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漢詩 作品(출생년도 순)-제9부
生年 字 號 姓名(生年∼沒年)諡號 本貫 벼슬 著書
九日贈淸陰(구일증청음) 구일에 청음에게 ※淸陰 金尙憲(1570∼1652)-申欽-101
愁殺逢佳節(수살봉가절) 시름을 죽여 좋은 철 만나
關河送遠行(관하송원행) 변경 강에서 먼 길을 보내
黃花如解意(황화여해의) 노란 꽃 마치 마음을 알아
白酒亦多情(백주역다정) 하얀 막걸리 또한 정 많아
事往天難問(사왕천난문) 일은 지나니 하늘 안 물어
名浮夢欲驚(명부몽욕경) 이름 떠돌아 꿈에서 놀라
霜林又斜日(상림우사일) 서리 숲에 또 해는 기울어
蕭瑟起寒聲(소슬기한성) 쓸쓸히 일어 차가운 소리
寓興(우흥) 흥을 붙여-申欽-102
軒冕何關己(헌면하관기) 높은 벼슬과 내 어찌 맺어 면류관면
琴書久委懷(금서구위회) 거문고와 책 내버림 오래
道玄知物化(도현지물화) 도는 감감해 뭇 바뀜 알고
心靜與時乖(심정여시괴) 마음 고요해 때 함께 어긋 어그러질괴
樹影迎風亂(수영영풍란) 나무 그림자 바람 맞이해
山容過雨佳(산용과우가) 산에 생김새 비 지나 고와
閑居足幽致(한거족유치) 느긋 삶 넉넉 숨음 이르러
休恠外形骸(휴괴외형해) 달리 여김 마 몸 둠을 넘어 기이할괴 뼈해
遣懷(견회) 마음을 풀어-申欽-103
肺氣唯高枕(폐기유고침) 허파앓이에 높이 베고서
行遲漸廢衙(행지점폐아) 걸음 더뎌서 차츰 그만둬
馬曹元似是(마조원사시) 벼슬살이는 원래 이 같아
槐夢竟何加(괴몽경하가) 괴안국의 꿈 끝내 뭘 보태 ※南柯一夢
落落違心事(낙락위심사) 떨어져 흩어 마음 일 어긋
悠悠負歲華(유유부세화) 멀리 아득함 세월 빛 져서
知音不在此(지음불재차) 알아줄 벗이 여기에 없어
且復一長嗟(차부일장차) 또 다시 한번 길게 한숨져
休告(휴고) 휴가를 내어-申欽-104
世亂宜長往(세란의장왕) 세상 어지러 오래 떠 마땅
官高不自由(관고부자유) 벼슬 높아서 아니 맘대로
暫因休沐暇(잠인휴목가) 잠시 이럼에 쉬는 겨를에 머리감을목
聊解簿書憂(료해부서우) 힘입어 풀어 문서 쓸 걱정
山色秋偏瘦(산색추편수) 산 빛깔 가을 쏠린 마름에 파리할수
林容雨欲流(림용우욕류) 숲 모습 비에 흘러 씻기려
從玆得安枕(종자득안침) 이부터 얻어 느긋이 누움
何必遠乘桴(하필원승부) 어찌 꼭 멀리 뗏목을 타랴 마룻대부
感懷(감회) 느낌이 있어-申欽-105
才非今世具(재비금세구) 재주는 안 돼 이 세상 갖춤
心卽古人徒(심즉고인도) 마음은 바로 옛사람무리
歲月關門後(세월관문후) 해와 달 흐름 문 닫은 다음
詩騷悶俗餘(시소민속여) 시를 뇌까려 세상에 남아 번민할민
向來官實漫(향래관실만) 오면서 벼슬 참으로 넘쳐
何處谷名愚(하처곡명우) 어디가 골짝 이름난 우공
早晩應長往(조만응장왕) 얼마면 으레 오래 물러남
漁樵計不虛(어초계불허) 어부 나무꾼 꾀 아니 헛돼
雨後1(우후1) 비 내린 뒤-申欽-106
雨送亭臺靜(우송정대정) 비를 보내니 정자는 고요
風涵枕簟涼(풍함침점량) 바람을 담아 잠자리 서늘 삿자리점
蔫紅留晩艶(언홍류만염) 시든 붉음에 늦 남김 고와 시들언
密樹動新芳(밀수동신방) 빽빽한 나무 새론 향 풍겨
象外身心遠(상외신심원) 본뜸 밖으로 몸과 맘 멀어
區中歲月忙(구중세월망) 나눔 가운데 해와 달 바빠
幽襟誰可語(유금수가어) 그윽한 마음 뉘게 말을 해
淸夢落江鄕(청몽락강향) 말간 꿈으로 강마을에 져
雨後2(우후2) 비 내린 뒤-申欽-107
山郭初晴後(산곽초청후) 산에 성곽에 처음 비 갠 뒤
幽居正掩關(유거정엄관) 그윽한 머묾 막 문을 닫아 가릴엄
殘虹斜度漢(잔홍사도한) 남은 무지개 은하를 질러
淺溜曲成灣(천류곡성만) 얕게 방울져 물굽이 이뤄 방울져떨어질류
倦鳥尋巢早(권조심소조) 지친 새라서 둥지에 일찍
歸雲出壑閑(귀운출학한) 돌아온 구름 골짝을 나와
沈吟有餘意(침음유여의) 읊음에 빠져 남는 뜻 있어
落日下孱顔(락일하잔안) 해는 떨어져 여린 낯 내려 잔약할잔
贈連上人(증련상인) 연상인에게-申欽-108
秋意日蕭索(추의일소색) 가을 뜻함은 날로 쓸쓸해
閑愁憑夕櫺(한수빙석령) 느긋한 시름 기댄 저녁 창 기댈빙 격자창령
滿空飛雨白(만공비우백) 하늘 가득히 비 날려 희고
斜照半山靑(사조반산청) 비낀 비춤에 산 반이 파래
偶値彌天釋(우치미천석) 뜻밖에 만나 뜻 높은 부처 ※釋迦世尊
同看見葉經(동간견엽경) 함께 봐 살펴 모아 논 불경
心齋吾亦久(심재오역구) 마음 추슬러 내 또한 오래
磵戶晝猶扃(간호주유경) 골짝 집에 문 낮에도 닫혀 계곡시내간 빗장경
晩雨(만우) 저녁 비-申欽-109
炎蒸愁永晝(염증수영주) 찌는 더위에 시름 오랜 낮
一雨爽煩襟(일우상번금) 한바탕 비로 탄 가슴 시원
細草抽新穎(세초추신영) 가느다란 풀 새 이삭 돋아 이삭영
遙岑閣晩陰(요잠각만음) 멀리 봉우리 집엔 늦 그늘
棲禽飛不定(서금비부정) 깃들 새 날아 둥지를 못 둬
落日耿還沈(락일경환침) 지는 해 빛나 도리어 빠져
捲箔仍高枕(권박잉고침) 발을 걷고서 베개를 높여 발박
微風動遠林(미풍동원림) 산들바람이 먼 숲에서 나
閑述1(한술1) 느긋이 말해-申欽-110
身閑有餘樂(신한유여락) 몸은 느긋해 남는 즐김이
一室似招提(일실사초제) 방 하나 같기 불러 끌어서 끌제
跡豈孫劉合(적기손류합) 밟아옴 어찌 손권에 유비
名甘李杜齊(명감리두제) 이름남 달게 이백 두보와
藥欄踈雨後(약란소우후) 약풀 울타리 이슬비 지나 트일소
山逕宿雲迷(산경숙운미) 산에 좁은 길 묵힌 구름에
盡日無人問(진일무인문) 하루 내 없어 묻는 사람이
深林但鳥啼(심림단조제) 깊은 숲 다만 새는 울어서
閑述2(한술2) 느긋이 말해-申欽-111
習懶仍成性(습라잉성성) 익힘 게을러 이룬 바탕이
關門似避人(관문사피인) 문을 닫고서 숨은 이처럼
文章眞小技(문장진소기) 글 지음 정말 조그만 재주
生事任長貧(생사임장빈) 사는 일 맡겨 오래 가난해
過雨山容活(과우산용활) 비는 지나가 산 모습 살려
濃陰樹影均(농음수영균) 짙은 그늘 숲 그림자 깔려
身名且無玷(신명차무점) 몸 둠 이름남 잘못됨 없어 이지러질점
休恠偃經綸(휴괴언경륜) 다르다 마라 경륜 쓰러져 쓰러질언
送吳安州1(송오안주1) 오안주를 보내며-申欽112
秋浦湘潭臥(추포상담와) 추포는 누워 강가 귀양 가 ※추포 황신
仙源守塞隍(선원수새황) 선원은 되니 변방의 원님 해자황 ※선원 김상용
纔驚時晦別(재경시회별) 바로 앞 놀라 시회와 헤져 ※시회 정엽
又哭范翁亡(우곡범옹망) 또 곡을 하니 범옹이 죽어 ※범옹 이수준
世事有何好(세사유하호) 세상에 일에 어찌 좋기만
人生良苦忙(인생량고망) 사람살이 참 괴롭고 바빠
那堪西郭路(나감서곽로) 어찌 견디랴 서쪽 성곽 길
更擧送君觴(갱거송군상) 다시 든 술잔 그대 보내며
送吳安州2(송오안주2) 오안주를 보내며-申欽-113
去歲重三節(거세중삼절) 지난해 보낸 겹친 삼의 날 ※重三節 삼짇날 음력3월3일
新安古館中(신안고관중) 신안 고을의 오랜 관사 안
相携二千石(상휴이천석) 서로 이끌어 이천 석 원님
晤語一樽同(오어일준동) 터놓은 말에 한통 술 함께 밝을오
往事膓堪斷(왕사장감단) 지나간 일들 애 끊김 견뎌 창자장腸
淸遊迹易空(청유적역공) 맑은 놀이도 자취 없이 돼
今朝與君別(금조여군별) 오늘 아침에 그대와 헤짐
此意轉無窮(차의전무궁) 이런 뜻 굴러 끝이 없어라
送吳安州3(송오안주3) 오안주를 보내며-申欽-114
幾向江樓過(기향강루과) 몇 번을 바래 강 누각 지나
朱欄枕碧湖(주란침벽호) 붉은 난간이 푸른 호 베니
有時乘畫舸(유시승화가) 이따금 있어 그림배 타고 큰배가
拄笏望香爐(주홀망향로) 홀을 떠받쳐 향로봉 바래 떠받칠주 홀홀
簿領應多暇(부령응다가) 문서 일 잡아 으레 많은 틈
風烟足自娛(풍연족자오) 바람 볕 넉넉 절로 즐길 만 ※風煙 風景
元龍豪氣在(원룡호기재) 원룡 진중은 씩씩함 지녀
肯恨旅情孤(긍한려정고) 옳다 여긴 한 길손 정 외롬
贈草軒上人(증초헌상인) 초헌 스님에게 주며-申欽-115
於世百無味(어세백무미) 세상 온갖 것 별 맛이 없어
逢僧時啓襟(봉승시계금) 스님 만나니 가끔 맘 열어
此身元似寄(차신원사기) 이 몸은 원래 붙어사는 듯
外物復來侵(외물부래침) 바깥 것 다시 쳐들어옴이
煩惱非關境(번뇌비관경) 괴로워함은 아니 닫힌 곳
圓融本在心(원융본재심) 둥글 어울림 본디 마음 둬
何年一丈室(하년일장실) 어느 해이면 한 좁은 방에
與爾共禪林(여이공선림) 너와 더불어 함께 도 닦나
送 回答使 呂僉知 祐吉 赴日本(송회답사려첨지 우길 부일본)
회답사 첨지 여우길이 일본에 가는 것을 보내며-申欽-116
十載干戈後(십재간과후) 십년 세월이 난리 지난 뒤
君還有此行(군환유차행) 그대 도리어 이런 길 있어
高才足專對(고재족전대) 높은 재주라 맞아 맡을만
滄海亦夷庚(창해역이경) 넓은 바다라 또한 느긋해
夢雜蛟螭恠(몽잡교리괴) 꿈에 시끄러 교룡 이무기 교룡교리
衣披霧雨生(의피무우생) 옷으로 헤쳐 안개비 속을 나눌피
仍悲肝膽在(잉비간담재) 거듭 슬픔에 간 쓸개 있어 ※肝:속마음 膽:용기
無力掃欃槍(무력소참창) 힘없이 쓸림 박달의 창에 살별참 창창
百祥樓口占1(백상루구점1) 백상루에서-申欽-117
結構何迢遞(결구하초체) 얽어짜임 어찌나 멀리 들고나 멀초 갈마들체
風煙接塞長(풍연접새장) 바람 안개 닿으니 변방에 오래
江山窮體勢(강산궁체세) 강에 산에 다다라 꼴에 힘 뻗쳐
簾幕俯蒼茫(렴막부창망) 발 장막 굽어보니 푸름 아득히
遠客愁歸路(원객수귀로) 먼 나그네 시름은 돌아갈 길에
佳辰滯異方(가신체이방) 좋은 날 막혀 멎어 낯선 다른 땅 막힐체
登臨有餘意(등림유여의) 올라서서 이르니 남아도는 뜻
落日聽鳴榔(락일청명랑) 지는 해에 들리네 노 젖는 울림 나무이름랑
百祥樓口占2(백상루구점2) 백상루에서-申欽-118
高樓坐寥落(고루좌요락) 높다란 누각 가만히 앉아 쓸쓸할료
客意自無聊(객의자무료) 나그네 마음 절로 멋쩍어
節序淸明近(절서청명근) 철은 되어가 청명 가까워 ※양력4월5일경
關河道里遙(관하도리요) 변방의 강엔 길 마을 멀어
江風吹盡日(강풍취진일) 강바람 불어 날을 다해서
暝靄雜歸潮(명애잡귀조) 어둑함 섞여 밀물 돌아와 어두울명 아지랑이애
老去猶行役(로거유행역) 늙어감 마치 걸음을 부려
安枝愧爾鷦(안지괴이초) 가지 앉은 저 뱁새 부끄러 뱁새초
次盧蘇齋松湖堂韻贈白善鳴(차로소재송호당운증백선명)
노소재의 송호당 운을 빌어 백선명에게 주다-申欽-119
傾蓋何須早(경개하수조) 처음 만난 일 어찌 꼭 일찍
相忘道術親(상망도술친) 서로 잊으니 도술 가까워
幽棲君得所(유서군득소) 숨어 살아서 그대 얻는바
迷路我知津(미로아지진) 길을 헤매어 내 나루 알아
江館當春暮(강관당춘모) 강에 관사엔 으레 봄 늦어
林花過雨新(림화과우신) 숲에 꽃 산뜻 비가 지나서
休歌遠遊曲(휴가원유곡) 노래를 마라 멀리 가는 곡
此別解愁人(차별해수인) 이 헤짐 알아 시름하는 이
卽事(즉사) 바로 지으니-申欽-120
暖日薰楊柳(난일훈양류) 따뜻 햇살 향긋한 버드나무에
光風轉水濱(광풍전수빈) 빛에 바람 돌아서 물에 물가에 물가빈
嚴程偸少暇(엄정투소가) 짜인 할일 훔쳐서 조그만 겨를 훔칠투
野次會同人(야차회동인) 들 모임에 모이니 같이한 사람
別酒難成醉(별주난성취) 헤어짐 술 어려워 취하기로는
春愁易損神(춘수이손신) 봄날 시름 쉽게도 얼을 덜어서
百年空擾擾(백년공요요) 백년의 삶 괜스레 어지러우니 어지러울요
何處是閑身(하처시한신) 어느 곳이 옳은가 느긋한 몸이
平山途中(평산도중) 평산 가는 길에-申欽-121
百五佳辰近(백오가신근) 한식 좋은 날 가까웠는데 ※동지 뒤 105일째
三千里路來(삼천리로래) 삼천리 멀리 길을 오느니
復爲新歲客(부위신세객) 다시 된 것이 새해 나그네
空負故園花(공부고원화) 괜히 저버려 옛 동산 꽃을
野店居民少(야점거민소) 들 가게 사는 백성은 적고
林厓怪鳥譁(림애괴조화) 숲 언덕 모를 새는 시끄러 언덕애 시끄러울화
嚴程那有暇(엄정나유가) 밀려선 할일 어찌 틈 있어
明發又天涯(명발우천애) 밝으면 떠나 또 하늘 끝을
滿月臺(만월대) 만월대-申欽-122
五百年間事(오백년간사) 오 백년사이 지나버린 일
如今已漠然(여금이막연) 이제 같아선 이미 아득해
英雄不長旺(영웅부장왕) 영웅은 오래 아니 채우고 성할왕
世運亦交遷(세운역교천) 세상길 또한 얽히어 옮겨
秀色山河在(수색산하재) 빼어난 빛깔 산하에 남고
遺風市井傳(유풍시정전) 끼친 바람결 거리로 보내
客來空吊古(객래공적고) 나그네 와서 괜한 옛 기려 조상할적弔
斜日下郊田(사일하교전) 비껴진 해에 들밭 내려가
渡臨津(도림진) 임진강을 건너며-申欽-123
少年多遠役(소년다원역) 젊은 나이엔 많은 먼 군역
垂老怯長途(수로겁장도) 늙음 드리워 두려운 먼 길
物議輕廚俊(물의경주준) 세상에 말들 가벼워 주 준 ※팔주 팔준
詩名愧駱盧(시명괴락로) 시에 이름나 부끄러 낙 로 ※낙빈왕 노조린
潮生沙浦濶(조생사포활) 물밀려 나니 모래 벌 넓고 트일활
山迥野村孤(산형야촌고) 산 멀어 들에 마을 외로워 멀형
故國饒愁思(고국요수사) 고향생각은 시름이 많아 넉넉할요
沈吟意未蘇(침음의미소) 빠져 읊으니 뜻 아니 살아 차조기소
逢秋1(봉추1) 가을을 맞아-申欽-124
客愁誰與討(객수수여토) 나그네 시름 뉘 함께 없애 칠토
歧路且于於(기로차우어) 갈림길에서 어디로 갈지
身事流離後(신사류리후) 몸에 둔 일은 흘러 떠돈 뒤
文章憂患餘(문장우환여) 문장이 됨은 걱정한 끝에
干人違素性(간인위소성) 남을 해치니 본바탕 어겨
混俗爲僑居(혼속위교거) 속됨에 섞여 붙어살게 해 섞을혼 높을교
又見新秋候(우견신추후) 또 만나게 돼 새로운 가을
踈螢點夜裾(소형점야거) 성근 반딧불 밤 옷자락에 옷자락거
逢秋2(봉추2) 가을을 맞아-申欽-125
殘年寄江國(잔년기강국) 남겨진 해를 강마을 붙여
昨夜又秋風(작야우추풍) 어젯밤에도 가을바람이
白露濕螢火(백로습형화) 흰 이슬 젖어 반딧불 빛에
微凉生井桐(미량생정동) 조금 서늘함 우물 오동에
非關時律晩(비관시률만) 맺지 않으니 때 일어 늦어
難得客愁空(난득객수공) 없애지 못해 나그네 시름
杜老猶身事(두로유신사) 두보 늙어서 외려 몸 둔 일
耕犁接瀼東(경리접양동) 밭갈이 쟁기 물가 동쪽서 얼룩소리 물리칠양
逢秋3(봉추3) 가을을 맞아-申欽-126
百年今過半(백년금과반) 백년의 삶에 이제 반 지나
雙鬢久成翁(쌍빈구성옹) 양쪽 귀밑털 오랜 늙은이
閉門秋色裏(폐문추색리) 문을 닫으니 가을빛깔 속
欹枕雨聲中(의침우성중) 베개 높이어 빗소리 들어
漂梗生涯薄(표경생애박) 떠돌아 나무 사람 삶 엷어 떠돌표 대개경
浮雲世事空(부운세사공) 떠도는 구름 세상 일 비어
鄕園長入望(향원장입망) 고향동산 늘 들기를 바래
天外送飛鴻(천외송비홍) 하늘 밖 보내 기러기 날려
癸丑元日(계축원일) 계축년 설날-申欽-127
季世悲吾道(계세비오도) 끝 세상 슬퍼 우리 갈 길이
徘徊且歲時(배회차세시) 어정대다가 또 해는 때가
但令身却健(단령신각건) 다만 하려니 몸 되레 튼튼 튼튼할건
遮莫老相欺(차막로상기) 막을 수 없어 늙어 속임을 막을차
鳧鶴誰長短(부학수장단) 오리 학 어느 낫고 못하며 오리부
蕭蘭替盛衰(소란체성쇠) 쑥 난초 바꿔 채우고 쫄아 쇠퇴할체
人犧吾不願(인희오불원) 남에 몸 바침 내 아니 바래 희생희
歸臥故山陂(귀와고산피) 돌아가 누워 고향 산비탈 비탈피
有人來見勉以世道(유인래견면이세도)
어떤 이 찾아와 세상 길에 힘써 달라하여-申欽-128
羊腸九折總危途(양장구절총위도) 양 창자 아홉 구비 모든 길 아슬
不早知幾哲亦愚(부조지기철역우) 낌새 일찍 못 알아 밝아도 멍청 어리석을우
生在偏荒時又晩(생재편황시우만) 태어나 쏠려 거칢 때 또한 늦어
官雖通貴跡常孤(관수통귀적상고) 벼슬 비록 높아져 발길 늘 혼자
誰將經濟勤相許(수장경제근상허) 뉘라서 꾸려 건져 힘써 서로 해
唯有耕漁足可娛(유유경어족가오) 오로지 갈고 잡아 즐길 만하지
昨夜滄浪歸夢遠(작야창랑귀몽원) 어젯밤 푸른 물결 돌아감 먼 꿈
白鷗飛處長菰蒲(백구비처장고포) 흰 갈매기 나는 곳 자란 향 부들 향초고
次淸陰韻(차청음운) 청음의 운을 빌어-申欽-129
掉臂人間萬事浮(도비인간만사부) 팔 흔들어 세상에 떠돈 모든 일 흔들도 팔비
閉門經歲臥林丘(폐문경세와림구) 문 닫고 해를 넘겨 숲 언덕 누워
文章可是傾前輩(문장가시경전배) 글이야 옳을 만해 앞 무리 제쳐
仕宦何妨後俗流(사환하방후속류) 벼슬 어찌 거리껴 흐름에 뒤져 벼슬환 방해할방
深院綠苔從寂寂(심원록태종적적) 깊은 뜰 푸른 이끼 고요함 좇아
白雲丹嶂望悠悠(백운단장망유유) 흰 구름 붉은 산을 아득히 바래 높고가파른산장
秋來蠟屐相携去(추래랍극상휴거) 가을 와 밀 나막신 서로 끌어 가 밀랍 나막신극
共陟蓮花最上頭(공척련화최상두) 같이 오른 연화산 맨 꼭대기 위 오를척
次淸陰韻(차청음운) 청음의 운을 빌어-申欽-130
咫尺還如萬里遙(지척환여만리요) 가까워 되레 같기 만 리나 멀게 길이지
孤居悄悄等參寥(고거초초등참요) 외로운 삶 걱정에 쓸쓸함만큼
十年喪亂魂長斷(십년상란혼장단) 십년을 잃은 난리 넋 오랜 끊임
千古閑愁酒未消(천고한수주미소) 천고 옛 느긋 시름 술로 못 녹여
夢裡雲山堪可隱(몽리운산감가은) 꿈속의 구름산은 숨어 견딜 만
鏡中霜髮不曾饒(경중상발부증요) 거울 안 서리머리 일찍 안 넉넉
看君歷落眞同調(간군력락진동조) 그대 보니 뛰어나 참 같이 맞아
徐榻休嫌屢見招(서탑휴혐루견초) 늦춘 자리 싫다마 자주 불러 봐 걸상탑
送尹次野赴三陟(송윤차야부삼척) 삼척에 부임하는 윤차야를 보내며-申欽-131
眞珠官府卽蓬壺(진주관부즉봉호) 진주구슬 관아는 바로 봉래산
關外靑牛道氣俱(관외청우도기구) 관문 밖 청우도사 도 기운 갖춰
應向元君傳玉笈(응향원군전옥급) 으레 바란 女선인 옥 책상 물려 책상자급 ※眞人
須從石室問丹爐(수종석실문단로) 꼭 좇아 돌의 방에 단로를 물어
茫茫桑海年空積(망망상해년공적) 아득한 뽕밭바다 세월 헛 쌓여 ※桑田碧海
杳杳鸞虬路苦迂(묘묘란규로고우) 어둑한 난새 규룡 길 멀어 애써 멀우
轤轆半生吾已老(로록반생오이로) 매여 돌아 반 살아 내 이미 늙어 도르래로록
寥天何處是淸都(요천하처시청도) 고요하늘 어느 곳 바로 청도는
※尹暄(1573~1627) 본관 해평 자 次野 호 白沙 선조 때 영의정 윤두수의 아들
感事(감사) 일에 느껴-申欽-132
