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漢詩 作品(출생년도 순)-제6부
生年 字 號 姓名(生年∼沒年)諡號 本貫 벼슬 著書
1498 正源 長吟亭 羅湜(1498∼1546) 羅州 長吟亭集 4
장음정 나식 金宏弼 趙光祖의 문인
道峯寺(도봉사) 도봉사-羅湜1
曲曲溪回復(곡곡계회복) 구비 굽은 내 돌아 되돌아
登登路屈盤(등등노굴반) 올라 오른 길 굽어 받쳐져
黃昏方到寺(황혼방도사) 누른 어스름 절에 막 닿아
淸磬落雲端(청경낙운단) 말간 종소리 구름 끝에 져
閑中偶吟(한중우음) 한가한 가운데 ※驪江-羅湜2
日暮滄江上(일모창강상) 해는 저물어 푸른 강 위에
天寒水自波(천한수자파) 날씨 추워져 물 절로 일어
孤舟宜早泊(고주의조박) 외로운 배는 일찍 대어야
風浪夜應多(풍랑야응다) 바람 인 물결 밤엔 거세어
題畵猿1(제화원1) 원숭이 그림에-羅湜3
山猿擁馬乳(산원옹마유) 산에 원숭이 포도 껴안고
脚踏長長枝(각답장장지) 발로 밟으니 길고 긴 가지
收拾落來顆(수습락래과) 주워 거두는 떨어진 열매
誰兮雄與雌(수혜웅여자) 뉘라 하리오 암컷에 수컷
題畵猿2(제화원2) 원숭이 그림에-羅湜4
老猿失其群(로원실기군) 늙은 원숭이 그 무리 잃어
落日枯楂上(락일고사상) 지는 해 올라 마른 나무에
兀坐首不回(올좌수불회) 우뚝 걸쳐서 고개 안 돌려
想聽千峰響(상청천봉향) 생각해 들어 천의 봉 울림
1500 汝明 草樓 權韐(?∼?) 초루 권겹 1
松都懷古 송도(개성)의 옛날 품음
雪月前朝色 눈 휩싸인 달빛은 앞 왕조 빛깔
寒鍾故國聲 썰렁한 종소리는 옛 나라 소리
南樓愁獨立 남쪽 누각 시름에 홀로 서 있어
殘郭暮烟生 남은 성터 저물어 안개 피어나 성곽곽
1501 景浩 退溪 李滉(1501∼1570)文純 眞城 聖學十圖 퇴계 이황 28
次友人韻 벗의 운을 빌어1
性癖常耽靜 마음 버릇 언제나 고요함 즐겨 버릇벽 즐길탐
形骸實怕寒 몸과 뼈는 참으로 추위 두려워 뼈해 두려워할파
松風關院聽 솔바람을 듣나니 서원 문 걸고 빗장관
梅雪擁爐看 매화 눈을 보느니 난로를 끼고 안을옹 화로로
世味衰年別 세상재미 늙으니 떨어지는 것 여윌쇠
人生末路難 사람살이 뒤안길 어려움만이
悟來成一笑 깨달아서 지으니 한번 웃음을 깨달을오
曾是夢槐安 일찍이 알았으니 괴안국 꿈을 일찍증 홰나무괴
春日閑居(춘일한거) 봄날에 한가히 살며2
不禁山有亂(불금산유난) 못 말리지 산에는 어지러운 꽃
還憐徑草多(환련경초다) 오기 안 돼 지름길 풀이 불어나
可人期不至(가인기부지) 온다는 이 기다려 오지를 않아
奈此緣樽何(내차연준하) 이를 어째 맺어줄 술 단지 어째 술통준
溪堂偶興(계당우흥) 시내초당에서3
掬泉注硯池(국천주연지) 샘물을 움켜 떠서 벼루에 부어 움킬국
閑坐寫新詩(한좌사신시) 한가히 앉아 베껴 새로운 시를
自適幽居趣(자적유거취) 한껏 즐겨 그윽해 머무는 멋에
何論知不知(하론지부지) 무엇을 따지겠소 알던 모르든
月影臺(월영대) 월영대4
老樹奇巖碧海堧(노수기암벽해연) 늙은 나무 바위로 푸른 바닷가
孤雲遊跡總成烟(고운유적총성연) 최고운 노닌 자취 모두 연기돼
只今唯有高臺月(지금유유고대월) 다만 이제 남으니 높은 누대 달
留得精神向我傳(유득정신향아전) 남겨진 알짜 얼을 나에게 물려
陶山暮春偶吟(도산모춘우음) 도산에서 늦봄에 우연히 읊다5
浩蕩春風麗景華(호탕춘풍려경화) 무르녹은 봄바람 화사한 경치
蔥瓏佳木滿山阿(총롱가목만산아) 파랗게 좋은 나무 산자락 가득
一川綠水明心鏡(일천록수명심경) 한 줄기 푸른 물은 마음을 밝혀
萬樹紅桃絢眼霞(만수홍도현안하) 만 그루 붉은 복사 눈이 아찔해
七月旣望(칠월기망) 음력 7월 16일6
野曠天高積雨晴(야광천고적우청) 들 휑해 하늘 높아 쌓인 비 개여
碧山環帶翠濤聲(벽산환대취도성) 푸른 산 둘러싸여 푸른 물소리
故知山水無涯興(고지산수무애흥) 짐짓 아는 산수에 끝없는 멋에
莫使無端世累攖(막사무단세루영) 하겐 말아 무단히 세상일 매임
金剛山(금강산) 금강산7
聞說金剛勝(문설금강승) 들리는 말 금강산 빼어난 경치
空懷二十年(공회이십년) 쓸데없이 품기만 스무 해 동안
玩來淸景地(완래청경지) 놀러오니 맑아서 경치 좋은 땅
況復好秋天(황부호추천) 하물며 다시 좋은 가을날 날씨
溪菊香初動(계국향초동) 골짝 국화 향기는 비로소 나고
岩楓紅欲燃(암풍홍욕연) 바위 단풍 발그레 불붙음 같아
行吟岩壑底(행음암학저) 거닐며 시를 읊어 바위 골짝서
心慨覺蕭然(심개각소연) 마음껏 감개무량 시원함 느껴
浮碧樓(부벽루) 부벽루8
永明寺中僧不見(영명사중승부견) 영명사에 스님은 보이지 않고
永明寺前江自流(영명사전강자류) 영명사 앞 강물은 저절로 흘러
山空孤塔立庭際(산공고탑입정제) 산은 비어 외론 탑 뜰 안에 서고
人斷小舟橫渡頭(인단소주횡도두) 사람 끊겨 작은 배 나루터 걸쳐
長天去鳥欲何向(장천거조욕하향) 먼 하늘 새는 날아 어디 가려나
大野東風吹不休(대야동풍취부휴) 넓은 들 동쪽바람 쉼 없이 불어
往事微茫問無處(왕사미망문무처) 지난일 아득해도 물을 데 없어
淡煙斜日使人愁(담연사일사인수) 엷은 안개 비낀 해 사람 시름케
寒棲(한서) 한서암에 살면서-李滉 퇴계 이황9
結茅爲林廬(결모위림려) 띠풀 엮어 지으니 숲 속 초가집
下有寒泉瀉(하유한천사) 내려오니 쏟아져 차가운 샘물 쏟을사
棲遲足可娛(서지족가오) 늦어서야 머물러 즐거울만해
不恨無知者(불한무지자) 한은 안 해 아는 이 없을지라도
孤山(고산) 외로운 산-李滉10
何年神斧破堅頑(하년신부파견완) 어느 해 신의 도끼 굳은 돌 찍어
壁立千尋跨玉灣(벽립천심과옥만) 벽이 돼 천 길이나 만에 걸쳤나
不有幽人來作主(불유유인래작주) 숨어살 이 찾아와 주인 안 하면
孤山孤絶更誰攀(고산고절갱수반) 외론 산 외로운 곳 다시 뉘 올라
春日閒居1(춘일한거1) 한가한 봄날에-李滉11
昨日雲垂地(작일운수지) 어제는 구름으로 땅을 드리워
今朝雨浥泥(금조우읍니) 오늘아침 비 내려 젖은 진흙땅 젖을읍
開林行野鹿(개림행야록) 숲을 헤쳐 다니니 들에 들 사슴
編柳卻園雞(편류각원계) 얽힌 버들 물리쳐 뜨락엔 닭이 물리칠각
春日閒居3(춘일한거3) 한가한 봄날에-李滉12
水聲含洞口(수성함동구) 물소리를 머금어 동네어귀에
雲氣帶山腰(운기대산요) 구름 서려 두르니 산골 기슭에 허리요
睡鶴沙中立(수학사중립) 졸고 선 두루미는 모래 가운데
驚鼯樹上跳(경오수상도) 놀래서 다람쥐는 나무를 올라 날다람쥐오
春日閒居4(춘일한거4) 한가한 봄날에-李滉13
山田宜菽粟(산전의숙속) 산밭에는 마땅히 콩과 조 심고 콩숙 조속
藥圃富苗根(약포부묘근) 약초밭엔 넉넉히 싹 낸 뿌리를 밭포 모묘
北彴通南彴(북작통남작) 북쪽에 돌다리로 남북을 오가 돌다리작
新村接舊村(신촌접구촌) 새마을에 붙어서 오랜 마을이
春日閒居6(춘일한거6) 한가한 봄날에-李滉14
綠染千條柳(녹염천조류) 푸른 물들인 천 가지 버들
紅燃萬朶花(홍연만타화) 붉게 불타니 만 떨기 꽃이
雄豪山雉性(웅호산치성) 장끼 호걸에 산 꿩의 바탕
奢麗野人家(사려야인가) 좋아 고우니 물린 사람 집
石蟹(석해) 가제-李滉15
負石穿沙自有家(부석천사자유가) 돌을 지고 모래 파 지은 집 있지
前行卻走足偏多(전행각주족편다) 앞을 가 멈칫 달려 다리는 많아
生涯一掬山泉裏(생애일국산천리) 사는 물가 한 움큼 산 속 샘물에
不問江湖水幾何(불문강호수기하) 묻지 않아 강 호수 물이 얼만지
威化島(위화도) 위화도-李滉16
麗季狂謀敢逆天(여계광모감역천) 고려말기 미친 꾀 하늘 거슬러
飛龍景會尙田淵(비룡경회상전연) 용이 나는 모습은 오직 밭 못에
自從神勸回旌後(자종신권회정후) 신이 시켜 따르니 깃발 돌린 뒤
東海春融萬萬年(동해춘융만만년) 우리나라 봄날로 만 만년 이어
退溪草屋黃錦溪來訪(퇴계초옥황금계내방) 퇴계 초가 찾아 온 황금계-李滉17
溪上逢君叩所疑(계상봉군고소의) 시내 위 그대 만나 의문을 물어
濁醪聊復爲君持(탁료료부위군지) 막걸리나마 다시 그댈 위해서
天公卻恨梅花晩(천공각한매화만) 하늘이 되레 미안 매화꽃 늦어
故遣斯須雪滿枝(고견사수설만지) 그래 보내 이래 딱 눈꽃 가지로
※錦溪 黃俊良(1517∼1563)
矗石樓(촉석루) 촉석루-李滉18
落魄江湖知幾日(낙백강호지기일) 넋 빠져서 강호에 며칠은 알아
行吟時復上高樓(행음시부상고루) 시 읊는다 때때로 높은 루 올라
橫空飛雨一時變(횡공비우일시변) 하늘 질러 비 날려 한때 바뀌나
入眼長江萬古流(입안장강만고류) 눈에 들은 긴 강은 오래도 흘러
往事蒼茫巢鶴老(왕사창망소학로) 지난일 아득하여 둥지 학 늙어
羇懷搖蕩野雲浮(기회요탕야운부) 품은마음 흔들려 들 구름 뜨네
繁華不屬詩人料(번화불속시인료) 번화함에 안 엮인 시인은 알아
一笑無言俯碧洲(일소무언부벽주) 한번 웃음 말없이 굽어봐 물 섬
鴨綠天塹(압록천참) 압록강은 천연 요새-李滉19
日暮邊城獨倚闌(일모변성독의란) 해 저물어 변방 성 홀로 난간에
一聲羌笛戍樓間(일성강적수루간) 한 소리 강 땅 피리 수루서 들려
憑君欲識中原界(빙군욕식중원계) 그대 기대 알려해 중원 땅 세상
笑指長江西岸山(소지장강서안산) 웃어 긴 강 가리켜 서쪽 언덕 산
義州城地利(주성지리) 의주성의 땅 이로움-李滉20
雉堞峩峩地勢雄(치첩아아지세웅) 성가퀴 높고 높아 땅 뻗힘 훌륭 높을아
分疆遼左壓山戎(분강료좌압산융) 땅 나눠 요하 왼쪽 산 되놈 눌러 ※遼東
國門鎖鑰如天設(국문쇄약여천설) 나라 문 걸어 잠가 하늘 베푼 듯
長得平安報夕烽(장득평안보석봉) 오래 얻어 평화를 밤 봉화 알려 봉화봉
義州(의주) 의주-李滉21
龍淵雲氣晩凄凄(용연운기만처처) 용의 못 구름 기운 저녁엔 쓸쓸
鶻岫磨空白日低(골수摩공백일저) 송골매산 하늘 위 한낮 해 낮아
坐待山城門欲閉(좌대산성문욕폐) 앉아 바래 산의 성 문이 닫히길
角聲吹到大江西(각성취도대강서) 피리소리 불어와 큰 강 서쪽서
盤陀石(반타석) 반타석-李滉22
黃濁滔滔便隱形(황탁도도편은형) 누래 흐려 넘실대 언뜻 꼴 숨겨
安流帖帖始分明(안류첩첩시분명) 느긋 흐름 찬찬히 첫 나눔 밝아
可憐如許奔衝裏(가련여허분충리) 아까워라 봐주니 달려 부딪쳐
千古盤陀不轉傾(천고반타불전경) 천고에 반타석은 안 굴러 기웃 비탈질탈
游春詠野塘(유춘영야당) 봄놀이에 들 연못을 읊다-李滉23
露草夭夭繞水涯(로초요요요수애) 이슬 풀 오목조목 물가를 둘러
小塘淸活淨無沙(소당청활정무사) 작은 못 맑아 깨끗 모래 없이도
雲飛鳥過元相管(운비조과원상관) 구름 날아 새 지나 원래 서로가 피리관
只怕時時燕蹴波(지파시시연축파) 다만 안 돼 때때로 제비 물결 차 두려워할파
宿淸風寒碧樓(숙청풍한벽루) 청풍 한벽루에 묵으며-李滉24
半生堪愧北山靈(반생감괴북산령) 반 삶 견딘 부끄럼 뒷산 신령께
一枕邯鄲久未醒(일침한단구미성) 한 베개 한단의 꿈 오래 아니 깨
薄暮客程催馹騎(박모객정최일기) 엷어 저문 타향 길 역말을 몰아 역말일
淸宵仙館對雲屛(청소선관대운병) 맑은 밤 신선 객사 구름병풍을
重遊勝地如乘鶴(중유승지여승학) 다시 노는 빼난 땅 학을 탄 듯해
欲和佳篇類點螢(욕화가편류점형) 어울리려 좋은 시 반딧불 든 듯
杜宇聲聲何所訴(두우성성하소소) 두견이 소리소리 무얼 말하려
梨花如雪暗空庭(이화여설암공정) 배꽃이 눈과 같이 몰래 빈 뜰에
※도사呂翁의 베개 邯鄲夢 邯鄲之枕 邯鄲夢枕 盧生之夢 黃粱之夢 一炊之夢
湖上園亭偶出效康節體(호상원정우출효강절체)
호수 위 동산정자에 뜻밖에 나와 소강절 시를 본 떠-李滉25
何限名園漢水頭(하한명원한수두) 어찌 끝 이름난 뜰 한강 머리에
閒來無處不堪遊(한래무처불감유) 느긋해 어디 없나 놀기 못 견뎌
白魚切玉家家興(백어절옥가가흥) 하얀 고기 썰은 옥 집집이 흥이
黃菊排金院院秋(황국배금원원추) 누런 국화 내친 금 뜰마다 가을 밀칠배
酌酒喜臨高榭豁(작주희림고사활) 따른 술 기뻐 올라 높아 틘 정자 뚫린골활
題詩愛向曲闌幽(제시애향곡란유) 시 지어 아껴 바래 휜 난간 그윽
更知易厭紅裙醉(갱지이염홍군취) 또 알아 쉽게 싫증 붉은 치마 술 치마군
要學沙鷗浩蕩游(요학사구호탕유) 배워야 해오라기 널리 노닒을
過淸平山有感(과청평산유감) 청평산을 지나며-李滉26
峽束江盤棧道傾(협속강반잔도경) 골짝 묶어 강 받혀 깔린 길 빗겨 골짜기협
忽逢雲外出溪淸(홀봉운외출계청) 문득 만난 구름 밖 시냇물 맑아
至今人說廬山社(지금인설려산사) 이제껏 사람 말해 여산의 모임
是處君爲谷口耕(시처군위곡구경) 이곳이라 그대 해 골짝 앞 갈아
白月滿空餘素抱(백월만공여소포) 하얀 달 하늘 가득 남은 맘 품어
晴嵐無跡遣浮榮(청람무적견부영) 갠 남기 자취 없이 뜬 피움 보내 남기람
東韓隱逸誰修傳(동한은일수수전) 우리나라 숨은 선비 뉘 고쳐 알려
莫指微疵屛白珩(막지미자병백형) 작은 티라 들추지 마 흰 구슬가려 흠자 노리개형
雨留新蕃縣(우류신번현) 비로 신번현에 머물며-李滉27
已見中秋月欲虧(이견중추월욕휴) 이미 봐 가을 맞아 달 기울어가 이지러질휴
南州行客尙逶遲(남주행객상위지) 남녘고을 나그네 머뭇대 더뎌 구불구불갈위
紅雲北闕三千里(홍운북궐삼천리) 붉은 구름 북녘 궐 삼천리나 돼
白髮高堂十二時(백발고당십이시) 하얀 머리 어머님 열두 시간을 ※하루=12시간
醉別故人風挽袖(취별고인풍만수) 취해 헤져 오랜 이 바람이 잡고
愁吟孤館雨催詩(수음고관우최시) 시름 읊어 외론 관 비로 시 짓게
徒令倦僕知飢渴(도령권복지기갈) 헛일 시켜 지친 종 힘듦 알아야 종복 목마를갈
屈指歸程倂日期(굴지귀정병일기) 손꼽아 돌아갈 길 날 다퉈 바래 아우를병
踏靑登霞山(답청등하산) 푸름 밟아 자하산 올라-李滉28
踏靑幽徑草茸茸(답청유경초용용) 푸름 밟아 깊은 길 풀은 우거져 무성할용
來上霞山坐碧峰(래상하산좌벽봉) 올라와 노을 산에 앉은 푸른 봉
萬樹欲花春漠漠(만수욕화춘막막) 많은 나무 꽃 피려 봄이 아득해
一山將暮翠重重(일산장모취중중) 산 하나 저물려고 푸름이 겹겹
舊遊京國渾如夢(구유경국혼여몽) 옛 놀이 서울나라 꿈같이 흐릿 흐릴혼
新卜田園只自農(신복전원지자농) 새로 마련 밭 동산 나도 농사를
曲水佳辰當遏密(곡수가신당알밀) 굽이 물 좋은 날에 국상을 맞아 막을알
題詩回首涕霑胸(제시회수체점흉) 시 지어 고개 돌려 눈물 젖는 맘 젖을점 가슴흉
※明宗昇遐 丁卯六月(1567년8월) 李滉 67세 中宗昇遐 11월 仁宗昇遐 7월
1501 楗仲 南冥 曺植(1501∼1572)文貞 昌寧 南冥集 남명 조식 62
題德山溪亭 제 덕산계정1
請看千石鐘 보고자 바라느니 천 석의 종을 종종
非大扣無聲 크게 치지 않으면 소리가 없어 두드릴구
爭似頭流山 다투어 비슷하다 두류산이라
天鳴猶不鳴 하늘 울어 오히려 울리지 않아 울명
偶吟 우연히 읊음2
人之愛正士 사람들 아낀다네 바른 선비를
好虎皮相似 좋아함이 호피랑 서로 같아서 가죽피 같을사
生前欲殺之 살았을 때 똑같이 죽이려 하고
死後方稱美 죽고 나면 그제야 아름답다해
題黃江亭舍(제황강정사) 황강정사에서3
路草無名死(노초무명사) 길가 풀 이름 없이 시들어 가고
山雲恣意生(산운자의생) 산 구름 제 멋대로 피어오른다
江流無限恨(강류무한한) 강은 흘러 한없는 한에 흐르고
不與石頭爭(불여석두쟁) 더불어 하지 못해 돌과 다툰다
遊安陰玉山洞(유안음옥산동) 안음 옥산동에서 놀며4
白石雲千面(백석운천면) 하얀 돌에 구름에 천 가지 모습
靑蘿織萬機(청라직만기) 푸른 넝쿨 짜내니 만 가지 틀로
莫敎摸寫盡(막교모사진) 말게나 베껴내도 다하진 말고
來歲採薇歸(내세채미귀) 오는 해에 오려네 고사리 캐러
遊安陰玉山洞(유안음옥산동) 안음 옥산동에서 놀며5
碧峯高揷水如藍(벽봉고삽수여람) 푸른 봉 높이 꽂혀 물은 쪽빛이
多取多藏不是貪(다취다장불시탐) 많이도 얻어 지녀 탐내지 않아
捫蝨何須談世事(문슬하수담세사) 이 잡으며 어찌 꼭 세상일 말해
談山談水亦多談(담산담수역다담) 산에 물에 이야기 이야긴 많지
靑鶴洞(청학동) 청학동에서6
獨鶴穿雲歸上界(독학천운귀상계) 외론 학 구름 뚫고 하늘나라로
一溪流玉走人間(일계류옥주인간) 시내 하나 옥 흘러 인간계 달려
從知無累翻爲累(종지무루번위루) 알아오니 누 안 돼 날개 쳐 누 돼
心地山河語不看(심지산하어불간) 마음에 담은 산하 못 봤다 하랴
漫成(만성) 떠올라 짓다7
平生事可噓噓已(평생사 가허허이) 사람살이 일이야 한숨만 나와
浮世功將矻矻何(부세공 장골골하) 뜬세상 힘들여야 지쳐 어쩌나
知子貴無如我意(지자귀 무여아의) 알지 그댄 귀하니 내 뜻 없음을
那須身上太華誇(나수신 상태화과) 어찌 꼭 몸을 높여 자랑 하려나
次徐花潭韻(차서화담운) 서화담의 운을 따서8
秋江踈雨可垂綸(추강소우가수륜) 가을 강에 보슬비 낚시 드리워
春入山薇亦不貧(춘입산미역불빈) 봄 들어 산고사리 가난치 않아
要把丹心蘇此世(요파단심소차세) 일편단심 지녀야 이 세상 살려
誰回白日照吾身(수회백일조오신) 누가 돌려 밝은 해 이내 몸 비춰
臨溪鍊鏡光無垢(임계련경광무구) 시내에 거울 닦아 티 없이 맑아
臥月吟詩興有神(와월음시흥유신) 달 보며 시를 읊어 신나는 흥이
待得庭梅開滿樹(대득정매개만수) 기다린 뜰의 매화 가득 꽃필 때
一枝分寄遠遊人(일지분기원유인) 한 가지 나눠 주리 멀리 떠돈 이
種竹山海亭(종죽산해정) 산해정에 대나무 심어-曺植9
此君孤不孤(차군고불고) 이 군자 외로워도 외롭지 않아 ※대나무
髥叟則爲隣(염수즉위린) 수염 난 늙은이면 이웃이 되니 ※소나무
莫待風霜看(막대풍상간) 기다리진 않으나 바람서리에
猗猗這見眞(의의저견진) 아름다움 이렇게 참다움 보여
寄叔安(기숙안) 숙안에게 부치니-曺植10
梅上春候動(매상춘후동) 매화나무 위 봄 날씨 움찔
枝間鳥語溫(지간조어온) 가지 사이로 새 소리 따뜻
海亭山月白(해정산월백) 산해정에는 산에 달 밝아
何以坐吾君(하이좌오군) 어찌 하며는 내 그대 앉나
無題(무제) 제목 없이-曺植11
服藥求長年(복약구장년) 선단을 먹어 오래 삶 찾아 ※仙丹 丹藥 仙藥
不如孤竹子(불여고죽자) 같지 못하니 고죽국 아들 ※伯夷와 叔齊
一食西山薇(일식서산미) 한결 먹으니 수양산 고비 ※首陽山
萬古猶不死(만고유불사) 오랜 세월을 오히려 살아 ※고비薇 고사리蕨
贈成東洲(증성동주) 성동주에게-曺植12
斗縣無公事(두현무공사) 조그만 고을 하는 일 없이
時時入醉鄕(시시입취향) 때때로 들어 취하는 마을
目牛無全刃(목우무전인) 소를 보고서 다할 벰 없이
