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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시대 漢詩-제1부

淸潭 2019. 4. 16. 16:01

朝鮮시대 漢詩

1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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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가흥참」 김종직 [可興站 金宗直] 담기

嵯峨鷄立嶺(차아계립령) 우뚝 솟은 저 계립령이여!
終古限北南(종고한북남) 예로부터 남북을 가로막았네
北人鬪豪華(북인투호화) 북인들은 호화로운 생활을 다투는데
南人脂血甘(남인지혈감) 남인들은 기름과 피를 짜는구나

牛車歷鳥道(우차력조도) 우마차가 험난한 길을 지나가니
農野無丁男(농야무정남) 들판에는 장정 남자가 없네
江干夜枕藉(강간야침자) 밤이면 강가에서 서로 베고 자노니
吏胥何婪婪(이서하람람) 아전들은 어찌 저리도 탐학한가?

小市魚欲縷(소시어욕루) 시장에선 생선을 가늘게 회치고
茅店酒如泔(모점주여감) 모점에는 술이 뜨물처럼 하얀데
醵錢喚遊女(갹전환유녀) 돈 거두어 노는계집 불러오니
翠翹凝紅藍(취교응홍람) 머리꾸미개에 연지를 발랐네

民苦心肉(민고완심육) 백성들은 심장을 깎는 듯 괴로운데
吏恣喧醉談(이자훤취담) 아전들은 방자히 취해서 떠들어 대네
斗斛又討嬴(두곡우토영) 또 두곡의 여분까지 토색을 하니
漕司宜發慚(조사의발참) 조사는 의당 부끄러울 일이로다

官賦什之一(관부십지일) 관에서 부과한 건 십분의 일인데
胡令輸二三(호령수이삼) 어찌하여 이분 삼분을 바치게 하나?
江水自滔滔(강수자도도) 강물은 스스로 도도히 흘러서
日夜噓雲嵐(일야허운람) 밤낮으로 구름과 남기를 부는데

帆檣蔽峽口(범장폐협구) 돛과 돛대가 협곡 어귀를 가리어
北下爭驂
(북하쟁참담) 북쪽에서 내려와 다투어 실어가니
南人蹙頞看(남인축알간) 남인들의 얼굴 찡그리고 보는 것을
北人誰能諳(북인수능암) 북인들이 누가 알 수 있겠는가?

 

2.「간사김사군혜매와전」 신광한 [簡謝金使君惠買瓦錢 申光漢] 담기

才名遠愧杜陵賢(재명원괴두릉현) 재주와 명성은 뛰어난 두보에게 많이 부끄럽지만
生理堪誇我在前(생리감과아재전) 살림살이는 내가 앞선다고 자랑할 만하네
春雨不愁茅屋漏(춘우불수모옥루) 봄비에 초가집이 새는 것을 근심하지 않는 것은
野橋今復見携錢(야교금부견휴전) 들 다리에서 방금 다시 돈 들고 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라네

 

3.「간성영월루」 차천로 [杆城詠月樓 車天輅] 담기

愁來徙倚仲宣樓(수래사의중선루) 시름이 일어 중선루에 배회하는데
碧樹凉生暮色遒(벽수량생모색주) 푸른 나무에 찬 기운 생겨 저녁 빛이 다가드네
鼇背島空風萬里(오배도공풍만리) 자라 등의 섬은 비었는데 바람이 만 리에서 불고
鶴邊雲散月千秋(학변운산월천추) 학 주변의 구름은 흩어졌는데 달은 천 년 동안 밝네

天連魯叟乘桴海(천련로수승부해) 하늘은 노나라 늙은이가 뗏목 타려던 바다로 이어져 있고
地接秦童採藥洲(지접진동채약주) 땅은 진나라 동자가 약 캐던 섬에 이어져 있네
長嘯一聲凌灝氣(장소일성릉호기) 길게 휘파람 부는 한 소리에 천상(天上)의 기운 가로지르니
夕陽西下水東流(석양서하수동류) 석양은 서쪽으로 지고 물은 동쪽으로 흐르네

 

4.「갈역잡영」 백칠십륙수 김창흡 [葛驛雜詠 百七十六首 金昌翕] 담기

其一(기일)
尋常飯後出荊扉(심상반후출형비) 늘 밥 먹은 뒤 사립문을 나서면
輒有相隨粉蝶飛(첩유상수분접비) 그때마다 날아 나를 따르는 나비가 있네
穿過麻田迤麥
(천과마전이맥롱) 삼밭을 뚫고 보리밭 둑 꼬불꼬불 걸어가니
草花芒刺易
(초화망자역견의) 풀과 꽃의 가시가 쉽게 옷에 걸리네

其壹百五十五(기일백오십오)

風鞭電屐略靑丘(풍편전극략청구) 바람 채찍과 우레 신발로 조선을 둘러보아
北走南翔鵬路周(북주남상붕로주) 북쪽으로 달리고 남쪽으로 날아 두루 구만 리를 다녔네
收得衰軀歸掩戶(수득쇠구귀엄호) 쇠잔한 몸을 거두어 집으로 돌아와 문을 닫으니
不知何物在心頭(부지하물재심두) 무엇이 마음에 남아 있는지 모르겠네

其外 金昌翕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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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감흥 십수 이정구 [感興 十首 李廷龜] 담기

其八(기팔)
中宵悄不寐(중소초불매) 한밤중에 근심스러워 잠 못 이루어
起坐披重衾(기좌피중금) 일어나 앉아 무거운 이불을 걷는다
江月入我幃(강월입아위) 강 달이 내 휘장으로 들어오고
江風吹我襟(강풍취아금) 강바람이 내 옷깃에 불어온다

泠泠萬慮息(영령만려식) 맑아 온갖 시름 사라지니
便見太古心(편견태고심) 곧 태고의 그 마음을 보겠다
床上有古書(상상유고서) 상 위에는 옛 책 놓여 있고
床前有素琴(상전유소금) 상 앞에는 장식 없는 거문고 놓여 있다

我欲奏一曲(아욕주일곡) 내가 한 곡 연주하고 싶으나
擧世無知音(거세무지음) 온 세상에 음을 알아주는 사람 없구나

 

6.「감흥」 이수 박순 [感興 二首 朴淳] 담기

其一(기일)
明沙帶芳草(명사대방초) 맑은 모래밭은 방초로 둘러 있고
蒼石間澄灣(창석간징만) 푸른 바위는 맑은 물줄기 사이라네
緩步惟隨意(완보유수의) 느린 걸음걸이 마음대로 하다가
無人覺往還(무인각왕환) 사람 없어도 왔다 갔다 함을 깨닫네

 

7.「감흥」 칠수 변계량 [感興 七首 卞季良] 담기

其四(기사)
春蠶復秋蛾(춘잠복추아) 봄철의 누에가 가을에는 나방 되니
歲月無停期(세월무정기) 세월은 멈출 기약이 없구나
人生非金石(인생비금석) 인생은 금석처럼 단단하지 않으니
少年能幾時(소년능기시) 젊은 시절 얼마나 되겠는가

馳名日拘束(치명일구속) 이름을 내려니 날마다 얽매이고
靜言心傷悲(정언심상비) 말없이 지내자니 마음이 슬프구나
旣壯不努力(기장불노력) 젊어서 노력을 하지 않으면
白首而無知(백수이무지) 백발이 성성토록 아는 것이 없다오

思之一長歎(사지일장탄) 생각하며 길게 탄식하니
庶幾來可追(서기래가추) 오는 것을 따를 수 있을 것 같네

 

8.「갑인춘 차월사」 이수 신흠 [甲寅春 次月沙 二首 申欽] 담기

其一(기일)
楚客愁捐佩(초객수연패) 초객이 시름 속에 패옥 버리고
孤村寄峽中(고촌기협중) 외론 마을 산속에 붙여 있다네
病來雙鬢短(병래쌍빈단) 병들어 양쪽 귀밑머리 짧아져 가고
身外萬緣空(신외만연공) 몸 밖의 온갖 인연 부질없다네

花鳥春長在(화조춘장재) 꽃피고 새 우는 봄 나날이 이어지고
雲山路不窮(운산로불궁) 구름 드리운 산길 끝없이 뻗어 있다네
餘生何所事(여생하소사) 남은 인생 할 일이 무엇인가?
擬作鹿皮翁(의작녹피옹) 녹피옹 되어 보려네

 

9.「강남곡」 오수 허난설헌 [江南曲 五首 許蘭雪軒] 담기

其二(기이)
人言江南樂(인언강남락) 사람들은 강남이 즐겁다 하지만
我見江南愁(아견강남수) 내 보기엔 강남은 시름겹기만 하다
年年沙浦口(년년사포구) 해마다 모래톱 포구에서
腸斷望歸舟(장단망귀주) 애끊는 마음으로 돌아올 배만 바라보네

 

