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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漢詩 作品(출생년도 순)-제14부

淸潭 2019. 6. 2. 06:49


우리나라 漢詩 作品(출생년도 순)-14

生年 姓名(生年沒年)諡號 本貫 벼슬 著書

 

1879 文佐 心山 金昌淑(1879∼1962) 義城 心山謾草 翁謾草  1

심산 김창숙 곽종석 이승희의 문인

獄中詩(옥중시) 옥중에서-金昌淑1

病夫非是苟求生(병부비시구구생) 병든 사내 옳지 않지 구차히 살기

豈科經年繫達成(기과경년계달성) 어찌 쳐서 해를 지내 매인 달성 옥

母死兒亡家已覆(모사아망가이복) 엄만 가셔 아이 잃어 집 이미 엎어

妻啼婦哭夢猶驚(처제부곡몽유경) 아내 울어 며느리 욺 꿈에도 놀라

崎嶇枋得逃何樂(기구방득도하락) 험한 뗏목 얻어 라도 달아나 행락 다목방

慷慨天祥死固榮(강개천상사고영) 슬피 분개 하늘 가상 죽음이 영광

禍福窮通元有命(화복궁통원유명) 재앙 복됨 막힘 뚫림 운명에 있어

病夫非是苟求生(병부비시구구생) 병든 사내 옳지 않지 구차히 살기

1927년 왜경에 잡혀 14년형 언도 전에 대구(달성)감옥에 있었음 1928년경 50

 

1880 丹齋 申采浩(1880∼1936) 高靈 조선상고사 단재 신채효  17

白頭山途中1(백두산도중1) 백두산 가는 길에-申采浩1

人生四十太支離(인생사십태지리) 인생 마흔 너무나 갈라 떼놓아

貧病相隨暫不移(빈병상수잠불이) 가난 병 따라다녀 잠시 못 떠나

最恨水窮山盡處(최한수궁산진처) 가장 한은 물 막혀 산도 다한 곳

任情歌曲亦難爲(임정가곡역난위) 뜻대로 노래마저 하기 어려워

 

白頭山途中2(백두산도중2) 백두산 가는 길에-申采浩2

南來北走動經年(남래북주동경년) 남북으로 오가니 해는 지나고

來亦然然去亦然(내역연연거역연) 와도 그저 그렇고 가도 그러니

從知萬事須自斷(종지만사수자단) 모든 일 알지라도 내가 끊어야

俯仰隨人最可憐(부앙수인최가련) 아래위 봄 남 따라 가장 불쌍해

 

書憤(서분) 성이 나서 적다 / 성이 나-申采浩3

浮虛之自六經開(부허지자육경개) 떠벌려 허튼 소리 육경서 나와

快付秦家一炬灰(쾌부진가일거회) 통쾌하게 진시황 한 번에 살라

却恨當時燒未盡(각한당시소미진) 한도 없게 그 때에 다 못 태우니

漢庭猶有伏生來(한정유유복생래) 한나라에 남아서 숨은 유생에

六經 : 易經 書經 詩經 禮記 樂記 春秋焚書坑儒

 

贈妓生蓮玉(증기생연옥) 기생 연옥에게 주다-申采浩4

風雨凄凄海上春(풍우처처해상춘) 비바람 쓸쓸하니 바다 위에 봄

芳姿偏萎路傍塵(방자편위로방진) 고운 자태 시들어 길가 먼지에

羅裙猶帶朝鮮色(나군유대조선색) 비단치마 아직은 아침고운 빛

不吊英雄吊義人(부적영웅적의인) 영웅을 조문 않고 의인을 조문

 

詠誤(영오) 잘못 됨을 읊다-申采浩5

我誤聞時君誤言(아오문시군오언) 내 잘못 들었을 때 그대 잘못 말

欲將正誤誤誰眞(욕장정오오수진) 잘못 바로 하려다 잘못 누가 참

人生落地元來誤(인생락지원래오) 사람살이 세상에 원래가 잘못

善誤終當作聖人(선오종당작성인) 잘못을 잘 고치면 마침내 성인

 

讀史(독사) 역사를 읽고-申采浩6

宋儒饒舌罵荊卿(송유요설매형경) 송 선비 말을 잘해 형가를 욕해

千秋傷心盜刺名(천추상심도자명) 천추에 아픈 마음 이름을 훔쳐

不識當年南渡後(불식당년남도후) 알지 못해 그때를 남쪽 건너니

誰將一矢向邊城(수장일시향변성) 누가 장차 한 화살 변방 향하랴

荊軻(?∼BC227) 나라 자객으로 秦始皇 죽이러 감

 

癸亥十月初二日(계해십월초이일) 계해년(1923) 시월 이틀에-申采浩7

天空海儘悠悠(천공해활진유유) 하늘 비어 바다 넓어 다하기 아득

放膽行時便自由(방담행시편자유) 마음 내켜 다닐 때는 그저 저절로

忘却死生無復病(망각사생무부병) 죽기 살기 잊고 나니 다시 병 없어

淡於名利更何求(담어명리갱하구) 명예 이끗 무던하니 다시 뭘 찾아

江湖滿地堪依棹(강호만지감의도) 강에 호수 가득한 땅 배에 기대니

雪月邀人共上樓(설월요인공상루) 눈에 달이 나를 맞아 함께 루 올라

莫笑撚髭吟獨苦(막소연자음독고) 웃지 마소 수염 꼬며 혼자 읊음을

千秋應有伯牙酬(천추응유백아수) 천년 뒤라 응당 있어 날 알아주리

 

述懷1(술회1) 회포를 말해-申采浩8

善惡贊愚摠戱論(선악찬우총희론) 선악에 끌림 모름 모두 말놀음

耶回孔佛謾相嗔(야회공불만상진) 예수 회교 유 불교 속아서 야단

辨看靑白之非眼(변간청백지비안) 나눠봄 좋게 밉게 안목 아니지

散作塵埃倒是身(산작진애도시신) 흩어져 먼지티끌 죽는 것이 몸

妄念慈悲還地獄(망념자비환지옥) 망령 된 걱정 자비 도리어 지옥

任情屠殺使天人(임정도살사천인) 뜻대로 잡아 죽임 하늘이 시켜

吾人來去只如此(오인래거지여차) 우리 인생 오고감 다만 이 같아

捨假求眞更不眞(사가구진갱불진) 거짓 버려 참 찾음 다시 아닌 참

 

述懷2(술회2) 회포를 적다-申采浩9

鷄狗於人本無罪(계구어인본무죄) 닭과 개 사람에게 본디 죄 없어

只爲口腹日殺之(지위구복일살지) 다만 위함 입에 배 날로 죽어나

惟有强權而已矣(유유강권이이의) 오직 있어 강권이 있을 뿐이지

空言仁義欲何爲(공언인의욕하위) 괜한 말 인의라며 뭘 어쩌려고

席門談道眞适士(석문담도진괄사) 자리 들어 도 얘기 참 빠른 선비 빠를괄

手劒斬人是快兒(수검참인시쾌아) 손에 칼 사람 베니 바로 쾌남아

云云聖哲果何者(운운성철과하자) 일컬어 성현철인 과연 어떤 이

高標二字謾相欺(고표이자만상기) 높이 내건 두 글자 서로를 속여 속일만

 

天鼓頌(천고송) 하늘 북을 기리며-申采浩10

吾知鼓天鼓者(오지고천고자) 내가 아는 북으로 하늘 북이란

其能哀而怒矣(기능애이노의) 그 함이 슬퍼하며 성을 내기도

哀聲悲怒聲壯(애성비노성장) 슬픈 소리 서럽고 성내면 대단

喚二千萬人起(환이천만인기) 불러서 이천만을 백성 일어나

乃毅然決死心(내의연결사심) 이에 곧 굳세게도 죽을 맘먹어

光祖宗復疆土(광조종복강토) 빛나는 조상 모셔 강토 되찾아

取盡夷島血來(취진이도혈래) 오랑캐 다 잡아내 섬을 물들여

其釁於我天鼓(기흔어아천고) 그 피로 바르리라 우리 하늘 북

 

夢金演性(몽김연성) 꿈에 김연성을-申采浩11

滿天風雨一燈寒(만천풍우일등한) 하늘가득 비바람 등 하나 썰렁

共話聯衿到夜闌(공화련금도야란) 마주 얘기 닿은 옷 밤이 늦도록 가로막을란

岐路十年成遠別(기로십년성원별) 길 갈린 지 열 해에 먼 헤짐 되어 갈림길기

雲山萬里阻平安(운산만리조평안) 구름 산에 만 리는 어떤지 몰라 험할조

孤忠本爲韓仇出(고충본위한구출) 외론 충절 바탕 됨 원수 갚으려 원수구

壯士寧愁蜀道難(장사녕수촉도난) 힘쓸 이 어찌 시름 어려운 길로

夢裡相逢猶不易(몽리상봉유불이) 꿈속에 서로 만남 어째 안 쉬워

回嗔晨磬太無端(회진신경태무단) 울리는 새벽 경쇠 너무 무던해 성낼진

 

北京偶吟(북경우음) 북경에서 우연히 읊다-申采浩12

寂寂桃燈坐(적적도등좌) 고요해선지 등 돋워 앉아

非爲守六庚(비위수륙경) 아니함이니 여섯 갑 지킴六甲 六庚

石才慚後死(석재참후사) 돌 재주 못내 늦게 죽음이

無漏悟前生(무루오전생) 새지 않아서 앞 삶을 알아

世薄難爲客(세박난위객) 세상 엷음에 길손 못 하지

春來若有聲(춘래약유성) 봄이 왔어도 뭔 소리인지

一朝貧富異(일조빈부이) 하루아침에 빈부가 달라

始識故人情(시식고인정) 비로소 알아 오랜 이 마음

 

故園(고원) 고향-申采浩13

一曲淸江兩岸林(일곡청강양안림) 한 굽이 맑은 강에 양 언덕 숲이

數間茅屋當江潯(수간모옥당강심) 몇몇 칸 초가집이 강가에 마주 물가심

風來面下共高枕(풍래면하공고침) 바람은 낯 아래로 베개를 높여

月到簷前照彈琴(월도첨전조탄금) 달빛 닿은 처마 앞 거문고 비춰

石逕時過鼯鼠跡(석경시과오서적) 돌길에는 때때로 다람쥐 지나 날다람쥐오

平沙不變白鴿(평사불변백합심) 너른 모래 똑 같은 흰 갈매기 맘 집비둘기합

如何十載不歸去(여하십재불귀거) 어찌하여 열 해를 아니 돌아가

留滯燕南學越吟(류체연남학월음) 남아 머문 강남 땅 월나라노래

 

秋夜述懷(추야술회) 가을밤 회포를 말해-申采浩14

孤燈耿耿伴人愁(고등경경반인수) 외론 등 가물가물 시름 더불어 빛날경

燒盡丹心不自由(소진단심부자유) 다 살라 붉은 마음 맘대로 못해

未得天戈回赫日(미득천과회혁일) 못 얻어 하늘 창을 빛난 해 돌림

羞將禿筆畵靑丘(수장독필화청구) 부끄러운 무딘 붓 나라 그림에 대머리독

殊方十載霜侵鬢(수방십재상침빈) 다른 방안 십년에 귀밑털 서리

病枕三更月入樓(병침삼경월입루) 앓아누운 깊은 밤 달 드는 누각

莫說江東鱸膾美(막설강동로회미) 말마라 강동 땅의 농어 회 좋다 농어로

如今無地繫漁舟(여금무지계어주) 이제는 땅도 없어 고깃배 맬 땅

 

家兄忌日(가형기일) 형님 제삿날에-申采浩15

先父遣孤吾兩人(선부견고오양인) 아버님 남긴 자식 우리 두 사람

嶔崎卄載閱甘辛(금기입재열감신) 험난한 이십 년에 단맛 쓴맛 봐 높고험할금

歸來洞裡三間屋(귀래동리삼간옥) 돌아온 마을 안에 세 칸 오두막

郁里河邊一樹春(욱리하변일수춘) 마을 빛낸 냇가에 한 나무 봄이 성할욱

風雨床同話舊(풍우겸상동화구) 비바람에 잘록 상 같이 옛 얘기 허구리겸

詩書滿架不憂貧(시서만가불우빈) 시에 책 시렁 가득 가난도 몰라

誰知今夜燕南客(수지금야연남객) 누가 알아 오늘 밤 강남 땅 길손

獨坐天涯淚滿巾(독좌천애루만건) 홀로 앉은 하늘 끝 눈물에 젖어

 

贈別期堂安泰國(증별기당안태국) 기당 안태국과 헤어지며 주다-申采浩16

大風刮地塵滿天(대풍괄지진만천) 큰 바람 땅을 쓸어 먼지에 하늘 깎을괄

匹馬蕭蕭東向旋(필마소소동향선) 말 하나 쓸쓸하게 동으로 돌아 돌선

雪下荊卿論劒市(설하형경론검시) 눈 내려 저자 형가 칼을 말하고荊軻

春回王建種稌田(춘회왕건종도전) 봄이 와 태조 왕건 논에 씨 뿌려 찰벼도

殘燈共草壬辰史(잔등공초임진사) 가물 등불 같이 써 임진란 역사壬辰倭亂1592

野老爭傳甲午年(야로쟁전갑오년) 들 늙은이 다퉈 말 갑오년 얘기甲午革命1894

一劒掃倭時事定(일검소왜시사정) 한 칼에 왜적 쓸어 닥친 일 재워

珤琴彈月臥林泉(보금탄월와림천) 거문고 뜯는 달에 숲 샘에 누워 보배보

 

舊曆歲除逢友述懷(구력세제봉우술회) 음력 연말 벗을 만나 회포를 적다-申采浩17

殘燈如對讀書秋(잔등여대독서추) 남긴 등 마주한 듯 책 읽는 가을

此夜羈人共此樓(차야기인공차루) 이 밤을 나그네는 이 누각 함께 굴레기

天地無家憐我輩(천지무가련아배) 하늘땅 집도 없는 가여운 우리

光陰依舊向東流(광음의구향동류) 빛 그림자 예대로 동쪽을 흘러

終期滄海爲平地(종기창해위평지) 끝내는 푸른 바다 너른 땅 되길

只信高山有白頭(지신고산유백두) 믿느니 높은 산에 백두산 있어

倒盡長甁不成醉(도진장병불성취) 다 기울인 긴 술병 취하질 않아

隔窓風雪正颼颼(격창풍설정수수) 창 너머 바람과 눈 불어서 소리 바람소리수

 

1884 章汝 李鉉大(1884∼1963) 載寧 齋遺集 이재 이현대  30

次河晦峰南巖十二詠(차하회봉남암십이영) 하회봉 남암 열두 읊음을 빌어-李鉉大1

梅塢(매오) 매화언덕

萬木蕭條獨耐寒(만목소조독내한) 모든 나무 쓸쓸해 홀로 추워도

淸高標格箇中看(청고표격개중간) 맑고 높음 내보여 그 가운데 봐

秀從衆卉爭春列(수종중훼쟁춘렬) 따라 꽃펴 뭇 풀들 봄 다퉈 널려

二月孤山早已殘(이월고산조이잔) 이월에 외로운 산 일찍도 떨쳐

 

竹籬(죽리) 대울타리2

春深古砌養兒孫(춘심고체양아손) 봄 깊은 오랜 섬돌 아이들 길러

佇看他時直性存(저간타시직성존) 우두커니 딴 때를 곧은 성품에

世間無復香山老(세간무부향산로) 세상에 다시없어 향산 늙은이

露葉斑斑淚滴痕(로엽반반루적흔) 이슬 잎 얼룩덜룩 눈물방울 져

 

松社(송사) 솔밭3

倉髥孤秀小溪深(창염고수소계심) 소나무 외론 빼남 작은 내 깊어蒼髥叟

瑟瑟寒風送好音(슬슬한풍송호음) 쌀쌀히 추운바람 소리 좋게 내

嚴霜積雪能無屈(엄상적설능무굴) 매선서리 쌓인 눈 굽힘이 없어

對爾方知烈士心(대이방지열사심) 널 맞아 마침 알아 세찬 이 마음

 

荷塘(하당) 연못4

亭亭玉幹濯塵淸(정정옥간탁진청) 곧추선 옥의 줄기 티 씻어 맑아

卉譜千秋載好名(훼보천추재호명) 풀 적힌 책 천년을 이름 잘 실어

濂社誰知君子德(염사수지군자덕) 염사라 누가 알아 군자의 덕을濂溪 周敦

靜看香朶淡如成(정간향타담여성) 가만 봐 향기떨기 묽음 이룬 듯

 

柳堤(류제) 버들 둑5

春晩池塘日暖時(춘만지당일난시) 봄 늦어 연못에는 날 따뜻한 때

長條細細織煙絲(장조세세직연사) 긴 가지 가느다래 안개 실을 짜

朝來相彼櫻櫻鳥(조래상피앵앵조) 아침에 와 서로 저 지저귀는 새 꾀꼬리

說盡詩情每解(설진시정매해이) 다 말하니 읊는 뜻 언제나 알아

 

藥圃(약포) 약초밭6

含春靈草自生生(함춘령초자생생) 봄 머금은 신령 풀 절로 나 살아

雨洽畦畛盡發榮(우흡휴진진발영) 비 흠뻑 밭두둑에 꽃 피움 다해

太上醫方君識否(태상의방군식부) 태상이 낫게 한 법 그대 아는가

廣心胖體在窮經(광심반체재궁경) 넓은 마음 살찐 몸 경서 살핌에

 

蔬畦(소휴) 남새밭7

一團和氣漸看新(일단화기점간신) 한 무더기 따뜻함 볼수록 새록

細瑣句萌總靄然(세쇄구맹총애연) 작고 가는 굽은 싹 모두가 아른 싹맹 아지랑이애

百事無難咬菜者(백사무난교채자) 온갖 일 어렵잖게 풀을 씹는 이 새소리교

從知枉革儘先民(종지왕혁진선민) 쫓아 알아 왕혁이 백성 먼저 해 굽을왕 다할진

 

蕉坡(초파) 파초언덕8

新卷新心直且强(신권신심직차강) 새 책에 새론 마음 곧고도 굳세

生生此理緝熙光(생생차리집희광) 나긋나긋 이 이치 빛난 빛 낳아 낳을집

體物歸來能養德(체물귀래능양덕) 몸을 갖춰 돌아와 덕을 길러서

前賢開示意深長(전현개시의심장) 앞 어진이 열어 봬 뜻한 맛 깊어意味深長

 

菊盆(국분) 국화 분9

石逕荒凉落木成(석경황량락목성) 돌길 썰렁 거칠어 낙엽 진 나무

數叢黃菊自分明(수총황국자분명) 몇 떨기 노란국화 저만 뚜렷해

我欲忘憂何許樂(아욕망우하허락) 하고파 걱정 잊어 어찌 즐김이

東籬朝露掇其英(동리조로철기영) 동녘 울 아침이슬 그 꽃을 주워 주울철

 

(난원) 난초두둑10

主人幸見知(자원주인행견지) 밭을 불릴 임자를 잘도 알아봐 밭면적단위원

出凡馨德是賢師(출범형덕시현사) 예사 밖에 향내 덕 이 어진 스승 향기형

天翁倘識無儔匹(천옹당식무주필) 조물주 어쩜 알아 맞출 짝 없어 혹시당 짝주

故遣淸香谷裏移(고견청향곡리이) 짐짓 보내 맑은 향 골짝에 옮겨

 

杏壇(행단) 살구나무 단11

萬古崇傳日月光(만고숭전일월광) 먼 만고 높여 알려 해와 달 빛나

群飛習鳥嚮相望(군비습조향상망) 떼 지은 날개 짓 새 서로 바라봐 향할향

地遐聖遠人猶愛(지하성원인유애) 땅 멀어 성인 멀리 사람만 아껴

勿拜歌聲比召棠(물배가성비소당) 물배라 노랫소리 소당에 빗대詩經 召伯甘棠

 

梧砌(오체) 오동섬돌12

蕭灑堂前一樹長(소쇄당전일수장) 말끔 씻은 집 앞에 한 나무 길어

照懷古月更凄凉(조회고월갱처량) 비춰 품어 오랜 달 다시 서늘해

主人幸有堯夫趣(주인행유요부취) 임자는 잘돼 있어 소강절의 멋邵雍

每得淸詞久細商(매득청사구세상) 늘 얻는 맑은 글에 구세 헤아림구세?

 

謹次竹坡梁公十二月田家樂詩(근차죽파양공십이월전가락시) 농삿집 열두 달-李鉉大13

正月(정월) 정월

田家政務締成團(전가정무체성단) 농삿집 다스릴 일 둥글게 맺어 맺을체

書後爲耕耕后看(서후위경경후간) 글 쓴 뒤 밭갈이해 갈이 뒤 읽어晝耕夜讀

最是豊饒傳野說(최시풍요전야설) 가장 옳기 가득 돼 들 얘기 알려

上元遙望月光全(상원요망월광전) 대보름 멀리 바래 달빛 오롯이

 

二月(이월) 이월14

飜耕正是日中天(번경정시일중천) 뒤쳐 갈이 이참에 해는 한낮이

斲木治磁已辦錢(착목치자이판전) 나무해 그릇 깎아 돈 장만 힘써 깎을착 힘쓸판

報道春分无野色(보도춘분무야색) 알리는 말 춘분에 들 빛깔 없어

來年可必得康年(내년가필득강년) 오는 해 옳거니 꼭 풍년이 되리

 

三月(삼월) 삼월15

雨過千山採草肥(우과천산채초비) 비 지난 온 산에서 풀이 살져 캐

灌畦播穀趁初暉(관휴반곡진초휘) 물댄 밭 낟알 뿌려 첫 햇빛 좇아 물댈관 뿌릴파

苦樂相須滋況在(고락상수자황재) 괴롬 즐김 서로 꼭 더구나 불어

滿盤繞菜世應稀(만반요채세응희) 한 소반 두른 나물 세상 드물어

 

四月(사월) 사월16

秧新麥老間靑黃(앙신맥로간청황) 모 새록 보리 익어 푸름에 노랑

倏若春秋輪一場(숙약춘추륜일장) 불쑥 같기 봄가을 한마당 돌아 갑자기숙

辛勤田婦收蠶績(신근전부수잠적) 맵게 힘써 밭 아낙 누에 길쌈에 누에잠

助我夫君戴(조아부군대엽광) 날 도와서 지아비 들밥 이고 가 들밥엽 광주리광

 

五月(오월) 오월17

雨餘禾色似添油(우여화색사첨유) 비 남아 나락빛깔 기름칠 한 듯

疇間望有秋(경삽주간망유추) 다퉈 꽂힌 밭두둑 가을하기만 겨룰경

命爾雇兒常早起(명이고아상조기) 머슴아이 널 시켜 늘 일찍 깨워 품살고

此時勞苦後將休(차시로고후장휴) 이 때에 힘써 겪어 뒤에 쉴 테니

 

六月(육월) 유월18

稼事差成酒熟濃(가사차성주숙농) 농사일 차츰 되고 술 익어 짙어

流頭相會洗塵容(유두상회세진용) 유두날 서로 모여 티 얼굴 씻어

結社鋤禾風致古(결사서화풍치고) 모꼬지 논에 김매 멋스러움 옛 호미서

飄然旗脚揭神農(표연기각게신농) 휘날린 깃발다리 신농씨 걸려 들게

 

七月(칠월) 칠월19

年年白踵秋之秋(년년백종추지추) 해마다 백중날은 가을 속 가을백중날 百種

新物收功喫苦餘(신물수공끽고여) 새 나락 거두는 일 힘든 나머지 마실끽

豪氣家中猶有羨(호기가중유유선) 거들먹 집 가운데 외려 부러움 부러워할선

早時飯稻反羹魚(조시반도반갱어) 때 이른 이밥에다 되레 고깃국 벼도 국갱쌀밥

 

八月(팔월) 팔월20

稻香透鼻起凉風(도향투비기량풍) 나락 내음 코 스며 서늘한 바람

坐我群仙瑞靄中(좌아군선서애중) 내게 앉은 뭇 신선 멋진 노을에 아지랑이애

又是嘉徘成節久(우시가배성절구) 또 이렇게 한가위 명절 돼 오래 嘉俳 嘉排

摘來新品薦先同(적래신품천선동) 따다놓은 새론 것 선조께 바쳐 딸적

 

九月(구월) 구월21

西風淅瀝海天晶(서풍석력해천정) 서풍에 일려 걸러 바다하늘 빛 쌀일석 거를력

庭樹蕭蕭落葉聲(정수소소낙엽성) 뜰 나무 쓸쓸히도 잎 지는 소리

了却哉牟多穫穀(료각재모다확곡) 알게 돼 보리 심어 많이도 거둬

家家石廩可稱名(가가석름가칭명) 집집이 석숭 곳집 이름 일컬어 곳집름

 

十月(십월) 시월22

奚遑眉壽祝觥兕(해황미수축굉시) 어찌 바삐 늙은이 잔 들어 빌어 허둥거릴황 뿔잔굉

霜露楸林可感時(상로추림가감시) 서리이슬 묘역 숲 때를 느껴서 개오동나무추

盖屋賽神餘古法(개옥새신여고법) 지붕 이고 굿하니 옛 풍속 남아 굿할새

莫招巫鼓亂(막초무고란요위) 부르지 마 무당 북 어지럽힐 짓 氵䍃

 

十一月(십일월) 십일월23

群陰閉塞一陽開(군음폐색일양개) 뭇 음기 닫아 막혀 한 양기 열려冬至

物理生生運更回(물리생생운갱회) 만물 이치 살아나 운 다시 돌려

完輸國稅無餘事(완수국세무여사) 다 바친 나라 세금 남은 일 없어

穩喫甘眠孰攪來(온끽감면숙교래) 평온해 달콤한 잠 누가 뒤섞어 어지러울교

 

又吟(우음) 또 읊음24

深更蔀屋豆燈開(심경부옥두등개) 깊은 밤 초가집에 등잔불 밝혀 빈지문부

西嶺儔侶北里回(서령주려북리회) 서쪽 재 짝 맺을 이 북 마을 돌아 짝주

烹粥家家南至節(팽죽가가남지절) 팥죽 쑤는 집마다 동짓날이라 삶을팽 ※23.5°

一丸云啖一年來(일환운담일년래) 새알하나 먹어서 한살 먹었대 먹을담

 

十二月(십이월) 십이월25

冬日勤樵勿近毫(동일근초물근호) 겨울날 힘써 나무 털 가까이 마 이불?

