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잡이가 제잡이(속담의 유래)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굶주린 독수리가 하늘을 빙빙 날며 먹잇감을 찾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살펴봐도 눈덮인 산과 들엔 먹잇감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운수가 좋아선지 이윽고 물오리들이 얼음구멍으로 숨박꼭질을 하듯, 물고기잡이를 하는 것이 눈에 띄였습니다. 닭알침을 꼴칵 삼키면서 독수리는 화살같이 내리 꽂혔습니다. 그러나 헛수고였습니다. 덮치려는 순간 물오리가 얼음 구멍으로 쏙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독수리는 얼음 구멍가에 쪼구리고 앉아 지키고 있었습니다.
한 시간,.. 두 시간,.. 찬바람은 눈보라를 날리며 기승을 부렸습니다. 온몸이 얼어와도 독수리는 까딱도 않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기어코 잡아먹고야 만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정말 기다린 보람이 있었습니다. 저녁이 되자, 그 얼음구멍으로 물오리 한 마리가 불쑥 솟아 올랐습니다.
이때라고 생각하며 독수리는 잽싸게 덮치려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날개쭉지와 꽁지 깃에 얼음이 얼어붙어 꼼작도 못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한 마리, 두 마리,.. 물 속에 숨었던 물오리들이 모두 올라와 독수리에게 달려 들었습니다.
"이놈아, 남잡으려다 제가 잡힐 줄은 몰랐지? 물고기 밥이나 되어라."
물오리들은 깃털이 강바닥에 얼어 붙어서 꼼작도 못하는 독수리를 실컷 약올리며 돌멩이를 날라 독수리 날개와 몸에 수북히 쌓아놓았습니다. 그리곤 깔깔대며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독수리는 더욱 꼼작달싹도 못하고 <남잡이가 제잡이>가 되어 죽게 되었습니다.
[출처] 309회. 남잡이가 제잡이(속담의 유래)|작성자 lkst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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