10.「강야」 차천로 [江夜 車天輅] 담기

夜靜魚登釣(야정어등조) 밤이 고요해 물고기가 낚싯대에 뛰어오르고
波深月滿舟(파심월만주) 물결이 깊어 달이 배에 가득하네
一聲南去雁(일성남거안) 남쪽으로 가는 기러기 한 소리가
送海山秋(제송해산추) 가을의 바다와 산을 울어 보내네

 

11.「강월음」 송익필 [江月吟 宋翼弼] 담기

我爲江上客(아위강상객) 나는 강가를 떠도는 나그네
爲愛江上月(위애강상월) 강 위에 뜬 달을 사랑한다오
江空月亦白(강공월역백) 강이 텅 비니 달도 희고
月白心亦白(월백심역백) 달이 희니 마음도 희네
浩然相對洞相照(호연상대통상조) 호연히 마주함에 온통 비추는데
淸夜漫漫天寂寂(청야만만천적적) 맑은 밤은 길고 하늘은 적적하네

 

12.「견차두소릉운」 송순 [遣次杜少陵韻 宋純] 담기

林中違夙願(임중위숙원) 숲 속의 오래된 소망 어기고
嶺外作重遊(영외작중유) 고개 너머로 여러 번 놀았네
愁緖多生草(수서다생초) 근심의 실마리 풀처럼 많이 자라고
光陰速置郵(광음속치우) 세월은 역마만큼이나 빠르네

雲容猶亢旱(운용유항한) 구름 모습 오히려 가뭄과 겨루고
物意已逢秋(물의이봉추) 사물의 뜻은 이미 가을을 만났네
奈此民飢迫(내차민기박) 어찌 이 백성들에게 굶주림만 닥쳐오나?
天心似不留(천심사불류) 하늘의 마음은 머물지 않은 듯하네

 

13.「계변소작」 성혼 [溪邊小酌 成渾] 담기

五十年來臥碧山(오십년래와벽산) 오십 년간 푸른 산에 누웠으니
是非何事到人間(시비하사도인간) 시비 많은 세상에 뭣 하러 나가리
小堂無限春風地(소당무한춘풍지) 작은 집에 봄바람 끝없이 불어오니
花笑柳眠閑又閑(화소유면한우한) 웃는 꽃 자는 버들 한가롭기만 하네

 

14.「계상춘일」 성혼 [溪上春日 成渾] 담기

五十年來臥碧山(오십년래와벽산) 오십 년간 푸른 산에 누웠으니
是非何事到人間(시비하사도인간) 시비 많은 세상에 뭣 하러 나가리
小堂無限春風地(소당무한춘풍지) 작은 집에 봄바람 끝없이 불어오니
花笑柳眠閑又閑(화소유면한우한) 웃는 꽃 자는 버들 한가롭기만 하네

 

15.「고목」 김시습 [枯木 金時習] 담기

長枝蟠屈小枝斜(장지반굴소지사) 긴 가지는 서려 굽고 작은 가지는 비꼈는데
直幹亭亭聳碧霞(직간정정용벽하) 곧은 줄기는 정정하게 푸른 노을에 솟아 있네
幾歲倚巖排雨雪(기세의암배우설) 몇 해나 바위에 기대 비와 눈을 맞으면서
何年趠走化龍蛇(하년탁주화룡사) 어느 해 뛰고 달려 용과 뱀이 되려는가?

瘤皮腫莊生木(유피옹종장생목) 혹이 난 껍질 울퉁불퉁 장자 나무인 듯한데
奇狀
巃嵷漢使槎(기상롱종한사사) 기이한 모습 우뚝우뚝 한대 사절 뗏목일세
春至無心天亦惜(춘지무심천역석) 봄이 와도 무심하니 하늘마저 애석한데
敎藤爲葉蘇爲花(교등위엽소위화) 등나무로 잎 만들고 이끼로 꽃 피웠네

 

16.「고봉산재」 최경창 [高峰山齋 崔慶昌] 담기

古郡無城郭(고군무성곽) 옛 고을이라 성곽은 없고
山齋有樹林(산재유수림) 산집이라 나무숲만 있네
蕭條人吏散(소조인리산) 쓸쓸히 사람과 관리 흩어진 뒤
隔水搗寒砧(격수도한침) 물 건너엔 겨울옷을 다듬이질하네

 

17.「고송」 이언적 [孤松 李彦迪] 담기

群木鬱相遮(군목울상차) 뭇 소나무 빽빽이 서로 막혀 있는데
孤松挺自誇(고송정자과) 외로운 소나무 빼어남 스스로 자랑하네
煙霞祕幹質(연하비간질) 연기와 노을 속에서도 줄기와 바탕을 간직했고
雨露長枝柯(우로장지가) 비와 이슬 속에서도 가지마다 자랐네

千尺心應直(천척심응직) 천척이나 높으니 마음 응당 곧을 것이요
九泉根不斜(구천근불사) 구천이나 깊으니 뿌리 기울지 않을 것이네
棟樑雖有待(동량수유대) 동량이 되리라 비록 기대하나
斤斧奈相加(근부내상가) 도끼가 가해짐을 어찌하리오?

不似巖邊老(불사암변로) 바위 가에서 늙는 것만 못하니
含姿歲暮多(함자세모다) 해 저물어 가는 겨울에도 언제나 자태를 머금기를

 

18.「곡구김화상구우양주지산중 인일모류숙 천명출산」 권필 [哭具金化喪柩于楊州之山中 因日暮留宿 天明出山 權韠] 담기

幽明相接杳無因(유명상접묘무인) 이승과 저승이 이어져도 아득해 만날 길이 없더니
一夢殷勤未是眞(일몽은근미시진) 꿈속에서 은근히 만났지만 진실이 아니겠지
掩淚出山尋去路(엄루출산심거로) 눈물 닦으며 산을 나와 갈 길을 찾으니
曉鶯啼送獨歸人(효앵제송독귀인) 새벽 꾀꼬리 울며 홀로 가는 사람 전송하네

 

19.「곡석주」 이안눌 [哭石洲 李安訥] 담기

不恨吾生晩(불한오생만) 내가 태어난 것 늦은 것에 한할 것 없고
只恨吾有耳(지한오유이) 다만 내게 귀가 있는 것에 한할 뿐이네
萬山風雨時(만산풍우시) 모든 산에 비바람 불 때
聞着詩翁死(문착시옹사) 시옹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네

 

20.「곡자」 허난설헌 [哭子 許蘭雪軒] 담기

去年喪愛女(거년상애녀) 작년에 사랑하는 딸을 잃었고
今年喪愛子(금년상애자) 올해에 사랑하는 아들을 잃었네
哀哀廣陵土(애애광릉토) 슬프고 슬프도다, 광릉 땅에
雙墳相對起(쌍분상대기) 한 쌍의 무덤이 서로 마주하고 일어섰네

蕭蕭白楊風(소소백양풍) 백양나무에 쓸쓸히 바람 불고
鬼火明松楸(귀화명송추) 귀신불은 소나무와 오동나무를 밝히네
紙錢招汝魂(지전초여혼) 종이돈으로 너희들 혼을 부르고
玄酒奠汝丘(현주전여구) 맹물을 너희들 무덤에 따르네

應知弟兄魂(응지제형혼) 알고말고, 너희 자매의 혼이
夜夜相追遊(야야상추유) 밤마다 서로 따라 노니는 것을
縱有腹中孩(종유복중해) 비록 배 속에 아이가 있은들
安可冀長成(안가기장성) 어찌 장성하기를 바랄 수 있으랴

浪吟黃臺詞(낭음황대사) 헛되이 「황대사」를 읊조리니
血泣悲呑聲(혈읍비탄성) 피눈물이 나와 슬픔으로 목메네

 

21.「과간성릉 일모불극방 유회」 삼수 남효온 [過杆城陵 日暮不克訪 有懷 三首 南孝溫] 담기

其一(기일)
秦家不韋移神器(진가불위이신기) 진나라 여불위가 제위를 바꾸니
函谷山川付子嬰(함곡산천부자영) 함곡관의 산천이 자영에게 돌아갔네
虛器擁名纔四歲(허기옹명재사세) 허울 좋은 왕 노릇 겨우 네 해뿐이었으니
百年神算
能成(백년신산거능성) 백 년의 신묘한 계책 어찌 이룰 수 있으리

 

22.「과노봉구」 이정구 [過蘆峰口 李廷龜] 담기

空山木落雨蕭蕭(공산목락우소소) 텅 빈 산 나뭇잎 지고 비는 부슬부슬
相國風流此寂寥(상국풍류차적요) 재상의 풍류 이렇게 적막하네
惆悵一杯難更進(추창일배난갱진) 슬프다, 술 한 잔 다시 올리기 어려우니
昔年歌曲卽今朝(석년가곡즉금조) 예전의 그 노래가 바로 오늘 아침 일이네

 

23.「과정송강묘 유감」 권필 [過鄭松江墓 有感 權韠] 담기

空山木落雨蕭蕭(공산목락우소소) 텅 빈 산 나뭇잎 지고 비는 부슬부슬
相國風流此寂寥(상국풍류차적요) 재상의 풍류 이렇게 적막하네
惆悵一杯難更進(추창일배난갱진) 슬프다, 술 한 잔 다시 올리기 어려우니
昔年歌曲卽今朝(석년가곡즉금조) 예전의 그 노래가 바로 오늘 아침 일이네

 

24.「관서악부」 백팔수 신광수 [關西樂府 百八首 申光洙] 담기

其六十五(기육십오)
朝天舊事石應知(조천구사석응지) 하늘에 오르던 옛일을 응당 돌은 알겠지
故國滄桑物不移(고국창상물불이) 고도(古都)는 상전벽해(桑田碧海)되었지만 사물은 그대로니
城下滿江明月夜(성하만강명월야) 성 아래 온 강 가득 달빛 밝은 밤인데
豈無麟馬往來時(기무린마왕래시) 어찌하여 기린마는 다시 올 때가 없는가?