從來飽逸易生驕(종래포일이생교) 쭉 오며 불러 편해 뽐내기 쉬워

臘前三雪豊年兆(납전삼설풍년조) 섣달 앞 세 차례 눈 풍년이 오니 납향랍

此說無違若暮朝(차설무위약모조) 이 얘기 어기지마 아침저녁에

 

頭腰足三體詩(두요족삼체시) 머리 허리 발 삼체시八音 二十八宿 干支-李鉉大26

金砭淸虛宜戒子(금폄청허의계자) 금폄청허 마땅히 아이 타이름 돌침폄 내칠폄

石藏稜角可容辰(석장릉각가용신) 석장능각 옳거니 담아낼 날이 모릉

絲毫利嘴憂旁午(사호리취우방오) 자잘해 잘난 입에 걱정해 낮에 부리취 두루방

竹帛貞心閱苦辛(죽백정심열고신) 역사에 곧은 마음 보니 괴로움 비단백

匏飮幽房忘世甲(포음유방망세갑) 표주박 물 숨은 방 세상 잊은 벗 박포簞瓢陋巷

土粧農室驗同寅(토장농실험동인) 흙을 바른 농삿집 지내온 동료

革新幻見天將戌(혁신환견천장술) 확 바꿔 홀려서 봐 하늘 바뀌려

木訥行危志少申(목눌행위지소신) 말 못해 하니 아슬 뜻함을 못 펴剛毅木訥

 

四君子吟(사군자음) 사군자를 읊음같은 韻字-李鉉大

() 매화27

百花頭上丈人花(백화두상장인화) 온갖 꽃에 머리 위 어른인 꽃이

雪月交淸不逕斜(설월교청불경사) 눈에 달 사귐 맑아 길 아니 비껴

莫道山中無曆日(막도산중무력일) 말을 마오 산속에 달력 없다며

王春猶到逸民家(왕춘유도일민가) 봄 찾아 외려 닿아 숨은 이 집에 枉臨

 

() 난초28

國香何以獨稱花(국향하이독칭화) 나라미인 어째서 홀로 꽃이랴

花葉隨時影各斜(화엽수시영각사) 꽃에 잎 때를 따라 그림자 따로

空地萎靡抽玉幹(공지위미추옥간) 빈 땅에 시들어도 옥 대공 뽑아

立秋无忒報田家(입추무특보전가) 가을 돼 바뀜 없이 농삿집 알려 변할특

 

() 국화29

三逕荒凉獨秀花(삼경황량독수화) 세 길 썰렁 거칠어 홀로 빼난 꽃

黃金無數滿技斜(황금무수만기사) 노란 금 셀 수 없이 가지 가득 매

主翁欲釀頹齡制(주옹욕양퇴령제) 늙은이 술 빚으려 나이 많도록

未到傾觴香溢家(미도경상향일가) 아니 다 기운 술잔 향에 넘친 집

 

() 대나무30

篁林枯瘁始開花(황림고췌시개화) 대숲이 말라 시들 처음 꽃 피워 대숲황 병들췌

虛對空庭月影斜(허대공정월영사) 그냥 맞은 텅 빈 뜰 달 그늘 비껴

萬事誰知由國泰(만사수지유국태) 모든 일 누가 알아 나라 편함에

琅玕惟待鳳棲家(랑간유대봉서가) 옥 대나무 기다림 봉황 깃들길 옥돌간

 

1885 公立 敬菴 趙鏞極(1885∼1967) 咸安 敬菴文集 경암 조용극  20

移梅(이매) 매화를 옮겨 p3-趙鏞極1

新居移舊梅(신거이구매) 새로 심으니 옛 매화 옮겨

春色此中回(춘색차중회) 봄 빛깔 돌아 이런 가운데

愛爾誠何意(애이성하의) 너를 아끼니 정성 어찌 뜻

將看雪裡開(장간설리개) 앞으로 볼 건 눈 속 꽃피움

 

過善竹橋(과선죽교) 선죽교를 지나며 p33-趙鏞極2

竹橋山屹聞風淸(죽교산흘문풍청) 선죽교 산이 우뚝 듣는 맑은 풍

碧血光橫武庫兵(벽혈광횡무고병) 짙은 피 빛남 걸쳐 무기 거두니

千古危忠懸日月(천고위충현일월) 먼 오랜 아슬 충성 걸린 해와 달

嗚呼圃隱鄭先生(오호포은정선생) 아 슬픔 포은 단심 정몽주 선생

 

除夕感吟(제석감음) 섣달 그믐밤 느낌에 p41-趙鏞極3

海東今日頒西曆(해동금일반서력) 우리나라 오늘날 서양력 퍼져그레고리력

除夕明年更有無(제석명년갱유무) 그믐밤 밝을 해는 또 있니 없니

正朔首寅從此盡(정삭수인종차진) 정월첫날 첫 인월 이부터 다해

望宵缺月比前殊(망소결월비전수) 보름밤 달 기울어 앞날과 달라

人情最喜常程蹈(인정최희상정도) 사람 정 가장 기쁨 늘 함을 밟아

世事終歸大勢驅(세사종귀대세구) 세상 일 마침 돌림 큰 힘에 몰려

讀史晴燈還黙黙(독사청등환묵묵) 역사 읽어 등 밝혀 되레 말없어

星河澹淡起看樞(성하담담기간추) 미리내 가만 멀건 붙어 돎 보여

西洋陽曆(그레고리력) : 10일 틀린 양력(冬至 12 22일과 新正 1 1일의 차이)

寅月 : 地支 달 음력 정월

 

閑中詠三綱八條目(한중영삼강팔조목) 느긋함에 삼강팔조목을 읊어 p46-趙鏞極4

明明德(명명덕) 덕을 밝게 밝힘

曾聞明德得乎天(증문명덕득호천) 일찍 들어 밝힐 덕 하늘서 얻어

至實至虛兼粹然(지실지허겸수연) 다다른 참 다한 빔 아울러 깨끔

慾蔽氣混雖易暗(욕폐기혼수역암) 욕심 덮여 섞임에 비록 어두워

鑑塵拭去照如前(감진식거조여전) 세상 살펴 닦아내 앞처럼 비춰

 

新民(신민) 백성을 새롭게 함親民: 백성을 가까이함5

新己新民非二道(신기신민비이도) 새론 나 새론 백성 둘이 아닌 도

形端影正響由聲(형단영정향유성) 몸 발라 그림자도 소리에 울려形端表正

人人賦性元皆善(인인부성원개선) 사람마다 난 바탕 워낙 다 착해

使暴爲仁暗者明(사폭위인암자명) 사나움 어질게 해 어둠을 밝혀

 

止至善(지지선) 다다른 착함에 머무름6

寧人不學學斯至(녕인불학학사지) 사람 어찌 안 배워 이 배움 다해

道義原頭日勉(도의원두일면전) 도리의리 첫머리 날마다 힘써 기전

聖哲惟能極處盡(성철유능극처진) 성인철인 오직해 다한 곳 다해

知如海涵仁如天(지여해함인여천) 앎 같기 바다 적심 어짊은 하늘

 

格物(격물) 온갖 바로잡음7

物物觀來各有理(물물관래각유리) 갖갖 것 보아오니 따로 한 도리

車斯行陸舟于水(거사행륙주우수) 수레론 뭍을 다녀 배는 물에서

於親當孝君當忠(어친당효군당충) 어버이께 효도해 임금껜 충성

此外精粗又億(차외정조우억자) 이 밖에 깔끔 꺼칠 또 억에 억만 부피이름자

 

致知(치지) 앎에 다가감8

上天下地中人道(상천하지중인도) 위엔 하늘 아랜 땅 가운데 사람

省察須能到底曉(성찰수능도저효) 살펴 앎 반드시 해 밑 닿게 깨쳐

實踐莫非由識眞(실천막비유식진) 채워 밟음 없잖아 참됨 알아서

無知奚擇彼木草(무지해택피목초) 알음 없이 뭘 가려 저 나무 풀을

 

誠意(성의) 뜻에 정성스러움9

應物之前發慮時(응물지전발려시) 온갖 맞은 앞에서 걱정 피는 때

惟從實地欲無欺(유종실지욕무기) 오직 쫓아 정말로 속임 없이 해

終然善惡權輿是(종연선악권여시) 마침내 착함 나쁨 힘 뻗힘 실려

人鬼關頭益愼歧(인귀관두익신기) 사람귀신 맨 고비 더 삼갈 갈림

 

正心(정심) 마음을 바룸10

心之本體是虛靈(심지본체시허령) 마음의 바탕 몸 됨 이는 텅 빈 넋

馳騖還多歪處傾(치무환다왜처경) 내달려 되레 한껏 비뚤어 기웃 달릴무

何者最爲整頓法(하자최위정돈법) 무엇이 모조리 해 가지런하며

始終主敬養神明(시종주경양신명) 처음 끝 맡아 모셔 신명을 길러

 

修身(수신) 몸을 닦음11

噫彼惡徒誰謂人(희피악도수위인) 아 저런 나쁜 무리 뉘 일러 사람

此身從善日新新(차신종선일신신) 이내몸 착함 쫓아 날로 새로이

由來百行源於孝(유래백행원어효) 내려오며 온갖 함 효도에 샘터

推去可能義與仁(추거가능의여인) 옮겨감 할 수 있어 옳음과 어짊

 

齊家(제가) 집안을 가지런히 함12

信忠孝友篤天彝(신충효우독천이) 믿음 충성 효 우애 오직 떳떳해

如有違斯敗亂隨(여유위사패란수) 어쩌면 이를 어겨 어지럼 따라

曉喩不從刑可施(효유부종형가시) 훤히 깨쳐 안 좇아 족쳐 베풀 줄

丁寧身敎是前麾(정녕신교시전휘) 그리 어찌 몸소 해 앞장서 시켜

 

治國(치국) 나라를 다스림13

窮廬寒士不徒然(궁려한사부도연) 막힌 오막 찬 선비 아니 괜스레

爲國經綸亦可硏(위국경륜역가연) 나라위한 거쳐 옴 또한 갈아서

幷用武文能任職(병용무문능임직) 어울러 써 칼과 글 일을 맡아서

知人愛物最爲先(지인애물최위선) 사람 앎 물건 아낌 가장 앞서해

 

平天下(평천하) 온 누리를 반반히 함14

帝王風化配天地(제왕풍화배천지) 임금님 풍속교화 하늘땅 맞춰

冬夏春秋往復新(동하춘추왕복신) 겨울여름 봄가을 오가니 새록

海內和平由絜矩(해내화평유혈구) 바다 안 얼려 반반 마음 헤아려 헤아릴혈 곱자구

四夷猶作子來民(사이유작자래민) 네 곳 땅 외려 지어 오는 백성에

 

乙酉光復翌日喜賦一篇(을유광복익일희부일편) 15

을유년(1945) 빛을 찾은(광복절) 다음날 기뻐 지은 시 하나 p48-趙鏞極

吾東休運自天回(오동휴운자천회) 우리 동방 운 그침 하늘서 돌아

獨立嵩呼動地雷(독립숭호동지뢰) 독립을 높이 불러 땅 울린 우레驚天動地

卅六今秋櫻影絶(삼륙금추앵영절) 삼십육년 올가을 앵두 밑 끊겨

三千舊域槿花開(삼천구역근화개) 삼천리 오랜 땅에 무궁화 피어

長宵有曉昭三極(장소유효소삼극) 긴긴 밤 새벽 있어 삼극이 밝아三才: 하늘땅사람

大旱逢霖殖萬栽(대한봉림식만재) 큰 가뭄 장마 만나 만물을 길러

苦海那無登岸日(고해나무등안일) 괴론 세상 왜 없어 언덕 오른 날

五雲起處首頻擡(오운기처수빈대) 오색구름 이는 곳 머리 쳐들어

 

謁眉叟許先生影幀(알미수허선생영정) 미수 허목 선생의 영정을 뵙고 p56-趙鏞極16

眉翁德邵海之東(미옹덕해지동) 미수 어른 덕 높아 바다 동쪽서邵雍

遺像千秋凜凜風(유상천추름름풍) 남긴 모습 천년을 꿋꿋한 풍모

向我宛其如有詔(향아완기여유조) 나를 보며 마치 그 알리는 듯이

晩生恨未飮河充(만생한미음하충) 늦게 나서 탓 못해 강 마셔 채움

 

愼獨吟(신독음) 홀로 있어 삼감을 읊어 p68-趙鏞極17

着工緊在斯(착공긴재사) 붙어 예쁘게 이에 얽혀서

賢聖已先獲(현성이선획) 어진이 성인 앞서 얻어서

一亳正與邪(일박정여사) 하나로 엷어 바름 기울음 땅이름박

愼爾自心迹(신이자심적) 너를 삼가니 마음에 남아

 

端坐吟(단좌음) 반듯이 앉음을 읊어 p68-趙鏞極18

正容要竦直(정용요송직) 반듯한 얼굴 삼가 곧아야

非敬曷由得(비경갈유득) 아니 받들어 어찌 얻었게

思慮須精專(사려수정전) 생각 걱정에 꼭 깔끔 오롯

體認古人則(체인고인칙) 몸으로 알아 옛사람 지킴

 

佛國寺(불국사) 불국사 p109-趙鏞極19

千年塔護大雄殿(천년탑호대웅전) 오랜 천년 탑 지킨 대웅의 전각

梵語遙傳亂樹間(범어요전란수간) 범어 경 멀리 들려 엉킨 숲 사이 ※Sanskrit

此日空林人似市(차일공림인사시) 이날은 텅 빈 숲에 사람 들끓어

孰云寂滅孰探閒(숙운적멸숙탐한) 뉘 일러 고요라며 뉘 느긋 찾아

 

題敬老堂(제경로당) 경로당 p119-趙鏞極20

叔世猶能知敬老(숙세유능지경로) 끝 세상 외려 하니 받듦을 알아

吾邦復舊兆於斯(오방복구조어사) 우리나라 옛 돌려 이러한 낌새

序諸長幼五倫一(서저장유오륜일) 어른 아이 차례로 오륜의 하나三綱五倫 長幼有序

一以惇成餘可推(일이돈성여가추) 힘써 이뤄 하나를 남음 옮기게

 

1889 小坡 吳孝媛(1889∼ ) 오효원  4

오효원 (한국고전여성시사, 2011. 3. 25., 국학자료원)

九歲入學後作 구세입학후작 아홉 살 학교에 들어간 뒤 짓다-吳孝媛1

國俗自何時 국속자하시 나라사람 삶 어느 때부터

重男不重女 중남부중녀 사내 무게 둬 계집 가벼워

一篇千字文 일편천자문 낱권 책 하나 천자문 글자

九歲學於序 구세학어서 아홉 살에야 매기어 배워

 

一體君師父 일체군사부 한 몸이라 임금 스승 아비

書中乃得知 서중내득지 글 가운데서 이에 알게 돼

函筵嚴若帥 함연엄약수 스승 자리해 바짝 꼭 장수

唯命敢無違 유명감무위 오직 내림은 어째 못 어겨

 

當年記姓名 당년기성명 올해로 적어 성과 이름을

旋占五言城 선점오언성 돌아 차지해 다섯 글자 성

一隊同窓伴 일대동창반 다들 한 무리 같이 한 짝꿍

謂吾慧 위오혜보명 날더러 일러 슬기 똑똑해

 

端午日赴九老會 단오일부구로회 단오 날 구로회에 가서-吳孝媛2

一年佳節又端陽 일년가절우단양 한 해에 좋은 철이 또한 단오 날

鬱鬱詩愁强擧觴 울울시수강거상 답답함 시에 시름 술잔 들게 해

芳草樓臺名勝地 방초루대명승지 꽃다운 풀 높은 대 이름난 곳에

綠楊閭巷半仙鄕 녹양여항반선향 푸른 버들 마을길 어쩜 신선 땅

櫻桃薦進新嘗祭 앵도천진신상제 앵두를 바쳐 올려 새로 맛본 일

艾葉編垂舊驗方 애엽편수구험방 쑥 잎 엮어 드리워 옛날 하던 것

此日思親尤倍切 차일사친우배절 이 날 그려 어버이 더욱더 애타

望雲千里我懷長 망운천리아회장 구름바램 천리나 내 품음 오래

 

爲明新女學校創立事入東京 위명신여학교창립사입동경

명신여학교 세우려 동경 들어가-吳孝媛3

留心女學界 유심여학계 마음에 두니 여학교 펴기

設校號明新 설교호명신 학교 세워서 이름 해 명신

全沒維持策 전몰유지책 하나 없으니 지켜 버틸 꾀

東爲渡海人 동위도해인 동녘 된다며 바다 건넌 이

 

直向東京去 직향동경거 바로 나아가 동경에 갔지

初心與事違 초심여사위 처음에 마음 함께 일 어긋

萬般思不獲 만반사불획 온갖 것 돌려 생각 못 얻어

留學送多時 유학송다시 머물러 배워 많은 때 보내

 

伊藤春畝公 이등춘묘공 이등박문이 춘묘공이라슌포코 이토 히로부미

勸我入東京 권아입동경 날 더러 하래 동경에 들래

聞有揮毫會 문유휘호회 듣자니 있어 휘호대회라

親書遠寄名 친서원기명 몸소 써 주며 멀리 부쳐줘

 

入耶蘇敎受洗禮 입야소교수세례 예수교에 들어 세례를 받아-吳孝媛4

自入耶蘇敎 자입야소교 스스로 들어 예수교에를

恭承洗禮行 공승세례행 삼가 받들어 세례를 받아

知眞理在 초지진리재 초   알았네 참다움 있어

從心信一生 종심신일생 따르는 마음 한 삶에 믿어

 

遏欲存天理 알욕존천리 눌러 못하게 하늘이치에

曾知孔孟書 증지공맹서 일찍이 알아 공자 맹자 글

細究新舊約 세구신구약 낱낱이 살펴 신약 구약을

不是別鋪舒 불시별포서 이 아니 달라 펼쳐 놓은 일

 

1893 經業 爲堂 鄭寅普(1893∼?) 東萊 薝園文錄 陽明學縯論  1

顯忠祠 柱聯(현충사 주련) 현충사 주련에-鄭寅普 위당 정인보

海山一誓立綱常(일서해산립강상) 바다 산에 한 다짐 늘 지킴 세워

於百代 (어백대) 백대에

再造乾坤伐矜當(재조건곤무벌긍) 다시 지은 하늘땅 공 자랑 마땅

無於時 (어당시) 때 없이

浴日補天功德蓋(보천욕일공덕개) 해 씻겨 하늘 기워 공덕을 덮어

於槿邦 (어근방) 우리나라에

成仁取義精忠光(성인취의정충광) 어짊 이뤄 옳음에 참 충성 빛내

於檀聖 (어단성) 단군 성조께

 

1896 誠齋 成震煥(1896?∼1983) 昌寧 誠齋謾錄  10

雪景(설경) 눈 쌓인 볕에-成震煥 성재 성진환1

載積乾坤雪與雲(재적건곤설여운) 실어쌓아 하늘땅 눈에다 구름

詩情對比不禁欣(시정대비불금흔) 시에 뜻 맞대보며 기쁨 못 말려

吐紅落照偏光彩(토홍락조편광채) 붉어 뱉어 지는 해 빛 쏠려 고와

綻素寒梅淡質文(탄소한매담질문) 터져 하얀 찬 매화 말간 글 바탕 옷터질탄

獨釣晴江翁兀兀(독조청강옹올올) 혼자 낚아 갠 강에 늙은이 가만

群畊遠浦鷺紛紛(군경원포로분분) 떼지어가 먼 갯가 백로 뒤섞어

天時人事相催裏(천시인사상최리) 하늘 때 사람 일로 서로 닦달해

歲律崢嶸到十分(세율쟁영도십분) 해 가기 가팔라서 다 함 이르러 가파를쟁영

 

丙申三月三日生朝有感(병신삼월삼일생조유감) 1956년 생일날 아침에-成震煥2

傷於時俗病於身(상어시속병어신) 아파해 때 세상에 앓느니 몸에

懼侍慈庭九(구시자정구질친) 모신 걱정 어머님 아흔 가까워慈堂

妻長數齡先白髮(처장수령선백발) 몇 살 더한 아내는 먼저 흰머리

兒留千里尙靑春(아류천리상청춘) 아이 머문 천리 밖 젊음을 쳐줘

當今亂世難堪苦(당금란세난감고) 맞은 오늘 난세에 괴롬 못 견뎌

從此餘生欲養眞(종차여생욕양진) 이제부터 남은 삶 참됨 키우려

回憶往年經歷事(회억왕년경력사) 돌아보니 지난 해 거쳐 온 일을

無爲虛作老衰人(무위허작로쇠인) 함이 없이 헛 지어 늙어 여윈 이

 

偶吟(우음) 떠올라 읊어-成震煥3

閒思舊事志悠悠(한사구사지유유) 생각 느긋 옛일을 뜻함 아득해

痴座風淸月滿樓(치좌풍청월만루) 자리 멍 바람 맑아 달 가득 다락

籬落園疎蟲語泄(리락원소충어설) 울 쳐진 성긴 뜨락 벌레소리 새

雲空捲薄鴈聲流(운공권박안성류) 빈 구름 말려 엷어 기러기 흘러

未知極樂將何世(미지극락장하세) 알길 없는 극락은 어떠할 세상

不見昇平又一秋(불견승평우일추) 안 보이는 평화에 또 하나 가을

誰識林泉無限味(수식림천무한미) 누가 알까 숲 샘에 끝없는 맛이

晝宵所務放心收(주소소무방심수) 밤낮을 힘써 일에 마음 안 놓아

 

樂山樂水(요산요수) 산이 좋고 물이 좋아-成震煥4

玩賞步平郊(휴공완상보평교) 끌어 짚어 구경해 너른 들 걸어

山復水重到處交(산부수중도처교) 산 다시 물 겹겹이 닿는 곳 얽혀

春入汀洲皆別界(춘입정주개별계) 봄이 든 물가 섬이 다 딴 데 세상

景佳蔬菜亦珍肴(경가소채역진효) 볕 좋아 나물 또한 맛 나는 안주

心由仁智登臨數(심유인지등림삭) 마음엔 어짊 슬기 오름 댐 자주

身寄漁樵富貴抛(신기어초부귀포) 몸 붙여 고기 나무 부귀는 버려 던질포

二樂無涯眞快活(이요무애진쾌활) 둘 좋아 가이없어 참 기쁨 살려

何須恐被世人嘲(하수공피세인조) 어찌 꼭 두려워져 남들 비웃음

 

擲柶(척사) 윷놀이-成震煥5

新年擲柶卜辰佳(신년척사복신가) 새해에 윷놀이는 날 점쳐 좋아

興味津津老少偕(흥미진진로소해) 재미나기 더해가 모두 다 함께

一刀二介初行馬(일도이개초행마) 한 칼에 둘로 갈라 비로소 말 써

三乞五毛高進階(삼걸오모고진계) 셋 빌어 다섯 사리 높이 나아가

盡伏四枝奇手技(진복사지기수기) 다 엎어진 윷가락 빼난 손재주

連勝數局快胸懷(연승수국쾌흉회) 이어 이긴 몇 판에 후련한 마음

回顧周圍無對敵(회고주위무대적) 돌아다봐 둘러서 맞설 이 없어

壯談豪氣醉衿排(장담호기취금배) 큰소리 거들먹대 취해 옷 걷어豪言壯談

 

移秧(이앙) 모내기-成震煥6

迭唱秧歌動夕陽(질창앙가동석양) 다 불러 모낸 노래 저녁볕 울려

時丁夏至日偏長(시정하지일편장) 때는 정작 하지라 해 쏠려 길어芒種 夏至

山南水北平原野(산남수북평원야) 산 남쪽 강 북쪽에 너른 벌 들에

雨順風調産穀鄕(우순풍조산곡향) 비 따라 바람 골라 나락 낼 고을

腰屈退行倒人影(요굴퇴행도인영) 허리 굽혀 물러가 거꾸로 비쳐

手輕頻揷潤春光(수경빈삽윤춘광) 손 날렵 잘도 꽂아 적신 봄날 빛

田家唯一豊年願(전가유일풍년원) 농삿집 오직 하나 풍년을 바래

先祭神農灑一觴(선제신농쇄일상) 앞 제사 신농씨에 술 한 잔 드려 뿌릴쇄

 

景福宮懷古(경복궁회고) 경복궁 옛 자취를 생각하며-成震煥7

繁華前日舊王宮(번화전일구왕궁) 꽃피우던 앞에 날 옛 임금 궁궐

寂寞於今廢寺同(적막어금폐사동) 고요 쓸쓸 오늘엔 닫은 절 같아

玉輦不來春草綠(옥련불래춘초록) 임금수레 아니 와 봄풀은 푸릇

金門空閉夕陽紅(금문공폐석양홍) 궁성 문 비어 닫혀 저녁놀 붉어

三千疆土傷心裏(삼천강토상심리) 삼천리 우리 땅에 마음 아픔이

五百餘年一夢中(오백여년일몽중) 오백년 남짓한 해 꿈결 하나로

樹樹啼禽那堪聽(수수제금나감청) 나무마다 새 울음 어찌 들으랴

猶知亡國恨無窮(유지망국한무궁) 외려 앎 잃은 나라 한은 끝없어

 

