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실/지식관련글

寒山의 詩 모음

淸潭 2019. 4. 28. 20:36

寒山의 詩 모음


寒山 (6?? ~ 6??. 唐나라 僧侶)
(1) 寒山詩.
(寒山詩의 序詩에 該當된다)
凡讀我詩者 ~ 무릇 내 詩를 읽는 분들이여
心中須護淨 ~ 모름지기 마음속을 깨끗이 하시라.
慳貪繼日廉 ~ 貪慾은 날마다 淸廉해지고
諂曲登時正 ~ 阿諂과 邪惡함은 때를 좇아 바르게 되리라.
驅遣除惡業 ~ 휘몰아 모든 惡한 業을 없애고
歸依受眞性 ~ 부처님께 歸依하여 眞性을 받아라.
今日得佛身 ~ 오늘 이 世上에서 부처 몸 얻기를
急急如律令 ~ 빨리 서두르고 꾸물대지 마시오.

(2) 寒山詩.
重嚴我卜居 ~ 가파른 바위 언덕 내사는 곳
(★卜居 ~ : 居住할 곳을 占쳐서 定한다는 뜻. 醋辭에서 屈原이 어느 곳이 살 만한가를 占장이에게 물어서 決定했다는데서 由來)
鳥道絶人跡 ~ 새만이 오가는 길 人跡이 끊겨진 곳.
庭際何所有 ~ 뜨락에 무엇이 있는가
白雲抱幽石 ~ 흰구름만이 바위를 안고 있네.
住玆凡幾年 ~ 여기에 머문 지 몇 年인고
屢見春冬易 ~ 여러 차례 봄 겨울 바뀌었네.
寄語鐘鼎家 ~ 鐘鼎家에게 말하노니
(★ 鐘鼎家 ~: 이 말은 富豪나 貴族의 집에서 食事 때가 되면 鐘을 쳐서 食事時間을 알리고 솥을 堵列해서 食事했다고 하는 風習에서 由來. 卽 鐘鼎家는 富者를 가르킨다)
虛名定何益 ~ 名聲이란 利益이 없는 것이라오.

(3) 寒山詩.
可笑寒山路 ~ 우스워라, 내 가는 寒山의 길이여 !
而無車馬踨 ~ 車馬의 자국이야 있을 턱 없네.
聯溪難記曲 ~ 시내는 돌고 돌아 몇 굽이던고.
疊嶂不知重 ~ 山은 疊疊 싸여 몇 겹인 줄 몰라라.
泣露千般草 ~ 풀잎 잎새마다 이슬에 눈물 짓고
吟風一樣松 ~ 소나무 가지마다 바람에 읊조린다.
此時迷徑處 ~ 내 여기 이르러 길 잃고 헤매나니
形問影何從 ~ 그림자 돌아보며 어디로 가나 물어 보네.

(4) 寒山詩.
吾家好隱淪 ~ 내 집은 眞正 숨어 살기 좋아
居處絶囂塵 ~ 안과 밖 두루두루 世上 티끌 멀리했네.
踐草成三徑 ~ 풀밭을 거닐다가 길이 저절로 되었구나.
膽雲作四隣 ~ 구름을 바라보다 이웃으로 삼았나니
助歌聲有鳥 ~ 노랫소리 돕기에는 새가 있으나
問法語無人 ~ 法의 뜻을 물으려니 사람이 없네.
今日娑婆樹 ~ 아아, 오늘의 이 娑婆樹(우리가 사는 이 世界)여!
幾年爲一春 ~ 너는 몇 해를 한 봄으로 삼으려나!

(5) 寒山詩.
琴書須自隨 ~ 거문고와 冊은 서로 따르는 法
祿位用何爲 ~ 財物과 벼슬 어디에 쓸 것인가.
投輦從賢婦 ~ 수레를 辭讓해 어진 아내 따르고
巾車有孝兒 ~ 수레를 裝飾함에 孝誠스런 아이가 있다.
風吹曝麥地 ~ 보리 널린 땅에는 바람이 불고
水溢沃魚池 ~ 고기 살찐 蓮못에 물이 넘치는구나.
常念鷦鷯鳥 ~ 내 恒常 생각하니 저 뱁새도
安身在一枝 ~ 한 몸 便하기는 한 나뭇가지에 있구나.

(6) 寒山詩.
兄弟同五郡 ~ 兄과 아우는 다섯 고을 거느리고
父子本三州 ~ 父子는 元來 三州서 났느니라.
欲驗飛鳧集 ~ 날으는 오리 모임 試驗코자 하거든
須旌白兎遊 ~ 모름지기 흰 토끼의 노닒을 앞세우라.
(★ 白兎 ~: 神仙의 이름. 神仙 彭祖의 弟子라고 傳해진다)
靈瓜夢裡受 ~ 漢明帝는 꿈 속에 靈瓜를 얻고
(★ 靈瓜 ~: 後漢의 明帝가 꿈에 먹은 과일. 西王母<中國 神話에서, 崑崙山에 산다는 半人半獸의 女子 仙人>의 것으로서, 먹으면 萬 年을 산다고 함)
神橘座中收 ~ 周穆王은 床 위의 神橘을 먹었건만.
(★ 神橘 ~: 西王母가 周 穆王에게 주었다는 것. 그 香氣는 몇 里를 풍겼다 한다)
鄕國何迢遞 ~ 이 모두 실개울에 노는 잔고기
同魚寄水流 ~ 아아, 내 故鄕은 어이 이리도 먼고!

(7) 寒山詩.
一爲書劍客 ~ 글도 배우고, 칼쓰기도 배워 보고
二遇聖名君 ~ 거룩한 밝은 임금 두 番 만나 섬길 때에
東守文不賞 ~ 글로 앉아 지켜 稱讚도 없었더니
西征武不勳 ~ 武術로 나가 싸워 功勳도 못 세웠네.
學文兼學武 ~ 글을 배우면서 武術도 배우자고
學武兼學文 ~ 武術을 배우면서 글도 함께 배웠더니.
今日旣老矣 ~ 어느새 오늘 내 이미 늙었으니
餘生不足云 ~ 이제 남은 生이야 일러 무엇 할거냐.

(8) 寒山詩.
莊子說送終 ~ 莊子는 自己 죽어 葬事를 치를 때
天地爲棺槨 ~ 天地를 안팎 널로 삼는다 했다.
凡歸此有時 ~ 모든 것 때가 오면 죽고 말것이니
唯須一番箔 ~ 오직 하나 거적자리 準備해 써라.
死將餧靑蠅 ~ 죽어서는 쉬파리의 주림을 채워 주고
弔不勞白鶴 ~ 吊喪에는 흰 鶴을 괴롭히지 않으리.
(★ 白鶴 ~: 梁나라 劉霽의 어머니가 죽었을 때 劉霽는 哀痛하기가 度에 지나쳤다. 그때 白鶴 한 雙이 그 廬幕을 돌고 있었다)
餓著首陽山 ~ 즐거이 굶주리다 首陽山에 이르면
(★ 首陽山 ~: 伯夷와 叔齊가 周나라의 穀食은 먹지 않겠다고 들어가 굶어죽은 山. 孟子는 伯夷의 節槪를 들으면 頑夫<融通性이 없이 올곧고 固執이 센 사내>도 淸廉해진다고 했다)
生廉死亦樂 ~ 살아서 淸廉하고 죽어 또한 즐거우리.

(9) 寒山詩.
人問寒山道 ~ 사람이 있어 寒山길을 묻데
寒山路不通 ~ 그러나 寒山에는 길이 通하지 않네.
夏天氷未釋 ~ 한여름에도 얼음이 녹지 않고
日出霧朦朧 ~ 해가 떠올라도 안개만 자옥하네.
似我他由屆 ~ 나 같으면 어떻게든 갈 수 있지만
與君心不同 ~ 내 마음 그대 마음 같지가 않네.
君心若似我 ~ 萬一 그대 마음이 내 마음과 같다면
還得到其中 ~ 어느덧 그 山 속에 이르리라.

(10) 寒山詩.
天生百尺樹 ~ 하늘이 百 尺 높이 나무를 내어
剪作長條木 ~ 추리고 다듬어 큰 材木 되었네.
可惜棟梁材 ~ 아까워라, 저 棟梁 될 材木이
抛之在幽谷 ~ 깊은 골짝에 버려진 채 있구나.
年多心尙勁 ~ 나이는 많으나 마음은 굳센데
日久皮漸禿 ~ 때가 오래어 가죽은 벗겨졌구나.
識者取將來 ~ 그래도 아는 이 있어 가져다 쓰면
猶堪拄馬屋 ~ 아직도 외양間 기둥은 됨직하다.

(11) 寒山詩.
驅馬度荒城 ~ 말을 채찍질해 옛 城을 지나는데
荒城動客情 ~ 거칠은 그 모습 길손의 情이 動한다.
高低舊雉堞 ~ 높고 낮은 것, 城가퀴는 헐었는데
大小古墳塋 ~ 크고 작은 무덤은 누구 누군고.
自振孤蓬影 ~ 스스로 흔드는 외로운 다북쑥 그림자
長凝拱木聲 ~ 길이 울리는 무덤 곁의 바람 소리.
所嘆皆俗骨 ~ 슬프다, 모두 俗物뿐인가?
仙史更無名 ~ 仙人으로 적힐 이름 하나 없구나.

(12) 寒山詩.
鸚鵡宅西國 ~ 西國 깃들어 살던 鸚鵡 한 마리
虞羅捕得歸 ~ 동산지기 그물에 잡히어 갔다.
(★ 虞羅 ~: 虞人의 새 그물. 虞人은 옛날 山林川澤에 關한 일을 맡아 보는 役人)
美人朝夕弄 ~ 드나드는 뜰 위에 揮帳 두르고
出入在庭幃 ~ 美人이 아침 저녁 찾아와 사랑하고
賜以金籠貯 ~ 黃金籠에 맛난 먹이 豪奢롭건만
扃哉損羽衣 ~ 窓살에 날개짓이 모지라지네.
不如鴻與鶴 ~ 기러기와 鶴만도 못하나니
颻颺入雲飛 ~ 그들은 바람 타고 구름 속을 나르는데.

(13) 寒山詩.
玉堂掛珠簾 ~ 玉堂에 걸린 珠簾을 사뿐히 내리고
中有嬋娟子 ~ 그 안엔 앉아 있는 美人이 있네.
其貌勝仙人 ~ 어느 마을에서 내려온 仙女인고
容華若桃李 ~ 어느 봄바람의 복숭아꽃이던고.
東家春霧合 ~ 언제 東쪽 집에서 봄 안개 휘감더니
西舍秋風起 ~ 어느덧 西쪽 집에 가을 바람이 이네.
更過三十年 ~ 거기서 다시 三十 年을 지내 보니
還成甘蔗滓 ~ 단물 다 빠진 砂糖수수 찌꺼리라.

(14) 寒山詩.
城中蛾眉女 ~ 보라, 저 城 안의 아가씨들
珠佩珂珊珊 ~ 온몸에 반짝이는 보배구슬 그 소리.
鸚鵡花前弄 ~ 꽃 앞에서 鸚鵡새 戱弄도 해 보고
琵琶月下彈 ~ 달 아래서 琵琶를 퉁겨도 보고
長歌三月響 ~ 三月 꽃바람에 실려오는 긴 노래여 !
短舞萬人看 ~ 萬 사람 恍惚 속에 나부끼는 춤길이여 !
未必長如此 ~ 그러나 어이 이것 오래갈 것인가?
芙蓉不耐寒 ~ 芙蓉은 추위를 견디지 못하나니.

(15) 寒山詩.
父母續經多 ~ 父母에게 물려받은 財産이 많아
田園不羡佗 ~ 살림에 남부러울 것 하나도 없다.
婦搖機軋斡 ~ 아내는 부지런히 베 짜는 소리
兒弄口㗻㗻 ~ 새끼들은 즐거이 지껄이는 소리.
拍手催花舞 ~ 손뼉을 치며 꽃춤을 재촉하고
搘頤聽鳥歌 ~ 턱 괴고 앉아 새 노래를 듣는구나.
誰當來嘆賀 ~ 그러나 누가 있어 祝賀하러 오는가?
樵客屢經過 ~ 山나뭇꾼이 자주자주 드나들 뿐.

(16) 寒山詩.
家住綠巖下 ~ 푸른 바위 밑 집에 사는데
庭蕪更不芟 ~ 뜨락이 荒蕪하나 쳐내지를 않는다.
新藤垂庆繞 ~ 새로 뻗은 藤나무는 굽게 드리워 있고
古石竪璂植 ~ 옛부터 내려온 돌은 거칠고 높게 서 있다.
山果慌糅摘 ~ 山果는 원숭이가 따고
池魚白鷺銜 ~ 못의 물고기는 白鷺가 물어올린다.
仙書一兩卷 ~ 神仙冊 한두 卷을
樹下讀姜姜 ~ 나무 아래서 중얼중얼 읽는다.

(17) 寒山詩.
四時無止息 ~ 四時는 쉬지 않고
年去又年來 ~ 해는 갔다 해는 오고
萬物有代謝 ~ 萬物은 바뀌어도
九天無朽摧 ~ 하늘은 變치 않네.
東明又西暗 ~ 東이 밝아 西 어둡고
花落又花開 ~ 꽃은 졌다 피건마는
唯有黃泉客 ~ 黃泉으로 간 사람은
冥冥去不廻 ~ 아득하게 멀리가고 돌아올 줄 모르네.

(18) 寒山詩.
歲去換愁年 ~ 해가 가면서 시름을 몰고 가
春來物色鮮 ~ 봄이 와 物色은 더욱 새롭고
山花笑綠水 ~ 山꽃은 물에 비쳐 웃음 예쁜데
巖樹霧靑煙 ~ 바위, 나무, 안개 속 푸른 煙氣인다.
蜂蝶自云樂 ~ 벌과 나비는 스스로 즐겨 놀고
禽魚更可憐 ~ 새와 고기는 그 위에 더욱 귀엽다.
朋遊情未已 ~ 벗으로 노는 情을 다하지 못해
徹曉不能眠 ~ 한 밤을 지새면서 잘 줄 모르네.

(19) 寒山詩.
手筆太縱橫 ~ 붓을 들면 가로 세로 걸릴 것 없고
身才極瑰瑋 ~ 일 꾀하면 두루 通해 뛰어나더니,
生為有限身 ~ 살아서 겨우 百 年을 넘었던가?
死作無名鬼 ~ 죽어서 또한 이름 없는 鬼神 되네.
自古如此多 ~ 옛부터 이러한 일 많았으니
君今爭奈何 ~ 그대여, 그대는 只今 어찌하려나.
可來白雲裡 ~ 오라, 여기, 이 구름 속으로 오라
教你紫芝歌 ~ 내 그대에게 紫芝歌 가르치리.
(★ 紫芝歌 ~: 秦나라 때 鬚髥도 눈썹도 하얀 네 사람의 老人이 불렀다는 노래. 紫芝는 靈草로, 먹으면 神仙이 된다고 하는 풀)

(20) 寒山詩.
欲得安身處 ~ 이 몸 便히 간직할 곳 얻으려 하거든
寒山可長保 ~ 이 寒山 길이 가져 버리지 말라.
微風吹幽松 ~ 그윽한 소나무에 실바람 일어
近聽聲愈好 ~ 가까이 들으면 그 소리 더욱 좋네.
下有班白人 ~ 그 밑에 어인 半白 老人이 있어
喃喃讀黃老 ~ 黃老를 중얼거려 읽고 있나니.
十年歸不得 ~ 깃든 지 十 年, 돌아갈 줄을 몰라
忘却來時道 ~ 들어올 때의 길을 이미 잊었네.

(21) 寒山詩.
俊傑馬上郞 ~ 俊傑하여라, 말 위의 저 사나이
揮鞭指柳楊 ~ 채찍을 휘둘러 柳楊을 가리킨다.
(★ 柳楊 ~: 唱妓들이 있는 거리)
謂言無死日 ~ 스스로 決코 죽지 않으라 하더니
終不作梯航 ~ 끝내 건널 배를 만들지 못했구나.
(★ 梯航 ~ : 生死의 바다를 건너갈 배)
四運花自好 ~ 철을 따라 꽃은 절로 아름답지만
一朝成萎黃 ~ 하루아침에 病들어 시들고 마는구나.
醍醐與石蜜 ~ 醍醐와 石蜜같은 부처님 말씀을
(★ 醍醐와 石蜜은 佛法에 比喩된 것으로, 醍醐는 牛乳에 葛粉을 타 미음같이 쑨 아주 맛이 있는 粥. 世上 第一의 맛을, 石蜜은 山속에 있는 나무나 돌 사이에 石蜂이 친 꿀. 꿀 가운데 가장 맛이 좋다)
至死不能嘗 ~ 죽을 때까지 맛보지 못하는구나.

(22) 寒山詩.
有一餐霞子 ~ 안개 마시며 사는 神仙이 있어
其居諱俗遊 ~ 사는 곳 世上 일 멀리 꺼렸다.
論時實蕭爽 ~ 그의 四철 이야기는 실로 시원해
在夏亦如秋 ~ 한여름에 있어서도 가을 같았다.
幽澗常瀝瀝 ~ 그윽한 시내의 물방울은 恒常 차고
高松風颼颼 ~ 높은 소나무는 바람이 서늘했다.
其中半日坐 ~ 그 속에 半나절 앉아 있으면
忘却百年愁 ~ 百 年 시름을 忘却한다네.

(23) 寒山詩.
妾在邯鄲住 ~ 妾은 邯鄲 땅에 사는데
(★ 邯鄲 ~: 戰國時代 趙나라의 서울. 河北省 南部에 있는데 美女가 많고 歌曲이 有名했다 함)
歌聲亦抑揚 ~ 노랫소리도 가락이 分明합니다
賴我安居處 ~ 多幸하게도 나 살기 便한 곳
此曲舊來長 ~ 이 曲調도 예부터 길이 傳해진다네.
旣醉莫言歸 ~ 이미 醉했으니 떠나라는 말 말라
留連日未央 ~ 살아야 할 날은 折半도 되지 않다.
兒家寢宿處 ~ 아이들의 집, 그들이 잠자는 이 곳에
緌被滿銀床 ~ 緋緞이불 寢臺엔 달빛이 가득하다.

(24) 寒山詩.
快搒三翼舟 ~ 세 種類 날개 배를 날쌔게 젓고
(★ 三翼舟 ~: 옛날 바다 싸움 때 쓰던 가볍고 빠른 배)
善乘千里馬 ~ 千里馬를 能熟하게 달려도
莫能造我家 ~ 내 집에는 이르지 못하리니
謂言最幽野 ~ 그곳은 가장 그윽한 들판인 것을.
巖岫深嶂裏 ~ 우뚝한 바위山과 겹겹 둘러싼 골짝에
雲雷竟日下 ~ 구름과 번개 終日토록 내리니
自非孔丘公 ~ 스스로 孔子 같은 이 아니면
無能相救者 ~ 서로 救해줄 사람 全혀 없으리라.

(25) 寒山詩.
智者尹抛我 ~ 智慧로운 그대 나를 버리고
(★ 尹 ~: 벼슬. 벼슬名. 官吏. 官職)
愚者我抛君 ~ 어리석은 나는 그대를 버렸다.
非愚亦非智 ~ 어리석지도 智慧롭지도 않다면
從此斷相聞 ~ 이제부터 斷然코 서로 消息 있겠구나.
入夜歌明月 ~ 밤이면 밝은 달과 노래하고
侵晨舞白雲 ~ 새벽에는 흰 구름과 춤을 춘다.
焉能拱口手 ~ 어찌 입과 손을 거두어
端坐鬢紛紛 ~ 端正히 앉아 귀밑털만 날리리오.

(26) 寒山詩.
有鳥五色文 ~ 五色 文彩를 지닌 새가 있어
棲桐食竹實 ~ 梧桐나무에 깃들고 대나무 열매 먹는다.
徐動合禮儀 ~ 조용한 몸가짐은 禮儀에 알맞고
和鳴中音律 ~ 부드러운 소리는 音律에 맞는다.
昨來何以至 ~ 어제 무엇 때문에 왔던가
爲吾暫時出 ~ 나를 爲해 暫時 나타났도다.
儻聞絃歌聲 ~ 내가 가끔 거문고나 노랫소리 들으면
作舞欣今日 ~ 춤을 추면서 오늘을 기뻐하더라.

(27) 寒山詩.
茅棟埜人居 ~ 오막살에 들사람 살고 있는데
門前車馬疎 ~ 門 앞에는 오가는 車馬 성기다.
林幽偏聚鳥 ~ 숲은 그윽한데 그윽한 곳에는 새들 모이고
谿闊本藏魚 ~ 골짜기 넓어 元來 고기가 많다.
山果携兒摘 ~ 山나무 과일은 아이 데리고가 따고
皐田共婦鋤 ~ 언덕배기 밭은 아내와 함께 김을 맨다.
家中何所有 ~ 이 家庭에 또 무엇이 더 있을까
唯有一牀書 ~ 오직 冊床하나에 冊이 올려 있을 뿐이구나.

(28) 寒山詩.
登陟寒山道 ~ 寒山 길 오르는데
寒山路不窮 ~ 寒山 가는 길은 끝이 없다.
溪長石磊磊 ~ 개울 길은 길고 바위는 疊疊이고
澗闊草濛濛 ~ 山골 물은 넓고 풀은 우북하구나.
苔滑非關雨 ~ 이끼 미끄러움이 비 때문은 아니고
松鳴不假風 ~ 바람도 없는데 소나무 스치는 소리라.
誰能超世累 ~ 그 누가 世上 煩惱 超脫하여
共坐白雲中 ~ 흰 구름 속에 함께 앉아 볼 수 있을까.

(29) 寒山詩.
六極常嬰困 ~ 크게 나쁜 일은 늘 겹쳐 온다고
(★ 六極 ~: 여섯 가지의 대단히 不吉한 일. 목숨 짧음 • 凶短折, 疾, 憂, 貧, 惡, 弱)
九維徒自論 ~ 政治꾼들은 스스로 제 말들만 한다.
(★ 九維 ~: 西經 洪範篇에 記錄되어 있는, 禹임금이 定한 政治道德의 아홉 가지 原則)
有才遺草澤 ~ 才能이 있어도 草野에 버려지고
無藝閉蓬門 ~ 재주가 없는지라 초라한 집에 산다.
日上巖猶暗 ~ 해 떠올라도 바위窟 如前히 어둡고
煙消谷尙昏 ~ 안개 걷힌 골짜기는 아직도 어둑하다.
其中長者子 ~ 그 속에서는 富者집 아들이라도
個個總無褌 ~ 모두가 잠방이도 없어도 될 것이다.

(30) 寒山詩.
白雲高嵯峨 ~ 흰 구름 山 위에 높이 떠있고
淥水蕩潭波 ~ 푸른 물은 맑은 못에서 일렁인다.
此處聞漁父 ~ 이곳에서 漁父들 소리 들리고
時時鼓棹歌 ~ 때때로 뱃노래 演奏 소리 들린다.
聲聲不可聽 ~ 소리소리마다 다 들을 수 없으니
令我愁思多 ~ 나를 근심하고 생각에 잠기게 한다.
誰謂雀無角 ~ 누가 참새에게 뿔이 없다고 하나
其如穿屋何 ~ 그것들이 지붕을 뚫는 것을 어찌 생각할까.

(31) 寒山詩.
杳杳寒山道 ~ 아득하구나 寒山 가는 길
落落冷澗濱 ~ 쓸쓸하도다 차가운 시냇물가.
啾啾常有鳥 ~ 언제나 조잘대는 새소리 있고
寂寂更無人 ~ 고요한데다가 사람이 아무도 없다.
淅淅風吹面 ~ 솔솔 바람은 얼굴로 불어오고
紛紛雪積身 ~ 어지러이 내리는 눈은 내 몸 위로 쌓인다.
朝朝不見日 ~ 아침마다 뜨는 해를 보지 못하고
歲歲不知春 ~ 해마다 봄이 된 줄도 알지 못했다.

(32) 寒山詩.
少年何所愁 ~ 젊은이들에게는 무엇이 슬픈 걸까
愁見鬢毛白 ~ 귀밑머리 희어진 것에서 愁心에 잠긴다.
白更何所愁 ~ 머리털 세어지면 더욱 슬퍼지는 건 뭘까
愁見日逼迫 ~ 歲月이 지나갈수록 愁心이 드러난다.
移向東岱居 ~ 蓬萊山으로 옮겨가 살며
(★ 東岱 ~: 東嶽의 垈山. 이 山은 사람의 生死를 맡아서 사람이 죽으면 靈魂이 이 山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後漢書)
配守北邙宅 ~ 北邙山에 있는 집을 받아 지키라.
(★ 北邙 ~: 洛陽 郊外에 있는 山. 後漢의 城陽王을 이 山에 葬事지낸 뒤로 王侯公卿을 모두 여기에 葬事지냈다. 後에는 墓地의 뜻으로 쓰임)
何忍出此言 ~ 어찌 차마 이런 말 할 수 있을까
此言傷老客 ~ 이런 말이 老人의 마음을 다치게 하리라.

(33) 寒山詩.
聞道愁難遣 ~ 시름은 떨쳐내기 어렵다 하나
斯言謂不眞 ~ 알고 보면 이 말은 事實이 아니니라.
昨朝曾趁卻 ~ 어제 아침에 쫓아버렸더니
今日又纏身 ~ 오늘 또 몸을 휘감아버리는구나.
月盡愁難盡 ~ 달 가도록 근심 끝내기 어렵고
年新愁更新 ~ 해가 바뀌면 愁心은 더욱 새로워지더라.
誰知席帽下 ~ 삿갓 아래 그 사람을 누가 알겠는가
元是昔愁人 ~ 그도 예前에는 시름하던 사람이었어라.

(34) 寒山詩.
兩龜乘犢車 ~ 송아지 끄는 수레에 거북 두 마리
驀出路頭戲 ~ 거리로 뛰어나가 놀고 있었는데
一蠱從傍來 ~ 한 마리 毒벌레 곁에서 나와
苦死欲求寄 ~ 죽도록 苦痛스러워 태워달라 한다.
不載爽人情 ~ 태워주지 않으면 快男 아니거니
始載被沈累 ~ 태워주자마자 나를 害치려 하네.
彈指不可論 ~ 瞬間에 區分할 수 없었으니
行恩卻遭刺 ~ 恩惠를 베풀었다 도리어 害를 當했네.

(35) 寒山詩.
三月蠶猶小 ~ 三月이라, 누에는 아직 작아
女人來採花 ~ 女人들은 밖에 나와 꽃을 따네.
隈牆弄蝴蝶 ~ 담 모퉁이에서는 나비와 놀고
臨水擲蝦蟆 ~ 물가에선 靑개구리를 잡아 던지네.
羅袖盛梅子 ~ 소매자락 펼쳐서 梅實을 가득 담고
金鎞挑筍芽 ~ 金빗치개 꺼내서는 竹筍을 뽑네.
斗論多物色 ~ 物色이 많음을 따지지 말게
此地勝餘家 ~ 이곳이 다른 집보다 훨씬 낫다네.

(36) 寒山詩.
東家一老婆 ~ 東쪽 이웃에 사는 한 老婆
富來三五年 ~ 富者로 지낸 지가 十五 年.
昔日貧於我 ~ 옛날에는 나보다 가난했지만
今笑我無錢 ~ 只今은 돈 한 푼 없다고 나를 비웃는다.
渠笑我在後 ~ 그는 내가 그 보다 못하다고 웃고
我笑渠在前 ~ 나는 그가 나보다 낫다고 웃었다.
相笑儻不止 ~ 서로가 웃는 것을 萬若 그치지 않으면
東邊復西邊 ~ 東쪽이 다시 西쪽인 것을.

(37) 寒山詩.
富兒多鞅掌 ~ 富者집 아들 世上일 많아도
觸事難只承 ~ 일마다 남의 말 듣기 어렵기만 하다.
倉米已赫赤 ~ 倉庫의 쌀 이미 썩어나가도
不貸人鬥升 ~ 쌀 한 되도 競爭붙이지 않고는 남에게 꿔주지 않아
轉懷鉤距意 ~ 오히려 마음에 갈고리 같은 術策을 품어
買絹先揀綾 ~ 緋緞 살 때도 좋은 무늬 緋緞만 먼저 고른다.
若至臨終日 ~ 萬若에 이런 사람 臨終日이 되면
吊客有蒼蠅 ~ 오는 弔問客이란 오직 쉬파리들뿐이리라.

(38) 寒山詩.
余昔曾睹聪明士 ~ 내가 일찍이 聰明한 선비를 보았는데
博達英靈無比倫 ~ 世上일에 널리 通하고 智慧가 견줄 이 없었다.
一選嘉名喧宇宙 ~ 壯元에 오른 아름다운 이름 世上에 가득하고
五言詩句越諸人 ~ 五言詩句는 사람의 솜씨 넘어섰었다.
爲官治化超先輩 ~ 官吏 되어 다스리면 先輩들을 超越하고
直爲無能繼後塵 ~ 剛直하기로는 뒷사람들 따라갈 사람 없었다.
忽然富貴貪財色 ~ 忽然히 富貴한 몸 되어서는 財色을 貪하다가
瓦解氷消不可陳 ~ 눈 녹듯 사라진 뒤에는 뜻을 펼칠 수 없었다.

(39) 寒山詩.
白鶴銜苦桃 ~ 흰 鶴이 쓴 복숭아 물고
千里作一息 ~ 千 里를 가서 숨 한 番 쉰다.
欲往蓬萊山 ~ 저 蓬萊山으로 가고자 해
將此充糧食 ~ 이것으로써 糧食을 삼았다.
未達毛摧落 ~ 가기도 前에 날개깃 빠지고
離群心慘惻 ~ 동무를 떠나 마음은 슬펐다.
卻歸舊來巢 ~ 다시 돌아와 옛집에 오니
妻子不相識 ~ 妻子도 서로 알아보지 못한다.

(40) 寒山詩.
慣居隱幽處 ~ 그윽한 곳에 숨어 살기 길들어
乍向國淸中 ~ 暫깐 國淸寺로 찾아가 본다.
(★ 國淸 ~: 國淸寺를 말함. 天台山에 있는 有名한 寺刹. 天台山은 中國 浙江省에 있는 1,094m의 名山으로 中國 佛敎의 中心地이며 天台宗의 本據地)
時訪豊干老 ~ 때로는 豊干 老人 찾아도 보고
(★ 豊干은 寒山과 拾得을 理解한 名僧. 그는 寒山을 文殊菩薩, 拾得을 普賢菩薩이라고 했다. 拾得은 寒山의 親舊로 國淸寺 부엌에서 아궁이불을 땐 중. 飮食을 準備해 두었다가 寒山이 오면 주기도 했다고 한다)
仍來看拾公 ~ 이내 拾得의 處所도 찾아본다.
獨廻上寒巖 ~ 홀로 돌아와 찬 바위에 오르니
無人話合同 ~ 마음 털어 이야기할 아무 없구나.
尋究無源水 ~ 根源 없는 물 깊이 찾으니
源窮水不窮 ~ 根源은 끝이 나도 물은 끝이 없어라.

(41) 寒山詩.
生前大愚癡 ~ 내 前生에 너무 어리석었기에
不爲今日悟 ~ 오늘 이렇게 깨치지 못했다.
今日如許貧 ~ 또 오늘 이렇게 苟且한 것은
總是前生作 ~ 모두 이 前生에 지은 것이다.
今日又不修 ~ 그런데 오늘 또 닦지 않으면
來生還如故 ~ 내生에 또한 本來와 같으리.
兩岸各無船 ~ 兩쪽 언덕에 모두 배가 없으면
渺渺難濟渡 ~ 아득한 저 바다 어이 건너리.
(★ 兩岸은 此岸과 彼岸을 말한다. 此岸은 生死의 境界. 彼岸은 到彼岸의 준말로서 이승의 煩惱를 解脫하여 湼槃의 世界에 到達하는 일, 또는 그 境地, 卽 이 詩에서는 이승의 煩惱에서 湼槃의 世界로 들어가기 爲한 修行을 배로 比喩하고 있다)

(42) 寒山詩.
璨璨盧家女 ~ 盧家 집 딸 몸치레 아름다운데
(★ 盧家女는 魏晋時代 貴族의 딸로 洛陽에 살았는데 그 아름다움이 有名했다)
舊來名莫愁 ~ 그 이름 本來부터 莫愁라 했다.
貪乘摘花馬 ~ 자랑스레 말을 몰아 꽃놀이에 나가고
樂搒采蓮舟 ~ 신나게 배를 저어 蓮꽃 따는 뱃놀이.
膝坐綠熊席 ~ 파름한 곰가죽 方席에 便히 앉아
身披靑鳳裘 ~ 푸른 鳳새 털옷에 추위 모르네.
哀傷百年內 ~ 그러나 가엾어라 기껏 百 年을
不免歸山丘 ~ 마침내 무덤으로 돌아가는구나.

(43) 寒山詩.
低眼鄒公妻 ~ 低眼 땅 鄒公의 아내
邯鄲杜生母 ~ 邯鄲 땅 杜生의 어머니
二人同老少 ~ 그들은 어릴 적부터 사이좋게 살아 왔으며
一種好面首 ~ 얼굴이나 態度 또한 무던했었다.
昨日會客場 ~ 어제는 어떤 잔치 자리에서 만났는데
惡衣排在後 ~ 저고리가 허술하다 해 뒷자리로 밀렸고
祗爲著破裙 ~ 다만 헤어진 치마 입었다 해서
喫他殘䴺簍 ~ 남이 먹다 남은 떡 얻어 먹었다.