出處那能與俗俱(출처나능여속구) 나간 곳 어찌하랴 세속과 함께
幽居端合谷名愚(유거단합곡명우) 숨어 삶 반듯 붙어 골 이름 우곡
縱橫王覇終何用(종횡왕패종하용) 가로세로 임금 힘 끝내 어찌 써 으뜸패
左右圖書只自娛(좌우도서지자오) 이리저리 책들을 절로 즐길 뿐
此日賈生空痛漢(차일가생공통한) 이런 날에 가생은 괜한 아픔이 ※賈誼(BC200~BC168)
何時張翰定歸吳(하시장한정귀오) 어느 때면 장한이 놓고 돌아가 ※
年來轉自關心苦(년래전자관심고) 해 오며 돌아 절로 마음 끎 괴롬
治世須看國有儒(치세수간국유유) 다스림에 꼭 보여 나라에 선비
感事(감사) 일에 느껴-申欽-133
寥落柴扉傍海門(요락시비방해문) 쓸쓸 떨렁 사립문 바다어귀 곁
楚天猶有未招魂(초천유유미초혼) 초땅 하늘 아직도 넋 아니 불러
閑愁不與琴歌散(한수불여금가산) 막힌 시름 못 흩여 거문고 노래
舊癖唯憑翰墨存(구벽유빙한묵존) 옛 버릇 여태 기대 붓 먹에 남아
烟逕晩鍾江北寺(연경만종강북사) 안개 길 저녁 종이 강 북쪽 절에
霽蟬高柳夕陽村(제선고류석양촌) 갠 매미 높은 버들 저녁볕 마을 갤제
浮生適意知何事(부생적의지하사) 떠돈 삶 뜻에 맞아 무슨 일 알아
贏得霜華上鬢繁(영득상화상빈번) 좋다 얻은 서리꽃 머리 위 수북 이가남을영
次舍弟韻(차사제운) 집에 아우 운을 빌어-申欽-134
悠悠浮世足危機(유유부세족위기) 아득히 떠돈 세상 아슬 하기도
每道歸來苦未歸(매도귀래고미귀) 말마다 돌아온다 못 와 괴로워
旣已了心寧役物(기이료심녕역물) 이미 벌써 깬 마음 어찌 부려져
自從經事漸知非(자종경사점지비) 여태 오며 겪은 일 차츰 안 잘못
百花飄盡蜂脾滿(백화표진봉비만) 온갖 꽃 날려 다 져 벌들 배 채워 지라비
五月風薰麥實肥(오월풍훈맥실비) 오월 바람 향긋해 보리 알이 차
悵望林泉長在目(창망림천장재목) 슬피 바래 숲과 샘 늘 눈에 아른
見君詩句轉依依(견군시구전의의) 그대 보니 시에 글 옮아 어른대
挽具贊成思孟(만구찬성사맹) 찬성 구사맹을 슬퍼하며 ※具思孟(1531∼1604)-申欽-135
飈馭翛然返九京(표어소연반구경) 폭풍 몰아 빨리도 돌린 서울에 폭풍표 날개찢어질소
新阡東望暮雲橫(신천동망모운횡) 새 무덤길 동쪽 봐 저녁구름에 두렁천
兩朝耆舊驚淪沒(량조기구경륜몰) 두 조정 원로대신 돌아가 놀라 늙은이기
異日衣冠憶老成(이일의관억로성) 다른 날 옷갓 갖춤 어른을 기려
世變豈能移素節(세변기능이소절) 세상 바꿈 어찌해 바탕 뜻 옮겨
時危猶得保全名(시위유득보전명) 때 아슬해 오히려 이름을 지켜
游魂倘識洪陽路(유혼당식홍양로) 떠돈 넋 행여 알아 넓은 볕 길을 혹시당
應遣人間父子情(응견인간부자정) 으레 보내 세상에 아비 아들 정
以耳病辭西淸居閑聞朝廷有大拜(이이병사서청거한문조정유대배)
귓병으로 서청을 물러나 느긋이 살다가 정승을 제수 받고-申欽-136
閑園坏蟄養幽姿(한원배칩양유자) 느긋한 뜰 숨어서 그윽 멋 길러 언덕배 숨을칩
小簟方床靜者宜(소점방상정자의) 삿자리 반듯 평상 고요함 마땅 삿자리점
耳不聞聲難就列(이불문성난취렬) 귀 못 들어 소리를 줄 끼지 못해
心能辦物解傷時(심능판물해상시) 마음에 사물 힘써 다친 때 알아 힘쓸판
朝廷今日卜新相(조정금일복신상) 조정에는 오늘날 새 정승 뽑아
喪亂十年思舊治(상란십년사구치) 죽을 난리 십년에 옛 다스림이
但使政淸而俗美(단사정청이속미) 다스림만 맑히면 풍속 고와져
此生含哺更何爲(차생함포갱하위) 이 삶에 먹고 누워 다시 무얼 해 含哺鼓腹
次仙源韻(차선원운) 선원의 운을 빌어-申欽-137
臥病時時念舊遊(와병시시념구유) 앓아누워 때때로 놀던 벗 생각
孤懷吟罷轉悠悠(고회음파전유유) 외론마음 읊고선 굴러 아득해
百年身世今强半(백년신세금강반) 백년을 몸 둔 세상 이제 반 억지
千里關河路苦脩(천리관하로고수) 천리 먼 변방 강에 길 씁쓸 말라
束帶立朝吾潦倒(속대립조오료도) 띠 둘러 선 조정에 나는 넘어져 큰비료
折腰爲吏子淹留(절요위리자엄류) 허리 꺾여 벼슬해 그대 남아나
歸期屈指知何日(귀기굴지지하일) 돌아갈 때 손꼽아 언젠 줄 알까
漫把蘼蕪寄遠愁(만파미무기원수) 흩어 감싸 거친 풀 먼 시름 붙여 장미미
次南窓韻(차남창운) 남창의 운을 빌어-申欽-138
追隨却憶數年間(추수각억수년간) 뒤쫓아 되레 기려 몇 해 사이를
陳迹如今一夢殘(진적여금일몽잔) 묵은 자취 오늘에 꿈 하나 남아
身老漸思歸淨界(신로점사귀정계) 몸 늙어 차츰 생각 돌릴 깨끗 땅
時危那復戀高官(시위나복련고관) 때 아슬 어찌 돌려 높은 벼슬을
春來烟月無人共(춘래연월무인공) 봄날 오니 안개 달 벗할 이 없어
曲裏峨洋漫自彈(곡리아양만자탄) 가락 속 높고 넓음 넘쳐 타느니 높을아
樽酒相迎知不遠(준주상영지불원) 동이 술 서로 맞아 머잖아 알아
終南山色與君看(종남산색여군간) 종남산 산의 빛깔 그대 함께 봐
登東皐有感(등동고유감) 동쪽 언덕에 올라-申欽-139
春來何日不風沙(춘래하일불풍사) 봄이 온 어느 날에 모래 안 날려
地委蔫紅蜂鬧衙(지위언홍봉료아) 땅 맡겨 시든 붉음 벌 모여 시끌 시들언 마을아
彭澤縱無甁裡粟(팽택종무병리속) 도연명 놓임 없어 병 속에 곡식 ※辭去彭澤縣令
稚川還有鼎中砂(치천환유정중사) 갈홍은 외려 있어 솥 안에 단사 ※晋 葛洪 字
頹波靡靡將安往(퇴파미미장안왕) 깨진 물결 쓰러져 어찌 가려나 무너질퇴 쓰러질미
夕景凄凄轉自斜(석경처처전자사) 저녁볕에 쓸쓸히 굴러 절로 가 비낄사
獨上平皐徒極目(독상평고도극목) 혼자 오른 언덕에 눈 들어 바래
非關遲暮怨年華(비관지모원년화) 안 닫아 더딘 저녁 해 밝아 탓해
謝金而敬廷睦來訪(사금이경정목래방) 이경 김정목이 찾아와 고마워하며-申欽-140
雪後柴扉午不開(설후시비오불개) 눈 내린 뒤 사립문 낮에 안 열어
傳呼驚報使君來(전호경보사군래) 불러서 놀란 알림 사군이 오셔
銅符又向東州去(동부우향동주거) 구리부신 또 나서 동쪽 고을 가
玉節纔從北極回(옥절재종북극회) 옥의 부절 비로소 북쪽 끝 돌아 겨우재
浮世若爲頻見面(부세약위빈견면) 떠돈 세상 어찌해 자주 얼굴 봐
暮年何處獨登臺(모년하처독등대) 늙은 나이 어느 곳 홀로 누 올라
新春定有西歸使(신춘정유서귀사) 새봄엔 놓여 있어 서쪽 올 사군
休惜音書付驛梅(휴석음서부역매) 아까워마 소식 글 역 매화 부침 역참역
山中卽事1(산중즉사1) 산 속에서-申欽-141
浮世悠悠七尺身(부세유유칠척신) 떠돈 세상 아득해 일곱 자 이 몸
早將榮落等微塵(조장영락등미진) 일찍이 피고 지니 티끌과 같기
不嫌甁甔貧無粟(불혐병담빈무속) 안 싫어해 항아리 쌀 없는 가난 항아리담
唯喜文章老有神(유희문장로유신) 오직 기뻐 글짓기 늙어 신나서
閑與野雲棲谷裏(한여야운서곡리) 함께 느긋 들 구름 깃든 골짝 안
偶隨堤柳到溪濱(우수제류도계빈) 짝을 따라 둑 버들 시냇가 닿아
人生百歲今强半(인생백세금강반) 사람살이 백년에 이제 거의 반
惆悵鸚花又一春(추창앵화우일춘) 슬퍼해 꾀꼬리 꽃 또 하나 봄이
山中卽事2(산중즉사2) 산 속에서-申欽-142
柳已飛花杏欲仁(류이비화행욕인) 버들 이미 꽃 날려 살구 씨 들어
乍晴南澗綠粼粼(사청남간록린린) 언뜻 갠 남쪽 골짝 푸른 물 맑아 물맑을린
山中高枕時成夢(산중고침시성몽) 산속에 베개 높여 꿈을 이룰 때
世上何人可語眞(세상하인가어진) 세상에 어떤 사람 참됨 말할까
地僻喜逢瑶草長(지벽희봉요초장) 땅 외져 기쁨 만남 고운 풀 자라 아름다운옥요
庭空唯見野禽馴(정공유견야금순) 뜰 비어 오직 보여 들에 새 따라 길들순
芒鞋不踏溪橋外(망혜불답계교외) 짚신에 아니 밟아 시내다리 밖
却怕荷衣染俗塵(각파하의염속진) 두렵기 연잎 옷에 티끌 물들까 두려워할파
山中卽事3(산중즉사3) 산 속에서-申欽-143
瀟洒茅茨愜靜便(소쇄모자협정편) 비 뿌려 띠 이은 집 가만히 느긋 물뿌릴쇄
葛巾烏几坐蕭然(갈건오궤좌소연) 칡 두건 까만 책상 쓸쓸히 앉아
銜來燕子晴泥凹(함래연자청니요) 물어 와서 제비가 갠 진흙 움푹 재갈함
浴罷元央碧浪圓(욕파鴛鴦벽랑원) 멱을 감는 원앙새 푸른 물 둥글
一壑已專成晩計(일학이전성만계) 한 골짝 이미 오롯 늙어 꾀 이뤄
餘生唯喜保長年(여생유희보장년) 남은 삶 오직 기쁨 오랜 해 누려
海山兜率俱虛語(해산도솔구허어) 바다 산 도솔천은 빈말로 갖춰 투구두
卽此幽居是地仙(즉차유거시지선) 바로 이 그윽한 삶 곧 땅에 신선
山中卽事4(산중즉사4) 산 속에서-申欽-144
江海棲遲白髮侵(강해서지백발침) 강 바다 깃듦 늦어 흰머리 들어
蓬門寥落廢招尋(봉문요락폐초심) 쑥 자란 문 쓸쓸해 오고감 없어
人經多難違眞性(인경다난위진성) 사람 겪은 어려움 참 바탕 어긋
事到中年少快心(사도중년소쾌심) 일 이른 한창 나이 기쁜 맘 적어
萬死尙餘殘骨在(만사상여잔골재) 가까스로 남기니 남은 몸 있어
一生惟荷聖恩深(일생유하성은심) 한 삶에 짊어지니 임금 큰 베풂
何妨杖屢消長日(하방장루소장일) 어찌 못해 지팡이 오랜 날 보내 지팡이장
松桂如今已作林(송계여금이작림) 솔 계수 이제같이 이미 숲 이뤄
遣興1(견흥1) 흥을 달래며-申欽-145
幽愁不爲雍門曲(유수불위옹문곡) 깊은 시름 아니 해 옹문곡으로
倦客長吟行路難(권객장음행로난) 지친 길손 긴 읊음 행로난이라
楚澤自懸明月佩(초택자현명월패) 초땅 못에 걸리니 밝은 달 차고 찰패
漢廷休着鵕鸃冠(한정휴착준의관) 한 조정서 쓰지 마 금계의 갓은 금계준의
靑氈猶在貧非病(청전유재빈비병) 푸른 담요 여태껏 가난 아니 병
白首無成意已䦨(백수무성의이란) 흰머리 이룸 없어 뜻 이미 막혀
坐對丘園歌激烈(좌대구원가격렬) 마주 앉아 언덕 뜰 몹시 노래해
瘦梅踈竹十分寒(수매소죽십분한) 여윈 매화 성긴 대 죄다 추워서
遣興2(견흥2) 흥을 달래며-申欽-146
明時負罪問何因(명시부죄문하인) 밝은 때 짊어진 죄 왜인지 물어
且作田間自在身(차작전간자재신) 이젠 지어 밭 사이 절로 있는 몸
老去逢春渾寂寞(로거봉춘혼적막) 늙어빠져 만난 봄 흐려 고요해
愁來覓句轉淸新(수래멱구전청신) 시름겹게 찾은 말 굴려 산뜻해
漫憑烏几閑耽睡(만빙오궤한탐수) 넘쳐 기댄 까만 상 느긋 즐겨 자
却掃柴扉懶揖人(각소시비라읍인) 되레 쓸어 사립문 나른 손 맞아 게으를라
秪是賞心渾不忘(지시상심혼불망) 벼 익어 즐긴 마음 온통 못 잊어 벼처음익을지
渚雲溪月揔精神(저운계월총정신) 물가 구름 시내 달 몽땅 마음이 모두총
遣興3(견흥3) 흥을 달래며-申欽-147
非蘇非白亦非陶(비소비백역비도) 아니 소식 백거이 도잠도 아니
歲暮江門臥自高(세모강문와자고) 세밑에 강어귀에 누워 높여서
聞健有時頻陟巘(문건유시빈척헌) 들어 튼튼 때 있어 자주 오른 봉 봉우리헌
等閑排悶却成騷(등한배민각성소) 느긋해 시름 달래 되레 시 지어 밀칠배 떠들소
平郊漠漠留殘雪(평교막막류잔설) 너른 벌 아른아른 녹다 남은 눈
極浦茫茫漲晩濤(극포망망창만도) 끝 갯가 아득아득 늦 물살 불어
乘興渺然迷遠眺(승흥묘연미원조) 흥을 타니 끝없이 헤매 멀리 봐 바라볼조
春寒襲盡紫羅袍(춘한습진자라포) 봄추위 다 쳐들어 비단 솜옷 껴 엄습할습
遣興4(견흥4) 흥을 달래며-申欽-148
高樓獨倚向黃昏(고루독의향황혼) 높은 누 홀로 기대 어스름으로
江上靑山帶雨痕(강상청산대우흔) 강 위에 푸른 산엔 비를 띤 자취
風散磬聲來古寺(풍산경성래고사) 바람결 경쇠소리 옛 절에 들려
鴈和帆影過前村(안화범영과전촌) 기러기에 돛 그늘 앞마을 지나
非關世路無知己(비관세로무지기) 아니 맺힌 세상길 아는 벗 없어
爭奈覊蹤易斷魂(쟁내기종역단혼) 다퉈 어찌 갈 발길 넋 쉽게 끊어 굴레기
惆悵春歸花事近(추창춘귀화사근) 슬프다 봄 돌아와 꽃일 가까워
小桃應發郭南園(소도응발곽남원) 복사꽃 으레 피니 성곽 남쪽 뜰
偶成1(우성1) 뜻밖에 지어-申欽-149
江城南畔旅村孤(강성남반려촌고) 강가 성 남쪽 두둑 외딴 마을 나그네
落日歸鴉尾畢逋(락일귀아미필포) 지는 해 까마귀는 꼬리 치며 달아나 달아날포
烟樹望迷平野闊(연수망미평야활) 안개나무 아득해 너른 들판 트여서 트일활
沙河水繞洞門紆(사하수요동문우) 모래 강에 물 둘러 골짝어귀 감돌아 굽을우
眼看浮世添雙白(안간부세첨쌍백) 눈 붙여 떠돈 세상 보태 양쪽 흰머리
頭厭華冠戴小烏(두염화관대소오) 머리 싫어 멋진 갓 올려 쓰니 오사모
從此漁樵休物色(종차어초휴물색) 이부터 고기 나무 그치니 만물 빛깔
釣磯田社卽爲徒(조기전사즉위도) 낚시터 밭고랑에 나아가 무리 이뤄 물가기
偶成2(우성2) 뜻밖에 지어-申欽-150
困眠長日寄蒲菴(곤면장일기포암) 지쳐 자니 긴 날을 움집에 붙어
老去踈慵似阮南(로거소용사완남) 늙어가며 게으름 완함과 비슷 ※竹林七賢
萬事卽今俱是幻(만사즉금구시환) 모든 일 바로 요즘 함께 홀리어 변할환
六年於此又何堪(륙년어차우하감) 여섯 해를 여기서 또 어찌 견뎌
城頭落照催歸鳥(성두락조최귀조) 성 머리 내리비춰 새 돌아가게
蘋末輕風漾夕藫(빈말경풍양석담) 물풀 끝 산들바람 저녁 물 일렁 출렁거릴양 수면담
自笑世間無所用(자소세간무소용) 절로 웃어 세상에 쓰일 곳 없어
頹齡五十更添三(퇴령오십경첨삼) 늙은 나이 쉰 살에 다시 삼년 더
偶成3(우성3) 뜻밖에 지어-申欽-151
頹齡五十更添三(퇴령오십갱첨삼) 늙은 나이 쉰 살에 다시 삼년 더
伎倆如今六月蟾(기량여금륙월섬) 재주야 오늘같이 유월 두꺼비 재주기량
明世自甘投有北(명세자감투유북) 밝을 세상 달게도 북방 던져져
餘生那復畫無鹽(여생나부화무염) 남은 삶 어찌 다시 못난 낯 그려
道分儒墨心還醒(도분유묵심환성) 도 나눠 유가 묵가 마음 되레 깨 깰성
迹混漁樵物不嫌(적혼어초물불혐) 섞여진 어부 초부 무리 안 꺼려 땔나무초
客去野扉渾寂寞(객거야비혼적막) 길손 떠난 들 사립 흐릿 쓸쓸해
隔簾微雨下纖纖(격렴미우하섬섬) 발 바깥 가랑비는 부슬부슬 와
夜坐(야좌) 밤에 앉아-申欽-152
野藤拖地少人行(야등타지소인행) 들 등나무 뻗은 땅 적은 이 다녀 등나무등 끌타
露草離離暗水鳴(로초리리암수명) 이슬 풀 여기저기 몰래 물 울림
數點踈螢流客幌(수점소형류객황) 몇몇 점 드문 반디 길손 막 흘러 휘장황
一聲寒雁過江城(일성한안과강성) 외마디 찬 기러기 강가 성 지나
孤燈依壁花成暈(고등의벽화성훈) 외론 등불 기댄 벽 꽃 이룬 불빛 무리훈
小雨經林葉盡驚(소우경림엽진경) 보슬비 숲을 지나 잎마저 놀라
最是殊方膓斷處(최시수방장단처) 이 가장 땅이 달라 애끊는 곳이
舊遊零落隔平生(구유령락격평생) 놀던 옛 벗 떨어져 따로 한 삶을
詠事2(영사2) 일을 읊어-申欽-153
嫰綠殘紅小院幽(눈록잔홍소원유) 어린 푸름 남긴 붉음 작은 뜰 그윽
韶華過盡倩誰留(소화과진천수류) 멋진 빛깔 다 지나가 예쁜 뉘 남아 예쁠천
年來異地長爲客(년래이지장위객) 해 오면서 낯선 땅에 오랜 나그네
老去逢辰秪自然(로거봉신지자연) 늙어가며 만나는 날 마침 절로 돼 벼처음익을지
白紙作燈供節戲(백지작등공절희) 흰 종이로 등 만들어 철 놀이 마련 ※歲時風俗
靑芹釅醋飾盤羞(청근엄초식반수) 청미나리 초무침에 밥상 찬 차림 초엄
休嫌村巷無佳伴(휴혐촌항무가반) 싫다마라 시골마을 좋은 벗 없어 거리항
且對淸樽到曉籌(차대청준도효주) 마주해야 맑은 술통 새벽을 헤지 투호살주
僑居1(교거1) 집 떠나 살며-申欽-154
僑居孤絶近江城(교거고절근강성) 떠나살이 외로워 강 성 가까이
歸夢何會上紫淸(귀몽하회상자청) 돌아갈 꿈 어느 때 선경에 올라
海燕欲來春正嫰(해연욕래춘정눈) 바다제비 오려나 봄 정말 고와
山花纔發雨初晴(산화재발우초청) 산에 꽃 막 피어나 비 처음 걷혀
流年易變韶華節(류년이변소화절) 흐른 해 쉬이 바꿔 고운 빛의 철 풍류이름소
久客長關去住情(구객장관거주정) 오랜 길손 긴 변방 떠나 사는 정
世路向來多感慨(세로향래다감개) 세상길 바래오며 많은 느낌 나 분개할개
白頭肝膽尙崢嶸(백두간담상쟁영) 흰머리 품은 마음 아직 꼿꼿해 가파를쟁영
僑居2(교거2) 집 떠나 살며-申欽-155
流落江湖八載强(류락강호팔재강) 흘러내려 강 호수 여덟 해씩을
口中無齒鬢全霜(구중무치빈전상) 입에는 이가 없고 머리 다 서리
木綿袍闊違時制(목면포활위시제) 목화솜 핫옷 트여 때맞춤 어겨
馬尾冠高合野粧(마미관고합야장) 말총에 갓은 높아 들 차림 맞아 단장할장
面壁人疑迦葉佛(면벽인의가섭불) 벽을 봐 남 헷갈려 가섭부처님
忘機自許柒園莊(망기자허칠원장) 틀을 잊어 저만이 칠원의 장주 일곱칠
羲皇一夢超塵世(희황일몽초진세) 복희 황제 한 꿈에 세속을 넘어
烏几晴窓白日長(오궤청창백일장) 까만 안석 갠 창에 한낮이 길어
蕭瑟(소슬) 쓸쓸하여-申欽-156
蕭瑟江關旅鴈哀(소슬강관려안애) 쓸쓸한 강 변방에 기러기 슬퍼
淸秋雲物怯登臺(청추운물겁등대) 맑은 가을 구름에 대 오름 겁나 겁낼겁
天如可問寧無定(천여가문녕무정) 하늘같아 물으랴 어찌 둠 없어
魂不須招也自來(혼불수초야자래) 넋은 아니 꼭 불러 또한 절로 와
宋玉有情悲落木(송옥유정비락목) 송옥은 정이 있어 지는 잎 슬퍼
陶潛遺世喜含杯(도잠유세희함배) 도잠은 세상 잊어 잔 들어 기뻐
悠悠此意空千古(유유차의공천고) 아득한 이런 뜻은 텅 빈 오랜 옛
獨立歧途恨未裁(독립기도한미재) 홀로 선 갈림길에 한을 못 잘라
題旅庵(제여암) 나그네 암자-申欽-157
東來三載賃人廬(동래삼재임인려) 동쪽 와서 삼년을 남의 오두막
新結茅茨賦卜居(신결모자부복거) 새로 엮은 띳집이 살만해 읊어
小砌故當簷霤曲(소체고당첨류곡) 작은 섬돌 일부러 낙숫물 구비 섬돌체 낙숫물류
踈籬巧補藥蘭虛(소리교보약란허) 성근 울 곱게 메워 약 난초 비어
風塵傲骨窮猶健(풍진오골궁유건) 바람티끌 견딘 뼈 막혀도 굳세
湖海豪情老未除(호해호정노미제) 호수바다 큰 뜻에 늙어 안 빠져
莫道旅庵如斗大(막도여암여두대) 말 말게 머문 암자 말 크기 만해 말두
有時噓氣塞堪輿(유시허기색감여) 때로는 기운 불어 하늘땅 막아 불허 수레여
次王元美白雪樓韻詠壽春村居(차왕원미백설루운영수춘촌거)
왕원미의 백설루 운을 빌어 수춘의 시골에 살며-申欽-158
曲巷斜簷望不齊(곡항사첨망부제) 굽은 골목 비낀 처마 보니 안 골라
斷橋危棧路高低(단교위잔로고저) 끊긴 다리 아찔 발판 길 높고 낮아 잔도잔
才非賈傅時還思(재비가부시환사) 재주 못 돼 가의사부 때론 갈 생각 스승부
地似湘潭夢亦迷(지사상담몽역미) 땅은 비슷 소상연담 꿈 또한 헤매
漫興有詩供自遣(만흥유시공자견) 절로 흥에 시가 있어 스스로 바쳐
離騷休草怕人題(이소휴초파인제) 이소 시를 짓지 마라 남들 두려워 두려워할파
東風正漲昭陽水(동풍정창소양수) 봄바람에 정말 불어 소양강물이 불을창
