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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man City

淸潭 2016. 9. 11. 10:30

용산의 미8군 기지는?

 

일전에 미8군에서 평생 근무한 김원식 씨가 찾아와 그 용산기지에 관련된 여러 가지 사실들을 내게 일러주었고, 그의 생각과 나의 생각은 별로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 군사기지가 역사적으로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 도심의 공간인데 탐욕에 가득 찬 한국의 ‘꾼들’이 노리고 있어서 걱정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왔습니다.

이미 그 기지의 상당 부분이 한국 측에 반환되어 전쟁기념관을 세우는 등 그 기지 자체가 이미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인데 노무현이 대통령의 자리에 있었을 때 미8군을 향해 “빨리 나가라”고 호통을 치는 바람에 평택 근방에 새로 미군 군사기지를 만드노라 알력이 많았음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용산 미8군의 2,677,698m²(약 661에이커)의 땅을 서울시는 “그 땅은 서울시에 소속된 땅이니까 우리가 마음대로 처분하겠다”는 식으로 나오고, 용산구청장은 “그 땅이 용산에 있으니 내가 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그 땅에 눈독을 들이는 정상(政商) 모리배들의 눈에는 불이 난다고도 합니다.

그 땅은 일제 때에 일본군의 연병장이 있던 곡이고 일본군의 무장해제를 급선무로 여겼던 여군이 용산 그 일대를 군사기지로 접수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뒤에도 용산의 그 기지가 미군 관리 하에 있다는 사실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내 생각부터 말씀 드리겠습니다. 나는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대통령이 휴전선에 있는 비무장지대, 폭이 4킬로이고 길이가 248킬로나 되는 방대한 그 토지와 또한 용산 8군 기지 전체를 유엔에 기증할 용의가 있음을 밝히는 것이 마땅히 세계평화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 대한민국으로 하여금 전략적 고지를 점령하게 하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단군이 선포한 건국이념 - ‘홍익인간’은 현대적인 표현으로 하자면 ‘세계평화’이기 때문에 앞으로 자유민주주의로 통일이 된 한반도는 태극기를 들고 애국가를 부르며 이 성스러운 사업의 선구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영원한 도시’라고 불리우던 로마의 중심부에 Vatican City가 있듯이 유엔이 관리하는 지극히 작은 도시 하나가 서울의 한 가운데 있다는 사실의 세계사적 의미를 한번 생각해 보세요.

나는 그 작은 도시의 이름을 Truman City로 정할 것을 제의합니다. 한반도의 대한민국이 오늘의 번영을 누리게 된 것은 북의 인민군의 불법 남침이 전해지자마자 Truman 대통령이 미군의 한반도 파병을 결정하고 강행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용산 기지가 Truman City가 되기를 바랍니다.

내가 만일 대통령이라면 이런 일들을 척척 해치울 수 있을 텐데, 요새처럼 내가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지 못한 것을 원망스럽게 생각하는 때는 일찍이 없었습니다. 나는 오늘 대통령의 얼굴만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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