(44) 寒山詩.
獨臥重巖下 ~ 겹겹 바위 밑에 홀로 누웠는데
蒸雲晝不消 ~ 더운 구름 낮에도 걷히지 않는구나.
室中雖暡瞹 ~ 房안은 비록 흐리고 어두워도
心裡絶喧囂 ~ 마음속에는 번거로움 끊어졌네.
夢去游金闕 ~ 꿈은 달려가 金闕에 놀고
魂歸度石橋 ~ 魂은 돌아가 돌다리를 건너나니
抛除鬧我者 ~ 나를 성가시게 하는 나뭇가지에 달린
歷歷樹間瓢 ~ 瓢주박마저 떼어 팽개치노라.

(45) 寒山詩.
夫物有所用 ~ 大槪 物件은 쓸 곳이 있고
用之各有宜 ~ 그것을 씀에는 마땅함이 있나니.
用之若失所 ~ 그 쓸 곳을 잃으면
一闕復一虧 ~ 하나는 놀고 하나는 모자란다.
圓鑿而方柄 ~ 둥근 구멍에 모난 말뚝 박는 것
悲哉空爾爲 ~ 아아, 그것은 부질없는 일이어라.
驊騮將捕鼠 ~ 駿馬가 쥐를 잡으려 해도
(★ 驊騮 ~: 駿馬의 이름. 周나라 武王이 天下를 周遊할 때 탔다는 八 駿馬의 하나)
不及跛貓兒 ~ 그것은 고양이에 미치지 못하니라.

(46) 寒山詩.
誰家長不死 ~ 어느 집에 누구인들 죽지 않으리
死事舊來均 ~ 죽는 일은 옛부터 公平한 것이니라.
始憶八尺漢 ~ 처음에 八 尺 사내로 알았더니
俄成一聚塵 ~ 어느새 한 줌 티끌이 되었구나.
黃泉無曉日 ~ 저승에는 다시 새벽이 없는가?
靑草有時春 ~ 푸른 풀은 때 있어 봄이 오는데
行到傷心處 ~ 가는 곳마다에 무덤이 있어
松風愁殺人 ~ 솔바람이 마음을 아프게 하네.

(47) 寒山詩.
騮馬珊瑚鞭 ~ 千 里 駿馬에 珊瑚 채찍으로
驅馳洛陽道 ~ 洛陽 큰 길을 휘몰아 다니다니
自矜美少年 ~ 스스로 자랑스런 아름다운 少年이여
不信有衰老 ~ 늙고 病드는 것을 믿으려 않는구나.
白髮會應生 ~ 때 있어 흰 털이 닥쳐 오리니
紅顔豈長保 ~ 언제고 붉은 얼굴 지닐 것인가?
但看北邙山 ~ 보라, 저 北邙의 높고 낮은 무덤을
箇是蓬萊島 ~ 저기야 말로 蓬萊山 섬이니라.

(48) 寒山詩.
竟日常如醉 ~ 終日토록 언제나 醉한 듯이
流年不暫停 ~ 흐르는 歲月은 暫時도 쉬지도 않는구나.
埋著蓬蒿下 ~ 쑥대 우거진 땅에 묻혀버리면
曉月何冥冥 ~ 새벽달에 해는 얼마나 아득하고 으슥할까.
骨肉消散盡 ~ 뼈와 살이 삭아 흩어진 뒤
魂魄幾凋零 ~ 남은 魂魄은 얼마나 쓸쓸할까.
遮莫咬鐵口 ~ 이렇게 쇠를 물고 있는 입은
無因讀老經 ~ 道德經 읽을 因緣이란 다시 없으리라.

(49) 寒山詩.
一向寒山坐 ~ 寒山에 들어 자리잡아
淹留三十年 ~ 三十 年을 살고있었구나.
昨來訪親友 ~ 어제는 親舊를 찾았더니
太半入黃泉 ~ 太半이 黃泉에 들었구나.
漸滅如殘燭 ~ 꺼져지는 촛불처럼 늙어가고
長流似逝川 ~ 끝없이 가는 냇물처럼 길이 흘러간다.
今朝對孤影 ~ 오늘 아침 내 그림자 지켜보는데
不覺淚雙懸 ~ 나도 모르게 두 눈엔 눈물이 흐른다.

(50) 寒山詩.
相喚采芙蓉 ~ 서로 불러가며 蓮꽃을 따니
可憐淸江里 ~ 맑은 江 마을은 情답기도 해라.
游戱不覺暮 ~ 물놀이에 날 저무는 것도 몰랐는데
屢見狂風起 ~ 사납게 이는 바람 몇 番이나 보았어라.
浪捧鴛鴦兒 ~ 물결은 어린 鴛鴦새에 부딪고
波搖鸂鶒子 ~ 波紋은 밀려와 비오리 새끼를 흔드는구나.
此時居舟楫 ~ 이때에 배에 몸을 맡기두니
浩蕩情無已 ~ 浩蕩해짐에 마음의 情趣 끝이 없어라.

(51) 寒山詩.
吾心似秋月 ~ 내 마음 가을 달 같아
碧潭淸皎潔 ~ 푸른 못은 밝고도 깨끗하다.
無物堪比倫 ~ 견줄 수 있는 것 하나 없어
敎我如何說 ~ 날더러 무엇과 같다 말을 하랴.

(52) 寒山詩.
垂柳暗如煙 ~ 늘어진 버들가지 안개처럼 어둑하고
飛花飄似霰 ~ 날리는 꽃잎은 바람에 싸락눈 같이 날린다.
夫居離婦州 ~ 사내는 아내 떠나 다른 고을에 있고
婦住思夫縣 ~ 아내는 집지키며 지아비 있는 고을을 생각한다.
各在天一涯 ~ 各者는 하늘가 아득한 곳에 사니
何時復相見 ~ 어느 때에야 다시 만나보게 될까나.
寄語明月樓 ~ 달 밝은 樓臺에게 말을 傳하노니
莫貯雙飛燕 ~ 雙雙이 나는 제비나 깃들지나 말게 하여라.

(53) 寒山詩.
有酒相招飮 ~ 술 생기면 불러 마시고
有肉相呼吃 ~ 고기가 생겨도 請해서 먹었노라.
黃泉前后人 ~ 모두 줄지어 黃泉 갈 사람들
少壯須努力 ~ 젊었을 때 모름지기 힘써 배우라.
玉帶暫時華 ~ 벼슬길이란 그냥 暫時 華麗할 뿐
金釵非久飾 ~ 金비녀 裝飾도 오래가지 않는다.
張翁與鄭婆 ~ 張老人과 鄭老婆
一去無消息 ~ 한 番 떠난 뒤로는 消息 全혀 없어라.

(54) 寒山詩.
可憐好丈夫 ~ 헌칠하다, 멋진 大丈夫
身體極棱棱 ~ 허우대가 참으로 凜凜하구나.
春秋未三十 ~ 나이라야 서른도 되지 않았는데
才藝百般能 ~ 才주와 技藝가 뛰어나 못하는 것이 없구나.
金羈逐俠客 ~ 金고삐 쥐고서 俠客들 사귀고
玉饌集良朋 ~ 貴한 飮食으로 좋은 벗을 모은다.
唯有一般惡 ~ 오직 하나 모자란 것이 있으니
不傳無盡燈 ~ 다하지 않는 燈불, 부처님 法을 傳하지 못하는구나.

(55) 寒山詩.
桃花欲經夏 ~ 복사꽃이 여름을 지나고자 하지만
風月催不待 ~ 歲月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訪覓漢時人 ~ 漢나라 時代 사람들 찾아보려 한들
能無一個在 ~ 그런 곳에 있던 사람 한 곳에도 없다.
朝朝花遷落 ~ 아침마다 꽃들은 시들어 떨어지고
歲歲人移改 ~ 한 해 한 해 사람들은 變하고 바뀐다.
今日揚塵處 ~ 오늘은 먼지 이는 곳들도
昔時爲大海 ~ 옛날에는 모두가 큰 바다이었다.

(56) 寒山詩.
我見東家女 ~ 옆집 딸아이를 내가 보았네
年可有十八 ~ 나이는 한 열 여덟쯤이나 되었을까
西舍競來問 ~ 이웃에서 다투어 찾아와 물어본다네
願姻夫妻活 ~ 자기 아들과 婚姻시켜 査頓 맺고싶다고.
烹羊煮衆命 ~ 羊도 삶고 여러 짐승 고기 볶으며
聚頭作淫殺 ~ 머리 맞대고 淫殺戒를 犯하는구나.
(★ 淫殺 ~: 佛敎에서 禁하는 다섯 가지 戒律 中 淫行하지 말 것과 衆生을 죽이지 말라는 것을 이름. 五戒에는 위의 두 가지에 훔치지 말 것. 거짓말하지 말 것, 술마시지 말 것이 包含됨)
含笑樂呵呵 ~ 웃음 머금고 氣分 좋아 깔깔대지만
啼哭受殃決 ~ 將次는 울부짖으며 災殃을 받을 것이다.

(57) 寒山詩.
田舍多桑園 ~ 시골집안에 뽕나무 많고
牛犢滿廐轍 ~ 소와 송아지 외양間에 가득해도
肯信有因果 ~ 因果應報를 眞實로 믿는다면
頑皮早晩裂 ~ 질긴 가죽도 언젠가 찢어질 것도 알 텐데
眼看消磨盡 ~ 녹고 갈리고 사라짐을 눈으로 보고
當頭各自活 ~ 머지않아 저마다 스스로 살길 찾아 나서리라.
紙褲瓦作褌 ~ 종이바지와 기와잠방이를 걸쳐야
到頭凍餓殺 ~ 머지않아 추위와 배고픔에 죽고 말리라.

(58) 寒山詩.
我見百十狗 ~ 열 마리의 개를 내가 보았네
個個毛猙獰 ~ 한 마리 한 마리가 털이 凶惡했다.
臥者渠自臥 ~ 누운 놈은 도랑에 자빠져있고
行者渠自行 ~ 어슬렁거리는 놈은 도랑을 제 마음대로다.
投之一塊骨 ~ 뼈다귀나 하나 던져주면
相與啀喍爭 ~ 서로가 달려들어 물어뜯고 싸운다
良由爲骨少 ~ 먹을 뼈다귀의 數가 적고
狗多分不平 ~ 개들이 많아 나눔에 公平하지 않기 때문이네.

(59) 寒山詩.
極自兮長望~ 눈 들어 먼 곳까지 바라보니
白雲四茫茫 ~ 흰 구름은 四方에 아득하여라.
鴟鴉飽腲腇 ~ 올빼미와 까마귀는 배불러 살찌고
鸞鳳飢彷徨 ~ 鸞새와 鳳凰새는 긂주려 彷徨하는구나.
駿馬放石磧 ~ 駿馬는 자갈밭에 버려지고
蹇驢能至堂 ~ 발 저는 나귀는 높은 자리에 올랐구나.
天高不可問 ~ 하늘은 높아 물어볼 수 없는데
鷦鵊在滄浪 ~ 뱁새는 푸른 물결 위를 날아다닌다.

(60) 寒山詩.
洛陽多女兒 ~ 洛陽에는 계집애들 많아
春日逞華麗 ~ 봄날의 꽃처럼 華麗하여라.
共折路邊花 ~ 길가의 꽃들 같이 꺾어
各持揷高髻 ~ 저마다 틀어 올린 머리채에 꽂는다.
髻高花匼匝 ~ 머리채 높고 꽃이 둘러져
人見皆睥睨 ~ 사람들이 보고서 모두가 삐죽거린다.
別求醦醦憐 ~ 새로 사랑을 求하려는가
將歸見夫婿 ~ 집에 돌아가 제 男便에게 보여 줘야지.

(61) 寒山詩.
春女炫容儀 ~ 봄 處女 丹粧한 몸매로구나
相將南陌陲 ~ 서로 이끌어 논밭 두렁 돌아다닌다.
看花愁日晩 ~ 꽃구경하며 해가 짧음을 恨歎하고
隱樹怕風吹 ~ 나무 뒤에 숨어서 바람 불까 念慮한다.
年少徒傍來 ~ 젊은 사내들 空然이 왔다갔다 설래며
白馬黃金羈 ~ 黃金 굴레 裝飾한 白馬 타고 다닌다.
何須久相弄 ~ 어쩌자고 오래도록 弄지거리하는가
兒家夫婿知 ~ 아이 집안 男子들 알아챌까 걱정이로구나.

(62) 寒山詩.
群女戱夕陽 ~ 女人네들 夕陽녘엔 나와 노는데
風來滿路香 ~ 바람 불어 길가에 가득한 香氣
綴裙金蛺蝶 ~ 치마에는 繡놓은 黃金나비
揷髻玉鴛鴦 ~ 머리에는 碧玉 鴛鴦 비녀 꽂았구나.
角婢紅羅縝 ~ 계집종은 붉은 緋緞 차려 입고
閹奴紫錦裳 ~ 사내종도 紫朱빛 緋緞 바지 입었구나.
爲觀失道者 ~ 보아하니 모두들 길 잃은 사람들
鬢白心惶惶 ~ 흰 머리털 생기면 마음은 惶惶해지리라.

(63) 寒山詩.
若人逢鬼魅 ~ 萬若 사람이 鬼神을 만나더라도
第一莫怕懼 ~ 먼저 놀라거나 두려워 말라.
捺硬莫采渠 ~ 단단히 마음 먹고 相對치 말고
呼名自當去 ~ 큰 소리 불러 꾸짖으면 물러간다.
燒香請佛力 ~ 香을 살라 부처님의 加被를 求하고
禮拜求僧助 ~ 禮拜하여 스님들 도움 받아라.
蚊子叮鐵牛 ~ 모기가 鐵牛를 무는 것처럼
無渠下觜處 ~ 그 주둥이 댈 곳 全혀 없을 것이다.

(64) 寒山詩.
浩浩黃河水 ~ 滔滔하다, 黃河의 물결이여
東流長不息 ~ 東쪽으로 흘러 길이 그침 없다.
悠悠不見淸 ~ 긴 歲月 지나도 어찌 맑아질까
人人壽有極 ~ 사람들 목숨은 有限한데
苟欲乘白雲 ~ 正말로 흰구름 타고 싶은데
曷由生羽翼 ~ 어찌 해야 날개가 돋을 것인가.
唯當鬢皤時 ~ 오직 마땅히 머리 검을 때
行住須努力 ~ 언제나 努力하는 길 뿐인 것을.

(65) 寒山詩.
乘茲朽木船 ~ 이 世上 썩은 나무배 타고
采彼紝婆子 ~ 그들의 紝婆나무 열매 따러 간다.
行至大海中 ~ 배가 바다 가운데 이르면
波濤復不止 ~ 물결은 다시 밀려와 그치지 않는다.
唯繼一宿糧 ~ 가져온 건 오직 하루 묵을 食糧
去岸三千里 ~ 海岸에서 멀어진 三千 里나 된다.
煩惱從何生 ~ 煩惱는 어디서 생기는가
愁哉緣苦起 ~ 슬프다, 因緣 따라 괴로움 일어나는 것을.
(★ 紝婆子 ~: 紝婆는 仁度에서 나는 열매 맛이 쓴 나무. 紝婆子는 그 열매)

(66) 寒山詩.
黙黙永無言 ~ 입 다물고 永久히 말하지 않으면
後生何所述 ~ 뒷사람들이 어찌 제 뜻을 펼 수 있을까.
隱居在林藪 ~ 숨어서만 숲 속에만 지내면
智日何由出 ~ 智慧의 밝은 해는 어떻게 돋을 수 있나.
枯槁非堅衛 ~ 마르고 썩은 나무는 堅固하지 않으니
風霜成夭疾 ~ 바람과 서리에 일찍 쓰러지고 말리라.
土牛耕石田 ~ 흙으로 만든 소로 돌밭을 갈게 하면
未有得稻日 ~ 나락을 얻을 날은 決코 없으리라.

(67) 寒山詩.
山中何太冷 ~ 山中이 어찌 이다지도 추운가
自古非今年 ~ 올해만이 아니라 예부터란다.
沓嶂恒凝雪 ~ 겹으로 쌓인 山에 恒常 눈은 얼어있고
幽林每吐煙 ~ 깊은 숲은 언제나 안개를 吐해낸다.
草生芒種后 ~ 풀은 芒種 지나서야 싹이 돋고
葉落立秋前 ~ 立秋도 되기 前에 잎이 지는구나.
此有沈迷客 ~ 이곳에서 길 잃는 나그네 있다면
窺窺不見天 ~ 애타게 찾아도 하늘 보지 못하리라.
(★ 芒種 ~: 節期의 이름. 보리를 베어 내고 벼를 심는 時期. 陽曆으로는 六月 五日 頃)

(68) 寒山詩.
山客心悄悄 ~ 山골 사람 마음 焦燥하여
常嗟歲序遷 ~ 언제나 歲月 지나가는 것 슬퍼한다.
辛勤采芝朮 ~ 苦生하며 靈芝와 白朮 求하지만
搜斥詎成仙 ~ 찾아낸 들 어찌 神仙이 될 수 있을까.
庭廓雲初卷 ~ 뜰에 있던 구름 처음 걷히는데
林明月正圓 ~ 숲이 밝아져 달은 둥글게 떠있다
不歸何所爲 ~ 돌아가지 않으니 하는 일이 무엇인가
桂樹相留連 ~ 桂樹나무에 언제까지나 머물어 있구나.

(69) 寒山詩.
有人兮山楹 ~ 山사람이 있었네, 山속 집에
雲卷兮霞纓 ~ 구름 걷히자 노을이 걸리는구나.
秉芳兮欲寄 ~ 香氣로운 꽃 꺾어서 보내려는데
路漫兮難征 ~ 길이 아득히 멀어 가기가 어렵구나.
心惆悵狐疑 ~ 失意와 疑心에 망설이다가
年老已無成 ~ 나이만 들고 아무 것도 이루지 못했다.
衆喔咿斯蹇 ~ 사람들은 나를 보고 비웃겠지만
獨立兮忠貞 ~ 홀로 꿋꿋하여라, 그 忠情과 곧음이여.

(70) 寒山詩.
豬吃死人肉 ~ 돼지는 죽은 사람의 살을 먹고
人吃死豬腸 ~ 사람은 죽은 돼지 창자를 먹는구나.
豬不嫌人臭 ~ 돼지는 사람 냄새 싫어하지 않고
人反道豬香 ~ 사람은 도리어 돼지고기의 香氣를 말하는구나.
豬死抛水內 ~ 돼지는 죽으면 물에 버리고
人死掘土藏 ~ 사람은 죽으면 땅 파서 묻는구나.
彼此莫相啖 ~ 서로가 먹기를 貪하지 않으면
蓮花生沸湯 ~ 蓮꽃 끓는 물 속에서도 피어나리라

(71) 寒山詩.
快哉混沌身 ~ 시원하여라, 混沌의 몸이여
不飯復不尿 ~ 먹지도 않았고 싸지도 않았어라.
遭得誰鑽鑿 ~ 누가 구멍을 파고 뚫었는가
因茲立九竅 ~ 이리하여 구멍 아홉 個가 생겼어라.
朝朝爲衣食 ~ 아침마다 옷 입고 밥 먹어
歲歲愁租調 ~ 해마다 稅金 내고 貢物에 근심했어라.
千個爭一錢 ~ 千 名이 한 푼을 놓고 다투고
聚頭亡命叫 ~ 모여서는 목숨 걸고 아귀다툼이어라.

(72) 寒山詩.
啼哭緣何事 ~ 무슨 事緣으로 슬피 우는가
淚如珠子顆 ~ 흐르는 눈물이 구슬방울 같아라.
應當有別離 ~ 무슨 離別이라도 있는가
復是遭喪禍 ~ 다시 또 喪이라도 當한 것일까.
所爲在貧窮 ~ 일어난 일들이 가난해서 일어나
未能了因果 ~ 因果의 眞理를 通하지 못했구나.
冢間瞻死尸 ~ 무덤 속에 누워있는 주검을 보게나
六道不干我 ~ 六道의 迷妄은 나의 實體가 아니어라
(★ 六道 ~: 衆生이 業因에 따라 必然的으로 이르는 여섯 가지의 迷界. 곧 地獄, 餓鬼, 畜生, 修羅, 人間, 天上)

(73) 寒山詩.
婦人慵經織 ~ 女人은 베틀에 앉아 베짜기에 게으르고
男夫懶耨田 ~ 사내는 밭갈이에 게으르다.
輕浮耽挾彈 ~ 輕薄한 사내들은 사냥에 빠져
跕躧拈抹弦 ~ 활 매만지는 데는 걸음까지 바쁘구나.
凍骨衣應急 ~ 언 뼈골을 녹임에는 옷이 應當 急하고
充腸食在先 ~ 주린 배 채움에는 밥이 于先이구나.
今誰念于汝 ~ 오늘 누가 그대에 일어날 일을 생각했을까
苦痛哭蒼天 ~ 괴로워 아파하며 푸른 하늘에 痛哭할 줄을.

(74) 寒山詩.
不行眞正道 ~ 바르고 참된 眞正한 道를 行치 않고
隨邪號行婆 ~ 삿된 일만 좇아 理解의 行動만 부르는다.
口慚神佛少 ~ 입으로는 神聖한 부처께 부끄러울 일 적다면서
心懷嫉妒多 ~ 맘속애 품은 猜忌와 嫉妬의 마음 많구나.
背后瞳魚肉 ~ 돌아서서 고기 生鮮 마구 먹지만
人前念佛陀 ~ 사람들 앞에서는 부처님을 念佛하는구나.
如此修身處 ~ 이처럼 修身하는 處地에
難應避奈何 ~ 地獄으로 떨어짐을 어찌 어렵지 않을까.

(75) 寒山詩.
世有一等愚 ~ 世上에서 가장 어리석은 이란
茫茫恰似驢 ~ 흐릿함이 나귀 같은 사람이어라.
還解人言語 ~ 사람 말 알아들어도
貪淫狀若豬 ~ 貪慾스럽고 淫蕩한 樣狀이 돼지 같아라.
險巇難可測 ~ 險惡한 속마음 斟酌할 수 없고
實語卻成虛 ~ 眞實한 말도 그에게선 빈말이 되는구나.
誰能共伊語 ~ 누구라서 그와 함께 말할 수 있나
令敎莫此居 ~ 어떻게든 이곳에 못 살게 해야 하리라.

(76) 寒山詩.
有漢姓傲慢 ~ 한 無賴漢 있어 姓氏는 傲慢이요
名貪字不廉 ~ 이름은 貪慾이고 字는 不廉이어라.
一身無所解 ~ 自身에게 아는 건 한 가지도 없는데
百事被他嫌 ~ 일마다 남을 탓하는구나.
死惡黃蓮苦 ~ 죽는 것은 黃蓮의 쓴맛같이 싫어하고
生憐白蜜甛 ~ 사는 것은 흰 꿀의 단맛처럼 반기는구나.
吃魚猶未止 ~ 生鮮을 먹으면 끝이 없고
吃肉更無厭 ~ 고기를 먹어면 더욱 물리지도 않는구나.

(77) 寒山詩.
縱你居犀角 ~ 무소뿔로 裝飾한 집에서 살게 하고
饒君帶虎睛 ~ 그대에거 호랑이처럼 눈빛 빛나게 한다.
桃枝將闢穢 ~ 비록 복숭아 가지로 災殃 쫓고
蒜骹取爲瓔 ~ 마늘껍질 鳴鏑을 처마 밑에 걸어둔다.
暖腹茱萸酒 ~ 山茱萸酒로 배를 덥게 하고
空心枸杞羹 ~ 枸杞子국으로 배를 깨끗이 비운다.
終歸不免死 ~ 그러나 終局에는 죽음을 免치 못하면서
浪自覓長生 ~ 부질없이 스스로 長生의 길만 찾는다.

(78) 寒山詩.
卜擇幽居地 ~ 숨어 지낼 만한 곳 찾았더니
天台更莫言 ~ 天台山 外에 다시 더 말할 곳이 없어라.
猿啼溪霧冷 ~ 원숭이 우는 溪谷에 안개가 차갑고
岳色草門連 ~ 山빛은 마당 앞 싸리門까지 이어지는구나
折葉覆松室 ~ 잎 달린 가지 꺾어 소나무집 지붕 덮고
開池引澗泉 ~ 새로 판 蓮못에는 바윗물을 들였어라.
已甘休萬事 ~ 이미 맛보았으니 온갖 일이 便安하고
采蕨度殘年 ~ 고사리 캐면서 남은 날을 보내보련다.

(79) 寒山詩.
益者益其精 ~ 더하는 것이란 그 精을 더하고
可名爲有益 ~ 더함이 있어야 이름할 수 있는 것이고
易者易其形 ~ 바꾸는 것이란 그 形態를 바꾸는 것이고
是名之有易 ~ 바뀜이 있어야 이름하는 것이다.
能益復能易 ~ 더할 수 있고 나아가 바꿀 수 있다면
當得上仙籍 ~ 마땅히 神仙의 名簿에 올릴 수 있을 것이다.
無益復無易 ~ 더하는 것도 없고 바꾸는 것도 없다면
終不免死厄 ~ 끝내는 죽음과 災殃을 免할 수 없으리라.

(80) 寒山詩.
徒勞說三史 ~ 헛되이 受苦롭게 三史의 歷史를 說하고
浪自看五經 ~ 時間을 虛費하여 五經의 經典을 읽었노라.
洎老檢黃籍 ~ 나이 들어 지난날의 功德簿 살펴보니
依前住白丁 ~ 남은 날은 흰옷 입고 살아야 되리라.
筮遭連蹇卦 ~ 占을 치면 힘든 蹇卦 잇따라 만나
生主虛危星 ~ 사는 동안 괴로움의 虛危星을 벗을 수 없으니까.
不及河邊樹 ~ 黃河 周邊 나무들이 부럽기만 한데
年年一度靑 ~ 해마다 한 番은 꼭 푸름을 되찾게 되니까.

(81) 寒山詩.
碧澗泉水靑 ~ 골짝 흐르는 물은 푸르고
寒山月華白 ~ 寒山에 달빛은 꽃처럼 희다.
黙知神自明 ~ 알아도 沈默하니 精神은 절로 밝고
觀空境逾寂 ~ 빈 마음 觀照하니 心境은 더욱 고요하다.

(82) 寒山詩.
我今有一襦 ~ 내게 只今 저고리 하나 있는데
非羅復非綺 ~ 두께 緋緞도 무늬 緋緞도 아니었다.
借問作何色 ~ 무슨 빛깔인가를 일부러 물어봐도
不紅亦不紫 ~ 붉은色도 아니고 紫朱빛도 아니었다.
夏天將作衫 ~ 더운 여름날에는 赤衫을 만들고
冬天將作被 ~ 추운 겨울철에는 이불을 만들리라.
冬夏遞互用 ~ 겨울과 여름 番갈아 서로 쓰나니
長年只這是 ~ 오랜 歲月에도 내 옷은 다만 이것이라.

(83) 寒山詩.
白拂栴檀柄 ~ 흰 拂子의 栴檀나무 손잡이
馨香竟日聞 ~ 그윽한 香氣 終日토록 풍긴다.
柔和如卷霧 ~ 부드러움 감아드는 안개 같고
搖曳似行雲 ~ 흔들리고 이끌림은 날아가는 구름이라.
禮奉宜當暑 ~ 예로써 받들 때는 더위에 맞서고
高提复去塵 ~ 높이 들어 떨침에는 먼지를 털어낸다.
時時方丈內 ~ 때때로 方丈의 작은 房 안에서는
將用指迷人 ~ 어리석은 이들을 가리킴에 쓰려한다.

(84) 寒山詩.
貪愛有人求快活 ~ 貪慾과 愛着에 젖은 者들은 快樂의 길 求하나
不知禍在百年身 ~ 災殃이 平生의 몸에 있음을 알지 못한다.
但看陽焰浮漚水 ~ 아지랑이와 물거품 보는 것만으로
便覺無常敗壞人 ~ 사람 무너뜨리는 無常함을 바로 알 수 있어라.
丈夫志氣直如鐵 ~ 丈夫의 뜻 곧기는 쇠와 같고
無曲心中道自眞 ~ 歪曲 없는 마음속은 절로 참되게 되니라.
行密節高霜下竹 ~ 實踐 熾密하고 節槪 높아 서리 속 대나무
方知不枉用心神 ~ 굽히지 않음을 알아야 마음 씀이 自由로워라.

(85) 寒山詩.
多少般數人 ~ 多少間의 一般 사람들은
百計求名利 ~ 온갖 計策으로 名譽와 利益을 求한다.
心貪覓榮華 ~ 貪慾스런 마음으로 榮華를 찾고
經營圖富貴 ~ 손대는 일마다 富貴를 圖謀한다.
心未片時歇 ~ 마음은 暫時도 쉬지 못하고
奔突如煙氣 ~ 奔走하게 부딪침은 굴뚝의 煙氣 같다
家眷實團圓 ~ 집안 食口들이 眞實로 和合하여
一呼百諾至 ~ 한 番 부름에 百 가지 對答이 이른다.
不過七十年 ~ 기껏 七十 살을 채우지 못하고
冰消瓦解置 ~ 얼음 녹고 기왓장 부서지듯 버려진다.
死了萬事休 ~ 죽으면 萬事가 그만이라
誰人承后嗣 ~ 누구라서 뒷일을 이을 수 있을까.
水浸泥彈丸 ~ 물 속에 진흙彈丸 담가보고서야
方知無意智 ~ 뜻 없고 智慧 없음을 바로 알리라.

(86) 寒山詩.
貪人好聚財 ~ 貪慾家들 財物 모으기 좋아하여
恰如梟愛子 ~ 恰似 올빼미 제 子息 사랑하듯 한다.
子大而食母 ~ 子息이 자라나면 그 어미 잡아먹듯
財多還害急 ~ 財物이 많아질수록 害침은 急해진다.
散之卽福生 ~ 뿌리면 福을 짓는 것이요
聚之卽禍起 ~ 모으면 바로 災殃이 일어나는구나.
無財亦無禍 ~ 財物이 없으면 災殃도 없으니
鼓翼靑雲裡 ~ 푸른 구름 사이로 날개 치며 날아간다.

(87) 寒山詩.
去家一萬里 ~ 집에서 萬 里나 되는 곳
提劍擊匈奴 ~ 칼 뽑아 들고 匈奴를 친다.
得利渠卽死 ~ 이기면 그들이 죽고
失利汝卽殂 ~ 지면 그대들이 죽는다.
渠命旣不惜 ~ 그들의 生命 이미 貴하지 않는데
汝命亦何辜 ~ 그대들 生命인들 무슨 허물이 될까.
敎汝百勝術 ~ 當身들에게 가르쳐줄 必勝의 法은
不貪爲上謨 ~ 貪하지 않음이 上策일 것이리라.

(88) 寒山詩.
嗔是心中火 ~ 火는 바로 마음속 불길
能燒功德林 ~ 功德의 숲을 태워버린다.
欲行菩薩道 ~ 菩薩의 길을 가려거든
忍辱護眞心 ~ 辱된 일 참아야 참마음을 지킨다.

(89) 寒山詩.
汝爲埋頭痴兀兀 ~ 그대 어리석은 생각에서 빠져있어
愛向無明羅刹窟 ~ 愛着心은 어둠을 向해 惡鬼의 巢窟에 빠지니라.
再三勸你早修行 ~ 그대에게 두 番 세 番 早期 修行을 勸하나
是你頑痴心恍惚 ~ 그대의 頑固함과 어리석음에 마음이 散亂하기 때문이라.
不肯信受寒山語 ~ 寒山의 말 믿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轉轉倍加業汨汨 ~ 여기저기 떠돌다가 加得한 惡業만 倍로 늘어나는구나.
直待斬首作兩段 ~ 마주하면 바로 머리를 쳐 두 동강을 내야
方知自身奴賊物 ~ 自己 몸이 盜賊인 것을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니라.

(90) 寒山詩.
惡趣甚茫茫 ~ 惡趣의 길은 참으로 아득하여
冥冥無日光 ~ 그곳은 깜깜하여 햇빛이라곤 없다.
人間八百歲 ~ 사람 八百 年 歲月이라도
未抵半宵長 ~ 그곳에선 하룻밤의 折半 길이도 안된다.
此等諸痴子 ~ 이러한 者들 하나같이 어리석은 者라
論情甚可傷 ~ 내 마음에서 보면 너무나 마음 아파라.
勸君求出離 ~ 그대에게 勸하니 世俗을 떠남을 찾아
認取法中王 ~ 부처의 가르침 따라 살아야 함을 알아라.

(91) 寒山詩.
世有多解人 ~ 世上에는 知識人들 많기도 하지만
愚痴徒辛苦 ~ 어리석은 行動에 괴롭고 苦痛스럽구나.
不求當來善 ~ 다음 世上 돌아올 福은 求하지 않고
唯知造惡因 ~ 다만 惡의 原因을 만들 줄만 아는구나.
五逆十惡輩 ~ 五逆과 十惡의 무리가 되고
三毒以爲親 ~ 貪瞋痴 三毒과 親舊가 되는구나
一死入地獄 ~ 一但 죽으면 바로 地獄에 들어
長如鎭庫銀 ~ 길이 倉庫속 寶物처럼 갇혀 지내게 되는구나.