空向天涯惜解携(공향천애석해휴) 괜한 바램 하늘 끝에 끌어 풂 어째
啄木行(탁목행) 딱따구리의 노래-申欽-159
翩翩一飛禽(편편일비금) 포르륵 포락 새 하나 날아
賦形亦何章(부형역하장) 타고난 모습 또 어찌 고와
羽衣煥爛燁(우의환란엽) 깃털 옷 밝아 환하게 빛나 불꽃환 문드러질란 빛날엽
五綵織成光(오채직성광) 다섯 빛 무늬 짜여 놓인 빛 비단채
孔翠失其色(공취실기색) 공작 물총새 그 때깔 잃어
直欲欺鳳凰(직욕기봉황) 곧장 우기려 봉새 황새로 ※鳳: 수컷 凰: 암컷
翺翔叢薄間(고상총박간) 높이 날아서 숲 엷은 사이 날고 모일총
衆鳥不敢當(중조불감당) 뭇 새 못하니 함부로 맞섬
脩喙恣頡頏(수훼자힐항) 긴 부리 내켜 오르내리며 부리훼 곧은목힐 새날아내릴항
顧眄耀朝陽(고면요조양) 이리저리 봐 아침 볕 반짝 ※左顧右眄
來尋嘉樹顚(래심가수전) 와 찾아 좋은 나무꼭대기 아름다울가
啄盡嘉樹腸(탁진가수장) 다 쪼아 좋은 나무의 속을 쫄탁
初如椎鑿穿(초여추착천) 처음은 몽치 끌로 뚫는 듯 몽치추 뚫을착천
漸似刀鉅戕(점사도거장) 차츰 칼과 톱 도려내는 듯 클거 톱거鋸 죽일장
啄勢殊未已(탁세수미이) 쪼아대 힘껏 몹시 안 그쳐
枝摧根又傷(지최근우상) 가지 꺾이고 뿌리도 다쳐 꺾을최
風雨襲竅穴(풍우습규혈) 비바람 치니 구멍에 들어 구멍규
一夕歸顚僵(일석귀전강) 하루 저녁에 폭삭 쓰러져 쓰러질강
惜此棟樑材(석차동량재) 아까워 이런 마룻대 들보 용마루동
終爲微物殃(종위미물앙) 끝내 미물에 재앙을 받아 재앙앙
天道有相奪(천도유상탈) 하늘 길 있어 서로 빼앗음 빼앗을탈
倚伏詎可常(의복거가상) 기댐 엎드림 어찌 늘 하랴 어찌거
金丸豈汝貰(금환기여세) 금 탄알 어찌 너를 놓아줘 세낼세
害物理難長(해물리난장) 남 해쳐 그리 오래 못가지
田家謠(전가요) 농삿집 노래-申欽-160
月高高田熟(월고고전숙) 달이 높으면 높은 밭 풍년 익을숙
月低低田穰(월저저전양) 달이 낮으면 낮은 밭 풍년
今年占新月(금년점신월) 올해 점치니 새로운 달에
高低無不當(고저무부당) 높고 낮아서 못 마땅 없어
翁婦喜且慶(옹부희차경) 아비에 아낙 기뻐 기쁜 일
蹈舞迎休祥(도무영휴상) 덩실 너울 춤 좋은 일 맞아
亥日燻豕喙(해일훈시훼) 해일엔 태워 돼지주둥이 연기낄훈
子日焚鼠腸(자일분서장) 자일엔 살라 쥐의 창자를 불사를분
芒苗袪螟蠹(망묘거명두) 나락 모 떨어 마디충에 좀 소매거 떨어없앨거祛 마디충명 좀두
場圃除災殃(장포제재앙) 집 곁에 밭에 재앙을 없애 밭포
汚邪與甌窶(오사여구구) 더러움 주니 사발에 담고 사발구 가난할구
五穀盈倉箱(오곡영창상) 오곡을 채워 곳집에 가득 상자상
滿腹志願畢(만복지원필) 배는 불러서 뜻 바램 마쳐 마칠필
身外莫思量(신외막사량) 몸 둠 밖으로 헤일 게 없어
百年(백년) 백년-申欽-161
百年何醜好(백년하추호) 백년이 어찌 나쁘고 좋아 추할추
過去皆陳迹(과거개진적) 지나가면 다 늘어논 자취
是非旣已淆(시비기이효) 옳고 그름이 이미 뒤섞여 뒤섞일효
曲直誰能擇(곡직수능택) 굽고 곧음을 누가 가릴까
軒冕卽泥塗(헌면즉니도) 높은 벼슬이 바로 진흙길 면류관면
三木也非辱(삼목야비욕) 목 손발 채워 아니 욕되지 ※桎梏: 차꼬 쇠고랑
歸來田里間(귀래전리간) 돌아왔으니 시골마을에
閉戶恒處獨(폐호항처독) 문 닫아걸고 늘 혼자 살아
一飽更何求(일포갱하구) 한 번 배불러 다시 뭘 찾아
休論君與牧(휴론군여목) 따지지 마라 임금에 원님
春來且力田(춘래차력전) 봄이 오며는 또 밭에 힘써
牢守愚公谷(뢰수우공곡) 둘러 지키니 우공 골짜기 우리뢰
此府(차부) 이 고을-申欽-162
此府富山水(차부부산수) 이런 마을은 산수가 넉넉 곳집부
佳麗同宛洛(가려동완락) 좋고 고와서 마치 꼭 낙양 굽을완
顧余坐羈馽(고여좌기칩) 날 돌아보면 굴레에 매여 맬칩
何異屠門嚼(하이도문작) 어찌 다르랴 고깃간 맛봄 잡을도 씹을작
東風忽相過(동풍홀상과) 봄바람 문득 서로 지나가
草木俱動色(초목구동색) 풀 나무 함께 움트는 빛깔
花英欲綻紅(화영욕탄홍) 꽃은 봉오리 붉게 터뜨려 옷터질탄
折枝已堪搦(절지이감닉) 가지 꺾으랴 어찌 억눌러 억누를닉
詩成信筆書(시성신필서) 시를 이루니 붓 믿어 써서
筆下蟠蛟螭(필하반교리) 붓 아래 서려 용에 이무기 서릴반 교룡교리
不似屈三閭(불사굴삼려) 같지 않은가 삼려 굴원이 ※三閭大夫 屈原
辛苦懷沙辭(신고회사사) 어려운 애씀 회사부 글에
天道有盈虛(천도유영허) 하늘 도 있어 차고 기울어
倚伏相推移(의복상추이) 기댐 엎드림 서로 옮겨가 ※禍福
去來任迭運(거래임질운) 가고 오느니 갈마듦 돌아 갈마들질
吾奚浪嗟咨(오해랑차자) 내 어찌 쓸려 탓해 물으랴 물을자
月夜出溪上 월야출계상 달이 밤에 시내에 떠 申欽(1566~1628)-163
寒葉落如雨 한엽락여우 찬 잎 떨어져 어째 비처럼 찬 잎 비처럼
朔風來似潮 삭풍래사조 찬바람 불어 꼭 밀물 같이 센바람 밀려
扶笻獨出戶 부공독출호 지팡이 짚어 혼자 문 나서 짚고 문 나서
明月過溪橋 명월과계교 밝은 달 건너 시내 다리를 밝은 달 올라
贈妓 증기 기생에게 주며 申欽(1566~1628)-164
相思在雲端 상사재운단 서로 그리니 구름 끝에서 그려 구름 끝
魂夢遙能越 혼몽요능월 넋에 꿈 멀어 건널 수 있어 꿈에 넋 너머
落葉下西風 낙엽하서풍 지는 잎 떨쳐 하늬바람에 바람에 잎 져
空庭望新月 공정망신월 빈 뜰에 바램 초승달이나 바래 뜰 새달
1566 公識 錦溪 魯認(1566∼1622) 咸豊 錦溪集 금계 노인 11
奉呈白玉峯光勳(봉정백옥봉광훈) 옥봉 백광훈께 올림 ※白光勳(1537∼1582)-魯認1
地僻無佳客(지벽무가객) 땅은 외져서 좋은 손 없어
公須數往還(공수수왕환) 공께서는 꼭 몇 번 돌아가
市酒何曾醉(시주하증취) 저자 사온 술 왜 일찍 취해
冬宵不肯闌(동소불긍란) 겨울밤 막아 아니 기꺼이
追憶金先生河西(추억김선생하서) 하서선생을 추억하며 ※金麟厚(1510∼1560)-魯認2
明月照積雪(명월조적설) 밝은 달 비춰 쌓인 눈 위에
光輝盈我窓(광휘영아창) 환히 빛나니 내 창을 채워
與誰同此勝(여수동차승) 뉘와 더불어 이 빼남 함께
金子世無雙(금자세무쌍) 선생은 없어 세상에 둘도
一斗庵(일두암) 일두암-魯認3
一斗庵中坐(일두암중좌) 일두암 들어 가운데 앉아
休糧四十春(휴량사십춘) 농사를 쉬어 마흔 해 봄이
少林何處是(소림하처시) 소림선방은 어는 곳이라
今日始逢眞(금일시봉진) 오늘 비로소 진인을 만나
福州館(복주관) 복주관-魯認4
我本三韓客(아본삼한객) 나는 워낙에 삼한 나그네
生還萬死餘(생환만사여) 살아 돌아와 만 번 더 죽어
今看中國士(금간중국사) 오늘 보느니 중국에 선비
胸次始寬舒(흉차시관서) 가슴 속 처음 너그러워져
戊戌臘月(무술납월) 무술년 섣달에 ※1598년 12월-魯認5
殘燈伴客夢(잔등반객몽) 등불 깜박여 길손 짝해 꿈
歸路隔天涯(귀로격천애) 돌아갈 길은 하늘 끝 너머
今歲無多日(금세무다일) 올해 남은 날 많지 않은데
蠻山雪作花(만산설작화) 오랑캐 산엔 눈이 꽃이 돼
和泉館(화천관) 화천관-魯認6
百年今白髮(백년금백발) 사람 삶 백년 이젠 흰머리
一歲又秋天(일세우추천) 해 하나 지나 또 가을하늘
夢裏君王近(몽리군왕근) 꿈속에서도 임금 가까이
含香奉御筵(함향봉어연) 머금은 향기 모시는 자리
丁酉冬述懷二絶1(정유동술회이절1) 정유년 겨울에 회포를 적다 ※1597년-魯認7
活國才何短(활국재하단) 나라 살릴 꾀 어찌 짧을까
江湖倚劍歌(강호의검가) 강호에 기대 칼의 노래를
誓說東海水(서설동해수) 다짐을 말해 동해 바닷물
奔流莫驚波(분류막경파) 달려 흐를 물 놀라지 마라
丁酉冬述懷二絶2(정유동술회이절2) 정유년 겨울에 회포를 적다 ※1597년-魯認8
旄頭猶未摘(모두유미적) 깃대 머리는 아직 아니 따
狄犬吠神州(적견폐신주) 오랑캐 개는 짖어 신주에
絶塞衣冠老(절새의관로) 변방의 끝에 벼슬해 늙어
荒陵日月愁(황릉일월수) 거친 언덕에 세월의 시름
登平遠臺(등평원대) 평원대에 올라-魯認9
白髮南荒滯(백발남황체) 흰머리 남아 남방 거친 곳
丹心北闕懸(단심북궐현) 한 마음 걸려 북녘 대궐에
登樓未忍下(등루미인하) 누대에 올라 차마 못 내려
爲待月華圓(위대월화원) 기다리게 돼 달빛 둥글길
過釜山(과부산) 부산을 지나며-魯認10
遠客投荒戍(원객투황수) 먼 길손 보내 거친 수자리
孤城枕大洋(고성침대양) 외로운 성에 누운 큰 바다
將軍白羽盡(장군백우진) 장군의 갑옷 흰 깃털 다해
戰士綠沈槍(전사록침창) 병사의 창은 푸름에 빠져
壬辰赴倡義陣(임진부창의진) 임진년 창의진에 나아가서 ※1592년-魯認11
丈夫當此世(장부당차세) 사내대장부 이 때를 맞아
長思越王羞(장사월왕수) 오래 생각해 월왕 부끄럼 ※越王 句踐(BC497~465)
宇宙干戈滿(우주간과만) 온데 옛 이제 싸움이 가득
詩書志願休(시서지원휴) 시에 글에 뜻 바램 그만둬
1567 彦沈 楊浦 崔澱(1567~1588) 海州 양포 최전 1
老馬 노마 늙은 말 崔澱(1567~1588)
老馬枕松根 노마침송근 늙은말 누워 솔뿌리 베고 늙은 말 누워
夢行千里路 몽행천리로 꿈에 달리니 천리 길이라 꿈에 천리 가
秋風落葉聲 추풍낙엽성 가을바람에 지는 잎 소리 바람 잎 떨쳐
驚起斜陽暮 경기사양모 놀라 일어나 비낀 볕 져서 비낀 볕 놀라
1567 太初 睡隱 姜沆(1567∼1618) 晉州 睡隱集 수은 강항 강희맹의 5대손 1
閒居 한가히 살며
蕪菁結穗麥抽芽 장다리 이삭 패고 보리 싹 돋아 우거질청 이삭수
粉蝶飛穿茄子花 흰나비 날아 숨어 가지 꽃에서 뚫을천 연줄기가
日照疎籬荒圃淨 해 비춘 듬성한 울 거친 말간 밭 울타리리 밭포
滿園春事似田家 뜰 가득 봄날 일은 농삿집 같아 같을사
1568 子漸 霽湖 梁慶遇(1568∼?) 南原 霽湖集 제호 양경우 4
正朝寄舍 설에 집에 부치며1
天時苒荏又新年 하늘 때 덧없어서 또다시 새해 풀우거질염 들깨임
到老離居益可憐 늙어 까지 떨어져 더욱 가련해 불쌍히여길련
想得讀書燈欲盡 생각에 책 읽음에 등불 꺼지려 다될진
西峰殘月草堂前 서쪽 봉 조각달은 초가집 앞을 해칠잔
正朝寄舍弟(정조기사제) 설 아침 집에 아우에게-梁慶遇2
天時苒荏又新年(천시염임우신년) 하늘 때는 덧없어 또 새론 해가 풀우거질염 들깨임
到老離居益可憐(도로리거익가련) 늙어서 떠나 살아 더욱 가엽기
想得讀書燈欲盡(상득독서등욕진) 생각 드니 책 읽어 등불 꺼지게
西峰殘月草堂前(서봉잔월초당전) 서산마루 새벽달 초가집 앞에
田家(전가) 농삿집-梁慶遇3
枳殼花邊掩短扉(지각화변엄단비) 탱자껍질 꽃 옆에 닫힌 사립문
餉田村婦到來遲(향전촌부도래지) 밭 새참 시골아낙 돌아옴 더뎌
蒲茵曬穀茅檐靜(포인쇄곡모첨정) 풀 멍석 나락 말려 띠 처마 고요
兩兩鷄孫出壞籬(양량계손출괴리) 삐약삐약 병아리 울 틈에 나와
稷粥(직죽) 피죽-梁慶遇4
稷粥稷粥 (직죽직죽) 피죽에 피죽이라
煎稷作粥也不惡(전직작죽야불악) 피를 끓여 죽 쑤어 나쁘진 않아
去年失秋民苦飢(거년실추민고기) 지난해 가을 잃어 백성 배고파
茹草不辭況稷粥(여초불사황직죽) 먹을 풀 마지못해 하물며 피죽 먹을여
粟飯花稻飯花喫不得(속반화도반화끽부득) 조밥쌀밥 꽃피어 먹지를 못해
汝呼稷粥復何益(여호직죽부하익) 너희 외쳐 피죽을 무슨 보탬이
里胥手持官帖來(리서수지관첩래) 고을 아전 손에 든 장부책 오니
租稅之徵多色目(조세지징다색목) 구실에 거둬들여 많은 갖가지
嗚呼稷粥充腸不可得(오호직죽충장불가득) 아 피죽에 배 채워 채우지 못해
民家租稅從何出(민가조세종하출) 백성 집에 구실은 어디서 나와
※조팝나무 이팝나무
1569 端甫 蛟山 許筠(1569∼1618) 陽川 惺所覆瓿藁 교산 허균 37
夜坐(야좌) 밤에 앉아서1
經卷橫烏几(경권횡오궤) 경서 책 비껴 있어 검은 책상에
香煙裊鴨鑪(향연뇨압로) 향 연기 하늘거려 오리향로에
不知軒冕客(부지헌면객) 알지 못해 높다란 벼슬아치들
能似此翁無(능사차옹무) 이 늙은이 같아선 알 수 없구나
文集完(문집완) 문집이 완성되어2
四十三年攻翰墨(사십삼년공한묵) 마흔세 해 힘들여 글 짓고 쓰니
千金弊帚枉勞心(천금폐추왕로심) 천금의 헤진 비에 지친마음만
詩文十卷方書了(시문십권방서료) 시와 글로 열권을 마침 다 썼네
從此惺翁不復吟(종차성옹불부음) 이에 따라 나 성옹 다신 안 읊어
寫懷(사회) 회포를 적다3
凄涼楚臣夢(처량초신몽) 처량하다 초나라 신하의 꿈은
牢落野人期(뇌락야인기) 쓸쓸하다 야인의 다짐이어라
徇祿憂終在(순록우종재) 녹 드러내 걱정은 마침이 있고
歸田計已違(귀전계이위) 시골로 갈 꾀함은 이미 어긋나
靑春對芳草(청춘대방초) 푸른 봄에 마주해 꽃다운 풀을
白日見遊絲(백일견유사) 말간 날에 보느니 아지랑이를
卽此多幽興(즉차다유흥) 이만하면 많으니 그윽한 흥취
還如未病時(환여미병시) 그런 돌림 아니니 병이 들은 때
旅舍(여사) 객사에서4
異地春將晩(이지춘장만) 다른 땅에 봄날은 저물려하고
年光奈老何(연광내로하) 나잇살은 어찌해 늙어 버렸나
林花經雨少(임화경우소) 숲속 꽃에 지나는 비는 적은데
鳥語得晴多(조어득청다) 새 소리는 날 개어 많아졌구나
身世悠悠客(신세유유객) 이내몸은 멀고 먼 나그네 되어
乾坤浩浩歌(건곤호호가) 하늘땅에 넓고 큰 노래로구나
忘生憑底物(망생빙저물) 삶을 잊고 기대니 무엇을 믿어
案上有楞伽(안상유릉가) 책상 위에 있으니 능가경이라
※楞伽經 : 석가모니가 楞伽城에서 설한 경전 如來藏思想
感興(감흥) 느낌이 일어5
中夜起四望(중야기사망) 한밤중에 일어나 사방을 바라
晨辰麗晴昊(신신려청호) 방성 별은 곱기도 개인하늘에 ※房星
溟波吼雪浪(명파후설랑) 어둔 물결 소리쳐 하얀 눈 물결
欲濟風浩浩(욕제풍호호) 건너려니 바람은 너무나 넓어
少壯能幾時(소장능기시) 젊어 힘참 얼마나 가져갈는지
沈憂使人老(침우사인로) 걱정 빠져 사람을 늙어가게 해
安得不死藥(안득불사약) 어찌하면 안 죽는 약을 얻을까
乘鸞戲三島(승난희삼도) 난새 타고 노닐어 삼도에 가서
※房星:이십팔수의 넷째별 鸞鳥:오채깃털 오음울음 三神山:蓬萊 瀛州 方丈
避地連閣作八絶 1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6
家在長陵小市東(가재장릉소시동) 장릉 집 작은 저자 동쪽에 있어
數間茅屋一年空(수간모옥일년공) 몇 칸 초가 한 해나 비워두었네
牙籤萬軸歸何處(아첨만축귀하처) 아첨 꽂 두루마리 어디로 갔나
不落溝中卽土中(불락구중즉토중) 도랑에 안 빠지면 나아가 흙 속
避地連閣作八絶 2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7
朝罷天街響水蒼(조파천가향수창) 조회 마친 서울 길 푸른 물 울림
萬家花柳沸笙篁(만가화류비생황) 모든 집 꽃 버들에 들끓는 피리
君王一別通明殿(군왕일별통명전) 임금님 한번 떠난 통명전에는
歌舞場爲戰鬪場(가무장위전투장) 노래 춤을 추던 곳 싸움터 되네
避地連閣作八絶 3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8
先子丘墳寄漢濱(선자구분기한빈) 선친의 무덤 묘를 한강 가 모셔
歲時誰是掃墳人(세시수시소분인) 세시 때 누가 바로 무덤 쓸 사람
松楸西望腸堪斷(송추서망장감단) 선영 서쪽 바라봐 애 끊김 견뎌
日暮天涯淚滿巾(일모천애루만건) 해 저무는 하늘가 눈물 흥건히
避地連閣作八絶 4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9
西塞關河路幾千(서새관하로기천) 서쪽 추운 변방 강 길은 몇 천리
別來音信若爲傳(별래음신약위전) 떠나와 소리소식 어찌 전하랴
干戈滿眼身如寄(간과만안신여기) 난리로 가득한 눈 더부살이 몸
何處看雲費晝眠(하처간운비주면) 어디서 구름 보며 낮잠을 자랴
避地連閣作八絶 5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10
塞北凶鋒尙未摧(새북흉봉상미최) 변방북쪽 흉한 칼 아직 안 꺾여
嶺西封豕幾時廻(영서봉시기시회) 재 서쪽 오랑캐는 언제 돌아가
煙臺日暮平安火(연대일모평안화) 봉화대 해 저물어 불빛 평안해
坐識高城賊不來(좌식고성적불래) 앉아 알아 높은 성 적은 아니 와
避地連閣作八絶 6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11
千尺金城百尺壕(천척금성백척호) 천자 높이 철옹성 백 자 깊이 호
矢銛弓硬且長刀(시섬궁경차장도) 화살 예리 활 굳건 칼까지 길어
帳前擊柝軍相語(장전격탁군상어) 막사 앞 딱따기 쳐 군사 서로말
太守元來守不牢(태수원래수불뢰) 태수는 애초부터 굳게 못 지켜
避地連閣作八絶 7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12
到處生涯一病僧(도처생애일병승) 어디나 사람살이 병든 한 스님
靜夜茆屋對篝燈(정야묘옥대구등) 고요한 밤 초가집 배롱 등 마주
豪華舊習鎖難得(호화구습쇄난득) 호사스런 옛 습관 끊기 어려워
明日平原約放鷹(명일평원약방응) 내일은 너른 벌판 매사냥키로
避地連閣作八絶 8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13
霽江公子紫霞仙(제강공자자하선) 갠 강에 아드님은 자하선인이
一別音塵兩渺然(일별음진양묘연) 한번 떠 티끌소식 양쪽이 아득
懷憶去年今夜月(회억거년금야월) 생각 품어 지난해 오늘밤 달을
雪中聯騎訪姑泉(설중련기방고천) 눈 속에 말 나란히 고천을 찾아
經月殿舊基有感 월전 옛터를 지나며 느낌이 있어14
紅樓別夜醉芳樽(홍루별야취방준) 홍루서 헤어진 밤 맛난 술 취해
月桂天香染彩毫(월계천향염채호) 달나라 하늘 향기 물들인 붓털
不是羿妻奔竊藥(불시예처분절약) 예의 아내 아니면 약 훔쳐 숨나
也無方朔戲偸桃(야무방삭희투도) 동방삭 또한 없어 복숭 훔칠까
羅衣化盡經秦火(나의화진경진화) 비단옷은 다하니 진나라 겪어
綺榭燒殘入賊壕(기사소잔입적호) 비단누각 타버려 적진에 들어
依舊南隣逢樂叟(의구남린봉낙수) 옛 대로 남녘이웃 노인을 만나
琵琶猶按鬱輪袍(비파유안울륜포) 비파 당겨 오히려 울륜포 타네
※羿妻 :활의 명인 예의 아내인 姮娥로 천도를 혼자 먹고 달에 달아남
※東方朔 :서왕모의 복숭아를 훔쳐 먹고 장수하여 삼천갑자 동방삭이라 함
憶太虛亭(억태허정) 태허정을 추억하며-許筠15
遙憐鑑湖墅(요련감호서) 멀어서 가여워라 감호의 농막 농막서
