옥편) 무덤 속 숨어빠진 하얀 옥 채찍
二十一都懷古詩-高句麗2(이십일도회고시-고구려2) 고구려-柳得恭11
昔日夫餘挾彈兒(석일부여협탄아) 옛날에 부여나라 활을 낀 아이
東明王子號琉璃(동명왕자호유리) 동명왕 임금아들 유리라 불러
數聲黃鳥啼深樹(수성황조제심수) 몇몇 소리 꾀꼬리 깊은 숲 울어
猶似禾姬罵雉姬(유사화희매치희) 마치 같아 화히가 치희 꾸짖어 ※黃鳥歌
二十一都懷古詩-高句麗3(이십일도회고시-고구려3) 고구려-柳得恭12
鷄立山前滄戰塵(계립산전창전진) 계립산 산 앞으로 싸늘한 먼지
丹旌依戀沁園春(단정의련심원춘) 붉은 명정 그리움 뜰에 스민 봄
平生慷慨愚溫達(평생강개우온달) 한 삶을 슬피 받쳐 어리석 온달
自是龍種可笑人(자시용종가소인) 이로부터 왕손을 비웃을 사람
二十一都懷古詩-高句麗4(이십일도회고시-고구려4) 고구려-柳得恭13
遼海歸旌數片紅(료해귀정수편홍) 요하에 돌린 깃발 몇 조각 붉어
湯湯薩水捲沙蟲(탕탕살수권사충) 넘실넘실 살수에 쓸린 모래알
乙支文德眞才士(을지문덕진재사) 을지문덕 참으로 재주 있는 이
倡五言語冠大東(창오언어관대동) 불렀던 오언시는 동방에 으뜸
二十一都懷古詩-高句麗5(이십일도회고시-고구려5) 고구려-柳得恭14
句麗錯料下句麗(구려착료하구려) 고구려 잘못 헤어 하구려라며
駐蹕山靑老六卿(주필산청로육경) 주필산 산 푸르름 늙은 육경에
爲問西京紅拂妓(위문서경홍불기) 물어보니 서경에 떨치는 기생
虬髥客是莫離支(규염객시막리지) 이무기 수염한 이 바로 막리지
二十一都懷古詩-報德(이십일도회고시-보덕) 보덕-柳得恭15
春草萋萋金馬渚(춘초처처금마저) 봄풀이 우거지니 금마 물가에 ※益山
句麗南渡有荒域(구려남도유황역) 고구려 남쪽 건너 거친 땅 있어
未知欲報誰家德(미지욕보수가덕) 아니 앎 갚으려니 누구네 덕을
可惜英風劍大兄(가석영풍검대형) 아까운 영웅 풍모 검모잠 대형 ※劍牟岑(?~670)
二十一都懷古詩-沸流(이십일도회고시-비류) 비류-柳得恭16
劍峰靑樣一十二(검봉청양일십이) 칼날 봉 푸른 모양 열두 봉우리
遊車衣川逝湯湯(유거의천서탕탕) 가는 수레 옷 시내 물 흘러 넘실
朱蒙不是眞豪傑(주몽불시진호걸) 주몽은 아니어서 참다운 호걸
欺負酸寒喫菜王(기부산한끽채왕) 속여 지워 시고 찬 나물먹는 왕
二十一都懷古詩-百濟1(이십일도회고시-백제1) 백제-柳得恭17
歌樓舞殿向江開(가루무전향강개) 노래 누각 춤 전각 강 보고 열려
半月城頭月影來(반월성두월영래) 반월성 성 머리에 달그림자 와
紅毾㲪寒眠不得(홍탑등한면부득) 붉은 담요 찬 담요 잠을 못 들어 담요탑 모직물등
君王愛在自溫臺(군왕애재자온대) 임금님 아낌 있어 자온대 바위
二十一都懷古詩-百濟2(이십일도회고시-백제2) 백제-柳得恭18
落日扶蘇數點烽(낙일부소수점봉) 지는 해 부소산에 몇 군데 봉화
天寒白馬怒濤洶(천한백마노도흉) 날씨 찬데 백마강 세찬 큰 물결
奈使不用成忠策(내사불용성충책) 어찌하여 아니 써 성충의 꾀함
却恃江中護國龍(각시강중호국룡) 되레 믿어 강 속에 나라 지킬 용
二十一都懷古詩-百濟3(이십일도회고시-백제3) 백제-柳得恭19
雨冷風凄去國愁(우랭풍처거국수) 비 찬데 바람 썰렁 나라 떠 시름
巖花落盡水悠悠(암화락진수유유) 바위 꽃 다 떨어져 물은 아득해 落花巖
泉臺寂寞誰相伴(천대적막수상반) 저승길 고요 쓸쓸 뉘 서로 함께
同是江南歸命侯(동시강남귀명후) 이리 같기 강남땅 귀명후 신세
二十一都懷古詩-百濟4(이십일도회고시-백제4) 백제-柳得恭20
浴槃零落涴臙脂(욕반령락완연지) 씻고 즐겨 떨어져 붉은 빛 흘러 물굽이쳐흐를완
石室藏書事何疑(석실장서사하의) 돌로 된 방 감춘 책 일 어찌 의심
時見荒原秋草裏(시견황원추초리) 때론 보여 거친 들 가을 풀 속을
行人駐馬讀唐碑(행인주마독당비) 가던 이 말을 세워 당 빗돌 읽어
二十一都懷古詩-彌鄒忽(이십일도회고시-미추홀) 미추홀-柳得恭21
浿上悲歌別弟兄(패상비가별제형) 패수 위 슬픈 노래 형제 헤어져
登山臨水汨南征(등산림수골남정) 산 올라 물 다가가 빠진 남쪽엘 빠질골
三韓地劣姜肱被(삼한지열강굉피) 삼한에 땅이 못해 강굉에 미침
休築崢嶸恚忿城(휴축쟁영에분성) 쌓지 마라 가파른 성낼 성일랑
二十一都懷古詩-新羅1(이십일도회고시-신라1) 신라-柳得恭22
辰韓六府澹秋煙(진한육부담추연) 진한 땅 육부마을 가을연기 맑아서
徐苑繁華想可憐(서원번화상가련) 서라벌 한껏 빛남 생각하니 즐거워
萬萬波波加號笛(만만파파가호적) 많고 많은 물결에 붙여 불린 피리에 ※萬波息笛
橫吹三姓一千年(횡취삼성일천년) 비껴 불어 세 성씨 천년 왕업 누렸네 ※朴昔金
二十一都懷古詩-新羅2(이십일도회고시-신라2) 신라-柳得恭23
幾處靑山幾佛幢(기처청산기불당) 몇몇 곳 푸른 산에 몇몇 절 깃발 ※幢竿支柱
荒池雁鴨不成雙(황지안압불성쌍) 거친 못 기럭 오리 짝을 못 이뤄
春風曲口松花屋(춘풍곡구송화옥) 봄바람 굽은 어귀 송홧가루 집
時聽寥寥短尾狵(시청요요단미방) 때론 들려 쓸쓸이 짧은 꼬리 개 삽살개방
二十一都懷古詩-新羅3(이십일도회고시-신라3) 신라-柳得恭24
料峭風中過上元(료초풍중과상원) 꽤 세찬 바람 속에 대보름 지내 가파를초
忉忉怛怛踏歌暄(도도달달답가훤) 걱정에 두려움에 밟아 노래해 근심할도 슬플달
年年糯飯無人祭(년년나반무인제) 해마다 찹쌀밥에 제사 안 지내 찰벼나
一陣寒鴉噪別村(일진한아조별촌) 한 떼 찬 갈까마귀 딴 마을 시끌 떠들썩할조
二十一都懷古詩-新羅4(이십일도회고시-신라4) 신라-柳得恭25
金鰲山色晩蒼蒼(금오산색만창창) 금오산 산 빛깔은 저묾에 푸릇
渲染鷄林一半霜(선염계림일반상) 빛바랜 계림 숲은 절반이 서리 바림선
萬疊伽倻人去後(만첩가야인거후) 만 겹의 가야산은 사람 떠난 뒤
至今紅葉上書莊(지금홍엽상서장) 이제껏 붉은 잎은 글 올린 별장
二十一都懷古詩-新羅5(이십일도회고시-신라5) 신라-柳得恭26
城南城北蔚藍峯(성남성북울람봉) 성 남쪽 성의 북쪽 쪽빛 봉우리
落日昌林寺裏鐘(낙일창림사리종) 지는 해 뻗히는 숲 절 안 종소리
閑補東京書畵傳(한보동경서화전) 느긋 채워 서울에 글 그림 전해
金生碑版率居松(김생비판솔거송) 김생의 빗돌 뜬 글 솔거 솔 그림 ※拓本 搨本
-新羅6(이십일도회고시-신라6) 신라-柳得恭27
三月初旬去踏靑(삼월초순거답청) 삼월 달 초순에는 답청놀이 가
蚊川花柳鎖冥冥(문천화류쇄명명) 문천시내 꽃 버들 잠겨 어두워
流觴曲水傷心事(유상곡수상심사) 잔 띄운 구비 물에 마음 다친 일
休上春風鮑石亭(휴상춘풍포석정) 오름 마라 봄바람 포석정에를
二十一都懷古詩-溟州(이십일도회고시-명주) 명주 ※何瑟羅-柳得恭28
鷄林眞骨大王親(계림진골대왕친) 계림의 진골로서 임금의 친족 ※無月郞
九雉分公左海濱(구치분공좌해빈) 아홉으로 나누어 좌해 물가에
最憶如花池上女(최억여화지상녀) 가장 그려 꽃 같아 못 위에 여자
魚書遠寄倦遊人(어서원기권유인) 고기 글 멀리 부쳐 쉬며 노는 이
二十一都懷古詩-金冠(이십일도회고시-금관) 금관-柳得恭29
訪古伽倻咽竹枝(방고가야열죽지) 찾아든 옛 가야에 죽지사 목메
婆娑塔影虎溪湄(파사탑영호계미) 파사탑의 그림자 호계의 물가
回省落日沈西海(회성락일침서해) 돌아보니 지는 해 서해로 빠져
正似紅旗入浦時(정사홍기입포시) 꼭 같기 붉은 깃발 갯가에 들 때
二十一都懷古詩-大伽倻(이십일도회고시-대가야) 대가야-柳得恭30
千載高山流水音(천재고산류수음) 천년을 높은 산에 흐른 물소리
冷冷一十二絃琴(랭랭일십이현금) 차갑게 열두 줄에 가야금 소리 ※于勒
凄凉往事無人問(처량왕사무인문) 썰렁하게 지난 일 물을 이 없어
紅葉迎雪作錦林(홍엽영설작금림) 붉은 잎 눈 맞이해 비단 숲 이뤄
二十一都懷古詩-甘文(이십일도회고시-감문) 감문-柳得恭31
獐姬一去野花香(장희일거야화향) 장부인 한 번 가니 들꽃이 향긋
埋沒殘碑古孝王(매몰잔비고효왕) 묻혀진 깨진 빗돌 옛 효왕 빗돌
三十雄兵曾大發(삼십웅병증대발) 서른의 씩씩 병사 일찍 큰 나섬
蝸牛角上鬪千場(와우각상투천장) 달팽이 뿔 위에서 천 번은 싸워
二十一都懷古詩-于山(이십일도회고시-우산) 우산-柳得恭32
春風五兩邏帆廻(춘풍오량라범회) 봄바람에 다섯 짝 돛 둘러 돌아 순행할라
海上桃花寂寞開(해상도화적막개) 바다 위에 복사꽃 쓸쓸히 피어
唯見可之登岸臥(유견가지등안와) 오직 보여 가게 돼 언덕에 누워
更無獅子撲人來(갱무사자박인래) 다신 없어 사자로 사람 잡을 일
二十一都懷古詩-耽羅(이십일도회고시-탐라) 탐라-柳得恭33
三乙那域瘴霧開(삼을나역장무개) 삼을나 땅에서는 독 안개 피어 ※高夫良
耽津江口峭帆廻(탐진강구초범회) 탐진강 강어귀에 산뜻 돛 돌아
厥初還有毛興穴(궐초환유모흥혈) 그 비롯 되레 있어 모흥혈 구멍 ※三姓穴
何必他人筍下來(하필타인순하래) 어찌 꼭 다른 사람 죽순 아래 와
二十一都懷古詩-後百濟(이십일도회고시-후백제) 후백제-柳得恭34
佳事悠悠疸背翁(가사유유달배옹) 좋은 일 아득하니 등창 난 노인 ※甄萱 황달달
繽紛紅葉古城東(빈분홍엽고성동) 어지러운 붉은 잎 옛 성 동쪽에
可憐探穀金山寺(가련탐곡금산사) 가엽게 곡식 찾던 금산사에서
亡國何關絶影驄(망국하관절영총) 나라 잃어 어쩐 일 절영총 명마 총이말총
二十一都懷古詩-泰封(이십일도회고시-태봉) 태봉-柳得恭35
烏鵲飛邊認古宮(오작비변인고궁) 까막까치 나는 곁 옛 궁궐 알아
