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漢詩 作品(출생년도 순)-제12부
生年 字 號 姓名(生年∼沒年)諡號 本貫 벼슬 著書
古詩(고시) 옛 시 ※다산의 古詩 27수 중의 하나-丁若鏞51
燕子初來時(연자초래시) 제비는 때가되니 비로소 오고
南南語不休(남남어불휴) 지지배배 소리는 그치질 않아 재잘거릴남喃
語意雖未明(어의수미명) 소리 뜻함 비록이 밝히진 못해
似訴無家愁(사소무가수) 호소하듯 집 없는 서러움에서
楡槐老多穴(유괴로다혈) 느릅나무 홰나무 늙어 구멍 뻥
何不此淹留(하불차엄류) 어찌 않나 여기서 깃들어 머묾
燕子復南南(연자복남남) 제비는 돌아와서 지저귀는데
似與人語酬(사여인어수) 사람에게 말하듯 주고받아라
楡穴款來啄(유혈관래탁) 느릅나무 구멍은 황새가 쪼고 황새관雚
槐穴蛇來搜(괴혈사래수) 홰나무 구멍에는 뱀이 와 뒤져
獨笑(독소) 혼자 웃음-丁若鏞52
有粟無人食(유속무인식) 양식 있는 집이면 남이 못 먹고
多男必患饑(다남필환기) 아들 많은 집에는 굶주림 걱정
達官必惝愚(달관필창우) 높다란 벼슬아치 꼭 멍청한데
才者無所施(제자무소시) 재주 가진 인재는 펼 길이 없어
家室少完福(가실소완복) 집안 살림 적으니 복을 갖추고
至道常陵遲(지도상능지) 다다른 도 언제나 쌓임은 더뎌
翁藏子每蕩(옹장자매탕) 아비가 모아두면 아들이 흩여
婦慧郞必癡(부혜랑필치) 아내는 슬기로워 남편 꼭 바보
月滿頻値雲(월만빈치운) 달 둥글어 잦으니 구름 값하기
花開風誤之(화개풍오지) 꽃이 피어 바람이 그르치는지
物物盡如此(물물진여차) 물건마다 다됨이 이와 같아서
獨笑無人知(독소무인지) 혼자 웃음 모르지 남이 알 리가
採藥詞(채약사) 약초 캐는 노래-丁若鏞53
采藥復采藥(채약부채약) 약을 캐야지 다시 약을 캐
迢遞躋巖谷(초체제암곡) 높이 번갈아 바위 골 올라
手中三尺鑱(수중삼척참) 손에는 들어 석 자 보습을
處處靈根斸(처처령근촉) 곳곳서 약초 뿌리를 찍네
風吹微雨來(풍취미우래) 바람이 불어 가랑비 내려
嫩芽初舒綠(눈아초서록) 어린 싹 나와 푸름을 펼쳐
尋苗涉幽澗(심묘섭유간) 싹 찾아 다녀 그윽한 골짝
引蔓穿深竹(인만천심죽) 덩굴을 뚫어 깊숙한 대숲
長懷鹿門隱(장회녹문은) 오래 품으니 녹문의 숨음
思酬小山曲(사수소산곡) 생각은 보내 소산곡으로
不獨駐流年(부독주류년) 혼자서 안 돼 세월 잡아둠
聊以謝淆俗(료이사효속) 한갓 물릴까 흐린 속세를
山木(산목) 산 속의 나무-丁若鏞54
首夏氣布濩(수하기포호) 여름머리 날씨는 더위 퍼져가
山木交蔥蒨(산목교총천) 산의 나무 엇갈려 푸르게 짙어
嫩葉含朝暉(눈엽함조휘) 어린잎에 머금은 아침의 빛남
通明曬黃絹(통명쇄황견) 뚫린 밝음 볕을 쫴 노오란 명주
濃綠遞相次(농록체상차) 짙은 푸름 번갈아 서로 이어져
邐迤引界線(리이인계선) 비스듬히 줄지어 경계선 이뤄
松栝羞老蒼(송괄수로창) 소나무는 부끄러 낡은 푸름이
新梢吐昭絢(신초토소현) 새 가지 끝 드러내 밝은 무늬를
壽藤亦生心(수등역생심) 나이든 등 넝쿨도 마음을 내어
裊裊舒蔓莚(뇨뇨서만연) 간들간들 뻗으니 덩굴 자라서
要皆非俗物(요개비속물) 찾은 모두 아니지 세속의 물건
熙怡共幽眄(희이공유면) 기쁘게도 함께한 그윽한 구경
幸無簪組累(행무잠조누) 다행히 벼슬 얽매 꺼릴 게 없어
奚復室家戀(해부실가연) 어찌 다시 집안일 그리워하랴
躋攀旣費勞(제반기비로) 잡고 올라 이윽고 힘 빠져 지쳐
享受宜自便(향수의자편) 누림 받아 마땅히 절로 편안해
靜究生成理(정구생성리) 가만히 살펴 파니 생성 이치를
足以當書卷(족이당서권) 넉넉하게 맞먹어 책을 읽음과
高秋滿山紅(고추만산홍) 높은 가을 온 산에 붉은 단풍에
重來覽時變(중래람시변) 다시 와서 봐야지 때가 바뀌면
肩輿歎(견여탄) 가마꾼 ※1832년-丁若鏞55
人知坐輿樂(인지좌여락) 남들 알기 가마 탄 즐거움이라 수레여
不識肩輿苦(불식견여고) 알지 못해 가마 멘 고달픔일랑 어깨견
肩輿山峻阪(견여산준판) 가마 메고 산길을 높은 비탈을 높을준
捷若躋山麌(첩약제산우) 빠르기 산을 타는 노루와 같고 큰사슴우
肩輿下懸崿(견여하현악) 가마 메고 내달아 낭떠러지를 낭떠러지악
沛如歸苙羖(패여귀립고) 우르르 우리 드는 염소 떼처럼 늪패
肩輿超谽谺(견여초함하) 가마 메고 휑한 골 건너 넘을 때 골휑할함하
松鼠行且舞(송서행차무) 다람쥐도 오가며 덩달아 춤춰 쥐서
側石微低肩(측석미저견) 바위 곁서 조금은 어깨 낮추고
窄徑敏交股(착경민교고) 오솔길엔 재빨리 발을 옮기네 좁을착
絶壁頫黝潭(절벽부유담) 끊인 벽서 내려 봐 퍼런 깊은 못 머리숙일부
駭魄散不聚(해백산불취) 넋이 놀라 흩어져 아찔하기만 놀랄해
快走同履坦(쾌주동리탄) 날쌔게 맞춰달려 평지 밟듯이 신리 평평할탄
耳竅生風雨(이규생풍우) 귓구멍 나는 소리 바람에 비에 구멍규
所以游此山(소이유차산) 이 산에서 노니는 까닭이라면 헤엄칠유
此樂必先數(차락필선수) 이 즐거움 반드시 먼저 손꼽지
紆回得官帖(우회득관첩) 굽든 돌든 얻어와 관첩이라면 굽을우
役屬遵遺矩(역속준유구) 관속 부려 따라야 하던 법이라 곱자구
矧爾乘傳赴(신이승전부) 하물며 올라타고 행차 알림에 나아갈부
翰林疇敢侮(한림주감모) 벼슬 선비 하는 일 어찌 깔보랴 밭두둑주
領吏操鞭扑(영이조편복) 고을 아전 잡는다 채찍을 치니 칠복
首僧整編部(수승정편부) 머리 스님 가지런 모둠을 짜네 가지런할정
迎候不差限(영후불차한) 맞이에 어김없이 기한에 맞춰
肅恭行接武(숙공행접무) 엄숙히 받듦 행해 씩씩히 이어
喘息雜湍瀑(천식잡단폭) 헐떡여 숨결 섞인 여울물 소리 헐떡거릴천
汗漿徹襤褸(한장철남루) 땀으로 풀을 먹여 배인 해진 옷 미음장
度虧旁者落(도휴방자락) 모퉁이 지나가니 곁 한 이 처져 두루방
陟險前者傴(척험전자구) 험한 데를 오르니 앞선 이 숙여 구부릴구
壓繩肩有瘢(압승견유반) 밧줄 눌려 어깨에 자국이 지고 줄승 흉터반
觸石趼未瘉(촉석견미유) 돌 채여 발 부르터 낫지를 않아 개똥벌레견
自痔以寧人(자치이녕인) 스스로 병들어도 남을 편케 해 치질치
職與驢馬伍(직여려마오) 맡은 일 나귀 말과 다를 바 없어 나귀려
爾我本同胞(이아본동포) 너나 나나 본디는 똑같은 겨레 태보포
洪勻受乾父(홍균수건부) 널리 두루 받으니 하늘 어버이 적을균
汝愚甘此卑(여우감차비) 너희들 어리석어 이 깔봄 참나 낮을비
吾寧不愧憮(오녕불괴무) 내 어찌 안 부끄러 멍하게 있지 어루만질무
吾無德及汝(오무덕급여) 나에겐 네게 미칠 덕이 없으니
爾惠胡獨取(이혜호독취) 너의 베풂 어찌해 혼자 받으랴
兄長不憐弟(형장불련제) 형님 어른 아우를 아니 돌보니 불쌍히여길련
慈衰無乃怒(자쇠무내노) 사랑스런 어버이 성냄 없을까 쇠할쇠
僧輩猶哿矣(승배유가의) 스님들은 그래도 나은 편이지 좋을가
哀彼嶺下戶(애피령하호) 슬프다 저기 고개 아래 집들이
巨槓雙馬轎(거공쌍마교) 커다란 지렛대에 말 둘 가마에 지렛대공
服驂傾村塢(복참경촌오) 곁마 따라 기울여 온 마을사람 곁마참 둑오
被驅如犬鷄(피구여견계) 몰아세움 당하니 닭과 개처럼 몰구
聲吼甚豺虎(성후심시호) 소리쳐 울부짖어 승냥이에 범 울후 승냥이시
乘人古有戒(승인고유계) 타는 이 예로부터 살필게 있지
此道棄如土(차도기여토) 이런 도리 버려져 흙인 것같이 버릴기
耘者棄其鋤(운자기기서) 김매는 이 내던져 손에 든 호미 김맬운
飯者哺以吐(반자포이토) 밥 먹던 이 먹다가 음식도 뱉어 먹을포
無辜遭嗔暍(무고조진갈) 허물없이 욕보고 꾸중 들으며 허물고 喝
萬死唯首俯(만사유수부) 만 번 죽어 오직이 머릴 조아려 구부릴부
顦顇旣踰艱(초췌기유간) 애태워 지쳐 이미 고비 넘겨서 파리할초췌
噫吁始贖擄(희우시속로) 아 비로소 벗어나 사로잡힘을 속바칠속
浩然揚傘去(호연양산거) 일산 들려 거들먹 떠나 버리니 우산산
片言無慰撫(편언무위무) 한 마디도 없어라 달래 돌봄이 위로할위
力盡近其畝(력진근기무) 힘은 다해 그 논밭 가까이해도
呻唫命如縷(신금명여루) 끙끙대는 목숨은 실낱같아라 입다물금 실루
欲作肩與圖(욕작견여도) 그리려네 가마 멘 그림을 그려
歸而獻明主(귀이헌명주) 돌아가서 바쳐야 밝은 임금님 바칠헌
打麥行(타맥행) 보리타작-丁若鏞56
新芻濁酒如潼白(신추탁주여동백) 새로 거른 막걸리 뿌옇게 희고
大碗麥飯高一尺(대완맥반고일척) 큰 사발에 보리밥 높이가 한 자
飯罷取枷登場立(반파취가등장립) 밥 먹자 도리깨에 마당에 나서
雙肩漆澤飜日赤(쌍견칠택번일적) 두 어깨 까만 윤기 햇빛 받아서
呼邢作聲擧趾齊(호형작성거지제) 옹헤야 소리 질러 발 들어 맞춰
須臾麥穗都狼藉(수유맥수도낭자) 어느새 보리 낟알 온 마당 가득
雜歌互答聲轉高(잡가호답성전고) 노랫말 주고받아 소리 드높아
但見屋角紛飛麥(단견옥각분비맥) 보이느니 지붕 위 보리 티 날려
觀其氣色樂莫樂(관기기색락막락) 살펴보니 그 기색 즐겁기 마냥
了不以心爲形役(료불이심위형역) 되진 않아 마음은 몸의 부림이
樂園樂郊不遠有(낙원낙교불원유) 즐길 뜰 즐거운 들 멀리 안 있어
何苦去作風塵客(하고거작풍진객) 무슨 고생 떠나랴 세상 나그네
蓮葉小蛙(茶山十二景中) 연엽소와 연잎에 청개구리 丁若鏞(1762~1836)-57
蓮葉初穿水 연엽초천수 연잎 비로소 물에 치솟아 연잎 솟은 물
紅酥未解拳 홍소미해권 붉어 매끄래 주먹 아니 펴 빨개 손 못 펴
小蛙通體綠 소와통체록 작은 개구리 말쑥 푸른 몸 푸른 개구리
終日坐端然 종일좌단연 하루 내도록 반듯이 앉아 하루 내 앉아
1766 士精 藫庭 金鑢(1766∼1822) 延安 牛海異魚譜 담정 김려 1
上元俚曲 상원(정월보름)의 속된 곡 속될리1
元宵月色劇淸圓 정월보름 밤 달빛 참 맑게 둥글 밤소 심할극
先見生男古老傳 먼저 봐 아들 낳아 오랜 노인 말
抵事南隣老處子 남쪽이웃 일 있어 나 든 아가씨 거스를저
背人無語淚泫然 사람 뒤로 말없이 눈물 흘리나 눈물루 빛날현
1769 漢叟 紫霞 申緯(1769∼1845) 平山 紫霞詩集 자하 신위 -110
子規啼 두견새 울어 울제 ※李兆年(1269∼1343) 이화에 월백하고1
梨花月白五更天 배꽃에 달이 밝아 하늘은 오경
啼血聲聲怨杜鵑 피울음 소리소리 두견새 슬퍼 두견이견
儘覺多情原是病 정이 정작 병임을 다 깨닫고서 다할진
不關人事不成眠 사람일 아닌데도 잠을 못 이뤄 잠잘면
觀劇詩 二首 연극을 보고 2수2
春香扮得眼波秋 춘향으로 꾸밈에 눈길은 추파 꾸밀분
扇影衣紋不自由 부채그림 옷 무늬 어딘가 어색 부채선 무늬문
何物龍鐘李御史 무슨 물건 뛰어나 이도령일까 쇠북종
至今占斷劇風流 이제껏 혼자차지 연극의 풍류 연극극
激賞時時一聲哄 보곤 좋다 때때로 한 소리 들썩 떠들썩할홍
廣庭人海疊人山 넓은 뜰 사람바다 쌓여 사람 산 겹쳐질첩
今宵莫漫勤添炬 오늘밤 부지런히 횃불 더 밝혀 질펀할만 횃불거
早有雲頭掛月彎 일찍이 구름머리 굽은 달 걸려 굽을만
蝴蝶靑山去(호접청산거) 나비는 청산으로3
白蝴蝶與靑山去(백호접여청산거) 하얀 나비 더불어 푸른 산 가자
黑蝶團飛共入山(흑접단비공입산) 검은 나비 뭉쳐서 함께 산으로
行行日暮花堪宿(행행일모화감숙) 가다가 해 저물면 꽃에서 자고
花薄情時葉宿還(화박정시엽숙환) 꽃에서 푸대접엔 잎에서 자자
冬之夜 황진이 시조4
截取冬之夜半强 잘라내 겨울일랑 밤의 반 억지로라
春風被裏屈蟠藏 봄바람 이불아래 서리게 넣었다가
燈明酒煖郞來夕 등 밝혀 술을 데워 낭군님 오신 밤에
曲曲鋪成折折長 굽이굽이 펴리니 꺾어꺾어 길어서
※황진이의 시조
冬至ㅅ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여
春風 니불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題錦城女史藝香畵蘭(제금성여사예향화란) 금성여사 난 그림에 향 심어-申緯5
畵人難畵恨(화인난화한) 사람 그림에 한은 못 그려
畵蘭難畵香(화란난화향) 난초 그림에 향내 못 그려
畵香兼畵恨(화향겸화한) 향기 그리고 한도 그리니
應斷畵時腸(응단화시장) 그릴 때 으레 애도 탔으리
月挂嶺(월괘령) 달 걸린 고개-申緯6
峽人防虎密(협인방호밀) 골짝 사람들 호랑이 막아
日暮早關門(일모조관문) 날이 저물면 일찍 문 걸어
獨有催租吏(독유최조리) 홀로 아전만 세금 다그쳐
橫行挂月村(횡행괘월촌) 누비고 다녀 달 걸린 마을
白羽山(백우산) 백우산-申緯7
名山入官府(명산입관부) 이름난 산에 마을이 들어
不與我偃蹇(불여아언건) 내 함께 아니 거드름 피움
故作白羽山(고작백우산) 그래서 지어 흰 깃 산이라
穹窿堆雪巇(궁륭퇴설희) 솟아 둥글게 눈 쌓여 높이
碧蘆吟1(벽로음1) 푸른 갈대를 읊어-申緯8
草有可嘉者(초유가가자) 풀에 있어서 아름다운 것
莫將蕭艾儔(막장소애주) 짝하지 마라 쑥 같은 것과
堯夫題品後(요부제품후) 요부란 사람 가려 따진 뒤
珍重八百秋(진중팔백추) 보배로 중히 팔백 년이 돼
碧蘆吟2(벽로음2) 푸른 갈대를 읊어-申緯9
碧蘆自羅生(벽로자라생) 푸른 갈대는 절로 벌어 나
翠叢非種成(취총비종성) 푸른 떨기라 아니 심어 돼
門前車馬道(문전거마도) 문 앞에 길엔 수레 말 다녀
一片對秋聲(일편대추성) 한 조각 마주 가을 소리를
碧蘆吟3(벽로음3) 푸른 갈대를 읊어-申緯10
天翁至公正(천옹지공정) 하느님 매우 공정하시니
閑物與閑人(한물여한인) 느긋한 물건 느긋한 이 줘
豈必千畝竹(기필천무죽) 어찌 반드시 천 이랑 대밭
封侯傲渭濱(봉후오위빈) 후 봉해 뽐내 위수 물가서
碧蘆吟4(벽로음4) 푸른 갈대를 읊어-申緯11
每說江湖去(매설강호거) 말만 하면은 강호에 가지
江湖産業無(강호산업무) 강호엔 없어 먹고살 일이
罷官閑日月(파관한일월) 벼슬을 놓고 느긋한 나날
此是小江湖(차시소강호) 이것이 옳지 작은 강호라
淸平山絶句1 淸平洞口(청평동구) 청평산 골짝어귀-申緯12
大江折流處(대강절류처) 큰 강이 꺾여 흘러가는 곳
小溪來會之(소계래회지) 작은 시내가 와서 모이지
仙凡此爲界(선범차위계) 선계와 속계 이에 갈리니
過溪吾自疑(과계오자의) 시내 지나 난 혼자 못 믿네
淸平山絶句2 山頂花(산정화) 산꼭대기 꽃-申緯13
誰種絶險花(수종절험화) 누가 심었나 험한 곳 꽃을
雜紅隕如雨(잡홍운여우) 알록달록해 비처럼 지네
松靑雲氣中(송청운기중) 솔은 푸르러 구름 가운데
猶有一家住(유유일가주) 여태 있으니 한 집이 남아
淸平山絶句3 九松亭瀑布(구송정폭포) 구송정 폭포-申緯14
此嶺萬松耳(차령만송이) 이 고개에는 만 그루 솔이
誰能以九數(수능이구수) 누가 헤아려 아홉수라며
靈境眩奇變(영경현기변) 신령한 경계 아찔한 변화
一瀑忽雙注(일폭홀쌍주) 하나의 폭포 뜻밖 두 쏟음
淸平山絶句4 瑞香院(서향원) 서향원-申緯15
寥寥瑞香院(료료서향원) 쓸쓸하지만 서향원에는
庶幾伊人在(서기이인재) 여럿에 몇몇 그 사람 있어
梅梢月如新(매초월여신) 매화가지 끝 달은 새로워
年代不相待(년대불상대) 해는 바뀌어 아니 기다려
淸平山絶句5 影池(영지) 그림자 못-申緯16
草樹取映時(초수취영시) 풀 나무 비침 그릴 때에는
能以正面狀(능이정면상) 알 수 있으니 앞에서 모습
與君歃此水(여군삽차수) 그대 더불어 이 물을 마셔
永離顚倒相(영리전도상) 오래도록 떼 엎어진 꼴은
淸平山絶句6 極樂殿(극락전) 극락전-申緯17
丹漆與金碧(단칠여금벽) 붉은 칠에다 금빛 푸른빛
汚此水晶城(오차수정성) 이를 더럽혀 수정궁 성을
妖僧眞可斬(요승진가참) 요망한 중을 참으로 베니
一殿竭一國(일전갈일국) 전각 하나에 한 나라 다해
淸平山絶句7 降仙閣(강선각) 강선각-申緯18
此日荒薺田(차일황제전) 이 날은 거친 냉이 밭이나
雲廊與月殿(운랑여월전) 구름 회랑에 달 같은 전각
孤閣偶不毁(고각우불훼) 외로운 전각 아니 허물어
尙掩諸佛院(상엄제불원) 아직도 가려 여러 불상을
淸平山絶句8 眞樂公重修文殊院碑(진락공중수문수원비) 문수원비-申緯19
楷書率更令(해서솔경령) 해서로는 솔경령 구양순 글씨 ※九成宮醴泉銘
行書聖敎序(행서성교서) 행서라면 왕희지 집자성교서
坦然亦麗人(탄연역려인) 탄연 국사 글씨도 아름다운 이
豈有別機杼(기유별기저) 어찌 달리 있을까 베틀에 북이
淸平山絶句9 懶翁鐵挂杖(나옹철괘장) 나옹 철괘장-申緯20
不打紅頭徒(불타홍두도) 치지 못하니 홍건적 무리
百斤鐵虛使(백근철허사) 백 근 철봉을 헛되이 부려
懶翁固生佛(나옹고생불) 나옹은 정말 살아난 부처
哀哉佛弟子(애재불제자) 슬프다 너희 부처 믿는 이
※懶翁(1320∼1376)고려 말 高僧 神光寺에 머물며 紅巾賊의 침입 때 사찰을 지킴
淸平山絶句10
淸平山絶句11 松坡畵像(송파화상) 송파화상-申緯21
松坡無一偈(송파무일게) 송파 스님은 게송도 없어
畵僧無一言(화승무일언) 그림에 스님 한마디 없네
言說尙可離(언설상가리) 말은 오히려 떠날 수 있어
安事生消礬(안사생소반) 어쩐 일 살아 그림 속에서
淸平山絶句12 西川(서천) 서천-申緯22
雙瀑掛層虹(쌍폭괘층홍) 두 폭포 걸려 겹겹 무지개
初疑漏天門(초의루천문) 처음엔 어째 하늘 문 새나
趾石弄長川(지석롱장천) 돌 밟아 뛰어 긴 내를 놀려
忽至雙瀑源(홀지쌍폭원) 문득 이르러 두 폭포 샘터
淸平山絶句 仙洞(선동) 선동-申緯23
一重又一掩(일중우일엄) 한 번 겹치고 또 한 번 가려
已窮遊人躅(이궁유인촉) 이미 막히니 사람 발자취
聞說仙洞處(문설선동처) 듣자니 선동 신선 사는 곳
更轉三百曲(갱전삼백곡) 다시 돌아서 삼백 굽이를
淸平山絶句14 古骨(고골) 고골-申緯24
傳舍一去後(전사일거후) 주막을 한 번 떠난 뒤로는
行蹤誰可繫(행종수가계) 발자취 누가 얽어맬는지