焉用割鷄傷(언용할계상) 어찌 쓰리오 닭 잡는 아픔
漫成(만성) 떠올라 짓다-曺植13
天風振大漠(천풍진대막) 하늘 바람 떨치니 커다란 사막
疾雲紛蔽虧(질운분폐휴) 빠른 구름 뒤섞여 가려 덮어서
鳶騰固其宜(연등고기의) 솔개는 날아오름 마땅하다만
烏戾而何爲(오려이하위) 까마귀 어긋나니 무얼 하려고
贈別(증별) 헤어지며 주니-曺植14
爲憐霜鬢促(위련상빈촉) 가엽게 재촉 서리 귀밑털
朝日上遲遲(조일상지지) 아침에 해는 늦게도 올라
東山猶有意(동산유유의) 동쪽 산 마치 뜻이 있어서
靑眼送將歸(청안송장귀) 푸른 눈 보내 돌아가려니 ※靑眼↔白眼
寄健叔(기건숙) 건숙에게-曺植15
之子五鳳樓手(지자오봉루수) 이 사람 다섯 봉황 오봉루 솜씨
堯時不直一飯(요시부직일반) 요임금 때 안 쳐줘 밥 한 그릇 값
明月或藏老蚌(명월혹장로방) 명월주 어째 감춰 묵은 방합에
山龍烏可騫楦(산룡오가건훤) 산의 용은 어찌해 틀어진 신골 신골훤
題聞見寺松亭(제문견사송정) 문견사 송정에 제하다-曺植16
雲袖霞冠尊兩老(운수하관존양로) 구름 소매 노을 갓 높은 두 노인
常瞻長日數竿西(상첨장일수간서) 늘 보는 기나긴 해 몇 발에 서쪽
石壇風露少塵事(석단풍로소진사) 돌 제단 바람 이슬 티끌 일 적어
松老巖邊鳥不啼(송로암변조부제) 솔 늙은 바위 가엔 새도 안 울어
題聞見寺松亭(제문견사송정) 문견사 송정에 제하다-曺植17
袖裏行裝書一卷(수리행장서일권) 소매 안 행장으로 책을 한 권을
靑鞋竹杖上方西(청혜죽장상방서) 푸른 신 대지팡이 서쪽을 올라
遊人未釋無名恨(유인미석무명한) 노는 이 아니 버려 이름 없는 한
盡日山禽盡意啼(진일산금진의제) 하루 다해 산새는 뜻 다해 우네
江亭偶吟(강정우음) 강가 정자에서 우연히 읊다-曺植18
臥疾高齋晝夢煩(와질고재주몽번) 앓아누워 높은 루 시달린 낮 꿈
幾重雲樹隔桃源(기중운수격도원) 몇 겹 구름 나무로 도원과 갈려
新水淨於靑玉面(신수정어청옥면) 새 물은 깨끗하기 푸른 옥보다
爲憎飛燕蹴生痕(위증비연축생흔) 미우니 제비 날아 물찬 흔적이
地雷吟(지뢰음) 지뢰 복괘를 읊다 ※復卦: 陽의 시작-曺植19
易象分明見地雷(역상분명견지뢰) 주역 괘상 분명히 지뢰 복괘라 ※䷗
人心何昧善端開(인심하매선단개) 사람 맘 어찌 어둑 착함 열림을
祇應萌蘖如山木(기응맹얼여산목) 마침 받아 싹과 움 산에 나무에
莫遣牛羊日日來(막견우양일일래) 풀지 마소 소와 양 하루하루 와
山中卽事1(산중즉사1) 산에서 읊어-曺植2
從前六十天曾假(종전육십천증가) 여태껏 예순 해는 하늘서 빌려
此後雲山地借之(차후운산지차지) 이다음 구름 산은 땅이 빌려줘
猶是窮塗還有路(유시궁도환유로) 오히려 막다른 길 다시 길 있어
却尋幽逕採薇歸(각심유경채미귀) 도리어 그윽한 길 고사리 캐지
山中卽事2(산중즉사2) 산에서 읊어-曺植21
日暮山童荷鋤長(일모산동하서장) 해는 져 산골 아이 호미 메고 서
耘時不問種時忘(운시불문종시망) 김맬 때 묻지 않고 심은 때 잊어
五更鶴唳驚殘夢(오경학려경잔몽) 밤을 샌 학 울음에 놀라 남긴 꿈
始覺身兼蟻國王(시각신겸의국왕) 알게 돼 이 몸 겸한 개미나라 왕
鮑石亭(포석정) 포석정 ※경북 경주 927년 경애왕-曺植22
楓葉鷄林已改柯(풍엽계림이개가) 단풍잎에 계림은 자루 바뀌니
甄萱不是滅新羅(견훤불시멸신라) 견훤이 아님이라 신라 없앰은
鮑亭自召宮兵伐(포정자소궁병벌) 포석정 절로 불러 대궐 침입을
到此君臣無計何(도차군신무계하) 여기 온 임금신하 꾀 없이 어찌
斷俗寺政堂梅(단속사정당매) 단속사 정당의 매화-曺植23
寺破僧嬴山不古(사파승羸산불고) 절 부서져 중 앓아 산도 예 아냐 여윌리
前王自是未堪家(전왕자시미감가) 앞 임금 저만 옳아 집을 못 견뎌
化工正誤寒梅事(화공정오한매사) 꾸며 되기 참 잘못 추운 매화 일
昨日開花今日花(작일개화금일화) 어제도 꽃을 피워 오늘날 꽃이
次友人韻(차우인운) 벗의 운을 빌어-曺植24
泛泛楊舟檣木蘭(범범양주장목란) 두둥실 뜬 버들 배 돛은 목련을
美人何處隔雲間(미인하처격운간) 고운 이 어디 있나 구름에 막혀
蓴鱸裡面猶多意(순로리면유다의) 순채 농어 속에는 참 많은 뜻이
只會江東一帆看(지회강동일범간) 다만 만나 강동에 한 돛배 보게
無題(무제) 제목 없이-曺植25
神武城西氷欲泮(신무성서빙욕반) 신무성 서쪽으로 얼음 녹으려
鈴風初呌看儀竅(령풍초규간의규) 방울 바람 첫 울림 천지운행에 부르짖을규 구멍규
羹艾湯餠渾閑事(갱애탕병혼한사) 쑥국 떡국 먹는 일 느긋함 흐려
太半遺忘太半知(태반유망태반지) 거의 반 잊어버려 반쯤은 알아
寄西舍翁(기서사옹) 서사옹에게-曺植26
萬疊靑山萬市嵐(만첩청산만시람) 만 겹으로 푸른 산 만 저자 아른
一身全愛一天函(일신전애일천함) 한 몸에 오롯 아낌 한 하늘 담아
區區諸葛終何事(구구제갈종하사) 자잘하게 제갈량 끝내 무슨 일 ※孔明 諸葛亮
膝就孫郞僅得三(슬취손랑근득삼) 무릎 굽혀 손권에 겨우 삼등 해 ※魏吳蜀 三國
松月(송월) 소나무에 달-曺植27
寒聲浙瀝頻蕭颯(한성절력빈소삽) 추운소리 걸러서 잦은 바람 쓸쓸이 거를력
天桂交加淨復森(천계교가정부삼) 하늘 달 얼려 붙어 깨끗해져 빽빽이
何處獨無繁好樹(하처독무번호수) 어딘들 홀로 없어 우거져 좋은 나무
不常其德二三心(불상기덕이삼심) 아니 늘 한 그 덕은 두어 마음가짐이
遊黃溪贈金敬夫(유황계증김경부) 황계에 놀며 김경부에게-曺植28
莫恨秋容淡更疏(막한추용담갱소) 한 마라 가을 얼굴 멀건이 드문
一春留意未全除(일춘류의미전제) 봄 하나 남긴 뜻이 아니 다 가셔
天香滿地薰生鼻(천향만지훈생비) 하늘 향기 땅 가득 향 풀 코에 나 향풀훈
十月黃花錦不如(십월황화금불여) 시월에 노란 꽃엔 비단 못 비겨
訪村老(방촌로) 시골 노인을 찾아-曺植29
黃流波上輕烟細(황류파상경연세) 황강 흘러 물결 위 안개 가늘게
白日窺中銀箭斜(백일규중은전사) 한낮 해 엿보는 속 은 화살 빗겨 화살전
谷口小溪開小室(곡구소계개소실) 골 어귀 작은 시내 작은 집 열어
蹇驢時有野人過(건려시유야인과) 저는 나귀 때있어 들사람 지나 절건 나귀려
庭梨(정리) 뜰에 배나무-曺植30
半庭梨樹兩三株(반정리수량삼주) 뜰에 반을 배나무 두어 그루가
遮爲東陽擬木奴(차위동양의목노) 가려지니 동쪽 볕 나무 놈 흉내 막을차
無味一生全類我(무미일생전류아) 맛없이 한 삶 살아 모두 날 닮아 무리류
世人應道學楊朱(세인응도학양주) 세상사람 말하길 양주를 배워
※楊朱(BC440?~BC360?)魏 子居 楊生 楊子 楊子居 이기적인 爲我說 주장
觀書有感(관서유감) 책을 본 느낌-曺植31
半畝方塘一鑑開(반무방당일감개) 반 이랑 반듯한 못 한 거울 열어
天光雲影共徘徊(천광운영공배회) 하늘 빛 구름그늘 함께 노닐어
問渠那得淸如許(문거나득청여허) 도랑 물어 어찌해 맡긴 듯 맑아 도랑거
爲有源頭活水來(위유원두활수래) 있으니 샘물머리 콸콸 물 솟아
德山卜居(덕산복거) 덕산에 살며-曹植32
春山底處无芳草(춘산저처무방초) 봄 산에 바닥인 곳 꽃다움 없어
只愛天王近帝居(지애천왕근제거) 다만 아껴 천왕봉 하늘 가까워
白手歸來何物食(백수귀래하물식) 말간 손 돌아오니 무엇을 먹어
銀河十里喫猶餘(은하십리끽유여) 은하수 십 리 물은 마시고 남아 마실끽
有感(유감) 느낌에-曺植33
忍飢獨有忘飢事(인기독유망기사) 주림참기 오로지 굶는 일 잊기
總爲生靈無處休(총위생령무처휴) 거느려 사는 백성 쉴 곳이 없어
舍主眠來百不救(사주면래백불구) 집임자 잠만 오니 모두 못 건져
碧山蒼倒暮溪流(벽산창도모계류) 푸른 산 푸름 쏟은 저묾 내 흘러 넘어질도
黃溪瀑布1(황계폭포1) 황계폭포-曺植34
投璧還爲壑所羞(투벽환위학소수) 큰 옥 던져 돌려야 골짝 부끄러 둥근옥벽 골학
石傳糜玉不曾留(석전미옥불증류) 돌 보내 싸라기 옥 아니 머물러 죽미
溪神謾事龍王欲(계신만사룡왕욕) 골짝 신 일이 더뎌 용왕이 하려
朝作明珠許盡輸(조작명주허진수) 아침에 밝은 구슬 다 실어가게
黃溪瀑布2(황계폭포2) 황계폭포-曺植35
懸河一束瀉牛津(현하일속사우진) 달아맨 물 한 묶음 쏟아 견우 진 매달현 쏟을사
走石飜成萬斛珉(주석번성만곡민) 달리는 돌 엎어져 만 섬 옥돌이 휘곡 옥돌민
物議明朝無已迫(물의명조무이박) 뭇 말냄 밝을 아침 안 그쳐 닥쳐 닥칠박
貪於水石又於人(탐어수석우어인) 물에 돌에 껄떡대 또한 사람에
遊安陰玉山洞(유안음옥산동) 안음 옥산동에 놀며-曺植36
春風三月武陵還(춘풍삼월무릉환) 봄바람에 삼월은 무릉도원에
霽色中流水面寬(제색중류수면관) 갠 빛깔 속에 흘러 물얼굴 널찍 갤제 너그러울관
不是一遊非分事(불시일유비분사) 이 아니 한 노닐음 아니 맡은 일
一遊人世亦應難(일유인세역응난) 한번 놀아 세상에 또한 못 마땅
贈崔賢佐(증최현좌) 최현좌에게-曺植37
金積烟雲洞(금적연운동) 금을 쌓아서 안개구름 골
逢君雙涕流(봉군쌍체류) 그대를 만나 두 눈물 흘러
憐君貧到骨(련군빈도골) 가여운 그대 뼈 닿은 가난
恨我雪渾頭(한아설혼두) 한스런 나는 머리 온통 눈
碧樹初經雨(벽수초경우) 푸른 나무 첫 비는 지나가
黃花正得秋(황화정득추) 노란 국화 딱 가을을 만나
還山抱白月(환산포백월) 산에 돌아와 밝은 달 안아
魂夢付悠悠(혼몽부유유) 넋에 꿈 부쳐 아득하여라
書李黃江亭楣(서리황강정미) 이희안의 황강정 문미에 적어-曺植38
子規誰與呌(자규수여규) 두견새 울부짖어 누구에게 줘 부르짖을규
孤夢不能裁(고몽불능재) 외로운 꿈 못하니 지어 이룸을 마를재
身世隍中鹿(신세황중록) 몸을 둬 구덩이 속 빠진 사슴이 해자황
行藏沙畔能(행장사반능) 겪어 품어 할 수가 모래두둑을
草邊多路去(초변다로거) 풀 곁으로 많이도 길이 사라져
江上少人來(강상소인래) 강 위에는 적구나 오는 사람이
複複芭蕉葉(복복파초엽) 겹겹이 겹쳐 나온 넓은 파초 잎
外開心未開(외개심미개) 겉으로야 열렸지 마음 안 열어
明鏡臺(명경대) 명경대에서-曺植39
高臺誰使聳浮空(고대수사용부공) 높은 누대 뉘 시켜 하늘 솟게 했을까
螯柱當年折壑中(오주당년절학중) 게 발 기둥 그때에 골짝에서 꺾어서
不許穹蒼聊自下(불허궁창료자하) 푸른 하늘 아니 돼 힘입으니 아래서
肯敎暘谷始能窮(긍교양곡시능궁) 옳다 여겨 양곡을 비로소 다하게끔
門嫌俗到雲猶鎖(문혐속도운유쇄) 속세 닿음 싫어서 구름 마치 자물쇠
巖怕魔猜樹亦籠(암파마시수역롱) 마귀 시기 두려워 나무 또한 에웠지
欲乞上皇堪作主(욕걸상황감작주) 상제께 빌어보아 감당해 주인 되려
人間不奈妬恩隆(인간불내투은륭) 인간에 어찌 못해 은혜 큼을 시샘해
※明鏡臺:저승길 입구의 거울 暘谷:해 돋는 곳
贈黃江(증황강) 황강에게-曺植40
思君霜月正離離(사군상월정리리) 그대 생각 서리 달 정말 떠나 떨어져 7월/동짓달
新鴈時兼旅燕歸(신안시겸려연귀) 새 기러기 때함께 제비는 돌아가지
紅葉滿山全有色(홍엽만산전유색) 붉은 잎 산에 가득 온통 다 빛깔 있어
靑松留壑半無枝(청송류학반무지) 푸른 솔 머무는 골 반 쯤은 가지 없어
侵陵白髮愁爲橫(침릉백발수위횡) 달려드는 흰머리 시름에 질러 놓여
鳴咽蒼生稔益飢(명인창생임익기) 흐느껴 백성들은 곡식 익어 더 굶어 곡식익을임
果腹噎懷書不得(과복일회서불득) 불린 배 품어 목메 적으려다 못하니 목멜일
黃芚老子爾能知(황둔로자이능지) 황강 듬직 노인네 그대는 알 수 있지 채소이름둔
贈吳學錄(증오학록) 오학록에게-曺植41
卽懷風振木(즉회풍진목) 바로 품어 바람에 떨리는 나무
曾噎義寃人(증일의원인) 일찍 목메 옳아도 옭아맨 사람 목멜일
無以佳賓餉(무이가빈향) 없으니 멋진 손님 대접할 것이 건량향
採之南澗濱(채지남간빈) 이를 캐니 남쪽에 골짝 물가에
書劒柄贈趙壯元瑗(서검병증조장원원) 칼자루에 써서 장원 조원에게-曺植42
离宮抽太白(이궁추태백) 남방 궁에서 태백을 뽑아 산신리 离=離 뺄추
霜拍廣寒流(상박광한류) 서릿발 치니 달빛이 흘러 칠박
牛斗恢恢地(우두회회지) 견우 북두성 넓고 넓은 땅 넓을회
神游刃不游(신유인불유) 얼은 노닐어 칼날 안 놀아 헤엄칠유
贈鄭判書惟吉(증정판서유길) 판서 정유길에게-曺植43
君能還冀北(군능환기북) 그대 바라니 북쪽 돌아감 바랄기
山鷓鴣吾南(산자고오남) 산 자고새로 나는 남쪽에 자고자고
名亭曰山海(명정왈산해) 정자 이름을 산해라 일러
海鶴來庭叅(해학래정참) 바다 학이 와 뜰에서 놀아
涵碧樓(함벽루) 함벽루-曺植44
喪非南郭子(상비남곽자) 잃음에 못해 남곽자처럼
江水渺無知(강수묘무지) 강물 아득해 알지를 못해
欲學浮雲事(욕학부운사) 배우려 해도 뜬 구름 일들
高風猶破之(고풍유파지) 높은 풍류가 오히려 깨지
山海亭偶吟(산해정우음) 산해정에서-曺植45
十里降王界(십리강왕계) 십리 되는 땅 왕이 내려와
長江流恨深(장강류한심) 긴 강에 흘러 한이 깊어서
雲浮黃馬島(운부황마도) 구름 떠가는 황마도 섬에
山導翠鷄林(산도취계림) 산이 이끌어 푸른 계림에
和淸香堂詩(화청향당시) 청향당 시에 답하며 ※淸香堂 李源(1501∼1569)-曺植46
四同應不在新知(사동응불재신지) 넷 같아 마주 아니 새로 앎 있어
擬我曾於鍾子期(의아증어종자기) 나를 비겨 일찍이 종자기에다
七字五言金直萬(칠자오언금직만) 칠언시 오언시는 만금의 가치
傍人看作一篇詩(방인간작일편시) 곁 한 이 보아 넘겨 한 낱의 시로
寄子修姪(기자수질) 자수 조카에게-曺植47
百憂明未喪(백우명미상) 온갖 시름에 밝음 안 잃어
萬事寸無關(만사촌무관) 모든 일 조금 닫힘이 없어
姊姪一千里(자질일천리) 생질이 있어 천리 밖에서
星霜十二還(성상십이환) 세월의 해는 열 둘 돌아와
窮霪三月晦(궁음삼월회) 장마에 막혀 석 달 어두워 장마음
孤夢五更寒(고몽오경한) 외로운 꿈에 새벽은 추워
方丈如毋負(방장여무부) 방장이라서 저버림 마라 작은處所 절住持 方丈山
音書亦復難(음서역부난) 소리 글 또한 다시 어려워
竹淵亭次文老韻(죽연정차문로운) 죽연정에서 문로의 운을 빌어-曺植48
倻水遙從百里流(야수요종백리류) 가야산 물 먼 쫓음 백리를 흘러
洛神還與女深幽(낙신환여여심유) 낙동 신 되레 함께 넌 깊고 그윽
參差亂羽銀魚羂(참치란우은어견) 들쭉날쭉 섞인 깃 은어 그물이 올무견
高下飛絲野馬遊(고하비사야마유) 높게 낮게 날린 실 아지랑이가
鶴髮苔深多歲月(학발태심다세월) 흰머리 이끼 깊이 세월이 많아
荊花香發少春秋(형화향발소춘추) 가시 꽃에 향 피어 나이는 젊어
老來泉石廉於利(노래천석렴어리) 늙어와 샘에 돌에 이끗에 맑아
未作蘇黃十日留(미작소황십일류) 아니되 東坡 山谷 열흘 머물기 ※蘇軾 黃庭堅
題永陽採蓮堂(제영양채련당) 영양 채연당에 제하다-曺植49
樑木蘭江玉沙 (목란양목옥강사) 대들보 목란 무늬 강에는 옥 모래가
綠野蒼烟渾亦何(녹야창연혼역하) 푸른 들 파란 연기 흐릿 흘러 어떠랴
欲把天香聞帝室(욕파천향문제실) 잡아 쥔 하늘향기 하느님 방 맡으려
茫茫下土塵霞 (망망하토세진하) 아득함 땅에 내려 세상티끌 노을이
詠蓮1(영련1) 연꽃을 노래해-曺植50
華盖亭亭翠滿塘(화개정정취만당) 꽃봉오리 우뚝해 푸르름 연못 가득
德馨誰與此生香(덕형수여차생향) 덕스런 향 누굴 줘 이렇게 향내 내어
請看黙黙淤泥在(청간묵묵어니재) 보시어요 묵묵히 진흙 속에 있어도 진흙어니
不啻葵花向日光(불시규화향일광) 해바라기 아니나 햇빛은 바라지요 뿐시
詠蓮2(영련2) 연꽃을 노래해-曺植51
只愛芙蕖柳下風(지애부거류하풍) 다만 아껴 연꽃에 버들 밑 바람 연꽃거 ※柳下惠
援而還止于潢中(원이환지우황중) 당겨도 되레 멎어 웅덩이 속에 당길원 웅덩이황
應嫌孤竹方爲隘(응혐고죽방위애) 으레 싫어 고죽국 마침 좁아서 좁을애
遠播淸香到老翁(원파청향도로옹) 멀리 퍼져 맑은 향 늙은이에게 뿌릴파
※柳下惠 展禽 춘추시대 魯나라 大夫 성은 展씨 이름은 獲 자 禽 柳下는 食邑의 이름 惠는 시호 柳下季 또는 柳士師 등으로 불림 일찍이 士師라는 관직을 지내면서 刑獄을 맡았는데 세 번 쫓겨나자 사람들이 떠나기를 권했다 그러자 바른 도리로 남을 섬기면 어디를 간들 쫓겨나지 않겠으며 도를 굽혀 남을 섬길 바에는 하필 부모님의 나라를 떠나겠느냐고 대답했다
盆蓮(분련) 화분의 연꽃-曺植52
上園休許小桃誇(상원휴허소도과) 웃동산에 하겐 마 작은 복사 자랑을
淤裡誰知君子花(어리수지군자화) 진흙 속 누가 알아 군자다운 꽃 있어 진흙어
留得小盆涵養意(유득소분함양의) 머무른 작은 화분 담겨져 뜻을 길러
暗香將月夜深和(암향장월야심화) 남몰래 향 달빛에 밤이 깊어 어울려
和寄宋相(화기송상) 송상에게 어울리게 부쳐-曺53
泰嶽雲藏天柱峯(태악운장천주봉) 큰 산 구름 숨기니 하늘기둥 봉
相公來到爲開容(상공래도위개용) 상공 와서 이르니 모습을 열어
山翁黍麥醺無類(산옹서맥훈무류) 산 늙은이 기장 술 취해 뉘 없이 취할훈
對與高明未有窮(대여고명미유궁) 맞아 함께 높 밝아 막힘이 없어
鳳鳴樓(봉명루) 봉명루-曺植54
岐下遺音屬有樓(기하유음속유루) 갈림길 밑 남은 소리 닿아 루 있어
親賢樂利迄悠悠(친현락리흘유유) 어진 이는 이끗 즐겨 미쳐 멀리에 이를흘
自從矗石新開宇(자종촉석신개우) 부터까지 우거진 돌 새로 집 지어
六六鳴隨上下流(육륙명수상하류) 서른여섯 울며 따라 위아래 흘러
無題(무제) 무제-曺植55
斯干日日樂靡違(사간일일락미위) 이 물가 날이면 날 즐겨 안 떠나
舍此談天未是奇(사차담천미시기) 이를 버려 하늘 말 아니 옳아서
智異三藏居彷佛(지이삼장거방불) 지리산 셋 숨김에 살아 그럴 듯
武夷九曲水依俙(무이구곡수의희) 무이산 아홉 구비 물도 비슷해 비슷할희
鏝墻瓦老風飄去(만장와로풍표거) 바른 담 묵은 기와 바람 몰아가 흙손만
石路歧深馬自知(석로기심마자지) 돌길은 갈려 깊이 말 절로 알아
皓首重來非舊主(호수중래비구주) 흰 머리에 다시와 아닌 옛 주인 흴호
一年春盡詠無衣(일년춘진영무의) 한 해의 봄은 다해 무의를 읊어
※삼동에 베옷 입고 암혈에 눈비 맞아 구름 낀 볕뉘도 쬔 적이 없건마는
서산에 해지다 하니 눈물겨워 하노라
寄楗仲(기건중) 건중에게-曺植56
冥鴻矯翼海南飛(명홍교익해남비) 기러기 날개 고쳐 바다 남쪽엘
正値秋風木落時(정치추풍목락시) 바른 값 가을바람 나뭇잎 질 때
滿地稻粱鷄騖啄(만지도량계무탁) 땅 가득 나락낟알 닭 달려 쪼아 기장량 달릴무
碧雲天末自忘飢(벽운천말자망기) 푸른 구름 하늘 끝 제 주림 잊어
漫成(만성) 떠올라 짓다-曹植57
半日雲中是赤誠(반일운중시적성) 반쯤 해 구름 속에 이 붉은 마음