(92) 寒山詩.
天高高不窮 ~ 하늘은 높아 높이에 닿지 못하고
地厚厚無極 ~ 땅은 두터워 두터움의 끝이 없다.
動物在其中 ~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그 안에서
憑茲造化力 ~ 이런 調和로운 힘에 기대어 산다.
爭頭覓飽暖 ~ 앞 다퉈 배부름과 따뜻함을 찾고
作計相啖食 ~ 酬酌을 부리고 서로가 貪食한다.
因果都未詳 ~ 因果應報는 모두가 서툴러
盲兒問乳色 ~ 눈먼 아이 젖 빛깔을 묻는 듯한다.

(93) 寒山詩.
天下幾種人 ~ 世上에는 몇 種類 사람들이 있어
論時色數有 ~ 時代를 論해도 여러 빛깔이 있다.
賈婆如許夫 ~ 못생긴 女人 賈南風이 男便이 있었고
黃老元無婦 ~ 賢明한 老子도 元來 婦人이 없었다.
衛氏兒可憐 ~ 어질고 美人인 衛氏의 딸은 可憐했고
鐘家女極丑 ~ 못생긴 鍾離春은 王后가 되었다.
渠若向西行 ~ 萬若 그가 西쪽을 向해 간다면
我便東邊走 ~ 나는 바로 東쪽으로 逃亡가리라.

(94) 寒山詩.
賢士不貪婪 ~ 어진 선비는 貪내지 않지만
痴人好爐冶 ~ 어리석은 사람은 利益만 좋아한다.
麥地占他家 ~ 보리밭은 그들이 차지하고
竹園皆我者 ~ 대밭은 모두 내 것이 되었다.
努膊覓錢財 ~ 몸 부려 돈과 財物 찾고
切齒驅奴馬 ~ 切齒腐心하며 下人과 말을 부린다.
須看郭門外 ~ 그대는 반드시 城 밖을 보게나
壘壘松柏下 ~ 나무 아래 쌓인 많고 많은 것을.

(95) 寒山詩.
嗊嗊買魚肉 ~ 奔走히 다니며 魚肉을 사
擔歸喂妻子 ~ 둘러매고 돌아와 妻子에게 먹인다.
何須殺他命 ~ 어째서 꼭 죽여야만 하나
將來活汝己 ~ 네 몸만 살리려는 것인가.
此非天堂緣 ~ 이런 짓은 天堂에 태어날 因緣 아니라
純是地獄滓 ~ 純全히 地獄 갈 앙금인가.
徐六語破堆 ~ 天下名醫 徐六도 부서질 무더기라 했으니
始知沒道理 ~ 그곳에는 道理 없음을 먼저 알아야 한다.

(96) 寒山詩.
有人把椿樹 ~ 어떤 이들은 惡臭 나는 참죽나무를
喚作白紵檀 ~ 香氣로운 白紵檀이라 지어 말하는구나.
學道多沙數 ~ 眞理를 배우는 이들 모래알처럼 많지만
幾個得泥丸 ~ 몇 사람이나 解脫을 얻었을까.
棄金卻擔草 ~ 黃金을 버려두고 풀 더미 메고
謾他亦自謾 ~ 남들을 속이며 自己도 속이는구나.
似聚砂一處 ~ 한 곳에 모래를 모아둔 것 같아
成團也大難 ~ 큰 덩어 이루기에는 너무나 어렵구나.

(97) 寒山詩.
蒸砂擬作飯 ~ 모래 삶아 밥 짓는 시늉하고
臨渴始掘井 ~ 목말라야 비로소 우물을 판다.
用力磨碌磚 ~ 힘써 기왓장을 갈아본들
那堪將作鏡 ~ 어떻게 그것을 거울로 만들까.
佛說平元等 ~ 부처님은 元來 人性이 같고
總有眞如性 ~ 우리들 모두에게 眞性이 있다 말했네.
但自審思量 ~ 다만 스스로 살펴 생각할 뿐
不可閑爭競 ~ 閑暇히 다투고 競爭해야 하나.

(98) 寒山詩.
推尋世間事 ~ 人間世上事 살펴보고
仔細總皆知 ~ 仔細히 알아보면 다 알 수 있는 것.
凡事莫容易 ~ 무릇 일이란 쉽지 않아서
盡愛討便宜 ~ 사람들은 便하고 쉬운 것을 찾는다.
護卽弊成好 ~ 襟度를 지키면 나쁜 것도 좋게 되고
毁卽是成非 ~ 毁하면 옳은 것도 그릇된 것이 된다.
故知雜濫口 ~ 온갖 是非거리들 알고 보면
背面總由伊 ~ 異面에는 모두다 그럴만한 理由 있었다.
冷暖我自量 ~ 차거나 덥거나 내 스스로 따져 볼 뿐
不信奴唇皮 ~ 그 녀석들 지껄이는 말 함부로 믿지 않는다.

(99) 寒山詩.
蹭蹬諸貧士 ~ 벼슬길 어긋난 가난한 선비
飢寒成至極 ~ 주리고 헐벗기 極限에 이르렀다.
閑居好作詩 ~ 閑暇히 살면서 詩 짓기 좋아해
札札用心力 ~ 끙끙대며 애태우며 마음을 다한다.
賤他言孰采 ~ 賤한 사람들이야 누가 알까마는
勸君休嘆息 ~ 그대에게 嘆息은 그만 두라 勸한다.
題安糊餅上 ~ 어떻게 먹는 떡 위에 詩를 적을까
乞狗也不吃 ~ 빌어먹는 개도 먹지 않을 것인 걸.

(100) 寒山詩.
欲識生死譬 ~ 生死의 比喩를 알고자 한다니
且將冰比水 ~ 얼음으로 물을 比喩해 주리라.
水結卽成冰 ~ 물이 모이면 얼음이 되고
冰消返成水 ~ 얼음이 풀리면 도로 물이 되니라.
已死必應生 ~ 죽었으면 반드시 태어날 것이요
出生還復死 ~ 태어난 뒤에는 죽음으로 돌아가리라.
冰水不相傷 ~ 얼음과 물은 서로를 해치지 않아
生死還雙美 ~ 삶과 죽음 도리어 더불어 아름답다.

(101) 寒山詩.
尋思少年日 ~ 지나간 젊은 時節을 생각해보노라
游獵向平陵 ~ 넓은 언덕을 向하여 달리며 사냥도 했다.
國使職非願 ~ 나라에서 시키는 일이란 願하지도 않고
神仙未足稱 ~ 神仙이라 일컬어도 맘에 차지 않았다.
聯翩騎白馬 ~ 끝없이 흰 말 위에 올라서
喝兔放蒼鷹 ~ 一喝하며 사냥할 매를 풀어놓았다.
不覺大流落 ~ 世上에 流浪한 處地를 알지도 못하는데
皤皤誰見矜 ~ 흰 머리 내 自矜心을 누가 알아보려나.

(102) 寒山詩.
偃息深林下 ~ 깊은 수풀 아래에 누워 쉬자니
從生是農夫 ~ 태어날 때부터 農夫이었던가.
立身旣質直 ~ 世上을 살아감이 淳朴하고 곧아
出語無諂諛 ~ 말을 해도 阿諂하는 말 全혀 없었다.
保我不鑒璧 ~ 金銀寶貨 멀리하여 나를 지키고
信君方得珠 ~ 誠實한 임금처럼 이제야 보배구슬 얻었다.
焉能同泛灩 ~ 어찌 世俗의 浮沈을 같이 따라서야
極目波上鳧 ~ 눈 부릅뜨고 물결 위의 오리를 볼 수 있으랴.

(103) 寒山詩.
不須攻人惡 ~ 남의 잘못 責望을 말아야 하니
何用伐己善 ~ 어찌 自己 長點 자랑할까 보냐.
行之則可行 ~ 해야 하면 行하면 되고
卷之則可卷 ~ 거둬야 하면 거두면 된다.
祿厚憂積大 ~ 俸祿이 많으면 크게 쌓을 일 걱정하고
言深慮交淺 ~ 말이 깊어지면 얕게 사귈 일 念慮한다.
聞茲若念茲 ~ 이 말을 듣고서 깊이 생각해본다면
小子當自見 ~ 어린애라도 스스로 깨달아야 하니라.

(104) 寒山詩.
富兒會高堂 ~ 富者집 사람들 大廳에 모였는데
華燈何煒煌 ~ 華麗한 燈불은 어찌 그리도 밝은가.
此時無燭者 ~ 이 때 燈불 없는 사람들은
心願處其傍 ~ 마음으로는 그 곁에 함께 하고싶다.
不意遭排遣 ~ 생각지도 못하게 燈불을 돌려버려
還歸暗處藏 ~ 다시 돌아와 어둠 속에 잠겨 있다.
益人明詎損 ~ 남 돕는 밝은 불빛에 어찌 損害가 있나
頓訝惜餘光 ~ 異常 하다, 남은 불빛을 아끼는구나.

(105) 寒山詩.
世有聰明士 ~ 이 世上에 聰明한 선비들 있어
勤一探幽文 ~ 깊은 文章의 뜻 찾기 爲해 부지런도 하다.
三端自孤立 ~ 붓, 槍, 혀의 세 가지 솜씨 홀로 우뚝하고
六藝越諸君 ~ 여섯 가지 재주도 사람들보다 越等하구나.
神氣卓然異 ~ 神靈스런 氣運은 卓然히 異彩롭고
精彩超衆群 ~ 精彩로운 재주도 여러 사람 中보다 뛰어나구나.
不識個中意 ~ 그럼에도 各者의 마음속 眞理는 알지 못해
逐境亂紛紛 ~ 境界를 쫓기에도 어지럽고 紛紛하기만 하다.

(106) 寒山詩.
層層山水秀 ~ 層層히 쌓인 山과 물 빼어나고
煙霞鎖翠微 ~ 안개와 노을은 짙푸른 山허리 둘렀구나.
嵐拂紗巾濕 ~ 山바람은 젖은 頭巾을 스쳐 지나고
露沾蓑草衣 ~ 이슬은 걸친 도롱이 저고리를 적신다.
足躡游方履 ~ 발로는 이리저리 널리 世上을 떠돌고
手執古藤枝 ~ 손에는 오래된 藤나무 지팡이 잡았구나.
更觀塵世外 ~ 바깥 世上 너머 일 되돌아보고서
夢境復何爲 ~ 꿈과 같은 境地에서 다시 무엇을 말하랴.

(107) 寒山詩.
滿卷才子詩 ~ 冊 속에 가득한 재주꾼들의 詩
溢壺聖人酒 ~ 缸아리에 넘치는 聖人의 술, 淸酒로구나.
行愛觀牛犢 ~ 나가 걸으며 사랑스럽게 송아지 바라보고
坐不離左右 ~ 내 앉은 자리엔 詩와 술이 左右에 있구나.
霜露入茅簷 ~ 띠로 엮은 처마에 서리와 이슬 젖어들고
月華明甕牖 ~ 달빛은 환하여 가난한 집의 窓門을 밝힌다.
此時吸兩甌 ~ 이런 氣分 좋을 때는 두어 砂鉢 술 마시며
吟詩五百首 ~ 五百 首 詩篇 中에서 어느 한 首 읊어보련다.

(108) 寒山詩.
施家有兩兒 ~ 施氏 집안에 아들 둘이 있어서
以藝干齊楚 ~ 그 才能으로 齊나라와 楚나라에 벼슬자리 求했다.
文武各自備 ~ 文과 武를 저마다 스스로 갖추었기에
托身爲得所 ~ 몸 맡겨 依托할 자리를 얻었다.
孟公問其術 ~ 孟公이 그 方法을 施氏 집안에 묻고서
我子親敎汝 ~ 自己 아들도 親히 그대에게 敎育을 맡겼다.
秦衛兩不成 ~ 그러나 秦나라와 魏나라에서 모두 뜻을 못 이뤘으니
失時成齟齬 ~ 時期와 때를 놓쳐 도리어 어긋나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109) 寒山詩.
止宿鴛鴦鳥 ~ 제 자리 머물러 쉬는 한 雙 鴛鴦새
一雄兼一雌 ~ 수컷 한 마리에는 언제나 암컷 한 마리.
銜花相共食 ~ 꽃을 물어와 함께 나눠먹고
刷羽每相隨 ~ 깃을 비비며 언제나 함께 다니는구나.
戱入煙霄里 ~ 하늘에선 장난치며 구름 속에 들고
宿歸沙岸湄 ~ 돌아와 맑은 물가 모래밭에 자는구나.
自憐生處樂 ~ 스스로 저 태어난 곳의 즐거움을 아껴서
不奪鳳皇池 ~ 鳳凰 깃든 蓮못은 빼앗으려 하지 않는구나.

(110) 寒山詩.
或有炫行人 ~ 修行을 자랑하는 사람 가끔 있어
才藝過周孔 ~ 自己 才能이 周公과 孔子보다 낫다고 한다.
見罷頭兀兀 ~ 처음 볼 때는 우뚝해 보이더니
看時身侗侗 ~ 볼 때마다 處身이 輕薄하기만 하구나.
繩牽未肯行 ~ 밧줄로 끌어줘도 기꺼이 修行하려 않고
錐刺猶不動 ~ 송곳으로 찔러봐도 움직이지도 않는구나
恰似羊公鶴 ~ 그 狀況이 羊公이 자랑하던 鶴을 닮아 춤추고 털만 털어댐이 可憐하기만 하다.

(111) 寒山詩.
少小帶經鋤 ~ 젊어서는 經書를 끼고 호미질하고
本將兄共居 ~ 本來부터 兄과 함께 어울려 살았다.
緣遭他輩責 ~ 다른 사람들에게는 叱咤를 當했고
剩被自妻疏 ~ 게다가 아내와는 멀어지고 말았다.
抛絶紅塵境 ~ 티끌 같은 世上事 멀리 떠나서
常游好閱書 ~ 餘裕로이 노닐며 언제나 즐겨 冊을 읽었다.
誰能借斗水 ~ 그 누가 能히 물 한 말을 빌려와
活取轍中魚 ~ 바퀴자국 속 물고기를 살려낼 수 있을까.

(112) 寒山詩.
變化計無窮 ~ 變化의 宿命은 無窮하여
生死竟不止 ~ 나고 죽는 일도 끝내 그치지 않는다.
三途鳥雀身 ~ 三惡途에 빠져 날아가는 새의 몸 받고
五岳龍魚已 ~ 이름난 五岳의 龍이나 물고기 몸도 받는다.
世濁作羔羺 ~ 世上이 混濁하면 오랑캐 땅의 羊으로 살고
時淸爲騄耳 ~ 時流가 맑을 때는 駿馬가 되기도 한다.
前回是富兒 ~ 지난番에는 富者집 아들이었지만
今度成貧士 ~ 이番에는 가난한 선비로 태어났구나.

(113) 寒山詩.
書判全非弱 ~ 글과 글씨는 全혀 모자라지 않았는데
嫌身不得官 ~ 못생긴 外貌에 벼슬을 얻지 못했구나.
銓曹被拗折 ~ 좀스런 官吏 만나 뜻이 꺾이고
洗垢覓瘡瘢 ~ 묵은 때 씻어내듯 흉터를 찾아냈구나.
必也關天命 ~ 必히 하늘의 뜻에 關係되겠지만
今冬更試看 ~ 올 겨울에 다시 試驗 치러보시게나.
盲兒射雀目 ~ 눈 먼 아이 참새 눈을 쏘아 맞히듯
偶中亦非難 ~ 偶然히 맞히는 일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114) 寒山詩.
貧驢欠一尺 ~ 가난한 집 나귀 키는 한 자가 모자라고
富狗剩三寸 ~ 넉넉한 집 개의 키는 세 치가 남아 돈다.
若分貧不平 ~ 가난을 나누기에 公平하지 못하면
中半富與困 ~ 富者 살림 半을 가난한 집에 주어버릴 것이다.
始取驢飽足 ~ 받으면 나귀야 비로소 배부르겠지만
卻令狗飢頓 ~ 개는 오히려 배고파 쓰러지게 한다 하리라.
爲汝熟思量 ~ 그대에는 充分히 생각해야 할 일이 되고
令我也愁悶 ~ 나에게도 시름과 苦悶이 쌓이게 하리라.

(115) 寒山詩.
柳郎八十二 ~ 柳哥 書房은 여든 두 살이 넘었고
藍嫂一十八 ~ 藍哥 新婦는 이제 겨우 열여덟 살이라.
夫妻共百年 ~ 夫婦는 百 年 偕老를 하기로 하여
相憐情狡猾 ~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은 情겨웠어라.
弄璋字烏䖘 ~ 아들을 낳았을 땐 烏䖘라 이름 짓고 (䖘 범 도)
擲瓦名婠妠 ~ 딸을 보았을 땐 이름을 婠妠이라 지었어라. (婉. 아름다울 완)
屢見枯楊荑 ~ 아쉽게도 마른 버들의 새싹 여러 番 보았지만
常遭靑女殺 ~ 언제나 서리 만나면 죽어버리고 말더라.

(116) 寒山詩.
大有飢寒客 ~ 춥고 배고픈 者들 너무나 많아
生將獸魚殊 ~ 자라서는 사냥하고 고기잡이 한다.
長存磨石下 ~ 오랫동안 바위 아래서 지내다가
時哭路邊隅 ~ 때때는 길모퉁이에서 소리 내어 울기도 한다.
累日空思飯 ~ 날이 가도 헛되이 밥 먹을 생각
經冬不識襦 ~ 속옷도 모른 채 겨울을 다 지난다.
唯齎一束草 ~ 오직 물려받은 것이란 풀 한 묶음
幷帶五升麩 ~ 아울러 가진 것은 밀기울 닷 되로구나.

(117) 寒山詩.
赫赫誰壚肆 ~ 좋기도 하다, 누구네 술집인가
其酒甚濃厚 ~ 이 집의 술은 진하고 맛도 깊어라.
可憐高幡幟 ~ 높게 내건 깃발 사랑스럽고
極目平升斗 ~ 눈여겨봐도 되나 말은 언제 그 양인데
何意訝不售 ~ 팔리지 않는다니 어떤 일인가.
其家多猛狗 ~ 그 집에 사나운 개가 많아서라
童子欲來沽 ~ 아이가 술 사러 오고 싶어도
狗咬便是走 ~ 개한테 물릴까 바로 逃亡쳐버린다더라.

(118) 寒山詩.
吁嗟濁濫處 ~ 아, 混濁하고 막돼먹은 世上이여
羅刹共賢人 ~ 惡鬼가 어진 사람과 섞여 사는구나.
謂是等流類 ~ 그 둘을 같은 種類라고 말하나
焉知道不親 ~ 그 道가 서로 까깝지 않음을 어찌 알까.
狐假獅子勢 ~ 여우가 獅子의 威勢를 빌어
詐妄卻稱珍 ~ 거짓되고 妄靈되나 眞짜라 일컫는구나.
鉛礦入爐冶 ~ 납 든 鑛石 鎔鑛爐에 넣어 製鍊해보아야
方知金不知 ~ 金 아닌 걸 비로소 알게 되느니라.

(119) 寒山詩.
田家避暑月 ~ 시골집에서 더위를 避하는데
斗酒共誰歡 ~ 한 말 술 누구와 함께 즐겨볼까.
雜雜排山果 ~ 山果를 이렇게 저렇게 차려놓고
疏疏圍酒樽 ~ 듬성듬성 술항아리에 둘러 앉는다.
蘆莦將代席 ~ 거친 갈대로 자리를 代身하고
蕉葉且充盤 ~ 芭蕉 잎을 小盤에 가득 깔아본다.
醉後支頤坐 ~ 술 醉해 턱 괴고 앉아 있으니
須彌小彈丸 ~ 須彌山이 彈丸보다 작아 보인다.

(120) 寒山詩.
個是何措大 ~ 초라한 이 한 선비 누구이길래
時來省南院 ~ 때때로 南院에서 인사방을 살피는가.
年可三十余 ~ 나이는 三十을 훌쩍 넘겼고
曾經四五選 ~ 네댓 차례는 試驗에도 合格했었다.
囊里無靑蚨 ~ 주머니 속에는 돈 한 푼 없으나
篋中有黃絹 ~ 箱子 속엔 언제나 冊이 들어있었다.
行到食店前 ~ 길을 가다 飮食店 앞에 이르면
不敢暫回面 ~ 暫時 다른 곳으로 얼굴도 돌리지 못한다.

(121) 寒山詩.
爲人常吃用 ~ 남에게 먹히며 當하는 存在이라도
愛意須慳惜 ~ 모름지기 스스로 아끼며 사랑하여라.
老去不自由 ~ 늙어지면 맘대로 되는 것 없고
漸被他推斥 ~ 차츰차츰 남들에게 버림받는다.
送向荒山頭 ~ 荒漠한 處地로 보내지게 되면
一生願虛擲 ~ 平生의 所願도 헛것으로 내쳐진다.
亡羊罷補牢 ~ 소 잃고 외양間 고쳐보려 하지만
失意終無極 ~ 失意의 나날은 끝내 끝없게 되리라.

(122) 寒山詩.
浪造凌霄閣 ~ 凌霄閣(魏나라 明帝 때 세운 樓閣 名)을 함부로 쉽게 지어
虛登百尺樓 ~ 百 尺 높이 다락을 헛되이 오른다.
養生仍夭命 ~ 養生을 잘해도 夭折하기도 하고
誘讀詎封侯 ~ 꾀여서 冊 읽는 다고 누구나 벼슬할까.
不用從黃口 ~ 어리석은 어린 것들 따라 하지 말고
何須厭白頭 ~ 흰 머리 늙은이들 어찌 싫어할까.
未能端似箭 ~ 화살처럼 곧게만 살지 못해도
且莫曲如鉤 ~ 낚시처럼 굽게 살지는 絶對로 말아라.

(123) 寒山詩.
雲山疊疊連天碧 ~ 구름 낀 山들은 겹겹이 푸른 하늘에 닿아있고
路僻林深無客游 ~ 후미진 길, 깊은 숲에는 나그네 발길도 하나 없다.
遠望孤蟾明皎皎 ~ 휘영청 밝은 달을 보고 저 멀리 바라보며
近聞群鳥鳴啾啾 ~ 가까이 귀 기울여 새들 우는 소리 듣는다.
老夫獨坐栖靑嶂 ~ 늙은이는 외로이 푸른 山을 屛風 삼아 앉아
少室閑居任白頭 ~ 閑暇로운 작은 房에서 白髮되어 늙어간다.
可嘆往年與今日 ~ 가버린 歲月과 오늘을 恨歎할 수도 있겠지만
無心還似水東流 ~ 無心히 돌아드는 마음 東쪽으로 흐르는 물과 같아라.

(124) 寒山詩.
富貴疏親聚 ~ 富貴해지니 親戚이란 親戚 다 모이니
只爲多錢米 ~ 돈과 쌀이 倉庫에 가득하기 때문이리라.
貧賤骨肉離 ~ 貧賤해지니 骨肉親知마저 다 멀어지나니
非關少兄弟 ~ 兄弟가 꼭 적어서만이 아니더라.
急須歸去來 ~ 모름지기 서둘러 시골로 돌아가게나
招賢閣未啓 ~ 招賢閣(燕나라 昭王이 人才를 부르기 爲해 易水 가에 지은 招賢臺)은 아직까지 열리지 않았더라.
浪行朱雀街 ~ 헛되이 都城의 거리에서 名利 좇다가
(★ 朱雀街 ~: 唐나라 首都 長安의 繁華街. 名譽와 利益을 推求하는 場所)
踏破皮鞋底 ~ 다니다가 질긴 가죽신 바닥 닳아버리리라.

(125) 寒山詩.
我見一痴漢 ~ 내가 본 어떤 어리석은 사내는
仍居三兩婦 ~ 女子 두셋과 살림을 차리고 산다.
養得八九兒 ~ 子息을 八九 名 낳고서도
總是隨宜手 ~ 언제나 自己 便하게 살더라.
丁防是新差 ~ 나이가 차 새로 살림을 낼 때는
(丁防 ~: 古代에 男子가 兵役의 義務를 지게 되는 나이 열여섯)
資財非舊有 ~ 살림살이가 바뀌어 옛 것이 아니었다.
黃蘗作驢秋 ~ 黃蘗나무로 마소의 밀치 만든 格이라
始知苦在後 ~ 나중 苦楚가 따름을 늦게야 알게 되었다.

(126) 寒山詩.
新谷尙未熟 ~ 햇穀食은 아직까지 익지도 않고
舊谷今已無 ~ 묵은 穀食은 이미 바닥이 났구나.
就貸一斗許 ~ 한 말이라도 꾸어보려 나섰지만
門外立蜘蛛 ~ 남의 집 門 밖에서 망설이고 있구나.
夫出敎問婦 ~ 男便이 나와서 婦人에게 물어보라 하고
婦出遣問夫 ~ 婦人이 나와서는 男便에게 물어보라한다.
慳惜不救乏 ~ 아까워만 할 뿐, 가난 救할 줄 모르니
財多爲累愚 ~ 財物 많은 것이 어리석음을 쌓게 되는구나.

(127) 寒山詩.
大有好笑事 ~ 世上에 웃어주기 좋은 일들 많지만
略陳三五個 ~ 簡略히 몇 가지만 말해보련다.
張公富奢華 ~ 술도는 張公 글 몰라도 富者로서 豪奢했지만
(★ 張公 ~: 戰國時代 말기에 連衡策을 主張한 秦나라의 張儀를 이름)
孟子貧坎軻 ~ 大 스승 孟子는 平生 동안 가난하게 살았어라.
只取侏儒飽 ~ 난장이 광대 優旃의 배부름은 사주면서 (旃. 기 전)
不憐方朔餓 ~ 方朔의 굶주림은 불쌍히 여기지도 않어라.
(★ 侏儒와 方朔 ~: 侏儒는 宮中의 藝人으로 살고 東方朔은 隱遁의 삶을 살았다)
巴歌唱者多 ~ 低俗한 노래 巴人을 따라 부르는 사람은 많아도
白雪無人和 ~ 高尙한 노래 白雪에 和答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라
(★ 巴歌와 白雪 ~: 戰國時代 宋玉이 楚나라 襄王에게 한 말 中에 “巴人의 노래는 低俗하지만 그가 노래할 때 和答하는 사람이 數千 名이고, 白雪의 거문고 曲調는 그 가락이 高尙하지만 和答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했다)

(128) 寒山詩.
老翁娶少婦 ~ 늙은 令監 젊은 아내 맞으니
發白婦不耐 ~ 男便의 흰 머리털 아내가 참지 못한다.
老婆嫁少夫 ~ 할멈 젊은 사내에게 媤집가니
面黃夫不愛 ~ 아내의 누런 얼굴 男便이 싫어한다.
老翁娶老婆 ~ 늙은 令監이 할멈을 아내로 맞으니
一一無棄背 ~ 一一이 버리거나 등돌릴 일 하나 없고
少婦嫁少夫 ~ 젊은 處子가 젊은 사내에게 媤집가니
兩兩相憐態 ~ 둘이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모양으로 산다.

(129) 寒山詩.
雍容美少年 ~ 의젓하고 氣品 있는 少年
博覽諸經史 ~ 經典과 歷史冊들을 넓게 읽었다.
盡號曰先生 ~ 모두가 先生이라 부르고
皆稱爲學士 ~ 사람들은 그를 學士라고 稱했다.
未能得官職 ~ 그러나 아직까지 官職도 얻지 못하고
不解秉耒耜 ~ 밭 갈기도 김매기도 할 줄 모른다.
冬披破布衫 ~ 겨울에도 떨어진 베옷을 입다니
蓋是書誤己 ~ 이것이 모두 冊이 몸을 亡친 것이리라.

(130) 寒山詩.
鳥語情不堪 ~ 새소리에 내 氣分 어쩌지 못해
其時臥草庵 ~ 그 時間을 풀 속 庵子에 누워있었다.
櫻桃紅爍爍 ~ 櫻桃는 익어 알알이 붉게 빛나고
楊柳正毿毿 ~ 버들은 이제 막 긴 가지 늘어졌다.
旭日銜靑嶂 ~ 솟아오르는 아침 햇살은 山을 품고
晴雲洗淥潭 ~ 맑은 구름 못 물 받아 얼굴을 씻는다.
誰知出塵俗 ~ 누가 알았을까, 世上을 벗어나
馭上寒山南 ~ 말 몰아 寒山 南쪽에 올라 살게 될 줄을.

(131) 寒山詩.
昨日何悠悠 ~ 지나버린 날들은 얼마나 아득한가
場中可憐許 ~ 생각하면 모두가 애틋한 일들이네.
上爲桃李徑 ~ 위에 가선 복사꽃 오얏꽃 사이로 길을 내고
下作蘭蓀渚 ~ 아래로 와선 물가에 蘭草와 菖蒲 심었지.
復有綺羅人 ~ 거기에 또 아름다운 女人이 있어
捨中翠毛羽 ~ 집안에서 翠毛羽 나부끼듯 했지.
相逢欲相喚 ~ 불러보고 싶은 맘 굴뚝같았지만
脈脈不能語 ~ 애태워 바라볼 뿐 말 못하고 말았지.

(132) 寒山詩.
丈夫莫守困 ~ 丈夫여, 困窮함을 固執하지 말고
無錢須經紀 ~ 돈 없어도 반드시 큰 뜻을 갖게.
養得一牸牛 ~ 암소 한 마리만 길러도
生得五犢子 ~ 새끼 다섯 마리는 얻을 것이고
犢子又生兒 ~ 새끼가 다시 새끼를 낳다 보면
積數無窮已 ~ 그 數가 자꾸 늘어 끝이 없으리.
寄語陶朱公 ~ 陶朱公 그대에게도 한마디 함세
富與君相似 ~ 내 財産도 그대 것 못지 않다네.

(133) 寒山詩.
之子何惶惶 ~ 그대는 무엇 때문에 허둥대는가
卜居須自審 ~ 집터를 잡을 때는 잘 생각해야 하네.
南方瘴癘多 ~ 南方은 風土病이 많은 곳이고
北地風霜甚 ~ 北쪽 땅은 바람서리 甚한 곳이네.
荒陬不可居 ~ 땅이 거칠면 살 수가 없고
毒川難可飮 ~ 물이 나쁘면 마실 수가 없네.
魂兮歸去來 ~ 魂이여, 이제 그만 돌아와
食我家園葚 ~ 우리 집 뽕밭에서 오디나 따 드시게.

(134) 寒山詩.
人生不滿百 ~ 기껏해야 百 年도 채 못 살면서
常懷千載憂 ~ 언제나 千 年 근심 품고 지내네.
自身病始可 ~ 自己 몸에 난 病 다 낫지도 않아
又爲子孫愁 ~ 더하여 子孫 아플 걱정을 하네.
下視禾根土 ~ 아래로는 벼의 뿌리를 보고
上看桑樹頭 ~ 위로는 뽕나무 우듬지를 보네.
秤錘落東海 ~ 東쪽 바다에서 떨어트린 저울추가
到底始知休 ~ 바닥에 닿고서야 비로소 쉴 것을 아네.

(135) 寒山詩.
世有一等流 ~ 世上에서 알아주는 一流라는 이가
悠悠似木頭 ~ 생각 없이 지내는 게 나무토막 같네.
出語無知解 ~ 말 꺼내면 無知가 드러나는데
云我百不憂 ~ 말로는 걱정 하나 없다고 하네.
問道道不會 ~ 道를 물으면 道에 對해 아는 게 없고
問佛佛不求 ~ 부처를 물어도 부처에게서 求한 것이 없네.
子細推尋著 ~ 이리보고 저리보고 살펴보았더니
茫然一場愁 ~ 멍청하기 한 무더기 근심덩어리네.

(136) 寒山詩.
董郞年少時 ~ 董郞은 그 나이 어려서부터
出入帝京裡 ~ 皇帝 사는 宮城을 드나들었네.
衫作嫩鵝黃 ~ 입은 옷은 새끼오리 털로 지었고
容儀畫相似 ~ 얼굴까지 잘생겨 그림 같았네.
常騎踏雪馬 ~ 언제나 말굽 흰 踏雪馬를 타고 다녀
拂拂紅塵起 ~ 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먼지 일었네.
觀者滿路傍 ~ 구경하는 사람들 길 메우고 서서
個是誰家子 ~ 뉘 집 아들이냐고 수군거렸다네.

(137) 寒山詩.
個是誰家子 ~ 저 아이가 누구네 子息이길래
爲人大被憎 ~ 사람들이 볼 때마다 밉다 말할까.
癡心常憤憤 ~ 어리석은 마음에 언제나 火만 내고
肉眼醉瞢瞢 ~ 두 눈은 술에 醉해 흐리멍덩하네.
見佛不禮佛 ~ 부처를 보아도 절할 줄 모르고
逢僧不施僧 ~ 스님을 만나도 쌀 한 톨 施主 않네.
唯知打大臠 ~ 오로지 아는 것은 고기 많이 먹는 것
除此百無能 ~ 그밖에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네.

(138) 寒山詩.
人以身爲本 ~ 사람은 몸을 그 根本으로 삼고
本以心爲柄 ~ 根本은 마음을 자루로 삼네.
本在心莫邪 ~ 마음이 삿되지 않아야 根本이 살고
心邪喪本命 ~ 마음이 삿되면 타고난 목숨을 잃네.
未能免此殃 ~ 이 災殃을 避하지 못하고서야
何言懶照鏡 ~ 거울 보는 걸 어떻게 게으르다 하랴.
不念金剛經 ~ 金剛經 가르침을 떠올리지 않으면
卻令菩薩病 ~ 及其也는 菩薩도 病이 나고 말지니.