凄凉霸業黑金東(처량패업흑금동) 쓸쓸 썰렁 임금 일 흑금의 동쪽
設弧猶記端陽節(설호유기단양절) 활 세워 여태 기억 단오 날 생일 ※弓裔
未作鷄林老薛公(미작계림로설공) 아니 되니 계림의 늙은 설공이 ※孟嘗君
二十一都懷古詩-高麗1(이십일도회고시-고려1) 고려 개성松都-柳得恭36
荒凉二十八王陵(황량이십팔왕릉) 거칠어 썰렁하기 이십팔 왕릉
風雪年年暗漆燈(풍설년년암칠등) 바람눈에 해마다 어둔 옻칠 등
進鳳山中紅躑躅(진봉산중홍척촉) 진봉산 산 가운데 붉은 진달래
春來猶自發層層(춘래유자발층층) 봄이 와 외려 절로 겹겹이 피어
二十一都懷古詩-高麗2(이십일도회고시-고려2) 고려-柳得恭37
鳳輦逶遲降帝姬(봉련위지강제희) 봉황수레 구불 더뎌 내린 임금 딸
春寒氈帳祓羊脂(춘한전장불양지) 봄날추위 담요 휘장 양지 액막이
浮生白眼應難較(부생백안응난교) 떠돈 삶에 째려봄에 맞이 어려워
紅淚先浩芍藥枝(홍루선호작약지) 붉은 눈물 먼저 흥건 작약 가지에
二十一都懷古詩-高麗3(이십일도회고시-고려3) 고려-柳得恭38
結識中朝趙子仰(결식중조조자앙) 맺어 안 중국조정 조자앙과도 ※趙孟頫(1254~1322)
風流都尉瀋陽王(풍류도위심양왕) 풍류의 도위벼슬 심양왕이 돼 ※元나라 封爵
留醉蘆溝萬卷堂(류취로구만권당) 남아 취해 갈대밭 만권당에서 ※충선왕 燕京 書齋
敎人提學征東省(교인제학정동성) 사람들 공부시켜 정동성에서 ※元나라의 開京 官廳
二十一都懷古詩-高麗4(이십일도회고시-고려4) 고려-柳得恭39
銀燭前朝宰相家(은촉전조재상가) 은빛 촛불 앞 왕조 재상하던 집
廢園風雨土墻斜(폐원풍우토장사) 버려진 뜰 비바람 흙 담 기울어
牧丹孔雀凋零下(목단공작조령하) 모란꽃 공작새는 시들어 떨렁
黃蝶雙雙飛菜花(황접쌍쌍비채화) 노랑나비 짝지어 나물 꽃 날아 ※十字花
二十一都懷古詩-高麗5(이십일도회고시-고려5) 고려-柳得恭40
凋落潮生急水門(조락조생급수문) 시든 떨침 물 밀려 수문 서둘러
年年商船到江村(연년상선도강촌) 해마다 장삿배가 강마을 닿아
攢峰十二巫山似(찬봉십이무산사) 모인 봉 열두 개는 무산 같아서
只少三聲墜淚猿(지소삼성추루원) 다만 적은 세 소리 눈물 원숭이
二十一都懷古詩-高麗6(이십일도회고시-고려6) 고려-柳得恭41
天壽南門春暮時(천수남문춘모시) 천수산 남쪽 문에 봄이 저물 때
丹樓碧閣影忝差(단루벽각영첨차) 붉은 루 푸른 전각 그림자 어긋
風簔雨笠何村客(풍사우립하촌객) 바람 풀옷 비 삿갓 어찌 시골 손
終日沈吟看鷺鶿(종일침음간로자) 날 다해 잠겨 읊어 물새들 살펴 가마우지자
二十一都懷古詩-高麗7(이십일도회고시-고려7) 고려-柳得恭42
紫霞洞裏草菲菲(자하동리초비비) 자하동 골짝 안은 풀이 시들어 엷을비
不見宮姬幷馬歸(불견궁희병마귀) 아니 보인 궁녀에 말과 돌아가
爲是辛王行樂地(위시신왕행락지) 이리 돼 신왕으로 즐기던 땅이 ※辛旽
至今猶有燕雙飛(지금유유연쌍비) 이제껏 여태 있어 제비 짝 날아
二十一都懷古詩-高麗8(이십일도회고시-고려8) 고려-柳得恭43
可憐靑木未藏龍(가련청목미장룡) 가엽기 푸른 나무 아니 숨은 용
蕭瑟千年鵠嶺松(소슬천년곡령송) 소슬바람 천년의 곡령 소나무
鐵犬寥寥向東吠(철견요요향동폐) 쇠 개는 쓸쓸해서 동쪽엘 짖어
白雲飛盡見三峰(백운비진견삼봉) 흰 구름 다 날려가 삼봉이 보여
始到加平群公餘雜錄(시도가평군공여잡록) 가평군에서-柳得恭44
人學牛音却敎牛(인학우음각교우) 사람 배워 소 울음을 되레 소 부려
煙嵐深處喝牟牟(연람심처갈모모) 연기남기 깊은 골에 소 소리 외쳐
碧峰滿種朱黃黍(벽봉만종주황서) 푸른 봉에 가득 심어 눌 붉은 기장
夏旱秋霜也不愁(하한추상야불수) 여름가뭄 가을서리 걱정도 않아
1750 次修 楚亭 朴齊家(1750∼1805) 密陽 檢書官 北學議 13
초정 박제가 庶出 연암 박지원의 제자
曉坐書懷 새벽에 앉아 글을 품어1
掘地得黃金 땅을 파서 황금을 얻었는데도 팔굴
萬斤空餓死 만근이라 공연히 굶어서죽고 주릴아
入海採明珠 바다에 들어가서 명주를 캐니 캘채 구슬주
百斛換狗矢 백 섬이나 되는데 개똥과 바꿔 열말곡
狗矢尙可糞 개똥으로 오히려 거름이 되나 屎똥시 똥분
明珠其奈何 명주는 그것으로 무엇을 하나
陸貨不通燕 육지 재화 연경과 통하지 않고 연나라연
海賈不輸倭 바다 장사 왜국서 실어옴 없어 장사고 일본왜
譬如野中井 대보면 들 가운데 우물과 같아 비유할비
不汲將自渴 긷지 않아 저절로 마르려하지 길을급
安貧不在寶 안빈낙도 보물에 있지 않아서
生理恐日拙 삶의 도리 두려움 날로 서툴까 서투를졸
太儉民不樂 너무 검소 백성들 즐기지 않고 검소할검
太窶民多竊 아주 가난 백성들 훔침 많아져 가난할구 훔칠절
爲人賦嶺花(위인부령화) 남 위해 고개 꽃을 읊다-朴齊家2
毋將一紅字(무장일홍자) 하려고 마라 붉을홍 한 자
泛稱滿眼花(범칭만안화) 띄워 일컫길 눈에 든 꽃을
花鬚有多少(화수유다소) 꽃술 나있어 얼마나 되랴
細心一看過(세심일간과) 꼼꼼한 마음 한번 봐 넘겨
寄贈小石山房5(기증소석산방5) 소석산방에 부쳐드리며-朴齊家3
爲君設一想(위군설일상) 그대 위하여 한 생각하니
令君狂欲顚(영군광욕전) 그대 하여금 미쳐 자빠져
乘君不意際(승군불의제) 그대 올라타 뜻 모를 사이
直入君門前(직입군문전) 바로 들이쳐 그대 집 문 앞
詠嬰兒(영영아) 아기를 노래해-朴齊家4
照鏡頻疑我(조경빈의아) 거울 봐 자주 나로 헷갈려
聞禽忽學渠(문금홀학거) 새 소리 들어 문득 그 흉내
最憐匍匐處(최련포복처) 가장 어여뻐 기어 다니며
頭似醉蜘蛛(두사취지주) 머리 까딱여 술 취한 거미
還自溫陽(환자온양) 온양에서 돌아와-朴齊家5
禾聲時瑟瑟(화성시슬슬) 벼 이삭 소리 때때로 슬슬
亭午到人墟(정오도인허) 한낮 머물러 사람 터에 와
遠峀靑如寫(원수청여사) 멀리 봉우리 푸름 그린 듯
平沙淨可書(평사정가서) 너른 모래밭 글 쓸만 깨끗
霜飛鳥舅冷(상비조구냉) 서리 날리니 새는 차가워
水落雁奴疎(수락안노소) 물이 떨어져 기러기 드문
獨自心中念(독자심중념) 혼자 스스로 마음 속 생각
黃花滿古廬(황화만고려) 누런 꽃 가득 오랜 오두막
白雲臺(백운대) 백운대-朴齊家6
地水俱纖竟是涯(지수구섬경시애) 땅과 물 가늘어져 마침내 끝에
圓蒼所覆境如絲(원창소복경여사) 둥근 푸름 덮인바 실 같이 닿아
浮生不翅微如粟(부생불시미여속) 떠도는 삶 못 날아 좁쌀로 작아
坐念山枯石爛時(좌념산고석란시) 앉아 생각 산 말라 돌 익을 시간
厠上(측상) 측간에서-朴齊家7
牆頭日上花影短(장두일상화영단) 담장머리 해 뜨니 꽃그늘 짧아
牆根潑潑玄蟻散(장근발발현의산) 담장뿌리 뿌려진 개미 흩어져
土解石動蟲子出(토해석동충자출) 땅 풀려 돌 움직여 애벌레 나와
弄腹伸股皆蠢蠢(롱복신고개준준) 배 놀리고 다리 펴 다 꿈틀꿈틀
春山綠碧春無涯(춘산록벽춘무애) 봄에 산은 푸르러 봄은 끝없어
天際孤雲亦一時(천제고운역일시) 하늘가 외론 구름 또한 한 때라
忽忽東風來去中(홀홀동풍래거중) 문득문득 봄바람 오가며 맞아
但看芽草日參差(단간아초일참치) 다만 보여 풀싹이 날로 어긋져
紙鳶(지연) 종이 연-朴齊家8
野小風微不得意(야소풍미부득의) 들 좁고 바람 적어 뜻대로 안 돼
日光搖曳故相牽(일광요예고상견) 햇빛에 흔들 끌려 서로 당기니
削平天下槐花樹(삭평천하괴화수) 깎아 반반 하늘 밑 홰나무 꽃도
鳥沒雲飛乃浩然(조몰운비내호연) 새 없애 구름 날려 툭 트일 텐데
南松亭途中(남송정도중) 남송정 가는 길에-朴齊家9
人生何處不宜居(인생하처불의거) 사람살이 어딘들 머물지 못해
認取無營卽有餘(인취무영즉유여) 알아 얻어 못 지어 남음이 있어
渡盡無名山萬疊(도진무명산만첩) 다 지나 이름 없이 산을 만 겹을
松風海色掃襟裾(송풍해색소금거) 솔바람 바다 빛깔 마음을 쓸어
夷樹堂夕思(이수당석사) 이수당에서 저녁에 생각하며-朴齊家10
江海秋聲日夜喧(강해추성일야훤) 강 바다 가을 소리 밤낮을 시끌
荻花風起蟹燈繁(적화풍기해등번) 억세 꽃 바람 일어 게 등불 밝아
長波帶雁漂孤岸(장파대안표고안) 긴 물결 기러기 띠 외론 언덕을
寒雨隨人到遠村(한우수인도원촌) 차운 비 사람 따라 먼 마을 닿아
砧杵不分黃葉處(침저불분황엽처) 다듬인지 절군지 누런 잎 속에
衡門遙指碧山痕(형문요지벽산흔) 형문서 먼 가리킴 푸른 산 자국
那堪夷樹堂前夕(나감이수당전석) 어찌 견뎌 이수당 집 앞엔 저녁
畵意詩情摠斷魂(화의시정총단혼) 그림 뜻 시의 뜻이 넋을 끊으니
定評(정평) 정평-朴齊家11
異哉無中國千里(이재무중국천리) 이상해 맞음 없어 나라 천리에
萬馬誰憐瘡背死(만마수련창배사) 모든 말 뉘 가여워 등창에 죽어
平生頗喜談考工(평생파희담고공) 평생을 자못 기뻐 고공편 말씀
眼明驅車定評始(안명구거정평시) 눈 밝아 수레 몰아 정평 비로소
草草作輪尖其轂(초초작륜첨기곡) 되는대로 된 수레 바퀴통 뾰족
以轅爲軶仍曲木(이원위액잉곡목) 끌채로 멍에 삼아 굽은 나무로
蒙元遺制固可歎(몽원유제고가탄) 몽고 원 남긴 제법 참 놀랄만해
猶能載重踰山麓(유능재중유산록) 아직 실어 무거움 산기슭 넘어
聞道海西亦行車(문도해서역행거) 듣는 말 해서에도 수레 다님을
今之議者徒紛如(금지의자도분여) 이제 그 따지는 이 모두 분분해
難破悠悠一俗字(난파유유일속자) 깨뜨리기 멀기만 俗이란 글자
却憶天門曾獻書(각억천문증헌서) 되레 생각 대궐에 일찍 올린 글