 

25.「관어」 오수 유득공 [觀魚 五首 柳得恭] 담기

其二(기이)
潭上看魚處(담상간어처) 못 위에 물고기를 구경하는 곳
時時不敢跫(시시불감공) 때때로 발자국소리도 못 내겠구나
忽來兒一一(홀래아일일) 새끼 하나하나 홀연히 왔다가
何去婢雙雙(하거비쌍쌍) 새끼들은 한 쌍 한 쌍 어디로 가나?

偶觸如相恠(우촉여상괴) 우연히 닿곤 서로 괴이하다는 듯하고
方嬉却自 (방희각자쌍) 막 노닐다 문득 스스로 두려워하니
濠梁差可樂(호량치가락) 해자와 도랑도 조금 즐길 만한데
張翰謾秋江(장한만추강) 장한은 부질없이 가을 강을 떠났네

 

26.「국화불개 창연유작」 서거정 [菊花不開 悵然有作 徐居正] 담기

佳菊今年開較遲(가국금년개교지) 아름다운 국화가 금년에는 비교적 늦게 피어
一秋情興謾東籬(일추정흥만동리) 가을의 정과 흥이 동쪽 울타리에 게으르도다
西風大是無情思(서풍대시무정사) 가을바람은 참으로 무정도 하지
不入黃花入鬢絲(불입황화입빈사) 국화에 들지 않고 귀밑머리에 들었구나

 

27.「궁사」 허균 [宮詞 許筠] 담기

初年抱被直春堂(초년포피직춘당) 초년에는 이불 안고 춘당을 지켰는데
因病休閑在曲房(인병휴한재곡방) 병이 들자 한가롭게 골방에 있게 됐네
强就小娥來對食(강취소아래대식) 억지로 어린 궁녀 데려다 연인으로 삼고서
手開箱篋乞羅裳(수개상협걸나상) 손수 상자 열고 비단치마 내주네

 

28.「궁사사시」 성간 [宮詞四時 成侃] 담기

陰陰簾幕燕交飛(음음렴막연교비) 어둑한 주렴과 장막으로 제비는 번갈아 나는데
日射晴窓睡起遲(일사청창수기지) 햇빛이 맑은 창을 비치도록 자다가 더디 일어나네
急喚小娃供頮水(급환소왜공회수) 급히 어린 계집종 불러 세숫물 바치게 한 뒤
海棠花下試春衣(해당화하시춘의) 해당화 밑에서 봄옷을 입어 보네

 

29.「궁촌사」 성현 [窮村詞 成俔] 담기

玄雲承空朔風怒(현운승공삭풍노) 먹구름 하늘에 가득하고 북풍이 휘몰아치는데
啄啄溪邊樹(채렬탁탁계변수) 시냇가 나무에선 딱따구리가 딱딱 쪼네
山下茅廬小縮蝸(산하모려소축와) 산 밑의 초가 조그만 달팽이집만 한데
三男兩老同家住(삼남량로동가주) 세 아들과 두 늙은이가 한집에서 사네

一男荷斧薪蒸(일남하부잠신증) 한 아들은 도끼 메고 나무하러 가고
一男跡
踰丘陵(일남적토유구릉) 한 아들은 토끼자국 밟아 언덕 넘어가네
最小一男啼索飯(최소일남제색반) 가장 어린 애는 울며 밥 달라 하고
姑坐補襪翁
(고좌보말옹도승) 할멈은 앉아서 버선 깁고 할아버진 새끼 꼬네

土榻微溫煙火足(토탑미온연화족) 구들이 미지근하니 불은 든든히 땐 듯
瓦釜融融泣豆粥(와부융융읍두죽) 질가마에 와글와글 팥죽이 끓네
牛鳴齕箕鷄在榤(우명흘기계재걸) 소는 울며 콩깍질 씹고 닭은 홰에 있는데
人物凶年生理拙(인물흉년생리졸) 사람·짐승 흉년에 생계가 구차하네

兒牽翁衣翁撫頂(아견옹의옹무정) 애는 늙은이 옷을 끌고 늙은인 이마를 만지며
出門同看滿山雪(출문동간만산설) 문에서 나와 함께 산에 가득한 눈을 바라보누나

 

30.「규정」 이옥봉 [閨情 李玉峯] 담기

有約來何晩(유약래하만) 돌아온다 약속하시고 어찌 늦으신가요?
庭梅欲謝時(정매욕사시) 뜰의 매화가 시들려고 해요
忽聞枝上鵲(홀문지상작) 나뭇가지 위의 까치소리 문득 듣고
虛畵鏡中眉(허화경중미) 부질없이 거울 속에서 눈썹 그려요

 

31.「규중원」 이매창 [閨中怨 李梅窓] 담기

瓊苑梨花杜宇啼(경원리화두우제) 옥 같은 동산에 배꽃 피고 두견새 우는 밤
滿庭蟾影更悽悽(만정섬영갱처처) 뜰 가득 달빛 더욱 서러워라
相思欲夢還無寐(상사욕몽환무매) 꿈에나 만나려도 도리어 잠마저 오지 않고
起倚梅窓聽五鷄(기의매창청오계) 일어나 매화 핀 창가에 기대어 오경(五更)의 닭소리 듣네

 

32.「근정전」 변계량 [勤政殿 卞季良] 담기

煌煌金殿照層巒(황황금전조층만) 찬란한 금빛 궁궐 첩첩 산을 비추는데
樹葱籠景氣閒(수총롱경기한) 옥 같은 나무 푸르러 경관이 여유롭네
閶闔九天開日月(창합구천개일월) 구천의 천문(天門)에 밝은 빛이 열리니
衣冠五夜集鴛鸞(외관오야집원란) 선비들은 오경(五更)에 궁전에 모여드네

衆心離合分毫忽(중심리합분호홀) 민심은 순식간에 이합집산(離合集散)하니
百代興衰可鑑觀(백대흥쇠가감관) 역대의 흥망성쇠 거울로 삼아야지
裁決萬機猶未罷(재결만기유미파) 나랏일 처리 아직도 끝나지 않았는데
日斜花影上欄干(일사화영상난간) 해 기울자 꽃 그림자 난간으로 올라왔네

 

33.「근차율정이선생(관의)운」 정여창 [謹次栗亭李先生(寬義) 鄭汝昌] 담기

學究天人冠一時(학구천인관일시) 학문은 도학을 궁구해서 당시의 으뜸이었고
而居陋巷不求知(이거루항불구지) 누추한 집에 있으면서 알려지길 구하지 않았네
聖君特召問治道(성군특소문치도) 성군께서 특별히 불러 다스림의 도를 물으시고
因許山林意所之(인허산림의소지) 인하여 산림으로 가려는 뜻을 허락하셨네

 

34.「기가서」 이수 이안눌 [寄家書 二首 李安訥] 담기

其一(기일)
欲作家書說苦辛(욕작가서설고신) 집에 보낼 편지를 씀에 괴로움을 말하고 싶어도
恐敎愁殺白頭親(공교수살백두친) 흰 머리 어버이를 근심시킬까 걱정하여
陰山積雪深千丈(음산적설심천장) 그늘진 산 쌓인 눈의 깊이가 천 장인데
却報今冬暖似春(각보금동난사춘) 도리어 금년 겨울을 봄처럼 따뜻하다 알리네

 

35「기견」 사수 허균 [記見 四首 許筠] 담기

其一(기일)
老妻殘日哭荒村(노처잔일곡황촌) 늙은 아낙이 해 저무는 황량한 마을에서 통곡하니
蓬鬢如霜兩眼昏(봉빈여상량안혼) 쑥대머리 서리 같고 두 눈은 어두워라
夫欠債錢囚北戶(부흠채전수북호) 지아비는 빚 갚을 돈 모자라 북호에 갇혀 있고
子從都尉向西原(자종도위향서원) 아들은 도위 따라 서원으로 떠나갔네

 