(139) 寒山詩.
城北仲家翁 ~ 城 北쪽에 仲氏 老人 살고 있었는데
渠家多酒肉 ~ 그 집에는 언제나 술과 고기 많았네.
仲翁婦死時 ~ 마나님이 먼저 世上 떠났을 때는
弔客滿堂屋 ~ 問喪客이 온 집 안에 가득하더니
仲翁自身亡 ~ 仲氏 老人 當身이 죽었을 때는
能無一人哭 ~ 슬피 울어주는 이 하나 없었네.
吃他杯臠者 ~ 그에게서 술과 고기 얻어먹은 이들
何太冷心腹 ~ 어찌 그리 뱃속이 차기만 할까.

(140) 寒山詩.
下愚讀我詩 ~ 어리석은 사람들은 내 詩를 읽고
不解卻嗤誚 ~ 알지도 못하면서 辱하거나 웃을 것이고
中庸讀我詩 ~ 글 깨나 아는 이는 내 詩를 읽고
思量云甚要 ~ 깊이 생각한 뒤에 要緊하다 말할 테지만
上賢讀我詩 ~ 智慧로운 이들은 내 詩를 읽고
把著滿面笑 ~ 반가워서 얼굴 가득 웃음 번지리.
楊修見幼婦 ~ 그 옛적 楊修는 幼婦라는 碑文에서
一覽便知妙 ~ 단박에 妙라는 한 글字를 알아내지 않았던가.

(141) 寒山詩.
自有慳惜人 ~ 慾心 많고 吝嗇한 사람 있는데
我非慳惜輩 ~ 自己는 쩨쩨한 사람 아니라고 하네.
衣單爲舞穿 ~ 남의 잔칫집에서 홑옷으로 춤추고
酒盡緣歌啐 ~ 술이 바닥날 때까지 노래하며 마셔대네.
當取一腹飽 ~ 배터지게 먹을 만큼 먹고 나서는
莫令兩腳儽 ~ 두 다리 疲困할까 춤도 안 추네.
蓬蒿鑽髑髏 ~ 우부룩히 자란 쑥이 마른 骸骨 뒤덮고야
此日君應悔 ~ 그대 應當 잘못 산 걸 後悔하리라.

(142) 寒山詩.
我行經古墳 ~ 옛 사람 무덤을 지나가다가
淚盡嗟存沒 ~ 나고 죽는 것 歎息하며 눈물 흘렸네.
塚破壓黃腸 ~ 무덤이 무너져 겉 널을 누르고
棺穿露白骨 ~ 속 널도 부서져 白骨이 드러났네.
欹斜有甕甁 ~ 甁이며 甕器는 흩어져 있는데
掁撥無簪笏 ~ 簪과 笏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네.
風至攬其中 ~ 바람이 와 墓地 안을 휘젓고 가자
灰塵亂紛紛 ~ 無常한 먼지 일어 어지러이 날리네.

(143) 寒山詩.
夕陽赫西山 ~ 지는 해 西山을 붉게 물들이니
草木光曄曄 ~ 草木들 한층 더 茂盛해 보이고
復有朦朧處 ~ 빛발이 닿지 않는 으슥한 곳엔
松蘿相連接 ~ 나무 감은 덩굴이 맞닿아 있네.
此中多伏虎 ~ 이곳에 호랑이 여러 마리 있어
見我奮迅鬣 ~ 나 보면 갈기 세워 달려들겠지.
手中無寸刃 ~ 작은 칼 한 個도 든 게 없는데
爭不懼懾懾 ~ 어떻게 두렵잖다 할 수 있으리.

(144) 寒山詩.
出身旣擾擾 ~ 어울리는 삶이 奔走해지는 것은
世事非一狀 ~ 世上 일 어느 것도 같지 않아서네.
未能捨流俗 ~ 사람들 하는 것을 버려두지 못하면
所以相追訪 ~ 서로間에 誤感이 생기고 마네.
昨吊徐五死 ~ 어제는 徐五가 죽어 弔問하고 왔고
今送劉三葬 ~ 오늘도 劉三이를 땅에 묻어 보냈네.
日日不得閒 ~ 어느 하루 恨暇한 때 낼 수 없으니
爲此心淒愴 ~ 이 때문에 마음까지 슬퍼지고 마네.

(145) 寒山詩.
有樂且須樂 ~ 즐거운 일 있거든 마땅히 즐겨야 하나니
時哉不可失 ~ 때라는 것은 잃어서는 안 되는 것이네.
雖云一百年 ~ 말로는 비록 百 年을 산다 해도
豈滿三萬日 ~ 어떻게 三萬 날을 채울 수가 있겠는가.
寄世是須臾 ~ 世上에 기대 사는 날 暫깐뿐이니
論錢莫啾唧 ~ 돈에 對해 이러니 저러니 말할 것 없네.
孝經末後章 ~ 孝經의 맨 마지막 喪親章에는
委曲陳情畢 ~ 죽은 뒤에 해야 할 일 다 말해두었네.

(146) 寒山詩.
獨坐常忽忽 ~ 혼자 앉아있을 때도 언제나 허둥지둥
情懷何悠悠 ~ 가슴 속에 품은 생각 어찌 그리 많은가.
山腰雲漫漫 ~ 山허리 두른 구름 느긋하게 흐르는데
谷口風颼颼 ~ 골짜기 어귀에는 바람소리 바쁘네.
猿來樹嫋嫋 ~ 잔나비는 나무에 올라 꾁꾁거리고
鳥入林啾啾 ~ 새들은 숲에 들어 짹짹거리네.
時催鬢颯颯 ~ 時間에 쫓긴 머리칼은 色 바래가고
歲盡老惆惆 ~ 歲月 다한 얼굴에는 주름만 깊어졌네.

(147) 寒山詩.
一人好頭肚 ~ 才幹이 뛰어난 한 사람 있어
六藝盡皆通 ~ 여섯 가지 재주에 모두 能했네.
南見驅歸北 ~ 南으로 가는가 하면 北쪽으로 내달리고
西風趁向東 ~ 西쪽 바람 따르다가 東쪽으로 向하네.
長漂如泛萍 ~ 오랫동안 떠돌기 물에 뜬 浮萍草 같고
不息似飛蓬 ~ 쉼 없이 고단하기 날리는 蓬草 같네.
問是何等色 ~ 묻나니 이 사람이 누구인가
姓貧名曰窮 ~ 姓은 貧 이름은 窮, 貧窮이라 하네.

(148) 寒山詩.
他賢君卽受 ~ 다른 사람이 어질면 받아들이고
不賢君莫與 ~ 어질지 않거든 함께 하지 말게.
君賢他見容 ~ 그대가 어질면 그가 보고 容納하겠지만
不賢他亦拒 ~ 어질지 않으면 그 亦是 물리칠 것이네.
嘉善矜不能 ~ 잘하는 이 稱讚하고 못하는 이 도와주면
仁徒方得所 ~ 어진 이로서 얻는 바가 있을 것이네.
勸逐子張言 ~ 勸하나니 子張이 했던 말을 따르고
抛卻卜商語 ~ 子夏가 했던 말은 버려버리시게.

(149) 寒山詩.
俗薄眞成薄 ~ 世上 人心 正말로 野薄하구나
人心個不同 ~ 사람 맘이 저마다 다르거니와
殷翁笑柳老 ~ 殷氏네는 柳氏네를 비웃고
柳老笑殷翁 ~ 柳氏네는 殷氏네를 嘲弄하는구나.
何故兩相笑 ~ 어째서 두 사람이 서로 비웃겠는가
俱行譣詖中 ~ 둘 모두 비뚤어진 생각 가져 그렇네.
裝車競嵽嵲 ~ 수레를 몰면서 거친 길에서 다투면
翻載各瀧涷 ~ 실은 짐을 엎거나 함께 물에 빠진다네.

(150) 寒山詩.
是我有錢日 ~ 以前에 내게 돈이 있었을 때는
恆爲汝貸將 ~ 네가 願하면 언제라도 꾸어주었지.
汝今旣飽暖 ~ 너 이제 배부르고 등 따뜻해졌는데
見我不分張 ~ 나를 보고도 나눠줄 줄 모르는구나.
須憶汝欲得 ~ 잊지 마라 그때 네가 얻으려고 했던 것이
似我今承望 ~ 只今 내가 바라는 것과 닮았던 것을.
有無更代事 ~ 돈이란 돌고 돌아 있다가도 없는 것
勸汝熟思量 ~ 너에게 勸하나니 깊이 생각해보기를.

(151) 寒山詩.
人生一百年 ~ 사람이 사는 것은 길어야 百 年이고
佛說十二部 ~ 부처님 가르침은 十二 經 안에 있네.
慈悲如野鹿 ~ 慈悲로운 마음은 어미사슴 같고
瞋忿似家狗 ~ 火내는 건 집 지키는 개를 닮았네.
家狗趁不去 ~ 짖는 개는 꾸짖어 쫓아내기 어렵고
野鹿常好走 ~ 들사슴은 사람 보면 놀라 달아나네.
欲伏獼猴心 ~ 날뛰는 원숭이 마음 가라앉히려면
須聽獅子吼 ~ 모름지기 부처님 말씀 배워야 하리.

(152) 寒山詩.
敎汝數般事 ~ 그대에게 몇 가지 가르쳐주려네
思量知我賢 ~ 생각해보면 내 智慧를 알게 되리니.
極貧忍賣屋 ~ 至毒하게 가난해도 집 파는 건 참고
才富須買田 ~ 돈이 조금 생기거든 밭을 사들이게.
空腹不得走 ~ 뱃속이 비었을 때는 달리지 말고
枕頭須莫眠 ~ 베개를 베고서는 잠들지 말게.
此言期衆見 ~ 이 말은 여러 사람이 볼 수 있도록
掛在日東邊 ~ 해가 뜨는 東쪽에 걸어두게나.

(153) 寒山詩.
寒山多幽奇 ~ 寒山은 몹시 깊고 險해서
登者皆항懾 ~ 오르려는 이들이 두려워하네.
月照水澄澄 ~ 달 비치면 물이 달처럼 맑고
風吹草獵獵 ~ 바람 불면 풀잎이 바람처럼 흔들리네.
凋梅雪作花 ~ 시든 梅花 등걸에는 눈 내려 꽃이 피고
杌木雲充葉 ~ 가지 없는 나무에 구름 잎이 달리네.
觸雨轉鮮靈 ~ 비 오면 더더욱 산뜻하고 神靈스러워지지만
非晴不可涉 ~ 개이지 않으면 오를 수가 없다네.

(154) 寒山詩.
有樹先林生 ~ 숲보다 먼저 생긴 나무 있었는데
計年逾一倍 ~ 年數를 따져보면 숲보다 배는 되었네.
根遭陵谷變 ~ 뿌리는 언덕이 골짜기 되는 變을 當하고
葉被風霜改 ~ 나뭇잎은 비바람 이슬서리에 시들었다네.
鹹笑外凋零 ~ 世上은 바깥에 보이는 시든 것을 비웃지만
不憐內文采 ~ 안에 있는 아름다운 무늬는 사랑할 줄 모르네.
皮膚脫落盡 ~ 껍질은 남김없이 떨어져나갔지만
唯有貞實在 ~ 但 하나 眞實된 것 남아있다네.

(155) 寒山詩.
寒山有裸蟲 ~ 寒山에 벌거벗은 벌레 있는데
身白而頭黑 ~ 몸뚱이는 하얗고 머리는 까맣다네.
手把兩卷書 ~ 손에는 冊 두 卷을 들고 다니는데
一道將一德 ~ 한 卷은 道요 또 한 卷은 德이라네.
住不安釜竈 ~ 집에는 부뚜막 같은 것 만들어두지 않았고
行不繼衣裓 ~ 나갈 때도 옷 따위에 神經 쓰지 않는다네.
常持智慧劍 ~ 언제나 智慧의 劍 갖고 있기로
擬破煩惱賊 ~ 煩惱 盜賊 깨트리기 일도 아니라네.

(156) 寒山詩.
有人畏白首 ~ 어떤 사람 흰머리를 무서워하고
不肯捨朱紱 ~ 붉은色 印끈을 버리려 하지 않네.
採藥空求仙 ~ 藥을 캐서 부질없이 神仙되기 바라느라
根苗亂挑掘 ~ 뿌리와 여린 싹까지 남김없이 파버리네.
數年無效驗 ~ 몇 年 동안 해봤지만 재미보지 못하고
癡意瞋怫郁 ~ 어리석게 火를 내며 속傷해하네.
獵師披袈裟 ~ 사냥꾼이 袈裟를 입으려 하다니
元非汝使物 ~ 元來부터 그것은 그대가 쓸 게 아니었네.

(157) 寒山詩.
昔時可可貧 ~ 前에는 가난이 대수롭지 않더니
今朝最貧凍 ~ 지금은 춥고 배고파 죽을 地境이네.
作事不諧和 ~ 벌이는 일은 되는 것이 없고
觸途成倥傯 ~ 여기저기 생기는 건 바쁜 일이네.
行泥屢腳屈 ~ 진흙 길을 걸으면 발을 삐게 되고
坐社頻腹痛 ~ 잔칫집에 앉다 보면 배탈이 나네.
失卻斑貓兒 ~ 點박이 고양이가 어디 갔기에
老鼠圍飯甕 ~ 밥그릇 앞에 늙은 쥐들 둘러있는고.

(158) 寒山詩.
我見世間人 ~ 내 보기에 바깥世上 사는 사람들
堂堂好儀相 ~ 생긴 것 멀쩡하여 堂堂하구나.
不報父母恩 ~ 그런데도 父母 恩惠 갚지 못하니
方寸底模樣 ~ 마음이 어찌해서 그 모양인가.
欠負他人錢 ~ 남의 돈 꾸어 쓰고 갚지 않다가
蹄穿始惆悵 ~ 발굽 뚫리고서야 비로소 슬퍼하네.
個個惜妻兒 ~ 저마다 마누라와 子息들만 챙기고
爺娘不供養 ~ 아버지 어머니는 모시지 않네.
兄弟似冤家 ~ 兄弟를 怨讐네 對하듯 하느라
心中長悵怏 ~ 마음속에 오래도록 怨望 쌓고 사네.
憶昔少年時 ~ 그 옛날 어렸을 때 생각해 보면
求神願成長 ~ 잘 자라라 하늘에 바랐을 텐데.
今爲不孝子 ~ 至今 되어 있는 게 不孝子라니
世間多此樣 ~ 世上에 이런 일 드물지 않네.
買肉自家噇 ~ 고기를 사다가 저희끼리 먹고 나서
抹觜道我暢 ~ 주둥이 훔치면서 맛 좋다고 하네.
自逞說嘍囉 ~ 스스로 잘났다고 지껄여대지만
聰明無益當 ~ 그 聰明함 이로울 게 없는 것이고
牛頭努目瞋 ~ 地獄 獄卒 눈 부라리며 火를 낼 때야
出去始時晌 ~ 그때야 비로소 때가 된 걸 알고
擇佛燒好香 ~ 부처를 골라서 좋은 香 사르고
揀僧歸供養 ~ 스님을 가려서 供養을 하네.
羅漢門前乞 ~ 阿羅漢이 門 앞에서 乞食을 하다
(★ 阿羅漢 ~: 小乘佛敎에서, 佛弟者 中에 煩惱를 끊어 더 닦을 것이 없으므로 마땅히 供養을 받을 만한 德을 갖춘 사람을 이르는 말)
趁卻閒和尙 ~ 일 않는 沙門이라 내침을 當했나니
不悟無爲人 ~ 無爲의 眞人을 알아보지 못했구나.
從來無相狀 ~ 元來부터 닮은 것은 하나도 없었나니
封疏請名僧 ~ 임금께 글 올려 이름난 스님 모셔놓고
儭錢兩三樣 ~ 보시랍시고 한다는 게 두 세 兩이네.
雲光好法師 ~ 梁나라 武帝 때 雲光이란 法師가
安角在頭上 ~ 어쩌다가 머리 위에 뿔이 났겠는가.
汝無平等心 ~ 그대에게 平等한 마음 없으면
聖賢俱不降 ~ 聖人도 賢人도 함께 오지 않네.
凡聖皆混然 ~ 凡人과 聖人이 모두 함께 있나니
勸君休取相 ~ 그대여 겉모습으로 相을 갖지 말게.
我法妙難思 ~ 우리 法은 微妙하고 생각 못할 것이어서
天龍盡回向 ~ 하늘의 龍들까지 모두가 돌아오네.

(159) 寒山詩.
我今稽首禮 ~ 내가 지금 머리 조아려 禮 드리는 분
無上法中王 ~ 가장 높으신 분 諸法의 王이시네.
慈悲大喜舍 ~ 네 가지 無量한 마음 가진 큰 菩薩
名稱滿十方 ~ 그 이름 十方에 가득하시네.
衆生作依怙 ~ 衆生이 굳게 믿어 依支할 것은
智慧身金剛 ~ 못 깨트릴 煩惱 없는 金剛 智慧라네.
頂禮無所著 ~ 執着하는 바 없이 온몸 던져 禮 드리니
我師大法王 ~ 나의 스승 크나큰 法王이시네.

(160) 寒山詩.
可貴天然物 ~ 本디 생긴 그대로 所重하고 貴한 것
獨一無伴侶 ~ 이 世上에 아무것도 짝할 수 없는 것.
覓他不可見 ~ 찾아내려 해보지만 볼 수가 없고
出入無門戶 ~ 窓이나 門 없어도 드나드는 것.
促之在方寸 ~ 작게는 마음 안에 있기도 하고
延之一切處 ~ 크게는 이 世上을 채우고도 남는 것.
爾若不信受 ~ 그대 萬若 안 믿거나 받아들이지 않으면
相逢不相遇 ~ 만났어도 보았다고 할 수 없는 것.

(161) 寒山詩.
余家有一窟 ~ 우리 집에 窟이 하나 있는데
窟中無一物 ~ 그 안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네.
淨潔空堂堂 ~ 淨潔하고 비어 있어 버젓하고 堂堂하며
光華明日月 ~ 고운 빛 밝기도 해라 해와 달과 같네.
蔬食養微軀 ~ 便便찮은 먹거리로 볼품없는 몸 돌보고
布裘遮幻質 ~ 베옷과 털옷으로 오래 못 갈 몸 가리네.
任你千聖現 ~ 그대가 비록 千聖萬佛을 보았을지 모르나
我有天眞佛 ~ 내 안에는 萬古의 眞理 法身佛이 있네.

(162) 寒山詩.
男兒大丈夫 ~ 이 世上 大丈夫로 태어났거든
作事莫莽滷 ~ 일하면서 건성건성 넘어가지 말게.
勁挺鉄石心 ~ 단단하고 굳세기 鐵石 같은 마음으로
直取菩提路 ~ 智慧의 한 길로 바로 나아가게
邪路不用行 ~ 그릇된 다른 길 갈 必要 없네.
行之枉辛苦 ~ 가봤자 헛苦生만 하고 말 테니
不要求佛果 ~ 부처가 되겠다는 바람 갖지 말고
識取心王主 ~ 自己 마음 바로 알아 主人이 되게.

(163) 寒山詩.
粵自居寒山 ~ 스스로 寒山에 들어와 지낸 것이
曾經幾萬載 ~ 빠르기도 해라 몇 萬 年은 된 듯하네.
任運遁林泉 ~ 될 대로 되라지 自然 속에 숨어들어
棲遲觀自在 ~ 느릿느릿 노닐며 自在롭게 보네.
寒巖人不到 ~ 寒巖은 사람들 찾아오지 않고
白雲常靉靆 ~ 구름 많아 언제나 어두컴컴하네.
細草作臥褥 ~ 풀 있으면 요 삼아 아무데나 드러눕고
靑天爲被蓋 ~ 개인 날은 하늘을 이불 삼아 덮네.
快活枕石頭 ~ 즐거운 마음으로 돌베개 베고 나면
天地任變改 ~ 나 없어도 世上天地 알아서 돌아가네.

(164) 寒山詩.
可重是寒山 ~ 깊고도 險해라 이곳 寒山은
白雲常自閒 ~ 흰구름 언제나 스스로 閑暇롭네.
猿啼暢道內 ~ 원숭이 길에 나와 꽥꽥거리고
虎嘯出人間 ~ 호랑이 울음소리 가까이서 듣네.
獨步石可履 ~ 혼자 가는 바위길 걸을 만하고
孤吟籐好攀 ~ 콧노래 흥얼대며 藤덩굴 잡고 오르네.
松風淸颯颯 ~ 맑은 솔바람에 땀을 식히고
鳥語聲關關 ~ 새들의 노랫소리에 귀를 맑히네.

(165) 寒山詩.
儂家暫下山 ~ 나 寒山子가 暫時 山에서 내려가
入到城隍裡 ~ 사람 많은 城안에 들어갔네.
逢見一群女 ~ 한 무리의 女子들을 만나 보았는데
端正容貌美 ~ 端正하고도 容貌 또한 아름답네.
頭戴蜀樣花 ~ 머리에는 蜀나라 式으로 꽃을 꽂고
燕脂塗粉膩 ~ 얼굴에는 臙脂찍고 매끄러운 粉 발랐네. (膩. 기름질 니)
金釧鏤銀朶 ~ 金팔찌에는 銀으로 꽃무늬를 새기고
羅衣緋紅紫 ~ 緋緞 옷은 붉은빛과 보랏빛이 도네.
朱顔類神仙 ~ 血色 좋은 얼굴은 神仙의 낯빛이고
香帶氛氳氣 ~ 香을 감은 띠에서는 짙은 香氣 풍기네.
時人皆顧昐 ~ 거기 있던 사람들 모두 되돌아 보는데
愛癡染心意 ~ 그 마음 愛辱과 어리석음으로 물들었네.
謂言世無雙 ~ 世上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말하면서
魂影隨他去 ~ 넋이 나간 모양으로 그女들을 따라가네.
狗齩枯骨頭 ~ 마른 뼈다귀를 깨물어 씹던 개가
虛自舐脣齒 ~ 부질없이 제 입술과 이빨을 햝는 것 같네.
不解返思量 ~ 생각하여 헤아려서 돌이키지 못한다면
與畜何曾異 ~ 家畜과 어찌 다르겠는가.
今成白髮婆 ~ 今方이라도 머리털이 하얗게 센 할머니가 된다면
老陋若精魅 ~ 늙고 볼품없어서 妖傀 같을 것이네.
無始由狗心 ~ 처음 비롯한 곳이없는 짐승의 마음으로 말미암아
不超解脫地 ~ 解脫의 땅으로 뛰어넘지 못하네.

(166) 寒山詩.
閑游華頂上 ~ 閑暇이 天台山 봉우리에 올라보니
日朗盡光輝 ~ 하늘은 맑고 햇살은 눈부시네.
四顧晴空里 ~ 東西南北 끝없이 펼쳐진 하늘에
白雲同鶴飛 ~ 鶴 몇 마리 흰구름과 함께 날아가네.

(167) 寒山詩.
世有多事人 ~ 어떤 사람이 하고 싶은 일 대단히 많고
廣學諸知見 ~ 이것저것 많이 배워 모르는게 없네.
不識本眞性 ~ 그런데도 참된 佛性 알지 못하고
與道轉懸遠 ~ 깨달음의 길로부터 떨어져 사네.
若能明實相 ~ 제 마음속 實相을 알게 된다면
豈用陳虛願 ~ 空然한 바람을 말할 게 무엇인가.
一念了自心 ~ 한 맘으로 내 안의 佛性 바로 본다면
開佛之知見 ~ 부처님의 밝은 智慧 얻을 수 있네.

(168) 寒山詩.
寒山有一宅 ~ 寒山이 사는 寒山에 집 한 채 있는데
宅中無欄隔 ~ 그 집에는 欄干이나 칸막이가 없고
六門左右通 ~ 여섯 個의 門은 이리저리 通해서
堂中見天碧 ~ 房 안에 누워 그대로 하늘을 보네.
房房虛索索 ~ 房이라고 하지만 비어있고 허름해서
東壁打西壁 ~ 한쪽 壁이 다른 쪽 壁을 칠 것만 같고
其中一物無 ~ 房 안에는 아무것도 갖춰진 게 없어서
免被人來惜 ~ 누가 다녀간다 해도 아쉬울 게 없네.
寒到燒軟火 ~ 추워지면 밥 짓는 불이나 때고
饑來煮菜吃 ~ 배고파도 나물이나 삶아서 먹네.
不學田舍翁 ~ 배움 없이 나이든 農夫로
廣置牛莊宅 ~ 農事짓고 소 치면서 큰집에서 사는 게지.
盡作地獄業 ~ 惡業이란 惡業 모두 짓고서
一入何曾極 ~ 地獄에서 그 괴로움 어찌 견디려나.
好好善思量 ~ 부디부디 잘 생각해 보시게나
思量知軌則 ~ 생각해보면 法이란 걸 알게 될 테니.

(169) 寒山詩.
閑自訪高僧 ~ 寒山 스스로 高僧(善智識)을 찾아 뵈었는데
烟山萬萬層 ~ 안개구름 萬 겹이라 길은 잘 보이지 않았네.
師親指歸路 ~ 스승께서 몸소 가야 할 길 가리켜주시는데
月掛一輪燈 ~ 둥근 달이 燈불처럼 높다랗게 걸려 있네.

(170) 寒山詩.
一自遁寒山 ~ 스스로 寒山에 隱遁의 터 잡은 뒤로
養命餐山果 ~ 山果 따먹으며 안과 밖을 닦았네.
平生何所憂 ~ 내 平生 근심할 게 무엇이겠는가
此世隨緣過 ~ 이 生을 善業 지으며 지낼 터인데.
日月如逝川 ~ 歲月은 흐르는 물처럼 가고
光陰石中火 ~ 一生은 부싯돌의 불꽃처럼 짧네.
任你天地移 ~ 天地의 調和야 어찌되든 버려두고
我暢巖中坐 ~ 나는 맘껏 바위山에 숨어 살려네.

(171) 寒山詩.
我見世間人 ~ 世上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茫茫走路塵 ~ 아득하고 沈沈한 길을 가고 있네.
不知此中事 ~ 世上에 나와 해야 할 일 모르고서야
將何爲去津 ~ 무엇으로 彼岸의 땅으로 건너가겠나.
榮華能幾日 ~ 아름답고 보기 좋은 날 길게 못 가고
眷屬片時親 ~ 피붙이와 사는 것도 한때뿐이네.
縱有千斤金 ~ 千 斤의 金을 갖고 살아가느니
不如林下貧 ~ 차라리 숲 속에서 가난하게 살려네.

(172) 寒山詩.
自聞梁朝日 ~ 梁武帝 때 일들을 들어봤더니
四依諸賢士 ~ 賢士들 四依지처 따랐다 하네.
寶志萬回師 ~ 寶志和尙과 萬回師
四仙傅大士 ~ 四仙과 傅大士 모두
顯揚一代敎 ~ 부처님 平生의 가르침을 讚美하며
作時如來使 ~ 如來 말씀 傳하는 善知識이 되었네.
造建僧伽藍 ~ 修行과 傳法 爲해 道場 세우고
信心歸佛理 ~ 信心으로 부처님 가르침에 歸依하였네.
雖乃得如斯 ~ 그러나 이렇듯 얻는 것이 있다 해도
有爲多患累 ~ 지어냄이 있다면 憂患이 늘어나고
與道殊懸遠 ~ 道에서는 그만큼 멀어지게 되며
折西補東爾 ~ 西쪽을 잘라 東쪽에 보태는 貌樣이 되네.
不達無爲功 ~ 無爲의 功德에 이르지 않고서는
損多益少利 ~ 잃는 것 많고 利로운 것은 적을 것이네.
有聲而無形 ~ 소리는 있으되 形體가 없는 것
至今何處去 ~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디로 갔는가.

(173) 寒山詩.
吁嗟貧復病 ~ 가난도 모자라 病까지 生기더니
爲人絶友親 ~ 벗들과 親戚과도 모두 消息 끊겼네.
甕裏長無飯 ~ 쌀독은 오래 前에 바닥을 드러내고
甑中屢生塵 ~ 시루에는 차곡차곡 먼지 쌓이네.
蓬庵不免雨 ~ 허름해진 띠집은 비바람 못 避하고
漏榻劣容身 ~ 病든 몸 누인 자리에도 물이 떨어지네.
莫怪今憔悴 ~ 그래도 이生의 가난과 病은 怪異할 것 없네
多愁定損人 ~ 근심이 늘어서야 利로울 게 없을 테니.

(174) 寒山詩.
養女畏太多 ~ 딸아이 여럿 기르는 게 두려운 일이나
已生須訓誘 ~ 생겨난 아이는 꼭 가르쳐야 하네.
捺頭遺小心 ~ 드세지 않게 하고 操心性 기르고
鞭背令緘口 ~ 매를 때려서라도 말 없게 해야 하네.
未解乘機杼 ~ 베틀에 올라 북 놀리지 못하면
那堪事箕帚 ~ 집안의 雜일이라도 시켜야 하네.
張婆語驢驅 ~ 드센 老婆는 나귀라도 달리게 하니
汝大不如母 ~ 그대는 자라거든 어미 닮지 말게.

(175) 寒山詩.
秉志不可卷 ~ 품은 뜻은 함부로 거둘 수 없고
須知我匪席 ~ 나는 폈다가 개는 멍석이 아니네.
浪造山林中 ~ 山中에서 風浪이 일어난다 해도
獨臥盤陀石 ~ 나는 홀로 바위위에 누워 있으려네.
辯士來勸余 ~ 말솜씨 좋은 이가 내게 와서 勸하길
速令受金璧 ~ 富貴의 꿈 이룰 벼슬 받아들이라고.
鑿牆植蓬蒿 ~ 담장을 허물어 들풀을 심는 일일테니
若此非有益 ~ 그렇게 되어서는 아무런 利益이 없다.

(176) 寒山詩.
以我棲遲處 ~ 내가 머물러 사는 곳으로 말하자면
幽深難可論 ~ 깊고도 고요하여 말로 하기 어렵네.
無風蘿自動 ~ 바람이 없는데 담쟁이덩굴 흔들리고
不霧竹長昏 ~ 안개 끼지 않아도 대밭은 늘 沈沈하네.
澗水緣誰咽 ~ 溪谷을 흐르는 물은 흐느끼며 흐르고
山雲忽自屯 ~ 山들은 瞬息間에 구름 속으로 사라지네.
午時庵內坐 ~ 한낮에 草幕에 들어 坐禪에 들면
始覺日頭暾 ~ 밤 가는 줄 모르고 해 뜨는 걸 보네.

(177) 寒山詩.
憶昔遇逢處 ~ 꿈을 꾸듯 옛날 일을 생각해 보니
人間逐勝游 ~ 사람들과 어울려 다니며 좋은 景致 즐겼네.
樂山登萬仞 ~ 樂山에 가서는 萬丈 높이 山을 오르고
愛水泛千舟 ~ 물 좋아해 千 江에 배를 띄워 놀았네.
送客琵琶谷 ~ 琵琶켜고 노래하며 길 떠나는 벗 보내고
携琴鸚鵡洲 ~ 七絃琴 뜯고 술 마시며 鸚鵡洲에서 놀았네.
焉知松樹下 ~ 돈 많고 젊었을 때야 어찌 알았겠는가
抱膝冷颼颼 ~ 소나무 밑에서 무릎 끼고 추워할 날 있을 줄을.

(178) 寒山詩.
報汝修道者 ~ 그대에게 알려주리라 修道하는 이여
進求虛勞神 ~ 渴望을 움켜쥐려고 헛된 힘 쓰지 말게.
人有精靈物 ~ 사람은 누구나 神靈한 氣運 가졌으나
無字復無文 ~ 글字로도 못쓰고 文章으로도 적지 못하네.
呼時歷歷應 ~ 부를 때 마다 分明히 對答은 하겠지만
隱處不居存 ~ 숨어 있는 곳은 찾아내지 못할 것이네.
叮嚀善保護 ~ 그대에게 하는 當付 잘 지키고 간직해서
勿令有點痕 ~ 한 點의 欠도 생기지 않게 하라는 것이네.

(179) 寒山詩.
去年春鳥鳴 ~ 昨年 봄 새 울 때
此時思弟兄 ~ 兄弟들 생각나더니
今年秋菊爛 ~ 菊花 滿發한 올 가을에는
此時思發生 ~ 世上에 나올 때를 생각하게 하네.
綠水千場咽 ~ 푸른 물은 굽이쳐 흐르며 울음 吐하고
黃雲四面平 ~ 黃昏에 물든 구름 四方에 가득하네.
哀哉百年內 ~ 슬프다 한平生 百 年도 못 사는데
腸斷憶咸京 ~ 咸陽을 떠올리며 애닲아하다니.

(180) 寒山詩.
多少天台人 ~ 天台山에 사람들 많고 많지만
不識寒山子 ~ 寒山子에 對해서 알지 못하고
莫知眞意度 ~ 寒山子 속마음도 아는 게 없으며
唤作閒言語 ~ 그러면서 쓸데없는 소리라고 하네.

(181) 寒山詩.
一住寒山萬事休 ~ 寒山에 들어와서 모든 것 내려놓아
更無雜念掛心頭 ~ 더는 마음에 걸릴 雜念이 없네.
閑于石壁題詩句 ~ 閑暇로이 바위 위에 詩 몇 줄 써보며
任運還同不繫舟 ~ 매이지 않은 배처럼 내 맘대로 떠다니네.