一生難許入承明(일생난허입승명) 한 삶에 어렵기는 벼슬에 들기
方知巢許無全節(방지소허무전절) 마침 안 소부 허유 오롯함 없어
自是箕山做得成(자시기산주득성) 이로부터 기산서 이룸을 지어 지을주
聞李愚翁還鄕(문리우옹환향) 이우옹 고향 돌아옴을 듣고-曺植58
山海亭中夢幾回(산해정중몽기회) 산해정 정자에서 꿈을 몇 번 꿔
黃江老叟雪盈腮(황강로수설영시) 황강에 늙은 노인 뺨 가득 흰 눈
半生金馬門三到(반생금마문삼도) 살면서 궁궐 문에 문 세 번 닿아
不見君王面目來(불견군왕면목래) 아니 뵌 임금님께 뵈올 낯 오며
贈別大谷(증별대곡) 대곡과 헤어지며-曺植59
出自北門同渡漢(출자북문동도한) 북문으로 나와서 같이 건너 한강을
三同猶有姓非同(삼동유유성비동) 같음 셋 마치 있어 성씨는 아니 같아
九皐鶴和曾心願(구고학화증심원) 아홉 언덕 학 얼려 일찍이 마음 바래
千里星分已道窮(천리성분이도궁) 천 리길 별 나뉘니 이미 길은 다하네
野水東流歸不返(야수동류귀불반) 들에 물 동쪽 흘러 가면야 못 돌아와
塞雲南下去無從(색운남하거무종) 변방 구름 남으로 떠나가 좇지 못해
丁寧白日相思意(정녕백일상사의) 그리 정말 한낮에 서로 그려 마음에
魂夢慇懃他夜通(혼몽은근타야통) 넋에 꿈 꾸역꾸역 다른 밤 뚫어 미쳐
贐別李學士增榮(신별이학사증영) 학사 이증영을 떠나보내며-曺植60
送君江月千尋恨(송군강월천심한) 그대 보내 강물 달 천 길의 한이
畵筆何能畵得深(화필하능화득심) 그림붓 어찌하랴 깊이를 그려
此面由今長別面(차면유금장별면) 이 낯에 이제라서 오래 헤질 때
此心長是未離心(차심장시미리심) 이 마음 길이 옳아 맘은 안 떠나
浴川(욕천) 냇물에 멱 감아-曺植61
全身四十年前累(전신사십년전루) 온몸이 마흔이라 지난해 허물
千斛淸淵洗盡休(천곡청연세진휴) 천석의 맑은 못물 씻어내 모두
塵土倘能生五內(진토당능생오내) 티끌 흙 혹시라도 오장 속 살아 혹시당
直今刳腹付歸流(직금고복부귀류) 이제 바로 배 갈라 흘려보내리 가를고
民巖賦(민암부) 백성바위 노래-曺植62
亙萬古而設險(선만고이설험) 만고를 걸쳐 험함 베풀어
幾帝王之泄泄(기제왕지설설) 몇몇 임금님 흘려 지나가
桀紂非亡於湯武(걸주비망어탕무) 걸주 안 망해 탕왕 무왕에 夏나라 桀王 殷나라 紂王
乃不得於丘民(내부득어구민) 이는 못 얻어 언덕에 백성
漢劉季爲小民(한유계위소민) 한나라 유방 작은 백성 돼
秦二世爲大君(진이세위대군) 진나라 이세 큰 임금 되어
以匹夫而易萬乘(이필부이역만승) 한 사내로서 만승 바꿈이
是大權之何在(시대권지하재) 이런 큰 힘 쥠 어디에 있어
只在乎吾民之手兮(지재호오민지수혜) 다만 있으니 우리의 손에
不可畏者甚可畏也(불가외자심가외야) 겁낼 것 없어 두려울 테니
1504 申師任堂(1504∼1551) 平山 신사임당 이율곡의 어머니 2
踰大關嶺望親庭 대관령을 넘으며 친정을 바라봄 넘을유1
慈親鶴髮在臨瀛 어머니 흰머리에 강릉에 계셔 사랑할자 바다영
身向長安獨去情 이 몸은 서울 향해 혼자 떠나네
回首北村時一望 고개 돌려 북촌을 때때로 보니
白雲飛下暮山靑 흰 구름 가는 아래 저문 산 푸름
思親 어버이 생각2
千里家山萬疊峯 천리 길 고향 산은 만 겹 봉우리 겹쳐질첩
歸心長在夢魂中 가고파 오래도록 꿈결 속에서 넋혼
寒松亭畔孤輪月 한송정 호수 가에 외론 둥근달 두둑반 바퀴륜
鏡浦臺前一陣風 경포대 누대 앞을 한바탕 바람 돈대대 줄진
沙上白鷗恒聚散 모래 위 갈매기 늘 모여 흩어져 갈매기구 모일취
波頭漁艇各西東 파도 타는 고깃배 따로 동서로 거룻배정
何時重踏臨瀛路 언제쯤 다시 밟나 강릉 가는 길 밟을답 바다영
綵服斑衣膝下縫 비단옷 때때옷을 곁에서 꿰매 비단채 꿰맬봉
1505 林碧堂 金氏(?∼?) 義城 임벽당 김씨 金應別의 딸 유여주의 계실 중종 때 2
貧女吟 빈녀음1
境僻人來少 땅이 외져 찾는 이 적기만하고 후미질벽
山深俗事稀 산이 깊어 세속 일 드물기까지 드물희
家貧無斗酒 집 가난해 없으니 말술일랑은
宿客夜還歸 묵을 손님 밤인데 돌아가려네
貧女吟 빈녀음2
夜久織未休 밤을 오래 베 짜기 그치지 않아 짤직
軋軋鳴寒機 삐걱삐걱 울리니 차가운 베틀 삐걱거릴알
機中一匹練 베틀 속에 한필의 익힌 비단은 익힐련
終作阿誰衣 마침내 될 터인가 누구네 옷이 언덕아
1510 厚之 河西 金麟厚(1510∼1560)文正 蔚山 河西集 하서 김인후 9
題忠州望京樓韻 충주 망경루 운으로1
來從何處來 오는데 따라 쫓아 어디서 오나
去向何處去 떠나가니 바랄 곳 어디로 가나
去來無定縱 오고감에 없으니 놓아둠이라 늘어질종
悠悠百年虛 멀고멀어 백년은 텅 비움이라
床巖對棋(상암대기) 평상 바위에서 바둑을 두며-金麟厚2
石岸稍寬平(석안초관평) 바위 언덕 조금은 넓고 반반해
竹林居一半(죽림거일반) 대나무 숲 머문 지 한 삶의 반을
賓來一局碁(빈래일국기) 손님이 찾아오니 한판 바둑을 바둑기
亂雹空中散(난박공중산) 어지러운 누리는 하늘에 흩어 누리박 흩을산
題忠州望京樓韻(제충주망경루운) 충주 망경루 운으로-金麟厚3
來從何處來(래종하처래) 오는데 따라 쫓아 어디서 오나
去向何處去(거향하처거) 떠나가니 바랄 곳 어디로 가나
去來無定縱(거래무정종) 오고감에 없으니 놓아둠이라 늘어질종 蹤
悠悠百年許(유유백년허) 멀고멀어 백년은 어디 쯤 인지 虛 計
古木(고목) 고목-金麟厚4
半樹惟存骨(반수유존골) 반쯤 나무 늘어서 뼈대만 남아
風霆不復憂(풍정불부우) 바람천둥 다시는 걱정을 않아 천둥소리정
三春何事業(삼춘하사업) 석 달 봄날 오며는 무슨 일하나
獨立任榮枯(독립임영고) 홀로 서서 맡기니 꽃피움 마름
獨居無聊得一絶示吉元(독거무료득일절시길원)
혼자 있어 심심해 절구 한수 지어 길원에 보이니-金麟厚5
却掩空堂悄別情(각엄공당초별정) 물러나 닫은 빈집 정 떼 너무해
黃昏點點伴燈明(황혼점점반등명) 어스름에 깜박여 벗한 등 밝아
夾窻松樹還多事(협창송수환다사) 끼인 창 소나무에 되레 일 많아
惹起寒濤隱耳鳴(야기한도은이명) 일으켜 찬 물결을 닫은 귀 울려 이끌야 큰물결도
次德茂韻(차덕무운) 덕무의 운으로-金麟厚6
雨後輕雲捲白衣(우후경운권백의) 비 그쳐 구름 가뿐 하얀 옷 걷혀 말권
靑山野水鷺先知(청산야수로선지) 푸른 산 들에 물은 백로가 알지 해오라기로
西簷斜日長吟處(서첨사일장음처) 서쪽 처마 기운 해 꽤나 읊는 곳
疏竹微風獨立時(소죽미풍독립시) 성긴 대 산들바람 홀로 선 때지
詠天(영천) 하늘을 노래해-金麟厚7
圓形至大又窮玄(원형지대우궁현) 둥근꼴 너무 커서 다다름 감감
浩浩空空繞地變(호호공공요지변) 넓고 넓어 텅 비어 땅 바뀜 감싸
覆幬中間容萬物(복주중간용만물) 싸 감은 가운데엔 만물을 담아 뒤집힐복 휘장주
杞人何爲恐頹連(기인하위공퇴련) 기국 사람 어찌해 무너질 걱정 ※杞憂
花枝(화지) 꽃가지-金麟厚8
墻外花枝欲動春(장외화지욕동춘) 담 너머에 꽃가지 봄이 움트려
年年長見舊精神(년년장견구정신) 해마다 오래 보아 옛 얼에 혼을
無端更被東風妬(무단갱피동풍투) 바룸 없이 또 입어 봄바람 시샘 강샘할투
掩抑寒姿向玉人(엄억한자향옥인) 억눌려 추운 모습 그린 임 바래 누를억
盆菊(분국) 국화화분-金麟厚9
十月淸霜重(십월청상중) 시월은 맑아 서리 겹쳐서
芳叢不耐寒(방총불내한) 꽃다운 떨기 추위 못 견뎌
枝條將萎絶(지조장위절) 가지가지는 말라 꺾이려 마를위
花蕊半凋殘(화예반조잔) 꽃술 반이나 시들어 죽어 꽃술예 시들조
北關承朝露(북관승조로) 북 관문 받아 아침 이슬을
東籬謝夕飡(동리사석손) 동쪽 울 물려 저녁밥상을 저녁밥손
貞根期永固(정근기영고) 곧은 뿌리에 길이 굳음을 곧을정
歲歲玉欄干(세세옥난간) 해면 해마다 옥의 난간에
1510 明月 黃眞伊(?∼?) 開城妓生 명월 황진이 8
詠半月 반달을 읊어1
誰斲崑山玉 누구라 깎았으랴 곤륜산 옥을 깎을착 산이름곤
裁成織女梳 손질해 지었으니 직녀의 빗을 마를재 빗소
牽牛一去後 견우가 한 번 오고 가버린 뒤에 끌견
謾擲碧空虛 속았다고 던졌네 푸른 하늘에 속일만 던질척
奉別蘇判書世讓 소세양 판서와 헤어지며2
月下庭梧盡 달빛 머문 뜰 안에 오동잎 지나
霜中野菊黃 서리 맞은 들국화 노랗기만 해
樓高天一尺 누대는 높아선지 하늘 닿을 듯
人醉酒千觴 사람은 취하여도 술은 남아나 잔상
流水和琴冷 흐르는 물 어울려 거문고 시원
梅花入笛香 매화꽃 들은 피리 향이 실렸네 피리적
明朝相別後 밝을 아침 서로가 헤어진 다음
情與碧波長 함께한 정 파랗게 오래가겠지
松都(송도) 송도(개성)-黃眞伊3
雪中前朝色(설중전조색) 눈 내림 속은 앞 왕조 빛깔
寒鍾故國聲(한종고국성) 차운 종 울림 옛 나라 소리
南樓愁獨立(남루수독립) 남쪽 누각은 홀로 선 시름
殘廓暮煙香(잔곽모연향) 무너진 성곽 저문 연기 향
別金慶元(별김경원) 김경원과 이별하며-黃眞伊4
三世金緣成燕尾(삼세금연성연미) 세 세상 굳은 인연 좋은 짝 이뤄
此中生死兩心知(차중생사양심지) 이 가운데 삶 죽음 두 마음 알아
楊州芳約吾無負(양주방약오무부) 양주 땅 꽃의 맺음 난 어김없어
恐子還如杜牧之(공자환여두목지) 두려움 그대 왠지 두목지 같아
※牧之 杜牧(803∼853)당나라 시인 강직한 성품
相思夢(상사몽) 그리운 꿈을-黃眞伊5
相思相見只憑夢(상사상견지빙몽) 서로 그려 서로 봐 꿈에서라네
儂訪歡時歡訪儂(농방환시환방농) 그대 오니 기쁠 때 날 찾아 기뻐
願使遙遼他夜夢(원사요료타야몽) 바램으로 먼먼 길 다른 밤 꿈엔
一時同作路中逢(일시동작노중봉) 한날한시 하기를 길에서 만나
※중복 반복 대칭의 형식, 형식과 내용의 일치(承句)
小柏舟(소백주) 조그만 잣나무 배-黃眞伊6
汎彼中流小柏舟(범피중류소백주) 저 띄운 물결 속에 조그만 잣 배
幾年閑盛碧波頭(기년한성벽파두) 몇 해 느긋 채웠나 푸른 물결에
後人若問誰先渡(후인약문수선도) 뒷사람 묻는다면 뉘 앞서 건너
文武兼全萬戶侯(문무겸전만호후) 문무를 모두 갖춘 만호의 제후
朴淵瀑布(박연폭포) 박연폭포-黃眞伊7
一派長天噴壑壟(일파장천분학롱) 한 가닥 긴 하늘서 골짝언덕 뿜어대
龍湫百仞水叢叢(용추백인수총총) 폭포줄기 백 길에 물은 펑펑 쏟아져
飛泉倒瀉疑銀漢(비천도사의은한) 샘 날아 도로 쏟아 어찌 보면 은하수
怒瀑橫垂宛白虹(노폭횡수완백홍) 성난 폭포 드리워 마치 하얀 무지개
雹亂霆馳彌洞府(박란정치미동부) 우박 날려 천둥 달려 골짝에 두루
珠聳玉碎徹晴空(주용옥쇄철청공) 구슬 솟아 옥 부셔져 갠 하늘 뚫어
遊人莫道廬山勝(유인막도려산승) 노는 이 말을 마라 여산폭포 빼어남
須識天磨冠海東(수식천마관해동) 알아야지 천마산 해동에 으뜸 폭포
滿月臺懷古(만월대회고) 만월대를 회고하며 ※고려의 왕궁 터-黃眞伊8
古寺蕭然傍御溝(고사소연방어구) 옛 절은 쓸쓸하게 대궐도랑 곁
夕陽喬木使人愁(석양교목사인수) 석양에 높은 나무 사람 시름케
煙霞冷落殘僧夢(연하냉락잔승몽) 안개 놀 차게 내려 스님 꿈 남아
歲月觴嶸破塔頭(세월상영파탑두) 세월 돌아 가팔라 깨진 탑머리
黃鳳羽歸飛鳥雀(황봉우귀비조작) 봉황은 날아가고 나는 새 참새
杜鵑花落牧羊牛(두견화락목양우) 진달래 꽃 떨어져 먹이니 소 양
神松憶得繁華日(신송억득번화일) 송악을 생각하니 번화한 날이
豈意如今春似秋(기의여금춘사추) 어찌 뜻 이제같이 봄도 가을날
1515 吉元 林塘 鄭惟吉(1515∼1588) 東萊 林塘遺稿 임당 정유길 1
夢賚亭春帖 몽뢰정 춘첩 줄뢰 표제첩
白髮先祖老判書 흰머리 할아버지 나이든 판서 ※조부:鄭光弼
閒忙隨分且安居 바쁜 건 분수 따라 느긋이 살아 바쁠망
漁翁報道春江暖 어부가 알리는 말 봄 강물 따뜻 갚을보 따뜻할난
未到花時進鱖魚 아니 이른 꽃필 때 쏘가리 놀아 쏘가리궐
1516 希安 聽天堂 沈守慶(1516∼1599) 豐山 左議政 청천당 심수경 1
定遠樓 정원루 ※함경남도 갑산에 있음1
自笑浮生謾苦辛 절로 웃네 떠돈 삶 어려움 속여 속일만 매울신
年年飄泊鬢絲新 해마다 바람 맞아 수염 희어져 배댈박 살쩍빈
誰知玉帳孤眠客 누가 알까 옥 휘장 홀로 잠든 손 휘장장
曾是靑綾慣臥人 일찍이 푸른 비단 버릇들은 이 비단릉 버릇관
千里月明難度夜 천리에 달은 밝아 밤인지 몰라
一庭花落已經春 한 뜨락 꽃은 져서 벌써 봄 지나
虎頭燕頷非吾事 범 머리 제비턱은 내 일 아니라 ※위엄의 상 턱함
却恨虛名誤此身 한을 멎어 헛이름 이 몸 그르쳐 물리칠각 그릇할오
1517 應聘 蓬萊 楊士彦(1517∼1584) 淸州 蓬萊詩集 봉래 양사언 5
秋思 가을의 생각1
孤烟生曠野 외론 안개 피어나 횅한 들에서 밝을광
殘月下平蕪 남겨진 달 비추니 거친 들판을 해칠잔 거칠어질무
爲問南來雁 물으려 남쪽으로 기러긴 와도 기러기안
家書寄我無 집 편지 부쳤는지 내게는 안와
自輓詩 스스로 죽음을 애도하며2
詩中李白酒中伶 시에선 이백이요 술로는 유령 영리할령
一去靑山盡寂寥 한번 떠나 푸른 산 다해 고요해 쓸쓸할요
又去江南楊進士 또 떠날 강남땅에 양진사라니
鷓鴣芳草雨蕭蕭 자고새 꽃다운 풀 눈물 비 쓸쓸 자고자고
※이백(701∼762) 詩仙 李太白 ※劉伶(221∼300) 竹林七賢의 한사람
泰山歌(태산가) 태산가-楊士彦3
山岱雖高是亦山(태산수고시역산) 산은 태산 높아도 이 또한 산이
登登不已有何艱(등등불이유하간) 올라올라 안 그쳐 어찌 못 올라 ※難
世人不肯勞身力(세인불긍노신력) 세상사람 않으니 몸소 힘씀을
只道山高不可攀(지도산고불가반) 말로만 산이 높다 오를 수 없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國島(국도) 국도-楊士彦4
金玉樓臺拂紫煙(금옥누대불자연) 금옥의 누대에는 보라안개 떨치고
躍龍雲路下群仙(약룡운로하군선) 뛰는 용 구름의 길 아래엔 뭇 신선이
靑山亦厭人間世(청산역염인간세) 푸른 산 또한 싫어 사람 사는 세상이
飛入蒼溟萬里天(비입창명만리천) 날아든 푸른 바다 만 리 멀리 하늘에
萬景樓(만경루) 만경루-楊士彦5
九霄笙鶴下珠樓(구소생학하주루) 아홉 하늘 생황 학 내린 구슬 루
萬里空明灝氣收(만리공명호기수) 만 리에 하늘 밝아 큰 기운 거둬 넓을호
靑水從銀漢落海(청수종은한락해) 푸른 물 은빛 따라 강 쏟아 바다
白雲天人玉山浮(백운천인옥산부) 흰 구름 하늘사람 옥의 산 떠서
長春桃李皆瓊花(장춘도리개경화) 긴긴 봄 복사 오얏 다 옥의 꽃이
千歲喬松盡黑頭(천세교송진흑두) 천 년 묵은 키 큰 솔 빈 검은머리
滿酌紫霞留一醉(만작자하류일취) 가득 따른 보라 놀 한번 취하니
世間無地起閑愁(세간무지기한수) 세상에는 없는 땅 시름이 일어
1520 玄應 西山 休靜 崔汝信(1520∼1604) 完山 淸虛堂集 서산대사 휴정 청허당 9
過古寺 옛 절을 지나며1
花落僧長閉 꽃이 져서 스님은 오래 문 닫고 닫을폐
春尋客不歸 봄을 찾아 손님은 아니 돌아와 찾을심
風搖巢鶴影 바람이 흔들어대 둥지 그림자 흔들릴요 집소
雲濕坐禪衣 구름에 옷을 적셔 앉아 도 닦아 봉선선 축축할습
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2
踏雪野中去 눈 덮인 들판 길을 밞아갈 때엔 밟을답
不須胡亂行 모쪼록 아무렇겐 걷지 마소서 모름지기수
今日我行跡 오늘날 내가 걸어 남긴 발길이 자취적
遂作後人程 드디어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 이를수 단위정
還鄕 시골로 돌아가3
三十年來返故鄕 서른 해 지나와서 고향에 오니 돌아올반
人亡宅廢又村荒 사람 잃고 집 헐려 거친 마을이 거칠황
靑山不語春天暮 푸른 산 말을 못해 봄날은 가고 저물모
杜宇一聲來杳茫 두견새 소리 한번 아득히 오네 어두울묘 아득할망
一行兒女窺窓紙 한 무리 아이들은 창문을 기웃 엿볼규
鶴髮隣翁問姓名 흰머리 이웃노인 이름을 물어 터럭발
乳號方通相泣下 옛 부름 마침 알아 서로 우는데 울읍
碧天如海月三更 푸른 하늘 바단지 달은 삼경을 푸를벽
尋牛圖(심우도) 소 찾는 그림-休靜 휴정 청허당 서산대사4
斫來無影樹(작래무영수) 나무해 오니 그림자 없어 벨작
燋盡水中漚(초진수중구) 다 태웠으니 물속 거품을 홰초 담글구
可笑騎牛者(가소기우자) 우습기도 해 소를 탄 사람
騎牛更覓牛(기우갱멱우) 소를 타고서 다시 소 찾아
人境俱奪(인경구탈) 사람자취 다 떨치고-休靜5
梨花千萬片(이화천만편) 배꽃 떨어져 천만 조각이
飛入淸虛院(비입청허원) 날아 들어와 청허의 집에
牧笛過前山(목적과전산) 목동 피리로 앞산을 지나
人牛俱不見(인우구부견) 사람도 소도 함께 안 보여
雙溪方丈(쌍계방장) 쌍계사 방장-休靜6
白雲前後嶺(백운전후령) 흰 구름으로 앞뒤 고개에
明月東西溪(명월동서계) 밝은 달이란 동서쪽 시내
僧坐落花雨(승좌락화우) 스님 앉아서 꽃비가 지고
客眠山鳥啼(객면산조제) 나그네 잠자 산새가 울어
訪松間隱士(방송간은사) 솔 사이에 숨은 선비를 찾아-休靜7
自悅松間屋(자열송간옥) 저절로 기뻐 솔 사이 집이
松間亦有臺(송간역유대) 솔 사이 또한 높은 곳 있어
客來不掃石(객래불소석) 손님이 와도 돌을 안 쓸어
惟恐損蒼苔(유공손창태) 어째 잃을까 푸른 이끼를
望高臺(망고대) 망고대-休靜8
獨立高峰頂(독립고봉정) 혼자서 서니 높은 꼭대기
長天鳥去來(장천조거래) 먼 하늘 새는 가고 오기를
望中秋色遠(망중추색원) 바라보는 속 가을 빛 멀리
滄海小於杯(창해소어배) 넓고 큰 바다 잔보다 작아
登香爐峯(등향로봉) 향로봉에 오르며 ※普賢寺(보현사) 보현사-休靜9
萬國都城如蟻垤(만국도성여의질) 모든 나라 서울은 개밋둑이요
千家豪傑若醯鷄(천가호걸약혜계) 온 나라 뛰어난 이 초파리라네
一窓明月淸虛枕(일창명월청허침) 창문 하나 밝은 달 맑고 빈 베개
無限松風韻不齊(무한송풍운부제) 다함없는 솔바람 멋은 달라서
1520 大手 習齋 權擘(1520∼1593) 安東 習齋集 습재 권벽 1
曉行 새벽길
南村北村鷄亂鳴 남촌에 북촌에도 닭은 시끄러 닭계
東方大星如鏡明 동방에 커다란 별 밝기가 거울 거울경
山頭霧捲月猶在 산마루 안개 걷혀 달이 나왔고 말권
橋上霜凝人未行 다리 위 엉긴 서리 사람 안 다녀 엉길응
1521 貞夫人 宋德峰(1521∼1578) 7
정부인 송씨 宋駿의 둘째 딸 眉岩 柳希春(1513∼1577)의 아내
醉裏吟(취리음) 취한 가운데-宋貞夫人1
天地雖云廣(천지수운광) 하늘땅 비록 넓다고 하지
幽閨未見眞(유규미견진) 깊은 규방에 참됨 안 보여
今朝因半醉(금조인반취) 오늘 아침엔 반쯤 취하니