36.「기부강남독서」 허난설헌 [寄夫江南讀書 許蘭雪軒] 담기

燕掠斜簷兩兩飛(연략사첨양양비) 제비는 비스듬한 처마를 지나 쌍쌍이 날고
落花撩亂拍羅衣(낙화료란박라의) 떨어지는 꽃잎은 어지럽게 비단 옷을 때려요
洞房極目傷春意(동방극목상춘의) 규방엔 눈이 미치는 곳마다 정을 잃고
草綠江南人未歸(초록강남인미귀) 풀 푸른 강남의 임은 돌아오지 않네요

 

37「기서사옹」 조식 [寄西舍翁 曹植] 담기

萬疊靑山萬市嵐(만첩청산만시람) 일만 겹 푸른 산에 곳곳에 이내 가득
一身全愛一天函(일신전애일천함) 한 몸에 한 하늘 감싸 안은 이곳을 사랑하네
區區諸葛終何事(구구제갈종하사) 구구한 제갈량은 끝내 무슨 일을 했던가?
膝就孫郞僅得三(슬취손랑근득삼) 무릎으로 손권에게 나아가 겨우 삼국 만들었네

 

38「기중서제군」 신숙주 [寄中書諸君 申叔舟] 담기

豆滿春江繞塞山(두만춘강요새산) 두만의 봄강이 변방산을 둘렀는데
客來歸夢五雲間(객래귀몽오운간) 나그네의 돌아가는 꿈은 오색구름 사이에 있네
中書醉後應無事(중서취후응무사) 중서들은 취한 뒤에 아마 일이 없으리니
明月梨花不怕寒(명월리화불파한) 밝은 달 배꽃에 추위를 겁내지 않으리라

 

39.「기회」 정사룡 [紀懷 鄭士龍] 담기

四落階蓂魄又盈(사락계명백우영) 명엽초(蓂莢草) 네 번 계단에 지고 달이 또 찼는데
悄無車馬閉柴荊(초무차마폐시형) 찾아오는 사람 없음 근심하며 문을 걸어 두었네
詩書舊業抛難起(시서구업포난기) 시서의 옛일은 버려두어 다시 일으키기 어려운데
場圃新功策未成(장포신공책미성) 농사짓는 새로운 일은 계획이 아직 서지 않았네

雨氣壓霞山忽暝(우기압하산홀명) 비 기운이 노을을 눌러 산이 갑자기 어두운데
川華受月夜猶明(천화수월야유명) 강물은 달빛을 받아서 밤인데도 오히려 밝구나
思量不復勞心事(사량불부로심사) 근심이 다시는 마음을 괴롭히지 않으니
身世端宜付釣耕(신세단의부조경) 신세 오로지 마땅히 낚시와 밭갈이에 부쳐야겠네

 

40.「길주팔영」 황정욱 [吉州八詠 黃廷彧] 담기

「門巖釣魚(문암조어)
萬古通天一竅開(만고통천일규개) 만고토록 하늘로 통하는 하나의 구멍이 열려 있어
衆魚無數此沿洄(중어무수차연회) 수많은 물고기 여기로 거슬러 올라오네
漁人擧釣爭相叫(어인거조쟁상규) 어부는 낚싯대 잡고 다투어 서로 소리치는데
碧海長鯨得
(벽해장경득체래) 푸른 바다의 큰 고래가 끌려오는구나

 

41「낙천」 송익필 [樂天 宋翼弼] 담기

惟天至仁(유천지인) 오직 하늘은 지극히 어질고
天本無私(천본무사) 하늘은 본래 사사로움이 없어서
順天者安(순천자안) 하늘을 따르는 자는 편안하고
逆天者危(역천자위) 하늘을 거스르는 자는 위태롭네

癢福祿(아양복록) 고질병과 복록은
莫非天理(막비천리) 천리 아닌 것이 없으니
憂是小人(우시소인) 근심하는 자는 소인이요
樂是君子(낙시군자) 즐기는 자는 군자이네

君子有樂(군자유락) 군자는 즐김이 있어
不愧屋漏(불괴옥루) 집이 새더라도 부끄러워하지 않네
修身以俟(수신이사) 몸을 닦고서 기다리니
不貳不夭(불이불요)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아첨하지도 않는다네

我無加損(아무가손) 나에게 더할 것도 덜 것도 없는데
天豈厚薄(천기후박) 하늘이 어찌 후하고 박하게 대하겠는가?
存誠樂天(존성락천) 성심(誠心)을 보존하고 천명(天命)을 즐긴다면
俯仰無怍(부앙무작) 내 행동에 부끄러워할 것 없을 것이네

 

42.「낙천」 이언적 [樂天 李彦迪] 담기

乘興逍遙展眺遐(승흥소요전조하) 흥을 타고서 거닐며 멀리 바라보니
暮天雲盡碧山多(모천운진벽산다) 저문 하늘 구름 다한 곳에 푸른 산이 많네
茫茫宇宙無終極(망망우주무종극) 아득한 우주는 끝이 없어
俯仰長吟浩浩歌(부앙장음호호가) 굽어보고 우러러보며 길게 터질 듯한 노래 부르네

 

43.「남계잡흥」 육수 김만중 [南溪雜興 六首 金萬重] 담기

其一(기일)
春半金城草未生(춘반금성초미생) 봄은 중반인데 금성의 풀은 자라지 않고
蕭條驛路少人行(소조역로소인행) 쓸쓸한 역 길에는 행인이 적네
陰雲接地天常曀(음운접지천상예) 어두운 구름 땅에 이어져 하늘은 항상 음산한데
積雪渾山夜亦明(적설혼산야역명) 눈 쌓인 온 산 밤에도 밝네

複峽難通千里夢(복협난통천리몽) 겹친 산 통하기 어려워 천 리 밖 꿈꾸니
四時長作九秋情(사시장작구추정) 사철 내내 늦가을 느낌이네
唯憐一曲南溪水(유련일곡남계수) 오직 한 굽이 남계의 물이 어여쁘니
萬古淸如楚水淸(만고청여초수청) 만고의 맑음이 맑은 초수와 같구나

 

44.「남산팔영」 정이오 [南山八詠 鄭以五] 담기

「雲橫北闕(운횡북궐)
玉葉橫金闕(옥엽횡금궐) 옥빛 구름은 금빛 대궐에 비껴 있고
朱甍照碧天(주맹조벽천) 붉은 지붕은 푸른 하늘에 빛나네
丁東傳促漏(정동전촉루) 똑똑 급한 물시계 소리 들려오는데
戌北釀霏煙(술북양비연) 북쪽에서는 안개가 뭉게뭉게 일어나네

佳氣晴相擁(가기청상옹) 아름다운 기운 갠 날 서로 둘렀는데
高標望更連(고표망갱연) 높은 기상 바라보니 다시 잇따랐네
南山將獻壽(남산장헌수) 남산 같은 높은 복을 우리 임금께 드리니
穆穆萬斯年(목목만사년) 오래오래 만년을 누리소서

 

45.「납십구 아자명준배파유시 추사내한심격상 여우화지 이시추사」 구수 신위 [臘十九 兒子命準拜坡有詩 秋史內翰甚激賞 余又和之 以示秋史 九首 申緯] 담기

其六(기육)
幾人學杜得眞髓(기인학두득진수) 몇 사람이나 두보를 배워 진수를 얻었는가?
貌襲區區
釰鍥(모습구구일계선) 자잘하게 모양만 답습하여 융통성이 없구나
不必粧梳同結束(불필장소동결속) 반드시 화장하고 머리 빗어 똑같이 묶을 필요는 없으니
天然秀色逞 (천연수색령변연) 천연스레 빼어난 빛이 더욱 곱고 어여쁘네

 

46.「노방송」 김굉필 [路傍松 金宏弼] 담기

一老蒼髥任路塵(일로창염임로진) 한 늙은 푸른 소나무 길 먼지에 맡겨
勞勞迎送往來賓(노로영송왕래빈) 괴롭게도 오가는 길손 맞고 보내네
歲寒與爾同心事(세한여이동심사) 겨울철에 너와 마음 같이하는 이를
經過人中見幾人(경과인중견기인) 지나는 사람 중에 몇 사람이나 보았는가?