煙景膩殘春(연경니잔춘) 연기에 매끄러워 남은 봄날이 미끄러울니
江燕語留客(강연어유객) 강 제비 지저귀어 머무는 길손
林花飛趁人(임화비진인) 숲에 꽃잎 날아서 사람을 따라 좇을진
思將濯纓水(사장탁영수) 생각하니 앞으로 갓끈 씻을 물 갓끈영
洗盡化衣塵(세진화의진) 모두 빨아 바꿔야 옷에 먼지를
羽翮在羅網(우핵재라망) 날개깃이 갇히니 그물 속에서 깃촉핵
誰爲自身在(수위자신재) 누가 해서 스스로 몸을 둘거나
後岡(후강) 뒷산에서-許筠16
溪水淙潺亂石間(계수종잔난석간) 시냇물 소리 졸졸 어지러운 돌 틈에
隔花幽鳥語關關(격화유조어관관) 꽃 너머로 숨은 새 지저귐이 시끄러
長風忽捲前林雨(장풍홀권전림우) 긴 바람 문득 걷혀 앞 숲에 비는 내려
一抹斜陽映半山(일말사양영반산) 한 가닥 비낀 햇살 산허리만 비추네
傷春(상춘) 봄날에 마음 아파-許筠17
抱疴常在暮春時(포아상재모춘시) 병을 품어 늘 있어 늦은 봄날에
遊興蒼茫未易期(유흥창망미이기) 놀이흥도 아득해 쉽게 못 바래
欲貰濁酒貰客恨(욕세탁주세객한) 막걸리 외상 마셔 길손 한 해봐
杏花村畔乏靑旗(행화촌반핍청기) 살구꽃 마을 두둑 술집 기 없어
歇古宅(헐고택) 옛집에서 쉬며-許筠18
蕭蕭風雨岸烏紗(소소풍우안오사) 부슬부슬 비바람 오사모 벗어
三月韶光鬢半華(삼월소광빈반화) 삼월이라 봄빛에 귀밑털 반백
客裏不堪佳節過(객리불감가절과) 나그네에 못 견뎌 좋은 철 지내
借人高館看梨花(차인고관간리화) 남에 빌린 높은 집 배꽃을 보네
移種櫻桃(이종앵도) 앵두를 옮겨 심어-許筠19
淺植幽厓奈爾何(천식유애내이하) 얕게 심어 그늘 언덕 이를 어쩌나
孤根無路近陽和(고근무로근양화) 외론 뿌리 길이 없어 볕에 가까워
移栽隙地勤封護(이재극지근봉호) 옮겨 심어 놀리는 땅 힘써 북돋아 틈극
爲待朱明結子多(위대주명결자다) 기다리면 여름 되어 열매 꽤 맺지 朱明=여름
移小桃(이소도) 작은 복숭아나무를 옮기며-許筠20
淸晨移得小桃來(청신이득소도래) 맑은 새벽 옮겨와 작은 복숭아
細劚黃泥用意栽(세촉황니용의재) 잘 파내 누런 흙을 마음 써 심어 깎을촉
不識明年春二月(불식명년춘이월) 아니 알아 명년에 봄에 이월엔
此花還向阿誰開(차화환향아수개) 이 꽃은 둘러 바래 어느 뉘에 펴
見紅桃(견홍도) 붉은 복사꽃을 보고-許筠21
誰種緗桃殿晩春(수종상도전만춘) 누가 심어 복사꽃 큰 집에 늦봄 담황색상
絳紗幽袖映紅巾(강사유수영홍건) 붉은 비단 긴 소매 붉은 수건에 진홍강
牆頭日出嫣然笑(장두일출언연소) 담장 머리 해 솟아 씽긋이 웃어 싱긋웃을언
何啻他鄕見故人(하시타향견고인) 어찌 뿐이 타향서 오랜 벗 본 듯 뿐시
紅桃落盡(홍도락진) 붉은 복사꽃 다 떨어지네-許筠22
南枝雨僽北枝摧(남지우추북지최) 남쪽가지 매선 비 북쪽가지 꺾이어
寂寞香魂招不廻(적막향혼초불회) 쓸쓸해 향기 넋은 불러 아니 돌아와
怊悵明年此翁去(초창명년차옹거) 서글퍼 내년에는 이 늙은이 떠나니
不知花爲阿誰開(부지화위아수개) 알지 못해 꽃이 돼 누굴 위해 필거나
用答春韻(용답춘운) 답춘의 운을 써서-許筠23
瘴雲霾日晦還明(장운매일회환명) 먹구름이 해 가려 어둡다 밝아 흙비올매
莫說春光比兩京(막설춘광비량경) 말을 마라 봄날 빛 두 서울 견줘
能使逐臣腸數盡(능사축신장삭진) 하게해 쫓긴 신하 자주 애달파
隔林終日怪禽聲(격림종일괴금성) 숲 너머 날을 다해 새소리 야릇
滿庭芳(만정방) 뜰에 가득한 방초-許筠24
春入神京 (춘입신경) 봄이 오니 서울에
花發禁苑 (화발금원) 꽃이 피네 대궐에
一陣微雨初晴 (일진미우초청) 한바탕 보슬비 비로소 개여
朱樓縹緲 (주루표묘) 붉은 누각 아득히
飛絮撲簾旌 (비서박렴정) 날아든 버들개지 발에 기에 부딪혀
樓上佳人罷睡 (누상가인파수) 누각 위의 미인은 잠에서 깨어
斜陽裏低按銀箏(사양리저안은쟁) 기운 볕 속 다소곳 은쟁을 당겨
靑驄馬誰家浪子(청총마수가랑자) 푸른 말은 누구네 사내 것인가
門外繫紅纓 (문외계홍영) 문 밖에 매었으니 붉은 고삐를
凄涼行樂地 (처량행락지) 쓸쓸해 썰렁하니 즐겨 놀던 곳
塵昏灞岸 (진혼파안) 티끌로 자욱하니 파수 땅 언덕
若變昆明 (약변곤명) 바뀐 듯해 곤명지로
悵巷陌無人 (창항맥무인) 슬프다 마을거리 사람이 없어
草樹叢生 (초수총생) 풀일랑 나무랑은 무더기로 나
路絶弱水蓬壼 (노절약수봉곤) 길 끊어져 약수며 봉래산 방호산에
凝情立黃昏 (응정입황혼) 뜻 엉기어 서있어 어스름에 빛
好月猶照鳳凰城(호월유조봉황성) 좋은 달은 오히려 봉황성 비춰
省中夜直(성중야직) 성중에서 숙직하며-許筠25
魚鐶橫戶燭撓光(어환횡호촉요광) 고기 고리 비낀 문 촛불 휘인 빛 ※물고기자물쇠
中禁詞臣坐玉堂(중금사신좌옥당) 궐 가운데 글 신하 옥당에 앉아
紫殿夜闌鈴索靜(자전야란령삭정) 궁전에 막힌 밤에 방울 줄 고요
桐花時送隔簾香(동화시송격렴향) 오동 꽃 보내올 때 발 너머 향기
宿德源民舍1(숙덕원민사1) 덕원에서 민박하며-許筠26
城外悲笳夜半吹(성외비가야반취) 성 밖에 슬픈 피리 한밤에 불어
女垣斜月展愁眉(여원사월전수미) 성가퀴 비낀 달은 시름 눈썹이 ※女墻 埤堄
河流遠坼單于壘(하류원탁선우루) 강 흘러 아득 열려 선우의 성채 터질탁 진루
海色遙明大將旗(해색요명대장기) 바다 빛 멀리 밝아 대장 깃발이
宿德源民舍2(숙덕원민사2) 덕원에서 민박하며-許筠27
王粲倚樓空作賦(왕찬의루공작부) 왕찬은 누각 기대 괜히 시 짓고
杜陵徒步只吟詩(두릉도보지음시) 두보는 걸어 다녀 다만 시 읊어
空聞戰血傾伊洛(공문전혈경이락) 헛들린 싸움의 피 이수 낙수로
却敵何人出六奇(각적하인출륙기) 적 물리침 누군지 뛰어남 짜내
宿德源民舍3(숙덕원민사3) 덕원에서 민박하며-許筠28
斜月含山宿霧晴(사월함산숙무청) 비낀 달 산을 품어 짙은 안개 개
僕夫相對語前程(복부상대어전정) 사내 종 서로 마주 앞길에 말들
中宵起舞君休怪(중소기무군휴괴) 한밤에 추는 춤에 그대 말 말게
未必荒鷄是惡聲(미필황계시악성) 꼭 아니니 맹한 닭 나쁜 소리랴
用代春贈韻(용대춘증운) 대춘증의 운을 써서-許筠29
雪後山光浸水光(설후산광침수광) 눈 온 다음 산 빛은 물빛에 젖어
酴醾將白阿槐黃(도미장백아괴황) 술밑은 희게 하고 아괴는 누래 술밑도
請君莫恨江南遠(청군막한강남원) 그대 불러 탓 마라 강남이 멀어
風景元來似故鄕(풍경원래사고향) 바람 볕은 원래가 고향과 닮아
憶權趙諸君(억권조제군) 권 조 여러분을 그리며-許筠30
天涯悲作客(천애비작객) 하늘 끝 슬퍼 나그네 되니
澤畔恨離群(택반한이군) 못물 가 한이 떠나는 무리
花事今將盡(화사금장진) 꽃 보는 일도 이젠 다 하려
鶯聲不欲聞(앵성불욕문) 꾀꼬리 소리 아니 들으려
親朋杳千里(친붕묘천리) 가까운 벗은 아득 먼 천리
日夕詠停雲(일석영정운) 날 저묾 읊어 구름 머물러
憶石洲(억석주) 석주를 기억하며-許筠31
楚塞身何遠(초새신하원) 초나라 요새 몸 어찌 아득
秦關望漸賖(진관망점사) 진나라 관문 바래 멀어져
惟憐湘水夢(유련상수몽) 생각 가여워 상수의 꿈이
偏在故人家(편재고인가) 치우쳐 있어 오랜 이 집에
恨入王孫草(한입왕손초) 한이 사무쳐 왕손이 풀에
愁添蜀帝花(수첨촉제화) 시름은 붙어 촉 임금 꽃에
紉蘭行澤畔(인란행택반) 난초 꼬아서 못 가 거닐어 새끼인
倚玉隔天涯(의옥격천애) 옥빛 치우쳐 하늘 끝 너머
海黯停雲合(해암정운합) 바다는 검어 구름 머물러
山橫落景斜(산횡락경사) 산은 질러서 지는 볕 기웃
春來有佳句(춘래유가구) 봄날이 와서 좋은 글 있어
莫惜問懷沙(막석문회사) 아까워 말고 굴원에 물어
苦雨(고우) 궂은비-許筠32
北客愁無奈(북객수무내) 북녘 나그네 시름 왜 없어
連宵雨驟過(연소우취과) 이어진 밤을 비 몰아 지나
林昏銜暮瘴(임혼함모장) 숲은 어두워 저묾 안개에
溝溢漲晨波(구일창신파) 도랑 넘쳐나 새벽 물결에
委地紅將盡(위지홍장진) 땅에 내맡겨 붉음 다하려 ※붉은 꽃
侵堦碧漸多(침계벽점다) 섬돌 쳐들어 푸름 많아져 ※푸른 이끼
空吟海嶠作(공음해교작) 괜히 읊으니 바다 산 시를
誰與報羊何(수여보양하) 누가 더불어 양 하에 알려 ※泰山의 羊璿之와 東海의 何長瑜
僑居賦事(교거부사) 붙어살며-許筠33
放逐知前定(방축지전정) 내쳐 쫓겨나 앞 놓임 알아
功名已後時(공명이후시) 일 이룬 이름 이미 늦은 때
惠州方飽飯(혜주방포반) 혜주 땅서 막 배불리 밥을
儋守或觀棋(담수혹관기) 메고 지켜 혹 바둑 구경을 멜담
海味餘霜蟹(해미여상해) 바다의 맛은 서리 게 남고
園蔬只露葵(원소지로규) 남새밭 나물 이슬 아욱뿐
吾生本爲口(오생본위구) 우리 삶이란 본디 입 위해
非是利妻兒(비시리처아) 아니 옳으니 처자 이로움
玉梅花下用櫻桃花下韻(옥매화하용앵도화하운)
옥매화 아래서 앵도화 아래의 운으로-許筠34
花事春猶淺(화사춘유천) 꽃의 일 봄이 오히려 얕아
南翁興已衰(남옹흥이쇠) 남쪽 늙은이 흥 이미 시들
正憐微雨後(정련미우후) 정말 가여워 가랑비 지나
無那夕陽時(무나석양시) 어쩔 수 없어 저녁볕의 때
浥露香先動(읍로향선동) 이슬에 젖어 향 먼저 돌아 젖을읍
迎風態自遲(영풍태자지) 바람을 맞아 몸 절로 더뎌
空嗟萬里客(공차만리객) 괜한 탄식을 만 리 나그네
垂老鬢如絲(수로빈여사) 드리운 늙음 살쩍 실 같아
口號同仲仁天老賦卽事(구호동중인천로부즉사)
입으로 불러 중인 천로와 함께 바로 짓다-許筠35
卷幔羅書帙(권만라서질) 휘장 걷으니 벌여놓은 책
燒香坐寂寥(소향좌적요) 향을 사르며 앉아 고요해
雪消山色近(설소산색근) 눈이 사라져 산 빛 가까워
天闊海聲遙(천활해성요) 하늘 트여서 바닷물 멀어
撫古心還折(무고심환절) 옛날 더듬어 맘 되레 꺾여
傷時鬢欲凋(상시빈욕조) 때에 다치니 귀밑털 시들
梅花疏影動(매화소영동) 매화 성글어 그림자 움칠
相約醉溪橋(상약취계교) 취하길 맺어 시내 다리서
官墻碧桃爲雨所折(관장벽도위우소절) 관가 담에 벽도화 비에 꺾이어-許筠36
瓊樹含嬌笑(경수함교소) 고운 나무 머금어 아리딴 웃음
疑從閬苑移(의종랑원이) 어쩜 아마 쫓겨서 궁궐 뜰 옮겨 솟을대문랑
飄零因雨壓(표령인우압) 휘날려 떨어지니 비에 눌려서
摧折豈根萎(최절기근위) 꺾고 꺾여 어쩌나 뿌리 시들어
屈子懷沙日(굴자회사일) 굴원이 회사부를 짓고 죽은 날
昭君出塞時(소군출새시) 왕소군 궁을 나서 변방 넘은 때
蜂愁粘落蕊(봉수점락예) 벌의 시름 붙을까 꽃술 떨어져
鶯怨啅殘枝(앵원탁잔지) 꾀꼬리 탓 쪼을까 낡은 가지를
物性元榮悴(물성원영췌) 사물 바탕 원래가 꽃펴 시들어 파리할췌
人生亦盛衰(인생역성쇠) 사람 삶에 또 그리 찼다 여위어
明年能再發(명년능재발) 이듬해 할 수 있어 다시 피어나
天意諒難知(천의량난지) 하늘 뜻을 믿어도 알기 어려워 믿을량
撝客獨坐(휘객독좌) 손님을 물리치고 홀로 앉아-許筠37
經卷鑪香寂不譁(경권로향적불화) 경서 책 향로에 향 말없이 고요 시끄러울화
蕭然如在羽人家(소연여재우인가) 썰렁해 들어온 듯 신선의 집에
當堦暖日烘梅蕊(당계난일홍매예) 섬돌에 따뜻한 해 매화꽃술 쫴 섬돌계 횃불홍
撲戶輕颺墮柳花(박호경양타류화) 문 때려 가변 날림 버들 꽃 떨렁 칠박 날릴양
鄴瓦久乾抛兎翰(업와구건포토한) 업와 벼루 긴 마름 토끼 붓 던져 토끼토
焦阬方熱試龍茶(초갱방열시룡다) 초강 차를 막 데워 용차를 맛봐
休言地僻無來往(휴언지벽무래왕) 말마라 땅 치우쳐 오고감 없어
自由山蜂趁兩衙(자유산봉진량아) 저 스스로 산에 벌 두 관아 좇아 좇을진
1569 汝章 石洲 權韠(1569∼1612) 安東 石洲集 석주 권필 허균의 친구 32
過鄭松江過有感 송강 정철의 묘를 지나며1
空山木落雨蕭蕭 빈산에 낙엽지고 비는 쓸쓸히
相國風流此寂寥 재상에 풍류라도 여기 고요히 쓸쓸할료
惆悵一杯難更進 슬프다 술 한 잔을 다시 못하니 슬퍼할추창
昔年歌曲卽今朝 지난해 노래가 곧 오늘아침이 예석
途中 길을 가며2
日入投孤店 해 저물어 묵으니 외딴 집이라
山深不掩扉 산이 깊어 사립문 닫지도 않아 가릴엄 문짝비
鷄鳴問前路 닭이 울어 물으니 앞으로 갈길
黃葉向人飛 노란 잎 사람보고 날아와 닿네
征婦怨 아내의 슬픔3
交河霜落雁南飛 강 질러 서리 내려 기러기 날아
九月金城未解圍 구월의 금성에는 에움 안 풀려 문짝비
征婦不知郞已沒 군졸아내 모르네 남편 죽은 줄 가라앉을몰
夜深猶自擣寒衣 밤 깊게 마치 절로 핫옷 다듬이 찧을도
夜坐醉甚走筆成章1(야좌취심주필성장1) 밤에 앉아 취하여 휘갈긴 글-權韠4
我本無心人(아본무심인) 나는야 본디 맘 없는 사람
願得無言友(원득무언우) 사귀고 싶어 말 없는 친구
同遊無有鄕(동유무유향) 같이 노닐어 있지 않은 곳
共醉無味酒(공취무미주) 함께 취하지 맛없는 술에
夜坐醉甚走筆成章3(야좌취심주필성장3) 밤에 앉아 취하여 휘갈긴 글-權韠5
昔余夢爲鳥(석여몽위조) 지난 날 나는 꿈에 새가 되
飛入白雲鄕(비입백운향) 날아들었지 흰 구름 고을
又嘗夢爲魚(우상몽위어) 또 일찍 꿈에 물고기 되어
潑剌游滄浪(발랄유창랑) 한껏 물 튀겨 찬 물결 놀아
自嘲(자조) 스스로 비웃어-權韠6
白髮平凉子(백발평량자) 하얀 머리에 평생 슬픈 이
生涯爛醉中(생애란취중) 삶을 살면서 흠뻑 취해서
世間知我者(세간지아자) 사람 세상에 날 알아줄 이
唯有主人翁(유유주인옹) 오로지 있어 주인 늙은이
秦始皇(진시황) 진시황제-權韠7
焚書計太拙(분서계태졸) 책을 불사름 너무 서툴러
黔首豈曾愚(검수기증우) 백성들 어찌 어리석은가
竟發麗山塚(경발려산총) 끝내 파헤쳐 여산 무덤을
還非詩禮儒(환비시예유) 아닌 게 아냐 시와 예 선비
※始皇帝(BC259~BC210)秦나라왕(BC247~BC221)秦帝國황제(BC221~BC210)
이름 政 시황제는 시호 생전의 칭호는 황제
※황제 지배를 지탱한 사상은 법가사상이며 儒家思想은 봉건의 복고를
바라므로 그 책을 불사르고(焚書) 460여 명의 유학자를 생매장했다(坑儒)
※북방 외민족의 침입에 대비 萬里長城을 쌓고 麗山이라는 자신의 壽陵을
건설했다 이 사업은 민중을 혹사시켜 진제국 멸망의 원인이 되었다
昨夜(작야) 어젯밤-權韠8
昨夜西園醉(작야서원취) 어제 밤에 취하니 서쪽 동산서
歸來對月眠(귀래대월면) 돌아와서 달 보며 잠이 들었네
曉風多意緖(효풍다의서) 새벽바람 많은 뜻 실마리 보여
吹夢到梅邊(취몽도매변) 꿈에도 바람 불어 매화에 닿네
滴滴(적적) 방울 방울져-權韠9
滴滴眼中淚(적적안중루) 방울 방울져 눈시울 눈물
盈盈枝上花(영영지상화) 송이 송이로 가지에 꽃이
春風吹恨去(춘풍취한거) 봄바람 불어 한이 사라져
一夜到天涯(일야도천애) 하룻밤 닿아 하늘 끝까지
江口早行(강구조행) 강어귀에 일찍 가다-權韠10
雁鳴江月細(안명강월세) 기러기 울어 강 달 가늘어
曉行蘆葦間(효행로위간) 새벽에 걸어 갈대밭 사이
悠揚據鞍夢(유양거안몽) 아득히 올라 안장 기댄 꿈
忽復到家山(홀부도가산) 어느 듯 다시 고향 산 왔네
倩婦呼詩韻(천부호시운) 어여쁜 아내 시 운을 불러-權韠11
睡起仍無事(수기잉무사) 잠깨 일어나 할 일도 없어
開窓面小園(개창면소원) 창 열고 바래 조그만 뜨락
雨餘觀草性(우여관초성) 비가 남아서 풀 바탕 보고
林晩聽禽言(임만청금언) 숲에 늦게야 새소리 들어
倩婦呼詩韻(천부호시운) 어여쁜 아내 시 운을 불러
敎兒進酒樽(교아진주준) 아이 시켜서 술을 들이네
牛羊各歸巷(우양각귀항) 소와 염소는 길을 돌아와
吾亦閉柴門(오역폐시문) 나도 닫으니 사립짝문을
夜坐書懷(야좌서회) 밤에 앉아 글을 품어-權韠12
世事有如此(세사유여차) 세상일이란 이같이 있어
流光無奈何(유광무내하) 흐르는 세월 어찌 못하지
菊花秋後少(국화추후소) 국화꽃 가을 지나면 지고
蟲語夜深多(충어야심다) 벌레소리는 밤 깊어 커져
悄悄月侵牖(초초월침유) 고요히 달은 창에 들었고
蕭蕭風振柯(소소풍진가) 쓸쓸히 바람 가지에 떨려
關心十年事(관심십년사) 마음 쏟아서 십년의 일에
坐敷撲燈蛾(좌부박등아) 앉아 펼치니 나방 등불 쳐
憶成川(억성천) 성천을 생각하며-權韠13
雲雨高唐夢裏還(운우고당몽리환) 구름비 높은 허풍 꿈속을 돌아
滿空蒼翠是巫山(만공창취시무산) 하늘 가득 푸른 빛 이 바로 무산
至今最有關心處(지금최유관심처) 이제껏 가장 많이 마음 끄는 곳
人在樓臺漂緲間(인재누대표묘간) 사람 있는 누대는 아득한 사이
※雲雨之情 巫山神女
贈秋娘(증추낭) 추낭에게-權韠14
楊州一夢杳難追(양주일몽묘난추) 양주 꿈 아득하여 쫓기 어려워
此地琴尊本不期(차지금존본불기) 여기서는 술자리 본디 못 바래
莫唱江南斷腸曲(막창강남단장곡) 부르지 마 강남의 애끊는 노래
向來存沒不勝悲(향래존몰불승비) 쭉 오며 있든 없든 슬픔 못 견뎌
城山過具容故宅(성산과구용고택) 성산에서 구용의 옛집을 지나며-權韠15
城山南畔是君家(성산남반시군가) 성산의 남쪽두둑 바로 그대 집
小巷依依一逕斜(소항의의일경사) 작은 거리 아련히 길 하나 비껴
浮世十年人事變(부세십년인사변) 떠돈 세상 열 해에 사람일 바껴
春來空發滿山花(춘래공발만산화) 봄이 와 헛된 피움 산 가득 꽃이
悼亡寄示李正郞子敏(도망기시이정랑자민)
죽은 이를 슬퍼하며 정랑 이자민에게 부쳐 보이며-權韠16
親知零落已無存(친지영락이무존) 알고지내 죽어가 남은 이 없어
萬事人間只斷魂(만사인간지단혼) 모든 일 사람세상 다만 넋 끊어
爲問如今風雨夜(위문여금풍우야) 묻느니 오늘처럼 비바람의 밤
也應重夢具綾原(야응중몽구릉원) 또한 맞아 거듭 꿈 비단 갖춘 벌
哭具大收喪于楊州留宿天明出山(곡구대수상우양주유숙천명출산)
양주에서 구대수 상에 곡해 묵고는 다음날 산을 나서며-權韠17
幽明相接杳無因(유명상접묘무인) 이승 저승 닿음은 아득해 몰라
一夢慇懃未是眞(일몽은근미시진) 한 바탕 꿈 은근해 참인지 몰라
掩淚出山尋舊路(엄루출산심구로) 눈물 감춰 산 나서 왔던 길 찾아
曉鶯啼送獨歸人(효앵제송독귀인) 새벽 꾀꼴 울음에 홀로 돌아가
幽居漫興(유거만흥) 숨어 살며 흥이 나서-權韠18
老去扶吾有短筇(노거부오유단공) 늙어가 날 붙들어 짧은 지팡이
林居無日不從容(임거무일부종용) 숲에 살아 하루도 느긋하기만
淸晨步到澗邊石(청신보도간변석) 맑은 새벽 걸으니 골짝에 바위
落日坐看波底峯(낙일좌간파저봉) 해 떨어져 앉아 봐 물결 밑 봉을
幽居漫興3(유거만흥3) 숨어 살며 흥이 나서-權韠19
引水作潭聊自娛(인수작담료자오) 물 끌어 못을 지어 스스로 즐겨
平地波濤遽如許(평지파도거여허) 널찍한 땅 물결이 갑자기 일어
飛湍落石風雨喧(비단낙석풍우훤) 여울 날아 돌 굴려 비바람 시끌