秘苑秋懷(비원추회) 비원에서 가을에-成震煥8

人稀物寂古宮秋(인희물적고궁추) 사람 드문 고요에 옛 궁궐 가을

遠客傷心淚自流(원객상심루자류) 먼 나그네 맘 아파 눈물 절로 나

蕭瑟寒聲風落木(소슬한성풍락목) 쓸쓸히 추운 소리 지는 잎 바람

虛無夜色月高樓(허무야색월고루) 비어 없어 밤빛에 높은 누각 달

悵吟宋賦看楓立(창음송부간풍립) 슬피 읊어 송옥 부 단풍 보며 서宋玉 秋聲賦

醉誦陶詩向菊留(취송도시향국류) 취해 외니 도잠 시 국화 앞에서陶潛

回憶前塵祗鬱積(회억전진지울적) 돌이키니 앞 티끌 답답함 쌓여

有誰能解滿腔愁(유수능해만강수) 누가 있어 풀어내 속에 찬 시름 속빌강

 

俯瞰長安(부감장안) 서울을 내려다봄-成震煥9

高閣危登矗矗岩(고각위등촉촉암) 높은 집 아찔 올라 우거진 바위

庭園樹着碧藤衫(정원수착벽등삼) 뜰 동산 심어 붙여 푸른 등 넝쿨

九衢通達千門闢(구구통달천문벽) 아홉 거리 내뚫어 천 개 문 열려

一代繁華萬象咸(일대번화만상함) 한 때라 꽃 피우니 온갖 것 모두

浮動人波如海溢(부동인파여해일) 떠돌아 사람물결 바다 넘치듯

辛酸世味甚鹽(신산세미심염함) 맵고 신 세상살 맛 너무나 짜서

靑龍白虎來相衛(청룡백호래상위) 청룡 백호 곁에 와 서로 지켜서

山惡流聲水口緘(산오류성수구함) 산 싫어 흐름소리 물 어귀 막아

 

() -成震煥10

酒中和氣自生春(주중화기자생춘) 술 마셔 따뜻해져 절로 나는 봄

祭地禱天可降神(제지도천가강신) 땅 제사 하늘 빌어 신 내림도 해

長醉只爲忘世客(장취지위망세객) 오래 취해 하느니 세상 잊은 이

獨醒不過潔身人(독성불과결신인) 혼자 깨 그만하기 깔끔 떠는 이

於吾病肺三盃足(어오병폐삼배족) 내게는 가슴앓이 석 잔은 해야

與爾消愁一味新(여이소수일미신) 너 함께 시름 없애 으뜸 맛 새록

非璧非金如水物(비벽비금여수물) 구슬 아니 금 아닌 물 같은 것이

周流海內社交視(주류해내사교시) 두루 흘러 온 나라 사귄다며 봐

 

1898 子善 簡軒 李秉喆(1898∼1961) 載寧 簡軒文集 간헌 이병철  10

委禽翌夜唱酬(위금익야창수) 혼례다음 밤 주고받은 노래十四歲 婚禮-李秉喆1

雨霽溪山春風早(우제계산춘풍조) 비 개인 시내 산에 봄바람 일러

梅開院落月光多(매개원락월광다) 매화 펴 떨어진 뜰 달빛이 마냥

良宵奚但天金値(양소해단천금치) 좋은 밤 어찌 다만 천금이랄까

一醉華筵一曲歌(일취화연일곡가) 한번 취한 꽃자리 한가락 노래

 

鼎山精舍奉呈深齋先生(정산정사봉정심재선생) 심재선생께 올리며-李秉喆2

秋光橫宇宙(추광횡우주) 가을 빛 걸쳐 온데 우주에

倦客一行吟(권객일행음) 지친 나그네 한 줄 글 읊어

鴈闊南天路(안활남천로) 기러기 널려 남쪽 하늘 길

魚肥碧澗心(어비벽간심) 물고기 살쪄 푸른 골짝 속

 

附贈詩(부증시) 붙여 보내는 시-李秉喆3

世間誰稱大丈夫(세간수칭대장부) 세상에 누굴 일러 대장부라나

私意胷中一毫無(사의흉중일호무) 저 챙길 뜻 가슴 속 한 오락 없어

耕釣正堪耦伊呂(경조정감우이여) 농사낚시 잘 견뎌 이윤 여상 짝

經綸須合做唐虞(경륜수합주당우) 지내쌓아 꼭 붙여 요순을 지어

休云鹿空相逐(휴운군록공상축) 말마라 사슴 무리 괜히 쫓지를

試看飛鵬有遠圖(시간비붕유원도) 해보지 붕새 날아 먼 꾀함 있지

心交知應朝暮遇(심교지응조모우) 마음 사귐 맞 알아 아침저녁을

莫愁他日隔川途(막수타일격천도) 시름마라 다른 날 시내 너머 길

 

和軒趙正來奉和安心守翁炳班(화헌조정래봉화안심수옹병반) 조정래 안병반-李秉喆4

新春訪隱士(신춘방은사) 새 봄에 찾아 숨은 선비를

案淨夜懸檠(안정야현경) 책상 깔끔해 밤엔 등 걸어

雪盡香梅綻(설진향매탄) 눈은 다 와서 향 매화 터져

氷輕遠水明(빙경원수명) 얼음 가벼워 멀리 물 맑아

傷時揮熱淚(상시휘열루) 아픈 때 흘러 뜨거운 눈물

覓句供灘情(멱구공탄정) 싯구를 찾아 여울 뜻 받아

天地沈冥際(천지침명제) 하늘땅 빠진 어두운 세상

岩耕獨守貞(암경독수정) 바위를 갈아 홀로 뜻 지켜

 

芝谷三秀齋限韻酬族叔漢京(지곡삼수재한운수족숙한경) 이한경에게-李秉喆5

芝秀孤村靜(지수고촌정) 지실골 빼나 마을 고요해

山深一逕斜(산심일경사) 산이 깊어서 길 하나 비껴

靈芝三秀泉(영지삼수천) 신령한 지초 셋이 빼난 샘

瀟灑幾仙家(소쇄기선가) 뿌려 흩이니 몇몇 신선 집

 

登義湘臺(등의상대) 의상대에 올라-李秉喆6

義湘臺屹碧山西(의상대흘벽산서) 의상대 우뚝하니 푸른 산 서쪽

樹密林深逕轉迷(수밀림심경전미) 나무 빽빽 숲 깊어 길 돌아 해매

天際騁眸運遠近(천제빙모운원근) 하늘 끝 달린 눈길 구름 멂 곁해

峯頭開戶月高低(봉두개호월고저) 산꼭대기 열린 문 달 높고 낮아

颼颼松響凉吹髮(수수공향량취발) 바람소리 솔 울림 머리털 서늘

策策芒渡溪(책책망혜권도계) 닳아빠진 짚신에 지쳐 내 건너

爲愛金仙閒復淨(위애금선한부정) 아껴야할 부처님 느긋해 깨끗

香林是日客初蹄(향림시일객초제) 향긋 숲 바로 오늘 나그네 첫발

 

贈爲堂鄭寅普(증위당정인보) 정인보에게-李秉喆7

爲堂才筆橫靑丘(위당재필횡청구) 위당의 재주 붓길 나라 휩쓸어

認是騷壇第一流(인시소단제일류) 이를 알아 시단에 가장 으뜸이

奚但壯心如櫪驥(해단장심여력기) 어찌 다만 굳센 맘 묶인 천리마

無妨適志合泥(무방적지합니구) 꺼림 없이 맞은 뜻 진흙 갈라짐

蒼蒼樹映南山月(창창수영남산월) 푸릇푸릇 나무 빛 남산에 달이

杳杳鴻飛漢渚秋(묘묘홍비한저추) 아득아득 기러기 한강의 가을

倘記曾年通遠剌(당기증년통원랄) 어쩜 기억 지난 날 멀리 뚫느라

天邊遙望暮雲愁(천변요망모운수) 하늘 끝 먼 바라봄 저무는 구름

 

和陶潛歸田園居詩謹呈河晦峯先生(화도잠귀전원거시근정하회봉선생) -李秉喆8

淸冷德之水(청랭덕지수) 맑고 맑아서 덕 있는 물이

崔嵬德之山(최외덕지산) 높고 높아서 덕 되는 산이

先生此玄棲(선생차현서) 선생은 여기 까마득 살아

講道啓英年(강도계영년) 가르쳐 깨쳐 꽃 필 젊은이

瑞鳳翔千里(서봉상천리) 서봉이 날아 천리 먼 길을

神龍潛九淵(신룡잠구연) 신룡은 잠겨 아홉 깊은 못

澹然自虛靜(담연자허정) 묽어 말갛게 저절로 가만

皓首保丹田(호수보단전) 머리 희어도 단전을 지켜

晦跡林塘邃(회적림당수) 회봉의 자취 숲 못에 깊어

而無求世間(이무구세간) 찾을 수 없어 사람 세상엔

圖署列左右(도서열좌우) 그림 글 널려 곁에 가까이

松篁繞後前(송황요후전) 솔에 대숲에 둘러 앞뒤에

岩洞何窈窕(암동하요조) 바위 골 어찌 그윽하던지

高亭絶塵烟(고정절진연) 높은 집 끊겨 티끌연기는

嗟余景仰久(차여경앙구) 아 오래도록 크게 우러러

渡江復越巓(도강부월전) 강을 건너서 다시 산 너머

抵泊門墻下(저박문장하) 붙여 닿으니 문에 담 아래

求道非偸閑(구도비투한) 도를 찾음은 아니 느긋 둠

殷勤將此志(은근장차지) 힘써 지긋이 이에 뜻함에

呈詩意悠然(정시의유연) 시를 드리니 뜻이 아득해

 

滿月臺(만월대) 만월대-李秉喆9

運移麗祚月臺空(운이려조월대공) 운 옮긴 고려 국운 만월대 비어

五百年光一瞬同(오백년광일순동) 오백년 나라 빛남 눈 한번 깜박

耕盡毬庭餘石砌(경진구정여석체) 갈이 다해 놀이 뜰 돌 섬돌 남아

荒凉輦路滿蒿蓬(황량련로만호봉) 거친 썰렁 가마 길 쑥 대로 채워

野花半破秋容寂(야화반파추용적) 들꽃은 반쯤 져서 가을 꼴 쓸쓸

林鳥爭鳴夕照紅(임조쟁명석조홍) 숲에 새 다퉈 울어 저녁 빛 붉어

千古興亡歸幻夢(천고흥망귀환몽) 오랜 옛 일고 잃음 헛꿈에 돌려

吟嘯感懷中(의공음소감회중) 짚고서 읊은 노래 품은 속 느낌

 

秋日登臥龍亭(추일등와룡정) 가을날 와룡정에 올라-李秉喆10

路入江邊愛晩晴(노입강변애만청) 길 들어 강가에로 늦 개임 아껴

四山紅樹一村明(사산홍수일촌명) 온데 산 불긋 나무 한 마을 밝아

臥龍亭子臨江屹(와룡정자림강흘) 용 누운 와룡정자 강에 와 우뚝

削壁千尋勢欲傾(삭벽천심세욕경) 깎은 벼랑 천 길에 힘차 기울려

 

1900 南坡 朱彩姬( ∼ )  1

기녀 남파 (한국고전여성시사, 2011. 3. 25., 국학자료원)

送人 송인 사람 보내며-朱彩姬1

逢歡難敵別懷難 봉환난적별회난 만나 기쁨 못 당해 떠나 못내 해

不忍分衿更倚欄 불인분금갱의란 차마 소매 못 놓아 또 난간 기대

雲葉遠流歸帆背 운엽원류귀범배 구름 나풀 먼 흐름 돛단배 뒤로

雪花空打去人冠 설화공타거인관 눈 함박 괜히 때려 가는 이 갓에

紛紛白日愁中慕 분분백일수중모 어질어질 밝은 해 시름 속 생각

歷歷靑山望裡寒 역역청산망리한 또렷또렷 푸른 산 바래 싸늘해

欲證相思無所證 욕증상사무소증 서로 그려 보이려 보일 길 없어

一輪明月兩邊看 일륜명월양변간 동그랗게 밝은 달 양쪽 가 보네

 

1903 雲坡 金龍植(1903∼) 金海 雲坡文稿 운파 김용식  11

飛行機(비행기) 비행기 p2-金龍植1

形擬蜻任意飛(형의청정임의비) 꼴하고는 잠자리 뜻대로 날아

時馳千里拓風追(시치천리탁풍추) 내달릴 땐 천리를 바람 밀쳐내

浮行天上非輕物(부행천상비경물) 떠가니 하늘 위를 안 가벼운 게

數百人乘有旅機(수백인승유려기) 몇 백사람 태워서 나르는 날틀

 

電氣(전기) 전기 p2-金龍植2

文化皆由電氣生(문화개유전기생) 문화라야 다 따라 전기가 낳아

燭光通信自斯明(촉광통신자사명) 촛불 빛 뚫려 알림 이에서 밝아

其他動力諸機械(기타동력제기계) 그 밖의 움직임 힘 모든 갖춘 틀

盡賴此功方有成(진뢰차공방유성) 다 힘입어 이런 공 마침 이룸이

 

歸鄕(귀향) 고향 돌아와 p3-金龍植3

離鄕多歲始今歸(이향다세시금귀) 고향 떠나 많은 해 막 이제 돌려

慣眼山川舊態依(관안산천구태의) 눈에 선한 산과 내 옛 모습대로

有變村容新制宅(유변촌용신제택) 바뀌니 마을모습 새로 지은 집

一般家主故人非(일반가주고인비) 무릇 여느 집임자 옛사람 아냐

 

初雪(초설) 첫눈 p6-金龍植4

雪華天地一成文(설화천지일성문) 눈꽃으로 하늘땅 하나 된 무늬

上下皓然難得分(상하호연난득분) 위아래를 하얗게 나눌 수 없어

看樹爲花開疊疊(간수위화개첩첩) 나무 보니 꽃이 돼 겹겹이 피어

飄空似絮下紛紛(표공사서하분분) 날린 하늘 솜처럼 휘날려 내려

騎驪主吾爲客(기려패주오위객) 말을 탄 패땅 임자 난 나그네 돼

放棹山陰孰訪君(방도산음숙방군) 노 저어 산그늘에 뉘 그대 찾아

若有臘前三白際(약유랍전삼백제) 어쩜 있어 섣달 앞 셋이 흰 즈음

明年稔兆古人云(명년임조고인운) 밝을 해 풍년 낌새 옛사람 일러

 

伏炎(복염) 복더위 p10-金龍植5

避暑何規易得涼(피서하규이득량) 더위 벗기 어찌 꼭 서늘함 쉬워

三庚金伏日尤長(삼경금복일우장) 세 경일 쇠 든 복날 날 더욱 길어

霑衣汗滴如濡浣(점의한적여유완) 젖은 옷 땀을 흘려 적셔 빨듯이 젖을유

爛石驕陽似火光(란석교양사화광) 데운 돌 뽐내는 볕 불같이 빛나

爽氣偏知引風扇(상기편지인풍선) 시원함 치우쳐 앎 바람 채 끌려

快情都在飮氷觴(쾌정도재음빙상) 기쁜 뜻 으뜸 있어 얼음 잔 마셔

農夫不顧炎威極(농부불고염위극) 농사아비 못 돌봐 더위 치달음

力穡勤耕益有忙(력색근경익유망) 힘 거둠 힘써 갈이 더욱 바빠져

 

菊花(국화) 국화 p12-金龍植6

籬菊方開九月秋(리국방개구월추) 울 국화 막 피어나 구월 가을은

英姿淡艶晩香幽(영자담염만향유) 꽃 맵시 말간 고움 늦 향기 그윽

淵明取醉頻傾酌(연명취취빈경작) 도연명 취해 얻어 잦은 기운 잔陶潛

子美題詩幾上樓(자미제시기상루) 두자미 시를 지어 몇몇 오른 루杜甫

三月群芳何與競(삼월군방하여경) 삼월 봄 여러 꽃이 어찌 다툴까

重陽佳景獨全收(중양가경독전수) 중양절 좋은 볕에 혼자 다 가져

傲霜能笑如貞勁(오상능소여정경) 서리 깔봐 웃으니 곧아 굳센 듯

胡蝶媒情豈有求(호접매정기유구) 나비 끼어 정 옮김 어찌 찾으리

 

西海晴眺(서해청조) 서해바다 개여서 바라보면서 p31-金龍植7

遠臨月島是(원림월도시빈빈) 멀리 닿은 월미도 이는 물가 끝

雲捲風淸日照新(운권풍청일조신) 구름 맒 바람 맑아 햇살 새로워

海陸兩形千古境(해륙량형천고경) 바다 뭍 둘의 모습 먼 오랜 가름

水天一色萬年春(수천일색만년춘) 물 하늘 하나 된 빛 늘 오랜 봄이

仙源何處三山在(선원하처삼산재) 신선바탕 어느 곳 삼신산 있어蓬萊 瀛州 方丈

波浪無涯四面均(파랑무애사면균) 물결일어 가없어 온데가 골라

各種貨材交易處(각종화재교역처) 달리한 값진 것을 맞바꾸는 곳

外邦船舶去來頻(외방선박거래빈) 바깥나라 배들로 드나듦 잦아

 

咏煙草(영연초) 담배를 읊어 p51-金龍植8

初嘗南草壯年期(초상남초장년기) 처음 맛본 담배는 나이 들어서

口苦堪來習得之(구고감래습득지) 입에 씀을 견뎌와 이에 익어서

方適有愁難寐夜(방적유수난매야) 마침맞아 시름에 잠 못 자는 밤

又宜與友共交時(우의여우공교시) 또 마땅 벗 더불어 함께 사귈 때

病治寒濕稱醫藥(병치한습칭의약) 차고 습함 병 고쳐 일컬어 의약

位定尊卑在禮儀(위정존비재례의) 높낮음 자리 놓여 있으니 예의

食後吸煙斯一味(식후흡연사일미) 먹은 뒤 피운 담배 이런 맛 그만

世間無二最新奇(세간무이최신기) 세상에 둘도 없어 가장 새론 것

 

明倫(명륜) 인륜을 밝힘 宜寧鄕校韻 p78-金龍植9

自古明倫是海東(자고명륜시해동) 예부터 인륜 밝힘 이 우리나라

融和道理萬人同(융화도리만인동) 녹아 얼려 도리에 모든 이 같아

治平偉業難求外(치평위업난구외) 다스림 훌륭한 일 밖에 못 찾아

忠孝誠心使起衷(충효성심사기충) 충성효도 참마음 정성 일게 해

國若不崇斯禮義(국약불숭사예의) 나라 어쩜 안 높여 이런 예의를

民皆何免被愚蒙(민개하면피우몽) 백성 다 어찌 벗어 어리석어져

可歎世染西歐俗(가탄세염서구속) 탓하니 세상 물든 서쪽 삶 살이

漸忘由來敎化風(점망유래교화풍) 차츰 잊어 내려온 가르친 살림

 

圍棋(위기) 바둑 p80-金龍植10

對枰布石落亭亭(대평포석락정정) 판 마주 돌을 벌여 놓아 힘차게

形似霄天散在星(형사소천산재성) 꼴 같기 밤하늘에 흩어진 별이 밤소 하늘소

敵若長驅三面斷(적약장구삼면단) 적 어쩜 길게 몰아 세 쪽이 끊겨

勢孤方陣一隅停(세고방진일우정) 뻗침 홀로 벌린 줄 한쪽 머물러

鴻溝割據連營隊(홍구할거련영대) 갈라져 나눠가져 이어 꾸린 떼

虎口入城回擊靈(호구입성회격령) 범 아가리 들어서 돌아 때린 넋

點點相攻無退地(점점상공무퇴지) 낱낱 돌 서로 쳐서 물러섬 없이

殺他先計自身寧(살타선계자신녕) 남 죽임 먼저 꾀함 제 몸 살려놔我生然後殺他

 

觀釜山太宗臺(관부산태종대) 부산에 태종대를 보고 p123-金龍植11

太宗勝地早朝登(태종승지조조등) 태종대 빼어난 땅 아침에 올라新羅太宗

爽快心神倍有增(상쾌심신배유증) 시원함 마음과 얼 곱절을 더해

島成石峀環三面(도성석수환삼면) 섬에 이룬 돌의 굴 삼면을 돌아影島

海起層濤作幾層(해기층도작기층) 바다 겹겹 큰 물결 몇 겹을 이뤄

對客有誰慈似佛(대객유수자사불) 손님맞이 뉘 있어 부처님 같고

無魚爲旅淡如僧(무어위려담여승) 고기 없이 나그네 스님 같아서

若斯佳景高名處(약사가경고명처) 어쩜 이 좋은 볕빛 이름 높은 곳

詩不如情恨未能(시불여정한미능) 시 안 되니 뜻처럼 탓도 못하지

 

1904 陸史 李源綠(1904∼1944) 眞城 이육사 이원록  4

晩登東山(만등동산) 늦게 오른 동녘 산-李源綠1

卜地當泉石(복지당천석) 가려살기 마땅히 샘물바위가

相歎共漢陽(상탄공한양) 서로 좋아 함께한 한양 땅이지

擧酌誇心大(거작과심대) 잔을 들어 자랑해 마음 커다래

登高恨日長(등고한일장) 높이 올라 한하니 해가 길다며

山深禽語冷(산심금어냉) 산이 깊어 새소리 차가와지고

詩成夜色蒼(시성야색창) 시 지으니 밤빛은 푸르기도 해

歸舟那可急(귀주나가급) 돌아가는 배라고 어찌 서둘러

星月滿圓方(성월만원방) 별빛 달빛 가득해 하늘과 땅에

 

晩登東山 만등동산 늦게 오른 동녘 산-李源綠 1943靑葡萄2

卜地當泉石 복지당천석 가려살기 마땅히 샘물바위가

                                살만한 땅엔 으레 샘에 돌 / 살 땅 꼭 샘 돌

相歎共漢陽 상탄공한양 서로 좋아 함께한 한양 땅이지

                                서로 반기니 함께 서울서 / 반겨 서울서

擧酌誇心大 거작과심대 잔을 들어 자랑해 마음 커다래

                                잔 들어 뽐내 마음 크기를 / 술에 마음 커

登高恨日長 등고한일장 높이 올라 한하니 해가 길다며

                                올라봐 서운 날의 길이가 / 올라 해 길어

山深禽語冷 산심금어냉 산이 깊어 새소리 차가와지고

                                뫼 깊어 썰렁 새 지저귀어 / 산 깊어 새에

詩成夜色蒼 시성야색창 시 지으니 밤빛은 푸르기도 해

                                시 이뤄 푸릇 밤에 든 빛깔 / 시 지어 밤이

歸舟那可急 귀주나가급 돌아가는 배라고 어찌 서둘러

                                배를 돌리려 어찌 서둘러 / 배돌려 어서

星月滿圓方 성월만원방 별빛 달빛 가득해 하늘과 땅에

                                별과 달 가득 하늘에 땅에 / 별 달 온데 다

石艸 黎泉 春坡 東溪 民樹 共吟

신석초 이원조 춘파 동계 이민수와 함께 읊다

 

酒暖興餘 주난흥여 술 따뜻 흥 넘쳐-李源綠 1943靑葡萄(凡潮社1964)3

酒氣詩情兩樣闌 주기시정양양란 술 얼큰 시뜻 물씬 둘 다 한껏 꼴

斗牛初轉月盛欄 두우초전월성란 남두 견우 첫 굴러 달 가득 난간여름

天涯萬里知音在 천애만리지음재 하늘 끝에 만리에 날 알 이 있어

老石晴霞使我寒 노석청하사아한 오랜 돌 노을 개여 날 썰렁케 해

春坡 石艸 民樹 東溪 水山 黎泉 共吟

춘파 신석초 이민수 동계 이원일 이원조와 함께 읊다

 

謹賀石庭先生六旬 근하석정선생육순 석정선생 육순에-李源綠 1943 靑葡萄4

天壽斯翁有六旬 천수사옹유육순 오래 산 이 어르신 예순 살 맞아

蒼顔皓髮坐嶄新 창안호발좌참신 파릇 얼굴 흰머리 말쑥이 앉아

經來一世應多感 경래일세응다감 한 삶을 살아오며 갖은 느낌에

遙憶鄕山入夢頻 요억향산입몽빈 멀리 그린 고향 산 꿈결에 잦아

 

1904 鏡湖 魚海勳(1904∼ ) 咸從 鏡湖集 경호 어해훈  17

墨梅(묵매) 매화 수묵화 甲辰(1964)三月 p18-魚海勳1

玉樹縱橫屈曲枝(옥수종횡굴곡지) 옥 나무 뻗어 걸쳐 굽어진 가지

爛漫艶姿垂(화시난만염자수) 꽃잎 뺨 벌어 활짝 예쁜 맵시로

何人模寫生綃上(하인모사생초상) 어떤 이 그려 베껴 비단 위에다

淡影依依立四時(담영의의립사시) 그림자 맑아 아른 사철 서 있어

 

塔洞公園石塔(탑동공원석탑) 탑골공원 돌탑 戊申(1968) p21-魚海勳2

琢磨片石十層連(탁마편석십층련) 쪼아 갈아 조각돌 열 겹 잇닿아

光彩玲瓏白日天(광채영롱백일천) 빛 무늬 아름다워 한낮에 하늘

賴得慈悲神佛力(뢰득자비신불력) 힘입어 대자대비 부처님 힘이

風風雨雨半千年(풍풍우우반천년) 비바람 바람비에 천년의 반이

 

顯忠日感吟(현충일감음) 현충일에 느낌을 읊어 p30-魚海勳3

江聲嗚咽抱村流(강성오열포촌류) 강물소리 목이 메 마을 흐르며

爀爀忠魂一洞收(혁혁충혼일동수) 빛나는 충성의 넋 한 골짝 거둬

萬柱英靈禱暝福(만주영령도명복) 만 비석 꽃다운 얼 저승길 빌며

千家遺族喚深愁(천가유족환심수) 천 집안 남은 겨레 깊은 시름에

恨多塋域松楸綠(한다영역송추록) 한 많은 무덤의 땅 도래솔 푸름

功得兵營竹帛留(공득병영죽백류) 공 세워 싸움터에 역사에 남아

列强爭雄天下亂(열강쟁웅천하란) 줄선 굳셈 다퉈서 누리 어지럼

人民何處敍情遊(인민하처서정유) 사람들 어디라서 마음 펴 놀아

 