 

47.「노상유견」 강세황 [路上有見 姜世晃] 담기

凌波羅襪去翩翩(능파라말거편편) 사뿐사뿐 비단 버선 신은 여인네
一入重門便杳然(일입중문편묘연) 한 번 겹문으로 들어가자 자취가 묘연하네
惟有多情殘雪在(유유다정잔설재) 오직 다정한 잔설만 남아 있어
屐痕留印短墻邊(극흔류인단장변) 신발 자국 뚜렷이 낮은 담장 가에 찍혀 있네

 

48.「노인일쾌사 육수 효향산체」 정약용 [老人一快事 六首 效香山體 丁若鏞] 담기

其五(기오)
老人一快事(노인일쾌사) 늙은이의 한 가지 즐거운 일은
縱筆寫狂詞(종필사광사) 붓 가는 대로 미친 말을 마구 씀일세
競病不必拘(경병불필구) 어려운 운자에 반드시 구애할 것이 없고
推敲不必遲(추고불필지) 퇴고도 꼭 오래할 것이 없어라

 

49.「노인행」 성간 [老人行 成侃] 담기

隴草萋萋雉雙飛(농초처처치쌍비) 밭두둑에 풀 무성하고 꿩은 쌍쌍이 나는데
隴邊老人長嘆息(농변로인장탄식) 밭두둑 가에 노인이 길게 탄식하네
自道余生年七十(자도여생년칠십) 스스로 말하길, “내 나이 일흔인데
手脚凍皴面深黑(수각동준면심흑) 손발은 얼어 터지고 얼굴은 시커멓네

男婚女嫁知幾時(남혼녀가지기시) 아들딸 혼인시킬 날이 언제일까?
短衣襤
纔過膝(단의람삼재과슬) 짧은 옷은 누덕누덕 겨우 무릎을 가릴 정도네
前年召募度黃沙(전년소모도황사) 지난해 병사로 소집되어 누런 모래를 지나갔는데
萬死歸來鬢如雪(만사귀래빈여설) 많은 죽을 고비 넘기고 돌아오자 귀밑머리 눈과 같네

今年把鋤事耕耨(금년파서사경누) 금년에 호미 잡고 밭 갈며 김매는데
石田 确牛蹄脫(석전도각우제탈) 돌밭에 자갈 많아 소 발굽이 벗겨졌네
牛蹄脫知奈何(우제탈지내하) 소 발굽 벗겨져도 어찌하랴?
獨坐茫然心斷絶(독좌망연심단절) 홀로 멍하게 앉았으니 마음이 끊어질 듯하네”

 

50.「노처사(즙)경장 십영」 신광한 [盧處士()慶莊 十詠 申光漢] 담기

雉岳湧月(치악용월)
瑞暈初分岳(서훈초분악) 고운 달무리 처음 산에 솟아오르자
寒光忽射空(한광홀사공) 차가운 빛이 갑자기 공중에 비추네
半窺驚魍魎(반규경망량) 반만 보여도 도깨비들 놀라고
全露破鴻濛(전로파홍몽) 완전히 뜨자 뭉실 기운 다 없어지네

爽透林泉外(상투림천외) 상쾌하게 정원 밖에 쏟아지다가
淸銜草屋東(청함초옥동) 맑게 초가 동편을 감싸네
慇懃來入戶(은근래입호) 은근하게 방문으로 들어와
還照覓詩中(환조멱시중) 도리어 시를 찾는 나를 비추네

 

51.「노회유난석연자 불이우언」 강위 [老懷有難釋然者 不已于言 姜瑋] 담기

聞道苦難早(문도고난조) 도를 듣기 위해 일찍부터 고난을 겪었고
求師走八紘(구사주팔굉) 스승을 찾아 팔방으로 뛰었네
天姿誠暗劣(천자성암렬) 타고난 바탕이 진실로 용렬하여
見處未分明(견처미분명) 견해가 분명하지 못하다네

猶願遵詩禮(유원준시례) 그래도 『시경』·『예기』를 따르기를 원했고
粗知畏法程(조지외법정) 거칠게나마 법칙의 두려움도 알았네
甘心居汚下(감심거오하) 낮은 곳에 삶을 감수할 마음은 있으나
難受異端名(난수이단명) 이단이라 명명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네

 

52.「농중압」 김정 [籠中鴨 金淨] 담기

主人恩愛終非淺(주인은애종비천) 주인의 사랑이 끝내 얕지 않은데
野性由來不自除(야성유래부자제) 유래된 야성은 스스로 없애지 못했네
霜月數聲雲外侶(상월수성운외려) 서리 내린 달밤 구름 밖에서 우는 짝을
籠中不覺意飄如(농중불각의표여) 새장 속에서 깨닫지 못하고 떠돌기를 생각하네

 

53.「눈죽」 홍세태 [嫩竹 洪世泰] 담기

嫩竹纔數尺(눈죽재수척) 어린 대나무 겨우 몇 척
已含凌雲意(이함릉운의) 구름을 넘어설 뜻 이미 머금었네
騰身欲化龍(등신욕화룡) 몸을 올려 용이 되고자
不肯臥平地(불긍와평지) 평지에 누우려 하지 않네

 

54.「능성루수중」 조광조 [綾城累囚中 趙光祖] 담기

誰憐身似傷弓鳥(수련신사상궁조) 화살 맞아 다친 새와 같은 신세 누가 불쌍히 여기랴
自笑心同失馬翁(자소심동실마옹) 말 잃은 늙은이 같은 마음 스스로 우습다
猿鶴正嗔吾不返(원학정진오불반) 원숭이와 학은 내가 돌아보지 않는다고 꾸짖겠지만
豈知難出覆盆中(기지난출복분중) 엎어진 동이 속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줄 어찌 알겠나?

 

55. 단군사」 정두경 [檀君祠 鄭斗卿] 담기

有聖生東海(유성생동해) 성인께서 동해에 나셨으니
于時竝放勳(우시병방훈) 시절은 요임금과 나란하다네
扶桑賓白日(부상빈백일) 부상에서 흰 해를 맞이하노라면
檀木上靑雲(단목상청운) 박달나무가 푸른 구름 위로 솟았으리

天地侯初建(천지후초건) 천지에 처음으로 제후가 세워질 때
山河氣不分(산하기불분) 산하의 기운은 나뉘지 않았다네
戊辰千歲壽(무진천세수) 무진년부터 누린 천 년의 수명을
吾欲獻吾君(오욕헌오군) 나는 우리 임금님께 바치고 싶네

 

56.대우제청주동헌」 성현 [帶雨題淸州東軒 成俔] 담기

畫屛高枕掩羅幃(화병고침엄라위) 그림 병풍 속에 베개 높이고 비단 휘장으로 가리니
別院無人瑟已希(별원무인슬이희) 별원에 인적 없고 비파 소리 벌써 끊겼네
爽氣滿簾新睡覺(상기만렴신수각) 시원한 기운이 주렴에 가득해 막 잠이 깨었는데
一庭微雨濕薔薇(일정미우습장미) 온 뜰의 보슬비가 장미꽃을 적시네

 

57.대탄」 정사룡 [大灘 鄭士龍] 담기

車千兩(굉갈차천량) 우릉우릉 마차 천 량이 달리는 듯
鼓萬槌(훤전고만퇴) 쿵쿵 북을 만 번이나 치는 듯
篙工心欲細(고공심욕세) 뱃사공은 마음 졸아들려 하고
病客膽先摧(병객담선최) 병든 객은 담이 먼저 꺾일 듯하네

振鷺衝巖起(진로충암기) 날던 해오라기 바위에 받혀 솟아오르고
跳山入座回(도산입좌회) 뛰는 산 자리 들어 휘돌아 가네
片帆愁激射(편범수격사) 한쪽 돛배 격한 파도 근심스러워
欹側岸邊來(의측안변래) 엎어질듯 강둑 가로 돌아오누나

 

58.대화만음」 정철 [對花漫吟 鄭澈] 담기

花殘紅芍藥(화잔홍작약) 붉은 작약꽃이 시들고
人老鄭敦寧(인로정돈녕) 정돈녕이 늙었네
對花兼對酒(대화겸대주) 꽃을 대하고 아울러 술을 대하니
宜醉不宜醒(의취불의성) 마땅히 취해야지 깨서는 안 되네

 

59.덕산복거」 조식 [德山卜居 曹植] 담기

春山底處無芳草(춘산저처무방초) 봄 산 이르는 곳에 방초가 없겠는가?
只愛天王近帝居(지애천왕근제거) 다만 천왕봉이 제궁(帝宮)과 가까움을 사랑할 뿐이네
白手歸來何物食(백수귀래하물식) 맨손으로 돌아와서 무엇을 먹을 것인가?
銀河十里喫猶餘(은하십리끽유여) 은하가 십 리라 마시고도 남겠네

 

60.도」 이식 [ 李植] 담기

無常産(간귀무상산) 간사한 도적들은 일정한 직업이 없는 데다
飢荒又一時(기황우일시) 기근과 가뭄이 올해도 이어지는 때라서
近村聞警急(근촌문경급) 이웃 마을의 위급한 경보 들어보니
相識有創夷(상식유창이) 알고 지내는 이들도 약탈을 당했다네

自幸囊中淨(자행낭중정) 다행이구나! 주머니 속이 깨끗하니
應無棟上窺(응무동상규) 응당 대들보 위에서 엿보는 사람 없으리라
穿墉何足磔(천용하족책) 좀도둑들이야 어찌 죽일 게 있으리
城社有狐狸(성사유호리) 도성과 종묘에 여우와 살쾡이 있으니

 

61.「도망」 김정희 [悼亡 金正喜] 담기

那將月姥訟冥司(나장월모송명사) 어쩌면 월하노인을 데리고 저승에 하소연하여
來世夫妻易地爲(내세부처역지위) 내세에는 부부가 처지를 바꾸어서
我死君生千里外(아사군생천리외) 나 죽고 그대는 천 리 밖에 살아남아
使君知我此心悲(사군지아차심비) 그대로 하여금 나의 이 슬픔을 알게 할까?