(182) 寒山詩.
可惜百年屋 ~ 슬프다 잘 가야 百 年 가는 집
左倒右復傾 ~ 左右로 쓰러지고 기울었구나.
墻壁分散盡 ~ 담과 壁은 흩어져 形體도 없고
木植亂差橫 ~ 나무들도 어지러이 엉켜있구나.
磚瓦片片落 ~ 壁돌과 기와는 조각조각 떨어지고
朽爛不堪停 ~ 낡고 썩어가는 것을 쉬지 않으니
狂風吹驀塌 ~ 사나운 바람 불어 脈없이 쓰러지면
再竪卒難成 ~ 다시는 일으켜 세우기 어렵겠구나.

(183) 寒山詩.
精神殊爽爽 ~ 생각은 남달리 시원시원하고
形貌極堂堂 ~ 생긴 것도 누구보다 堂堂 하다네.
能射穿七札 ~ 활을 쏘면 일곱 겹 甲옷을 뚫고
讀書覽五行 ~ 仁義禮智信 五行을 두루 읽었네.
經眠虎頭枕 ~ 잠 잘 때는 貴人의 베개를 베고
昔坐象牙床 ~ 일어나 앉는 곳은 象牙寢床이네.
若無阿堵物 ~ 그런 그가 手中에 돈이 없으면
不啻冷如霜 ~ 차디찬 죽은 몸과 다를 것이 없네.

(184) 寒山詩.
笑我田舍兒 ~ 農夫의 아들이라고 나를 비웃고
頭頰底縶澀 ~ 뺨에 고삐 매어둔 듯 말도 더듬네.
巾子未曾高 ~ 頭巾은 아직 높이 써 본 적 없고
腰帶長時急 ~ 오랫동안 허리띠 졸라 매며 살았네.
非是不及時 ~ 科擧에 落榜하면 實力 탓이 아니라
無錢趁不及 ~ 돈 없어 떨어진 것이라고 怨望을 하네.
一日有錢財 ~ 하루라도 돈과 財物 가진게 있으면
浮圖頂上立 ~ 塔의 맨 꼭대기에 이름을 올릴 수 있네.

(185) 寒山詩.
買肉血活活 ~ 고기를 사면 피가 줄줄 흐르고
買魚跳鱍鱍 ~ 生鮮을 사면 살아서 팔딱 거리네.
君身招罪累 ~ 그대는 몸 爲해 罪를 짓고 있는데
妻子成快活 ~ 妻子息은 뭘 모르고 좋아라하네.
才死渠便嫁 ~ 그대가 죽으면 그 女는 媤집 갈 테고
他人誰敢遏 ~ 다른 사람은 누구도 막지 못 할 것이네.
一朝如破床 ~ 하루 아침에 寢狀을 박살 내버리듯
兩個當頭脫 ~ 殺生과 舍陰 두 가지 그만 두시게나.

(186) 寒山詩.
客難寒山子 ~ 사람들이 寒山子 만나기를 꺼려하고
君詩無道理 ~ 寒山의 詩俗에는 道理가 없다 하네.
吾觀乎古人 ~ 내가 본 옛사람들 사는 모습에서는
貧賤不爲恥 ~ 가난과 賤한 身分 부끄러움 아니었네.
應之笑此言 ~ 이런 말 들으면 비웃기나 하고
談何疏闊矣 ~ 잘못한 게 뭐냐는 말이나 하네.
願君似今日 ~ 요새 들어 그대가 願하는 것은
錢是急事爾 ~ 돈밖에 아무것도 없는 것 같네.

(187) 寒山詩.
從生不往來 ~ 生은 오거나 가는 것이 아니고
至死無仁義 ~ 죽음에도 어짊이나 義로움은 없네.
言旣有枝葉 ~ 말이란 이미 副次的인 것이고
心懷便險詖 ~ 마음은 邪惡하고 바르지 못하네.
若其開小道 ~ 萬若에 작은 길을 열어가게 되면
緣此生大僞 ~ 이 番 生의 因緣은 큰 거짓이 되리.
詐說造雲梯 ~ 하늘 오를 길 만든다 거짓을 말하면
削之成棘刺 ~ 그것이 깎여 가시나무 가시가 되리.

(188) 寒山詩.
一甁鑄金成 ~ 甁 하나는 쇠를 부어 만든 것이고
一甁埏泥出 ~ 또 하나는 진흙 이겨 만든 것이네.
二甁任君看 ~ 그대가 보기에 이 둘 가운데
那個甁牢實 ~ 어떤 것이 튼튼하고 오래 가겠는가.
欲知甁有二 ~ 알고 싶은 甁이 두 個인 만큼
須知業非一 ~ 業이 하나 아닌 것을 알아야하네.
將此驗生因 ~ 이 生이 다음 生의 바탕 되는 것이니
修行在今日 ~ 닦고 行하는 것이야말로 오늘 일이네.

(189) 寒山詩.
摧殘荒草廬 ~ 부서지고 荒廢한 草家집에서
其中烟火蔚 ~ 불이 나 煙氣가 자욱하였네.
借問群小兒 ~ 안에 있는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네
生來凡幾日 ~ 이집에서 얼마나 살았느냐고?
門外有三車 ~ 門밖에 수레를 셋이나 대놓고
迎之不肯出 ~ 아이들을 불러내도 나오려 하지않네.
飽食腹膨脝 ~ 잘 먹어서 배가 불러 다른 뜻 없으니
個是痴頑物 ~ 모두가 어리석고 固執 센 이 들이네.

(190) 寒山詩.
有身與無身 ~ 살로 된 몸과 참 性品의 몸
是我復非我 ~ 나인가 하지만 내가 아니네.
如此審思量 ~ 이와 같이 깊이 헤아리고서
遷延倚岩坐 ~ 閑暇로이 거닐어 바위 위에 앉네.
足間靑草生 ~ 발밑에서는 푸른 풀이 돋아나고
頂上紅塵墮 ~ 머리 위에서는 티끌이 떨어지네.
已見俗中人 ~ 내가 본 俗世의 여러 사람들
靈床施酒果 ~ 祭祀床에 올려 진 술과 과일 뿐이네.

(191) 寒山詩.
昨見河邊樹 ~ 어저께 물가에서 나무를 보았는데
摧殘不可論 ~ 꺾이고 부러진 꼴 말로하기 어려웠네.
二三餘干在 ~ 남아있는 줄기라고는 겨우 두 세 個
千萬斧刀痕 ~ 도끼자국 칼자국 셀 수 없었네.
霜惆萎疏葉 ~ 서리에 시들어 버린 잎들은 듬성듬성하고
波冲枯朽根 ~ 주름지고 속빈 뿌리는 썩어버렸네.
生處當如此 ~ 우리 사는 이곳이 이와 같은데
何用怨乾坤 ~ 하늘과 땅 怨望한들 무슨 所用 있으리.

(192) 寒山詩.
余見僧繇性希奇 ~ 내 보기에 張僧繇는 타고 난 게 남다르고
巧妙間生梁朝時 ~ 世上에 난 것도 功巧롭게 梁나라 때였네.
道子飄然爲殊特 ~ 吳道玄도 超然하기가 다른 이와 달라서
二公善繪手毫揮 ~ 두 사람 다 붓을 잡으면 거칠 것이 없었네.
逞畵圖眞意氣異 ~ 그림으로 眞理를 나타냄에 色다름이 있었고
龍行鬼走神巍巍 ~ 龍이 가고 鬼神이 달리는 듯 뛰어남이 있었네.
饒邈虛空寫塵迹 ~ 하지만 하늘의 먼지 자취까지 그려냈던 그들도
無因畵得志公師 ~ 志公禪師의 모습만은 그려낼 수 없었다네.

(193) 寒山詩.
久住寒山凡幾秋 ~ 寒山에 오래 살아 몇 해 짼지도 모르겠네
獨吟歌曲絶無憂 ~ 혼자 노래 부르면서 걱정 없이 살아가네.
蓬扉不掩常幽寂 ~ 사립門 활짝 열어둬도 언제나 조용하고
泉涌甘漿長自流 ~ 샘에서는 단물이 솟아 져 알아서 흐르네.
石室地爐砂鼎沸 ~ 石室 안 질火爐에서는 瓮器솥이 끓고
松黃栢茗乳香甌 ~ 砂鉢에는 松花茶 잣잎茶 乳香을 담아뒀네.
飢餐一粒伽陀藥 ~ 배고플 때는 偈頌한 首 藥으로 삼아 읊고
心地調和倚石頭 ~ 便安해진 몸과 맘으로 돌에 몸을 기대네.

(194) 寒山詩.
丹丘迥聳與雲齊 ~ 丹丘가 멀리 솟아 구름과 나란한데
空裡五峰遙望低 ~ 虛空 속 다섯 봉우리 멀리 보니 나직하네.
雁塔高排出靑嶂 ~ 雁塔은 푸른 山 헤치고나와 높이 서있고
禪林古殿入虹蜺 ~ 禪院의 옛 殿閣은 무지개 아래 들어앉았네.
風搖松葉赤城秀 ~ 바람 불어 솔잎 흔드는 赤城山 風景 빼어나고
霧吐中巖仙路迷 ~ 안개 속에 드러난 中巖에선 神仙 길을 잃었네.
碧落千山萬仞現 ~ 푸른 하늘에 山봉우리들 萬 길이나 솟았는데
藤蘿相接次連溪 ~ 칡넝쿨 끊이지않고 이어져 溪谷까지 뻗어있네.

(195) 寒山詩.
千生萬死凡幾生 ~ 나고 죽고 都大體 몇 生이나 되던가
生死來去轉迷情 ~ 生과 死를 오가며 欲望의 迷路를 헤매네
不識心中無價寶 ~ 마음 속의 값진 寶物 알아보지 못하고
猶似盲驢信脚行 ~ 눈먼 나귀처럼 남의 짐이나 나르며 사네.

(196) 寒山詩.
老病殘年百有餘 ~ 앓고 늙으며 살아온 人生 百 年 남짓한데
面黃白頭好山居 ~ 누런 얼굴 흰머리로 山에서 사는 것 좋아했네.
布裘擁質隨緣過 ~ 베옷으로 몸을 감싼 채 因緣따라 지냈고
豈羨人間巧樣模 ~ 人間世上 꾸민 貌樣 부러워하지 않고 살았네.
心神用盡爲名利 ~ 사람들은 名利 爲해 마음과 생각을 바닥내고
百種貪婪進己軀 ~ 온갖 貪慾 쫓아다니느라 몸 쉴 날이 없네.
浮生幻化如燈燼 ~ 덧 없는 우리 人生 燈盞 속의 심지 같으니
塚內埋身是有無 ~ 무덤 안에 묻힌 몸은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197) 寒山詩.
世間何事最堪嗟 ~ 世間에서는 어떤 일이 가장 슬픈 일인가
盡是三途造罪楂 ~ 그것은 三惡途로 가는 罪業을 짓는 것이네.
不學白雲巖下客 ~ 흰 구름도 모른 채 바위 아래 사는 나그네
一條寒衲是生涯 ~ 얇은 옷 한 벌로 한 平生을 살았네.
秋到任他林落葉 ~ 가을되면 숲에서 잎 지는 것을 보고
春來從你樹開花 ~ 봄 오면 나무들 꽃 피는 것을 보네.
三界橫眠無一事 ~ 三界야 어찌되든 頉 없이 便히 지내니
明月淸風是我家 ~ 밝은 달과 맑은 바람 내가 사는 집이네.

(198) 寒山詩.
昔年曾到大海游 ~ 옛적 어느 날 큰 바다를 다녀왔었네.
爲采摩尼誓懇求 ~ 摩尼珠 캐오겠다는 다짐이 懇切했었네.
直到龍宮深密處 ~ 곧 바로 龍宮의 깊고 內密한 곳으로 가서
金關鎖斷主神愁 ~ 굳게 잠긴 쇠門을 부수자 主人이 놀랐네.
龍王守護安耳裡 ~ 龍王이 그것을 지킨다한들 어찌 귓속일까
劍客星揮無處搜 ~ 劍客이 별을 흩뿌려서도 찾아내지 못하고
賈客卻歸門內去 ~ 장사꾼처럼 옛날 살 던 집으로 돌아왔더니
明珠元在我心頭 ~ 밝은 구슬 元來부터 내 마음에 있었네.

(199) 寒山詩.
衆星羅列夜明深 ~ 별빛이 叢叢한 밤 소리 없이 깊어가고
巖點孤燈月未沉 ~ 바위山에 걸린달 燈불처럼 홀로 밝네.
圓滿光華不磨寶 ~ 부처님 智慧의 빛 닳지 않는 보배거니
挂在靑天是我心 ~ 푸른 하늘에 걸린 달이 내 마음이로세.

(200) 寒山詩.
千年石上古人踪 ~ 千 年된 盤石에는 옛 사람 남긴 자취
萬丈巖前一點空 ~ 萬丈높이 바위山 앞에는 빈 하늘 한 點
明月照時常皎潔 ~ 밝은 달빛 비칠 때마다 그 빛이 맑았거니
不勞尋計問西東 ~ 애써 찾고 求하고 물어 볼 일 아니라네.

(201) 寒山詩.
寒山頂上月輪孤 ~ 寒山 꼭대기에 둥그런 달 떴는데
照見晴空一物無 ~ 온 世上 다 비쳐도 한 物件 없네.
可貴天然無價寶 ~ 값 못 매길 天然보배 貴하다마는
埋在五陰溺身軀 ~ 五穩에 묻혀 몸 안에 빠져 있구나.

(202) 寒山詩.
我向前溪照碧流 ~ 시내 앞으로 나아가서 흐르는 물 보거나
或向巖邊坐盤石 ~ 어떤 때는 巖壁가 盤石위에 앉아있네.
心似孤雲無所依 ~ 마음이 홀로 뜬구름처럼 메인 곳 없는데
悠悠世事何須覓 ~ 閑暇로운 世上일 더 찾아 볼 必要 없네.

(203) 寒山詩.
我家本住在寒山 ~ 내가 사는 本據地가 寒山인지라
石巖棲息離煩緣 ~ 바위 집에 살면서 繁雜한 因緣과 멀어졌네.
泯時萬象無痕迹 ~ 사라질 때는 온갖 象이 痕跡도 남지 않고
舒處周流遍大千 ~ 드러날 때는 온 宇宙를 골고루 흐르네.
光影騰輝照心地 ~ 밝은 빛이 높이 올라 마음을 비춰도
無有一法當現前 ~ 그 앞에 나타 나는것 하나도 없네.
方知摩尼一顆珠 ~ 비로소 알겠네 摩尼珠 구슬하나
解用無方處處圓 ~ 쓰는 곳마다 걸림 없이 圓滿하기만하네.
(★ 大千 ~: 佛敎의 宇宙觀을 說明한다. 須彌山을 中心으로 四方에 네 個의 큰 大陸이 있고, 그 周圍를 鐵圍山이 둘러싸고 있다고 하는데, 이것을 一世界 또는 一四天下라고 한다. 四天下 一千 個를 合한 것을 小千世界라고하고, 이 小千世界를 一 千個 合한 것을 中千世界라고하며, 中千世界를 一 千 個 合한 것을 大千世界라고한다. 그리고 小天 ∙ 中天 ∙ 大天 세 個의 世界를 合해 三千大千世界라고 한다)

(204) 寒山詩.
世人何事可吁嗟 ~ 世上 사람들 무슨 일로 歎息하는가
苦樂交煎勿底涯 ~ 괴로움과 즐거움 끝도 없이 몰려오네.
生死往來多少劫 ~ 無數한 劫의 歲月 輪廻하며 오갔지만
東西南北是誰家 ~ 어디가 살 곳인지 알지 못했네.
張王李趙權時姓 ~ 姓氏는 暫時 쓰다 떠나는 것 모르고
(★ 張王李趙 ~: 中國에서 흔한 姓氏. 늘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을 일컬음)
六道三途事似麻 ~ 輪廻의 業을 지어 실타래처럼 얽혔네.
只爲主人不了絶 ~ 主人된 이 貪瞋癡 三毒 끊지 못해서
遂招遷謝逐迷邪 ~ 迷惑의 늪에 빠져 輪廻 끊이지 않네.

(205) 寒山詩.
余家本住在天台 ~ 내 집이 本來 하늘마당에 있었거니
雲路烟深絶客來 ~ 구름길에 안개 깊어 오가는 이 끊겼네.
千仞巖巒深可遁 ~ 千 길의 바위 山谷 하도 깊어 뒷걸음 치게하고
萬重溪澗石樓臺 ~ 萬 겹의 골짜기 물 돌 樓臺를 감아 흐르네.
樺巾木屐沿流步 ~ 나무껍질 頭巾에 나막신 끌며 물 따라서 걷고
布裘藜杖繞山回 ~ 베옷에 나무지팡이 짚고 山을 돌아 집으로 오네.
自覺浮生幻化事 ~ 이 生이 꿈이고 幻想인 것을 깨닫고 보니
逍遙快樂實善哉 ~ 느긋하게 걷는 것이 즐겁고 아름답네.

(206) 寒山詩.
憐底衆生病 ~ 可憐타 病 앓는 衆生들이여
餐嘗略不厭 ~ 먹는 것에 도무지 싫症내지 않는구나.
蒸豚揾蒜醬 ~ 돼지는 삶아서 마늘醬을 발라먹고
炙鴨點椒鹽 ~ 오리는 구워서 후추 소금 뿌려먹네.
去骨鮮魚膾 ~ 뼈 발라낸 生鮮은 膾를 쳐서먹고
兼皮熟肉臉 ~ 돼지머리는 껍질째 익혀서 먹네.
不知他命苦 ~ 다른 生命 苦痛쯤은 아랑곳 하지 않고
只取自家甜 ~ 오로지 내입의 즐거움만 取하네.

(207) 寒山詩.
讀書豈免死 ~ 冊을 좀 읽었다고 어찌 죽겠으며
讀書豈免貧 ~ 工夫로만 어떻게 가난에서 벗어나랴.
何以好識字 ~ 그런데도 冊 읽어 글 깨쳐야 하는 것은
識字勝他人 ~ 그러고서야 남보다 잘 살 수 있음이니
丈夫不識字 ~ 사람으로 태어나 글을 읽지 못한다면
無處可安身 ~ 自己 몸 하나 安全하게 지켜낼 수 없으려니
黃連搵蒜醬 ~ 마늘醬에 깽깽이 풀을 찍어 먹는 이들처럼
忘計是苦辛 ~ 쓴맛인지 매운맛인지 分揀 못하고 살 것이네.

(208) 寒山詩.
我見瞞人漢 ~ 내가 보니 남 속이는 이들이 하는 짓이란
如籃盛水走 ~ 대바구니에 물을 담아 가는 것 같아서
一氣將歸家 ~ 한달음에 집으로 돌아간다 해도
籃裏何曾有 ~ 바구니에는 물 한 방울 남아있지 않네.
我見被人瞞 ~ 나는 또 남에게 속는 이도 보았는데
一似園中韭 ~ 그러나 이 사람들 밭에서 자라는 부추 같아서
日日被刀傷 ~ 날마다 칼 든 사람에게 잘려나가면서도
天生還自有 ~ 아무렇잖게 그날그날 茂盛하게 자라네.

(209) 寒山詩.
不見朝垂露 ~ 아침에는 이슬방울 볼 수 없으니
日爍自消除 ~ 햇살에 이슬이 사라지기 때문이네.
人身亦如此 ~ 우리들 사람 몸도 이와 같아서
閻浮是寄居 ~ 이 世上에 暫時 머물다 가는 것이라네.
切莫因循過 ~ 絶對로 어영부영 虛送歲月 하지 말고
且令三毒祛 ~ 貪慾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털어내야 하네.
菩提卽煩惱 ~ 菩提 智慧 煩惱 이고 煩惱가 곧 智慧이니
盡令無有餘 ~ 하나라도 남지 않게 모두 없애야 하네.

(210) 寒山詩.
水淸澄澄寶 ~ 湖水의 물이 맑고 깨끗하면
徹底自然見 ~ 바닥까지 꿰뚫어서 볼 수가 있고
心中無一事 ~ 마음속에 아무런 일이 없으면
萬境不能轉 ~ 萬 가지 境界에도 휘둘리지 않네.
心若不妄起 ~ 마음에서 妄念이 일어나지 않으면
永劫無改變 ~ 셀 수 없는 歲月동안 變하지 않을테니
若能如是知 ~ 萬約에 이 모든 것 알 수 있으면
是知無背面 ~ 이로써 어둠과 괴로움 없을 것을 아네.

(211) 寒山詩.
自從到此天台境 ~ 天台山에 들어와서 살게 된 뒤로
經今早度幾冬春 ~ 只今까지 몇 해나 흘러갔는가.
山水不移人自老 ~ 山水는 變함없고 사람은 늙어가지만
見却多少後生人 ~ 얼마나 多幸인가 後生이 있다는것.

(212) 寒山詩.
說食終不飽 ~ 말로 하는 밥으로는 배부를 수 없고
說衣不免寒 ~ 입으로 짓는 옷으로는 추위 못 免하네.
飽吃須時飯 ~ 때 되면 밥 먹어야 배가 부르고
著衣方免寒 ~ 춥게 지내지 않으려면 옷을 입어야 하네.
不解審思量 ~ 깊이깊이 헤아리고 생각해 보려 하지 않고
只道求佛難 ~ 부처의길 求하기 어렵다는 말 만 늘어놓네.
回心卽是佛 ~ 마음 한 番 돌리면 그것이 바로 부처이니
莫向外頭看 ~ 밖으로 나가 찾는 일은 말아야하네.

(213) 寒山詩.
可畏輪回苦 ~ 두렵고 무서운게 輪廻의 苦痛이니
往復似翻塵 ~ 몸 얻었다 재 되기를 끊임없이 反復하네.
蟻巡環未息 ~ 그 苦痛 개미가 줄지어가듯 쉬는 날 없어
六道亂紛紛 ~ 여섯가지 生의 길을 어지러이 오가네.
改頭換面孔 ~ 머리가 달라지고 얼굴이 바뀐다한들
不離舊時人 ~ 옛 사람의 成業에서 멀어질 수 없으니
速了黑暗獄 ~ 어서 빨리 어리석음의 暗獄에서 벗어나
無令心性昏 ~ 다시는 그 마음에 어둠 없게 해야 하네.

(214) 寒山詩.
可畏三界輪 ~ 두렵고 무서워라 三界의 수레바퀴
念念未曾息 ~ 한 생각 또 한 생각 그침이 없네.
才時似出頭 ~ 이제 겨우 벗어났는가 싶었다가도
又却遭沉溺 ~ 다시 또 깊은 곳으로 빠져들고 마네.
假使非非想 ~ 하늘中의 하늘인 非非想天에 태어나도
蓋緣多福力 ~ 福의 힘이 因緣되어 받쳐 줄 때 뿐이네.
爭似識眞源 ~ 어떻게 하면 참된 佛性 알아볼 수 있을까
一得卽永得 ~ 한 番 얻으면 永遠을 얻는게 그것이라네.

(215) 寒山詩.
下窺千尺崖 ~ 발밑 千 길 낭떠러지 내려다보니
臨危一株樹 ~ 벼랑에 난 危殆로운 나무 한 그루
風擺兩枝開 ~ 큰바람에 몸이 찢겨 두동강 되고
雨漂卽零落 ~ 비에 젖은 잎들 모두 시들었구나.
日曬作塵埃 ~ 뜨거운 햇빛 쏘여 먼지 되었고
嗟見此茂秀 ~ 前에 볼 때는 茂盛하고 우뚝하더니
今爲一聚灰 ~ 只今은 한줌 재가 되었네.

(216) 寒山詩.
自古多少聖 ~ 옛날부터 數많은 聖賢들이 나와서
叮嚀敎自信 ~ 끊임없이 自己를 믿으라고 가르치셨네.
人根性不等 ~ 사람들의 근성이 서로 같지 않아서
高下有利鈍 ~ 높고 낮고 날카롭고 무딘이가 있네.
眞佛不肯認 ~ 내 안에 있는 참된 佛性 알려하지 않고
置功枉受困 ~ 쓸데없이 힘을 써서 어려움을 부르지만
不知淸淨心 ~ 내속의 淸淨한 마음을 알아야하니
便是法王印 ~ 그것이 바로 智慧의 빛 佛性이라네.

(217) 寒山詩.
我聞天台山 ~ 天台山 所聞을 듣고 있었는데
山中有琪樹 ~ 그 山에 玉나무 한 그루 있다고 하네.
永言欲攀之 ~ 그곳에 가겠다고 굳게 다짐했건만
莫曉石橋路 ~ 나무가 있는 곳 알아내지 못했네.
緣此生悲歎 ~ 이 生의 不足한 因緣을 恨歎하면서
索居將已暮 ~ 홀로 떠나 살다보니 늙고 말았네.
今日觀鏡中 ~ 오랜만에 거울 속 내 모습을 보았더니
颯颯鬢垂素 ~ 衰殘해진 귀밑머리 하얗게 늘어졌네.

(218) 寒山詩.
養子不經師 ~ 아이를 스승 두어 가르치지 않으면
不及都亭鼠 ~ 들녘에 사는 생쥐만도 못하게 되네.
何曾見好人 ~ 그래야 좋은 사람 만나볼 수 있고
豈聞長者語 ~ 어른의 가르침을 들어 볼 수 있다네.
爲染在薰蕕 ~ 그 몸에 물 드는게 香氣일지 냄새일지는
應須擇朋侶 ~ 어떤 스승과 親舊를 만나느냐에 달려있네.
五月販鮮魚 ~ 五月 더위에 팔리는 生鮮 같아서는
莫敎人笑汝 ~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고만다네.

(219) 寒山詩.
徒閉蓬門坐 ~ 부질없이 門 잠그고 앉아 있는 동안에도
頻經石火遷 ~ 덧없는 時間 번개처럼 지나버렸네.
唯聞人作鬼 ~ 사람 죽어 鬼神된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不見鶴成仙 ~ 鶴을 타고 神仙이 되는 것은 보지 못했네.
念此那堪說 ~ 그러니 어떻게 함부로 말 할 수 있겠는가
隨緣須自憐 ~ 모든 것은 因緣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네.
回瞻郊郭外 ~ 고개 돌려 城 밖 風景 바라보게나
古墓犁爲田 ~ 옛무덤들 쟁기 아래 밭이 되어 있을테니.

(220) 寒山詩.
時人見寒山 ~ 요사이 사람들 寒山의 나를 보고
各謂是風顚 ~ 저 마다 한마디씩 미치광이라고 하네.
貌不起人目 ~ 생긴 것은 눈에 들만 한게 없고
身唯布裘纏 ~ 몸은 언제나 누더기로 말고 다니지만
我語他不會 ~ 내 하는 말 그들은 알아듣지 못하고
他語我不言 ~ 그들의 말을 나는 입에 담지 않네.
爲報往來者 ~ 寒山에 다녀간 이들에게 말하나니
可來向寒山 ~ 언제든지 오시게나 寒山 이곳으로.

(221) 寒山詩.
自在白雲閑 ~ 自在롭고 閑暇로운 흰 구름이 부러웠거니
從來非買山 ~ 무엇 하러 山을 사서 내 것으로 하겠는가.
下危須策杖 ~ 危殆로운 길 내려갈 때는 지팡이를 짚고
上險捉藤攀 ~ 險한 길 오를 때는 藤나무를 부여잡네.
澗底松常翠 ~ 골짜기 깊은 곳엔 소나무 빛 푸르고
溪邊石自斑 ~ 시냇가 바위에는 물방울무늬 아롱지네.
友朋雖阻絶 ~ 멀리 떠난 親舊 消息 끊어졌어도
春至鳥관관(또는 關關) ~ 봄 되자 새들 노래 그치지 않네
(★ 새 서로지저귈 관. 口+官)

(222) 寒山詩.
我在村中住 ~ 내가 마을에서 살고 있을 때
衆推無比方 ~ 사람들 모두 나를 바로 보지 않았네.
昨日到城下 ~ 어제는 모처럼 城안에 들렀는데
卻被狗形相 ~ 개들도 나를 보고 미친듯이 짖어댔네.
或嫌袴太窄 ~ 누구는 내 바지가 통이 좁아서 싫다하고
或說衫少長 ~ 또 누구는 윗도리가 길지 않다고 탓하네.
攣卻鷂子眼 ~ 매의 두 눈이 성하지 못하다고
雀兒舞堂堂 ~ 참새들이 堂堂하게 춤을 추는 꼴이네.

(223) 寒山詩.
死生元有命 ~ 나고 죽는 것이야 命을 따르고
富貴本由天 ~ 富貴는 하늘에 달린 것이라네.
此是古人語 ~ 이것은 옛 사람 일러 준 말이지
吾今非謬傳 ~ 내가 그냥 해보는 헛소리 아니라네.
聰明好短命 ~ 聰明한 사람은 그 命이 짧고
痴騃却長年 ~ 어리석은 이들이 오래 산다네.
鈍物豊財寶 ~ 財物 넉넉한 것은 어리석은 이들이고
醒醒漢無錢 ~ 바로 깨어 있는 이 빈주머니 찬다네.

(224) 寒山詩.
國以人爲本 ~ 나라는 百姓을 根本으로 삼는 것이
猶如樹因地 ~ 나무가 땅에 뿌리를 내리는 것과 같네.
地厚樹扶疏 ~ 땅이 肥沃하면 가지와 잎이 茂盛해 지고
地薄樹憔悴 ~ 瘠薄하면 病 잘 들고 瘦瘠해지네
不得露其根 ~ 나무가 땅 속 깊이 뿌리 내리지 못하면
枝枯子先墜 ~ 잎이 말라 열매가 익기 前에 떨어지고
决陂以取魚 ~ 고기를 잡겠다고 방죽 물을 빼버리면
是取一期利 ~ 利得은 但 한 番 얻고 끝이 나고 마네.

(225) 寒山詩.
衆生不可說 ~ 사람들 제안의 말 끄집어내지 못하지만
何意許顚邪 ~ 어쩌자고 뒤집히고 邪惡한 일 저지르는가.
面上兩惡鳥 ~ 얼굴에는 貪慾과 게으름의 나쁜 새가 있고
(★ 兩惡 ~: 貪婪과 放逸, 卽 貪慾과 게으름)
心中三毒蛇 ~ 맘속에는 세 마리 毒蛇 貪瞋癡가 들어있네.
(★ 貪瞋癡 ~: 貪欲과 瞋恚와 愚癡,
곧 貪내어 그칠 줄 모르는 慾心과 노여움과 어리석음. 이 세 가지 煩惱는 湼槃에 이르는 데 障礙가 되므로 三毒이라 함)
是渠作障礙 ~ 그것은 모두 스스로 만들어낸 障礙라서
使你事煩拏 ~ 스스로 煩惱의 흙탕물로 이끌어가네.
擧手高彈指 ~ 佛法은 손가락 튕기는 瞬間에 煩惱를 깨니
南無佛陀耶 ~ 나의 스승 釋迦牟尼 부처님께 歸依 합니다.
(★ 南無 ~: 歸依. ‘南無佛陀耶’은 ‘부처님께 歸依 하다’라는 뜻)
(★ 耶 ~: 古語에서 ‘아버지뻘 또는 나이든 이에 對한 尊稱)

(226) 寒山詩.
自樂平生道 ~ 내가 찾은 平生의 길 즐기며 사는 곳
煙蘿石洞間 ~ 眞理 찾아 마음 닦는 바위窟이라네.
野情多放曠 ~ 世上事 걸림 없으니 마음이 후련하고
長伴白雲閑 ~ 흰 구름과 함께하며 오랫동안 閑暇롭네.
有路不通世 ~ 길은 있지만 世上과 通하지 않고
無心孰可攀 ~ 마음 없이는 아무나 올라 올 수 없어서
石床孤夜坐 ~ 나 혼자 盤石위에 앉아있는 밤이면
圓月上寒山 ~ 덩그러니 둥근달은 寒山 위를 비추네.

(227) 寒山詩.
大海水無邊 ~ 바다는 끝없이 넓고 넓어서
魚龍萬萬千 ~ 數많은 고기들이 살아가는데
遞互相食噉 ~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느라고
冗冗癡肉團 ~ 한낱 어리석음의 고깃덩이네. (冗. 쓸데없을 용)
爲心下了絶 ~ 마음을 내려놓고 끊어내지 못하면
妄想起如煙 ~ 헛된 생각 煙氣처럼 피어난다네
性月澄澄朗 ~ 마음이란 달처럼 맑고 환해서
廓爾照無邊 ~ 막힘없이 고루고루 비춰준다네.

(228) 寒山詩.
自見天台頂 ~ 天台山 꼭대기 바라보자니
孤高出衆群 ~ 數많은 봉우리 中에 저 홀로 우뚝하네.
風搖松竹韵 ~ 소나무와 대나무 바람 따라 노래하고
月現海潮頻 ~ 달빛아래 바닷물 밀려왔다 밀려가네.
下望山靑際 ~ 발 아래 이어진 푸른 山 내려다 보며
談玄有白雲 ~ 흰 구름 벗 삼아 깊은 道理 이야기 하네.
野情便山水 ~ 世上 떠나 山水間에 숨어살지만
本志慕道倫 ~ 이 몸 元來 老莊과 孔孟을 欽慕 했다네.