雪嶽山觀光 臥仙臺(설악산관광 와선대) 설악산 와선대 관광 p35-魚海勳4

飛仙臺下臥仙臺(비선대하와선대) 비선대 아래에는 와선대 있어

白石淸溪別境開(백석청계별경개) 하얀 돌 말간시내 딴 데 땅 열려

看盡煙霞延佇立(간진연하연저립) 다함 보는 안개 놀 끌며 서있어

鳥聲松籟共喧來(조성송뢰공훤래) 새소리 솔바람이 함께 들려와

 

雪嶽山觀光 飛仙臺(설악산관광 비선대) 설악산 비선대 관광 p35-魚海勳5

白怯磨平成玉臺(마평성옥대) 오랜 백겁 갈아서 옥의 대 이뤄

飛仙飛去不飛廻(비선비거불비회) 신선 날아 날아가 아니 날아와

浮雲澹水靑山靜(부운담수청산정) 뜬 구름 깨끗한 물 푸른 산 가만

洞裡煙光入眼來(동리연광입안래) 골짝 속에 안개 빛 눈에 들어와

 

濟州島觀光(제주도관광) 제주도 관광 乙卯(1975) 九月 p62-魚海勳6

絶妙神山聳碧空(절묘신산용벽공) 끊인 야릇 신선 산 하늘에 솟아

茫茫眼界豁然通(망망안계활연통) 아득히 눈에 펼쳐 트여 뚫리어

千年帝國三韓域(천년제국삼한역) 천년의 임금나라 삼한의 땅이

百里乾坤一海中(백리건곤일해중) 백리를 하늘에 땅 바다 가운데

土沃恒營農與畜(토옥항영농여축) 땅 기름져 늘 꾸려 농사에 목축

石多又夥女兼風(석다우과녀겸풍) 돌 많고 또한 많기 아낙과 바람

秦皇採藥皆虛妄(진황채약개허망) 진 시황 약 캔다니 다들 헛짓이

那有人間不老躬(나유인간불로궁) 어찌 있어 세상에 아니 늙는 몸

 

訪麻谷寺(방마곡사) 마곡사를 찾아 庚申(1980) 三月 p144-魚海勳7

淺綠殘紅春日晴(천록잔홍춘일청) 연 푸름 남은 붉음 봄날은 맑아

洞天縹紫煙生(동천표묘자연생) 골짝하늘 아득해 보라 안개 나

繁華俗客來仙境(번화속객래선경) 뒤섞인 빛 속세 손 신선 땅에 와

寂寞禪門不世情(적막선문불세정) 고요 쓸쓸 절집은 세상 아닌 뜻

十里郊原翻大麥(십리교원번대맥) 십리에 성 밖 들판 보리로 번듯

東風柳幕聽嬌鶯(동풍류막청교앵) 봄바람 버들 둘러 꾀꼬리 노래

亂山洞壑徘徊立(난산동학배회립) 산을 다 골짜기를 거닐다 서니

僧語溪聲共太平(승어계성공태평) 염불소리 물소리 다들 태평이

 

癸亥五月重遊湖南廣寒樓(계해오월중유호남광한루) 계해년(1983) 오월에

호남 광한루에서 거듭 놀다 p156-魚海勳8

雄府湖南第一樓(웅부호남제일루) 큰 고을 호남에서 첫째 누각이南原

翼然日夜碧空浮(익연일야벽공부) 벌린 듯 밤낮으로 하늘에 떠서

池邊柳色姸還綠(지변류색연환록) 못가에 버들빛깔 곱게 푸르러

簾外風光散不收(염외풍광산불수) 발 밖에는 바람 빛 흩여 못 거둬

臺榭百年幽興溢(대사백년유흥일) 큰 누각에 백년을 흥 그윽 넘쳐

文章千古情遊(문장천고서정유) 글 하는 이 천년 옛 정겨워 놀아

頡頏煙景欺人目(힐항연경기인목) 올라 내려 안개 볕 사람 눈 속여

捨此名區何所求(사차명구하소구) 이 좋은 땅 두고서 어디를 찾나

 

閑山島(한산도) 한산 섬 p159-魚海勳9

陸海分離百里間(육해분리백리간) 뭍 바다 떨어지니 백리길 사이

落來何處聳靑山(락래하처용청산) 떼 오니 어디에서 솟아 푸른 산

農漁不適委閒地(농어부적위한지) 농업 어업 안 맞아 맡겨 놀린 땅

防賊常時置戍關(방적상시치수관) 도둑 막기 늘 할 때 지켜두는 곳

 

咏人之性情(영인지성정) 사람 바탕을 읊어 p201-魚海勳10

善惡從知何處尋(선악종지하처심) 착해 나빠 앎 따라 어디서 찾나

觀其行動識其心(관기행동식기심) 그 살펴 하는 짓에 그 마음 알아

茫茫天地人爲貴(망망천지인위귀) 아득하니 하늘땅 사람 높여야

如履薄氷謹守箴(여리박빙근수잠) 밟는 듯 얇은 얼음 삼가 지켜야

 

密陽夜話(밀양야화) 밀양에서 밤 얘기 p310-魚海勳11

嶺南千里爲誰來(영남천리위수래) 재 넘어 영남 천리 누굴 위해 와

舊友相逢笑面開(구우상봉소면개) 오랜 벗 서로 만나 웃는 낯 활짝

雄志無成靑眼老(웅지무성청안로) 큰 뜻이야 못 이뤄 봬 좋게 늙어

光陰如矢白頭回(광음여시백두회) 빛과 그늘 살 같아 흰머리 되니

淸宵靜裡嘆世事(청소정리탄세사) 맑은 밤 고요함에 온갖 일 꺼내

長話無端勸玉杯(장화무단권옥배) 긴 이야기 끝없이 술잔 들게 해

各住天涯情益篤(각주천애정익독) 살기 따로 하늘 끝 정 더욱 더해

鍾聲半夜夢初催(종성반야몽초최) 종소리 한밤에도 꿈 처음 꾸게

 

訪梅月堂先生遺墟(방매월당선생유허) 매월당 김시습 선생의 남긴 터를 찾아

壬申(1992) 四月 p417-魚海勳12

哲人品性賦於天(철인품성부어천) 밝은 이 마음 바탕 하늘서 받아

身世崎嶇不遇年(신세기구불우년) 몸을 두니 어렵기 해를 못 만나

宇宙英才宜點獨(우주영재의점독) 우주에 뛰어난 이 홀로 점찍어

氷霜淸節孰爭先(빙상청절숙쟁선) 얼음서리 올곧음 누가 앞 다퉈

怨含義士嘆渾世(원함의사탄혼세) 미움 품은 옳은 이 흐린 세상 탓

恨在莊陵鎖暮烟(한재장릉쇄모연) 한 있어 영월 단종 연기에 갇혀

追慕後生尋舊址(추모후생심구지) 쫓아 그려 뒤에 나 옛 터를 찾아

彷徨水石碧山前(방황수석벽산전) 거닐어 물에 돌에 푸른 산 앞이

 

過金泉直指寺(과김천직지사) 김천 직지사를 지나며 甲戌 八月 十九日

(1994 9 24) p578-魚海勳13

秋滿郊墟露滴時(추만교허로적시) 가을가득 들에 터 이슬 내릴 때

籬邊黃菊澹香遲(리변황국담향지) 울 가에 노란국화 말간 향 나긋

忽驚孤夢遠聞鴈(홀경고몽원문안) 언뜻 놀라 외론 꿈 멀리 기러기

乍遣閒愁共咏詩(사견한수공영시) 잠깐 보낸 시름에 함께 시 읊어

山寺庭前雲亦爛(산사정전운역란) 산에 절 뜰 앞에는 구름 흩어져

蘆花江畔柳如痴(로화강반류여치) 갈대꽃에 강 언덕 버들 흔들려

嶺南千里遠遊客(영남천리원유객) 재 너머 영남천리 먼데 나그네

豪宕心神顔色怡(호탕심신안색이) 실컷 놀아 마음 얼 얼굴 빛 기뻐

 

壬申八月二日丁丑 與詩友 沈赫舜 朴奭遠 嚴泰斗 任景淳 李康秀 申鍾浩 李種晳

赴密陽白日場 車中吟 (임신팔월이일정축 여시우 심혁순 박석원 엄태두 임경순 이강수

신종호 이종석 부밀양백일장 차중음) 밀양 백일장에 가는 차 안에서

渡漢江(도한강) 한강을 건너며 壬申(1992) 八月 p664-魚海勳14

柳影江光共翠微(류영강광공취미) 버들그늘 강물 빛 함께 푸르러

虹橋車渡艶秋暉(홍교차도염추휘) 구름다리 차 건너 고운 가을 빛

魚龍寂寞秋江冷(어룡적막추강랭) 물고기 가만 고요 가을 강 썰렁

白鷺隨風下上飛(백로수풍하상비) 해오라기 바람 타 내렸다 날아

 

過水原(과수원) 수원을 지나며 壬申(1992) 八月 p664-魚海勳15

江湖露滴月明時(강호로적월명시) 강 호수 이슬 적셔 달이 밝을 때

豪士吟風最適宜(호사음풍최적의) 멋 낸 이 바람 읊기 가장 맞춘 때

大野豊登生計裕(대야풍등생계유) 큰 들에 넘쳐남이 살림에 넉넉

千門萬戶共棲遲(천문만호공서지) 천의 집안 만의 집 다 깃듦 늦춰

 

漢陽懷古(한양회고) 서울의 옛날을 생각하며 p820-魚海勳16

李花飄落散東西(이화표락산동서) 오얏 꽃 떨려 지니 온데 흩어져全州李氏

禁苑無人鳥雀棲(금원무인조작서) 숨긴 뜰 사람 없어 새들 깃들어

帝里華奢烟外沒(제리화사연외몰) 임금 살아 꽃 뽐내 연기에 묻혀

龍袍榮貴夢中迷(용포영귀몽중미) 곤룡포 꽃핌 높여 꿈속 헤맴이

王孫長憶紫金闕(왕손장억자금궐) 왕손은 오래 그려 신선 대궐을

牧笛閒聞芳草堤(목적한문방초제) 목동피리 먼 들림 꽃핀 풀 언덕

樵竪傷心歌麥秀(초수상심가맥수) 나무꾼 마음 아파 맥수가 불러

村翁嘆古一吟題(촌옹탄고일음제) 들 늙은이 옛 탓해 시 하나 읊어

 

五言古風 題三春已半(오언고풍 제삼춘이반) 석달 봄에 반이 이미 지나 戊寅(1998)

二月 二十三日 p1039-魚海勳17

東風花信至(동풍화신지) 봄바람 불어 꽃 소식 닿아

顥氣滿天下(호기만천하) 맑은 날씨가 온 누리 가득

桃李冬眠覺(도리동면각) 복사 오얏 꽃 겨울잠을 깨

江柳窺春色(강류규춘색) 강에 버들이 봄 빛깔 엿봐

萬壑雪泥洋(만학설니양) 모든 골짜기 눈 녹아 넘쳐

方塘鏡面開(방당경면개) 마침 연못은 거울 낯 열어方池圓島

燒草更蘇生(소초갱소생) 불태운 잔디 다시 살아나

林鳥試倦飛(림조시권비) 숲에 새 해봐 날다 지치기

井蛙始開口(정와시개구) 우물개구리 처음 입 열어井底之蛙

苦待氣候暖(고대기후난) 몹시 기다려 날 따뜻하길

江魚躍波頭(강어약파두) 강에 물고기 물결에 뛰고

野鵲補舊巢(야작보구소) 들에 까치는 헌집을 덧대

澹島浮碧空(담도부벽공) 말갛게 섬이 하늘에 뜨고

朝烟籠江柳(조연롱강류) 아침에 연기 강 버들 감싸

村童揚紙鳶(촌동양지연) 마을 아이들 연 날려 뛰워

閨婦濯冬東(규부탁동동) 안채 아낙은 겨울 빨래해

祖國屋社後(조국옥사후) 우리나라를 잃어 닫은 뒤

西俗急轉入(서속급전입) 서녘 땅 풍속 마구 들어와

斯文庶淪喪(사문서륜상) 우리 선비 글 빠트려 없애

志士蹶然起(지사궐연기) 뜻있는 선비 벌떡 일어나

廣募靑少年(광모청소년) 널리 모으니 젊은 사람들

結社儒風(결사장유풍) 모둠을 맺어 어엿함 도와

長安設詩會(장안설시회) 서울에 두니 시 읊는 모임

松坡執左耳(송파집좌이) 송파가 지켜 사장이 됐네

群賢皆豪士(군현개호사) 여러 어진이 다들 멋 선비

詩歌共淸絶(시가공청절) 시에 노래가 함께 맑기도

奚啻林泉遊(해시림천유) 어찌 숲에 샘 놀기뿐이랴

遠遊紅塵外(원유홍진외) 멀리 노닐어 세상 밖에를

惜乎三春後(석호삼춘후) 아깝다 석 달 봄날 다음은

更待楓菊遊(갱대풍국유) 다시 기다려 단풍 국화를

海東千年史(해동천년사) 우리나라에 천년의 역사

三國多儒賢(삼국다유현) 세 나라 많아 선비 어질어

吾儕勤讀書(오제근독서) 우리들 힘써 글을 읽어서

千秋揚芳名(천추양방명) 먼 천년 날려 꽃다운 이름

 

1904 梅谿 李銓雨(1904∼1978∼) 慶州 梅谿文稿 매계 이전우  12

春日有感(춘일유감) 봄날의 느낌 回頭詩 p1-李銓雨1

春李向陽笑(춘리향양소) 봄 오얏 웃어 볕을 바라며

笑余白髮人(소여백발인) 내게도 웃어 흰 머리 라며

人生猶可惜(인생유가석) 사람 삶 외려 아깝기만 해

惜爾片時春(석이편시춘) 너를 아끼니 한쪽 한때 봄

 

百日紅(백일홍) 백일홍 連押體 p1-李銓雨2

花無十日紅(화무십일홍) 꽃에 없으니 열흘을 붉기

灼灼片時紅(작작편시홍) 불붙어 붉어 한때를 붉혀

百日紅花紅(백일홍화홍) 백일홍이라 꽃피니 붉어

他花不敢紅(타화불감홍) 다른 꽃 못해 어째 붉다해

 

元朝(원조) 설날 癸巳(1953) p2-李銓雨3

南柯噪鵲覺吾眠(남가조작각오면) 남쪽 가지 까치에 내 잠을 깨니

忽光陰五十年(숙홀광음오십년) 문득 얼른 세월에 나이 오십이

昨日靑春今白髮(작일청춘금백발) 어제같이 청춘이 오늘 백발이

嗚呼公道是誰愆(오호공도시수건) 아 이런 떳떳한 길 누구 허물이

 

隱居述懷(은거술회) 숨어 살며 품음을 p4-李銓雨4

如聾如啞一微軀(여롱여구일미구) 귀먹은 듯 벙어리 작은 몸 하나

隱在林間有若無(은재림간유약무) 숨어 있어 숲 사이 없는 듯 있어

客子來傳多少事(객자래전다소사) 손님이 와서 알려 얼마간 일을

方知世態昨今殊(방지세태작금수) 마침 안 세상 꼴은 어제와 달라

 

幽居(유거) 그윽이 살아 丙子(1936)正元 p5-李銓雨5

竹林深處一茅廬(죽림심처일모려) 대나무 숲 깊은 곳 띠 오막 하나

自愛淸幽卜此居(자애청유복차거) 저 아껴 맑아 그윽 가려 삶 여기

家計任他閨範約(가계임타규범약) 집 살림 남을 맡겨 아낙 본 맺어

社交堪笑世情踈(사교감소세정소) 모여 사귐 웃으랴 세상 뜻 드문

琴無知己抱還擲(금무지기포환척) 거문고 탈 이 없어 안아 되놓아

月許騷人用有餘(월허소인용유여) 달 하게해 시인에 읊어도 남아

悽息異鄕今十載(처식이향금십재) 슬픔 그친 다른 땅 이제 십년이

錦衣何日命歸車(금의하일명귀거) 비단 옷에 어느 날 돌아가랄까

 

解放詩(해방시) 해방의 시 乙酉(1945) 八月 p7-李銓雨6

解放高聲四海鳴(해방고성사해명) 풀려나 높은 소리 온 세상 울려

昏衢處處炬光明(혼구처처거광명) 어둔 거리 곳곳에 횃불 빛 밝혀

建旗太極呈新彩(건기태극정신채) 세운 깃발 태극기 새 무늬 드려

遇主山河含舊情(우주산하함구정) 임자 만난 산하엔 오랜 정 품어

始識英雄造時勢(시식영웅조시세) 비로소 안 영웅들 지은 때에 힘

謾敎夷狄若蒼生(만교이적약창생) 속여 시킨 오랑캐 같은 온 사람

如今此世聖人出(여금차세성인출) 오늘처럼 이 세상 성인이 나서

祖舜宗堯天下平(조순종요천하평) 으뜸 임금 요순에 온 누리 반듯

 

歎世吟(탄세음) 세상 탓해 읊으니 p8-李銓雨7

十日炎凉一日春(십일염량일일춘) 열흘 덥고 춥다가 하루 봄날이

滔滔擧世亂風塵(도도거세란풍진) 차고 넘쳐 온 세상 마구 티 바람

不知道德由來久(부지도덕유래구) 아니 알아 도덕은 내려옴 오래

但說物華輸入新(단설물화수입신) 다만 말해 물건 빛 들여와 산뜻

諤諤言論皆曰聖(악악언론개왈성) 꺼림 없는 언론은 다 일러 성인

紛紛思想互傷身(분분사상호상신) 어지러운 사상은 서로 다친 몸

箇中惟有簞瓢樂(개중유유단표락) 낱낱 속 오직 있어 단표 즐김이一簞食一瓢飮

陋巷誰能侮我貧(누항수능모아빈) 골목길에 누가 해 내 가난 얕봐

 

題茶山草堂(제다산초당) 다산초당에 康津道岩 己亥(1959)五月 落成式 p10-李銓雨8

背山臨海一高堂(배산림해일고당) 산 등져 앞엔 바다 높은 집 하나

茶老遺風百世芳(차로유풍백세방) 차 묵어 남긴 바람 백세 꽃다움

院裏雲深聽鳥樹(원리운심청조수) 담 안에 구름 깊어 듣는 새들 숲

岩間水靜觀魚塘(암간수정관어당) 바위사이 물 고요 보는 고기 못

先賢當日逍遙地(선현당일소요지) 앞 어진이 그날에 거닐던 땅이

後裔千秋記念場(후예천추기념장) 뒤에 후손 천년을 간직한 마당

欣米遠來探勝客(흔미원래탐승객) 기뻐 낸 쌀 멀리와 찾은 나그네

新興古跡倍生光(신흥고적배생광) 새로 인 오랜 자취 곱절 빛이 나

 

四月革命(사월혁명) 사월의 혁명 p11-李銓雨9

獨裁傘下叛旗橫(독재산하반기횡) 저 멋대로 폄 아래 엎을 깃발이

離脫民心極世評(이탈민심극세평) 벗어난 백성 마음 다다른 따짐

擧義京鄕流血劇(거의경향류혈극) 옳음 든 서울시골 피 흘림 너무

籠城日夜示威聲(농성일야시위성) 쌓아 지킨 낮과 밤 내보인 소리

快哉元帥潛形跡(쾌재원수잠형적) 기쁘다 으뜸머리 내빼버린 꼴

噫彼奸臣數罪名(희피간신수죄명) 아 저런 나쁜아치 여러 죄 이름

寄語當今收拾者(기어당금수습자) 부칠 말 오늘 맡아 거둬 담을 이

芟除荊棘拔根萌(삼제형극발근맹) 베 없애 가시일랑 뿌리 싹 뽑길

 

三一節(삼일절) 삼일절 p13-李銓雨10

因山當日拜宮城(인산당일배궁성) 나라 장사 그날에 궁궐에 절해고종 장례식

擧義同胞決死生(거의동포결사생) 옳음 든 같은 겨레 죽기로 살아

打倒倭仇扶社稷(타도왜구부사직) 쳐부숴 왜구 원수 나라 붙들어

宣言獨立誓神明(선언독립서신명) 널리 말 홀로서기 신명께 다짐

空拳對抗千人敵(공권대항천인적) 맨주먹 맞서 버텨 천사람 맞아

團體呼應萬歲聲(단체호응만세성) 뭉친 몸 불러 답해 만세 소리로

回顧堂堂先烈史(회고당당선열사) 돌이켜봐 떳떳함 앞 세찬 역사

莫非憂國愛民情(막비우국애민정) 없잖아 나라걱정 백성 아낀 정

 

回甲有感(회갑유감) 환갑에 느낌 甲辰(1964)正月十五日 p14-李銓雨11

世何不遇反諸己(세하불우반저기) 세상 어찌 못 만나 내게 돌이켜

不我後先生不辰(불아후선생불신) 내 아니 뒤에 먼저 난 날이 아니

誤讀詩書空付丙(오독시서공부병) 잘못 읽은 시와 서 괜히 불살라

累經桑海幾酸辛(루경상해기산신) 몇 지난 뽕밭바다 얼마나 괴롬

歲如流水年回甲(세여류수년회갑) 세월 마치 흐른 물 해 돌아 환갑

序屬新春月建寅(서속신춘월건인) 매겨 엮여 새 봄이 달 간지 인월 正月

早失爺孃孤獨子(조실야양고독자) 일찍 잃은 어버이 외로운 아이

鬱陶心事莫能申(울도심사막능신) 울컥하는 마음 일 펼 수가 없어

 

思鄕(사향) 고향생각 p31-李銓雨12

一自離家住漢陽(일자리가주한양) 한 번에 제 떠난 집 서울서 살아

浮萍身世未還鄕(부평신세미환향) 떠돌아 몸 둔 세상 고향 아니 가

殊方風土久難熟(수방풍토구난숙) 다른 쪽에 바람 흙 오래 안 익혀

故里松楸恒不忘(고리송추항불망) 고향마을 선산을 늘 잊지 못해

語莫驚征婦夢(앵어막경정부몽) 꾀꼴 소리 안 놀래 보낸 아낙 꿈

雁聲欲斷旅人(안성욕단려인장) 기럭 소리 끊이려 나그네 애가

寒燈孤館仍無寐(한등고관잉무매) 찬 등불 외론 객사 이에 잠 못 자

愁似夜長(수사환어겁야장) 시름에 마치 환어 밤 길어 깎아 깎을겁

 

1905 月浦 余東翰(1905∼) 宜寧 月浦詩稿 월포 여동한  11

秋鴈(추안) 가을기러기 p1-余東翰1

幾度山河幾度城(기도산하기도성) 몇 번 넘는 산과 강 몇 번 넘는 성

顧情彷彿故人情(고정방불고인정) 돌아보면 엇비슷 오랜 벗님 정

暮雲萬里徘徊影(모운만리배회영) 저문 구름 만 리에 그림자 오가

明月三更斷續聲(명월삼경단속성) 밝은 달의 한밤에 끊어 인 소리

 

浦港海水浴場(포항해수욕장) 포항해수욕장 p4-余東翰2

東遊滄海坐船樓(동유창해좌선루) 동쪽 가니 큰 바다 배 루에 앉아

漂渺雲山首上浮(묘운산수상부) 하늘 아득 구름 산 머리 위 둥실

驅入波濤强打岸(구입파도강타안) 몰아치는 물결 물 언덕 세게 쳐

泳遊男女便疑鷗(남녀편의구) 헤엄 놀이 남녀들 물새 쉬 놀라

消遙尤好三盃飮(요우호삼배음) 거닐기 더욱 좋아 석잔 술 마셔

避暑渾忘一日遊(피서혼망일일유) 더위 벗기 다 잊어 날 하루 놀기

浴後心神如此活(욕후심신여차활) 멱 감은 뒤 마음 얼 이리 살아나

淸閒頃刻滌塵懷(청한경각척진회) 맑혀 느긋 짧은 때 티 씻긴 가슴

 

祈南北統一(기남북통일) 남북통일을 빌며 p18-余東翰3

三八線何生我東(삼팔선하생아동) 삼팔선 어찌하여 우리한데서

鬱憤心事一般同(울분심사일반동) 답답해 성난 마음 매한가지라

夫妻姉妹分離外(부처자매분리외) 남편아내 자매로 갈려 헤진 밖

父子弟兄相失中(부자제형상실중) 아비아들 형제에 서로 잃은 속

地有百川終入海(지유백천종입해) 땅에 있는 온갖 내 끝내 바다로

天無獲日待和風(천무획일대화풍) 하늘 없어 해 챙겨 바람 기다려

五千民族同含恨(오천민족동함한) 오천만 겨레 함께 한을 품으니

南北江山願卽通(남북강산원즉통) 남북으로 강과 산 나가 뚫리길

 

望東海(망동해) 동해바다 바라보며 p25-余東翰4

連天大海水蒼靑(련천대해수창청) 하늘 닿은 큰 바다 물로 푸르러

浩蕩無涯幾歲經(호탕무애기세경) 크게 쓸려 가없이 몇 해를 지내

勢無窮波面蕩(활세무궁파면탕) 틔워 힘차 다 없는 물결 낯 흩여

望眸有限夢初醒(망모유한몽초성) 바란 눈에 끝 있어 꿈을 막 깨어

遠來無數馳船舶(원래무수치선박) 멀리 와 셀 수 없는 내닫는 배들

忽作高層起蜃坮(홀작고층기신대) 언뜻 지은 높다람 신기루 일어 蜃氣樓

綜合萬川一體(종합만천박일체) 모아 보태 모든 내 다그쳐 한 몸 핍박할박

難爲水訓正丁寧(난위수훈정정녕) 몰라도 물 가르침 정말 힘들여

 