山僧竟無謂(산승경무위) 산 스님 끝내 말이 없으니
區區守其蛻(구구수기태) 낱낱이 지켜 그 허물까지
淸平山絶句15 仙人局(선인국) 선인국-申緯25
滅跡入雲峰(멸적입운봉) 자취 사라져 구름 봉 들어
誰與算白黑(수여산백흑) 뉘와 더불어 흑백을 살펴
厭聞山外事(염문산외사) 듣기도 싫어 산 밖의 일은
資謙方賭國(자겸방도국) 겸손 밑천 해 나라를 걸어
※李資謙(?∼1126)
墨竹圖(묵죽도) 묵죽도-申緯26
枝葉上晴光(지엽상청광) 가지 잎 위로 맑게 갠 빛에
枝輕葉復揚(지경엽부양) 가지 가벼워 잎 다시 들려
一天風日好(일천풍일호) 한 하늘 바람 날씨는 맑아
聲影靜瀟湘(성영정소상) 소리에 그늘 소상죽 고요
※晴竹: 잎이 위로 雨竹: 잎이 아래로 風竹: 잎이 옆으로 ※瀟湘斑竹
墨竹圖2(묵죽도2) 묵죽도-申緯27
晩園萬箇影參差(만원만개영참치) 저녁 뜰에 온통 대 그림자 들쑥
湘水而今映碧姿(상수이금영벽자) 상수 강물 오늘도 푸른 자태를
停雪慣同梅作侶(정설관동매작려) 눈 그쳐 보던 대로 매화 짝 이뤄
昌霜偏與菊相宜(창상편여국상의) 한창 서리 같이한 국화 서로 해
掌中杯(장중배) 손 안의 잔-申緯28
耳朶有聞旋旋忘(이타유문선선망) 귀 떨기 들음 있어 돌아선 잊어
眼兒看做不看樣(안아간주불간양) 눈동자 보아 넘겨 아니 본 듯이
右堪執盞左持螯(우감집잔좌지오) 오른 손 잔을 잡고 왼손 안주를
只知雙手執金巵(지지쌍수집금치) 다만 앎 두 손으로 금잔만 잡아
屬秋史(속추사) 추사에게 ※秋史 金正喜(1786∼1856)-申緯29
昭代參容播正聲(소대참용파정성) 밝은 시대 껴들어 바른 소리 펴
蒐羅揚抱有深情(수라양포유심정) 모아서 올려 안아 깊은 뜻 있어
吾今倦矣論英雋(오금권의론영준) 나는 이제 쉬려네 영재 논함에
煮酒靑梅屬後生(자주청매속후생) 술 데워 푸른 매실 뒷사람 맡겨
雜書(잡서) 잡서 ※士農工商-申緯30
士本四民之一也(사본사민지일야) 선비 본디 네 백성 가운데 하나
初非貴賤相懸者(초비귀천상현자) 처음엔 귀천 없어 서로 드러내
眼無丁字無虛名(안무정자무허명) 글자는 볼일 없어 헛이름 없어
眞賈農工役於假(진고농공역어가) 참 상인 농부 장인 가짜가 부려
菊花(국화) 국화-申緯31
有客同觴固可意(유객동상고가의) 손님 있어 술 함께 정말 뜻함에
無人獨酌未爲非(무인독작미위비) 사람 없어 혼자 술 안 될 리 없지
壺乾恐被黃花笑(호건공피황화소) 술병 말라 아마도 국화 웃을까
典却圖書又典衣(전각도서우전의) 잡혀버린 책에다 옷도 잡히지
照水梅(조수매) 물에 비친 매화-申緯32
滑笏琉璃浸玉寒(활홀유리침옥한) 매끈한 홀 유리라 차운 옥 담겨
一塵非意莫相干(일진비의막상간) 한 티끌 뜻 아니니 껴들지 마라
有時恨殺風倚皺(유시한살풍의추) 때로는 한을 죽여 바람결 일어
難得芳容正面看(난득방용정면간) 향기 모습 어려워 바로 보기가
光貞月松根憩寂圖(광정월송근게적도) 광정월송근 게적도-申緯33
松年僧臘不知幾(송년승랍부지기) 솔 나이 스님 해론 얼만지 몰라
果否見松初終年(과부견송초종년) 보지 못해 소나무 처음과 끝은
松子松根無佛性(송자송근무불성) 솔방울 솔뿌리에 불심이 없어
一同寂寞卽參禪(일동적막즉참선) 하나같이 쓸쓸해 곧 참선이라
西江(서강) 서강-申緯34
重來照水媿華顚(중래조수괴화전) 다시 와 물에 비쳐 백발 부끄럼
不見西湖二十年(불견서호이십년) 서호를 못 본지도 스무 해 되어
淨洗一春桃李眼(정세일춘도리안) 한 봄날 씻어 깨끗 복사 오얏 봐
野人籬落菜花田(야인리락채화전) 시골사람 울에 진 나물 꽃에 밭
紫霞洞二首1(자하동이수1) 자하동 ※京畿開城府松嶽 在松嶽下 紫霞洞-申緯35
何物龍種老紫霞(하물용종로자하) 무엇이 용의 씨라 늙은 자하여
得公因地見懷多(득공인지견회다) 그대 얻어 땅으로 뜻 보임 많아
思家墩與蘇家渡(사가돈여소가도) 집 생각 돈대에다 쉬는 집 나루
名實相懸奈我何(명실상현내아하) 이름 속 서로 걸어 내 어찌하랴
※紫霞仙人(1351~?)이름 李槹 자 德和 자하는 호 廣東人 태백산구화동에 삶 神敎叢話 저작
紫霞洞二首2(자하동이수2) 자하동-申緯36
我亦記曾尋紫霞(아역기증심자하) 나 또한 일찍 적어 자하동 찾아
墨香消盡屐痕多(묵향소진극흔다) 먹 내음 다 사라져 발자취 많아
十年未覺崧陽夢(십년미각숭양몽) 십년을 아니 깨니 숭양의 꿈을
無奈泉聲石色何(무내천성석색하) 어찌 없어 샘 소리 돌 빛깔 어째
無名氏古綃山水十絶句1(무명씨고초산수십절구1)
무명작가가 옛 비단에 그린 산수화에 쓴 절구 열 수-申緯37
雲中鷄犬一村靜(운중계견일촌정) 구름 속 닭들 개들 한 마을 고요
岸上桃花千萬枝(안상도화천만지) 언덕 위 복사꽃은 천만 가지에
捲幔輕橈徐轉去(권만경요서전거) 휘장 걷고 노 저어 천천히 옮겨
春江滑笏碧琉璃(춘강활홀벽유리) 봄 강물 매끄런 홀 푸르른 유리
無名氏古綃山水十絶句2(무명씨고초산수십절구2)
무명작가가 옛 비단에 그린 산수화에 쓴 절구 열 수-申緯38
春來布襪訪煙霞(춘래포말방연하) 봄이 와 베버선에 안개 놀 찾아
澗賴松風一經斜(간뢰송풍일경사) 골짝이라 솔바람 길하나 비껴
晝永鍾魚金璧殿(주영종어금벽전) 낮 길어 풍경소리 절집에 들려
滿山都是佛前花(만산도시불전화) 산 가득이 모두다 부처 앞에 꽃
無名氏古綃山水十絶句3(무명씨고초산수십절구3)
무명작가가 옛 비단에 그린 산수화에 쓴 절구 열 수-申緯39
朝來山色洗塵氛(조래산색세진분) 아침 오니 산 빛깔 티끌이 씻겨
細雨篷窓獨夜聞(세우봉창독야문) 보슬비 조그만 창 홀로 듣는 밤
柔櫨一聲忘近遠(유로일성망근원) 여린 지붕 한 소리 원근을 잊어
前溪花發後溪雲(전계화발후계운) 시내 앞엔 꽃 피고 시내 뒤 구름
無名氏古綃山水十絶句4(무명씨고초산수십절구4)
무명작가가 옛 비단에 그린 산수화에 쓴 절구 열 수-申緯40
棐几燒香讀道經(비궤소향독도경) 허름한 상 향 살라 도덕경 읽어
喬松脩竹一茅亭(교송수죽일모정) 높은 솔에 곧은 대 일모정이라
雨餘芳草原如織(우여방초원여직) 비 지나 꽃다운 풀 들에 천 깐 듯
人與鹿麋俱眼靑(인여록미구안청) 사람도 사슴들도 푸른 눈 갖춰
無名氏古綃山水十絶句5(무명씨고초산수십절구5)
무명작가가 옛 비단에 그린 산수화에 쓴 절구 열 수-申緯41
柳絲筠紛共參差(류사균분공참치) 버들가지 댓잎은 다 들쑥날쑥
端坐無言面曲池(단좌무언면곡지) 바로 앉아 말없이 굽은 못 마주
背後白鷗飛自去(배후백구비자거) 등 뒤로 갈매기는 날아 혼자 가
一江春水夕陽時(일강춘수석양시) 한줄기 강 봄물에 저녁볕 질 때
無名氏古綃山水十絶句6(무명씨고초산수십절구6)
무명작가가 옛 비단에 그린 산수화에 쓴 절구 열 수-申緯42
讀書耕種兩蹉跎(독서경종양차타) 책 읽기 갈고 심기 다 잘못 디뎌
江上生涯不在多(강상생애부재다) 강 위에 삶을 살며 없는 것 많아
罷釣歸來門半掩(파조귀래문반엄) 낚시 마쳐 돌아와 문 반 쯤 닫아
任他帆影客商過(임타범영객상과) 다른 땅 돛 그늘에 객상이 지나
無名氏古綃山水十絶句7(무명씨고초산수십절구7)
무명작가가 옛 비단에 그린 산수화에 쓴 절구 열 수-申緯43
翠壁丹崖初過雨(취벽단애초과우) 푸른 벽 붉은 벼랑 처음 지난 비
白雲紅樹變秋時(백운홍수변추시) 흰 구름 붉은 나무 바뀐 가을철
飄然野老一藜杖(표연야로일려장) 휘날려 시골 노인 지팡이 짚어
小立溪橋何所思(소립계교하소사) 짧게 선 시내다리 무얼 생각해
無名氏古綃山水十絶句8(무명씨고초산수십절구8)
무명작가가 옛 비단에 그린 산수화에 쓴 절구 열 수-申緯44
無風葉脫送秋聲(무풍엽탈송추성) 바람 없이 잎 벗어 가을소리를
如此江山易感情(여차강산역감정) 이처럼 강도 산도 느낌을 바꿔
孤鶴東來夜將半(고학동래야장반) 외로운 학 동쪽 와 밤은 깊어 가
放船西去月隨傾(방선서거월수경) 놓은 배 서쪽 가며 달 따라 기웃
無名氏古綃山水十絶句9(무명씨고초산수십절구9)
무명작가가 옛 비단에 그린 산수화에 쓴 절구 열 수-申緯45
高秋正是登臨節(고추정시등림절) 높은 하늘 이 가을 올라 닿는 철
平遠溪山似畵圖(평원계산사화도) 아득 멀리 시내 산 그림과 같아
擔却琴書來喚渡(담각금서래환도) 짊어진 거문고 책 와서 배 불러
誰家鬅髮愛才奴(수가붕발애재노) 뉘네 집 더벅머리 재주 아낀 종
無名氏古綃山水十絶句10(무명씨고초산수십절구10)
무명작가가 옛 비단에 그린 산수화에 쓴 절구 열 수-申緯46
玄雲霮對半沈山(현운담대반침산) 검은 구름 잔뜩 껴 반쯤 잠긴 산
衰草寒煙轉處灣(쇠초한연전처만) 시든 풀에 찬 연기 돌아 물굽이
短棹漁翁堪入畵(단도어옹감입화) 짧은 노 늙은 어부 그림에 들어
簑衣蒻笠雪中還(사의약립설중환) 도롱이 부들 삿갓 눈 속에 오네
尋花1(심화1) 꽃을 찾아-申緯47
尋花緩步當輕車(심화완보당경거) 꽃 찾아 느린 걸음 수레 가볍게
黃四娘家花發初(황사낭가화발초) 황 씨네 네 아가씨 꽃이 막 피어
覓句不須呼紙筆(멱구불수호지필) 글귀 찾아 아니 꼭 종이 붓 불러
溪邊恰似細沙書(계변흡사세사서) 시냇가 마치 같기 가는 모래 글
尋花2(심화2) 꽃을 찾아-申緯48
亂燕鳴鳩村景閑(난연명구촌경한) 제비에 비둘기로 마을 볕 느긋
郭熙平遠畵春山(곽희평원화춘산) 곽희의 평원법에 봄 산 그린 듯
臥溪楊柳壓籬杏(와계양류압리행) 냇가 누운 버들에 울 덮은 살구
粧點黃茅八九間(장점황모팔구간) 꾸며진 노란 띠 집 여덟아홉 칸
※郭熙(1023∼1085) 林泉高致 三遠: 高遠 深遠 平遠 법칙을 정립 北宗畵 산수의 대명사
尋花3(심화3) 꽃을 찾아-申緯49
前臺花發後臺同(전대화발후대동) 누대 앞에 꽃피고 누대 뒤 같아
佛國繁華三月中(불국번화삼월중) 부처나라 한창 꽃 삼월 가운데
滄以靑松烝石翠(창이청송증석취) 푸른 솔로 물결 쳐 돌을 쪄 푸레
亂雲堆裡杜鵑紅(난운퇴리두견홍) 흩인 구름 싸인 속 진달래 붉어
尋花4(심화4) 꽃을 찾아-申緯50
白雲破處又靑山(백운파처우청산) 흰 구름 날리는 곳 또한 푸른 산
春在淪漣水一灣(춘재륜연수일만) 봄날에 빠져 잔잔 물결 한 굽이
浣女桃花醺臉際(완녀도화훈검제) 빨래 아낙 복사꽃 뺨 곁 발그레
醉人胡蝶入懷間(취인호접입회간) 취한 이 나비되어 품 사이 들어
尋花5(심화5) 꽃을 찾아-申緯51
耕罷夕陽生翠巒(경파석양생취만) 밭갈이 쉰 저녁 볕 푸른 봉우리
迷花臺笠不知還(미화대립부지환) 꽃에 홀린 대 삿갓 돌아감 몰라
一村二十四黃犢(일촌이십사황독) 한 마을에 스무 집 송아지 넷이
散點平原春草間(산점평원춘초간) 흩어져 너른 들판 봄풀 사이에
山園絶句(산원절구) 산 뜨락-申緯52
桃實靑靑杏花黃(도실청청행화황) 복숭아 푸릇푸릇 살구꽃 노랑
鶯雛恰恰燕兒忙(앵추흡흡연아망) 꾀꼬리 새끼 울어 제비는 바빠
支筇夏景陰森下(지공하경음삼하) 지팡이에 여름 볕 그늘 숲 아래
得句籬雲歷落榜(득구리운력낙방) 얻은 시 울에 구름 떨어짐 겪어
杏花絶句(행화절구) 살구꽃-申緯53
消寒病榻酒無功(소한병탑주무공) 추위 없애 앓으니 술로도 안 돼
夜夜繁霜透幕風(야야번상투막풍) 밤마다 매선 서리 바람이 들어
今日扶頭披絮帽(금일부두피서모) 오늘날 고개 들어 솜 모자 벗어
杏梢初見一分紅(행초초견일분홍) 살구가지 처음 본 한 푼의 붉음
水仙花(수선화) 수선화-申緯54
無賴梅花擫笛催(무뢰매화엽적최) 속절없는 매화꽃 피리 불게 해
玉英顚倒點靑苔(옥영전도점청태) 옥 꽃부리 엎어져 푸른 이끼에
東風吹縐水波綠(동풍취추수파록) 봄바람 불어 주름 물결 푸르게
含睇美人來不來(함제미인래불래) 눈 맞춤 띤 고운이 오나 안 오나
板門店戱吟(판문점희음) 판문점에서 놀며 읊어-申緯55
驢背遙山翠黛顰(려배요산취대빈) 나귀등 아득한 산 눈썹 찌푸려
澹煙秋景似新春(담연추경사신춘) 흐릿 안개 가을 볕 마치 새 봄이
那知混跡漁農日(나지혼적어농일) 어찌 알아 묻혀 삶 어부 농사 일
也有旗亭物色人(야유기정물색인) 또 있어 깃발 정자 경치 찾는 이
彩霞洞(채하동) 채하동-申緯56
歷盡重峰一草堂(역진중봉일초당) 겹 봉우리 다 지나 한 채 초가집
水林況値秋荒凉(수림황치추황량) 물에 숲은 하물며 가을 황량함
欲將畵本定摹法(욕장화본정모법) 그림본 되려하면 본뜸을 놓아
米不米時黃不黃(미불미시황불황) 미불인가 아닌가 황정견인가
※元章 米芾(1051∼1107)宋 화가 서예가 米點法
山谷 黃庭堅(1045∼1105)宋 시인 화가 서예가
題徐兢高麗圖經(제서긍고려도경) 서긍의 고려도경에 제하다-申緯57
一卷圖經城市全(일권도경성시전) 한 권의 그림책에 도시가 모두
携書過客弔荒煙(휴서과객조황연) 책 끼고 지난 길손 연기로 조문
可憐威鳳樓前石(가련위봉루전석) 아쉬워라 위봉루 누각 앞 돌에
猶見徐兢奉使年(유견서긍봉사년) 마치 알려 서긍이 사신 온 해를
※宣和奉使高麗圖經 1123년(인종1) 송나라 사신 徐兢이 지은 책 전40권 개성에 한 달 남짓
머무르며 고려를 견문한 것을 그림과 글로 설명 28門으로 나누고 다시 300여 항으로 세분
七松亭賞春1(七松亭賞春 1) 칠송정 봄놀이-申緯58
杖底三峰翠掃空(장저삼봉취소공) 지팡이 밑 세 봉우리 푸른 하늘에
暮煙如海戱群鴻(모연여해희군홍) 저녁 안개 바다 같아 기러기 놀아
樓臺滿地蒸花柳(누대만지증화류) 누대는 가득한 땅 찌는 꽃 버들
紅綠模糊一氣中(홍록모호일기중) 붉고 푸른 흐릿함 한 기운 속에
七松亭賞春2(칠송정상춘2) 칠송정 봄놀이-申緯59
紅葉樓中翰墨因(홍엽루중한묵인) 붉은 잎 누대 안에 글하는 까닭
于今三十六回春(우금삼십육회춘) 이제껏 서른여섯 봄날 돌아와
誰知倚仗徘徊客(수지의장배회객) 뉘 알아 지팡이에 떠도는 길손
曾是憑欄縹緲人(증시빙란표묘인) 일찍이 난간 기대 글하던 사람
潤六月十五夜月明1(윤육월십오야월명1) 윤 유월 보름밤 달이 밝아-申緯60
滿地金波雨洗嵐(만지금파우세람) 땅 가득한 금물결 비에 산 씻겨
水晶宮殿化書龕(수정궁전화서감) 수정 궁전 바뀌어 글 쓰는 방이
縈窓漏箔如無隔(영창루박여무격) 창 얽혀 새어든 발 막힘없는 듯
更透紗幮到枕函(갱투사주도침함) 또 뚫은 비단 휘장 베개상자에
潤六月十五夜月明2(윤육월십오야월명2) 윤 유월 보름밤 달이 밝아-申緯61
明月尋人直入房(명월심인직입방) 밝은 달 사람 찾아 바로 드는 방
原無約束絶商量(원무약속절상량) 본디에 맺음 없어 생각도 못해
那堪睡熟更深後(나감수숙갱심후) 어쩌나 잠이 깊어 다시 빠진 뒤
獨轉廻廊過短墻(독전회랑과단장) 홀로이 마루 돌아 낮은 담 지나
潤六月十五夜月明3(윤육월십오야월명3) 윤 유월 보름밤 달이 밝아-申緯62
皎潔銀潢月正中(교결은황월정중) 달빛 맑은 은 둠벙 달이 가운데
瓦溝如沐樹陰重(와구여목수음중) 기왓골 씻은 듯이 나무 그늘로
萬家樓閣入初定(만가누각입초정) 모든 집 누각에는 비로소 밤에
管領宵光是百蟲(관령소광시백충) 다 다스려 밤 빛깔 온갖 벌레가
月下寫竹影戱言(월하사죽영희언) 달 아래 대 그림자 그리려-申緯63
道人戱墨園中石(도인희묵원중석) 도인은 먹을 놀려 뜰 가운데 돌
紙上忽見孤竹影(지상홀견고죽영) 종이 위 언뜻 보여 대 그늘 홀로
急起從之不如何(급기종지불여하) 어서 나서 좇아도 아니 어떻게
月落風飜遷俄頃(월락풍번천아경) 달 지고 바람 불어 갑자기 옮겨
夢踏痕(몽답흔) 꿈에 밟은 발자취-申緯64
魂夢相夢屐齒輕(혼몽상몽극치경) 넋이나마 꾸는 꿈 나막신 가벼워도
鐵門石路亦應平(철문석로역응평) 쇠문에 돌길마저 마침내 반반해져
原來夢徑無行蹟(원래몽경무행적) 원래부터 꿈길엔 지난 자취 없으나
伊不知儂恨一生(이부지농한일생) 너는 날 알지 못해 한스러운 한 삶을
影波(영파) 그림자 물결-申緯65
秋山夕照蘸江心(추산석조잠강심) 가을 산 저녁 비침 강물 속 담겨
釣罷孤憑小艇吟(조파고빙소정음) 낚시 마쳐 외로워 배에서 읊어
漸見水光迎棹立(점견수광영도립) 차츰 비친 물 빛깔 맞아 노 세워
半彎新月一條金(반만신월일조금) 반쯤 굽은 초승달 한 줄기 금빛
申緯小樂府 漁樂(어락) 고기잡이 즐거움-申緯66
鳴者鵓鳩靑者柳(명자발구청자류) 우는 것이 뻐꾸기면 푸른 건 버들
漁村燈淡有無疑(어촌등담유무의) 어촌 마을 등불 엷어 있는지 몰라
山妻補網纔完未(산처보망재완미) 산촌아내 그물 손질 아직 다 못해
正是江魚欲上時(정시강어욕상시) 이제 바로 강 물고기 올라오는 때
申緯小樂府 人生行樂耳(인생행락이) 사람살이 즐길 뿐-申緯67
一度人生還再否(일도인생환재부) 한번 간 사람살이 다신 못 오지
此身能有幾多身(차신능유기다신) 이내몸 할 수 있어 여러 몇이냐
借來若夢浮生世(차래약몽부생세) 빌려오니 꿈같아 덧없는 세상
可作區區做活人(가작구구주활인) 지을거나 낱낱이 사람 살아야
申緯小樂府 落花流水(낙화유수) 꽃 떨어져 물에 흘러-申緯68
睡失漁竿舞失簑(수실어간무실사) 낚싯대 졸다 잃고 도롱이 춤에 잃어
白鷗休笑老人家(백구휴소노인가) 갈매기 웃지 마라 늙은이 사는 집을
溶溶綠浪春江水(용용록랑춘강수) 넘실대 푸른 물결 봄 강에 물이려니
泛泛紅桃水上花(범범홍도수상화) 출렁여 붉은 복사 물 위에 꽃이라며
申緯小樂府 祝聖壽(축성수) 임금님 오래살기를-申緯69
千千萬萬萬千千(천천만만만천천) 천에 천 만에 만년 만년 천천년
又亨千千萬萬年(우형천천만만년) 또 누려 천에 천년 만에 만년을
鐵柱開花花結子(철주개화화결자) 무쇠 기둥 꽃 피니 꽃 열매 맺어
殷紅子熟獻宮筵(은홍자숙헌궁연) 빨갛게 열매 익어 궁궐잔치에
申緯小樂府 碧溪水(벽계수) 푸른 시냇물 ※황진이-申緯70
靑山影裏碧溪水(청산영리벽계수) 푸른 산 그늘 속에 푸른 시냇물
容易東去爾莫誇(용이동거이막과) 쉽게도 동쪽 흘러 자랑을 마라
一到滄海難復回(일도창해난부회) 한번 간 푸른 바다 다시 못 오나
滿空明月古今是(만공명월고금시) 하늘 가득 밝은 달 예나 이제나