(229) 寒山詩.
三五癡後生 ~ 孔孟의 道理 배운 바보 같은 젊은이들
(★ 三五 ~: 여기서는 天 ∙ 地 ∙ 人 三才와 仁 ∙ 義 ∙ 禮 ∙ 智 ∙ 信 五常)
作事不眞實 ~ 저지르는 일마다 眞實된 게 하나 없네.
未讀十卷書 ~ 읽은 冊이 열 卷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强把雌黃筆 ~ 붓 들어 제 맘대로 갈겨 써 대네.
將他儒行篇 ~ 儒家 聖賢 가르침 따른다고 하지만
喚作賊盜律 ~ 내 보기에 모두가 盜賊의 말과 글이네.
脫體似蟫蟲 ~ 내 몸이 좀 벌레라도 될 수 있다면
咬破他書帙 ~ 그들 보는 書冊 모두 갉아 먹을 것이네.

(230) 寒山詩.
心高如山岳 ~ 自慢心이 山처럼 아주 높아서
人我不伏人 ~ 사람들이 나를 說得 시키지 못하네.
解講圍陀典 ~ 베다聖典 두루 알아 가르칠 수 있고
(★ 圍陀典 ~: 베다(Veda) 의 漢譯)
能談三敎文 ~ 佛儒道 三敎에 對해서도 말 할 수 있네.
心中無慚愧 ~ 戒를 깨고 律을 어겨 行動하면서도
破戒違律文 ~ 마음속에 부끄러움 느끼지 않고
自言上人法 ~ 잘난 척 聖賢의 가르침을 들먹이면서
稱爲第一人 ~ 스스로 世上에 第一 人才라고 추켜세우네.
愚者皆讚嘆 ~ 어리석은 이들 입을 모아 讚嘆하고
智者撫掌笑 ~ 智慧로운 이 손 비비며 씁쓸하게 웃네.
陽焰虛空花 ~ 치닫는 煩惱로 虛空 꽃 피워서야
旣得免生老 ~ 어떻게 生死問題 免 할 수 있겠는가.
不如百不解 ~ 世間에서 百가지 利得 될 것 아느니
靜坐絶憂惱 ~ 조용히 앉아 걱정과 煩惱 끊어 내려네.

(231) 寒山詩.
如許多寶貝 ~ 金銀寶貨 많이 가진 世間 사람이
海中乘壞舸 ~ 부서진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네.
前頭失卻桅 ~ 뱃머리에서는 돛대를 잃어버리고
後頭又無柁 ~ 고물에서는 키까지 사라져 버렸네.
宛轉任風吹 ~ 불어오는 바람에 내맡긴 채로
高低隨浪簸 ~ 물결 따라 높고 낮게 너울거리네.
如何得到岸 ~ 어떡해야 彼岸에 到達 할 수 있을까
努力莫端坐 ~ 앉지 말게 끊임없이 努力해야하네.

(232) 寒山詩.
我見凡愚人 ~ 내가 본 世俗의 어리석은 이들
多畜資財谷 ~ 分數에 넘는 財物과 食糧 쌓아두고서
飮酒食生命 ~ 술 마시고 고기까지 먹으면서도
謂言我富足 ~ 自己는 富者로 滿足하면서 산다하네.
莫知地獄深 ~ 地獄이 있다는 것은 알지 못하고
唯求上天福 ~ 하늘이 福 주기만 빌어대고 있으니
罪業如毗富 ~ 지은 罪가 이미 毗富山과 같은데
豈得免災毒 ~ 몰려오는 災難을 어찌 避하려는가.
財主忽然死 ~ 財物 가진 主人이 죽어버리면
爭共當頭哭 ~ 食口들 앞 다퉈 슬피 울면서
供僧讀文疏 ~ 중들 불러 供養하고 念佛해보지만
空是鬼神祿 ~ 부질없어라 죽은 이에게 福祿이라니.
福田一個無 ~ 그 中에 福 될 것은 하나도 없고
虛設一群禿 ~ 空然히 까까머리 爲하는 것뿐이니.
不如早覺悟 ~ 그대들 어서어서 바로 깨달아
莫作黑暗獄 ~ 어두운 地獄 갈 일 말아야하네.
狂風不動樹 ~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 불어도 끄떡 않고
心眞無罪福 ~ 마음에는 正말로 罪와 福이 없나니
寄語兀兀人 ~ 흐리멍덩한 이들에게 해주는 내 말
叮嚀再三讀 ~ 當付컨대 두 番 세 番 읽어 보시게나.

(233) 寒山詩.
勸你三界子 ~ 三界에 居住하는 그대들에게 勸하나니
(★ 三界 ~: 重生이 生死往來하는 세가지 世界, 卽 欲界와 色界와 無色界)
莫作勿道理 ~ 道理에 어긋나는 짓 저지르지 마시게나.
理短被他欺 ~ 道理를 잘 모르면 남들에게 當하고
理長不奈你 ~ 道理를 잘 알아도 남들이 거북해 한다네.
世間濁濫人 ~ 世間에 때 타고 넘쳐나는 이들은
恰似黍粘子 ~ 그 貌樣이 기장쌀에 곰팡이 낀 듯하니
不見無事人 ~ 일 벌리기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야
獨脫無能比 ~ 견줄데 없는 解脫境地 얻을 수 있네.
早須返本源 ~ 하루빨리 本來 있던 제자리로 돌아가
三界任緣起 ~ 새롭고 善한 三界因緣 일으켜서
淸淨入如流 ~ 淸淨한 흐름에 들어 몸을 맡기고
莫飮無明水 ~ 다시는 無明의 물 마실 생각 마시게나.

(234) 寒山詩.
三界人蠢蠢 ~ 三界에 사는 이들 바보 같아서
六道人茫茫 ~ 六道輪廻(善惡의 應報로 六道의 苦樂을 받으면서 죽음과 삶을 끝없이 되풀이하는 것) 한다는 것 알지 못하네.
貪財愛淫慾 ~ 財物에 慾心 많고 好色하는 사람들은
心惡若豺狼 ~ 그 마음이 승냥이나 이리처럼 惡毒하니
地獄如箭射 ~ 화살처럼 빠르게 地獄으로 떨어져서
極苦若爲當 ~ 至毒한 苦痛을 달게 받아야 하리.
兀兀過朝夕 ~ 생각 없이 그럭저럭 살아가는 사람들은
都不別賢良 ~ 어진이와 나쁜 사람을 分揀 못하고
好惡總不識 ~ 좋은 일과 나쁜 일도 알아볼지 못한 채
猶如豬及羊 ~ 돼지나 염소처럼 살아갈 뿐이니
共語如木石 ~ 이들에게는 어떤 말도 通하지 않고
嫉妒似顚狂 ~ 남들이 뭐라 하든 强샘이나 내고 마네.
不自見己過 ~ 自己의 허물 따위 돌아보지 않은 채
如豬在圈臥 ~ 돼지처럼 우리 안에 누워 지내고
不知自償債 ~ 自己가 갚아야 할 빚 있는 것 모르고
卻笑牛牽磨 ~ 오히려 웃으면서 소처럼 일하고 있네.

(235) 寒山詩.
人生在塵蒙 ~ 사람들은 俗世라는 그릇에서 사는데
恰似盆中蟲 ~ 살아가는 모습이 그릇속의 벌레같네.
終日行繞繞 ~ 하루 終日 뒤엉켜 오락가락하면서
不離其盆中 ~ 暫時라도 그릇 속을 벗어나지 못하네.
神仙不可得 ~ 神仙이 되기란 어림없는 일이고
煩惱計無窮 ~ 다함없고 그침 없는 煩惱에 시달리네.
歲月如流水 ~ 그런 中에 歲月은 흐르는 물 같아서
須臾作老翁 ~ 눈 깜짝하는 새에 늙은 이 되고마네.

(236) 寒山詩.
寒山出此語 ~ 寒山인 내가 무슨 말을 하면
復似顚狂漢 ~ 거듭해서 미치광이 같다 말하네.
有事對面說 ~ 일 있으면 대놓고 바른 말을 하는데
所以足人怨 ~ 사람들은 그런 것을 좋아하지 않네.
心眞出語直 ~ 내 마음은 참이라 바른 말을 하고
直心無背面 ~ 곧은 마음 하나뿐 감춰둔 뜻은 없네.
臨死度奈河 ~ 죽음에 이르러 奈河를 건널 때면
誰是嘍囉漢 ~ 누가 地獄으로 떨어질 졸개 이겠나.
冥冥泉臺路 ~ 黃泉으로 가는 어둡고 아득한 길은
被業相拘絆 ~ 스스로 지은 業 따라 끌려가는 것이네.

(237) 寒山詩.
我見多知漢 ~ 내가 본 이것저것 많이 아는 사람은
終日用心神 ~ 하루 終日 배운다고 헛심을 쓰네.
岐路逞嘍囉 ~ 길거리에 앉아서 말품이나 팔면서
欺謾一切人 ~ 이사람 저사람 속여먹고 사네.
唯作地獄滓 ~ 하는 짓 고작해야 地獄 갈 것들이고
不修正直因 ~ 바르고 곧은 業 지을 생각 않네.
忽然無常至 ~ 그러다가 갑자기 죽을 때 되어서야
定知亂紛紛 ~ 自己 한일 알고서 어쩔 줄을 모르네.

(238) 寒山詩.
寄語諸仁者 ~ 世上 사람들아 한 마디 물어 보려네
復以何爲懷 ~ 그대들 가슴에 든 생각이 무엇인가.
達道見自性 ~ 道에 이르면 自己本性을 보게 되는데
自性卽如來 ~ 自己本性이 곧 부처이시네.
天眞元具足 ~ 참된 마음 本來 부터 갖춰진 것 모르고
修證轉差回 ~ 執着으로 잘 못 알아 틀린 길을 가고마네.
棄本卻逐末 ~ 根本을 버려두고 꼬리 쫓아 헤매고선
只守一場呆 ~ 지킬 수 있는 게 但只 하나 어리석음이네.

(239) 寒山詩.
世有一般人 ~ 世間에 사는 이런저런 사람들
不惡又不善 ~ 나쁜 짓은 勿論이고 좋은 일도 하지 않고
不識主人公 ~ 自己안의 佛性을 알아보지 못한 채
隨客處處轉 ~ 煩惱 따라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네.
因循過時光 ~ 하는 일 없이 貴한 歲月 보내버리고
渾是癡肉臠 ~ 몸뚱이 어리석은 고깃덩이 되니
雖有一靈臺 ~ 本心이 있다손 무슨 所用인가
如同客作漢 ~ 남이 가진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240) 寒山詩.
常聞釋迦佛 ~ 내 恒常 듣기로 釋迦牟尼 부처님
先受燃燈記 ~ 일찍이 燃燈佛께 成佛授記 받았다네.
燃燈與釋迦 ~ 燃燈과 釋迦牟尼 두 분 부처님
只論前後智 ~ 但只 앞과 뒤의 智慧라고 말 할 뿐이니
前後體非殊 ~ 앞이거니 뒤거니 다른 것이 아닌 것은
異中無有異 ~ 이름이 다를 뿐 다를 것이 없어서네.
一佛一切佛 ~ 그래서 한 부처는 모든 부처이고
心是如來地 ~ 우리 마음이 如來라고 하는 것이네.

(241) 寒山詩.
常聞國大臣 ~ 언제나 듣건대 이 나라 高官나리
朱紫簪纓祿 ~ 붉은 옷에 높은 冠 쓰고 俸祿을 먹네.
富貴百千般 ~ 百 가지 千 가지 富貴누리고
貪榮不知辱 ~ 榮華를 貪하면서 辱된 줄 모르네.
奴馬滿宅舍 ~ 下人과 말들이 온 집 안에 가득하고
金銀盈帑屋 ~ 金銀 보배가 倉庫 안을 채웠네.
癡福暫時扶 ~ 어리석은 福이야 暫時 보탬은 될테지만
埋頭作地獄 ~ 精誠 다해 地獄 갈 일 지어내는 것이네.
忽死萬事休 ~ 갑자기 죽고 나면 모든 것이 그만인데
男女當頭哭 ~ 사람들 일 닥치면 그때서야 울겠지.
不知有禍殃 ~ 不行한 일 닥칠 것을 알지 못 한 채
前路何疾速 ~ 어쩌자고 앞만 보고 내쳐달리는가.
家破冷颼颼 ~ 무너진 집안에는 찬바람 씽씽 불고
食無一粒粟 ~ 먹을 것은 좁쌀 한 톨 남지 않으리.
凍餓苦凄凄 ~ 춥고 배고파 괴로워하는 것 凄凉하구나
良由不覺觸 ~ 眞實로 깨닫지 못 해 불러들인 것이네.

(242) 寒山詩.
上人心猛利 ~ 根氣 높은 사람들 생각 깊고 銳敏해서
一聞便知妙 ~ 한 番만 듣고서도 妙한 理致 알아듣고
中流心淸淨 ~ 中間 根氣 가진 이도 마음 아직 맑아서
審思云甚要 ~ 생각하고 생각하면 根本 알아 말하는데
下士鈍暗癡 ~ 根氣 낮은 鈍하고도 어리석은 이들은
頑皮最難裂 ~ 껍질이 하도 두꺼워 깨부수기 어려워라.
直待血淋頭 ~ 머리를 잘리고 피 흘릴 때 되어서야
始知自摧滅 ~ 비로소 自己가 부서진 걸 알텐데
看取開眼賊 ~ 눈을 크게 뜨고서도 賊 보려했다가
鬧市集人決 ~ 모여든 사람보고 제 잘못 알아채네.
死屍棄如塵 ~ 죽은 屍體 쓰레기처럼 버려지고 나서
此時向誰說 ~ 뉘우치는 말들을 누구에게 해야할까.
男兒大丈夫 ~ 사내 大丈夫라는 堂堂했던 이는 없고
一刀兩斷截 ~ 한 칼에 두 동강 난 잘린 몸 만 남았네.
人面禽獸心 ~ 사람얼굴하고서 짐승 같은 마음으로
造作何時歇 ~ 惡業이나 짓는 일 어느 때나 그만둘까.

(243) 寒山詩.
我有六兄弟 ~ 내게는 兄弟가 여섯 있는데
就中一個惡 ~ 그 中에 하나가 나쁜 녀석이네.
打伊又不得 ~ 그 녀석은 매로도 안 되고
罵伊又不著 ~ 辱을 하며 나무라도 말을 안 듣네.
處處無奈何 ~ 어디서든 어떻게 해 볼 수가 없고
耽財好淫殺 ~ 財物을 좋아하고 淫欲과 殺生을 즐기네.
見好埋頭愛 ~ 좋은 것을 보면 푹 빠져 사랑하고
貪心過羅刹 ~ 貪慾은 惡鬼보다 더욱 甚하네.
阿爺惡見伊 ~ 아버지도 그 녀석을 보려하지 않고
阿娘嫌不悅 ~ 어머니도 미워하는 맘이 더 크네.
昨被我捉得 ~ 어제는 내게 붙잡혔는데
惡罵恣情掣 ~ 궂은소리로 나무라고 마음껏 잡아채서
趁向無人處 ~ 아무도 없는 곳으로 데려가서는
一一向伊說 ~ 하나하나 그 녀석에게 말해주었네.
汝今須改行 ~ 너는 只今 네 잘못을 고쳐야 한다
覆車須改轍 ~ 馬車가 뒤집어지면 바퀴를 바꾸듯이
若也不信受 ~ 네가 萬若 안 믿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共汝惡合殺 ~ 너는 죽음의 길로 가게 될 것이고
汝受我調伏 ~ 네가 萬若 내 말을 받아들인다면
我共汝覓活 ~ 너와 함께 살아날 길 찾아보리라.
從此盡和同 ~ 이 때로 부터 그와 나는 하나가 되어
如今過菩薩 ~ 只今은 菩薩의 길로 들어 살아가고 있네.
學業攻爐冶 ~ 工夫란 鎔鑛爐를 다스리는 것이니
煉盡三山鐵 ~ 三山의 鐵을 녹여 쇠를 만드는 것이네.
至今靜恬恬 ~ 이제는 便安하고 조용해져서
衆人皆贊說 ~ 사람들 입을 모아 稱讚의 말 해 준다네.

(244) 寒山詩.
昔日極貧苦 ~ 그 옛날 살림살이 가난 했을 적에
夜夜數他寶 ~ 밤마다 남의 寶物 헤아렸었네.
今日審思量 ~ 오늘은 곰곰이 생각해 본 끝에
自家須營造 ~ 내 스스로 살림을 꾸리기로 했네.
掘得一寶藏 ~ 땅을 파서 寶物倉庫 찾아냈는데
純是水精珠 ~ 그 안에 티 없는 水精珠 있었네.
大有碧眼胡 ~ 푸른 눈 오랑캐 내게 오더니
密擬買將去 ~ 남모르게 水精珠를 사 가려고 하네.
余卽報渠言 ~ 나는 바로 그에게 말해주었네
此珠無價數 ~ 이 구슬은 값 못 매길 寶物이라고.

(245) 寒山詩.
一生慵懶作 ~ 어떤 사람 한 生 게으르게 살면서
憎重只便輕 ~ 힘든 일 싫어하고 便한 일만 하려했네.
他家學事業 ~ 그 사람 功名 쫓아 事業 배울 때
余持一卷經 ~ 나는 손에 부처님 經典 들고 있었네.
無心裝褾軸 ~ 裝潢하게 꾸미는 것 마음 쓰지 않았고
來去省人擎 ~ 오가며 사람 받드는 것 밝혀 살펴서
應病則說藥 ~ 病을 알면 맞는 藥을 가르쳐 주고
方便度衆生 ~ 이런저런 方策으로 衆生을 濟度했네.
但自心無事 ~ 언제나 내 맘 안에 벌이는 일 없는데
何處不惺惺 ~ 어디라고 밝디밝게 깨어있지 못할까.

(246) 寒山詩.
我見出家人 ~ 내가 본 出家者 하나 있는데
不入出家學 ~ 出家 한 後 배움의 길에 들지 않았네.
欲知眞出家 ~ 出家의 참 된 맛을 알고 싶거든
心淨無繩索 ~ 마음 맑아 業의 끈에 안 묶여야 하네.
澄澄孤玄妙 ~ 티 없이 맑게 홀로 깊은 道理깨치고
如如無倚托 ~ 한결 같이 흔들림 없이 기대지 않아야
三界任縱橫 ~ 三界를 마음대로 自由로이 노닐고
四生不可泊 ~ 네 가지 모습으로 태어나는 일도 없네.
無爲無事人 ~ 꾸미지 않고 일 또한 벌이지 않는 사람
逍遙實快樂 ~ 그런 이가 맘 便히 거닐어 實로 즐겁네.

(247) 寒山詩.
昨到雲霞觀 ~ 어제는 山에 올라 雲霞觀(★ 雲霞觀 ~: 恒常 雲霧가 둘러있는 風景을 볼 수 있게 한 곳, 또는 그런 貌樣)에 갔다가
忽見仙尊士 ~ 神仙되려고 修行하는 道人을 만났는데
星冠月帔橫 ~ 神仙의 갓과 옷을 自由롭게 걸치고
(★ 星冠月帔 ~: 道士들이 쓰는 帽子와 神仙들이 입는 옷)
盡雲居山水 ~ 구름 걷힌 山속에서 살고 있었네.
余問神仙術 ~ 어떻게 하면 神仙이 될 수 있는지
雲道若爲比 ~ 구름 속에서 살기는 어떤지 물어봤더니
謂言靈無上 ~ 그 삶은 神通하기 더 나은게 없고
妙藥必神秘 ~ 죽지 않는 妙藥도 神秘하다 말하면서
守死待鶴來 ~ 죽어서 鶴을 타면 하늘로 가고
皆道乘魚去 ~ 고기에 올라타면 龍宮으로 간다하네.
余乃返窮之 ~ 집으로 돌아와 여러모로 窮理하고
推尋勿道理 ~ 곰곰이 생각해보니 虛望한 말이었네.
但看箭射空 ~ 활을 들어 虛空에 대고 화살을 쏘면
須臾還墜地 ~ 얼마못가 땅으로 떨어지고 말테니
饒你得仙人 ~ 어쩌다 神仙이 될 수 있다 하더라도
恰似守屍鬼 ~ 죽은 몸 지키는 鬼神이나 마찬 가지네.
心月自精明 ~ 마음이란 달은 스스로 맑고 환해서
萬象何能比 ~ 이 世上 어느 것도 比較할 수 없는데
欲知仙丹術 ~ 그래도 藥이나 먹고 神仙되고 싶은가
身內元神是 ~ 心靈이란 本來부터 몸 안에 있는 것이네.
莫學黃巾公 ~ 道人이란 사람에게 詐術 배워봤자
握愚自守擬 ~ 어리석음 쥐고서 擬心 지키는 모양이네.

(248) 寒山詩.
余家有一宅 ~ 나에게 사람 살 집 한 채 있는데
其宅無正主 ~ 그 집에 제대로 된 主人 없었네.
地生一寸草 ~ 땅에는 풀들이 한 치 밖에 못자라고
水垂一滴露 ~ 물이라고 맺히는게 이슬방울이었네.
火燒六個賊 ~ 불길로 여섯 盜賊 살라버리고
(★ 六個賊 ~: 煩惱의 根源인 色, 聲, 香, 味, 觸, 法 六塵이 眼, 耳, 鼻, 舌, 身, 意 六根을 媒介로 禪法을 빼앗아가는 것에 比喩하여 盜賊으로 比喩한 것이다)
風吹黑雲雨 ~ 바람으로 먹장구름 날려 버린 뒤
子細尋本人 ~ 仔細히 그 主人을 찾아보고서야
布裏眞珠爾 ~ 옷 안의 眞珠같은 나를 보았네.
(★ 布裏眞珠 ~: 옷속에 들어 있는 眞珠. 法華經속 일곱가지 七譬 가운데 하나)

(249) 寒山詩.
傳語諸公子 ~ 貴한 집 아이들에게 들려줄 말 있네
(★ 諸公子 ~: 世上物情 모르는 高官이나 富잣집의 철없는 子弟)
聽說石齊奴 ~ 듣자니 稀代의 富者 石齊奴(★ 石齊奴 ~: 石崇<249 ~ 300>은 西晉의 文人이며 政治家이고 大富豪이다)에게는
僮僕八百人 ~ 집에서 부리는 下人이 八百이나 되고
水碓三十區 ~ 돌리는 물방아가 서른 군데나 있었다지.
舍下養魚鳥 ~ 집에서는 갖가지 물고기와 새 기르고
樓上吹笙竽 ~ 밤마다 樓閣에선 피리소리 안 그쳤다지.
伸頭臨白刃 ~ 날카로운 칼 아래 머리 늘일 때 되어서야
癡心爲綠珠 ~ 어리석은 그 마음 綠珠 때문인 걸 알았다지.
(★ 綠珠 ~: 石崇이 寵愛한 愛妾의 이름. 文章이 좋고 피리를 잘 불었으며 대단한 美人이었다)

(250) 寒山詩.
何以長惆悵 ~ 무슨 일로 그렇게 슬퍼하는가
人生似朝菌 ~ 사는게 아침나절 버섯 같다네.
那堪數十年 ~ 그렇게 數十 年을 버티다보면
親舊凋落盡 ~ 家族도 親舊들도 모두 떠나네.
以此思自哀 ~ 이런 생각 하다보면 절로 슬퍼지고
哀情不可忍 ~ 그 슬픔은 차마 참아내기 어렵네.
奈何當奈何 ~ 어이할까나 이 일을 어이할까나
托體歸山隱 ~ 俗世 떠나 山으로 와 自由로이 살아보게.

(251) 寒山詩.
襤褸關前業 ~ 가난하게 사는 건 앞에 지은 業 때문이니
莫訶今日身 ~ 오늘의 내 살림을 남 탓으로 돌리지 말게.
若言由塚墓 ~ 萬若에 못 사는게 祖上 탓이라 말한다면
個是極癡人 ~ 그이는 틀림없이 어리석은 사람이네.
到頭君作鬼 ~ 그대가 죽은 뒤에 鬼神이 된다하더라도
豈令男女貧 ~ 어찌 그대 아들딸이 못 살기를 바라겠는가.
皎然易解事 ~ 쉽고도 分明하게 알 수 있는 일인데
作麽無精神 ~ 어쩌자고 그렇게 精神 놓고 사는가.

(252) 寒山詩.
我見黃河水 ~ 내가 본 건 黃河의 濁한 물이지만
凡經幾度淸 ~ 그 江물도 以前에는 맑은 때가 있었네.
水流如急箭 ~ 물은 마치 화살처럼 빠르게 흐르고
人世若浮萍 ~ 우리가 사는 것은 浮萍草 같네.
癡屬根本業 ~ 貪瞋癡 三毒 中에 어리석음이 根本이라
無明煩惱坑 ~ 無明으로 煩惱의 구덩이에 빠지네.
輪回幾許劫 ~ 길고 긴 歲月 동안 거듭하는 輪廻도
只爲造迷盲 ~ 모두가 눈 멀고 迷惑되어 그러하네.

(253) 寒山詩.
二儀旣開闢 ~ 오래 前에 하늘과 땅 함께 열려서
人乃居其中 ~ 그로부터 사람들이 그곳에서 살아왔네.
迷汝卽吐霧 ~ 안개를 吐해서 너를 헤매게 하고
醒汝卽吹風 ~ 바람을 불어서 너를 깨어나게 하며
惜汝卽富貴 ~ 아끼는 마음에 너를 富貴하게 하고
奪汝卽貧窮 ~ 너 가진 것 빼앗아 가난하게 하네.
碌碌群漢子 ~ 쓸데없이 바쁘게만 살아가는 사람들아
萬事由天公 ~ 萬事는 저 하늘에 달려 있느니라.

(254) 寒山詩.
余勸諸稚子 ~ 내 젊은이들에게 眞實로 勸하건대
急離火宅中 ~ 어서어서 불타는 집에서 벗어나시게.
三車在門外 ~ 門 밖에 세워둔 세 가지 수레가
載你免飄蓬 ~ 그대들을 태워서 禍를 免하게 하리.
露地四衢坐 ~ 툭 트이고 閑寂한 四거리에 앉아서
當天萬事空 ~ 하늘 보고 있으면 걸리는 게 없어서
十方無上下 ~ 十方에 높고 낮은 分別이 없어지고
來去任西東 ~ 東西南北 마음대로 오갈 수 있네.
若得個中意 ~ 그러다가 한 消息 얻기라도 하면
縱橫處處通 ~ 어디든지 막힘 없이 두루 通하네.

(255) 寒山詩.
可歎浮生人 ~ 덧없고 짧은 삶 恨歎하는 이들은
悠悠何日了 ~ 생각 없이 살다가 죽을 날 맞네.
朝朝無閒時 ~ 날마다 일 없이 閑暇로운 때 없고
年年不覺老 ~ 해마다 나이 들어 늙는 것을 모르네.
總爲求衣食 ~ 언제나 좋은 옷과 맛난 飮食 求하고
令心生煩惱 ~ 마음은 空然히 煩惱를 일으키네.
擾擾百千年 ~ 擾亂하게 百 年 千 年 살아보지만
去來三惡道 ~ 地獄과 畜生과 餓鬼의 길 오갈 뿐이네.

(256) 寒山詩.
時人尋雲路 ~ 요즘 사람들 구름의 길 찾고 있지만
雲路杳無蹤 ~ 구름 길은 그림자도 자취도 없네.
山高多險峻 ~ 山은 높은데다가 險하기까지 하고
澗闊少玲瓏 ~ 물길은 넓지만 소리 나는 것은 없네.
碧嶂前兼後 ~ 푸른 山 앞뒤로 늘어서 있고
白雲西復東 ~ 四方이 흰 구름으로 둘러싸였네.
欲知雲路處 ~ 구름이 다니는 길 알고 싶은가
雲路在虛空 ~ 구름 길은 머리 위 하늘에 있네.

(257) 寒山詩.
寒山棲隱處 ~ 寒山이 터잡고 사는 隱居地
絶得雜人過 ~ 이런저런 사람들 찾아오지 않네.
時逢林內鳥 ~ 때때로 숲에 들어 새를 만나면
相共唱山歌 ~ 우짖는 새와 함께 노래부르네.
瑞草聯谿谷 ~ 吉祥草 시내까지 이어져 있고
老松枕嵯峨 ~ 老松은 우뚝 솟은 山봉우리 위에 있네.
可觀無事客 ~ 閑暇한 나그네 볼만하지 아니한가
憩歇在巖阿 ~ 높고 깊은 山中에서 便히 쉰다네.

(258) 寒山詩.
五嶽俱成粉 ~ 通이 큰 사람에겐 五嶽이 흙이고
(★ 五嶽 ~: 中國에서 天子가 祭祀를 지내던 다섯 곳의 名山. 東쪽의 泰山, 西쪽의 華山, 南쪽의 衡山, 北쪽의 恒山, 中央의 嵩山인데, 이들은 泰山如坐, 華山如立, 衡山如飛, 恒山如行, 嵩山如臥 等과 같은 特徵을 갖고 있다)
須彌一寸山 ~ 須彌山(★ 須彌山 ~: 古代 仁度의 宇宙觀에서 世界의 中心에 있다는 想像의 山)도 한 치 높이 山일뿐이네.
大海一滴水 ~ 마음이 넓으면 바다도 한 방울 물
吸入在心田 ~ 한 입에 빨아들여 그 마음에 담네.
生長菩提子 ~ 마음속 菩提智慧 씨앗 키워서
遍蓋天中天 ~ 하늘 中의 하늘까지 모두 씌우네.
語汝慕道者 ~ 그대 修行者들에게 일러주나니
愼莫繞十纏 ~ 여러 가지 煩惱에 얽매이지 말게.
(★ 十纏 ~: 衆生의 삶을 얽매는 無慚, 無愧, 嫉, 慳, 悔, 眠, 掉擧, 昏沈, 忿, 覆 等 열 가지 煩惱)

(259) 寒山詩.
無衣自訪覓 ~ 입을 옷이 없을 때는 다른 것을 찾아보지
莫共狐謀裘 ~ 幸여라도 여우 잡아 가죽옷 짓지 말고
無食自採取 ~ 먹을 것이 없을 때는 풀과 나물 뜯더라도
莫共羊謀羞 ~ 絶對로 羊을 잡아 고기 먹을 생각 말게.
借皮兼借肉 ~ 가죽옷 지어 입고 고기 먹고 사는 것은
懷歎復懷愁 ~ 마음에 근심과 슬픔거리 쌓아두는 것이네.
皆緣義失所 ~ 이런 因緣 絶對로 뜻 없는 것 아니니
衣食常不周 ~ 다음 生에 못 입고 못 먹는 삶 살게 되네.

(260) 寒山詩.
自羨山間樂 ~ 山中에 사는 즐거움을 부러워하였거니
逍遙無倚托 ~ 依支할 것 없이 自在롭게 홀로 거니네.
逐日養殘軀 ~ 하루하루 그날그날 늙은 몸 건사하고
閑思無所作 ~ 閑暇로이 생각하고 일 짓지 않네.
時披古佛書 ~ 때때로 오래된 佛經 펼쳐 읽고
往往登石閣 ~ 이따금 천천히 돌樓閣에 오르네.
下窺千尺崖 ~ 아래로 千 길 벼랑 보고 있노라면
上有雲盤泊 ~ 머리 위에는 흰구름 머물러 있네.
寒月冷颼颼 ~ 寒山에 뜬 달 맑고 차가운데
身似孤飛鶴 ~ 내 몸은 홀로 날아가는 鶴 닮았네.

(261) 寒山詩.
我見轉輪王 ~ 내가 알고 있는 바 轉輪聖王(古代 印度에서 由來한 世界의 統治者를 指稱하는 槪念)은
千子常圍繞 ~ 千 名의 아들에게 둘러싸여 있고
十善化四天 ~ 열 가지 바른 行으로 世上을 救濟하며
莊嚴多七寶 ~ 일곱 가지 軍隊로 나라를 다스리네.
七寶鎭隨身 ~ 威儀를 나타내는 일곱 가지 寶物은
莊嚴甚妙好 ~ 莊嚴하기 대단히 精巧하고 아름답네.
一朝福報盡 ~ 그렇더라도 福의 果報 다하고 나면
猶若棲蘆鳥 ~ 갈대 숲에 사는 새가 되기도 하고
還作牛領蟲 ~ 더러는 소똥구리가 되기도 하는데
六趣受業道 ~ 그것은 六道 輪廻 業을 받아 그렇네.
況復諸凡夫 ~ 하물며 凡夫의 삶이야 오죽하겠는가
無常豈長保 ~ 世上이 無常한데 어찌 오래 지키리.
生死如旋火 ~ 生死는 일어나는 불꽃과 같고
輪迴似麻稻 ~ 輪廻는 삼이나 벼처럼 지나가는 生이네.
不解早覺悟 ~ 서둘러 깨달음 이뤄내지 못하면
爲人枉虛老 ~ 그대들의 한 生도 헛되게 늙어가리.

(262) 寒山詩.
平野水寬闊 ~ 물은 툭 트여 넓은 들판을 흐르고
丹丘連四明 ~ 丹丘山은 四明山으로 이어져 있네.
仙都最高秀 ~ 仙都山은 그 中에 가장높고 높고 秀麗한데
群峰聳翠屛 ~ 봉우리들 솟아 올라 屛風처럼 둘러섰네.
遠遠望何極 ~ 눈 들어 멀리 봐도 그 끝이 보이잖고
矹矹勢相迎 ~ 우뚝 솟은 山들만 서로를 맞이하네.
獨標海隅外 ~ 저 혼자 바다 밖에 우뚝 솟아서
處處播嘉名 ~ 世上 곳곳 아름다운 이름 傳하네.