隔岸人家不聞語(격안인가불문어) 언덕너머 마을에 말이 안 들려
幽居漫興4(유거만흥4) 숨어 살며 흥이 나서-權韠20
當日溪流深尺餘(당일계류심척여) 날 맞아 시내 흘러 깊이 한 자 더
兩岸狹窄纔容車(양안협착재용거) 양쪽 언덕 좁아서 겨우 수레 가
今朝化作滄浪水(금조화작창랑수) 오늘 아침 바뀌어 찬 물결 물로
已有水禽來捕魚(이유수금래포어) 이미 물새 날아와 물고기 잡아
林處士滄浪亭(임처사창랑정) 임처사의 창랑정에서-權韠21
蒲團岑寂篆香殘(포단잠적전향잔) 부들자리 쓸쓸해 글 향기 남아
獨抱仙經靜裏看(독포선경정리간) 홀로 낀 신선경전 고요에 읽어
江閣夜深松月白(강각야심송월백) 강가 누각 밤 깊어 솔에 흰 달이
渚禽飛上竹闌干(저금비상죽란간) 물가 새 날아 오른 대나무 난간
林處士滄浪亭2(임처사창랑정2) 임처사의 창랑정에서-權韠22
屋下淸江屋上山(옥하청강옥상산) 집 아래엔 맑은 강 집 위론 산이
道人生計山水間(도인생계산수간) 도인은 삶을 꾀해 산수 사이에
應知靜坐飜經處(응지정좌번경처) 앎 맞춰 가만 앉아 경전 뒤적여
潭低神龍夜叩關(담저신룡야고관) 못 밑에 신령한 용 빗장 두드려
僧軸(승축) 스님의 시축-權韠23
疎雲山口草萋萋(소운산구초처처) 구름 드문 산 어귀 풀은 우거져
夜逐香煙到水西(야축향연도수서) 밤을 쫓아 향 연기 물 서쪽 닿아
醉後高歌答明月(취후고가답명월) 취한 뒤 크게 노래 밝은 달 답해
江花落盡子規啼(강화낙진자규제) 강가 꽃 다 떨어져 소쩍새 울어
轆轤詩(녹로시) 녹로시-權韠24
滿園鬪艶不勝嬌(만원투염불승교) 뜰 가득 고움 다퉈 예쁨 못 이겨
羅綺叢中綠扇搖(나기총중록선요) 비단 펼친 가운데 푸른 부채로
麗共韶光三月好(여공소광삼월호) 곱게 함께 고운 빛 삼월이 좋아
紅薔薇映碧芭蕉(홍장미영벽파초) 붉은 장미 비치네 푸른 파초에
林居十詠(임거십영) 숲에 살면서 부른 노래-權韠25
已將身世寄山樊(이장신세기산번) 이미 내 몸을 두고 산 에워 살아
俗客年來不到門(속객년래부도문) 세상 손님 해 되도 이르지 않아
四壁圖書燈一盞(사벽도서등일잔) 사방 벽엔 책들로 등불 하나에
此間眞意欲忘言(차간진의욕망언) 이런 사이 참된 뜻 말을 잊겠네
林居十詠(임거십영) 숲에 살면서 부른 노래-權韠26
林下淸溪溪上亭(림하청계계상정) 숲 아래 맑은 시내 시내 위 정자
亭邊無數亂峰靑(정변무수란봉청) 정자 곁 셀 수 없이 푸른 봉우리
幽人醉臥日西夕(유인취와일서석) 숨은 이 취해 누워 해는 서쪽에
萬壑松風醉自醒(만학송풍취자성) 온 골짝 솔바람에 취기 절로 깨
林居十詠(임거십영) 숲에 살면서 부른 노래-權韠27
避俗年來不過溪(피속년래불과계) 세상 벗어 해 지내 시내 안 넘어
小堂分與白雲棲(소당분여백운서) 작은 집 함께 나눠 흰 구름 살아
晴窓日午無人到(청창일오무인도) 갠 창에 해는 한낮 찾는 이 없어
唯有山禽樹上啼(유유산금수상제) 오직 있는 멧새는 나무 위 울어
宮柳詩(궁류시) 궁류시-權韠28
宮柳靑靑鶯亂飛(궁류청청앵란비) 궁궐 버들 푸르러 꾀꼬리 날아
滿城冠蓋媚春輝(만성관개미춘휘) 성 가득 수레 덮어 봄 아양 빛나
朝家共賀昇平樂(조가공하승평악) 조정에 모두 하례 태평 음악이
誰遣危言出布衣(수견위언출포의) 뉘 하게해 옳은 말 베옷에 쫓겨
寒食(한식) 한식 날-權韠29
祭罷原頭日已斜(제파원두일이사) 제사 끝난 들머리 날 이미 기웃
紙錢飜處有鳴鴉(지전번처유명아) 종이 돈 펄럭인 곳 까마귀 울어
山蹊寂寂人歸去(산혜적적인귀거) 산 오솔길 고요해 사람 돌아가
雨打棠梨一樹花(우타당리일수화) 비 때려 팥배나무 나무 하나 꽃
夜雨雜詠(야우잡영) 밤비에 읊어-權韠30
春宵小雨屋簷鳴(춘소소우옥첨명) 봄밤에 가랑비에 집 처마 울림
老子平生愛此聲(노자평생애차성) 노자는 삶을 살며 이 소리 아껴
擁褐桃燈因不寐(옹갈도등인불매) 털옷 끌어 등 돋워 잠 오지 않아
對妻連倒兩三觥(대처연도양삼굉) 아내 마주 기울여 두어 잔 술잔
十七字詩(십칠자시) 십칠자시-權韠31
攜手上河梁(휴수상하량) 손을 잡고서 강다리 올라
見舅如見娘(견구여견낭) 외삼촌 보니 엄마 본 듯해
兩人齊下淚(양인제하루) 두 사람 모두 눈물 흘리네
…… 三行 ( …… 삼항) 말을 못 잇고 눈물이 세 줄
忠州石效白樂天(충주석효백락천) 충주석에서 백락천을 본받아-權韠32
忠州美石如琉璃(충주미석여유리) 충주고을 고운 돌 유리와 같아
千人劚出萬牛移(천인촉출만우이) 모든 사람 쪼개내 모든 소 옮겨
爲問移石向何處(위문이석향하처) 물으니 돌 옮겨서 어디 갑니까
去作勢家神道碑(거작세가신도비) 가서 돼 힘쓰는 집 무덤신도비
神道之碑誰所銘(신도지비수소명) 신도비에 비석 글 누가 새기나
筆力倔强文法奇(필력굴강문법기) 붓 가는 힘 굳세고 글도 뛰어나
皆言此公在世日(개언차공재세일) 다 말해 이런 대감 세상 계신 날
天姿學業超等夷(천자학업초등이) 받은 바탕 배운 일 남달리 빼나
事君忠且直 (사군충차직) 임금을 섬겨 충성과 곧음
居家孝且慈 (거가효차자) 집에 머물러 효도와 사랑
門前絶賄賂 (문전절회뢰) 문 앞에 끊어 뇌물 받음을
庫裏無財資 (고리무재자) 고방 안에는 재물이 없어
言能爲世法 (언능위세법) 말할 수 있어 세상 위한 법
行足爲人師 (행족위인사) 행동 넉넉해 남 위한 스승
平生進退間 (평생진퇴간) 삶을 살면서 나가 물러나
無一不合宜 (무일불합의) 하나 없으니 옳지 않음이
所以垂顯刻 (소이수현각) 이러한 까닭 드리워 새겨
永永無磷緇 (영영무린치) 오래 오래를 새나감 없게
此語信不信 (차어신불신) 이러한 말을 믿든 못 믿든
他人知不知 (타인지부지) 다른 사람이 알든 모르든
遂令忠州山上石(수령충주산상석) 마침내 충주 고을 산위의 돌은
日銷月鑠今無遺(일소월삭금무유) 날로 달로 깎이어 남음이 없네
天生頑物幸無口(천생완물행무구) 날 때부터 무디어 입 없어 다행
使石有口應有辭(사석유구응유사) 돌에도 입 있다면 할 말 있겠지
1569 輝遠 桐溪 鄭蘊(1569∼1641)文簡 草溪 桐溪文集 동계 정온 斥和論 1
言志 뜻을 말함1
生世何巇嶮 세상 살기 어찌해 험하다 할까 험준할희 험할험
三旬月暈中 열흘 세 번 한 달을 달무리 속에 열흘순 무리훈
一身無足惜 내 한 몸 아까울 것 그리 없으나 아낄석
千乘亦云窮 천승의 임금 또한 궁하다 하네 탈승
外絶勤王事 밖으로 끊겼으니 나랏일 돌봄 부지런할근
朝多賣國凶 조정엔 우글대니 나라 판 흉물 팔매
老臣何所事 늙은 신하 무엇이 할 일인 겐가
腰下佩霜鋒 허리아래 찼으니 서릿발 칼을 허리요 찰패 칼끝봉
1570 叔度 淸陰 金尙憲(1570∼1652)文正 安東 淸陰全集 청음 김상헌 斥和論 4
寄崔遲川 지천 최명길에게 보냄1
成敗關天運 되고 안 됨 하늘의 운에 매이나
須看義與歸 꼭 보면 옳음으로 돌아가는 것
雖然反夙暮 비록이 아침저녁 뒤집더라도 일찍숙
未可倒裳衣 아니 되지 거꾸로 치마저고리 넘어질도 치마상
權或賢猶誤 권세에는 어짊이 오히려 잘못 그릇할오
經應衆莫違 다스림에 모두들 어길 수 없어 어길위
寄言明理士 말하니 이치 밝은 선비라 해서
造次愼衡機 잠시도 삼가기를 형평과 기미 삼갈신
次玄悟詩卷韻 현오 시집에서 운을 따서2
到老君恩重 늙어도 임금은혜 무겁기만 해
歸田宿計非 시골로 돌아가려 오랜 꿈 버려
匡時那有策 때 바루어 어쩌면 꾀함 있을까 바룰광
遣興亦無詩 흥이 깨져 그러니 시 한수 없어 보낼견
佳節騰騰過 좋은 철 세월 따라 지나가버려 오를등
淸遊歷歷違 맑은 놀이 흘러서 어긋나버려 지낼력 어길위
春來楊柳樹 봄이 와 버드나무 물이 올라서
羨爾自舒眉 부러워서 스스로 이마를 펴네 부러워할선 펼서
路傍塚(노방총) 길가의 무덤-金尙憲3
路傍一孤塚(노방일고총) 길가에 하나 외로운 무덤
子孫今何處(자손금하처) 아들손자는 이제 어느 곳
惟有雙石人(유유쌍석인) 오직 있으니 한 쌍 돌사람 ※文人石 武人石
長年守不去(장년수불거) 오랜 해 지켜 떠나지 않아
夜坐(야좌) 밤에 앉아서-金尙憲4
高樹涼風動(고수량풍동) 높은 나무 썰렁해 바람 흔들어
危巢露鵲寒(위소로작한) 둥지 아슬 드러나 까치 추워서
月華當戶碎(월화당호쇄) 달은 훤해 마주친 문에 부서져 부술쇄
山氣入懷寬(산기입회관) 산 기운 들어 품어 너그러워져 너그러울관
落落生平志(낙락생평지) 떨쳐 흩여 살면서 한 삶 뜻함이
依依死別顔(의의사별안) 기대 붙어 죽음이 떼놓을 얼굴
一身兼百慮(일신겸백려) 이 몸 하나 아울러 온갖 시름에
孤坐到宵殘(고좌도소잔) 혼자 앉아 이르니 밤 다 새도록
1570 玄珠 詠月 淸學 洪(1570∼1654) 詠月集 영월 청학 휴정의 제자 1
懷人 품은 사람
山川重隔更堪悲 산천이 겹쳐 막혀 다시 슬픔에 사이뜰격 견딜감
回首天涯十二時 고개 돌려 하늘 끝 열두 시간을 ※12시=1일
寂寞山牕明月夜 고요 쓸쓸 산사 창 달이 밝은 밤 쓸쓸할막 창창
一相思了一相思 한 생각 마쳐서도 서로 생각이 마칠료
1570 孝伯 淸江 曺守誠(1570∼?) 昌寧 淸江遺集 청강 조수성 1
次鄭可遠韻 정가원의 운으로
飄泊天涯今幾載 바람 이는 하늘 끝 오늘로 몇 년 배댈박 물가애
再逢靑眼是關西 다시 만나 반기니 바로 관서 땅 만날봉 눈안
一宵難盡平生語 밤 하나 다 못하니 한평생 말을 밤소
把酒如何更聽鷄 술 들어 어떠하리 날이 새도록 잡을파 들을청
1570 寬甫 敬亭 李民宬(1570∼1629) 永川 敬亭集 경정 이민성 1
齋居卽事 재실에 머물며
爭名爭利意何如 이름 이끗 다투니 뜻이 무언가 다툴쟁
投老山林計未疎 늙음 둔 산 숲에는 꾀함 아니해 트일소
雀噪荒階人斷絶 참새 조잘 돌계단 사람 끊기니 참새작 떠들썩할조
竹窓斜日臥看書 대밭 창문 기운 해 누워 책 읽어 비낄사
1571 冠玉 北渚 金瑬(1571∼1648)文忠 順天 北渚集 북저 김류 2
付書瀋陽 심양에 글을 보내며1
高梧葉落雨凄凄 높은 오동 잎 지니 비에 쓸쓸히 쓸쓸할처
塞路三千夢亦迷 변방 길 삼천리에 꿈도 뒤숭숭 미혹할미
欲向征人寄消息 군에 간 이에게로 소식 부치려 칠정 부칠기
一行書又萬行啼 한 줄글에 또 더한 만 줄의 눈물 울제
苔磯釣魚 태기조어 이끼 낀 바위에서 고기 낚으며 金瑬(1571~1648)2
日日沿江釣 일일연강조 나날 강 따라 낚시를 하니 나날 강 낚시
呑鉤盡小鮮 탄구진소선 바늘 삼키기 다들 잔챙이 잔챙이 물어
誰知滄海水 수지창해수 누가 알거나 넓은 바닷물 뉘 알아 바다
魚有大於船 어유대어선 물고기 있어 배보다 큰 게 엄청 큰 고기
1571 子敏 東岳 李安訥(1571~1637)文惠 德水 동악 이안눌 3
梵魚寺曉起口號 범어사효기구호 범어사 새벽 일어나 불러 李安訥(1571~1637)1
白雲生遠壑 백운생원학 흰 구름 일어 멀리 골짝서 흰 구름 골짝
落月半峯明 낙월반봉명 지는 달 반쯤 봉우리 밝아 달 져 반 밝아
晨起漱石井 신기수석정 새벽 일어나 돌 틈에 우물 새벽 돌 틈 물
子規三兩聲 자규삼량성 두견이 울어 두어 번 소리 두견이 소리
次韻贈惠熙上人 차운증혜희상인 운을 따 혜희 스님께 주며 李安訥(1571~1637)2
岳翠茶烟外 악취다연외 산이 푸르러 차 연기 너머 산 푸름 차에
花香鳥語中 화향조어중 꽃이 향긋해 새소리 속에 꽃 내음 새가
僧來午夢覺 승래오몽각 스님 오시니 낮 꿈을 깨워 스님 와 꿈 깨
共倚一株松 공의일주송 함께 기대네 한 그루 솔에 함께 한 솔에
郡齋朝暮吟 군재조모음 군재의 아침저녁 李安訥(1571~1637)3
朝亦對雲嶺 조역대운령 아침때에도 구름 재 맞아 아침 구름 재
暮亦對雲嶺 모역대운령 저녁에마저 구름 재 맞봐 저녁 구름 재
雲嶺變晴陰 운령변청음 구름 재 바꿔 갰다 흐렸다 재 개어 흐려
黙坐心自靜 묵좌심자정 잠자코 앉아 맘이야 고요 앉아 마음 놔
1572 輝世 鶴谷 洪瑞鳳(1572~1645)文靖 南陽 학곡 홍서봉 1
橫城逢趙汝修 횡성봉조여수 횡성서 조여수 만나 洪瑞鳳(1572~1645)
雉岳山中雪 치악산중설 치악산에서 산속에 눈이 치악산 눈 속
因風點客衣 인풍점객의 바람 따라와 나그네 옷에 눈보라 길손
逢君半日話 봉군반일화 그대 만나서 한나절 얘기 그대 만나 말
沈醉却忘歸 침취각망귀 빠져들어서 돌아옴 잊어 빠져 다 잊어
1573 公著 寧耐 曺臣俊(1573∼?) 嘉興 松都雜記 영내 조신준 3
閨怨 규방의 원망1
金風凋碧葉 가을바람 푸른 잎 시들게 하고 시들조
玉淚鎖紅頰 고운눈물 붉은 뺨 얼룩지게 해 쇠사슬쇄 뺨협
瘦削只緣君 여윈 몰골 이처럼 낭군 때문에 파리할수 깍을삭
君歸應棄妾 낭군님 돌아오면 날 버리겠네 버릴기 첩첩
失題 실제 제목을 잃어 曺臣俊(1573~?)2
練水淸如玉 연수청여옥 비단 익힌 물 옥같이 맑아 물 맑아 옥이
明沙鋪似金 명사포사금 밝은 모래는 금을 늘어놔 모래는 금이
誰能挽數斛 수능만수곡 뉘 끌어 담아 여러 몇 섬을 뉘 가져 몇 섬
淨洗世人心 정세세인심 깨끗이 씻겨 세상사람 맘 사람 맘 씻어
江行 강행 강 따라 가며 曺臣俊(1573~?)3
月落寒潮靜 월락한조정 달 지자 고요 차가운 밀물 달 져 찬 밀물
帆開宿雁呼 범개숙안호 돛달자 울어 자던 기러기 돛 펴 새 울어
朦朧烟霧岸 몽롱연무안 어렴풋 흐릿 안개 낀 언덕 안개 낀 언덕
已過酒家無 이과주가무 이미 지나와 술집이 없어 술집 지나와
1573 士述 竹庵 許景胤(1573~1646) 金海 죽암 허경윤 1
山居 산거 산에 살면서 許景胤(1573~1646)
柴扉尨亂吠 시비방란폐 사립문에는 삽살개 짖어 문에 개 짖어
窓外白雲迷 창외백운미 창문 밖에는 흰 구름 덮여 창밖 흰 구름
石逕人誰至 석경인수지 돌길에 사람 누가 오는지 돌길 뉘 오랴
春林鳥自啼 춘림조자제 봄 숲에 새는 저만 울어대 봄 숲 새 울어
1573 次野 白沙 尹暄(1573∼1627) 海平 白沙集 백사 윤훤 1
寄東岳臺山別野 동악대산별야에 부침
聞君歸臥古楊州 들으니 그대 와서 양주에 있어 엎드릴와
細草長郊事事幽 가는 풀 자라는 들 일일이 그윽 성밖교
大笠蔽天牛背穩 큰 삿갓 하늘 가려 소등에 느긋 덮을폐 평온할온
春風京洛不回頭 봄바람 서울이라 고개 안돌려 강이름락
1573 天香 梅窓 李桂生(1573∼1610) 扶安기생 梅窓集 매창 이계생 31
贈醉客 취한 손님에게1
醉客執羅衫 취한 손님 잡으니 비단저고리 잡을집 적삼삼
羅衫隨手裂 비단적삼 뿌리쳐 찢어졌는데 찢을열
不惜一羅衫 비단적삼 하나는 아깝지 않아 아낄석
但恐恩情絶 다만 걱정은 정이 끊어질까봐 두려울공
白雲寺(백운사) 백운사-李桂生 10세 때2
步上白雲寺(보상백운사) 걸어 올라가 흰 구름 절에
寺在白雲間(사재백운간) 절이 있으니 흰 구름 사이
白雲僧莫掃(백운승막소) 흰 구름 스님 쓸지 말아요
心與白雲閑(심여백운한) 마음 더불어 흰 구름 느긋
自恨(자한) 한스러워-李梅窓3
春冷補寒衣(춘랭보한의) 봄날 차가워 겨울옷 기워
紗窓日照時(사창일조시) 비단 창문에 햇빛 비칠 때
低頭信手處(저두신수처) 고개 숙이고 손 가는 곳에
珠淚滴針絲(주루적침사) 눈물 방울져 바늘에 실에
自恨1(자한1) 한스러워-李梅窓4
夢罷愁風雨(몽파수풍우) 꿈꾸다 말아 비바람 시름
沈吟行路難(침음행로난) 빠져 읊으니 행로난 시를 ※漢代 樂府詩 / 李白
慇懃梁上燕(은근량상연) 꾸준히 힘써 들보 위 제비
何日喚人還(하일환인환) 어느 날에야 임 불러 오나 부를환
自恨2(자한2) 한스러워-李梅窓5
故人交金刀(고인교금도) 오래된 사람 돈으로 맺어 ※金刀: 화폐이름
金刀多敗裂(금도다패렬) 돈이야 하도 부서져 찢겨
不惜金刀盡(불석금도진) 아니 아까워 돈 다 떨어져
且恐交情絶(차공교정절) 앞으로 아마 정듦 끊길까
自恨3(자한3) 한스러워-李梅窓6
悖子賣莊土(패자매장토) 어긋난 아들 밭갈 땅 팔아 어그러질패
莊土漸次裂(장토점차렬) 농사지을 땅 차츰 찢겨가
不惜一莊土(불석일장토) 아깝지 않아 한 뙈기 땅은
只恐宗祀絶(지공종사절) 다만 두려워 제사 끊길까
自傷1(자상1) 서러워-李梅窓7
京洛三年夢(경락삼년몽) 서울 가 살기 꿈꾸기 삼년
湖南又一春(호남우일춘) 호남에서 또 봄 하나 지나
黃金移古意(황금이고의) 황금에 옮아 오랜 마음이
中夜獨傷神(중야독상신) 밤을 맞으면 홀로 맘 아파
自傷2(자상2) 서러워-李梅窓8
洛下風流客(낙하풍류객) 서울서 오신 풍류객 있어
淸談交契長(청담교계장) 맑은 이야기 맺어 오래도
今日飜成別(금일번성별) 오늘은 엎어 헤어지게 돼
離盃暗斷腸(이배암단장) 떠나는 술잔 몰래 애 끊어
自傷3(자상3) 서러워-李梅窓9
一片彩雲夢(일편채운몽) 한 조각 꿈에 빛깔구름이
覺來萬念差(각래만념차) 깨어나자니 온 걱정 어긋
陽臺何處是(양대하처시) 볕 난 누대는 어느 곳이라
日暮暗愁多(일모암수다) 날은 저물어 몰래 시름만
春思(춘사) 봄날의 마음-李梅窓10
東風三月時(동풍삼월시) 동녘바람에 삼월인 때엔
處處落花飛(처처락화비) 여기저기서 지는 꽃 날려
綠綺相思曲(녹기상사곡) 푸른 비단옷 상사곡 불러 비단기
江南人未歸(강남인미귀) 강남엔 사람 아니 돌아와
登御水臺(등어수대) 어수대에 올라-李梅窓11
王在千年寺(왕재천년사) 임금 계시던 천년의 절에
空餘御水臺(공여어수대) 쓸쓸히 남아 어수대 자리
往事憑誰問(왕사빙수문) 지난 일 기대 뉘에게 물어
臨風喚鶴來(임풍환학래) 바람을 맞아 학 불러 오나
故人(고인) 옛 사람-李梅窓12
松柏芳盟日(송백방맹일) 솔 잣나무로 꽃다움 맺어
思情與海深(사정여해심) 정을 둔 생각 바다는 깊어
江南靑鳥斷(강남청조단) 강남땅에는 파랑새 끊겨 ※靑鳥: 편지 使者
中夜獨傷心(중야독상심) 밤을 맞아서 홀로 맘 아파
病中1(병중1) 앓으며-李梅窓13
不是傷春病(불시상춘병) 아니 다쳤지 봄날 병으론
只因憶玉郞(지인억옥랑) 다만 때문에 임을 생각해
塵寰多苦累(진환다고루) 티끌세상에 괴로움 많아
孤鶴未歸情(고학미귀정) 외론 학 없어 돌아갈 마음
病中2(병중2) 앓으며-李梅窓14
誤被浮虛說(오피부허설) 잘못 입으니 떠도는 빈말
還爲衆口暄(환위중구훤) 되레 뭇사람 따뜻한 말이 따뜻할훤
空將愁與恨(공장수여한) 괜스레 되어 시름에 한에
抱病掩柴門(포병엄시문) 병을 안고서 사립문 닫아
江臺卽事(강대즉사) 강가 누대에서-李梅窓15
四野秋光好(사야추광호) 두른 들 가을 햇빛이 좋아
獨登江上台(독등강상태) 혼자서 올라 강 위에 누대
風流何處客(풍류하처객) 바람에 흘러 어디 나그네
携酒訪余來(휴주방여래) 술 끌어갖고 날 찾아오지 끌휴
尋眞1(심진1) 참다움 찾아-李梅窓16
可憐東海水(가련동해수) 가엽다 해야 동해 바닷물