申緯小樂府 醉不願醒(취불원성) 취하여 깨지 않았으면-申緯71
昨日沈酣今日醉(작일침감금일취) 어제는 빠져 즐겨 오늘은 취해
茫然大昨醉醒疑(망연대작취성의) 아련한 큰 어제는 어찌 취해 깨
明朝客有西湖約(명조객유서호약) 밝을 아침 나그네 서호의 약속
不醉無醒雨未知(불취무성우미지) 아니 취해 아니 깨 비 온줄 몰라
申緯小樂府 紅燭淚(홍촉루) 붉은 촛불의 눈물-申緯72
房中紅燭爲誰別(방중홍촉위수별) 방 가운데 붉은 초 뉘와 헤어져
風淚汎瀾不自禁(풍루범란부자금) 바람에 눈물 흘려 혼자 못 그쳐
畢竟怪伊全似我(필경괴이전사아) 마침내 저런 꼴로 나와 똑 같아
任情灰盡寸來心(임정회진촌래심) 내맡긴 정 재 다 돼 조각난 마음
申緯小樂府 白馬靑娥(백마청아 흰말에 젊은 아가씨-申緯73
欲去長嘶郎馬白(욕거장시랑마백) 떠나려네 긴 울음 그대 말 흰데
挽衫惜別小娥靑(만삼석별소아청) 적삼 끌어 애틋함 아가씬 젊어
夕陽冉冉銜西嶺(석양염염함서령) 저녁볕 뉘엿뉘엿 서쪽 재 넘어
去路長亭復短亭(거로장정부단정) 가는 길 오래 머묾 다시 짧은 쉼
申緯小樂府 滿庭香(만정향) 뜰 가득 향기-申緯74
昨夜桃花風盡吹(작야도화풍진취) 어제 밤에 복사꽃 바람에 다 져
山童縛帚凝何思(산동박추응하사) 아이는 비를 엮어 무슨 생각에
落花顔色亦花也(낙화안색역화야) 떨어진 꽃 얼굴 빛 또한 꽃이라
何必苔庭勤掃之(하필태정근소지) 어찌 꼭 이끼 낀 뜰 힘써 쓰는지
申緯小樂府 奉虛言(봉허언) 빈말이나마-申緯75
向儂思愛非眞辭(향농사애비진사) 날 보고 아낀다며 참말이 아냐
最是難憑夢見之(최시난빙몽견지) 이야말로 못 믿어 꿈에 봤단 말
若使如儂眠不得(약사여농면부득) 이를테면 나처럼 잠도 안 들어
更成何夢見儂時(갱성하몽견농시) 또 이뤄 어느 꿈에 나를 볼 때를
申緯小樂府 人月圓(인월원) 사람 달 둥글함-申緯76
金絲烏竹紫葡萄(금사오죽자포도) 금실에 까만 오죽 보랏빛 포도
雙牧丹叢一丈蕉(쌍목단총일장초) 모란꽃 두 떨기에 한 길의 파초
影落紗窓荷葉盞(영락사창하엽잔) 그림자 진 비단 창 연꽃잎 등잔
意中人對月中宵(의중인대월중소) 마음속 사람 맞은 달빛 속에 밤
申緯小樂府 十洲佳處(십주가처) 열 모래섬 아름다운 곳-申緯77
釋子相逢無別語(석자상봉무별어) 불제자 서로 만나 달리 말 없어
關東風景近何許(관동풍경근하허) 재 너머 바람 볕은 요즘 어떤지
明沙十里海棠花(명사십리해당화) 고운 모래 십리에 해당화 피어
兩兩白鷗飛疎雨(양양백구비소우) 짝지은 흰 갈매기 빗속에 날아
申緯小樂府 小桃源(소도원) 작은 도화원-申緯78
君家何在大江上(군가하재대강상) 그대 집 어디 있나 커다란 강 위
翠竹林深不來仍(취죽림심불래잉) 푸른 대 숲이 깊어 그래서 못 와
秋風落葉空多響(추풍낙엽공다향) 가을바람 지는 잎 괜히 꽤 울려
問之無答白鷗飛(문지무답백구비) 물어도 대답 없어 갈매기 날아
申緯小樂府 響屧疑(향섭의) 바람소리 발소리인지-申緯79
寡信何曾瞞着麼(과신하증만착마) 못 믿어 어찌 일찍 속였었나요
月沈無意夜經過(월침무의야경과) 달빛 잠겨 뜻 없이 밤을 보내나
颯然響地吾何與(삽연향지오하여) 바람소리 땅 울려 내 뉘 더불어
原是秋風落葉多(원시추풍낙엽다) 원래 이 가을바람 잎이 많이 져
申緯小樂府 金爐香(금로향) 금향로의 향불-申緯80
金爐香盡漏聲殘(금로향진루성잔) 금향로 향불 다 타 물시계 소리
誰與橫陳罄夜歡(수여횡진경야환) 뉘 더불어 누워 펴 밤새워 즐겨
月上欄干斜影後(월상란간사영후) 달 떠오른 난간에 비낀 그림자
打探人意驀來看(타탐인의맥래간) 찾아서 사람 뜻을 달려와 보네
申緯小樂府 鷗盟(구맹) 갈매기에 맹세하며-申緯81
讀書窓爲倦書拓(독서창위권서척) 책 읽어 서창에서 책 펼쳐 따분
滿地江湖雙白鷗(만지강호쌍백구) 땅 가득 강 호수엔 짝진 갈매기
摒却浮名身外事(병각부명신외사) 없애버린 뜬 이름 몸 밖의 일에
一生堪輿汝同遊(일생감여여동유) 한 삶에 하늘과 땅 너 함께 놀아
申緯小樂府 春去也(춘거야) 봄날은 간다-申緯82
燕子鶯雛遞訴冤(연자앵추체소원) 제비에 앵무 새끼 번갈아 울어
非花肯落是風飜(비화긍락시풍번) 꽃 떨어짐 왜 아니 바람 펄럭여
靑春去也多魔戱(청춘거야다마희) 푸른 봄날 떠나감 마가 많이 껴
簾影樑塵枉斷魂(염영량진왕단혼) 발 그늘 들보 먼지 굽어 넋 끊어
申緯小樂府 雙玉筋(쌍옥근) 두 줄기 옥 눈물의 힘-申緯83
逝者滔滔挽不得(서자도도만부득) 흘러감 넘쳐넘쳐 잡아 못 끌어
百川東到幾時回(백천동도기시회) 온갖 냇물 동쪽 가 몇 때 돌아와
如何點滴肝腸水(여하점적간장수) 어찌해 방울져서 속안에 물이
却向秋波滾上來(각향추파곤상래) 멎으려 가을 물결 솟아오르나
申緯小樂府 枕邊風月冷(침변풍월랭) 베갯머리 바람 달 차가워-申緯84
十二月雨閠十三(십이월우윤십삼) 열두 달 비는 내려 윤달은 열셋
月三十日夜時五(월삼십일야시오) 한 달이면 서른 날 밤은 다섯 경
一年通打算閑時(일년통타산한시) 한 해 몽땅 다쳐도 느긋한 때는
果沒片閑來一聚(과몰편한래일취) 참 없던 느긋 조각 한꺼번에 와
申緯小樂府 一杵鐘(일저종) 한 소리 종-申緯85
一杵霜鐘寺近遠(일저상종사근원) 한 소리 서릿발 종 절 먼가 가까운가
聞聲忖寺去無深(문성촌사거무심) 소리 들어 절 헤니 떠나가 깊이 없어
靑山之上白雲下(청산지상백운하) 푸른 산 산 위에며 흰 구름 아래인데
認且茫然何處尋(인차망연하처심) 알려 해도 아득해 어느 곳서 찾을까
申緯小樂府 冶春(야춘) 꾸며진 봄날-申緯86
黃山谷裏蕩春光(황산곡리탕춘광) 황산곡 골짝 속에 화창한 봄빛
李白花枝手折將(이백화지수절장) 이태백 꽃가지를 손으로 꺾어
五柳村尋陶令宅(오류촌심도령댁) 오류촌 마을 찾아 도연명 집에
葛巾漉酒雨浪浪(갈건록주우랑랑) 갈건으로 술 걸러 비처럼 줄줄
申緯小樂府 綠草靑江馬(녹초청강마) 푸른 풀 푸른 강에 말-申緯87
茸茸綠草靑江上(용용녹초청강상) 무성하게 푸른 풀 푸른 강 위에
老馬身閑謝轡銜(노마신한사비함) 늙은 말 몸 느긋해 고삐 놓여져
舊首一鳴時向北(구수일명시향북) 옛 생각에 한 울음 때론 북녘을
夕陽無限戀君心(석양무한연군심) 저녁볕에 끝없이 님 그린 마음
申緯小樂府 慣看賓(관간빈) 손님맞이-申緯88
休煩款待黃茅薦(휴번관대황모천) 안 귀찮다 정성껏 띠풀 자리에
且坐何妨紅葉堆(차좌하방홍엽퇴) 앉으려다 어쩌나 붉은 잎 더미
豈必松明燃照室(기필송명연조실) 어찌 꼭 관솔불로 태워 비춘 방
前宵落月又浮來(전소락월우부래) 어젯밤 떨어진 달 또 떠오르지
申緯小樂府 實事求是(실사구시) 알찬 일로 옳음 찾아-申緯89
喫驚風波旱路行(끽경풍파한로행) 놀램 먹은 바람결 뭍길을 걸어
羊腸豺虎險於驚(양장시호험어경) 굽이 길 승냥이 범 놀램에 험해
從今非馬非船業(종금비마비선업) 이제부턴 말 없어 배 저음 없어
紅杏村深雨映耕(홍행촌심우영경) 붉은 살구 꽃마을 비 비쳐 갈아
申緯小樂府 沒下梢(몰하초) 물에 빠진 나뭇가지-申緯90
豪華富貴信陵君(호화부귀신릉군) 호화로움 부귀함 신릉군마저
一去人耕春草墳(일거인경춘초분) 한번 떠나 남 갈아 봄풀 무덤을
矧爾諸餘醉夢者(신이제여취몽자) 하물며 너희 여럿 꿈에 취한 이
不堪比數漫云云(불감비수만운운) 못 견뎌 숫자 견줘 넘친다마라
申緯小樂府 玉斧桂樹(옥부계수) 옥도끼와 계수나무-申緯91
玉斧年多鈍却鋩(옥부년다둔각망) 옥도끼도 해 묵어 무뎌진 서슬
月中桂樹靭難當(월중계수인난당) 달 속에 계수나무 질겨 못 당해
廣寒殿後輩靑葉(광한전후배청엽) 광한전 전각 뒤에 무리 푸른 잎
能使繁陰翳放光(능사번음예방광) 어지럽게 그늘 져 밝은 빛 가려
申緯小樂府 秋山淸曉(추산청효) 가을 산 맑은 새벽-申緯92
蒼凉曉月照人婦(창량효월조인부) 푸름 서늘 새벽달 아낙네 비춰
石室松關鎖翠微(석실송관쇄취미) 돌방에 솔 빗장에 푸른 빛 가려
落葉滿山無路入(낙엽만산무로입) 진잎에 가득 찬 산 들일 길 없어
白雲肩重女蘿衣(백운견중여라의) 흰 구름 어깨 묵직 솔 넝쿨 옷에
申緯小樂府 公莫拂衣(공막불의) 공은 옷 떨치지 마세요-申緯93
莫拂挽衫輕別離(막불만삼경별리) 떨치지 마 옷 당김 떠남 가벼워
長堤昏草日西時(장제혼초일서시) 긴 둑에 어두운 풀 해는 서녘 때
客窓輾轉愁滋味(객창전전수자미) 나그네 방 뒤척여 시름은 맛깔
孤剔殘燈到自知(고척잔등도자지) 홀로 발라 남은 등 절로 알게 돼
申緯小樂府 神來路(신래로) 신이 오시는 길-申緯94
水雲渺渺神來路(수운묘묘신래로) 물구름 아득하니 신이 오는 길
琴作橋梁濟大川(금작교량제대천) 거문고 다리 지어 큰 시내 건네
二十琴絃二十柱(이십금현이십주) 스무 개 거문고줄 스무 개 기둥
不知何柱降神弦(부지하주강신현) 모르지 어느 기둥 신 내림 줄이
申緯小樂府 竹謎(죽미) 대나무는 헷갈려-申緯95
人間百卉皆堪種(인간백훼개감종) 세상에 온갖 풀들 다 심어 봐도
唯竹生憎種不宜(유죽생증종불의) 오직 대는 짜증나 심기 못 마땅
箭往不來長笛怨(전왕불래장적원) 화살 날려 아니 와 긴 피린 슬퍼
最難畵出筆相思(최난화출필상사) 가장 힘든 그리기 쓰려도 걱정
申緯小樂府 梅花訊(매화신) 매화에 물어-申緯96
一樹楂枒鐵幹梅(일수사야철간매) 한 나무 뗏목 엉킴 쇠 줄기 매화
犯寒年例東風回(범한년례동풍회) 추위 덮침 해마다 봄바람 돌아
舊開花想又開着(구개화상우개착) 앞서 피운 꽃 모양 또 피어날지
春雪紛紛開未開(춘설분분개미개) 봄눈이 펄펄 날려 피어 못 피지
申緯小樂府 宜身至前(의신지전) 마땅히 몸소 앞에 오셔요-申緯97
莫倩他人尺素馳(막천타인척소치) 다른 이 맡김 마오 편지 보내려
當身曷若自來宜(당신갈약자래의) 당신과 어찌 같아 자기가 와야
縱眞原是憑傳札(종진원시빙전찰) 참으로 원래 그래 편지 보낸들
成否從遠未可知(성부종원미가지) 되고 안 돼 멀어서 알 길이 없지
太子河(태자하) 태자하-申緯98
避秦衍水奈秦何(피진연수내진하) 진나라 벗어 연수 진나라 물이
衍水因稱太子河(연수인칭태자하) 연수 물 부른 까닭 태자하라며
我欲臨河徵舊事(아욕림하징구사) 내 물에 다가가니 옛 일을 찾아
寒風落日自頮波(한풍락일자회파) 찬바람에 지는 해 물결에 씻겨
※太子河: 중국 遼寧省 중부에 있는 하천 遼陽을 지나 遼河에 합류
白塔(백탑) 백탑-申緯99
白塔亭亭向遠空(백탑정정향원공) 하얀 탑 높이 높아 멀리 하늘을
古城西畔寺門東(고성서반사문동) 옛 성터 서쪽 두둑 절 문은 동쪽
行人喚渡立沙渚(행인환도립사저) 길손은 사공 불러 모래물가 서
一百四鈴遼語風(일백사령료어풍) 일백넷 방울소리 먼 바람결에
西京次鄭之常韻(서경차정지상운) 평양 정지상의 시를 빌어-申緯100
急管催觴離思多(급관최상리사다) 서둔 피리 술 재촉 생각을 떠나
不成沈醉不成歌(불성침취불성가) 마셔도 아니 취해 노래 안 되지
天生江水西流去(천생강수서류거) 하늘이 낸 강물은 서쪽 흘러가
不爲情人東倒波(불위정인동도파) 못 위하니 정든 이 동쪽 물 돌림
釣臺望月(조대망월) 낚시 자리서 달을 바라보며-申緯101
溶溶波上月(용용파상월) 출렁거리는 물결 위에 달
塗塗葉間霜(도도엽간상) 자욱하게도 잎 사이 서리
霜光與月色(상광여월색) 서리 내린 빛 함께한 달빛
倂墜煙渺茫(병추연묘망) 모두 떨어져 안개에 아득
釣臺一片石(조대일편석) 낚시 자리는 한 조각 바위
據此水中央(거차수중앙) 여기 자리해 물속 가운데
不知夜深淺(부지야심천) 알지 못하니 밤 깊고 얕음
漸見人影長(점견인영장) 차츰 길어져 사람 그림자
潘家莊(반가장) 반가의 장원-申緯102
孤村橫一彴(고촌횡일작) 외딴 마을 한 외나무다리
落日懸雙杵(낙일현쌍저) 지는 해 걸려 두개 공이에
秋水澹迎人(추수담영인) 가을 물 맑아 사람을 맞아
石壁堪題序(석벽감제서) 돌 벽 할 만해 글씨 써 새겨
烹茶掃紅葉(팽다소홍엽) 차를 다리며 단풍잎 쓸고
憩雲傾綠醑(게운경록서) 구름 쉬어가 푸른 술 기웃
煙郊望不極(연교망불극) 안개에 들판 봐도 끝없고
歸程杳何許(귀정묘하허) 돌아오는 길 어딘지 아득
答客問(답객문) 손님이 물어 답하며-申緯103
壁上一葫蘆(벽상일호로) 벽 위에 하나 호리병박이
堂下一匹驢(당하일필려) 대청아래엔 한 필 나귀가
葫蘆驢虛設(호로려허설) 조롱박 나귀 괜히 두었나
不挂又不馳(불괘우불치) 내걸지 않고 달리지 않아
客來問主人(객래문주인) 손님이 와서 주인에 물어
主人但謝辭(주인단사사) 주인은 다만 고맙단 말을
榨酒杏花雨(자주행화우) 술을 거르니 살구꽃비에
尋詩紅葉秋(심시홍엽추) 찾아 시 읊어 단풍잎 가을
時時馳且挂(시시치차괘) 때때로 달려 또한 내걸어
客亦有意不(객역유의부) 손님도 또한 뜻 있나 없나
紅白梅(홍백매) 홍백 매화-申緯104
料峭東風梅信回(요초동풍매신회) 차가운 봄바람에 매화 꽃소식
此花年例犯寒開(차화년례범한개) 이 꽃이란 해마다 추위 뚫고 펴
飜嫌歛笑亭亭遠(번혐감소정정원) 싫어도 바램 웃어 떳떳이 멀리
人似凝眸脈脈來(인사응모맥맥래) 사람 눈길 모은 듯 이어져 오네
送老影香和靖福(송로영향화정복) 늙음 보내 향 그늘 편안한 복이
通身鐵石廣平才(통신철석광평재) 몸에 미친 쇠와 돌 다스린 재주
吾廬兩樹能紅白(오려량수능홍백) 우리 집에 두 나무 붉은 꽃 흰 꽃
白未離披紅欲催(백미리피홍욕최) 흰 꽃 져 아니 헤져 붉은 꽃 피려
春盡日對雨(춘진일대우) 봄 다한 날 비를 마주-申緯105
造化無私物有涯(조화무사물유애) 조물주 쏠림 없어 사물 끝 있어
春光畢竟屬誰多(춘광필경속수다) 봄빛도 마침내는 뉘 붙음 많나
關情燕語酬鶯語(관정연어수앵어) 정 붙인 제비소리 꾀꼬리 울음
得意桃花殿杏花(득의도화전행화) 뜻 이룬 복사꽃에 살구꽃 대궐
準備杯觴防疾病(준비배상방질병) 준비한 그릇 술잔 질병을 막아
折除風雨損華奢(절제풍우손화사) 꺾어 없앤 비바람 꽃 자랑 덜어
去年如此今年又(거년여차금년우) 지난해 이와 같고 올해도 또 해
人壽芳菲任共磨(인수방비임공마) 사람 목숨 풀 향기 함께 닳아져
洗心臺(세심대) 세심대-申緯106
行殿深秋澹夕暉(행전심추담석휘) 전각에 깊은 가을 저녁 빛 맑아
畵墻西角啓朱扉(화장서각계주비) 그림담장 서쪽 모 붉은 문 열려
一笑黃花如蛾老(일소황화여아로) 한번 웃어 노란 꽃 나방과 같아
重來白鳥歎人非(중래백조탄인비) 다시 오는 백조는 사람 틀려 탓
意中欄檻移樽得(의중란함이준득) 마음 드는 난간에 술통을 옮겨
分外溪山入座飛(분외계산입좌비) 분에 넘친 시내 산 든 자리 날아
舊識池塘金色鯽(구식지당금색즉) 옛 알던 연못에는 금빛 붕어가
盡情遊泳共忘機(진정유영공망기) 마음껏 헤엄치니 다 세상 잊어
寄謝吳蘭雪(기사오란설) 오난설에게 고마움 부쳐-申緯107
吾廬瀟灑隱王城(오려소쇄은왕성) 내 집은 산뜻한데 왕성에 숨어
廡下南山紫翠橫(무하남산자취횡) 처마 아랜 남산이 푸른 보라 빛
伴石墨池含雲氣(반석묵지함운기) 돌 놓인 검은 못엔 구름 기운 껴
當窓蘆葉助秋聲(당창로엽조추성) 창 맞닿은 갈대 잎 가을소리 나
客來茶屋孤煙起(객래다옥고연기) 손님 오면 차방에 외줄기 연기
公退苔庭一鶴迎(공퇴태정일학영) 공 물러난 이끼 뜰 학 하나 마중
莫笑軟紅塵送老(막소연홍진송로) 비웃진마 연분홍 세상 늙어가
冷卿居止似諸生(냉경거지사제생) 추운 벼슬 머물러 선비와 같아
滿月臺懷古(만월대회고) 만윌대에서 옛일을 생각하며 ※고려 궁궐터-申緯108
大業三韓一統來(대업삼한일통래) 커다란 일 삼한을 하나로 이뤄
子孫付託奈非才(자손부탁내비재) 자손에 붙여 맡겨 재주 아님을
宮闈震蕩家兵入(궁위진탕가병입) 궁궐 문 놀라 열려 난리가 들고
梵唄凄淸佛國開(범패처청불국개) 범패소리 처량해 절들만 열어
唐鎭勳名多跋扈(당진훈명다발호) 당을 누른 공신들 꽤나 날뛰니
晉安尊位寄悲哀(진안존위기비애) 진을 재워 임금 돼 설움이 붙어
繁華往跡無人間(번화왕적무인간) 한껏 핀 지난 자취 사람이 없어
滿月臺前生綠苔(만월대전생록태) 만월대 앞마당엔 푸른 이끼 껴
東關驛(동관역) 동관역에서-申緯109
暖日恬風雨後天(난일념풍우후천) 따뜻한 날 바람 자 비 개인 하늘
初秋那得此淸姸(초추나득차청연) 초가을은 어찌나 맑고 고운지
車音入滑泥爲海(거음입활니위해) 수레소리 매끈한 진흙길 바다
茶味回甛睡是禪(다미회첨수시선) 차 맛에 낮잠 돌아 잘 자니 참선
古戌黃葉鞭影外(고戍황엽편영외) 옛 수자리 누런 잎 채찍 그늘 밖
酒家紅斾雁聲邊(주가홍패안성변) 주막집 붉은 깃발 기러기 소리
好詩一失難追補(호시일실난추보) 좋은 시 한번 잃어 이어 못 붙여
銜口眞成急就篇(함구진성급취편) 머금은 입 참 이룸 급취편이라
※急就篇: 중국 前漢말 史游가 편찬한 文字敎本 急就章이라함 당시 상용한자 약 1,900자를
31장으로 나누고 物名과 인명 등을 3字句 또는 7자구로 배열 脚韻을 달아 암송하게 만듦
會寧嶺(회령령) 회령고개-申緯110
匝地群峰忙自退(잡지군봉망자퇴) 땅 돌아 뭇 봉우리 바삐 물러서
全遼嶺阨此爲雄(전료령액차위웅) 모두 아득 고개 길 여기는 높아
天垂繚白縈靑外(천수료백영청외) 하늘 드린 흰 구름 푸름 너머에
秋入丹砂點漆中(추입단사점칠중) 가을 든 붉은 물감 검음에 찍혀
峽鬪虎狼靈短景(협투호랑령단경) 골짝 다툰 범 여우 목숨 짧은 볕
城昏鴉鶻舞回風(성혼아골무회풍) 성 어둑 까마귀 매 춤추는 바람
雲層笑話時相失(운층소화시상실) 구름 겹겹 웃는 말 서로 잃을 때
山半荒祠一會同(산반황사일회동) 산 중턱 거친 사당 다 모여 함께
1769 三宜堂 金氏(1769∼1823) 三宜堂稿 김삼의당 38
春景1(춘경1) 봄 경치-金三宜堂1
思君夜不寐(사군야불매) 임 그려 밤에 잠자지 못해
爲誰對朝鏡(위수대조경) 누구를 위해 아침 거울에