四海闊無津(사해활무진) 온 세상 넓어 나루도 없이
除夜(제야) 섣달 그믐밤-宋貞夫人2
顓頊燈前送(전욱등전송) 전욱 고양씨 등 앞에 보내
句芒夜半來(구망야반래) 구망 봄 임금 한 밤에 오니
滿堂新賀客(만당신하객) 집 가득 손님 새해 맞으러
皆是兩眉開(개시양미개) 다들 이렇게 두 눈썹을 떠
喜新舍詩(희신사시) 새 집에 기뻐-宋貞夫人3
地曠靑山遠(지광청산원) 땅은 환하고 푸른 산 멀리
簷高夏日凉(첨고하일량) 처마 높아서 여름날 시원
南廓成鵲室(남곽성작실) 남쪽 둘러서 까치 방 이뤄
應報子孫昌(응보자손창) 마땅한 갚음 자손 잘 되지
喜新舍詩(희신사시) 새 집에 기뻐-宋貞夫人4
天公爲送三山壽(천공위송삼산수) 하느님 보냄 있어 삼신산 오래
靈鵲來通百世榮(령작래통백세영) 신령까치 오고가 백세 꽃 피어
萬頃良田非我願(만경량전비아원) 만 이랑 좋은 밭은 내 아니 바래
鴛鴦和樂過平生(원앙화락과평생) 원앙 짝 얼려 즐겨 한 삶을 지내
獻和眉岩韻(헌화미암운) 미암의 시에 답해 올리며-宋貞夫人5
自比元公無物欲(자비원공무물욕) 혼자 견줘 원공에 없는 걸 하려
何如耿耿五更闌(하여경경오경란) 어찌해 불을 밝혀 밤이 다 가게
玉堂金馬雖云樂(옥당금마수운락) 한림원에 글 선비 즐겁다지만 ※玉堂殿 金馬門
不若秋風任意還(불약추풍임의환) 아니죠 가을바람 내켜 돌아와
贈眉巖(증미암) 미암께 드리며-宋貞夫人6
雪中白酒猶難得(설중백주유난득) 눈 속에선 고량주 얻기 어려워
何況黃封殿上來(하황황봉전상래) 하물며 대궐임금 글월이 올까
自酌一杯紅滿面(자작일배홍만면) 혼자 따른 술 한 잔 낯 가득 붉어
與君相賀太平廻(여군상하태평회) 님 함께 서로 축하 태평함 돌아
摩天嶺上(마천령상) 마천령을 올라서-宋貞夫人7
行行遂至摩天嶺(행행수지마천령) 걷고 걸어 이르니 마천령 고개
東海無涯鏡面乎(동해무애경면호) 동해바다 가없어 거울 같아서
萬里婦人何事到(만리부인하사도) 만 리길을 아낙네 어쩐 일 있어
三從義重一身輕(삼종의중일신경) 세 따름 옳아 묵직 몸은 가벼워 ※三從之道
1521 君貞 洛濱 李忠綽(1521∼1577) 全州 觀察使 낙빈 이충작 1
贈僧 스님에게 보냄
白首龍驤衛 흰머리에 용양위 힘없는 벼슬 머리들양 지킬위
官閒晝掩扉 자리 한가 낮에도 문짝이 닫혀 가릴엄 문짝비
僧從三角至 스님은 삼각산서 왔다하는데
求我五言歸 나를 찾아 오언시 받아 돌아가
1523 和叔 思菴 朴淳(1523∼1589)文忠 忠州 思菴集 사암 박순 서경덕의 문인
사암 박순 서경덕의 門人 장원급제 영의정 9
送退溪先生南還 남쪽 가는 퇴계선생을 보내며1
鄕心不斷若連環 고향 뜻 끊임없어 사슬과 같아 고리환
一騎今朝出漢關 말 한필 오늘 아침 서울을 나서 말탈기
寒勒嶺梅春未放 찬 고삐 고개 매화 봄 아니 펼쳐 굴레륵
留花應待老仙還 꽃 남겨 맞이하네 노신선 감에 머무를류
贈堅上人(증견상인) 견스님에게-朴淳2
久沐恩波役此心(구목은파역차심) 오래 감싼 베풂 결 짐 진 이 마음
曉鷄聲裏戴朝簪(효계성리대조잠) 새벽닭 소리 속에 조복을 입어
江南野屋今蕪沒(강남야옥금무몰) 강남에 들녘 집은 이젠 거칠어
却請山僧護竹林(각청산승호죽림) 되레 맡겨 스님께 대숲 지키길
淸風寒碧樓(청풍한벽루) 청풍 한벽루에서-朴淳3
客心孤逈自生愁(객심고형자생수) 길손마음 외론 멂 시름 절로나
坐聽江聲不下樓(좌청강성불하루) 앉아 듣는 물소리 누대 못 내려
明日又登官路去(명일우등관로거) 밝을 날 또 오르리 벼슬길 떠나
白雲紅樹爲誰秋(백운홍수위수추) 흰 구름 발간나무 뉘 위한 가을
題楊摠兵廟(제양총병묘) 양총병 사당에-朴淳4
鐵衣金劒已塵沙(철의금검이진사) 쇠 갑옷 금장 칼은 이미 모래 티
廟閉松杉噪夕鴉(묘폐송삼조석아) 사당 닫혀 솔삼 숲 저녁 까마귀
惆悵漢家飛壯死(추창한가비장사) 슬퍼하기 한나라 날다가 죽어
胡笳頻渡白狼河(호가빈도백랑하) 호 피리 자주 넘어 백랑하 물을
礪山郡別行思上人(여산군별행사상인) 여산군에서 행사스님과 헤어지며-朴淳5
王程那得駐征騑(왕정나득주정비) 나랏님 길 어쩌나 머물다 가니 곁마비
愁外靑山幾多暉(수외청산기다휘) 시름 바깥 푸른 산 몇 번을 빛나
金馬石城相送處(금마석성상송처) 금마 땅 석성에서 서로 보낸 곳
刺桐花落雨霏霏(자동화락우비비) 엄나무 꽃 떨어져 비는 살포시
謝恩後歸永平(사은후귀영평) 베풂에 고마워한 뒤 영평으로 돌아가다-朴淳
答恩無術寸心違(답은무술촌심위) 베풂 갚음 꾀 없어 마음 어긋 져
收拾殘骸返野扉(수습잔해반야비) 거둬가니 늙은 몸 들 사립 돌려
一點終南看漸遠(일점종남간점원) 점 하나로 종남산 봐 차츰 멀어
西風淚濕碧蘿衣(서풍루습벽라의) 서풍에 눈물 젖은 푸른 넝쿨 옷
湖堂口號(호당구호) 호수 집의 외침-朴淳6
亂流經野入江沱(난류경야입강타) 마구 흘러 들 지나 강으로 들어 물이름타
滴瀝猶殘檻外柯(적력유잔함외가) 물방울 져 남기니 난간 밖 가지
籬掛簑衣簷曬網(리괘사의첨쇄망) 울에 걸친 도롱이 처마 그물 쫴
望中漁屋夕陽多(망중어옥석양다) 바라보는 어부 집 저녁볕 짙어
訪曺雲伯1(방조운백1) 조운백을 찾아-朴淳7
靑山獨訪考槃來(청산독방고반래) 푸른 산 홀로 찾아 머뭇대며 와
袖拂秋霞坐石苔(수불추하좌석태) 소매 털어 가을 놀 이끼 돌 앉아
共醉獨醪眠月下(공취독료면월하) 같이 취해 혼자 술 달 아래 잠자
鶴飜松露滴空杯(학번송로적공배) 학 뒤척여 솔 이슬 빈 잔에 떨렁
訪曺雲伯2(방조운백2) 조운백을 찾아-朴淳8
醉睡仙家覺後疑(취수선가각후의) 취해 자는 신선 집 깬 다음 얼떨
白雲平壑月沈時(백운평학월침시) 흰 구름 펼친 골짝 달이 잠긴 때
翛然獨出長林外(소연독출장림외) 찢기듯 홀로 나서 기다란 숲 밖 날개찢어질소
石逕笻音宿鳥知(석경공음숙조지) 돌길을 짚는 소리 자던 새 알아
送退溪先生南還(송퇴계선생남환) 남쪽 가는 퇴계선생을 보내며-朴淳9
三十年來返故鄕(삼십년래반고향) 서른 해를 오면서 고향 돌아가
人亡宅廢又村荒(인망택폐우촌황) 사람 죽어 집 버려 마을 거칠어
靑山不語春天暮(청산불어춘천모) 푸른 산 말이 없어 봄날 저물어
杜宇一聲來杳茫(두우일성래묘망) 두견이 한 소리해 아득히 들려
一行兒女窺窓紙(일행아녀규창지) 줄지은 아이 아낙 창 뚫어 엿봐
鶴髮隣翁問姓名(학발린옹문성명) 학 머리 이웃 노인 이름자 물어
乳號方通相泣下(유호방통상읍하) 어려 불림 막 알아 서로 눈물 나
碧天如海月三更(벽천여해월삼경) 푸른 하늘 바단지 달은 한밤이
1523 待可 孤靑 徐起(1523∼1591) 利川 孤靑遺稿 4
고청 서기 서경덕 이지함에게 배움1
傷懷呈鄭困齋 품음 다쳐 곤재 정개청에게 드림 드릴정
虞韶聞盡淳風去 우순 노래 안 들어 좋은 풍속을 풍류이름소
岐鳳鳴殘好事非 봉황 울음 사라져 아니 좋은 일 갈림길기 해칠잔
天地不回生物意 하늘땅 다시 안와 살아갈 뜻에
凍殍何處見春暉 얼어 죽어 어디나 봄빛을 보랴 주려죽을표 빛휘
고청 서기 徐敬德에게 사사
歎時(탄시) 때를 탓하며-徐起2
形獸心人多古聖(형수심인다고성) 짐승 몸 사람마음 많은 옛 성인
形人心獸盡今賢(형인심수진금현) 사람 꼴 짐승마음 이젠 없는 이
擾擾東華冠帶十(요요동화관대십) 어지러운 동방에 벼슬한 모두 / 자라나 다들
暮天風雨奈君恩(모천풍우내군은) 저녁하늘 비바람 어찌 임금이
※胞胎養生浴帶冠旺衰病死葬
題竹屛(제죽병) 대나무 병풍에 제하며-徐起3
昔年曾見澗邊生(석년증견간변생) 지난해 일찍 보니 골짝에 자라
底事移來紙上靑(저사이래지상청) 어쩐 일로 옮겨와 종이 위 푸름
疏枝勁節皆依舊(소지경절개의구) 가지 몇 굳센 마디 다 옛날대로
只欠淸風吹葉聲(지흠청풍취엽성) 빠지니 맑은 바람 댓잎소리가
傷懷呈鄭困齋(상회정정곤재) 아픈 마음에 곤재 정개청에게 드림-徐起4
虞韶聞盡淳風去(우소문진순풍거) 순임금 음악 끊겨 순풍 사라져
岐鳳鳴殘好事非(기봉명잔호사비) 봉황새 울음 없어 아니 좋은 일
天地不回生物意(천지불회생물의) 하늘땅 아니 바꿈 살아 있는 뜻
凍殍何處見春暉(동표하처견춘휘) 얼고 주려 어디서 봄빛을 볼까
1523 仲輔 介庵 姜翼(1523∼1567) 晋州 介庵集 개암 강익 12
山天齋(산천재) 산천재-姜翼1
素月明秋練(소월명추련) 흰 달은 밝아 가을은 비단
澄流靜不波(징류정불파) 맑게 흐르니 물결 안 일어
春風坐一夜(춘풍좌일야) 봄바람 속에 앉아 한 밤을
眞味正如何(진미정여하) 참다운 맛은 정말 어떨까
月夜(월야) 달밤-姜翼2
仰天慙白月(앙천참백월) 하늘 우러러 하얀 달에 부끄러
臨水愧淸流(임수괴청류) 물에 다가서 맑은 흐름 부끄러
多少身心累(다소신심루) 얼마나 되나 몸과 마음 허물로
何能刮盡休(하능괄진휴) 어찌하면 깎아내 다해 그칠까
詠竹(영죽) 대나무를 읊다-姜翼3
凜凜千竿玉(늠름천간옥) 꿋꿋이 의젓 천의 장대 옥
昭昭一輪氷(소소일륜빙) 밝아서 환해 한 둘레 얼음
遺風留不泯(유풍류불민) 끼쳐온 내림 안 없애 남아
餘韻痛難承(여운통난승) 남겨진 울림 못 이어 아파
夙夜齋讀易(숙야재독역) 숙야재에서 주역을 읽으며-姜翼4
燈下披黃卷(등하피황권) 등불 아래서 누런 책 펼쳐
分明古聖顔(분명고성안) 뚜렷이 밝아 옛 성현 얼굴
夜深開戶看(야심개호간) 밤은 깊어서 문 열고 보니
雪月滿空山(설월만공산) 눈에 달빛이 빈산에 가득
贈林士秀(증임사수) 임사수에게-姜翼5
君從智異山中出(군종지리산중출) 그대 따라 지리산 산속을 나와
數寸靈根帶藥囊(수촌령근대약낭) 몇 마디 신령 뿌리 약낭에 둘러
倘愛南隣多病友(당애남린다병우) 혹 아껴 남쪽 이웃 병 많은 벗에
願分瑤草一叢香(원분요초일총향) 나눠 주리 좋은 풀 한 떨기 향기
秋夜(추야) 가을밤-姜翼6
碧落秋晴響遠江(벽락추청향원강) 파란 하늘 갠 가을 먼 강물 울림
柴扉撑掩息村狵(시비탱엄식촌방) 사립문 버텨 닫혀 쉬는 삽살개
竹風不動小園靜(죽풍부동소원정) 대 바람 꼼짝 않아 동산도 고요
明月在天人倚窓(명월재천인의창) 밝은 달 하늘 있어 창 기댄 사람
遊花林洞(유화림동) 화림동에 가서-姜翼7
南冥携玉溪(남명휴옥계) 남명이 끌어 옥 시내에를 ※南冥 曺植
喚起及吾儕(환기급오제) 불러 일으켜 우리들 함께
芳草山容好(방초산용호) 꽃다운 풀에 산 모습 좋아
吟鞭馬首齊(음편마수제) 읊어 채찍질 말머리 나란
月淵足初濯(월연족초탁) 달이 뜬 못에 발 씻기 처음
龍澗詩更題(용간시갱제) 굽이친 골짝 시 다시 지어
賞心隨處樂(상심수처락) 느끼는 마음 곳곳서 즐겨
輸與野禽啼(수여야금제) 수레 함께해 들에 새 울어
靜夜吟(정야음) 고요한 밤에 읊다-姜翼8
養性偏從靜裡多(양성편종정리다) 바탕 길러 따름은 고요 속 많아
夜中全覺樂如何(야중전각락여하) 한밤에 모두 깨쳐 즐거움 어때
天心月素山門掩(천심월소산문엄) 하늘 복판 달 흰데 산문은 닫혀
誰把塵緣入我家(수파진연입아가) 누가 잡아 속세 끈 내 집에 들어
梅下玩月(매하완월) 매화 아래 달구경-姜翼9
階下寒梅丌上書(계하한매기상서) 섬돌 아래 찬 매화 대 위서 글을
野翁生計未全疏(야옹생계미전소) 들 늙은이 살기는 다 없진 않아
賞心更有晴天月(상심갱유청천월) 즐기는 마음 다시 갠 하늘엔 달
淸福人間我何如(청복인간아하여) 맑은 복 가진 사람 내가 아닐까
次林士秀(차임사수) 임사수의 시를 빌어-姜翼10
吾友林公不世情(오우림공불세정) 나의 벗 임사수는 세상 뜻 없어
欲向滄洲寄此生(욕향창주기차생) 신선세계 나가려 이 삶을 부쳐
我已江湖知路熟(아이강호지로숙) 내 이미 강호에서 길 익어 알아
不須鷗鷺引君行(불수구로인군행) 아니 꼭 구로라야 그대 이끌까
贈盧玉溪子膺1(증노옥계자응1) 옥계 노자응에게 주며-姜翼11
隔林遙望故人廬(격림요망고인려) 숲 너머 멀리 바래 오랜 벗 움막
溪上登臨雨歇初(계상등림우헐초) 시내 위 올라서니 비 그친 처음
欲寫幽懷無紙地(욕사유회무지지) 써보려 깊은 마음 종이 없는 땅
折來楊柳白而書(절래양류백이서) 꺾어오니 버들잎 닦아서 쓴다
贈盧玉溪子膺2(증노옥계자응2) 옥계 노자응에게 주며-姜翼12
釋褐今將二十春(석갈금장이십춘) 털옷 풀어 이제는 스무 봄 되려
官高名顯寵恩新(관고명현총은신) 벼슬 높아 이름나 베풂 새롭나
浮榮鮮不爲淫肆(부영선불위음사) 뜬 영예 곱지 않아 멋대로 하니
愛子猶同布韋人(애자유동포위인) 그대 아껴 나 같아 남 두루 펴야
1524 彦精 松巖 金練光(1524∼1592) 金海 松巖遺稿 송암 김연광 1
秋夜作 가을밤에 짓다
小窓殘月夢初醒 작은 창 조각달에 꿈을 처음 깨 해칠잔 깰성
一枕愁吟柰有情 한잠에 시름 앓아 어찌 뜻 있어 능금나무내
却悔從前輕種樹 안 뉘우쳐 앞선 날 가벼이 심음 뉘우칠회
滿庭搖落作秋聲 뜰 가득 날려 떨쳐 가을 소리를 흔들릴요
1526 景瑞 栢潭 具鳳齡(1526∼1586)文端 綾城 栢潭集 7
樓巖(누암) 누대의 바위-具鳳齡 백담 구봉령1
秋月半虛壁(추월반허벽) 가을에 달이 빈 벽에 반이
與君相枕眠(여군상침면) 그대 더불어 서로 베고 자
明宵兩地夢(명소량지몽) 달 밝은 밤에 두 땅에 꿈꿔
同繞一江煙(동요일강연) 함께 둘러싸 강 하나 안개
登拱北亭(등공북정) 공북정에 올라-具鳳齡2
幾日離丹闕(기일리단궐) 몇 날을 떠나 붉은 대궐을
通宵戀主情(통소련주정) 밤이 새도록 님 그린 마음
秋天千里眼(추천천리안) 가을엔 하늘 천리 먼 보임
曉色上高亭(효색상고정) 새벽빛 올라 높은 정자에
新昌東軒卽事二絶1(신창동헌즉사이절1) 신창 동헌에서-具鳳齡3
漏盡殘星夜(누진잔성야) 새어 스러진 별을 남긴 밤
鷄鳴曙色初(계명서색초) 닭이 울어서 새벽빛 비롯
一壇叢竹露(일단총죽로) 쌓은 터 하나 떨기 대 이슬
寒韻滴來疏(한운적래소) 차가운 울림 방울져 가끔
新昌東軒卽事二絶2(신창동헌즉사이절2) 신창 동헌에서-具鳳齡4
霽旭昇靑嶂(제욱승청장) 개여 해 솟은 푸른 봉우리
遙空散紫霞(요공산자하) 먼 하늘 흩인 보라 빛 노을
小闌山影裏(소란산영리) 조그만 막음 산그늘 속에
嵐翠滿簾斜(람취만렴사) 산기운 푸름 발 비껴 가득
夜臥口號(야와구호) 밤에 누워-具鳳齡5
萬籟作秋聲(만뢰작추성) 만물 울리어 가을소리 내
中宵響虛壑(중소향허학) 밤을 맞으니 빈 골짝 울려
家山一片夢(가산일편몽) 고향의 산이 한 조각 꿈에
起來望寥廓(기래망요곽) 일어나 바래 쓸쓸한 성곽
竹山東深字韻(죽산동심자운) 죽산동심자운-具鳳齡6
客枕破鄕夢(객침파향몽) 길손 잠자리 고향 꿈 깨니
五更風雨深(오경풍우심) 밤의 끝에서 비바람 깊어
數聲南去雁(수성남거안) 몇 소리 떠나 기러기 남쪽
千里北歸心(천리북귀심) 천리 먼 북녘 돌아가는 맘
踰鳥嶺(유조령) 새재를 넘으며-具鳳齡7
旅愁京洛幾年春(여수경락기년춘) 떠돈 시름 서울서 몇몇 해 봄을
過嶺如今發興新(과령여금발흥신) 재 넘어 오늘처럼 산뜻함 일어
自從踏得鄕關土(자종답득향관토) 절로 쫓아 밟게 돼 고향 고을 땅
草樹相看亦故人(초수상간역고인) 풀 나무 서로 바래 또한 오랜 이
1527 明彦 高峰 奇大升(1527∼1572)文憲 幸州 高峰集 고봉 기대승 32
浮碧樓 부벽루 고봉 기대승1
錦繡山前寺 비단 수논 금수산 산 앞에 절이 ※영명사 수수
大同江上樓 크게 같은 대동강 강 위에 누각 ※부벽루
江山自古今 강과 산은 스스로 예나 이제나
往事幾春秋 지난일은 몇 번의 봄과 가을이
粉壁留佳句 분바른 벽 남으니 좋은 글귀가 ※한시 가루분
蒼崖記勝遊 푸른 벼랑 새기니 잘 놀다 감을 ※이름 벼랑애
扃舟不迷路 조각배 흔들려도 길 잃지 않아 빗장경 미혹할미
余亦沂淸流 나도 또한 기수 물 맑은 흐름에 물이름기
縱筆(종필) 붓 가는대로2
淸風動萬松(청풍동만송) 맑은 바람 움직여 소나무 모두
白雲滿幽谷(백운만유곡) 하얀 구름 가득해 그윽한 골짝
山人獨夜步(산인독야보) 산에 사람 혼자서 밤을 걷노니
溪水鳴寒玉(계수명한옥) 시냇물도 울리네 차가운 구슬
題扇(제선) 부채3
團扇生風足(단선생풍족) 둥글부채 일으켜 바람도 많이
秋來奈爾何(추래내이하) 가을 오면 어쩌나 너를 어이해
爲君多少感(위군다소감) 자네 위해 얼마간 느낌 있는데
寒熱不同科(한열부동과) 춥고 더움 매기기 같지는 않아
讀書(독서) 책을 읽어4
讀書求見古人心(독서구견고인심) 글을 읽어 찾아야 옛사람 마음
反覆唯應着意深(반복유응착의심) 되레 엎어 오직이 뜻 붙임 깊어
見得心來須體認(견득심래수체인) 보고서 마음 들어 꼭 몸에 익혀
莫將言語費推尋(막장언어비추심) 말로만 갖지 마라 찾기만 하여
上退溪先生(상퇴계선생) 퇴계 선생께 올리며5
寵渥徵金馬(총악징금마) 두터운 사랑으로 금마의 부름 두터울악
恩榮覲北堂(은영근북당) 은혜 영예 뵈오니 북쪽 집에서 뵐근
塵埃凰短羽(진애황단우) 티끌속세 봉황은 깃이 짧은데 티끌애
風雨雁聯行(풍우안연행) 비바람에 기러기 줄지어 가네
喜託新知益(희탁신지익) 기쁜 맡김 새로 안 도움 되는 벗 부탁할탁
驚看別語忙(경간별어망) 놀라서 본 떠남 말 겨를이 없어 바쁠망
渾深孤露感(혼심고로감) 얼핏 깊은 외로움 이슬진 느낌 흐릴혼
延望疚中腸(연망구중장) 목 빼 바래 오랜 병 마음 가운데 오랜병구
別山(별산) 따로 있는 산6
扶輿淸淑此焉窮(부여청숙차언궁) 수레로 맑디맑음 여기서 다해
磅礴頭流氣勢雄(방박두류기세웅) 돌은 굴러 두류산 기세 우뚝해
萬古橫天瞻莽莽(만고횡천첨망망) 만고를 하늘 질러 바라봐 빽빽
三才拱極仰崇崇(삼재공극앙숭숭) 천지인 끝을 안아 우러러 높여
元精固護張猶翕(원정고호장유흡) 알짜를 굳게 감싸 펼쳐도 뭉쳐
潛澤流行感卽通(잠택류행감즉통) 잠긴 혜택 흘러와 느낌이 뚫려
多少往來人不盡(다소왕래인불진) 웬만큼 오고가니 사람 안 그쳐
却慙靈境祕祝融(각참령경비축융) 뻔뻔히 신령 경계 여름을 숨겨
歷訪朴孝伯(역방박효백) 박효백을 찾아-奇大升 7
逢君話疇昔(봉군화주석) 그대 만나 이야기 지난 밭두둑
濁酒聊自斟(탁주료자짐) 막걸리 애오라지 스스로 딸아
微風動新竹(미풍동신죽) 바람 살짝 흔들어 새로 난 대를
時有一蟬吟(시유일선음) 때때로 있는 매미 한소리 하네
同諸友步月甫山口號(동제우보월보산구호) 여러 벗 함께 달빛 거닐며-奇大升8
涼夜與朋好(량야여붕호) 서늘한 밤에 벗 함께 좋아
步月江亭上(보월강정상) 달빛 거닐어 강 정자 올라
夜久風露寒(야구풍로한) 밤이 오래라 바람 이슬 차
悠然發深想(유연발심상) 아득해지자 깊은 생각을
千山雪漲溪(천산설창계) 모든 산 눈이 시냇물 불려-奇大升9
風墮千山雪(풍타천산설) 바람이 떨어뜨려 모든 산 눈을
寒溪漲欲平(한계창욕평) 찬 시내 물 불어나 평평해지려