何時西北流(하시서북류) 어느 때 되어 서북쪽 흘러
停舟歌一曲(정주가일곡) 배를 멈추고 노래 한 가락
把酒憶舊遊(파주억구유) 술잔 잡고서 옛 놀이 생각
尋眞2(심진2) 참다움 찾아-李梅窓17
巖下繫蘭舟(암하계란주) 바위 아래에 목란 배 매어
耽看碧玉流(탐간벽옥류) 즐겨 바라봐 푸른 옥 흘러 즐길탐
千年名勝地(천년명승지) 천년이 가도 이름 빼난 땅
沙鳥等閒遊(사조등한유) 모래밭 물새 느긋이 놀아
尋眞3(심진3) 참다움 찾아-李梅窓18
遠山浮翠色(원산부취색) 먼 산에 뜨니 푸른 빛 돌아
柳岸暗煙霞(유안암연하) 버들 언덕은 안개 놀 자욱
何處靑旗在(하처청기재) 어느 곳 있어 주막 깃발이
漁舟近杏花(어주근행화) 고기잡이배 곁엔 살구꽃
贈別(증별) 헤어지며-李梅窓19
我有古秦箏(아유고진쟁) 내게는 있어 진나라 옛 쟁 쟁쟁
一彈百感生(일탄백감생) 한번을 타니 온갖 느낌 나
世無知此曲(세무지차곡) 세상에 없어 이 가락 앎이
遙和緱山笙(요화구산생) 멀리 어울려 구산 생황에 칼자루감을구
※緱山: 河南 偃師縣에 있는 산 이름 緱嶺이라 함
遊扶餘白馬江1(유부여백마강1) 부여 백마강에서-李梅窓20
水村來訪小柴門(수촌래방소시문) 강마을 찾아오니 작은 사립문
荷落寒塘菊老盆(하락한당국로분) 연꽃 져서 찬 연못 국화 시든 흙 동이분
鴉帶夕陽啼古木(아대석양제고목) 갈 까마귀 저녁볕 울어 고목에
雁含秋氣渡江雲(안함추기도강운) 기러기 가을 날씨 건너 강 구름
遊扶餘白馬江2(유부여백마강2) 부여 백마강에서-李梅窓21
誰云洛下是多變(수운락하시다변) 뉘 일러 서울아래 하도 바뀌니
我願人間事不聞(아원인간사불문) 내 바래 사람세상 일을 안 들어
莫向樽前辭一醉(막향준전사일취) 물림 마 앞에 술통 한번 취함을
五陵公子草中墳(오릉공자초중분) 오릉의 공자님들 풀 속 무덤에
閨怨1(규원1) 아낙의 원망-李梅窓22
離恨悄悄掩中門(이한초초엄중문) 떠난 한 시름시름 안방 문 닫아
羅袖無香滴淚痕(나수무향적누흔) 비단소매 향 없이 눈물져 얼룩
獨處深閨人寂寂(독처심규인적적) 홀로 머문 깊은 방 사람 고요해
一庭微雨鎖黃昏(일정미우쇄황혼) 뜰 하나 보슬비에 어스름 잠겨
閨怨2(규원2) 아낙의 원망-李梅窓23
相思都在不言裡(상사도재불언리) 서로 생각 모두가 말 못하는 속
一夜心懷鬢半絲(일야심회빈반사) 밤 하나 마음 품어 머리 반 희져
欲知是妾相思苦(욕지시첩상사고) 알고 싶은 이 사람 그리는 괴롬
須試金環減舊圓(수시금환감구원) 꼭 봐야 금가락지 옛 둥긂 닳아
病中秋思(병중추사) 앓으며 가을생각-李梅窓24
空閨養拙病餘身(공규양졸병여신) 텅 빈방 서투름에 병들은 몸이
長任飢寒四十年(장임기한사십년) 긴 맡김 굶어 추워 마흔 해인지
借問人生能幾許(차문인생능기허) 묻느니 사람살이 얼마나 될까
胸懷無日不沾巾(흉회무일불첨건) 가슴 품어 없는 날 아니 적실 날
閑居(한거) 한가히 살며-李梅窓25
石田茅屋掩柴扉(석전모옥엄시비) 돌밭에 초가집은 사립문 닫아
花落花開辨四時(화락화개변사시) 꽃 지고 꽃이 피니 사철을 가려
峽裡無人晴盡永(협리무인청진영) 골짝 속 사람 없이 날 개여 오래
雲山炯水遠帆歸(운산형수원범귀) 구름 산 물에 비쳐 먼 돛 돌아와 빛날형
鞦韆(추천) 그네-李梅窓26
兩兩佳人學伴仙(양량가인학반선) 둘씩 짝져 고운 이 신선 벗 배워
綠楊陰裡競鞦韆(녹양음리경추천) 푸른 버들 그늘 속 그네를 겨뤄 그네추천
佩環違響浮雲外(패환위향부운외) 노리개 소리 울려 둥실 구름 밖 찰패
却訝乘龍上碧天(각아승룡상벽천) 되레 맞아 용을 타 푸른 하늘로 맞을아
登千層菴(등천층암) 천층암에 올라-李梅窓27
千層隱佇千年寺(천층은저천년사) 천 겹 숨어 우두커니 천년의 절이 우두커니저
瑞氣祥雲石逕生(서기상운석경생) 좋은 기운 복된 구름 돌길에 서려 소로경
淸磬響沈星月白(청경향침성월백) 맑은 경쇠 울림 빠져 별과 달 환해
萬山楓葉閙秋聲(만산풍엽료추성) 모든 산이 붉은 잎에 가을로 시끌 시끄러울료
夜坐(야좌) 밤에 앉아-李梅窓28
西窓竹月影婆娑(서창죽월영파사) 서쪽 창문 대숲에 달 그림자 어른
風動桃園舞落花(풍동도원무락화) 바람 불어 복사꽃 뜰 지는 꽃 춤춰
猶倚小欄無夢寐(유의소란무몽매) 여태 기댄 작은 난간 꿈꾼 잠 없어
遙聞江渚菜菱歌(요문강저채릉가) 아련 들려 강 물가에 마름 풀 노래
早春(조춘) 이른 봄-李梅窓29
千山萬樹葉初飛(천산만수엽초비) 온 산에 모든 나무 잎 처음 날려
雁叫南天帶落暉(안규남천대락휘) 기러기 우는 하늘 지는 빛 둘러
長笛一聲何處是(장적일성하처시) 긴 피리 소리 하나 어디서 들려
楚鄕歸客淚沾衣(초향귀객루첨의) 먼 고향 가는 길손 눈물 적신 옷
彈琴(탄금) 거문고 타며-李梅窓30
誰憐緣綺訴丹衷(수련연기소단충) 뉘 가여워 비단 끈 속마음 알려 비단기
萬恨千愁一曲中(만한천수일곡중) 온갖 한 갖은 시름 한 가락 속에
重奏南江春欲暮(중주남강춘욕모) 거듭 타는 강남 곡 봄은 저물려
不堪回首泣東風(불감회수읍동풍) 못 견뎌 고개 돌려 울어 봄바람
泛舟(범주) 배를 띄워-李梅窓31
參差山影倒江波(참치산영도강파) 높 낮은 산 그림자 얹힌 강 물결 넘어질도
垂柳千絲掩酒家(수류천사엄주가) 늘인 버들 천 가지 주막을 가려
輕浪風生眠鷺起(경랑풍생면로기) 가벼운 물결 바람 백로 잠을 깨
漁舟人語隔煙霞(어주인어격연하) 고깃배 사람소리 안개 놀 너머
1574 士剛 愼獨齋 金集(1574∼1656)文敬 光山 愼獨齋文集 9
신독재 김집 金長生(1548∼1631)의 아들
春曉(춘효) 봄날 새벽-金集1
虛室人初覺(허실인초각) 빈 방에 사람 처음 잠을 깨
春天夜已闌(춘천야이란) 봄날 하늘은 밤으로 막혀
孤雲依水宿(고운의수숙) 외로운 구름 물에 머물러
殘月映松閒(잔월영송한) 남은 달 비춰 소나무 사이
心靜都忘世(심정도망세) 마음 고요해 세상 다 잊고
夢恬不出山(몽념불출산) 꿈이 편안해 산을 안 나서
緬思故園竹(면사고원죽) 멀리 생각은 고향 뜰 대를
長得幾何竿(장득기하간) 장대 얼마나 자라났을까
不吟(불음) 읊지를 못해-金集2
我本非排悶(아본비배민) 내 본디 아냐 괴롬 밀침이
逢場或有吟(봉장혹유음) 자리 만나 혹 읊기도 하지
春花如舊面(춘화여구면) 봄날에 꽃은 옛 친구 얼굴
秋月豈無心(추월기무심) 가을 달 어찌 마음이 없어
不問詩工拙(불문시공졸) 묻지 마라 시 꾸밈 서투름
唯隨興淺深(유수흥천심) 오직 따르니 흥 얕고 깊음
傍人且休笑(방인차휴소) 곁에 한 사람 비웃진 말게
猶自勝孤斟(유자승고짐) 낫다 여기니 외론 술보다
獨臥(독와) 홀로 누워-金集3
世人旣棄我(세인기기아) 세상 사람들 이미 날 버려
我不與人期(아불여인기) 내 남 더불어 바램 않으리
獨臥愛山靜(독와애산정) 홀로 누우니 산 고요 좋고
高吟忘歲移(고음망세이) 한껏 읊으니 세월 감 몰라
秋風吹月入(추풍취월입) 가을바람이 불어 달뜨고
春日護花遲(춘일호화지) 봄날 해 지켜 꽃을 가꾸지
誰識天多餉(수식천다향) 누가 알건가 하늘 많은 밥
閑中擅四時(한중천사시) 느긋함 속에 사철 멋대로
獨坐(독좌) 홀로 앉아서-金集4
㶁㶁遠灘聲(괵괵원탄성) 콸콸 들리는 먼 여울 소리
霏霏暮靄生(비비모애생) 모락모락 핀 저물녘 구름
看雲耽靜闃(간운탐정격) 구름을 보며 고요함 즐겨
對巘喜崢嶸(대헌희쟁영) 산을 마주해 가파름 좋아
獨坐多般味(독좌다반미) 홀로 앉아서 많이도 맞봐
閒居十分淸(한거십분청) 느긋이 살며 한껏 맑기만
回頭洞門外(회두동문외) 고개 돌려서 마을문 밖을
誰識此間情(수식차간정) 누가 알 텐가 이 사이 뜻을
又次(우차) 또 운을 빌어-金集5
病旣不相知(병기불상지) 이미 병들어 서로 못 알아
死又不相哭(사우불상곡) 죽어나니 또 함께 못 울어
生而亦死耳(생이역사이) 살아서 또한 죽을 뿐이라
誰謂我骨肉(수위아골육) 누가 일컬어 내 골육이라
吾門親愛意(오문친애의) 우리 집 뜻은 아껴 가까움
到我非不篤(도아비부독) 내게 와 아닌 도탑지 않음
人也非我也(인야비아야) 남들 한다며 내 함이 아냐
千里悲七尺(천리비칠척) 천리에 슬퍼 일곱 자 몸이
生別固久別(생별고구별) 살아 헤져 참 오래 떨어져
此訣應長訣(차결응장결) 이 떠남 마땅 기나긴 끊김
人云死當逢(인운사당봉) 남들 말 죽어 마침내 만나
冥途亦豈必(명도역기필) 저승길 또한 어찌 반드시
又次(우차) 또 운을 빌어-金集6
生前猶是客(생전유시객) 살아생전에 마치 나그네
死後卽非人(사후즉비인) 죽고 나서는 사람 아니지
想汝臨絶懷(상여림절회) 너를 생각해 죽음 앞서 뜻
哀汝已死身(애여이사신) 너를 슬퍼해 이미 죽은 몸
鴒原長繫念(령원장계념) 할미새 들에 오래 맨 생각
夜臺更幾里(야대갱기리) 무덤구덩이 또 얼마 멀어
一死知命矣(일사지명의) 한번 죽음은 명을 앎이라
萬事嗟長已(만사차장이) 모든 일은 아 기나긴 그침
天地助寃恨(천지조원한) 하늘땅 도와 억울한 한이
江河共幽咽(강하공유열) 강물도 함께 깊이 목메어
惟應目不瞑(유응목불명) 오로지 마땅 눈을 못 감아
嗚呼何日洩(오호하일설) 아 어느 날에 풀려 샐 건지
次韻別人(차운별인) 별인을 차운하여-金集7
無門惟禍福(무문유화복) 문이 없으니 화와 복에는
同途是喜悲(동도시희비) 같은 길이지 기쁨과 슬픔
世情多薄態(세정다박태) 세상 뜻 흔히 얄팍한 꼴이
君子有窮時(군자유궁시) 군자에게도 막힐 때 있어
信道能安命(신도능안명) 도를 믿으니 할일 뚜렷해
無愁可展眉(무수가전미) 시름없으니 찌푸림 펴지
黃編味方足(황편미방족) 누런 책 맞아 맛이 넉넉해
白髮志難移(백발지난이) 흰머리 되도 뜻을 못 옮겨
一天皆王土(일천개왕토) 한 하늘 모두 임금님 터전
何事淚長垂(하사루장수) 무슨 일 눈물 오래 흐르랴
晚題(만제) 늘그막에 짓다-金集8
小惠猶知感(소혜유지감) 작은 베풀음 느껴 알아서
方冬如挾纊(방동여협광) 마치 겨울에 솜옷 입은 듯
況乎得其心(황호득기심) 하물며 얻은 그 마음이면
可令死長上(가령사장상) 하게 될 거야 목숨을 바쳐
仁者固無敵(인자고무적) 어진 사람은 정말 적 없어
文王起百里(문왕기백리) 문왕 일어나 백 리 땅에서
我願君王心(아원군왕심) 나는 바라니 임금님 마음
一欲止所止(일욕지소지) 한번 하려면 그칠 건 그만
今古豈異時(금고기이시) 이제나 예나 어찌 다른 때
五百期可逢(오백기가봉) 오백년 바램 만날 수 있어
天高白日晚(천고백일만) 하늘은 높아 한낮은 길어
誰爲我先容(수위아선용) 누가할는지 내 먼저 담지
旅中(여중) 나그네 되어-金集9
每日聞酣戰(매일문감전) 날마다 들어 싸움 즐김을 즐길감
何年見止戈(하년견지과) 어느 해 보나 전쟁 그침을
民心思漢久(민심사한구) 백성 마음에 평화 오래길
天意厭胡多(천의염호다) 하늘 뜻함도 오랑캐 싫어
遠客空憂世(원객공우세) 먼 길손 괜한 세상 걱정을
衷情不在家(충정부재가) 우러나온 뜻 집에 못 있어
誰當回泰運(수당회태운) 누가 돌릴까 태평성세로
梁甫恨無涯(량보한무애) 맡을 이 한은 끝이 없어라
1575 光海君 李琿(1575∼1608∼1623∼1641) 全州 광해군 15대 2
在圍籬中吟 울타리 둘러싸인 가운데1
本是同根何太薄 본디는 같은 뿌리 어찌 엷을까 엷을박
理宜相愛亦相哀 마땅히 서로 아껴 또한 슬퍼야
緣何脫此樊籠去 인연을 이리 벗고 갇혀 가는가 울번 대그릇롱
綠水靑山任去來 푸른 물 푸른 산은 가고 오는데 무기장
移配 이배 江都에서 濟州島로 옮겨 배를 타고 가면서 -光海君2
風吹飛雨過城頭 풍취비우과성두 바람 불어 비 날려 성 어귀 지나
瘴氣薰陰百尺樓 장기훈음백척루 축축해 후끈 습기 백 자 다락집
滄海怒濤來薄暮 창해노도래박모 큰 바다 성난 물결 어스름 밀려
碧山愁色帶淸秋 벽산수색대청추 푸른 산 시름 빛깔 맑은 가을 뗘
歸心厭見王孫草 귀심염견왕손초 돌아갈 맘 실컷 봐 왕손초 풀을
客夢頻驚帝子洲 객몽빈경제자주 길손 꿈 자주 놀라 왕 아이 섬에
故國存亡消息斷 고국존망소식단 오랜 나라 어떤지 알림 끊어져
烟波江上臥孤舟 연파강상와고주 안개 물결 강 위에 외론 배 누워
1575 養吾 斗峯 李志完(1575~1617)貞簡 驪州 두봉 이지완 1
松京南樓 송경남루 옛 서울 남쪽 누각 李志完(1575~1617)
獨鳥孤城外 독조고성외 홀로 있는 새 외딴 성 밖에 외론 새 성 밖
殘鐘古寺秋 잔종고사추 종 소리 남긴 오랜 절 가을 옛 절 종 가을
興亡千載事 흥망천재사 일어나 잃어 천년의 일이 흥망 천년 일
長嘯倚南樓 장소의남루 길게 휘파람 앞 누각 기대 누각 긴 읊음
1575 湯卿 茶山 睦大欽(1575~1638) 泗川 다산 목대흠 1
奉使如燕贈先還者 봉사여연증선환자
연경에 사신 가 앞서 돌아가는 이에게 주며 睦大欽(1575~1638)
日落盧龍塞 일락로룡새 해는 떨어져 노룡 변방에 해 져 노룡 땅
天寒右北平 천한우북평 날씨 추우니 북평 오른쪽 날 차 우북평
鄕心千萬疊 향심천만첩 고향 그린 맘 겹겹 천만 겹 고향 맘 겹겹
封寄漢陽城 봉기한양성 붙여 보내니 서울 성으로 서울로 부쳐
1577 叔薀 石谷 趙璞(1577∼?) 豊壤 석곡 조박 1
停舟訪淸隱 배를 대고 청은을 찾아
停船綠楊岸 배를 댄 강 언덕에 푸른 버들이
爲尋淸隱居 찾으려는 청은이 머물러 살아
溪雲連檻起 시내 구름 이어져 난간에 일고 우리함
野竹傍階疎 들에 대밭 곁으로 계단이 띄엄 곁방
鑿翠開苔逕 푸름 뚫고 열렸네 이끼 낀 길이 뚫을착 이끼태 소로경
硏朱點道書 주묵 갈아 찍혔네 도리 적힌 글
箇中塵不到 낱낱 속에 티끌이 닿지를 않아 낱개
孤坐意何如 홀로 앉은 뜻이란 어떠할는지
1577 子峻 溪巖 金坽(1577∼1641)文貞 光山 溪巖集 계암 김령 4
秋晴(추청) 가을의 맑음-金坽1
蓼花秋八月(료화추팔월) 여뀌꽃 피는 한가을 팔월
涼意入蟬聲(량의입선성) 설렁함 뜻해 매미소리에
雲物散虛碧(운물산허벽) 구름에 흩여 비어진 하늘
嵐光乘晩晴(람광승만청) 이내 빛 타고 늦게야 맑아
春帖(춘첩) 춘첩-金坽2
瑞色三陽動(서색삼양동) 상서론 빛깔 삼월 볕 움틀
深恩萬物知(심은만물지) 깊은 베풀음 만물은 알아
親庭祝眉壽(친정축미수) 어버이 뜰 안 오래 삶 빌어
裁帖寫新詩(재첩사신시) 서첩 만들어 새시 옮겨 써
月夜1(월야1) 달밤-金坽3
明月入我戶(명월입아호) 발그레 달이 내 방에 들어
獨坐鳴瑤琴(독좌명요금) 혼자 앉아서 거문고 울려
萬籟自寥寂(만뢰자요적) 온갖 소리에 쓸쓸이 고요 세구멍퉁소뢰
悠然中夜心(유연중야심) 아득하게도 한밤 마음이
月夜2(월야2) 달밤-金坽4
琴鳴月色靜(금명월색정) 거문고 울려 달 빛깔 고요
月白琴聲淸(월백금성청) 달이 밝아서 거문고 맑아
撫琴見明月(무금견명월) 거문고 만져 밝은 달 바래
此夜難爲情(차야난위정) 이 밤 어려워 마음 다잡기
三三日次韻(삼삼일차운) 삼삼일의 운을 빌어-金坽
悄悄暮寒起(초초모한기) 걱정에 일어 저녁 차가움 근심할초
沈沈煙景昏(침침연경혼) 자욱한 안개 볕마저 어둑
淸愁不可耐(청수불가내) 맑은 시름에 견딜 수 없이
微雨落花紛(미우락화분) 살짝 오는 비 꽃은 져 흩어
1580 伯厚 潛谷 金堉(1580∼1658)文貞 淸風 朝天日記 잠곡 김육 36
有感(유감) 느낌이 있어1
世事不堪說(세사불감설) 세상의 일 못 견뎌 말하게 되나 견딜감
心悲安可窮(심비안가궁) 마음 슬퍼 어떻게 말로 다할까
春風雙涕淚(춘풍쌍체루) 봄바람에 두 줄기 눈물이 흘러 눈물체루
獨臥萬山中(독와만산중) 혼자만 누웠으니 온 산 가운데
盆松(분송) 분재 소나무2
汝性本貞直(여성본정직) 너의 바탕 본래는 곧고 바른데
而今何屈曲(이금하굴곡) 이제 와서 어찌해 꺾여 굽었나 굽을굴곡
盛之白玉盆(성지백옥분) 가득 찬 하얀 백옥 화분에 있어 동이분
不若在深谷(불약재심곡) 같진 않아 있는 곳 깊은 골짜기
題畫3(제화3) 그림의 화제로3
靑山落日時(청산낙일시) 푸른 산에서 해떨어질 때
半天霞如綺(반천하여기) 하늘 반이나 비단 같은 놀 놀하 비단기
歸帆去若飛(귀범거약비) 돌아가는 돛 날아가듯이 돛범
滿江波浪起(만강파랑기) 강에는 가득 물결이 일어 물결파랑
瀋陽館中(심양관중) 심양의 객사에서4
物色猶冬日(물색유동일) 온갖 빛깔 오히려 겨울날인데 오히려유
年光向暮春(년광향모춘) 세월 빛은 향하니 늦은 봄철을
陰方帶殺氣(음방대살기) 그늘진 곳 띠느니 죽이는 힘에 띠대
亦能變時辰(역능변시진) 또한 하니 바꾸어 날짜 따라서 지지진
奉送白沙相公謫北靑(봉송백사상공적북청) 백사대감 귀양길에 올림
絶塞三千里(절새삼천리) 머나먼 변방으로 삼천 리 길을
先朝老大臣(선조로대신) 먼저 임금 모시던 늙은 대신이
含情不得語(함정부득어) 머금은 뜻을 차마 말을 못해서
落淚滿衣巾(낙루만의건) 흘린 눈물 가득 차 옷에 두건에
菊(국) 국화5
繞舍循除皆種菊(요사순제개종국) 집 둘러 섬돌둘레 다 국화 심어
開窓隨處可看花(개창수처가간화) 창 여니 여기저기 꽃을 볼 수가
翻嫌堆岸黃金色(번혐퇴안황금색) 왠지 싫어 언덕이 황금빛깔이
却似貪錢富貴家(각사탐전부귀가) 돈 밝힌다 할까봐 부귀가라고
觀史有感(관사유감) 역사를 살펴보고6
古史不欲觀(고사불욕관) 옛날 역사 않으니 보고 싶지가
觀之每逬淚(관지매병루) 이를 보면 번번이 눈물이 솟아 솟아날병
君子必困厄(군자필곤액) 군자들은 반드시 괴로움 입고 액액
小人多得志(소인다득지) 소인들은 많이도 뜻을 얻었다
垂成敗忽萌(수성패홀맹) 이루려다 부셔져 돌연 싹마저 싹맹
欲安危已至(욕안위이지) 안정되려 하다가 위태함 이미
從來三代下(종래삼대하) 내려오며 여태껏 삼대 아래로
不見一日治(불견일일치) 보지 못해 하루도 다스려짐을
生民亦何罪(생민역하죄) 사는 백성 이 또한 무슨 죄인가
冥漠蒼天意(명막창천의) 어두워 아득하니 푸른 하늘 뜻 어두울명
旣往尙如此(기왕상여차) 지난 일이 오히려 이와 같은데
而況當時事(이황당시사) 그러하니 하물며 오늘날 일은
思歸1(사귀1) 돌아갈 생각-金堉7
歸羨遼東鶴(귀선요동학) 돌아가니 부러워 요동땅 학이
春歸客未還(춘귀객미환) 봄 가는데 나그넨 아니 돌아가
無由出江漢(무유출강한) 이유 없이 나오니 한강 땅에서
有鏡巧催顔(유경교최안) 거울 있어 꾸며야 얼굴이라도
思歸2(사귀2) 돌아갈 생각-金堉8
舊國見何日(구국견하일) 고국 땅을 보려나 어느 날이면
危樓望北辰(위루망북진) 높은 루에 바라니 북극성 보며
昏昏阻雲水(혼혼조운수) 어둑어둑 멀기도 구름에 물에
更覺老隨人(갱각로수인) 다시 느껴 늙음이 따르는 사람
蓮塘(연당) 연꽃 못에서-金堉9
地僻人誰到(지벽인수도) 땅 외져 사람 누가 찾아 닿을까