小園桃李花(소원도리화) 조그만 동산 복사 오얏 꽃
又送一年景(우송일년경) 또 보내버린 한 해의 봄을
春景2(춘경2) 봄 경치-金三宜堂2
深院春將晩(심원춘장만) 깊은 집안에 봄은 저물려
人間睡意矇(인간수의몽) 사람은 잠에 뜻이 어둑해
綺窓花影裏(기창화영리) 비단 가린 창 꽃 그림자 안
一枕鳥聲中(일침조성중) 한번 누우니 새소리 속에
春景3(춘경3) 봄 경치-金三宜堂3
睡起搴珠箔(수기건주박) 자다가 일어나서 구슬발 들어
當簷燕子斜(당첨연자사) 마침 처마 제비가 비스듬 앉아
東園花幾許(동원화기허) 동녘동산 꽃으로 얼마나 폈나
春在老桃槎(춘재노도사) 봄이 왔네 복숭아 늙은 등걸에
春景4(춘경4) 봄 경치-金三宜堂4
何處春歸盡(하처춘귀진) 어디선지 봄날이 돌아옴 다해
東園一夜風(동원일야풍) 동녘동산 밤 하나 바람이 분다
羅衣窓外出(나의창외출) 비단 옷에 나가서 창문 바깥에
閑拾落來紅(한습락래홍) 주워들어 붉은 꽃 떨어져오니
春景5(춘경5) 봄 경치-金三宜堂5
門外三楊柳(문외삼양류) 문에 바깥에 버드나무 셋
枝上春風多(지상춘풍다) 가지 위로는 꽤나 봄바람
下枝拂樽酒(하지불준주) 아래가지는 술통에 스쳐
何人動別歌(하인동별가) 누군가 불러 이별의 노래
春景6(춘경6) 봄 경치-金三宜堂6
好音來何處(호음래하처) 좋은 소리는 어디서 들려
綿綿又蠻蠻(면면우만만) 이어 이어져 놀리며 놀려
東風玉窓外(동풍옥창외) 봄바람 실어 옥창문 밖에
黃鳥在花間(황조재화간) 꾀꼬리 꾀꼴 꽃 사이에서
春景7(춘경7) 봄 경치-金三宜堂7
黃鳥一聲裏(황조일성리) 꾀꼬리 꾀꼴 한 울음 속에
春日萬家閑(춘일만가한) 봄날 모든 집 한가롭기만
佳人捲羅幕(가인권나막) 미인은 걷어 비단 휘장을
芳草滿前山(방초만전산) 꽃다운 풀이 앞산에 가득
春景8(춘경8) 봄 경치-金三宜堂8
門外道路長(문외도로장) 문 바깥으로 길은 길어서
路傍楊柳綠(노방양류록) 길가 버들은 푸르기만 해
白馬啼蕭蕭(백마제소소) 백마는 울어 쓸쓸하게도
誰家又送客(수가우송객) 어느 집에 또 손을 보내나
農歌(농가) 농부의 노래-金三宜堂9
山光經雨好(산광경우호) 산에 빛깔은 비 지나 좋고
溪聲得風多(계성득풍다) 시내 물소리 바람 타 많아
門外環阡陌(문외환천맥) 문 바깥 둘러 밭 사이 두렁
時時聽野歌(시시청야가) 때때로 들어 들녘의 노래
秋夜雨1(추야우1) 가을밤비-金三宜堂10
天涯芳信隔(천애방신격) 하늘 끝이라 꽃소식 멀어
寂寂掩深戶(적적엄심호) 고요해 닫아 깊이 방문을
永夜鳴梧葉(영야명오엽) 오래도록 밤 오동잎 울어
簷端有疏雨(첨단유소우) 처마 끝에서 성긴 빗소리
秋夜雨2(추야우2) 가을밤비-金三宜堂11
簷端疏雨響(첨단소우향) 처마 끝 울림 성긴 빗소리
永夜隔窓鳴(영야격창명) 오랜 밤 멀리 창 너머 울어
一枕金屛裏(일침금병리) 베개는 하나 금병풍 안에
寒燈夢不成(한등몽불성) 차가운 등불 꿈을 못 이뤄
秋夜月1(추야월1) 가을 달밤에-金三宜堂12
明月出墻頭(명월출장두) 밝은 달 올라 담장머리에
如盤又如鏡(여반우여경) 접시 같기도 거울 같기도
且莫下重簾(차막하중렴) 내리진 말아 겹쳐 친 발을
恐遮窓間影(공차창간영) 아마 가릴까 창가 그림자
秋夜月2(추야월2) 가을 달밤에-金三宜堂13
一月兩地照(일월양지조) 하나인 달이 두 땅을 비춰
二人千里隔(이인천리격) 두 사람 멀리 천리 떨어져
願隨此月影(원수차월영) 바램은 좇아 이 달 그림자
夜夜熙君側(야야희군측) 밤이면 밤을 님 곁에 빛나
秋夜月3(추야월3) 가을 달밤에-金三宜堂14
中宵一片月(중소일편월) 밤을 맞아서 한 조각 달이
影入碧窓流(영입벽창류) 그림자 들여 푸른 창 흘러
長安有孤客(장안유고객) 서울에 계실 외론 나그네
休熙望鄕樓(휴희망향루) 빛나진 말아 망향 누대엔
折花(절화) 꽃을 꺾어-金三宜堂15
從容步窓外(종용보창외) 조용히 걸어 창문 바깥을
窓外日遲遲(창외일지지) 창밖에 해는 더디고 더뎌
折花揷玉髮(절화삽옥발) 꽃을 꺾어서 머리에 꽂아
蜂蝶過相窺(봉접과상규) 벌 나비 서로 엿보며 지나
西窓(서창) 서창에서-金三宜堂16
寂寂空庭上(적적공정상) 고요 빈 뜰 위
蕭蕭聞葉下(소소문엽하) 쓸쓸 잎이 져
詩思何處多(시사하처다) 시상 어디서
明月西窓夜(명월서창야) 서창 달밤에
牧笛1(목적1) 목동의 피리소리-金三宜堂17
牧笛村村去(목적촌촌거) 목동의 피리 마을서 멀어
樵歌曲曲來(초가곡곡래) 나무꾼 노래 골짝에 들려
夕陽無限興(석양무한흥) 저녁볕에도 끝없는 흥이
窓外暫徘徊(창외잠배회) 창 밖에 잠시 거닐어 보네
牧笛2(목적2) 목동의 피리소리-金三宜堂18
東風何處笛(동풍하처적) 동쪽 바람에 어딘가 피리
一曲夕陽中(일곡석양중) 한 가락 울려 석양 가운데
春日多芳草(춘일다방초) 봄날엔 제법 꽃다운 풀로
前溪有牧童(전계유목동) 앞쪽 시내에 목동이 보여
牧笛3(목적3) 목동의 피리소리-金三宜堂19
山頭日欲沒(산두일욕몰) 산머리 해는 사라지려해
炯樹遠依依(형수원의의) 반짝인 나무 멀리 어스레
一聲何處笛(일성하처적) 소리는 하나 어딘가 피리
知有牧童歸(지유목동귀) 알고 있어요 목동 돌아와
述懷(술회) 마음을 털어놓으며-金三宜堂20
大丈夫誰有(대장부수유) 대장부로서 누가 있는가
一兒女獨羞(일아녀독수) 한 아녀자나 난 부끄러워
西胡與東倭(서호여동왜) 서쪽 오랑캐 동쪽 쪽발이
不共戴天讐(불공대천수) 하늘을 같이 못할 원수라
村行卽事1(촌행즉사1) 마을을 다니며-金三宜堂21
古木黃葉脫(고목황엽탈) 오랜 나무에 누런 잎 지고
孤村白屋疏(고촌백옥소) 외로운 마을 오두막 드문
山鷄兩三唱(산계양삼창) 산속에 닭은 두세 번 울어
寥落是誰居(요락시수거) 쓸쓸히 지니 누가 살아서
村行卽事2(촌행즉사2) 마을을 다니며-金三宜堂22
古逕蒼苔滑(고경창태골) 옛길은 미끌 푸른 이끼에
斜從別路歸(사종별로귀) 비껴서 좇아 딴 길로 돌아
寥寥聞犬吠(요요문견폐) 쓸쓸히 들려 개는 짖어서
花下有柴扉(화하유시비) 꽃나무 아래 사립문 있어
村行卽事3(촌행즉사3) 마을을 다니며-金三宜堂23
村邊有矮石(촌변유왜석) 마을가 있어 키 작은 돌이
夜看每疑虎(야간매의호) 밤에 볼 때면 호랑이인줄
安得李將軍(안득이장군) 어찌해 얻어 이 장군이라
抽矢射沒羽(추시사몰우) 화살 빼 쏘아 몰우전으로
古硯(고연) 옛 벼루-金三宜堂24
古硯籠塵色(고연롱진색) 오래된 벼루 얼룩 티끌 빛
呼兒洗石泉(호아세석천) 아이 불러서 돌샘에 씻어
以手磨新墨(이수마신묵) 손으로 갈아 새로운 먹을
蒼蒼起細烟(창창기세연) 푸릇푸릇 나 가다란 연기
淸夜汲水(청야급수) 맑은 밤에 물을 길으며-金三宜堂25
淸夜汲淸水(청야급청수) 맑은 밤 길어 말갛게 물을
明月湧金井(명월용금정) 밝은 달 솟아 금 우물에서
無語立欄干(무어립난간) 말없이 서서 난간을 잡아
風動梧桐影(풍동오동영) 바람 흔들어 오동 그림자
大道1(대도1) 큰 길-金三宜堂26
春風大道上(춘풍대도상) 봄바람이란 큰 길 위에도
白馬踏紅塵(백마답홍진) 흰 말은 밟아 붉은 티끌을
桃李花爭發(도리화쟁발) 복사 오얏 꽃 다투어 피니
家家富貴春(가가부귀춘) 집집마다 봄 부하고 귀해
大道2(대도2) 큰 길-金三宜堂27
寒食東風雨(한식동풍우) 한식날 비에 봄바람 불어
香泥大道中(향니대도중) 향내 묻은 흙 큰 길 가운데
紫騮驕不踏(자류교부답) 자색 월따말 잘나 안 밟아
應惜落來紅(응석락래홍) 맞아 아까워 떨어져 붉어
秋夜(추야) 가을밤-金三宜堂28
水晶簾外漾金波(수정렴외양금파) 수정 발 바깥에는 금물결 출렁
雨歇池塘有破荷(우헐지당유파하) 비 개인 연못에는 연꽃이 활짝
獨坐屛間寒不寐(독좌병간한불매) 홀로 앉은 병풍 안 잠 못자 썰렁
滿床蟲語夜深多(만상충어야심다) 온 침상 벌레소리 밤 깊어 시끌
十二月詞正月上元(십이월사정월상원) 정월 대보름-金三宜堂29
田家此日祝西成(전가차일축서성) 농삿집에 이 날은 가을을 빌어
村社鼕鼕土鼓鳴(촌사동동토고명) 마을 사당 둥둥둥 흙 북을 울려
良夜城南明月下(양야성남명월하) 좋은 밤 성 남쪽에 밝은 달 아래
家家年少踏橋行(가가년소답교행) 집집이 어른 아이 다리 밟기 가
十二月詞七月七夕(십이월사칠월칠석) 칠월 칠석-金三宜30
金井梧桐一葉秋(금정오동일엽추) 우물가 오동나무 잎 하나 가을
水晶簾外碧波流(수정염외벽파류) 수정 발 바깥으로 푸른 물결쳐
天上相逢今夜半(천상상봉금야반) 하늘 별 서로 만나 오늘밤 새워
玉窓何事獨深愁(옥창하사독심수) 옥창에 무슨 일로 홀로 시름에
十二月詞九月九日(십이월사구월구일) 구월 구일 중양절-金三宜堂31
秋晩東籬菊有黃(추만동리국유황) 가을 늦게 울타리 국화 노랗게
薄言採採不盈筐(박언채채불영광) 말 엷다 국화 따니 광주리 안차
爲誰酌彼盃中物(위수작피배중물) 누굴 위해 따르랴 잔속에 꽃술
好送佳辰莫我傷(호송가신막아상) 잘 보낸 좋은 날에 날 다치겐 마
十二月詞十二月臘日(십이월사십이월납일) 섣달 납일-金三宜堂32
歲色紗窓已暮云(세색사창이모운) 해 지난 빛 비단 창 저물었다네
一年佳節度紛紛(일년가절도분분) 한 해에 좋은 시절 섞이어 지나
滿床風雪寒無寢(만상풍설한무침) 침상 가득 바람눈 추워서 못 자
裁繡郎衣到夜分(재수낭의도야분) 짓고 놓고 낭군 옷 밤을 쪼개서
過凌寒閣吟(과능한각음) 능한각을 지나며 읊어-金三宜堂33
帶方城中凌寒閣(대방성중능한각) 대방성 안에 능한각 있어
雪中梅花滿地落(설중매화만지락) 눈 속에 매화 땅 가득 지네
宮門不開訟庭閑(궁문불개송정한) 궁문 안 열어 송사 한가해
閣中唯有琴三尺(각중유유금삼척) 관사 안 오직 거문고 석자
花滿枝(화만지) 꽃이 만발한 나뭇가지-金三宜堂34
帶方城上月如眉(대방성상월여미) 대방성 위으로는 눈썹 같은 달
帶方城下花滿枝(대방성하화만지) 대방성 아래에는 가지 가득 꽃
生憎花開芳易歇(생증화개방이헐) 미움 나니 꽃 피어 향 쉽게 그쳐
每羨月來長有期(매선월래장유기) 부러움에 달뜨니 기다림 오래
梅花曲(매화곡) 매화 노래-金三宜堂35
碧眼呼兒夜獵還(벽안호아야렵환) 푸른 눈 아이 불러 밤 사냥 하니
五更明月滿天山(오경명월만천산) 오경에 밝은 달은 하늘 산 가득
獨倚戍樓橫吹笛(독의수루횡취적) 홀로 기댄 수루에 피리를 불어
梅花落盡玉門關(매화락진옥문관) 매화꽃 다 떨어진 옥문관이라
冬夜(동야) 겨울밤-金三宜堂36
銀漏丁東夜苦長(은루정동야고장) 물시계 소리 딩동 밤 길어 괴로운데
玉爐火煖繞殘香(옥로화난요잔향) 옥화로 불 따뜻해 남은 향기 감돌아
依依曙色生窓戶(의의서색생창호) 어릿어릿 새벽빛 창문에서 밝아와
鷄則悲鳴月出光(계즉비명월출광) 닭은 곧 슬픈 울음 달 떠오른 빛으로
寄在京夫子(기재경부자) 서울 계신 님에게-金三宜堂37
女兒柔質易傷心(여아유질이상심) 아낙네 부드러워 마음 다침 쉬워서
所以相思每發吟(소이상사매발음) 서로 그린 까닭에 때마다 시 읊어요
大丈夫當身在外(대장부당신재외) 대장부로 마땅히 몸이 밖에 계심에
回頭莫念洞房深(회두막념동방심) 고개 돌려 규방 속 마음 두지 말아요
夏日(하일) 여름날-金三宜堂38
日長窓外有薰風(일장창외유훈풍) 해는 길어 창밖에 향기론 바람
安石榴花個個紅(안석류화개개홍) 어찌해 석류꽃은 낱낱이 붉나
莫向門前投瓦石(막향문전투와석) 문 앞으로 기와 돌 던지지 마라
黃鳥只在綠陰中(황조지재록음중) 꾀꼬리만 있으니 푸른 그늘 속
1771 晉叔 臨淵 李亮淵(1771∼1853) 全州 枕頭書 임연 이양연 12
夜夢 밤에 꿈을 꿈1
鄕路千里長 고향 길은 천리 길 멀고먼데도
秋夜長於路 가을밤은 길 보다 더욱 길어서
家山十往來 고향 산에 열 번을 왔다갔는데
簷鷄猶未呼 처마에 닭 오히려 울지도 않아 처마첨 부를호
兒莫啼 아이야 울지 마라2
抱兒兒莫啼 아이 안아 아이야 울지 말아라
杏花開籬側 살구꽃이 피었네 울타리 곁에 살구행 울타리리
花落應結子 꽃이 지면 마땅히 살구가 달랑
吾與爾共食 나랑 너랑 둘이서 나누어먹자 너이
秋草(추초) 가을 풀-李亮淵3
秋草莫怨霜(추초막원상) 가을 풀아 서리를 미워말아라
秋殺亦生道(추살역생도) 가을죽음 새로이 사는 길이라
却從地上蘇(각종지상소) 도로 쫓아 땅위로 살아날 것을
人生不如草(인생불여초) 사람살이 풀만도 같지 못할까
秋花(추화) 가을꽃-李亮淵4
霜林餘衰草(상림여쇠초) 서리 맞은 숲에는 시든 풀 남아
草花紅半瘁(초화홍반췌) 풀꽃 붉음 반쯤은 시들어버려
病蝶力耐風(병접력내풍) 병든 나비 힘들여 바람을 참아
搖搖貼不離(요요첩불리) 흔들리며 붙어서 떠나지 못해
山亭(산정) 산에 정자-李亮淵5
山亭白日閒(산정백일한) 산에 정자 한낮에 한가하기만
山鳥啼兩兩(산조제양양) 산에 새는 울어도 짝지어 울어
柳絮飛將下(유서비장하) 버들개지 날아서 내려앉다가
輕風吹復上(경풍취부상) 가변바람 불어서 다시 올라가
村夕(촌석) 시골저녁-李亮淵6
秋日在林稍(추일재림초) 가을 해가 떠있어 숲나무 끝에
淸陰落溪水(청음낙계수) 맑은 그늘 드리워 시내 물위에
山屋兒呱呱(산옥아고고) 산마을 집 아이는 엉엉 울어도
山婦婑未已(산부유미이) 산골아낙 아리따워 아니 그치네
白鷺(백로) 해오라기-李亮淵7
白鷺宜白沙(백로의백사) 해오라기 마땅해 흰모래 밭이
莫向春草碧(막향춘초벽) 가지마라 봄풀로 푸른 곳에는
不須自分明(부수자분명) 모름지기 스스로 나눔 안 밝아
易爲人所識(이위인소식) 쉽사리 사람들에 들켜버리니
白鷺(백로) 해오라기-李亮淵8
蓑衣混草色(사의혼초색) 도롱이는 섞이니 풀빛과 같이
白鷺下溪止(백로하계지) 해오라기 내려와 시내에 앉아
或恐驚飛去(혹공경비거) 어쩌면 놀라겠지 날아갈까 봐
欲起還不起(욕기환부기) 일어나려 하다가 못 일어나네
躱悲(타비) 숨어 슬퍼함-李亮淵9
入門還出門(입문환출문) 문에 들다 도리어 문을 나와서
擧頭忙轉矚(거두망전촉) 고개 들어 바삐도 돌아 살피네
南岸山杏花(남안산행화) 남쪽 언덕 산에는 산 살구꽃이
西洲鷺五六(서주로오육) 서쪽 물가 해오락 대여섯 마리
自輓(자만) 스스로 만장-李亮淵10
一生愁中過(일생수중과) 한 평생 시름 속에 지나보내며
明月看不足(명월간부족) 밝은 달 바라보기 넉넉지 못해
萬年長相對(만년장상대) 만 년을 오래도록 서로 마주해
此行未爲惡(차행미위오) 이리 가니 아니되 미워할 수가
迷藏鳥(미장조) 술래잡기 새-李亮淵11
遠遠迷藏鳥(원원미장조) 멀리 멀리를 술래잡기 새
迷藏岑樾春(미장잠월춘) 술래잡기는 산그늘 봄에 봉우리잠 나무그늘월
藏身鳴自衒(장신명자현) 몸을 감추고 울어 절 뽐내 팔현
愧爾隱非眞(괴이은비진) 부끄러워서 숨겨 참 아냐
野雪 야설 들녘 눈 李亮淵(1771~1853)12
穿雪野中去 천설야중거 눈을 뚫고서 들녘을 가니 눈 뚫고 들길
不須胡亂行 불수호란행 모쪼록 마구 설쳐 아니 가 마구 가진 마
今朝我行跡 금조아행적 오늘 아침에 내가 간 자국 오늘 내 발길
遂爲後人程 수위후인정 미치게 되니 뒷사람 길이 뒷사람 길 돼
1772 靜一堂 姜氏(1772∼1832) 晉州 靜一堂遺稿 4
정일당 강씨 姜希孟의 후손 姜在洙의 딸
聽秋聲 1
萬木迎秋氣 모든 나무 맞이해 가을 기운을 맞이할영
蟬聲亂夕陽 매미소리 시끄러 지는 볕에도 매미선
沈吟感物性 빠져 읊어 느끼니 만물 바탕을 가라앉을침
林下獨彷徨 수풀아래 혼자서 거닐어 노네 거닐방 노닐황
除夜感吟(제야감음) 섣달 그믐밤-姜靜一堂2
無爲虛送好光陰(무위허송호광음) 한 일 없이 보내니 좋은 세월을
五十一年明日是(오십일년명일시) 쉰하나 나이 먹어 내일이 바로
中宵悲歌將何益(중소비가장하익) 한밤의 슬픈 노래 무슨 보탬이
自向餘年修厥己(자향여년수궐기) 앞으로는 남은 해 그 몸 닦아야
夜坐(야좌) 밤에 앉아-姜靜一堂3
夜久群動息(야구군동식) 밤은 오래라 뭇 움직임 쉼
庭空晧月明(정공호월명) 뜰이 비어서 흰 달이 밝아
方寸淸如洗(방촌청여세) 품은 마음은 씻은 듯 맑아
豁然見性情(활연견성정) 뚫린 듯 보여 타고난 바탕
原韻(원운) 원운 ※敬次尊姑只韻一堂 모시는 시어머니 지일당의 운을 받들어 빌어-姜靜一堂4
春來花正盛(춘래화정성) 봄날이 오니 꽃 정말 한창
歲去人漸老(세거인점로) 세월이 가니 사람 늙어가
歎息將何處(탄식장하처) 한숨지으며 앞은 어딜까
只要一善道(지요일선도) 다만 바라니 한 착한 길을
1774 成伯 淵泉 洪奭周(1774∼1842)文簡 豊山 淵泉集 연천 홍석주 1
初乘海舶 처음 탄 바다 배 큰배박1
見小常憶大 작은 것 볼 때도 늘 큰 걸 생각해 생각할억
乘危却羨安 위험 타고 느긋함 부러워 마라 물리칠각 부러워할선
平生觀水志 한평생 물 보고자 뜻함이 있어
此日望洋嘆 오늘에 큰 바다를 보며 탄식해 탄식할탄
地軸於斯盡 땅의 축 여기에서 다함이더냐 굴대축
天衢似許寬 하늘 길 받아들여 넓기만 하다 네거리구 너그러울관
長年惟恃汝 오랜 해를 생각해 너를 믿으니 믿을시
愼莫輕波瀾 삼가 말라 가벼이 물결 일렁임 물결란
1779 贊夫 畏窩 崔琳(1779∼1841) 慶州 畏窩集 외와 최림 1
贈友人 벗에게 주다
白日有朝暮 밝은 해에게도 아침저녁 따로 있고
靑山無古今 푸른 산이지만 옛날 지금 다름없다
一樽榮辱外 한통 술이 있어 영달치욕 바깥인데 술통준 욕될욕
相對細論心 서로 맞서 조금 따져 마음이야 어찌 가늘세
1780`失名氏(?~?)실명씨 이름 모를 이 1
待情人 대정인 사랑하는 이 기다려 失名氏(?~?)
春風忽駘蕩 춘풍홀태탕 봄바람 문득 흐드러지고 봄바람 흩어
明月又黃昏 명월우황혼 밝은 달 다시 어스름에서 밝은 달 어둑
亦知終不至 역지종부지 또한 알아서 끝내 안 올 걸 알아 안 올 걸
猶自惜關門 유자석관문 아직도 저만 애타 문 걸기 애타 문 걸기
1780`李氏(?~?)이씨 1
失題 실제 제목 잃음 李氏(?~?)