寄贈小石山房 기증소석산방 소석산방에 부침2 朴齊家(1750~1805)12
朝陽拾露栭 조양습로이 아침볕 주워 이슬 젖은 밤 밤 줍는 아침
夜火編霜蟹 야화편상해 밤불 켜 엮어 서리 맞은 게 게를 잡는 밤
摩挲欲贈誰 마사욕증수 어루만지니 누구 주려고 누구 주려고
持玩百回罷 지완백회파 지녀 놀리기 한 백번 했지 백번을 만져
寄贈小石山房 기증소석산방 소석산방에 부침3 朴齊家(1750~1805)13
邨平屋不礙 촌평옥불애 너른 마을 집 아니 거리껴 마을 집 반반
鄕月比京多 향월비경다 시골 달 환해 서울에 견줘 시골 달 밝아
顧影還相謔 고영환상학 그림자 밟아 서로들 놀아 그림자 놀려
其如不應何 기여불응하 어쩜 그리도 왜 안 맞아줘 왜 안 맞아줘
1750 朴坽(?∼?) 박령 1
山齋 산속의 재실
皎皎月侵床 하얀 밝은 달빛이 잠자리 들어 달빛교
蕭蕭風動竹 썰렁 맑은 바람이 대밭 흔들어
幽人意悄然 숨은 사람 뜻함에 시름겨워서 근심할초
獨夜寒齋宿 홀로 밤을 차갑게 지새우기만
1750 聖機(?∼?) 성기 승려 1
宿江頭 강 머리에 묵으며
落雁下長洲 내려앉는 기러기 긴 섬 아래로 섬주
風帆歸遠浦 바람맞는 돛배는 먼 포구 돌아 돛범
夜宿暮江頭 밤을 묵어 저물어 강물 머리에
寒風秋夜雨 추운바람 가을밤 비도 내리나
1750 金時模(?∼?) 1
郊居 성 밖에 살며
門深樓院雪 문 깊어 누각서원 눈이 쌓이고
溪轉道峰陰 내는 돌아 도봉산 그늘진 데를
野老閒如鹿 들 늙은이 한가해 사슴인 듯이
日高方出林 해 높아야 이제 막 수풀을 나와
1750 李性天(?∼?) 이성천 정조 때 1
漫興 흥이 넘쳐
偶出靑山裏 뜻함 없이 나오니 푸른 산에서 짝우
仍來湖水邊 이에 나서 왔으니 호수 가에로 인할잉
坐看山水色 앉아서 쳐다보네 산 빛 물빛을
還與白鷗眠 흰 갈매기 더불어 돌아와 잠을 갈매기구
1752 亨運 弘齋 李祘(1752~1776~1800)~莊孝王正祖 全州22대 정조 이산 1
鏡之爲器 旣明且公 경지위기 기명차공 거울은 쓰임 되니 밝고 또 똑같아서
萬象森羅 姸媸皆通 만상삼라 연치개통 온갖 꼴 온통 몽땅 곱다 밉다 다 뚫어
維此無私 君子之愛 유차무사 군자지애 어라 이 챙김 없어 군자라 사랑하며
維此不昧 君子之取 유차불매 군자지취 해서 이 안 어두움 군자로 지님이다
自我周旋 迺整容姿 자아주선 내정용자 내 나름 두루 힘써 몸 얼굴 가다듬어
敬之敬之 日監于玆 경지경지 일감우자 삼가고 받들어서 이를 봐 나날 살펴
1752 平子 玄同 李安中(1752~1791) 全州 현동 이안중 32
月節變曲 12首/玄同 李安中(1752~1791)
正月[정월]1
薄雪寒不歛[박설한불검] : 야박한 눈이 한기를 거두지 않으니
尙看春色遠[상간춘색원] : 아직 봄 빛이 멀리있음을 헤아리네.
先着儂兩臉[선착농양검] : 처음부터 나의 두 뺨이 좋다하더니
願郞莫嗔儂[원낭막진농] : 원하는 낭군에게 나는 성내지 못하네요.
錦衾共纆繞[금금공묵요] : 비단 이불에 함께 노끈으로 얽어매어
那得識儂身[나득식농신] : 나의 몸을 어찌 알고 탐을 내는지 ?
二月2
折得可憐紅[절득가린홍] : 사랑스런 붉은 꽃을 꺽어 손에 쥐고
與儂同照鏡[여농동조경] : 나와 더불어 함께 거울에 비추었네.
花完不及儂[화완불급농] : 꽃이 온전해도 나에겐 미치지 못하니
縱令花勝儂[종령화승농] : 설령 이를테면 나보다 꽃이 뛰어날지라도
花詎爲郎織[화거위랑직] : 꽃이 어찌 낭군을 위하여 베를 짜며
花詎爲郎食[화거위낭식] : 꽃이 어찌 낭군을 위하여 밥을 할까나.
三月3
小立花林中[소립화림중] : 아름다운 숲 속에 잠시 서보니
楊葉似新眉[양엽사신미] : 버들 잎은 새로와 눈썹 같구나.
桃花學裙紅[도화학군홍] : 복숭아 꽃으로 붉은 치마를 흉내내니
呼郎來覔儂[호낭래멱농] : 낭군은 소리치며 나를 찾아 돌아오네.
桃東復李西[도동복이서] : 동쪽의 복숭아와 서쪽 오얏이 겹치니
何處得眞儂[하처득진농] : 어디에서 정말로 나를 찾으리오.
四月4
千林花盡空[천림화진공] : 무성한 숲에 꽃이 다하여 쓸쓸한데
獨見郎樓上[독견낭루상] : 다만 다락 위의 낭군만이 보이네.
一枝尙留紅[일지상류홍] : 가지 하나에 아직 붉은빛이 머무는데
郎莫愛黃鳥[낭막애황조] : 낭군은 조용히 꾀꼬리를 그리워하네.
終日織柳絲[종일직류사] : 종일토록 버드나무 가지는 베를 짜는데
那得一尺繡[나득일척수] : 어찌하면 한 자의 비단을 얻으리오.
五月5
不寬亦不窄[불관역불착] : 크지도 않고 또 좁지도 않게
羅衫白苧袍[라삼백저포] : 적삼에 모시 도포가 깨끗하구나.
朝來與郎着[조래여낭착] : 아침이 되어 낭군에게 주어 입히니
郎去入市中[낭거입시중] : 낭군은 시장 속으로 들어 갔지요.
買取白團扇[매취백단선] : 흰 둥근 부채를 사서 들고는
報儂針線工[보농침선공] : 바늘질한 솜씨에 내게 갚네요.
六月6
投扇故不持[투선고부지] : 일부러 부채를 던지고 잡지 않고서
十指應似儂[십지응사농] : 열 손가락을 내게 보이며 맞장구치네.
每來令儂揮[매래영농휘] : 늘 돌아와 나로 하여금 흔들게하니
蒸炎夜不歇[증염야불헐] : 찌는 더위에 밤중에도 쉬지 못하네.
壚酒郎莫飮[노주낭막음] : 낭군은 화로의 술 마신일 없는데
眠時郎肌熱[면시낭기열] : 잘 때마다 낭군 피부는 따뜻하네요.
七月7
試出長河渚[시출장하저] : 긴 강 물가를 살피러 나가니
郎作牽牛來[낭작견우래] : 낭군은 견우가 되어 오시네요.
儂作織女去[농작직녀거] : 저는 직녀가 되어 가서
相逢更無人[상봉갱무인] : 서로 만나니 밤이라 사람도 없네요.
不知天上事[부지천상사] : 하늘 위의 일은 알지 못하지만
似儂今日歡[사농금일환] : 당신이 보이니 오늘은 기쁘네요 !
八月8
促織鳴寒戶[촉직명한호] : 서둘러 베짜는소리 쓸쓸한 집에 울
儂欲上機時[농욕상기시] : 나도 때마추어 베틀에 오르려 하였네.
已復呼儂去[이부호농거] : 조금 뒤 나를 다시 부르기에 가보니
願郎聽儂語[원낭청농어] : 낭군이 원함은 자기 말좀 들어달라네.
但知催寒服[단지최한복] : 다만 겨울 옷 급한것을 알지만
令儂不得織[령농부득직] : 나로 하여금 베를짜지 못하게 하네
九月9
故向儂樓前[고향농루전] : 일부러 나를 보라고 다락 앞에다
郎栽一叢菊[낭재일총국] : 낭군은 한 떨기 국화를 심었지요.
令儂繡時看[령농수시간] : 나에게 수 놓을 때마다 보게 하여
朝來刺一葩[조래자일파] : 아침 되어 꽃 한송이 수를 놓았네.
阿郎忽來見[아낭홀래견] : 고운 낭군이 문득 와서 보더니
錯道落眞花[착도낙진화] : 정말로 꽃이 떨어졌다 말하네.
十月10
嚴霜厚如雪[엄상후여설] : 서리가 심하니 두터운 눈 같은데
千林盡憔悴[천림진초췌] : 많은 숲이 전부 쇠하고 시들어버렸네.
松栢守舊蓈[송백수구절] : 소나무와 잣나무는 절개를 오래 지키는데
願郎心勿易[원랑심물역] : 낭군께 원하기는 마음 바뀌지 않는거라오.
百年相對老[백년상대노] : 백년을 서로 마주하여 늙어가고
懷心比松栢[회심비송백] : 마음 편안하게 송백을 본뜨리라.
十一月11
今日寒政苦[금닐한정고] : 오늘 추위 몹씨도 심하여라
鴛衾薄不暖[원금박불난] : 원앙금침 얇아서 따뜻하지 않아
竟夜交郎拘[경야교낭구] : 밤이 새도록 낭군을 껴앉고 자다가
回首向郎道[회수향낭도] : 고개 돌려 서방님 향하여
不知東家婦[부지동가부] : 옆집 사는 아낙은 모르지.!
獨宿寒何許[독숫한허허] : 혼자 자면 얼마나 추울까 ?
十二月2
今夜不張燭[금야부장촉] : 오늘밤 촛불 켜지 않았더니
不見阿郞面[불견아랑면] : 낭군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但聞香氣息[단문향기식] : 향긋한 냄새에 숨소리만 들리더니
朝來對鏡看[조래대경간] : 아침에 거울보고 하는 말
如何臉邊朱[여하검변주] : 어찌하여 제 뺨에 바른 연지가
一半着郞面[일반착랑면] : 낭군 얼굴에 반이나 묻었나요 ?
李安中[이안중 :1752-1791]
字[자]는 平子[평자], 호는 玄同[현동], 丹丘[단구].
본관은 全州[전주]. 충북 단양에서 살았던 조선 후기의 문인.
집안은 5대조 李厚源[이후원 :1598-1660]이 우의정을 역임한 명문이었으나 차차 몰락.
어려운 집안을 일으키기 위하여 여러 번 과거에 응시했으나 낙방하자 과거를 포기하고 문학에 전념. 특히 고시와 악부에 뛰어났으며 李友信[이우신], 權常愼[권상신], 金鑢[김려] 등과 교유함. 문집으로 玄同集[현동집]이 있으며, 김려가 편찬한 담정총서에도 그의 작품이 전한다. 그 중에서 특히 香嫏傳[향랑전]은 숙종 때 억울한 죽음을 당했던 미천한 신분의 향랑을 소재로 지은 작품으로 많은 시인들의 한시 소재로 사용되었다.
子夜歌[자야가] 20首 一.1
憶妾少小初[억첩소소초] : 첩의 기억에 처음 작고 어릴때
郎年纔六七[낭년재육칠] : 낭군의 나이 겨우 6 7세였지요.
郎家對門去[낭가대문거] : 낭군 집의 대문을 피해도 마주쳐서
逰戱每同出[유희매동출] : 놀리고 희롱하며 늘 함께 나왔지요.
二.2
窈窕妾簮花[요조첩잠화] : 첩은 꽃을 꽃아 예쁘고 아름다웠고
躞蹀郎馬竹[섭접랑마죽] : 낭군은 대나무 말로 살금살금 걸었지요.