庭空日欲斜(정공일욕사) 뜰 하늘 해는 비껴 넘어가려고
休言無好友(휴언무호우) 말을 마라 없다고 좋은 벗일랑
君子滿池花(군자만지화) 군자로 가득하니 연못 속에 꽃
題畫1(제화1) 그림의 화제로-金堉10
春江水半篙(춘강수반고) 봄 강물에 반쯤이 삿대는 잠겨 상앗대고
泊舟垂楊岸(박주수양안) 배를 대니 드리운 버들 언덕에
天外數峯靑(천외수봉청) 하늘 밖은 푸르러 몇몇 봉우리
蒼蒼蕭寺遠(창창소사원) 푸릇푸릇 쓸쓸해 절은 멀어서
題畫2(제화2) 그림의 화제로-金堉11
經床一炷香(경상일주향) 경전책상 한 줄기 향을 사르고 심지주
主人抱琴待(주인포금대) 주인은 거문고를 안고 기다려
回身駐小橋(회신주소교) 몸을 돌려 머물러 작은 다리에 머무를주
驢背心何在(려배심하재) 나귀 탄 이 마음은 어디에 두나 나귀려
題畫4(제화4) 그림의 화제로-金堉12
山巓雪正白(산전설정백) 산꼭대기 눈 쌓여 정말 하얗게 산꼭대기전
野逕雲俱黑(야경운구흑) 들판 길은 구름 껴 어둑하기만 소로경
縮頸渡溪橋(축경도계교) 움츠린 목 건너니 시내다리에 목경
堪笑騎驢客(감소기려객) 웃음참고 견디네 나귀 탄 길손 나귀려
題畫5(제화5) 그림의 화제로-金堉13
柳與花爭春(류여화쟁춘) 버들과 꽃은 봄을 다투고
春深江上宅(춘심강상댁) 봄은 깊어서 강 위로 집이
何人榜小舟(하인방소주) 어떤 사람이 작은 배 저어 매방
響動巖下石(향동암하석) 울림 일어나 바위 밑 돌에 울림향
羚角灣逢白露節(영각만봉백로절) 영각만봉 백로 절기-金堉14
白露驚寒節(백로경한절) 백로 맞으며 놀라 추운 철
舟中得氣先(주중득기선) 배 가운데서 찬 기운 먼저
遙憐天際月(요련천제월) 멀어 가여워 하늘가 달이
光細未團圓(광세미단원) 달빛 가녀려 아니 둥글어
劍水站(검수참) 검수참-金堉15
腰間三尺水(요간삼척수) 허리춤 되는 세 자 깊이 물
誰識心中事(수식심중사) 누가 알아서 마음속에 일
秣馬驛樓邊(말마역루변) 말 먹일 꼴은 역 누각 가에 꼴말
行行適萬里(행행적만리) 걸어 걸어서 만 리를 가네
釋王寺次東岳韻(석왕사차동악운) 석왕사 동악의 운으로-金堉16
尋寺雪峯山(심사설봉산) 절을 찾아서 설봉산으로
從遊有小子(종유유소자) 좇아 따르니 조그만 아이
病題僧軸詩(병제승축시) 앓으며 지어 스님 글 시로
欹側不成字(의측불성자) 옆으로 기대 글씨 못 이뤄
次白軒病鶴韻(차백헌병학운) 백헌의 병든 학-金堉17
六翮曾經剪(육핵증경전) 여섯의 깃촉 일찍이 잘려 깃촉핵 자를전
非關病不飛(비관병불비) 병듦 아니니 날지 못 함이
哀鳴月露下(애명월로하) 슬프게 울어 달 이슬 아래
孤影帶淸輝(고영대청휘) 외론 그림자 맑은 빛 띄어
次崔聖止求扇韻(차최성지구선운) 최성지가 부채를 찾아-金堉18
高臥淸江上(고와청강상) 높이 누워서 맑은 강 위에
飛書紫陌中(비서자맥중) 글을 띄우니 서울 거리로
何須憂滌暑(하수우척서) 어찌 꼭 걱정 더위 씻기를 씻을척
注目一帆風(주목일범풍) 바라보아야 돛 하나 바람
挽張修撰次周(만장수찬차주) 장차주 수찬을 슬퍼하며-金堉19
可惜張修撰(가석장수찬) 아까울 수가 장 수찬이여
瀛洲十八中(영주십팔중) 삼산 영주 섬 열여덟에서 ※三神山: 蓬萊 方丈 瀛州
何從赤松子(하종적송자) 어찌 따르려 적송자 신선
忍負白頭翁(인부백두옹) 차마 져버려 백발 늙은이
※文哉 張次周(1606~1651) 仁同 弘文館 修撰(正六品)
題寫眞小軸(제사진소축) 베껴 그린 작은 두루마리-金堉20
獨立長松下(독립장송하) 홀로 서있어 키 큰 솔 아래
烏巾鶴氅翁(오건학창옹) 오건 학창의 입은 늙은이 새털창
風塵多少恨(풍진다소한) 바람 티끌에 얼마나 한이
不與畫相同(불여화상동) 주어짐 아니 그림 같지가
晩香亭次松江韻1(만향정차송강운1) 만향정 송강의 운으로-金堉21
平生獨往心(평생독왕심) 한 삶을 살며 혼자 둔 마음
棲息空山裏(서식공산리) 깃들어 쉬며 빈 산 속에서
采采黃金花(채채황금화) 따고 땄으니 황금의 꽃을
吾從陶處士(오종도처사) 우리 따르리 도연명 처사
晩香亭次松江韻2(만향정차송강운2) 만향정 송강의 운으로-金堉22
我愛籬下黃(아애리하황) 나는 아끼니 울 밑에 국화
花之隱逸者(화지은일자) 꽃으로 보면 숨어 사는 이
鮮鮮保歲寒(선선보세한) 선뜻 선뜻해 해 도와 추워
不怕嚴霜夜(불파엄상야) 아니 두려움 된서리 밤이 두려워할파
晩香亭次松江韻3(만향정차송강운3) 만향정 송강의 운으로-金堉23
靑春三月時(청춘삼월시) 푸른 봄 청춘 삼월이던 때
不貴花如海(불귀화여해) 아니 귀하니 바다 같은 꽃
愛此風霜中(애차풍상중) 이들을 아껴 바람서리 속
馨香未曾改(형향미증개) 내뿜는 향내 일찍 안 고쳐
角山寺(각산사) 각산사-金堉24
再入中原路(재입중원로) 다시 드느니 중원에 길을
今年辨壯遊(금년변장유) 올해 하게 돼 멀리도 가야
居僧指海外(거승지해외) 머무는 스님 손짓 바다 밖
微露泰山頭(미로태산두) 살짝 드러나 태산 꼭대기
三叉河(삼차하) 세 갈래 강물-金堉25
茫茫廣野中(망망광야중) 아득히 넓은 들판 가운데
一帶三河水(일대삼하수) 한 줄기 흘러 삼차하 물로
呼船宜急渡(호선의급도) 배를 불러야 마땅 훅 건너
薄暮風多起(박모풍다기) 엷게 저물어 바람 꽤 일어
瑞興遇雪(서흥우설) 서기 일어 눈을 만나-金堉26
立夏時將近(입하시장근) 여름 서는 때 오려하는데
如何雨雪霏(여하우설비) 어찌하여서 비에 눈 펄펄
衰年眼已暗(쇠년안이암) 늙은 나이에 눈 이미 어둑
錯認落花飛(착인락화비) 잘못 알았네 지는 꽃 날려
蔥秀山(총수산) 총수산-金堉27
華館層巖下(화관층암하) 멋있는 객관 층 바위 아래
門開綠水濱(문개록수빈) 문이 열려서 푸른 물가에 물가빈
山川如有識(산천여유식) 산과 시내가 알아준다면
應笑我行頻(응소아행빈) 맞아 웃으리 내 다님 잦아
次吳汝完韻(차오여완운) 오여완의 운으로-金堉28
萬里幽燕路(만리유연로) 만 리 아득히 연나라 길을
何曾一日閑(하증일일한) 어찌 일찍이 하루라 느긋
堦邊數叢菊(계변수총국) 섬돌 곁 몇몇 국화 꽃떨기
倚柱暫怡顔(의주잠이안) 기둥에 기대 잠시 기쁜 낯
醉宿高陽示諸兒(취숙고양시제아) 취해 묵어 고양에 여러 아이 보이며-金堉29
酒困今何甚(주곤금하심) 술 괴롬 오늘 어찌 지나쳐
高陽恨舊徒(고양한구도) 고양 땅에서 옛 무리 탓해
兒孫同此宿(아손동차숙) 아이들 함께 이곳 묵으며
垂誡在提壺(수계재제호) 살펴 삼가라 술병 잡고서
聞雁(문안) 기러기소리 들어-金堉30
北地三春暮(북지삼춘모) 북녘 땅에는 세 봄 저물어
行人恨未迴(행인한미회) 나그네 설움 아니 돌아가
飛鳴雲裡鴈(비명운리안) 날면서 울어 구름 속 기럭
何事此中來(하사차중래) 무슨 일 있어 여기 맞춰 와
送白軒向關中(송백헌향관중) 백헌향관중 보내며-金堉31
塞馬焉知福(새마언지복) 새옹지마라 어찌 복 알아
兄先我著鞭(형선아저편) 형님이 앞서 난 채찍 잡아
蓬壺春酒熟(봉호춘주숙) 봉래산에는 봄 술이 익어 ※三神山=三壺
應作醉中仙(응작취중선) 맞아서 되니 취하면 신선
慧音嶺(혜음령) 혜음령-金堉32
北眺天磨壯(북조천마장) 북쪽 바라봐 천마산 불쑥 바라볼조
南瞻三角雄(남첨삼각웅) 남쪽 쳐다봐 삼각산 우뚝 볼첨
披襟一嶺上(피금일령상) 옷깃을 풀어 한 고개 올라 나눌피
快意兩都中(쾌의량도중) 뜻함 시원해 두 서울 사이
與湖南伯具景輝結船羅市津(여호남백구경휘결선라시진) 호남 관찰사와 함께-金堉33
白玉雙湖節(백옥쌍호절) 흰 옥의 부절 두 호남 감사 符節 監司
黃金一榜人(황금일방인) 누런 금방에 같이 오른 이 金榜
誰云不同道(수운불동도) 누가 일러서 아니 같은 길
擊楫共遊巡(격즙공유순) 노를 두드려 함께 뱃놀이 돌순
寄金承旨道源(기김승지도원) 김도원 승지에게-金堉34
禁苑風鳴樹(금원풍명수) 비원에 바람 나무를 울려 ※秘苑 御苑
銀臺雪打窓(은대설타창) 은대에 눈이 창문을 때려 ※銀臺=承政院
懷君屬此夜(회군속차야) 임금 그리니 이런 밤이면
不寢對寒釭(불침대한강) 잠을 못 이뤄 찬 등잔 마주 등잔강
題毛序班山水圖(제모서반산수도) 모서반 산수 그림에-金堉35
虎頭去已久(호두거이구) 범 머리 잃어 이미 오래돼 ※虎皮
龍眠亦已朽(룡면역이후) 용 죽어 또한 이미 썩어져 ※永眠
誰知千載餘(수지천재여) 누가 알아서 천 년 너머를
復見丹靑手(부견단청수) 다시 볼 건지 꾸민 솜씨를
羸羌(이강) 이강-金堉36
帝旁有小鬼(제방유소귀) 하느님 곁에 작은 귀신이
其名曰羸羌(기명왈리강) 그 이름 일러 이강이라나 여윌리
瘦削銳如針(수삭예여침) 말라서 깎여 날카론 바늘 파리할수 깎을삭
形體細而長(형체세이장) 몸 꼬락서니 가늘어 길어
元宵乘暗黑(원소승암흑) 설날 밤이면 어둠을 타고
被髮褰衣裳(피발건의상) 머리를 풀어 옷소매 걷어 출건
飄然自天下(표연자천하) 휘몰아 돌아 하늘서 내려
志氣何揚揚(지기하양양) 뜻한 기운은 어찌 드날려
風雲爲駕馭(풍운위가어) 바람구름에 수레 몰게 해
日月喜無光(일월희무광) 햇빛달빛이 안 빛나 기뻐
周行遍人寰(주행편인환) 돌아다니니 사람 땅 두루
無處不方洋(무처불방양) 어디도 없어 아니 닿는 곳
尙排九重門(상배구중문) 오히려 밀쳐 아홉 겹 문을 밀칠배
何有數仞墻(하유수인장) 어찌 있으랴 몇 길 높은 담
乘陵富豪宅(승릉부호댁) 타고 넘으니 큰 부잣집을
踐踏貧賤鄕(천답빈천향) 밟아 디디니 가난한 마을
潛伺主人睡(잠사주인수) 몰래 엿보니 임자 잠들기 엿볼사
竊履施禍殃(절리시화앙) 신발 훔치고 재앙 베풀어 훔칠절
家家盡疑懼(가가진의구) 집집이 다들 헤맴 두려움
閉戶深自藏(폐호심자장) 문 닫아걸어 깊이도 감춰
兒童不敢出(아동불감출) 아이 함부로 나가질 못해
婦女相驚惶(부녀상경황) 아낙네 서로 두려워 떨어 두려워할황
頗專造化權(파전조화권) 자못 오롯이 힘 뻗침 지어
能執生死網(능집생사망) 지닐 수 있어 삶 죽음 그물
流傳自古昔(류전자고석) 흘러 알려져 오랜 예부터
此語誠荒唐(차어성황당) 이런 말이란 참 엉망진창
人生有定分(인생유정분) 사람살이에 놓인 갈림이
大命懸穹蒼(대명현궁창) 커다란 할 일 저 하늘 걸려 하늘궁
么一麽妖魅(요일마요매) 하찮은 한낱 요물 도깨비 작을요 잘마 도깨비매
雖毒焉能傷(수독언능상) 비록 독으로 어찌 다치랴
又況上帝明(우황상제명) 또한 하물며 하느님 밝아
照臨下土方(조림하토방) 비추어내려 아래 땅 온데
百神守其位(백신수기위) 온갖 신들이 그 자리 지켜
星辰耀精芒(성신요정망) 별들은 빛나 알알이 끝에 까끄라기망
其容此怪鬼(기용차괴귀) 그 모습 이리 야릇한 귀신
妄使氣勢張(망사기세장) 멋대로 부려 기세를 펼쳐
但念天道遠(단념천도원) 다만 걱정해 하늘 도 멀어
難以寸心量(난이촌심량) 못내 헤아려 한 조각 마음
邪固害於正(사고해어정) 어긋남 굳어 바름을 해쳐
理或反其常(리혹반기상) 도리 어쩌면 늘 함 뒤엎어
茫茫廣莫中(망망광막중) 까마득하여 넓은 하늘 속
得無妖氣昌(득무요기창) 얻음이 없어 요기가 설쳐
沈思百感生(침사백감생) 빠져 생각해 온갖 느낌 나
恐亦非孟浪(공역비맹랑) 아마도 아니 함부로 나대
安得倚天劒(안득의천검) 어찌 얻어서 의천검 칼을 ※倚天劍 屠龍刀
決雲刳其腸(결운고기장) 구름을 뚫고 그 배 가를까 가를고
1584 汝固 澤堂 李植(1584∼1647)文靖 德水 澤堂集 택당 이식 5
詠新燕 새로 온 제비1
萬事悠悠一笑揮 모든 일 멀찌감치 한번 웃음에 멀유 휘두를휘
草堂春雨掩松扉 초당에 봄비 와서 솔문을 닫네 가릴엄 문짝비
生憎簾外新歸燕 이는 미움 발 바깥 새로 온 제비 미워할증 발렴
似向閒人說是非 느긋한 이 보고서 따지듯 하네 같을사
漫成 만성 내킨 대로 이뤄 李植(1584~1647)2
卽事羞前事 즉사수전사 일에 닥쳐선 앞일 부끄러 부끄런 앞일
今年悔往年 금년회왕년 올해 뉘우쳐 지나간 해를 올해 뉘우쳐
無端岐路上 무단기로상 갈피 못 잡아 갈림길에서 어째 갈림길
歲月幾推遷 세월기추천 해와 달 흘러 얼마나 옮겨 해달 몇 옮겨
訪李士以不遇 방이사이불우 이 선비 찾아 못 만나 李植(1584~1647)3
主人遊未返 주인유미반 임자 놀러가 아니 돌아와 임자 놀러가
柴門寂無語 시문적무어 사립문 고요 아무 말 없어 사립문 고요
潭中有雲影 담중유운영 못 속에 있는 구름 그림자 못에 구름 가
知我閑來去 지아한래거 날 알아 느긋 왔다갔거니 나도 왔다 가
野酌 야작 들판의 술자리 李植(1584~1647)4
攜酒松林下 휴주송림하 술을 들고서 솔 숲 아래로 술 껴 솔숲에
松風吹酒缸 송풍취주항 솔바람 불어 술항아리에 솔바람 불어
酒行人亦起 주행인역기 술이 떨어져 사람 떠나가 술 벼 사람 떠
孤月墮前江 고월타전강 외론 달마저 강 앞에 지지 달도 강에 져
除夜 제야 제야 李植(1584~1647)5
去年猶是人 거년유시인 지난해 같이 마치 이 사람 지난해 이 이
今年猶是人 금년유시인 올해도 마치 같은 이 사람 올해 같은 이
明年是明日 명년시명일 이듬해라야 바로 이튿날 내년이 내일
莫作每年身 막작매년신 짓지 말아야 해마다 인 몸 해마다 몸 마
1585 直夫 白江 李敬輿(1585∼1657)文貞 全州 白江集 백강 이경여 1
謫路過愼伯擧 귀양길에 백거의 집을 지나며 ※愼天翊(1592∼1661)1
千里江南處處花 천 리길 강남에는 곳곳에 꽃이
獨憐梅影照孤槎 홀로 핀 매화꽃이 외론 배 비춰 나무벨사
今來月出山前路 이제 오니 달뜨는 산기슭 길이
羞過西湖處士家 부끄럼 서호 지나 머문 선비 집 바칠수
1586 子謙 遲川 崔鳴吉(1586∼1647)文忠 全州 遲川集 지천 최명길 主和論 3
在瀋獄和金淸陰韻 심양 옥에서 청음 김상헌의 운으로 즙심1
靜處觀群動 뭇 움직임 살피니 고요한데서
眞成爛漫歸 참된 이룸 뚜렷이 돌아감이라 문드러질란 질펀할만
湯氷俱是水 끓는 물도 얼음도 모두 물이며 함께구
裘褐莫非衣 베옷이나 가죽옷 옷 아님 없어 갖옷구 베옷갈
事或隨時別 일은 혹 때에 따라 다르다지만
心寧與道違 마음 어찌 도리에 어긋나리오
君能悟斯理 그대 능히 이 이치 깨쳤을 테니 이사
語黙各天機 말없이 따로 하세 하늘기틀을 틀기
七峰巖(칠봉암) 칠봉암-崔鳴吉2
小滿前江鏡面平(소만전강경면평) 소만이라 앞 강물 거울 낯 반반 ※節氣 5월21일경
岸風微動錦紋成(안풍미동금문성) 언덕바람 살랑여 비단결 이뤄
渺茫何處耽羅島(묘망하처탐라도) 아득하여 어느 곳 탐라 섬인지
雲掩南天一髮靑(운엄남천일발청) 구름에 남쪽하늘 털 하나 푸름
在瀋獄和金淸陰韻(재심옥화금청음운) 심양 옥에서 청음 김상헌의 운에-崔鳴吉3
靜處觀群動(정처관군동) 뭇 움직임 살피니 고요한데서
眞成爛漫歸(진성란만귀) 참된 이룸 뚜렷이 돌아감이라
湯氷俱是水(탕빙구시수) 끓는 물도 얼음도 모두 물이며
裘褐莫非衣(구갈막비의) 베옷이나 가죽옷 옷 아님 없어
事或隨時別(사혹수시별) 일 어쩜 때에 따라 다르다지만
心寧與道違(심녕여도위) 마음 어찌 도리에 어긋나리오
君能惜斯理(군능석사리) 그대 하기 이 이치 아낀다하면
語黙各天機(어묵각천기) 말 않고 따로 하세 하늘기틀을
1586 英叔 龜谷 崔奇男(1586~1619) 川寧 구곡 최기남 2
怨詞 원사 원망의 노래 崔奇男(1586~1619)1
妾有菱花鏡 첩유릉화경 제게 있으니 마름꽃 거울 제게 꽃 거울
憶君初贈時 억군초증시 그대 생각해 처음 주실 때 주실 때 생각
君歸鏡空在 군귀경공재 그대 돌아가 거울만 남아 그대 가버려
不復照蛾眉 불부조아미 다신 안 비춰 고운 눈썹을 다신 안 비춰
奩體 렴체 사랑노래 崔奇男(1586~1619)2
婀娜綺窗柳 아나기창류 너울대 버들 비단 창가에 버들 너울대
昔時郞自栽 석시랑자재 지난 날 님이 손수 심으셔 접때 님 심어
柳帶已堪結 유대이감결 버들 띠 둘러 이미 맬만해 버들 띠 길어
長年郞不廻 장년랑불회 오랜 해 님은 아니 돌아와 오래 님 안 와
1587 約而 孤山 尹善道(1587∼1671)忠憲 海南 孤山遺稿 고산 윤선도 3
對月思親1(대월사친1) 달을 보며 어버이 생각-尹善道1
雨退雲消月色新(우퇴운소월색신) 비 물려 구름 걷혀 달빛 새로워
靑天萬里淨無塵(청천만리정무진) 푸른 하늘 만 리가 티 없이 깨끗
遙地此夜高堂上(요지차야고당상) 멀리 땅에 이 밤에 어버이 뜨니
坐對兒孫說遠人(좌대아손설원인) 마주 앉은 아이들 먼 사람 얘기
對月思親2(대월사친2) 달을 보며 어버이 생각-尹善道2
楸城明月擧頭看(추성명월거두간) 고향마을 밝은 달 고개 들어 봐
月照東湖也一般(월조동호야일반) 달 비친 동녘 호수 또한 한 가지
姮娥若許掀簾語(항아약허흔렴어) 항아가 받아주면 발 치켜 말해
欲問高堂宿食安(욕문고당숙식안) 물어보련 어버이 안녕하신지
偶吟(우음) 우음 ※1645년(59세) 해남 현산면 금쇄동-尹善道3
金鎖洞中花正開(금쇄동중화정개) 금쇄동 가운데는 꽃이 막 피어
水晶巖下水如雷(수정암하수여뢰) 수정 바위 아래엔 물소리 우레
幽人誰謂身無事(유인수위신무사) 그윽한 이 뉘 일러 일이 없다나
竹杖摩鞋日往來(죽장마혜일왕래) 대지팡이 짚신에 날로 오고가
1587 持國 谿谷 張維(1587∼1638)文忠 德水 谿谷集 谿谷漫筆 계곡 장유 38
睡罷(수파) 잠이 깨어-張維1
睡罷藜床穩(수파려상온) 잠을 깨니 명아주 평상 편안해
微風五月涼(미풍오월량) 산들바람 오월을 서늘하게 해
笑他堂上燕(소타당상연) 그들을 비웃으니 당마루 제비
來去爲誰忙(래거위수망) 오고감 누굴 위해 바쁘기도 해
對影戲題(대영희제) 그림자 마주해 놀려 지으니-張維2
此物非他物(차물비타물) 이러한 물건 딴 것이 아냐
相看等是空(상간등시공) 서로 바라봐 같기 이 멍함
惟應百年內(유응백년내) 맞닥뜨려야 백 년 안이며
出處與君同(출처여군동) 나선 곳이야 그대 함께 라
絶句(절구) 절구-張維3
雁度遙空晚(안도요공만) 기러기 가는 먼 하늘 늦어
潮生極浦風(조생극포풍) 물 밀려오는 끝 갯가 바람
漁村多白屋(어촌다백옥) 고기 잡는 말(마을) 많은 하얀 집
一半夕陽中(일반석양중) 반쯤이나마 저녁볕 속에
對酒(대주) 술을 마주해-張維4
花好正堪愛(화호정감애) 꽃이 좋아서 참 아낄만해
顚風妬却吹(전풍투각취) 바람 불어쳐 시샘 되레 해
芳辰容易過(방신용이과) 꽃다운 날은 쉽게도 지나
對酒不須辭(대주불수사) 술을 앞에 둬 마다치 않아
客夜聞溪聲(객야문계성) 나그네 밤에 시내소리 들어-張維5
溪水流不盡(계수류부진) 시냇물 흘러 다함이 없이 無盡
客行何日還(객행하일환) 나그네 갈길 언제 돌아가
那堪孤枕上(나감고침상) 어찌 견뎌야 외론 베개 위
夜夜聽潺湲(야야청잔원) 밤마다 들어 졸졸 물소리 물흐를원 물흐르는소리잔