雲斂天如水 운렴천여수 구름 걷히니 하늘이 물이 구름 물 어려
樓高望似飛 루고망사비 다락집 높아 바래 날듯해 높은 루 날듯
無端長夜雨 무단장야우 그리 무던히 긴 밤 비 내려 긴밤 비만 와
芳草十年思 방초십년사 꽃다운 풀에 열 해를 그려 풀꽃에 열 해
1780`李廷住(?~?)이정주 1
早起 조기 새벽에 일어나 李廷住(?~?)순조 때
前村銀杏葉 전촌은행엽 앞에 마을에 은행잎인데 ``앞마을 은행
何因落吾家 하인락오가 어떤 까닭에 내 집에 졌나`어째 내 집에
夜來醉眠重 야래취면중 밤에 와서는 취해 잠 빠져 밤에 취해 잠
不知風雨多 부지풍우다 알지를 못해 비바람 침을 비바람 몰라
1783 자 酉山 丁學淵(1783∼1859) 羅州 三倉館集 유산 정학연 정약용의 아들 2
秋雨(추우) 가을비-丁學淵1
柴門不正向平津(시문부정향평진) 사립문 아니 반듯 나루터 바래
白雨寒江暗釣身(백우한강암조신) 소나기 차가운 강 낚시꾼 숨겨
數幅破帆欹側過(수폭파범의측과) 몇몇 폭 찢어진 돛 기웃 곁 지나
分明船裏載詩人(분명선리재시인) 그렇지 배 안에다 시인을 실어
梅花三十首 驛樓梅(역루매) 역 누각의 매화-丁學淵2
關山消息一枝春(관산소식일지춘) 고향 산 소식 담아 한 가지 봄이
折向郵亭悵望頻(절향우정창망빈) 꺾어보는 우정에 슬피 봄 잦아
玉頰有時滋別淚(옥협유시자별루) 옥의 뺨 때론 있어 헤어져 눈물
練裙無計障行塵(련군무계장행진) 명주치마 꾀 없이 먼지 길 막아
故鄕明月江南客(고향명월강남객) 내 고향 밝은 달에 강남나그네
芳信東風隴首人(방신동풍롱수인) 꽃다운 글 봄바람 농산 벗에게
旅枕忽驚瓊花夢(여침홀경경화몽) 길손 잠 문득 놀라 옥의 꽃 꿈이
霜天畵角水如銀(상천화각수여은) 서리하늘 화각에 물은 은빛이
1786 元春 秋史 金正喜(1786∼1856) 慶州 阮堂集 추사 김정희- 88
秋庭 가을 뜨락1
老人看黎席 늙은이 지키느니 새벽잠자리 검을려
滿屋秋陽明 집안가득 가을볕 밝게도 들어
鷄逐草蟲去 닭은 냅다 풀벌레 쫓아다님에 쫓을축
菊花深處鳴 국화꽃 깊은데서 불렀을 줄을 울명
果寓即事(과우즉사) 머물러 살다보니 머무를우2
庭畔桃花泣(정반도화읍) 뜨락 두둑 복사꽃 눈물을 흘려 두둑반
胡爲細雨中(호위세우중) 어찌하여 가랑비 빗속에 울어
主人沈病久(주인침병구) 주인님 못 헤어나 병든 지 오래
不敢笑春風(불감소춘풍) 어쩌다 웃지 못해 봄바람에도
謝菊(사국) 국화에 감사함3
暴富一朝大歡喜(폭부일조대환희) 한 아침 벼락부자 너무나 기뻐
發花箇箇黃金毬(발화개개황금구) 꽃 피어 하나하나 황금덩어리
最孤澹處穠華相(최고담처농화상) 외롭게 담박한 곳 멋진 얼굴로
不改春心抗素秋(불개춘심항소추) 안 바꾼 봄날마음 가을을 버텨
水仙花(수선화) 수선화4
一點冬心朶朶圓(일점동심타타원) 한 점의 겨울마음 송이 동글해
品於幽澹冷雋邊(품어유담냉준변) 그윽 담박 기품에 맑고 빼어나
梅高猶未離庭砌(매고유미리정체) 매화는 고상해도 매인 뜰 섬돌
淸水眞看解脫仙(청수진간해탈선) 맑은 물에 참다워 해탈한 신선
棲碧亭秋日(서벽정추일) 서벽정의 가을날 살서5
孤亭同菌小(고정동균소) 외로운 정자 버섯만하나 버섯균
佳境似蔗甘(가경사자감) 멋있는 곳에 좋기만 하다 사탕수수자
將身欲入石(장신욕입석) 몸을 두려고 돌에 들려니
人語出碧嵐(인어출벽람) 사람 말 들려 푸른 산기운 람기람
棲碧亭秋日(서벽정추일) 서벽정의 가을날6
幽洞螺旋入(유동라선입) 그윽한 골짜기를 빙 돌아드니
細泉潑乳紅(세천발유홍) 가는 샘에 솟아나 불그레한 젖 뿌릴발
禽鳥似持世(금조사지세) 온갖 새 마냥 같아 세상을 가져
晝陰石壇空(주음석단공) 낮 그늘에 돌단은 비어있는데
春來厭繁華(춘래염번화) 봄이 오면 싫으니 뒤섞인 빛깔 싫을염
愛此秋玲瓏(애차추영롱) 이를 아껴 가을에 맑고 깨끗함 옥소리롱
人癯如枯木(인구여고목) 사람이 여위어서 마른 나무니 여윌구
前身應老楓(전신응노풍) 앞 세상 몸은 마침 늙은 단풍에
悼亡(도망) 죽음을 슬퍼하며7
那將月姥訟冥司(나장월모송명사) 어찌하랴 달 노파 저승에 따져
來世夫妻易地爲(내세부처역지위) 다음세상 남편아내 입장 바꾸랴
我死君生千里外(아사군생천리외) 내 죽고 그대 살아 천리 밖이면
使君知我此心悲(사군지아차심비) 그대는 알게 되리 슬픈 이 마음
與黃山東籬宿石瓊樓(여황산동리숙석경루) 황산동리와 함께 머물며8
入室常疑雨(입실상의우) 집에 들어 언제나 비가 오는지
無煩繪水聲(무번회수성) 어렵잖게 그리네 물소리까지
晴林朝合爽(청림조합상) 갠 숲에 아침 맞아 시원함이며
陰壑夜生明(음학야생명) 그늘골짝 밤에도 밝기만하다
鄭重名山業(정중명산업) 묵직해 이름난 산 산속의 일이
飄然不世情(표연불세정) 날리듯 해 아니네 세상인정이
松風凉到骨(송풍량도골) 솔바람 서늘하여 뼛속에 닿아
詩夢百般淸(시몽백반청) 시 떠올라 모두가 깨끗하기만
秋牧丹(추모란) 가을모란(국화)-金正喜9
紅紫年年迭變更(홍자년년질변경) 울긋불긋 해마다 번갈아 바꿔
牧丹之葉菊之英(모란지엽국지영) 모란 잎에 국화의 꽃봉오리라
秋來富貴無如汝(추래부귀무여여) 가을 오니 부귀로 너 같음 없어
橫冒東籬處士名(횡모동리처사명) 동쪽 울에 있다고 머문 선비라
※국화: 東籬君子 傲霜孤節
重陽黃菊(중양황국) 중양절 노란국화-金正喜10
黃菊蓓蕾初地禪(황국배뢰초지선) 노란 국화 꽃부리 첫 땅의 좌선
風雨籬邊託靜緣(풍우리변탁정연) 비바람 울타리 곁 고요한 까닭
供養詩人須末後(공양시인수말후) 시인을 이바지해 맨 끝에 나중
襍花百億任渠先(잡화백억임거선) 온갖 꽃 백억 속에 먼저 꼽아야
雪夜偶吟(설야우음) 눈 내리는 밤에-金正喜11
酒綠燈靑老屋中(주록등청노옥중) 술 맑고 등불 밝아 낡은 집 안에
水仙花發玉玲瓏(수선화발옥영롱) 수선화가 피어서 옥으로 아롱
尋常雪意多關涉(심상설의다관섭) 늘 찾는 흰 눈 뜻에 많은 뜻함이
詩境空濛畫境同(시경공몽화경동) 시 세계 흐릿한데 그림도 같아
驟雨(취우) 소나기-金正喜12
樹樹薰風葉欲齊(수수훈풍엽욕제) 나무마다 더운 바람 잎들 늘리려
正濃黑雨數峯西(정농흑우수봉서) 마침 짙어 먹구름이 몇몇 봉 서쪽
小蛙一種靑於艾(소와일종청어애) 한 조그만 청개구리 쑥보다 파래
跳上蕉梢效鵲啼(도상초초효작제) 뛰어 올라 파초 끝에 까치 울음을
鷄鳴(계명) 닭 울음-金正喜13
年少鷄鳴方就枕(년소계명방취침) 젊어선 닭 울어야 잠자리 들어
老年枕上待鷄鳴(노년침상대계명) 늙으니 베개 베고 닭 울음 들어
轉頭三十餘年事(전두삼십여년사) 돌아보니 서른 해 남짓한 일들
不道銷磨只數聲(부도소마지수성) 말 안 해 녹아 닳아 다만 몇 소리
二樂樓(이락루) 이락루-金正喜14
紅樓斜日拜三字(홍루사일배삼자) 붉은 루에 지는 해 세 글자 뵙네
二百年中無此君(이백년중무차군) 이백 년 가운데에 이런 글 없어
想見當時洗硯處(상견당시세연처) 그때를 생각하니 벼루 씻던 곳
古香浮動一溪雲(고향부동일계운) 옛 향기 떠서 돌아 시내 한 구름
午睡1(오수1) 낮잠-金正喜15
一枕輕安趁晩涼(일침경안진만량) 한 숨 잠 느긋하여 서늘 해 졌네
眼中靈境妙圓光(안중령경묘원광) 눈 안의 신령 경지 묘한 둥근 빛
誰知夢覺元無二(수지몽각원무이) 누가 알까 꿈 생시 둘이 아닌 걸
蝴蝶來時日正長(호접래시일정장) 나비 날아 다닐 땐 해도 참 길어
午睡2(오수2) 낮잠-金正喜16
苽花離落粟風涼(고화리락속풍량) 오이꽃 똑 떨어져 들바람 서늘
住在玲瓏怳惚光(주재영롱황홀광) 아른아른 집 있어 흐릿한 빛에
富貴神仙饒一轉(부귀신선요일전) 부귀라 신선이라 한 번 넉넉해
炊煙漫敎枕頭長(취연만교침두장) 불 땐 연기 퍼뜨려 잠만 늘게 해
午睡3(오수3) 낮잠-金正喜17
松風分外占恩涼(송풍분외점은량) 솔바람 생각 밖에 고맙게 서늘
攝轉葡萄現在光(섭전포도현재광) 끌어 옮긴 포도는 이젠 빛깔 나
特地家鄕成尺咫(특지가향성척지) 내세울 땅 내 고향 가까이 두니
靑山一髮未曾長(청산일발미증장) 푸른 산 한 자락은 멀지도 않아
立秋(입추) 입추 ※양력 8월7일경-金正喜18
野情老去最宜秋(야정노거최의추) 들에 뜻 늙어 가니 가을이 좋아
冷逕蓬蒿少熱流(냉경봉호소열류) 찬 오솔길 다북쑥 열 흘러 식어
卽看曳履歌商處(즉간예리가상처) 신 끌고 나가보니 노래 슬픈 곳
已放唫蟬出一頭(이방금선출일두) 이미 매미 목 놓아 한 마리 노래
題村舍壁(제촌사벽) 시골집 벽에-金正喜19
禿柳一株屋數椽(독류일주옥수연) 잎 떨어진 한 버들 몇몇 서까래
翁婆白髮兩蕭然(옹파백발양소연) 할아버지 할머니 둘 다 쓸쓸해
未過三尺溪邊路(미과삼척계변로) 아니 넘는 세 자에 시냇가 길에
玉薥西風七十年(옥촉서풍칠십년) 옥 접시꽃 서풍에 일흔 해 살아 촉규화촉
送紫霞入燕1(송자하입연1) 자하를 연경에 보내며-金正喜20
墨雲一縷東溟外(묵운일루동명외) 먹구름 한 오라기 동쪽바다 밖 실루
秋月輪連臘雪明(추월륜련랍설명) 가을 달 둘러 이어 섣달 눈 밝아
聞證蘇齋詩夢偈(문증소재시몽게) 들어 알려 소재에 시의 꿈 게송
苔岑風味本同情(태잠풍미본동정) 이끼 봉 멋스런 맛 본디 같은 정
送紫霞入燕2(송자하입연2) 자하를 연경에 보내며-金正喜21
漢學商量兼宋學(한학상량겸송학) 한학을 헤아리고 송학 아울러 ※訓詁學 性理學
崇深元不露峯尖(숭심원불로봉첨) 높고 깊어 뾰족 봉 아니 드러내
已分儀禮徵今古(이분의예징금고) 이미 나눈 의례에 옛 이제 불러 ※考證學
更證春秋杜歷添(갱증춘추두력첨) 다시 알려 춘추를 막힘 지나와
送紫霞入燕3(송자하입연3) 자하를 연경에 보내며-金正喜22
混侖元氣唐沿晉(혼륜원기당연진) 섞여진 으뜸 기운 당이 따른 진
篆勢蒼茫到筆尖(전세창망도필첨) 반듯한 힘 아득히 붓 끝에 옮겨
邕塔嵩陽拈一義(옹탑숭양념일의) 탑을 둘러 높인 양 한 옳음 집어
都從稧帖瓣香添(도종계첩판향첨) 모두 좇은 난정첩 꽃잎 향 더해 ※王羲之 蘭亭叙
送紫霞入燕4(송자하입연4) 자하를 연경에 보내며-金正喜23
詩境軒中風雨驚(시경헌중풍우경) 시경헌 집 가운데 비바람 놀라 ※옹방강
南窓埽破鳳凰翎(남창소파봉황령) 남쪽 창가 쓸어 깨 봉황 깃털을 ※남창보죽도
江秋史去留完璧(강추사거유완벽) 강추사가 떠나니 완벽첩 남겨 ※姜德量
黃小松來搨石經(황소송래탑석경) 황소송이 찾아 와 석경을 베껴 ※황이 拓本
送紫霞入燕5(송자하입연5) 자하를 연경에 보내며-金正喜24
樓前山日澹餘紅(루전산일담여홍) 누대 앞 산에 해는 묽어도 붉어
快雪粉箋說異同(쾌설분전설이동) 기쁜 눈 가루찌지 같고 다름 말
萬里許君靑眼在(만리허군청안재) 만 리 멂 그대 맡겨 반김이 있어
曾於扇底覓春風(증어선저멱춘풍) 일찍이 부채바닥 봄바람 찾아
送紫霞入燕6(송자하입연6) 자하를 연경에 보내며-金正喜25
百摹雨雪摠塵塵(백모우설총진진) 백 번 베낀 비눈 시 모두가 티끌
又一九霞洞裏春(우일구하동리춘) 또 하나 아홉 노을 골짝 속 봄이
顴右誌傳松下供(권우지전송하공) 권우지 책을 전해 솔 아래 바쳐 광대뼈권
何如子固硏圖人(하여자고연도인) 어떠한지 조자고 벼루 그린 이
送紫霞入燕7(송자하입연7) 자하를 연경에 보내며-金正喜26
東坡石銚今猶在(동파석요금유재) 소동파의 돌 냄비 이제껏 있어 쟁개비요
圖壓蘇齋書畫船(도압소재서화선) 그림 눌린 소식 집 글 그림의 배
淮泗道中明月影(회사도중명월영) 회수사수 길에서 밝은 달 그늘
松風夢罷尙涓涓(송풍몽파상연연) 솔바람에 꿈을 깨 아직도 아련 시내연
送紫霞入燕8(송자하입연8) 자하를 연경에 보내며-金正喜27
三百年來無此翁(삼백년래무차옹) 삼백 년이 오면서 이런 이 없어 陸游 뒤 300년
石帆亭上聞宗風(석범정상문종풍) 석범정 정자 위에 으뜸 풍 들어 王士禎
團成八月生辰日(단성팔월생신일) 둘러 앉아 팔월에 생일날이라
祝嘏碧雲紅樹中(축하벽운홍수중) 복 빌어 푸른 구름 붉은 나무 속 클하
送紫霞入燕9(송자하입연9) 자하를 연경에 보내며-金正喜28
自從實際覰精魂(자종실제처정혼) 채움에서 가 까지 알과 얼 엿봐 엿볼처
底事滄浪禪理論(저사창랑선리론) 바닥 일 푸른 물결 선 이치 따져
一世異才收勿騁(일세이재수물빙) 한 세상 다른 재주 거둠 막 마라 달릴빙
十年浮氣掃無痕(십년부기소무흔) 십 년을 뜬 기운에 쓸어 안 남겨
送紫霞入燕10(송자하입연10) 자하를 연경에 보내며-金正喜29
唐碑宋槧萃英華(당비송참췌영화) 당 비석 송 현판에 모인 빛난 글 판참 모일췌
漢畫尤堪對客誇(한화우감대객과) 한 그림 더욱 빼나 손님에 자랑
拱璧河圖曾過眼(공벽하도증과안) 아름 큰 옥 하도는 진작 눈 스쳐 ※河圖洛書
雪鴻怊悵篆留沙(설홍초창전류사) 눈 기러기 서글퍼 모래 위 글자 ※篆字
題草衣佛國寺詩後(제초의불국사시후) 제 초의 불국사 시 후-金正喜30
蓮地寶塔法興年(연지보탑법흥년) 연꽃 땅 다보탑은 법흥 임금 해
禪榻花風一惘然(선탑화풍일망연) 선방 의자 꽃바람 한번 아련해 멍할망
可是羚羊掛角處(가시령양괘각처) 옳다 여긴 영양이 뿔 걸어 둔데 걸괘
誰將怪石注淸泉(수장괴석주청천) 누가 장차 야릇 돌 맑은 샘 물대 물댈주
題澹菊軒詩後(제담국헌시후) 제 담국헌 시 후-金正喜31
卄四品中澹菊如(입사품중담국여) 이십사 품 가운데 담담함 국화
人功神力兩相於(인공신력량상어) 사람 공에 신의 힘 서로 둘 여기
墨緣海外全收取(묵연해외전수취) 먹으로 돼 바다 밖 모두다 거둬
讀遍君家姊妹書(독편군가자매서) 읽어 두루 그대 집 자매의 글을
寄上淵泉丈(기상연천장) 기상 연천 장-金正喜32
萬壑千峯悵獨遊(만학천봉창독유) 만 골짝 천 봉우리 슬피 혼자 가
白雲一抹夢中秋(백운일말몽중추) 흰 구름 한번 스쳐 꿈속에 가을
若於此境甘枯寂(약어차경감고적) 이와 같은 땅이면 고요를 즐겨
還敎人人羨八州(환교인인선팔주) 도리어 사람마다 팔주 부럽게
重興寺次黃山1(중흥사차황산1) 중흥사 차 황산-金正喜33
上方明月下方燈(상방명월하방등) 위로는 밝은 달이 아래론 등불
法界應須不已登(법계응수불이등) 법계란 모름지기 안 그쳐 올라
鍾鼎雲林非二事(종정운림비이사) 청동그릇 구름 숲 아니 다른 일
名山空自與殘僧(명산공자여잔승) 이름난 산 하늘만 남은 중 함께
重興寺次黃山2(중흥사차황산2) 중흥사 차 황산-金正喜34
十年筇屐每同君(십년공극매동군) 십년을 짚어 걸어 늘 그대 함께 나막신극
衣上留殘幾朶雲(의상류잔기타운) 옷 위에 배어남아 몇 떨기 구름 늘어질타
吾輩果無諸漏未(오배과무제루미) 우리들 과연 없어 모든 틈 아니
空山風雨只聲聞(공산풍우지성문) 빈산에 비바람이 소리만 들려
送鍾城使君1(송종성사군1) 송 종성 사군-金正喜35
秋風送客出邊頭(추풍송객출변두) 가을바람 보낸 손 변방을 나서
蓋馬山光着遠愁(개마산광착원수) 개마산에 산 빛은 먼 시름 어려
天上玉堂回首處(천상옥당회수처) 하늘 위에 옥당은 고개 돌린 곳
雙旌應過幘溝婁(쌍정응과책구루) 깃발 둘 마침 지나 책구루 땅을 건책
送鍾城使君2(송종성사군2) 송 종성 사군-金正喜36
苔篆剝殘漫古墟(태전박잔만고허) 이끼 글자 부서져 흩어진 옛 터 벗길박
高麗之境問何如(고려지경문하여) 고려 땅의 테두리 물어 어딘지
尋常石砮行人得(심상석노행인득) 예사로 돌화살촉 길 가다 주워 돌살촉노
此是周庭舊貢餘(차시주정구공여) 이게 바로 주나라 옛 공물 남아 바칠공
題羅兩峯梅花幀(제라양봉매화정) 제 라 양봉 매화 정-金正喜37
朱草林中綠玉枝(주초림중록옥지) 붉은 풀이 숲 속에 푸른 옥 가지
三生舊夢證花之(삼생구몽증화지) 삼생에의 옛 꿈을 꽃피워 밝혀
應知霧夕相思甚(응지무석상사심) 알아야 안개 저녁 그리움 너무
惆悵蘇齋畫扇時(추창소재화선시) 서글퍼서 소재에 부채 그린 때
玉美人(옥미인) 옥미인-金正喜38
裁玉方能敎性眞(재옥방능교성진) 옥 다듬어 반듯함 바탕 참되게
美人强得艶情勻(미인강득염정균) 고운 이 억지로 대 고운 맘 흩어 적을균
恰如五色羅浮蝶(흡여오색라부접) 같은 듯 다섯 빛깔 비단 뜬 나비 마치흡 나비접
放繭今朝滿院春(방견금조만원춘) 고치 뚫은 이 아침 집 가득 봄날 고치견
奉寧寺題示堯仙(봉령사제시요선) 봉령사 제 시요선-金正喜39
野寺平圓別一區(야사평원별일구) 들에 절 널리 동글 달리 한 나눔
遙山都是佛頭無(요산도시불두무) 멀리 산 모두 이리 불두란 없어
虎兒筆力飛來遠(호아필력비래원) 송나라 호아 필력 멀리 날아와
淸曉圖成失舊樵(청효도성실구초) 청효도 그림 이뤄 옛 초동 잃어
※米友仁(1072~1151)宋 太原사람 米芾의 아들 초명伊仁 자 元暉 호 懶拙老人 小名 虎兒
戲題示優曇 曇方踝腫(희제시우담 담방과종) 희제시우담 담방과종-金正喜40
抹却毗邪示疾圖(말각비사시질도) 지워 없애 비야를 병 그림 보여
佛瘡祖病一都盧(불창조병일도로) 부처 종기 조상 병 하나로 돌림
法華藥草還鈍劣(법화약초환둔렬) 법화의 약초 풀에 무딘 못함이
不是藥者採來無(불시약자채래무) 이 아니 약 캐는 이 약 캐옴 없어
用元曉故事曇病在腨又戲續示曇(용원효고사담병재천우희속시담)
용 원효 고사 담병 재천 우 희속시담-金正喜41
四百四病無是病(사백사병무시병) 사백네 개 병에도 이런 병 없어
八十毒草無渠藥(팔십독초무거약) 여든 가지 독초에 저런 약 없어
可是今日拭瘡紙(가시금일식창지) 옳다하니 오늘날 닦아낸 종이 닦을식
金剛三昧經的的(금강삼매경적적) 금강의 삼매경이 뚜렷이 적혀
戲贈晩虛(희증만허) 희 증 만허-金正喜42
涅槃魔說送驢年(열반마설송려년) 열반은 얄궂은 말 없는 해 보내
只貴於師眼正禪(지귀어사안정선) 다만 높여 스님께 눈에 바른 선
茶事更兼叅學事(차사갱겸참학사) 차의 일 다시 함께 배움의 일에
勸人人喫塔光圓(권인인끽탑광원) 남에 권해 남 마셔 둥근 탑의 빛
戲次兒輩喜雨(희차아배희우) 희 차 아배 희우-金正喜43
村橋呑漲汎村流(촌교탄창범촌류) 마을다리 삼키고 마을로 흘러
上下濃靑處處柔(상하농청처처유) 위아래 짙고 푸름 곳곳 부드럼
太守力能廻野色(태수력능회야색) 원님이 힘을 써서 들 빛깔 돌려
婆娑數樹効神休(파사수수효신휴) 파사세계 몇 나무 신의 멋 보여
卽事(즉사) 바로지어-金正喜44
日見過橋幾百人(일견과교기백인) 날로 봬 다리 지나 몇 백 사람이
何曾橋力減橋身(하증교력감교신) 어찌 일찍 다리 힘 다리 키 줄어
丁之畚土添橋者(정지분토첨교자) 장정에 흙 삼태기 다리 붓는 이
荒落山川報政新(황락산천보정신) 거쳐 흩인 산과 내 새 정치 알려
蕙百將歸病懷甚無憀取其袖中舊白毫書贈(혜백장귀병회심무료취기수중구백호서증)
혜백장귀병회심무료취기수중구백호서증-金正喜45
山川時雨兩笻晴(산천시우양공청) 산과 내 때 맞은 비 갠 지팡이 둘
五色毫光漫去程(오색호광만거정) 오색에 가는 털 빛 가는 길 넘쳐
料得世間無熱處(요득세간무열처) 헤어보니 세상엔 더운 곳 없어
一千里洽萬蟬聲(일천리흡만선성) 천리 길 넉넉 적셔 만 마리 매미
戲贈吳大山昌烈(희증오대산창렬) 희증 대산 오창렬-金正喜46
未窺一字岐軒書(미규일자기헌서) 아니 엿봐 한 글자 기헌의 책을
白喫人間酒麵猪(백끽인간주면저) 하도 먹어 세상에 술 국수 돼지
慾速他年地獄罰(욕속타년지옥벌) 빨리 가랴 다른 해 지옥에 벌로
陽陽跨馬又騎驢(양양과마우기려) 버젓이 말을 걸터 또한 나귀 타
雪霽窓明書鐵虯扇(설제창명서철규선) 설제창명서철규선-金正喜47
雪後烘晴暖似還(설후홍청난사환) 눈 뒤에 볕 나 개여 따뜻함 돌아 횃불홍
夕陽漫漫小窓間(석양만만소창간) 저녁볕 넘쳐 흩여 작은 창 사이
稻堆庭畔高於塔(도퇴정반고어탑) 볏가리 뜨락 두둑 탑보다 높아
直對西南佛鬘山(직대서남불만산) 바로 마주 서남쪽 불만산으로 머리장식만
戲贈浿妓竹香1(희증패기죽향1) 희증 패기 죽향-金正喜48
日竹亭亭一捻香(일죽정정일념향) 햇빛에 대 꼿꼿해 꼬인 향 하나 비틀념
歌聲抽出綠心長(가성추출록심장) 노랫소리 뽑아선 푸른 맘 길어
衙蜂欲覓偸花約(아봉욕멱투화약) 관아 벌을 찾으려 꽃 맺음 훔쳐 마을아
高節那能有別腸(고절나능유별장) 높은 뜻 어찌하나 딴 속내 있어
戲贈浿妓竹香2(희증패기죽향2) 희증 패기 죽향-金正喜49
鴛鴦七十二紛紛(원앙칠십이분분) 원앙새 일흔둘에 어지러워서
畢竟何人是紫雲(필경하인시자운) 마침내 어떤 사람 바로 자운이
試看西京新太守(시간서경신태수) 보자꾸나 서경에 새로 온 원님
風流狼藉舊司勳(풍류낭자구사훈) 바람흐름 흥건해 옛날 맡은 공
咏棋(영기) 바둑-金正喜50
局面南風冷暖情(국면남풍냉난정) 벌인 판에 남풍은 차고 따신 뜻
古松流水任縱橫(고송류수임종횡) 옛 솔에 흐르는 물 내맡긴 종횡