長干春草時[장간춘초시] : 장간에 때맞추어 봄이 시작되자
携手共踏綠[휴수공답록] : 손을 이끌고 함께 초록빛을 밟았지요.
三.3
美雛代尊雁[미추대존안] : 예쁜 병아리로 공경의 기러기 대신하고
編草作新䯻[편초작신고] : 풀을 엮어 새로이 상투를 지었답니다.
昨夜東家婚[작야동가혼] : 어제 밤 동쪽의 이웃과 혼인을 하며
新郎如儂拜[신랑여농배] : 처음으로 낭군은 저와 함께 절을 했지요 !
四.4
十五嫁眞郎[십오가진랑] : 열 다섯에 낭군께 정말로 시집을가니
眞郎非別郎[진랑비별랑] : 낭군은 참말로 헤어질 낭군이 아니었지요.
華燭洞房內[화촉동방내] : 화려한 촛불 깊숙한 방 안에서
復作堤上拜[부작시상배] : 대청에서의 예를 다시 행하였답니다.
五.5
暗憶少小事[암억소소사] : 어리고 어릴적 일 남몰래 생각하니
含羞面發紅[함차면발홍] : 부끄러움 참느라 얼굴이 붉어지네요.
郎性好戱劇[낭성호희극] : 낭군 성품이 놀리고 희롱하기 좋아하여
道妾再嫁儂[도첩재가농] : 제게 말하길 너는 두번 시집간다 하네요 !
六.6
儂家七寶鏡[농가칠보경] : 우리 집안의 칠보 거울로
郎照儂亦照[낭조농역조] : 낭군을 비추며 나두 함께 비쳐 봅니다.
朱口未及啓[주구미급계] : 붉은 입술은 함께 열리지 않지만
寶鏡已知笑[보경이지소] : 소중한 거울은 이미 알고서 웃음짓네요.
七.7
裂出機中錦[열출기중금] : 베틀속 비단을 내놓고 재단하여
春來擬作裳[춘래의작상] : 봄날 뒤를 헤아려 바지를 만드네요.
湖中無限鳥[호중무한조] : 못 안에는 새들도 무한한데
那得繡元央[나득수원앙] : 어찌하면 원앙을 수 놓을까 ?
八.8
笑停手中梭[소정수중사] : 북틀 손에 쥐고서 웃음 멈추고
呼郎續斷縷[호랑속단루] : 낭군 불러 끊어진 실 잇게 했지요.
綺是郎取着[기시랑취착] : 이 비단은 낭군이 취해 입을것인데
那得儂獨苦[나득농독고] : 어찌하여 저만 홀로 고생하나요 ?
九9
摘得園中橘[적득원중귤] : 뜰 안의 귤을 따서 손에 넣으니
團團如拳許[단단여권허] : 둥글 둥글하여 주먹 정도 크기네.
郎自藏懷中[낭자장회중] : 낭군은 자기 품 속에 감추고서는
道儂知橘處[도농지귤처] : 내게 말하길 귤 있는곳 아느냐하네.
十.10
郎従芍藥園[낭종작약원] : 낭군을 따라 함박꽃 정원에서
折花來比妾[절화래비첩] : 꽃을 꺾어 와 첩과 비교하네요
艶色差似儂[염색차사농] : 아름다운 색이 나와 비슷한데
眞香殊未及[진향수미급] : 진향은 달리 제게 못미친다 하네요.
十一.11
郎言尊中酒[낭언준중주] : 낭군이 말하길 술잔 속의 술이
淸香酒味殊[청향주미수] : 맑은 향기에 술맛이 뛰어 나다네.
含笑向郎道[함소향랑도] : 웃음 머금고 낭군 향해 하는 말
酒是儂飮餘[주시농음여] : 이 남은 술 제가 마셔도 될까요.
十二.12
朝從堤上歸[조종제상귀] : 아침에 둑 위를 따라 가면서
遺璫踏靑處[유당답청처] : 답청하다 귀고리를 떨어뜨렸네.
含嬌不肯覔[함교불금멱] : 교태를 품고 찾는데 힘쓰지 않음은
端知郎拾去[단지랑습거] : 낭군이 주워 간것을 분명히 앎이라.
十三13
局上投瓊子[국상투경자] : 바둑판 위에 옥돌로 바둑두는데
郎百儂作五[낭백농작오] : 낭군은 백에 나는 다섯집을 지었네.
莫忘賭時約[막망도시약] : 내기 할때에도 약속 잊지 않았으니
儂負爲郎婦[농부위랑부] : 내가 지는건 낭군 위한 아낙의 마음이라.
十四.14
新作采蓮舟[신작채련주] : 연꽃 따는 배를 새로 만들어
日日共郎逰[일일공랑유] : 날마다 낭군과 함께 노니네.
那將儂家水[나장농가수] : 장차 어찌하면 나의 집 물까지
獨使元央戱[독시원앙희] : 처음 홀로 가서 원앙이처럼 놀까나.
十五.15
各種連理樹[각종연리수] : 각 각 심어진 연리수
一雙臨池水[일쌍임지수] : 한 쌍이 못의 물을 내려다보네.
笑指交柯上[소지교가상] : 웃으며 가지 위 맞닿은거 가리킴은
爲儂多結子[위농다결자] : 나 위해 사랑으로 엉김이 많게 함이라.
十六16
儂是蘭草性[농시난초성] : 나는 풀 숲의 난초의 성품 옳게 여겨
到死香不易[도사향불역] : 죽음에 이르러도 향기를 바꾸지 않으리라.
郎自白日心[낭자백일심] : 낭군 스스로 밝은 해같은 마음이라더니
纔朝已復夕[재조이부석] : 겨우 아침이었는데 벌써 다시 저녁이네.
十七.17
儂家非無花[농가비무화] : 저의 집엔 꽃이 없지도 않고
儂家非無醑[농가비무서] : 우리 집엔 거른 술이 없지도 않지요.
郎今完何去[낭금완하거] : 지금 부족함 없는데 님은 어디로 가시나요
要去儂與去[요거농여거] : 꼭 가신다면 낭군과 함께 가렵니다.
十八.18
遵彼園中路[준피원중로] : 정원 속의 길로 그를 따라가면서
含嬌執郎袂[함교집랑몌] : 아리따움 머금고 낭군의 소매를 잡지요.
儂不信郎言[농불신랑언] : 나는 낭군의 말씀 믿지 못하지만
知宿靑楼計[지숙청루게] : 청루를 헤아려 묵을걸 알고 있지요.
十九.19
早知郎不來[조지랑불래] : 낭군이 서둘러 돌아오지 않음 알았더라면
初不放郎去[초불방랑거] : 애초에 낭군을 내 보내지 않았을텐데.
都緣儂心軟[도연농심연] : 모두가 나의 마음이 여린 탓으로
信郎丁寧語[신랑정녕어] : 틀림없다는 낭군의 말씀 믿을수밖에.
二十20
自從別歡來[자종별환래] : 임과 처음 이별한 이래로
雲髮亂蓬似[운발난봉사] : 구름같은 머리털 쑥 처럼 헝클어졌네.
摠由郎不來[총유랑불래] : 모든게 낭군이 돌아오지 않은 탓이니
郎來敎郎理[낭래교랑리] : 낭군 오시면 임더러 고쳐달래야지.
1737 연암 박지원 美仲 燕巖 朴趾源(1737∼1805) 潘南 熱河日記 2
映帶亭雜詠 山行 산행 ※一作山耕 燕巖集 제4권1
叱牛聲出白雲邊(질우성출백운변) 소 모는 소리 질러 흰 구름 가에
危嶂鱗塍翠揷天(위장린승취삽천) 가파른 산 비늘 논 하늘을 갈아
牛女何須烏鵲渡(우녀하수오작도) 견우직녀 어찌 꼭 오작교 건너
銀河西畔月如船(은하서반월여선) 은하수 서쪽 물가 달이 배 인걸
映帶亭雜詠 燕巖憶先兄 돌아가신 형을 그리며 ※燕巖集 제4권2
我兄顔髮曾誰似(아형안발증수사) 우리 형님 얼굴은 누굴 닮으니
每憶先君看我兄(매억선군간아형) 아버지 그리울 때 형을 보았네
今日思兄何處見(금일사형하처견) 이제는 형을 그려 어디서 보나
自將巾袂映溪行(자장건몌영계행) 스스로 옷매 만져 시내에 비춰
1754 洛瑞 惕齋 李書九(1754∼1825) 全州 惕齋集 薑山初集 22
척재 이서구 四家詩人(李書九 李德懋 柳得恭 朴齊家)
曉起觀漲(효기관창) 새벽 일어나 불어난 물 봐-李書九1
篙子宿寒雨(고자숙한우) 삿대 잡은 이 찬비에 묵어 상앗대고
夜聞篷底語(야문봉저어) 밤에 들리니 배 밑에서 말 뜸봉
朝來兩岸頭(조래양안두) 아침이 오자 양 언덕머리
不見停舟處(불견정주처) 아니 보이니 배 머문 곳이
少臥松陰下(소와송음하) 솔 그늘 밑에 잠시 누워-李書九2
家近碧溪頭(가근벽계두) 집 가까이에 푸른 내 어귀
日夕溪風急(일석계풍급) 해 저녁이면 내 바람 빨라
脩林不逢人(수림불봉인) 기다란 숲엔 사람 안 만나
水田鷺影立(수전로영립) 무논에 백로 그림자 지워
江夕(강석) 저녁 강-李書九3
漁翁歸暮雨(어옹귀모우) 어부 돌아와 저무는 비에
蟹舍宿寒煙(해사숙한연) 게딱지 집은 찬 안개 묵어
數點洲邊火(수점주변화) 몇몇 반짝임 섬 물가 불빛
遙知估客船(요지고객선) 멀리서 알아 장사치 배가 값고
夕景(석경) 저녁 볕-李書九4
殘靄斂汀舍(잔애렴정사) 남은 자욱함 걷힌 물가 집 아지랑이애 물가정
疊翠紛山郭(첩취분산곽) 겹친 푸름에 흩인 산 둘레
歸帆掛返照(귀범괘반조) 돌아오는 돛 걸린 되비침
天末櫓聲落(천말노성락) 하늘 끝 저어 노 소리 멀어 방패노
睡餘偶成(수여우성) 자다가 깨어-李書九5
蕙花帶露香重(혜화대로향중) 혜화 꽃 두른 이슬 향내도 짙어
蕙葉飜風綠輕(혜엽번풍록경) 혜화 잎 치는 바람 푸름은 옅어
何處蝶歸忽忽(하처접귀홀홀) 어디서 나비 와서 훌훌 날아서
是時鶯語生生(시시앵어생생) 바로 이때 꾀꼬리 울어 또렷이
鼎小(정소) 소쩍새-李書九6
鼎小鼎小 (정소정소) 소쩍 소쩍 솥정
粟多鼎小 (속다정少) 곡식 많은데 솥은 적어서 조속
粟多鼎小君莫憂(속다정소군막우) 곡식 많고 솥 적어 그대 걱정 마
廚中少婦還嬉笑(주중소부환희소) 부엌 안 젊은 아낙 되레 웃음을 부엌주 즐길희
初秋雨中絶句(초추우중절구) 초가을 빗속에서-李書九7
袍皴荷葉綠田田(포준하엽록전전) 긴 주름진 연꽃잎에 밭마다 푸름 주름준
雨墮桃笙辟午眠(우타도생벽오면) 비 떨어져 뜰 대자리 낮잠 못 자게 생황생
知是秋來閑事足(지시추래한사족) 이를 알아 가을 오니 느긋한 일에
好敎經史腹便便(호교경사복편편) 잘 가르쳐 경서 역사 마음은 편해
送趙山人還山(송조산인환산) 조산인이 산으로 돌아가 보내며-李書九8
十番紅雨已經過(십번홍우이경과) 열 번이나 꽃비는 이미 지나가
歸客孤帆悵物華(귀객고범창물화) 가는 길손 외론 돛 슬픈 온갖 빛
昨日同遊何處是(작일동유하처시) 어제는 같이 놀아 어디서였나
桃花瘦盡鳥聲沙(도화수진조성사) 복사꽃 다 떨어져 모래 새 울어 파리할수
水標橋絶句(수표교절구) 수표교-李書九9
急雨時行瀁綠蕪(급우시행양록무) 소나기로 때론 지나 푸른 물 넘실 거칠어질무
