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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說話] 양사언(楊士彦)설화

淸潭 2015. 11. 15. 10:20

양사언(楊士彦)설화

 

 조선 전기 명필로 이름난 양사언에 관한 설화. 문헌자료집에 실려 있는 양사언설화는 양사언의 출생 과정을 이야기한 것으로서, 계서야담에 2편, 청구야담 靑丘野談≫·≪해동야서 海東野書≫·≪동야휘집 東野彙輯≫·≪기문총화 記聞叢話≫·≪선언편 選諺篇에 각각 1편씩 수록되어 있다.
구비 전승되는 설화는 양사언이 부임한 적이 있는 강원도 일대를 중심으로 전승된다. 문헌 설화의 경우 각 편의 내용은 거의 같으나 이야기 후반부에 양사언 형제가 성종에게 발탁되어 입신양명하는 내용이 부연된
청구야담≫·≪해동야서≫·≪계서야담 수록본들과 이 부분이 없이 양사언 어머니의 자결로 끝나는 동야휘집≫·≪계서야담
수록본들로 나뉜다.
대표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청구야담 계열에 실려 있는 설화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안변 촌가 출신의 16세 소녀가 우연히 지나가던 한 늙은 양반 양공(楊公)을 만나 정성어린 한 끼니를 대접한다. 그 보답으로 양공은 소녀에게 선물을 하나 준다.
수년 후 그 소녀는 양공이 준 선물을 예폐(禮幣)라고 고집하고 양문(楊門)으로 들어온다. 양공은 소녀를 돌보지 않았으나 소녀는 정성껏 양공을 섬기고 집안살림에 힘쓴다. 양공은 소녀의 정성에 감동하고, 소녀는 양공의 사랑을 얻어 아들 둘을 낳는다. 아들들이 7, 8세 되자 자하동에 집을 짓고 나간다.
어느 날 자하동에 놀러 나왔다가 소나기를 만난 성종은 이 집에 들른다. 두 아들은 성종에게 발탁되어 입궐하고 동궁과 친구가 되어 입신출세한다. 한편 안변 소실은 본가로 돌아와 늙어 죽는다.
동야휘집 계열의 설화는 아들이 서출임을 숨기려고 그 어머니가 자살했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이 양사언이 서류인 것을 모른다는 것으로 끝맺고 있다.

이 이야기는 양사언 어머니의 설화로서
계서야담 수록본은 제목이 없으나 청구야담해동야서에는 양승선북관봉기우 楊承宣北關逢奇甁〉라는 제목이 있고, 동야휘집에는 장선폐동녀증약 藏扇幣童女證約이라는 표제가 있어 제목부터 두 계열은 차이가 남을 알 수 있다.
구전 설화는 문헌과는 달리 다양한 형태로 이야기되고 있는데,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소년이 원으로 부임해, 어리다고 얕보는 고을 관속을 혼낸 이야기, 부적을 써서 조 밭에서 조 씨를 까먹는 새들을 잡은 이야기, 날아가 버린 양사언이 쓴 글씨 날 飛(비)자 이야기,
신선이 되어 간 이야기 등이다.
구전 설화가 모두 양사언 자신의 이인적(異人的)인 면모에 초점을 두고 구연되고 있는 반면에, 문헌 설화는 양사언의 출생담으로 한정되어 있다. 문헌 설화는 조선조 신분 사회에서 평민 출신의 한 여인이 자기 자손의 신분을 상승시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서 온갖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담은 것이다.
한 소녀의 신분 상승의 집념과 슬기로운 행동과 정성이 마침내 결실을 맺어 그 후손이 반열(班列)에 서게 되었다는 것으로서, 신분제 사회가 산출한 하나의 미담으로서 당대적인 의의만을 갖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