蓬萊淸淺非高着(봉래청천비고착) 봉래 산 맑아 얕아 아니 높아서
橘裏丁丁鶴夢輕(귤리정정학몽경) 귤 속에 딱딱거림 학 꿈 가벼워
看山(간산) 산을 보며-金正喜51
山與大癡寫意同(산여대치사의동) 산 함께 큰 어리숙 베낀 뜻 같아
匡廬詩偈杳難窮(광려시게묘난궁) 광산의 시 게송에 깊이 다 못해
都無冬夏靑蒼氣(도무동하청창기) 다 없어 겨울 여름 푸르른 기운
陡壑脩林一樣紅(두학수림일양홍) 험한 골짝 뻗은 숲 하나로 붉어 험할두
庭草(정초) 뜰에 풀-金正喜52
一一屐痕昨見經(일일극흔작견경) 낱낱이 신발자국 어제 지난 것 나막신극
蒙茸旋復被階庭(몽용선복피계정) 덥수룩 돌아 다시 섬돌 뜰 덮어
機鋒最有春風巧(기봉최유춘풍교) 뾰족 풀끝 꼭 있어 봄바람 예쁨
纔抹紅過又點靑(재말홍과우점청) 겨우 발라 붉게 해 또 푸름 찍어
上仙巖(상선암) 선암에 올라-金正喜53
行行路轉峯廻處(행행로전봉회처) 걷고 걸어 길 돌아 봉우리 돌아
一道淸泉天上來(일도청천천상래) 길 하나 맑은 샘물 하늘 위 올라
縱使有方能出世(종사유방능출세) 놓아 시켜 길 있어 세상 내놓아
異時歸海亦蓬萊(이시귀해역봉래) 다른 때 바다 돌려 또한 봉래 섬
村舍(촌사) 시골 집-金正喜54
數朶鷄冠醬瓿東(수타계관장부동) 몇 떨기 맨드라미 장독대 동쪽 단지부
南瓜蔓碧上牛宮(남과만벽상우궁) 호박 넝쿨 파랗게 외양간 위로
三家村裏徵花事(삼가촌리징화사) 집 셋에 마을 안에 불러 꽃 일을
開到戎葵一丈紅(개도융규일장홍) 활짝 핀 접시꽃에 한 길을 붉어
題泛槎圖(제범사도) 제 범사도-金正喜55
秋靜天門兩扇開(추정천문양선개) 가을 고요 하늘 문 두 짝이 열려
千年又見一槎來(천년우견일사래) 천년에 또한 보니 뗏목 하나 와
女牛莫敎無端犯(여우막교무단범) 직녀 견우 하겐 마 무단히 해침
此老新從五嶽回(차로신종오악회) 이 늙은이 새로이 오악을 돌아
玉筍峯(옥순봉) 옥순봉-金正喜56
照映空江月一丸(조영공강월일환) 비쳐오는 빈 강엔 달이 둥글어
如聞萬籟起蒼寒(여문만뢰기창한) 들리는 듯 온 울림 푸른 물 일어
人間艸木元閒漫(인간초목원한만) 사람세상 풀 나무 원래 느긋해
不學芙蓉與牧丹(불학부용여목단) 아니 배워 연꽃은 모란 더불어
隱仙臺(은선대) 은선대-金正喜57
黃葉空山打角巾(황엽공산타각건) 누른 잎이 빈산에 각건을 때려
長歌何處采芝人(장가하처채지인) 긴 노래는 어딘지 지초 캐는 이
鞭鸞駕鶴還多事(편란가학환다사) 난새 몰아 학을 타 되레 많은 일
旣是神仙又隱淪(기시신선우은륜) 이미 이리 신선에 또 숨어 빠져
詠雨1(영우1) 비-金正喜58
入雨山光翠合圍(입우산광취합위) 빗발 든 산에 빛은 푸름에 에워
桃花風送帆風歸(도화풍송범풍귀) 복사꽃 바람 보내 돛 바람 돌려
春鴻程路無遮礙(춘홍정로무차애) 봄 기러기 갈 길엔 거리낌 없어 거리낄애
纔見南來又北飛(재견남래우북비) 겨우 보니 남쪽 와 또 북을 날아
詠雨2(영우2) 비-金正喜59
時雨山川破久慳(시우산천파구간) 때에 비에 산과 내 오랜 아낌 깨 아낄간
東風力斡曉雲還(동풍력알효운환) 봄바람 힘껏 돌려 새벽구름 껴 관리할알
一絲一點皆膏澤(일사일점개고택) 한 오라기 한 방울 다 기름진 윤
草木心情恰解顔(초목심정흡해안) 풀 나무에 마음 뜻 얼굴을 편 듯
詠雨3(영우3) 비-金正60
春雨冥濛夕掩關(춘우명몽석엄관) 봄비에 어둑 흐릿 저녁 닫힌 문
一犁田水想潺湲(일리전수상잔원) 쟁기 하나 논에 물 졸졸 흐르지 물흐를원
任他笑吠黎家路(임타소폐려가로) 남이야 웃던 짖던 시골집 길에 검을려
坡老當年戴笠還(파로당년대립환) 고개 노인 그 나이 삿갓 쓰고 와 일대
喚風亭(환풍정) 환풍정-金正喜61
喚風亭接望洋臺(환풍정접망양대) 환풍정 정자 붙어 망양대 대와
俯見紅毛帆影來(부견홍모범영래) 굽어보니 붉은 털 돛 그림자 와
眼界商量容一吸(안계상량용일흡) 눈에 들어 헤아려 한 번에 마셔 숨들이쉴흡
兩丸出入掌中杯(양환출입장중배) 두 알맹이 나들어 손 안에 술잔 ※해와 달
秋日晩興1(추일만흥1) 가을날 늦은 흥-金正喜62
稻黃蟹紫過京裏(도황해자과경리) 벼 누레 게는 붉어 서울서 지내
秋興無端鴈□邊(추흥무단안□변) 가을 흥 끝이 없어 기러기 물가
最是漁亭垂釣處(최시어정수조처) 이 가장 고기 누각 낚시 늘인 곳
任放沙禽自在眠(임방사금자재면) 놓여날다 모래 새 절로 둬 졸아
秋日晩興2(추일만흥2) 가을날 늦은 흥-金正喜63
銀河當屋柳旗斜(은하당옥류기사) 은하수 지붕 맞춰 버들 기 비껴
喜事明朝占燭華(희사명조점촉화) 기쁜 일 밝을 아침 촛불 빛 점쳐
佳客來時多酒食(가객래시다주식) 좋은 손님 오실 때 술에 밥 많아
夜光生白吉祥家(야광생백길상가) 밤에 빛 희게 비쳐 상서로운 집
秋日晩興3(추일만흥3) 가을날 늦은 흥-金正喜64
碧花無數出堦頭(벽화무수출계두) 푸른 꽃 셀 수 없이 섬돌에 돋아 섬돌계
占斷山家第一秋(점단산가제일추) 지켜 끊어 산에 집 가을이 으뜸
榴後菊前容續玩(류후국전용속완) 석류 뒤에 국화 앞 놀 거리 이어
壯元紅是竝風流(장원홍시병풍류) 장원홍 이리 붉어 풍류 아울러
鵲巢(작소) 까치집-金正喜65
喜鵲喳喳繞屋茆(희작사사요옥묘) 기쁜 까치 까악깍 띠 집을 둘러 순채묘
窓南直對一丸巢(창남직대일환소) 창 남쪽 곧장 마주 한 둥근 둥지
新來不唾靑城地(신래불타청성지) 새로 와 침 못 뱉어 푸른 성 땅에 침타
透頂恩光敢自抛(투정은광감자포) 꼭대기 베풂의 빛 제 어찌 던져 던질포
涵碧樓(함벽루) 함벽루-金正喜66
綠蕪鶴脚白雲橫(녹무학각백운횡) 거친 푸름 학 다리 흰 구름 비껴
取次江光照眼明(취차강광조안명) 이어 보니 강물 빛 비춰 눈부셔
自愛此行如讀畫(자애차행여독화) 절로 아껴 이 걸음 그림 읽듯이
孤亭風雨卷頭生(고정풍우권두생) 외론 정자 비바람 책머리 일어
南窟(남굴) 남굴-金正喜67
千秋幽怪歎燃犀(천추유괴탄연서) 천 년을 숨은 괴물 물소 불태워
肅肅靈風吹暗溪(숙숙령풍취암계) 쓸쓸한 신령바람 어둔 내 불어
彈指龍蛇皆化石(탄지룡사개화석) 퉁기니 용과 뱀을 모두 돌이 돼
燈光猶作紫虹霓(등광유작자홍예) 등 불빛 외려 지어 보라 무지개 무지개홍 무지개예
寄野雲居士(기야운거사) 기 야운 거사-金正喜68
古木寒鴉客到時(고목한아객도시) 옛 나무 찬 까마귀 손님 닿을 때
詩情借與畫情移(시정차여화정이) 시의 뜻 빌려주어 그림 뜻 옮아
煙雲供養知無盡(연운공양지무진) 안개구름 먹느라 다 못함 알아
笏外秋光滿硯池(홀외추광만연지) 홀 밖의 가을빛깔 벼루에 가득
甁花(병화) 꽃병의 꽃-金正喜69
安排畫意盡名花(안배화의진명화) 잘 꽂으니 그림 뜻 이름 다한 꽃
五百年瓷秘色誇(오백년자비색과) 오백년 된 도자기 푸른빛 자랑 ※靑瓷 翡色 秘色
香澤不敎容易改(향택불교용이개) 향기 광택 안 되지 쉽사리 고쳐
世間風雨詎相加(세간풍우거상가) 세상 속에 비바람 어찌 서로다 어찌거
松京道中(송경도중) 송경도중-金正喜70
山山紫翠幾書堂(산산자취기서당) 산마다 울긋불긋 서당이 몇이
籬落勾連碧澗長(리락구련벽간장) 울타리 굽어 이어 푸른 내 길어 굽을구
野笠卷風林雨散(야립권풍림우산) 들 삿갓 바람 날려 숲에 비 흩여
人蔘花發一村香(인삼화발일촌향) 인삼에 꽃 피어나 한 마을 향기
水雲亭(수운정) 수운정-金正喜71
秋雨濛濛鶴氣橫(추우몽몽학기횡) 가을비 추적추적 학 기운 비껴
松針石脈滿山明(송침석맥만산명) 솔잎에 돌 더미로 산 가득 밝아
試從一笠亭中看(시종일립정중간) 따라가 봐 한 삿갓 정자에서 봐
環珮泠泠樹頂生(환패령령수정생) 패물 차 떨렁떨렁 나무 끝 울려 깨우칠령
舍人巖(사인암) 사인함-金正喜72
怪底靑天降畫圖(괴저청천강화도) 다른 밑 푸른 하늘 그림에 내려
俗情凡韻一毫無(속정범운일호무) 속된 정 고만한 운 털 하나 없어
人間五色元閒漫(인간오색원한만) 사람에 다섯 빛깔 본디 흩어져
格外淋漓施碧朱(격외림리시벽주) 틀 밖에 질펀 스며 붉고 푸르게 물뿌릴림 스며들리
龜潭(구담) 구담-金正喜73
石怪如龜下碧漣(석괴여구하벽련) 돌 야릇 거북 같아 푸른 물 내려 물놀이련
噴波成雨白連天(분파성우백련천) 물결 뿜어 비 지어 흰 이음 하늘
衆峯皆作芙蓉色(중봉개작부용색) 뭇 봉우리 다 되니 부용 빛깔이
一笑看來似小錢(일소간래사소전) 한번 웃어 보며 와 엽전 같아서
石門(석문) 돌문-金正喜74
百尺石霓開曲灣(백척석예개곡만) 백 척의 돌 무지개 물굽이 열어 무지개예
神工千缺杳難攀(신공천결묘난반) 신의 재주 다 빠져 멀어 못 잡아
不敎車馬通來跡(부교거마통래적) 안 시킨 수레에 말 오고간 자국
只有煙霞自往還(지유연하자왕환) 다만 있어 안개 놀 절로 가고와
島潭(도담) 도담-金正喜75
徒聞海外有三山(도문해외유삼산) 듣기론 바다 밖에 삼신산 있어
何處飛來學佛鬟(하처비래학불환) 어디서 날아와서 부처를 배워 쪽찐머리환
格韻比人仙骨在(격운비인선골재) 틀 잡힌 멋 사람에 신선 뼈대라
恰如中散住塵寰(흡여중산주진환) 같기는 모여 흩여 티끌에 살아 기내환
紫霞洞(자하동) 자하동-金正喜76
小谿幽洞自層層(소계유동자층층) 작은 시내 깊은 골 스스로 겹겹
一道名泉雨後勝(일도명천우후승) 길 하나 이름난 샘 비 온 뒤 빼나
夕照近人松籟起(석조근인송뢰기) 저녁 비춤 다가와 솔바람 일어 세구멍퉁소뢰
老身石上聽泠泠(노신석상청령령) 늙은 몸에 바위 위 깨우침 들어 깨우칠령
初涼(초량) 처음 서늘함-金正喜77
楞楞山出瘦靑意(릉릉산출수청의) 모가 난 산은 솟아 여윈 푸른 뜻 모릉
瑟瑟波明經縠流(슬슬파명경곡류) 쓸쓸히 물결 밝아 깁 주름 흘러 주름비단곡
的的遙天孤夢直(적적요천고몽직) 또렷또렷 먼 하늘 외론 꿈 곧아
頭頭露地百蟲秋(두두로지백충추) 여기저기 이슬 땅 온 가을벌레
義林池(의림지) 의림지-金正喜78
濃抹秋山似畫眉(농말추산사화미) 짙게 바른 가을 산 그린 눈썹이
圓潭平布碧琉璃(원담평포벽류리) 둥근 못 널리 깔려 푸른 유리로
如將小大論齊物(여장소대론제물) 같다하랴 작고 큼 제물론 따져
直道硯山環墨池(직도연산환묵지) 바로 말해 벼루 산 먹물 못 둘러
下仙巖(하선암) 하선암-金正喜79
陰陰脩壑似長廊(음음수학사장랑) 그늘져 뻗은 골짝 마치 긴 행랑
流水浮廻日月光(유수부회일월광) 흐르는 물 떠돌아 해와 달 빛에
一點緇塵渾不着(일점치진혼불착) 점 하나 검은 먼지 하나 안 붙어 검은비단치
白雲深處欲焚香(백운심처욕분향) 흰 구름 깊은 곳에 향을 사르려
仙遊洞(선유동) 선유동-金正喜80
碧雲零落作秋陰(벽운령락작추음) 푸른 구름 흩어져 가을그늘을
唯有飛泉灑石林(유유비천쇄석림) 오직 있어 샘 날려 돌 숲에 뿌려 뿌릴쇄
一自吹簫人去後(일자취소인거후) 저만 쭉 퉁소 불던 사람 떠난 뒤
桂花香冷到如今(계화향랭도여금) 계수 꽃 향기 차게 오늘에 닿아
果寓村舍(과우촌사) 과우촌사-金正喜81
寒女縣西擁病居(한여현서옹병거) 한녀라 고을 서쪽 병 끼고 살아
溪聲徹夜甚淸虛(계성철야심청허) 시내 소리 밤새며 너무나 맑아
羸牛劣馬橋前路(리우렬마교전로) 여윈 소 못한 말은 다리 앞 길에
畫科蒼茫也屬渠(화과창망야속거) 그릴 것 푸름 아득 도랑에 붙어
兩山靑綠夾晴開(양산청록협청개) 양쪽 산 푸릇푸릇 개여 열린 틈
村氣泥醺盡野獃(촌기니훈진야애) 마을 기운 무더워 들이 다 흐릿 못생길애
不覺平生牛後耻(불각평생우후치) 못 깨달아 한 삶에 소 뒤 부끄럼 ※소몰이
城中日日販柴廻(성중일일판시회) 성 가운데 날마다 땔감 팔고 와 섶시
夏夜初集(하야초집) 하야초집-金正喜82
閉戶常存萬里心(폐호상존만리심) 문 닫고 늘 있어도 마음은 만 리
雲飛水逝有誰禁(운비수서유수금) 구름 날아 물 떠가 뉘 있어 말려
尙憐夏日孤花在(상련하일고화재) 외려 불쌍 여름날 외론 꽃 있어
閱罷春山百鳥吟(열파춘산백조음) 찾기 그친 봄에 산 온갖 새 노래
已看靑眸回白眼(이간청모회백안) 이미 봐 반긴 눈이 돌아 곁눈질 눈동자모
曾將一字易千金(증장일자역천금) 일찍 해 한 글자라 천금을 바꿔
詩家衣鉢傳來久(시가의발전래구) 시 짓는 이 물릴 것 물려옴 오래 바리때발
自是宗何與祖陰(자시종하여조음) 이 절로 무얼 으뜸 스승의 그늘
楊州途中(양주도중) 양주 가는 길-金正喜83
霜晨搖落歎征衣(상신요락탄정의) 찬 새벽 흔들려 져 길손 옷 한숨
極目平原秋草稀(극목평원추초희) 눈에 끝 너른 들에 가을 풀 드문
天地蕭蕭虛籟合(천지소소허뢰합) 하늘땅 쓸쓸한데 빈 소리 더해
山川歷歷數鴻歸(산천역역수홍귀) 산과 내 또록또록 기러기 몇이
淡煙喬木圍孤墅(담연교목위고서) 묽은 연기 큰 나무 외딴집 둘러 농막서
流水平沙易夕暉(유수평사역석휘) 흐르는 물 모래밭 바뀐 저녁 빛 빛휘
淮北江南何處是(회북강남하처시) 회수 북쪽 강 남쪽 어디가 옳아
二分明月夢依微(이분명월몽의미) 둘로 나눈 밝은 달 꿈에 어른대
山寺(산사) 산사-金正喜84
側峯橫嶺箇中眞(측봉횡령개중진) 곁에 봉 비낀 고개 낱낱 속 참이
枉却從前十丈塵(왕각종전십장진) 굽어 그쳐 앞서간 열 길의 티끌 굽을왕
龕佛見人如欲語(감불견인여욕어) 감실 부처 사람 봐 말하려는 듯 감실감
山禽挾子自來親(산금협자자래친) 멧새는 새끼 끼고 저 오며 반겨
點烹筧竹冷冷水(점팽견죽랭랭수) 끓이니 홈통 대에 차디찬 물로 삶을팽 대홈통견
供養盆花澹澹春(공양분화담담춘) 바쳐 길러 분에 꽃 담담한 봄을
拭涕工夫誰得了(식체공부수득료) 눈물 닦아 공부해 누가 마치랴
松風萬壑一嚬申(송풍만학일빈신) 솔바람 온 골짝에 한번 찡긋 펴 찡그릴빈
水落山寺(수락산사) 수락산사-金正喜85
我見日與月(아견일여월) 나는 보느니 해하고 달을
光景覺常新(광경각상신) 빛과 볕 깨쳐 늘 새로움을
萬象各自在(만상각자재) 온갖 꼴 갖춤 따로이 있어
刹刹及塵塵(찰찰급진진) 절이면 절에 티끌세상 다 절찰
誰知玄廓處(수지현곽처) 누가 알아서 아득 두른 곳
此雪同此人(차설동차인) 이 눈과 같이 이러한 사람
虛籟錯爲雨(허뢰착위우) 빈 바람소리 잘못 빗소리
幻華不成春(환화불성춘) 홀린 꽃의 빛 봄을 못 이뤄
手中百億寶(수중백억보) 손안에 쥐니 백억의 보배
曾非乞之隣(증비걸지린) 일찍이 아니 이웃에 빌어
北園初夏(북원초하) 북원 초하-金正喜86
天氣正熟梅(천기정숙매) 날씨는 한창 매실이 익어
陰晴摠不眞(음청총부진) 흐리고 개고 모두 참 아니
近峯一圭出(근봉일규출) 곁에 봉우리 한 모퉁이 나
雨雲還往頻(우운환왕빈) 비구름 돌아 가버림 잦아
綠陰合巾裾(록음합건거) 푸르른 그늘 갓 옷에 더해
啼鶯如可親(제앵여가친) 우는 꾀꼬리 가까울 만치
玟瑰雜刺桐(민괴잡자동) 옥구슬 섞여 가시 엄나무
紅白表餘春(홍백표여춘) 붉고 흰 겉에 남은 봄날이
來結靑霞侶(래결청하려) 와서 맺으니 푸름 노을 짝
自是芳杜身(자시방두신) 저절로 이리 향 팥배의 몸
禮山(예산) 예산-金正喜87
禮山儼若拱(예산엄약공) 예산 땅 의젓 껴안은 듯이
仁山靜如眠(인산정여면) 인산은 가만 잠을 자는 듯
衆人所同眺(중인소동조) 사람들 함께 바라보는바 바라볼조
獨有神往邊(독유신왕변) 혼자 있으니 신 다니는 데
渺渺斷霞外(묘묘단하외) 아득히 끊겨 노을 밖으로
依依孤鳥前(의의고조전) 아련히 날아 외론 새 앞을
廣原固可喜(광원고가희) 널따란 벌판 참으로 기뻐
善風亦欣然(선풍역흔연) 좋게도 바람 또한 기쁘게
長禾埋畦畛(장화매휴진) 자라난 벼에 밭둑길 묻혀 밭두둑휴 두렁길진
平若一人田(평약일인전) 반반히 같기 한 사람 논이
蟹屋連渙灣(해옥연환만) 게 구멍 이어 물굽이 흩여 흩어질환
蛩雨襍雁煙(공우잡안연) 메뚜기 비에 기러기 안개 섞일잡
秋柳三四行(추류삼사행) 가을에 버들 서너 줄 늘려
顦悴蒙行塵(초췌몽행진) 파리해 덮인 먼지를 걸어 파리할초 파리할췌
紛紛具畫意(분분구화의) 어지럽게도 그릴 뜻 갖춰
夕景澹遠天(석경담원천) 저녁볕 묽어 멀리 하늘에
重三日雨(중삼일우) 삼짇날의 비-金正喜88
花心齊蓄銳(화심제축예) 꽃술 가지런 날카롬 포개
麗景千林積(려경천림적) 고운 볕으로 온 숲에 쌓여
平生曲水想(평생곡수상) 한 삶 살면서 굽이 물 생각 ※流觴曲水
庶幾酬素昔(서기수소석) 거의 다 갚아 그때 옛날 일
朝雨如俗士(조우여속사) 아침에 비는 속세 선비라
雲禽遭鎩翮(운금조쇄핵) 구름에 새도 깃촉 창 만나 만날조 창쇄 깃촉핵
閉戶慙笠屐(폐호참립극) 문 닫아 길손 부끄럽기도 우리립 나막신극
林邱山川隔(림구산천격) 숲 언덕 건너 산에 시내가 사이뜰격
人生天地間(인생천지간) 사람살이는 하늘 땅 사이
遂爲風雨役(수위풍우역) 이윽고 되니 비바람 부림
賞春足他日(상춘족타일) 봄날 즐김이 다른 날 되랴
重三不可易(중삼불가역) 삼이 겹친 날 바꿀 수 없어 ※삼짇날
奈此獨命酌(나차독명작) 어쩌나 이를 홀로 술 해야
朋素並離析(붕소병리석) 벗들 다 함께 떨어져 갈려
焚香當聽花(분향당청화) 향 살라 마침 꽃을 들으려
細煙縈爐栢(세연영로백) 가다란 연기 화로 잣 얽혀 얽힐영
1790 義州妓(?∼?) 의주기생 1
別權判書尙愼 권상신(1759∼1824) 판서와 헤어지며
去去平安去 가도 가도 편안히 떠나가세요 / 평안도를 떠나
長長萬里多 멀고멀어 만 리가 넘는다 해도 /오래 말린다 해서
瀟湘無月夜 소상강엔 없으니 달밤이란 게 강이름소상
孤叫雁聲何 홀로 외쳐 어쩌나 기러기소리 부르짖을규
1792 大臨 鶴南 韓鎭棨(1792∼?) 西原 학남 한진계 1
田舍翁 시골노인
衰年聽子小商量 늙은 나이 자식 말 적이 헤아려 쇠할쇠 헤아릴상
百劇千忙了自忘 온갖 짓 모든 바쁨 절로 잊혀져 심할극 바쁠망
向午手持蠅拂子 낮에는 손에 들어 파리채려니 가질지 파리승 떨불
綠槐樹下臥乘凉 홰나무 푸름 아래 누워 서늘해 홰나무괴
1793 世叔 海居齋 洪顯周(1793∼1865)孝簡 豊山 海居詩集 해거재 홍현주 1
偶吟 우음
旅夢啼鳥喚 나그네 꿈을 새가 울어 깨우고 부를환
歸思繞春樹 돌아갈 생각 봄이 둘러 세운다 두를요
落花滿空山 떨어진 꽃잎 빈산에 가득하니
何處故鄕路 어디로 가야 고향 가는 길인지
1798 大中 蘆沙 奇正鎭(1798∼1879)文簡 幸州 蘆沙文集 노사 기정진 1
處世 세상 살며
處世柔爲貴 세상 살며 부드러움 귀하게 여겨
剛强是禍基 굳셈이란 이게 바로 재앙의 바탕
發言常欲訥 말을 꺼내 언제나 더듬으려 해 말더듬을눌
臨事當如癡 일에 대여 마땅히 어리석은 듯 어리석을치
急地常思緩 급한 곳에 언제나 생각 느긋이 느릴완
安時不忘危 편안할 때 잊지 마 위태로움을
一生從此計 한평생 따라 좇아 이러한 꾀를
眞個好男兒 참으로 칠 수 있어 호남아라고 ※湖南兒
1801 宜卿 小游 權用正(1801∼?) 安東 소유 권용정 1
情人 정인
風停雲歇海靑休 바람 자 구름 쉬어 매도 그치는 쉴헐 海東靑
天半高峰嶺上頭 하늘 반인 높은 봉 고갯마루로
若道情人那邊在 만약 말해 정인이 어디 있다고 어찌나 가변
我行應不少遲留 나는 가지 마땅히 늦지 않게끔 늦을지 머무를류
1804 惠吉 藕船 李尙迪(1804∼1865) 牛峯 恩誦堂集24권 1
우선 이상적 추사 김정희의 문인 역관
題路傍去思碑 길가의 비석
去思橫斂刻碑錢 떠날 때면 거두니 비석 새길 돈 거둘렴 돈전
編戶流亡孰使然 엮어도 잃어버려 누가 하는지 엮을편
片石無言當路立 조각돌은 말없이 길에 섰는데 조각편
新官何以舊官賢 신관사또 어떨까 구관이 낫나 어질현
1807 蘭皐 金笠 金炳淵(1807∼1863) 安東 金笠詩集 김삿갓 김병연- 58
元生員 원생원1
日出猿生原 해가 뜨니 원숭이 들에 나오고 元生員
黃昏蚊簷至 해질녘엔 모기가 처마에 모여 文僉知
猫過鼠盡死 고양이가 지나가 쥐는 다 죽고 徐進士
夜出蚤席射 밤에 나온 벼룩이 자리에서 쏴 趙碩士
看山 산을 보며2
倦馬看山好 게으른 말 좋으니 산을 보는데 게으를권
停鞭故不加 채찍 멈춰 그러니 치지도 않지 채찍편
岩間纔一路 바위 새로 나있어 겨우 길하나 겨우재
烟處或三家 연기 낀 곳 어쩌면 집이 석 집이
花色春來矣 꽃빛깔 바라보니 봄은 와있고
溪聲雨過耶 시내소리 들으니 비도 지났네
渾忘吾歸去 흐릿하여 잊으니 내 돌아갈 길 흐릴혼
奴曰夕陽斜 종이 일러 저녁 해 기울었다네 비낄사
自嘆 스스로 탄식3
九萬長天擧頭難 구만리 먼 하늘에 고개 들기 어려워
三千地濶未足宣 삼천리 땅이 넓어 발을 펴지 못하니 베풀선
五更登樓非翫月 오경에 누에 올라 달과 놀지 못하고 가지고놀완
三朝辟穀不求仙 사흘아침 밥 끊어 신선되려 아니네 임금벽
二十樹下 스무나무 아래에4
二十樹下三十客 스무나무 아래에 슬픈 나그네 ※스무나무?
