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禪이야기

무상함에 대하여 / 심성일

淸潭 2018. 1. 17. 10:44

무상함에 대하여 / 심성일

  



무상함에 대하여


당신은 반드시, 기필코, 당연히, 필연적으로 죽을 것입니다.

당신이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 역시 그럴 것입니다.

당신의 부모, 형제자매, 자녀, 친척, 지인들뿐만 아니라

당신의 원수와 적들마저도 한 줌의 먼지로 사라질 것입니다.

당신이 얻었던 것은 모두 잃어버릴 것입니다.

당신이 성취했던 모든 것은 연기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당신이 이룬 모든 성공은 결국 실패로 끝날 것입니다.

당신의 이름마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자연스럽게 망각될 것입니다.

한 때 당신의 자랑이자 만족과 기쁨의 바탕이었던 육신은,

볼품없고 초라하게 늙어 갈 것입니다.

점점 움직이는 것이 불편해지고, 이곳과 저곳이 탈이 나기 시작할 것입니다.

당신은 고통스런 육신 속에 꼼짝없이 갇히게 될 것입니다.

당신은 더 이상 세상의 흐름을 따라갈 수 없을 것입니다.

세월이 갈수록 주변은 낯설고 알지 못할 것들로 채워질 것입니다.

당신의 소중한 추억마저 손아귀에 쥔 물처럼 서서히 사라져 갈 것입니다.

당신은 당신마저 잊게 될 것입니다.

쓸쓸한가요? 허무한가요? 한 없이 우울해지고 무력감을 느끼나요?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아직도 이 무상함, 이 헛됨의

소중한 가르침을 깨닫지 못한 것입니다.

여전히 허망한 것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생의 무상함, 모든 것의 헛됨에 대한 자각은 바로 지금 여기

매순간순간이 기적임을 깨닫게 해줍니다.

행복은 언제나 바로 지금 여기 있음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이라곤 이 기적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나누는 일뿐입니다.

쓸쓸한가요? 다행이군요. 허무한가요? 괜찮습니다.

우울해지고 무력함을 느끼나요? 감사하십시오.

아직 당신은 살아있습니다.

당신은 인생이라는 달콤쌉쌀한 초콜릿을 제대로 맛보고 있습니다.

때로는 행복하고, 때로는 불행합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남아있지 않을 테니 안심하십시오.

과거에 사로잡혀 있지도 말고, 미래에 의지해 있지도 마십시오.

언제나 지금 여기, 영원한 삶의 순간을 그냥 살아가십시오.

그저 감사하고 그저 사랑하십시오.

“주여, 제가 바꿀 수 없는 일들을 받아들일 마음의 평온함을,

제가 바꿀 수 있는 일들을 바꾸는 용기를,

그리고 이 두 가지를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제게 주소서.”
(라인홀드 니버 - 「평온을 위한 기도」 중에서)


ㅡ 몽지원명 심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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