(263) 寒山詩.
可貴一名山 ~ 貴하기도 하여라 이름 있는 山이여
七寶何能比 ~ 일곱 가지 寶物인들 어찌 네게 견주랴.
松月颼颼冷 ~ 소나무에 걸린 낮달 차갑게 희고
雲霞片片起 ~ 조각조각 이는 구름 노을빛에 물드는데
匼匝幾重山 ~ 겹겹이 山에 싸인 구비구비 굽은 길
回還多少里 ~ 이 길을 갔다 오면 몇 里나 될까
谿澗靜澄澄 ~ 谿澗의 흐르는 개울 맑고 고요하여
快活無窮已 ~ 개울 끼고 걷는 길 爽快하기 그지없네.

(264) 寒山詩.
我見世間人 ~ 내가 아는 世間 사람들
生而還復死 ~ 이 世上에 왔다가 또 곧 떠나네.
昨朝猶二八 ~ 어제는 열여섯 꽃다운 靑春
壯氣胸襟士 ~ 氣運 좋고 큰 뜻 품은 靑年이더니
如今七十過 ~ 오늘은 일흔을 넘긴 늙은이
力困形憔悴 ~ 힘 딸리고 생긴 것 憔悴해졌네.
恰似春日花 ~ 그 모습이 마치 봄날 꽃과 같아서
朝開夜落爾 ~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지고 마네.

(265) 寒山詩.
迥聳霄漢外 ~ 높디높은 봉우리 하늘가에 우뚝하고
雲裡路岹嶢 ~ 구름 속으로 가는 길 높고도 險하네.
瀑布千丈流 ~ 千 길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瀑布는
如鋪練一條 ~ 흰 緋緞 한 幅을 펼쳐놓은 듯하네.
下有棲心窟 ~ 밑에는 마음 기댈 洞窟이 있고
橫安定命橋 ~ 옆으로 늘어선 봉우리들 定命橋(★ 定命橋 ~: 煩惱의 世界에서 佛界, 卽 깨달음의 世界로 건너가는 다리) 같네.
雄雄鎭世界 ~ 堂堂하게 자리잡고 世上을 지켜주는
天台名獨超 ~ 天台山 그 名聲 멀리까지 드날리네.

(266) 寒山詩.
盤陀石上坐 ~ 울퉁불퉁한 바위 위에 혼자 앉아서
谿澗冷凄凄 ~ 쓸쓸하고 凄凉한 시내소리 듣네.
靜玩偏嘉麗 ~ 말없이 아름다운 風景 보고 있자니
虛巖蒙無迷 ~ 虛空 속 山봉우리 안개속에 稀微하네.
怡然憩歇處 ~ 일없는 쉼터에서 便히 앉아 있는데
日斜樹影低 ~ 해와 함께 나무 그림자 기울어 가네.
我自觀心地 ~ 내 안의 내 마음 들여다보았더니
蓮花出於泥 ~ 진흙湯 속에서 蓮꽃 한 송이 피어나네.

(267) 寒山詩.
隱士遁人間 ~ 사람 사는 世上 떠나는 이들
多向山中眠 ~ 모두가 조용한 山 속으로 가서 사네.
靑蘿疏麓麓 ~ 푸른 덩굴 성글어 展望 툭 트이고
碧澗響聯聯 ~ 山골 흐르는 물소리 끊이지 않네.
騰騰且安樂 ~ 氣運이 旺盛하고 便安하고 즐거우며
悠悠自淸閒 ~ 걱정 없고 느긋하여 閑暇로이 지내네.
免有染世事 ~ 繁雜한 世上일 멀리 떠나 살아가니
心靜如白蓮 ~ 마음 맑고 잔잔하기 흰 蓮꽃 같네.

(268) 寒山詩.
寄語食肉漢 ~ 고기 먹는 이들에게 한 마디 이르려니
食時無逗遛 ~ 먹을 때 暫時라도 생각해보지 않겠는가.
今生過去種 ~ 只今의 나는 過去生에 씨 뿌려져 싹튼 것이고
未來今日修 ~ 未來의 나는 只今 내가 씨 뿌리고 있는 것인데
只取今日美 ~ 但只 오늘 맛있는 것만 먹으려고 하면서
不畏來生憂 ~ 來日 있을 걱정거리는 무서워하지 않는 것은
老鼠入飯甕 ~ 마치 늙은 쥐 밥 든 항아리 속으로 들어가서
雖飽難出頭 ~ 배불리 먹고 못 나오는 것과 다를 것이 없네.

(269) 寒山詩.
自從出家後 ~ 스스로 집 나와 修行者가 된 뒤로
漸得養生趣 ~ 조금씩 몸 다스리는 재미를 알아가네.
伸縮四肢全 ~ 손과 발 쓰는데 어려움이 없고
勤聽六根具 ~ 말하고 듣는 데도 六根이 함께 하네.
褐衣隨春冬 ~ 허름한 옷 한 벌로 四철을 나고
糲食供朝暮 ~ 아침저녁 먹는 것은 거친 飮食이네.
今日懇懇修 ~ 오늘도 사무치고 精誠스럽게 修行하여
願與佛相遇 ~ 부처님 만나뵙기 懇切하게 바라네.

(270) 寒山詩.
五言五百篇 ~ 다섯 글字로 지은 詩 五百 篇에
七字七十九 ~ 일곱 글字로 지은 詩 일흔아홉 首
三字二十一 ~ 세 글字로 지은 詩 스물하고 한 首
都來六百首 ~ 이들 모두 合하면 자그마치 六百 首네.
一例書巖石 ~ 한 글字씩 일일이 바위 위에 새기면서
自誇云好手 ~ 맘에 들고 좋은 詩라 자랑하고 싶었네.
若能會我詩 ~ 누구라도 이 詩에 담긴 참뜻 알아본다면
眞是如來母 ~ 그 사람은 참으로 如來 本心 아는 이네.

(271) 寒山詩.
世事繞悠悠 ~ 얼기설기 世上事 끝 모르게 많지만
貪生早晩休 ~ 사는 것에 목매는 것은 머잖아 결딴나리.
硏盡大地石 ~ 이 땅에 모든 돌을 갈아내려 한다면
何時得歇頭 ~ 閑暇해질 그날이 언제 올 수 있겠는가.
四時周變易 ~ 四季節은 돌고 돌아 빨리도 달라지고
八節急如流 ~ 節期는 빠르기가 흘러가는 물 같아서
爲報火宅主 ~ 불 난 집 主人에게 알려주었네.
露地騎白牛 ~ 어서 밖으로 나와서 흰 소 수레 타라고.

(272) 寒山詩.
可笑五陰窟 ~ 다섯 가지 무더기도 可笑로운데
四蛇共同居 ~ 네 가지 毒蛇들이 안에 함께 살고
黑暗無明燭 ~ 한 줄기 빛도 없는 어둠 속에서
三毒遞相驅 ~ 貪瞋癡 三毒이 番갈아 몸 부리네.
伴黨六個賊 ~ 煩惱의 뿌리 六塵은 盜賊이 되어
劫掠法財珠 ~ 佛法의 보배를 가리고 훔쳐내니
慚卻魔軍輩 ~ 이러한 魔軍 무리 한칼에 베어내야
安泰湛如蘇 ~ 平安하고 淡白하게 되살아날 수 있네.

(273) 寒山詩.
常聞漢武帝 ~ 漢武帝 이야기 많이 들었고
爰及秦始皇 ~ 그러기로는 秦始皇도 빠지지 않네.
俱好神仙術 ~ 둘 모두 不老長生 그리도 바랐지만
延年竟不長 ~ 죽지 않고 사는 꿈 못 이루었네.
金臺既摧折 ~ 金臺(道敎徒들이 하늘에 祭祀를 올리고 福을 비는 곳)는 오래 前에 불타 사라졌고
沙丘遂滅亡 ~ 그 자리 모래 쌓여 언덕 되었네.
茂陵與驪岳 ~ 茂陵(漢나라 第五代 皇帝 漢 武帝 劉徹의 陵墓)과 驪岳(秦始皇의 陵墓가 있는 驪山) 두 皇帝가 잠든 곳
今日草茫茫 ~ 오늘날 雜草만 茂盛하게 자라 있네.

(274) 寒山詩.
久住寒山凡幾秋 ~ 내 寒山에 살아 몇 가을 지났던고
獨吟歌曲絶無憂 ~ 혼자 노래하며 시름 걱정 끊었노라.
蓬扉不掩常幽寂 ~ 다복사립門 열린 채로 恒常 그윽해
泉涌甘漿長自流 ~ 甘漿이 솟는 샘물 절로 흐르네.
石室地爐砂鼎沸 ~ 돌집 땅 火爐에 모래솥 끓고
(★ 砂鼎 ~: 仙藥을 끓이는 솥)
松黃栢茗乳香甌 ~ 소나무꽃 잣나무싹 乳香(高貴한 香料. 神仙들이 辟穀할 때 먹는다는 藥)담은 甁,
飢湌一粒伽陀藥 ~ 배고파 한 알 伽陀藥(丸藥. 阿伽陀藥. 이 藥을 먹으면 죽지 않는다고 함)먹으면
心地調和倚石頭 ~ 氣分 아늑해 돌에 기대 눕는다.

(275) 寒山詩.
余見僧繇性希奇 ~ 내 보니 張僧繇(구름, 龍, 人物을 잘 그리던 梁 나라때의 畵家. 畵龍點睛의 故事로 有名하다)는 뛰어난 性質
巧妙間生梁朝時 ~ 巧妙하게도 梁나라에 태어났고
道子飄然爲殊特 ~ 道子(吳道子. 唐나라 玄宗 때의 畵家. 그림의 聖人으로 불림) 또한 普通에서 뛰어난 솜씨
二公善繪手毫揮 ~ 휘두르는 저 붓끝은 익숙하게
逞畵圖眞意氣異 ~ 眞實을 나타내는 特別한 意氣
龍行鬼走神巍巍 ~ 龍과 鬼神 달리는 높은 그 精神.
饒邈虛空寫塵跡 ~ 虛空을 모양 뜨고 티끌 자취 그려내도
無因畵得志公師 ~ 끝내 志公 모습은 그리지 못했나니.
(★ 志公 ~: 梁 武帝 때 國師였던 志公禪師. 梁 武帝가 張僧繇에게 志公의 모습을
그리라 했으나 張僧繇는 붓을 놓고 어쩔 줄 몰랐다. 志公은 손가락으로 얼굴을 갈라 잡아 12面 觀世音菩薩의 像을 나타내었기 때문에 或 慈悲스럽고 或 威嚴이 있어 張僧繇는 끝내 志公의 모습을 그리지 못했다 함)

(276) 寒山詩.
一住寒山萬事休 ~ 한 番 寒山에 들자 萬事를 쉬었나니
更無雜念掛心頭 ~ 다시 마음에 이는 雜생각 없네.
閑於石壁題詩句 ~ 閑暇로이 돌집 壁에 詩줄이나 끼적이며
任運還同不繫舟 ~ 제대로 맡겨두어 뜬 배 같구나.

(277) 寒山詩.
雲山疊疊連天碧 ~ 疊疊한 구름에 山은 하늘 높이 푸르른데
路僻林深無客游 ~ 險한 길 숲은 깊어 사람 자취 없어라.
遠望孤蟾明皎皎 ~ 눈 들어 멀리 바라보면 외로운 달은 밝은데
近聞群鳥語啾啾 ~ 지저귀는 새소리 귓가에 이지럽네.
老夫獨坐棲靑嶂 ~ 늙은 지아비 홀로 푸른 山에 깃들여
少室閑居任白頭 ~ 좁은 房에 閑暇히 흰 털에 맡겨두네.
(★ 少室 ~: 元來는 河南省에 있는 山 이름. 여기서는 좁은 房으로 說明)
可嘆往年與今日 ~ 돌아보면 지난 때나 또 오늘도
無心還似水東流 ~ 無心하기 東으로 흐르는 물 같나니.
(★ 水東流 ~: 江이 東쪽으로 흘러감. 中國의 큰 江은 거의 東쪽으로 흐름)

(278) 寒山詩.
汝爲埋頭癡兀兀 ~ 생각하라, 너 어리석게 머리 싸매고
愛向無明羅刹窟 ~ 無明의 羅刹(사람을 잡아먹으며 地獄에서 㠑人을 못살게 군다는 惡鬼)窟로 반가이 드는구나.
再三勸你早修行 ~ 내 再三 勸하나니 “빨리 修行하라”고
是你頑癡心恍惚 ~ 네 마음 흐리어 어쩔 줄 모르는구나.
不肯信受寒山語 ~ 이 寒山의 말을 즐거이 듣지 않고
轉轉倍加業汨汨 ~ 갈수록 業만 더해 허덕이나니.
直待斬首作兩段 ~ 머리 끊어 몸 두 동강 난 뒤에야
方知自身奴賊物 ~ 비로소 너 몸이 盜賊인 줄 알리라.

(279) 寒山詩.
貪愛有人求快活 ~ 快樂을 찾아 오직 愛慾을 貪하는 사람
不知禍在百年身 ~ 百 年 제 몸 가운데 禍 있는 줄 모르네.
但看陽燄浮漚水 ~ 부디 저 아지랑이나 물거품을 보라
便覺無常敗壞人 ~ 덧없는 사람의 몸 무너질 것 깨달으리.
丈夫志氣直如鐵 ~ 丈夫의 뜻과 氣運 쇠처럼 단단한데
無曲心中道自眞 ~ 굽지 않는 마음속에 道 스스로 참되나니.
行密節高霜下竹 ~ 눈 속 푸른 대의 높은 節槪여
方知不枉用心神 ~ 굽히지 않는 精神 비로소 알겠구나.

(280) 寒山詩.
余曾昔覩聰明士 ~ 내 일찍이 聰明한 선비 보았다
博達英靈無比倫 ~ 두루 알아 智慧롭기 짝이 없었다.
一選嘉名喧宇宙 ~ 한 番 뽑혀 이름은 世上을 흔들었고
五言詩句越諸人 ~ 五言 詩句는 뭇 사람보다 뛰어났다
爲官治化超先輩 ~ 官吏되어 다스림에 先輩를 뛰어넘고
直爲無能繼後塵 ~ 그 때문에 뒤를 이을 後輩 없었다.
忽然富貴貪財色 ~ 어느새 富貴와 女子를 貪하더니
瓦解冰消不可陳 ~ 봄바람에 얼음 녹듯 자취 없어졌다.

(281) 寒山詩.
有人笑我詩 ~ 사람이 있어 내 詩를 비웃는구나
我詩合典雅 ~ 그러나 내 詩는 高尙하고 法에 맞네.
(★ 典雅 ~: 典은 古代 中國의 傳說上의 다섯 임금이 지은 冊. 特히 書經을 말함)
不煩鄭氏箋 ~ 鄭氏(後漢 때 詩經을 註解한 有名한 學者인 鄭玄을 말함)의 註釋도 번거롭게 할 것 없고
豈用毛公解 ~ 毛公(前漢의 毛萇. 亦是 詩經을 註解한 有名한 學者)의 解說도 힘입을 것 없나니
不恨會人稀 ~ 아는 사람 드문 것 不平하지 않노라.
只爲知音寡 ~ 다만 眞情 아는 이 적기 때문이니라.
若遣趁宮商 ~ 萬一 거기 宮商(元來는 中國 音樂의 五音階 中 두 가지. 여기서는 詩의 音調 또는 리듬을 가리킴)을 찾게 한다면
余病莫能罷 ~ 내 病은 永遠히 그칠 때 없으리라.
忽遇明眼人 ~ 어쩌다가 眞實로 눈 밝은 이 만나면
即自流天下 ~ 이내 저절로 天下에 퍼지리라.

(282) 寒山詩.
沙門不持戒 ~ 중이 되어 戒律도 지키지 않고
道士不服藥 ~ 道士로서 또 藥도 먹지 않는구나.
自古多少賢 ~ 예로부터 그 많던 어질다는 사람들
盡在靑山脚 ~ 모두 다 푸른 山기슭에 누웠나니.

(283) 寒山詩.
寒山無漏巖 ~ 寒山의 이 煩惱 없는 바위여!
其巖甚濟要 ~ 生死 나루 건너는 나룻배일세.
八風吹不動 ~ 여덟 바람 불어도 꿈쩍 않나니
(★ 八風 ~: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世上 바람 곧 利益, 衰弱, 誹謗, 名譽, 稱讚, 讒訴, 苦痛, 즐거움)
萬古人傳妙 ~ 萬古에 모든 사람 그 妙를 傳해왔다.
寂寂好安居 ~ 고요하고 閑暇해 安居에 便安하고
(★ 安居 : 梵語로는 雨期라는 뜻, 중이 一定한 期間 동안 外出하지 않고 한데 모여 修行하는 일. 冬安居. 夏安居)
空空離譏誚 ~ 비고 그윽해 남의 是非 떠났다.
孤月夜長明 ~ 차고 긴 밤이면 달 더욱 외롭고
圓日常來照 ~ 때로는 둥근 달빛 한층 情답네.
虎丘兼虎谿 ~ 虎丘의 道生이나 虎谿의 慧遠
(★ 虎丘 ~: 蘇州에 있는 山 이름. 여기서 東晋의 중 道生이 돌을 相對로 說法을 하였다 함)
(★ 虎谿 ~: 廬山에 있는 溪谷. 東晋의 高僧 慧遠이 廬山에 들어간 지
30年 동안 손님을 餞送할 때 한 番도 虎谿 밖으로 나온 적이 없었다. 그런데 陶淵明과 南宋 때의 道士 陸修靜 餞送하면서 이야기 하느라고 虎谿를 지나 나왔다. 그래서 세 사람은 뒤를 돌아보며 크게 웃었다)
不用相呼召 ~ 그들 불러 說法하고 웃을 것 없다.
世間有王傅 ~ 또 世上에는 임금 스승 있지만
莫把同周召 ~ 저 周公과 召公에 비기지 말라.
我自遁寒巖 ~ 내 이 寒巖 틈에 숨어 살 적부터
快活長歌笑 ~ 언제나 快活하게 노래하고 웃느니라.

(284) 寒山詩.
出生三十年 ~ 내 이 世上에 난 지 30年 그 동안에
常游千萬里 ~ 헤매어 돌며 千萬 里로 놀았다.
行江靑草合 ~ 江으로 나갔더니 푸른 풀 우거지고
入塞紅塵起 ~ 國境에 이르매 붉은 티끌 아득했다.
煉藥空求仙 ~ 헛되이 藥 만들어 神仙도 求해보고
讀書兼詠史 ~ 부질없이 詩도 짓고 冊도 읽었다.
今日歸寒山 ~ 이제 비로소 좋이 寒山으로 돌아와
枕流兼洗耳 ~ 개울을 베고 누워 귀를 씻노라.

(285) 寒山詩.
千生萬死何時已 ~ 千 番 나고 萬 番 죽어 언제 그칠고
生死來去轉迷盲 ~ 오고 감에 갈수록 장님놀이다.
不識心中無價寶 ~ 마음속의 값진 보배 모르고
猶似盲驢信脚行 ~ 마치 눈먼 나귀 제 발길에 맡기는 듯.

(286) 寒山詩.
老病殘年百有餘 ~ 늙고 앓고 괴로운 人生 百 年 남짓해
面黃頭白好山居 ~ 누런 얼굴 흰 머리에 山中을 좋아하여
布裘擁質隨緣過 ~ 베옷으로 몸을 싼 채 因緣 따라 지내거니
豈羨人間巧樣模 ~ 어찌 人間들의 꾸민 꼴을 부러워하리.
心神用盡爲名利 ~ 다만 名利 爲해 마음을 괴롭히고
百種貪婪進己軀 ~ 몸을 돌보느라 온갖 貪慾 일으키네.
浮生幻化如燈燼 ~ 人生은 덧없어라 燈불 심지 같나니
塚內埋身是有無 ~ 무덤에 들고나면 있는 건가? 없는 건가?

(287) 寒山詩.
世間何事最堪嗟 ~ 世上에 어떤 일이 가장 슬픈고!
盡是三途造罪楂 ~ 그 모두 三途의 業을 지을 뿐.
不學白雲巖下客 ~ 흰구름 바위 아래 홀로 깃들인 사람.
一條寒衲是生芽 ~ 한 벌 찬 누더기 이 한 平生인걸.
秋到任他林落葉 ~ 가을이 와 잎이 지면 지는 대로 맡겨두고
春來從你樹開花 ~ 봄이 오면 가지마다 꽃은 피어라.
三界橫眠閑無事 ~ 三界에 일이 없어 잠만 자나니
明月清風是我家 ~ 맑은 바람 흰 달이 이내 집일러라.

(288) 寒山詩.
昔年曾到大海游 ~ 내 옛날에 바다로 나가 헤맨 것은
爲采摩尼誓懇求 ~ 盟誓코 摩尼구슬 얻기 爲해서였다.
(★ 摩尼 ~: 珠, 寶, 如意라고도 한다. 龍王의 腦 속에서 나왔다고 하는 寶珠)
直到龍宮深密處 ~ 龍宮의 그윽한 곳을 바로 들어가면
金關銷斷主神愁 ~ 主神은 金關門의 끊어진 것 걱정한다.
龍王守護安耳裡 ~ 龍王은 보배구슬 귓속에 간직하고
劍客星揮無處搜 ~ 칼 든 將帥 둘러서 찾을 길 없었다.
賈客却歸門內去 ~ 내 부질없이 집으로 돌아와보니
明珠元在我心頭 ~ 보배구슬은 元來 내 마음에 있었다.

(289) 寒山詩.
衆星羅列夜明深 ~ 별은 멀리 있고 밤빛은 깊었는데
巖點孤燈月未沉 ~ 바위에 외로운 燈불 달은 기우네.
圓滿光華不磨寶 ~ 뚜렷이 찬 光明 이지러짐 없거니
挂在靑天是我心 ~ 하늘에 걸려 있어 이 내 마음일러라.

(290) 寒山詩.
千年石上古人踪 ~ 千 年 盤石 위에 옛 사람의 발자국
萬丈巖前一點空 ~ 萬길 바위 앞에 한 點 푸른 하늘.
明月照時常皎潔 ~ 밝은 달은 비치어 언제나 환하거니
不勞尋訪問西東 ~ 東쪽 西쪽 찾기에 괴로울 것 다시 없네.

(291) 寒山詩.
寒山頂上月輪孤 ~ 寒山 꼭대기에 외로이 둥그런 달
照見晴空一物無 ~ 맑은 하늘 두루 비춰 막힐 것 없네.
可貴天然無價寶 ~ 貴하구나 天然의 값없는 이 보배여
埋在五陰溺身軀 ~ 五陰(人間의 몸과 마음을 이루는 다섯 가지 基本 要素. 卽, 色 ∙ 受 ∙ 想 ∙ 行 ∙ 識)에 묻힌 채로 몸 안에 빠져있네.

(292) 寒山詩.
我向前源照碧流 ~ 내 앞개울에 나가 내 얼굴 비춰보고
或向巖邊坐盤石 ~ 或은 바윗가를 돌아 돌 위에 앉았으면,
心似孤雲無所依 ~ 마음은 외로운 구름처럼 依支할 곳 없거니
悠悠世事何須覓 ~ 悠悠한 世上일 찾아 무엇 할 거냐?

(293) 寒山詩.
我家本住在寒山 ~ 내 집은 元來 寒山에 있어
石巖棲息離煩緣 ~ 바위 틈에 깃들여 世上 因緣 떠났네.
泯時萬象無痕迹 ~ 꺼질 때는 모든 것에 痕跡 없더니
舒處周流徧大千 ~ 펼치는 곳 大千世界 두루하여라.
光影騰輝照心地 ~ 그 光明 드날아 마음 비추면
無有一法當現前 ~ 아무것도 앞을 막아 나타나는 것 없네.
方知摩尼一顆珠 ~ 비로소 알겠구나, 한 알 摩尼구슬이여!
解用無方處處圓 ~ 쓸 줄만 안다면 어디서고 밝은 것을.

(294) 寒山詩.
世人何事可吁嗟 ~ 世上 사람 무엇이 슬픈 일인가?
苦樂交煎勿底涯 ~ 갈아드는 苦의 종자 시달리기 끝없어라.
生死往來多少劫 ~ 나고 죽고 오고 가기 많은 劫 동안
東西南北是誰家 ~ 東西南北으로 누구누구 집이던고.
張王李趙權時姓 ~ 張王李趙는 태어난 그 姓이요
(★ 張王李趙 ~: 中國에서 흔한 姓氏로 韓國의 金李朴과 類似한 槪念)
六道三途事似麻 ~ 세 길 여섯 길에 삼실처럼 뒤얽혔네.
只爲主人不了絶 ~ 다만 主人公을 밝게 알지 못한 때문
遂招遷謝逐迷邪 ~ 드디어 이리저리 아득히 헤매었네.

(295) 寒山詩.
余家本住在天台 ~ 내 집은 本來 天台山에 있나니
雲路烟深絶客來 ~ 구름 길에 煙氣 깊어 손님이 없네.
千仞巖巒深可遯 ~ 千 길의 바위山은 깊어 숨을 만하고
萬重谿澗石樓臺 ~ 萬 겹 골짜기에는 돌다락 臺가 있다.
樺巾木屐沿流步 ~ 樺巾에 나무신으로 물길 거닐고
布裘藜杖繞山回 ~ 베옷에 藜杖으로 山을 돌아오나니,
自覺浮生幻化事 ~ 人生의 덧없음을 스스로 생각하면
逍遙快樂實善哉 ~ 逍遙하는 즐거움은 眞正 좋은 일이네.

(296) 寒山詩.
丹丘迥聳與雲齊 ~ 丹丘(★ 丹丘 ~: 바다 밖의 神仙이 산다는 곳, 또는 天台山의 異名)는 멀리 솟아 구름과 나란하고
空裡五峰遙望低 ~ 虛空의 五峰(天台山의 한 봉우리)은 멀리 바라보이며 나직하다.
雁塔高排出靑嶂 ~ 雁塔은 높이 푸른 山을 헤쳐내고
(★ 雁塔 ~: 慈恩寺에 있는 것을 大雁塔, 薦福寺에 있는 것을 小雁塔이라 한다 함)
禪林古殿入虹蜺 ~ 禪林(佛家의 修行者들이 머무는 寺院)옛집은 무지개 속에 든다.
(★ 虹蜺 ~: 무지개. 虹은 빛이 鮮明한 수무지개, 蜺는 빛이 묽고 흐린 암무지개)
風搖松葉赤城秀 ~ 소나무에 바람 불어 赤城山(天台山 南쪽에 있는 山) 빼어나고
霧吐中巖仙路迷 ~ 中巖에 안개 일어 神仙 길 아득해라.
碧落千山萬仞現 ~ 푸른 氣運 一千 山은 萬 길에 솟았는데
藤蘿相接次連谿 ~ 소나무 칡넝쿨은 골짝을 連이어 덮었다.

(297) 寒山詩.
自從到此天台境 ~ 내 이 天台山에 들어온 뒤로
經今早度幾冬春 ~ 몇 겨울을 봄을 어느새 지났던고.
山水不移人自老 ~ 山數는 옛대로요 사람 절로 늙었나니
見却多少後生人 ~ 뒤에 올 많은 사람 안타까워라.

(298) 寒山詩.
寒山道 ~ 寒山 길에는
無人到 ~ 다니는 사람 없다.
若能行 ~ 萬若 가는 사람이면
稱十號 ~ 부처라 일컫으리.
(★ 十號 ~: 부처를 뜻하는 열 가지 이름. 卽 如來, 應供, 正遍知, 明行足, 善逝, 世間解, 無上士, 調御丈夫, 天人師, 佛世尊)
有蟬鳴 ~ 매미는 울어도
無鴉噪 ~ 까마귀 소리 없다.
黃葉落 ~ 시든 잎이 떨어지면
白雲掃 ~ 흰 구름이 쓸고,
石磊磊 ~ 돌은 무덕무덕
山隩隩 ~ 山은 疊疊한데,
我獨居 ~ 나 혼자 있어
名善導 ~ 善導라 일컫나니,
(★ 善導 ~: 三界의 큰 導師인 부처라는 뜻)
子細看 ~ 그대 仔細히 보라
何相好 ~ 이 무슨 相好뇨.
(★ 相好 ~: 부처의 容貌. 곧 32 相과 80 種好)

(299) 寒山詩.
寒山寒 ~ 寒山은 추워라
氷鎖石 ~ 얼음이 돌 얽맸다.
藏山靑 ~ 푸른 山을 감추고
現雪白 ~ 흰눈은 드러냈다.
日出照 ~ 해가 올라 비추면
一時釋 ~ 一時에 녹으리라.
從茲暖 ~ 只今부터 따스하니
養老客 ~ 늙은 몸 기르겠다.

(300) 寒山詩.
我居山 ~ 내 山에 숨어
勿人識 ~ 아무도 모른다.
白雲中 ~ 흰구름 속에
常寂寂 ~ 언제나 寂寂하다.

(301) 寒山詩.
寒山深 ~ 寒山이 깊어
稱我心 ~ 내 마음에 맞다.
純白石 ~ 오로지 흰 돌로서
勿黃金 ~ 黃金이 아니어라.
泉聲響 ~ 샘물 소리가
撫伯琴 ~ 伯牙의 거문고 퉁기면
有子期 ~ 鍾子期가 있어
辨此音 ~ 이 소리 아네.

(302) 寒山詩.
重巖中 ~ 너럭바위 가운데
足淸風 ~ 맑은 바람 足하다.
扇不搖 ~ 부채 안 부쳐도
涼氣通 ~ 저절로 시원하다.
明月照 ~ 밝은 달은 비치고
白雲籠 ~ 흰구름 감싸나니
獨自坐 ~ 나 혼자 앉은
一老翁 ~ 이 늙은 僉知여.

(303) 寒山詩.
寒山子 ~ 이 寒山子
長如是 ~ 언제나 이러하다.
獨自居 ~ 스스로 혼자 있어
不生死 ~ 나고 죽음 없나니.

(304) 寒山詩.
我見世間人 ~ 내 世上 사람 보니
個個爭意氣 ~ 사람마다 서로 意氣 다투네.
一朝忽然死 ~ 하루 아침에 갑자기 죽고 나면
祇得一片地 ~ 다만 얻는 것 한줌 흙뿐.
闊四尺長丈二 ~ 너비 넉 자에 길이 열두 자.
你若會出來爭意氣 ~ 너 萬若 只今도 나와서 意氣를 다툴 줄 알면
我與你立碑記 ~ 내 너를 爲해 碑를 세워주리라.
(★ 한나라 때의 樂府詩와 같은 民謠風의 이 詩가 拾得의 詩라는 說도 있다)

(305) 寒山詩.
家有寒山詩 ~ 우리 집에 寒山詩 있으니
勝汝看經卷 ~ 그대 經읽기 보다 나으리라.
書放屛風上 ~ 屛風에 적어두고
時時看一徧 ~ 때때로 한 篇씩 보라.
(★ 拾得의 作이라는 說도 있다)

(306) 寒山詩.
少年懶讀書 ~ 젊어서 글 읽기 게을리 해
三十業由來 ~ 三十에도 아직 이루지 못하고
白首始得官 ~ 흰머리에 겨우 벼슬 얻으니
不過十卿尉 ~ 十卿의 위에 지나지 않네.
不知多種黍 ~ 기장을 아무리 많이 심었지만
供此伏家費 ~ 이 草幕집 稅나 될지 모르겠다.
打酒詠詩眠 ~ 술 먹고 詩 읊다 또 자고
百年期髣髴 ~ 이렇게 一生을 髣髴히 지내리라

(307) 寒山詩.
畵棟非我宅 ~ 彩色 그림 기둥은 내 집 아니요
靑林是我家 ~ 푸른 숲속이 元來 이 내 집이니라.
一生俄爾過 ~ 한平生 지나기 暫時이려니
萬事莫言賖 ~ 모든 일 아직 멀다 말하지 마라.
濟度不造筏 ~ 너 몸 건지기 爲해 떼배 짓지 않으면
漂淪爲采花 ~ 꽃을 캐다가 큰물에 휩쓸리리.
善根今未種 ~ 착한 뿌리 오늘에 심지 않으면
何日見生芽 ~ 언제 싹트는 것 보겠는가?

(308) 寒山詩.
君看葉裡花 ~ 그대여 보라, 나뭇잎 속의 꽃을
能得幾時好 ~ 그 아름다움인들 몇 해일까?
今日畏人攀 ~ 오늘은 사람의 손 두려워하지만
明朝待誰掃 ~ 來日 아침에는 누구에게 쓸릴 것인가!
可憐嬌豔情 ~ 가여워라, 저 아리땁고 예쁜 情도
年多轉成老 ~ 해가 흘러 어느새 늙고 마나니,
將世比於花 ~ 이 世上 사람 저 꽃에 比한다면
紅顔豈長保 ~ 꽃다운 그 얼굴 어이 오래갈 것인가!

(309) 寒山詩.
我今稽首禮 ~ 내 머리 조아려 禮拜하나니
無上法中王 ~ 모든 法 가운데 위 없는 王에게
慈悲大喜捨 ~ 큰 사랑과 슬픔, 또 기쁨과 버림
名稱滿十方 ~ 그 거룩한 이름 十方에 두루하네.
衆生作依怙 ~ 모든 衆生의 依支할 곳이 되는
智慧身金剛 ~ 金剛같이 단단한 智慧의 몸,
頂禮無所著 ~ 執着 없는 그에게 頂禮하나니
我師大法王 ~ 나의 스승은 큰 法의 王이어라.