松林滌暑(송림척서) 솔숲에서 더위 씻어 p47-余東翰5

以文會友到芳林(이문회우도방림) 글로써 벗이 모여 향기 숲에서

酷暑殘炎不敢侵(혹서잔염불감침) 무더위 남긴 더움 어쩜 못 들어

挑興傾樽常易飮(도흥경준상이음) 흥 돋움 기울인 술 늘 쉽게 마셔

才拙名句每難尋(재졸명구매난심) 서툰 재주 좋은 글 늘 찾지 못해

澗邊逝水終流海(간변서수종류해) 골짝 곁을 흐른 물 끝내 바다 가

松裡淸風伴奏(송리청풍반주금) 솔숲 속 맑은 바람 울림 함께 해

逐日相逢吾人事(축일상봉오인사) 날마다 서로 만나 우리 하는 일

晩年行樂樂尤深(만년행락락우심) 늦은 나이 즐기니 즐김 더 깊어

 

題冬至(제동지) 동지 p61-余東翰6

載陽中冬日卒寒(재양중동일졸한) 양 실려 한 겨울에 해 추위 끝내

擁爐深處避衣冠(옹로심처피의관) 난로 안겨 깊은 곳 옷갓을 벗어

忘愁無妨新醪飮(망수무방신료음) 시름 잊어 안 꺼려 새 막걸리 맛

罷睡最宜古卷看(파수최의고권간) 졸음 그쳐 딱 좋아 옛 책을 보기

海浪翻天揮峽岸(해랑번천휘협안) 바닷물 하늘 엎어 골 언덕 떨쳐

雪花遍地舞庭欄(설화편지무정란) 눈꽃으로 땅 골라 뜰 난간 날려

東君消息來何處(동군소식래하처) 봄임금 한숨 없앰 어디쯤 오나

微動春心布德寬(미동춘심포덕관) 살짝 꿈틀 봄날 맘 덕 펼침 느긋

 

登漢拏山(등한라산) 한라산에 올라 p91-余東翰7

四圍蒼海漢拏山(사위창해한라산) 빙 둘러 푸른 바다 한라산이라

疑是仙人降住間(의시선인강주간) 어찌 보면 신선이 내려와 살아

浩渺烟霞連萬里(호묘연하련만리) 넓어 아득 안개 놀 만 리 잇닿아

參差草木護群巒(참치초목호군만) 달리 불쑥 풀 나무 뭇 뫼를 지켜

景奇白鹿潭中水(경기백록담중수) 볕 뛰어난 백록담 못 가운데 물

磊落平盤地上壇(뇌락평반지상단) 돌무더기 너른 상 땅에 올린 터

回頭步步登高處(회두보보등고처) 고개 돌려 걸어서 높은 곳 올라

眼下乾坤鏡裡攀(안하건곤경리반) 눈 아래 하늘땅이 거울 속 오름

 

() p120-余東翰8

百藥之中酒亦嘗(백약지중주역상) 온갖 약 가운데서 술 또한 맛봐

味兼甘苦氣尤揚(미겸감고기우양) 아우른 맛 달고 써 기운 더 올려五味 五氣

半酣時刻心愉快(반감시각심유쾌) 반쯤 즐긴 때에는 마음 즐겁고花看半開 酒飮微

節飮平生壽益長(절음평생수익장) 줄여 마신 한 삶은 오래도 살아

綠蟻浮樽香已動(녹의부준향이동) 술구더기 뜬 술통 향 이미 살아술에 뜨는 밥알

紅潮滿面老還忘(홍조만면로환망) 발그레 얼굴 가득 늙어야 잊어

元來此物交人用(원래차물교인용) 워낙에 이런 물건 사람 사귀려

愼勿如泥醉或狂(신물여니취혹광) 삼가 마라 푹 빠져 취해 날뛰기

 

紅島卽景(홍도즉경) 홍도의 경치 p206-余東翰9

晩潮漲溢碧於藍(만조창일벽어람) 늦 밀물 불어 넘쳐 푸름 쪽보다

萬紫千紅日色酣(만자천홍일색감) 모든 보라 온 붉음 햇살을 즐겨

我欲百年今七五(아욕백년금칠오) 내 바라는 백년에 이제 칠십오

時維四月過春三(시유사월과춘삼) 때 매이니 사월에 삼월 봄 지나

雲林鶴舞仙蹤秘(운림학무선종비) 구름숲 학이 춤춰 신선 땅 숨겨

石窟船遊別界探(석굴선유별계탐) 바위굴 배는 다녀 딴 세상 찾아

憑問武陵何處是(빙문무릉하처시) 물어보는 무릉은 어디가 맞나

碧山無答意難堪(벽산무답의난감) 푸른 산 답이 없어 뜻함을 몰라

 

觀陟州東海碑(관척주동해비) 삼척의 동해비를 보고 p267-余東翰10

絶壁屹然臨海碑(절벽흘연임해비) 깎인 벼랑 우뚝이 바다 나선 비

登如天上步履履(등여천상보리리) 오르니 마치 하늘 걸어서 밟아

舒嘯望前景(의고서소망전경) 언덕 기대 읊으며 앞을 바라봐

古跡悠悠感不移(고적유유감불이) 옛 자취 아득해도 느낌 안 떠나

 

登六忠臣墓園(등육충신묘원) 사육신 무덤 뜰에 올라 鷺梁江岸 p292-余東翰11

六臣園裡作淸遊(육신원리작청유) 사육신묘 동산 속 맑은 놀이해

樹葉丹黃已晩秋(수엽단황이만추) 나뭇잎 울긋불긋 이미 늦가을

露含菊花粧石砌(로함국화장석체) 이슬 품은 국화꽃 꾸며논 섬돌

鴈下沙汀向江洲(안하사정향강주) 기러기 내린 물가 강에 모래섬

山川不變依前態(산천불변의전태) 산천은 안 바뀌어 옛 모습대로

碑碣無言帶舊愁(비갈무언대구수) 빗돌은 말이 없이 옛 시름 띠어

追友吟觴談笑地(추우음상담소지) 벗 쫓아 읊고 마셔 웃어 얘기해

於焉落照掛簷頭(어언낙조괘첨두) 어느덧 지는 빛이 처마에 걸려

 

1905 東隱 白仁鉉(1905∼ ) 水原 隋城世稿 附東隱私稿 동은 백인현  10

春雨(춘우) 봄비 江南詩社 p3-白仁鉉1

萬物蘇生春雨中(만물소생춘우중) 모든 게 다시 살아 봄비 가운데

河川到處水聲同(하천도처수성동) 강 시내 발 닿는 곳 물소리 한결

氣溫蘭砌將生碧(기온란체장생벽) 날 따뜻 난초 섬돌 푸름 돋으려

寒盡梅盆欲吐紅(한진매분욕토홍) 추위 다한 매화 분 붉음 뱉으려

門柳生眉含翠色(문류생미함취색) 문에 버들 눈썹 나 푸름 머금어

麥波成海送輕風(맥파성해송경풍) 보리물결 바다 돼 산들바람 나

千山景色群芳艶(천산경색군방염) 산마다 볕 난 빛깔 여러 꽃 고와

共句彼蒼謝大功(공구피창사대공) 글귀 함께 저 푸름 큰 공 고마워

 

與友共吟(여우공음) 벗과 더불어 같이 읊어 p25-白仁鉉2

共坐炎天白日長(공좌염천백일장) 같이 앉은 더운 날 한낮 해 길어

別開詩席樹蒼蒼(별개시석수창창) 따로 열린 시 자리 나무 푸르러

時臨淸澗堪消暑(시림청간감소서) 때 닿아 맑은 골짝 더위 사라져

風動空林自送涼(풍동공림자송량) 바람 살랑 빈숲이 절로 시원해

萬古浮生如一粟(만고부생여일속) 오랜 옛 떠도는 삶 좁쌀 한 알이

千秋閱劫似三桑(천추열겁사삼상) 천년을 세월 살펴 뽕나무 셋이

猝然謀酒多窘事(졸연모주다군사) 갑자기 술 마시랴 하도 막힌 일

如負名園好景光(여부명원호경광) 덮은 듯 이름난 뜰 좋은 볕빛에

 

避暑江亭(피서강정) 더위 벗는 강가 정자 p49-白仁鉉3

酷暑如炎訪此亭(혹서여염방차정) 몹쓸 더위 찌는 듯 찾은 이 정자

無邊積水一光靑(무변적수일광청) 끝도 없이 쌓인 물 빛 하나 푸름

負金黃鳥啼楊柳(부금황조제양류) 황금 두른 꾀꼬리 울어 버들에

似雪白鷗下浦汀(사설백구하포정) 백설 같은 갈매기 내려 갯물 가

數曲樵歌自山出(수곡초가자산출) 몇 가락 초동노래 산에서 나고

一聲漁笛隔江聽(일성어적격강청) 한소리 어부피리 강 너머 들려

農家望雨君知否(농가망우군지부) 농삿집 비 바라기 그대 아는가

還愧斯筵醉復醒(환괴사연취부성) 되 부끄러 이 자리 취해 다시 깨

 

白蓮寺端午(백련사단오) 백련사의 단오 p50-白仁鉉4

早發楊州到漢陽(조발양주도한양) 일찍 나서 양주를 서울에 닿아

時方端午日長長(시방단오일장장) 때마침 단옷날에 날이 길어져

題詩勝地地生色(제시승지지생색) 시 지어 빼어난 땅 땅은 빛이나

携酒靑山山亦香(휴주청산산역향) 술 들고서 푸른 산 산 또한 내음

自古人情多苦樂(자고인정다고락) 예로부터 사람 정 괴롬과 즐김

元來天理有興亡(원래천리유흥망) 워낙 오며 하늘 도 일어나 잃어

施紅落日西天掛(시홍락일서천괘) 발개져서 지는 해 서녘에 걸려

題軸溪邊覺爽涼(제축계변각상량) 시 지어놔 시냇가 시원함 깨쳐

 

偶吟(우음) 뜻밖에 읊어 p62-白仁鉉5

學海多年功不成(학해다년공불성) 배움 바다 많은 해 공을 못 이뤄

有誰相慰我心情(유수상위아심정) 뉘 있어 서로 달래 우리 마음을

杜翁曾作千篇律(두옹증작천편율) 두보는 일찍 지어 천 편의 운율

秦帝何營萬里城(진제하영만리성) 진시황 어찌 꾸려 만 리의 성을

半世窮經徒費力(반세궁경도비력) 반쯤 삶 막힘 거쳐 괜한 힘을 써

淸宵有月最多情(청소유월최다정) 맑은 밤 달이 있어 가장 정겨워

暮年此會非空事(모년차회비공사) 저무는 해 이 모임 빈 일 아니어

我慕蘭亭萬古名(아모란정만고명) 내 그리니 난정을 먼 오랜 이름蘭亭

 

檀祖祭享頌詩(단조제향송시) 단군 할아버지 제사를 기리는 시 p87-白仁鉉6

始祖檀君降我東(시조단군강아동) 첫 할아비 단군이 우리 동방에

治民以德執其中(치민이덕집기중) 다스리니 덕으로 떳떳함 지녀

千年王化會均及(천년왕화회균급) 천년을 임금 됨에 고르게 모아

一國衆生皆說功(일국중생개설공) 한 나라 많은 백성 다 공을 말해

忠孝精神成礎石(충효정신성초석) 충성효도 알뜰 얼 주춧돌 이뤄

詩書遺業誦儒風(시서유업송유풍) 시와 서 남겨진 일 외니 선비풍

昇平日月至今續(승평일월지금속) 태평세상 해와 달 이제껏 이어

長使江山瑞氣同(장사강산서기동) 오래갈 강산에는 잘될 기운이

 

餞春(전춘) 봄을 보내며 p91-白仁鉉7

欲送良春訪此(욕송량춘방차고) 보내려해 좋은 봄 이 언덕 찾아

群賢畢至詠聲高(군현필지영성고) 뭇 어진이 죄다 와 읊어 소리 커

迎賓先進淸涼飮(영빈선진청량음) 손님맞이 앞서가 맑음을 마셔

對酌何關雜穀醪(대작하관잡곡료) 마주 딸아 뭘 따져 섞인 막걸리

多恨浮生忙裏老(다한부생망리로) 많은 한 떠돈 삶에 바삐 늙어가

無情歸駕暮中勞(무정귀가모중로) 정 없이 돌린 발길 저묾에 지쳐

綠陰芳草靑邱地(녹음방초청구지) 푸른 그늘 향긋 풀 푸른 언덕 땅

借酒紅顔帶氣豪(차주홍안대기호) 술 빌어 붉은 얼굴 기운참 띄어

 

七七生朝雅會(칠칠생조아회) 일흔일곱 생일날 글 모임 p97-白仁鉉8

酒熟山亭四月天(주숙산정사월천) 술 익는 산에 정자 사월의 날씨

迎賓棗洞綠陰邊(영빈조동녹음변) 손님 맞는 대추 골 푸른 그늘 가

殘花落地紅成雨(잔화락지홍성우) 남긴 꽃 떨어진 땅 붉음이 비 돼

細草生芽翠似煙(세초생아취사연) 가는 풀 돋아난 싹 푸름은 연기

觴詠消愁爲本業(상영소수위본업) 술과 시 시름 없애 하는 일 되고

桑麻寄跡樂淸緣(상마기적락청연) 뽕과 삼 붙인 자취 맑은 삶 즐겨

珍羞未供心雖愧(진수미공심수괴) 맛난 것 못 드려서 마음 부끄러

意在相謀一日仙(의재상모일일선) 뜻을 둬 서로 꾀해 하루라 신선

 

扶餘白馬江(부여백마강) 부여 백마강 p120-白仁鉉9

泗沘樓頭卜此遊(사비루두복차유) 사비루 누각 머리 이 자리 놀아

前朝古史一光流(전조고사일광류) 앞 왕조 옛날 역사 빛 하나 흘러

釣龍臺上雲空邃(조룡대상운공수) 용을 낚은 대 올라 구름에 깊어

白馬江中水自悠(백마강중수자유) 백마강 강물 속은 물 절로 아득

百濟文草藏彼岸(백제문초장피안) 백제나라 글 지어 저 언덕 숨겨

扶餘古跡在斯洲(부여고적재사주) 부여 땅 옛 자취는 이 섬에 있어

落花巖下溶溶濤(낙화암하용용도) 낙화암 바위아래 물결 넘실대

幾洗芳魂未盡愁(기세방혼미진수) 몇 씻어 꽃다운 넋 못 다할 시름

 

泛舟漢江仲伏辰(범주한강중복신) 중복 날 한강에 배 띄워 p146-白仁鉉10

丙火揚威仲伏辰(병화양위중복신) 불기운 올라 떨쳐 가운데 복날

煙波萬里泛舟新(연파만리범주신) 안개물결 만 리에 배 띄워 산뜻

綠陰似海蚕頭岸(녹음사해잠두안) 푸른 그늘 바다라 내민 언덕이

勝友如雲纛島津(승우여운둑도진) 빼난 벗 구름처럼 뚝섬 나루에

一曲長江流未盡(일곡장강류미진) 한 구비 기다란 강 흘러 못 다해

六臣寃恨尙無伸(육신원한상무신) 여섯 신하 눌린 한 높여 못 펼쳐

心翁不惜千金宴(심옹불석천금연) 마음엔 아니 아껴 천금의 잔치

能使群賢洗暑塵(능사군현세서진) 시켜 해 뭇 어진이 더위 티 씻게

 

1908 一默 蔡仁植(1908∼1990) 仁川 硏眞齋叢藁 일묵 채인식  10

詠天惠堂(영천혜당) 천혜당을 읊어丙申(1956)-蔡仁植1

不欺其心穩聽天(불기기심온청천) 아니 속인 그 마음 하늘 느긋함

聽天方認有天惠(청천방인유천혜) 하늘 받아 딱 알아 그대로 있어

病情藥理誠機要(병정약리성기요) 앓는 뜻 낫게 함은 정성 드려야

問爾何知設此堂(문이하지설차당) 네게 물어 뭘 알아 이 집을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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毛髮頂踵箇箇天(모발정종개개천) 머리끝서 발꿈치 낱낱 다 하늘

陰陽虛實孰非天(음양허실숙비천) 음양에 비어 참이 뉘 아니 하늘

欠剩正邪名爲病(흠잉정사명위병) 적고 남음 잘잘못 이름 병이 돼

攻補分秤善補天(공보분칭선보천) 쳐서 기움 약저울 잘 도운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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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德元來天下惠(대덕원래천하혜) 커다란 덕 워낙에 온 누리 베풂

小才安道療人惠(소재안도료인혜) 작은 재주 편한 길 낫게 해 베풂

粗工求食因成惡(조공구식인성악) 거친 일 먹기 찾아 이룸에 나빠

擧世滔滔孰施惠(거세도도숙시혜) 온 세상 넓어 넘쳐 누가 베풂 펴

()

萬戶長安闢此堂(만호장안벽차당) 많은 집의 서울에 이 집을 열어

笑他烏有說堂堂(소타오유설당당) 남 비웃음 있으랴 말씀 의젓해

石金花草囊多少(석금화초낭다소) 돌에 쇠에 꽃 풀에 주머니 얼마

求劒索驥坐守堂(구검색기좌수당) 엄벙 찾는 천리마 앉아 지킨 집刻舟求劍

 

牛耳洞野遊絶句三首(우이동야유절구삼수) 우이동 들놀이 절구 셋戊戌春-蔡仁植2

去年遊北是年南(거년유북시년남) 지난해 북쪽가고 올해엔 남쪽

靈境淸泉勝洒甘(령경청천승쇄감) 신령한 땅 맑은 샘 빼난 물 달아

墨客已知春事晩(묵객이지춘사만) 글 선비 이미 알아 봄날 일 늦어

尋花更問柳眠三(심화갱문류면삼) 꽃 찾아 다시 물어 버들 잠 세 번

 

松溪奇絶會東南(송계기절회동남) 솔 시내 뛰어난 볕 동남쪽 모아

乍得淸閒遠苦甘(사득청한원고감) 잠깐 얻은 맑은 틈 쓰고 닮 멀리

餘興漸深詩亦一(여흥점심시역일) 남은 흥 차츰 깊어 시 또한 하나

遊情難盡洒行三(유정난진쇄행삼) 노는 뜻 다 못해서 뿌려 가기 셋

 

名山淑氣北而南(명산숙기북이남) 이름난 산 맑은 기 북쪽과 남쪽

五百繁華一夢甘(오백번화일몽감) 오백년 뒤섞인 꽃 꿈 하나 달아

憂國何人埋是土(우국하인매시토) 나라 걱정 어떤 이 이 땅에 묻혀

鵑啼花落屬春三(견제화락속춘삼) 두견 울어 꽃이 져 엮인 삼월 봄

 

巴里長書碑紀念韻(파리장서비기념운) 파리장서 비석을 기리며-蔡仁植3

長書偉績巨碑成(장서위적거비성) 긴긴 글 거룩하니 큰 빗돌 이뤄

槿域重看瑞日明(근역중간서일명) 나라 땅 거듭 보니 좋은 날 밝아

萬國當年雷一響(만국당년뢰일향) 모든 나라 그 해에 우레 한 울림

千秋大義士聯名(천추대의사련명) 오랜 세월 큰 옳음 선비들 이름

鴻溝南北應將合(홍구남북응장합) 기러기 내 남북을 으레 보태려

鯨海波濤敢復生(경해파도감복생) 고래 바다 물결 읾 어째 살려내

晩向忠園齊拍手(만향충원제박수) 늦게 선 충성 뜨락 손 모아 손뼉

天高地此時情(천고지활차시정) 하늘 훌쩍 땅 활짝 이때 드는 정

 

秋江泛舟(추강범주) 가을 강에 배 띄워甲辰(1964)-蔡仁植4

汎汎秋船在鷺江(범범추선재로강) 띄워 뜬 가을날 배 백로 강에서鷺梁津

會文何客倒淸缸(회문하객도청항) 글 모임 웬 나그네 맑은 독 비워

晩來殘雨催黃菊(만래잔우최황국) 늦게 오는 남은 비 들국화 닦달

百死貞忠鎭我邦(백사정충진아방) 백번 죽어 곧은 맘 이 나라 눌러死六臣

談笑中間詩亦一(담소중간시역일) 웃어 얘기 하는 새 시 또한 하나

閒忙界裏釣垂雙(한망계리조수쌍) 바쁜 틈에 경계 속 낚시 둘 내려

數聲柔櫓斜陽近(수성유로사양근) 몇 소리 부드런 노 비낀 볕 곁에

水國風光盡入窓(수국풍광진입창) 물나라에 바람 빛 창에 다 들어

 

金笠追慕碑韻(김립추모비운) 김삿갓 추모비에-蔡仁植5

逃名一笠穩遮陽(도명일립온차양) 이름 숨겨 한 삿갓 해 가려 나아

冤恨應隨天地長(원한응수천지장) 원통 한 으레 따라 하늘땅 멀리

古閥文章開玉局(고벌문장개옥국) 옛 큰 집안 글 떨쳐 옥의 판 벌려

百年行止任萍鄕(백년행지임평향) 한 백년 가다 멎다 시골 떠돌아

飄飄身勢誰能識(표표신세수능식) 휘날림에 몸 뻗어 누가 알건가

落落璣珠在處芳(낙락기주재처방) 떨어뜨린 옥구슬 머문 꽃다움

咳唾還如鍾鼎重(해타환여종정중) 기침해 돌아올 듯 받듦 무거워

淸香不沫永難忘(청향불말영난망) 맑은 향내 안 꺼져 오래 못 잊어

 

佛國寺(불국사) 불국사丁巳(1977)-蔡仁植6

千章古木裏(천장고목리) 천의 글이 돼 오랜 나무 속

金碧影橫斜(금벽영횡사) 금빛 푸른 빛 그림자 비껴

光浴扶桑日(광욕부상일) 빛살에 씻겨 돋아나는 해

彩連石窟霞(채련석굴하) 빛깔 이어져 바위굴 노을

車塵靈境滿(거진령경만) 수레 먼지로 신령 땅 채워

佛宇世情加(불우세정가) 부처 집 덧대 세상 물정이

點綴新羅史(점철신라사) 찍혀 꿰매니 신라의 역사

堪將世界誇(감장세계과) 견뎌 앞으로 세계에 자랑

 

三一節有感(삼일절유감) 삼일절에戊午(1978)-蔡仁植7

草木山河共泣侵(초목산하공읍침) 풀 나무에 산하에 함께 울음이

民魂鼓發此時尋(민혼고발차시심) 백성의 넋 울려 펴 이때를 찾아

聲轟祖國三千里(성굉조국삼천리) 소리 울림 내나라 삼천리 땅에

寃訴全球億兆心(원소전구억조심) 원통 알림 온 누리 모든 이 마음

敵布長蛇殲欲盡(적포장사섬욕진) 왜적 펼친 장사진 몽땅 죽이려

手無寸鐵義何深(수무촌철의하심) 손씀 없어 쇠 무기 옳음이 깊어

邦家日月因光復(방가일월인광복) 나라 세월 해와 달 빛을 되찾아

緬憶雄圖永不禁(면억웅도영불금) 이을 생각 큰 꾀함 오래 못 막아

 

內藏山(내장산) 내장산己未(1979)-蔡仁植8

古木千年寺(고목천년사) 오랜 나무에 천년의 절이

春風百濟郊(춘풍백제교) 봄날의 바람 백제 성 바깥

泉飛鳴畵閣(천비명화각) 샘물 날리어 그림 집 울려

霞滴纈雲巢(하적힐운소) 노을 방울져 물든 구름집 홀치기염색힐

笑語群山動(소어군산동) 웃긴 이야기 뭇 산이 들썩

歌謠淑氣交(가요숙기교) 노래 부르니 말쑥함 걸쳐

可憐仙與佛(가련선여불) 아까울만해 신선과 부처

等是一浮泡(등시일부포) 이렇게 같기 뜬 거품 한 닢

 

紅島泛月(홍도범월) 홍도에 달이 떠己未(1979) 閏六月-蔡仁植9

島紅山黑一帆斜(도홍산흑일범사) 섬 붉어 산은 검어 돛 하나 비껴

鰲背鯨濤不見涯(오배경도불견애) 자라 등 고래물결 물가 아니 봬

大道由人須自正(대도유인수자정) 큰 도는 사람 따라 꼭 바름에서

眞源在我莫云遐(진원재아막운하) 참 근원 내게 있어 멀다 말마라

凌波老石疑金佛(릉파로석의금불) 물결 탄 늙은 바위 금부처 아냐

返照蒼崖總紫霞(반조창애총자하) 되 비쳐 푸른 벼랑 다 보라노을

枕有淸風窓有月(침유청풍창유월) 베개 베 맑은 바람 창엔 달 있어

百年千地更何加(백년천지갱하가) 백년을 천의 땅에 다시 뭘 보태

 

泊永宗島(박영종도) 영종도에 배를 대며-蔡仁植10

大陸蒸蒸六月炎(대륙증증육월염) 뭍에 땅은 찌고 쪄 유월 무더위

海噓淸爽吹纖纖(해허청상취섬섬) 바다 불림 시원함 불어 가늘게

百靈護地烟霞積(백령호지연하적) 온갖 신령 감싼 땅 안개 놀 쌓여

孤島呑波岸磧尖(고도탄파안적첨) 외론 섬 삼킨 물결 기슭 돌 뾰족

應月虧盈潮有信(응월휴영조유신) 맞은 달 줄어 채워 물 밀림 믿겨

隨風低仰世多塵(수풍저앙세다진) 바람 따라 높낮아 세상 많은 티

長霖激浪高三尺(장림격랑고삼척) 오랜 장마 물결쳐 높이가 석자

片帆歸吟未暇籤(편범귀음미가첨) 기운 돛 가며 읊어 틈 못내 뽑기

 

