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⑤] 봄 향기 머금고 다시 찾아온 ‘들꽃’
한택식물원, 남양주 천마산서 봄 소식 듣고 고개 내민 야생화
이준균 eyekle@hanmail.net | 2017.04.18 15:20
“차가운 바람에 숨어 있다 / 한줄기 햇살에 몸 녹이다 / 그렇게 너는 또 한번 내게 온다.”(박효신 노래 - ‘야생화’)
추운 겨우내 숨어있던 야생화가 봄과 함께 고개를 내밀었다.
우리말로 흔히 ‘들꽃’이라 불리우는 야생화는 인공적인 영향을 받지 않고 자연상태 그대로 자라는 꽃이다. 봄이면 산과 들에 지천에 피지만 무심코 지나치게 되기 마련이다.
야생화는 보잘 것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끈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다. 관심을 갖고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 신비함과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된다.
분홍색의 소담스런 노루귀꽃, 연잎을 닮은 엷은 자홍의 깽깽이풀, 먼 곳을 보며 님을 기다리는 듯한 꽃다지, 소복히 내려 앉은 첫눈을 닮은 냉이꽃 등 봄 야생화의 아름다운 자태를 사진으로 담았다.
지난 4일 이른 아침 봄꽃을 만날 생각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용인 백암면에 위치한 한택식물원을 찾았다. 유명한 식물원답게 수많은 야생화들이 모여 있었다.
먼저 깽깽이풀에 카메라를 들이대자 어디에선가 벌이 날아왔다.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숨을 가다듬고 조심스럽게 셔터를 눌렀다.
노루귀에 햇빛이 비추자 줄기의 털이 빛났다. 아직 활짝 피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벌어진 꽃잎이 생명의 신비함을 나타내는 듯했다.
다음으로 반가운 얼굴 수선화를 만났다. 수선화는 자기사랑, 자존심, 고결, 신비 등을 상징하는 꽃이다. 흰 꽃 가운데에 다시 노란 꽃이 피어난 모습이 특이하며, 곧게 올라온 잎이 꿋꿋한 자존심을 나타내는 듯하다.
식물원에 이어 남양주의 천마산에서 직접 야생화를 찾아보기로 했다. 식물원이 아닌 말 그대로 야생의 꽃을 담기 위해서다.
마침 오전에 비가 오다가 그쳐 촉촉한 야생화를 만날 수 있게 됐다. 한 컷을 담기 위해 길게는 30분씩 몸을 숙여 야생화를 들여다보았다.
점현호색은 강원도와 경기도 일대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이다. 생육환경은 반그늘 혹은 양지의 물 빠짐이 좋고 토양 비옥도가 높은 곳에서 자란다. 키는 8~25㎝이고, 잎은 길이가 3~13㎝, 폭이 3~16㎝이며 표면은 녹색이고 크고 뚜렷한 백색 반점이 전체에 펴져 있다.
할미꽃은 산골에서 3명의 딸을 힘들게 키운 할머니의 사연이 담겨 있다. 혼자 살기 힘들어 시집보낸 세 명의 딸들을 찾아가다 산등성이에서 쓰러져 하늘나라로 간 할머니를 막내 사위가 발견해 양지바른 곳에 모셨더니 무덤에 예쁜 꽃이 핀 것이다. 이 꽃은 할머니의 굽은 허리 모양과 흡사해 할미꽃이라 불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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