潮光凝不退(조광응불퇴) 조수 빛깔 어리어 물러섬 없어
月色曉猶明(월색효유명) 달빛은 새벽 되어 오히려 밝아
巖谷猿啼冷(암곡원제랭) 바위 골짝 잔나비 울음 차가워
松梢鶴夢驚(송초학몽경) 솔가지 끝 두루미 꿈에 놀라네
遙知灞橋上(요지파교상) 아득히 알겠으니 파교 위라서
詩興未應淸(시흥미응청) 시상 일음 아니지 으레 맑으니
※灞橋: 장안 동쪽의 다리 灞橋驢上: 시상을 얻는 아주 좋은 곳
山堂寒日(산당한일) 산에 집에 추운 날에-奇大升10
一室空山裏(일실공산리) 집하나 텅 빈 골짝 산 속에 있어
蕭條歲欲窮(소조세욕궁) 쓸쓸히 가는 한 해 다하려 하네
凍泉時自汲(동천시자급) 얼은 샘물 때때로 몸소 길어와
枯蘖且相烘(고얼차상홍) 마른 등걸 앞으로 서로 불살라
靜憩窓間日(정게창간일) 가만히 쉬는 창가 햇볕을 쬐며
閒聽谷口風(한청곡구풍) 한가히 듣는 골짝 바람 소리를
生涯聊可慰(생애료가위) 사는 삶 애오라지 달래게 되니
此意與誰同(차의여수동) 이런 뜻을 더불어 누구 함께 해
夜成(야성) 밤이 되니-奇大升11
寒夜不成夢(한야불성몽) 차가운 밤에 꿈을 못 이뤄
孤吟對短檠(고음대단경) 외로운 읊음 짧은 등 마주 등걸이경
月上照疏竹(월상조소죽) 달은 떠올라 성긴 대 비춰
窓明分細蝱(창명분세맹) 창이 밝아서 벌레도 보여 등에맹
隣犬元多警(린견원다경) 이웃집 개는 원래 잘 놀라
村舂自送聲(촌용자송성) 마을에 방아 절로 소리를 찧을용
黙黙誰開抱(묵묵수개포) 고요에 빠져 뉘와 맘 여나
悠悠百感生(유유백감생) 아득해 지니 온갖 느낌 나
鴨鷗亭(압구정) 압구정-奇大升12
荒榛蔓草蔽高丘(황진만초폐고구) 거친 덤불 덩굴 풀 높은 언덕에
緬想當時辦勝遊(면상당시판승유) 가물가물 그때는 즐거운 놀이
人事百年能幾許(인사백년능기허) 사람의 일 한 백년 얼마나 되게
滿江煙景入搔頭(만강연경입소두) 강 가득 안개 낀 볕 머리를 긁어
雨中(우중) 빗속에서-奇大升13
只今身世已迷津(지금신세이미진) 다만 이제 몸 둠은 나루를 잃어
獨臥空堂雨襲人(독와공당우습인) 홀로 누운 빈집에 비가 쳐들어
日暮未堪長鋏拔(일모미감장협발) 날 저무니 아니 돼 긴 칼 뽑기는
夜深猶許短檠親(야심유허단경친) 밤 깊어 오히려 해 등잔불 곁에
疎煙漠漠疑封戶(소연막막의봉호) 연기 피어 자욱해 문을 닫았나
密葉陰陰欲蓋隣(밀엽음음욕개린) 나뭇잎에 어둑해 이웃 가리려
幽興撩詩應爛熳(유흥료시응란만) 그윽이 시흥 돋아 활짝 빛나니
一杯相屬趁芳辰(일배상속진방신) 한 잔 술 서로 엮어 좋은 날 좇아
寄遊湖諸子(기유호제자) 노는 이들에게-奇大升14
湖上淸陰護落花(호상청음호낙화) 호수 위 맑은 그늘 진 꽃잎 지켜
出遊無伴坐吟哦(출유무반좌음아) 나간들 짝이 없어 앉아 시 읊어
諸生剩欲來挑興(제생잉욕내도흥) 여러 사람 남아나 와서 흥 돋아
倦客何堪共酌窪(권객하감공작와) 지친 길손 어쩌나 술 같이 해야
不風微煙橫素鏡(불풍미연횡소경) 바람 연기 없어서 그대로 거울
且看完月闖靑螺(차간완월틈청라) 보게 될 동그란 달 산을 나오려
暮春光景今如許(모춘광경금여허) 저무는 봄 볕 빛깔 이제처럼 해
病與愁纏只自嗟(병여수전지자차) 병에다 시름 얽혀 절로 탄식만
遊七頭草亭(유칠두초정) 칠두초정에서-奇大升15
溪行盡日寫幽襟(계행진일사유금) 시내 걸어 하루 다 깊은 속 없애
更値華林落晩陰(갱치화림락만음) 다시 값한 꽃핀 숲 늦 그늘 깔려
稿薦石床人自夢(고천석상인자몽) 짚 거적 돌 평상에 사람 절로 꿈
遠山疎雨一蟬吟(원산소우일선음) 멀리 산 성긴 비에 한 매미 울어
夏景(하경) 여름 볕-奇大升16
蒲席筠床隨意臥(포석균상수의와) 부들자리 대 침상 뜻대로 누워
虛欞疎箔度微風(허령소박도미풍) 빈 격자창 성긴 발 바람이 살짝
團圓更有生涼手(단원갱유생량수) 둥근 부채 또 있어 서늘함 일어
頓覺炎蒸一夜空(돈각염증일야공) 문득 알아 더위 찜 밤 하나 비네
題扇(제선) 부채-奇大升17
鑠景流空地欲蒸(삭경류공지욕증) 달군 볕 하늘 흘러 땅을 찌려네
午窓揮汗困多蠅(오창휘한곤다승) 낮에 창가 땀 훔쳐 파리 성가셔
憐渠解引淸風至(련거해인청풍지) 부채 살 끌어 풀어 맑은 바람을
何必崑崙更踏氷(하필곤륜갱답빙) 어찌 꼭 곤륜산에 얼음 또 밟아
舟中醉氣(주중취기) 배에서 취하여-奇大升18
江頭盡醉偶佳期(강두진취우가기) 나루터 실컷 취함 뜻밖 좋은 때
杯酒淋灕欲濕衣(배주림리욕습의) 잔술에 뿌려 젖어 옷을 적시려
牽興不須愁日晩(견흥불수수일만) 흥 이끌어 아니 꼭 해 늦어 시름
題詩且可餞春歸(제시차가전춘귀) 시 지으니 또 하지 가는 봄 보내
風煙冉冉猶相惹(풍연염염유상야) 바람 연기 아른아른 서로 이끌 듯
花絮紛紛只自飛(화서분분지자비) 꽃 버들 솜 어지러이 절로 날릴 뿐
仙夢一宵超物外(선몽일소초물외) 신선 꿈 하룻밤에 속세를 넘어
世間塵土莫來圍(세간진토막래위) 세상에 티끌 흙은 에워쌈 마라
次松川韻(차송천운) 송천의 운으로-奇大升19
最愛桐花照酒杯(최애동화조주배) 가장 아껴 오동 꽃 술잔을 비춰
笑談應得鬱懷開(소담응득울회개) 웃는 얘기 으레 돼 막힌 맘 열어
江頭細路渾疑暗(강두세로혼의암) 강 머리에 오솔길 흐려 어둡나
策馬猶須信轡回(책마유수신비회) 말을 때려 마치 꼭 고삐 맡겨 가
偶吟(우음) 우음-奇大升20
春到山中亦已遲(춘도산중역이지) 봄이 닿은 산속은 벌써 늦은 봄
桃花初落蕨芽肥(도화초락궐아비) 복사꽃 떨어지자 고사리 살쪄
破鼎煮酒仍孤酌(파정자주잉고작) 깨진 솥에 술 데워 혼자서 마셔
醉臥松根無是非(취와송근무시비) 취해 누운 솔뿌리 시비가 없어
從牧伯飮(종목백음) 목백을 좇아 마시며-奇大升21
風靜天開矢道明(풍정천개시도명) 바람 자고 날은 개 활쏘기 밝아
傳觴破的善哉爭(전상파적선재쟁) 술잔 보내 과녁 깨 좋은 다툼이
罰籌已覺蝟毛積(벌주이각위모적) 벌 헤어 이미 느껴 빽빽이 쌓여 고슴도치위
定是寒儒浪自驚(정시한유랑자경) 이리 둬 딱한 선비 멋대로 놀라
武科錄名圖(무과록명도) 무과록명도-奇大升22
高棟深簷敞一廳(고동심첨창일청) 높은 기둥 긴 처마 한 관청 넓어 높을창
縓衣髹案凜儀形(전의휴안름의형) 붉은 옷 검은 책상 의젓한 모습 분홍빛전 옻칠할휴
門前騰蹋鞍鞿耀(문전등답안기요) 문 앞에 올라 밟아 안장 굴레 빛 밟을답
階下睢盱面目熒(계하휴우면목형) 섬돌아래 부릅떠 얼굴 눈 쏘아 부릅떠볼휴
標咎斥停悲墮井(표구척정비타정) 허물 들춰 밀쳐내 슬피 떨어져
注名推試喜緣宴(주명추시희연연) 이름 달아 시험 돼 기쁜 잔치를
那知繪事開丹禁(나지회사개단금) 어찌 알아 그림 일 궁중에 열려
物色生輝荷寵靈(물색생휘하총령) 만물 빛깔 빛나니 귀염을 받아 괼총
喜雨(희우) 기쁜 비-奇大升23
同風鏖暑隮氛氳(동풍오서제분온) 바람에 더위 쫓아 무지개 세워 무찌를오
瓦響騷騷夜轉聞(와향소소야전문) 기와 울려 떠들썩 밤새 들려와
已覺滂沱均率土(이각방타균솔토) 이미 느껴 퍼부어 온 땅에 고루 비퍼부을방
還將豐穰祚明君(환장풍양조명군) 되레 풍년 되려해 밝은 임금 복 볏짚양
郊原浩渺猶翻日(교원호묘유번일) 성 밖 들 넓어 아득 외려 해 반짝
澗谷蒼茫欲漲雲(간곡창망욕창운) 골짝 물 푸름 아득 구름 넘치려 불을창
巖寺閉門紬古史(암사폐문주고사) 바위 절에 문 닫아 옛 일을 자아 명주주
映空芳篆擢爐薰(영공방전탁로훈) 비춘 하늘 향기 글 향로 피어나 뽑을탁
蔥秀山(총수산) 총수산-奇大升24
蔥秀溪山好(총수계산호) 총수산 골짝 시내 산 좋아 파총
儒仙舊揭名(유선구게명) 선비에 신선 옛 이름 걸어 들게
巉巖神所鑿(참암신소착) 가파른 바위 신이 뚫은바 가파를참 뚫을착
澄澈鏡如明(징철경여명) 맑디맑은 물 밝아 거울로 물맑을철
暗竇寒泉冽(암두한천렬) 어둔 구멍에 차가운 샘물 구멍두 찰렬
陰崖細草榮(음애세초영) 응달 벼랑엔 가는 풀 한창
經過愜幽賞(경과협유상) 지나가면서 참 그윽 즐겨 쾌할협
一笑散塵纓(일소산진영) 한번 웃으며 세상 끈 풀어 갓끈영
次吳牧使韻(차오목사운) 오목사의 운으로-奇大升25
自喜文翁化(자희문옹화) 스스로 기뻐 문옹 교화에
還應託有隣(환응탁유린) 도리어 맞아 맡겨 이웃 돼
笑談蠡測海(소담려측해) 웃으며 얘기 바다 퍼 담아 좀먹을려 소라려
酬唱蘖生春(수창얼생춘) 받아 읊으니 봄에 움 돋아 그루터기얼
曜德輝南極(요덕휘남극) 빛난 덕으로 남쪽 끝 빛내
懸情拱北辰(현정공북진) 내걸린 정이 북극성 안아
風雲他日會(풍운타일회) 바람구름에 다른 날 모여
洪量鎭甘辛(홍량진감신) 큰 헤임 눌러 달고 매움을
又奉一律倂祈笑攬(우봉일율병기소람) 우봉일률병기소람-奇大升26
竄逐歸來鬢欲蒼(찬축귀래빈욕창) 숨어 쫓겨 돌아와 귀밑털 푸릇
二人相見喜何量(이인상견희하량) 두 사람 서로 보니 기쁨 얼마나
恩催驛馬班初綴(은최역마반초철) 베풂 열어 역마에 관복 첫 꿰맴
夢繞庭闈路正長(몽요정위로정장) 꿈에 맴돈 뜰에 문 길은 참 멀어
奉養難便堪愛日(봉양난편감애일) 받듦에 편치 못해 견뎌 해 아껴
經綸未展足迴腸(경륜미전족회장) 풀어냄 펴지 못해 속도 뒤틀려
東風解凍晴江闊(동풍해동청강활) 봄바람 얼음 녹여 강 열려 트여
扶老還京事不妨(부로환경사불방) 늙어 받쳐 서울 가 거리낌 없어
邀月亭韻(요월정운) 요월정-奇大升27
夫君才氣合乘車(부군재기합승거) 그대의 재주기운 수레 탈만해
遁跡江湖放浪餘(둔적강호방랑여) 자취 감춰 강호에 떠돎이 남아
載酒引船風色嬾(재주인선풍색란) 술 싣고 배를 끌어 바람 빛 나른 게으를란
藝花扶杖月華虛(예화부장월화허) 꽃 재주 지팡이에 달 빛남 비어
經心舊學惟心也(경심구학유심야) 마음 둔 옛 배움에 오직 마음이
脫手新詩更賁如(탈수신시갱분여) 손을 빼 새론 시에 다시 키우려 클분
雨露九天應下漏(우로구천응하루) 비이슬 높은 하늘 마침 내려서
直長威望壓周廬(직장위망압주려) 직장의 뻗침 바램 주려를 눌러 周廬:내부반
訪朴大均(방박대균) 박대균을 찾아-奇大升28
綠江一棹興悠然(록강일도흥유연) 푸른 강에 노 하나 흥은 아득해
來訪煙波老病仙(래방연파로병선) 찾아온 안개 물결 늙어 병든 이
人事可堪輸白眼(인사가감수백안) 사람 일 견뎌야지 눈 흘겨 알려
窮通更莫問蒼天(궁통갱막문창천) 막힘 뚫림 또 없어 물어 하늘에
秋林漠漠風吹急(추림막막풍취급) 가을 숲 가만있어 바람이 세차
寒雨蕭蕭葉殞筵(한우소소엽운연) 차가운 비 쓸쓸해 잎 떨친 자리
相對一尊談笑地(상대일존담소지) 서로 마주 한잔 술 웃어 이야기
黃花何意管流年(황화하의관류년) 누런 꽃에 무슨 뜻 흐르는 세월 菊花
圍棋(위기) 바둑-奇大升29
空堂閑坐且圍棋(공당한좌차위기) 빈 집에 느긋 앉아 바둑을 두려
撥得幽懷自一奇(발득유회자일기) 덜어내 깊이 품음 절로 한 별일
蜩甲形骸眞欲幻(조갑형해진욕환) 매미허물 벗어놔 참 탈 바꾸려 매미조 뼈해
蛛絲意緖政堪遲(주사의서정감지) 거미줄 침 뜻하여 참 더딤 견뎌
涪翁妙句心能會(부옹묘구심능회) 부옹의 야릇 글귀 마음에 닿아 물거품부
商皓神機手已知(상호신기수이지) 상산 선비 빼난 틀 손 이미 알아
戲罷一場成浩笑(희파일장성호소) 놀이 끝내 한 판을 크게 웃으니
綠楊黃鳥亂啼時(록양황조란제시) 푸른 버들 꾀꼬리 마구 울 때에
※商山四皓(東圓公 夏黃公 綺里季 甪里先生)
南樓中望所遲客(남루중망소지객) 남루중망소지객-奇大升30
郡芳寂如掃(群방적여소) 무리 꽃다움 쓸린 듯 고요
春去何促迫(춘거하촉박) 봄 떠남 어찌 다그쳐 닥쳐
幽懷不自寫(유회부자瀉) 그윽이 품어 절로 못 쏟아
要此素心客(요차소심객) 이리 찾음은 늘 마음 손님
遙遙望已久(요요망이구) 멀리도 바래 이미 오래를
徘徊愁日夕(배회수일석) 다녀 어정대 시름 해 저묾
長湖蘸明月(장호잠명월) 기다란 호수 밝은 달 잠겨 담글잠
晤言誰與適(오언수여적) 터놓고 말해 누구 더불어 밝을오
微風激樹枝(미풍격수지) 가녀린 바람 나뭇가지 쳐
瀟瀟助余慼(소소조여척) 치는 비바람 내 슬픔 도와 강이름소
重城想如咫(중성상여지) 겹겹 성에는 생각 다가가
渺渺雲嶺隔(묘묘운령격) 끝없이 아득 구름 산 너머
燈燼欲頻垂(등신욕빈수) 등불 깜박여 자주 꺼지려 깜부기불신
園蔬竟虛摘(원소경허적) 동산 푸성귀 끝내 헛 뜯어 딸적
對卷悄無寐(대권초무매) 책 마주 시름 잠자지 못해 근심할초
微義嗟難析(미의차난석) 숨긴 뜻 하도 못 풀어내어
頹思遽如何(퇴사거여하) 생각 사라져 갑자기 웬걸 무너질퇴 갑자기거
夢裏飜相覿(몽리번상적) 꿈속 뒤척여 서로 보자고 볼적
鄭孝子詩(정효자시) 정효자시-奇大升31
巍然錦城山(외연금성산) 높아 커다래 금성산 산이 높을외
南紀鎭爲雄(남기진위웅) 남쪽 땅 벼리 눌러 대단해
名都據形勝(명도거형승) 이름난 도읍 빼난 모습에
物産不獨豐(물산불독풍) 나는 물건만 넉넉함 아냐
村村自喬木(촌촌자교목) 마을마다에 키 큰 나무 서
下維德人宮(하유덕인궁) 아래엔 받쳐 덕스런 이 집
事親極其孝(사친극기효) 어버이 모셔 그 효도 다해
精誠與天通(정성여천통) 참됨 쌓임에 하늘을 뚫어
耈壽錫無疆(구수석무강) 늙어 오래 삶 내림 끝없어 늙을구
八十顔始紅(팔십안시홍) 나이 여든에 얼굴 발그레
時從鄕老會(시종향로회) 때로는 모여 마을 어른들
儀度儘躬躬(의도진궁궁) 거동 의젓해 몸으로 다해 다할진
怡怡談故事(이이담고사) 기뻐하면서 옛일 이야기 기쁠이
白叟皆趨躬(백수개추궁) 백발 늙은이 다 몸소 쫓아 달릴추
太守竦且敬(태수송차경) 고을 원마저 삼가 받들어 삼갈송
意欲達黈聰(의욕달주총) 아뢰려 하니 임금께 닿게 누른빛주
小子未有知(소자미유지) 저희로서는 아는 게 없어
卓行徒仰嵩(탁행도앙숭) 높은 몸 둠에 높음 우러러 높을숭
綴詩挹餘光(철시읍여광) 시 이어지어 남은 빚 움켜 꿰맬철 뜰읍
萬古垂高風(만고수고풍) 만고 드리움 높다란 바람
偶吟(우음) 우음-奇大升32
報本空餘詠采蘋(보본공여영채빈) 뿌리 갚기 헛 남겨 채빈을 읊어
故山遙憶露濡春(고산요억로유춘) 고향 산 아득 생각 이슬 젖은 봄
棲遲且作塵中客(서지차작진중객) 깃듦 더뎌 또 지어 세상 나그네
歸去聊憑夢裏人(귀거료빙몽리인) 돌아가니 힘입어 꿈속의 사람
古木蒼松誰是主(고목창송수시주) 오랜 나무 푸른 솔 누가 임잔지
淸溪白石久無隣(청계백석구무린) 맑은 시내 흰 돌에 긴 이웃 없어
何時得遂田園興(하시득수전원흥) 어느 때 이룸 얻어 시골동산 흥
兄弟相看一笑新(형제상간일소신) 언니 아우 서로 봐 한 웃음 새록
落日悠悠獨倚欄(낙일유유독의란) 지는 해 오래도록 홀로 난간에
眼中人事似飛湍(안중인사사비단) 눈 가운데 사람 일 여울물 날듯 여울단
衛生誰畜三年艾(위생수축삼년애) 삶 지켜 누가 쌓나 삼년을 쑥을 쌓을축
謀食爭緣百尺竿(모식쟁연백척간) 먹기 꾀해 다투니 백 자 장대를 장대간
萬里雲山空疊翠(만리운산공첩취) 만 리에 구름 산에 헛 쌓인 푸름
幾家高閣謾流丹(기가고각만류단) 몇몇 집 높은 누각 단청이 흘러 속일만
衰榮不覺同歸盡(쇠영불각동귀진) 여윔 빛남 못 느껴 함께 감 다해
堪笑吾生作計難(감소오생작계난) 웃음 견뎌 내 삶에 꾀함 어려워
1529 義伯 困齋 鄭介淸(1529∼1590) 固城 愚得錄 곤재 정개청 1
詠懷 품음을 읊어
三椽茅屋一架書 서까래 셋 초가집 한 시렁 책이 서까래연 시렁가
百歲人生半世餘 백년에 사람살이 반이 남았네
心上經綸賢聖事 마음엔 다스릴 뜻 어진 성인 일 낚싯줄륜
世間無望冒簪裾 세상에 바램없어 비녀 벼슬 옷 비녀잠 옷자락거
1529 和甫 竹閣 李光友(1529∼1619) 慶州 竹閣文集 죽각 이광우 1
過嚴江 엄강을 지나며
風波苦海世沈淪 바람물결 힘든 바다 세상 빠트림 물놀이륜
野渡無人更問津 들에 건널 사람 없어 또 물어 나루 건널도 나루진
惟有嚴陵磯一面 오직 있어 엄자릉이 물가의 한쪽 물가기
淸風不盡閱千秋 맑은 바람 다함없이 천추를 살펴 검열할열
※嚴子陵 : 후한 광무제의 친구 富春山에 은거하여 농사짓고 낚시를 함
1530 和仲 板谷 成允諧(?∼?) 昌寧 판곡 성윤해 1
詠梅 매화를 읊어
梅花莫嫌小 매화꽃 조그마해 싫다 안하니 싫어할혐
花小風味長 꽃 작아도 풍미는 오래감이라
乍見竹外影 잠깐 보니 대밭 밖 그림자이나 잠깐사
時聞月下香 때맞춰 맡아보는 달 아래 향내
1530 士元 松溪 權應仁(?∼?) 安東 松溪集 송계 권응인 퇴계 이황의 제자 1
矗石樓 촉석루 우거질촉
漏雲微月照平波 구름사이 달 얼핏 물결을 비춰 샐루
宿鷺低飛下岸沙 해오라기 나직이 모래에 내려 해오라기로
江閣捲簾人倚柱 강가 집에 발 말아 기둥에 기대 말권 발렴 기둥주
渡頭鳴櫓夜聞多 나루머리 노 소리 밤에 더 들려 건널도 울명 노로
1532 君望 白麓 辛應時(1532∼1585)文莊 寧越 백록 신응시 1
海棠花下杜鵑啼 해당화 아래서 두견새 울어 두견이견 울제
春盡棠花晩 봄이 다해 해당화 지려 하는가 저물만
空留蜀鳥啼 하늘은 그대론데 두견새 운다
隔窓聞秋老 창 너머로 들으니 가을도 묵어
倚枕夢猶凄 자리 기대 꿈꾸니 되레 쓸쓸해 의지할의 쓸쓸할처
怨血聲聲落 피 토해 소리소리 낮아만 지나
歸心夜夜西 가고픔 밤이면 밤 더해만 간다
吾王方在疚 우리 임금 이제 끗 오래 앓는데 오랜병구
莫近上林棲 가까이 오지마라 숲에 살아라 살서
1533 而順 霽峰 高敬命(1533∼1592)忠烈 長興 제봉 고경명 1
黃白菊 노랗고 흰 국화
正色黃爲貴 정작 색깔 노란색 귀하다하고
天姿白亦奇 순수 맵시 하얀색 또한 뛰어나 맵시자
世人看雖別 세상사람 보면서 비록 나눠도
均是傲霜枝 똑같이 가지에는 서리를 맞아 고를균 거만할오
1533 伯生 孤潭 李純仁(1533∼1592) 全義 고담 이순인 10
送人 사람을 보내며1
一尊今夕會 한 통술 오늘저녁 모임에 마셔 술통준
何處最相思 어느 곳 가장먼저 서로 생각해
古驛逢明月 옛 역에서 만나는 밝은 달 아래 역참역
江南有子規 강남에도 있으니 두견새 울어 법규
題山寺(제산사) 산사에서-李純仁2
九月三之二(구월삼지이) 구월 가을날 스무날 즈음
同遊十六人(동유십륙인) 같이 노닐어 열여섯 사람
慇懃題姓字(은근제성자) 넌지시 지어 성과 자를 써
留作憶頻頻(류작억빈빈) 남겨 놓으니 생각 자주해
贈別(증별) 헤어지며 주니-李純仁3
一樽今夕會(일준금석회) 술통 하나에 오늘밤 모임
何處最相思(하처최상사) 어디서 가장 서로 그릴까
古驛逢明月(고역봉명월) 오랜 역 만남 밝은 달 아래
江南有子規(강남유자규) 강남땅에도 두견새 있어
送秋(송추) 가을을 보내며-李純仁4
朔氣滿陰野(삭기만음야) 차가운 기운 어둔 들 가득
殘聲寒夕蟲(잔성한석충) 남겨진 소리 추운 밤 벌레
