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野談,傳說,說話,등

열부傳

淸潭 2016. 10. 31. 11:25

 열부傳

많은 부부들이 생을 함께하고 있으나
죽음을 함께하지는 않습니다.
강원도 통천군에 사는 김씨 부부
어느 해 겨울
'여보 어디 나가세요.'
'나무나 하러 나가야겠어, 내일이 장날인데.'
그리고 근처 楸池嶺으로 향해 휘적휘적 오릅니다.
'아무래도 눈발이 날릴 것 같은데'
걱정스레 남편의 뒷 모습을 쳐다보는 아내
해는 저물어 가고
그런데 남편은 돌아 오지를 않습니다.
애들을 재우고 산쪽으로 발길을 옮기는 아내
어느덧 눈발이 굵어지고 앞이 보이지 않는데
그렇게 산 속을 헤매기를 한밤중
멀리 눈 속에 쓰러져 있는 희미한 사람 모습
남편은 이미 온몸이 차게 식어 있었고
손발은 공꽁 얼어 정신을 잃어가고 있었읍니다.

아내는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남편을 덮어 주며
가슴으로 남편의 몸을 데우기 시작했지요.
정신없이 남편을 주무리자
한참만에 깨어난 남편
'여보 당신이 여기에 왠 일이야
나는 다리가 부러져서 걷지를 못해
빨리 당신 혼자 내려가 여기 있으면 얼어 죽어'
'여보 그게 무슨 말이요'
눈은 밤새도록 내렸읍니다.
이튿날, 두 사람의 시체가 마을 사람에게 발견되었고,
'열녀로다'
통천현감 李應麟이 추지령까지 와서
두 사람의 시신을 확인하였고
자신이 호상이 되어
두 사람의 장례를 성대히 치렀읍니다.
이응린은 고아가 된 김씨 자녀들을 보살펴 주고
감영에 보고서를 올려 열부로 표창하였읍니다.
이 일은 선조 16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글,문학 > 野談,傳說,說話,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逸話]황진이의 일화  (0) 2016.10.31
[野談] 마름  (0) 2016.10.31
[野史]한말 정국의 이면비사(裏面秘史)  (0) 2016.10.28
궁상이와 명월각시(궁상이굿)  (0) 2016.10.27
[傳說]山房窟  (0) 201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