 

62.「도산잡영」 이황 [陶山雜詠 李滉] 담기

「巖棲軒(암서헌)
曾氏稱顔實若虛(증씨칭안실약허) 증자는 안자더러 실하면서 허한 듯이라고 일컬었는데
屛山引發晦翁初(병산인발회옹초) 이를 병산이 처음으로 회옹에게 끌어 깨우쳤네
暮年窺得岩棲意(모년규득암서의) 늘그막에야 바위에 사는 재미를 알았으니
博約淵氷恐自疏(박약연빙공자소) 박문약례(博文約禮)·임연리빙(臨淵履氷) 공부 소홀할까 두렵노라

 

63.「도상유기암 암상유화 유향가애 시이기지」 김정 [途上有奇巖 巖上有花 幽香可愛 詩以記之 金淨] 담기

利路名途各馳走(이로명도각치주) 이익(利益)의 길과 명예(名譽)의 길로 각각 내달리느라
阿誰寓目賞幽芳(아수우목상유방) 누가 눈을 두어 그윽한 꽃을 감상했겠는가?
朝朝暮暮空巖上(조조모모공암상) 아침마다 저녁마다 부질없이 바위 위에서
浥露臨風獨自香(읍로림풍독자향) 이슬에 젖고 바람 맞으며 홀로 향기 내네

 

64.「도압록강 회망룡만성」 박지원 [渡鴨綠江 回望龍灣城 朴趾源] 담기

孤城如掌雨紛紛(고성여장우분분) 손바닥만 한 외론 성에 빗발이 어지럽고
蘆荻茫茫塞日曛(노적망망새일훈) 갈대 억새 아득하고 변방 해는 어스름하네
征馬嘶連雙吹角(정마시연쌍취각) 쌍나팔 소리 속에 길 나선 말 연이어 울고
鄕山渲入萬重雲(향산선입만중운) 만 겹 구름 속으로 고향 산은 점점 희미해지네

龍灣軍吏沙頭返(용만군리사두반) 용만의 군리들은 모래톱에서 돌아가고
鴨綠禽魚水際分(압록금어수제분) 압록강의 새와 물고기도 물 사이에서 나눠지네
家國音書從此斷(가국음서종차단) 집과 나라 소식 담은 편지 예서부터 끊어지니
不堪回首入無垠(불감회수입무은) 차마 머리 돌려 끝없는 저 벌판으로 들어가지 못하겠네

 

65.「도중」 권필 [途中 權韠] 담기

日入投孤店(일입투고점) 해 질 무렵 외로운 객점에 투숙하니
山深不掩扉(산심불엄비) 산이 깊어서 사립문도 닫지 않는구나
鷄鳴問前路(계명문전로) 닭이 울어 앞 갈 길을 묻는데
黃葉向人飛(황엽향인비) 누런 잎들이 사람을 향해 날아든다

 

66.「도중」 이수광 [途中 李晬光] 담기

岸柳迎人舞(안류영인무) 언덕 버들은 사람 맞아 춤을 추고
林鶯和客吟(임앵화객음) 숲 속 꾀꼬리는 나그네 읊조림에 화답하네
雨晴山活態(우청산활태) 비 개이니 산은 활기찬 모습이고
風暖草生心(풍난초생심) 바람 따스하니 풀은 돋는 마음이네

景入詩中畫(경입시중화) 경개는 시 속에 든 그림이고
泉鳴譜外琴(천명보외금) 샘물 소리는 악보 밖의 거문고네
路長行不盡(노장행부진) 길이 멀어 가도 끝이 없는데
西日破遙岑(서일파요잠) 서산의 해는 아득한 봉우리를 깨뜨리네

 

67.「도중잡시」 육수 이덕무 [途中雜詩 六首 李德懋] 담기

其一(기일)
行行摩詰詩裏(행행마힐시리) 마힐의 시 속으로 가고 또 가도
處處倪
畫中(처처예오화중) 곳곳마다 예오의 그림 속일세
煙白禽如渡海(연백금여도해) 허연 연기 위에 새는 바다 건너는 듯
溪淸魚若乘空(계청어약승공) 맑은 시내 물고기는 허공을 오르는 듯

 

68.「도중즉사」 김안국 [途中卽事 金安國] 담기

天涯遊子惜年華(천애유자석년화) 하늘 끝의 나그네 가는 세월이 아쉬운데
千里思歸未到家(천리사귀미도가) 천 리 타향에서 돌아가길 생각할 뿐 가지 못하네
一路東風春不管(일로동풍춘불관) 온 길 봄바람을 봄이 맡고 있지 않지만
野桃無主自開花(야도무주자개화) 들 복숭아꽃 주인도 없이 절로 꽃을 피웠네

 

69.「도청파 이배경원 우이삼수 정월구일 북청 연릉제군휴호 송우산단도좌」 이항복 [到靑坡 移配慶源 又移三水 正月九日 改北靑 延陵諸君携壺 送于山壇道左 李恒福]

雲日蕭蕭晝晦微(운일소소주회미) 구름과 해는 쓸쓸하여 한낮도 어두컴컴한데
北風吹裂遠征衣(북풍취렬원정의) 북풍은 먼 길 가는 사람의 옷을 찢을 듯 부네
遼東城郭應依舊(요동성곽응의구) 요동의 성곽은 응당 예전과 같겠지만
只恐令威去不歸(지공영위거불귀) 다만 영위가 가서 돌아오지 않을까 염려되도다

 

70.「도한강」 김일손 [渡漢江 金馹孫] 담기

一馬遲遲渡漢津(일마지지도한진) 필마로 느릿느릿 한강 나루를 건너는데
落花隨水柳含嚬(낙화수수류함빈) 꽃잎은 물결 따라 흐르고 버들은 찡그린 듯하네
微臣此去歸何日(미신차거귀하일) 미미한 신하 이제 가면 언제나 돌아오나?
回首終南已暮春(회수종남이모춘) 종남산 돌아보니, 봄이 이미 늦었구나

 

71.「독서」 이수 노수신 [讀書 二首 盧守愼] 담기

其一(기일)
仲尼畏匡人(중니외광인) 중니는 광땅 사람을 두려워했고
文王囚姜里(문왕수강리) 문왕은 강리에 갇혔었지
死生在前了(사생재전료) 생사가 눈앞에 있어도
處之恬然耳(처지념연이) 편안히 처했을 뿐이네

識此爲何人(식차위하인) 이것을 아는 이는 누구인가?
千載子朱子(천재자주자) 천 년 뒤의 주자라네
畢竟揭一言(필경게일언) 마침내 말 한마디 걸어놓고
分明見道理(분명견도리) 도리를 분명히 드러내리라

 

72.「독소학」 김굉필 [讀小學 金宏弼] 담기

業文猶未識天機(업문유미식천기) 글을 읽어도 아직 천기를 알지 못하였더니
小學書中悟昨非(소학서중오작비) 『소학』 속에서 어제의 잘못을 깨달았도다
從此盡心供子職(종차진심공자직) 이제부터 마음을 다하여 자식의 직분을 하려 하노니
區區何用羨輕肥(구구하용선경비) 구차스럽게 어찌 잘살기를 부러워하리오?

 

73.「독좌」 서거정 [獨坐 徐居正] 담기

獨坐無來客(독좌무래객) 홀로 앉아 찾아오는 손님 없이
空庭雨氣昏(공정우기혼) 빈 뜰엔 빗기만 어둑어둑
魚搖荷葉動(어요하엽동) 고기가 요동쳐 연잎이 움직이고
鵲踏樹梢翻(작답수초번) 까치가 밟아 나무 끝이 출렁댄다

琴潤絃猶響(급윤현유향) 거문고 눅었어도 줄에 아직 소리 있고
爐寒火尙存(노한화상존) 화로는 차가워도 불은 여전히 남아 있네
泥途妨出入(이도방출입) 진흙길이 출입을 방해하니
終日可關門(종일가관문) 종일 문 닫아 두자

 

74.「독취헌시 용장호남구시운」 이행 [讀翠軒詩 用張湖南舊詩韻 李荇] 담기

挹翠高軒久無主(읍취고헌구무주) 읍취헌 높은 집에 오래 주인이 없어
屋樑明月想容姿(옥량명월상용자) 지붕 위 밝은 달에 그 모습 그립네
自從湖海風流盡(자종호해풍류진) 이로부터 강산에 풍류가 사라졌으니
何處人間更有詩(하처인간갱유시) 인간 세상 어느 곳에서 다시 시가 있겠는가?