群流合漲只斯須(군류합창지사수) 뭇 흐름을 보태 불려 다만 이리 꼭 불을창
濚波石標秤三尺(영파석표칭삼척) 도는 물결 알림 돌로 석자나 가늠 물돌아나갈영
蕩殺靑銅子母鳧(탕살청동자모부) 쓸려죽어 청둥오리 어미 새끼가 오리부
山行(산행) 산행-李書九10
數朿荒寒堆亂石(촉자황한퇴난석) 가시 촘촘 거칠어 마구 돌 쌓여
斜陽欲盡廢田頭(사양욕진폐전두) 비낀 볕도 다하려 묵정밭 머리
野棠結子珊瑚顆(야당결자산호과) 들 아가위 열어서 산호열매 알 낟알과
何處飛來黃褐候(하처비래황갈후) 어디서 날아오나 짙 노란 철새 候鳥철새
畵(화) 그림-李書九11
荳穀船間漾晩汀(두곡선간양만정) 콩 곡식 배 사이로 출렁인 늦은 물가 출렁거릴양
蓬頭漁子理新苓(봉두어자리신령) 쑥대머리 어부는 도꼬마리 떼어내 도꼬마리령
晴江四月河豚庾(청강사월하돈유) 말간 강 사월이면 복어는 야위어가 곳집유
柳絮紛飛半化萍(유서분비반화평) 버들 솜 마구 날려 반쯤은 부평초네
自歎(자탄) 스스로 탓해-李書九12
丘壑初心終自娛(구학초심종자오) 골 언덕 처음 마음 끝내 장난이
詩書舊業亦全非(시서구업역전비) 시 글씨 묵은 일도 또한 다 아니
百年坐作閒思慮(백년좌작한사려) 백년을 앉아 지어 생각한 걱정
竟能成底至事歸(경능성저지사귀) 다하여 이룬 바닥 닿을 일 돌려
山居四時雜興(산거사시잡흥) 사철을 산에 살며-李書九13
歲晏中林獨不帷(세안중림독불유) 해 늦은데 숲에서 혼자 안 씌워 늦을안
閑居風味百相宜(한거풍미백상의) 느긋 삶 멋스러워 온갖 것 마땅
地爐滿褻松毛火(지로만설송모화) 땅 화로 속옷 겹겹 솔 갈비 지펴 더러울설
恰是山窓聽雪時(흡시산창청설시) 마치 이는 산 창가 눈 기다릴 때 마치흡
雨夜監軍馬上戱成一絶(우야감군마상희성일절)
비 오는 밤 감군 말위에서 놀려-李書九14
慙愧書生閱禁域(참괴서생열금역) 부끄럽게 글 선비 궁궐 돌아봐
雨中騎馬聽鐘聲(우중기마청종성) 빗속에 말을 타고 종소리 들어
十年未決歸田策(십년미결귀전책) 십년을 아니 틔워 시골 갈 마련
又作拖泥帶水行(우작타니대수행) 또 지어 진흙 빠져 물 둘러 다녀 끌타
初夏雨中懷洞陰山居(초하우중회동음산거) 초여름 빗속에 동음산거를 품어-李書九15
柳色輕風已變薰(유색경풍이변훈) 버들 빛깔 산들바람 이미 향기 풀
故山歸夢日紛紛(고산귀몽일분분) 고향산천 돌아갈 꿈 날로 뒤섞여
遙知白雨靑煙外(요지백우청연외) 아련한 앎 하얗게 비 푸른 연기 밖
出水新荷漾綠雲(출수신하양록운) 물에 솟은 새 연꽃에 푸른 구름 떠
秋日懷故山(추일회고산) 가을날 고향 산을 그리며-李書九16
江山煙波正渺然(강산연파정묘연) 강에 산에 안개물결 정말 아득해
秋荷應覆舊漁船(추하응복구어선) 가을연꽃 마침 덮어 낡은 고깃배
爾來恐被沙鷗笑(이래공피사구소) 너희 오니 두렵기는 갈매기 웃어
不到鄕山已五年(부도향산이오년) 아직 못가 시골 산에 이미 다섯 해
驅馬(구마) 말을 몰아-李書九17
望村必驅馬(망촌필구마) 마을 바라봐 꼭 말을 몰아
馬踶舂如杵(마제용여저) 말발굽 소리 마치 절구질 찰제
童稚爭倚門(동치쟁의문) 아이들 다퉈 문에다 기대
夫老散偶語(父老산우어) 어른들 흩여 마주 수군대
籬犢牟然去(이독모연거) 울에 송아지 울어도 가고 송아지독
回首送其去(회수송기거) 고개 돌려서 그를 보내 가
可歎(가탄) 탄식할만해-李書九18
側側心期晩(惻측심기만) 마음 슬퍼서 바램 늦어져
堂堂歲月移(당당세월이) 의젓해지니 세월을 옮겨
囊空吾道蕡(낭공오도분) 주머니 비어 우리 길 아물 주머니낭 들깨분
缾罄我生非(병경아생비) 양식도 다돼 내 살림 아련 두레박병 빌경
僻性朋相誚(벽성붕상초) 까탈진 바탕 벗들 꾸짖고 꾸짖을초
奇文世莫知(기문세막지) 야릇한 글월 세상에 몰라
老天如可問(노천여가문) 늙은 하늘이 어떤지 물어
湘纍有餘詞(상류유여사) 상수 갇힌 이 남긴 글 있어 ※白居易
有感(유감) 느낌에-李書九19
二十布衣立(이십포의립) 나이 스물에 베옷에 서서 ※벼슬 못한 사람
低茴志士流(저회지사류) 낮춘 회향풀 뜻한 이 흐름 회향풀회
檢身非有道(검신비유도) 몸을 살펴봐 도 있지 않아
懷物肯無憂(회물긍무우) 만물을 품어 걱정이 없어
翡雀嬉淸水(비작희청수) 비취빛 공작 맑은 물 즐겨 즐길희
蒼鷹盼素秋(창응반소추) 푸른 새매는 흰 가을 흘겨 눈예쁠반
長風凌萬里(장풍릉만리) 기다란 바람 만 리를 깔봐
獨立信虛舟(독립신허주) 홀로이 서서 빈 배를 믿어
陳曉畫(진효화) 새벽 펼친그림에-李書九20
夜雨知初霽(야우지초제) 밤에 비 내려 알아 막 개여 갤제
遙天正渺茫(요천정묘망) 멀리 하늘이 정말 아득해
暝煙迷浦碧(명연미포벽) 어두운 안개 푸른 물 숨겨
霜樹出村黃(상수출촌황) 서리 나무는 마을 노랗게
人立秋山小(인립추산소) 사람 서있어 가을 산 작고
帆歸曉水長(범귀효수장) 돛배 돌아가 새벽 강 길다
江湖留宿計(강호류숙계) 강 호수 머뭇 묵으려 꾀해
空羨捕魚郎(공선포어랑) 괜히 부러워 고기 잡는 이 부러워할선
卽事二首(즉사이수) 즉흥시 두수-李書九21
病裏偏驚歲月侵(병리편경세월침) 병중에 쏠려 놀라 세월 쳐들어
滿城霜氣動繁砧(만성상기동번침) 성 가득한 서릿발 다듬이 소리 다듬잇돌침
寒蟲相語碧花晩(한충상어벽화만) 찬 벌레 저들 소리 푸른 꽃 늦어
瘦鶴孤眼黃葉深(수학고안황엽심) 여윈 학 혼자 보니 누런 잎 짙어
豈有書生論國事(기유서생론국사) 어찌 있어 글 선비 나랏일 따져
終知黨議誤人心(종지당의오인심) 끝내 안 무리 꾀함 사람 맘 어겨
紛紛得喪塵寰夢(분분득상진환몽) 뒤섞여 얻고 잃음 티끌세상 꿈
未抵書窓一醉吟(미저서창일취음) 안 막아 글방 창문 취해서 읊어 거스를저
謫居雜詩(적거잡시) 귀양 살면서-李書九22
文章經術摠蹉跎(문장경술총차타) 글 솜씨 일 다스림 모두 어긋나 넘어질차 헛디딜타
惟有君恩似海波(유유군은사해파) 생각해 임금 베풂 바닷물 같아
萬事常言明日在(만사상언명일재) 모든 일에 늘 말해 밝을 날 있어
行年漸比古人多(행년점비고인다) 해 가며 차츰 견줘 옛 사람 많아
棲遲未作歸田賦(서지미작귀전부) 느릿 살아 못 지어 시골 가는 시
慷慨徒爲對酒歌(강개도위대주가) 슬퍼하니 헛되어 술 마실 노래 / 술 마셔 놀아
定使能詩成底用(정사능시성저용) 시켜놓아 시 지어 쓰일 밑 이뤄
謾將秀句覓陰何(만장수구멱음하) 속이려 빼난 글귀 뭘 숨겨 찾아
1755 令壽閣 徐氏(?∼?) 洪仁謨(1755∼1812)의 아내 영수각 서씨 10
聽蟬 매미소리 들으며1
捲簾高閣聽鳴蟬 발 걷어 높은 집에 매미울음이 말권 발렴
鳴在淸溪綠樹邊 맑은 시내 울림에 푸른 나무 곁
雨後一聲山色碧 비 온 다음 한소리 산 빛 푸르러
西風人倚夕陽天 서풍에 기댄 사람 저녁볕 하늘 의지할의
新晴(신청) 새로 비 개여-徐令壽閣2
村鳩處處喚新晴(촌구처처환신청) 비둘기 마을 곳곳 새로 갬 불러
雨後淸溪入戶鳴(우후청계입호명) 비온 뒤 맑은 시내 울림 들려와
林色林容碧如水(임색임용벽여수) 숲 빛깔 숲 모습이 물처럼 푸릇
落霞猶自暮山橫(낙하유자모산횡) 지는 놀 아직 절로 저녁 산 걸쳐
送人(송인) 사람 보내어-徐令壽閣3
送客蒼山暮(송객창산모) 손을 보내 푸른 산 저물어 갈 제
歸來白雲臥(귀래백운와) 돌아오니 흰 구름 깔려 누울 때
古壁有鳴琴(고벽유명금) 오랜 벽에 걸리니 울릴 거문고
松風時自過(송풍시자과) 솔바람이 때때로 저절로 지나
和杜初月(화두초월) 화두초월-徐令壽閣4
羈鳥棲未定(기조서미정) 굴레 새 깃듦 두지 못하니 羈鳥: 새장 속 새
難爲一枝安(난위일지안) 얻기 어려워 가지 느긋함
林月初生影(임월초생영) 숲에 달 처음 그림자 지니
纖細掛雲端(섬세괘운단) 가느다랗게 구름 끝 걸려
流光入懷袖(유광입회수) 흐른 빛 들어 품은 소매에
中宵覺微寒(중소각미한) 한 밤에 느껴 살짝 추위를
遠客愁夕永(원객수석영) 멀리 나그네 시름 밤 길어
坐看松陰團(좌간송음단) 앉아 바라봐 솔 그늘 자리
湖上(호상) 호수에서-徐令壽閣5
問君欲向何處(문군욕향하처) 어디로 가시게요 그대께 물어
載酒秋風五湖(재주추풍오호) 술에 실어 호수에 가을바람을
弊屣千鍾萬戶(폐사천종만호) 낡아 버린 모든 집 많은 곡식이 신사
淸襟水月氷壺(청금수월빙호) 맑은 마음 물 속 달 얼음 항아리
螢火(형화) 반딧불-徐令壽閣6
凉飇撲螢起(양표박형기) 서늘한 돌개바람 반딧불 덮쳐
巧入書窓飛(교입서창비) 교묘히 서제 창을 날아 들어와
帶雨形沽小(대우형고소) 비를 둘러 모습 꼴 작게 팔리고
飜風影度稀(번풍영도희) 바람 엎어 그림자 드물게 지나
疎星先借色(소성선차색) 성긴 별에 앞세워 빛을 빌리고
殘燭晩生輝(잔촉만생휘) 꺼질 촛불 늦게야 빛을 내놓아
憐客多幽趣(연객다유취) 가여운 나그네는 깊은 흥 많아
盤旋未卽歸(반선미즉귀) 빙빙 돌아 아직도 아니 돌아가
立春次杜(입춘차두) 입춘 날 두보 시를 빌어-徐令壽閣7
惆愴戀行客(추창련행객) 서글피 그려 떠나간 사람
蕭條夢未安(소조몽미안) 쓸쓸해 꿈에 아니 편하니
片雲行樹梢(편운행수초) 조각구름은 나무 끝 흘러
孤月掛雲端(고월괘운단) 외로운 달은 구름 끝 걸려
忽憶梁園雪(홀억양원설) 문득 떠올라 양원의 눈이 ※梁園:한나라 정원
還愁棣萼寒(환수체악한) 되레 걱정은 찬 아가위 꽃 ※詩經 小雅
