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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동료, 함께 뛰고 싶다"

淸潭 2018. 11. 13. 10:55

[조미예의 MLB현장] 다저스 선수들이 류현진에게,

"참 좋은 동료, 함께 뛰고 싶다"

조미예 입력 2018.10.31. 08:33 수정 2018.10.31. 08:51

      

언제나 그렇습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짙은 아쉬움이 남고, 적막이 흐릅니다. 다저스 클럽하우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마지막을 아쉽게 끝내야 했습니다.

선수들의 라커 곳곳에서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지만, 도서관만큼이나 조용합니다. 취재진도 선수도 모두가 굉장히 낮은 목소리로 조용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그들에게 최소한의 예의였습니다.

한국 미디어와의 인터뷰를 마친 류현진이 겉옷을 입으며 퇴근 준비를 하자, 야시엘 푸이그가 다가옵니다. 푸이그도 조용히 다가와 포옹을 할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어깨를 두어 번 툭툭 칩니다. 사나이들의 마지막 인사였습니다.

야시엘 푸이그와 류현진은 2013년 다저스에 입단한 동기. 더그아웃에서 장난도 많이 치고,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한 베스트 프렌드입니다. 때론 심하다 싶을 정도로 장난을 격하게 치기도 했지만, 누가 뭐래도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낸 친한 동료입니다.

월드시리즈 5차전이 끝남과 동시에 다저스와의 계약도 일단 마무리된 류현진. 푸이그는 류현진에게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류! 넌 정말 좋은 친구, 좋은 동료, 좋은 사람이야. 사랑한다.”

시즌은 끝났고, 이제 류현진의 거취가 큰 관심사입니다. 현지 언론은 리치 힐의 계약(3년 4800만 달러)과 비슷한 상황으로 예측하기도 합니다. 기자는 다저스 선수들에게 일단 다저스와 계약이 끝나는 류현진에게 인사를 부탁했습니다.

리치 힐은 “여기 다저스로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라는 말로 그에게 인사를 전했습니다.

“어느 팀에 가든 팀에 굉장한 도움, 행운을 가져다주는 선수이다. 현진이는 FA때 높은 가격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저스에 남아서 함께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류는 좋은 사람이고, 좋은 팀동료다.”

코디 벨린저는 “공 좀 던질 줄 아는 정말 정말 좋은 투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일단 계약이 끝난 류현진에게 “정말 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 아니냐?”며 반문했습니다. “사람 류현진도, 선수 류현진도 좋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잰슨은 “난 최고의 것만 원한다”라고 말하며 “류와 그의 와이프, 같이 활동하는데 너무 좋았다. 내년에도 다시 다저스로 돌아오길 바란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사랑한다”라는 말까지.

오스틴 반스는 “개인적으로 내가 류현진을 정말 좋아한다”라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배울 게 많은 선수라고 전했습니다.

“아주 좋은 팀 동료다. 개인적으로 내가 류현진은 되게 좋아한다. 호흡도 잘 맞는 것 같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항상 앞서나가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게 뚜렷하다. 다른 경기를 보면서 공부도 정말 많이 한다.”

그리고 반스도 이별을 말하고 싶지 않다며 “오랫동안 다저스에 있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선수들은 이 인터뷰는 정규시즌이 끝날 무렵 조금씩 나눴던 대화 일부입니다. 포스트시즌이 시작되면 나눌 수 없는 이야기라서 미리 했던 이야기들. 다저스 선수들은 류현진을 ‘선수 류현진’, ‘인간 류현진’으로도 굉장히 좋은 평가를 했습니다. 함께하면 좋은 사람, 좋은 동료라면서 말이죠.

류현진은 "개인적으로 부상이 안타깝지만, 6년 동안 계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에 있었던 것이 굉장한 부분이었다"라고 말했다. 사진=2014년 정규리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 확정 짓던 날. 

류현진은 다저스와 함께한 지난 6년을 “굉장했다”라고 표현했습니다. 매년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는 팀의 일원이었다는 게 큰 행복이었습니다.

그는 시즌 마지막 인터뷰에서 “모두가 그리울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팀원들은 물론, 감독, 코치, 스텝, 모두가 그리운 사람들이라면서 말이죠. 그리고 “다시 돌아올 수도 있겠지만, (돌아오지 못한다면) 매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팀에 있다는 것이 가장 그리울 것 같다”라며 다저스와의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영원한 안녕이 아닌, 일단 안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