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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정씨의 도읍지니라.

淸潭 2016. 11. 20. 10:23

이곳은 정씨의 도읍지니라.

 

 

조선을 개국하여 태조(太祖)가 된 이성계는 중엄하고 위세당당한 명실상부한 왕

 

실을 구축하고자, 모든 문무제도를 개폐하고, 그 중에서도 도읍(都邑)을 옮기는

 

대역사에 착수했다.         

 

태조의 생각으로는 고려도 한때 5백년의 지기(至氣)가 다 쇠퇴했다하여 한양에

 

남경(南京)을 두어 쇠퇴해 가는 땅의 기운 을 보강한 사실이 있었고 때마침 명나

 

라에서도 북경의 지기가 쇠퇴했다 하여 남경으로 옮기는 대업을 진행하고 있었

 

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백발도사가 현몽하기를, "이곳(개성)은 지덕(地德)이 없어

 

마땅치 않으니 다른 길지(吉地)를 찾아보라" 고 하며 송도(개성)에 흐르는 강물

 

을 모두 마셔버리자, 꿈속에서도 너무 걱정이 큰 나머지, "당신이 강물을 다 마

 

셔버리면 우리 백성들은 어떤 물을 마시란 말이요?" 하고 소리쳤다.

 

  

그러자. 그 도사는, "송도의 강물이 당신 것이요? 당신 백성들은 다른 강물을 마

 

시면 될 게 아니요?" 하고 오히려 큰소리를 치며 강바닥이 들어 나도록 강물을

 

모두 마셔버렸다.

 

  

꿈에서 깬 태조는 무엇인가 꺼림직한 생각에 도읍을 옮기는 계획을 강력히 추진

 

하고 나섰다. 따라서 고려 문종 때 남경(南京)이라 일컫던 한양을 이괄(李括)을

 

실무책임자로 삼아 궁궐을 보수하는 등 새로운 도읍으로 그 면모를 갖춰가고 있

 

을 때였다.

 

  

의외로 계룡산(鷄龍山)으로 천도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 태조는 몇 번이나

 

계룡산의 산세를 답사한 후, 그 곳을 도읍지로 정하고 기초공사에 착수했다.

  

그러던 어느 날. 피곤하여 잠깐 낮잠을 자고 있는데, 꿈에 산신(山神)이 나타나,

 

"여기는 그대의 도읍지가 아니라 정씨의 도읍지이니라." 하고 사라져 버렸다. 이

 

상하게 생각한 태조는 풍수지리설에 능통한 하륜에게 명하여 계룡산이 도읍지

 

로 타당한지를 신중히 살펴보도록 하였다.

 

  

그러자. 하륜 역시도 계룡산은 도읍지로 마땅한 곳이 못 되며 무악(母岳:지금의

 

신촌)이란 곳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많은 대소 신하들이 무악은 도읍지로써 적지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바람

 

에 다른 곳을 물색한 결과 창경궁(昌慶宮)이 개성 다음으로 길지(吉地)란 결론을

 

얻어 그곳을 도읍지로 확정하여 대역사를 시작했다.

  

창경궁에 건물을 세우고 좌향(坐向:집의 앉는 자리와 바라보는 곳)이 설정되자.

 

갑론 을박의 구구한 찬반론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자. 무학대사는, "천자(天子)나 군왕(君王)들이 거처하는 궁궐 등은 남명정

 

치(南明政治)라 하여 반드시 북좌(北坐)에 남향(南向)이 되어야 하오." 하고 주

 

장하고 나섰고, 정도전(鄭道傳)은, "서좌(西坐) 동향(東向)을 택해야 하오. 만약

 

내 말대로 궁궐을 짓지 아니하면 한 2백년 뒤에는 크게 후회하게 될 것이며 내

 

생각을 하게 될 것이오. 중(무학대사를 지칭)의 말을 듣게 되면 후일에 반드시

 

대흉사(大凶事)가 있게 될 것이오." 라며 팽팽하게 맞섰다.

 

  

아무튼 이러한 다툼이 있어서였는지, 아니면 풍수지리설(風水地理說)에 의해서

 

였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지금의 창경궁의 건물 모양으로 볼 때, 무학대사의

 

의견과 정도전의 의견을 고루 분배라도 하듯이, 주 건물은 남향 위주이고, 대문

 

은 동향 위주로 하여 독특한 건축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밖에도 한양 전체를 비둘기 형상으로 봐서 사대문(四大門)을 지었다거나, 오

 

행상 불산(火山)이라 하여 관악산(冠岳山) 정상봉에 한우물(天井池)이란 연못을

 

파두었다던가 해태상을 만들어 강한 화기(火氣)에 해당하는 문의 현판을 가로로

 

썼다던가 하는 것 등은 모두가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윤회법칙에 의해 구성 제

 

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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