1909 信齋 李壽源(1909∼1995) 古阜 信齋集 신재 이수원  11

詠白鷺(영백로) 해오라기信齋集 p1-李壽源1

一塵不染走平生(일진불염주평생) 한 티끌 아니 물듦 한 삶을 달려

蓼月寒江遠世情(료월한강원세정) 여뀌 달에 찬 강에 세상 정 멀리

玉潔氷淸飜白日(옥결빙청번백일) 옥 깨끗 얼음 맑음 한낮 해 번뜩

天長波帶新晴(천장파활대신청) 긴 하늘 물결 트여 새로 갬 둘러

明沙暖渚依烟宿(명사난저의연숙) 흰 모래 따뜻 물가 연기에 잠자

細雨斜風立水聲(세우사풍립수성) 가는 비 비낀 바람 물소리에 서

鳥鴈相隨同飮啄(조안상수동음탁) 새 기러기 서로들 함께해 먹기

渾忘落照暮山橫(혼망락조모산횡) 온통 잊어 지는 빛 저녁 산 걸쳐

 

謹輓純貞孝皇后崩逝(尹氏)(근만순정효황후붕서(윤씨)) 丙午正月信齋集 p73-李壽源2

純宗先逝劫塵中(순종선서겁진중) 순종임금 먼저 가 오랜 티끌 속

后遂悲崩舊帝宮(후수비붕구제궁) 황후 따라 슬피 떠 옛 황제궁궐

史冊謹編星位德(사책근편성위덕) 역사책 삼가 엮어 별자리 덕에

慟誄母臨功(유함통뢰모림공) 남긴 함 서러운 글 모후 앞에 일 서럽게울통 뇌사뢰

隧雲漠漠城全鎖(수운막막성전쇄) 길에 구름 아득해 성안 다 잠겨 길수

木凄凄殿若空(목처처전약공) 비원 나무 쓸쓸해 전각 빈 듯이 땅이름어

幽原金谷路(동소유원금곡로) 동쪽 봐 그윽한 들 금곡 가는 길 향할소

萬人窅泣眼無窮(만인요읍안무궁) 모든 이 움펑 눈물 바램 끝없어 움펑눈요

 

讚安重根義士(찬안중근의사) 안중근 의사를 기리며信齋集 p93-李壽源3

霜朝濱驛砲聲轟(상조빈역포성굉) 서리아침 하얼빈역 총소리 울려

快戮伊藤壯志成(쾌륙이등장지성) 잘 죽이니 이등박문 큰 뜻함 이뤄

流血斃屍橫地倒(유혈폐시횡지도) 흐르는 피 넘긴 주검 땅 질러 박혀

冷肝殘敵爽魂驚(랭간잔적상혼경) 서늘한 간 남은 원수 넋 철렁 놀래

堂堂確立春秋義(당당확립춘추의) 의젓하여 굳게 세워 춘추에 옳음

赫赫長垂竹帛名(혁혁장수죽백명) 붉게 밝아 긴 드리움 역사에 이름

也是英靈仍不散(야시영령잉불산) 또한 이리 빼어난 얼 아니 흩어져

儼然來護槿邦氓(엄연래호근방맹) 어엿하게 와서 지켜 이 나라 백성

 

元宵 二絶(원소 이절) 정월 보름밤 절구 둘信齋集 p109-李壽源4

幷筵老少盡歡容(병연노소진환용) 자리함께 모든 사람 다 기쁜 얼굴

共賦元宵興味濃(공부원소흥미농) 함께 읊어 대보름 밤 맛 일어 짙어

九陌連燈花市爛(구맥련등화시란) 아홉 거리 잇닿은 등 꽃 저자 활짝

千門看月馬蹄從(천문간월마제종) 일천 개 문 달을 바래 말발굽 쫓아

 

續吟(속음) 이어 읊어

新歲新禧慶賀初(신세신희경하초) 새해엔 새로운 복 비로소 빌어

主人款曲挽歸車(주인관곡만귀거) 임자는 갸륵함에 수레 못 가게

歌鍾連夜如超世(가종련여여초세) 노래 소리 이은 밤 세상 넘은 듯

觴咏同筵共看書(상영동연공간서) 술로 읊어 한자리 함께 보는 글

 

三一節 於芝岡宅(삼일절 어지강댁) 삼일절 지강댁에서信齋集 p109-李壽源5

太極旗翻萬歲呼(태극기번만세호) 태극기를 펄럭여 만세를 불러

感懷今日與人俱(감회금일여인구) 품은 느낌 오늘은 사람 함께해

排他思想猶爲患(배타사상유위환) 남 물리칠 생각을 외려 걱정해

自決精神不可無(자결정신불가무) 스스로 틜 마음 얼 없을 수 없어

氣數曾空難忍也(기수증공난인야) 기운 몇 일찍 비어 참기 어려워

邦家回泰右光夫(방가회태우광부) 나라 찾아 편해져 도우는 빛이

島夷纔服鴻溝割(도이재복홍구할) 섬 오랑캐 막 꿇려 물로 나뉘니楚漢

擊破須要合智愚(격파수요합지우) 쳐서 깨기 꼭 해야 모두 합쳐서

 

驚蟄吟(경칩음) 경칩을 읊어信齋集 p109-李壽源6

孰云萬物理相齊(숙운만물리상제) 누가 일러 모든 것 이치 다 같아

夢覺莊園更訝奚(몽각장원갱아해) 꿈을 깬 풀의 동산 다시 놀라랴

花性自同荊棘樹(화성자동형극수) 꽃 바탕 절로 같아 가시 난 나무

藥香偏貯麝麋臍(약향편저사미제) 약 향기 쏠려 쌓여 향노루배꼽 사향노루사 큰사슴미

森羅氣像開新景(삼라기상개신경) 빽빽 널린 힘찬 몸 새론 볕 열려

躍動生靈入品題(약동생령입품제) 뛰어 움틀 생명력 저마다 들어

驚蟄日寒蟲反蟄(경칩일한충반칩) 경칩날이 차가워 벌레 되 숨어

靜中唯聽午呼鷄(정중유청오호계) 고요 속 오직 들어 낮에 우는 닭

 

綠肥紅瘦(록비홍수) 푸름 살찌고 붉음 여위어信齋集 p139-李壽源7

相逢拭眼靑(상봉식안청) 서로 만나서 눈 닦아 푸름

情話喜堪聽(정화희감청) 정겨운 얘기 기뻐 귀담아

卓卓君如鶴(탁탁군여학) 높고 높아서 그대 학 같고

浮浮我似萍(부부아사평) 떠서 떠돌아 나는 부평초

何嫌言善譃(하혐언선후) 어찌 싫어해 말 좋고 나빠 망령된말후

惟願醉無醒(유원취무성) 오직 바라니 취해 안 깨길

娓娓淸談續(미미청담속) 힘을 쓴다며 맑은 말 이어 장황할미

去復停(음공거부정) 읊는 지팡이 가다 다시 서

 

謾吟(만음) 그냥 읊어信齋集 p212-李壽源8

人生百代幾多豪(인생백대기다호) 사람살이 백대에 호걸 얼마나

餞迓中間摠苦勞(전아중간총고로) 보냄 맞이 하는 새 모두 괴론 일

舊友相逢懷益緊(구우상봉회익긴) 옛 친구 서로 만나 생각 더 얽어

新年共賀韻初高(신년공하운초고) 새해라 함께 빌어 소리 첫 높이

登樓相喜開靑眼(등루상희개청안) 누 올라 서로 기뻐 반겨서 맞아

對鏡偏憎暎白毛(대경편증영백모) 거울 마주 밉기만 흰 터럭 비쳐

唯願割溝歸一統(유원할구귀일통) 오직 바램 갈린 땅 하나로 하기

咸熙南北盛時遭(함희남북성시조) 모두 빛낼 남과 북 만날 한창 때

 

金剛蓬萊楓岳皆骨一山而四時異名(금강봉래풍악개골일산이사시이명)

금강 봉래 풍악 개골 산 하나에 철마다 다른 이름信齋集 p224-李壽源9

金剛別有異稱名(금강별유이칭명) 금강산 달리 있어 불린 딴 이름

楓岳蓬萊亦好評(풍악봉래역호평) 풍악산에 봉래산 또한 좋게 말

尤愛毘盧峰上觀(우애비로봉상관) 더욱 아낀 비로봉 봉 올라 살펴

最奇皆骨雪中明(최기개골설중명) 가장 빼난 개골산 눈 속에 밝아

千秋神秘雖可解(천추신비수가해) 천의 세월 숨겨짐 비록 알지라

四郡江山勢互縈(사군강산세호영) 네 곳 군에 강과 산 서로들 얽혀

幾過仙人胸次爽(기과선인흉차상) 몇몇 지낸 신선들 가슴이 시원

逍遙物外俗身輕(소요물외속신경) 거닐어 세상 밖을 속세 몸 가뿐

 

入長安寺吟七絶(입장안사음칠절) 장안사에 들어信齋集 p224-李壽源10

長安寺建大伽藍(장안사건대가람) 장안사 절 세우니 커다란 절이

惠房初創釋子談(혜방초창석자담) 혜방스님 첫 지음 스님들 말이

矗矗群峯如向揖(촉촉군봉여향읍) 곧추선 뭇 봉우리 바란 듯 읍해

檜林簇簇水淡淡(회림족족수담담) 전나무 숲 모여서 물은 멀건 해

 

麻衣太子墓(마의태자묘) 마의태자 무덤信齋集 p229-李壽源11

麻衣太子墓(마의태자묘) 삼베옷 태자 묻힌 무덤이

何在涅槃山(하재열반산) 어찌 있는지 열반이란 산

新羅衰運日(신라쇠운일) 신라 나라 운 여려지는 날

削髮學僧頑(삭발학승완) 머리 깎고서 중이 되었게

 

1909 靑吾 林平(1909∼ ) 扶安 靑吾詩集 청오 임평  13

廣寒樓(광한루) 광한루 p5-林平1

湖南勝地廣寒樓(호남승지광한루) 호남 땅에 빼난 곳 광한루 누각

樓在湍流蓼水頭(루재단류료수두) 누각엔 여울 흘러 여뀌 물 어귀

禪院寺鍾心自釋(선원사종심자석) 선원사 절 종소리 마음 내 풀려

蛟龍山景眼難收(교룡산경안난수) 교룡산 산에 볕빛 눈을 못 떼네

誰摸天上雙星說(수모천상쌍성설) 뉘 더듬어 하늘 위 두 별을 말해

爾種人間萬世愁(이종인간만세수) 너희 같은 사람들 온 세상 시름

烏鵲橋邊楊柳堡(오작교변양류보) 오작교 다리 곁에 버드나무 둑

春香廟在更何求(춘향묘재갱하구) 춘향사당 있는 곳 또 어찌 찾아

 

俗離山(속리산) 속리산 p7-林平2

丈夫松畔俗離山(장부송반속리산) 의젓한 소나무 곁 속리산에는

疑是仙區在此間(의시선구재차간) 신선인가 싶은 땅 이 사이 있어

一柱門前僧語細(일주문전승어세) 일주문 문 앞에는 스님 말 속닥

八相殿下佛鍾閒(팔상전하불종한) 팔상전 전각아래 절에 종 느긋

福泉因果君能認(복천인과군능인) 복천암 그러해서 그대 알만해

法住由來我不關(법주유래아불관) 법주사 내려오니 나는 괜찮아

文壯臺非今極樂(문장대비금극락) 문장대 아니라도 이제는 극락

夕陽投筆客(석양투필객공환) 저녁볕에 붓을 놔 길손 짚어가

 

四一九革命(사일구혁명) 4 19 혁명 p28-林平3

古來王者以民天(고래왕자이민천) 예부터 임금이란 백성 하늘로

原理平行大自然(원리평행대자연) 워낙 이치 나란해 커다란 자연

只恥國分三八線(지치국분삼팔선) 부끄럼 나라 나눈 삼십팔도선

猶懽史有五千年(유환사유오천년) 외려 기쁨 역사로 오천년이 돼

人間富貴誰能占(인간부귀수능점) 사람에 부함 귀함 누가 알려나

世上功名爾獨專(세상공명이독전) 세상에 이룬 이름 너 홀로 오롯

義擧學生蜂起處(의거학생봉기처) 옳음 든 배우는 이 벌떼 일어나

勢如燈火掛風前(세여등화괘풍전) 세차기 등불 같아 바람 앞 걸려

 

自歎(자탄) 스스로를 탄식하며 我生日不招友而反受他牒 p52-林平4

浮萍踪跡幾春秋(부평종적기춘추) 떠돈 세상 발자국 몇 번 봄가을

纔到孤村任去留(재도고촌임거류) 겨우 온 외딴마을 떠나 머물다

君子安貧天地理(군자안빈천지리) 군자에 가난 놓임 하늘땅 도리

達人知命古今愁(달인지명고금수) 다다른 이 할일 앎 옛 이제 시름

寧負道家黃石學(녕부도가황석학) 차라리 진 도학가 황석공 배워

願從仙界赤松遊(원종선계적송유) 바램 쫓아 신선 땅 적송자 놀이

羨哉李友金朋宅(선재이우김붕댁) 부러워라 이씨 벗 김씨 친구 집

孝子賢孫在後頭(효자현손재후두) 효자에 착한 손자 뒤에 줄이어

 

新聞(신문) 신문報紙(newspaper)新聞(news) p57-林平5

誰能考案創新聞(수능고안창신문) 누가 해 만들었나 신문을 지어

報道關門爾拔群(보도관문이발군) 널리 알림 길목에 너는 뛰어나

對峠官權難妥協(대치관권난타협) 맞서 버텨 공권력 힘든 줄 당김

始源史學不相分(시원사학불상분) 비롯하기 역사학 서로 못 나눠

國家發展雙肩力(국가발전쌍견력) 나라 펴 나아져가 두 어깨 힘줘

社會開明一臂勳(사회개명일비훈) 모둠모임 열려 깨 한쪽 팔 일이

世界萬邦民主政(세계만방민주정) 온 세상 온데 나라 백성이 임자

言論置重旣成文(언론치중기성문) 말과 글 놓여 묵직 이미 이룬 글

 

貿易博覽會觀光(무역박람회관광) 무역박람회 관광 p62-林平6

貿博開場我海東(무박개장아해동) 온갖 것 널린 마당 우리 해동에

勢如走馬躍天空(세여주마약천공) 뻗는 힘 달리는 말 뛰어 하늘에

史存半萬年輪下(사존반만년륜하) 역사 있어 반만 년 오랜 해 아래

人足三千里域中(인족삼천리역중) 사람 발길 삼천리 마을 고을에

尨大品名揚國産(방대품명양국산) 커다란 물건 이름 드날린 국산

許多觀衆羨洋風(허다관중선양풍) 많이도 보는 무리 부러운 외제

隣邦日館工精最(린방일관공정최) 이웃나라 일본관 가장 곱기가

追及何時待臂同(추급하시대비동) 쫓아 닿아 어느 때 팔짱 낌 같아

 

甲寅元朝(갑인원조) 갑인년(1974) 설날아침 p123-林平7

丑年將退甲寅年(축년장퇴갑인년) 소띠 해 물러나려 범띠 갑인년

送舊迎新又一年(송구영신우일년) 헌 것 보내 새 맞이 또 하나 해가

日日吉緣連吉日(일일길연련길일) 날로 날로 잘 맺어 이어 좋은 날

年年豊兆積豊年(년년풍조적풍년) 해마다 넉넉 낌새 쌓아 넘친 해

陰藏陽動天環理(음장양동천환리) 음기 감춰 양기 터 하늘 도는 길

古往今來曆路年(고왕금래력로년) 옛은 가고 이젠 와 세월 가는 길

吏道公淸民本立(리도공청민본립) 벼슬길 밝혀 맑아 백성 바탕 서

國家興替在靑年(국가흥체재청년) 나라는 흥해 바꿔 젊은이 있어

 

漁村(어촌) 어촌 p133-林平8

家計付之多獲魚(가계부지다획어) 살림 꾸려 보태기 많이 잡기를

爲漁便利海邊居(위어편리해변거) 고기잡이 수월한 바닷가 살아

婦將結網恒消日(부장결망항소일) 아낙 일 그물손질 늘 날을 보내

夫欲乘船早出廬(부욕승선조출려) 아비 할일 배를 타 일찍 집 나서

萬頃風波應冒險(만경풍파응모험) 만 이랑 바람물결 으레 무릅써

一竿舟棹故憑虛(일간주도고빙허) 한 장대 노 젖는 배 비움에 기대

莫言人世崎嶇業(막언인세기구업) 말마라 사람세상 힘든 일들이

生也難忘本色初(생야난망본색초) 살면서 잊지 못해 본 빛깔 비롯

 

古宮春回(고궁춘회) 옛 궁궐에 봄이 와 p148-林平9

昔日君臨寵一時(석일군림총일시) 지난날 임금 와서 한때 보살펴

榮枯秘史有誰知(영고비사유수지) 꽃펴 말라 숨긴 일 뉘 있어 알아

失民遺土風歸草(실민유토풍귀초) 백성 잃어 남긴 땅 바람 부는 풀

無主空塘水滿池(무주공당수만지) 임자 없는 빈 연못 물 가득한 못

雉堞粉墻紆駭矚(치첩분장우해촉) 성가퀴 칠한 담장 돌아봐 놀라

雕甍闥助跫遲(조맹수달조공지) 용마루 멋스런 문 발길 더디게

後庭花曲春三月(후정화곡춘삼월) 뒤꼍에 꽃 굽이진 봄날 삼월 달

誘致觀光待所期(유치관광대소기) 데려다놔 구경해 때 기다려서

 

丹楓(단풍) 단풍 p164-林平10

天晴氣冷冷侵微(천청기랭랭침미) 날 개여 날씨 추워 썰렁함 살짝

忽見楓山帶夕輝(홀견풍산대석휘) 언뜻 봐 물들인 산 저묾 빛 띄어

鴈愛風蘆抛北至(안애풍로포북지) 기러기 갈대 아껴 북녘 버려 와

燕嫌霜菊向南歸(연혐상국향남귀) 제비는 국화 싫어 남쪽 돌아가

黃非本色誰招病(황비본색수초병) 노랑 아니 본디 빛 누가 병 불러

紅是新緣爾換衣(홍시新綠이환의) 붉음 바로 새 푸름 옷 갈아입어

超代畵工加筆力(초대화공가필력) 뛰어난 그림쟁이 붓 얼을 더해

今秋勝景近來稀(금추승경근래희) 올가을 빼어난 볕 요즘 드물어

 

嘆老(탄로) 늙음을 탓해 p192-林平11

齒近七旬陽界斜(치근칠순양계사) 나이 인제 일흔에 이승에 비껴

湖西物色頻多(호서물색몽빈다) 호서 땅 온갖 빛깔 꿈을 자주 꿔

暮年記念頭霜雪(모년기념두상설) 저무는 해 되새겨 머리 하얗게

今日衰徵眼霧花(금일쇠징안무화) 오늘날 여윈 낌새 눈이 흐릿해

於奕於棋無病可(어혁어기무병가) 바둑에다 장기에 병 없을 수가

其詩其酒不遊何(기시기지불유하) 그 시에 그리 술 어찌 안 놀아

回看往跡難追及(회간왕적난추급) 돌아봐 지난 자취 쫓아감 못해

一嘯東風又一歌(일소동풍우일가) 한 읊조림 봄바람 또 하나 노래

 

訪花隨柳亭 水原(방화수류정 수원) 수원 방화수류정 p248-林平

覓句訪花隨柳亭(멱구방화수류정) 글귀 찾아 찾았네 방화수류정

搭乘電鐵轉眸靑(탑승전철전모청) 올라타니 전철에 눈길 따뜻해

施仁救命稱天使(시인구명칭천사) 어짊에 목숨 건져 일컬어 천사

輔世長民曰地靈(보세장민왈지령) 세상에 백성 키워 일러 산신령

香社千年追古跡(향사천년추고적) 향기모임 천년을 옛 자취 쫓아

武陵百里賞新馨(무릉백리상신형) 무릉뜨락 백리에 새론 향 즐겨

偸閒學少非他道(투한학소비타도) 짬 찾아 적게 배움 다른 길 아냐

於是何妨醉又醒(어시하방취우성) 이래서 어찌 꺼려 취해 또 깨나

 

避暑江上(피서강상) 더위 피해 강에 올라 p667-林平12

作賦仰歐蘇(작부앙구소) 시부를 지어 구소 우러러歐陽脩 蘇軾

已曾踏五湖(이증답오호) 이미 일찍이 오호를 밟아

北遊今日有(북유금일유) 북녘 노닐기 오늘에 있어

西出故人無(서출고인무) 서쪽을 나서 오랜 이 없어

鶴唳千松立(학려천송립) 두루미 울어 천년 솔 서서

馬行百草敷(마행백초부) 말이 다니니 온갖 풀 퍼져

誰論朋友道(수론붕우도) 누가 따져서 벗 사귀는 길

麻艾自相扶(마애자상부) 삼대 쑥 절로 서로 붙들어蓬生麻中不扶自直

 

參拜六臣墓(참배육신묘) 사육신묘를 찾아뵈며 p667-林平13

嗚咽水西流(오열수서류) 목메어 울며 물 서쪽 흘러

忠魂四百秋(충혼사백추) 나라 위한 얼 사백년 세월

頻瞻三角石(빈첨삼각석) 자주 우러러 삼각산 돌을

幾送五江舟(기송오강주) 몇 번을 보내 다섯 강에 배

義血千秋史(의혈천추사) 옳은 피 흘려 천년의 역사

慘哀萬古愁(참애만고수) 아픔에 슬퍼 만년 옛 시름

六臣靈墓下(육신령묘하) 여섯 신하 넋 무덤 아래서

半日作優遊(반일작우유) 반나절 넉넉 시 짓고 놀아

 

1912 心山 崔勉承(1912∼ ) 忠州 蘂城世稿附心山私稿 심산 최면승  10

咏汽車(영기차) 기차를 읊어 p229-崔勉承1

汽車通涉幾多年(기차통섭기다년) 기차 뚫려 내달리기 몇몇 많은 해

千里江山不遠旋(천리강산불원선) 천리 길에 강과 산을 멀다 않고 와

一票乘降金貨費(일표승강금화비) 차표 하나 오르내려 돈이 들어도

八輪遲速大筒懸(팔륜지속대통현) 여덟 바퀴 더뎌 빨라 불통 매달아

發時煙吐先吹笛(발시연토선취적) 떠날 때면 김을 뿜어 기적 울리고

停處炭添又灌泉(정저탄첨우관천) 멎는 곳에 석탄 보태 물대는 샘이

外樣依如船與屋(외양의여선여옥) 겉보기는 마치 같기 배에다 집이

其中或臥坐而眠(기중혹와좌이면) 그 가운데 어쩜 누워 앉아 졸기도

 

壬戌之秋七月旣望泛舟遊於漢江(임술지추칠월기망범주유어한강)

임술년 가을 7 16일 한강에 배 띄워 놀아蘇軾 前赤壁賦 p233-崔勉承2

江上幾回壬戌秋(강상기회임술추) 강 위에 몇 번 돌아 임술년 가을

尙傳赤壁舊風流(상전적벽구풍류) 외려 전해 적벽부 옛 오랜 풍류

一天長照古今月(일천장조고금월) 한 하늘 오래 비춰 옛 이제 달이

兩地分浮先後舟(양지분부선후주) 두 땅에 나누어 떠 먼저 뒤에 배

此處烟光無限在(차처연광무한재) 이 곳은 연기에 빛 끝없이 있어

何人筆力可全收(하인필력가전수) 어느 뉘 붓을 들어 오롯이 거둬

迂儒亦有蘇仙興(우유역유소선흥) 멀리 선비 또 있어 소동파 흥이

歲歲空成旣望遊(세세공성기망유) 해마다 괜한 이룸 보름 뒤 놀아

 

祖國讚歌(조국찬가) 우리나라 기리며 p346-崔勉承3

四民德化紀風淸(사민덕화기풍청) 온 백성 덕 되게 해 법 바람 맑아

倉實人和做泰平(창실인화주태평) 곳집 차 사람 얼려 태평함 지어

走卒能知忠孝道(주졸능지충효도) 달리는 애 알아서 충효의 도리

比隣共感弟兄情(비린공감제형정) 나란 이웃 함께해 아우 언니 정

千年基定山河固(천년기정산하고) 천년을 터를 놓아 산하 굳건히

萬里雲開日月明(만리운개일월명) 만리에 구름 걷혀 해와 달 밝아

國步追隨先進列(국보추수선진렬) 나라 걸음 쫓아가 앞서간 줄을

快消往史弱貧名(쾌소왕사약빈명) 씻어내 지난 역사 가난한 이름

 

向春川車中吟(향춘천차중음) 춘천 가는 차안에서 p356-崔勉承4

向春路線景光多(향춘로선경광다) 춘천 가는 길에선 볼 볕빛 많아

逸興陶陶咏又歌(일흥도도영우가) 기쁜 흥이 넘쳐나 읊고 노래해

昨夏先叅湖畔樂(작하선참호반락) 지난여름 먼저 한 호숫가 즐김

今秋再得漢江過(금추재득한강과) 올가을 다시 찾아 한강을 지나

無窮瑞色千峰樹(무궁서색천봉수) 끝없는 좋은 빛깔 많은 봉 나무

不息流聲萬頃波(불식류성만경파) 안 쉬고 흘러 소리 넓은 강 물결

白髮文章時不忘(백발문장시불망) 흰머리에 글든 이 때를 안 잊어

老尤康健果如何(노우강건과여하) 늙어 더욱 튼튼함 정말 어떤가

 

秋夜讀書(추야독서) 가을밤 책을 읽어 p360-崔勉承5

蕭瑟秋宵節候淸(소슬추소절후청) 쓸쓸 썰렁 가을밤 철 날씨 맑아

詩書對案道心生(시서대안도심생) 시서에 책상마주 도 마음 낳아

幾時螢照藝窓色(기시형조예창색) 몇 때 비친 반딧불 글 창에 빛깔

十載燈明講讀聲(십재등명강독성) 열 해를 등 밝혀서 읽어낸 소리

學海泛舟回曉氣(학해범주회효기) 배움 바다 배 띄워 새벽 숨 돌아

詞林習鳥弄春情(사림습조롱춘정) 글 숲에 새 날개 짓 봄날 정 놀려

聊將敍秩尋眞樂(료장서질심진락) 애오라지 앞 차례 참 즐김 찾아

察理留神萬衆橫(찰리류신만중횡) 이치 살펴 얼차려 온 무리 비껴

 

