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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퀄리파잉 오퍼 수락..미국 언론 "타당한 결정"

淸潭 2018. 11. 13. 11:10

류현진, 퀄리파잉 오퍼 수락..미국 언론 "타당한 결정"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입력 2018.11.13. 09:36

               

“타당한 결정이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LA 다저스 류현진(31)이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야후스포츠는 13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선수노조의 발표를 인용해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선수 7명 중 류현진만이 이를 수락했다고 보도했다.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지난 달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2018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 1회에 역투하고 있다. 류현진은 각자 소속팀으로부터 2019년 1790만 달러(약 203억6천만 원)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7명의 선수 중 유일하게 이를 수락했다고 미국 야후스포츠가 12일 전했다. AP연합

이에 따라 류현진은 내년 1790만 달러(약 203억6천만원)를 받는 조건으로 다저스에서 1년을 더 뛴다. 이후 FA를 다시 선언할 수 있다.

야후스포츠는 “올 시즌의 대부분을 부상자 명단에서 보낸 류현진과 같은 선수에게 퀄리파잉 오퍼 수락은 타당한 결정”이라고 짚었다.

야후스포츠는 더불어 류현진이 포스트시즌에서 더 나은 투구를 보였다면 결정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취지로 분석을 이어갔다.

이 매체는 “류현진은 정규시즌 15경기에서 82.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하는 등 탁월하게 던졌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도 잘 던졌다. 하지만 불운하게도 다른 포스트시즌 등판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야후스포츠는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통산 평균자책점 3.20은 깔볼 수준이 아니다. 류현진이 올 시즌의 절반 이상을 부상 때문에 뛰지 못하긴 했지만,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했다면 몇몇 팀이 계약을 제안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그 계약 조건은 퀄리파잉 오퍼가 보장하는 1790만 달러에는 분명히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며 “대신 류현진은 더 적은 금액으로 계약 기간을 늘렸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야후스포츠는 “결론적으로 류현진은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함으로써 1년 동안 다저스는 물론 다른 팀들에 그가 건강을 유지하고 생산적일 수 있음을 보여줄 기회를 얻었다”고 했다.

퀄리파잉 오퍼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요건을 채운 선수에게 원소속구단이 리그 고액 연봉자 상위 125명의 평균에 해당하는 금액의 1년 재계약을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수락하면 해당 선수는 원소속구단에서 1년 더 뛰게 되고, 반대로 거절한 선수와 계약을 맺은 구단은 다음 시즌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의 일부를 잃게 된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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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퀄리파잉 오퍼 수용, 그 배경과 내년 전망

노재형 입력 2018.11.13. 09:11 수정 2018.11.13. 09:22

      

LA 다저스 류현진이 구단의 퀄리파잉 오퍼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류현진은 내년 한 시즌 더 다저스타디움 마운드에서 활약한 뒤 FA를 선언해 대박을 노린다는 계산이다. 류현진이 지난 4월 17일(한국시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 등판해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LA=AP연합뉴스

LA 다저스 류현진이 구단의 퀄리파잉 오퍼(QO·qualifying offer)를 받아들인 건 내년 한 시즌 동안 완벽한 몸 상태로 풀타임을 활약해야 하는 과제를 안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국 스포츠채널 ESPN은 13일(이하 한국시각) '선발투수 류현진이 다저스의 QO를 수용했다. 그러나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은 거부하고 시장으로 나갔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류현진은 내년 1790만달러(약 200억원)의 연봉을 받고 다저스 마운드에서 한 시즌을 더 던진 뒤 FA 시장을 노크, '대박'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일 다저스 구단으로부터 QO를 제시받은 류현진은 열흘 동안 고민한 끝에 건강함을 입증하고 FA 시장에서 평가를 받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들은 류현진이 QO를 제시받자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수용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지난 4년 동안 부상과 수술 때문에 풀타임 시즌을 한 번도 소화하지 못한 30대 투수에게 드래프트 지명권을 포기하면서까지 거액의 다년계약을 제시할 팀을 찾기는 사실 힘들다.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도 이같은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류현진과 함께 전략을 논의한 끝에 1년 뒤 FA 시장을 노리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보면 된다.

더구나 이번 FA 시장에 나온 선발투수들의 면면을 보면 류현진은 4~5순위 뒤로 밀릴 수 있는 상황이었고, 오히려 내년 FA 선발투수 시장이 류현진 입장에서는 덜 경쟁적이라는 전망이 이번 결정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즉 류현진으로서는 내년 시즌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면서 풀타임을 던질 경우 3년 이상의 다년계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미다. 익숙한 다저스타디움에서 1년 더 던지는 것도 류현진에겐 나쁠 것이 없다.

류현진은 올시즌 사타구니 부상으로 3개월 이상 로테이션에서 빠진 상황에서도 15경기에서 7승3패, 평균자책점 1.97의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올해 8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은 4위다. 류현진은 또한 올시즌 삼진과 볼넷 비율이 5.93, WHIP(이닝당 출루허용)가 1.01로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각각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여기에 월드시리즈를 포함해 포스트시즌 마운드에도 4차례 올라 건강함을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류현진이 내년 시즌에도 건강함을 알리기 위해서는 일단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한 자리 싸움을 통과해야 한다. 다저스 선발진이 올해처럼 양과 질에서 자원이 넘치기 때문이다. ESPN은 이에 대해 '류현진이 잔류함에 따라 다저스는 빅리그 검증이 끝난 최소 8명의 선발투수를 안고 내년 시즌을 맞게 됐다'면서 클레이튼 커쇼, 워커 뷸러, 리치 힐, 마에다 겐타, 알렉스 우드, 로스 스트리플링, 훌리오 유리아스 순으로 선발 후보들을 언급했다. 이 가운데 유리아스를 제외한 6명이 올해 시범경기에서 류현진과 함께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경쟁을 한 투수들이다.

내년 스프링캠프에서도 류현진은 이들과 선발 자리를 다퉈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로 FA 시장에서 평가받기로 했기 때문에 일단 시즌 시작 전 입지부터 탄탄하게 다져놓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자리가 많은 것은 아니다. 커쇼와 뷸러가 이미 1, 2선발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에이스인 커쇼는 말할 것도 없고, 뷸러는 내년 시즌 200이닝 이상 던지게 한다는 것이 구단의 계획이다. 풀타임 선발 첫 시즌인 올해 24경기에서 8승5패, 평균자책점 2.62를 기록한 뷸러는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도 7이닝 2안타 무실점의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인 바 있다. 차세대 에이스로 불린다.

결국 류현진은 나머지 세 자리를 놓고 힐, 마에다, 우드 등과 싸워야 한다. 물론 건강할 때의 류현진은 이들보다 경쟁력이 있다. 구단과 코칭스태프도 건강한 류현진에 대해서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결국 비시즌 동안 부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몸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에 원소속 구단으로부터 QO를 제시받은 7명 가운데 이를 수용한 선수는 류현진이 유일하다. 그랜달, 댈러스 카이클(휴스턴 애스트로스), 패트릭 코빈과 A. J. 폴락(이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브라이스 하퍼(워싱턴 내셔널스), 크레이그 킴브렐(보스턴 레드삭스) 등 다른 6명은 받아들이지 않고 FA를 선언했다. 류현진은 QO 제도가 도입된 2012년 이후 이를 제시받은 80명 가운데 역대 6번째로 받아들인 선수로 기록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