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인 출입금지'에 실패한 네 사람^^
선비, 의원, 중, 기생, 이렇게 네 사람이 있었는데, 그들은 일찍부터 계를 조직하여 돌아가면서 음식을 장만하고 모여서 먹고 즐겼다.
그런데 어느날 인가 부터 이름도 알지 못하는 한 객이 엿보고 있다가 그날이면 어김없이 나타나서 꼭 참석하여 네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하루는 이들 중에 선비가 제안하였다.
"우리들이 '천지이십사 한유기여오불관(天地二十四韓柳其餘吾不關)' 등 12자를 시 가운데 넣어 각각 미리 한 편씩을 준비해 놓읍시다. 그러다가 만약 객이 또 다시 오면 내 마땅히 '오늘 연회에서는 이12자를 가지고 시 한 편씩을 짓는데, 만약 완성하지 못하는 자는 비록 계원이라 할지라도 쫓아내자'는 규칙을 제안하겠으니, 그대들은 응당 이구동성으로 '좋다'고 호응하시오. 그러면 그 객은 틀림없이 창졸간에 갑자기 시를 짓기 어려울 것이니, 그걸 미끼로 쫓아내서 다시는 우리 모임에 끼지 못하게 만듭시다."
"카!~ 그거 기묘한 술책이요. 모두들 그렇게 합시다."
"좋습니다."
그리하여 모임날이 되었는데 또 문제의 그 객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선비가 약속한대로 규칙을 제안한 뒤 먼저 시 한 수를 읊었다.
하늘에는 천황씨 있고
땅에는 지황씨가 있도다.
24개의 다리 위 달 밝은 밤에
한퇴지와 유종원의 시를 번갈아 읊으니
그 나머지 부귀와 공명은 내 관여치 않겠노라!
다음엔 의원이 준비한 시를 읊었다.
하늘에는 천남성이 있고
땅에는 지골피 있도다
24개 산에서 좋은 어수리 잎을 따
한씨와 유씨의 병을 모두 치료하니
그 나머지 병의 차도가 있고 없고는 내 관여치 않겠노라!
이번엔 중이 읊었다.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지옥이 있도다.
24개 재각에서 재를 올리는 날,
한씨와 유씨 재각에서 모두 경전을 외니,
그 나머지 복이 오고 오지 않고는 내 관여치 않겠노라.
기생이 한 수 읊었다.
하늘에는 하늘 선인이 있고
땅에는 땅 선녀가 있도다.
24개 무늬(항문을 24무늬라고도 부른다.)위의 구멍을
한씨 유씨 달라고 구하면 모두 주나니
그 나머지 양물의 크고 작음 길고 짧음은 관여치 않겠노라.
이번에 객이 가소롭게 웃더니 한 수 읊었다.
하늘에는 무명성이 있고
땅에는 무명초 있도다.
24절기마다 소가죽 뒤집어쓰고(몰염치한 사람을 '소가죽을 뒤집어썼다고 함)
한씨의 잔치 유씨의 잔치에 모두 참석하니
그 나머지 술과 음식이 가득하고 하지 않고는 관여치 않노라!
이리하여, 네 사람은 객을 쫓아내기는 커녕 실컷 조롱만 당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네 사람이 음식 나누어 먹는 것에 인색하여 나쁜 책략을 도모하였으니 진실로 비루하도다. 계책이 먹혀들지 않고 도리어 객에게 굴복당했으니, 세상의 명예와 이익을 탐하여 자신만 아는 이들은 알아 경계할만한 이야기다." ^^
[출처] 212화.'잡인 출입금지'에 실패한 네 사람^^|작성자 lkst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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