佳辰廻子夜(가신회자야) 좋은 날 밤은 그대 돌아와
且待會團團(차대회단단) 앞을 기다려 만나 뭉침을
次王維渭川田家(차왕유위천전가) 왕유의 위천전가를 빌어-徐令壽閣8
隴頭村煙起(롱두촌연기) 밭두렁 마을 연기 오르고
將牛下山歸(장우하산귀) 소 몰고 산을 내려 돌아와
歸來日已夕(귀래일이석) 돌아오니 날 벌써 저녁이
蘿月滿荊扉(나월만형비) 달은 담쟁이 사립문 가득
林茂鳥聲亂(임무조성란) 숲은 무성해 새소리 시끌
野闊人影稀(야활인영희) 들 넓어 드문 사람 그림자
漁樵共爲伴(어초공위반) 어부 나무꾼 같이 짝이 돼
麋鹿來相依(미록래상의) 고라니 사슴 서로 기대지
坐看松陰移(좌간송음이) 앉아 바라봐 솔 그늘 옮겨
暝樹轉霏微(명수전비미) 어둑한 나무 안개로 자욱
次唐訪隱者不遇(차당방은자불우) 당나라 방은자불우를 빌어-徐令壽閣9
竹巷松蹊客到稀(죽항송혜객도희) 대 마을 솔 지름길 사람 드물고
猿啼日暮掩荊扉(원제일모엄형비) 원숭이 우는 저녁 사립문 닫아
浮雲雁跡無尋處(부운안적무심처) 뜬 구름에 기러기 찾을 곳 없어
獨過靑山風滿衣(독과청산풍만의) 홀로 지나 푸른 산 옷 가득 바람
哀別 애별 슬픈 이별 徐令壽閣(1753~1823)10
握手不忍別 악수불인별 쥐어 잡은 손 차마 못 떠나 차마 못 떠나
悠悠意不窮 유유의불궁 생각에 생각 뜻 못 다다라``아득 뜻 못내
擧頭望行塵 거두망행진 고개 들고서 가는 곳 바래 멀리 바라봐
蕭蕭起秋風 소소기추풍 쓸쓸히 일어 가을바람이 갈바람 쓸쓸
1760 元平 金陵 南公轍(1760∼1840) 宜寧 大提學 金陵集 금릉 남공철 1
茅亭一架成 초가정자 짓고서 띠모 시렁가
閒寂堪逃俗 한적해도 견디니 세상 달아나 견딜감 달아날도
淹留幾日回 엎어져 머무르니 며칠이 흘러 담글엄 머무를류
愁多憑酒散 시름 많아 술에다 기대어 풀고 기댈빙
病不厭花開 병이란 꽃 피움에 물리지 않아 싫을염
鹿臥松陰靜 사슴 누워 솔 그늘 가만히 있고
龍吟雨氣來 용이 앓아 빗방울 내리려 한다
茅亭新入望 초가정자 새로워 들어와 보니
突兀出浮埃 갑작스레 우뚝 서 티끌에 떴네 갑자기돌 우뚝할올 티끌애
1762 歸農 茶山 丁若鏞(1762∼1836) 羅州 與猶堂全書 다산 정약용 57
詠水石(영수석) 물과 돌을 읊어-丁若鏞1
泉心常在外(천심상재외) 샘물 마음 언제나 바깥에 있어
石齒苦遮前(석치고차전) 돌부리에 괴로워 앞을 막아서
掉脫千重險(도탈천중험) 흔들며 벗어나와 천 겹 험한 곳 흔들도
夷然出洞天(이연출동천) 가만히 나왔으니 둘러싼 골짝
池閣絶句(지각절구) 연못 누각-丁若鏞2
種花人只解看花(종화인지해간화) 꽃 심어 사람 다만 꽃구경 하지
不解花衰葉更奢(불해화쇠엽갱사) 꽃 시드니 못 보네 잎 다시 펼침
頗愛一番霖雨後(파애일번림우후) 자못 아껴 한차례 장마 그친 뒤
弱枝齊吐嫩黃芽(약지제토눈황아) 여린 가지 가지런 어린 싹 돋아
荒年水村春詞十首(황년수촌춘사십수) 거친 해 물 마을의 봄-丁若鏞3
東風吹綠草離離(동풍취록초리리) 푸른 풀 파릇파릇 봄바람 불자
花柳依然似昔時(화류의연사석시) 꽃 버들도 그대로 지난번 같아
只是寂寥春更甚(지시적요춘갱심) 다만 내 삶 쓸쓸해 봄은 더 깊어
冷煙衰屋日華遲(냉연쇠옥일화지) 차운 연기 낡은 집 햇살 늘어져
茶山八景詞1(다산팔경사1) 다산팔경의 노래-丁若鏞4
響牆疏豁界山腰(향장소활계산요) 담장 울려 트여진 산허리 경계
春色依然畫筆描(춘색의연화필묘) 봄날 빛을 그대로 붓으로 그려
愛殺一溪新雨後(애살일계신우후) 죽이게 좋은 시내 새 비 멎은 뒤
小桃紅出數枝嬌(소도홍출수지교) 복사꽃 붉게 피어 몇 가지 곱게
茶山八景詞2(다산팔경사2) 다산팔경의 노래-丁若鏞5
山家簾子水紋漪(산가렴자수문의) 산에 집에 발에는 물결무늬로
照見樓頭楊柳枝(조견루두양유지) 비춰진 누대머리 버들가지가
不是巖阿有飛雪(불시암아유비설) 바위언덕 아니라 눈이 날리지
春風吹絮弄淸池(춘풍취서농청지) 봄바람에 버들 솜 맑은 못 놀려
茶山八景詞3(다산팔경사3) 다산팔경의 노래-丁若鏞6
山葛萋萋日色姸(산갈처처일색연) 산에 칡은 우거져 햇살 고와서
小爐纖斷煮茶煙(소로섬단자차연) 작은 화로 가늘게 끓는 차 연기
何來角角三聲雉(하래각각삼성치) 어디선가 깍깍대 세 번 꿩 울음
徑破雲牕數刻眠(경파운창수각면) 구름 창 열려 깨니 잠시 든 잠을
茶山八景詞4(다산팔경사4) 다산팔경의 노래-丁若鏞7
黃梅微雨著林梢(황매미우저림초) 노란 매화 가랑비 수풀 가지에
千點回紋水面交(천점회문수면교) 천의 점 동그라미 수면에 돌아
晩食故餘三兩塊(만식고여삼양괴) 저녁밥 남겨놓아 두어 덩어리
自憑藤檻飯魚苗(자빙등함반어묘) 등나무 난간 기대 고기밥 주지
茶山八景詞5(다산팔경사5) 다산팔경의 노래-丁若鏞8
巖苗參差帶薄雲(암묘참치대박운) 바위더미 가팔라 엷은 구름에
經秋石髮長圓紋(경추석발장원문) 가을 지나 돌이끼 긴 둥근 무늬
仍添颯杳臙脂葉(잉첨삽묘연지엽) 이에 더해 우수수 새빨간 잎이
濃翠輕紅不細分(농취경홍불세분) 짙푸름 옅은 붉음 낱낱 못 나눠
茶山八景詞6(다산팔경사6) 다산팔경의 노래-丁若鏞9
風靜芳池鏡樣磨(풍정방지경양마) 바람 자 꽃다운 못 거울로 갈려
名花奇石水中多(명화기석수중다) 이름난 꽃 멋진 돌 물 속에 많아
貪看石罅幷頭菊(탐간석하병두국) 탐내 보는 돌 틈에 나란한 국화
剛怕魚跳作小波(강파어도작소파) 겁먹은 고기 뛰어 잔물결 일어
茶山八景詞7(다산팔경사7) 다산팔경의 노래-丁若鏞10
淺雪陰岡石氣淸(천설음강석기청) 눈 남은 응달 언덕 돌 기운 맑아
穹柯墜葉有新聲(궁가추엽유신성) 높은 가지 떨친 잎 새론 소리 나
猶殘一塢蒼筤竹(유잔일오창랑죽) 아직 남은 한 둑방 푸른 어린 대
留作書樓歲暮情(유작서루세모정) 머물러 공부 다락 해 저무는 뜻
茶山八景詞8(다산팔경사8) 다산팔경의 노래-丁若鏞11
小溪廻合抱晴巒(소계회합포청만) 작은 시내 감돌아 갠 산을 감싸
翠鬣紅鱗矗萬竿(취렵홍린촉만간) 푸른 갈기 붉은 비늘 높이 우거져
正到絲簧聲沸處(정도사황성비처) 딱 일러 현 혀 소리 들끓는 곳에
天風吹作滿堂寒(천풍취작만당한) 날씨 바람 불어서 온 집이 추워
池上絶句(지상절구) 연못 위에서-丁若鏞12
煖風吹髮度芳池(난풍취발도방지) 바람 따뜻 머리 날려 연못을 건너
池上橫筇獨坐遲(지상횡공독좌지) 연못에서 지팡이에 혼자 앉았네
老滑禽簧無澁處(노활금황무삽처) 늙어 매끈 새소리는 껄끄럼 없어
嫩黃楓葉勝紅時(눈황풍엽승홍시) 갓 노릇한 단풍잎은 붉음에 나아
池閣月夜(지각월야) 달밤의 연못 누각-丁若鏞13
芳池月色可淸宵(방지월색가청소) 꽃다운 못 달빛에 맑은 밤이 돼
露結蛛懸見柳梢(로결주현견유초) 이슬에 거미 달린 버들가지 봬
忽有一泓生眼底(홀유일홍생안저) 갑자기 한번 깊어 눈 안에 맺혀 깊을홍
微風吹作海門潮(미풍취작해문조) 산들바람 불어서 바다 물밀려
練帶亭十二絶句1(연대정십이절구1) 연대정-丁若鏞14
黃驍微白綠驍靑(황효미백록효청) 황효는 살짝 희고 녹효 푸른데 날랠효
虹氣彎環十里汀(홍기만환십리정) 무지개 굽어 돌아 십리 물가에
勿以茅齋藐低小(물이모재막저소) 여김 마 띳집으론 좀 낮고 작아 아득할막
渠儂元是合江亭(거농원시합강정) 어찌 저 워낙 이리 강 정자 보태
練帶亭十二絶句2(연대정십이절구2) 연대정-丁若鏞15
名花易落玉難全(명화이락옥난전) 이름난 꽃 쉽게 져 옥 온전 못해
缺界安排欲問天(결계안배욕문천) 빠진 경계 놓아둬 하늘에 물어
故就崩沙頹岸上(고취붕사퇴안상) 옛 따라 흩인 모래 언덕에 올라
便敎領此好山川(편교령차호산천) 쉬 이를 차지케 해 좋은 산과 내
練帶亭十二絶句3(연대정십이절구3) 연대정-丁若鏞16
人世滔滔醉不醒(인세도도취불성) 사람세상 넘쳐서 취해 안 깨어
臨邛未必獨沈冥(임공미필독침명) 언덕 앞에 아니 꼭 혼자 빠져서
長卿也是無情緖(장경야시무정서) 사마장경 또 이리 정겨움 없어
不向壚頭築小亭(불향로두축소정) 술집머리 안 보고 작은 집 짓지
練帶亭十二絶句4(연대정십이절구4) 연대정-丁若鏞17
鐵馬山前鐵馬村(철마산전철마촌) 철마산 산 앞에는 철마 마을이
鱗鱗碧瓦盡名園(린린벽와진명원) 날나란 푸른 기와 이름난 동산
都來莫脫塵埃氣(도래막탈진애기) 모두 와서 벗진 마 티끌기운을
一笠亭興勢最尊(일립정흥세최존) 한갓 정자 흥이라 힘 뻗침 한껏
練帶亭十二絶句5(연대정십이절구5) 연대정-丁若鏞18
風蒲獵獵百帆懸(풍포렵렵백범현) 바람부들 살랑여 온갖 돛 매여
落照光中上瀨船(낙조광중상뢰선) 저묾 빛 빛 가운데 여울 오른 배
回笑綠陰深樹裏(회소록음심수리) 다 웃어 푸른 그늘 깊은 나무 속
窮年鑽紙老江邊(궁년찬지로강변) 다한 나이 글 읽어 강가에 늙어
練帶亭十二絶句6(연대정십이절구6) 연대정-丁若鏞19
鵁鶄鸂鷘鷿鷈群(교청계칙벽체군) 해오라기 뜸부기 논병아리 떼 비오리계 뜸부기칙
盡向晴沙聚不分(진향청사취불분) 다들 바래 갠 모래 모여 안 나눠
若道水邊無可樂(약도수변무가락) 어쩜 말해 물가에 즐길 게 없어
爾曹何必此紛紛(이조하필차분분) 너희들 어쩌면 꼭 여기 노닐까
練帶亭十二絶句7(연대정십이절구7) 연대정-丁若鏞20
芙蓉峯影浸漁臺(부용봉영침어대) 부용봉 그림자는 어대에 담겨
月似車輪宛轉來(월사차륜완전래) 달 같기 수레바퀴 마치 굴러와