祝西山書院復元落成生六臣祠(축서산서원복원낙성생육신사) 서산서원 p369-崔勉承6

院宇重營告落成(원우중영고락성) 서원 집 다시 꾸려 이뤄냄 알려

官民協力慕賢誠(관민협력모현성) 백성 관청 힘 모아 어짊 잘 기려

綱常扶植乾坤久(강상부식건곤구) 삼강오륜 붙박아 하늘땅 오래

節義宣揚日月明(절의선양일월명) 올곧음 널리 떨쳐 해와 달 밝아

叩馬岩前風景好(고마암전풍경호) 고마암 바위 앞에 바람 볕 좋고

伯夷峀畔瑞光生(백이수반서광생) 백이산 꼭대기 곁 좋은 빛 돋아

一源陽脈從斯起(일원양맥종사기) 한 근원 양의 맥이 이에서 일어

賴此儒林讚賀聲(뢰차유림찬하성) 이 힘입은 선비들 기리는 소리

 

凍釋暄生(동석훤생) 얼음 풀려 따뜻함 낳아 1986315江南詩社 p379-崔勉承7

東風習習半晴霄(동풍습습반청소) 봄바람 살랑살랑 반쯤 갠 하늘

滿地春光賞客招(만지춘광상객초) 땅 가득 봄날 빛에 볼 손님 불러

幽圃輝溫梅綻玉(유포휘온매탄옥) 그윽한 밭 빛 따뜻 매화 펼친 옥

小溪烟纈柳遮橋(소계연힐류차교) 작은 내 연기 퍼져 버들에 다리

詩吟一首交情篤(시음일수교정독) 시를 한 수 읊으니 사귀는 정 푹

酒勸三杯世慮消(주권삼배세려소) 술을 석잔 권하니 세상 걱정 싹

霽後江山開畵境(제후강산개화경) 갠 다음 강에 산이 열어 그림 땅

遊人遂日共逍遙(유인수일공소요) 노는 사람 날 맞춰 함께 거닐어

 

天高野熟(천고야숙) 하늘 높고 들은 익어 1986913道峯詩會 p407-崔勉承8

翰墨從遊問幾年(한묵종유문기년) 글 글씨 좇아 놀아 물어 몇 년을

偸閒散策古槐前(투한산책고괴전) 짬을 내 거니는 곳 옛 느티나무

物外詩情塵世忘(물외시정진세망) 온갖 밖에 시 느낌 티 세상 잊어

畵中景色賞(화중경색상공련) 그림 속의 볕 빛깔 즐겨 짚어서

山容北屹道峯峀(산용북흘도봉수) 산 모습 북쪽 우뚝 도봉 꼭대기

水勢東流芦海川(수세동류호해천) 물 뻗혀 동쪽 흘러 호해 시내를 지황호 갈대로

蟹肥稻熟天高節(해비도숙천고절) 게 살쪄 나락 익어 하늘 높은 철

菊酒相酬不羨仙(국주상수불선선) 국화 술 주고받아 안 부런 신선

 

宗廟懷古(종묘회고) 종묘에서 19881120南山詩社豫韻 p467-崔勉承9

宗廟庭前禮數寬(종묘정전례수관) 왕실사당 뜰 앞에 절 드림 넓어

遺民感舊整襟看(유민감구정금간) 남은 백성 느낌 옛 옷깃 나란히

禁苑松蒼琴韻潔(금원송창금운결) 대궐동산 솔 푸름 거문고 깔끔

蓮池水結鏡光寒(연지수결경광한) 연못엔 물이 얼어 거울 빛 추워

群鴻逐節來南國(군홍축절래남국) 뭇 기러기 쫓는 철 남녘 땅 오며

落葉飄風積北巒(낙엽표풍적북만) 떨어진 잎 나부껴 북쪽 산 쌓여

騷朋對坐懷前事(소붕대좌회전사) 시인 벗 마주 앉아 옛일을 품어

慷慨之中日欲殘(강개지중일욕잔) 복받치는 슬픔에 해 떨어지려

 

古陵懷古(고릉회고) 옛 능에서 19891217貞陵神德王后康氏陵 p499-崔勉承10

悠久貞陵傍市街(유구정릉방시가) 먼 오래 왕후 정릉 저자거리 곁

風霜閱盡景光佳(풍상열진경광가) 바람서리 다 살펴 경치가 좋아

先后傾誠王業助(선후경성왕업조) 앞 후비 다한 정성 임금 일 도와

後人把酒世愁排(후인파주세수배) 뒷사람 술 들고서 세상 말 밀쳐

寒梅艶艶春回節(한매염염춘회절) 찬 매화 곱디곱게 봄이 오는 철

落葉蕭蕭鳥下階(낙엽소소조하계) 떨친 잎 쓸쓸한데 새 내린 섬돌

紛紜歷史誰知否(분운역사수지부) 어지러운 역사를 뉘 알까 몰라

佇立斜陽感慨懷(저립사양감개회) 우두커니 비낀 볕 슬픔을 품어

 

1912 隱庵 崔慶滿(1912∼1993) 慶州 隱庵遺集 은암 최경만  12

立春(입춘) 입춘 p88-崔慶滿1

大氣循環始自東(대기순환시자동) 공기 둘러 돌고 돎 동쪽서 비롯

生生物物賴天功(생생물물뢰천공) 살아 사는 온갖 것 하늘 힘입어

冬餘殘雪三分白(동여잔설삼분백) 겨울 남아 녹던 눈 셋 나눠 희고

春首寒梅幾朶紅(춘수한매기타홍) 봄 먼저 차운 매화 몇 송이 붉어

壁上祝書皆慶福(벽상축서개경복) 벽 위에 비는 글은 모두 큰 복을

庭前歡樂是兒童(정전환락시아동) 뜰 앞에 기뻐 즐겨 바로 아이들

一年行事從今在(일년행사종금재) 한 해에 해야 할 일 오늘로 좇아

多少經營暗計中(다소경영암소중) 얼마쯤 놓아 꾸려 가만 꾀함을

 

江陵鏡浦臺(강릉경포대) 강릉 경포대 p92-崔慶滿2

海天月上半輪開(해천월상반륜개) 바다하늘 달 올라 쪽 바퀴 열려

萬頃蒼波入眼來(만경창파입안래) 만 이랑 푸른 물결 눈에 들어와

幾度英雄豪傑客(기도영웅호걸객) 하고많은 영웅에 호걸 나그네

關東有名第一臺(관동유명제일대) 관동에서 이름난 첫머리 누대

 

江陵烏竹軒(강릉오죽헌) 강릉 오죽헌 p92-崔慶滿3

年年日日卽良辰(년년일일즉량신) 해마다 날이면 날 가면 좋은 날

烏竹軒前不絶人(오죽헌전부절인) 오죽헌 집 앞에는 사람 안 끊겨

眞是功名來死後(진시공명래사후) 참으로 이름 세움 죽어서야 와

先生遺德去猶新(선생유덕거유신) 선생께서 남긴 덕 가고도 새록

 

九德大新公園入口池邊(구덕대신공원입구지변) 구덕수원지 못가에서 p99-崔慶滿4

病脚秋風短杖催(병각추풍단장최) 아픈 다리 갈바람 짧게 지팡이

名園此日捲雲開(명원차일권운개) 이름난 뜰 이날은 구름 걷히어

蒼松老柏淸溪畔(창송로백청계반) 푸른 솔에 늙은 잣 맑은 시냇가

紅葉踈林水上臺(홍엽소림수상대) 붉은 잎 성글은 숲 물위에 땅이

翫景偏憐黃菊映(완경편련황국영) 볕 놀아 언뜻 예뻐 들국화 비춰

題詩最好故人來(제시최호고인래) 시 지어 가장 좋아 오랜 벗이 와

請君欲問傷心事(청군욕문상심사) 그대에 묻고 싶어 마음 아픈 일

奈取高朋去不廻(내취고붕거불회) 어찌 얻은 높은 벗 가고 아니 와

 

會吟于沃泉寺(회음우옥천사) 옥천사에서 모여 읊다 同友 p113-崔慶滿5

秋天無際水同靑(추천무제수동청) 가을하늘 끝없어 물 함께 파래

路近香臺偈語聽(로근향대게어청) 길 가까이 향 촛대 염불 외 들려

禪室高僧閑似佛(선실고승한사불) 선방에 높은 스님 부처님인 듯

騷壇巨士列如星(소단거사렬여성) 시인모임 큰 선비 별처럼 널려

簫簫落葉埋幽逕(蕭蕭낙엽매유경) 쓸쓸이 떨치는 잎 묻힌 길 그윽

曲曲奔湍響碎零(곡곡분단향쇄령) 굽이쳐 내닫는 물 울림 내려쳐

賞菊何人尋古寺(상국하인심고사) 국화 즐겨 어떤 이 옛 절을 찾나

吟風緬憶賦蘭亭(음풍면억부란정) 바람 읊어 아련함 난정에 부쳐

 

閉會歸路(폐회귀로) 모임 마치고 돌아오는 길 同友 p113-崔慶滿6

臨岐惜別韻呼東(림기석별운호동) 갈림길 못내 헤져 운 불러 동자 ※106韻字

更起一場龍虎風(갱기일장룡호풍) 다시 일어 한바탕 용호 바람이

日暮最宜餘興盡(일모최의여흥진) 날 저묾에 딱 맞춰 남은 흥 다해

黃花月下醉醒中(황화월하취성중) 노란 꽃에 달 아래 취해 깨는 새

 

願離散家族再會(원이산가족재회) 흩어진 식구 다시 만나길 p144-崔慶滿7

戰後孤孤卅有年(전후고고삽유년) 전쟁 뒤 외론 외롬 서른 해 지내

徹天無奈訴皇天(철천무내소황천) 하늘 뚫음 없으랴 하늘에 외쳐

相思何日重歡會(상사하일중환회) 서로 생각 무슨 날 모여 또 기뻐

但願餘生更續緣(단원여생갱속연) 다만 싶어 남은 삶 다시 잇기를

望眼欲穿頻下淚(망안욕천빈하루) 바라는 눈 뚫으려 잦은 눈물이

傍聽仍視不離筵(방청잉시불리연) 곁에 들어 거듭 봐 자리를 못 떠

尋人運動功成大(심인운동공성대) 사람 찾기 나돌아 이룬 일 크니

惟待分韓統完全(유대분한통완전) 오직 되길 갈린 땅 오롯한 통일

 

梵魚寺卽吟(범어사즉음) 범어사에서 p149-崔慶滿8

幾到梵魚駐懶(기도범어주라공) 몇 번 와본 범어사 지팡이 멎어

沙門城外瑞霞濃(사문성외서하농) 스님 절 성 밖에는 멋진 놀 짙어

雲間望立仙童脚(운간망립선동각) 구름사이 보며 서 신선 아이 발

天畔相應玉女容(천반상응옥녀용) 하늘가 서로 맞아 옥녀 얼굴을

細草烟生香滿塔(세초연생향만탑) 가는 풀 연기 올라 향기 가득 탑

空壇日落影圍松(공단일락영위송) 빈 터엔 해 떨어져 그늘 두른 솔

忽聞偈語塵愁遠(홀문게어진수원) 문득 들린 염불 말 티 시름 멀리

萬事不如學順從(만사불여학순종) 모든 일 같지 않아 배움을 좇기

 

聖知公園(성지공원) 성지공원 p151-崔慶滿9

聖林幽谷築源池(성림유곡축원지) 성스런 숲 숨은 골 물 못을 쌓아水源池

樹裏平湖一鏡奇(수리평호일경기) 나무 속 너른 호수 한 거울 따로

風動千波鷗泛水(풍동천파구범수) 바람일어 천 물결 갈매기 뜬 물

松長百尺鶴棲枝(송장백척학서지) 솔은 길어 백 자나 학 깃든 가지

靈區勝狀猶無比(령구승상유무비) 신령 땅 멋진 모습 더는 못 견줘

何處峰巒果若斯(하처봉만과약사) 어느 곳 산봉우리 정말 이 같아

物外風光塵不到(물외풍광진부도) 세상 바깥 바람빛 티끌 안 닿아

耽吟疑是學仙欹(탐음의시학선의) 즐겨 읊어 아닌지 신선 배움이

 

冬柏島(동백도) 동백섬 p163-崔慶滿10

古木參差景物齊(고목참치경물제) 오랜 나무 어긋 져 볕에 가지런

仙岑秀出兩灣提(선잠수출량만제) 신선 봉 빼난 솟음 구비 둘 끌어해운대 수영만

扁舟何處歸帆遠(편주하처귀범원) 얕은 배 어느 곳에 돌릴 길 멀어

馬島靑山望眼迷(마도청산망안미) 대마도 푸른 산이 바란 눈 아득

高閣雲林天籟響(고각운림천뢰향) 높다란 집 구름숲 하늘이 울려

淸風蘿月鳳凰啼(청풍라월봉황제) 맑은 바람 덩굴 달 봉황이 울어

回頭文昌千秋史(회두문창천추사) 돌아보니 최치원 천년의 역사文曲星 文章家

不絶遊人白鳥棲(부절유인백조서) 안 끊기니 노는 이 흰 새 깃들어

 

訪表忠寺(방표충사) 표충사를 찾아 p187-崔慶滿11

仰慕大師萬口齊(앙모대사만구제) 우러러봐 큰 스님 모든 입 한결사명대사

表忠寺在密城西(표충사재밀성서) 충성 내건 절 있어 밀양땅 서쪽밀양 재약산남쪽

白雲深處名藏久(백운심처명장구) 흰 구름 깊은 곳에 이름 감춰놔

靑史遺光價不低(청사유광가부저) 역사에 남긴 빛냄 값 적지 않아

芳歲背人成荏苒(방세배인성임염) 꽃 세월 사람 등져 풀밭을 이뤄 들깨임 풀우거질염

禪鍾戒世攪昏迷(선종계세교혼미) 깨침 종 세상 살펴 어둠을 깨워 어지러울교

靈知何日仙區豁(령지하일선구활) 신령 알아 어느 날 신선 땅 열려 뚫린골활

了得江山解怨悽(료득강산해원처) 끝내 얻어 강산에 슬픔을 풀어

 

居然亭吟(거연정음) 거연정을 읊어 p194-崔慶滿12

晩節賞楓客(만절상풍객) 늦은 철 단풍 즐길 나그네

壹團九杖行(일단구장행) 동아리 하나 아홉 지팡이

岩間澄碧水(암간징벽수) 바위사이엔 맑아 푸른 물

石上竪高亭(석상수고정) 돌 위에 세워 높다란 정자

 

1913 樵巖 權五容(1913∼1997∼ ) 安東 樵巖詩藁 초암 권오용  11

辭任懷咏(사임회영) 자리를 물러나며초암시고p53-權五容1

多年苦樂官門流(다년고락관문류) 여러 해 힘듦 즐김 벼슬길 흘러

雄志深懷績未收(웅지심회적미수) 큰 뜻함 깊은 품음 자아 못 거둬

宇宙循環難豫料(우주순환난예료) 우주는 돌고 돌아 미리 못 헤어

乾坤造化硏磨樓(건곤조화연마루) 하늘땅 지어 되니 갈고 갈아서

隙駒歲月存形外(극구세월존형외) 후딱 지난 세월에 지킴 몸 밖에

忘本人生必寂幽(망본인생필적유) 바탕 잊은 사람 삶 꼭 고요 그윽

溫故知新自覺夢(온고지신자각몽) 옛 익혀 새롬 알아 스스로 깬 꿈

心田開發獨無愁(심전개발독무수) 마음 밭을 열어 펴 혼자 안 시름

 

詩道復興(시도부흥) 시 짓기 다시 일어 p59-權五容2

陽陰象有一陽生(양음상유일양생) 볕 그늘 본뜸 있어 볕 하나 나와兩儀 四象

兩性神功造化成(양성신공조화성) 두 바탕 신이 한 일 지어 됨 이뤄

亭樹風吹松自響(정수풍취송자향) 정자나무 분 바람 솔 절로 울려

夕天雲散月初明(석천운산월초명) 밤하늘 구름 흩여 달 처음 밝아

無窮騷客歡迎席(무궁소객환영석) 다함없는 시인은 반겨 자리해

醉興同心吟賦聲(취흥동심음부성) 취해 일어 한마음 시 읊는 소리

復古瓊章惟好感(복고경장유호감) 옛 되살린 옥의 글 좋은 느낌에

長傳詠韻樂心情(장전영운락심정) 오래 알릴 읊은 멋 즐기는 마음

 

民俗有感(민속유감) 우리 풍속 느낌에 p59-權五容3

排陰歲首復元朝(배음세수복원조) 음력 밀쳐 해 머리 설날을 돌려

民俗遺風再興邀(민속유풍재흥요) 우리 삶 물린 풍속 다시 맞아야

惡夢潛深纔悟覺(악몽잠심재오각) 나쁜 꿈 깊이 빠져 겨우 깨달음

尊陽便勢結其消(존양편세결기소) 양을 높여 쏠린 힘 그 여림 맺어

照光此地歡名節(조광차지환명절) 비치는 빛 이 땅에 좋은 날 반겨

瑞日尙雲映運橋(서일상운영운교) 밝아올 해 복 구름 운 다리 비쳐

舊正尋還施善政(구정심환시선정) 오랜 설 찾아 돌려 베푼 다스림

情活氣大和調(서정활기대화조) 뜻을 펴 살릴 기운 크게 어우름

 

新聞(신문) 신문 / 報紙 / newspaper p66-權五容4

報道文明現世延(보도문명현세연) 널리 알림 글 밝혀 요즘 이끌어

日新揭載續開連(일신게재속개련) 날로 새롬 실려서 이음 잇달아

欲知動靜恒所望(욕지동정항소망) 알고픈 하며말며 늘 바라는바

幸意通信記錄傳(행의통신기록전) 어쩜 뜻 뚫어 믿어 적어서 보내

國際交流多(국제교류다활사) 나라사이 오고가 많고 넓은 일

人情和合最于先(인정화합최우선) 사람 맘 얼려 붙음 가장 먼저에

循環歲月隨相變(순환세월수상변) 돌고 도는 해에 달 서로들 바꿔

民族繁榮願永年(민족번영원영년) 겨레로 한껏 꽃핌 오랜 해 바래

 

聞蟬(문선) 매미소리 들으며 p71-權五容5

森羅萬象自成佳(삼라만상자성가) 빽빽 벌린 모든 것 절로 되 좋아

積翠浮空潤氣懷(적취부공윤기회) 겹겹 푸른 뜬 하늘 촉촉함 품어

古木疎枝爰定處(고목소지원정처) 오랜 나무 틘 가지 이에 놓인 곳

朝陽細露足生涯(조양세로족생애) 아침볕 가는 이슬 삶 살이 넉넉

喈喈燕語聞亭几(개개연어문정궤) 지지배배 제비 말 들리는 정자

嘒嘒蟬聲聽巷街(혜혜선성청항가) 쓰르람 매미소리 듣는 길거리 가냘플혜

炎老涼生肥馬節(염로량생비마절) 더위 가셔 서늘해 말이 살찔 철

松間茅屋爽風階(송간모옥상풍계) 솔밭사이 띳집에 바람 시원해

 

世情(세정) 세상의 뜻 p81-權五容6

海嶽無難月步(해악무난월보공) 바다 산 어렵잖게 달이 거닐어

眉林鏡面遠山容(미림경면원산용) 숲을 두른 거울 낯 먼데 산 담겨

人情歷歲千秋似(인정력세천추사) 사람 뜻 해 거쳐 옴 천년인 듯이

世態炎凉萬古重(세태염량만고중) 세상 꼴 더워 추워 먼 오랜 무게

大野田園靑色盛(대야전원청색성) 커다란 들 밭 동산 푸른빛 가득

連山谷樹綠陰濃(연산곡수녹음농) 잇닿은 산 골짝 숲 잎 그늘 짙어

黃梅花上蜂離別(황매화상봉이별) 노란 매화 꽃 위로 벌이 헤어져

細柳枝邊倒影從(세류지변도영종) 가는 버들 가지 곁 그림자 쫓아

 

立春(입춘) 입춘 p99-權五容7

半夜閒窓月照中(반야한창월조중) 한밤에 느긋한 창 달이 비친 속

陰消陽長摠神功(음소양장총신공) 음 사라져 양 자라 모두 신의 일

須知東帝千駒力(수지동제천구력) 꼭 알아야 봄 임금 천의 말 힘써

已引南枝一信風(이인남지일신풍) 이미 끈 남녘가지 한 소식 바람

雪覆菜根滋欲茁(설복채근자욕줄) 눈 엎어 나물뿌리 불어 돋으려 풀처음나는모양줄

春生地脈凍初融(춘생지맥동초융) 봄에 살아 땅의 맥 얼어 막 녹아

立春不關新華好(입춘불관신화호) 봄 들어서 안 닫아 새론 꽃 좋아

酒樂樽前兩頰紅(주락준전양협홍) 술을 즐겨 술통 앞 두 볼이 발개

 

古稀(고희) 일흔 나이 p101-權五容8

仁人得壽古稀春(인인득수고희춘) 어진이 오래 살아 드문 일흔 살

士意平生似美巾(사의평생사미건) 선비 뜻 한 삶 살아 멋스런 쓰개

喜溢名門遺積德(희일명문유적덕) 기쁨 넘쳐 이름나 쌓인 덕 남겨

傳來華閥勅尊身(전래화벌칙존신) 물려온 빛난 집안 높인 몸 살펴

連床琴瑟同和樂(연상금슬동화락) 잇닿은 상 금슬로 하나 돼 즐겨

繞砌斑衣奉孝親(요체반의봉효친) 두른 섬돌 때때옷 받드니 효도

詩酒津津歌舞席(시주진진가무석) 시에 술에 푸짐해 노래 춤 자리

南陽素月照明眞(남양소월조명진) 남녘 볕에 하얀 달 빛 밝혀 찍어 寫眞?

 

檀君史考(단군사고) 단군 역사를 살펴 1993120 p211-權五容9

桑田碧海幾經年(상전벽해기경년) 뽕밭이 푸른 바다 얼마나 지나

悠久光陰不息牽(유구광음불식견) 먼 오랜 빛과 그늘 안 쉬고 끌어

槿域三千遺史地(근역삼천유사지) 우리나라 삼천리 역사 남긴 땅

檀君半萬閱民天(단군반만열민천) 단군임금 반만년 백성 볼 하늘

紫雲創字文書始(자운창자문서시) 자운씨 글 만들어 글 적기 비롯

高矢耕農稼穡傳(고시경농가색전) 고시씨 갈고 지어 심고 거두니

錦繡江山華麗國(금수강산화려국) 비단 수논 강과 산 빛 고운 나라

白頭山脈屬因緣(백두산맥속인연) 백두산 줄기이어 맺어진 까닭

: 紫雲道士-文敎擔當 高矢-農事擔當

 

雉嶽山(치악산) 치악산 1994930 p303-權五容10

雉嶽連天屹海東(치악련천흘해동) 치악산 이은 하늘 이 나라 우뚝

高峰勝景亦佳同(고봉승경역가동) 높은 봉 빼어난 볕 또한 좋기가

普門立塔無窮上(보문립탑무궁상) 보문암 서있는 탑 끝없이 올라

龍沼澄波不變中(용소징파불변중) 용소 못 맑은 물결 아니 바뀐 속

賞客登登通逕德(상객등등통경덕) 찾는 이 올라 오름 길이 뚫린 덕

衆禽樂樂茂林功(중금락락무림공) 뭇 멧새 즐겨 즐김 숲 우거진 공

公園物色神奇境(공원물색신기경) 함께한 뜰 온갖 빛 뛰어난 땅이

非凡脈勢雄(율줄비범맥세웅) 가파름 아니 여느 뻗힌 맥 불끈 가파를률 험할줄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 배워서 때로 익혀 1997815佛岩公園 p410-權五容11

洙泗文風古代初(수사문풍고대초) 공자 유학 글 바람 옛날 비롯해洙泗洛閩

杏壇講樹燦彬如(행단강수찬빈여) 가르쳐 익힌 나무 밝아 빛나듯

時時白髮無成嘆(시시백발무성탄) 때때로 흰머리에 이룸 없다며

歲歲靑襟擅令譽(세세청금천영예) 해마다 푸른 옷깃 멋대로 기려

 

1914 金廷柱(1914∼1996) 蔚山 古稀記念集 남고 김정주  28

古稀記念集原韻(고희기념집원운) 고희 기념집 원운-金廷柱

賤齒於焉七十春(천치어언칠십춘) 저희 나이 어느덧 일흔의 봄이

愧乎言及古稀人(괴호언급고희인) 부끄럽지 말함에 옛 드문 이로

鈍才雖欲承先美(둔재수욕승선미) 무딘 재주 비록 해 선대 멋 이음

淺學那期養性眞(천학나기양성진) 얕은 배움 어찌돼 바탕 참 기름

愛敬幷存孫與祖(애경병존손여조) 아낌 섬김 아우름 손자 할아비

吟觴時發主而賓(음상시발주이빈) 읊고 마셔 때 한데 임자에 손님

庚妻同我身猶健(경처동아신유건) 아내로는 내 동갑 몸 외려 튼튼

老去寒床意更新(노거한상의갱신) 늙어가 차운 자리 뜻 다시 새록

 

漂母(표모) 빨래하는 아낙-金廷柱2

擇坐磵邊少掩林(택좌간변소엄림) 가려 앉은 시냇가 살짝 가린 숲

避於人目使安心(피어인목사안심) 벗어나니 남의 눈 시켜 마음 놔

水收衣垢泡回盡(수수의구포회진) 물이 거둬 옷에 때 거품 다 돌아

杵作山鳴響返臨(저작산명향반림) 방망이질 산 울려 울림 돌아 와

全露素風不古(전로소행풍불고) 오롯 나온 하얀 배 풍물 아닌 옛 배행

强誇漲乳態而今(강과창유태이금) 억지 자랑 젖 불어 모습은 오늘

痴男時有奇生癖(치남시유기생벽) 녀석 엉큼 때 있어 야릇 버릇이

偸見其容醉漂音(투견기용취표음) 훔쳐보는 그 얼굴 빨 빨래 소리

 