新酤昨已盡(신고작이진) 새로 익은 술 어제 다 마셔 계명주고
作飯餞秋風(작반전추풍) 밥을 지으며 갈바람 보내 전별할전
閑中(한중) 느긋함 가운데-李純仁5
世事無時盡(세사무시진) 세상일이야 때 다함없어
浮生有底忙(부생유저망) 떠도는 삶에 바쁨 밑 있어
身閒童穉戲(신한동치희) 몸은 느긋해 아이들 놀아
高枕看迷藏(고침간미장) 높은 베개로 헤맴 숨음 봐
逢山人(봉산인) 스님을 만나-李純仁6
久別僧初至(구별승초지) 오래 헤어진 스님 첨 닿아
澄秋月正高(징추월정고) 맑은 가을엔 달이 참 높아
山翁本無睡(산옹본무수) 산에 늙은이 워낙 잠 없어
夜坐不知勞(야좌부지로) 밤에 앉아서 지침 못 알아
洗耳巖(세이암) 세이암-李純仁7
落日照行逕(낙일조행경) 지는 해 비춰 걷는 좁은 길
寒泉隔葉聞(한천격엽문) 차가운 샘물 잎 너머 들려
秋山共一色(추산공일색) 가을 산 온통 빛깔 하나로
何處覓孤雲(하처멱고운) 어디서 찾나 외론 구름을
雪中偶吟(설중우음) 눈 속에서-李純仁8
古郭人聲絶(고곽인성절) 옛 성곽에는 사람 말 끊겨
寒鴉凍不翻(한아동불번) 찬 갈까마귀 얼어 못 날아
還如去年雪(환여거년설) 되레 같기가 지난해 눈과
寂寞臥江村(적막와강촌) 고요 쓸쓸해 강마을 누워
贈僧(증승) 스님께 주며-李純仁9
客遊山院已多時(객유산원이다시) 나그네 노닌 산사 이미 많은 때
不及李花聽子規(불급리화청자규) 못 미쳐 배꽃에는 소쩍새 들려
欲識山中春早晩(욕식산중춘조만) 알고파 산 가운데 봄 이름 늦음
莫敎僧札入京遲(막교승찰입경지) 스님 편지 서울 듦 늦게는 마오
漢江送退溪先生(한강송퇴계선생) 한강에서 퇴계선생을 보내며-李純仁10
江水悠悠日夜流(강수유유일야류) 강물은 아득아득 밤낮을 흘러
孤帆不爲客行留(고범불위객행류) 외론 돛배 아니해 길손 떠 말림
家山漸近終南遠(가산점근종남원) 고향 산 가까워져 서울 산 멀어
也是無愁還有愁(야시무수환유수) 또 이리 시름 없애 되레 시름이
1533 子仰 梧陰 尹斗壽(1533∼1601)文靖 海平 梧陰遺稿 4
오음 윤두수 윤근수의 형 윤보선 윤치영 윤치호의 선조
南大池(남대지) 남쪽 큰 연못-尹斗壽1
欹枕初驚白雁秋(의침초경백안추) 베개 높여 첫 놀람 기러기 가을 아의
憑君同上李膺舟(빙군동상리응주) 그대 기대 함께 타 이응의 배에 기댈빙 가슴응
片雲只是催詩興(편운지시최시흥) 조각구름 이 다만 시흥을 끌어
莫向輕陰浪作愁(막향경음랑작수) 바램 마 둥실 구름 물결 시름을
贈僧(증승) 스님에게 드리며-尹斗壽2
關外羈懷不自裁(관외기회부자재) 변방 밖 나그네 맘 저 어찌 못해
一春詩興賴官梅(일춘시흥뢰관매) 한 봄날 시흥 일어 관아 매화에
日長公館文書靜(일장공관문서정) 날 길어도 관아 집 글 문서 가만
時有高僧數往來(시유고승삭왕래) 때맞춰 높은 스님 자주 오고가
海山亭(해산정) 해산정-尹斗壽3
三日湖中泛小舟(삼일호중범소주) 삼일포 호수 속에 작은 배 띄워
一區形勝水雲幽(일구형승수운유) 한 나뉨 꼴 빼어나 물구름 그윽
晝來曾憶舊遊處(주래증억구유처) 낮 오면 일찍 생각 옛날 놀던 곳
三十六峰無盡秋(삼십육봉무진추) 서른여섯 봉우리 끝없는 가을
遊三角山(유삼각산) 삼각산에 가서-尹斗壽4
山向雲中露角牙(산향운중로각아) 산은 바래 구름 속 드러낸 뾰족
雲從山外漫橫斜(운종산외만횡사) 구름 좇아 산 밖에 흩 걸쳐 비껴
僧來定自槽巖下(승래정자조암하) 스님 오니 저 놓여 구유바위 밑 구유조
試問春殘有幾花(시문춘잔유기화) 묻느니 봄에 남은 몇몇 꽃 있어
東風十里野花香(동풍십리야화향) 봄바람에 십리는 들꽃에 향긋
信馬閑行已夕陽(신마한행이석양) 말 믿고 느긋 걸어 이미 저녁볕
自是愛山心獨至(자시애산심독지) 이로부터 아낀 산 맘 홀로 닿아
却忘林逕一條長(각망림경일조장) 그쳐 잊어 숲길은 한줄기 길어
1534 雲長 龜峰 宋翼弼(1534∼1599)文敬 礪山 龜峰集 구봉 송익필 40
望月 달을 보며1
未圓常恨就圓遲 아니 둥글 늘 한해 둥긂 더뎌서 늦을지
圓後如何易就虧 둥근 다음 어쩌나 쉽게 쭈그렁 이지러질휴
三十夜中圓一夜 서른 밤 가운데서 보름밤 하루
百年心事摠如斯 백년을 마음먹기 모두 이 같아 모두총 이사
山行 산에 오르며2
山行忘坐坐忘行 산길 가 앉기 잊어 앉아 길 잊어
歇馬松陰聽水聲 쉬는 말 솔 그늘에 물소리 들어 쉴헐
後我幾人先我去 내 뒤에 몇 사람이 날 앞서 가나
各歸其止又何爭 따로 돌아 그 멎음 어찌 다투랴 다툴쟁
偶吟(우음) 우연히 읊다3
花開昨日雨(화개작일우) 꽃이 피었네 어제하루 비 내려
花落今朝風(화락금조풍) 꽃은 지누나 오늘아침 바람에
可憐一春事(가련일춘사) 가엽기도 해 어느 봄날 일이라
往來風雨中(왕래풍우중) 오고가느니 비바람 가운데에
鳥鳴有感(조명유감) 새 울어 느끼는 마음4
足足長鳴鳥(족족장명조) 새들이 짹짹 오래도 울어
如何長足足(여하장족족) 어찌해 그리 길게도 모두
世人不知足(세인불지족) 세상 사람들 족할 줄 몰라
是以長不足(시이장부족) 이래서 늘 상 넉넉지 않지
獨坐(독좌) 혼자 앉아5
芳草掩閑扉(방초엄한비) 꽃다운 풀 가리어 싸리문 한가
出花山遲遲(출화산지지) 꽃이 피어 산에는 날이 길어가
柳深烟欲滴(유심연욕적) 버들 짙어 안개는 방울이 지려
池靜鷺忘飛(지정로망비) 못은 가만 해오라기 날기를 잊어
遊南嶽(유남악) 남악에서 놀며6
草衣人三四(초의인삼사) 풀 옷을 걸친 서너 사람이
於塵世外遊(어진세외유) 티끌세상의 밖에서 놀아 티끌진
洞深花意懶(동심화의라) 골짜기 깊어 꽃 뜻은 나른 게으를라
山疊水聲幽(산첩수성유) 산은 겹겹이 물소리 그윽 겹쳐질첩
短嶽盃中畵(단악배중화) 짤막한 산은 술잔 속 그림 큰산악 잔배
長風袖裏秋(장풍수리추) 긴긴 바람은 소매 안 가을 소매수
白雲巖下起(백운암하기) 하얀 구름이 바위 밑 일고 바위암
歸路駕靑牛(귀로가청우) 돌아오는 길 푸른 소타고 멍에가
南溪暮泛詩(남계모범시) 남쪽 시내 늦은 배 띄워-宋翼弼7
迷花歸棹晩(미화귀도만) 꽃에 빠져 돌아감 늦어만 가고 노도
待月下灘遲(대월하탄지) 달 기다려 내려감 여울에 더뎌 여울탄
醉裏猶垂釣(취이유수조) 취했어도 오히려 낚시 드리워
舟移夢不移(주이몽불이) 배 옮겨도 꿈이란 옮길 수 없어
下山(하산) 산을 내려오며-宋翼弼8
殘夜鳴淸磬(잔야명청경) 끄트머리 밤 맑은 종 울려
携筇下碧山(휴공하벽산) 지팡이 짚고 푸른 산 내려
巖花猶惜別(암화유석별) 바위에 꽃은 아깝기도 해
隨水出人間(수수출인간) 물을 따라서 세상에 나가
主人出不還偶題(주인출불환우제) 주인이 나가서 아니 돌아와-宋翼弼9
寂寂掩空堂(적적엄공당) 고요하기도 닫힌 빈 방에 가릴엄
悠悠山日下(유유산일하) 아득하기만 산에 해 아래
出門又入門(출문우입문) 문을 나서다 또 문에 들어
佇立還成坐(저립환성좌) 우두커니 서 돌아와 앉아 우두커니저
夜坐(야좌) 밤에 앉아서-宋翼弼10
層城聞遠笛(층성문원적) 겹친 성에 들리니 먼 피리소리
月照紗窻明(월조사창명) 달빛 비친 비단 창 밝기도하여
展轉不成睡(전전불성수) 이리저리 뒤척여 잠을 못 이뤄
爲誰無限情(위수무한정) 누굴 위해 끝없는 정이 들었나
獨坐(독좌) 혼자 앉아서-宋翼弼11
隱几愁將夕(은궤수장석) 책상에 기대 시름에 저녁
秋陰滿小樓(추음만소루) 가을 그늘이 작은 루 가득
流螢欺白日(류형기백일) 반딧불 날아 한낮이더냐
穿樹各爭頭(천수각쟁두) 나무를 뚫어 저마다 다퉈
江上(강상) 강 위에서-宋翼弼12
寒角斜陽外(한각사양외) 차가운 피리 비낀 볕 밖에
江村一二家(강촌일이가) 강 마을에는 하나 둘 집이
乘桴吾豈敢(승부오기감) 마룻대를 타 내 어찌 마구
滄海亦風波(창해역풍파) 넓은 바다에 바람 물결이
偶吟(우음) 우연히 읊다-宋翼弼13
我似梅花樹(아사매화수) 나와 같구나 매화꽃 나무
南移厭北還(남이염북환) 남으로 옮겨 북녘이 싫어
長安桃李日(장안도리일) 장안의 복사 오얏꽃 핀 날
誰復問孤寒(수부문고한) 뉘 다시 물어 외로운 추위
次謫仙韻(차적선운) 적선의 운을 따서-宋翼弼14
寂寞靑樓女(적막청루녀) 고요해 쓸쓸 푸른 루 여인
單居白雲端(단거백운단) 홀로 머무니 흰 구름 끝에
玉齒未曾啓(옥치미증계) 하얀 옥 이는 아니 드러내
芳春無所歡(방춘무소환) 꽃다운 봄도 기쁠 게 없네
有節何人識(유절하인식) 절개가 있어 어떤 이 알며
無心片心丹(무심편심단) 마음도 없이 조각 맘 붉어
重重翠雲屛(중중취운병) 겹겹 둘러친 구름 병풍이
不許他人觀(불허타인관) 아니 된다네 남이 보는 걸
却笑秦家女(각소진가녀) 언뜻 비웃어 진나라 여인
輕身乘彩鸞(경신승채란) 가벼이 몸을 수레에 실어
山中(산중) 산 속에서-宋翼弼15
獨對千峯盡日眠(독대천봉진일면) 홀로 마주 일천 봉 날 다해 잠을
夕嵐和雨下簾前(석람화우하염전) 저녁 남기 비 얼려 발 앞에 내려
耳邊無語何曾洗(이변무어하증세) 귓가에 말도 없어 어찌 씻을까
靑鹿來遊飮碧泉(청록래유음벽천) 푸른 노루 놀다 와 푸른 샘 마셔
白馬江(백마강) 백마강-宋翼弼16
百年文物摠成丘(백년문물총성구) 백제문물 모두가 언덕이 되고
歌舞煙沈杜宇愁(가무연침두우수) 노래 춤 연기 속에 두견새 시름
投馬有臺雲寂寂(투마유대운적적) 말 던진 대는 있어 구름만 고요
落花無迹水悠悠(낙화무적수유유) 꽃 떨친 자취 없어 강물만 유유
孤舟白髮傷時淚(고주백발상시루) 외론 배에 흰 머리 때 한탄 눈물
一笛靑山故國秋(일적청산고국추) 피리소리 푸른 산 옛 백제 가을
欲弔忠魂何處是(욕조충혼하처시) 조문드릴 충신 넋 어디쯤 인가
令人長憶五湖舟(영인장억오호주) 사람들 오랜 생각 오호의 배로
※ 釣龍臺 洛花巖
暮詠(모영) 저묾을 읊어-宋翼弼17
脩竹翳寒煙(수죽예한연) 쭉쭉 대나무 찬 연기 가려
涼生近夕天(량생근석천) 서늘함 돋아 저녁 하늘에
一身千里外(일신천리외) 이 몸 하나로 천리 바깥을
無事是神仙(무사시신선) 아무 일 없어 바로 신선이
泉源驛樓次松江韻1(천원역루차송강운1) 천원역 누에서 송강의 운을 빌어-宋翼弼18
路窮南極海(노궁남극해) 길이 다하니 남쪽 끝 바다
心逐日邊雲(심축일변운) 마음에 쫓아 해 곁에 구름
遙憶松江老(요억송강로) 멀리 생각해 송강 늙은이 ※松江 鄭澈(1536∼1593)
淸時掩竹門(청시엄죽문) 맑은 때라서 대 문을 닫아
泉源驛樓次松江韻2(천원역루차송강운2) 천원역 누에서 송강의 운을 빌어-宋翼弼19
驛亭殘日酒(역정잔일주) 역마을 정자 해 남겨 술을
征馬楚山雲(정마초산운) 떠나가는 말 초땅 산 구름
樓下濺濺水(루하천천수) 누각 아래로 흩뿌린 눈물 흩뿌릴천
隨人出洞門(수인출동문) 사람 따라서 고을 문 나서
詠棲霞寓客(영서하우객) 노을에 깃들어 머무는 나그네를 읊어-宋翼弼20
念時生白髮(염시생백발) 골똘한 때면 흰머리 나고
閉戶落寒梅(폐호락한매) 문을 닫아서 찬 매화진다
京友斷書札(경우단서찰) 서울 벗 끊어 편지 쓰기를
山禽惟去來(산금유거래) 멧새 오로지 가고 오는지
赤壁奇巖上一村(적벽기암상일촌) 적벽 기암 위 한 고을이-宋翼弼21
小店倚絶崖(소점의절애) 조그만 가게 벼랑에 붙어
柴門向水開(시문향수개) 사립문 열려 물을 바라봐
汲泉雲外去(급천운외거) 샘물 길으러 구름 밖을 가 길을급
採藥鏡中廻(채약경중회) 약초 캐야지 거울 속을 와
無題1(무제1) 제목 없이-宋翼弼22
一行垂柳掩紅簷(일행수류엄홍첨) 줄 하나 늘인 버들 붉은 처마 가림에
盡罷雙眉月樣纖(진파쌍미월양섬) 그침 다한 두 눈썹 달을 본떠 가냘피
自折嬌花調外客(자절교화조외객) 그냥 꺾어 고운 꽃 나그네 어울리려
佯羞還下水晶簾(양수환하수정렴) 부끄러 되레 내려 수정구슬 꿰인 발 거짓양
無題2(무제2) 제목 없이-宋翼弼23
荔枝一箇江南草(여지일개강남초) 여뀌가지 한 낱이 강남의 풀이
連理無情半夜言(연리무정반야언) 뜻 이어져 정 없이 깊은 밤 속삭
男子幾人還固寵(남자기인환고총) 사내로 몇 사람이 되레 참 괴욤
香羅巾下有冤魂(향라건하유원혼) 향기 비단 두건 밑 얽힌 넋 있어
山雪(산설) 산에 눈 내려-宋翼弼24
連宵寒雪壓層臺(연소한설압층대) 밤을 이어 찬 눈이 층층대 눌러
僧在他山宿未廻(승재타산숙미회) 스님 있길 다른 산 자고 아니 와
小閣殘燈靈籟靜(소각잔등령뢰정) 작은 누각 남긴 등 빛 울림 고요
獨看明月過松來(독간명월과송래) 혼자 보는 밝은 달 솔을 지나와
過淸溪峽(과청계협) 맑은 시내 골짝을 지나며-宋翼弼25
繁花飄落一溪紅(번화표락일계홍) 많은 꽃잎 나부껴 온 시내 붉어
白鳥雙飛錦繡中(백조쌍비금수중) 하얀 새 짝을 날아 비단 수놓아
醉客無心尋道士(취객무심심도사) 취한 손님 맘 없이 도사를 찾아
少舟浮在去來風(소주부재거래풍) 적은 배 떠 있는데 오가는 바람
偶得寄牛溪(우득기우계) 뜻밖에 지어 우계에게 ※牛溪 成渾(1535∼1598)-宋翼弼26
春草上巖扉(춘초상암비) 봄날은 풀이 바위 문 올라 문짝비
幽居塵事稀(유거진사희) 숨어서 살아 티끌 일 드문
花低香襲枕(화저향습침) 꽃은 나지막 향 스민 베개
山近翠生衣(산근취생의) 산도 가까워 푸름 물든 옷
雨細池中見(우세지중견) 비는 가냘피 못 가운데 봬
風微柳上知(풍미류상지) 바람 살며시 버들 끝 알아
天機無跡處(천기무적처) 하늘 기틀은 자취 없는 곳
淡不與心違(담불여심위) 묽어 아니 줘 마음 어긋남
春晝獨坐(춘주독좌) 봄날 낮 혼자앉아-宋翼弼27
晝永鳥無聲(주영조무성) 낮은 길어서 새소리 없어
雨餘山更淸(우여산갱청) 비는 개여서 산 더욱 푸릇
事稀知道泰(사희지도태) 일이 적으니 도리 큼 알고
居靜覺心明(거정각심명) 삶이 고요해 맘 밝음 느껴
日午千花正(일오천화정) 해는 한낮에 온갖 꽃 한창
池淸萬象形(지청만상형) 못물 맑아서 모든 꼴 비쳐
從來言語淺(종래언어천) 여태 오면서 말씀이 적어
黙識此間情(묵식차간정) 말없이 알아 요사이 정을
道上(도상) 길에서-宋翼弼28
曠野悲風急(광야비풍급) 휑한 들 슬퍼 바람 휘몰아
蕭條閭間稀(소조려간희) 쓸쓸하여서 마을도 드문
危時門閉早(위시문폐조) 위태로운 때 문 일찍 닫아
山遠客來遲(산원객래지) 산길이 멀어 손 오기 더뎌
落照孤雲外(낙조고운외) 지는 해 비쳐 외론구름 밖
長天一鳥歸(장천일조귀) 멀리 하늘에 새 한 마리 와
東南居未定(동남거미정) 동쪽 남쪽에 살 곳 아니 둬
悵悵更臨岐(창창갱림기) 슬프기 더욱 갈림길에서 슬퍼할창
觀瀾臺(관란대) 관란대-宋翼弼29
飄落平丘夜(표락평구야) 나부껴 지는 너른 언덕 밤
花連斗尾春(화련두미춘) 꽃은 이어져 북두 꼬리 봄
半江殘月影(반강잔월영) 강에 반쯤이 조각달 그늘
孤棹獨眠人(고도독면인) 외론 노 저어 혼자 잠든 이
灘急聲依枕(탄급성의침) 여울물 빨라 소리를 베니
山長翠濕巾(산장취습건) 산 멀리 푸름 두건을 적셔
山禽驚短夢(산금경단몽) 멧새에 놀라 꿈은 짧기만
曙色起靑蘋(서색기청빈) 새벽빛깔에 푸른 물풀이
宿瑞興之五雲山寺(숙서흥지오운산사) 서흥의 오운산 절에 묵으며-宋翼弼30
仙境遺塵跡(선경유진적) 신선 땅 끼쳐 티끌 자취를
迢迢鎖玉扃(초초쇄옥경) 아득히 멀리 옥 빗장 걸려 멀초
沈吟秋欲老(침음추욕로) 빠져서 읊어 가을 수그려
高臥醉初醒(고와취초성) 높이 누워서 취했다 깨니
流水無留響(유수무류향) 물 흘러 울려 머무름 없이
閒雲不定形(한운부정형) 느긋한 구름 꼴 둠이 없어
道心隨鶴去(도심수학거) 도에 마음은 학 따라 떠나
天遠入冥冥(천원입명명) 하늘은 멀어 아득함으로
江上書懷四首2(강상서회사수2) 강 위에서 마음을 적어-宋翼弼31
繫舟人臥病(계주인와병) 매어놓은 배 앓아누운 이
湖海又春風(호해우춘풍) 호수 바다에 또 봄날 바람
虎視三韓困(호시삼한곤) 노려보느니 우리 괴로움 ※虎視耽耽
堯心萬國同(요심만국동) 요임금 마음 모든 나라 다
次邑倅韻以報二首1(차읍졸운이보이수1) 읍졸의 운을 빌어 갚으며-宋翼弼32
瀝血竟無言(력혈경무언) 방울지는 피 끝내 말없이 거를력
愛民心轉苦(애민심전고) 백성을 아껴 마음 괴로워
九天深復深(구천심부심) 높다란 하늘 깊고 또 깊어
悵望五雲阻(창망오운조) 슬피 봐 막혀 오색구름이 험할조
次邑倅韻以報二首2(차읍졸운이보이수2) 읍졸의 운을 빌어 갚으며-宋翼弼33
簾中日月長(렴중일월장) 발 드리운 속 해와 달 오래
戶外風霜苦(호외풍상고) 문 밖 괴로움 바람서리에
閑處是仙宮(한처시선궁) 느긋한 곳 곧 신선 궁궐이
莫言山海阻(막언산해조) 말도 말아라 산 바다 막아
雨夜(우야) 비 내리는 밤-宋翼弼34
獨客耿無夢(독객경무몽) 나그네 홀로 꿈 없이 말똥 빛날경
竹間山雨寒(죽간산우한) 대나무 사이 산에 비 찹찹
還如倚孤棹(환여의고도) 돌아감처럼 외론 노 기대 노도
秋夜宿沙灘(추야숙사탄) 가을밤 묵어 모래밭 여울 여울탄
籠鶴爲村童所傷1(롱학위촌동소상1)
갇힌 학이 시골아이들에게 다친바 되어-宋翼弼35
多情湖叟勤籠護(다정호수근롱호) 정이 많은 호수 노인 힘써 새장 보살펴
無意街童擢羽毛(무의가동탁우모) 생각 없이 거리아이 학 깃털을 뽑아내 뽑을탁
恩怨世間渾不省(은원세간혼불성) 베풂 미움 세상에는 뒤섞여서 못 살펴
碧霄歸夢政迢迢(벽소귀몽정초초) 푸른 하늘 돌아갈 꿈 그토록 멀고멀어 멀초
籠鶴爲村童所傷2(롱학위촌동소상2)
갇힌 학이 시골아이들에게 다친바 되어-宋翼弼36
九臯淸響反戕身(구고청향반장신) 깊은 못에 맑은 울림 도리어 몸을 죽여 죽일장
飮啄無心近世塵(음탁무심근세진) 마셔 쪼아 마음 없이 세상티끌 가까이
軒上殊恩非所養(헌상수은비소양) 추녀 위로 달리 베풂 길러질 바 아닌데
更投沙礫是何人(갱투사력시하인) 다시 던져 모래자갈 이 사람이 누구냐
偶題(우제) 뜻밖에 지어-宋翼弼37
甲第春無十日紅(갑제춘무십일홍) 첫째 큰 집 봄에 없어 열흘을 붉은 꽃이
朝能斷腸暮隨風(조능단장모수풍) 아침에는 애 끊다가 저녁엔 바람 따라
綠珠樓下香難返(녹주루하향난반) 녹주 놀던 누각 아래 향기 아니 돌아서
黃犬門東恨不窮(황견문동한불궁) 누렁이 개 문 동쪽에 한으로 끝이 없어
崔慶互爭移厚薄(최경호쟁이후박) 최서 경촌 서로 다퉈 두터움 엷음 옮겨
蘇朱交奪換雌雄(소주교탈환자웅) 소육 주박 서로 앗아 암컷 수컷 바꿔서
誰知飮水蓬簷下(수지음수봉첨하) 누가 알아 마시는 물 초가 처마 아래에
一樂相傳萬古同(일락상전만고동) 한 즐거움 서로 전해 만고 오래 같음을
聞京報走筆別親舊(문경보주필별친구) 경보주필을 듣고 친구와 헤어지며-宋翼弼38
萬世在五侯(만세재오후) 모든 세상에 다섯 후 있고 ※公侯伯子男
百世在吾上(백세재오상) 일백세대는 내 위에 있다