漾漾金波三萬頃(양양금파삼만경) 넘실넘실 금물결 삼만 이랑이
此間眞是小蓬萊(차간진시소봉래) 이런 사이 참으로 작은 봉래섬
練帶亭十二絶句8(연대정십이절구8) 연대정-丁若鏞21
藍子洲邊折脚鐺(남자주변절각당) 쪽 풀의 모래섬 곁 다리 꺾인 솥 쇠사슬당
靑泥芹共鱖魚烹(청니근공궐어팽) 푸른 흙 미나리로 쏘가리 끓여
是知西塞山前叟(시지서새산전수) 곧 알아 서쪽 변방 산 앞 늙은이
只管浮家度一生(지관부가도일생) 다만 맡아 뜬 집에 한 삶을 지내
練帶亭十二絶句9(연대정십이절구9) 연대정-丁若鏞22
魚經魚具聚魚菴(어경어구취어암) 물고기 어구 지나 고기 집 모여
門壓風漪百頃潭(문압풍의백경담) 문 누른 바람물결 백 이랑 못에
翠碧汝眞心力韌(취벽여진심력인) 물총새야 너는 참 마음 힘 질겨 질길인
久窺終得一魚銜(구규종득일어함) 한참 엿봐 끝끝내 물고기 움켜 재갈함
練帶亭十二絶句10(연대정십이절구10) 연대정-丁若鏞23
羨君經濟合機緣(선군경제합기연) 부런 그대 꾸려가 틀 맺음 맞춰
蠹死螢乾却悄然(두사형건각초연) 좀 죽고 반디 말라 되레 걱정돼
首夏濃姸黃鳥世(수하농연황조세) 첫여름 짙어 고와 꾀꼬리 세상
芳年浩蕩白鷗天(방년호탕백구천) 꽃나이 널브러져 갈매기 하늘
練帶亭十二絶句11(연대정십이절구11) 연대정-丁若鏞24
釅茶一碗酒三杯(엄차일완주삼배) 진한 차 한 바리에 술은 석 잔이 초엄
墨客詩豪好朅來(묵객시호호걸래) 붓 든 이 시 읊는 이 좋아 오고가 갈걸
冷煖世情都似此(냉난세정도사차) 서늘 따뜻 세상 뜻 다들 이 같아
當年獨自剪蒿萊(당년독자전호래) 그해엔 나만 혼자 묵힌 풀 뜯어 쑥호
練帶亭十二絶句12(연대정십이절구12) 연대정-丁若鏞25
秧鍼出水麥始肥(앙침출수맥시비) 모 뾰족 물에 나와 보리 막 살쪄
香社風流惜衆菲(향사풍류석중비) 향 살라 바람 흘러 뭇 내 아까워 엷을비
仙尉不來楊柳老(선위불래양류로) 신선자리 아니 와 버들은 늙어
絮兒如雪滿天飛(서아여설만천비) 버들개지 눈처럼 하늘 다 날려
哀絶陽(애절양) 양물 자른 슬픔 ※1803년 강진-丁若鏞26
蘆田少婦哭聲長(노전소부곡성장) 갈대밭 젊은 아낙 울음 오래가
哭向縣門號穹蒼(곡향현문호궁창) 관문 보고 울다가 하늘에 울어
夫征不復尙可有(부정불복상가유) 전쟁 나가 못 옴은 있을 수 있어
自古未聞男絶陽(자고미문남절양) 예로부터 못 들어 제 양물 자름
舅喪已縞兒未澡(구상이호아미조) 시어른 상 지내고 애는 안 씻겨
三代名簽在軍保(삼대명첨재군보) 삼대 이름 나란히 군적에 실려
薄言往愬虎守閽(박언왕소호수혼) 딱한 말 이르려도 문지기 왠 범
里正咆哮牛去皁(이정포효우거조) 이정은 으르렁대 소도 끌고 가
磨刀入房血滿席(마도입방혈만석) 칼 갈아 방에 들어 피가 온방에
自恨生兒遭窘厄(자한생아조군액) 스스로 탓 애 낳아 재앙 만남이
蠶室淫刑豈有辜(잠실음형기유고) 누에 방 불까는 형 어찌 허물해
閩囝去勢良亦慽(민건거세양역척) 민나라 아이 거세 좋고도 슬퍼
生生之理天所予(생생지리천소여) 낳고 낳는 도리는 하늘이 준바
乾道成男坤道女(건도성남곤도여) 하늘 도는 남자로 땅의 도 여자
騸馬豶豕猶云悲(선마분시유운비) 불깐 말 불깐 돼지 오히려 섧지
況乃生民思繼序(황내생민사계서) 하물며 곧 백성에 대 이을 생각
豪家終歲奏管弦(호가종세주관현) 부잣집 한 해 내내 풍악을 울려
粒米寸帛無所捐(립미촌백무소연) 나락 한 톨 베 한 치 낸바가 없네
均吾赤子何厚薄(균오적자하후박) 고른 우리 백성에 왜 더해 덜어
客窓重誦鳲鳩篇(객창중송시구편) 객창서 거듭 읊어 시경 시구편
※詩經 國風 曹風 鳲鳩
夜(야) 밤에-丁若鏞27
黯黯江村暮(암암강촌모) 어둑어둑 강마을 날이 저물어
疏籬帶犬聲(소리대견성) 엉성한 울타리는 개 짖어 둘러
水寒星不靜(수한성부정) 물결은 차가워서 별빛 일렁여
山遠雪猶明(산원설유명) 산이 멀어 눈빛은 오히려 밝아
謀食無長策(모식무장책) 먹고삶에 없으니 오래갈 꾀란
親書有短檠(친서유단경) 책 가까이 있으니 짤막한 등잔
幽憂耿未已(유우경미이) 깊은 시름 뚜렷해 아니 그치니
何以了平生(하이료평생) 어찌하여 마치랴 한평생 삶을
暮次光陽(모차광양) 저무는 광양 ※與猶堂全書-丁若鏞28
小聚依山坂(소취의산파) 작은 마을 기대니 산기슭 비탈
荒城逼海潮(황성핍해조) 스러진 성 다가 선 바닷가 물 때
漲霾官樹暗(창매관수암) 흙비 가려 관청 가 숲은 어두워
含雨島雲驕(함우도운교) 비 머금어 섬 감싸 구름 무서워
烏鵲爭虛市(오작쟁허시) 까막까치 다투니 텅 빈 저자 터
蠯螺疊小橋(비라첩소교) 맛 소라 쌓인 껍질 조그만 다리
邇來漁稅重(이래어세중) 요즘 와 고기잡이 세금 무거워
生理日蕭條(생리일소조) 사는 꼴은 나날이 서글프기만
久雨(구우) 오랜 비-丁若鏞29
窮居罕人事(궁거한인사) 막혀진 삶에 드문 사람 일
恒日廢衣冠(항일폐의관) 늘 상 낮에는 의관도 버려
敗屋香娘墜(패옥향낭추) 낡은 집에는 노래기 기어 ※香娘閣氏: 노래기
荒畦腐婢殘(황휴부비잔) 거친 밭두둑 팥꽃은 남아
睡因多病減(수인다병감) 잠마저 줄어 병도 많아서
秋賴著書寬(추뢰저서관) 가을 기대니 글로 달래네
久雨何須苦(구우하수고) 오랜 비와서 어찌 꼭 고통
晴時也自歎(청시야자탄) 날이 갤 때면 또 절로 한숨
春日過崔氏溪上草堂(춘일과최씨계상초당) 봄날 시냇가 최씨초당에서-丁若鏞30
窈窕南溪曲(요조남계곡) 그윽이 남쪽 시내 굽어 드는 곳
蕭然一草廬(소연일초려) 쓸쓸하게 자리해 초가집 한 채
門臨千丈石(문림천장석) 문 앞에 다가서니 천길 바위가
楣著八分書(미저팔분서) 문 도리 붙어있는 팔분서 편액 ※隸書
僻巷饒花樹(벽항요화수) 외진 거리 활짝 펴 꽃피는 나무
殘田足菜蔬(잔전족채소) 좁다란 밭 넉넉해 나물 냄새로
室中常有酒(실중상유주) 방안에는 언제나 술이란 있어
生理未全疏(생리미전소) 살아가기 아직은 텅 비진 않아
飮酒1(음주1) 음주-丁若鏞31
麴米醺皆好(국미훈개호) 술이란 것 취하니 모두 좋아해
雲和抱更斜(운화포갱사) 거문고를 안고서 다시 기울여
獨思千載友(독사천재우) 혼자 생각 천 년을 벗해 사귀니
不向五侯家(불향오후가) 안 쳐다봐 다섯의 권세 있는 집
物態寧無變(물태녕무변) 만물 꼴에 어찌도 바뀜 없으랴
吾生奈有涯(오생내유애) 우리 삶에 어찌해 끝이 있는지
閒看庭日轉(한간정일전) 얼핏 보아 뜰에는 해가 옮겨 가
花影幾枝叉(화영기지차) 꽃 그림자 몇 가지 엇갈리는가
飮酒2(음주2) 음주-丁若鏞32
細馬爭門入(세마쟁문입) 섬세한 말 다투어 문에 들어서
豐貂滿院來(풍초만원래) 높은 양반 한가득 집으로 오네
直愁衣帶熱(직수의대열) 곧이 걱정 옷 띠에 달아오를까
故傍酒家廻(고방주가회) 굳이 곁에 술집에 돌아보게 돼
牢落聊全性(뢰락료전성) 듬뿍 마셔 즐기나 바탕 온전히
嶔崎任散才(금기임산재) 험하게 마음대로 재주 흩기도
所欣惟自適(소흔유자적) 기뻐한바 오로지 스스로 맞아
莫笑坳堂杯(막소요당배) 웃지 마라 오목한 술잔이라고
秋夜(추야) 가을밤-丁若鏞33
情結林泉愛(정결임천애) 정이 어린 수풀 샘 아껴서 찾아
門臨車馬音(문림거마음) 문 가까이 오가는 수레 말 소리
竹欄勤點綴(죽란근점철) 대 난간 부지런해 알맞게 엮여
花木强蕭森(화목강소삼) 꽃나무는 굳세어 쓸쓸히 조용
涼露枝枝色(양로지지색) 찬 이슬 가지가지 빛깔을 내어
秋蟲喙喙吟(추충훼훼음) 가을벌레 저마다 울음을 울어
獨行還獨坐(독행환독좌) 혼자 걷다 돌아와 혼자 앉으니
明月照幽襟(명월조유금) 밝은 달이 비치어 그윽한 마음
懷東嶽(회동악) 동악을 그리며-丁若鏞34
東嶽絶殊異(동악절수이) 동악 뛰어나 달리 달라서
紫崿疊靑㟽(자악첩청표) 붉은 벼랑에 푸른 꼭대기 낭떠러지악 산꼭대기표
雕鍥入纖微(조계입섬미) 새겨 새겨듦 가늘어 고와 새길계
神匠洩機巧(신장설기교) 신령한 장인 드러낸 솜씨
仙賞委瀛壖(선상위영연) 선경을 즐겨 바닷가 맡아 바다영 공지연
幽姿獨窈窕(유자독요조) 그윽한 맵시 홀로 고요해
惜無棲隱客(석무서은객) 아깝다 없어 숨어 사는 이
瀟洒脫塵表(소쇄탈진표) 깔끔이 뿌려 티끌 벗은 겉 뿌릴쇄
滯風宿大灘(체풍숙대탄) 바람에 갇혀 큰 여울에 묵어-丁若鏞35
已識瞿唐惡(이식구당악) 이미 아느니 구당 나쁨을
猶希舶趠平(유희박탁평) 오히려 바래 배 멀리 반반 큰배박 멀탁
江豚頗得意(강돈파득의) 강 돼지 자못 기분이 좋아 河豚복어
檣燕似留行(장연사유행) 돛대 제비는 멎는 듯 가고
拄笏靑山靜(주홀청산정) 홀을 떠받쳐 푸른 산 가만 떠받칠주 홀홀
維舟白日傾(유주백일경) 배를 매달아 밝은 해 기웃
不須衝險隘(불수충험애) 아니 꼭 찔러 험하고 좁아 좁을애
濡滯且謀生(유체차모생) 막혀 걸려도 살 길을 꾀해
滯雨宿梨厓(체우숙이애) 비에 갇혀 배 언덕에 묵어-丁若鏞36
風起靑楓亂(풍기청풍란) 바람 일어서 푸른 잎 날려
江鳴白雨來(강명백우래) 강물 울려서 소나기 내려
蕭蕭吹面入(소소취면입) 쌀쌀하게도 얼굴에 불어
細細作紋回(세세작문회) 가느다랗게 무늬가 돌아
煙火依隣艓(연화의린접) 연기 불 지펴 이웃 거룻배 배이름접
維纚近釣臺(유리근조대) 잡아 매어둬 낚시터 곁에 갓끈리
朝袍憐最困(조포련최곤) 벼슬 불쌍해 너무나 지쳐
潦倒濁醪盃(료도탁료배) 거나히 부어 막걸리 잔을 큰비료 막걸리료
贈惺叟(증성수) 슬기로운 늙은이에게-丁若鏞37