(310) 寒山詩.
我見利智人 ~ 내 날카로이 智慧로운 사람 보니
觀者便知意 ~ 한 番 觀해서 문득 그 뜻을 아네.
不假尋文字 ~ 구태여 文字를 빌리지 않고
直入如來地 ~ 바로 저 如來 땅에 들어가는구나.
心不逐諸緣 ~ 마음은 因緣 따라 나돌지 않고
意根不妄起 ~ 意根(六根 ~: 目, 耳, 舌, 鼻, 身, 意 中 뜻을 말함)은 妄靈되이 일어나지 않나니,
心意不生時 ~ 마음과 뜻이 모두 나지 않을 때
內外無餘事 ~ 안팎이 두루 딴 일 없어라.

(311) 寒山詩.
欲向東巖去 ~ 저 東쪽 山 바위에 살아보자고
于今無量年 ~ 벼른 지 이제 몇 해나 되었던가?
昨來攀葛上 ~ 이제 와 칡넌출을 더위잡고 올랐더니
半路困風煙 ~ 바람 煙氣에 半 길 못 가 시달렸네.
徑窄衣難進 ~ 소슬길이라 옷자락 어물대고
苔粘履不前 ~ 이끼 미끄러워 신발은 주춤거린다.
住茲丹桂下 ~ 차라리 이 붉은 桂樹나무 밑에서
且枕白雲眠 ~ 흰 구름 베개하고 暫時 한 잠 잘거나.

(312) 寒山詩.
昔日經行處 ~ 여기는 옛날부터 經行하던 곳
今復七十年 ~ 내 여기 이제 또 70年이 지났거니.
古人無往來 ~ 옛날 그 사람들 오고가지 않고
埋在古塚間 ~ 雜草 무덤 속에 쓸쓸히 누워 있네.
余今頭已白 ~ 나도 이제 늙어 머리는 흰데
猶守片雲山 ~ 흰구름 혼자 山을 지키고 있다.
爲報後來子 ~ 내 뒤에 올 사람들에게 일러두나니
何不讀古言 ~ 어찌하여 옛 글을 읽지 않는가?

(313) 寒山詩.
棲遲寒巖下 ~ 찬 바위 밑에 깃들여 살면
偏訝最幽奇 ~ 별스레 그윽한 일 새삼 신기해.
携籃采山茹 ~ 때로는 시름없이 바구니 들고 나가
挈籠摘果歸 ~ 광주리 들고나가 과일 따 돌아오네.
蔬齋敷茅坐 ~ 베옷 그대로 풀더미 깔고 앉아
啜啄食紫芝 ~ 우적우적 붉은 芝草도 먹어보네.
淸沼濯瓢鉢 ~ 맑은 개울물에 바리를 씻고
雜和煮稠稀 ~ 한데 뒤섞어 아욱국 끓인다.
當陽擁裘坐 ~ 볕 바른 陽地에 누더기 걸치고 앉아
閒讀古人詩 ~ 閒暇로이 옛사람의 詩를 읽어보네.

(314) 寒山詩.
花上黃鶯子 ~ 꽃가지 위의 黃金 꾀꼬리
關關聲可憐 ~ 꾀꼴꾀꼴 그 소리 아아 귀엽다.
美人顔似玉 ~ 고운 얼굴 玉 같은 美人이 있어
對此弄鳴弦 ~ 그 소리 따라 거문고 타고 있다.
玩之能不足 ~ 익숙하기까지는 不足함이 많아
眷戀在齠年 ~ 돌아보는 마음은 어린時節로 달리고
花飛鳥亦散 ~ 꽃도 떨어지고 새들도 또한 흩어진 뒤에
灑淚秋風前 ~ 가을 바람 앞에 뿌리는 눈물이여!

(315) 寒山詩.
鹿生深林中 ~ 사슴은 숲속에 나서
飲水而食草 ~ 물 마시고 풀 먹으며 자라나거라.
伸腳樹下眠 ~ 나무 밑에서 발 뻗고 자며
可憐無煩惱 ~ 아무 시름 없는 것 사랑스러워라.
繫之在華堂 ~ 이 놈을 잡아다 華堂에 묶어두고
餚膳極肥好 ~ 맛난 먹이를 아무리 갖다 주어도
終日不肯嘗 ~ 終日을 즐거이 먹으려 하지 않고
形容轉枯槁 ~ 그 꼴은 갈수록 여위어 가는구나.

(316) 寒山詩.
寒山唯白雲 ~ 寒山에는 다만 흰 구름 뿐 인가
寂寂絕埃塵 ~ 고요하고 그윽해 티끌을 버렸네.
草座山家有 ~ 풀 자리는 이 山집의 살림
孤燈明月輪 ~ 외로운 燈불은 밝은 달이 代身하네.
石床臨碧沼 ~ 돌 平床은 푸른 늪에 다다랐고
虎鹿每為鄰 ~ 호랑이와 사슴은 언제나 이웃이되네.
自羨幽居樂 ~ 그윽이 살기를 스스로 즐겨해
長為象外人 ~ 길이 形象 世界의 바깥사람 되나니.

(317) 寒山詩.
我見人轉經 ~ 내 사람들 經 읽는 것 보니
依他言語會 ~ 다만 그 말만을 依支해 아는구나.
口轉心不轉 ~ 입으로만 읽고 마음 읽지 않으매
心口相違背 ~ 마음과 입이 서로 어긋나나니
心真無委曲 ~ 마음이 참되어 굽지 않으면
不作諸纏蓋 ~ 어떤 煩惱도 짓는 일 없으리라
但且自省躬 ~ 다만 스스로 제 마음 돌아보아
莫覓他替代 ~ 남으로 하여금 너를 代身하게 마라.
可中作得主 ~ 이 가운데 眞正 主人이 되면
是知無內外 ~ 비로소 안팎 없는 줄을 알리라.

(318) 寒山詩.
寒山出此語 ~ 寒山이 비록 이런 말을 내지마는
此語無人信 ~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는다.
蜜甜足人嘗 ~ 벌꿀은 달아 누구나 맛보지만
黃蘖苦難近 ~ 黃蘖은 써서 먹는 사람 없으며
順情生喜悅 ~ 제 뜻에 맞으면 기뻐하더니
逆意多瞋恨 ~ 제 마음 거스르면 火를 내는구나.
但看木傀儡 ~ 그러나 보라, 저 나무 꼭두각시
弄了一場困 ~ 한바탕 놀고 나면 괴로움뿐인 것을.

(319) 寒山詩.
我住在村鄉 ~ 내 마을 집에 살고 있나니
無爺亦無娘 ~ 아비도 없고 또 어미도 없다.
無名無姓第 ~ 姓도 없고 또 이름도 없어
人喚作張王 ~ 사람들은 그저 張王이라 부른다.
並無人教我 ~ 또 나를 가르치는 사람도 없으매
貧賤也尋常 ~ 가난하고 賤한 것 例事로 안다.
自憐心的實 ~ 그러나 내 마음 참되고 確實하여
堅固等金剛 ~ 金剛처럼 단단한 것 나는 사랑하나니.

(320) 寒山詩.
有個王秀才 ~ 여기 한 王哥의 秀才가 있어
(★ 王秀才 ~: 秀才는 科擧에 應試할 資格을 가진 者의 俗稱. 王은 一般的인 姓氏)
笑我詩多失 ~ 格에 맞지 않다고 내 詩를 비웃나니
云不識蜂腰 ~ 가로되 벌의 허리도 알지 못하고
(★ 蜂腰 ~: 漢詩에서 禁忌視 하는 八病의 하나로 五言詩에서는 一句의 第二字와 第五字가 같은 聲調일 때를 말함)
仍不會鶴膝 ~ 또 鶴의 무릎도 알지 못하며
(★ 鶴膝 ~: 八病의 하나. 五言詩에서는 一句의 際五字와 三句의 第五字에 같은平聲을 쓰는 일)
平側不解壓 ~ 平側과 壓韻도 理解하지 못해서
(★ 平側 ~: 平仄과 같음. 漢字의 平聲字와 側聲字를 가리킴)
凡言取次出 ~ 平凡한 말을 取하여 나타내었다고
我笑你作詩 ~ 그러나 나는 너의 詩를 비웃나니
如盲徒詠日 ~ 장님이 해를 노래 하는 것 같네.

(321) 寒山詩.
高高峰頂上 ~ 높은 山봉우리 꼭대기에 올라
四顧極無邊 ~ 四方을 돌아봐도 끝이 없구나.
獨坐無人知 ~ 나 혼자 앉았으니 아는 사람 없고
孤月照寒泉 ~ 외로운 달만 찬 샘물을 비춘다.
泉中且無月 ~ 샘물에는 元來 달이 없거니
月自在青天 ~ 달은 스스로 푸른 하늘에 있다네.
吟此一曲歌 ~ 내 노래 한 曲調를 불러보아도
歌終不是禪 ~ 노래는 終來 禪이 아니네.

(322) 寒山詩.
世間一等流 ~ 世上 一等 간다는 사람들 보니
誠堪與人笑 ~ 世上 사람 웃음거리 되기에 넉넉하네.
出家弊己身 ~ 집을 떠나와 제 몸을 괴롭히며
誑俗將為道 ~ 世上을 속여 도 닦는다 하는구나.
雖著離塵衣 ~ 버젓이 袈裟, 長衫 입었다 해도
衣中多養蚤 ~ 옷 속에는 벼룩이 들끓고 있네.
不如歸去來 ~ 차라리 모든 것 버리고 돌아와
識取心王好 ~ 心王(意識作用의 本體)을 사랑하는 法이나 알거라.

(323) 寒山詩.
勸你休去來 ~ 네게 勸하노니 오고감을 좀 쉬어라
莫惱他閻老 ~ 저 閻羅 僉知에게 시달리지 말라.
失腳入三途 ~ 한 番 잘못 딛어 三途에 들면
粉骨遭千搗 ~ 限없는 매질에 온 뼈가 가루되며
長為地獄人 ~ 길이 저 地獄에 든 사람 되어
永隔今生道 ~ 다시는 이生 길에 나오지 못하리니.
勉你信余言 ~ 부디 내말을 믿어 너는 힘써서
識取衣中寶 ~ 옷 속의 寶物을 알아서 가지거라.

(324) 寒山詩.
千雲萬水間 ~ 千雲萬水 사이
中有一閒士 ~ 그 가운데 閒暇한 선비가 있다.
白日游青山 ~ 낮에는 푸른 山을 거닐며 놀고
夜歸巖下睡 ~ 밤에는 바위 아래 돌아와 자네.
倏爾過春秋 ~ 갑자기 歲月이 그렇게 지나도
寂然無塵累 ~ 寂然한 내 삶이라 煩惱는 없네.
快哉何所依 ~ 快哉라 어디에 依支하랴
靜若秋江水 ~ 고요하기가 가을 江물 같은데.

(325) 寒山詩.
今日巖前坐 ~ 내 오늘 바위 앞에 나와 앉았더니
坐久煙雲收 ~ 앉은 지 한참 만에 안개구름 걷히네.
一道清溪冷 ~ 한 가락 맑은 개울 물 소리 차고
千尋碧嶂頭 ~ 여기는 千 길 푸른 山꼭대기.
白雲朝影靜 ~ 아침에는 흰구름 그림자 조용하고
明月夜光浮 ~ 밤에는 밝은 달 빛 서려 오는 곳.
身上無塵垢 ~ 내 몸에 한 點 티끌 없거니
心中那更憂 ~ 마음속엔들 무슨 걱정 있으랴!

(326) 寒山詩.
自古諸哲人 ~ 예로부터 智慧가 뛰어났던 모든 이
不見有長存 ~ 長久히 사는 것을 보지 못했네.
生而還復死 ~ 世上에 났다가는 다시 죽는 것이고
盡變作灰塵 ~ 죽은 뒤에는 재가 되고 티끌이 되었지.
積骨如毗富 ~ 죽은 사람들 뼈가 쌓여 毗富羅山 같고
(★ 毗富 ~: 印度에 있다는 毗富羅山의 略稱. 佛經에서 廣大無變한 것을 形容할 때 자주 使用)
別淚成海津 ~ 離別할 때 흘린 눈물 바다를 이루었네.
唯有空名在 ~ 남는 것은 오로지 빈이름 하나
豈免生死輪 ~ 어찌 生死의 輪廻 免할 것인지?.

(327) 寒山詩.
元非隱逸士 ~ 元來 숨어사는 선비가 아니면서
自號山林人 ~ 山에 사는 사람이라 스스로를 일컫네.
仕魯蒙幘帛 ~ 魯 나라를 섬기면서 幘帛(北斗감투. 卑賤한 사람만 쓰던 帽子)을 쓰고
且愛裹疏巾 ~ 또 疏巾(貧賤한 사람이나 숨어사는 사람들이 쓰던 帽子) 싸기를 사랑하는구나.
道有巢許操 ~ 巢父, 許由(堯임금 때 志操 높던 선비)의 節槪가 있다 하여
恥為堯舜臣 ~ 堯, 舜의 臣下 되기를 부끄러워하네.
獼猴罩帽子 ~ 원숭이가 帽子를 쓰는 일은
學人避風塵 ~ 出家者가 風塵을 避하는 것 같다네.

(328) 寒山詩.
本志慕道倫 ~ 本뜻은 道의 벗을 그리워하나니
道倫常獲親 ~ 道의 벗은 언제나 親할 수 있다.
時逢杜源客 ~ 때로는 根源을 막는 사람 만나고
每接話禪賓 ~ 매양 禪이야기의 손을 對한다.
談玄月明夜 ~ 달 밝은 밤에는 깊은 眞理 이야기하고
探理日臨晨 ~ 해뜨는 새벽에는 道를 찾는다.
萬機俱泯跡 ~ 모든 마음 모조리 자취 滅하면
方識本來人 ~ 本來의 사람을 비로소 아나니.

(329) 寒山詩.
巖前獨靜坐 ~ 홀로 바위 앞에 고요히 앉았으면
圓月當天耀 ~ 하늘 한복판에 둥근 달이 빛나거라.
萬象影現中 ~ 萬象은 모두 그림자 나타내나
一輪本無照 ~ 달은 本來부터 비추는 것 없나니
廓然神自清 ~ 탁 트이어 精神은 절로 맑고
含虛洞玄妙 ~ 虛를 머금어 그윽하고 하여라.
因指見其月 ~ 손가락을 依支해 달을 보나니
月是心樞要 ~ 달은 이 마음의 像徵이니라.

(330) 寒山詩.
寒巖深更好 ~ 寒巖은 깊어서 더욱 좋고
無人行此道 ~ 이 길에는 다니는 사람 없구나.
白雲高岫閒 ~ 흰 구름은 높은 山에 閑暇롭고
青嶂孤猿嘯 ~ 외로운 잔나비 푸른 골에 휘파람 부니
我更何所親 ~ 내게 親할 것 또 무엇 있으랴.
暢志自宜老 ~ 뜻을 펴며 스스로 늙어 가리라.
形容寒暑遷 ~ 얼굴은 철 따라 變하더라도
心珠甚可保 ~ 부디 마음구슬은 保全해야 하느니라.

(331) 寒山詩.
又見出家兒 ~ 내 또 집 떠난 이 보니
有力及無力 ~ 거기에 有力한 者 힘 없는 者도 있네.
上上高節者 ~ 가장 위 되는 節槪 높은 사람은
鬼神欽道德 ~ 鬼神도 그 道德을 欽慕하나니.
君王分輦坐 ~ 君王도 수레의 坐席을 나누어 앉고
諸侯拜迎逆 ~ 諸侯는 절하며 맞아들이네.
堪為世福田 ~ 그는 眞實로 世上 福田 되리니
世人須保惜 ~ 世上 사람은 아껴야 할 것이다.
下下低愚者 ~ 가장 밑 되는 어리석은 사람은
詐現多求覓 ~ 거짓을 꾸며 利益을 求하나니
濁濫即可知 ~ 그 흐린 精神은 알 수 있는 것
愚癡愛財色 ~ 財物과 돈에 마음을 빼앗기네.
著卻福田衣 ~ 福 밭의 옷을 어깨에 걸고
(★ 福田衣 ~: 중들이 걸치는 袈裟)
種田討衣食 ~ 밭에 씨를 뿌려 衣食을 圖謀하고
作債稅牛犁 ~ 빚 주어 송아지를 세로 받누나.
為事不忠直 ~ 하는 일 마다 眞實하고 곧지 못해
朝朝行弊惡 ~ 날마다 惡한 일 함부로 저지르며
往往痛臀脊 ~ 가끔 궁둥이나 脊樞가 아프다.
不解善思量 ~ 바르게 생각할 줄 알지 못하여
地獄苦無極 ~ 地獄의 苦痛은 끝이 없으리.
一朝著病纏 ~ 하루 아침에 病에 휘몰려
三年臥床席 ~ 三 年을 자리에 누워 있으면
亦有真佛性 ~ 비록 참 佛性을 갖추고 있다 해도
翻作無明賊 ~ 그것은 도리어 無明의 賊이 된다.
(★ 無明賊 ~: 無明煩惱. 智慧가 모자라 認識能力이 根本的으로 存在하지 않음으로 해서 생기는 煩惱)
南無佛陀耶 ~ 아아! 가여워라 ‘南無佛陀耶’
遠遠求彌勒 ~ 멀리 彌勒佛이나 기다려볼까!

(332) 寒山詩.
語你出家輩 ~ 너희들 出家者에게 내 이르나니
何名為出家 ~ 무엇을 일러 ‘出家’라 하는가?
奢華求養活 ~ 豪奢로이 이 한 몸 기르기를 求하고
繼綴族姓家 ~ 이름난 姓받이와 사귀어 노는 것
美舌甜唇觜 ~ 맛난 飮食으로 혓바닥 달게 하고
諂曲心鉤加 ~ 阿諂하고 굽은 마음 낚시 같은 것
終日禮道場 ~ 온終日 道場에서 禮拜드리고
持經置功課 ~ 經을 가지고 功課를 計劃하는 것
爐燒神佛香 ~ 香爐에는 神佛에게 香을 사르고
打鍾高聲和 ~ 鍾을 치며 멋지게 念佛하는 것.
六時學客舂 ~ 여섯 때로 마음은 바깥 警戒 달리면서
晝夜不得臥 ~ 밤으로 낮을 이어 눕지 않는 것
只為愛錢財 ~ 다만 돈과 財物을 사랑하기에
心中不脫灑 ~ 마음속은 언제나 흐리어 있고,
見他高道人 ~ 저 道 높고 어진 스님 만나면
卻嫌誹謗罵 ~ 도리어 猜忌하고 誹謗하는 것.
驢屎比麝香 ~ 나귀 오줌을 麝香에 겨누는가!
苦哉佛陀耶 ~ 아아, 괴로워라. 南無佛陀耶!

(333) 寒山詩.
憶得二十年 ~ 20年 前 일을 생각하면서
徐步國清歸 ~ 천천히 걸어 國淸寺로 돌아오네.
國清寺中人 ~ 國淸寺에 있는 모든 사람들
盡道寒山癡 ~ 寒山이 어리석다 서로 이르네.
癡人何用疑 ~ 어리석은 사람 무슨 疑心 있으랴.
疑不解尋思 ~ 疑心을 가졌어도 생각할 줄 모르네.
我尚自不識 ~ 나는 아직도 내 스스로 모르나니
是伊爭得知 ~ 어떻게 이것을 알 수 있으랴.
低頭不用問 ~ 머리를 낮추어 물을 것 없고
問得復何為 ~ 물어본대야 또 무엇하리.
有人來罵我 ~ 어떤 사람이 있어 나를 꾸짖되
分明了了知 ~ “分明히 환하게 알면서 그런다‘고.
雖然不應對 ~ 그러나 나는 對答하지 않나니
卻是得便宜 ~ 이것이 내게 있어 얼마나 便理한가?

(334) 寒山詩.
常聞漢武帝 ~ 내 들으니 漢나라 武帝 때 부터
爰及秦始皇 ~ 秦나라 始皇에 이르기까지.
俱好神仙術 ~ 그들은 모두 神仙術을 좋아해
延年竟不長 ~ 오래 살려 했으나 끝내 얻지 못했다.
金台既摧折 ~ 金台(漢 武帝가 죽은 宮)에서 이미 목숨이 끊어졌고
沙丘遂滅亡 ~ 沙丘(秦始皇이 죽은 곳)에서 도리어 滅亡했나니.
茂陵與驪岳 ~ 茂陵(漢 武帝의 陵)과 驪岳 (秦始皇의 무덤이 있는 山)의 오늘은 어떠한가
今日草茫茫 ~ 雜草만 어지러이 우거졌나니.

(335) 寒山詩.
可笑五陰窟 ~ 아아, 우스워라 五陰窟 속에
四蛇共同居 ~ 네 마리 뱀이 있어 함께 사는구나.
黑暗無明燭 ~ 캄캄해 어두워도 촛불하나 없는데
三毒遞相驅 ~ 三毒은 番갈아 서로 달려드나니.
伴黨六個賊 ~ 거기도 여섯 盜賊 짝牌를 지어
劫掠法財珠 ~ 法 財物의 구슬을 덮쳐 뺏는다.
斬卻魔軍輩 ~ 저 惡魔의 무리들을 모조리 죽이면
安泰湛如蘇 ~ 便安히 다시 살아날 것 같으리.

(336) 寒山詩.
世事繞悠悠 ~ 世上일 뒤얽혀 길고 길데
貪生早晚休 ~ 生을 貪해 일찍이 그칠 줄 모르는구나.
研盡大地石 ~ 이 땅의 돌을 갈아 다해도
何時得歇頭 ~ 眞正 쉴 때는 얻을 수 없겠구나.
四時周變易 ~ 四時는 돌고 돌아 바뀌어 變하고
八節急如流 ~ 八節은 빨리 흘러 물과 같으니
為報火宅主 ~ 내 불난 집 主人에게 알리나니
露地騎白牛 ~ “바깥에서 흰 소를 타라”고.

(337) 寒山詩.
自從出家後 ~ 내 집을 떠나 山에 든 뒤로
漸得養生趣 ~ 겨우 목숨 기르는 맛을 알았네.
伸縮四肢全 ~ 폈다 오그렸다 四肢는 完全하고
勤聽六根具 ~ 보거니 듣거니 六根도 갖춰졌네.
褐衣隨春冬 ~ 굵은 갈옷은 봄 겨울 갈아들고
糲食供朝暮 ~ 누른 쌀밥으로 아침 저녁 供養하네.
今日懇懇修 ~ 내 오늘 이렇게 精誠되이 닦는 것도
願與佛相遇 ~ 오직 부처님 만나뵙기 願이니라.

(338) 寒山詩.
寄語食肉漢 ~ 고기 먹는 이에게 내 한 말 부치나니
食時無逗遛 ~ 그래 고기 먹을 때 躊躇하지 않는가?
今生過去種 ~ 이 生은 前生의 種子요
未來今日修 ~ 來生은 이 生의 結果니라.
只取今日美 ~ 다만 오늘의 즐거움을 取하면
不畏來生憂 ~ 來生의 걱정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老鼠入飯甕 ~ 마치 늙은 쥐 밥桶에 든 것 같아
雖飽難出頭 ~ 배가 부르나 나오기 어렵나니.

(339) 寒山詩.
隱士遁人間 ~ 숨어사는 선비들 人間을 떠나
多向山中眠 ~ 많이들 山中에 들어가 자네.
青蘿疏麓麓 ~ 푸른 칡넝쿨은 듬성듬성 얽히었고
碧澗響聯聯 ~ 맑은 개울물은 졸졸졸 흐르나니.
騰騰且安樂 ~ 氣運은 맑아 便安하고 즐거우며
悠悠自清閒 ~ 마음은 길이 깨끗하고 閒暇롭네.
免有染世事 ~ 世上일에 물들기 멀리 떠나서
心靜如白蓮 ~ 마음은 고요해 흰 蓮꽃 같네.

(340) 寒山詩.
盤陀石上坐 ~ 홀로 너럭바위 위에 올라앉으면
溪澗冷淒淒 ~ 개울물 소리 차가이 그윽해라.
靜玩偏嘉麗 ~ 고요히 둘러보면 못내 아름다운데
虛巖蒙霧迷 ~ 바위 골짝에는 실구름 헤매네.
怡然憩歇處 ~ 호젓이 앉아 그윽이 즐기나니
日斜樹影低 ~ 나무 그림자 해 따라 낮아졌네.
我自觀心地 ~ 내 고요히 내 마음 觀하나니
蓮花出淤泥 ~ 蓮꽃 한 송이 진흙 속에 피어나네.

(341) 寒山詩.
迥聳霄漢外 ~ 멀리 하늘 밖에 높이 솟아서
雲裡路岧嶢 ~ 구름 속 길은 危殆하고 險하여라.
瀑布千丈流 ~ 千 길 벼랑에 내리지르는 瀑布
如鋪練一條 ~ 緋緞 한 자락 펼쳐 걸어놓은 듯.
下有棲心窟 ~ 그 밑에는 棲心窟(마음이 깃들이는 굴) 있어
橫安定命橋 ~ 定命橋(天台山 頂上의 天然 石橋)를 가로놓았다.
雄雄鎮世界 ~ 의젓이 온 世界 억누르고 있어
天台名獨超 ~ 天台의 그 이름 홀로 높았다.

(342) 寒山詩.
我見世間人 ~ 내 이 世上 사람들 보니
生而還復死 ~ 나서 살았다 어느새 다시 죽네.
昨朝猶二八 ~ 어제 아침엔 아직 十六歲로
壯氣胸襟士 ~ 壯한 氣運이 가슴에 가득하더니
如今七十過 ~ 어느새 나이 七十이 넘어
力困形憔悴 ~ 힘은 衰하고 얼굴은 빼빼 말랐네.
恰似春日花 ~ 마치 저 봄철 꽃과 같아서
朝開夜落爾 ~ 아침에 피었다 저녁에 질 뿐.

(343) 寒山詩.
可貴一名山 ~ 아 貴하여라, 이름 있는 이 山이여!
七寶何能比 ~ 일곱 가지 보배인들 어이 여기 견주랴.
松月颼颼冷 ~ 솔가지에 걸린 달은 으스스 차갑고
雲霞片片起 ~ 구름 안개는 조각조각 일어나네.
匼匝幾重山 ~ 疊疊이 山은 쌓여 몇 겹이던가?
回還多少里 ~ 山굽이 돌 때마다 마을이 있네.
溪澗靜澄澄 ~ 山골 개울물은 맑고 고요해
快活無窮已 ~ 시원하고 爽快하기 끝이 없어라.

(344) 寒山詩.
平野水寬闊 ~ 들은 널리 뻗고 물은 느린데
丹丘連四明 ~ 丹丘는 四明山(天台山 北쪽에 連한 山)에 連이어 있다.
(★ 丹丘 ~: 東쪽 바다 밖에 있고 밤낮없이 밝다는 神仙이 산다는 땅)
仙都最高秀 ~ 그中에 仙都(海中의 돌집으로 아홉 神仙이 사는 곳)가 가장 높이 빼어나
群峰聳翠屏 ~ 뭇 봉우리 푸른 屛風 둘러쳐 있다.
遠遠望何極 ~ 멀리 바라보아 아스라이 끝없고
矹矹勢相迎 ~ 굽이굽이 그 形勢 서로 잇닿네.
獨標海隅外 ~ 외로이 바다 밖에 홀로 떠 있어
處處播嘉名 ~ 아름다운 그 이름 두루 떨친다.

(346) 寒山詩.
我見轉輪王 ~ 내 보니 轉輪王은
(★ 轉輪王 ~: 正法을 가지고 온 世界를 다스린다는 印度의 神話的 理想의 王)
千子常圍繞 ~ 千名의 아들로 恒常 둘려 있었다.
十善化四天 ~ 열 가지 善으로 네 天下를 敎化하고
莊嚴多七寶 ~ 일곱 가지 보배로 莊嚴하고 거룩했다.
七寶鎮隨身 ~ 일곱 가지 보배가 恒常 몸을 따르고
莊嚴甚妙好 ~ 莊嚴하고 妙하건만
一朝福報盡 ~ 하루 아침에 福의 갚음 다하면
猶若棲蘆鳥 ~ 마치 갈밭에 깃들이는 새 같으며
還作牛領蟲 ~ 소 목에 붙어있는 벌레 같아서
六趣受業道 ~ 六趣의 惡한 갚음 다시 받나니
況復諸凡夫 ~ 하물며 저 凡夫에 있어서야
無常豈長保 ~ 이 몸을 어이 길이 保全하겠는가?
生死如旋火 ~ 나고 죽음은 돌리는 횃불 같고
輪迴似麻稻 ~ 서로 바꿔 나는 것 삼과 벼와 같나니
不解早覺悟 ~ 하루빨리 깨치어 알지 못하면
爲人枉虛老 ~ 貴한 사람으로 헛되이 늙으리라.

(347) 寒山詩.
自羨山間樂 ~ 山中의 즐거움을 스스로 願해
逍遙無倚托 ~ 아무 倚托도 없이 홀로 지내네.
逐日養殘軀 ~ 날마다 衰弱한 몸을 기르고
閒思無所作 ~ 생각은 閒暇해 번거로움 없네.
時披古佛書 ~ 때로는 낡은 佛書 뒤적여보고
往往登石閣 ~ 가끔 石閣으로 올라보나니
下窺千尺崖 ~ 밑으로 千 길 벼랑 바라보노라면
上有雲盤泊 ~ 위에는 비껴 도는 구름이 있네.
寒月冷颼颼 ~ 어느새 올랐던가 차가운 달빛
身似孤飛鶴 ~ 몸은 외로이 나는 鶴과 같나니.

(348) 寒山詩.
無衣自訪覓 ~ 옷이 없거든 스스로 마련하라
莫共狐謀裘 ~ 여우에게 갖옷을 求하지 마라.
無食自採取 ~ 밥이 없거든 스스로 장만하라
莫共羊謀羞 ~ 羊한테 맛난 飮食을 求하지 마라.
借皮兼借肉 ~ 가죽 빌리고 또 살을 빌리면
懷歎復懷愁 ~ 또한 근심 걱정 가지게 되나니
皆緣義失所 ~ 義 아닌 것을 求함으로 말미암아
衣食常不周 ~ 옷과 밥이 恒常 두루하지 않느니라.

(349) 寒山詩.
五嶽俱成粉 ~ 다섯 뫼 合쳐 가루가 되고
須彌一寸山 ~ 須彌山도 한치 山에 지나지 않나니.
大海一滴水 ~ 큰 바다는 겨우 한 방울 물
吸入在心田 ~ 마음밭에 빨아들여 물을 대어라.
生長菩提子 ~ 거기 ‘菩提’ 한 나무 나고 자라서
遍蓋天中天 ~ 하늘 中의 하늘을 두루 덮어라.
語汝慕道者 ~ 내 이르나니 너 道를 爲하는 者여
慎莫繞十纏 ~ 삼가 여라지 얽매임이 휘감기게 하지 말라.

(350) 寒山詩.
寒山棲隱處 ~ 寒山에 깃들여 숨어사는 곳
絕得雜人過 ~ 世上 사람 발자취 끊겨 좋아라.
時逢林內鳥 ~ 때로는 숲속의 새들을 만나
相共唱山歌 ~ 서로 더불어 山노래 부르네.
瑞草聯溪谷 ~ 아름다운 풀은 시냇가 로 連해 있고
老松枕嵯峨 ~ 늙은 소나무 골을 베고 누워 있네.
可觀無事客 ~ 이 일없는 客은 볼 만하구나
憩歇在巖阿 ~ 바위 모퉁이에 비스듬히 누워있네.

(351) 寒山詩.
時人尋雲路 ~ 世上 사람 구름길 찾고 있건만
雲路杳無蹤 ~ 구름길 아득하여 자취 없나니.
山高多險峻 ~ 山으로 가랴, 山은 높아 險하고
澗闊少玲瓏 ~ 江으로 가랴, 江은 넓고도 흐렸네.
碧嶂前兼後 ~ 푸른 메부리 앞뒤로 막아서고
白雲西復東 ~ 흰구름은 東西로 흘러 도네.
欲知雲路處 ~ 구름길 있는 곳 알고자 하는가?
雲路在虛空 ~ 그 구름길은 저 虛空에 있느니라.

(352) 寒山詩.
可歎浮生人 ~ 恨스러워라 뜬 世上 사람들
悠悠何日了 ~ 길고 긴 이날은 언제 끝날고?
朝朝無閒時 ~ 아침마다 閒暇한 때 없고
年年不覺老 ~ 해는 가고 오고 어느새 늙네.
總為求衣食 ~ 이 모두는 衣食을 爲해
令心生煩惱 ~ 마음에 煩惱를 일으킴이니
擾擾百千年 ~ 奔走히 휘몰려 百 年 千 年을
去來三惡道 ~ 三惡道에 몇 番이나 드나드는고!
.....................................................................................


'참고실 > 지식관련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나라 漢詩 作家 (출생년도 순)  (0) 2019.04.29
四字小學(사자소학)  (0) 2019.04.29
金昌翕의 漢詩 모음  (0) 2019.04.28
◈ 한문 명언 명구 230 가지  (0) 2019.04.16
朝鮮시대 漢詩-제1부  (0) 2019.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