此身立其中(차신립기중) 이 몸이 서니 그 가운데라
浩然一俯仰(호연일부앙) 크게 하늘땅 굽어 우러러 ※浩然之氣
事業豈不大(사업기부대) 일에 하는 일 어찌 안 크랴
無窮非與是(무궁비여시) 끝이 없으니 그름과 옳음
少小慕先師(소소모선사) 어려 작아선 스승을 그려
孽孽勤佇跂(얼얼근저기) 꾸며 힘써서 오래 나아가 첩의자식얼 우두커니저 육발이기
不讓弟一等(불양제일등) 아니 물러서 시험에 일등
一欲止所止(일욕지소지) 바램 하나는 그칠 곳 그침
寄牛溪(기우계) 우계에게 ※牛溪 成渾(1535∼1598)-宋翼弼39
安土誰知是太平(안토수지시태평) 편한 땅 누가 알까 크게 편한 줄
白頭多病滯邊城(백두다병체변성) 흰머리 많은 병에 끝 성에 멎어 막힐체
胸中大計終歸繆(흉중대계종귀무) 가슴 속 커다란 꾀 끝내 졸라매 얽을무
天下男兒不復生(천하남아불부생) 온 누리 사내아이 다시 안 나지
花欲開時方有色(화욕개시방유색) 꽃이 피려 할 때는 곧 빛깔 나고
水成潭處却無聲(수성담처각무성) 물 못을 이루는 곳 그 소리 안내
千山雨過琴書潤(천산우과금서윤) 온 산에 비는 지나 거문고 매끌
依舊晴空月獨明(의구청공월독명) 예같이 맑은 하늘 달 혼자 밝아
走筆書懷(주필서회) 붓 갈겨 품은 뜻 적어-宋翼弼40
滿目干戈裏(만목간과리) 눈을 채우니 싸움터 속이
偸安一枝棲(투안일지서) 느긋함 훔쳐 깃든 한 가지
萍踵無遠近(평종무원근) 부평초 따라 온데 떠돌아
行伴是夫妻(행반시부처) 함께 가느니 바로 부부라
百結未掩髂(백결미엄가) 온통 기워도 몸도 못 가려 허리뼈가
霜風蕭瑟兮(상풍소슬혜) 서릿바람은 썰렁도 하지
一飯祭不得(일반제부득) 한 그릇 밥에 제사 못 드려
臥聞鳥夜啼(와문조야제) 누워 들으니 밤에 새 울어
骨肉斷音書(골육단음서) 식구들 끊겨 소리소식이
生死隔東西(생사격동서) 살아 못살아 다들 떨어져
白髮零落盡(백발영락진) 흰 머리마저 늙어 다 빠져
別久冤魂迷(별구원혼미) 오래 헤어져 넋조차 헤매
萬里同明月(만리동명월) 만 리 멀어도 같은 밝은 달
他鄕又鼓鼙(타향우고비) 다른 땅에선 또 싸우는 북 작은북비
農桑無舊業(농상무구업) 농사 누에 일 하던 일 없어
秋草任萋萋(추초임처처) 가을 풀 마냥 마구 우거져
1535 浩源 牛溪 成渾(1535∼1598)文簡 昌寧 牛溪集 우계 성혼 2
偶吟 우음1
四十年來臥碧山 마흔 해를 오면서 벽산에 누워 엎드릴와
是非何事到人間 옳고 그름 무슨 일 사람에 닿나
小堂獨坐春風地 작은 집 홀로 앉아 봄바람 맞아 앉을좌
花笑柳眠閒又閒 꽃 웃음 버들 졸아 느긋한 겨를 잠잘면
挽朴相國四庵 박사암(박순 1523∼1589) 상국을 애도함
世外雲山深復深 세상바깥 구름 산 깊고 깊어서 깊을심
溪邊草屋已難尋 시냇가 초가집은 찾기 어려워 찾을심
杜鵑窩上三更月 두견새 움집 위로 한밤에 달이 움집와
曾照先生一片心 일찍 비춘 선생의 한조각 마음 조각편
贈紺坡山人安天瑞(증감파산인안천서) 감파산인 안천서에게 주다-成渾2
一區耕鑿水雲中(일구경착수운중) 한 구역 갈고 파니 물구름 속에 뚫을착
萬事無心白髮翁(만사무심백발옹) 모든 일 마음 없이 백발 늙은이
睡起收聲山鳥語(수기수성산조어) 자고 나 소리 들어 산새 지저귐
杖藜徐步繞花叢(장려서보요화총) 지팡이 느린 걸음 꽃떨기 둘러
1535 德遠 來菴 鄭仁弘(1535∼1623)文簡 瑞山 來菴集 3
내암 정인홍 曺植의 수제자 南冥學派를 대표
詠木堠(영목후) 이정표를 읊어-鄭仁弘1
千古英魂楚覇靈(천고영혼초패령) 오랜 옛 영웅의 넋 초패왕의 넋 靈魂
渡江無跡只存形(도강무적지존형) 강 건넨 자취 없어 다만 남은 꼴
當時恨失陰陵路(당시한실음릉로) 그때의 한은 잃어 음릉에의 길
長向行人指去程(장향행인지거정) 오래 바래 가는 이 갈 길 가리켜
詠松(영송) 소나무를 읊어-鄭仁弘2
一尺孤松在塔西(일척고송재탑서) 한 자의 외로운 솔 탑 서쪽 있어
塔高松短不相齊(탑고송단불상제) 탑은 높고 솔 짤막 서로 안 같아
莫言此日松低塔(막언차일송저탑) 말을 마라 오늘날 솔 낮아 탑에
松長他時塔反低(송장타시탑반저) 솔이 자라 다른 때 탑 되레 낮아
述懷(술회) 마음을 말해-鄭仁弘3
夙抱林泉志(숙포림천지) 일찍 품으니 숲 샘에 뜻을 ※自然 江湖 林泉 草野
胡行二十年(호행이십년) 어찌 다니길 스무 해라지
君民多負罪(군민다부죄) 임금 백성에 죄 하도 지어
人世少留憐(인세소류련) 사람 세상에 남을 맘 없어
知舊晨星逝(지구신성서) 아는 오랜 벗 샛별에 가고 새벽신 갈서
妻兒朝露先(처아조로선) 아내 애 앞서 아침이슬 돼
遯村餘四老(둔촌여사로) 시골 물러나 남은 네 노인 달아날둔
終始住山樿(종시주산전) 끝도 처음도 산 숲에 살아 백리목전
1536 叔獻 栗谷 李珥(1536∼1584)文成 德水 聖學輯要 율곡 이이 18
山中 산속에서1
採藥忽迷路 약초 캔다 하다가 길을 헤매어 캘채 미혹할미
千峰秋葉裏 천 봉우리 가을에 낙엽 속에서 속리
山僧汲水歸 암자스님 물 길어 돌아가는데 길을급
林末茶烟起 숲 끝에 차 달이는 연기 오르네 차다
花石亭 화석정 ※경기도 파주에 있음2
林亭秋已晩 숲 정자에 가을이 벌써 저물어 저물만
騷客意無窮 시인은 뜻을 펴려 다함이 없네 떠들소
遠水連天碧 저 멀리 물 푸름은 하늘에 닿아
霜楓向日紅 서리 단풍 붉음은 해를 바라봐 단풍나무풍
山吐孤輪月 산은 토해 외로운 동그란 달을 토할토
江含萬里風 강 머금어 만 리에 부는 바람을
寒鴻何處去 차가운 기러기는 어디로 가나 큰기러기홍
聲斷暮雲中 소리 끊겨 저무는 구름 속으로
求退有感 물러나며 느낌을3
行藏由命豈由人 숨어가니 명이지 어찌 사람에 감출장
素志曾非在潔身 가진 뜻 아니 일찍 깨끗한 몸이 깨끗할결
閭闔三章辭聖主 이문 닫고 글 셋에 물러남 아뢰 이문려 문짝합
江湖一葦載孤臣 시골에 한 잎 갈대 외론 몸 실어 갈대위
疎才只合耕南畝 없는 재주 보태어 남녘 밭 갈아 트일소 이랑무
淸夢徒然繞北辰 맑은 꿈 부질없이 북두성 감싸 무리도 두를요
茅屋石田還舊業 초가집 자갈밭은 돌아온 옛일 띠모
半生心事不憂貧 반평생 마음둔일 가난함 몰라 근심할우
出城感懷詩(출성감회시) 성을 나서며4
四遠雲具黑(사원운구흑) 사방 멀리 구름은 검게 됐는데 갖출구
中天日正明(중천일정명) 하늘 박힌 해만은 정말 밝아라
孤身一掬淚(고신일국루) 외로운 몸 한 움큼 눈물이 져서 움킬국
灑向漢陽城(쇄향한양성) 뿌리느니 향한 곳 서울 한양성 뿌릴쇄
自星山向臨瀛(자성산향임영) 성산에서 임영(강릉)을 향하여5
客路春將半(객로춘장반) 나그네 길에 봄은 반 지나
郵亭月欲斜(우정월욕사) 역참 정자에 달도 기울려 역참우
征驢何處秣(정려하처말) 먼 길 갈 나귀 어디서 먹여 나귀려 꼴말
煙外有人家(연외유인가) 연기 밖에는 사람 집 있어 연기연
浩然亭見月(호연정견월) 호연정에서 달을 보며6
天放空疎客(천방공소객) 하늘이 내친 쓸쓸한 길손 놓을방 트일소
逍遙江上山(소요강상산) 거닐어 다녀 강 위에 산을 거닐소 멀요
登臨夕陽盡(등림석양진) 올라 와보니 저녁볕 다해 오를등 다될진
月出海雲間(월출해운간) 달은 떠올라 바다 구름에
寄精舍學徒(기정사학도) 정사학도에게7
心如盤水最難持(심여반수최난지) 마음은 물과 같아 지킴 어려워
墮塹投坑在霎時(타참투갱재삽시) 구덩이에 빠지고 던져짐 한때
爲報僉賢操守固(위보첨현조수고) 여러 어짊 알리니 뜻을 지켜서
世紛叢裏卓無移(세분총리탁무이) 세상난리 모둠 속 우뚝 서있길
高山九曲歌(고산구곡가) 고산구곡가8
高山九曲潭(고산구곡담) 높다란 산에 아홉 구비 못 깊을담
世人未曾知(세인미증지) 세상 사람들 일찍 몰랐네 일찍증
誅茅來卜居(주모래복거) 띠 베고 오네 살만한 곳에 벨주 띠모 점복
朋友皆會之(붕우개회지) 벗들도 모두 여기 모이네
武夷仍想像(무이잉상상) 무이산으로 그려보고는 武夷山:주희의 고장
所願學朱子(소원학주자) 바라는 바라 주자를 배워
一曲何處是(일곡하처시) 첫 번째 구비 어느 곳인가
冠巖日色照(관암일색조) 갓 바위 햇살 빛깔 져 비쳐
平蕪煙斂後(평무연렴후) 너른 거칠음 연기 걷힌 뒤 거칠무 거둘렴
遠山眞如畫(원산진여화) 먼 산은 참말 그림과 같아
松間置綠樽(송간치녹준) 소나무 사이 푸른 술 차려 술통준
延佇友人來(연저우인래) 오래도 끌어 벗이 오는지 우두커니저
二曲何處是(이곡하처시) 두 번째 구비 어느 곳인가
花巖春景晩(화암춘경만) 꽃 바위 봄에 볕은 늦어져
碧波泛山花(벽파범산화) 푸른 물결에 뜨는 산꽃은 뜰범
野外流出去(야외유출거) 들판 밖으로 흘러 나가네
勝地人不知(승지인부지) 빼어난 땅을 남들 몰라서
使人知如何(사인지여하) 남들로 하여 어찌 알게 해
三曲何處是(삼곡하처시) 세 번째 구비 어느 곳인가
翠屛葉已敷(취병엽이부) 푸름 둘러쳐 벌써 잎은 펴 병풍병 펼부
綠樹有山鳥(녹수유산조) 푸르른 나무 산새는 놀아
上下其音時(상하기음시) 위로 아래로 그 소리 들려
盤松受淸風(반송수청풍) 굽어진 솔에 맑은 바람에
頓無夏炎熱(돈무하염열) 조아려 없어 여름 타는 열 조아릴돈
四曲何處是(사곡하처시) 네 번째 구비 어느 곳인가
松崖日西沈(송애일서침) 소나무 벼랑 해는 서녘에 벼랑애
潭心巖影倒(담심암영도) 못 가운데로 바위 그림자 넘어질도
色色皆蘸之(색색개잠지) 빛깔 빛깔이 다 물에 담겨 담글잠
林泉深更好(임천심갱호) 숲에 샘물은 깊어 더 좋아
遺興自難勝(유흥자난승) 남겨진 흥을 절로 못 이겨
五曲何處是(오곡하처시) 다섯째 구비 어느 곳인가
隱屛最好看(은병최호간) 숨겨 둘러쳐 가장 좋아 봬 숨길은
水邊精舍在(수변정사재) 물에 곁에는 정사 집 있어 精舍:학문하는 집
瀟灑意無極(소쇄의무극) 산뜻 깨끗해 뜻은 끝없어 강이름소 뿌릴쇄
箇中常講學(개중상강학) 낱낱 가운데 늘 익혀 배워 낱개
詠月且吟諷(영월차음풍) 달을 읊고서 시를 읊는다 읊을영 욀풍
六曲何處是(육곡하처시) 여섯째 구비 어느 곳인가
釣溪水邊閣(조계수변각) 낚시 시내에 물가의 집에
不知人與魚(부지인여어) 알지 못하네 사람과 고기
其樂孰爲多(기락숙위다) 그를 즐김이 누가 많은지 누구숙
黃昏荷竹竿(황혼하죽간) 어둑해질 때 낚싯대 메고 어두울혼 장대간
聊且帶月歸(요차대월귀) 애오라지 또 달 끼고 오네 귀울료 띠대
七曲何處是(칠곡하처시) 일곱째 구비 어느 곳인가
楓巖秋色鮮(풍암추색선) 단풍바위에 가을빛 뚜렷 고울선
淸霜薄言打(청상박언타) 맑은 서리에 엷은 말 스쳐 엷을박 칠타
絶壁眞錦繡(절벽진금수) 잘린 절벽 참 수놓인 비단
寒巖獨坐時(한암독좌시) 차운 바위에 홀로 앉을 때
聊亦且忘家(요역차망가) 애오라지 또 집을 잊었네
八曲何處是(팔곡하처시) 여덟째 구비 어느 곳인가
琴灘月正明(금탄월정명) 거문고여울 달은 참 밝아 여울탄
玉軫與金徽(옥진여금휘) 옥 기러기발 금 기러기발 기러기발진휘
聊奏數三曲(요주수삼곡) 힘입어 뜯어 두 서너 곡을 힘입을료 아뢸주
古調無知者(고조무지자) 옛날가락을 아는 이 없어
何妨獨自樂(하방독자락) 어찌 거리껴 혼자 즐기지 방해할방
九曲何處是(구곡하처시) 아홉째 구비 어느 곳인가
文山歲暮時(문산세모시) 글의 산에서 해가 저물 때 해세
奇巖與怪石(기암여괴석) 튀는 바위와 야릇한 돌이 기이할괴
雪裏埋其形(설리매기형) 눈 속에 묻혀 그 모습조차 묻을매
遊人自不來(유인자불래) 놀이하는 이 절로 안 오고 놀유
漫謂無佳境(만위무가경) 멋대로 일러 좋은 데 없네 질편할만
偶吟(우음) 우연히 읊다-李珥9
風月養我情(풍월양아정) 바람에 달에 내 뜻을 길러
煙霞盈我身(연하영아신) 안개 노을은 내 몸을 채워
子長吾所慕(자장오소모) 자장은 내가 그리는 바며 ※司馬遷?
悅卿吾所親(열경오소친) 열경은 내가 가까이할 바 ※金時習
非探山水興(비탐산수흥) 찾음 아니니 산수의 흥은
聊以全吾眞(료이전오진) 오직 온전히 나의 참됨을
物我合一體(물아합일체) 만물과 나는 한 몸이 되니
誰主誰爲賓(수주수위빈) 누가 주인 돼 누가 손님 해
湛湛若澄潭(담담약징담) 맑고 맑아서 맑은 못 같아
肅肅如秋旻(숙숙여추민) 고요하기가 가을날 하늘
無憂亦無喜(무우역무희) 시름이 없어 기쁨도 없어
此境人難臻(차경인난진) 이러한 경지 남들 이를까
滿月臺(만월대) 만월대 ※만월대: 개성시 북쪽 松岳南麓 고려의 왕궁 터-李珥10
下馬披荊棘(하마피형극) 말에서 내려 가시밭 헤쳐 나눌피
高臺四亡虛(고대사망허) 높은 루 올라 사방 텅 비어
雲山孤鳥外(운산고조외) 구름의 산은 외론 새 바깥
民物故都餘(민물고도여) 백성의 물건 옛 도읍 남겨
危砌依林廢(위체의임폐) 어긋난 섬돌 숲으로 묻혀 섬돌체
喬松落影疎(교송낙영소) 높은 소나무 그림자 엉성 높을교
斜陽照三角(사양조삼각) 비스듬 볕이 삼각산 비춰 ※三角山:서울
指點是王居(지점시왕거) 가리키는 곳 임금이 계셔
湖堂夜坐(호당야좌) 호당에서 밤에 앉아-李珥11
湖堂久不寐(호당구불매) 호당에 오래도록 잠은 아니 와
夜氣著人淸(야기저인청) 밤기운 뚜렷하니 사람 맑아져
葉盡知秋老(엽진지추로) 잎 다 져 알겠으니 가을 늦어짐
湖明見月生(호명견월생) 호수는 밝았으니 달 떠 보여서
疎松搖榻影(소송요탑영) 성긴 솔이 흔들려 걸상에 그늘
塞雁落沙聲(새안락사성) 변방서 온 기러기 모래서 소리
自愧紅塵客(자괴홍진객) 부끄러워 홍진 속 나그네 되니
臨流未濯纓(임류미탁영) 물 흐름에 다가서 갓 끈 못 씻어
乘舟西下(승주서하) 배를 타고 서쪽으로-李珥12
處世苦不諧(처세고불해) 세상살이 어려워 어울림 못해 화할해
悠然歸意催(유연귀의최) 오래도 돌아갈 뜻 밀려오는데
天心縱不移(천심종불이) 하늘의 한가운데 옮기지 않지
變態知誰裁(변태지수재) 바꾸는 꼴 알아서 누가 다스려
滄海細雨迷(창해세우미) 넓은 바다 가랑비 헤매게 하여
斜陽孤棹開(사양고도개) 기운 해에 외로이 노를 젓는다
美哉水洋洋(미재수양양) 아름답다 물결은 넘실넘실 대
萬念嗟已灰(만념차이회) 모든 걱정 어럽쇼 이미 다 꺼져
只有一寸丹(지유일촌단) 다만 지녀 한 조각 붉은 마음을
九死終不回(구사종불회) 아홉 죽어 끝끝내 돌리지 않아
次安丹城船巖韻(차안단성선암운) 안단성 배바위를 빌어-李珥13
有石形何似(유석형하사) 돌 있어 꼴이 무엇에 닮아
靑林露半船(청림로반선) 푸른 숲 불쑥 반쯤 배 모양
携朋憐坐密(휴붕련좌밀) 벗 끌어 앉아 좁아서 어째
垂釣見魚懸(수조견어현) 낚시 드리워 물고기 걸려
淫潦雖臟迹(음료수장적) 어지럽힌 물 내장 자취가
孤堅不隱賢(고견불은현) 혼자만 굳건 어짊 못 숨어
千年肯移棹(천년긍이도) 천년 기꺼이 노 저어 옮겨
終日載風煙(종일재풍연) 날 다해 실어 바람과 안개
無盡亭下乘月艇(무진정하승월정) 무진정 아래 배를 타고서-李珥14
江天霽景爽如秋(강천제경상여추) 강 날씨 갠 경치는 가을인 듯이
晩泛蘭舟碧玉流(만범란주벽옥류) 늦게 띄운 고운 배 벽옥에 흘러
雲影月光迷上下(운영월광미상하) 구름 가린 달빛은 위아래 몰라
美人西望思悠悠(미인서망사유유) 고운이 서쪽 바램 그리움 아득
金沙寺見海市(금사사견해시) 금사사에서 신기루를 보다-李珥15
松間引步午風凉(송간인보오풍량) 솔 사이 거니는데 낮 바람 서늘
手弄金沙到夕陽(수롱금사도석양) 손장난에 금모래 저녁볕 닿아
千載阿郞無處覓(천재아랑무처멱) 천년의 아랑일랑 찾을 데 없어
蜃樓消盡海天長(신루소진해천장) 신기루 사라지니 바다하늘만
※장산곶 북쪽 금사사 해안 모래언덕 20리
沿流坐石硏墨于巖上題詩記事(연류좌석연묵우암상제시기사)
흐름 따라 돌에 앉아 바위 위 먹 갈아 시를 지어 적으니-李珥16
坐遍奇巖出洞遲(좌편기암출동지) 앉아 두루 튀는 바위 골 나옴 더뎌
玲瓏碧澗動相隨(령롱벽간동상수) 아른아른 푸른 골짝 서로를 따라
遊人只把淸流弄(유인지파청류롱) 노니는 이 단지 잡아 맑은 물 놀려
絶頂眞源世不知(절정진원세부지) 맨 꼭대기 참된 바탕 세상엔 몰라
哭聽松先生(곡청송선생) 청송선생을 곡하며※聽松 成守琛(1493~1564)-李珥17
嶽精偏毓碩人頎(악정편육석인기) 큰 산기운 쏠려 길러 큰사람 훤칠 기를육 헌걸찰기
坐使儒林仰羽儀(좌사유림앙우의) 앉아 시켜 선비세계 우러를 신선
雲翼未瞻搏北極(운익미첨박북극) 구름날개 아직 못 봐 북극을 잡아 잡을박
霜英還惜老東籬(상영환석로동리) 서리꽃에 아까우니 늙은 동쪽 울
淸和風月流聲影(청화풍월류성영) 맑고 따뜻 바람에 달 소리그림자
上下溪山入燕貽(상하계산입연이) 아래위로 시내 산에 편안히 들어 끼칠이
滴盡平生壯夫淚(적진평생장부루) 모두 흘려 한 삶 살며 사나이 눈물
非斯爲慟爲伊誰(비사위통위이수) 여기 아니 울 것이랴 저 누구 위해 서럽게울통
※仲玉 聽松 成守琛(1493~1564)文貞 昌寧 聽松集 牛溪 成渾(1535∼1598)의 아버지
哭退溪先生(곡퇴계선생) 퇴계선생을 곡하며 ※退溪 李滉(1501~1570)-李珥18
良玉精金稟氣純(양옥정금품기순) 좋은 옥 깨끗한 금 바탕이 맑아
眞源分派自關閩(진원분파자관민) 참 연원 나눠 갈려 주자학에서
民希上下同流澤(민희상하동류택) 백성 바램 아래위 함께한 은택
迹作山林獨善身(적작산림독선신) 자취 남겨 산림에 홀로 착한 몸
虎逝龍亡人事變(호서용망인사변) 범은 가고 용 잃어 사람일 바껴
瀾回路闢簡編新(란회로벽간편신) 물결 돌려 길 열어 새로 엮은 책
南天渺渺幽明隔(남천묘묘유명격) 남녘하늘 아득해 저승 이승에
漏盡腸摧西海濱(루진장최서해빈) 눈물 말라 애 끊어 서해 물가서
※濂洛關閩은 地名으로 性理學과 周敦頤 邵雍 程顥 程頤 張載 朱熹를 의미
1536 季涵 松江 鄭澈(1536∼1593)文淸 延日 關東別曲 송강 정철 60
山寺夜吟(秋夜) 산사에서 밤에 읊다 (가을밤)-1
蕭蕭落木聲 우수수 떨어지는 나뭇잎 소리 맑은대쑥소
錯認爲疎雨 잘못 알아 들으니 성긴 빗소리 섞일착 알인
呼僧出門看 스님 불러 문 나서 보라했더니
月掛溪南樹 시내 남쪽 나무에 달이 떴다네 걸괘
松江亭 송강정-2
明月在空庭 밝은 달빛 빈 뜨락 가득한데도
主人何處去 주인은 어느 곳에 떠나갔는가
落葉掩柴門 떨어진 잎 사립문 덮어 가리니 가릴엄 섶시
風松夜深語 바람에 소나무는 밤 깊게 속삭
환한 달 텅 빈 뜰에 비치어 내렸는데
주인은 어디에를 떠나고 안계시나
낙엽이 사립문 덮어 바람에 솔 속삭여
秋日作 가을날 짓다-3
山雨夜鳴竹 산속 비 밤새도록 대밭을 울려 울명
草蟲秋近床 풀벌레 가을되니 침상 가까워 상상
流年那可駐 흐르는 해 어찌해 멈출 수 있나 어찌나 머무를주
白髮不禁長 흰 머리 막지 못해 길어만 가네
