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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說話] 어산불영(魚山佛影)설화

淸潭 2015. 11. 14. 12:10

어산불영(魚山佛影)설화

 

 1180년(명종 10)에 창건된 만어사(萬魚寺)의 옛터에 관한 설화. 삼국유사 권3 탑상편(塔像篇) 제4 어산불영조에 수록되어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만어산은 자성산(慈成山) 또는 아야사산(阿耶斯山)이라고도 하였으며, 그 이웃에는 아라국(阿羅國)이라는 나라가 있어 옛날 하늘로부터 알이 해변으로 내려와 사람이 되어 다스리니 이가 수로왕이다.
이 당시에 나라 안에 옥지(玉池)라는 연못이 있고 못 속에는 악독한 용이 살았다. 만어산에는 다섯 명의 나찰녀(羅刹女 : 불교에서 말하는 사람을 잡아먹는 귀신)가 있어 서로 왕래하고 교접하기 때문에 때때로 번개가 치고 비가 내려 4년 동안이나 오곡이 잘되지 않았다.
왕이 주문으로 금할 수 없어 머리를 조아리고 부처에게 설법을 청하였더니, 그 뒤 나찰녀들이
오계(五戒)를 받고 나서 폐해가 없어졌기 때문에 동해의 어룡들이 마침내 이 고을 속에 가득 찬 돌로 변하여 제각기 종소리를 내었다.
이 설화는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래된 때보다 3세기 이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금관성파사석탑(金官城婆娑石塔)이야기에서도 이 탑을 허황후(許皇后)가 올 때 배에 싣고 왔으나 금관국(金官國)에 아직 불법이 없어서 받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아도 역사적 사실과는 거리가 먼 훨씬 후대에 형성된 이야기라 할 것이다.
이 설화는
일연(一然)이 뒤에 첨부한 설명에서 지적한 대로 불경에 나오는 북천축가라국불영(北天竺訶羅國佛影)의 이야기에서 옮겨 온 것이다.
고려의 승려 보림(寶林)이 북천축 가라국 이야기와 부합되는 만어사의 몇 가지 사실을 세 가지로 요약하여 왕에게 아뢰었다는 내용을 보면,
여기에 옥지와 독룡의 이야기가 있고, 강변에서 구름이 나와 산정에 이르면 음악 소리가 들리고,
반석이 있고 물이 항상 괴어 있으며, 이곳이 부처의 가사를 세탁하던 곳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연 자신도 직접 답사해 본 결과 두 가지 부합점을 발견하였다고 말하고 있을 정도로 북천축의 가라국에 나오는 지역과 유사한 점이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이 설화는 불교가 전래되고 불경을 깊이 이해한 뒤 이 지방과 부합하는 점을 발견한 이후에 설화가 형성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수로왕을 부처와 연관시키고 부처의 도움을 청하였다는 점은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첫째, 불교의 도움에 의하여 나라가 다스려진다는 불국일체사상(佛國一切思想)의 표현으로 볼 수도 있고, 둘째 불교설화가 건국설화를 밀어내는 과정을 보여 주는 자료로 볼 수도 있다.
전자의 견해로 볼 경우 이 설화는 불경과 부합되는 지역을 발견하여 우리 나라에 구성하여 불심을 고취해 보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고, 후자의 견해로 볼 경우는 가락국의 수로왕이 어쩔 도리가 없어 고민하던 일을 부처가 해결해 주었다고 하여 부처의 우위를 입증하고자 한 것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