寄子謙雲谷幽居1(기자겸운곡유거1) 자겸 최명길의 운곡 유거에 부쳐-張維6
故人隱山中(고인은산중) 오랜 벗 숨어 산속 가운데
地偏心更遠(지편심갱원) 땅이 외지니 마음 더 멀어
欲往從之遊(욕왕종지유) 가고도 싶어 따라가 놀아
天寒歲年晚(천한세년만) 날씨 차가워 해도 저물어
※子謙 遲川 崔鳴吉(1586∼1647)
寄子謙雲谷幽居2(기자겸운곡유거2) 자겸 최명길의 운곡 유거에 부쳐-張維7
雲谷去長安(운곡거장안) 운곡 떨어져 서울로부터
不能百里遠(불능백리원) 되지도 않아 일백 리 거리
抱疾滯城郭(포질체성곽) 병을 안고서 성 둘러 막혀
佳期坐晼晚(가기좌원만) 좋은 때 앉아 해져 저물어 해질원
鄭下叔江閣(정하숙강각) 정하숙의 강가 정자-張維8
高閣憑風迥(고각빙풍형) 높다란 집이 먼 바람 기대
登臨剩得秋(등림잉득추) 올라 이르니 가을이 넘쳐
江湖多勝事(강호다승사) 강에 호수에 빼난 일 많아
來往摠風流(내왕총풍류) 오고감 모두 바람 흘러서
留別敦詩(유별돈시) 돈시 이시백과 머물다 헤어지며-張維9
同來不同去(동래부동거) 함께 왔다가 함께 못 가니
奈此歲暮何(내차세모하) 어찌 이렇게 해 저묾 어찌
出門問歸路(출문문귀로) 문 나서 물어 돌아가는 길
長河氷雪多(장하빙설다) 기다란 강에 얼음 눈 많아
※敦詩 釣巖 李時白(1581∼1660)忠翼 延安
題長城客館(제장성객관) 장성 객관에-張維10
暮角聲初歇(모각성초헐) 저녁 뿔피리 소리 막 그쳐
天涯隻影遙(천애척영요) 하늘 끝 외론 그림자 멀어
知心有短燭(지심유단촉) 마음 아느니 짧은 촛불로
相伴度殘宵(상반도잔소) 서로 짝하며 남은 밤 지새
被酒夜行(피주야행) 술에 취하여 밤을 걸으며-張維11
夜深行草逕(야심행초경) 밤 깊어 걸어 풀밭 좁은 길
星斗光離離(성두광리리) 별 자루 빛나 아른아른해 ※北斗七星
山鬼不敢近(산귀불감근) 산도깨비도 함부로 못 와
大醉吟新詩(대취음신시) 크게 취하니 새론 시 읊어
醉題金子長家壁上1(취제김자장가벽상1) 취하여 김자장 집 벽에 쓰다-張維12
極浦歸潮急(극포귀조급) 갯가 끝 밀물 돌아옴 빨라
寒天落日低(한천락일저) 추운 하늘에 지는 해 낮아
三杯故人酒(삼배고인주) 석잔 술이면 오랜 벗 나눠
不覺醉如泥(불각취여니) 아니 깨어나 취해 박힌 듯 진흙니
醉題金子長家壁上2(취제김자장가벽상2) 취하여 김자장 집 벽에 쓰다-張維13
禮豈因吾設(예기인오설) 예절이 어찌 우리 땜에 나
平生愛此言(평생애차언) 한 삶을 살아 이 말을 아껴
樽前無主客(준전무주객) 술통 앞에서 손 임자 없어
醉裏到羲軒(취리도희헌) 술에 취한 채 희헌에 닿아
小言(소언) 조그마함을 말하니-張維14
秋毫之末奠山河(추호지말전산하) 가을터럭 털끝에 산과 강 차려 제사지낼전
微塵之內分疆域(미진지내분강역) 작은 티끌 안에다 땅 갈라 나눠
蔽虧六合蟭螟翅(폐휴육합초명시) 덮어 가린 온 누리 날벌레 날개 마디충명
幅負萬里蠻觸國(폭부만리만촉국) 짊어지니 만리 땅 달팽이나라 ※蠻觸之爭
珍島碧波亭(진도벽파정) 진도 벽파정-張維15
天邊日脚射滄溟(천변일각사창명) 하늘가에 햇발 서 바다 내리쫴
雲際遙分島嶼靑(운제요분도서청) 구름사이 먼 나뉨 섬들로 푸릇
閶闔風聲晩來急(창합풍성만래급) 하늘 문 바람소리 늦어 빨라져 천문창
浪花飜倒碧波亭(랑화번도벽파정) 물결 꽃 철썩 엎어 벽파정 정자
焚香(분향) 향을 사르며-張維16
淸夜坐焚香(청야좌분향) 맑은 밤 앉아 향을 사르니
香煙裊裊起(향연뇨뇨기) 향 연기 일어 아른 아른대
火盡煙則滅(화진연즉멸) 불이 다하니 연기 꺼져가
煙滅香不死(연멸향불사) 연기 사라져 향 아니 죽어
只是看不見(지시간불견) 다만 바라봐 아니 보일 뿐
定在虛空裏(정재허공리) 놓여 있으니 빈 하늘 속에
何緣問香嚴(하연문향엄) 어찌 맺히어 향 엄함 물어
證得圓通理(증득원통리) 깨달아 얻어 둘러 꿴 이치
漫興1(만흥1) 흥이 넘쳐-張維17
朝起懶盥櫛(조기나관즐) 아침에 깨니 씻고 빗겨야
散步眺原野(산보조원야) 거닐어 다녀 벌판들녘 봐
濛濛水氣浮(몽몽수기부) 자욱 자욱이 물안개 피어
冉冉山雲惹(염염산운야) 몽실 몽실해 산 구름 일어
家鄕阻音書(가향조음서) 집 마을 멀어 소리 글 멀어
節序過秋社(절서과추사) 철 지남 따라 가을일 지나
賦詩渾漫興(부시혼만흥) 지은 시 모두 흥이 넘쳐서
不敢論風雅(불감론풍아) 어째 못 따져 풍류 멋들어
漫興2(만흥2) 흥이 넘쳐-張維18
靑靑墻底菊(청청장저국) 푸릇푸릇해 담 아래 국화
託根眞失所(탁근진실소) 뿌리 붙이니 참됨 잃을 곳
芳心困風霜(방심곤풍상) 꽃망울 괴롬 바람서리에
翳翳雜塵土(예예잡진토) 가리어 가려 티끌 흙 섞여
故園手栽遍(고원수재편) 옛 동산 심어 손수 제대로
而今長幾許(이금장기허) 그리고 이제 자라남 얼마
歸期趁重陽(귀기진중양) 돌아갈 때면 중양절 될까
濁醪還對汝(탁료환대여) 흐린 막걸리 다시 널 맞아
秋夜(추야) 가을밤-張維19
悠悠去京國(유유거경국) 아득히 멀리 서울을 떠나
欝欝客湖左(울울객호좌) 우거져 막혀 호남 나그네
蒯緱彈自歌(괴구탄자가) 새끼감은 칼 쥐고 노래해 황모괴 칼자루감을구
籜冠欹欲墮(탁관의욕타) 대 껍데기 갓 기웃 떨치려 대꺼풀탁
旅食足酸辛(려식족산신) 나그네 먹기 시고도 매워
索居長慵惰(색거장용타) 찾아 머물러 오랜 게으름
秋夜坐觀書(추야좌관서) 가을밤 앉아 책을 보느니
寒虫撲燈火(한충박등화) 차가운 벌레 등불 대들어
歸田漫賦1(귀전만부1) 시골에 돌아와서-張維20
丈夫有詘信(장부유굴신) 사나이 있어 굽힘 믿음이 굽힐굴
不遇無不爲(불우무불위) 못 만나 없어 아니한 것이
沮溺與龐公(저닉여방공) 장저 걸닉에 방덕공 함께
避世皆我師(피세개아사) 세상 벗으니 모두 내 스승
譴廢久家食(견폐구가식) 꾸짖어 관둬 집 밥에 오래 꾸짖을견
十口恒啼飢(십구항제기) 열 식구에 늘 울어 굶주려
歸田不可緩(귀전불가완) 시골 돌아감 늦추지 못해
須趁耕耘時(수진경운시) 모쪼록 좇아 갈고 김맬 때
歸田漫賦2(귀전만부2) 시골에 돌아와서-張維21
舊業海山間(구업해산간) 예부터 한 일 바다 산 사이
瘠土歲多凶(척토세다흉) 메마른 흙에 많은 해 흉년
終年勤四體(종년근사체) 해 다해 힘써 온 몸을 다 써
未足還租庸(미족환조용) 아니 넉넉해 세금마저도
荒堰久不治(황언구불치) 거친 방죽을 오래 손 안 봐
苦被濤頭衝(고피도두충) 괴론 큰 물결 앞을 부딪쳐
學稼術未精(학가술미정) 심기 배워도 할 줄 잘 몰라
便欲師老農(편욕사로농) 스승 삼아야 늙어온 농부
歸田漫賦3(귀전만부3) 시골에 돌아와서-張維22
下田多近海(하전다근해) 낮은 땅 얼추 바다 가까이
高田多在山(고전다재산) 높은 땅 다들 산에 있어서
今年苦春旱(금년고춘한) 올해 괴로움 봄철 가뭄에
耕種皆頗艱(경종개파간) 갈고 심기 다 자못 힘들어
朝出課僮僕(조출과동복) 아침에 나서 머슴에 시켜
日暮聊獨還(일모료독환) 해가 저물어 혼자 돌아와
食力良已勞(식력량이로) 먹기 잘하기 이미 지쳐서
但喜無厚顔(단희무후안) 다만 기쁘기 두껀 낯없어 ※厚顔無恥
歸田漫賦4(귀전만부4) 시골에 돌아와서-張維23
種稻苦無水(종도고무수) 나락 심자니 괴롬 물 없어
鑿渠引山澗(착거인산간) 도랑 파고서 산골 물 끌어
澗淺水易涸(간천수이학) 골짝 물 얕아 물 쉽게 말라 물마를학
農夫最所患(농부최소환) 농부들 가장 걱정하는바
饑歲食糠籺(기세식강흘) 주리는 해는 겨죽을 먹고 무거리흘
短褌不至骭(단곤부지한) 짧은 잠방이 정강이 못 대 잠방이곤 정강이뼈한
四民農最苦(사민농최고) 사민에 농민 가장 고달파 ※士農工商
不如學巧宦(불여학교환) 아니 같으니 배운 벼슬길 벼슬환
歸田漫賦5(귀전만부5) 시골에 돌아와서-張維24
耕田南山側(경전남산측) 밭을 일구니 앞산 모퉁이
結廬北山曲(결려북산곡) 오두막 엮어 뒷산 구비에
朝出到壠上(조출도롱상) 아침엔 나서 언덕 위 올라
暮歸理書策(모귀리서책) 저물어 와선 서책에 묻혀 埋
旁人笑我勤(방인소아근) 곁 한 사람들 내 힘써 웃어
我自以爲樂(아자이위락) 나는 스스로 즐겁게 여겨
始知請學稼(시지청학가) 비로소 알아 농사 배우려
猶勝問干祿(유승문간록) 오히려 나아 록 찾기보다
歸田漫賦6(귀전만부6) 시골에 돌아와서-張維25
煌煌靑瑣闥(황황청쇄달) 빛나 번쩍여 푸른 대궐 문 문달
賤迹昔曾涴(천적석증완) 이 몸도 옛날 일찍 나들어 물굽이쳐흐를완
踰分果招災(유분과초재) 분에 지나쳐 재앙을 불러 넘을유
廢絀職此坐(폐출직차좌) 관둬 물리쳐 맡은 이 자리 물리칠출
明農聖亦云(명농성역운) 농사 밝히니 성인도 말해
在我計非左(재아계비좌) 내게 있어서 꾀함 안 도와
力作纔足養(력작재족양) 힘써 일 겨우 기를 만큼이
閉戶長高臥(폐호장고와) 문 닫고 오래 높이도 누워
歸田漫賦7(귀전만부7) 시골에 돌아와서-張維26
人心如日月(인심여일월) 사람 마음은 해와 달 같아
本來皆淸淨(본래개청정) 본디 오면서 다 맑고 깨끗
利欲多蔽晦(리욕다폐회) 이끗 하려다 가려짐 많아
紛紛事趨競(분분사추경) 어지럽힌 일 다투어 쫓아
農夫雖作苦(농부수작고) 농부는 비록 괴로움 지어
却不枉天性(각불왕천성) 되레 안 굽혀 타고난 바탕
君看脅肩子(군간협견자) 그대 보았소 으르는 어깨
夏畦未爲病(하휴미위병) 여름 밭두둑 아니 앓게 해
歸田漫賦8(귀전만부8) 시골에 돌아와서-張維27
權利互傾奪(권리호경탈) 힘 쥐어 이끗 서로 뺏으려
富貴足吝悔(부귀족린회) 부귀는 퍽도 아껴 뉘우쳐
鹿門傲諸侯(녹문오제후) 녹문 거들먹 제후에게도
遺後無危殆(유후무위태) 남긴 후손에 아슬함 없어
我有數頃田(아유수경전) 내게 있으니 몇 이랑 밭이
力耕可無餒(력경가무뇌) 힘써 갈아서 굶지는 않아 주릴뇌
爲農以沒世(위농이몰세) 농사지으며 세상 다하니
何必浮于海(하필부우해) 어찌 꼭 띄워 바다에 나가
歸田漫賦9(귀전만부9) 시골에 돌아와서-張維28
今朝天欲雨(금조천욕우) 오늘 아침엔 날이 비 오려
起視西北雲(기시서배운) 일어나 바래 서북쪽 구름
田家悶久旱(전가민구한) 농삿집 애타 오랜 가뭄에
瞻卬徒自勤(첨앙도자근) 올려 쳐다봐 힘들여 맹탕
汚邪已生塵(오사이생진) 더럽혀 어긋 이미 먼지나
況復原與墳(황복원여분) 하물며 돌려 들판에 무덤
閟澤瘁下民(비택췌하민) 베풂이 닫혀 백성 병듦에 문닫을비 병들췌
欲訴天肯聞(욕소천긍문) 외쳐 알리려 하늘이 듣게
歸田漫賦10(귀전만부10) 시골에 돌아와서-張維29
作官欲行道(작관욕행도) 벼슬 지어서 도 행하려다
失意因歸田(실의인귀전) 뜻을 잃고서 시골 오게 돼
始計良已謬(시계량이류) 처음 꾀함은 참 이미 잘못
晚途聊自全(만도료자전) 늦게 오른 길 스스로 오롯
勤勞畎畝間(근로견무간) 힘써 일하니 밭도랑 사이 밭도랑견
游戱桑麻邊(유희상마변) 놀며 즐기니 뽕밭 삼밭 곁
豈敢求贏餘(기감구영여) 어찌 함부로 이끗 남기랴 이가남을영
願給粥與饘(원급죽여전) 먹게 됨 바래 죽이나마나 죽전
遣興1(견흥1) 흥이 달아나-張維30
大風西北來(대풍서배내) 거센 바람이 서북쪽서 와
吹我茆茨屋(취아묘자옥) 내게로 불어 띠로 이은 집 순채묘 가시나무자
雲煙相澒洞(운연상홍동) 구름에 안개 끼리 흐르고 수은홍
溟海互翻覆(명해호번복) 아득한 바다 서로 뒤엎어
皇天意難測(황천의난측) 하느님 뜻은 알 기 어려워
屛翳誰能戮(병예수능륙) 바람귀신을 뉘 잡아 죽여
擁被不敢睡(옹피부감수) 이불을 안고 어째 잠 못 자
牕櫳撲沙礫(창롱박사력) 창 우리 때려 모래자갈로 우리롱 칠박 조약돌력
遣興2(견흥2) 흥이 달아나-張維31
治世急賢材(치세급현재) 세상 다스림 얼른 어진이
士不守丘園(사불수구원) 선비 안 지켜 시골 언덕 뜰
紛紛九衢內(분분구구내) 어지럽히니 온 거리 안을
日夕爭馳奔(일석쟁치분) 낮이나 밤을 다퉈 치달려
功名須及時(공명수급시) 공 이룬 이름 꼭 때를 타야
要路多攀援(요로다반원) 바랄만한 길 많은 손 걸침
惟有玄晏子(유유현안자) 오직 현안자 황보밀 있어
臥病長掩門(와병장엄문) 아프다 누워 오래 문 닫아
寶劍(보검) 보검-張維32
寶劍光烱烱(보검광형형) 보배로운 칼 빛나니 번쩍
出自歐冶手(출자구야수) 지어져 나와 구야자 솜씨
入水作蛟龍(입수작교룡) 물에 들어선 교룡이 되고
埋獄衝牛斗(매옥충우두) 땅에 묻혀선 두우별 찔러
未試天外倚(미시천외의) 아니 해봐도 세상 밖 기대
空聞匣中吼(공문갑중후) 괜히 들으니 궤 속에 울음
持贈傅介子(지증부개자) 지녀 보내니 부개자에게
願取戎王首(원취융왕수) 바램 얻으려 융땅 왕 머리 首級
送人還鄕(송인환향) 고향 가는 사람을 보내며-張維33
窮途莫問是和非(궁도막문시화비) 막혀 빠짐 묻지 마 옳니 그르니
好脫靑衿得得歸(호탈청금득득귀) 좋아 벗어 벼슬을 돌아감 얻어
蘿逕少人添鳥迹(라경소인첨조적) 넝쿨 길 사람 적어 새발자국 나
草堂經雨長龜衣(초당경우장구의) 초가집 비가 지나 버섯이 자라
山童掃榻迎門巷(산동소탑영문항) 산 아이 자리 쓸어 맞이한 골목
野老携書候石磯(야로휴서후석기) 늙은이 책을 끼고 바랜 낚시터
却想還家饒喜色(각상환가요희색) 생각 않고 돌아와 기쁜 빛 넘쳐
夫人忙下織紗機(부인망하직사기) 지어미 바삐 내려 짜던 베틀서
飮酒自解(음주자해) 술 마셔 절로 알아-張維34
我本不能飮(아본불능음) 나는 워낙에 술을 못 마셔
每被酒客笑(매피주객소) 늘 받았으니 술꾼 비웃음
及此抱幽憂(급차포유우) 이리 이르니 우울증 품어
頗用酒自療(파용주자료) 자못 마신 술 절로 고쳐져
村醪雖酸薄(촌료수산박) 시골 막걸리 시금털털해
箇中自有妙(개중자유묘) 낱낱 가운데 제 맛듦 있어
傾來輒醺然(경래첩훈연) 기울이다가 제법 얼큰해 문득첩
不待數杓釂(부대수표조) 아니 기다려 몇 잔 마시기 자루표 다들이킬조
閑愁忽銷融(한수홀소융) 느긋한 시름 언뜻 풀어져
渙若雪投燎(환약설투료) 마치 흩어져 화톳불에 눈 흩어질환 화톳불료
兀然忘身世(올연망신세) 우뚝 홀로이 몸 둠을 잊어
隨意發歌歗(수의발가소) 뜻하는 대로 노래를 불러 휘파람소
當期得意時(당기득의시) 맞닥뜨린 때 마음 달랜 때
興與嵇阮肖(흥여혜완초) 흥 일음 닮아 혜강 완적에
却笑病酗人(각소병후인) 되레 웃으니 몸 못 가눈 이 주정할후
千鍾恣狂呌(천종자광규) 천 그릇 내켜 미쳐 내질러
芙蓉(부용) 연꽃-張維35
人愛衆卉茂(인애중훼무) 남들 아끼니 뭇 풀 우거짐
我憐芙蓉淸(아련부용청) 나는 좋아해 연꽃 맑음을
亭亭出深沼(정정출심소) 우뚝이 솟아 깊은 못에서
濯濯當回楹(탁탁당회영) 씻겨서 맡아 난간을 둘러
纖莖立更直(섬경립경직) 가냘픈 줄기 고쳐 곧게 서
危朶高不傾(위타고불경) 아슬 꽃 높아 아니 기울어
馨香匪外襲(형향비외습) 꽃다움 향기 아니 퍼져도
穠艷眞天成(농염진천성) 펼쳐져 고와 참 대로 이뤄 꽃나무무성할농
後凋惜無華(후조석무화) 늦게 시든 솔 꽃 없어 아쉽
碧鮮徒自貞(벽선도자정) 푸름 고운 대 괜히 제 곧음
亮比君子德(량비군자덕) 밝음을 견줘 군자로 덕을
宜寄美人情(의기미인정) 마땅히 붙여 미인에 정을
感興1(감흥1) 흥이 일어-張維36
倀鬼爲虎役(창귀위호역) 창귀가 되어 범 부림 받아 미칠창
旣悟還自悔(기오환자회) 깨닫고 나서 절로 뉘우쳐
可憐世上人(가련세상인) 가엾기도 해 세상사는 이
疲䕥迷眞宰(피니미진재) 지쳐 나른해 참 맡음 헤매 제니니
京華多冠蓋(경화다관개) 서울 빛나니 갓 수레 많아
翕赫流光彩(흡혁류광채) 타올라 붉게 빛 무늬 흘러 합할흡
富貴豈不美(부귀기불미) 부하고 귀함 어찌 안 멋져
識者憂其殆(식자우기태) 알음 있는 이 걱정 그 아슬
任重負版踣(임중부판북) 맡음 무거워 죽임 짊어져 넘어질북
懷璧匹夫罪(회벽필부죄) 구슬을 품어 여느 사람 죄
蕭蕭衡茅下(소소형모하) 쓸쓸 사립문 띳집 아래로
中有至樂在(중유지락재) 가운데 지녀 다다른 즐김
感興2(감흥2) 흥이 일어-張維37
鴻鵠倚六翮(홍곡의륙핵) 큰 물새 기댄 여섯 깃털에 깃촉핵
一擧凌天倪(일거릉천예) 한 번 쳐들어 하늘 끝 올라 어린이예
天長霜雪多(천장상설다) 하늘은 멀어 서리 눈 많아
苦飢常酸嘶(고기상산시) 괴론 굶주림 늘 쓰려 울어 울시
不如塒上鷄(불여시상계) 같지 않으니 횃대 위에 닭 홰시
飮啄安其栖(음탁안기서) 마시고 쪼아 그 느긋 깃듦 깃들일서
高才多落拓(고재다락척) 높은 재주에 져 꺾임 많고 주울척
闒茸分組圭(탑용분조규) 나드는 것들 인끈 홀 나눠 다락문탑 무성할용
乃知龐德公(내지방덕공) 이에 알았지 덕이 큰 분들 클방
甘心隱蒿藜(감심은호려) 달가운 마음 두메에 숨지 쑥호
甲寅除夕有感(갑인제석유감) 갑인년이 저무는 밤 느낌 있어서-張維38
今年今日盡(금년금일진) 올해라고는 오늘로 다해
明年明日是(명년명일시) 밝을 해에다 밝을 날 바로
三百有六旬(삼백유륙순) 삼백 날에다 예순 날 있어
迅速如湍水(신속여단수) 빨라 빠르기 여울물 같아
念昔稚少日(념석치소일) 옛날 생각해 어려 어린 날
歲時心獨喜(세시심독희) 설날엔 마음 혼자서 기뻐
不解惜光陰(불해석광음) 아니 알았지 세월 아까움
遊戲窮閭里(유희궁려리) 놀며 다니니 온 동네 마을
心情隨歲變(심정수세변) 마음에 뜻은 해 따라 바껴
萬感紛已起(만감분이기) 이미 온 느낌 마구 일어나
壯志百無成(장지백무성) 굳센 뜻함에 백을 못 이뤄
盛年不可恃(성년불가시) 한창 젊은 날 믿을 수 없어
故人重三餘(고인중삼여) 옛 사람 쳐줘 삼여 무겁게 ※讀書三餘: 겨울. 밤. 비올 때
籍此足文史(적차족문사) 이에 마련돼 글공부 넉넉
憂病坐鹵莽(우병좌로망) 병을 걱정해 맨땅에 앉아 소금로 우거질망
有靦對案几(유전대안궤) 뻔뻔함 있어 책상 마주해 부끄러워할전
元貞有常運(원정유상운) 원형이정에 늘 돎이 있어 ※元亨利貞
壯衰有常理(장쇠유상리) 젊었다 늙어 늘 다스림이
德業苟日新(덕업구일신) 덕을 쌓는 일 날로 새로워
豈復傷髮齒(기복상발치) 어찌 되돌려 나이든 아픔
來者尙可追(내자상가추) 오는 것이란 외려 쫓아가
自此須更始(자차수갱시) 여기서부턴 꼭 다시 나가
題詩以自訟(제시이자송) 시를 지으니 저를 나무래
不寐達晨晷(불매달신구) 잠을 못 자고 새벽이 닿아 그림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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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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