月下美人(월하미인) 달 아래 고운이-金廷柱3

多感多端藝亦多(다감다단예역다) 많은 느낌 많은 끝 재주도 많아

或能妙舞或淸歌(혹능묘무혹청가) 어쩌면 해 야릇 춤 어쩌면 노래

鮮娟嬌態氷壺月(선연교태빙호월) 맑아 예쁜 몸짓은 얼음 담은 달

素艶芳姿玉樹花(소염방자옥수화) 희고 고운 맵시는 옥이 심긴 꽃

粉樣爲誰如許極(분양위수여허극) 분을 발라 뉘 위해 마치 끝까지

慕情捨我更求何(모정사아갱구하) 그리는 정 날 버려 다시 뭘 찾아

踏光皓襪輕移步(답광호말경이보) 빛을 밟아 흰 버선 가볍게 걸어

疑是仙蹤降俗斜(의시선종강속사) 이 아니 신선 자취 내려 티 비껴

 

光復節有感(광복절유감) 광복절 날에-金廷柱4

時有待而待有時(시유대이대유시) 때 있기 기다리니 기다림의 때

義生凶滅是於知(의생흉멸시어지) 옳음 나 흉물 없애 앎에서 옳아

白衣作列聲聲喊(백의작렬성성함) 흰 옷에 줄을 지어 소리소리 커

太極成波手手旗(태극성파수수기) 태극기 이룬 물결 손에 손 깃발

感激至高難表喜(감격지고난표희) 흐느낌 높이 닿아 기쁨 못 들내

自由飽享返疑悲(자유포향반의비) 해보자 실컷 누려 되레 슬플까

那期光復分南北(나기광복분남북) 어찌 바랜 빛 찾음 남북이 갈려

統一行程願莫遲(통일행정원막지) 하나 되기 걸을 길 늦지나 말길

 

訪智異山靑鶴洞道人村(방지리산청학동도인촌) 지리산청학동 도인촌을 찾아

癸亥(1983) 正月十六日 錦谷 海山 芝憲 鄭允容 同伴-金廷柱5

路開高速一如齊(로개고속일여제) 길 열려 빠르게도 한 줄 가지런

走滑車車入杳迷(주활거거입묘미) 매끈 달려 차에 차 들어 아련히

兀出孤城潺水北(올출고성잔수북) 우뚝 솟아 외론 성 물 흘러 북쪽

半餘殘雪碧山西(반여잔설벽산서) 반 남짓 남은 눈이 푸른 산 서쪽

璃窓頻映林霞散(리창빈영림하산) 유리창 잦은 비침 숲 노을 흩여

轟響難聞野鳥啼(굉향난문야조제) 우레 울림 못 들어 들새 지저귐

四友同非易事(사우동공비이사) 벗 넷에 함께 짚어 쉽지 않은 일

何嫌峻嶺又危溪(하혐준령우위계) 어찌 싫어 높은 산 게다 깊은 내

錦谷 鄭憲敎(1926∼ ) 海山 金容玖(1930∼ ) 芝憲 鄭允容(1928∼ )

 

訪智異山靑鶴洞道人村(방지리산청학동도인촌) 지리산청학동 도인촌을 찾아

癸亥(1983) 正月十六日 錦谷 海山 芝憲 鄭允容 同伴-金廷柱6

烟光入眼齊(연광입안제) 안개 빛 들어 눈에 가지런

掃我意昏迷(소아의혼미) 나를 버리니 뜻은 아리송

勝堡蟾流北(승보섬류북) 빼난 작은 성 섬진강 북쪽

靈峰智異西(령봉지리서) 신령봉우리 지리산 서쪽

風登林杪嘯(풍등림초소) 바람 휘몰아 숲 끝 휘파람

鳥下石灘啼(조하석탄제) 새 내려앉아 돌 여울 조잘

借問之何處(차문지하처) 물어보느니 어떤 곳인지

今宵到(금소도묵계) 오늘 밤 닿아 말 않는 시내

 

海雲臺冬栢島會遊(해운대동백도회유) 해운대 동백섬에 모여 놀며

癸亥(1983) 五月二十三日 李菊史 鄭錦谷 金海山-金廷柱7

踏上雲臺石路微(답상운대석로미) 밟아 오른 구름 대 돌길 어렴풋

慣顔風物帶殘暉(관안풍물대잔휘) 낯익은 풍광경물 둘러 남은 빛

麥醪醉極紅浮面(맥료취극홍부면) 보리술 취함 다해 발갛 오른 낯 맥주 beer

栢島陰濃碧染衣(백도음농벽염의) 동백섬 그늘 짙어 푸른 물든 옷

人去千年芳躅在(인거천년방촉재) 사람 떠나 천년이 향기 남긴 듯

海開萬里遠帆歸(해개만리원범귀) 바다 열려 만리를 멀리 오는 돛

四圍寥寂烟光好(사위료적연광호) 온 둘레 고요 쓸쓸 안개 빛에 멋

始覺塵喧到此稀(시각진훤도차희) 처음 안 티끌 시끌 여기 와 언뜻

 

和菊史李炳勳兄觀光韻(화국사이병훈형관광운) 국사 이병훈의 관광 운에 맞춰 二十首

聖留窟(성류굴) 성류굴-金廷柱8

天成乳窟極神奇(천성유굴극신기) 하늘 지은 젖의 굴 한껏 신의 수

一見奇奇又見奇(일견기기우견기) 쭉 보니 야릇 튀어 또 봐 뛰어나

石固千年銀玉化(석고천년은옥화) 돌로 굳어 천년이 은에 옥이 돼

琪楹瓊筍共爭奇(기영경순공쟁기) 옥기둥에 옥 죽순 다들 다퉈 빼

附原韻(부원운) 성류굴-李炳勳

第看形形百怪奇(제간형형백괴기) 가며 봐 꼴에 꼴을 온갖 야릇함

畵難眞的語難奇(화난진적어난기) 못 그려내 제대로 말 못할 빼남

爲號聖留因甚事(위호성류인심사) 부름 된 성인 머묾 너무한 걸까

奇中石柱五音奇(기중석주오음기) 야릇함에 돌기둥 소리 곡 달라

 

鏡浦臺(경포대) 경포대-金廷柱9

强駕秋風晩上臺(강가추풍만상대) 억지로 탄 갈바람 늦게 오른 대 하늘에 달

湖開玉鏡映高臺(호개옥경영고대) 호수 열려 옥거울 비친 높은 대 바다에 달

何人擧酌吟多月(하인거작음다월) 어느 뉘 잔을 들어 달 많다 읊어 호수에 달

得五同時集一臺(득오동시집일대) 다섯 얻어 한때에 한데 모인 대 너나 술잔 달달

附原韻(부원운) 경포대-李炳勳

秋風走馬訪名臺(추풍주마방명대) 가을바람 말 달려 찾은 유명 대

第一江山鏡浦臺(제일강산경포대) 첫째가는 강산에 경포대 누대

聞道夜登相對酒(문도야등상대주) 말 들어 밤에 올라 서로 마주 술

分明五月照空臺(분명오월조공대) 나눠 밝을 다섯 달 비춰 휑한 대

 

烏竹軒(오죽헌) 오죽헌-金廷柱10

東路黃花九月辰(동로황화구월신) 동쪽 길 들국화에 구월 가을날

烏軒瀟灑竹西隣(오헌소쇄죽서린) 오죽헌 불려 뿌려 죽서루 이웃三陟 竹西樓

大賢子母遺芳躅(대현자모유방촉) 큰 어른 그 어머니 남긴 향 자취

夢室依稀警後人(몽실의희경후인) 꿈의 집 드문 기댐 뒷사람 일깨

附原韻(부원운) 오죽헌-李炳勳

兩賢享禮昔何辰(양현향례석하신) 두 분 어짊 누릴 예 옛날만 날이

道有淵源德有隣(도유연원덕유린) 도에는 줄기 있어 덕엔 이웃이德不孤必有隣

不信養兵當壬亂(불신양병당임란) 못 믿어 군사 키움 맞닥친 임란

欽公明見迥超人(흠공명견형초인) 드러내 밝혀 보인 멀리 초인이

 

洛山寺(락산사) 낙산사-金廷柱11

早發襄陽到洛山(조발양양도락산) 일찍 떠나 양양을 낙산에 닿아

一區淸淨遠塵寰(일구청정원진환) 한 땅이 맑아 깨끗 티 세상 멀어

義湘臺絶紅庵又(의상대절홍암우) 의상대는 빼어나 붉은 암자도

探勝跫音暫不間(탐승공음잠불간) 빼남 찾는 발걸음 잠깐 뜸 없어

附原韻(부원운) 낙산사-李炳勳

投宿襄陽上洛山(투숙양양상락산) 가서 묵어 양양에 낙산 올라야

沙門淸淨隔塵寰(사문청정격진환) 절집은 깨끗하니 티 세상 멀어

相臺歇脚蓮庵去(상대헐각련암거) 의상대서 쉰 걸음련암에 가

打砌狂瀾石窟間(타체광란석굴간) 섬돌 쳐 물결 마구 바위굴 사이

 

外雪嶽(외설악) 외설악-金廷柱12

曾聞雪嶽勝區多(증문설악승구다) 일찍 들은 설악산 빼난 땅 많아

理屐於今試一過(리극어금시일과) 신 다잡아 오늘에 한번 가보자

宿霧如綿山腹掩(숙무여면산복엄) 묵은 안개 솜 같아 산허리 가려

飛泉能漱石牙磨(비천능수석아마) 날리는 샘 물 쏟아 돌 삐죽 갈려

欲圖懸壁乘高架(욕도현벽승고가) 해보려 걸린 벼랑 높은 시렁 타

無異捲裳渡巨河(무이권상도거하) 달리 못해 만 치마 큰 내를 건너

此去金剛知不遠(차거금강지불원) 이리 가면 금강산 아니 멂 알아

相通自任問時何(상통자임문시하) 서로 다녀 내맡겨 물어 때 언제

附原韻(부원운) 외설악-李炳勳

眼前胸開壯觀多(안전흉개장관다) 앞을 봐 가슴 펴니 훌륭함 많아

九秋遊屐海東過(구추유극해동과) 늦가을 나다닌 신 온 나라 지나

山名雪嶽丹楓染(산명설악단풍염) 산 이름 눈의 산이 단풍 물들어

天爲仙臺白玉磨(천위선대백옥마) 하늘 베푼 신선대 백옥에 닳아

絶壁奇岩生鬼面(절벽기암생귀면) 깎인 벼랑 큰 바위 도깨비 얼굴

半空飛瀑倒銀河(반공비폭도은하) 하늘서 날린 폭포 은하수 엎어

欲誇靈境歸鄕日(욕과령경귀향일) 뽐내려 신령 땅을 돌아가는 날

鈍筆難收萬景何(둔필난수만경하) 무딘 붓 못 거두지 온갖 볕 어찌

 

南雪嶽(남설악) 남설악-金廷柱13

石壁雲端一逕斜(석벽운단일경사) 돌벼랑 구름 끝이 길 하나 비껴

隔林有洞洞無家(격림유동동무가) 숲 너머 골짝 있어 골엔 집 없어

秋來天施粧紅術(추래천시장홍술) 가을 오니 하늘 펴 붉게 꾸민 꾀

先染霜楓忽變花(선염상풍홀변화) 물들은 서리 단풍 갑작 바뀐 꽃

附原韻(부원운) 남설악-李炳勳

轉入千峰一路斜(전입천봉일로사) 돌아 든 천 봉우리 길은 비스듬

溪山百里兩三家(계산백리량삼가) 시내 산 백리 길이 두어 집만이

非徒萬像勞神斧(비도만상로신부) 아니 헛된 만물상 신 도끼 힘써

南岳楓林勝看花(남악풍림승간화) 남쪽 큰 산 단풍 숲 꽃보다 나아

 

江華傳燈寺(강화전등사) 강화전등사-金廷柱14

古寺明燈歲久華(고사명등세구화) 옛 절에 밝힌 등불 세월 오랜 빛

先王幾度渡斯華(선왕기도도사화) 앞 임금 몇 번 인가 건넌 이 강화

亂中偉業人休說(란중위업인휴설) 난리 속 훌륭한 일 남 말을 마라

八萬藏經證舊華(팔만장경증구화) 팔만의 대장경이 옛 빛냄 보여

附原韻(부원운) 강화전등사-李炳勳

一千餘里到江華(일천여리도강화) 천리 남짓 길을 가 강화에 닿아

絶島山深樹木華(절도산심수목화) 끊어진 섬 산 깊어 나무 빛이나

寺有傳燈多古蹟(사유전등다고적) 절이 있어 등 물려 많은 옛 자취

觀光無處不繁華(관광무처불번화) 볕빛 보려 뒤섞임 않는 곳 없어

 

寒溪嶺(한계령) 한계령-金廷柱15

於溪於嶺怪相連(어계어령괴상련) 시내에 산줄기에 따로 잇닿아

俯則寒流仰則天(부즉한류앙즉천) 굽어봐 찬물 흘러 우러러 하늘

天下絶奇瞭一目(천하절기료일목) 온 누리 빼어난 멋 밝아 한 눈에

鬼岩仙窟總羅前(귀암선굴총라전) 귀신 바위 신선 굴 다 앞에 벌려

附原韻(부원운) 한계령-李炳勳

路作之形斷復連(로작지형단부련) 길이 나 되어 진 꼴 잘려 또 이어

艱難疑入蜀中天(간난의입촉중천) 어려워 못 믿어 든 촉 땅의 하늘

無邊晴景開胸處(무변청경개흉처) 가없이 개인 볕에 가슴 펼칠 곳

列色湖山在眼前(렬색호산재안전) 줄 세운 빛 호수 산 눈앞에 열려

 

漢陽城(한양성) 한양성-金廷柱16

客路暫停漢水頭(객로잠정한수두) 나그네길 멈춘 길 한강 어귀에

舊懷新感滿城秋(구회신감만성추) 옛 생각 새론 느낌 성 가득 가을

山川依昔人何在(산천의석인하재) 산천은 옛 그대로 사람 어디에

如夢風塵一域州(여몽풍진일역주) 꿈같은 바람티끌 한 둘레 고을

附原韻(부원운) 한양성-李炳勳

十年重到漢城頭(십년중도한성두) 십년을 거듭 오니 한양 성 머리

依舊湖山落木秋(의구호산락목추) 옛 그대로 호수 산 낙엽 진 가을

特市繁華文物外(특시번화문물외) 서울로 섞여 펼쳐 글 물건 달리서울특별시

淸涼氣味水雲州(청량기미수운주) 시원함에 멋진 맛 물구름 고을

 

臨津江自由橋(임진강자유교) 임진강 자유의 다리-金廷柱17

南北何時意合新(남북하시의합신) 남녘북녘 어느 때 뜻 뭉쳐 새로

更看來去自由津(갱간래거자유진) 다시 보니 오고가 자유의 나루

若無統一生如死(약무통일생여사) 어째 없어 하나 됨 살아 죽기로

國防非他退赤神(국방비타퇴적신) 나라 지켜 남 아니 빨갱이 물러

附原韻(부원운) 임진강 자유의 다리-李炳勳

自由爲號自由新(자유위호자유신) 자유라 이름 불러 자유가 새록

胡不自由渡此津(호불자유도차진) 어찌 아니 자유로 이 나루 건너

最恨東方南北阻(최한동방남북조) 가장 한 우리 동방 남북이 막혀

何時統一養精神(하시통일양정신) 어느 때 하나 되어 얼을 키워내

 

顯忠祠(현충사) 현충사-金廷柱18

七年陰雨一朝陽(칠년음우일조양) 일곱 해 그늘진 비 한 아침볕이

忠義吾公萬世香(충의오공만세향) 충성 옳음 우리 님 만대 오랠 향

救國偉勳何敢說(구국위훈하감설) 나라 건짐 크나큼 어찌 말로만

山高屹屹水流長(산고흘흘수류장) 산 높아 우뚝하며 물 흘러 멀리

附原韻(부원운) 현충사-李炳勳

馳入牙山下夕陽(치입아산하석양) 달려서 든 아산 땅 내려 저녁볕

祠前草木四時香(사전초목사시향) 사당 앞에 풀 나무 사철 늘 향이

將軍貫日之忠義(장군관일지충의) 장군은 날을 꿰며 가니 충의로

較漢關公孰短長(교한관공숙단장) 한나라 관우 빗대 뉘 낫고 못해蜀漢 關羽(?~219)

 

白馬江(백마강) 백마강-金廷柱19

濟朝風物富扶餘(제조풍물부부여) 백제 때 풍경 물건 부여에 가득

忠祠痕存搭址餘(충사흔존탑지여) 충신 사당 자취는 탑 터에 남아

蘭寺鍾鳴花落盡(란사종명화락진) 고란사 종 울리니 꽃 다 떨어져

白江如訴響長餘(백강여소향장여) 백마강 알리려 듯 울림 길게나

附原韻(부원운) 백마강-李炳勳

周遊今過古扶餘(주유금과고부여) 다 돌아 오늘 지나 옛날 부여 땅

浩劫千秋恨有餘(호겁천추한유여) 먼먼 겁에 천년은 한이 남아나

白馬江頭花落處(백마강두화락처) 백마강 강 머리에 꽃 떨어진 곳落花巖

皐蘭寺下釣臺餘(고란사하조대여) 고란사 절 아래는 용 낚는 대가釣龍臺

 

恩津彌勒佛(은진미륵불) 은진 미륵불-金廷柱20

恩津何在客尋津(은진하재객심진) 베풂 나루 어딘지 나루 찾는 손

大佛先來獨入眞(대불선래독입진) 큰 부처 먼저 와서 혼자서 든 참

灌燭爲名君記否(관촉위명군기부) 관촉사 이름 되니 그대 아는지

沙門淸淨警愚人(사문청정경우인) 절 있어 맑아 깨끗 어둔 이 깨쳐

附原韻(부원운) 은진 미륵불-李炳勳

飽聞彌勒夢恩津(포문미륵몽은진) 실컷 들은 미륵불 베풂 나루 꿈

觀燭寺中見佛眞(관촉사중견불진) 관촉사 절 가운데 부처 참됨 봬

道術無窮功必大(도술무궁공필대) 도술 꾀 끝이 없어 이룬 일 꼭 커

幾多成願至誠人(기다성원지성인) 얼마나 바램 이뤄 정성 다한 이

 

金山寺大金佛(금산사대금불) 금산사 금부처-金廷柱21

金寺有緣許我尋(금사유연허아심) 금산사 맺음 있어 내가 찾게 해

穿林來坐白雲深(천림래좌백운심) 숲 뚫고 와서 앉아 흰 구름 깊어

仰看巨佛知悲大(앙간거불지비대) 우러러봐 큰 부처 대자비 알아大慈大悲

天竺何年此地臨(천축하년차지림) 천축에서 어느 해 이 땅에 오셔

附原韻(부원운) 금산사 금부처-李炳勳

大名金佛祇林尋(대명금불지림심) 큰 이름 금부처님 마침 숲 찾아

廣濟浮生苦海深(광제부생고해심) 널리 건져 떠돈 이 괴론 세상에

亂後靈山無恙在(란후령산무양재) 난리 뒤 신령한 산 걱정이 없어

重來今日復登臨(중래금일부등림) 거듭 오니 오늘에 다시 올라와

 

內藏山(내장산) 내장산-金廷柱22

天下金剛第二山(천하금강제이산) 온 누리에 금강산 둘째가는 산

山聾瀉水水鳴山(산롱사수수명산) 산 귀먹어 물 쏟아 물이 울린 산

山依舊態時何錯(산의구태시하착) 산 모습 옛 대론데 때 어찌 틀려

楓葉當秋盡染山(풍엽당추진염산) 단풍 잎 가을 맞춰 말끔 물든 산

附原韻(부원운) 내장산-李炳勳

內藏山邃晦名山(내장산수회명산) 속에 감춘 산 깊어 밤 이름난 산

收納千峰萬壑山(수납천봉만학산) 거둬 담은 천의 봉 만의 골짝 산

如此內藏終未秘(여차내장종미비) 이같이 안에 감춰 끝내 안 숨겨

靈區今日化人山(령구금일화인산) 신령한 땅 오늘날 사람이 된 산

 

春香祠(춘향사) 춘향사당-金廷柱23

行到南原烈廟尋(행도남원열묘심) 가서 닿아 남원 땅 열녀를 찾아

鞦韆芳跡柳陰深(추천방적류음심) 그네엔 향기 자취 버들 그늘 속

女之貞節人倫最(녀지정절인륜최) 아낙네 곧고 굳음 사람 첫 도리

誰奪春娥一片心(수탈춘아일편심) 누가 뺏어 춘향의 한 조각 마음

附原韻(부원운) 춘향사당-李炳勳

南原停馬爲誰尋(남원정마위수심) 남원에 멎은 발길 누구를 찾아

烈女祠前歲月深(열녀사전세월심) 열녀사당 앞에는 세월이 깊어

若使新官非學道(약사신관비학도) 어째 시킨 새 사또 도리 못 배워南原府使 卞學道

誰知抵死矢丹心(수지저사시단심) 누가 알아 죽어도 붉은 마음이

 

露梁大橋(노량대교) 노량대교-金廷柱24

彩虹一索碧空斜(채홍일삭벽공사) 무지개 줄 하나에 하늘에 비껴

下舶上車來去多(하박상거래거다) 아래엔 배 위엔 차 오고감 많아

兩露同區風味好(량로동구풍미호) 둘 드러내 같은 땅 멋진 맛 좋아

白鷗有意弄蒼波(백구유의롱창파) 갈매기 뜻함 있어 물결을 놀려

附原韻(부원운) 노량대교-李炳勳

千尺虹橋海上斜(천척홍교해상사) 천 자 다리 무지개 바다 위 비껴

輕車快步往來多(경거쾌보왕래다) 차 가볍게 잘도 가 꽤나 가고 와

誰能設計成如此(수능설계성여차) 누가 해 세움 꾀해 이렇듯 이뤄

陸續虛空過碧波(륙속허공과벽파) 뭍 이어 빈 하늘로 푸른 물 지나

 

開陽驛(개양역) 개양역-金廷柱25

晉城咫尺到開陽(진성지척도개양) 진주성에 가까워 개양에 닿아

秋草離離帶夕陽(추초리리대석양) 가을 풀 뭉텅뭉텅 저녁볕 둘러

遍歷畿湖千里路(편력기호천리로) 두루 지난 기호 땅 천리 멀리 길

幾逢勝地坐山陽(기봉승지좌산양) 몇몇 만난 빼난 땅 산 앞에 자리

附原韻(부원운) 개양역-李炳勳

名區烟月古汾陽(명구연월고분양) 이름난 땅 안개 달 오랜 넓은 볕 클분太平烟月

催到開陽歛夕陽(최도개양감석양) 서둘러가 개양 땅 바래 저녁 볕 바랄감

矗石楓川飛鳳宙(촉석풍천비봉주) 촉석루 단풍시내 봉 나는 하늘

觀光無暇向山陽(관광무가향산양) 빛을 봐 겨를 없어 산을 바란 볕

 

馬山市(마산시) 마산시-金廷柱26

馬港近來大革新(마항근래대혁신) 마산 항 요사이 와 크게 바꿔놔

市之新舊接成隣(시지신구접성린) 시 되니 새것 헌것 붙어 이웃 돼

喜乎臨海工團地(희호림해공단지) 기뻐해 바다 닿아 공장 모인 땅

多救吾邦失業人(다구오방실업인) 많이 건져 내나라 일을 잃은 이

附原韻(부원운) 마산시-李炳勳

探景馬山過舊新(탐경마산과구신) 볕빛 찾아 마산에 헌것 새것이舊馬山 新馬山

酒燈漁火滿江隣(주등어화만강린) 술집 등 고깃배 불 강 가득 이웃

淸宵誰送思鄕曲(청소수송사향곡) 맑은 밤 누굴 보내 고향그린 곡

腸斷西風有旅人(장단서풍유려인) 애 끊는 서쪽 바람 나그네 있어

 

還到釜山(환도부산) 부산에 돌아와 二十首終-金廷柱27

踏盡三南水與山(답진삼남수여산) 다 밟으니 삼남 땅 물이며 산을

足稱天下好江山(족칭천하호강산) 넉넉 일러 온 누리 좋은 강산이

看來所感君休問(간래소감군휴문) 보며오며 느낀바 그대 묻지 마

自適能存是釜山(자적능존시부산) 절로 맞아 사느니 바로 부산이悠悠自適

附原韻(부원운) 부산에 돌아와-李炳勳

遍踏南韓水與山(편답남한수여산) 두루 밟아 남한을 물이며 산을

尋眞到處賦湖山(심진도처부호산) 참을 찾아 닿는 곳 호수 산 노래

蓬萊方丈瀛洲是(봉래방장영주시) 봉래 방장 삼신산 영주가 여기

始覺仙鄕最釜山(시각선향최부산) 처음 깨 신선 고을 가장 부산이

 

恭賀丁卯元旦之禧(공하정묘원단지희) 새해에 복 받기를 ※1987-金廷柱28

恭祝尊堂歲改新(공축존당세개신) 삼가 빌어 귀댁에 해 바뀐 새해

賀詞還愧未完陳(하사환괴미완진) 축하 말 되레 부끄 다 못할 말에

丁香靈瑞家傳美(정향령서가전미) 정향 향 상서로움 집안 물린 멋

卯飮屠蘇體養眞(묘음도소체양진) 아침술에 설날 약 몸 기르는 참

元吉神光多慶喜(원길신광다경희) 새해 복 신령한 빛 경사 기쁨이

旦望聖訓絶彛倫(단망성훈절이륜) 아침 봬 성스런 말 어엿한 인륜

之山之水無非惠(지산지수무비혜) 산에 가고 물에 가 안 베풂 없어

禧福乾坤萬萬春(희복건곤만만춘) 복에 복이 하늘땅 억만의 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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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