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옛날에 한 남자가 동냥을 해서 먹고 살았다.
어느 날 길을 가다가 큰 범이 쭈그리고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지팡이로 휘둘렀더니 호랑이가 뒷걸음질 쳐서 도망갔다. 그 호랑이를 쫓아 호랑이 굴 앞까지 가서 지팡이로 휘젓고 있었는데 동냥을 해 가지고 지나가던 중이 한 몫 거들자고 사정을 했다. 그래서 지팡이를 넘기고 휘두르라고 하고서는 중이 동냥한 음식을 모두 먹고 다른 곳으로 떠났다.
얼마를 돌아다니다가 해 먹을 것이 없으니 “바늘귀 때우시오.” 하고 소리 지르고 다니니 아주머니들이 바늘귀를 가지고 때우러 왔다.
이 남자는 능청스럽게 내일 아침을 먹고 때운다고 하고 아침, 저녁을 얻어먹고는 아침이 되자 바늘에서 떨어진 바늘귀 조각이 없으면 때울 수 없다고 그냥 나와 버렸다.
또 얼마를 가다가 “앉은뱅이 고치시오.” 했더니 앉은뱅이 있는 집에서 남자를 불렀다. 또 내일 아침 먹고 고친다고 하고 아침, 저녁을 얻어먹은 후 아침에 되자 앉은뱅이를 데려와 고친다고 하고 못으로 찔러 얼결에 껑충 뛰어 제 방으로 들어가게 만들었다. 그 집에서는 앉은뱅이를 고쳤다고 많은 돈까지 받아 다시 길을 떠났다.
길을 가다가 또 “꼽추 고치시오.” 하고 다녔다. 그랬더니 꼽추가 있는 집에서 남자를 불러 고쳐달라고 했더니 내일 아침 먹고 고친다고 하고 아침, 저녁을 얻어먹었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남자는 기운 센 장정 둘을 불러다가 멍석을 펴고 꼽추를 엎어놓으라고 하더니 막대기로 두드려 패려고 하였다.
꼽추 어머니가 보기에 꼽추의 허리를 펴는 것 보다 죽게 생겼으니 그만 두라고 하고 남자를 그냥 보냈다.
길을 가다가 호랑이 있는 굴로 다시 갔더니 중이 더벅머리 총각이 되도록 아직도 지팡이를 휘두르고 있었다. 그 중은 남자를 보더니 죽겠다고 얼른 와 달라고 했으나 계속 저으라고 하고는 집에 돌아가 앉은뱅이를 고친 돈으로 잘 살았고, 어리석은 중은 계속 지팡이를 젓다가 죽었다고 한다.
도둑
옛날 한 도둑이 있었는데, 어찌나 신출귀몰한지 마을 사람들이 달려들어 잡으려 해도 도통 잡을 수가 없었다.
하루는 이 도둑이 배짱 좋게 양반 집에 마실을 왔다.
양반이 이 도둑을 잡고자 내기를 청했는데, 내기의 내용은 소를 훔쳐 가면 소를 주고, 잡히면 대신 죽이겠다는 것이었다.
도둑은 양반의 내기를 수락하고는 집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밤이 되기를 기다려 집을 나섰다.
도둑은 양반집 감나무에 올라갔는데, 하얀 옷을 입고 있으니 밤이라도 훤히 보이는 것이었다. 양반은 감나무 위로 올라간 도둑이 하는 짓을 가만히 보고 있는데, 도둑은 나무에 올라가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한참 후 양반이 하인을 시켜 알아보니 이미 소는 없어지고 난 후였다.
알고 보니 도둑이 나무에 올라가 옷을 벗어놓고 알몸으로 소를 끌고 간 것이었다. 이에 양반은 도둑의 배짱을 높이 사 소를 그냥 주고 말았다.
[네이버 지식백과] 도둑 (문화콘텐츠닷컴 (문화원형백과 한국설화 인물유형), 2005., 한국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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