 

75.「동년회우왕윤 설연 여유고불부 이시기」 변계량 [同年會于王輪 設宴 余有故不赴 以詩寄 卞季良] 담기

今夕神仙醉紫霞(금석신선취자하) 오늘 저녁 신선이 자하주에 취하리니
錦筵銀燭映靑娥(금연은촉영청아) 비단 방석 은촛불이 예쁜 소녀를 비추이리
夜深踏月婆娑舞(야심답월파사무) 야심토록 달빛 따라 너울너울 춤을 추니
滿帽花枝影半斜(만모화지영반사) 모자에 가득 꽃가지 그림자 반쯤이나 기울었네

 

76.「동도악부」 칠수 김종직 [東都樂府 七首 金宗直] 담기

「怛忉歌(달도가)
怛怛復忉忉(달달부도도) 놀랍고 놀랍고 또 근심스럽고 근심스러워라
大家幾不保(대가기불보) 임금이 하마터면 목숨을 보존하지 못할 뻔했네
流蘇帳裏玄鶴倒(유소장리현학도) 오색 장막 속의 현학금이 거꾸러지니

揚且之晳難偕老(양차지석난해로) 훤칠한 왕비가 해로하기 어렵게 되었구려
忉怛忉怛(도달도달) 슬프고 근심스럽고 슬프고 근심스러워라
神物不告知柰何(신물불고지내하) 귀신이 안 알렸으면 어찌되었을까?
神物告兮基圖大(신물고혜기도대) 귀신이 알려 주어 나라 운수 길어졌네

 

77.「동인론시(절구삼십오수) 신위 [東人論詩(絶句三十五首) 申緯] 담기

其三(기삼)
長嘯牧翁倚風磴(장소목옹의풍등) 길게 휘파람 불며 돌계단에 기댄 목은
綠波添淚鄭知常(녹파첨루정지상) 푸른 물결 위에 눈물 보태던 정지상
雄豪艶逸難上下(웅호염일난상하) 호방함과 아름다움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
偉丈夫前窈窕娘(위장부전요조랑) 늠름한 장부 앞에 정숙한 아가씨라 할까

 

78.「두견」 정여창 [杜鵑 鄭汝昌] 담기

杜鵑何事淚山花(두견하사루산화) 두견은 무슨 일로 산꽃에 눈물을 뿌리나?
遺恨分明託古査(유한분명탁고사) 남은 한 분명 옛일인 것을
淸怨丹衷胡獨爾(청원단충호독이) 원한이나 충성스런 마음 어찌 너 홀로뿐이랴?
忠臣志士矢靡他(충신지사시미타) 충신지사 또한 맹세코 딴 마음이 없네

 

79.「득영자운」 임억령 [得營字韻 林億齡] 담기

已熟小槽酒(이숙소조주) 이미 작은 술통에 술이 익어 가는 소리가
如聞疏雨聲(여문소우성) 성근 빗소리를 듣는 듯하네
醉來終日臥(취래종일와) 취하여 종일 누워 있으니
長悔十年營(장회십년영) 십 년간의 경영이 오래도록 후회스럽네

 

80.「득통감」 김시습 [得通鑑 金時習] 담기

諸史紛紛立意乖(제사분분립의괴) 여러 역사 어지럽게 뜻 세운 것 어긋났는데
宋朝涑水辨參差(송조속수변참치) 송조의 속수 선생 차이점을 변별했네
勸懲揮筆明如日(권징휘필명여일) 권고와 징계의 붓 휘두르니 밝기가 해와 같고
衮鉞措辭謹亦佳(곤월조사근역가) 곤월의 말 쓰니 근엄하고도 아름답네

天下幾經吳魏晉(천하기경오위진) 천하 사람들 몇 번이나 오·위·진 시대를 겪었는가?
民生多被犬狼豺(민생다피견랑시) 민생들이 개·이리·승냥이 피해를 많이도 받았겠지
漢唐隋業規模大(한당수업규모대) 한·당·수의 왕업 규모 컸지만
那及虞庭庶尹諧(나급우정서윤해) 어찌 순임금 조정의 백관들 화락함에 미치겠는가?

 

81.「등릉한 음주삼수」 정두경 [登凌漢 飮酒三首 鄭斗卿] 담기

其二(기이)
山勢嶒地勢孤(산세릉증지세고) 산세가 험준하고 지세마저 고립되어
眼前空闊九州無(안전공활구주무) 눈앞이 탁 트여 구주가 없는 듯하네
樓看赤日東臨海(누간적일동림해) 붉은 해가 보이는 누대는 동해에 임해 있고
城到靑天北備胡(성도청천북비호) 푸른 하늘에 이른 성은 북쪽 오랑캐를 방비하네

共賀使君兼大將(공하사군겸대장) 사군이 대장 겸함을 모두 축하하거니와
何勞一卒敵千夫(하로일졸적천부) 한 병사가 천 명을 대적한들 어찌 수고로우랴?
寂寞風濤穩(경예적막풍도온) 고래가 쓸쓸해 물결은 고요하니
朱雀門開醉酒徒(주작문개취주도) 주작문을 열어 놓고 술꾼들이 취한다네

 

82.「등백운대절정」 삼수 박제가 [登白雲臺絶頂 三首 朴齊家] 담기

其二(기이)
地水俱纖竟是涯(지수구섬경시애) 땅과 물 함께 가늘어져 마침내 끝이 나고
圓蒼所覆界如絲(원창소복계여사) 둥근 하늘 덮인 곳 경계선이 실 같네
浮生不翅微於粟(부생불시미어속) 뜬 인생 좁쌀만도 못한 존재인데
坐念山枯石爛時(좌념산고석란시) 산 마르고 돌 문드러질 때를 앉아서 생각하네

 

83.「등양주루원」 강희안 [登楊州樓院 姜希顔] 담기

有山何處不爲廬(유산하처불위려) 산이 있으면 어디나 오두막집 못 지으랴만
坐對靑山試一噓(좌대청산시일허) 앉아 청산을 대하고 한번 탄식하노라
簪笏十年成老大(잠홀십년성로대) 벼슬살이 십 년에 늙은이 되었으니
莫敎霜鬢賦歸歟(막교상빈부귀여) 늙어서 「귀거래사」를 읊게 하지 말라

 

84.「등조령」 유호인 [登鳥嶺 兪好仁] 담기

凌晨登雪嶺(능신등설령) 이른 새벽에 눈 내린 고개에 오르니
春意正濛濛(춘의정몽몽) 봄뜻이 참으로 흐릿하구나
北望君臣隔(북망군신격) 북으로 바라보니 군신이 막히었고
南來母子同(남래모자동) 남으로 오니 어미 자식이 함께하네

蒼茫迷宿霧(창망미숙무) 흐릿한 밤 지난 안개에 헷갈리고
迢遞倚層空(초체의층공) 높고 험한 층층 하늘에 기대네
更欲裁書札(갱욕재서찰) 다시 편지를 쓰려 하나니
愁邊有北鴻(수변유북홍) 시름 가에 북으로 가는 기러기 있네

 

85.「등철령음(을묘정월이십사일) 송시열 [登鐵嶺吟(乙卯正月二十四日) 宋時烈] 담기

行登鐵嶺巓(행등철령전) 가다가 철령 꼭대기에 오르니
我心還如鐵(아심환여철) 내 마음은 도리어 쇠 같도다
縱乏器之誠(종핍기지성) 유기지의 정성은 부족하지만
却耐西山血(각내서산혈) 채서산의 피는 감당할 수 있다네

回首望西方(회수망서방) 머리 돌려 서방을 바라보니
陰雲壅不決(음운옹불결) 검은 구름 가리어져 걷히지 않네
願言西方人(원언서방인) 서방 사람에게 말하노니
丹霞佩明月(단하패명월) 붉은 노을에 밝은 달빛 차소서

 

86.「마상구호」 박지원 [馬上口號 朴趾源] 담기

翠翎銀頂武夫如(취령은정무부여) 푸른깃에 은정자(銀頂子) 모자 무부(武夫) 같은모습으로
千里遼陽逐使車(천리요양축사거) 요양(遼陽) 천 리 길 사신 수레 뒤따랐네
一入中州三變號(일입중주삼변호) 중국에 한번 들어온 뒤 호칭 세 번 바뀌었으니
生從古學蟲魚(추생종고학충어) 좀스런 선비들은예로부터 물고기 벌레따위나 배우는 법

 

87.「마상음」 김득신 [馬上吟 金得臣] 담기

周遊湖外憶秦關(주유호외억진관) 강호에 두루 노닐며 장안을 생각하고
每欲西歸得暫閑(매욕서귀득잠한) 틈이 나면 늘 서쪽으로 돌아가고자 하네
馬上睡餘開眼見(마상수여개안견) 말 위에서 졸다 눈을 떠 보니
暮雲殘雪是何山(모운잔설시하산) 저무는 구름에 남은 눈이 덮인 이 산은 무슨 산인가?