四十家中五十食 망할 집 가운데서 쉰밥이라니
人間豈有七十事 사람에 어찌 있어 이런 일이야
不如歸家三十食 집에 가지 못하니 슬픈 밥이라 ※不如歸: 두견새
還甲宴 환갑잔치에5
彼座老人不似人 저 자리에 늙은이 사람 아니네
疑是天上降眞仙 하늘에서 내려온 참 신선 같아 내릴강
其中七子皆爲盜 그중에 일곱 아들 다 도둑이라 훔칠도
偸得碧桃玄壽筵 훔쳤으니 천도를 잔치 쓰려고 훔칠투 대자리연
覓字韻 멱자운 찾을멱6
許多韻字何呼覓 많기도 한 운자에 어찌 불러 멱
彼覓有難況此覓 저 멱자 어려운데 하물며 이 멱 하물며황
一夜宿寢懸於覓 하룻밤 묵어 자기 멱에 달렸네 잠잘침 매달현
山村訓長但知覓 산마을 훈장님은 멱자만 알아
逐客詩 손님을 쫓아7
邑號開城何閉門 고을 이름 열린 성 어찌 문 닫아
山名松嶽豈無薪 산 이름 솔 산인데 땔감 없다니 큰산악 섶나무신
黃昏逐客非人事 누런 어둠 쫓긴 손 사람 일 아냐 쫓을축
禮儀東方子獨秦 동방에 예의지국 너 홀로 되놈 진나라진
金剛山詩 금강산8
泰山在後天無北 큰 산이 뒤에 있어 하늘북쪽 없어졌네
大海當前地盡東 넓은 바다 앞에 맞아 땅의 동쪽 다했네
橋下東西南北路 다리아래 동서로 남북으로 길은 갈려
杖頭一萬二千峯 지팡이 꼭대기에 일만 이천 봉우리라
山水詩 산수를 읊어 ※崔氏와 合作詩9
金笠 山如劍氣衝天立 산이란 칼의 기운 하늘을 찔러 찌를충
金笠 水學兵聲動地流 물 배워 병사 함성 땅을 흔들어
崔氏 山欲渡江江口立 산은 강을 건너려 강 앞에 섰고 건널도
崔氏 水將穿石石頭廻 물은 돌을 뚫으려 돌 머릴 돌아 뚫을천
金笠 山不渡江江口立 산은 강을 못 건너 강 앞에 섰고
金笠 水難穿石石頭廻 물은 돌을 못 뚫어 돌 머리 돌아
僧 金笠 金剛山問答詩 스님과 김삿갓의 금강산 문답시
僧 朝登立石雲生足 아침에 바위 올라 구름이 발에
笠 暮飮黃泉月掛脣 저녁에 샘물 마셔 달이 입술에
僧 澗松南臥知北風 골짝 솔 남쪽 누워 북풍을 알아
笠 軒竹東傾覺日西 추녀 대 동쪽 기대 해 저묾 깨쳐
僧 絶壁雖危花笑立 절벽 비록 아찔해 꽃은 웃고 서
笠 陽春最好鳥啼歸 봄볕이 가장 좋아 새는 울고 가
僧 天上白雲明日雨 하늘 위에 흰 구름 내일은 비로
笠 岩間落葉去年秋 바위사이 떨군 잎 지난해 가을
僧 影浸綠水衣無濕 그림자 물에 들어 옷은 안 젖어 담글침
笠 夢踏靑山脚不苦 꿈에 밟아 청산을 다리 안 아파 밟을답 다리각
僧 群鴉影裏千家夕 갈까마귀 그림자 일천 집 저녁
笠 一雁聲中四海秋 기러기 소리 속에 사해가 가을
僧 假僧木折月影軒 가죽나무 부러져 달이 처마에 꺾을절 추녀헌
``````````````````````````````````````가짜 중 목 부러져 달이 처마에
笠 眞婦菜美山妊春 참 며느리 나물 맛 산이 봄을 배 아이밸임
``````````````````````````````````````쥔 부채 아름다워 산이 봄을 배
僧 石轉千年方倒地 돌이 굴러 천년을 막 땅에 닿아 넘어질도
笠 峰高一尺敢摩天 봉우리 더한 높이 헉 하늘 만져 갈마
僧 靑山買得雲空得 청산을 사왔더니 구름은 공짜 살매
笠 白水臨來魚自來 하얀 물 다가오니 고기 따라와
僧 秋雲萬里魚鱗白 가을구름 만 리에 하얀 비늘이 魚鱗:구름
笠 枯木千年鹿角高 오랜 나무 천년에 높은 사슴뿔 鹿角:가지
僧 雲從樵兒頭上起 구름 쫓아 나무해 머리 위 구름 땔나무초
笠 山入漂娥手裏鳴 산에 들어 빨래해 손안 산울림 떠돌표 예쁠아
僧 登山鳥菜羹```````` 산으로 올라가니 새들이 쑥국 나물채 국갱
笠 臨海魚草餠```````` 바다에 다가서니 물고기 펄떡 떡병
僧 聲令銅鈴零銅鼎 소리는 구리방울 바랜 구리 솥 방울령 솥정
笠 目若黑椒落白粥 산초처럼 까만 눈 바래 멀겋게 산초초 죽죽
僧 水作銀杵舂絶壁 물 지어 은 공이로 절벽을 찧네 공이저 찧을용
笠 雲爲玉尺度靑山 구름은 옥척 되어 청산을 재네
僧 月白雲白天地白 달 희고 구름 희고 하늘땅 희네
笠 山深水深客愁深 산 깊어 물 깊어 손 시름 깊네
僧 燈前燈後分晝夜 등불 앞 등불 뒤로 낮과 밤 나눠
笠 山南山北判陰陽 산 남쪽 산의 북쪽 그늘 볕 갈라
難避花 꽃(주색)을 피하기는 어려워10
靑春抱妓千金芥 젊은 날 기생 안아 천금이 티끌 기생기 겨자개
白日當樽萬事空 한낮에 술통 맞아 온갖 일 허탕 술통준
鴻飛遠天易隨水 기러기 먼 하늘에 물 쫓기 쉬워 큰기러기홍
蝶過靑山難避花 나비는 푸른 산에 꽃 피해 못가 나비접
是是非非 옳은 것이 옳고 그른 것이 그르다 ※글자19자11
年年年去無窮去 해마다 해는 가니 끝없이 가고
日日日來不盡來 날마다 날은 오니 다함없이 와
年去月來來又去 해는 가고 달이 와 오고 또 가니
天時人事此中催 하늘 때로 사람 일 이 중에 재촉 재촉할최
是是非非非是是 옳아 옳고 글러 그름 옳음 옳다 아니며
是非非是非非是 글러 옳고 옳아 그름 옳음 글러 아니며
是非非是是非非 글러 옳고 옳아 그름 시비 아니라
是是非非是是非 옳아 옳고 글러 그름 시비가 맞다
可憐妓 가련이란 이름의 기생12
可憐行色可憐身 가련한 행색으로 가련한 몸이
可憐門前訪可憐 가련이 문 앞에서 가련을 찾네
可憐此意傳可憐 가련한 이내 뜻을 가련에 알려
可憐能知可憐心 가련이는 알겠지 가련한 마음
平壤妓生 평양기생13
笠 平壤妓生何所能 평양에 기생으로 잘함이 뭔가
妓 能歌能舞又能詩 노래 잘해 춤 잘 춰 시도 잘 짓죠
笠 能能其中別無能 잘하고 잘함 속에 달리 못한 건
妓 月夜三更呼夫能 달밤이 삼경일 때 사내 부름이
扶餘妓生 부여기생14
笠 白馬江頭黃犢鳴 백마강 강 머리에 송아지 울어 송아지독
妓 老人山下少年行 늙은이 산 아래로 소년이 따라
笠 離家正初今三月 집 떠날 때 정월 초 이제는 삼월
妓 對客初更復三更 손님 맞아 초경에 어느덧 삼경
笠 澤裏芙蓉深不見 못 안에 연꽃이란 깊어 못보고 연꽃부용
妓 園中桃李笑無聲 동산에 복사오얏 웃음 안 들려
笠 良宵可興比誰於 좋은 밤 흥이나니 누구에 견줘 밤소 견줄비
妓 紫午山頭月正明 자오산 산꼭대기 달이 참 밝아
九月山 구월산 ※글자9자15
昨年九月過九月 지난해 구월 구월산을 지나고
今年九月過九月 올해 구월에 구월산을 지나네
年年九月過九月 해마다 구월 구월산을 지나니
九月山光長九月 구월산 산 빛 기나긴 구월이라
妙香山 묘향산16
平生所欲者何求 한평생 하려는 바 어디서 찾나
每擬妙香山一遊 헤아려 묘향산을 한번 가보자 헤아릴의
山疊疊千峰萬仞 산은 겹겹 천봉에 만 길이나 돼 겹쳐질첩 길인
路層層十步九休 길은 켜켜 열 걸음 아홉 번 쉬어 층층
咏笠 삿갓을 읊어17
浮浮我笠等虛舟 떠돌아서 내 삿갓 빈 배와 같아 뜰범
一着平生四十秋 한번 붙여 평생을 마흔해 가을 붙을착
牧堅輕裝隨野犢 젊은 목동 가볍게 송아지 따라 꾸밀장 송아지독
漁翁本色伴沙鷗 늙은 어부 본디 뜻 갈매기 벗해 짝반 갈매기구
醉來脫掛看花樹 취해 와 벗어 걸어 꽃나무 보고 걸괘
興到携登翫月樓 흥 닿아 끌고 올라 달 누각 놀아 끌휴 가지고놀완
俗子衣冠皆外飾 사람은 옷과 갓에 다 겉만 꾸며 꾸밀식
滿天風雨獨無愁 하늘가득 비바람 시름도 없어
自嘆 스스로 한탄18
嗟呼天地間男兒 아 하늘과 땅 사이 사내로 나서
知我平生者有誰 내 평생을 아는 이 누가 있을까
萍水三千里浪跡 부평초로 삼천리 물결 속 자취 부평초평 물결랑
禁書四十年虛詞 책 꺼려 사십년을 빈 말로 새겨 금할금 말씀사
靑雲難力致非願 푸른 꿈 힘 못 닿아 바램 아니지
白髮惟公道不悲 흰머리 생각 갈길 슬프지 않아
驚罷還鄕夢起坐 놀라 멈춘 고향 길 꿈 깨 일어나 놀랄경 그칠파
三更越鳥聲南枝 한밤에 새소리가 남쪽 가지에 넘을월
蘭皐平生詩 난고의 한평생19
鳥巢獸穴皆有居 새둥지 짐승 굴에 다 삶이 있고 집소 짐승수
顧我平生獨自傷 내 평생 돌아보니 홀로 다쳤네 돌아볼고 상처상
芒鞋竹杖路千里 짚신에 대작대기 천리 길 걸어 신혜 지팡이장
水性雲心家四方 물 바탕 구름마음 집은 사방에
尤人不可怨天難 사람을 못 나무라 하늘 못 미워 더욱우
歲暮悲懷餘寸腸 해 저묾 슬픔 품어 애를 끊었다 창자장
初年自謂得樂地 어릴 적 스스로 말 즐길 땅 이라
漢北知吾生長鄕 한강 북쪽 날 알아 나고 자란 곳
簪纓先世富貴人 높은 벼슬 앞대엔 부귀한 사람 비녀잠 갓끈영
花柳長安名勝庄 풍류로 서울서도 이름난 집안 농막장
隣人也賀弄璋慶 이웃사람 축하라 아들 본 경사 반쪽홀장
早晩前期冠蓋揚 얼마 지나 앞길에 벼슬 오르리 갓관 덮을개
髮毛稍長命漸奇 터럭 자라 길어져 운명 희한해 벼줄기끝초
灰劫殘門飜海桑 가문 꼴은 잿더미 바다 밭 되듯 위협할겁 뒤칠번
依無親戚世情薄 기댈 친척 없으니 세상 뜻 엷고
哭盡爺孃家事荒 어버이 곡을 그쳐 집안 거칠어 아비야 어미양
終南曉鍾一納履 종남산 새벽종에 한번 신 신어 바칠납 신리
風土東邦心細量 땅을 밟아 동방을 마음만 씀에
心猶異域首丘狐 마음 되레 다른 땅 머리만 고향 여우호
勢亦窮途觸藩羊 되어 감은 막힌 길 울에 부딪쳐 덮을번
南州徒古過客多 남녘고을 예부터 길손은 많아 무리도
轉蓬浮萍經幾霜 쑥 신세 부평 되어 몇 해 보냈나 쑥봉 부평초평
搖頭行勢豈本習 머리 굽실 하는 짓 어찌 버릇이 흔들릴요
挈口圖生惟所長 입 끌어 삶을 꾀해 장점이 되랴 손에들설
光陰漸向此中失 세월은 차츰 흘러 이 속에 잃어
三角靑山何渺茫 삼각산 푸른 산이 어찌 아득해 아득할묘망
江山乞號慣千門 강산에 불러 빌어 버릇에 문에 빌걸 버릇관
風月行裝空一囊 풍월로 봇 집 차려 텅 빈 주머니 주머니낭
千金之子萬石君 천금 가진 아들에 만 석군 부자
厚薄蒙風均試嘗 많든 적든 바람을 골고루 맞아 두터울후 엷을박
身窮每遇俗眼白 몸 궁해 만남마다 눈은 멀겋고 만날우
歲去偏傷髮髮蒼 해 지나며 축이 나 털만 덥수룩 치우칠편 터럭발
歸兮亦難侄亦難 돌아가긴 어렵고 머묾도 못해 어리석을질
幾日彷徨中路傍 몇 날을 이리저리 길에서 어정 거닐방황 곁방
金剛山1(금강산1) 금강산1-金炳淵20
矗矗金剛山(촉촉금강산) 뾰족뾰족한 촉촉 금강산 우거질촉
高峰萬二千(고봉만이천) 높은 봉우리 일만 이천 봉
遂來平地望(수래평지망) 마침 내려와 평지서 바래
三夜宿靑天(삼야숙청천) 사흘 밤 묵어 푸른 하늘서
雪(설) 눈-金炳淵21
天皇崩乎人皇崩(천황붕호인황붕) 천황씨 죽었는가 인황씨 죽었는가
萬樹靑山皆被服(만수청산개피복) 모든 나무 푸른 산 모두 상복 입었네
明日若使陽來弔(명일약사양래조) 밝을 날 만일시켜 태양이 조문 오면
家家簷前淚滴滴(가가첨전누적적) 집집마다 처마 앞 눈물 져 방울방울
錢(전) 돈-金炳淵22
周遊天下皆歡迎(주유천하개환영) 천하를 돌아다녀 모두 다 환영
興國興家勢不輕(흥국흥가세불경) 나라 집안 일으켜 힘도 세다네
去復還來來復去(거부환래래부거) 떠나 다시 돌아와 와도 다시 가
生能死捨死能生(생능사사사능생) 삶을 죽여 버리고 죽음도 살려
艱飮野店(간음야점) 들 주점에서-金炳淵23
千里行裝付一柯(천리행장부일가) 천리 길 나그네 짐 붙은 지팡이
餘錢七葉尙云多(여전칠엽상운다) 남은 돈 일곱 닢이 오히려 많아
囊中戒爾深深在(낭중계이심심재) 주머니 속 다짐 해 깊이 간직을
野店斜陽見酒何(야점사양견주하) 들 주막 저녁 무렵 술을 어쩌나
粥一器(죽일기) 죽 한 그릇-金炳淵24
四脚松盤鬻一器(사각송반죽일기) 네다리 소나무상 죽 한 그릇이
天光雲影共徘徊(천광운영공배회) 하늘빛 구름 비쳐 함께 감돌아
主人莫道無顔色(주인막도무안색) 주인은 말마시오 미안하다며
吾愛靑山倒水來(오애청산도수래) 내 아끼니 푸른 산 물에 비침을
詠影(영영) 그림자를 읊어-金炳淵25
進退隨儂莫汝恭(진퇴수농막여공) 나서 물러 날 좇아 너처럼 섬김 없어
汝儂酷似實非儂(여농혹사실비농) 너 나 너무 엇비슷 참으로 나는 아냐
月斜岸面驚魁狀(월사안면경괴상) 달 비껴 기슭 비쳐 커다람에 놀라고
日午庭中笑矮容(일오정중소왜용) 한낮의 뜰 가운데 꼬맹이 꼴이 웃겨
枕上若尋無覓得(침상약심무멱득) 베개머리 찾으니 찾을 수도 없지만
燈前回顧忽相逢(등전회고홀상봉) 등불 앞 고개 돌려 문득 서로 만나네
心雖可愛終無信(심수가애종무신) 마음에 아끼려도 끝내 믿음 없으니
不映光明去絶蹤(불영광명거절종) 빛 밝혀 비춤 없어 자취 끊고 사라져
鷄(계) 닭-金炳淵26
擅主司晨獨擅雄(천주사신독천웅) 새벽 맡아 다스려 혼자 맘대로
絳冠蒼距拔於叢(강관창거발어총) 붉은 벼슬 푸른 발톱 모두에 빼나
頻驚玉兎旋臟白(빈경옥토선장백) 달을 자주 놀라게 하얗게 돌게
每喚金烏卽放紅(매환금오즉방홍) 해를 불러 번번이 벌겋게 가게
欲鬪努嗔瞳閃火(욕투노진동섬화) 싸우려고 성 내면 눈에 불을 켜
將鳴奮鼓翅生風(장명분고시생풍) 울려고 목청 돋아 날개 바람나
名高五德標於世(명고오덕표어세) 이름 높은 다섯 덕 세상에 보여
逈代桃都響徹空(형대도도향철공) 먼 옛날 무릉 고을 울려 하늘에
※玉兎:달 金烏:해 五德: 智 信 仁 勇 嚴
狗(구) 개-金炳淵27
稟性忠於主饋人(품성충어주궤인) 난 바탕 충성으로 주인 밥 주니
呼來斥去任其身(호래척거임기신) 불러 오며 쫓겨 가 그 몸 맡기니
跳前搖尾偏蒙愛(도전요미편몽애) 뛰어와 꼬리 치니 사랑도 받아
退後垂頭却被嗔(퇴후수두각피진) 물러나 고개 내려 성냄도 그쳐
職察奸偸司守固(직찰간투사수고) 할 일은 도둑 살핌 지키기 다해
名傳義塚領聲頻(명전의총영성빈) 이름난 의로운 개 들림도 잦아
褒勳自古施帷蓋(포훈자고시유개) 공을 기려 예부터 씌우고 덮어
反愧無力尸位臣(반괴무력시위신) 부끄러움 힘없이 자리 찬 신하
尿罁 / 溺缸(요강) 요강-金炳淵28
賴渠深夜不煩扉(뢰거심야불번비) 힘입으니 깊은 밤 귀찮지 않게
令作團隣臥處圍(영작단린와처위) 이웃으로 되게 해 누운 곳 둘레
醉客持來端跪膝(취객지래단궤슬) 취한 손님 지켜와 무릎을 꿇어
態娥挾坐惜收衣(태아협좌석수의) 고운 아씨 끼고선 치마를 걷어
堅剛做體銅山局(견강주체동산국) 단단하게 지은 몸 구리 산 형국
灑落傳聲練瀑飛(쇄락전성연폭비) 뿌려 흩여 소리 나 폭포수 날림
最是功多風雨曉(최시공다풍우효) 가장 공이 많기는 비바람 새벽
偸閒養性使人肥(투한양성사인비) 훔친 느긋 길러져 살찌게 하네
淮陽過次(회양과차) 회양을 지나며-金炳淵29
山中處子大如孃(산중처자대여양) 산골 처녀 컸다고 색시 같아서
緩著粉紅短布裳(완저분홍단포상) 드러난 살짝 분홍 짧은 베치마
赤脚踉蹌羞過客(적각량창수과객) 맨다리로 뛰어가 길손 부끄러
松籬深院弄花香(송리심원농화향) 솔 울타리 깊은 담 꽃향기 놀려
虱(슬) 이-金炳淵30
飢而吮血飽而擠(기이연혈포이제) 주리면 피를 빨고 배불러 밀쳐 빨연 밀제
三百昆蟲最下才(삼백곤충최하재) 삼백의 벌레에서 가장 밑 재주 형곤
遠客懷中愁午日(원객회중수오일) 멀리 길손 품속서 한낮엔 시름 ※밝아서
窮人腹上聽晨雷(궁인복상청신뢰) 없는 사람 배위선 우레를 들어 ※꼬르륵
形雖似麥難爲麯(형수사맥난위국) 꼴 비록 보리 같아 누룩이 못돼
字不成風未落梅(자불성풍미낙매) 글자론 바람 안 돼 매화 못 떨쳐
問爾能侵仙骨否(문이능침선골부) 네게 물어 쳐들어 신선 몸에를
麻姑搔首坐天台(마고소수좌천태) 마고선 머릴 긁어 천태에 앉아 긁을소 별태
蚤(조) 벼룩-金炳淵31