萬日寺獨坐(만일사독좌) 만일사에 홀로 앉아-鄭澈-4
有客身多病(유객신다병) 나그네 돼 몸에는 아픔도 많아
棲棲湖海間(서서호해간) 머물러 살아가니 호수 바다에
蒼茫北歸意(창망북귀의) 아득히 북녘 갈일 생각만 있어
風雨滿空山(풍우만공산) 비바람에 가득 차 텅 빈 산골에
村居雜興(촌거잡흥) 시골 사는 맛-鄭澈-5
年年禾滿野(년년화만야) 해마다 벼는 익어 들판에 가득
處處酒盈蒭(처처주영추) 곳곳에 술 거르니 용수에 넘쳐 용수추篘
肯泣楊朱路(긍읍양주로) 옳거니 양주 울음 갈림길에서
寧悲宋玉秋(녕비송옥추) 차라리 슬픈 송옥 가을노래를
※楊朱: 전국시대 사상가 이기주의 ※宋玉: BC3세기 시인 九辯
宿松江亭舍1(숙송강정사1) 송강정사에 묵으며-鄭澈-6
借名三十載(차명삼십재) 이름을 빌려 서른 해 지나
非主亦非賓(비주역비빈) 주인도 아냐 객도 아니지
茅茨纔盖屋(모자재개옥) 띠풀로 이니 겨우 지붕이
復作北歸人(부작북귀인) 다시 나그네 북녘 가는 이
宿松江亭舍2(숙송강정사2) 송강정사에 묵으며-鄭澈-7
主人客共到(주인객공도) 주인에 객에 함께 이르니
暮角驚沙鷗(모각경사구) 날 저문 구석 놀란 갈매기
沙鷗送主客(사구송주객) 갈매기 보내 주인도 객도
還下水中洲(환하수중주) 내려앉으니 물에 모래섬
宿松江亭舍3(숙송강정사3) 송강정사에 묵으며-鄭澈-8
明月在空庭(명월재공정) 밝은 달떴네 텅 빈 뜨락에
主人何處去(주인하처거) 주인 이사람 어디를 떠나
落葉掩柴門(낙엽엄시문) 떨어지는 잎 사립문 가려
風松夜深語(풍송야심어) 바람과 솔은 밤 깊게 얘기
卽事(즉사) 즉흥적으로-鄭澈-9
萬竹鳴寒雨(만죽명한우) 댓잎 모두 울어서 차가운 비에
迢迢江漢心(초초강한심) 멀리 아득 한강을 마음은 서울 멀초
幽人自多事(유인자다사) 숨은 사람 스스로 일이 많다네
中夜獨橫琴(중야독횡금) 한밤에야 홀로이 거문고 걸쳐
題山僧軸(제산승축) 산승의 시축에 지어-鄭澈-10
曆日僧何識(력일승하식) 날짜 셈을 스님은 어찌 압니까
山花記四時(산화기사시) 산에 꽃에 적지요 사시사철을
時於碧雲裏(시어벽운리) 때로는 푸른 하늘 구름 속에다
桐葉坐題詩(동엽좌제시) 오동잎과 앉아서 시도 쓴다오
統軍亭(통군정) 통군정에서 ※평안북도 의주에 있는 정자-鄭澈-11
我欲過江去(아욕과강거) 나는 하고파 강 건너 가서
直登松鶻山(직등송골산) 곧바로 올라 송골매 산을 송골매골
西招華表鶴(서초화표학) 서쪽에 불러 화표 학더러
相與戱雲間(상여희운간) 함께 노닐어 구름 사이를
※華表鶴歸: 漢나라 丁令威가 죽어 학이 되어 고향의 성문 화표에 앉음
題雪梅詩卷(제설매시권) 설매의 시권에 지어-鄭澈-12
片片窮簷雪(편편궁첨설) 조각조각 사라져 처마 쌓인 눈
刀刀萬壑風(도도만학풍) 삐죽삐죽 모든 골 골짝 바람이 골학
僧來無一語(승래무일어) 스님 와도 없으니 한 마디 말이
燈火五更中(등화오경중) 등불만이 빛나네 밤을 새우며
月夜(월야) 달밤에-鄭澈-13
隨雲度重嶺(수운도중령) 구름 따라 넘으니 겹겹 고개를
伴月宿虛簷(반월숙허첨) 달 데리고 묵으니 텅 빈 처마에
晨起解舟去(신기해주거) 새벽 깨어 배 풀어 떠나려는데
麻衣淸露霑(마의청로점) 베옷에 맑은 이슬 젖어들었네 젖을점
金剛山雜詠(금강산잡영) 금강산 노래-鄭澈-14
穴網峯前寺(혈망봉전사) 혈자리 얽힌 봉우리 앞 절
寒流對石門(한류대석문) 차가운 흐름 돌문을 마주
秋風一聲笛(추풍일성적) 가을바람에 한 소리 피리
吹破萬山雲(취파만산운) 불어 깨뜨려 만산의 구름
楓嶽道中遇僧(풍악도중우승) 금강산 길에 스님을 만나-鄭澈-15
前途有好事(전도유호사) 앞에 갈 길에 좋은 일 있어
僧出白雲間(승출백운간) 스님 나오니 흰 구름 사이
萬二千峯樹(만이천봉수) 일만 이천에 봉마다 나무
秋來葉葉丹(추래엽엽단) 가을이 오니 잎잎이 단풍
萬師臺(만사대) 만사대에서-鄭澈-16
南溪沐余髮(남계목여발) 남쪽 시내서 내 머리 감아
更上萬師臺(갱상만사대) 다시 오르니 만사대라네
服食從渠住(복식종거주) 입고 먹음은 삶에 따르나
時看羽客來(시간우객래) 때맞춰 보니 신선이 왔네 ※羽化登仙
絶句(절구) 절구-鄭澈-17
嶺海無消息(영해무소식) 고개 너머 바다에 소식이 없고
風塵有是非(풍진유시비) 바람티끌 속세엔 시비가 있어
一生長作客(일생장작객) 삶을 온통 오래도 지은 나그네
萬事獨關扉(만사독관비) 모든 일에 혼자서 문짝을 걸어
宜月亭(의월정) 의월정에서-鄭澈-18
白嶽連天起(백악연천기) 하얀 높은 산 하늘에 이어
城川入海遙(성천입해요) 성에 냇물은 바다로 흘러
年年芳草路(년년방초로) 해마다 지나 꽃다운 풀길
人渡夕陽橋(인도석양교) 사람은 건너 저녁볕 다리
江亭(강정) 강가 정자-鄭澈-19
日夕江風起(일석강풍기) 날은 저녁에 강바람 일어
波濤自擊撞(파도자격당) 물결 저절로 쳐서 부딪혀
山翁睡初罷(산옹수초파) 산에 늙은이 잠자다 막 깨
忽忽倚虛窓(홀홀의허창) 문득 멍하게 빈창에 기대
別退陶先生(별퇴도선생) 퇴계선생과 헤어지며 ※退溪 李滉(1501~1570)-鄭澈-20
追到廣陵上(추도광릉상) 쫓아 이르니 광릉 땅에를
仙舟已杳冥(선주이묘명) 신선 배 이미 아득하기만
秋風滿江思(추풍만강사) 가을바람에 강 가득 생각
斜時獨登亭(사시독등정) 해질 때 홀로 정자에 올라
示李敬賓1(시이경빈1) 이경빈에게 보이며-鄭澈-21
溪寒敬賢院(계한경현원) 시내 차가워 경현원 집에
月近喚仙亭(월근환선정) 달에 가까이 환선정 정자
釣罷携餘興(조파휴여흥) 낚시 그치고 이끈 남은 흥
沙頭有玉甁(사두유옥병) 모래머리에 옥 술병 있어
示李敬賓2(시이경빈2) 이경빈에게 보이며-鄭澈-22
小築臨溪上(소축림계상) 조그만 쌓음 다가선 시내
幽懷寄竹林(유회기죽림) 그윽한 품음 대숲에 부쳐
淸風夜半起(청풍야반기) 말간 바람은 한밤을 일어
草屋奏鳴琴(초옥주명금) 초가집 모여 거문고 울려
靈泉窟(영천굴) 영천굴-鄭澈-23
萬古靈泉窟(만고령천굴) 오랜 만고를 신령 샘 굴이
三天小洞門(삼천소동문) 세 하늘 열려 조그만 골문
窓前巢翡翠(창전소비취) 창문 앞에는 물총새 둥지
簷際宿歸雲(첨제숙귀운) 처마 끝 묵어 가는 구름이
竹林家對月(죽림가대월) 대숲 집에서 달을 마주해-鄭澈-24
舊歲靑天月(구세청천월) 지난해에는 푸른 하늘 달
迎之白玉堂(영지백옥당) 이를 맞이해 백옥당에서
如何東嶺影(여하동령영) 어찌해 동쪽 고개 그림자
照此竹林觴(조차죽림상) 이곳을 비춰 대숲에 술잔
去國(거국) 나라를 떠나-鄭澈-25
去國魂頻逝(거국혼빈서) 나라 떠나와 넋만 자주 가
傷時鬢已秋(상시빈이추) 때 다쳐 이미 귀밑털 가을
終南一千里(종남일천리) 끝에 남산은 일천리 길이
歸夢幾時休(귀몽기시휴) 돌아가는 꿈 어느 때 그쳐
紫竹杖送牛溪(자죽장송우계) 자죽장을 우계에게 보내 ※牛溪 成渾(1535∼1598)-鄭澈-26
梁園紫竹杖(양원자죽장) 양원에 자죽 대 지팡이를
寄與牛溪翁(기여우계옹) 부쳐 보내니 우계옹에게
持此向何處(지차향하처) 이것을 지녀 어디로 갈까
破山雲水中(파산운수중) 산을 깨트릴 구름 물속을
逢僧寄栗谷(봉승기율곡) 스님을 만나 율곡에게 부쳐 ※栗谷 李珥(1536∼1584)-鄭澈-27
折取葛山葵(절취갈산규) 꺾어 얻으니 덩굴 산 아욱
逢僧寄西海(봉승기서해) 스님 만나서 서해로 부쳐
西海路漫漫(서해로만만) 서쪽바다 길 넘쳐 흩어져
能無顔色改(능무안색개) 하는 수 없이 얼굴빛 고쳐
題三角山龕(제삼각산감) 삼각산 감실에-鄭澈-28
寺在三峰外(사재삼봉외) 절이 있으니 세 봉우리 밖
懸崖第幾層(현애제기층) 매달린 벼랑 몇째에 몇 켜
山中正積雪(산중정적설) 산 가운데라 참 눈은 쌓여
盡日不逢僧(진일불봉승) 날 다하도록 스님 못 만나
懷河西(회하서) 하서를 그리며 ※河西 金麟厚(1510∼1560)-鄭澈-29
東方無出處(동방무출처) 동녘의 땅에 나타남 없어
獨有湛齋翁(독유담재옹) 홀로 있으니 담재옹이라
年年七月日(년년칠월일) 해면 해마다 칠월에 칠일
痛哭萬山中(통곡만산중) 슬피 울어서 온 산 가운데
洛下逢金希閔克孝書贈(낙하봉김희민극효서증)
서울에서 극효 김희민을 만나 써서 주다-鄭澈-30
土窟留連飮(토굴류련음) 토굴에 남아 이어 술 마셔
于今十一年(우금십일년) 이제껏 벌써 열한 해 되어
容顔各衰換(용안각쇠환) 얼굴은 따로 늙어 바뀌어 바꿀환
懷抱尙依然(회포상의연) 품어 안으니 오히려 힘 돼
祝堯樓(축요루) 축요루에서-鄭澈-31
去國一千里(거국일천리) 나라 떠나서 천리 먼 곳에
天涯又見秋(천애우견추) 하늘가 다시 가을을 만나
孤臣已白髮(고신이백발) 외로운 신하 이미 흰머리
獨上祝堯樓(독상축요루) 혼자 오르니 축요루에를
平湖堂1(평호당1) 평호당에서-鄭澈-32
宇宙殘生在(우주잔생재) 하늘땅 우주 남은 삶 있어
江湖白髮多(강호백발다) 강 호수에서 흰머리 늘어
明時休痛哭(명시휴통곡) 밝은 때라서 슬피 욺 그쳐
醉後一長歌(취후일장가) 취한 다음에 길게 한 노래
平湖堂2(평호당2) 평호당에서-鄭澈-33
遠岫頻晴雨(원수빈청우) 멀리 산자락 자주 개 비에
漁村乍有無(어촌사유무) 어촌은 잠깐 나왔다 없어
孤舟一片月(고주일편월) 외로운 배엔 한 조각 달이
萬里照平湖(만리조평호) 만 리를 비춰 널따란 호수
秋日作(추일작) 가을날에-鄭澈-34
山雨夜鳴竹(산우야명죽) 산에 비 내려 밤 울린 대숲
草蟲秋近床(초충추근상) 풀벌레 소리 가을 다가와
流年那可駐(유년나가주) 흐르는 세월 어찌 멈추며
白髮不禁長(백발불금장) 흰 머리 막나 자라지 않게
寓居東郊主人不在(우거동교주인불재) 동교에 사는데 주인이 없어-鄭澈-35
古木棲寒鵲(고목서한작) 고목에 깃든 차가운 까치
空堂無主人(공당무주인) 집은 비어서 임자가 없어
東村老桃發(동촌로도발) 동녘 마을에 늦은 복사꽃
又送一年春(우송일년춘) 또 보내버려 한 해의 봄을
訪重興寺(방중흥사) 중흥사를 찾아-鄭澈-36
一別中興寺(일별중흥사) 한 번 떠나니 중흥사 절을
悠悠二十年(유유이십년) 아득히 멀어 스무 해 지나
靑山猶舊色(청산유구색) 푸른 산 아직 옛 빛깔인데
白髮已蕭然(백발이소연) 흰머리 이미 쓸쓸하기만
贈金君瑛1(증김군영1) 김군 영에게 주며-鄭澈-37
積雪留歸客(적설류귀객) 눈 쌓여 머문 돌아갈 길손
松黃煖夜杯(송황난야배) 관솔 불 피워 밤술을 데워
十年如逝水(십년여서수) 십년 같기가 가버린 물로
逝水不重來(서수부중래) 흘러간 물은 다시 아니 와
贈金君瑛2(증김군영2) 김군 영에게 주며-鄭澈-38
步武辭靑ꝯ(보무사청쇄) 걸음 씩씩해 푸른 궁 나와 자질구레할쇄
茅茨對碧山(모자대벽산) 띳집을 엮어 푸른 산 마주 가시나무자
行藏醉醒裏(행장취성리) 가다 멎다가 취해 깨는 속
蹤跡是非間(종적시비간) 지나온 자취 옳고 그른 새
遙寄霞堂主人(요기하당주인) 멀리 서하당 임자에게 부치며-鄭澈-39
骨肉爲行路(골육위행로) 뼈와 살에도 가는 길 삼고
親朋惑越秦(친붕혹월진) 가까운 벗이 헤매 원수로
交情保白首(교정보백수) 사귀는 정을 늙도록 지켜
海內獨斯人(해내독사인) 누리에 홀로 이러한 사람 ※棲霞 金成遠(1525~1597)
※서하당: 전라남도 담양군 남면 지곡리 산 75-1 식영정의 부속건물
飜曲題霞堂碧梧(번곡제하당벽오)
번곡을 서하당 벽오동나무에 적으며-鄭澈-40
樓外碧梧樹(루외벽오수) 누각 바깥에 벽오동 나무
鳳兮何不來(봉혜하불래) 봉황이란 새 어찌 안 오나
無心一片月(무심일편월) 마음도 없어 한 조각 달은
中夜獨徘徊(중야독배회) 밤을 맞아서 홀로 서성대
息影亭雜詠 10(식영정잡영 10) 식영정에서-鄭澈-41
息影亭雜詠1 蒼溪白石(창계백석) 푸른 시내 하얀 돌
細熨長長練(세위장장련) 가늘게 다린 기다란 비단 눌러덥게할위
平鋪瀁瀁銀(평포양양은) 반반이 널려 넘실댄 물결 펼포
遇風時吼峽(우풍시후협) 바람 만난 때 골짝에 울려
得雨夜驚人(득우야경인) 비를 얻은 밤 사람이 놀라
息影亭雜詠2 水檻觀魚(수함관어) 물 난간에서 고기 쳐다봐-42
欲識魚之樂(욕식어지락) 알고 싶어서 물고기 즐김
終朝俯石灘(종조부석탄) 아침 내도록 여울 굽어봐
吾閒人盡羨(오한인진선) 내 느긋함을 남 다 부러워
猶不及魚閒(유불급어한) 외려 못 미쳐 물고기 느긋
息影亭雜詠3 陽坡種瓜(양파종과) 볕 나는 비탈에 오이를 심어-43
身藏子眞谷(신장자진곡) 몸을 숨기니 자진 골짜기
手理邵平瓜(수리소평과) 손을 보리니 소평 오이를
雨裏時巡圃(우리시순포) 비속에 때론 밭을 돌아봐
閒來着短簑(한래착단사) 느긋 와 쓰니 짧은 도롱이
息影亭雜詠4 環碧龍湫(환벽용추) 푸름 도는 용추에서-44
危亭俯凝湛(위정부응담) 높다란 정자 맑음 굽어봐
一上似登船(일상사등선) 한 번 오르니 배에 오른 듯
未必有神物(미필유신물) 아니 반드시 신물이 있어
肅然無夜眠(숙연무야면) 숙연해지니 밤에 잠 없어
息影亭雜詠5 松潭泛舟(송담범주) 송담에 배 띄우고-45
舟繫古松下(주계고송하) 배 매어 놓아 오랜 솔 아래
客登寒雨磯(객등한우기) 나그네 올라 찬비 온 물가 물가기
水風醒酒入(수풍성주입) 물위에 바람 불어 술 깨워
沙鳥近人飛(사조근인비) 모래 새 날아 사람 곁으로
息影亭雜詠6 石亭納凉(석정납량) 돌 정자에 서늘함이-46
萬古蒼苔石(만고창태석) 오래된 옛날 푸른 이끼 돌
山翁作臥床(산옹작와상) 산에 늙은이 누울 자리로
長松不受暑(장송불수서) 높다란 솔은 더위 안 들여
虛壑自生凉(허학자생량) 빈 골짝 절로 서늘함이 나
息影亭雜詠7 平郊牧笛(평교목적) 너른 들에는 목동의 피리-47
飯牛烟草中(반우연초중) 소를 먹이니 이내 낀 풀밭
弄笛斜陽裏(롱적사양리) 피리를 놀려 비낀 볕 속에
野調不成腔(야조불성강) 들에 노래라 가락 안 돼도 속빌강
淸音自應指(청음자응지) 맑은 음 절로 손가락 맞아
息影亭雜詠8 斷橋歸僧(단교귀승) 끊긴 다리에 돌아가는 스님-48
翳翳林鴉集(예예림아집) 가려진 숲에 까마귀 모여 일산예
亭亭峽日曛(정정협일훈) 우뚝한 골짝 어스름 햇빛 석양빛훈
歸僧九節杖(귀승구절장) 돌아온 스님 구절 지팡이
遙帶萬山雲(요대만산운) 아득히 둘러 온 산에 구름
息影亭雜詠9 白沙水鴨(백사수압) 하얀 모래 물오리-49
風搖羽不整(풍요우부정) 바람 흔들어 깃 이리저리 가지런할정
日照色增姸(일조색증연) 햇살 비치어 색 더욱 고와 고울연
纔罷水中浴(재파수중욕) 방금 마치니 물속 멱 감기 겨우재
偶成沙上眠(우성사상면) 어느덧 이뤄 모래 위 졸기
息影亭雜詠10 仙遊洞(선유동) 선유동-50
何年海上仙(하년해상선) 어느 해인지 바다 위 신선
棲此雲山裏(서차운산리) 여기 깃들어 구름 산 속에
怊悵撫遺蹤(초창무유종) 슬피 매만져 남긴 자취를 슬플초 슬퍼할창
白頭門下士(백두문하사) 하얀 머리인 문아래 선비
棲霞堂雜詠(서하당잡영) 서하당에서-鄭澈-51
棲霞堂雜詠1 松窓(송창) 소나무 창가
倦客初驚睡(권객초경수) 나른한 손님 첫 잠을 깨어
中宵獨倚窓(중소독의창) 한밤에 홀로 창가에 기대
無端萬壑雨(무단만학우) 무슨 뜻 없이 온 골짝에 비
十里度前江(십리도전강) 십리를 지나 앞에 강물이
棲霞堂雜詠2 書架(서가) 책시렁-52
仙家靑玉案(선가청옥안) 도사님 댁에 푸른 옥 책상
案上白雲篇(안상백운편) 책상 위에는 백운편 책이
盥水焚香讀(관수분향독) 대얏물 씻고 향 살라 읽어 대야관
松陰竹影前(송음죽영전) 솔숲에 그늘 대 그림자 앞
棲霞堂雜詠3 琴軒(금헌) 금헌에서53
君有一張琴(군유일장금) 그대는 있어 거문고 한 장
聲希是大音(성희시대음) 소리 드물어 이리 큰 소리
大音知者少(대음지자소) 큰 소리 들어 아는 이 적어
彈向白雲深(탄향백운심) 타며 바라봐 흰 구름 깊이
棲霞堂雜詠 藥圃(약포) 약포에서-54
造化生生意(조화생생의) 지어 고치니 낳아 살린 뜻
春天一雨餘(춘천일우여) 봄 날씨 남아 한 줄기 비에
從來有道骨(종래유도골) 여태 오면서 도 뼈대 있어
不必養生書(불필양생서) 꼭 아니라도 삶을 기를 책
滌襟軒雜詠 3(척금헌잡영 3) 척금헌에서-鄭澈-55
滌襟軒雜詠1 冠岳晴雲(관악청운) 관악에 개인 구름
何物得長生(하물득장생) 어떤 물건이 오래 삶 얻어
浮雲亦多事(부운역다사) 뜬구름 또한 많기도 한 일
飛揚遠水邊(비양원수변) 날아올라서 멀리 물가에
起滅長空裏(기멸장공리) 일어 사라져 먼 하늘 속에
滌襟軒雜詠2 平郊牧笛(평교목적) 너른 들에는 목동의 피리-56
人間足是非(인간족시비) 세상에 가득 옳다 그르다
世上多憂喜(세상다우희) 세상에 많아 걱정과 기쁨
牛背笛聲人(우배적성인) 소등에 올라 피리 부는 이
天遊吾與爾(천유오여이) 마음껏 놀아 나하고 그대
滌襟軒雜詠3 前江漁唱(전강어창) 앞강에 어부노래-57
歌起蓼花灣(가기료화만) 노래 일어나 여뀌 꽃 물굽
江童理漁罩(강동리어조) 강마을 아이 가리 손질해 보쌈조
幽人初罷眠(유인초파면) 묻혀 사는 이 첫잠을 깨어
落月隨歸棹(락월수귀도) 지는 달 좇아 돌아오는 배
詠懷(영회) 내 마음의 노래-鄭澈-58
三千里外美人在(삼천리외미인재) 삼천리 먼 바깥에 고운 님 계셔
十二樓中秋月明(십이루중추월명) 열두 누각 가운데 가을 달 밝아
安得此身化爲鶴(안득차신화위학) 어찌해야 이 몸을 학으로 바꿔
統軍亭下一悲鳴(통군정하일비명) 통군정 아래 내려 슬피 지를까
書懷(서회) 마음을 적어-鄭澈-59
掖垣南畔樹蒼蒼(액원남반수창창) 끼인 담 남쪽 둔덕 나무 푸르러 겨드랑액
歸夢迢迢上玉堂(귀몽초초상옥당) 돌아갈 꿈 멀어져 옥당에 올라 멀초
杜宇一聲山竹裂(두우일성산죽열) 두견새 한 울음에 산에 대 찢겨
孤臣白髮此時長(고신백발차시장) 외론 신하 흰 머리 이런 때 길어
咸興十月看菊花(함흥시월간국화) 함흥의 시월에 국화를 보며-鄭澈-60
秋盡關河候雁哀(추진관하후안애) 가을 다한 변방 강 기러기 슬퍼
思歸且上望鄕臺(사귀차상망향대) 고향생각 또 올라 고향 바램 대
慇懃十月咸山菊(은근시월함산국) 꾸준해서 시월엔 모든 산 국화 / 함산에 국화
不爲重陽爲客開(불위중양위객개) 아니 위한 중양절 날 위해 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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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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