老朽猶奇骨(노후유기골) 늙어 낡아도 뛰어난 뼈대
丰茸憶舊髥(봉용억구염) 멋짐 알만해 옛 구레나룻 예쁠봉 무성할용
水程千嶂窅(수정천장요) 물은 갈 길이 천 길로 움푹 높고가파른산장 움펑눈요
山閣一燈尖(산각일등첨) 산에 집에는 등 하나 뾰족
辰弁音猶在(진변음유재) 진한과 변한 소리 아직도
庚申涕共沾(경신체공첨) 경신년 눈물 모두 다 적셔 더할첨 ※1800년
明朝泛淸壑(명조범청학) 내일 아침 배 맑은 골짝에
秋色滿汀蒹(추색만정겸) 가을빛 가득 물가 갈대에 갈대겸
留題族父禮山公山居(유제족부예산공산거)
집안 아저씨 예산공이 산에 살아서-丁若鏞38
澗邊小墟落(간변소허락) 골짝냇가 조그만 언덕배기에 언덕허
桑柘菀交枝(상자울교지) 산뽕나무 우거져 얽혀진 가지 산뽕나무자 자완완
野麥蘇春凍(야맥소춘동) 들에 보리 얼었다 봄에 깨어나
村鷄領晩兒(촌계령만아) 마을 닭이 병아리 저녁 거느려
罷官生事拙(파관생사졸) 벼슬을 그만두니 살 일 서툴러
留客雅言遲(유객아언지) 머문 손님 늦어져 멋있는 얘기
信宿驚舒重(신숙경서중) 이틀 묵어 놀라워 무던한 정에
低頭愧昔時(저두괴석시) 고개 숙여 부끄럼 옛날 지난 때
立春日題龍衕屋壁(입춘일제용동옥벽) 입춘에 용동집의 벽에-丁若鏞39
人生處兩間(인생처량간) 사람 삶 머문 하늘땅사이
踐形乃其職(천형내기직) 밟아온 꼴이 이에 그 할일
下愚泯天良(하우민천량) 참 어리석어 그 좋음 잃어 망할민
畢世營衣食(필세영의식) 세상 다해서 입고 먹기만
孝弟寔仁本(효제식인본) 모셔 받들어 어진 바탕에
學問須餘力(학문수여력) 물어 배움에 남은 힘 바쳐
若復不刻勵(약부불각려) 다시 않으면 깎는 힘씀을
荏苒喪其德(임염상기덕) 그냥 그렇게 그 덕을 잃지 들깨임 풀우거질염
田廬臥病(전려와병) 시골집에 앓아누워-丁若鏞40
始爲殘書至(시위잔서지) 비롯해 남은 책에 이르러
翻嗟一病纏(번차일병전) 뒤엎어 어째 병 하나 얽혀 얽힐전
閉門黃葉裏(폐문황엽리) 문을 닫으니 누런 잎 속에
煮藥碧松前(자약벽송전) 약을 달이니 푸른 솔 앞에
髮亂從人理(발난종인리) 머리 흩어져 남 빌려 손봐
詩成只口傳(시성지구전) 시를 지어선 말로만 전해
起看西去路(기간서거로) 일어나 바래 서쪽 가는 길
風雪滿寒天(풍설만한천) 바람 눈 가득 차가운 하늘
春日陪父乘舟赴漢陽(춘일배부승주부한양)
봄날 숙부님 모셔 배를 타고 한양에 가며-丁若鏞41
旭日山晴遠(욱일산청원) 해는 떠올라 산 개어 아득
春風水動搖(춘풍수동요) 봄날 바람에 물 출렁 일렁
岸廻初轉柁(안회초전타) 언덕 돌아서 처음 돌린 키 키타
湍駛不鳴橈(단사불명요) 여울물 달려 노 소리 안 나 여울단 달릴사 꺾일요
淺碧浮莎葉(천벽부사엽) 야트막 푸름 풀잎 떠있어
微黃着柳條(미황착류조) 연노랑 내려 버들가지에
漸看京闕近(점간경궐근) 차츰 보이니 서울 가까워
三角鬱岧嶢(삼각울초요) 삼각산 우뚝 높이도 솟아 산높을초 높을요
游水鐘寺(유수종사) 수종사에서 ※경기 남양주 鳥安面 雲吉山의 사찰-丁若鏞42
垂蘿夾危磴(수라협위등) 드리운 넌출 비탈에 끼어 돌비탈길등
不辨曹溪路(불변조계로) 알지를 못해 조계 가는 길
陰岡滯古雪(음강체고설) 그늘진 언덕 옛 눈에 막혀 막힐체
晴洲散朝霧(청주산조무) 갠 섬에 흩여 아침안개가
地漿湧嵌穴(지장용감혈) 땅에 말간 물 깊은 골 솟아 미음장 샘솟을용 산깊을감
鐘響出深樹(종향출심수) 종 울림 나니 깊은 나무에
游歷自玆遍(유력자자편) 돌아다녀서 여기서 두루
幽期寧再誤(유기녕재오) 그윽 기다려 어찌 또 잘못
別家五十有八日始得家書志喜寄兒(별가오십유팔일시득가서지희기아)
집 떠나 오십팔일에 편지 받고 기뻐서 아이에게 부치다-丁若鏞43
杜詩先獲我(두시선획아) 두보 시 먼저 나를 잡았네
書到汝爲人(서도여위인) 글이 닿으니 너도 사람 돼
物外江山靜(물외강산정) 세상 밖으로 강산은 고요
寰中母子親(환중모자친) 세상에 친함 어머니 아들
驚疑那免疾(경의나면질) 놀라 못 믿어 어찌 병 벗어
生活莫憂貧(생활막우빈) 삶을 살아야 가난 걱정 마
黽勉治蔬圃(민면치소포) 부지런 힘써 남새밭 가꿔
淸時作逸民(청시작일민) 맑을 때 되지 숨어 사는 이
過野人村居(과야인촌거) 시골사람들 마을을 지나며-丁若鏞44
野彴平疇外(야작평주외) 외나무다리 놓인 들 밖에 외나무다리작 밭두둑주
荒村一兩家(황촌일양가) 거친 마을이 한두 집 있어
敗籬新綴竹(패리신철죽) 터진 울타리 새로 대 엮고 꿰맬철
小圃未舒花(소포미서화) 작은 채마밭 꽃 아직 안 펴
冷落餘書架(냉락여서가) 차갑게 쳐진 남은 책시렁
艱難有釣槎(간난유조사) 힘든 어려움 낚싯배 있어 나무벨사
狐丘幸遂願(호구행수원) 고향 바랜 맘 바램 닿으면 여우호 首丘初心
生理不須嗟(생리불수차) 살며 다스려 아니 꼭 슬퍼 탄식할차
藍子洲打魚(남자주타어) 남자주에서 고기를 잡아-丁若鏞45
打魚每趁麥黃天(타어매진맥황천) 고기잡이 할 때면 보리 누런 날
巨網橫流一字連(거망횡류일자련) 큰 그물 물결 걸쳐 일자로 이어
立表始愁驅貉遠(입표시수구맥원) 표지 세워 시름해 오소리 몰아
括囊方識籠鵝全(괄낭방식농아전) 싸 담아 그제 알아 고기 잡은걸 筌
茶爐亂眼風中沸(다로난안풍중비) 차 화로 아찔하게 바람 속 끓어
葡架明珠露共懸(포가명주로공현) 포도송이 알알이 이슬에 달려
不有威靈由地主(불유위령유지주) 이 땅 원님 위엄이 있지 않다면
銀鱗那得滿歸船(은린나득만귀선) 은빛고기 어찌해 배 가득 오랴
淡泊(담박) 담박함-丁若鏞46
淡泊爲歡一事無(담박위환일사무) 묽음 여림 좋아해 일하나 없어
異鄕生理未全孤(이향생리미전고) 다른 고을 살기도 외롭진 않아
客來花下攜詩卷(객래화하휴시권) 손이 오면 꽃 아래 시집을 갖고
僧去牀間落念珠(승거상간낙념주) 스님 떠난 자리엔 염주가 놓여
菜莢日高蜂正沸(채협일고봉정비) 장다리는 해 높아 벌이 들끓고
麥芒風煖雉相呼(맥망풍난치상호) 보릿대 바람 따뜻 꿩 서로 불러
偶然橋上逢隣叟(우연교상봉린수) 뜻밖에 다리위서 이웃을 만나
約共扁舟倒百壺(약공편주도백호) 같이 맺어 배 타고 실컷 마시기
耽津村謠(탐진촌요) 탐진 촌요 ※탐진: 전남 강진의 옛 이름-丁若鏞47
水田風起麥波長(수전풍기맥파장) 무논에 바람 일어 보리물결로
麥上場時稻揷秧(맥상장시도삽앙) 보리로 타작마당 모내기 때로
菘菜雪无新葉綠(숭채설무신엽록) 배추에 눈은 없어 새론 잎 파릇
鷄雛擭月嫩毛黃(계추사월눈모황) 섣달에 깐 병아리 노란 털 어릿
棉布新治雪樣鮮(면포신치설양선) 무명베 새로 짜니 눈인 듯 깔끔
黃頭來博吏房錢(황두래박이방전) 황두 와서 채가니 이방 준다며
漏田督稅如星火(누전독세여성화) 자갈논 세금 닦달 별똥 불 같이
三月中旬道發船(삼월중순도발선) 삼월 중순 세곡선 배 떠난다고
寄兒(기아) 자식에게 부치며-丁若鏞48
京華消息每驚心(경화소식매경심) 서울의 소식마다 놀라는 마음
誰道家書抵萬金(수도가서저만금) 누가 말해 집 편지 만금이라며 杜甫
愁似海雲晴復起(수사해운청복기) 시름은 바다구름 개여 또 일고
謗如山籟靜還吟(방여산뢰정환음) 헐뜯음은 산울림 고요해 울려
休嗟世降無巢谷(휴차세항무소곡) 탄식마라 세상에 소곡은 없고 蘇軾
差喜門衰有蔡沈(차희문쇠유채침) 어긋나 기운 집안 채침이 있어 朱子
文字已堪通簡札(문자이감통간찰) 문자 이미 되느니 편지 나눌 만
會敎經濟着園林(회교경제착원림) 가르침 경세제민 원림에 맞게
※杜甫의 春望(國破山河在). 蘇軾의 친구 巢谷. 朱子의 弟子 蔡沈(書傳序文)
獨立(독립) 홀로 서서-丁若鏞49
秋山衰颯暮湍哀(추산쇠삽모단애) 가을 산에 스민 바람 늦 여울 슬퍼
獨立江亭意味裁(독립강정의미재) 홀로이 선 강가 정자 뜻 새김 지어
風鴈陣欹還自整(풍안진의환자정) 바람 기웃 기러기 떼 다시 가지런
霜花莟破未輕開(상화함파미경개) 서리 시들 국화꽃술 아니 슬쩍 펴
空懷竹杖游僧院(공회죽장유승원) 괜히 생각 대지팡이 가람 돌아봐
徑欲瓜皮汎釣臺(경욕과피범조대) 이내 하려 작은 배를 띄운 낚시터
百事思量身已老(백사사량신이로) 온갖 일을 생각해봐 몸 이미 늙어
短檠依舊照書堆(단경의구조서퇴) 짤막 등불 옛 그대로 책 더미 비춰
登南原廣寒樓(등남원광한루) 남원 광한루에 올라-丁若鏞50
層城曲壘枕寒流(층성곡루침한류) 겹겹 성 굽은 보루 찬 흐름 베고
萬馬東穿得一樓(만마동천득일루) 만마관 동녘 뚫고 한 누각 얻어
井地已荒劉帥府(정지이황유수부) 좋은 땅 이미 묵혀 유수의 고을
關防舊鞏帶方州(관방구공대방주) 요새로 오랜 철벽 대방의 나라
雙溪草綠春陰靜(쌍계초록춘음정) 쌍계에 풀은 푸릇 봄 그늘 고요
八嶺花濃戰氣收(팔령화농전기수) 팔령에 꽃은 짙어 전운은 걷혀
烽火不來歌舞盛(봉화불래가무성) 봉홧불 아니 올라 노래 춤 가득
柳邊猶繫木蘭舟(유변유계목란주) 버들 가 아직 매여 목란의 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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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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