貌似棗仁勇絶倫(모사조인용절륜) 꼴은 마치 대추씨 날램 뛰어나
半風爲友蝎爲鄰(반풍위우갈위린) 바람반(이虱)과 벗하고 빈대와 이웃 나무좀갈
朝從席隙藏身密(조종석극장신밀) 아침 되면 자리 틈 깊이 몸 숨겨 틈극
暮向衾中犯脚親(모향금중범각친) 저물자 이불속에 다리라 쏘아
尖嘴嚼時心動索(첨취작시심동색) 뾰족한 입 쏠 때면 잡을 마음에 부리취 씹을작
赤身躍處夢驚頻(적신약처몽경빈) 빨간 몸 뛰는 곳은 꿈 놀램 잦아 뛸약
平明點檢肌膺上(평명점검기응상) 먼동이 터 살펴봐 살갗 가슴 위
剩得桃花萬片春(잉득도화만편춘) 남겨놓은 복사꽃 만발한 봄이 남을잉
猫1(묘1) 고양이1-金炳淵32
乘夜橫行路北南(승야횡행노북남) 밤을 타 질러 다녀 길은 남북에
中於狐狸傑爲三(중어호리걸위삼) 더불어 여우와 삵 호걸 셋이 돼 狸-猩
毛分黑白渾成繡(모분흑백혼성수) 털 나눠 검고 희고 온통 수 놓여 흐릴혼
目挾靑黃半染藍(목협청황반염람) 눈에 낀 푸릇 누릇 쪽빛 반 들여 낄협
貴客床前偸美饌(귀객상전투미찬) 귀한손님 밥상 앞 맛 반찬 훔쳐 훔칠투 반찬찬
老人懷裡傍溫衫(노인회리방온삼) 늙은이 품음 속에 따뜻 옷 덮어 적삼삼
那邊雀鼠能驕慢(나변작서능교만) 어디 곁에 참새 쥐 잘난 체 뽐내
出獵雄聲若大談(출엽웅성약대담) 사냥 나서 큰소리 크게도 얘기 談-膽
猫2(묘2) 고양이2-金炳淵33
世稱虎儀色何玄(세칭호의색하현) 세상 일러 호랑이 빛깔 왜 검어
射彩金精視必園(사채금정시필원) 쏜 달빛 쇠의 정기 눈길 꼭 뜰을
逈察兩端趨縮地(형찰양단추축지) 멀리 살펴 두 끝을 땅 줄여 달려 달릴추
高聽亂齧勢騰天(고청난설세등천) 높이 들어 갉아댐 하늘을 올라 물설
吃威能使安藩內(흘위능사안번내) 멈칫 을러 하게해 울안을 편히 말더듬을흘
俘馘堪觀弄囷前(부괵감관농균전) 잡아족침 어찌 봐 곳집 앞 놀림 사로잡을부 벨괵
田舍秋登應無害(전사추등응무해) 농삿집 가을걷이 맞아 해 없어
曾蒙禮典歲三千(증몽예전세삼천) 일찍 입어 예 책에 해 이미 삼천
逢雨宿村家(봉우숙촌가) 비를 만나 마을 집에 묵으며-金炳淵34
曲木爲椽簷着地(곡목위연첨착지) 굽은 나무 서까래 처마 땅 붙어 서까래연
其間如斗僅容身(기간여두근용신) 그 사이 꼬부라져 겨우 몸 눕혀 겨우근
平生不欲長腰屈(평생불욕장요굴) 한 삶에 않으려든 긴 허리 굽혀
此夜難謀一脚伸(차야난모일각신) 이 밤도 꾀를 못내 한 다리 펴기 다리각 펼신
鼠穴煙通渾似漆(서혈연통혼사칠) 쥐구멍 연기 스며 온통 옻 같아 옻칠
篷窓茅隔亦無晨(봉창모격역무신) 봉창 문 띠 집 가려 날도 아니 새 띠모
雖然免得衣冠濕(수연면득의관습) 그래도 벗어나니 옷과 갓 젖음
臨別慇懃謝主人(임별은근사주인) 떠날 때는 슬며시 임자 고마워
見乞人尸詩(견걸인시시) 걸인 주검을 보고는-金炳淵35
不知汝姓不識名(부지여성불식명) 모르니 자네 성씨 몰라 이름도 너여
何處靑山子故鄕(하처청산자고향) 어디 있는 푸른 산 그대 고향이
蠅侵腐肉喧朝日(승침부육훤조일) 파리 붙어 살 썩어 시끄런 아침 파리승
烏喚孤魂弔夕陽(오환고혼조석양) 까마귀 넋을 불러 저녁볕 조문 부를환
一寸短筇身後物(일촌단공신후물) 한 치 짤막 지팡이 몸에 남긴 것 대이름공
數升殘米乞時糧(수승잔미걸시량) 몇 되 남은 쌀이란 빌어먹던 것 빌걸
其於前村諸子輩(기어전촌제자배) 그렇게 앞마을에 여럿 사람들
携來一簣掩風霜(휴래일궤엄풍상) 끌어와 한 삼태기 세월 덮어야 삼태기궤 가릴엄
貧吟(빈음) 가난을 읊음-金炳淵36
盤中無肉權歸菜(반중무육권귀채) 밥상에 고기 없어 나물이 설쳐
廚中乏薪禍及籬(주중핍신화급리) 부엌에 땔감 없어 울타리 화를 부엌주
婦姑食時同器食(부고식시동기식) 며느리에 시어미 한 그릇 밥을
出門父子易衣行(출문부자역의행) 문 나서 아비 아들 옷 바꿔 다녀
宿農家(숙농가) 농가에서 묵으며-金炳淵37
終日緣溪不見人(종일연계불견인) 하루 내 시내 따라 사람 아니 봬
幸尋斗屋伴江濱(행심두옥반강빈) 찾아 다행 오두막 강가에 짝해 물가빈
門塗女媧元年紙(문도여와원년지) 문 발린 복희 여와 오랜 옛 종이
房掃天皇甲子塵(방소천황갑자진) 방 쓸어 천황 지황 먼 옛적 먼지 ※三皇
光黑器皿虞陶出(광흑기명우도출) 검은 때깔 그릇들 요순 때 나와 ※虞舜 陶唐
色紅麥飯漢倉陳(색홍맥반한창진) 빛 붉은 보리밥은 한 곳집 묵혀
平明謝主登前途(평명사주등전도) 널리 밝아 물러나 앞길에 올라
若思經宵口味辛(약사경소구미신) 생각하니 밤 겪음 입맛 씁쓸해 매울신
風俗薄(풍속박) 얄팍한 풍속-金炳淵38
斜陽鼓立兩柴扉(사양고립양시비) 비낀 볕 두들겨 서 두 쪽 사립문 섶시 문짝비
三彼主人手却揮(삼피주인수각휘) 세 번 저래 집임자 손으로 물려 휘두를휘
杜宇亦知風俗薄(두우역지풍속박) 두견새 또한 알아 인심 얄팍해
隔林啼送不如歸(격림제송불여귀) 숲 너머 울며 보내 불여귀라며 돌아감 같지 않아
姜座首逐客詩(강좌수축객시) 강좌수 손님 쫓는 시-金炳淵39
祠堂洞裡問祠堂(사당동리문사당) 사당동 동네 안에 사당을 물어
輔國大匡姓氏姜(보국대광성씨강) 보국대광 벼슬한 성씨는 강씨 덧방나무보 바룰광
先祖遺風依北佛(선조유풍의북불) 할아비 남긴 기풍 북쪽의 불교
子孫愚流學西羗(자손우류학서강) 아들손자 어두워 서학을 배워 종족이름강
主窺檐下低冠角(주규첨하저관각) 주인 엿봐 처마 밑 낮은 갓 씀을 엿볼규
客立門前嘆夕陽(객립문전탄석양) 길손 서서 문 앞에 저녁볕 한숨
座首別監分外事(좌수별감분외사) 좌수라 별감이라 분수 밖에 일
騎兵步卒可當當(기병보졸가당당) 말 타고 걷는 병졸 옳아 마땅해
艱貧(간빈) 어려운 가난-金炳淵40
地上有仙仙見富(지상유선선견부) 땅 위에 신선 있어 부자가 신선
人間無罪罪有貧(인간무죄죄유빈) 사람세상 죄 없어 죄라면 가난
莫道貧富別有種(막도빈부별유종) 말마라 빈자 부자 따로 씨 있어
貧者還富富還貧(빈자환부부환빈) 빈자가 부자 되고 부자 빈자로
元堂里(원당리) 원당리에서-金炳淵41
晋州元堂里(진주원당리) 진주 고을에 원당 마을서
過客夕飯乞(과객석반걸) 지나는 길손 저녁밥 빌어
奴出無人云(노출무인운) 종이 나와선 사람 없다며
兒來有故曰(아래유고왈) 아이 오더니 일 났다하네
朝鮮國中初(조선국중초) 조선에 나라 다니며 처음
慶尙道內一(경상도내일) 경상도 땅에 안에서 하나
禮儀我東方(예의아동방) 예의 일컬어 우리 동방이
世上人心不(세상인심불) 세상에 아냐 사람 마음이
警世(경세) 세상에 깨우침-金炳淵42
富人困富貧困貧(부인곤부빈곤빈) 부한 이 부에 괴롬 빈자 가난에
飢飽雖殊困則均(기포수수곤즉균) 주림 부름 달라도 괴로움 고루
貧富俱非吾所願(빈부구비오소원) 가난 부함 안 갖춤 내가 바란 바
願爲不富不貧人(원위불부불빈인) 바라니 아니 부자 아니 가난함
嚥乳三章(연유삼장) 젖을 빨다-金炳淵43
父嚥其上婦嚥其下(보연기상부연기하) 사내 빨아 그 위를 계집 빨아 그 아래
上下不同其味則同(상하부동기미즉동) 위아래 같지 않지 그 맛이야 똑같지
父嚥其二婦嚥其一(보연기이부연기일) 사내 빨아 그 둘을 계집 빨아 그 하나
一二不同其味則同(일이부동기미즉동) 하나 둘 아니 같아 그 맛마저 똑같아
父嚥其甘婦嚥其酸(보연기감부연기산) 사내 빨아 그 단맛 계집 빨아 그 신맛
甘酸不同其味則同(감산부동기미즉동) 달고 시고 안 같아 그 맛이란 같아서
贈某女(증모녀) 어떤 여인에게-金炳淵44
客枕蕭條夢不仁(객침소조몽불인) 나그네 잠 쓸쓸해 꿈도 산란해
滿天霜月照吾隣(만천상월조오린) 하늘 가득 찬 달빛 내 곁을 비춰
綠竹靑松千古節(녹죽청송천고절) 푸른 대 푸른 솔은 오랜 옛 지킴
紅桃白梨片時春(홍도백리편시춘) 붉은 복사 흰 배꽃 때는 봄날에
昭君玉骨胡地土(소군옥골호지토) 왕소군 옥의 백골 오랑캐 땅에
貴妃花容馬嵬塵(귀비화용마외진) 양귀비 꽃의 얼굴 마외에 티끌
人性本非無情物(인성본비무정물) 사람 바탕 본디 정 아닌 게 없어
莫惜今宵解汝裙(막석금소해녀군) 아낌 마오 오늘밤 치마 푼다고
贈還甲宴老人(증환갑연노인) 환갑잔치에서-金炳淵45
可憐江浦望(가련강포망) 어여뻐구나 강가 바라봐 ※可憐江浦望(杜甫)
明沙十里連(명사십리연) 고운 모래로 십리 이어져
令人個個拾(영인개개습) 사람을 시켜 낱낱이 주어
共數父母年(공수부모년) 같이 헤리니 어버이 나이
辱說某書堂(욕설모서당) 어떤 서당을 욕하며 ※추운 겨울 재워주기를 청했다 내쫓겨46
書堂乃早知(서당 내조지) 서당은 접때 일찍 알았지
房中皆尊物(방중 개존물) 방 가운데는 다 모실 것들
生徒諸未十(생도 제미십) 학생이라야 모두 열 안 돼
先生來不謁(선생 래불알) 선생 와봐야 뵙지를 않아
訓長(훈장) 훈장-金炳淵47
世上誰云訓長好(세상수운훈장호) 세상에 누가 일러 훈장 좋다고
無煙心火自然生(무연심화자연생) 연기 없는 마음 불 절로 치밀어
曰天曰地靑春去(왈천왈지청춘거) 하늘은 땅은 하며 푸른 봄 보내
云賦云詩白髮成(운부운시백발성) 일러 부라 일러 시 흰머리 되어
雖誠難聞稱道語(수성난문칭도현) 비록 참되 못 들어 도덕 가르쳐
暫離易得是非聲(잠리이득시비성) 잠시 떠나 쉽게도 따지는 소리
掌中寶玉千金子(장중보옥천금자) 손안에 보배 옥이 천금의 자식
請囑撻刑是眞情(청촉달형시진정) 부디 맡겨 때려서 참뜻이던가 부탁할촉 매질할달
嘲幼冠子(조유관자) 어려서 갓 쓴 이를 비웃어-金炳淵48
畏鳶身勢隱冠蓋(외연신세은관개) 두려워 솔개 챌까 갓 덮어 숨겨
何人咳嗽吐棗仁(하인해수토조인) 어떤 이 기침하다 뱉은 대추씨 기침할수 토할토
若使每人皆如此(약사매인개여차) 되기를 사람마다 다 이와 같아
一腹可生五六人(일복가생오륙인) 한 배에 낳을 거라 대여섯 사람
嘲年長冠子(조연장관자) 나이 들어 갓 쓴 이를 비웃어-金炳淵49
方冠長竹兩班兒(방관장죽양반아) 막 갓 써 장죽 물어 양반에 아이
新買雛書大讀之(신매추서대독지) 새로 산 맹자 책을 크게도 읽어 병아리추
白晝猴孫初出袋(백주후손초출대) 한낮 새끼 원숭이 자루 갓 나와 자루대
黃昏蛙子亂鳴池(황혼와자난명지) 어스름에 개구리 우는 못 시끌 개구리와
嘲地官(조지관) 지관을 비웃어-金炳淵50
風水先生本是虛(풍수선생본시허) 풍수에 선생이라 본디 텅 비어
指南指北舌飜空(지남지북설번공) 남쪽으로 북쪽엘 혀를 헛 놀려 손가락지
靑山若有公侯地(청산약유공후지) 푸른 산에 있다면 벼슬할 땅이
何不當年葬爾翁(하불당년장이옹) 어찌 안 써 그때는 네 어른 묻어 장사지낼장
惰婦(타부) 게으른 부인-金炳淵51
惰婦夜摘葉(타부야적엽) 게으른 아낙 밤에 잎을 따 딸적
纔成粥一器(재성죽일기) 겨우 끓이니 죽 한 그릇을 겨우재
廚間暗食聲(주간암식성) 부엌서 몰래 먹는 소리가 부엌주
山鳥善形容(산조선형용) 멧새가 훌훌 나는 소리라
入金剛(입금강) 금강산에 들어서-金炳淵52
書爲白髮劍斜陽(서위백발검사양) 글을 해 흰머리 돼 칼 비낀 볕에
天地無窮一恨長(천지무궁일한장) 하늘땅 끝이 없어 한 하나 오래
痛飮長安紅十斗(통음장안홍십두) 하도 마셔 서울서 붉은 술 열 말
秋風簑笠入金剛(추풍사립입금강) 가을바람 삿갓 써 금강에 들어 도롱이사
雪中寒梅(설중한매) 눈 속에 추운매화-金炳淵53
雪中寒梅酒傷妓(설중한매주상기) 눈 속에 추운 매화 술 쩔은 기생
風前槁柳誦經僧(풍전고류송경승) 바람 앞 마른 버들 경 외는 스님 마를고
栗花落花狵尾短(율화낙화방미단) 밤꽃은 떨어진 꽃 짧은 개 꼬리 삽살개방
柳花初生鼠耳凸(유화초생서이철) 버들 꽃이 갓 나와 볼록한 쥐 귀 볼록할철
過廣灘(과광탄) 넓은 여울을 지나며-金炳淵54
幾年短杖謾徘徊(기년단장만배회) 몇 해를 짧게 짚어 느릿 노닐어 속일만 노닐배
愁外鄕山夢裏回(수외향산몽리회) 시름 너머 고향 산 꿈속 떠돌아
憂國空題王粲賦(우국공제왕찬부) 나라 걱정 헛 지어 왕찬 같은 글
逢時虛老賈誼才(봉시허노가의재) 때 만나 비어 늙어 가의 재주로
風吹落葉三更急(풍취낙엽삼경급) 바람 불어 잎은 져 한밤엔 빨라
月搗寒衣萬戶催(월도한의만호최) 달 내려쫴 옷 추워 모든 집 들썩 찧을도
齷齪生涯何足歎(악착생애하족탄) 악물어 살아가니 어찌 한숨만
携杯更上鳳凰臺(휴배갱상봉황대) 잔 끌어 다시 올라 봉황대에를
※왕찬과 가의는 불우했던 중국 인사
過寶林寺(과보림사) 보림사를 지나며-金炳淵55
窮達在天豈易求(궁달재천기이구) 막힘 뚫림 하늘에 어찌 찾으랴
從吾所好任悠悠(종오소호임유유) 나는 따라 좋은바 멋대로 생각
家鄕北望雲千里(가향북망운천리) 고향은 북쪽 바래 구름에 천리
身勢南遊海一區(신세남유해일구) 몸 뻗혀 남쪽 놀아 바다 한쪽 땅
掃去愁城盃作箒(소거수성배작추) 쓸어내는 시름 성 잔이 빗자루 비추
釣來詩句月爲鉤(조구시구월위구) 낚으러 와 시구를 달은 갈고리 낚시조
寶林看盡龍泉又(보림간진용천우) 보림사를 다 보고 용천사를 또
物外閑跡共比丘(물외한적공비구) 물건 밖 느긋 밟음 스님과 함께
自詠(자영) 스스로 읊어-金炳淵56
寒松孤店裏(한송고점리) 추운 소나무 외딴 주막 안
高臥別區人(고와별구인) 높이 누우니 다른 땅 사람
近峽雲同樂(근협운동락) 가까운 골짝 구름과 즐겨 골짜기협
臨溪鳥與隣(임계조여린) 시내 다가가 새 함께 이웃
錙銖寧荒志(치수녕황지) 조그만 것에 어찌 거친 뜻 저울눈치
詩酒自娛身(시주자오신) 시에다 술로 스스로 즐겨
得月卽帶憶(득월즉대억) 달 밝아 나서 생각을 둘러
悠悠甘夢頻(유유감몽빈) 아득해선지 단꿈이 잦아
自顧偶吟(자고우음) 스스로 돌아보며-金炳淵57
笑仰蒼穹生可超(소앙창궁생가초) 쳐다봐 푸른 하늘 멀어지기만 하늘궁
回思世路更迢迢(회사세로갱초초) 돌아보니 세상길 다시 더 멀어 멀초
居貧每受家人謫(거빈매수가인적) 살기 가난 늘 받아 식구들 핀잔 귀양갈적
亂飮多逢市女嘲(난음다봉시녀조) 마구 마셔 잘 만나 주모들 놀림 비웃을조
萬事付看花散日(만사부간화산일) 모든 일 붙여 보아 꽃 흩을 날이 줄부
一生占得明月宵(일생점득명월소) 한 삶에 지켰으니 밝은 달 밤이
世應身業斯而已(세응신업사이이) 세상 맞춰 이 몸 일 이것뿐이라
漸覺靑雲分外遙(점각청운분외요) 차츰 깨쳐 벼슬 꿈 멀어 분수 밖
嶺南述懷(영남술회) 영남에서 품음을 말해-金炳淵58
超超獨倚望鄕臺(초초독의망향대) 넘고 넘어 홀로 기대 망향대에서
强壓羈愁快眼開(강압기수쾌안개) 억지 눌린 떠돈 시름 눈 떠니 말끔
與月經營觀海去(여월경영관해거) 달 더불어 꾸리려 바다 보러가
乘花消息入山來(승화소식입산래) 꽃 따라 소식 들어 산에 들어와
長遊宇宙餘雙屐(장유우주여쌍극) 오래 돌아 온 누리 신 한 짝 남아 나막신극
盡數英雄又一杯(진수영웅우일배) 다한 팔자 영웅은 또 한잔 술을
南國風光非我土(남국풍과비아토) 남쪽나라 바람 볕 아닌 내 고향
不如歸對漢濱梅(불여귀대한빈매) 안 같아 가서 맞는 한강 가 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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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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