 

88.「만김대간(난상) 노수신 [挽金大諫(鸞祥) 盧守愼] 담기

珍島通南海(진도통남해) 진도는 남해와 통하고
丹陽近始安(단양근시안) 단양은 시안과 가깝지
風霜廿載外(풍상입재외) 이십 년 이상 풍상을 겪다가
雨露兩朝間(우로량조간) 두 임금께 은총을 입었네

白首驚時晩(백수경시만) 백발에 저무는 시절이 놀라운데
靑雲保歲寒(청운보세한) 청운에 올라 지조를 지켰네
平生壯夫淚(평생장부루) 평생을 함께한 장부의 눈물을
一灑在桐山(일쇄재동산) 한 번 교동의 무덤에 뿌리네

 

89.「만사암박상공(순) 성혼 [挽思菴朴相公() 成渾] 담기

世外雲山深復深(세외운산심부심) 세상 밖 구름 덮인 산은 깊고도 깊어
溪邊草屋已難尋(계변초옥이난심) 시냇가 초가집은 이미 찾기가 어렵구나
拜鵑窩上三更月(배견와상삼경월) 배견와 위에 뜬 한밤의 달은
應照先生一片心(응조선생일편심) 응당 선생의 일편단심을 비추어 주리

 

90.「만월대가」 홍세태 [滿月臺歌 洪世泰] 담기

滿月臺前落木秋(만월대전락목추) 만월대 앞 낙엽 지는 가을에
西風殘照使人愁(서풍잔조사인수) 서풍에 남은 낙조 사람을 근심하게 하네
山河氣盡姜邯贊(산하기진강감찬) 산하에는 강감찬의 기상이 사라졌고
日月明懸鄭夢周(일월명현정몽주) 일월처럼 정몽주의 이름만 걸려 있네

 

91.「만월대회고」 황진이 [滿月臺懷古 黃眞伊] 담기

古寺蕭然傍御溝(고사소연방어구) 옛 절은 도랑 곁에 조용하고
夕陽喬木使人愁(석양교목사인수) 석양의 큰 나무 사람을 시름케 하네
煙霞冷落殘僧夢(연하랭락잔승몽) 연기와 놀은 스님의 남은 꿈에 차갑게 내리고
歲月崢嶸破塔頭(세월쟁영파탑두) 세월은 부서진 탑머리에 아득해라

黃鳳羽歸飛鳥雀(황봉우귀비조작) 누런 봉황새는 깃을 접고 새와 참새만 날며
杜鵑花落牧羊牛(두견화락목양우) 진달래꽃 떨어진 곳엔 양과 소가 풀을 뜯네
神松憶得繁華日(신송억득번화일) 신성한 송악산이 번화롭던 날을 생각하니
豈意如今春似秋(기의여금춘사추) 어찌 이제 봄조차 가을일 줄을 생각이나 했으랴?

 

92.「만인」 이수 서경덕 [挽人 二首 徐敬德] 담기

其二(기이)
萬物皆如寄(만물개여기) 만물은 모두 붙어 있는 것 같아
浮沈一氣中(부침일기중) 한 기 속에서 떴다 잠긴다네
雲生看有跡(운생간유적) 구름은 생길 때는 보면 자취가 있지만
氷解覓無蹤(빙해멱무종) 얼음으로 녹을 때는 찾아도 흔적도 없다네

晝夜明還暗(주야명환암) 낮과 밤은 밝다가 다시 어두워지니
元貞始復終(원정시부종) 원형리정(元亨利貞)이 처음이었다 다시 끝이라네
苟明於此理(구명어차리) 만약 이 이치를 알게 되면
鼓缶送吾公(고부송오공) 동이를 두드리며 그대를 보내리

 

93.「만자백운계 부지서강구 소와송음하작」 이서구 [晩自白雲溪 復至西岡口 少臥松陰下作 李書九] 담기

讀書松根上(독서송근상) 솔뿌리 위에서 책을 읽으니
卷中松子落(권중송자락) 책 속에 솔방울이 떨어지네
欲歸去(지공욕귀거) 지팡이 짚고 길을 나서려니
半嶺雲氣作(반령운기작) 고갯마루에 구름 기운이 일어나네

 

94.「만홍도」 이절 신용개 [晩紅桃 二絶 申用漑] 담기

落盡園花春已去(낙진원화춘이거) 다 떨어진 뜰 꽃에 봄은 이미 가 버리고
幽人情抱向誰開(유인정포향수개) 은자의 마음을 누구를 향하여 열어야 하나?
天工故作深情態(천공고작심정태) 조물주가 일부러 깊은 모습을 만드니
滿樹桃紅漫浪哉(만수도홍만랑재) 나무 가득 붉은 복사꽃이 흐드러져 있구나!

 

95.「만흥」 이수 홍세태 [漫興 二首 洪世泰] 담기

其二(기이)
高閣深深夏氣淸(고각심심하기청) 높은 누각 깊고 깊어 여름 기운 맑은데
雲流雨去日微明(운류우거일미명) 구름 흘러 비는 개고 해는 희미하게 밝네
閉門寂寞靑山近(폐문적막청산근) 문 닫으니 적막하여 푸른 산이 가깝고
隱几蕭條芳草生(은궤소조방초생) 서궤(書几)에 기대니 쓸쓸하여 방초가 피어 있네

夢裏不知爲化蝶(몽리부지위화접) 꿈속에서 나비로 변화한 걸 몰랐는데
酒醒何處有啼鶯(주성하처유제앵) 술이 깨자 어디선가 꾀꼬리 울어대네
林風夕起吹雙袂(임풍석기취쌍몌) 숲 바람이 저녁에 일어 양쪽 소매에 불어오니
矯首晴天緩步行(교수청천완보행) 머리 들어 갠 하늘에 천천히 걸어가네

 

96.「망포정팔경(즉노상공직강사) 백광훈 [望浦亭八景(卽盧相公稙江舍) 白光勳] 담기

「三叉松月(삼차송월)
手持一卷蕊珠篇(수지일권예주편) 손에 한 권의 『예주편』을 들고 나가
讀罷松壇伴鶴眠(독파송단반학면) 소나무 단에서 다 읽고 학을 짝해 잠들었네
驚起中宵滿身影(경기중소만신영) 한밤중 몸에 가득한 그림자에 놀라 일어나니
冷霞飛盡月流天(냉하비진월류천) 찬 노을이 다 흩어지고 달빛이 하늘에 흐르네

 

97.「매답」 이황 [梅答 李滉] 담기

我是逋翁換骨仙(아시포옹환골선) 나는 바로 환골한 신선 임포요
君如歸鶴上遼天(군여귀학상료천) 그대는 학을 타고 요동에 돌아온 것 같구려
相逢一笑天應許(상봉일소천응허) 서로 만나 한 번 웃음 하늘도 허락하셨으니
莫把襄陽較後前(막파양양교후전) 양양의 매화와 선후를 비교하지 마오

 

98.「매하종목단」 조식 [梅下種牧丹 曺植] 담기

栽得花王來(재득화왕래) 화왕을 심고 보니
廷臣梅御史(정신매어사) 조정의 신하는 매어사로세
孤鶴終何爲(고학종하위) 외로운 학은 끝내 무엇을 하는가?
不如蜂與蟻(불여봉여의) 벌이나 개미만도 못하구나

 

99.「명명풍우교 증평중」 이수 강희맹 [冥冥風雨交 贈平仲 二首 姜希孟] 담기

其二(기이)
冥冥風雨交(명명풍우교) 비바람 한데 섞여 어두운데
厭聞鷄亂號(염문계란호) 어지러이 닭 우는 소리 듣기 싫네
大人志功名(대인지공명) 관리들은 공명에 뜻을 두어
夙夜不憚勞(숙야불탄로) 아침부터 밤늦도록 수고를 꺼리지 않고

市人逐末利(시인축말리) 장사치들은 말리를 좇아서
百計競錐刀(백계경추도) 온갖 계교로 작은 이익 다투네
所以日復日(소이일부일) 때문에 날마다
作事繁牛毛(작사번우모) 일을 만들어 소털만큼이나 번다하네

吾今兩無謀(오금량무모) 나는 지금 두 가지 모의가 없어
萎頓安蓬蒿(위돈안봉호) 오두막살이에 정신없이 안주한다오

 

100.「모차광양」 정약용 [暮次光陽 丁若鏞] 담기

小聚依山坂(소취의산판) 작은 마을 산기슭에 의지하였고
荒城逼海潮(황성핍해조) 황폐한 옛 성 바닷물에 씻기네
官樹暗(창매관수암) 흙비 내려 길 가 숲이 어둡고
含雨島雲驕(함우도운교) 비 머금은 섬 구름 더 높이 떴네

烏鵲爭虛市(오작쟁허시) 빈 장터엔 까마귀 까치 요란스럽고
螺疊小橋(비라첩소교) 작은 다리엔 조개 소라 다닥다닥 붙어 있네
邇來漁稅重(이래어세중) 요즈음 고기잡이 세금 무거워
生理日蕭條(생리일소조) 사는 것이 날마다 처량하기만

……………………………………………………………………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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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네이버- 사전-지식백과-카테고리보기-문학백과-고려시대 한시읽기(203)

                                                                    -조선시대 한시읽기(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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