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던져 두 생명 구하고 하늘로 간 '바다 공주'
![](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5/07/29/AKR20150729114400039_10_i.jpg)
이혜경씨는 서울에 사는 50대 가정주부입니다. 남편과 딸 둘이 있습니다.
이씨는 지난 25일 산악회 회원 등 40여명과 경북 울진의 왕피천 용소 계곡으로 무박 2일 트레킹을 떠났습니다. 이날 낮 12시. 한 남성이 등산 스틱을 떨어뜨렸다면서 계곡물에 뛰어들었다가 수심 3m 물에 허우적대기 시작했습니다.
남성의 일행인 여성이 뛰어들었지만 함께 물에 빠진 상황. 이씨가 그 둘을 보고 계곡물로 달려들었습니다. 수영 선수 출신에 라이프가드 자격증을 가진 그는 '살 수 있어요' 소리를 지르며 남녀를 물가로 밀어냈습니다.
그 직후 이씨는 다리를 떨며 물에 둥둥 떴습니다. 심장마비. 두 사람을 살리고 세상과 작별한 순간이었습니다.
28일 오후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이씨의 남편 김덕배(전 서울시의원)씨가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산에 다니는 것을 좋아해 '산을 사랑한 바다 공주'라는 닉네임을 즐겨 썼어요. 사람 구하는 게 일상인 사람이라 1년에 1∼2명의 목숨을 살렸죠"
이씨는 작년에도 등산 중 실족한 노인에게 심폐소생술을 해 목숨을 구했습니다. 그 밖에도 물에 빠진 딸 친구를 구하고 무더위 속 차 안에 갇힌 노인을 살려내는 등 구조 사례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의인'이었습니다.
이씨가 구한 남녀 중 한 명인 최모(35)씨가 27일 빈소를 지켰습니다. 힘겹게 감사를 표하는 최씨의 손을 이씨의 두 딸이 잡습니다. "우리 엄마 몫까지 잘 살아주세요…"
딸 수빈 씨가 미소를 짓습니다. "엄마가 자랑스럽다는 생각밖에 없어요. 그냥 익사하셨다면 정말 슬퍼 만 했을 것 같은데, 엄마의 희생으로 두 사람이 살게 됐다는 사실이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본 건 봉사활동하는 엄마의 모습뿐이었어요.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엄마가 해오던 봉사활동은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생명을 살리고 하늘로 돌아간 '바다 공주', 이혜경씨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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